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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옌데 前대통령의 손녀 피노체트 추종자 꺾었다

    1970년대 초반 칠레 대통령을 지낸 살바도르 아옌데(1908~1973)의 손녀가 군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추종자로 알려진 우파 성향의 정치인을 꺾고 승리했다. 수도 산티아고의 구청장에 출마한 아옌데의 손녀 마야 페르난데스(40)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페드로 사바트 현 구청장을 꺾고 당선됐다고 AF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바트는 피노체트 정권 때부터 지금까지 18년 동안 이 지역 구청장으로 일했다. 페르난데스는 당선 직후 “할아버지인 아옌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이 여전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페르난데스가 소속된 중도좌파연합인 ‘콘세르타시온’이 승리한 것은 이번 선거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사회당과 기독교민주당, 민주사회당, 급진당 등 4개 정당으로 이뤄진 콘세르타시온은 43.1%의 지지율을 기록, 37.5%에 그친 보수우파 여권을 눌렀다. 이에 따라 2008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4년 만에 재기에 성공한 콘세르타시온은 2014년 열리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서 재집권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남미에서 민주 선거로 선출된 첫 사회주의자 대통령이었던 아옌데는 1973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피노체트 장군의 군부 쿠데타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아옌데의 사인과 관련, 칠레 법의학연구소는 지난해 아옌데의 유해를 발굴해 부검한 뒤 “쿠데타가 진행되던 당시 대통령궁에서 AK47 소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지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복고체험기획자·뇌기능분석가… 아들·딸에 이런 직업 권하세요

    복고체험기획자·뇌기능분석가… 아들·딸에 이런 직업 권하세요

    기후변화경찰, 로봇 감성 전문 치료사, 뇌기능 분석가, 복고체험 기획자, 할아버지-손자 관계 전문가….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아니다. 불과 10년 뒤에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이는 직업 리스트다. 한국고용정보원은 30일 우리나라 직업 세계에 영향을 미칠 8대 트렌드를 분석한 뒤 이에 따른 ‘10년 뒤 미래 유망직업’ 63개를 발표했다. 8대 트렌드는 ▲직업의 녹색화 ▲유비쿼터스 ▲첨단기술 발전 ▲세계화 ▲산업·기술 융합 ▲일과 삶의 균형 ▲삶의 질 향상 ▲고령인구 증가·다문화 사회다. 트렌드별 유망 직종은 녹색직업의 경우 온난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기후변화경찰, 주택에너지효율검사원 등이 꼽혔다. ‘언제, 어디서나, 도처에 존재한다’라는 뜻의 유비쿼터스 트렌드의 유망 직종은 생각만으로 집안의 각종 장치를 작동할 수 있는 기술인 마인드 리더가 선정됐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 보안전문가도 인기를 끌 것으로 분석됐다. 첨단기술 면에서는 영화 ‘아이언맨’과 유사하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착용 로봇’을 개발하는 웨어러블(wearable) 로봇 개발자, 과거 천재들의 냉동 보존된 뇌를 분석해 뇌의 신비를 밝히는 뇌기능분석전문가 등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가 생활 확대에 따라 기업 소속 직원들의 여행 등 예약과 정보 제공을 담당하는 기업 컨시어지(집사), 개인 여가 컨설턴트 등도 미래 유망 직업으로 선정됐다. 초음속 제트기 조종사와 복고체험 기획자, 외국학생 유치 전문가, 조부모-손자 관계 전문가, 노인 말벗 도우미 등도 유망 직업으로 뽑혔다. 김한준 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장은 “유엔 보고서 등 각종 자료 분석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미래직업을 뽑았다.”면서 “청소년들은 이 같은 미래 사회 흐름을 예측해 진로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시코쿠 기차 여행

