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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노아 성폭행 처벌해달라”…피해女 모친, 청와대 탄원

    “차노아 성폭행 처벌해달라”…피해女 모친, 청와대 탄원

    영화배우 차승원(45)의 아들 전직 프로게이머 차노아(26)를 미성년자 성폭행 및 방화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한 A(19)양의 어머니가 차노아의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A양의 어머니 K씨는 10일 스포츠서울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찰 수사 결과 차노아의 특수강간, 협박, 방화미수, 강간, 강간미수,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 대부분 기소의견이 나왔지만 검찰은 차노아를 검사의 지휘에 의거해 불구속으로 송치했다”면서 “피해자는 정신적 피해로 정상적인 생활도 못하고 있는데, 차노아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난 8일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K씨는 또 “내 딸이 심한 충격을 받고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데, 검찰이 2~3주가 넘도록 차노아를 불구속 수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우선 차노아의 구속수사를 원하고, 두 번째 차승원·노아 부자가 내 딸과 우리 가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반성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승원이 아들의 성폭행 사건 직후 직접 연락을 해왔다며 “아들에게 ‘수습하자’는 내용으로 전화했다. 두 번 정도 했다고 하더라. 또한 우리 측 변호사 사무실로 소속사 관계자라며 전화 한 통이 왔다”면서 “그러나 난 합의는 절대 안 한다. 딸에게 정신장애까지 오게 한 차노아는 법으로 처벌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도 말했다. K씨는 “이후 차승원에게는 연락이 없었다. 대질 심문에서도 차노아가 변호사만 대동하고 나타났을 뿐 차승원은 안 온 것 같았다”면서 “유명한 사람의 자식은 불구속 수사가 가능하고, 힘없는 사람은 그냥 죽으라는 식의 이런 상황이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차승원도 자식을 키우는 처지에 이럴 순 없다. 전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왜 정작 피해자인 A에게는 아무 말도 안 하느냐”며 “용서할 수 없다. 너무 억울해서 끝까지 싸울 생각”이라고 강경하게 말했다. 앞서 매체는 A양의 외삼촌과의 인터뷰를 통해 A양이 지난 4월 아는 지인의 소개로 차노아를 만나 사귀다 차노아가 대마초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결별을 선언했고, 이를 참지 못한 차노아가 서울 삼성동에 있는 A양의 오피스텔을 찾아와 성폭행하고 불을 지르려다가 실패했다고 전했다. A양의 외삼촌은 “차노아는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남녀 사이의 일’이라며 이들을 돌려보낸 뒤 A양을 경기도 인근 할아버지 소유의 별장으로 데려가 3일간 감금하고 성폭행했다”면서 “이 사실을 뒤늦게 한 A양의 어머니 K씨가 지난 8월 6일 서울중앙지검에 직접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주장했다. 차승원측은 K씨의 주장에 대해 현재 해명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매체는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 답변하겠다”는 대답이 돌아왔을뿐, 지금까지 그 어떤 분명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차노아의 성폭행 사건은 지난달 29일 검찰에 송치돼 수사 중이며 곧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차노아는 성폭행 혐의 외에도 지난달 17일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6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깔깔깔]

    ●재미있는 한자풀이 2 박학다식(博學多識): 박사와 학사는 밥을 많이 먹는다. 죽마고우(竹馬故友): 죽도록 마주 앉아 고도리 치는 친구. 백설공주(白雪公主): 백방으로 설치고 다니는 공포의 주둥아리. 마이동풍(馬耳東風): 마이를 맞출 때는 동생을 생각해서 풍덩하게 맞춘다. 노발대발(怒發大發): 할아버지 발은 큰 발이다. 자포자기(自暴自棄): 자신 없는 일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자신 있는 일은 기분 좋게 하라. 임전무퇴(臨戰無退): 임산부 앞에서는 침을 뱉지 않는다. ●난센스 퀴즈 ▶밥만 먹고 나면 항상 목욕하는 것은? 그릇. ▶비는 비인데, 먹는 비는? 갈비.
  • 독도지킴 산타할아버지 함성대회 성탄절 맞아 광화문광장서 열려

    독도지킴 산타할아버지 함성대회 성탄절 맞아 광화문광장서 열려

    소년소녀가장 및 불우이웃 돕기 행사도 함께 진행 독도 주권 운동을 펼치고 있는 독도지킴국민행동본부(위원장 이찬석)는 성탄절을 맞아 오는 12월 24일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독도는 우리땅 산타할아버지 함성대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독도는 우리땅 산타할아버지 함성대회는 2,000여명의 산타할아버지가 참석해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는 행사다. 같은 날 독도 산타할아버지 발대식도 함께 열린다. 함성대회가 끝나고 나면 조별로 서울시 거주 소년, 소녀가장 집을 방문해 선물을 나눠주는 순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본 행사는 독도지킴국민행동본부 지정1호 업체이면서 남북평화 마을 1호 입주기업인 ㈜제원종합건설 오치복 회장이 후원하고, 국제 비즈니스클럽 포나배 사무총장인 유현우 씨 와 김경자 씨가 대회 공동추진위원장직을 맡아 활동을 전개한다. 독도지킴국민행동본부는 일본의 역사왜곡에 의한 독도 침략행위가 멈출 때까지 산타할아버지 함성대회를 매년 12월 24일 광화문 광장 이순신동상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독도지킴국민행동본부 이찬석 위원장은 “일본 아베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역사왜곡과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에 강력대응 하겠다는 의지로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전 세계에 걸쳐 부분적으로 진행되는 독도는 우리땅 산타 함성대회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독도지킴국민행동본부는 오는 15일부터 12월 14일까지(30일간) 독도는 우리땅 산타할아버지 함성대회 행사 참여 접수를 받는다. 참여를 원하는 국민은 국내 최초 산타함성대회에 필요한 산타복을 구매하면 된다. 이와 더불어 소년. 소녀가장과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기업으로부터 성금, 의류, 문구류, 식품류 등의 기부 품목도 함께 접수 받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슈퍼맨이 돌아왔다(KBS2 일요일 오후 4시 55분) 아빠 추성훈과 타블로의 어릴 적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딸 앞에서 무장해제되는 ‘딸 바보’의 면모를 드러내며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한편 딸 하루를 키우는 타블로·강혜정 부부는 그들만에 자유로운 교육관을 공개한다. 배우 장현성은 아들과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밤셔틀’을 당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고향극장(KBS1 토요일 밤 7시 10분) ‘떴다’ 하면 몰라보는 사람이 없는 곡성군 최고의 유명인사가 살고 있다. 40년 가까이 짚공예만을 사랑하며 살아온 일명 짚신 영감 임채지 할아버지다. 야무지게 틀어올린 상투에 고운 한복까지 차려입은 그는 누가 봐도 나무랄 데 없는 곡성군 최고의 아티스트인데…. ■꼬마기차 추추(KBS2 토요일 오전 7시 50분) 햇볕이 유난히 따가운 날. 구름 밑 그늘에 몸을 숨기고 추추가 조심조심 가고 있다. 그런데 삼각형 모양 구름 밖으로 몸이 벗어나자, 추추와 친구들이 어쩔 줄 모르고, 마침 옆으로 직사각형 구름이 지나가자 그 밑으로 얼른 옮겨간다. 추추와 친구들이 구름과 함께 도형놀이라도 하는 걸까. ■사랑해서 남주나(MBC 토요일 밤 8시 45분) 은주는 적극적으로 미주와 하림을 연결해주고 싶어하고, 하림은 내심 미주에게 호감을 느낀다. 재민은 접대를 하다 술에 취한 하경을 집까지 바래다주고, 하경을 챙기는 모습을 본 혜신은 재민을 눈여겨보기 시작한다. ■전기현의 씨네뮤직(OBS 토요일 밤 9시 15분)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와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의 명작품을 만나본다. 영화 ‘시네마 천국(1988)’을 비롯해 ‘스타메이커(1995)’ 등 토르나토레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또한 영화 ‘시네마 천국’의 메인 테마곡을 클래식 기타리스트 안형수의 연주로 들어본다. ■늘 푸른 인생(MBC 일요일 오전 6시) 친환경 농법을 사용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곳, 경북 예천군 개포면 가곡1리 쌀아지매 마을을 찾아간다. 밥 대신 술이 주식인 애주가 남편 이야기부터 인물에 반해 결혼한 남편이 30년 화투로 속 썩인 사연, 고추보다 매운 눈물 속 시집살이까지. 쌀아지매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꽃을 펼쳐본다. ■TV 동물농장(SBS 일요일 오전 9시 25분) 충남 청양의 한 식물원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앵무새 고운이. 바른 인사성과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는 건 기본이고, ‘배고파’를 외치며 먹이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자 바들바들 떨기 시작한다.
  • [주말 인사이드] 군부정권땐 ‘권부의 아방궁’… 이젠 주말이면 관람객 1만명… 단풍·국화향 가득한 ‘국민 쉼터’

    [주말 인사이드] 군부정권땐 ‘권부의 아방궁’… 이젠 주말이면 관람객 1만명… 단풍·국화향 가득한 ‘국민 쉼터’

