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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대 이상 티켓파워 2030 넘는다

    40대 이상 티켓파워 2030 넘는다

    “저기 나오는 ‘박치’ 할아버지 꼭 우리 영감 같네. 호호호~.” 지난 15일 오전 10시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복합상영관. 관객석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로 북적였다. 노년층 관객을 붙잡기 위해 영화 ‘전국노래자랑’의 제작사가 대한노인회 노원지구 회원 100여명을 초청해 상영회를 가진 자리였다. 제작사 인앤인픽쳐스의 관계자는 “평소 영화 관람 기회가 드문 노년층 관객을 초청했는데 이른 시간인데도 참석률 100%를 기록했다”면서 “22일에도 부산에서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버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화계에서도 주요 관객들의 연령층은 뚜렷이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만도 40대 이상이 20~30대 관객들보다 강력한 티켓 파워로 주요 영화의 흥행을 이끌었다. 17일 인터넷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상반기 관객수 상위 20개 영화 중 40대 이상이 예매율 1위를 차지한 작품은 절반에 가까웠다. 흥행 1위인 ‘7번방의 선물’(누적관객수 1280만명)은 40대 이상 관객이 42%로 가장 많았고 30대(37%)와 20대(18%), 10대(3%)가 뒤를 이었다. 흥행 2위와 3위인 ‘아이언맨3’(773만명·41%)와 ‘베를린’(716만명·41%)에서도 40대 이상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파파로티’(171만명·47%)와 ‘잭 더 자이언트 킬러’(95만명·48%)에서는 관객의 절반에 가까웠고, ‘박수건달’(389만명)과 ‘라이프 오브 파이’(158만명), ‘오블리비언’(151만명)도 모두 4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50대 관객은 2006년 전체의 2.0%에서 올 상반기 전체의 약 7.0%로 3배 이상 뛰었다. 김형호 맥스무비 실장은 “지금까지는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영화관을 찾는 형태가 많았지만 최근엔 반대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년층으로 확대되는 관객을 붙잡기 위한 상영관들의 전략도 다양해졌다. CGV는 45세 이상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노블레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사회를 열거나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표 검수원, 영화관 매점 인력을 노년층으로 채용하는 등 맞춤형 시장 전략도 선보인다. 메가박스는 지난 4월, CGV는 지난 1월 각각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고령 인력 채용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CGV 관계자는 “노년층 관객을 위해 ‘눈높이형 채용’을 하는 것”이라면서 “5060 관객들을 겨냥해 앞으로도 꾸준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1100시간 봉사왕 인성도 ‘쑥쑥’ 다리장애 운동선수 자부심 ‘빵빵’

    “이전에는 나만 아는 아이였는데 봉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게 됐어요. 요즘 청소년들의 인성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많은데 더 많은 학생들이 봉사에 참여하면 저처럼 ‘더불어 사는 세상’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친구들이 학원과 독서실로 향하는 토요일 아침. 서울 문화고 3학년 조현정(18)양은 노원구 중계동의 사회복지관으로 걸음을 옮긴다. 수능시험을 여섯 달 앞둔 수험생이라 조바심이 날 법도 한데 발걸음에는 주저함이 없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반복된 일상이 벌써 6년째다. 현정양은 매주 토요일 오전시간을 모두 홀로 지내는 노인들과 보낸다. 중계동 인근 임대 아파트에서 사는 노인 20여명을 모셔와 함께 봉사하는 친구들과 연습한 율동공연을 보여드리거나 노인들에게 바느질을 배운다. 현정양은 “거의 일주일 내내 혼자 지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외롭지 않게 해드리려고 시작한 일인데 이제 봉사라는 생각보다는 그분들이 가족처럼 느껴진다”며 웃었다. 현정양이 봉사에 눈을 뜨게 된 데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는 몇 년 전까지 지역 복지관에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이때 봉사자를 위한 교육에 참가했던 현정양은 그 뒤로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과 환경보호 캠페인 기획 등 다양한 종류의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주말마다 4~8시간씩 쌓아온 봉사활동 시간이 벌써 1100여시간. 현정양은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봉사활동이 이제는 습관이 됐다고 말한다. 현정양은 “사회복지사가 돼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싶은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신체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고 주위에 희망을 주는 학생도 있다. 뇌병변 장애 1급인 서울 정민학교 3학년 조미영(16)양은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를 쓰지 못하면서도 학교를 대표하는 운동선수가 됐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장애학생 체육대회에서 3위를 차지해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휠체어에 앉아 야구공보다 조금 큰 공을 입이나 팔로 던져 표적을 맞히는 보치아 종목은 미영양에게 새로운 활력소다. 담임교사 배성규(34)씨는 “보통 장애학생들은 일반 학생들처럼 경쟁을 통한 승리나 패배 경험을 하기 어려운데 두 다리가 마비된 미영이는 운동을 통해 친구를 격려하고 패배감과 승리감을 번갈아 맛보면서 성장해 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두 학생을 포함해 나눔과 인성 분야에서 모범이 된 초·중·고교생 2026명에게 서울학생상을 수여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25년 전 서초구는…”

    “25년 전 서초구는…”

    서울 서초구 토박이 조종림 할아버지가 13일 개청 25주년을 맞아 구청 1층 서초플라자에서 열린 ‘서초 25주년 기념 사진전’에서 반포 어린이집 원아들에게 추억이 담긴 서초의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퍼거슨 “안녕, 올드트래퍼드”

    퍼거슨 “안녕, 올드트래퍼드”