    시코쿠 기차 여행

    매일 서너 시간씩 꼬박 기차를 탔다. 명승지가 많은 도시도 갔고, 역장 없는 간이역도 들렀다. 오솔길처럼 난 숲 속을 한 량짜리 기차로 달릴 땐 거의 창문에 매달려 갔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로 본전 뽑고 돌아온 시코쿠 기차 여행.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동미 취재협조 럭키투어 02-734-6656 4박5일간의 느린 여행 기차여행에는 비행기나 배로 하는 여행과는 다른, 막연한 낭만이 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릴 때, 생각은 아무런 제약 없이 쑥쑥 커지고 상상이 되어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알랭 드 보통 역시 <여행의 기술>에서 ‘모든 운송 수단 가운데에서도 생각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기차일 것’이라고 썼다. ‘열차 밖의 풍경은 안달이 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그러면서도 사물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며’ 영감을 준다. 한가로운 논과 밭을 옆에 두고 달리면서 나의 생각들도 적당한 속도로 함께 달렸다. 2년 전에 왔던 시코쿠의 늦겨울을 기억해냈고, 폭염이 쏟아지는 시코쿠의 여름 속에 사람들은 모두 거리에서 사라졌다. 돌아다니느라 땀을 흠뻑 흘리고 올라탄 시코쿠의 열차는 시원한 여유와 휴식을 제공하며 다음 목적지로 데려다주었다. 4박5일 동안 기차를 타고 시코쿠에 있는 네 개의 현들을 모두 밟아 봤다. 시코쿠는 일본을 구성하는 네 개의 주요 섬 중 가장 작은 섬이지만, 섬 안에 네 개의 현(우리나라로 치면 도)이 있는 큰 섬이다. 때문에 네 개의 현을 다 다니려면 여간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도 ‘올 시코쿠 레일 패스’가 있어 더욱 살뜰히 돌아볼 수 있었던 여행이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는 JR 노선뿐만 아니라 지역간 특급열차와 기타 사철, 전차 등을 정해진 기간 내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다. 2일, 3일, 4일, 5일짜리 패스 중 자신의 일정에 맞게 선택해 원하는 지역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면 된다. 한두 여행지에서 충분히 머무는 게 목적인 사람보다는 다양한 열차를 타고 시코쿠의 작은 마을들을 만나 보고픈 여행자에게 더 유용하다. 한 칸짜리 카이요도 하비 열차를 타고 좁은 숲속 길과 작은 마을의 간이역들을 지난 시간은 이번 기차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덜커덩거리는 기차 소리를 들으며 과거의 시간 속으로도 다녀왔고, 무인역에서 일하는 개암나무 할아버지도 만났으며, 고치에 사는 요괴들도 만나고 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고토히라에서 고토덴 열차를 타고 리츠린 공원에 도착하는 중 2 오보케협곡을 따라 30여 분간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3 세토내해의 드넓은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던 이시즈치 특급열차 4 작은 간이역들과 깊은 산속 길을 달려 도착한 오보케역의 풍경 5 고토히라구 신사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비석들. 신사에 헌금을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비석들이다 6 도롯코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던 도카와역 ▶travie info * 시코쿠 가는 방법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에서 다카마쓰(가가와현)와 마쓰야마(에히메현)로 가는 직항편을 일주일에 3회 운영하고 있다. 마쓰야마로 가는 항공편은 화·금·일요일, 다카마쓰로는 화·목·일요일에 출발한다. 다카마쓰로 입국하고 마쓰야마에서 출국하는 일정(그 반대)도 가능하다. 인천에서 소요시간은 각각 1시간 30분여 정도다. * ‘올 시코쿠 패스’란? JR뿐만 아니라 기타 사철 및 지역철도도 이 패스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한 칸짜리 특급 열차에서 전차, 지역간 특급열차 모두 탑승 가능하다. 자유석은 물론 패스를 이용해 좌석을 미리 지정할 수도 있다. 시코쿠의 다카마쓰역, 마쓰야마역, 도쿠시마역, 고치역 내 관광안내소와 간사이 우메다역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판매 신청서를 작성하면 바로 구입 가능하다. 한국판매점 럭키투어 02-734-6656 www.tourismshikoku.kr 가격┃어른┃2일 패스 6,300엔, 3일 패스 7,200엔, 4일 패스 7,900엔, 5일 패스 9,700엔 어린이┃2일 패스 3,150엔, 3일 패스 3,600엔, 4일 패스 3,950엔, 5일 패스 4,850엔 칙칙폭폭 첫째 날 다카마쓰에서 시작하다 대개의 여행자들은 인천에서 바로 도착하는 가가와현의 다카마쓰 공항이나 에히메현에 있는 마쓰야마 공항을 통해 시코쿠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번 여행은 다카마쓰에서 시작해 에히메현의 마쓰야마시를 거쳐 고치현의 시만토 강을 건너고, 도쿠시마현의 오보케 협곡을 지나 고토히라에서 머문 뒤 다시 다카마쓰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하루에 꼬박꼬박 3~4시간 이상 기차를 탔는데, JR기차를 포함해 호빵맨 열차, 피규어로 장식된 가이요도 하비 트레인, 사방이 뚫려 있는 토롯코 궤도열차 등 다양한 기차들로 갈아탔다. 게다가 내리는 역에서는 타고 온 기차 노선의 이름이 적힌 호빵맨 도장을 찍을 수 있었는데(심지어 기차 안에서도!), 꼬마들은 당연히 좋아하거니와 어른들도 꾹꾹 도장을 찍는 게 그리 유치한 행동은 아니었다. 어차피 여행은 평소에 하지 않는 일탈과 엉뚱함과 자유를 위한 시간 아닌가. 그래서 읽던 책 맨 뒤 페이지에 나도 호떡만큼 큰 호빵맨 도장을 꾸욱 찍고 다카마쓰역에 내렸다. 다카마쓰시가 있는 가가와현은 400년이 넘은 리츠린 공원과 연간 수백만명의 참배객이 찾는 고토히라 궁, 세토대교 부근에 위치한 세토우치 미술관 등 볼거리가 풍부한 여행지다. 특히 다카마쓰항에서 페리를 타고 들어가는 나오시마섬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중 미술관과 베넷세 하우스 등 섬 전체가 세계적인 작가들의 예술품으로 꾸며진 ‘아트의 섬’으로 유명하다. 가가와현에서 하루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나오시마 섬을 들어가 보는 것도 좋다. 다카마쓰 시내에서 머문다면 다카마츠츄오 상점가는 필수 코스다. 총길이 2.7km에 이르는 일본에서 가장 긴 아케이드 상점가로, 이 안에는 무려 800여 개에 달하는 상점과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워낙 상점가가 거대하다 보니 안에는 다시 8개의 개성 강한 쇼핑거리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거리가 마루가메마치 상점가다. 20년에 걸쳐 단계별로 정비해 온 이 거리는 오래된 일본의 상점가를 되살리려는 사업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유리로 천장이 만들어진 아케이드는 더위와 추위를 막아 주고, 날씨에 관계없이 돌아다닐 수 있어 편리하다. 루이비통 매장까지 들어선 이 상점가의 한 이자까야에서 닭다리 구이와 맥주를 마시며 첫날밤을 보냈다. 다카마쓰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가 닭다리 구이인데, 어미 닭다리 구이와 새끼 닭다리 구이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살이 연하고 야들야들하면서도 독특한 후추맛이 나는 영계 닭다리 구이와 기린 생맥주를 마시니 일본 여행이 달착지근하게 감겨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이시즈치 열차 앞 기차 안내원 2 현재 일본에 12개밖에 현존하지 않는 에도시대 이전에 건축된 천수의 마쓰야마 성 3 이마바리역 내에 위치한 자이언트 스토어 4 에히메현의 도고온천역 앞에 있는 봇짱 가라쿠리 시계. 매 정시마다 시계탑이 열리고 <봇짱>의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5 정겨운 마을과 숲속 오솔길을 달리던 한 량짜리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 칙칙폭폭 둘째 날 봇짱열차 타고 과거로 다카마쓰 ▶▶▶ 마쓰야마 도고온천 다카마쓰에서 마쓰야마로 가는 특급열차 ‘이시즈치’는 시코쿠섬 북서부의 세토내해를 굽이굽이 돌아간다. 창밖으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와 경사면을 따라 자리한 마을의 경치를 기차에서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코스다. 구루시마 해협 근처에 있는 아마바리역에 잠시 내려 구루시마 해협의 대교와 시마나미 바닷길도 헤아려 본다. 시마나미 해도는 이마바리와 히로시마현을 9개의 다리로 잇고 있는 해도로, 약 70km의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어 사이클링 명소로도 손꼽힌다. ‘사이클링의 성지’답게 이마바리역 옆에는 유명한 스포츠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자이언트 스토어가 위치해 있다. 일본 전역에 있는 8곳의 자이언트 스토어 중 최초로 렌탈 사이클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곳에는 전문장비와 샤워룸까지 갖추어져 있어 사이클링 루트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사람들은 이곳에서 크로스 바이크와 헬멧을 대여해 ‘선라이즈 이토야마’로 먼저 간다. 60번째 사이클링 터미널인 이곳에 구루시마 해협 대교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에히메현의 최대 도시인 마쓰야마에서는 도고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3,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1894년에 건축된 도고온천의 본관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목욕탕 ‘아부라야’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고,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봇짱(도련님)>에도 등장한다. 저녁 무렵이 되자 유카타를 입고 수건을 든 사람들이 온천 앞 거리를 활보한다. 그 풍경이 시계를 되돌려 19세기로 돌아간 듯 낯설고 옛스럽다. 마침 봇짱 가라쿠리 시계가 정각을 가리키며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튀어나왔고, 증기기관차의 기적소리가 울렸다. 나는 마쓰야마에서 봇짱열차를 타고 과거로 가고 있었다. 칙칙폭폭 셋째 날 호빵맨, 피규어와 함께 고치 ◀◀◀ 마쓰야마 아침 일찍 마쓰야마에서 우와지마로 가는 특급열차 ‘우와카이’에 올랐다. 특급열차들은 속도가 빠르고 편안했지만 셋째 날까지 타고 온 열차들이 비슷비슷해서인지 기차 여행에 대한 감흥도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그나마 이번에 탄 호빵맨 오렌지 열차가 동심 어린 볼거리를 던져 준다. 호빵맨 열차는 이 만화를 그린 야나세 다카시 작가가 고치현 출신이라 시코쿠에서 운행하는 열차노선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다행히 호빵맨 열차 뒤에 탄 카이요도 하비트레인부터 풍경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푹푹 찌던 날씨도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비를 뿌렸다.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은 일본 피규어 제조회사인 ‘카이요도’사의 피규어들을 차량 안팎에 디자인한 기차인데, 달랑 한 량짜리 열차라는 점이 특이했다. 한 량짜리 기차에 기관사는 세 명이다. 앞에 두 명, 뒤에 한 명이 앉아 운전을 한다. 빗줄기가 굵어지자 철로가 미끄러워 열차는 경사면을 오르지 못했다. 기관사들이 내려 철로 위에 모래를 뿌려놓고 다시 조심스럽게 그리고 아주 천천히 기차를 몰았다. 그 숲 속에서 예고 없이 15분 정도가 흘렀다. 멀리서 나란히 달리던 논과 평야는 어느새 사라지고, 고치현의 산속 작은 마을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작은 마을과 간이역을 촘촘히 지나면서 비를 맞은 풍경은 더욱 싱그러운 녹색으로 진해졌다. 깊은 산속에서 흘러나와 도사만으로 흘러가는 시만토강이 모습을 드러냈고, 시만토강이 내려다보이는 마을 휴게소에서 이 지방에서 나는 재료들로 만든 소박한 점심도 먹었다. 도카와역에서 일행은 도롯코 열차로 갈아타고 여정을 이어간다. 이번엔 두 량짜리 열차다. 뒤에 달린 칸은 그나마 창문도 없다. 사방이 다 뚫린 기차는 터널과 숲속 길을 번갈아가며 열심히 달렸다. 비가 들이쳤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앞 칸으로 피하지 않았다. 시만토강을 내려다보면서 달리는 이 절경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도롯코 열차가 우쓰이가와역에 섰고 그곳에서 일행은 카이요도 하비관과 갓파관을 둘러보았다. 카이요도 하비관은 2009년에 폐교가 된 우쓰이가와 초등학교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으로, 카이요도사의 역사와 피규어 콜렉션을 모아 놓은 곳이다. 세계적인 프라모델들과 최신 피규어, 공룡, 미소녀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름부터 생소했던 갓파관은 쉽게 말하면 일본에서 전래되어 오는 상상의 동물 ‘갓파’를 모아 놓은 박물관이다. 시코쿠뿐만 아니라 여러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갓파는 머리에는 접시, 손과 발가락에는 물갈퀴가 달렸고 입이 튀어나온 요괴인데, 인간의 나쁜 액을 막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시코쿠의 내륙에는 깊은 산과 계곡이 많아서인지 산마을마다 전해 내려오는 요괴도 많다. 요괴 인형은 식당 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는가 하면, 사물함에도 붙어 있다. 마음 한켠에는 요괴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요괴들을 정겨운 이웃처럼 여기는 사람들의 태도가 인상 깊게 남았다. 1 폐교가 된 초등학교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 카이요도 하비관 2 개구리와 원숭이를 합쳐 놓은 듯한 상상의 동물 갓파를 다양한 조각과 캐릭터로 전시해둔 갓파관 3 기차 안 한켠에 공룡과 다양한 캐릭터의 피규어들을 전시해둔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 4, 6 열차의 외관과 내부가 호빵맨과 그 친구들로 그려진 호빵맨 열차 5 지난해 7월 카이요도 하비관의 개장과 함께 1년간 운행하기로 했던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은 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좋아 1년 더 연장 운행 중에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칙칙폭폭 넷째 날 비경을 가르는 도산선 루트 코토히라 ◀◀◀ 도쿠시마현의 오보케 ◀◀◀ 고치 시만토강을 굽어보고 고치를 거쳐 오보케 협곡을 지나는 JR 요도선과 도산선 루트는 이번 기차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큼 아름다운 길이었다. 고치의 자연 비경과 순박한 사람들을 고스란히 만나는 길이라 더욱 생동감이 넘쳤다. 오보케역에 내리니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역장 모자를 쓰고 앞니가 두 개뿐인 남자 형상의 나무 조각상이 서 있다. “오보케역은 무인 간이역입니다. 도착하신 분들이 이곳에 아무도 없어 쓸쓸할까 봐 마을 사람들이 개암나무로 역장 할아버지를 만들었습니다. 여기 위에 보시면 위임장도 보이시죠? 고나키 할아버지는 작년 7월부터 이 역으로 출근을 하고 계신데요, 아직 한번도 안 나온 날이 없으시답니다.” 마을 관계자의 말을 듣고 보니, 고나키 역장의 표정이 마치 ‘어서 오십시오’하고 말하는 듯했다. 역 안에는 역무원 모자를 쓴 개의 사진도 걸려 있었는데, ‘고오타로’라 불리는 이 개는 매주 일요일마다 이곳에 출근해 고나키 역장 할아버지의 일을 돕는다고 했다. 이 정겨운 스토리에 나는 오보케 마을을 보기도 전에 마음을 빼앗겼다. 무인역 하면 아련히 떠오르는 쓸쓸함을 이 마을에선 찾아볼 수 없다. 오보케역에서 보이는 빨간 다리를 사이에 두고 이 지역은 오보케와 이야 마을로 나뉘는데, 우리가 들어선 곳은 이야 마을쪽이었다. 역 바로 앞에 있는 보께마트에서는 주인 유키코 아주머니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일행을 맞는다. 이 마트에서는 이야 마을에서 만드는 식료품들을 살 수 있는데, 겉이 매우 딱딱한 이와 두부와 이 마을에서 만든 녹차 등을 쉴 새 없이 권하신다. 훈훈한 이야기만큼 후한 인심과 정이 뚝뚝 묻어나는 마을이다. 일본에서 3대 비경으로 꼽히는 이야 계곡은 츠르기산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강의 물줄기가 시코쿠 산지를 날카롭게 파헤치며 20km에 걸쳐 이어진다. 우리는 2억년 전의 지층인 함력편암이 바위와 절벽을 이룬 오보케 협곡 아래의 강줄기를 따라 30분 동안 뱃놀이를 즐겼고, 덩굴나무를 엮어 만든 흔들다리 ‘카즈라바시’도 건넜다. 10여 미터 아래의 계곡물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길이 45m의 이 다리를 건너는 것은 고소 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영원히 건너지 못할 다리처럼 여겨졌으나, 거의 울다시피 하며 겨우 건넜다. 어쨌든 짜릿한 스릴을 느끼기에는 최고다. 신선한 가다랑어를 통째로 꼬치에 끼워 구운 것을 사람들이 핫도그처럼 들고 다니며 먹는 모습도 신기했다. 오보케의 마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이다. 오보케 협곡에서 뱃놀이와 다리 건너기로 기력을 소진한 채 난푸 20호를 타고 고토히라에 도착했다. 온천 호텔에 머물며 낮의 피로를 풀고 싶었으나, 온천욕은 밤으로 미루고 고토히라구에 먼저 올랐다. 일본에서 2대 신사로 꼽히는 이곳은 ‘곤피라산’이라 불리는 수호신을 참배하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참배길은 사람이 못 오면 개의 목에 돈을 달아 대신 보낼 정도로 유명했고, 일생에 한 번은 참배하고 싶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785단의 긴 돌계단을 오르면 고혼구에 이르며, 여기서 583단의 계단을 더 오르면 최종 목적지인 오쿠샤에 다다른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부적을 사고 소원을 빈다. 탁 트인 사누키 평원과 평원 위에 우뚝 솟은 사누키 후지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은 그 소원이 사누키 평원을 지나 후지산에도 닿기를,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다. 1 무인역인 오보케역에서 고나키 역장을 도와 일요일마다 역으로 출근을 하는 고오타로 강아지 2 덩굴나무만을 엮어 만든 카즈라바시 다리 3 오보케 협곡 유람선 표를 파는 지역 휴게소 내의 음식점 한켠에는 고치현에 사는 요괴 인형이 놓여 있다 4 고토히라구의 고혼구 부근에 세워져 있는 석등 5 오보케역에서 승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개암나무로 만든 고나키 역장 6 고토히라역에서 내리면 유난히 낡은 상점과 집들이 과거로 돌아간 듯한 운치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1 이야 계곡 주변에는 카케나가시 원천의 노천탕을 갖춘 온천도 여러 곳 있다 2 100여 명이 채 안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야마을의 오보케역에 놀러나오신 동네 할머니 3 이야마을로 시집 와 51년째 살고 있는 보께마트의 유키코 아주머니. 마을에서 직접 딴 고추 바구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4 고토히라 신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본 길거리의 작은 사물함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30일 TV 하이라이트]