    “역대 대통령을 테마로 한 관광지는 세계에서도 이곳뿐이래요.” 8일 오전 11시 충북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 산 26-1 청남대를 찾은 관광객은 고개를 갸웃하며 이렇게 말했다. 청주 도심에서 자동차로 20여분 달려 도착한 문의면 미천리엔 옛 대통령 전용별장 청남대를 가리키는 큼지막한 이정표가 손님을 맞았다. 10여㎞를 다시 달리니 대저택에나 있을 법한 커다란 철문과 경비초소가 나왔다. 이런 철문을 하나 더 거쳐서야 청남대가 눈에 들어왔다. 1983년 ‘남쪽의 청와대’로 지은 이곳은 최고 권력자만이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년 세월이 흘러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통큰 결단으로 민간에 문을 활짝 열었다. 338경비부대가 주둔하며 삼엄한 경비를 폈던 ‘권부의 아방궁’은 이제 개방 10년을 맞아 ‘국민 쉼터’로 바뀌었다. 이날 입장객만 6000명을 웃돌았다.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휴게소 또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주말엔 1만명을 헤아린다. 올해 9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서슬이 시퍼렇던 군사정부 시절 청남대를 세울 무렵엔 상상도 못했을 모습일 터이다. 대청호를 끼고 나지막이 둘러쳐진 산은 요즈음 물감을 풀어놓은 듯 형형색색 옷을 입고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낸다. 단풍과 국화 향기에 취한 관광객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추억을 사진에 담느라 바쁘다. 신현구 청남대관리사업소 운영팀장은 “이곳 나무들이 대청호의 수분을 빨아들여 내장산 단풍보다도 예쁘다”고 자랑했다. 645개 나무계단을 올라 전망대에 이르자 대청호반의 조화로운 경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맑은 날씨면 대전까지 볼 수 있다. 일상의 답답함을 한방에 날릴 수 있는 명소로 꼽힌다. 대통령이 머물렀던 본관 주변 잔디밭과 광장은 아이들 놀이터다. 역대 대통령 6명의 이름을 붙인 산책로는 트레킹을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대통령 산책로는 11㎞나 된다. 윤진수(42)씨는 “대청호를 보면서 걸을 수 있어 힐링에 최적”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정자(70·여)씨는 “자연의 오묘함을 만끽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 공부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면서 “여러 차례 와도 질리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다. 역사문화관 방명록에는 “대통령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아이들의 글이 빼곡하다. 지난달 16일 역사문화관에서 시작해 5일 막을 내린 대통령 주간행사 때 적은 것이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에 이어 열린 행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활동영상과 생전에 쓰던 라디오, 돋보기, 성적표까지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경호실에서 근무하다 1985년 청남대로 내려온 관리사업소 김찬중씨는 “노 전 대통령 취임 전까지 그 누구도 민간개방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주둔 군부대에 시설보수 등 업무차 방문하는 사람이 민간인으론 유일했다”고 귀띔했다. 당시 청남대는 대통령 경호 때문에 365일 철저하게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벌컨포와 박격포 진지도 구축했다. 대통령이 내려오면 미리 경호실 직원들과 검측요원들이 건물 등을 수색하고 공수부대가 주변 산에 배치됐다. 대통령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수백명이 경비와 경호에 투입돼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50여개였던 경비초소와 철책은 이제 유물로 남았다. 군 막사는 새단장을 해 관리사업소로 쓰이고 있다. 전두환 정권 때인 1983년 12월 준공돼 꼬박 20년이나 베일에 싸여 있던 청남대가 전격 개방되자 국민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개방 초기 욕실 수도꼭지가 금으로 만들어졌고, 대통령과 가족들이 묵었던 본관 지하에는 대청호를 잇는 지하터널이 있다는 소문마저 나돌았다. 휴가차 청남대를 방문한 대통령이 낚시를 즐기면 건너편에서 군인이 잠수복을 입고 물속에 들어가 찌에 고기를 물려 줬다는 얘기도 번졌다. 모두 헛말이었지만 청남대는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나 2004년 연간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청남대에서 10㎞ 떨어진 문의면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산 뒤 셔틀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지만 외지인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인기는 곧 시들고 말았다. 생각보다 소박하고 볼거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20여년 전에 지어져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역부족이었다. 방문객은 2009년 50만명까지 뚝 떨어졌다. 방문객 급감으로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자 의회에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지역 상인들 사이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주민들은 현직 대통령이 1년에 한 번이라도 청남대를 이용하면 인기를 되찾을 것이라며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도는 각종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을 풀어 관광 인프라 구축에 숨통이 트이도록 청남대 일대를 개발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허사였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때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청남대 활용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청남대를 방문하면서 기대를 부풀렸으나 경호 등에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역시 물거품이 됐다. 충북도가 청남대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들은 번번이 정치적 논란에 휘말렸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역대 9명의 대통령 사진, 유품 등을 전시하는 대통령 특별전을 추진하자 시민단체들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부패한 인물을 미화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생존 대통령은 제외했다. 전 전 대통령이 쓰던 식기 등을 전시하자 한 신부가 1주일 동안 청남대 앞에서 농성을 벌여 전시품들을 철거하는 소동까지 빚었다. 주변에 대통령들의 이름을 붙여 산책로를 만드는 일도 시끄러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문제였다. 현직인 데다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이고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 충북인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논란 때마다 청남대는 순수한 행사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며 울상을 지었다. 숱한 우여곡절을 겼었지만 청남대는 야간개장, 승용차 입장, 축제 개최 등 관광객 유치에 머리를 짜내면서 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는 76억원을 들여 대통령역사교육관 건립에 나섰다. 양어장 인근 7100㎡에 지하 1층, 지상 2층(건물 연면적 2837㎡) 규모로 내년 10월 완공한다. 지하엔 국무회의 체험장, 도서자료실 등이 갖춰져 대통령 업무와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1층엔 대통령의 업적을 주제로 한 대형 역사기록화를 전시한다. 국내 처음이다. 300호(가로 290.9㎝, 세로 218.2㎝)짜리 서양화를 대통령별로 2점씩 제작한다. 이재덕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현직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전직 대통령은 청남대에서 모신다는 각오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청원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문화마당] 조선시대의 기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조선시대의 기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역사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인간의 평균(예상) 수명은 짧아진다. 영아와 유아 사망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인으로 성장한 후에도 수명 자체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30~40년 전만 해도 환갑잔치는 온 동네 경사였다. 1970년대 TV 인기프로였던 ‘장수만세’에도 60대 할아버지 할머니가 종종 출연할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여성의 평균 수명은 금세기에 들어서면서 이미 80세를 돌파했고, 남성의 평균 수명도 이제 80세에 들어섰다. 전철의 무료승차 나이를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것도 이런 추세 때문이다.  그러면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어땠을까. 1956년 대한민국 성인의 평균 수명이 42세인 점을 감안하면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잘해야 30대요, 그마저도 보장할 수 없는 시대였다. 물론 이런 단순한 산술평균은 별 의미가 없다. 영아 사망률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평균이 낮은 것이지 영·유아기만 무사히 통과하면 의외로 장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환갑을 인생의 큰 경사로 여겨 잔치를 베풀고, 고희를 넘은 이들을 국가 차원에서 경하하고 우대하는 ‘기로소’(耆老所) 제도를 둔 것을 보면, 조선시대만 해도 나이 60을 넘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 기로소는 2품 이상의 고위 문신 출신으로 나이 70을 넘긴 이들을 위로하고 대우하기 위해 국가에서 설치한 특별 기구였다. 그런데 70이 넘은 노인으로서 현직에 있는 경우는 드물었으므로, 말 그대로 기로(耆老)들의 모임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국가의 현안에 대해 자문함으로써 존재가치를 인정받았으며, 국왕도 70세가 되면 스스로 기로소에 들어가 인간 대 인간으로 원로들과 어울렸다. 실권을 쥔 기구는 아니었으나 명망 있는 원로들이 교제하는 최고의 ‘서클’이었던 셈이다.  이렇듯 원로들을 기로소에 모셔 우대하되, 실제 국정은 주로 중장년층이 이끄는 게 조선시대의 국정운영 양상이었다. 기로소의 원로이면서도 실직을 겸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양상은 인조반정(1623) 이후 조선후기에 주로 나타났는데, 바로 이 시기에 조선사회가 정치노선이나 이념과 사상 면에서 유연성을 잃고 경직되어 강성 보수의 길로 접어든 사실을 단순히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다.  현재 한국사회에는 법적·사회적으로 정년제가 존재한다. 직업의 특성에 따라 정년 나이는 천차만별이지만 그 취지는 같다. 해당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지점, 곧 그 나이를 정년으로 삼은 것이다. 유명한 프로야구 선수도 30대 중반을 넘기면 오랜 경험조차 후배들의 기술과 체력에 미려 은퇴를 고려하듯 대학교수는 그 지점을 65세로 잡은 것이다.  요즘 ‘신386’이라는 말이 항간에 떠돈다. 자기 분야에서조차 ‘힘’에 붙여 은퇴한 이들이 국가의 주요 실직을 장악하는 현실을 빗댄 풍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로를 기로답게 우대한 조선시대의 기로소 제도가 새삼 떠오른다. 을지문덕 장군의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도 살며시 머리를 스친다.  
  •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인기 여행책의 저자이자 나름 여행 베테랑인 두 사람에게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다. 아직 미국본토를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사실 미국은 그 자체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하는 곳이므로. 그런 그들에게 추천한 미국 여행 1번지는 시애틀이었다. ●그 女子 봉현 나를 웃게 만드는 도시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보았던, 상상해 오던 그 풍경이었다.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항구에는 배가 가득하며 그 안쪽으로 빼곡히 들어찬 빌딩 숲들. 그 사이사이에 크고 푸른 나무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하지만 어디에도 정체된 길이 없었다. 빌딩과 건물이 가득찬 것처럼 보였지만 여백이 많았다. 하늘을 가리지 않았고 바다를 남겨두었다.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명확한 풍경. 사람들의 시선에는 시애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낯선 이방인이지만 이 벅찬 풍경에 대한 시선으로 무언의 기억을 공유한다. 여행에서 본 풍경은 그래서 더욱 오랫동안 기억된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렸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언제나 이런 것이다. 여행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 또한 이런 장소 때문이다. -김봉현 작가 시애틀은 생각했던 미국과 달랐다. 그동안 유럽과 중동, 인도 등을 오랜 시간 구석구석 여행했었지만 사실 미국 땅은 처음이었다. 아침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한, 만 하루를 거슬러 온 기분으로 마주한 시애틀은 선선하다 못해 쌀쌀했다. 서울의 더운 여름을 한번에 씻어 내려주는 기분, 얼마 만의 가을바람이었을까. 두껍지 않은 가디건을 꺼내 입었다. 시애틀은 크지 않았다. 하염없이 걷거나 버스를 조금만 갈아타면 웬만한 장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시애틀 끝에서 끝까지 가도 택시로 30분 이상 걸리지 않았다. 영화 <만추>에 등장했던 ‘라이드 덕’이라는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 투어버스도 탔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유쾌한 도시 투어로, 센스만점의 운전기사의 장난과 신나는 노래와 함께 시애틀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강에 들어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왔던 수상 가옥과 항구의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육지로 올라오는 경험은 시애틀다운 ‘기발한’ 시간이었다. 마치 책의 목차를 파악하듯 도시를 빠르게 스캔하는 동안 마음에 드는 장소를 점찍어 둘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동안 시애틀은 또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걸으며 스타벅스 외에도 개성 있는 카페와 초콜릿 가게,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을 거리 곳곳에서 발견했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를 샀다는 전당포(지금은 카페가 되었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바쁘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들. 시애틀은 그렇게 평화로웠다. 미국 록 음악과 영화의 온갖 기록을 담은 EMP박물관, 망치를 든 조형물이 있는 시애틀 아트뮤지엄 사이로 인디언이라 불리웠던 이들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걷다가 큰 나무들이 그늘진 광장에 앉아, 트럭에서 파는 스프와 짭짤한 핫도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금세 세찬 비가 오는데도, 우산도 쓰지 않고 여유롭게 걷는 시애틀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걷기 편한 운동화와, 변덕스런 날씨를 대비해 비에 젖지 않는 옷을 입고 가방을 매고 한손엔 꽃과 책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애틀을 여행하는 동안 본 거리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차 대신 자전거를 탔고 누구든지 대화를 나누었으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사람들은 변덕스런 날씨에도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오히려 이것이 시애틀의 매력이라며. 여행이란,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잠시 낯선 이들과 살아보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될지, 평생에 단 한 번의 방문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일상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평범한 음식을 특별한 기분으로 맛보며, 낡은 것들에 놀라워하고, 익숙하기에 더욱 설레는 공간을 돌아보며 ‘이 곳에서 산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는 찰나의 기쁨. 그런 시간이 길지 않기에 더욱 아쉽고, 짧기에 더욱 값진 여행이 된다. 언제나 여행자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세계 곳곳의 사랑하는 도시를 담아두고 그리워할 수 있는 추억. 꽃향기 속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던, 바다와 하늘의 파란 빛이 가을바람 타고 불어오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봉현 작가는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그린 그림과 단상을 모아 지난 8월 그림 에세이집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묶여 냈다. 2013년 1월부터 <트래비>와 인연을 맺어 ‘봉현의 온더카미노’를 매월 연재하고 있다. blog www.bonh.kr ●그 남자 최갑수 시애틀에서 보낸 향기롭고 달콤한 가을의 며칠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가을이다. 나는 지금 시애틀을 즐기고 있고 시애틀의 가을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다. 어디에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벤 듯 스치고 지나간다. 심호흡을 하면 가슴 속 가득 차오르는 가을의 분위기. ‘어쨌거나 가을이 왔어.’ 해질녘의 가을 햇살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 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까 떠나는 거다.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지만 떠나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여행작가 최갑수 10월이다. 10월은 뭐랄까, 9월처럼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11월처럼 허망하지 않아서 좋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것 같아서 더 좋다. 그리고 여행. 10월만큼 여행에 어울리는 달이 있을까. 인디언식으로 10월을 이름짓는다면 아마도 ‘그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달’이라고 했을 거다. 어쨌든 10월엔 여행을 떠나는 거다. MP3에 좋아하는 음악을 가득 담고 소설 한 권 들고서 비행기를 타는 거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도서관에 가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온갖 핑계를 대고 시애틀에 갔다. 비행기를 타고서 10시간을 훌쩍 날아 바다를 건넜다. 누군가 묻는다. 왜 하필 시애틀이냐고. 회색빛의 우중충한 구름이 뒤덮고 있는 도시. 빌딩숲 저편에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눅눅하게 만드는 도시. 1년 중 화창한 날이 불과 55일에 불과한 도시 시애틀. “시애틀이라…, 꽤 괜찮은 도시지. 하지만 뭔가 하이라이트가 없지 않아? 차라리 샌프란시스코가 어떨까?” 시애틀에 간다고 하니 어느 선배 여행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시애틀은 기타의 전설 지미 헨드릭스가 나고 자란 곳이자 너바나와 펄잼의 주무대였죠.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됐던 도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말 맛있는 와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 정도면 제가 시애틀을 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아참, 커피도 있었지. 스타벅스가 탄생한 곳이 바로 시애틀이지. 아무튼 우리가 시애틀을 찾아야 할 이유는 찾지 않아야 할 이유보다도 많구나. ‘시애틀’에는 ’조정자’란 뜻이 담겨 있다.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다음과 같은 편지로 미국정부에 답한다. “우리에게 땅을 사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중략)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중략) 우리는 우리의 신이 그대들의 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창조자를 능멸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를 이름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서는 놀았다. 나는 여행의 본질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행히 우울하던 시애틀의 날씨는 둘째 날부터 화창하게 개었다. 어깨에는 찬란한 가을햇빛이 내려앉았고 도시 저편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먹고 마시고 놀기 충분히 좋은 날씨였다. 반바지에 스니커즈, 야구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꽂고 골목을 쏘다녔다.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잔 그란데 사이즈를 들고서 말이다. 이어폰에서는 커트 코베인이 흘러나왔다. 시애틀 펑크 록의 아이콘이었던 커트 코베인. 1994년 4월 8일 자택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던 그. 시신은 가루가 되어 위스카 강Wishkah River에 뿌려졌지. 시애틀에서 듣는 그의 음악은 감회가 새롭다. 워터프론트의 어느 야외 레스토랑에 앉아 있다. 잘 익은 시애틀 와인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바다를 향해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찰칵. 시애틀에서의 어느 한때가 가을 공기 속에서 인화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한 것들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행복이라는 건 세상에 살아가는 인간의 수만큼 많다. 그리고 내게는 내게 꼭 어울리는 행복이 있다. 나는 노을에 물들어 가는 와인잔을 빙글거리며 앉아 있다.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10월이다. 시애틀의 몽환적인 숲,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케 해준다. 가는 방법 올림픽 국립공원은 자동차가 없으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애틀에서 올림픽 국립공원을 자동차로 가려면 타코마와 올림피아를 경유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시애틀 페리 터미널에서 도항선을 이용해 배에 차를 싣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류비, 시간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 요금은 차 한 대당 11.25달러.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여행작가 최갑수는 시인으로 등단한 뒤 여행잡지 에디터를 거쳐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등 인기 여행저서를 출간한 베테랑 여행작가다. blog blog.naver.com/ssoochoi ●봉현’s Pick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파이크 플레이스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가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연주를 했다. 오래 전부터 한자리에서만 오르간을 연주했다는 할아버지와 바이올린을 켜는 여자와 기타를 치는 남자, 영화 <원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두 사람이 노래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음악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고 설레게 한다. 유명한 장소나 유적지의 기념품도 좋지만 나는 오래된 가게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아낼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빈티지 상점을 꼼꼼히 둘러보면 현지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다. 