    빨간 유니폼을 차려입은 8만명이 일어서서 쉼 없이 박수를 쳐 댔다. 그라운드에는 ‘고마워요. 알렉스 아저씨’, ‘알렉스는 영원하다’고 쓰인 깃발이 나부꼈다. ‘위대한 감독’ 알렉스 퍼거슨(72)의 두 뺨 위로 눈물이 흘렀다. 골이 터질 때면 어린 아이처럼 두 팔을 들고 환호하던 백발 할아버지는 “저는 집으로 갑니다. 이제 새 감독을 믿고 응원해 주세요”라며 손을 흔들었다. 지난 27년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퍼거슨 감독이 올드트래퍼드와 ‘뜨겁게 안녕’했다. 13일 안방에서 열린 2012~13시즌 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 스완지시티를 2-1로 꺾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20년차 베테랑 미드필더 폴 스콜스가 선발로 나서 홈 고별전을 치렀고, 이적설이 떠도는 웨인 루니는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퍼거슨 감독은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어깨를 두드렸다. ‘위 아 더 챔피언’을 배경음악 삼아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선수들과 이리저리 뛰기도 했다. 39년간 잡았던 지휘봉을 내려놓고 마지막으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친 순간, 장내 아나운서는 “리그 13번, FA컵 5번, 리그컵 4번, 커뮤니티실드 10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 퍼거슨 감독이 수집한 트로피를 열거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퍼거슨 감독은 “여러분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환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위대한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라고 인사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애틋한 가족애를 드러냈다. 퍼거슨 감독은 “아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최고의 친구였던 처제가 죽은 뒤 아내가 상심하고 많이 힘들어했다”며 은퇴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즈음 이미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홈팬과 석별의 정을 나눈 퍼거슨 감독은 20일 웨스트브로미치와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사령탑에 마침표를 찍는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오늘은 5월 18일(서진선 글·그림, 보림 펴냄) 아이의 시선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바라봤다. 1980년 5월 20일, 초등학교 1학년이던 ‘나’에게 장난감 총을 만들어 주던 누나는 군인들이 동네를 찾아오자 “꼭 할 일이 있다”며 집을 나선다. 하염없이 기다리지만, 누나는 돌아오지 않는다. 누나를 찾으러 간 시내는 이미 울음의 한복판. 총놀이는 더는 재미가 없다. 1만 800원. 허허 할아버지(전지은 글·그림, 사계절 펴냄) ‘허허 할아버지’는 이래도 허허, 저래도 허허 웃는다. 마을 너머 궁궐에 사는 임금님은 이래도 후우, 저래도 후우 한숨만 쉬어서 다들 ‘한숨 임금님’이라고 부른다. 임금님은 할아버지를 불러 묻는다. “재물이 많아서 웃는 거요?” “입에 풀칠은 하고 삽니다, 허허.” “자식들이 잘 모시는 모양이구먼.” “자식은 없지만, 할멈하고 재미나게 삽니다, 허허.” 임금님은 할아버지에게 걱정거리를 안기기로 하고 귀한 금가락지를 맡긴다. ‘허허’, 복이 오는 소리. 1만원. 수많은 날들(앨리슨 맥기 글, 유태은 그림, 이정빈 옮김, 이야기꽃 펴냄) “아이야, 너는 밤하늘을 밝히는 별, 어서 날고 싶은 한 마리 새. 너는 네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용감하단다.” 미국도서관협회상을 받고 퓰리처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작가가 ‘수많은 날들’을 앞둔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한 책을 썼다. 2009년 뉴욕타임스 ‘최고의 그림책’ 상을 받은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만 봐도 마음이 따뜻하다. 1만원.
  • “박지성을 롤모델 삼으라”… 영건들에 호통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32·퀸스파크 레인저스)과의 각별한 인연으로 한국 팬들에게 친숙하다. 그는 2005년 5월 28일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활약하던 스물 넷의 박지성에게 손수 전화를 걸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을 권했다. 박지성은 “1년만 더 뛰어 달라”는 거스 히딩크 에인트호번 감독의 만류를 뿌리치고 ‘꿈의 무대’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퍼거슨 감독은 ‘유니폼 판매용’이란 조롱 속에서도 “박지성은 우리가 원하던 선수다. 장차 라이언 긱스, 로이 킨을 대체할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그는 박지성을 애지중지했다. 박지성이 지난해 여름 퀸스파크 레인저스(QPR)로 이적하기 전까지 퍼거슨 감독은 7년 동안 굳은 믿음을 보였고 박지성은 최고의 몸놀림과 부지런함으로 이에 보답했다. 특히 AC밀란과의 2009~1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 때는 퍼거슨 감독의 신뢰가 절정에 달했다. 그는 “박지성에게 안드레아 피를로를 막아 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는 킥조차 못 하도록 피를로를 막아 줬다. 이타적이고 제대로 훈련받은 선수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박지성은 환상적으로 해냈다”고 극찬했다. 앞서 첼시와의 2007~08시즌 챔스리그 결승 엔트리에서 박지성을 제외한 뒤에는 “내 커리어 사상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 그는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 왔기 때문”이라고 애제자를 다독였다. 성실한 자세와 프로 정신을 높이 사 젊은 맨유 선수들에게 “박지성을 롤모델로 삼으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벤치 워머’로 전락한 박지성이 지난해 QPR로 떠나자 퍼거슨 감독은 직접 쓴 편지를 전하며 사제의 정을 나눴다. 그는 “내 손자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박지성이었다. 그를 다른 팀으로 보내자 아직도 할아버지에게 말을 건네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청소년 노출 사진만 받아도 성매수” “손녀 예뻐하는 척 만지면 성추행”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한 유죄 인정의 범위를 넓히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특히 신체 접촉 없이 노출 사진을 받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성매수’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 유상재)는 유모(28)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을 명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유씨가 피해자를 직접 만나 신체를 접촉하거나 노출하게 한 것이 아니더라도 아동·청소년에게 대가를 약속하고 노출 사진을 전송받은 것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유씨는 지난해 9월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10대 여성에게 “노출 사진을 전송해 주면 돈을 주겠다”고 접근해 신체 일부가 노출된 35장의 사진을 전송받은 뒤 추가로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유포하겠다며 협박해 다른 사진을 전송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할아버지가 손녀를 예뻐하는 것처럼 가장해 몸을 더듬는 것이 위계(僞計)에 의한 성추행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송모(64)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이 위계의 개념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송씨는 2009년부터 2010년 사이 “얼마나 컸는지 보자”, “아픈 배를 낫게 해주겠다” 등의 구실을 붙여 초등학생인 의붓손녀의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정보공개 5년을 선고받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경규 “영화 개봉하고 또 공황장애 …그래도 합니다, 내 삶의 원동력”

    이경규 “영화 개봉하고 또 공황장애 …그래도 합니다, 내 삶의 원동력”