    ●즐거운 책 읽기(KBS1 밤 12시 40분) 모옌은 수년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내리며 중국어권에서 수상이 가장 유력한 작가로 평가받았다. 그가 올해 중국인 국적으로는 처음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모옌의 작품 세계, 최신작 ‘개구리’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눠본다. 더불어 중국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의미도 알아본다. ●딸기가 좋아(KBS2 오후 3시 35분) ‘수박’은 도시에서만 구경할 수 있었던 맛있는 햄버거를 ‘바나나’가 먹는 모습에 군침 흘리며 쳐다본다. 그러자 ‘바나나’는 ‘수박’에게 한 입 먹게 해 줄 테니 ‘딸기’ 몰래 딸기밭을 엉망으로 만들고 오라고 주문한다. 이에 ‘수박’은 ‘딸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햄버거가 먹고 싶어 ‘바나나’가 시키는 대로 다 하게 된다. ●사랑했나봐(MBC 오전 7시 50분) 윤진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현도. 그러나 윤진은 옆에 있는 선정이 신경쓰여 현도에게 제대로 된 대답조차 하지 못한다. 한편 선정은 명철과 수미에게 현도가 윤진에게 프러포즈를 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자신은 현도와 결혼할 수 없다고 말한다. 명철은 윤진과 현도의 결혼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불같이 화를 낸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지난 6월 방송에서 1970년대 대표 여배우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홀연히 자취를 감춘 허진을 만날 수 있었다.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7평 남짓한 월세방에서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살며,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망상에 시달리고 있었던 허진. 시간이 흐르고 또다시 만난 그녀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딩동댕 유치원(EBS 오전 8시) 친구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찾아주는 한 그릇 뚝딱 탐험대원들은 모험은 뒤로하고 바닷가에서 놀기 바쁘다. 실컷 놀다가 배가 고파진 탐험대의 콧구멍 속으로 맛있는 고등어구이 냄새가 쏙 들어온다. 그런데 유독 한 친구만 고등어가 불쌍해서 못 먹겠다고 거부한다. 과연 이 친구는 끝까지 고등어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가족(OBS 밤 11시 5분) 경북 군위군, 산 좋고 물 좋은 이곳에 95세 홍이근 할아버지와 73세 이경영 할머니 부부가 살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나이 차이는 강산이 두 번 바뀔 22년. 이가 약한 할아버지를 위해 갖은 반찬으로 상을 차리는 할머니와 이런 나이 어린 할머니가 그저 귀여운 할아버지. 이 부부의 특별한 사연을 들어본다.
  • 다코타 패닝, 소녀와 여인, 어딘가쯤…그녀, 이제 제법 멜로가 잘 어울린다