바랜 가방과 구두, 식탁을 장식했던 컵과 그릇, 천 조각 들은 마치 낯선 그들의 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는 시애틀 사람들의 생명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사람들의 손때와 세월이 묻은 일터에는 날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활기를 돋운다. 해가 뜨면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해가 지면 잔잔한 항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그렇게 삶을 영위해 가며 청년도 노인도 함께 어우러져 그곳에 살고 있었다 -김봉현 작가 시장 초입에서부터 화려한 색과 향기의 꽃 가게가 가득하다. 커다란 꽃 한 다발에 10달러 남짓, 한 송이 한 송이가 생기 가득한 빛깔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하지만 실제로는 보기 힘든, 얼굴만한 크기의 샛노오란 해바라기였다. ‘한 송이에 겨우 2달러’라는 말에 동행한 미국 친구에게 선물하고자 1송이를 주문하자 신문지로 대충 감은 해바라기를 건네준다. 친구는 자기 얼굴보다 더 큰 해바라기를 받아들고 너무너무 해맑게 웃는다.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소박하지만 행복하다. 파이크 플레이스를 안내해 주는 프로그램을 따라, 10여 명이 일행이 되었다. 유쾌한 청년에게 파이크 플레이스의 역사와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친절한 배려와 함께 한 시간 남짓 동안 파이크 플레이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시애틀의 메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 음악과 미술,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활기가 넘쳤다.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과일을 사거나 꽃을 사고,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고,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에 앉아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은 파이크 플레이스의 상징인 돼지 동상에 올라타기도 하고 가족들은 저녁식사로 먹을 생선과 과일을 고른다. 식탁에 놓을 꽃 한 송이도 잊지 않는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층의 프리마켓과 꽃과 과일, 생선가게 외에도 지하 3층에 걸쳐 여러 가게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입었을 것만 같은 드레스와 아이에게 직접 만들어 입혔을 바랜 옷가지를 비롯해, 연인에게 썼던 러브레터와 졸업 앨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오래된 서점에는 어린 시절 엄마아빠가 자기 전에 읽어 주었을 법한 그림책에, 1달러짜리 소설책과 유명한 미술가의 두꺼운 화집까지 빼곡했고 수염이 헛헛한 아저씨가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상점들은 각자의 개성과 목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상점 주인들의 시끄러운 목소리와 사람들 틈에서 정신없이 구경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인상을 쓰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오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활기를 간직한 시장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었다. 봉현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Must Go Place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 1907년 문을 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만을 끼고 위치해 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유명한 치즈가게와 스프가게도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기념품이나 공예작품, 직접 만든 화장품이나 꿀과 잼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입구에는 꽃을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해바라기 1송이 $2, 제철 꽃 한다발 $10 안팎으로 구입 가능.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주소 85 Pike st. Seattle, Washington 가이드 투어 |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가이드를 따라 이어폰을 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장을 한바퀴 구경할 수 있다. 언어는 영어만 사용한다. 17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13, 성인은 $15이다. 해설사를 따라 주요 상점을 돌며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투어 프로그램은 $45. 홈페이지 www.publicmarkettours.com 껌벽Gum wall | 1990년대 초 젊은 관광객들이 건물 한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씹던 껌을 벽에 붙여 엄청난 규모의 껌벽이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다양한 색의 껌이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화전문상점Golden age collectables | 마블이나 디즈니, 장난감, 기념품 등 1971년부터 미국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401호에 위치해 있다. www.goldenagecollectables.com 빈티지 종이가게Paperworks | 오래되고 낡았지만 의미 있는 종이들을 판매한다. 세밀한 세계지도나 오래된 잡지, 신문, 공연 포스터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으며 상태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무조건 하나에 1달러’ 짜리가 가득한 서랍에서 보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www.oldseattlepaperworks.com 오래된 책방(BLMF) used book shop | 파이크 플레이스 322호. 중고 책을 사고파는 곳. 아이들 동화책에서 전공서적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장갈비Market Galbee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한국식 불고기와 비빔밥, 도시락을 판매. 간판의 손글씨가 센스만점. 양도 많고 맛도 좋다. ▶갑수’s Tip 어딜 가나 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은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봉현’s Pick 원조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스타벅스 1호점 Starbucks First Store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에 영향을 받아, 시애틀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1호점은 오픈했다가 1977년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한 켠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은 생각보다 더 작았다. 입구에 1912라고 적힌 건물 설립 년도와 낯선 스타벅스 로고 외에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스타벅스 1호점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깥까지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 한쪽에서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그 덕분에 더더욱 주변은 혼잡스러웠다. 시장의 불이 꺼지고, 가게가 문을 닫고 길거리의 음악가들도 가방을 매고 집으로 돌아가고서야 스타벅스 1호점은 조금 한산해졌다. 여느 카페, 보통의 스타벅스와는 달리 빵도 케이크도 없었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진열된 여러 모양과 재질의 텀블러와 머그컵에는 전세계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스타벅스 초창기 오리지널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주문대에서 젊은 청년이 어김없이 ‘오늘 하루 어땠어요?’ 하면서 메뉴판을 내민다.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카페라떼가 아닌 텀블러 1번, 텀블러 2번, 머그컵 3번 등등 기념품만이 빼곡하게 안내되어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기념품만을 사 간다. 가게는 넓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오리지널 로고의 색처럼 갈색 빛의 따뜻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커피원두의 향과 색처럼. 시애틀에 가면 꼭 사다 달라던 지인의 선물로 하나, 그리고 나의 첫 미국, 시애틀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하나 더 구입했다. 가을의 시애틀과 아주 잘 어울렸다. 사실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 때문에 스타벅스 체인점의 숫자는 많지 않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애틀 다운타운에만도 100여 개의 스타벅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점마다 특색과 분위기, 규모와 인테리어가 달라서 스타벅스를 스케치하면서 시애틀을 여행해도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 파이크 플레이스 스트리트 중간에 위치. 1971년 스타벅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추천아이템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는 $15~20 정도.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다. ▶갑수’s Tip 스타벅스 1호점의 인기는 너무나 높아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20평 남짓의 작은 가게가 비좁아 밖까지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입구 옆의 거리악사가 달래 준다. 최고 인기 상품은 스타벅스 1호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이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유일하게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로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 ▶봉현’s Pick 나는 걸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파이오니어 광장까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둘러본 후 파이크 스트리트에서 1번가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보고 구경하고 맛볼 곳들이 많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여유롭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시애틀은 평화로웠다. 해가 져도 외진 골목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고 항구는 눈부시게 반짝였다. 팰리스 쥬얼리 & 론Palace Jewelry & Loan | 지미 헨드릭스가 전당포에서 기타를 구입한 것처럼 기타와 악기, 카메라 등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당포.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난 주인아저씨가 운영한다. 주소 1420 1st Ave, Seattle, WA 시애틀 아트 뮤지엄 SAM Seattle Art Museum | 세계의 예술작품과 유물 2만5,000여 점을 소장. <망치질을 하는 남자>는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익숙한 조형물과 동일하다. 운영시간 수, 금, 토,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월 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17 주소 300 1st Ave, Seattle, WA 홈페이지 www.seattleartmuseum.org 패도 아이리시 펍 & 레스토랑Fado Irish Pub & Restaurant | 오후 4시부터의 해피아워에는 모든 음식과 음료가 할인된다. 17가지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 분위기도 굉장히 독특하다. 추천 메뉴는 연어를 올린 크랩케이크와 삽겹살 맛이 나는 타코, 기네스 맥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애플파이. 주소 801 1st Avenue, Seattle, WA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 | 1번가를 계속 따라 내려오면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파이오니어 광장이 있다. 밤이 되면 클럽과 술집으로 가장 번화한 장소가 된다. 낮에는 한가로이 그늘아래에서 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어도 좋지만 관광객과 홈리스들이 뒤섞여 있으니 유의할 것.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시애틀’ 곳곳에는 추장 시애틀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언더그라운드 투어를 통해 지하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갑수’s Pick 몰라봐 주어 미안한 시애틀 와인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시내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우딘빌에는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이 늘어서 있다. 매일 오후 출근하듯 와이너리로 갔다. 한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시애틀 와인은 맛보기 힘들다. 그래, 시애틀에 머무는 동안 실컷 마시고 가자. 피노누아며 쉬라, 리즐링, 피노 그리지오 등등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저녁이면 와이너리에서 사온 와인을 마시며 시애틀의 야경을 감상했다. 어두운 창밖 밤하늘 가득 돋아나던 시애틀의 별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아내를 잃고 외롭게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애틀의 건축가 톰 행크스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최갑수 작가 와인처럼 달콤한 시간을 감각하다, 우딘빌Woodinville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콜럼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턴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와주와 오리건주, 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지역.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 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콜롬비아 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년 25만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포도밭에 자리잡은 4,300명 규모의 대형 원형 극장에선 해마다 여름이면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 케니 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핑크 마티니 등이 무대를 꾸민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 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보르도, 부르고뉴와 견줄 만한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한잔 맛을 본다. 2009년 빈티지. 잘 밸런스되어 있고 피니시도 괜찮은 편. 미국 와인답게 적당한 중량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그리고 캐주얼하다. 까다로운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열자마자 꽃이 피듯 향이 환하게 올라온다. 치즈도 좋고 고기도 어울릴 듯. 안내하는 이는 ‘어메리칸 그랑 크뤼’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와인 스펙테이터>지가 매년 선정하는 ‘톱 100 와인’에서 11년간 14개 와인이 수상한 경력을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무료 테이스팅이지만 5달러를 더 내면 중가의 와인까지 추가 테이스팅이 가능하다. 샤토 생 미셸┃주소 14111 NE 145th Street woodinville, WA 전화 425-488-1133 홈페이지 www.ste-michelle.com/ ▶갑수’s Pick 시애틀의 육해공 공략법 시애틀 여행의 출발점은 스페이스 니들이다. 시애틀 어디에서건 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출발해 EMP박물관과 치훌리 가든을 우선 본 후 라이드 덕을 타고 시티투어를 즐겨 보자. 수륙양용차 타고 시애틀 시티 투어 라이드 덕Ride The Duck of Seattle 치훌리 전시관을 나오니 어느새 날이 갰다. 화창하다. 하늘은 푸르게 빛난다. 자, 이제 라이드 덕을 탈 차례다. 라이드 덕은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다. 오리 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버스다. 90분간 시애틀 시내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라이드 덕, 이거 참 재미있다. 운전사는 ‘Wacky Captain’이라고 부른다. 그냥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복장도 요란하다. 우스꽝스런 모자로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 준다. 그냥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요란한 록음악을 귀청이 떨어질 듯 크게 틀어댄다.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준다. 버스에 탄 사람은 운전사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 나온 라이드 덕은 레이크 호수Lake Union로 풍덩 빠져든다. 차에서 배로 변신.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 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온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000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00가구 정도가 남아 있다. 라이드 더 덕┃탑승장소 웨스트레이크 주소 4th Avenue & Pine Street, Seattle 소요시간 90분 요금 $22 ▶봉현’s Tip 톰 행스크보다는 현빈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다.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에도 등장하기 때문. 하지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운전수 가이드와 신나는 노래를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마스코트인 오리 인형을 비롯, 모든 탑승객에게 오리소리가 나는 피리를 주며 모든 시애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참고로 이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차는 전쟁을 대비해 만들었지만 쓸모가 없어져서 관광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시애틀을 한눈에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나는 그렇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랜드마크로 먼저 달려가야 직성이 풀린다. 시애틀의 랜드마크는 스페이스 니들이라고 들었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 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약 185m 높이의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레이크,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은 ‘우주 바늘’이라는 이름 그대로 괴상하게 생겼다. 높다란 마천루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도시. 아마도 그 사이에는 감색 정장을 입고 푸른색 또는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서류가방을 옆구리에 낀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뛰듯 걸어다니겠지.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대는 순간 오른쪽편 태평양에서 커다란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화면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주소 400 Broad St, Seattle 홈페이지 www.spaceneedle.com화려한 유리 공예품의 향연, 치훌리 가든Chihuly Garden and Glass 데일 치훌리Dale Chihuly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의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EMP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 & 글라스 전시관에는 치훌리의 유리 조형물과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자리한 높이 13m, 넓이 418㎡의 글라스하우스 역시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옆에 자리한 컬렉션 카페Collections Cafe에도 가보자. 그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카니발 쵸크웨어Carnival Chalkware, 오래된 아코디언, 라디오와 카메라 등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치훌리 가든┃주소 305 Harrison St, Seattle(스페이스 니들 타워 바로 옆) 입장료 성인 $19. 스페이스 니들을 포함한 할인 패키지도 판매한다. 홈페이지 www.chihulygardenandglass.com▶봉현’s Tip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의 치훌리 가든은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아주 놀라웠다. 유리공예 아티스트 치훌리의 작품을 정원을 비롯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다. 실용적인 유리공예가 아닌, 형태와 색을 자유로이 만들어 이야기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갑수’s Pick 마니아를 위한 시애틀 시애틀은 마니아의 도시. 커피 마니아, 록 마니아, 와인 마니아들에겐 천국이다. 하루 종일 EMP박물관에 있어도 좋고, 캐피톨 힐로 커피 순례를 떠나도 좋다. 찬란한 가을볕은 덤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만나다 EMP박물관 스페이스 니들을 내려와 그 옆에 자리한 EMPExperience Music Project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록 음악 박물관이다. 이곳은 시애틀 여행시 가장 가보고 싶던 장소. 록 마니아들 사이에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시애틀은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난 곳이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 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 개의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와 의상, 유품도 전시되어 있다. 시애틀은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즈, 사운드가든, 펄잼 등 1990년대 그런지grunge 열풍의 진원지기도 하다. 여성 록 뮤지션의 연대기를 훑을 수 있다. 마돈나의 의상과 조니 미첼의 친필 노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피아노 등이 전시돼 있었다. 체험관에서는 기타와 드럼을 비롯해 각종 이펙터와 턴테이블을 연주할 수 있다. EMP박물관┃주소 325 5th Avenue, Seattle 입장료 성인 $20 홈페이지 www.emp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자유로운 영혼들의 거리, 캐피톨 힐Capitol Hill 시애틀은 커피향으로 가득한 도시였다. 골목마다 거리마다 커피향이 스며 있었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 한집 건너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 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는 스타벅스가 아닌 독립 카페들이 많다. 비바체 등 로스팅 실력이 쟁쟁한 카페들이 숨어있다. 시애틀의 진정한 커피 마니아들은 스타벅스가 아니라 캐피톨 힐에서 커피를 마신다. 독립 카페는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지역 커뮤니티에 밀착해 다양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로스터리와 카페를 말한다. ▶travie info 시애틀 알라모 렌터카 대여점 시애틀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서부 해안도로를 따라 남하하며 캘리포니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시애틀국제공항SeaTacIntl Airport 주소 3150 S 160th St Suite 509, Seatac, WA 전화번호 206-433-0182 영업시간 24시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 해외여행 | Walker of New York City 엄청나게 매력적인* 믿을 수 없이 다양한