    “‘아이언맨3’가 어린이날용 영화라면 ‘전국노래자랑’은 5월 내내 볼 수 있는 ‘가정의 달’용 영화입니다. 관객 300만 명이 넘으면 영화학도에게 장학금 1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는데 많은 분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네요.(웃음)” 영화관에 불이 꺼지고 검은 스크린에 ‘기획/제작’에 이 사람의 이름만 보여도 입가에 웃음을 띠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바로 영화 ‘전국노래자랑’을 제작한 개그맨 이경규(53)다.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인 KBS ‘전국노래자랑’을 소재로 한 영화는 가수의 꿈을 접고 살아가는 백수 남편 봉남(김인권)을 중심으로 노래 한 자락에 웃고 우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웃음과 눈물로 풀어낸 영화다. 영화는 ‘아이언맨3’의 광풍 속에서도 45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켰다. 6일 서울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경규는 주말 내내 무대 인사 강행군을 펼친 탓인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 탓인지 살짝 지쳐보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영화 이야기에 들어가자 얼굴에 금세 활기를 띠었다. “주말에 극장에서 만난 분들이 대박 치라고 용기를 주셨어요. 제 속이 뒤집히는 줄도 모르고…. (웃음) 방송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어느 정도 나올지 맞히겠는데 영화 스코어는 도저히 못 맞히겠더군요. 주말에 예상한 55만명에 못 미쳐 속상하기는 해요. ‘아이언맨3’는 상영관 수도 우리 영화의 두 배지만 횟수도 굉장히 자주 틀더군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영화라면 이해를 하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웃음)” 동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자신이 주연과 연출을 맡은 첫 영화 ‘복수혈전’(1992)에서 실패했지만, 15년 뒤인 2007년 ‘복면달호’로 17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재기했다. 그가 또다시 제작에 도전한 ‘전국노래자랑’은 그를 영화인으로서 시험대에 다시 올려놓은 중요한 작품이었다.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에 공짜가 없더군요. 한마디로 날로 먹었으면 좋겠는데 영화는 열심히 해도 잘 안되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영화를 개봉하고 또 공황 장애가 심하게 와서 요새 약을 먹고 있죠. 영화가 끝나야 좀 나을 것 같아요. 몸 버리고 정신 버리고 뭐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웃음)” 영화계에서는 그는 ‘이 대표님’이라고 불린다. 인기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많은 분이 스크린에 제작자로서 제 이름이 나오면 웃는데 심각한 것보다는 낫잖아요. 개그맨이라는 직업은 영화를 많이 알리는 데 도움은 되지만 작품성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준다는 단점이 있어요. 영화 투자는 저를 믿어주시는 지인들이 도와줍니다. 손익분기점(130만 명)을 넘어 투자금+α로 돌려 드렸으면 좋겠네요.” 이경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영화의 짜임새는 꽤 좋은 편이다. 미용실을 하는 아내의 반대에도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해 가수가 된 봉남은 트로트 가수 박상철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노래자랑에 출전하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는 가슴을 울린다. 젊은 세대에는 진부할 수도 있는 ‘전국노래자랑’을 소재로 그는 4~5년간 시나리오 작업에 매달렸다. “그 진부함 자체로 가자고 했어요. 설정을 과다하게 하고 갈등을 복잡하게 하면 오히려 비웃음을 살 수도 있거든요. 시나리오도 평범하게 가고 쉽게 웃고 쉽게 울리는 영화를 만들자고 생각했죠. ” 그가 톱스타를 캐스팅하지 않고 신인 감독과 작업한 것도 영화의 규모보다 콘셉트를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티켓 파워가 조금 약할 수도 있지만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콘셉트에 맞춰서 톱스타보다는 마이너, 마이너보다 무명을 선호했죠. 그게 바로 ‘전국노래자랑’이니까요. ‘전국노래자랑’은 스타가 되고자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날 하루 누구나 주인공이 돼보자는 서민적인 프로그램이죠. 가수를 만들어준다는 ‘슈퍼스타 K’나 ‘위대한 탄생’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합격과 탈락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인간적인 것 같아요. ” ‘전국노래자랑’은 무명 로커가 트로트 전문 음반사에 들어가 무대에 오른다는 코미디 영화 ‘복면달호’와 닮은 점이 많다. 휴먼 코미디 장르이기도 하고 두 작품 모두 주제곡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복면달호‘가 170만 명을 동원해 본전치기했는데 아주 잘된 것이 아니라서 시리즈로 만드는데 무리가 좀 있잖아요. 그래서 음악 영화를 하나만 더 하고 싶었고, 그런 면에서 사실 ‘전국노래자랑’은 ‘복면달호 2’라고 할 수 있죠. 노래가 들어가면 영화가 덜 심심하고 반응이 좋아서 선호하는 편입니다.” ’코미디의 대부‘로 성공한 그가 왜 굳이 영화를 하는지 의문을 품는 이도 있다. 그는 “개그는 내 삶의 근원이고 영화는 원동력”이라면서 “본인이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면 영화에서 원동력을 얻고 영화에서 얻은 힘을 방송에 쓴다는 점에서 나에게 영화는 일종의 투자”라고 말했다. 중간에 부침은 있었지만, 그는 현재 SBS ‘힐링캠프’와 ‘붕어빵’ KBS ‘풀하우스’, tvN ‘화성인 바이러스’ 등을 진행하며 정상의 방송인이자 개그맨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그의 성공 비결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저는 방송을 펑크 내 본 적이 없습니다. 아프면 링거를 꽂고서라도 방송을 했고, 해외에 나갈 때도 대타를 출연시킨 적이 없어요. 새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전에 작가와 PD와 두 달 동안 물꼬를 트는 작업을 열심히 합니다. 아이디어가 많다기보다 뭐가 아닌지는 알려줄 수 있죠.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붕어빵’ 녹화할 때도 아이들에게 방송에 임하는 자세를 가르치죠.(웃음)” 그렇다면, 앞으로 영화인으로서 그의 꿈은 뭘까. “지금의 제 이미지가 죽고 70세쯤 되면 조연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주연을 맡을 생각은 없어요. 감독은 체력이 떨어지면 안 되니까, 60쯤 되면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지금은 제가 가장 잘하는 코믹 휴먼 드라마 장르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조금씩 진화할 겁니다. 그리고 다작을 할 생각이에요. 바다에 많은 배(작품)를 띄워야지 그 하나가 터지기를 바라는 것은 영 힘드네요. 참, 영화 프로그램을 맡아서 다른 영화를 잘근잘근 씹어보고 싶기도 해요. (웃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페이스북 친구 5000명’ 105세 최고령 사용자 숨져

    ‘페이스북 친구 5000명’ 105세 최고령 사용자 숨져

    말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에 푹 빠져 지내던 할아버지가 신기록을 세우며 세상을 하직했다. 그리스의 노인 리오니다스 파누트소풀로스가 페이스북 사용자 중 최고령자로 최근 사망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05살을 일기로 숨을 거둔 할아버지는 딸 2명과 손자손녀 4명, 증손자 9명을 유족으로 남겼다. 증손자 중 최연장자는 올해 30살 청년이다. 할아버지는 페이스북에서도 대가족(?)을 일궜다. 처음엔 페이스북에 가입한 뒤 딸과 손자손녀들만 달랑 친구로 등록, 조촐하게(?) 페이지를 꾸리기 시작한 할아버지지만 숨지기 직전 페이스북 친구는 5000여 명에 달했다. 외신은 “할아버지가 페이스북에 직접 글과 사진을 올리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고 전했다. 워낙 고령이다 보니 페이스북에 가입하면서도 할아버지는 남다른 애로를 겪었다. 생년월일을 기재해야 하는데 출생연도를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출생연도를 선택할 때 펼쳐진 메뉴를 따라 아무리 밑으로 커서를 이동해도 할아버지가 태어난 연도는 나타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1908년 태생이었다. 사진=페이스북 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아이들의 생각 주머니가 ‘무럭무럭’

    아이들의 생각 주머니가 ‘무럭무럭’