    다코타 패닝, 소녀와 여인, 어딘가쯤…그녀, 이제 제법 멜로가 잘 어울린다

    언제까지나 소녀, 꼬마 숙녀에 머물 줄 알았다. 늘 누군가의 딸 혹은 동생이었다. 비교하자면 한국의 ‘국민 여동생’ 문근영쯤 될 게다. 다코타 패닝(18)의 얘기다. 그가 아역배우 꼬리표를 떼고 첫 성인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새달 8일 개봉하는 ‘나우 이스 굿’을 통해서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앓는 시한부 생명의 소녀 테사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지워 나가는 과정을 애틋하면서도 담담하게 담아낸다. 섹스, 도둑질, 마약, 싸움, 유명해지기 등 10대다운 소망들을 꼭 경험하고픈 테사 앞에 운명처럼 애덤이 나타난다. 어른들은 테사와 애덤을 떼어 놓으려고만 하지만 둘은 좌충우돌하며 사랑을 키워 나간다. 거스를 수 없는 이별을 받아들이기로 한 테사와 애덤은 대신 순간의 삶에 충실하자고 다짐한다. 패닝이 처음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건 2000년 TV드라마 ‘ER’을 통해서였다.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실에 실려온 백혈병 환자(공교롭게도 ‘나우 이스 굿’에서도 같은 병을 앓는다)로 얼굴을 비췄다. 이후 ‘CSI’ ‘앨리 맥빌’ ‘프렌즈’ 등의 아역으로 얼굴을 알린 패닝에게 ‘천재 아역배우’ 수식어를 안긴 건 영화 ‘아이 엠 샘’(2001)이다. 지적장애로 7살에서 지능이 멈춰버린 아빠(숀 펜)가 7살짜리 딸의 양육권을 되찾으려고 고군분투를 벌이는 영화에서 패닝은 그렁그렁한 눈빛과 사랑스러운 표정은 물론, 똑 부러지는 연기로 관객을 무장 해제시켰다. 연기파 배우인 숀 펜, 미셸 파이퍼보다 주목받았다. 덕분에 영화배우조합상 사상 최연소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이전까지 아역들이 ‘인형’에 머물렀다면, 패닝 이후로는 10세 이하 연기자에게도 연기력을 요구하게 됐다. 패닝의 천재적 연기력은 그와 함께 작업한 감독·배우는 물론 칭찬에 인색한 평론가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토니 스콧 감독의 2004년작 ‘맨 온 파이어’에서 패닝은 삶의 의지를 잃은 노쇠한 용병(덴절 워싱턴)의 마음마저 흔드는 9살 소녀 피타로 나온다. 미국의 유명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그녀는 불과 10살이지만 프로다. 마음을 흔들어놓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평했다. ‘드리머’(2005)에선 패닝의 아버지로 나온 커트 러셀이 “그녀는 내가 함께 일한 사람들 중 가장 훌륭한 여배우라는 걸 보장한다.”고 칭찬했다. 같은 작품에서 할아버지로 나온 노배우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은 “그녀는 환생한 (1930~40년대 할리우드의 대표적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 같다.”고 말했다. 아역배우로 출발해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기란 할리우드에서도 쉽지 않다. 조디 포스터나 내털리 포트먼, 스칼릿 조핸슨, 커스틴 던스트, 크리스천 베일처럼 성공 사례도 있지만, 동전의 한쪽 면일 뿐. 아역 시절 귀여운 외모가 사라지면서 스튜디오와 대중으로부터 버림받고, 약물이나 도벽, 알코올의 늪에서 허우적거린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1980년대 최고 아역스타였지만 약물중독으로 숨진 코리 하임이나 약물과 도벽, 폭력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은 매컬리 컬킨, 린지 로한 등이 대표적이다.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겸 배우로 자리매김한 드루 배리모어도 알코올과 마약중독으로 끔찍한 10~20대를 보내다가 개과천선한 경우다. 7살부터 ‘천재 아역배우’ 타이틀을 얻은 패닝은 일찌감치 아역 이미지를 떨쳐내려고 애썼다. 1950년대 말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시골에 사는 어린 소녀의 잔혹한 성장기를 다룬 ‘하운드독’(2007)이 첫 시도였다. 패닝이 강간을 당하는 장면 탓에 미국 내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상업영화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R등급(부모·보호자 없이 17세 이하 관람불가)을 받은 것은 물론, 배급사의 상영 거부로 겨우 10개 안팎의 극장에서 상영되다 막을 내렸다. 이듬해 ‘별들의 비밀생활’에서도 인종차별이 난무하던 1960년대 미국 남부에서 거칠고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외롭게 자라는 소녀 역할을 맡았다. 이후 무리한 성인 변신을 자제했다. 더는 꼬마 숙녀가 아닌, 그렇다고 성인도 아닌 무렵에 판타지 로맨스물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2~5편 ‘뉴문’(2009), ‘이클립스’(2010), ‘브레이킹던 파트1·2’를 찍은 건 현명한 선택이었다. 흡혈귀 역을 맡아 창백한 분장과 고딕 풍 의상으로 과도기 외모를 감췄다. 대중에게 잊히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연기자로서 큰 부담 없는 역할들이었다. 패닝의 행보는 여러모로 포트먼과 겹친다. 귀엽고 깜찍하면서도 연기력으로 먼저 주목받고, 10대 후반의 과도기를 판타지·공상과학 장르로 유연하게 넘어간 점도 비슷하다(포트먼이 3년의 공백을 깨고 18살의 나이에 찍은 영화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1-보이지않는 위협’이었다). 포트먼이 하버드대(심리학)에 진학해 ‘엄친딸’임을 입증했듯, 패닝도 지난해 명문 뉴욕대에 입학했다. 포트먼은 23살 때 ‘클로저’(2004)를 통해 성인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했고, 30살 때인 지난해 ‘블랙스완’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었다. 물론, 패닝의 신작 ‘나우 이스 굿’은 ‘클로저’만큼 강렬하진 못하다. 그래도 두고 볼 일이다. 패닝은 이제 18살이다. 소녀와 여인, 어딘가쯤임을 감안하면 지금도 나쁘지 않다. 영화제목처럼 말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유권자들 정책 제안 “응답하라, 朴·文·安”

    “기초수급자 선정에서 탈락됐는데,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굶어 죽을 것 같습니다.”, “사립학교재단 개혁과 부패방지법 강화는 대선 공약에 꼭 포함시켜야 합니다.” 18대 대선이 가까워지고, 주요 후보들의 정책 공약들이 하나둘 공개되면서 각 후보 캠프에는 일반 유권자들의 정책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이 미처 눈길을 돌리지 못한 사각 지역의 민원이나 하소연도 캠프마다 잇따르고 있다. 28일 유력 후보 캠프들에 따르면 하루 수백 통씩의 이메일과 전화, 편지 등이 유권자들로부터 접수되고 있다. 구미 불산가스 유출사고 주변 지역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해 달라는 등의 집단 민원형 제안이나, 정치권이나 권력자의 부패에 강력하게 대응해 달라는 등의 촉구형 정책 대안은 캠프마다 골고루 접수되고 있다. 한 30대 직장인은 ‘바람 이야기’라는 이름을 붙인 정책집을 만들어 전달했고, 70대 할아버지는 600쪽짜리 정책집을 직접 작성해 접수시켰다. 각 후보 캠프에서 정책 공약을 내놓고는 있지만, 일반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추기에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을 찾는 후보를 만나 직접 호소하거나, 당과 캠프를 찾아 장문의 편지를 전달하는 사례도 있다. 개인의 곤궁한 처지를 해결해 달라는 하소연부터 정치권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야 한다는 호통까지 내용도 다양하다는 것이 각 캠프의 설명이다. 물론 “노모가 치료비가 없어 병을 못 고치고 있는데 어떻게 방법이 없겠습니까.”라는 식의 개인 민원이 접수되기도 한다. 불구속 기소됐다가 무죄 확정을 받은 40대 강모씨는 “이런 경우 국가가 배상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캠프 측에 냈다가 ‘형사보상제도 개선안’에 대한 후보 공약에 반영되기도 했다. 국민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캠프가 이를 정책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후보와 유권자 간 쌍방향 공약 마련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집’을 둘러싼 유권자들의 하소연은 일찌감치 ‘하우스 푸어’ 관련 정책으로 각 후보 측의 공약에 반영됐다. 각 캠프 측은 “접수된 민원이 많다 보니 일단 데이터베이스(DB)화 작업을 먼저 하고, 처리 상황을 알려 주고 있다.”고 전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선거 초반 정치 이슈 공방으로 정책이 매몰되는 바람에 유권자들의 각종 정책 제안에도 불구하고 정책화 작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각 캠프는 최근 ‘콜센터’를 개통하거나 접수 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유권자들의 정책 제안이나 민원 접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봉화산 나무들 뿌리 튼튼하게~