    해외여행 | Walker of New York City 엄청나게 매력적인* 믿을 수 없이 다양한

    뉴욕커New Yorker는 워커Walker다. 뉴욕은 사람들을 걷게 만드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뻗어 있는 애비뉴를 따라 걸으면 1분마다 새로운 블록, 즉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경쾌하고 빠르다. 그 느낌을 아는 사람들에게 버스와 지하철은 재미를 놓치는 막대한 손실이고 한없는 지루함일 수밖에. 뉴욕은 정말이지 믿을 수 없이 다양하고,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엄청나게 시끄러운 믿을 수 없이 가까운> 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 9·11테러로 아버지를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9살 소년 오스카의 시선으로 테러 이후 미국 사회의 상처와 치유 과정을 담아낸 장편소설. 기존 소설책의 형식을 파괴하는 실험적인 텍스트 배열과 독창적인 구성으로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천재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2005년 출판된 소설은 2012년 톰 행크스, 산다라 블록이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9·11테러의 상흔이 남은 그라운드 제로에는 새로운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New York, Times 뉴욕에 도착하는 순간, 사람들은 드높은 마천루에 압도당하고 말지만, 다음 순간 그 긴장을 내려놓게 하는 것은 거리의 코너마다 자리잡은 핫도그 가게다(그래서 뉴욕핫도그가 그렇게 유명한가). 깐깐할 것만 같은 뉴요커를 구성하는 것은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보통의 지구인들이다. 뉴욕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과 나눈 이야기들, 혹은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 앙키스 구장 앞에서 만난 꼬마 “양키스도 아이스크림도 좋아요” 저 혼자 여기서 뭐하냐고요? (턱으로 양키스 기념품점을 가리키며) 엄마랑 아빠 기다려요. 그만 나오실 때도 됐는데 말이죠. 누나 야구 잘 모르죠? 설마 베이브 루스가 누군지 모르는 건 아니겠죠? 야구가 처음 시작된 곳이 뉴욕(1842년에 최초의 현대야구 경기가 있었다)이라는 것도 모르시나? 뉴욕에 온 김에 메츠나 양키스 중에 한 팀 골라 봐요. 오늘 구장 안에 들어가는 가이드투어는 매진인 것 같던데, 저처럼 양키스 유니폼 한 벌 장만하시든가요. 혹시 안에서 저희 엄마아빠 보면 좀 전해 주세요. 저 아이스크림 다 먹었다고요. JJ 모자가게 점원 지미Jimmy Broadlick “꿈을 좇아서 왔어요” 모자 어디서 샀느냐고요? 사실 저 근처의 모자가게에서 일해요. 뉴욕에 온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됐어요. 우리 가게에서 50m 거리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아직 못 가봤어요. 여자 친구가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같이 뉴욕으로 이사했어요. 그녀도 오자마자 인턴자리를 구해서 어제부터 유명한 매거진의 화보촬영 어시스턴트를 하고 있죠. 대단한 여자예요! 저는 모자 디자인을 배워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작가가 되고 싶은 꿈도 있는데 이미 써 놓은 원고가 있어요. 여긴 뉴욕이잖아요. 두드려 볼 문이 많아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도어맨 “밤에는 엠파이어, 낮에는 록펠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냐고요? 바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빌딩 첨탑이 너무 높아서 여기서는 안 보여요. 한번은 저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가 있었는데 바람에 밀려 다시 올라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죠. 뉴욕에는 꼭 가봐야 할 전망대가 두 개 있어요. 낮에는 GE빌딩에 있는 전망대 ‘탑 오브 더 록’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81m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시티패스로 야간입장이 가능하니까 새벽 2시 전까지만 다시 오세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도어맨 “밤에는 엠파이어, 낮에는 록펠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냐고요? 바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빌딩 첨탑이 너무 높아서 여기서는 안 보여요. 한번은 저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가 있었는데 바람에 밀려 다시 올라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죠. 뉴욕에는 꼭 가봐야 할 전망대가 두 개 있어요. 낮에는 GE빌딩에 있는 전망대 ‘탑 오브 더 록’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81m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시티패스로 야간입장이 가능하니까 새벽 2시 전까지만 다시 오세요. 네이키드 카우보이걸 ‘‘굴 때문에 벗었어요” 타임스퀘어*의 명물, 네이키드 카우보이Naked Cowboy는 아시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팬티 한 장만 입은 채 기타를 메고 노래하는 그 근육질의 남자 로버트Robert John Burck말예요. 2009년 뉴욕시장 선거 때도, 2010년 미국대통령 선거 때도 입후보를 해서 화제를 모았으니 그를 모를 수가 없겠죠. 우리는 로버트에게 ‘네이키드 카우보이’ 상표 사용 허가를 취득한 네이키드 카우보이걸이고 오이스터를 홍보하는 중이예요. 우리 덕분에 블루 아일랜드 오이스터 컴퍼니의 매출이 급성장했죠. 같이 기념사진 한번 찍어요! 타임스퀘어의 반짝 플래시몹 “인종차별은 말도 안 됩니다!” 우리는 지금 플래시몹Flash mob을 하는 중이랍니다. 얼마 전에 히스패닉계 백인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 소년에게 총을 쏴 소년이 죽은 일이 있었는데 그 자경대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죠. 후드티를 입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자라고 생각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SNS를 통해 뜻을 모았고 그 소년이 즐겨 입었던 후드티를 입고 나와서 분노, 좌절, 기쁨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어요. 첼시바버스Chelsea Barbers “뉴욕 최고의 이발사랍니다” 들어들 오십시오. 우리 이발소가 좀 특이하긴 하죠. 여기 주인인 베티Betty는 최고를 추구하거든요. 벽면에 걸린 아티스트 페페Pepe Villegas의 강렬한 작품들은 당신들처럼 멋을 아는 사람들을 사로잡죠. 마피아와 함께 사라져 간 뉴욕의 이발소들이 몇년 전부터 복고풍으로 돌아왔지만 우리 첼시바버스는 1997년부터 자리를 지켜 왔답니다. 멘솔 향기 솔솔 풍기는 스팀 타월의 느낌을 알아야 진짜 남자죠! 보시다시피 우리 고객들은 GQ 잡지의 모델처럼 말끔한 직장인들이고, 그들은 우리를 뉴욕 최고의 이발사라고 불러 줍니다. 이발 40달러, 옛날방식 면도도 40달러니까 헤어살롱에 비하면 엄청 싼 거랍니다. 주소 465 W 23rd St. New York 문의 212-741-2254 www.chelseabarbers.com 뮤지컬 <원스> 주인공 아서 다빌Arthur Darvill “참, 열정적이시네요!” 와우, 오늘 관객분들은 마치 토요일 밤의 관객분들 같네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실 줄 몰랐다는 뜻이에요. 네. 네. 한 분 한 분 모두 사인해 드릴게요. 우리 뮤지컬 <원스ONCE>가 <맘마미아>, <시카고>, <록 오브 에이지>처럼 화려한 공연은 아니지만 2012년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8개 부분의 상을 휩쓸었죠. 대사마다 빵빵 터져 주시고 영화를 통해 히트한 노래들을 따라 불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참, 브로드웨이공연과 오프브로드웨이공연의 차이는 실력이 아니랍니다. 사실상 좌석규모만 다를 뿐이니 소극장 공연도 많이 봐 주세요. *타임스퀘어 Time Square 타임스퀘어는 뉴욕 면적의 0.1%도 안 되는 넓이지만 뉴욕시 수입 11%, 일자리의 10%가 이곳에서 창출되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광장이다. 매일 이곳을 지나가는 통행인구가 35만명에 이를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으며 새벽 2시에도 인파로 불야성을 이룬다. 타임스퀘어 주변의 건물들은 의무적으로 대형 광고판을 부착해야 하는데, 광고판만으로도 연간 수입이 200억이다. 삼성과 LG도 큰 몫을 하고 있다. Public Architecture Tour 건축은 도시의 입이다 째깍째깍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시계탑이 2시 정각을 가리켰다. 어디가 미팅 장소인지를 몰라 네거리를 두리번거리는 사이 대각선 모퉁이에서 피터Peter Laskowich 선생이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뉴욕에서 가장 인간적인 건축물 100년이나 된 기차역, 그랜드 센트럴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 가이드답게 피터 선생은 현명한 눈빛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그는 오늘 이야기를 들려 줄 장본인은 자신이 아니라고 말했다. 누가 또 등장한다 말인가? 아르데코 스타일의 크라이슬러 빌딩을 포함해 위엄을 간직한 근대 건축물들을 가리키며 그가 외쳤다. “Buildings always tell us things!” 예를 들면 이런 이야기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로 들어가는 통로는 점점 좁아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거의 뛰다시피 걸음이 빨라지게 된다. 쏟아져 들어온 사람들을 맞이하는 것은 교회를 연상시키는 대형 홀이다. 노란 조명으로 채워진 홀은 일순간 사람들을 차분하게 만들지만 정중앙에 위치한 시계탑과 티켓부스는 다시 각자의 길을 재촉하게 만든다. 100년 전 설계된 이 건물은 조명의 밝기, 천장의 높낮이, 실내 온도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에 명령(걷는 속도, 장거리 여행자와 통근자의 동선)을 내리고 있었다. 그저 고풍스럽다 여겨졌던 터미널이 인공지능을 지닌 첨단 건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가운 현대의 인텔리전트 빌딩과는 온도 차이가 있다. “그랜드 센트럴은 뉴욕에서 가장 인간적인 빌딩입니다. 뉴욕이 어떤 곳입니까? 평방인치로 땅을 쪼개서 파는 곳입니다. 여러분이 서 있는 중앙홀은 10층짜리 빌딩을 무려 10개나 세울 수 있는 면적이죠. 그러나 현재 이 땅에서 나오는 수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공공장소로 유지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그것은 사람을 우선시했기 때문입니다. 뉴욕에 아직은 인본주의가 남아있다는 증거죠!” 박수갈채를 받았던 연설(?)에 덧붙은 이야기는 안타까움이었다. 그랜드 센트럴을 시작으로 100년 전 파크 에비뉴 일대에 추진됐던 터미널 시티 프로젝트는 1,000개의 빌딩을 잉태했지만 지금 살아남은 생존자는 5%도 안 된다. 조만간 또 하나의 빌딩이 허물어지고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가 거듭 당부한 이야기 하나를 더 전한다. “근사한 곳에 가서 식사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지불한 돈은 1달러짜리 달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색감, 선, 질감, 스타일을 위한 것이니까요.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기회는 흔하지 않습니다.” 오감이 모두 민감한 여행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비밀스러운 장소 두 곳을 이 기사의 마지막 페이지에 소개해 두었다. 다음 번 뉴욕에서 기자를 마주치게 될지도 모를 장소들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리 재활용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는 걷기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다. 그러므로 뉴욕에 3층 높이의 고공 산책로가 조성됐다는 소식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처럼 높은 곳 말고, 브룩클린이나 자유의 여신상에서처럼 먼 곳이 아닌, 딱 3층 높이에서 만나는 맨해튼은 어떤 모습일까? 맨해튼 웨스트사이트에 위치한 하이라인High Line은 원래 화물전용 철도가 다니던 지상 10m 높이의 고가였다. 1980년 운행 중단 이후 30년간 잡초만 무성한 상태로 방치되면서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뜻있는 시민과 예술가들의 열정이 더 높았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구조물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10년간의 기획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3년 이상의 공사 끝에 2009년, 하이라인은 뉴욕 시민들이 사랑하는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 2.3km의 버려진 철도를 통째로 재활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지금의 하이라인은 생태적이고 예술적인 공원으로 탈바꿈됐다. 낡은 철로를 그대로 남겨 둔 채 일광욕 데크와 벤치, 전망대 등을 설치하고 다양한 수종의 야생화를 심었다. 그리고 공원 곳곳에 조각상, 설치미술 작품들을 전시했다. 지상 약 10m 위의 산책이 제공하는 종합선물은 뉴저지의 전망과 허드슨강의 노을,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의 야경이다. 여름에는 각종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되고 별 관측 행사도 가능하다. 하이라인의 변화는 주변 환경의 변화도 몰고 왔다. 낡고 지저분했던 고가 주변의 건물들은 새단장에 들어갔고, 아예 고가 위를 가로지르는 부티크 호텔이 지어져 젊은 뉴요커 사이에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고가 주변에 카페와 펍, 레스토랑이 늘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맵(www.thehighline.org)을 통해 고가로 진입할 수 있는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랜드 투어Grand Tour | 무료로 진행되는 그랜드 투어는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100주년을 맞아 2013년 한 해 동안 진행되는 이벤트다. 어플리케이션($4.99)을 구입하면 셀프 오디오 투어도 가능하다. www.grandcentralterminal.com 해박한 피터 선생의 또 다른 가이드투어, 특히 야구와 접목한 뉴욕 역사를 듣고 싶다면 그의 사이트를 참고할 것. www.newyorkdynamic.com 뉴욕 시티패스New York City Pass | 구겐하임뮤지엄(또는 탑 오브 더 록), 미국자연사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현대미술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 자유여신상 유람선 등 6개의 뉴욕 관광명소 입장권으로 구성된 패키지 패스. 낱장 구입보다 $79 할인된 $104(17세 이하 청소년 $79)에 구입할 수 있다. 앞에 언급한 장소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 있으며 첫 개시 후 9일 동안 유효하다. www.citypass.com 그레이라인 이층버스Gray Line New York Sightseeing | 버스여행은 양날의 칼 같다. 편리하지만 수박 겉핥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뉴욕처럼 볼 것 많은 도시를 개괄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이층버스다. 