    어린이날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 말고 책을 선물하라고 권하고 싶다. 때맞춰 감동과 재미를 담은 어린이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취학 어린이를 위한 양장본 그림책이 풍성하다. 이 중 ‘소원을 그리는 아이’(책읽는곰 펴냄)는 우리 민화 이야기다. 정처 없이 길을 나선 주인공 실실이가 그림 그리기를 통해 가족과 이웃의 웃음을 되찾아준다는 줄거리. ‘여우 제삿날’(학고재 펴냄)은 친숙한 우화를 통해 ‘원초적 가족’인 조상의 의미를 되새긴다. 젯밥에만 정신이 팔린 여우가 자연스럽게 조상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볼로냐 아동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지선씨가 그림을 그렸다. ‘엄마가 제일 잘 알아!’(길벗어린이 펴냄)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은 아기곰 브래들리와 엄마의 교감 이야기. “낮에 잠옷 입고 있어도 돼요?” “아침 대신 아이스크림 먹어도 돼요?”라고 묻는 브래들리에게 엄마는 늘 왜 안 되는지 친절하게 궁금증에 답해준다. ‘따라와, 멋진 걸 보여 줄게’(낮은산 펴냄)는 너트, 고리, 병뚜껑, 나사의 유쾌한 여행기다. 섬세한 조명을 활용, 대담한 사진 이미지로 재구성했다. ‘우리 할아버지’(노란돼지 펴냄)는 치매 때문에 과거의 기억을 하나둘씩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애틋한 사랑을 담았다.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어린 손녀의 복잡한 심리가 잘 묘사됐다. 유아·어린이를 위한 해외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토베 얀손의 ‘무민’ 시리즈가 대표적. 무민 골짜기에서 무민과 친구들이 벌이는 핀란드판 ‘뽀로로의 모험’이다. 무민은 아기 하마나 눈사람을 닮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전설 속 동물로, 1945년 동화로 탄생했다. 최근 국내에 출간된 ‘무민과 봄에 온 편지’(어린이작가정신 펴냄)는 시리즈의 12번째 책. 무민 일행이 친구 스너프킨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렸다. 네덜란드 작가 카리나 샤프만의 ‘꼬마 생쥐 샘과 줄리아’(문학수첩 펴냄)의 ‘극장에 놀라가요’ 편도 흥미를 자극한다. 재활용품으로 3년간 손수 제작한 방 100개짜리 ‘생쥐 아파트’가 고스란히 사진에 담겼다. 공연을 앞두고 긴장해 밥도 못 먹는 소심쟁이 샘이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창작동화도 있다. ‘꼬마 구두장이 흘라피치’(산지니 펴냄)는 견습공 흘라피치가 구둣방을 도망쳐 나와 겪는 모험 이야기. 1913년 크로아티아에서 처음 발간된 뒤 100년간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느님, 제가 가르쳐 드릴까요?’(봄나무 펴냄)에선 아홉살 소녀 라우라가 친구와의 우정, 타인에 대한 용서 등 주변 사람의 행복을 기원한다. “하느님, 제가 가르쳐 드릴까요?”라는 조언 같은 기도가 이어진다. ‘벼룩처럼 통통’(단비 펴냄)은 서울·경기지역 11곳 대안학교 어린이들이 쓴 동시집. 어린이들이 직접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얘들아~ 공연 보고 즐기자 엄마·아빠~ 신나게 놀아요

    얘들아~ 공연 보고 즐기자 엄마·아빠~ 신나게 놀아요

    어린이날에는 주변 곳곳이 가족 놀이터로 변신한다. 어디에 가야 할지 고민이라면, 집 가까운 곳 공연장을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는 5일 야외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가족 문화 이벤트를 펼친다. 오후 1시 아프리카 공연단체 ‘아닌카’의 민속춤과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오후 5시까지 매 시간 안애순무용단과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앙상블의 ‘동화의 나라’, 스윙댄스 ‘딴따라 땐스홀’, 저글링과 마임쇼 ‘붐헤드’가 이어진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에어바운스(공기를 넣은 놀이기구) 놀이터, 벽에 색칠하며 즐기는 드로잉월, 얼굴을 장식하는 페이스페인팅 등을 준비했다. 오후 4시에는 대극장에서 일반인 댄스 경연대회인 ‘누구나 댄스’ 결선 무대를 연다. 입장료는 1000원이다. (02)440-0500. 경기 고양시 성사동 고양어울림누리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의 꿈’을 주제로 한 공연과 야외체험장을 마련했다. 별모래극장에서는 5일까지 관객 참여극 ‘달려라 달려 달달달’을 공연한다. 할머니 댁에 놀러온 어린이들이 함께 수수께끼를 풀어 가는 이야기로, 아이들이 무대소품과 배경음향을 만들고 연기를 하면서 공연을 채운다. 5일 어울림광장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고누놀이(전통말판놀이), 유객주놀이, 죽방울놀이, 버나놀이 등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우리 놀이 한마당이 열린다. 마림바와 교육용 악기인 붐웨커를 이용해 유쾌한 타악 연주를 하는 ‘잼스틱’ 공연, 팝핀현준 크루의 ‘팝핀댄스’, 장애인 연희단 땀띠의 ‘삼도농악가락’, 전통판소리극 ‘흥보야 대박나라’ 등 야외 공연이 풍성하다. 1577-7766. 경기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어린이날을 가족 공연으로 알차게 꾸몄다. 4~5일 행복한대극장에서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백조의 호수’를 올린다. 발레 무용수들이 동물 인형옷을 입고 선보이는 인형 발레다. 이 기간에 아늑한소극장에서는 과학뮤지컬 ‘에디슨과 유령탐지기’를 공연한다. 할아버지의 거실, 침실, 현관을 돌며 에디슨의 발명 원리를 알려 준다. 5일에는 경기 용인시 보라동 경기도국악당 흥겨운극장에서 국악뮤지컬 ‘콩쥐 킥! 팥쥐 쇼크!’를 연다. 지혜로운 콩쥐와 코믹한 팥쥐가 꾸미는 신명 나는 마당극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5일 ‘어린이날 도서관 큰잔치’를 연다. 도서관이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 지식도 얻고 상상력도 키우는 ‘동화구연’과 ‘영어그림책 스토리 타임’, 가상현실에서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체험형 동화구연’, 영화 ‘안녕 자두야’ 상영, 어린이 뮤지컬 ‘리치마우스’와 클래식 연주회 ‘작은 음악회’ 공연 등을 준비했다. (02)3413-4830.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어머니! 모유 수유 참 쉽죠

    어머니! 모유 수유 참 쉽죠

    서초구 서초2동에 사는 산모 최모씨는 아이 건강 때문에 걱정이 컸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는 힘이 부족했던 탓에 젖을 제대로 빨지 못했다. 눈물로 아이를 키우던 그에게 도움을 준 건 보건소였다. 건강 상담을 하러 왔던 방문 간호사가 문제점을 파악해 재빨리 모유 수유 전문가를 소개했고 그에게서 미숙아 수유법을 교육받은 최씨는 지금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있다. 방문 간호사가 출산 가정을 찾아가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점검하는 서초구의 저출산 지원 사업 ‘맘 앤 베이비 누리’가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1일 구에 따르면 2009년 처음 사업을 실시한 후 현재까지 이 서비스를 받은 가정은 591가구에 달한다. 구는 출산 장려 및 주민 건강 관리의 일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미숙아는 면역 기능 강화를 위해 모유가 필요한데도 수유가 쉽지 않아 가족들이 고통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초구에서도 신생아 14명 중 1명꼴로 미숙아가 태어나고 있다. 수유 전문가는 서비스 신청 가정을 두 차례 방문해 엄마에게 미숙아 맞춤 수유법, 수유 간격 등을 교육한다. 더불어 모유 수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가족을 대상으로 모유 수유의 중요성, 방법, 산모 건강 관리법 등을 교육한다. 서초구는 이런 노력에 힘입어 다른 지역보다 높은 미숙아 모유 수유율을 보이고 있다. 서초구의 미숙아 모유 수유율은 38.5%로 전국 평균 15.9%보다 2배 이상 높다. 김옥희 건강관리과장은 “미숙아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계속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예로부터 전라도는 ‘미향’(味鄕), 즉 맛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담양의 죽순, 나주 곰탕, 흑산도 홍어까지,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이어져 왔는데 정작 호남의 중심지 광주를 생각하면 대표 음식이 떠오르지 않는다. 과연 예향(藝鄕)과 미향(味鄕)의 도시 광주만의 음식은 무엇이 있는지 함께 따라가 본다.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5년째 동네에서 작은 네일 숍을 운영 중인 민찬은 꾸준히 찾아주는 단골손님들 덕분에 일정한 수입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민찬은 종합소득세 고지서를 받고 충격에 휩싸였다. 작년과 비교하면 너무 많은 세금이 부과됐던 것이다. 과연 민찬이 종합소득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구암 허준(MBC 밤 8시 55분) 마음의 병을 얻어 쓰러진 예진. 도지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예진의 곁을 지킨다. 허준은 대풍창 환자를 돌보고자 삼적사로 떠나고 그곳에서 안광익을 다시 만난다. 한편 허준은 그곳에서 삼적대사와 안광익의 내의원 시절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삼적대사와 그의 아들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내 마음의 크레파스(SBS 오후 5시 35분)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강원도 고성군 소똥령마을. 이곳엔 조부모와 증조부모 등 어르신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산골 소년 다솔이가 살고 있다. 다솔이는 마을 일을 도맡아 하시는 할아버지와 함께 자연을 친구 삼아 지낸다. 다솔이가 소똥령에서 뛰논 지도 어느덧 1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주에 위치한 다나우 센타룸 국립공원. 이곳은 아시아 최대의 담수습지로 유명하다. 1992년 습지 보호를 위한 람사르 협약에 의해 국제 습지로 선언되기도 한 센타룸. 흑백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증기 기관차를 타고 센타룸으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해 본다. ■더 워(OBS 밤 9시 50분) 중세 시대의 롱보에서 현대의 크루즈 미사일까지, 무기는 전쟁의 역사를 바꿔온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늘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궁극적인 장비였다. 한편 20세기에 접어든 이후로는 기술의 진보, 전쟁의 규모, 전쟁에 소비되는 자원이 눈부시게 가속화되고 증가하면서 전쟁에 필요한 무기의 첨단화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 90만원에 손자 팔아넘긴 매정한 할아버지