    봉화산 나무들 뿌리 튼튼하게~

    “우리 동네 일인데 누가 얘기를 꺼내기에 앞서 나서야지요.” 25일 봉화산 흙덮기에 참가한 주민 동아리 ‘봉우체조회’ 이영환(74·중랑구 신내동) 회장은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 회장은 “어제부터 무거운 포대를 2개씩 세 차례나 꼭대기에 자리한 ‘체조광장’까지 옮기느라 힘들었다.”며 “하지만 알차게 매듭을 지으려면 주말인 27일까지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2시 시작해 예정된 5시를 훌쩍 넘겨 해질 녘까지 이어진 행사에서는 중랑구 직원들은 물론 중랑파크봉사대 회원, 지역 주민 등 350여명이 짬을 내 구슬땀을 흘렸다. ‘2012 숲 가꾸기’와 병행해 흙덮기를 실시함으로써 자연보호와 함께 봉화산 이용객들의 편의를 꾀하려는 목적이다. 묵동~중화동~신내동~상봉동에 걸쳐 야트막하게 내려앉은 봉화산 정상부 및 주요 등산로가 잇따라 지나간 태풍과 집중강우, 이용객들의 통행에 따른 토사 유실로 나무뿌리를 드러내는 등 공원 환경을 망치고 있어서다. 높이 160m인 봉화산 주변엔 구립정보도서관과 구민체육센터, 봉수대 터, 인공폭포 등이 있다. 구는 이날 토사 유출로 드러난 나무의 뿌리를 덮어 주기 위해 마사토 20t과 마대(5㎏들이) 3000장, 지게 30개 등을 준비했다. 참가자들은 흙과 마대를 활용해 할아버지 쉼터에서 정상부까지 300m 구간의 작업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문병권 구청장은 “흙덮기 사업으로 하얗게 속살을 보인 나무뿌리를 한파로부터 보호하게 돼 생태복원과 수목의 생장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가에 인접해 많은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봉화산을 훌륭한 구민 휴식공간으로 만드는 데 더욱 애쓰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김인권 “근사한 영화배우 될 생각 없다”

    김인권 “근사한 영화배우 될 생각 없다”

    그의 이름 앞에는 ‘2000만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가 출연한 영화 ‘해운대’와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모두 1000만 관객을 넘어 흥행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배우 김인권(34)의 이야기다. 코미디 영화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을 통해 개성파 조연의 딱지를 떼고 한 작품을 오롯이 책임지는 주연배우로서 입지를 쌓은 그를 지난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첫 주연을 맡았던 저예산 영화 ‘방가? 방가!’(2010) 이후 상업 영화로 본격적인 흥행 시험대에 올랐는데. -단두대에 오른 것 같다(웃음). 무엇보다 영화가 부끄럽지 않아서 다행이다. 사실 코미디라는 장르가 욕하면서 웃는 장르이지 않나. 분명히 장르는 코미디인데 울었다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강철대오’는 매력이 있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20대의 순수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다. ●“강철대오는 20대의 순수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 →영화는 중국집 배달원 대오(김인권)가 평소 좋아하던 여대생 예린(유다인)에게 고백하러 갔다가 대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에 휩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980년대 학생 운동을 소재로 멜로와 코미디로 풀어낸 것이 신선하다. -영화는 1985년 서울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을 소재로 해 당시 시대상을 많이 담고 있다. 이 사건을 통해서 현재 우리의 삶을 풍자하고 있다. 서로 스펙을 따지고 경제적인 종속 관계에 있는 2012년 젊은이들에게 시대를 함께 고민하면서 살았던 1985년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대오와 예린의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슬픈 영화다. 대오는 시대적인 아픔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희생하는 대오는 참 불쌍하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대오의 혁명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웃음). →주인공 대오는 잘생기지도 않고 돈도 없고 가방끈도 짧은 남자다. 이처럼 주로 코믹한 캐릭터를 맡았는데 불만은 없나. -없다. 한국 영화가 코미디 장르를 폄하하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외국에서는 코미디 배우에 대한 존경심도 어마어마하고 코미디 장르의 저변도 넓은 편이다. 물론 한국에 제대로 된 코미디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다. 그래서 육상효 감독의 코미디가 그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풍자와 조롱 등 현실을 구사하는 방식이 세련되고 유치하지 않고 수사법도 다양하고 고급스럽다. 내러티브의 연계성도 뛰어나다. 난 배우라기보다 코미디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주일이나, 심형래, 주성치, 찰리 채플린, 짐 캐리 등의 코미디 연기를 좋아한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져도 남 울리고 웃기는 코미디 연기할래” →영화배우로서 본인의 외모에 대한 생각은. -저만큼 못생긴 영화배우가 있나. 하지만, 외모와 상관없이 자신감이 있다. 저를 코미디언의 범주에서 생각해 본다면 웃기고 불쌍해 보여야 하지 않나. 중학교 때 교회에서 연극 무대에 서면 연기 잘한다는 칭찬을 자주 받았지만, 외모 때문에 대학(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연출을 전공했다. 연기를 시작한 이후에도 근사한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물론 살도 빼보고 성형외과도 들러보고 여러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외모 덕분에 영화 ‘방가? 방가!’에서 주연을 맡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조연 생활을 오래했는데 억울했던 경험은 없었나.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꼽자면. -주인공 친구 역할이라면서 시놉시스를 받았는데 10페이지가 넘도록 내 이름이 안 나올 때, 언론 시사회 때 나한테 아무런 질문이 들어오지 않을 때 내 존재감에 대한 회의감이 들거나 자조적인 생각이 든 적이 있다. 하지만, 데뷔작 영화 ‘송어’(1999)를 찍으면서 배우에 대한 꿈을 키웠고, 어떻게든 영화계에 발을 붙이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해운대’(2009)의 윤제균 감독님은 비호감이었던 내 이미지를 호감으로 바꿔줬다. →‘광해’에서 호위무사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본인 연기에 만족하나. -고지식하지만 웃음도 들어갈 수 있는 인간미를 덧붙이려고 노력했다. 하선(이병헌)의 마지막 길을 지켜주는 장면에서 많은 시민이 시청 앞에 차려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은 장면을 떠올렸다. 사실 첫 무대 인사 때 할아버지, 할머니 관객이 많이 보이면 1000만 관객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광해’가 딱 그랬다. →8년 전 결혼해 벌써 세 딸의 아빠다. 가장으로서, 배우로서 미래의 비전은. -경제적, 정신적인 독립을 일찍 했기 때문에 결혼도 빨리했다. 앞으로 머리가 희끗희끗해져도 남을 울리고 웃기고 교훈도 있는 코미디 연기로 일가를 이루고 싶다. 대학 때 전공한 연출 욕심? 1년 동안 아무 감독도 불러주지 않는다면 그땐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연출을 해야 하지 않을까(웃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탄압·가난에 버려진 쿠르드족 남매 생존기