브로드웨이 45번가의 정류소를 기점으로 북쪽을 도는 업타운 루프, 남쪽을 도는 다운타운 루프는 기본이고 브룩클린 루프, 브롱스 투어는 선택이다. 원하는 정거장에 내렸다가 재탑승이 가능하다. 각 루프의 티켓가격은 $49, 전 루프를 다 이용할 수 있는 48시간 패스는 $59다. www.newyorksightseeing.com 212-445-0848 Chelsea Gallery 욕망의 쇼룸 뉴욕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 김아타는 뉴욕을 ‘가장 화려하지만, 가장 야만적인 도시’라고 했다. 그리고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그 도시를 야누스의 얼굴로 치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예술가들은 저마다 발견한 뉴욕의 얼굴을 하나씩 꺼내고 있을 뿐이다. 첼시의 갤러리에서 그 얼굴들을 대면할 수 있었다. 세계 미술 시장을 주도하는 70여 개 이상의 갤러리들이 그곳에 모여 있으므로.짐켐프너파인아트Jim Kempner Fine Art 정원에 들어서면 중용The Golden Mean이라는 제목의 조각상이 서 있는 짐켐프너갤러리. 실험적인 현대작품들과 복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주소 501 West 23rd St, New York 문의 212-206-6872 www.Jimkempnerfineart.com 두산 갤러리 Doosan Gallery 두산 연강 재단이 운영하는 곳이다. 한국의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을 발굴하여 6개월간 첼시에 머무는 레지던스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주소 533 West 25th St. New York 문의 212-242-6343 www.doosangallery.com 레일라 헬러 갤러리 Leila Heller Gallery 중견 현대미술 작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특히 중동작가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아 이란, 터키, 중동의 미술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소 568 West 25th, New York 문의 212-249-7695 www.leilahellergallery.com 더 페이스 갤러리 The Pace Gallery 베이징의 유명한 아트지구인 따산즈에도 분점이 있는 갤러리.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예술품, 판화 갤러리, 사진 갤러리가 나뉘어 있으며 한국의 이우환 작가도 후원하고 있다. 주소 534, 510, 508 West 25th, New York 문의 www.thepacegallery.com 브루스 실버스타인 Bruce Silverstein 앨프리드 스티글리츠 같은 근대 사진작가들을 주로 다루는 사진전문갤러리. 주소 535 West 24th, New York 문의 212-691-5509 www.brucesilverstein.com 요시밀로 갤러리 Yossi Milo Gallery 일본계 사진전문갤러리로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신진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나무’시리즈로 유명한 한국의 이명호 작가도 이곳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었다. 주소 245 Tenth Ave, New York 문의 www.yossimilo.com 글래드스톤 갤러리Gladstone Gallery 매튜 바니, 아니슈 카푸어, 알로라 & 칼자딜라 등 스타 작가를 키워낸 곳. 공장 건물을 개조한 2개의 갤러리가 있는데 규모가 큰 21번가에는 설치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개인전은 24번가의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주소 515 West 24th St. New York 문의 212-206-9300 www.gladstonegallery.com Brooklyn & Williamsburg 브룩클린에서 찾은 비상구 내 머릿속에 브룩클린은 먼지 푹푹 날리는 공장지대에 땀에 찌든 노동자들이 술 한잔으로 일상을 위무하는 디스토피아였다. 영화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1989년, 올리 에델 감독)>에 비친 더럽고 음울한 뒷골목이 전혀 가상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말이다. 그러나 2013년의 브룩클린은 전혀 달랐다. 인구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신흥 주거타운. 그곳이 브룩클린이었다. 젊음의 비상구,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 모든 것은 맨해튼의 살인적인 집세 때문에 시작됐다.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20만명쯤 된다는 뉴욕의 아티스트들은 저렴한 곳을 찾아 방치된 공장이나 창고로 스며들곤 했었다. 큰 창문과 높은 천장은 대형 작품을 옮기기 좋았고, 월세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빈 공장이 많았던 소호와 첼시가 그랬다. 예술가들의 안목은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그 분위기에 반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그 사람들을 겨냥한 자본이 따라 들어오는 수순. 꿈과 열정이 가득하지만 정작 주머니가 비어 있는 예술가들은 이제 더 이상 맨해튼 내에서는 짐 풀 곳을 찾기 어려워졌다. 동네의 집값만 올려준 채 다시 짐을 싸야 했던 가난한 예술가들이 찾은 다음 번 비상구는 다리 건너,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였다. 베드포드 애비뉴Bedford Ave를 따라 도열한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개성적인 숍들에 활기가 더해지면서 현재 가장 ‘핫hot하고 펀fun한’ 장소로 떠올랐다. 새 책과 헌 책을 모두 취급하는 스푼빌 & 슈가타운 서점Spoonbill & Sugartown Booksellers은 디자인과 아트 관련 책으로 유명하지만 판매대 위에서 천연덕스럽게 잠을 자는 검은 고양이로도 유명하다. 윌리엄스버그를 찾아가기 가장 좋은 때는 주말이다. 많게는 150개 부스가 줄지어 선 난장이 펼쳐지는 벼룩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브룩클린에서 개최되는 주말 벼룩시장은 여러 곳이지만 윌리엄스버그 벼룩시장의 규모가 가장 크다(www.brooklynflea.com). 요즘 뉴욕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와 음식들을 판매하는 부스도 있으니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브룩클린 하이츠 브라운스톤붉은 사암으로 주택의 전면(파사드)를 장식하고 계단 아래 반지하 공간을 두었던 19세기 주택건축양식은 뉴욕의 주거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었지만 지금은 그리니치와 할렘, 브룩클린 일대에만 집중적으로 남아있다. 오드리 헵번의 출세작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 트루먼 커포티Truman Capote가 살았던 집은 윌로우 스트리트 70번지에 남아 있고,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아서 밀러Arthur Miller가 살았던 집은 그레이스 코트Grace Court에 남아 있다. 뉴요커가 사는 곳, 브룩클린 하이츠 메트로폴리탄에는 베드타운이 필요한 법이다. 브룩클린 하이츠Brooklyn Heights는 뉴요커들이 사랑했던 미국 최초의 교외suburb였다. 다리만 건너면 맨해튼의 소음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고, 또 하루가 멀다하고 솟아오르는 마천루는 나름대로 봐줄 만한 전경이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 범죄가 늘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때 공동화되다시피 했던 브룩클린은 세월의 부침을 거쳐 다시 드라마틱하게 부활하고 있다. “맨해튼 자치구는 자기들이 세금에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맨해튼에는 이민자, 실업자들이 많이 살지만 브룩클린은 깨끗한 주거지죠. 우리 입장에서는 젊은 처녀가 희생하는 느낌이라고요. 하하. 어쨌든 맨해튼과 브룩클린은 쌍둥이 같은 운명인 거죠.” 쌍둥이는 운명공동체가 맞다. 브룩클린 다리를 건너오고 있는 것은 젊은 부부들만이 아니다. 대형 쇼핑몰이 건너오고, 증권사도 건너오고, 이제 호텔들도 다리를 건너오고 있다. 그들을 수용하기 위해 낡은 건물들을 철거하면서 중요한 근대 건축 유산을 잃어가는 것은 쌍둥이의 씁쓸한 운명이다. 다행인 것은 무분별한 개발을 견제하는 시민활동가들의 노력이 활발하다는 것. 브룩클린 하이츠 지역은 1965년 역사보존지구로 지정됐고 주택개조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유명한 재즈가수 노라 존스가 코블 힐Cobble Hill에 타운하우스를 구입한 후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일부 창문을 막으려 했을 때 온 동네가 떠들썩했던 일화가 있다. 브룩클린에서 진행되는 빅어니언워킹투어의 파트너는 브룩클린역사협회(www.brooklynhistory.org)다. 그저 평범해 보였던 동네 풍경을 가치 높은 건축물로 다시 보게 해 준 사람은 티나Tina Rivers였다. 플로리다에서 자란 그녀는 할아버지의 고향인 브룩클린으로 혼자 돌아왔다. 콜롬비아대학에서 예술사 박사과정을 마친 후 현재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가이드로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다. 역사연구가답게 오래된 신문 등의 정확한 사료를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지금은 브룩클린역사협회가 위치한 건물에만 들어가도 뉴욕공공도서관에서 받았던 감동을 되살려 주는 황홀한 도서관이 숨어 있다. 한때 2,632개의 객실로 뉴욕 최대 규모의 호텔이었던 세인트 조지St. George Hotel는 지금은 저렴한 숙소를 찾는 학생들의 차지가 됐다. 밋밋하게 느껴지는 휘트먼 공원도 브룩클린 데일리 이글Brooklyn Daily Eagle 신문의 기자로 이곳에 살았던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을 기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달라 보인다. 티나가 ‘쿠키 같다’고 표현한 브라운스톤* 하우스들도 마찬가지다. 투어는 맨해튼의 경치가 바라보이는 언덕의 강변 산책로에서 끝이 났다. 아래쪽 부두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종합휴양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어린이 공원, 수영장, 야간영화제를 위한 스크린, 바비큐 피크닉장, 와인바, 카약보트 등을 내려다보며 왜 이곳이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베드타운인지를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travie info 빅어니언워킹투어스Big Onion Walking Tours 빅어니언투어는 뉴욕시민들도 잘 모르는 뉴욕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는 다양한 워킹투어를 20년 이상 진행해 오고 있다. 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들은 대부분 관련 분야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취득한 교사 혹은 연구원 출신. 지역과 주제별로 30여 개나 되는 워킹투어는 보통 2시간여가 소요되며 비용은 1인당 $20다. 미리 예약할 필요 없이 미팅장소로 가면 된다. www.bigonion.com 888-606-9255 Bronx & East Harlem 할렘을 넘어서 우리가 도전한 것은 할렘 너머 미지의 땅이었다.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가이드북 <타임아웃>에는 상세지도조차 없는 브롱크스Bronx를 향해 맨해튼 북단의 헨리 허드슨다리Henry Hudson Bridge를 건넜다. 보통의 뉴욕여행자에게는 북방한계선이 있다. 바로 할렘이다. 선입견은 무서운 것이라 할렘이라는 이름 앞자리를 오래 차지했던 ‘우범지역’의 잔상은 쉽게 사라지지가 않는다. 강남만, 혹은 강북만 보았다면 서울을 다 본 것이 아니듯 맨해튼만 보았다면 그건 뉴욕의 5개 자치구 중에서 하나만을 보았다는 뜻이다. 감히 말하건대 뉴욕을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할렘에서 꼭 해봐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재즈뮤직을 듣는 일이고 두 번째는 흑인들의 소울 푸드를 맛보는 일이다. 혹시 일요일에 방문하게 된다면 아무 교회나 들어나 성가대의 합창을 들어 보는 일 또한 부지런한 여행자에게 근사한 보상이 된다. 할렘이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밀집한 곳이라면 북쪽의 브롱크스는 더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아프리카계뿐 아니라 유태계, 푸에르토리칸Puerto Rican, 히스패닉Hispanic 인구가 많고 북유럽에 뿌리를 둔 후손들의 흔적도 강하다. 200여 개국에서 이주한 300만명 이상의 이민자들이 거주한다는 뉴욕의 인구통계학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브롱크스라는 지명도 스웨덴에서 이민 온 농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금은 미국 힙합문화의 일부가 되어 버린 그래피티Graffiti가 1970년대에 처음 시작된 곳도 브롱크스였고, 그 주인공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소년들이었다. 브롱크스를 찾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은 대부분 사우스 브롱크스의 양키 스타디움Yankee Stadium으로만 몰린다. 경기가 없는 시즌이라고 해도 구장투어는 항상 만석이다. 투어마저 놓친 사람들은 경기장 코앞의 양키스 터번Yankees Tavern에 자리를 잡는다. 구단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수십년 동안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아 온 스포츠 바bar다. 낮부터 맥주를 기울이며 스포츠채널에 시선을 고정한 손님들도 오래된 풍경이다. 브롱크스 가장 큰 대로인 그랜드 콘코스Grand Concourse 양쪽으로는 아르데코풍의 아파트와 빌딩들이 도열해 있다. 이 거리를 두고 뉴욕의 ‘샹젤리제 거리’라는 과장된 미사여구를 시도하는 브롱크스 시의 마음은 알겠지만 쉽게 동의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브롱크스는 알려지지 않은 만큼 새로운 곳이다. 사회적 사실주의 미술가 벤 샨과 그의 부인 베르나르다가 1938~1939년에 그린 벽화는 브롱크스 중앙 우체국Bronx General Post office의 로비에서 만날 수 있다. 1930년대 미국 노동 계급을 묘사한 13점의 벽화 아래로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색다르다. 센트럴 파크보다 면적이 크다는 2개의 공원이나 동물원Bronx Zoo은 어떨까. 맨해튼의 박물관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뮤지엄과 미술관들은 어떨까. 이런 궁금증은 여행 개척자들의 원동력이 된다. 매달 첫 번째 수요일에 운행한다는 브롱크스 컬처 트롤리를 이용하면 브롱크스 지역의 주요 문화명소를 안내해 준다니 노려 볼 만하다. 노동자 계급의 친구들 ‘카마라다스Camaradas El Barrio’ 카마라다스Camaradas를 강추한 사람은 데스말이었다. 뮤지션이 추천하는 라틴뮤직 라이브 바라니, 우리는 황금 같은 토요일 밤을 그의 말대로 카마라다스에 올인하기로 했다. 역에서 내려 바를 찾아가는 10여 분의 보도 여행은 할렘에 대한 두려움과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 은근한 스릴을 만끽해 보시길. 바에 앉아 맥주 한잔을 시키자마자 초저녁의 한산함을 뚫고 멋들어진 양복에 건장한 체구를 감춘 사장 올란도Olrando Plaza가 시가를 물고 등장했다. 만나자마자 금방 친구가 되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름 그대로예요. 카마라다스. 친구들이란 뜻이죠. 여기는 라틴계, 아프리카계, 히스패닉 사람들의 네이버후드죠. 제 선조는 푸에르토리칸이고요. 그런 노동자계급들을 위한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벽돌과 강철을 주로 사용한 것도 아버지, 할아버지처럼 이 땅을 개척했던 이민자들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역 아티스트들을 후원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저기 그림들은 지역 예술가들의 것인데 매달 바꿔서 겁니다.” 