    90만원에 손자 팔아넘긴 매정한 할아버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해 인신매매를 한 40대 남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남자가 헐값에 넘긴 건 갓 태어난 자신의 외손자였다.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곳은 인도 펀자브 주의 도시 루디아나. 경찰은 손자를 팔어넘긴 혐의로 47세 남자를 긴급 체포했다. 페로스 칸이라는 이름의 이 남자는 자신의 손자를 훔쳐 한 기업인에게 4만 5000루피(약 92만원)을 받고 팔았다. 남자의 딸은 최근 아들을 순산했다. 남자는 손자가 태어나자마자 범행을 결심, 페이스북에 신생아를 판다는 광고를 올렸다. 아기를 사겠다는 사람이 나서자 그는 딸이 출산한 병원에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직원 두 사람을 매수, 아기를 훔치게 했다. 현지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세 사람을 모두 체포했다.”며 “아기를 사겠다고 돈을 지불한 기업인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아기를 되찾아 엄마에게 돌려줬다. 딸은 자신의 아들을 팔아넘겼던 아버지를 형사 고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인도에선 815개 인신매매 조직이 활개하고 있었다.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5000명 이상으로 추정됐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길섶에서] ‘무가지’ 단상/정기홍 논설위원

    지하철 입구에서 늘 ‘무가지’를 쥐여주던 그 아저씨는 요즘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그곳에서 신문을 나눠줬던 터라 꽤 낯익은 얼굴이었다. “무가지 시장이 심한 불황이라고 하던데…” 그러고 보니 지하철 객차 안에서 무가지를 모아 가져가던 할아버지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무가지는 10년 전 호황을 누리던 스포츠지를 누르고 지하철 신문시장을 평정했고, 지하철 가판대까지 퇴출시킨 장본인이다. 그런 무가지가 이제는 스마트폰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인간사에서 패한 것은 사라진다더니, 무가지를 두고 하는 말일 듯싶다. 최근 ‘OO녀’ ‘OO남’ 등 해괴한 지하철발 동영상물이 사라진 것도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에 열중하기 때문 아닐까 싶지만…. 지하철은 오늘도 쉼없이 달린다. 연어떼 같은 무리를 담고 버리며, 달리고 또 서기를 반복하며…. 그토록 붐비는 전동차 안을 비집고 폐지 수집차 무가지를 낚아채 가던 그 할아버지들은 이젠 무얼 할까. 출근길 배포대에서 힘없어 보이는 무가지 하나를 집어 본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토깽아” 부르면 달려와 품에 안겼던 할아버지와 단짝 토끼 10년 이야기… 작가 가족의 실제 모습 예쁘게 담아

    “토깽아” 부르면 달려와 품에 안겼던 할아버지와 단짝 토끼 10년 이야기… 작가 가족의 실제 모습 예쁘게 담아

    목련 꽃이 활짝 핀 어느 봄날, 조용하고 소소한 일상을 보내던 할아버지에게 낯선 토끼 한 마리가 찾아온다. 주택가에서 아파트로 이사 가는 할아버지의 친구가 하얀 토끼 한 마리를 선물로 주고 간 것이다. 낯선 토끼와의 동거는 할아버지에게 달가운 일은 아니다. 한 번도 토끼를 길러 본 적 없는 할아버지는 난감하기만 하다. 토끼도 사정은 마찬가지. 할아버지는 거실 한편에 토끼장을 설치하고, 상추를 건넨다. 토끼는 상추를 먹기는커녕 토끼장 구석에 웅크리고 눈치만 본다. 할아버지의 친구가 토끼를 건네며 “약으로 달여 먹으라”던 말을 알아들었던 것일까. 할아버지는 토끼에게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토끼를 위해 뚝딱뚝딱 멋진 집도 만들어주고, 달달한 당근도 챙겨 준다. 매일매일 새로운 일을 하나씩 꾸민다. 어느 날 문득 토끼 이름을 지어주기로 한다. 눈을 끔뻑이는 토끼에게 이렇게 ‘토깽이’란 이름이 붙는다. 어느새 한 식구가 된 것이다. ‘최고 멋진 날’(고정순 지음, 해그림 펴냄)은 할아버지와 ‘토깽이’의 ‘최고 멋진 날’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며 함께하는 모든 시간들이라고 속삭인다. “토깽아”하고 할아버지가 부르면, 토끼는 귀를 쫑긋, 코를 벌름거리며 뒷발을 힘차게 굴러 할아버지 품에 와락 안긴다. 할아버지는 더욱 바빠졌다. 옥상에는 토끼를 위한 예쁜 텃밭이 들어서고 상추, 가지와 호박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난다. 할아버지는 때론 ‘토깽이’와 바둑을 두고 강아지처럼 함께 산책한다. 동네 사람들도 다 아는 단짝 친구다. 그렇게 아홉 해가 훌쩍 흘렀다. ‘토깽이’도 하나둘 이가 빠지고 힘껏 뛰어오르지 못한다. 기운 없이 온종일 잠만 자는 날이 늘어간다. 어느 날 ‘토깽이’는 할아버지가 부르는 소리에도 일어나지 못한다. 할아버지는 ‘토깽이’와의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관계 맺기의 소중함과 함께 이별의 아픔을 가르쳐 준다.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한 고정순 작가는 따뜻한 글에 스스로 삽화를 입혔다. 작가는 “30여년 전 유치원에 다닐 무렵, 친할아버지의 실제 모습을 담은 그림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애완견처럼 할아버지를 따르던 토끼가 늙어 죽자 할아버지도 5년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면서 “어릴 적 이야기를 동화로 만들기 위해 2년여간 작업했다”고 말했다. 1만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멧돼지가 무서워” 조상묘 콘크리트로…군 “법률 어겨 원상복구 등 개선명령”