    탄압·가난에 버려진 쿠르드족 남매 생존기

    소녀 굴리스탄은 친척 결혼식에 다녀오던 중 부모가 살해당하는 끔찍한 경험을 한다. 남동생과 아직 갓난아이인 막내와 남은 굴리스탄은 이모 옛분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이모는 그들을 스웨덴에 사는 할아버지에게 데리고 가기 위해 비자를 발급받으러 나갔다 체포를 당한다. 다시 고아가 된 아이들은 시장을 맴돌며 근근이 살아가지만, 약을 살 돈이 없어 막내 동생까지 잃는다. 남동생 피렛은 소매치기들과 어울려 폭력적으로 변해 가고, 굴리스탄은 콜걸 딜라라를 만나 매춘 행위를 돕는다. 어느 날 굴리스탄은 딜라라의 고객 누리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가 부모를 죽인 자라는 걸 알게 된다. EBS는 26일 밤 12시 ‘금요극장’에서 ‘디야르바키르의 아이들’을 방송한다. 영화는 터키 쿠르드족 주거지역 디야르바키르를 배경으로 정치·민족적 갈등에서 비롯된 아이들의 비극을 그린다. 쿠르드족에 대해 터키 군부는 오랜 세월 억압과 정치적 학살을 감행했다. 1990년대 초 학살은 정점을 이뤘고, 1만 8000여명이 죽음을 당했다. 동부 터키의 디야르바키르는 버려진 아이들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곳이다. 영화는 오염된 어른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거나 선량한 어른의 동정심으로 포장된 구원 따위로 현실을 윤색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그들이 인내해야 하는 현실이며 보호막 없이 싸워야 하는 세상이다. ‘디야르바키르의 아이들’은 정치·민족적 갈등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 전반부가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탓에 생활고에 시달리는 남매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면 후반부는 부모를 살해한 군인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복수극으로 진행된다. 굴리스탄의 복수는 그의 죄상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여러 면에서 상징적이다. 터키 군부가 쿠르드족에 저지른 만행은 은폐되거나 국제사회에서 테러 소탕으로 정당화되기 일쑤였다. 따라서 살인범의 존재와 살인행위를 세상에 알리는 것은 쿠르드족의 존재를 알리고, 쿠르드인에게 가해졌던 폭력을 알리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미라즈 베자르 감독은 수백만명의 쿠르드인 중 한 사람이다. 어린 시절 독일로 망명한 이후, 영화감독을 꿈꿨던 그는 늘 첫 작품을 조국 쿠르디스탄에서 만들 것을 결심했다. 이 영화는 터키에서 쿠르드어로 개봉한 최초의 영화다. 배급이 쉽지 않아 베자르 감독이 직접 배급사를 차렸다. 심의를 통과할 때도 가짜로 만든 시나리오를 사용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즐거운 책 읽기(KBS1 밤 12시 40분) 한 제목의 소설을 두 사람의 작가가 함께 쓴 장편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 일본의 에쿠니 가오리와 쓰지 히토나리가 2년여에 걸쳐 실제로 연애하듯이 써내려간 러브 스토리다. 프로그램에서는 10년 뒤 재회의 약속을 가슴에 묻어 둔 채 서로 다른 삶을 사는 헤어진 연인들의 인생을 그리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1 대 100(KBS2 밤 8시 50분) 배우 이훈, 한의사 김오곤이 각각 1인에 도전한다. 1인에 맞서는 막강한 100인 군단으로는 ‘연예인퀴즈군단’, ‘예금보호공사’, ‘하이원 리조트 선수단’, 연세대 치과보존과 레지던트 ‘골든티쓰’, 전국 대학생 홍보대사 연합 ‘ASA-K’, 주부 모델들의 모임 ‘미모회’, 그리고 69인의 예심 통과자들이 출연해 불꽃 튀는 승부가 펼쳐진다. ●엄마가 뭐길래(MBC 밤 7시 45분) 미선은 정학을 통해 승수가 화장실에서 앉아서 소변을 보도록 종용하고, 소심한 정학은 이를 승수에게 말하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결국 서형과 승수, 미선과 정학은 남자가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에 대해 갑론을박하기 시작한다. 한편 새론은 명수 앞에서어른스럽게 옷을 입고 행동하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계단을 기어오르는 그녀의 충격적인 실태가 공개되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193㎏ 초고도 비만녀 이복순씨. 더 줄지 않는 몸무게로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위 밴드 조절 수술을 결심했다. 그리고 이복순 씨의 생애 마지막 다이어트로 수술 후 100일.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는 그녀를 만나 본다. ●장수가족 건강의 비밀(EBS 밤 10시 45분) 노랗게 벼가 익어 가고 있는 전남 장성의 작은 마을에 98세 할아버지와 두 살 증손녀 등 4대가 함께 부대끼며 살고 있다. 1대 김정호 할아버지는 고령의 나이에도 여전히 정정한 모습으로 멋과 풍류를 즐긴다. 집안의 중심으로 가족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다. 마음씨도 넉넉하고 느긋한 할아버지의 일상을 엿본다. ●가족(OBS 밤 11시 5분) 지리산 자락 아래 외모부터 범상치 않은 털보 아재 김문금씨와 언제나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의 아내 이환숙씨가 산다. 두 부부는 결혼 후 무작정 산골 생활을 시작했다. 결혼 다음 날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그 아래 텐트를 치고, 비닐하우스를 세웠다. 그렇게 무작정 시작한 25년 산골 생활은 부부를 참 많이 변화시켰다는데….
  • 75세 중학중퇴 할아버지가 공격투자형?

    75세 중학중퇴 할아버지가 공격투자형?

    #사례 1 75세의 남성 A씨는 최근 한 증권사를 찾았다가 19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직원 말만 믿고 제대로 상품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증권사는 “A씨가 ‘일임매매’(고객이 증권사 직원에게 매매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 것)에 동의했다.”면서 “본인 스스로 투자성향에 ‘공격투자형’으로 기재했다.”며 책임을 돌렸다. A씨는 속만 끓이다 금융감독원을 찾았다. 금감원은 A씨와 직원 간 녹취록을 입수해 A씨가 전체 48개 거래 종목 중 5개 종목의 매매 사실만 알고 있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 A씨가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 계좌 개설 당시 투자성향 진단결과에서 금융상품 지식수준이 매우 낮다는 평가를 받았던 사실도 찾아냈다. 특히 금감원은 ‘일임투자 운용확인서’에 찍힌 A씨의 인감이 투자 시점 이후 바뀐 새 인감으로 찍혀 있는 사실을 발견, 일임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A씨는 금감원의 조정으로 손실액의 75%인 1400만원을 돌려받았다. #사례 2 B(74)씨는 지난해 8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곡선도로 3차로에 주차 중인 트럭에 부딪혀 머리를 다쳤다. 트럭 차주의 보험사는 오전 8시쯤 사고가 난 만큼 B씨가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치료비 2500만원을 지급할 수 없다고 버텼다. 금감원은 담당 경찰서의 사진자료와 보고서를 뒤졌다. 그 결과 2차로에 다른 차량들이 주행 중이었다면 B씨가 갑자기 3차로에서 2차로로 피하기 어려울 수 있었고, 음주상태도 아니었던 점으로 미뤄 치료비를 지급하도록 조정결정했다. #사례 3 외국에서 8년간 거주하다 지난해 귀국한 37세 여성 C씨는 통장을 확인하고 경악했다. 올케가 자신의 계좌에서 몰래 2억 1000만원을 빼갔기 때문이다. C씨로 가장한 올케는 주민등록증을 도용해 통장 및 현금카드를 재발급받고 비밀번호까지 바꿨다. 신용카드까지 새로 발급받아 3100만원을 썼다. 은행 측은 둘의 인상착의가 매우 흡사하고 C씨의 주민등록증 관리 소홀 잘못이 있다며 보상을 거절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거액 인출인데도 은행의 본인 확인절차가 미비한 점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 피해 금액을 보상해 주도록 조치했다. 보험사,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의 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다. 22일 금감원에 따르면 분쟁조정 민원건수는 2009년 2만 8988건에서 2010년 2만 5888건으로 줄었다가 2011년 3만 3453으로 다시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도 1만 83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4% 증가했다. 금융사기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데다 경기 부진 장기화로 삶이 팍팍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분쟁조정 사례를 서울신문에 공개한 것도 억울한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그동안 모방범죄의 우려를 들어 구체적인 조정 사례는 밝히지 않아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조계·학계·소비자단체 등 전문가로 구성된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면서 “소송을 통해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분쟁조정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당부했다. 금융회사의 얌체 같은 행동에 속앓이만 하지 말고 적극 대응하라는 주문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참전 할아버지와의 약속’ 6·25용사 유해 발굴로

    ‘참전 할아버지와의 약속’ 6·25용사 유해 발굴로

    육군 까치울연대(연대장 오영대·47)가 평소 유대를 맺어온 지역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6·25전쟁 당시 산화한 무명용사의 유해를 발굴해 화제가 되고 있다. 61보병사단 산하 까치울연대는 지역 주민인 민응기(80), 민봉철(75) 할아버지의 제보에 따라 지난 18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작동 무명고지(지향산)에서 유해 발굴에 착수, 3시간여 만에 유골과 칼빈 탄창, 전투화 등 유품을 발견했다. 이날 발굴에 이르기까지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까치울연대는 매년 여름철이면 침수 피해를 입는 부대 인근 성곡마을에 대해 배수로 정비와 환경개선 등을 지원함으로써 유대를 강화해 왔다. 특히 지난 3월부터는 오 연대장이 중심이 돼 매월 경로당을 찾아 위문하는 등 마을 노인들과 친분을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6·25 참전용사인 민 할아버지는 “동네 야산에서 국군의 시체가 산짐승들의 먹이가 되던 것을 안타까워한 마을 주민들이 시체를 수거해 묻어주었다.”는 말을 부대장에서 전하며 꼭 찾아봐줄 것을 당부했다. 이후 부대는 증언자들과 함께 수차례 지형정찰을 통해 매장 가능성을 확인한 뒤 마침내 유해 발굴에 성공했다. 이번에 유해가 발굴된 무명고지는 6·25 개전 초기 국군이 황급히 철수작전을 벌였던 곳으로 알려졌다. 유해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넘겨져 DNA 분석을 통해 신분을 확인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발굴에 직접 참여한 오 연대장은 “무명고지의 경우 인근 주민들의 증언이 없으면 전장의 내력을 알 수 없다.”면서 “특히 참전용사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야산서 송이캐다 사라진 MB 8촌누나… 실종 미스터리