결과부터 보고하자면 우리는 오래 기억할 만한 즐겁고도 특별한 토요일 밤을 보냈다. 우연히 바 옆자리에 앉게 된 인테리어 디자이너 애슐리Ashley Geissinger는 나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1년 전 직장 때문에 플로리다에서 건너온 그녀가 이곳을 단골집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는 TV가 없어서 좋아. 멍청하게 앉아서 TV를 보는 건 집에서도 할 수 있잖아. 여기는 좋은 사람들이 있고, 맛있는 푸에르토리코 음식이 있지. 사랑방 같은 곳이랄까. 게다가 수준 높은 라틴뮤직 라이브공연도 있고 가끔 유명한 DJ들도 오니까 좋지.” 그녀와 뉴욕의 그래피티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두 번째 밴드 이스마엘 리베라가 연주를 시작했다. 무대 앞 좁은 홀은 이미 타고 난 리듬감으로 몸을 흔드는 ‘친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소 2241 First Avenue, at 115th St. 문의 212-348-2703 www.camaradaselbarrio.com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브랜드USA 한국사무소 02-777-2733 www.thebrandusa.com, 유나이티드항공 www.united.com ■interview프레고네스 극장 전속작곡가 겸 음악감독 데스말 게바라 Desmal Guevara 스물 한 살에 이곳에 정착했으니 브롱크스에 온 지도 벌써 20년이 다 되었네요. 원래 피아니스트라서 예전에는 일본, 태국 등지로 공연을 다녔었는데 지금은 극장 전속 작곡가 겸 음악 감독으로 바쁩니다. 우리 프레고네스 극장Teatro Pregones은 124석의 작은 극장이지만 수준 높은 라틴공연을 올리고 로비에는 지역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하죠. 브롱크스에는 히스패닉, 도미니칸, 페루인, 러시안, 유태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서 살고 있는데 우리 극장은 라틴 커뮤니티의 중심역할을 합니다. 이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들도 많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곳에서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살고 있다는 것이에요. 더 좋은 곳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죠. 이미 밖에서 보는 것과는 많이 달라요. 여기서 가까운 링컨병원에만 가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갤러리, 극장이 있어요. 싱글맘이나 유방암 환자들을 지원하는 문화 프로그램 등도 활발하고요. www.pregones.org ▶travel info New York City [에이미 브레드] 뉴욕 치즈 샌드위치의 감동 에이미의 빵집Amy’s Bread을 찾아낸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2층 버스 티켓을 사러 갔던 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할 만한 장소를 찾던 나의 레이더망에 걸린 것이 바로 에이미였다. 갓 구워낸 빵과 군침을 돌게 만드는 케이크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빵집은 아침부터 손님들로 북적거렸고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했지만 잘 구워낸 뉴욕 치즈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그런 수고로움은 모두 잊고 말았다. 헬스키친의 본점이 멀다면 첼시마켓과 블리커 거리Bleecker St.에 더 넓은 분점이 있으니 참고할 것. 본점┃주소 Hell’s Kitchen 672 9th Avenue BTWN 46th & 47th St. 문의 212-977-2670 www.amysbread.com [그랜드 센트럴 캠벨아파트먼트] 90년 전의 호사 유럽에서 실어온 최고급 가구와 집기들로 꾸며진 캠벨아파트먼트The Campbell Apartment에서 칵테일을 한잔을 마셔 보자. 한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가장 큰 면적의 사무실이 필요했던 SF소설가 캠벨John W. Campbell은 1923년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의 남서쪽 귀퉁이를 개조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은 뉴욕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이탈리아 피렌체궁 스타일의 사무실이다.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한 호사스러움은 웨딩이나 파티, 이벤트 공간으로 대여해서 만끽할 수 있다. 주소 Grand Central Terminal, 15 Vanderbilt Entrance, New York 문의 212-953-0409 www.hospitalityholdings.com [맥넬리잭슨 서점 & 카페] 나도 저자가 될 수 있다! 뉴욕 놀리타에 위치한 이 서점은 독서애호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곳이다. ‘책을 얻는 가장 갸륵한 방법은 직접 책을 쓰는 것’이라는 발터 벤야민의 말을 실행에 옮기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던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셀프 출판 코너가 있다. 4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부터 800페이지 분량의 두툼한 책까지, 약 3만부의 책이 셀프 프린팅으로 탄생했다. 패키지 프로그램의 비용은 적게는 $19(권당 $7 추가)부터 많게는 $349(권당 $7 추가)로, 조건에 따라 다양하다. 주소 52 Prince Street, New York 문의 212-274-1160 www.mcnallyjackson.com [그랜드 센트럴 오이스터 바 & 레스토랑] 기차를 타고 온 해산물 중세 예배당을 연상시키는 낮은 돔 천장의 오이스터 바에 앉아 와인 한잔에 신선한 굴을 곁들이는 것은 어떤가. 그날그날 배달되는 72종의 해산물 재료에 따라서 메뉴마저 바꾼다는 오이스터 바 & 레스토랑Grand Central Oyster Bar & Restaurant을 그랜드 센트럴터미널에서 발견했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1913년에 오픈하자마자 뉴욕명사들의 단골집이 된 것. 오이스터 바는 지금도 퇴근 후에 신선한 굴과 와인으로 기분전환을 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중독성 높은 아지트다. 주소 Grand Central Terminal, New York 문의 212-490-5210 www.oysterbarny.com [JJ 모자센터JJ Hat Center] 뉴욕 최고最古의 모자가게 페도라는 뉴욕 멋쟁이의 필수 아이템이다. 미트패킹이나 윌리엄스버그에서 꼭 마주치게 되는 ‘새앙쥐’ 같은 멋쟁이들의 공통점은 페도라에 선글라스, 문신이라고. 거리에서 $10~20에 살 수 있는 모자가 수십만원씩이라면 사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100년 전통의(1911년 오픈) JJ 모자센터의 진열대 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물욕이 절로 꿈틀거린다. 차원이 다른 2,000여 종의 모자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310번가에 위치한 본점 외에 이트빌리지와 윌리엄스버그에도 분점이 있다. 주소 310 Fifth Ave &t 32nd St. New York 문의 212-239-4368 www.jjhatcenter.com [Hotel] 쉐라톤 타임스퀘어Sheraton New York Times Square Hotel 단언컨대 완벽한 호텔 여행자에게 지구는 숙소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같은 이유로 맨해튼의 호텔 요금은 상식을 넘어선다. 센트럴 파크,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현대미술관을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쉐라톤호텔이라면 그 가치는 얼마나 더 크겠는가. 그래서 쉐라톤은 언제나 사랑받는 호텔이다. 1억6,000만 달러 예산의 개보수 공사는 외관 정리를 남겨둔 상태. 스타우드 프리퍼드 게스트Starwood Preferred Guest일 경우 클럽라운지에서 맨해튼의 마천루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다. 쉐라톤의 자랑인 스위트 슬리퍼Sweet Sleeper 침구류에 안겨서 보내는 뉴욕의 밤은 달콤하기만 하다. 주소 811 7th Avenue 53rd Street, New York 문의 212-581-1000 www.starwoodhotels.com Z Hotel 맨해튼을 바라보는 자세 창고와 공장을 이웃으로 둔 부티크 호텔이라니,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삭막함을 상쇄하는 노력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모던한 외관과 인테리어, 힙한 소품들은 젊은이들이 취향에 완벽히 부합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Z호텔은 숨은 진가를 발휘한다. 주변의 황량함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퀸스버러 다리를 포함하는 건너편 맨해튼 미드타운의 야경이 객실 유리창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 호텔을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다리를 하나 건넜을 뿐인데 호텔 요금은 한결 저렴하고 호텔에서는 맨해튼 미드타운까지 매시간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주소 11-01 43rd Ave, Long Island City, New York 문의 212-319-7000 www.zhotelny.com [NYC Restaurant Week] 미식가의 달력을 훔쳐라 일년에 두 번, 미식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즌이 있다. ‘브런치’ 문화가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뉴요커에게 너무나 중요한 레스토랑 위크다. 20여 일에 이르는 여름과 겨울 기간 동안 뉴욕시를 대표하는 300여 개의 레스토랑이 제공하는 3코스 요리를 1인당 점심 $25, 저녁 $38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단 주말은 제외인 경우가 많으니 참고할 것. 워낙 인기 높은 행사이므로 예약은 필수인데 그 절차는 놀랍도록 간단하다. 노부 뉴욕Nobu New York, 블루 워터 그릴Blue Water Grill, 팜 트라이베카Palm Tribeca 등을 놓치지 말자. 참고로 식당 입구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푸른색 A는 위생등급을 표시한 것이다. B, C 순으로 낮아진다. www.nycgo.com/restaurantweek NYC Restaurant 1. The Mercer Kitchen 김치 맛을 아는 미슐랭 셰프 2001년 문을 연 메르세르 호텔 1층에 자리잡은 이 레스토랑은 트렌드세터들의 집합소다. 소호에 자리잡은 첫 번째 부티크 호텔이라는 명성에 어울릴 만한 시크함이 이 레스토랑의 압도적인 분위기. 프랑스 출신의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장 조지jean georges vongerichten는 2011년 아내와 한국을 방문해 한식조리법을 배우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적도 있다. 한층 품격 높은 미국식 캐주얼 다이닝에서는 전형적인 미국 노동자 음식인 햄버거가 메인코스가 될 때는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주소 99 Prince st. New York 문의 212-966-5454 www.mercerhotel.com NYC Restaurant 2.The Dutch 낯선 만족과 포만감 로칸다 베르데Locanda Verde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히트시킨 적이 있는 3인방이 다시 의기투합한 프로젝트는 미국식 레스토랑이다. 경험의 폭이 넓은 카르멜리니Andrew Carmellini 셰프는 토끼 팟 파이, 건조 숙성시킨 스테이크, 벗겨 먹는 새우 등 조금은 낯설고 난해한 요리를 내놓지만 어느 것 하나 만족감을 놓치지는 않는다. 오크 바에 앉아서 간단하게 와인 한잔에 신선한 굴을 즐기는 기쁨도 가능하다. 흔하게 먹을 수 있는 튀김닭 요리도 이곳에서는 육즙이 살아 있는 요리가 된다. 전체 요리는 $15 내외, 메인은 $20 내외다. 주소 131 Sullivan St & Prince St. New York 문의 212-677-6200 www.thedutchnyc.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New York City 뉴욕시는 뉴욕주의 주도로 5개의 자치구로 이루어져 있다. 익숙한 이름인 맨해튼 외에도 브롱크스, 퀸즈, 브룩클린, 스태튼 아일랜드가 뉴욕시를 구성하고 있다. 뉴욕시는 세계에서 가장 북적거리는 도시지만 길을 찾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단순한 격자형 구조를 가진 도시에서 가로는 스트리트고 세로는 애비뉴다. 남에서 북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숫자가 늘어난다. [Rent-a-Car] 뉴욕 알라모 렌터카 대리점 뉴욕시를 벗어나 뉴욕주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북쪽으로 캐나다 국경과 만나는 나이아가라 폭포까지가 모두 뉴욕주다. 위치 JFK 국제공항지점JFK Intl Airport 주소 149-05 131st Street, Jamaica, NY 전화번호 718-553-8640 영업시간 오전 6시~밤 11시59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United Airlines] about 유나이티드항공 유나이티드항공과 유나이티드익스프레스는 한 해 1억4,000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항공사다. 2012년에 국제선 9개 노선과 국내선 18개 노선을 신설하여 현재 6개 대륙에 걸친 370개 이상의 공항으로 매일 5,446편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보유 항공기는 약 700여 대이며 2013년에도 24대의 보잉항공기를 추가하고 있다. 2012년에는 <비즈니스트래블러Business Traveler> 매거진이 선정한 북미 최고 항공사상을 수상했으며 마일리지 플러스Mileage Plus는 9년 연속 <글로벌트래블러Global Traveler> 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상용고객프로그램으로 뽑혔다. www.kr.united.com [유나이티드항공과 함께하는 뉴욕 여행] 뉴왁 리버티 국제 공항 Newark Liberty Int’l Airport, EWR 유나이티드항공의 새로운 허브공항인 뉴왁Newark 공항EWR은 맨해튼 시내까지 25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기존의 케네디John F Kennedy Inti’l Airport(JFK) 공항보다 접근이 쉽다. 유나이티드 이코노미플러스United Economy Plus 여유로운 공간의 이코노미플러스에서는 레그룸이 최대 약 12cm 넓어서 좀더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으며, 이코노미석 앞쪽에 위치하여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 유나이티드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109~149달러의 추가요금을 내면 예약할 수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 미주 대륙 횡단 노선인 뉴욕 JFK-LA, 뉴욕 JFK-샌프란시스코 노선에서 새롭게 제공되는 유나이티드항공만의 프리미엄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비즈니스퍼스트Business First에는 여유로운 공간의 180도 침대형 평면좌석을, 새로운 이코노미좌석에는 레그룸을 넓혔다. 또 전 좌석에 주문형 엔터테인먼트 및 전원 공급장치가 구비되어 있다. 유나이티드 프리미엄 캐빈 서비스┃ 글로벌퍼스트Global First & 비즈니스퍼스트Business First 침대형 평면좌석과 공항에서의 우대 서비스, 주문형 개인 엔터테인먼트 및 프리미엄 기내식을 특징으로 하는 유나이티드 글로벌퍼스트와 비즈니스퍼스트와 함께라면 여행 내내 보다 업그레이드된 편안함과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다.
  • 여장 노숙인 뒷모습에 숨겨진 무심한 폭력