    “멧돼지가 무서워” 조상묘 콘크리트로…군 “법률 어겨 원상복구 등 개선명령”

    “너무 섬뜩했어요. 깜짝 놀라기도 했고요. 잘못 봤나 하고 가까이 갔는데 정말 콘크리트 묘였어요.” 지난 주말 농장에 가다 인근 묘들이 시멘트로 만들어진 걸 보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정모씨는 “아무리 묘 관리가 귀찮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차라리 묘 주변을 펜스로 만들었다면 비용도 적게 들고 훨씬 보기가 좋았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전남 고흥군의 한 마을에 묘 전체를 회색 시멘트로 덮은 ‘콘크리트 묘’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묘 주변과 입구는 물론 묘지 안의 봉분 9기까지 모두 회색 콘크리트로 완전히 덮여 있다. 얼마 전까지 잔디가 심어져 있었지만 지난 13일 문중 종손이 1700여만원을 들여 이 같은 공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의 모 사찰 주지인 종손 남모(70)씨는 “가족묘에 멧돼지들이 자주 출몰해 묘를 관리하는 후손들이 골머리를 앓아 왔고 주거지와 거리가 멀어 벌초 등에 어려움이 있어 시멘트를 깔게 됐다”고 말했다. 9기의 봉분 중 고조, 증조, 할아버지 등 3~5대의 묘는 콘크리트로 덮였지만 숙모, 숙부, 당숙 등의 봉분은 자손들이 살고 있어 잔디 상태로 보존하고 있다. 박문암 이장은 “어제도 밭에 멧돼지가 왔다 간 흔적이 있을 정도로 자주 피해를 보고 있다”며 “20여명이 살고 있지만 남씨 종친이 대부분이어서 콘크리트 묘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장은 “요즘은 자기 부모가 아니면 친척들이라 해도 벌초 등 묘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고, 다른 사람 일이다 보니 마을에서도 조용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고흥군 일부 지역에는 봉분만 잔디로 하고 주변을 시멘트로 도배한 묘나 인공 잔디로 식재한 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특이한 묘들이 등장하는 것은 묘를 관리해야 할 자손들이 고령화로 힘에 부치거나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묘지 관리가 갈수록 힘들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고흥군 관계자는 “‘장사 등에 관한 법’에는 봉분은 특별한 규정이 없지만 봉분 이외 지역은 잔디나 화초, 수목으로 만들게 돼 있는데도 시멘트를 조성한 것은 법률에 위반된 만큼 원상 복구 등의 개선 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고흥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병일 사람과 향기] 60대 할머니들이 유치원에 가는 까닭

    [김병일 사람과 향기] 60대 할머니들이 유치원에 가는 까닭

    이 봄 다투어 피고 지는 꽃들의 분주함 못지않게 전국은 유치원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선발 열기로 뜨겁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한국국학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늘어나 4월 한 달 내내 권역별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2009년 대구·경북에서 30명을 선발해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해에 전국적으로 600명 선발에 1300여명이 지원해 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올해는 720명 선발에 2600여명이 지원해 4대1 가까이에 이르는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일주일에 평균 3일간 3곳의 유치원에 가서 이야기를 들려주며, 월 40만~50만원의 실비 수준 보수가 주어지는 이 일에 왜 전국의 할머니들이 몰릴까?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활동복으로 한복을 10여 벌 자비로 구입하기도 하고, 때로는 활동하던 유치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하고서도 적지 않은 교통비 지출을 감수하면서까지 유치원으로 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이 60대 할머니들을 이처럼 빠져들게 할까? 아이들과의 만남이 그들에게 삶의 새로운 의미를 주기 때문이다. 여자로 태어나 남자 형제들 그늘에서 어렵게 자랐고, 결혼해서는 시부모 모시고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교육에 오롯이 자신을 바쳐온 것이 우리 60대 할머니 대부분의 삶이다. 그러다 노년에 이르자 삶에 의미를 부여했던 자식들은 떨어져 나가고 여행이나 친구들과의 수다도 메워주지 못하는 허전함과 상실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럴 때 경험하게 된 유치원 아이들과의 만남은 새로운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원천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가면 매번 달려 나와 반기고 정성 들여 준비해간 이야기를 넋을 놓고 들어주는 아이들이 있다. 그래서 귀엽고 천진난만한 눈동자가 아른거리고 자신을 진정으로 반기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꿈만 같은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어느덧 일상이 즐겁고 그런 만큼 더 젊어지고 아름다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할머니들의 이런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은 적지 않다. 우선,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일 많고 삶의 부담도 많은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노년에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아이들과의 만남이 가져다준 삶의 의미에서 정신적 가치를 발견하고 소중히 여기는 할머니들의 변화는 모든 것을 돈과 물질 위주로 평가하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풍조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누구를 대하든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음도 알려준다. 5~7세의 유치원 아이들은 부담을 주지 않고 진심으로 가르쳐주는 할머니를 좋아하고 따른다. 그 결과 아이들은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 옛사람들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따라한다. 억지로 강요하지 않아도 인성교육이 저절로 되는 것이다. 할머니들은 이처럼 경제적으로나 신분적으로 안정적이라 할 수 없는 일 속에서 사랑의 마음 하나로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켜 소기의 인성교육 효과를 만들어 낸다. 신분 보장이 곧 큰 성취를 담보해 주는 조건은 아닌 것이다. 공직자나 교사 등 이른바 정규직으로 있는 이들이 차분히 돌이켜볼 만한 일이다. 할머니와 아이들 모두를 변화시키고 미래세대의 인성교육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이 일의 외연을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참여하는 할머니들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00명에 이르지만 아직 전국 유치원의 20%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대상 연령층도 점차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로 확대해 명실상부한 ‘조기 인성교육’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가능하다면 할아버지들에게도 사랑방 글공부를 통한 인성교육 등 여성과 다른 장점과 경륜을 활용한 사회적 기여의 길을 찾아 주어야 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의 성공 사례 속에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데 필요한 성찰의 실마리들이 듬뿍 들어 있다.
  • [23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전남 담양의 전통 쌀엿 마을. 이제는 거의 사라져가는 전통 엿을 이어가는 끈적끈적한 3대 모녀가 있다. 친정엄마를 스승으로 모시고, 전통 엿을 전수받는 최영례씨.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엿을 배운 지 어언 긴 세월이 흘렀지만 영례 씨는 아직 엄마를 따라가기엔 버겁기만 한데…. ■꼬마신랑 쿵도령(KBS2 오후 5시) 귀여운 동갑내기 향이 처제가 놀러 왔다. 금룡이는 색시보다 향이 처제랑 노는 게 더 재밌다. 매일 매일 처제랑 놀고만 싶은 금룡이. 한편, 편찮으신 장모님을 돌보느라 바쁜 처제를 위해 금룡이가 직접 처제랑 놀아주기 위해 찾아간다. 과연 처제 앞에서 금룡이는 형부의 늠름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까. ■다큐 공감(KBS1 밤 10시 55분) 대한민국의 봄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제주에서부터 서울까지. 3월부터 약 2달간 전국의 봄을 기록했다. 바다 위 17만 평 청보리밭과 봄꽃의 향연 등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봄의 절경들이 펼쳐진다. 또한, 꾸밈없이 우직한 우리네 고향 부모들의 삶을 통해 푸석한 도시민들의 마음에 봄비 같은 치유를 선사한다. ■현장 21(SBS 밤 8시 55분) 만약 당신이 중증질환(암, 뇌질환, 희귀난치성 질환)에 걸린다면 어떤 진료를 받고 싶은가. 대부분 사람은 비용을 더 부담하더라도 선택 진료를 선택하면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선택 진료 탓에 의료 빈곤층이 된 이들의 현실과 대형병원의 선택진료 제도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공개한다. ■장수 가족 건강의 비밀(EBS 밤 10시 45분) 부산의 한 아파트에 흘러나오는 피아노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89세 제갈삼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능숙하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에선 흘러간 세월이 무색하다. 그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는 40년 넘게 함께 활동을 해온 음악 지기들과 최장수 피아노 트리오도 이끌어 오고 있다. ■가족(OBS 밤 11시 5분) 강원도 동해 송정동에서 동네 통장 일만 30여 년째인 김귀남씨는 동네 지킴이로 유명하다. 혼자 사는 할머니들의 딸이 되어주고, 힘들게 사는 청소년들의 엄마가 되어주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누구보다 행복하다는 귀남씨. 자전거와 노래 한 자락만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 없다는 씩씩한 그녀의 일상을 엿본다.
  • [명사가 걸어온 길] (9)평생을 민중의 아이콘으로 살다 백기완(하)