    지난 15일 오후 2시 20분쯤 경북 안동시 임동면 지리 마을 앞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한 80대 노인이 찍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8촌 누나 이근이(87·포항시 북구 죽도동)씨로 같은 날 인근 청송 야산에서 송이를 채취하다 실종된 지 1주일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씨는 이 대통령 증조할아버지 형제의 증손녀다. 경찰은 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이씨가 길을 잃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범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1일 청송경찰서 등에 따르면 청송 파천면 송강리 야산에서 송이를 채취하던 이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된 것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14분쯤. 이씨는 하루 전인 15일 오전 10시쯤 산에서 함께 송이를 채취하던 큰아들(51)과 딸 2명, 사위 등 가족 4명이 식수를 가지러 산에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오후 3시 사이에 사라졌다는 것이다. ●일단 실종 가능성에 무게 경찰은 CCTV 등에 찍힌 이씨의 당일 행적으로 봐서 일단 실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이 같은 날 오후 1시 10분쯤 청송 진보면 후평2리 마을 앞 CCTV에서 이씨를 발견했고, 이어 오후 2시 20분쯤 안동시 임동면 지리 마을 앞 CCTV에서 이씨의 모습이 찍힌 것이 각각 확인됐기 때문. 경찰 관계자는 “CCTV에는 이씨 혼자서 지팡이를 들고 산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소방서는 이날까지 연인원 1000여명과 수색견 등을 동원해 인근 민가와 야산, 요양시설 등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교통사고 가능성’도 수사 경찰은 이씨가 송이를 채취하던 곳에서 8~10㎞ 떨어진 청송 진보면 후평2리·안동시 임동면 지리까지를 이동할 때 도로를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안동 지리마을 주민들은 이씨가 청송 파천면과 진보면 후평마을로 통하는 마을 앞 지촌교를 걸어서 오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주민들은 “당시 이씨의 걸음걸이가 매우 빨라 80대 노인으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이씨가 귀가 많이 어두운 것 같았다.”고 했다. 경찰은 이 일대 도로변에 대해 사고 흔적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신고과정 등 미심쩍은 요소 조사 경찰은 이씨 가족들을 대상으로 실종 신고 등에 대해 경위를 파악했다. 가족들은 이씨가 실종되기 5일 전인 지난 10일 오전에도 송이를 채취하다 사라져 밤 10시가 돼서야 찾았고, 이번에도 가족들이 실종된 이씨를 찾아 헤매다 결국 나타나지 않자 뒤늦게 신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씨 가족들이 이씨를 혼자 산 속에 두고 산을 내려온 데 대해 “이씨가 평소 혼자서 송이를 따는 데 자신감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고집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송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침대서 잠옷 차림으로 사망한 남자 15년 만에 발견

    침대서 잠옷 차림으로 사망한 남자 15년 만에 발견

    잠옷 차림으로 조용히 세상을 뜬 할아버지의 시신이 우연히 발견됐다. 할아버지는 15년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할아버지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프랑스 북부도시 릴의 한 주택. 물이 샌다는 이웃주민의 신고를 받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빈집(?)에 들어간 릴의 한 공무원이 침대에 누워 있는 할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 관계자는 “사망자는 알베르토 로드리게스라는 이름의 1921년생 스페인 출신으로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할아버지는 노환으로 사망한 듯하다. 시신을 수습한 경찰 관계자는 “집안이 잘 정리돼 있는 점, 침대에 누워 있던 자세 등을 볼 때 살인 등을 의심할 정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사망시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할아버지는 약 15년 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집안에 1997년에 도착한 편지가 집안에서 발견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생전에 이웃과 교류가 없어 누구도 할아버지의 죽음을 알지 못했다.”며 “이웃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사회에서 발생한 쓸쓸한 사망이었다.”고 말했다. 사진=프랑스인포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김정남 아들 “할아버지 독재자인지 몰랐다”

    김정남 아들 “할아버지 독재자인지 몰랐다”

    “1995년 평양에서 태어나 몇 년간 북한에서 살았으며 마카오에 살면서도 여러 번 평양의 친척집을 방문했다. 하지만 할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삼촌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자 김한솔(17)군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됐으며 김군은 왼쪽 귀에 두 개의 귀걸이를 하고 검은색 슈트에 검정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김군은 지난해 10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남부에 있는 국제학교 ‘유나이티드월드칼리지 모스타르’(UWCiM)에 입학했다.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의 아들인 김군은 “아버지는 정치에 관심없었고 엄마는 평민 출신”이라며 “(북한에 있을 때) 외가에서 자라 할아버지가 독재자인지 몰랐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부모로부터 음식 먹기 전에 배고픈 사람들을 생각하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라고 교육받았다며 언젠가 북한에 돌아가 주민들이 잘살 수 있는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남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남한에 갈 수 없고 그곳의 친구들을 만날 수 없는 게 너무나 슬퍼서 통일을 꿈꾼다.”면서 “나는 한쪽 편만 들지는 않는다. 남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남한과 북한의 단점과 장점을 바로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아버지 나라에서 뛰게 돼 행복합니다”

    [피플 인 포커스] “아버지 나라에서 뛰게 돼 행복합니다”

    “아버지와 가까이 지내고 싶어서 왔어요. 아버지 나라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우리은행에 입단해 국내 코트에 도전하는 루마니아 혼혈 선수 김소니아(18)의 기대에 찬 일성이다. 16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선수단 숙소에서 그를 만났다. 앳된 외모에 키 178㎝의 김소니아는 숙소 휴게실에서 기자를 보자마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영어 통역이 아직 말하는 것은 서투르다고 귀띔했는데 어투와 발음은 ‘토종’에 진배없었다. 이국적인 외모로 시선을 받아 부담스럽겠다고 하자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다.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고 에둘러 답했다. 경남 거제 출신 아버지가 해군 시절 루마니아 국적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해 김소니아는 루마니아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다섯 살 때까지 거제에 있는 할아버지 집에서 자라 한국어와 한국 문화가 낯설지 않다고 했다. 아버지는 현재 거제에서 스쿠버다이버로 일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김소니아의 어릴 적 꿈은 수영 선수였다. 그러나 7년 전 농구코치를 부모로 둔 같은 반 친구 때문에 소질보다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농구의 매력에 빠져들어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루마니아 국대… 미국 마다하고 한국에 루마니아 청소년대표로 U16, U18, U20 유럽선수권대회에 참가했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고 돌파 능력이 뛰어난 포워드로 유럽선수권 리바운드 톱 5에 들었다. 올해 잠재력을 인정받아 루마니아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여느 루마니아 선수처럼 그도 경제적 뒷받침이 안 되는 고국보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뛰는 걸 고민했고 미 여자프로농구(WNBA) 구단 영입 제의가 쏟아졌을 때는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결국 아버지 나라를 택했다. 아버지와 가까이에서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사촌들과 돌아가신 조부모에 대한 기억도 각별했다. 조부모에 대한 기억을 더듬을 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보호막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학창 시절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 원망도 컸다고 털어놓은 그는 “지금은 아빠가 꼼꼼히 챙겨 주신다. 어릴 때 느끼지 못했던 사랑을 받아 매우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위성우 감독과 선수들은 “‘소냐’(김소니아의 애칭)가 불고기, 김치, 삼겹살 등 가리지 않고 먹어 놀랐다.”고 말한다. 특히 떡과 식혜를 유난히 좋아한다는 김소니아는 루마니아 국가대표에 소집됐을 때 한국 음식을 못 먹어 매운 게 그리웠을 정도였다고 했다. 루마니아 한국 식당의 매니저로 일하는 엄마가 평소 늘 한국 요리를 해 줘 입맛이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루마니아 생활을 정리하는 대로 귀국해 그를 돌볼 것이라고 했다. 한국어도 유창하고 한국 요리도 잘한다고 침이 마르도록 엄마를 자랑하더니 “운동하는 딸이 혹시나 공부를 등한시할까 봐 일반 학교에 진학시킬 정도로 ‘강남 엄마’를 닮았다.”고 귀띔했다. 이국적인 외모 덕에 패션 무대에 섰을 정도로 끼 많은 소녀이기도 한 그는 대뜸 “가수 비와 빅뱅을 좋아하고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 코너도 좋아해요.”라고 말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용감해.”라고 흉내 내 폭소를 자아냈다. ●가수 비와 빅뱅 좋아해… 목표는 우승 루마니아에서 한국인 친구 소개로 우리은행 입단 테스트를 받은 그는 전주원 코치의 명성을 알게 된 뒤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약팀에 온 걸) 후회하지 않느냐고 슬쩍 떠보자 “돈보다 발전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 입단한 만큼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어 “훈련 강도가 너무 세다.”고 혀를 내두른 뒤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희망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깔깔깔]

    ●스튜어디스 팔순이 넘은 할아버지가 해외여행을 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기상 악화로 비행 중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자, 어여쁜 스튜어디스가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아 드렸다. 비행기가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하고, 스튜어디스는 할아버지를 부축해 비행기 출구 쪽으로 모시고 가 인사를 했다. 그렇게 스튜어디스는 친절한 미소를 띠며 할아버지를 배웅했다. “할아버지 몸 건강히 안녕히 가세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아가씨, 비행기가 흔들릴 때 무서우면 또 내게로 와요. 내가 언제든 아까처럼 손을 꼭 잡아 줄 테니!” ●난센스 퀴즈 용 두 마리가 죽을 각오로 싸운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용용죽겠지.
  • [깔깔깔]