    여장 노숙인 뒷모습에 숨겨진 무심한 폭력

    비탈을 오르는 듯 평지를 위태롭게 걷는 자가 있다. 감색 치마 정장에 비둘기 가슴 같은 빛깔과 감촉의 스타킹을 신었지만 뒷모습은 고통스럽다. 정장을 꿰입은 굵은 골격이 괴상한 방향으로 솟구쳤다 가라앉는다. 우리의 무방비한 점막에 가시처럼 들러 붙는 그의 체취는 역겹다. 하지만 그는 우리의 재미와 안녕, 평안 따위엔 관심이 없다. 여장 노숙인 앨리시어다. 악취를 ‘보호막’으로 두르게 된 앨리시어는 어디서 왔을까. 황정은(37)의 두 번째 장편 소설 ‘야만적인 앨리스씨’(문학동네)는 이 기묘한 인물을 배태한 배경을 추적해 들어가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2010년 일본 오사카 한신백화점 지하보도에서 작가가 맞닥뜨린 여장 노숙인에서 태어났다. 작가는 자신을 압도한 그의 뒷모습이 소설을 쓰게 했다고 말한다. 앨리시어를 성장하게 하는 양분과 배경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폭력’이다. 아버지, 어머니, 동생 등 앨리시어의 가족은 재개발을 앞둔 고모리(무덤이라는 뜻)에서 살아간다. 식용 개들을 가둬놓는 개장, 죽은 개의 뼈와 내장을 먹고 자란 은행나무, 악취가 풍기는 하수처리장, 폐지 더미로 뒤덮인 고물상 등으로 짜인 이 황폐한 공간에서 앨리시어의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은 재개발 보상비에만 벌겋게 눈이 달아 있을 뿐이다. 이 무심함의 한가운데서 어머니의 일상적인 폭력이 자행된다. ‘그럴 때 그녀는 어떤 사람이라기보다는 어떤 상태가 된다. 달군 강철처럼 뜨겁고 강해져 주변의 온도마저 바꾼다. 씨발됨이다. 지속되고 가속되는 동안 맥락도 증발되는, 그건 그냥 씨발됨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씨발적인 상태다. 앨리시어와 그의 동생이 그 씨발됨에 노출된다. 앨리시어의 아버지도 고모리의 이웃들도 그것을 안다. 알기 때문에 모르고 싶어하고 모르고 싶기 때문에 결국은 모른다.’(40쪽) 앨리시어와 동생의 모습은 짖지도 도망치지도 않으며 죽음을 기다리는 개장 속 개와 겹친다. 하지만 정작 작가의 날 선 시선은 폭력 그 자체보다 폭력을 외면하면서 적극적으로 그에 가담하는 인간 군상의 졸렬함과 무심함에 더 쏠려 있는 듯하다. 폭력적인 어머니를 발아한 존재가 그녀에게 폭력을 가한 외할아버지가 아니라 외할아버지의 질서에 순종했던 외할머니라는 대목에서 이는 잘 드러난다. 앨리시어가 정한 표적이 형제를 저능하다고 뒷말하고 앨리시어의 집에서 나는 비명을 몰래 듣고 간 이웃들이라는 데서도 짐작해볼 수 있다. 앨리시어가 ‘저능한 새끼에서, 저능한 것도 모자라 난폭한 새끼가 되고 가시처럼 뾰족한 인간이 되어 고모리를 돌아다니게 된’(116쪽) 이유가 거기에 있다. ‘세상에 나고 자란 목숨 가운데 가치 없는 것은 없는 거다’라는 교훈을 설파하면서 주둥이를 찢은 물고기를 놓아주는 게 고귀한 행위라 생색내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군더더기 없는 황정은의 문장은 무심한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리듬감 있게 나아간다. 하지만 여러 번 같은 문장에서 맴돌게 된다. 이처럼 수월하게 읽히지 않는 이유는 작가가 극사실주의 화가처럼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사건의 순간과 사물의 이미지를 명징하게 각인시키면서 현실의 폐부를 곧장 찌르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간 중간 ‘그대는 어디까지 왔나’, ‘그대는 어디에 있나’라는 물음을 던지며 끊임없이 ‘우리의 현재’를 환기시킨다. 이 물음은 폭력의 심장부를 그저 제3자로만 관찰하고 싶은 우리의 ‘거리두기’를 일찌감치 차단하려는 듯 집요하게 계속된다. 그리고 우리 역시 무심함으로 폭력의 재생산에 기여하는 이들일 수 있다고 손가락질하는 듯 뜨끔하고 아프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2013년을 살아가는 노인들은 과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취재진은 서울의 대표적인 노인 쉼터 탑골공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100명이 넘는 노인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는 기초노령연금 문제부터 노인 일자리 사업까지, 관련 이슈들에 대해 당사자인 노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해외특별기획 드라마 초한지(KBS2 밤 12시 45분) 광무에서 대치하던 초군과 한군은 유방의 계책으로 장기전에 돌입한다. 항우는 유방의 아버지를 처형한다며 유방에게 싸움을 걸어 보지만 유방은 이를 무시한 채 대치 상태를 유지한다. 한편 항우는 유방에게 담판을 청한다며 그를 끌어내고, 항우를 조롱하는 유방에게 화살을 날려 명중시키는데…. ■명의의 건강비결(EBS 오전 10시 20분) 뼈와 관절의 명의인 정형외과 전문의 유명철 교수는 ‘고관절 표면 치환술’ 국내 최초 도입, ‘절단 수지 재접합 수술’ 국내 최초 성공 등 최초의 기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려는 유 교수에게서 뼈와 관절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어 본다. ■현장 21(SBS 밤 8시 55분) 행정부를 감시하는 국회 기능의 꽃, 국정감사. 지난달 14일부터 시작된 국감이 지난 2일 막을 내렸다. 이번 국감은 역대 가장 많은 628개 피감 기관을 선정했고 200여명의 기업인 증인을 채택해 또 다른 기록을 세웠다. 국감 기간 20일 중 주말을 제외한 15일 동안 1개 상임위가 하루 서너개에서 많게는 20개 가까운 기관을 감사해야 했다. ■장수의 비밀(EBS 밤 10시 45분) 70년 세월에 백발이 된 할머니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으며 뽀뽀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반찬을 먹여 주며 자신이 먹을 때보다 더 즐거운 표정을 짓는 할아버지다. 한결같이 지고지순한 할아버지는 항상 할머니를 업어주고 안아주고 싶단다. 세월이 갈수록 애정이 더 깊어져 서로가 없으면 한시도 못 산다는 부부 금실의 비결은 뭘까. ■쇼킹 70억(OBS 밤 9시 50분) 독특한 전통과 문화를 영위하며 살아가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민족과 부족들.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 각기 다른 역사와 자연환경의 토대 위에서 뿌리내린 70억 인구의 놀랍고도 이색적인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한다.
  • 산타 절친 ‘루돌프’, 겨울되면 눈동자 색깔 바뀐다(英연구)

    산타 절친 ‘루돌프’, 겨울되면 눈동자 색깔 바뀐다(英연구)

    산타할아버지의 ‘절친’인 루돌프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순록이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눈의 색깔이 바뀌는 신비한 현상이 발견됐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UCL)과 노르웨이 트롬쇠대학교 연구팀은 계속되는 어둠 속에서도 순록들이 어떻게 위험을 감지하고 천적에 맞서는지에 궁금증을 품고 이를 연구했다. 그 결과 순록의 눈은 어둠이 길어지는 겨울이 되면 눈동자의 색깔이 금빛에서 푸른빛으로 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순록의 ‘체인징 컬러’ 능력은 시신경과 망막 사이에서 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하는 반사막(tapetum lucidum)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록은 여름에 금색 눈동자를, 겨울에 파란색 눈동자를 띄는데, 이는 반사막이 반사하는 빛의 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빛의 양이 제한적인 겨울에는 망막 안의 광수용기(빛에 민감한 세포 조직)를 통해 빛이 덜 반사되면서 푸른빛을 띠는 반면, 여름에는 빛을 많이 반사해 금색을 띤다는 것. 고양이와 개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으며, 순록의 눈동자 색깔이 변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순록이 유독 춥고 어두운 북극에서 생존하기에 유리한 신체적 특징을 발견했다”며 “이로써 순록의 이동 경로 및 생활환경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학회보(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소통의 ‘리딩 공연’ 상상력 폭발하다