    [명사가 걸어온 길] (9)평생을 민중의 아이콘으로 살다 백기완(하)

    백기완(80)의 마음은 찰랑거린다. 가득 차서 찰찰찰 흘러넘친다. 부조리에 대한 울분만은 아니다. 그는 “혁명이 늪에 빠지면 예술이 앞장서는 법”이라고 했다. 시와 이야기, 영화를 빼놓고 백기완의 삶은 성립하지 않는다. 시집만 네 권을 썼다. 그는 “샘물이 콸콸 넘쳐서 메마른 땅을 적시듯, 엄마가 우물에서 뜬 물동이 찰찰 넘치듯 찰랑찰랑 넘치는 것이 시인의 마음”이라고 했다. 첫 시는 어린 시절 냉이의 싹을 보고 썼다. 나물 캐던 어머니는 “비바람을 이기고 살아남는 목숨들, 너무나 수북해 보듬어 주고 싶은 싹에는 손을 대는 게 아니다”라며 싹은 뽑지 않았다. 시심(詩心)이 싹텄다. 그는 “그런 걸 보고 어떻게 시가 안 나오겠느냐”고 했다. 예술을 향한 그의 사랑은 민초(民草)에 대한 사랑만큼 깊다. 찰랑거림의 시작은 이야기다. 이야기는 그의 민중 미학을 이루는 알맹이다. 그도 자신이 이야기꾼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좌중은 그의 이야기에 발을 동동 구르며 자지러지거나 왈칵 눈물을 쏟아낸다. 그 화산 같은 입심의 근원은 무엇일까. “어렸을 때 우리 집은 하루가 멀다 하고 쌀이 떨어졌어요. 아무리 밥 달라, 떡 달라 해봐야 어떡해요, 쌀이 없는데. 할아버지는 왜놈들한테 매를 맞고 돌아가셨지요. 쫄딱 깨진 아픔과 배고픔에 내가 만날 우니까 엄마랑 할머니가 달래느라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배고픈 민중을 닮아 있다. 학교에서 배운 글보다는 거리에서 체득한 말에 가깝다. 이야기의 주체도 ‘머리’가 아닌 ‘몸’이다. 몸으로 사는 민중을 이해하지 않고 그의 민중 미학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가진 거라고는 알통밖에 없는 무지렁이 민중들이 뭘 흘려요. 땀밖에 흘릴 게 더 있겠어요. 흘린 땀은 땅으로, 자연으로 갑니다. 흘러서 넘치는데 네 것 내 것이 없지요. 자본주의 문명이 몸으로 일한 사람들의 열매까지 뺏어 먹는 것과는 달라요. 땀 흘리는 사람들은 병들고 배고파서 죽고 약 올라서 죽고 대들다가 반역자로 몰려서 죽어요. 이런 민중들이 꾸는 꿈을 ‘바랄’이라고 합니다. 이 바랄의 세계가 이야기입니다. 온몸으로 일구지 않으면 바라던 사람이 죽는 게 바랄이에요.” 그가 땅과 대륙을 자주 입에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땅은 민중들의 한 자락 꿈인 동시에 몸으로 일구는 대상이다. 민중은 땅을 일구듯 이야기를 일군다. 장준하 선생과 문익환 목사는 백기완을 두고 “대륙적 정서를 가졌다”고 평했다. 그는 ‘저치 가는 이야기’를 했다. “옛날에 아무리 일을 해도 살 수 없는 무지렁이들이 거역의 등불을 치켜들었습니다. 조정에선 그 들불을 끄려고 오랑캐를 끌어들였지요. 뿔대 돋힌 젊은이 6만명이 오랑캐를 물리치고 같이 압록강을 건너가요. 이 땅별(지구)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아니에요. 그 자리에 사랑과 나눔과 영원을 상징하는 진달래와 밤나무, 은행나무를 심으면서 가요. 남이 뚝 자른 손바닥만 한 땅에서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우고 그 안에서도 ‘나는 몇 평이다’, ‘나는 몇 뙈기다’ 하면서 ‘짜나리’(좀팽이)처럼 배배 꼬지 않아요. 그 넓은 대륙의 마음이 ‘저치’예요.” 민중은 몸으로 이야기한다. 그는 이야기의 고유한 성질로 ‘말림’을 꼽았다. 말림은 소리꾼이 몸짓으로 상황을 연출하는 ‘발림’과 가깝다. “소설은 머리로만 쓰지만 이야기는 온몸으로 한다.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소설과 이야기를 비교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말을 잇는 그의 목소리가 격해진다 “내가 지금 이야기하는 게 어때요? 눈빛도 이상하고 손가락도 막 움직이고 발가락도 쑤시고. 어떻게 보면 깡패 같기도 하고 우악스럽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춤추는 것 같기도 하고. 온몸으로 이야기하는 것, 그게 말림이에요. 말림은 듣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환경에 따라 달라져요. 뼈대는 그대로지만 정서는 달라지는 거예요. 뒷골목에서 이야기하느냐 시장 바닥에서 이야기하느냐, 듣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게 민중들의 이야기예요.” 백기완은 “재워주고 밥 준다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주면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이 모이는 서울 명동의 뒷골목에서 이야기판을 벌이며 술을 얻어 마시기도 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이심이 이야기’를 여러 번 되풀이했다. “전쟁이 끝난 뒤 이기주의와 정신적 허무주의가 판을 쳤다. 그 막판에 ‘용이냐, 이심이냐’를 들이대고 싶었다”고 했다. “이심이는 착하고 힘없는 바닷물고기예요. 힘센 물고기들에게 부대끼다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맞아요. 용왕을 찾아갑니다. 용왕은 ‘힘센 놈이 힘없는 놈을 먹는 게 용궁의 법도’라며 ‘저놈 잡으라’고 내쫓아요. 오갈 데 없어진 이심이는 목숨을 걸고 싸우기로 하지요. 싸우다 보니 온몸에 쇠비늘이 하나둘 생겨나요. 다시 용왕에게로 쳐들어가니 어이쿠 놀란 용왕이 팍삭 상어로 변해 버려요. 그 대단한 줄 알았던 용왕이 고작 상어라니…. 용왕을 물리친 이심이는 힘없는 물고기들을 위한 ‘벗나래’(세상)를 만들고 함께 살아갑니다.” 그는 “썩은 수챗구멍에서 구슬이 생기기만을 기다리며 용꿈만 꾸는 것은 출세주의의 환상”이라면서 “그 환상을 깨부수고 부정과 싸우는 이심이에게서 배우자는 이야기”라고 덧붙인다. 모질게 고통받다 벼랑 끝에서 삶을 이겨 낸 장산곶매의 또 다른 변주 같다. 민중은 그의 영화에서도 중요한 소재다. 그가 영화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영화야말로 오늘의 종합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단돈 만원’, ‘대륙’, ‘쾌지나 칭칭나네’ 등 영화 대본도 3편 썼다. 