    ●사오정의 충성 사오정이 4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부대 배치를 받았다. 그런데 훈련소의 구호는 “돌격”이었지만 배치받은 부대의 구호는 “충성”이었다. 하지만 사오정은 가끔 “돌격”이라는 구호를 사용하다 여러 번 혼이 났다. 어느 날 사단장이 부대를 방문했다. 사오정은 실수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마음속으로 “충성”이라고 계속 외치고 있었다. 때마침 사단장이 앞으로 지나가자 사오정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 “충~ 격!” ●난센스 퀴즈 ▶직장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광고는? 힘들지! 내일부터 나오지 마.(박카스 광고) ▶산타할아버지가 싫어하는 면은? 울면. ▶사과를 먹다 벌레 발견하는 것보다 더 끔찍한 때는? 반만 남은 벌레를 발견할 때.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12〉안철수 쟁점행적(하)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12〉안철수 쟁점행적(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출마선언 이후 끊임없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등에서 밝힌 자신의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 비판의 핵심이다. 안 후보가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우면서 새로운 정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표리부동한 행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지나치게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한 게 도덕성 논란의 부메랑이 되고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안 후보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아파트 매입 시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안 후보는 2000년 10월 당시 실거래 가격이 2억 4000만원가량인 본인 명의의 서울 동작구 사당동 대림아파트를 팔면서 담당 구청에는 7000만원에 매각했다고 신고했다. 실거래가의 3분의1 수준으로 국세청 기준시가(1억 5000만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김 교수도 2001년 10월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를 2억 5000만원에 매입했다고 송파구에 신고했다. 하지만 당시 이 아파트 시세는 4억 5000만~5억 2000만원 선으로 김 교수가 2억원 이상 거래 가격을 낮춰 신고해 취·등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깨끗한 이미지 ‘부메랑’ 맞는 安 실거래 가격으로 신고하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 제도는 2006년 도입돼 안 후보나 김 교수의 다운계약서는 엄밀히 말하면 실정법 위반은 아니다. 안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탈루되는 세금이 없도록 세무 행정을 강화하고, 탈세가 드러날 경우 일벌백계로 엄중하게 처벌해서 세금을 떼먹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운계약서 논란이 일자 안 후보 측은 “당시에는 위법은 아니었다.”면서도 “안 후보가 탈루된 세액에 대해 납부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해 알아봤지만 당시의 다운계약서는 탈법은 아니기 때문에 세금을 다시 납부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잘못된 일이고 국민께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 엄정한 잣대와 기준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직접 사과했다. 부동산 문제는 전세살이 및 상속·증여 논란으로 이어진다. 그는 스스로 “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해 봐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 부모님께 손 벌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본인의 다운계약서 논란을 불러온 사당동 아파트는 모친이 ‘딱지’를 구입해 마련해 줬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 후보는 사당동 아파트에서 4년을 살았고 이후 사당동 아파트를 전세 놓고 모친 소유의 재개발 아파트인 도곡동 아파트로 이사했다. 안 후보의 모친이 1988년 매입한 아파트였다. 안 후보와 모친은 일주일 간격으로 사당동 아파트 딱지와 도곡동 아파트 지분을 사들였고 12년 뒤에는 석 달 간격으로 두 아파트를 팔았다. 2001년에는 부인 명의의 문정동 아파트를 샀고 지난해 12월 팔았다. 현재 용산 주상복합건물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안 후보는 그동안 대전의 빌라와 여의도 주거형 오피스텔을 오가며 생활했다. 종합해 보면 안 후보가 결혼 이후 집 없이 전세살이한 기간은 2년 남짓인 셈이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안 후보 가족이 자기 집이나 부모 소유의 집이 아닌 다른 사람 집에서 전세로 거주한 기간은 8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부 부동산 편법증여 의혹도 또 안 후보는 저서 ‘행복바이러스 안철수’에서 “내가 살면서 할아버지께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그의 조부는 1979년 부산 수영구 남천동 99㎡ 규모의 2층 주택과 224㎡ 규모의 토지를 안 후보를 포함한 가족에게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매각 당시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2억 3000여만원. 안 후보의 지분 20%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9200만원 정도다. 당시 안 후보는 고교 3학년이어서 매매로 위장한 편법 증여 의혹까지 제기됐다. 두 사안에 대한 안 후보 측의 해명은 비슷하다. 딱지구입 논란에 대해서는 “부모가 직접 구해 줘 안 후보는 잘 알지 못하고 있고, 지금은 부모들이 연로해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서류도 사실관계만 나와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상속 논란에 대해서는 “돌아가신 조부가 하신 일로 현재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안 후보는 아무런 금전적 이득을 본 사실이 없다. 부동산실명제 시행 이전의 일이어서 명의신탁이었는지 증여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군 생활도 책에서 밝힌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군생활 중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외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심 위원은 안 후보가 1995년 출판된 저서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에서 ‘군대생활 39개월은 나에게 커다란 공백기였고 의학연구나 컴퓨터 일을 할 수 없어 엄청난 고문’이라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군 복무 기간을 입대 전 사회생활 때 했던 것을 할 수 없게 됐다고 ‘공백기’, ‘고문’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안보에 대한 오도된 가치관이자 군과 군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안 후보의 의인화(義人化) 또는 위인화(偉人化) 태도도 비판하고 있다. 심 최고위원은 “생존한 인물 중 최초로 모두 11종의 초·중·고 교과서에 실린 안 후보의 미담 중 상당 부분은 안 후보가 스스로를 의인화·위인화한 데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사례로 안철수연구소 창업 배경과 관련해 “2001년 발간된 저서와 인터뷰에서는 ‘학교 측의 채용보류 결정에 10개월간 실업자로 지내면서 아내가 벌어 온 돈으로 사는 게 견디기 어려워 창업했다’고 했는데 2003년부터는 자신이 의대 교수직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험난한 길에 뛰어들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지적했다. 미담이 각색되며 과대포장됐다는 게 새누리당 측의 비판이다. ●安측 “논문의혹 문제없다” 반박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된 안 후보 논문은 모두 5편으로, 이 가운데 4편은 재탕 또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안 후보 측은 논문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학계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1993년 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제1저자가 5년 전 쓴 학위 논문을 재탕한 것이 아니냐는 게 논쟁의 핵심이다. 안 후보는 군복무 중일 때 이 논문에 제2저자로 참여했다. 1991년 의학박사 논문도 표절이라는 주장이 일었다. 안 후보가 2년 앞서 박사 학위를 받은 서인석 서울대 의대 교수의 논문 일부를 표절했다는 주장이다. 또 안 후보가 연구조원으로 참여해 제출된 1992년 연구보고서가 같은 해에 나온 다른 석사의 논문과 유사하다는 점,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1년에 500만원씩 1000만원의 연구비를 받았으며 1993년 안 후보가 제3저자로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도 1992년 다른 학회에 실린 논문과 비슷하다는 점이 생물학 연구 정보센터(브릭)의 자유게시판 등에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학위 논문은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이 의무사항(1993년 논문)이고, 일부에서 인용 없이 사용했다고 문제 삼는 볼츠만 공식은 물리학적 원칙으로 인용문을 달지 않는 것이 관례(1991년 논문)라고 반박하고 있다. 1992년 연구보고서에 대해서는 논문에 이름이 등재된 사실을 몰랐고 연구비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길섶에서] 뿌리/최광숙 논설위원

    재일교포 기업가 손정의씨의 이동통신회사가 28조원을 들여 미국의 통신회사 두 군데 인수를 추진한다고 한다. 그 뉴스를 접하고 추석 연휴 때 읽은 책 한 권이 떠올랐다. 일본 작가가 쓴 ‘손정의’라는 책을 보면 ‘큰 인물’들은 하루아침에 나오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의 최고 갑부로 성장한 그 자신의 능력이 워낙 출중한 것도 있지만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온갖 차별을 받으면서도 돼지를 키우며 악착스럽게 살아온 그의 할머니와 아버지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접촉이 많은 아이들이 커서 공부도 잘하고 사회성이 높다고 한다. 어디 그뿐일까. 어른들을 모시면 정체성도 생기는 것 같다. 손정의가 일본으로 귀화할 때 ‘손’씨로 귀화신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일본에는 ‘손’씨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일본인 부인의 성을 ‘손’씨로 개명시킨 후 “일본에도 ‘손’씨가 있지 않으냐.”고 따져 결국 ‘손’씨로 남았다. 참 대단한 ‘뿌리’ 의식이지 않은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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