그가 영화에 처음 눈을 뜨게 된 계기도 민중의 활력 때문이었다. “1954년 경기도 여주에 농민 운동을 하러 갔어요. 농부들하고 열심히 일을 하는데 웬 아낙네가 딸이랑 절구질을 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 아낙은 서른 서넛, 딸은 열일곱이나 되었을까. 둘 다 젖가리개가 없어요. 어머니는 서른서넛밖에 안 돼도 그때는 애 키운 뒤니까 젖이 출렁출렁, 딸은 탱탱하고 포동포동해요. 둘이 번갈아가면서 쿵, 쿵, 쿵, 쿵 맞절구질을 하는데, 그 역동성에 깜짝 놀랐어요. 쿵, 쿵 절구를 찧을 때마다 출렁이는 음악적인 그림. 내가 그 모습을 잡아야 한다고 그랬어요. 이 땅의 농기구가 움직이는 모습을 다 영상으로 꾸려보자 했는데 그때 뭐 카메라가 있어 필름이 있어 돈이 있어. 그래서 대신 ‘농민’이라는 시를 썼어요.” 1965년 한·일 협정 때도 백기완은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다. 독립군을 도와 일제에 맞서 싸우다 숨진 어린 엿장수 이야기였다. 그때만 해도 드물었던 16㎜ 카메라를 동성영화사에서 빌렸다. 백기완은 “어떤 놈이 술 먹겠다고 카메라를 몰래 가져가 술집에 잡혀먹는 바람에 영화를 만들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게 영화의 꿈은 깨졌지만 지금도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젊었을 때는 배는 고프고 할 게 있나, 나 혼자 영화 이론 책을 뒤적거리고 그랬어요. 다시 영화를 만든다면 ‘들쑥이’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들쑥이는 열일곱 먹은 어여쁜 춤꾼인데 깡패들이 잡아다 양놈한테 팔아버리려고 하거든. 순결을 지키려고 끝까지 싸우다가 두 다리가 부러져요. 그래도 ‘짓밟혀도 일어나 이 세상을 휘젓는 춤을 다시 빚으리라’ 하며 온몸으로 춤을 춰요. 지금도 떠올리기만 하면 눈물이 나는 실화예요. 사람의 몸짓, 말림이 뭔지 보여주려고 해요. 지금은 몸이 아니라 다 돈으로 움직이잖아. 들쑥이의 일생을 영상 언어로 꾸리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버릴 수가 없어요.” 길을 돌아 영화에서 시로 다시 온다. 백기완은 “참된 예술은 찰(시)밖에 없다. 영화는 찰을 오늘의 예술로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백기완의 예술 세계에서 시와 이야기와 영화는 환상(環狀)을 이룬다. 그는 “시는 걸레 짜듯 쥐어짜는 게 아니다. 사람의 역사적 삶에서 나온다”고 했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시’라는 말을 압니까. 시라는 말도 모르고 써본 적도 없어요. 민중들은 사는 게 괴로워요. 혼자만 울어요. 샘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샘이 곧 자기 땀샘이라. 자기가 보여요. 뭔가 퍼뜩 끓어 넘쳐요. 그게 시예요.” 그가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감옥에서였다. “배알이 튕겨져 나올 만큼 모질게 맞았다”는 차디찬 옥에서 무슨 뜨거운 것이 그리 넘쳤을까. 그는 “굳이 가장 아끼는 시를 말하라면 감옥에서 군사 양아치들한테 매를 맞고 죽음의 숨결을 먹으로 삼아 썼던 ‘묏비나리’와 별 볼품은 없지만 ‘아, 나에게도’를 꼽겠다”고 했다. 백기완은 온몸을 들썩이며 감옥에서 처음으로 쓴 시를 읊었다. 모이면/ 논의하고 뽑아대고/ 바람처럼 번개처럼/ 뜨거운 것이 빛나던 때가 좋았다 (중략) // 추렴거리도 없이 낚지볶음 안주 많이 집는다고/ 쥐어박던 그 친구가 좋았다/ 우리는 두려운 것이 없었다/ 헐벗고 굶주려도/ 결코 전전하지 않았다 (중략)// 그렇다 내 이십대 초반/ 민족상잔 직후의/ 강원도 어느 화전민 지대였지/ 열 여섯쯤 된 계집애의/ 등허리에 핀 부스럼에서/ 구데기를 파내주고/ 우리는 얼마나 울었던가 (중략)// 백번을 세월에 깎여도/ 나는 늙을 수가 없구나/ 찬바람이 여지없이 태질을 한듯/ 다시 끝이 없는 젊음을 살리라/ 구르는 마룻바닥에/ 새벽이 벌겋게 물들어 온다 (‘젊은 날’ 중) 그는 오랜 시간의 인터뷰 중 몇 번이나 시를 읊고 노래를 부르고 눈물을 글썽였다. “아, 나에게도 회초리를 들고 네 이놈 내려칠 어른이 한 분 계셨으면”(‘아, 나에게도’) 하고 외기도 했다. “사람은 늘 그리움으로 산다. 어떻게 하면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사람 이상의 사람이 되느냐 하는 그리움이 예술이고 문화”라는 말도 덧붙인다. 이야기를 마치는 그의 마음은 가만히 찰랑인다. “내 이야기를 듣고 발을 구르던 젊은이들이 지금은 다 뭘하는지…. 내가 죽는다 산다 해도 전화 한 번 없네. 그런 면에서 보면 내 이야기꾼의 삶은 실패라고 볼 수도 있겠지. 그러나 나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좋은 이야기를 하고 그걸 듣는다고 꼭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가슴에 심어주는 게 중요하지 반드시 성공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거두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의 역사는 아닙니다. 심어주는 것 자체가 성공의 역사라고 믿는 것, 그게 진보 사상이고 이야기예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주요 작품 <시집> 1982년 젊은 날 1985년 이제 때는 왔다, 해방의 노래 통일의 노래 (공저) 1989년 백두산 천지 1996년 아, 나에게도 <극본> 1994년 단돈 만원 1995년 대륙 1996년 쾌지나 칭칭나네 <이야기·소설> 1991년 이심이 이야기 2004년 장산곶매 이야기 2009년 따끔한 한 모금 2012년 하얀 종이배 (시나리오 작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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