    소통의 ‘리딩 공연’ 상상력 폭발하다

    분명 뮤지컬 공연인데 배우들은 대본을 보며 연기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정동 CJ아지트에서 열린 뮤지컬 ‘반짝, 내맘!’ 무대였다. 완벽한 무대 세트나 의상을 갖추지 않고 배우들도 주로 의자에 앉아 연기하는 이번 공연은 바로 ‘리딩(낭독)’ 공연이다. 본 공연을 올리기 전 공연계 관계자들과 관객들 앞에서 공개하고 평가와 조언을 받기 위한 ‘연습 무대’다. 그런데 열기만큼은 정식 공연 못지않았다. 평일 오후인데도 130여개 객석은 빈자리 없이 꽉 찼다. 공연도 흥미진진했다. ‘반짝! 내맘’은 동화 속 세계로 들어간 10세 소녀가 동화와는 달리 불행하게 살고 있는 주인공들을 만나고, 이들이 잃어버린 ‘결정 거울’을 찾아 나선다는 내용이다. 무대 뒤 화면에는 동화의 이미지를 담은 종이 팝업북이 펼쳐지고 신데렐라와 심청, 개구리 왕자 등의 옷을 간단히 걸친 배우들은 객석 곳곳을 누비며 관객들을 만났다. 공연계에서 리딩 공연의 인기가 뜨겁다. 완성된 작품도 아니고 무대와 의상도 간소하지만 티켓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창작자들도 리딩 공연에 다양한 시도를 더하며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극단 관계자들끼리의 워크숍으로 진행되던 리딩 공연이 일반 관객들에게 본격적으로 개방된 건 2~3년 전부터다. CJ문화재단의 창작 지원 프로그램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는 2011년부터 젊은 창작자들의 뮤지컬과 연극을 리딩 공연으로 선보여 왔다. 남산예술센터는 리딩 공연과 극작 강의를 묶은 ‘남산희곡페스티벌’을 지난 2월과 8월에 개최했다. 젊은 창작자들의 작품을 리딩과 워크숍, 쇼케이스로 공연하는 두산아트센터의 ‘두산아트랩’ 프로그램, 공연 예술 창작산실 지원 사업의 연극 및 뮤지컬 리딩 공연도 이와 비슷하다. 리딩 공연을 통해 창작자들은 작품을 꼼꼼히 점검하고 다듬을 수 있다.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의 이민희 뮤지컬 제작 PD는 “관객들이 설문조사로 전달한 의견과 블로그에 남긴 후기가 창작자들이 작품을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좋은 작품은 리딩 공연으로 홍보 효과도 누린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와 연극 ‘나와 할아버지’(남산예술센터)는 리딩 공연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초연이 흥행했다. 이달 개막하는 뮤지컬 ‘풍월주’(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와 연극 ‘목란언니’(두산아트랩)는 리딩 공연과 초연이 성공하고 재공연까지 성사된 사례다. 유료 공연으로 이어지기는 힘든 실험적인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두산아트랩은 젊은 창작자들의 다양한 실험을 리딩이나 워크숍 등의 형태로 무대에 올린다. 두산아트센터 홍보마케팅팀 강소라씨는 “음악극이나 무대미술극 등 실험적인 작품들을 반드시 정식 공연 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더라도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딩 공연이 주목받으면서 무대 자체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무대 연출과 의상 등을 최소화하고 배우들이 앉거나 서서 연기하던 공연에 최근 몇 년 사이 영상이나 조명, 음악 등이 추가됐다.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는 ‘반짝! 내맘’을 통해 처음으로 중대형 창작뮤지컬을 시도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거의 모든 리딩 공연은 티켓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동이 날 정도다. 단순히 공짜 공연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공연계의 귀띔이다. 관객 정애희(41)씨는 “리딩 공연을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비어 있는 부분은 어떻게 채워질까, 배우는 누구를 캐스팅하면 좋을까 등을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면서 “작품의 창작 과정에 음양으로 참여한다는 느낌이 즐겁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112죠? 선생님이 오답 채점했어요, 출동해주세요”

    “여기는 서울 ○○초등학교입니다. 저희 선생님이 오답 시험을 채점했어요. 빨리 3층 2학년 5반으로 와주세요.”(112 신고자) “어떤 것을 도와드려야 하는 건가요. 오답 시험을 채점했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경찰) 2일은 경찰청이 정한 ‘112 범죄 신고의 날’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2 신고 건수는 1177만건으로 1990년(52만 467건)보다 2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올해(1~9월 기준)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신고를 포함해 1447만건이 접수됐다. 1990년보다 28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51.9%(751만건)는 범죄와 관련 없는 단순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신고였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선정한 황당한 신고 중에는 “은행에 가서 수도요금을 좀 대신 내주세요”, “집에 전기가 끊겼으니 출동해 주세요” 등 경찰과 무관한 사안부터 “지하철 옆에 앉은 할아버지가 방귀를 뀌었는데 냄새가 너무 심하니 처벌해 주세요”, “잠실 야구장이 너무 시끄러워요. 야구장을 좀 옮겨 주세요”와 같은 내용도 있다. 경찰이 집계한 허위 신고도 지난해 1만 465건, 올해(1~9월)는 9117건이다. 지난 8월 서울 관악구의 스크린 경륜장에서는 취객이 경비원에게 출입을 저지당하자 앙심을 품고 공중 전화를 이용해 “경륜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이 같은 악의적 허위 신고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과 동시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병행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긴급하지 않은 내용을 신고하는 것은 112 신고 접수 근무자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어서 일반 민원상담은 182로 해 달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슈퍼스타K5’ 박재정 “할아버지, 아이스바 기업 창업주”…어떤 기업?

    ’슈퍼스타K5’ 박재정 “할아버지, 아이스바 기업 창업주”…어떤 기업?

    ’슈퍼스타K5’ 박재정이 자신의 할아버지가 기업 창업주였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5’에서는 1라운드 레전드 미션과 2라운드 라이벌 매치를 주제로 TOP4(박시환, 박재정, 송희진, 김민지)의 생방송 5라운드가 펼쳐졌다. 이날 박재정은 레전드 미션에서 김도향의 노래 ‘시간’을 선곡했다. 박재정은 “제일 해보고 싶었던 노래다. 이 노래를 하면 좋았고 그리웠던 시절이 떠오른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박재정은 “이 노래는 할아버지를 생각나게 한다. 할아버지가 기업 창업주셨다. 아이스바다”라면서 “제가 첫 손자라 할아버지가 날 굉장히 좋아했다. 할아버지의 삶의 패턴을 닮고 싶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줄넘기하고 커피를 마셨다”라고 밝혔다. 박재정은 “지금은 그 가업이 없어진 상태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런 말씀을 새기며 이 노래를 부를 것 같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12에 전화해서는 “방귀 뀐 할아버지 처벌해 달라” 황당 신고

    112에 전화해서는 “방귀 뀐 할아버지 처벌해 달라” 황당 신고

    연 1000만건을 훌쩍 넘는 경찰 112 신고 가운데 경찰관들을 당황하게 하는 어이없는 신고 내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112 범죄신고의 날’인 2일을 앞두고 서울·경북지방경찰청이 꼽은 ‘황당 112 신고’를 1일 공개했다. 서울청이 선정한 황당신고 내용으로는 “은행에 가서 수도요금 좀 대신 내주세요”, “집에 전기가 끊겼으니 출동해 주세요” 등 경찰과 전혀 무관한 민원부터 “바퀴벌레가 있는데 무서워서 못잡겠어요. 대신 잡아주세요”,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할아버지가 방귀를 뀌었는데 냄새가 너무 심하니 처벌해 주세요”라는 등의 내용도 있었다. 심지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시켰는데 케첩을 하나밖에 안 준다”, “집에 TV가 갑자기 안 나온다”, “잠실야구장이 너무 시끄러우니 구장을 옮겨 달라”, “집 옆 유치원에서 기르는 개구리가 밤새 울어서 잠을 못 자겠다”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신고도 접수됐다. 어떤 시민은 “은행을 털고 있다”는 신고를 해 경찰이 긴급 출동했더니 사실은 “아주머니들이 은행나무의 은행 열매를 너무 많이 털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여서 경찰관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경북청에는 “기차역에 왔는데 열차를 놓쳤으니 좀 잡아 달라”, “주차장에 세워둔 내 차가 밤새 잘 있는지 확인해 달라”, “예지몽을 꿨는데 내 앞에 가는 차 트렁크에 시체가 있을 거다”라는 황당 제보까지 들어왔다. 경찰 관계자는 “112는 긴급전화임에도 범죄와 관련이 없고 단순 불편을 해결해 달라는 신고가 전체의 51.9%에 이른다”면서 “이는 112 신고 접수 근무자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하는 만큼 민원 상담은 182로 해 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빛의 융단을 타고 산타클로스를 만나다

    빛의 융단을 타고 산타클로스를 만나다

    북극. 얼음과 눈의 세계다. 하지만 동토(冬土)라 부르는 이는 드물다. 대개의 영화나 소설들도 그랬다. 살풍경한 현실 대신 신비한 세계, 혹은 동화 같은 곳으로 그렸다. 그린란드 비슷한 역설을 기대했던 걸까. 서구의 몇몇 사람들은 성서 속 에덴이 북극에 실재한다고 믿기도 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그만큼 컸던 게다. 북극 동화의 실제 무대는 라플란드(Lapland)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국경을 맞댄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와 러시아의 콜라반도를 아우르는 넓은 땅이다. 라플란드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자연현상은 오로라다. 그리고 오로라를 좇는 여행자들이 발을 딛는 북극권의 첫 도시가 바로 ‘산타 마을’로 유명한 핀란드 로바니에미다. 밤이 되면 늑대 울음소리가 물안개처럼 깔리고 하늘에선 빛의 샤워가 펼쳐지는 미지의 땅, 라플란드를 다녀왔다. 라플란드의 남쪽 경계는 다소 불분명하다. 북위 66도 33분을 가상의 원으로 연결한 아틱 서클(Arctic Circle), 그러니까 북극권(北極圈) 위쪽 지역을 일컫는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핀란드의 경우 영토의 3분의1 정도가 라플란드에 속해 있다. 라플란드는 사미(Sami)족의 영토다. 노르웨이 등 북극권 국가에 흩어져 사는 민족으로, 인구는 7만명쯤 된다. 나라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거주하는 국가마다 자치 의회를 꾸렸다. 핀란드 북부의 라플란드주(州) 또한 사미족의 주요 거주 지역이다. 핀란드 풍경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숲, 곳곳에 산재한 호수’다. 높은 산은 드물다. 대지는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민 듯 평평하다. 이 평탄한 땅의 70% 정도가 숲이다. 저 유명한 핀란드 사우나는 바로 이 숲에서 왔다. 땔감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호수도 흔하다. 약 18만 8000개에 달한다. 라플란드를 찾는 외국인 여행자, 특히 일본인의 경우 으뜸가는 방문 목적은 오로라 관측이다. 최근엔 영하 40도까지 곤두박질치는 겨울에도 좀 더 편히 오로라를 보기 위해 글래스 하우스까지 등장했다. 이글루 형태의 천장을 유리로 씌운 실제 호텔이다. 핀란드 방문 첫날 오로라와 마주한 건 정말 행운이었다. 어디선가 들었던 ‘오로라를 보려면 밤 10시 이후 북쪽을 주시하라’는 말을 잊지 않은 덕이었다. 숙소에서 확인한 ‘오로라 예보’ 지수는 ‘4’였다. 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대학의 과학자들이 운영하는 사이트(www.gi.alaska.edu/AuroraForecast)에서 예상한 오로라 관측 가능지수다. 이 사이트에선 날씨를 예보하듯 매일 매일 오로라 상황을 게시한다. 오로라 활동 지수를 0에서 9까지 10단계로 나누는데, 0은 미약, 9는 최강이다. 지수가 3 이상이고 날이 맑다면 오로라와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을 떠난 지 거의 하루 만에 닿은 로바니에미. 사지는 천근만근이었지만, 눈은 줄곧 낯선 땅의 하늘에 고정돼 있었다. 말끔히 갠 하늘엔 별이 총총이다. 팝송 가사처럼 그야말로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starry starry night)다. 그 많은 별들 사이로 길게 구름띠 비슷한 게 얹혀져 있다. 은하수라기엔 외곽선이 선명하고 구름이라 하기엔 색이 짙다. 대체 뭘까. 카메라로 찍어 보니 진한 초록빛 띠다. 오로라의 실체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흥분으로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면서도 가슴 한 편에선 아쉬움이 배어 나온다. 오로라도 결국 장시간 노출로 빛의 입자를 모아 만든 ‘카메라의 작품’이었던 건가. 한데 아쉬움이 기쁨으로 바뀌는 데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잡광이 많은 시가지를 피해 어두운 오우나스 강변으로 자리를 옮겼다. 로바니에미를 가르며 흐르는 강이다. 그곳의 하늘은 달랐다. 머리 위로 초록빛 광선들이 너울댔다. 오로라는 단 한순간도 같은 형태가 없었고, 늘 초록빛 일색인 것도 아니었다. 멀리 산 너머에서, 바로 옆 건물 옥상 위에서 빛이 몽실몽실 피어올랐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절정은 밤 11시쯤이었다. 과장 좀 보태서 머리카락 바로 위로 빛이 쏟아져내리는 듯했다.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풍경이다. 그 빛의 융단을 타고 산타 할아버지가 내려온다 해도 믿을 판이다. 먼저 자리 잡은 일본 할머니들은 ‘스고이’(굉장하다는 뜻)만 연발했다. 우리 식으로는 ‘헐, 대박!’쯤 될까. 오로라의 사전적 의미는 ‘태양에서 방출된 전기 입자들이 지구 대기와 부딪쳐 빛을 내는 현상’이다. 하지만 여기는 북극이다. 메마른 현실 언어보다는 동화적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아틱 서클 안에 사는 이들은 오로라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알래스카 이누이트들은 죽은 이들이 축구를 하는 것이라 했고,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정령들의 춤’이라고 했다. 스칸디나비아 바이킹 설화에서는 전쟁의 처녀신인 발키리의 방패에서 반사된 빛이다. 사미족은 보다 토속적이다. 북극 여우가 불붙은 꼬리로 하늘에 뿌려대는 불꽃이라고 했다. 우연처럼 찾아온 오로라는 2시간여 만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이튿날 밤도 날은 맑았다. 하지만 북극 여우는 종적을 감췄다. 나머지 일정 내내 그랬다. 오로라 서클이 로바니에미 아래쪽에 치우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랴. 매일 볼 수 있었다면 신비감도 떨어졌을 거라며 애써 위로할 수밖에. 한겨울엔 여우꼬리가 한결 토실해지고 자주 나타난다니, 겨울철 핀란드를 찾는 이라면 눈을 부릅뜰 일이다. 라플란드의 관문인 로바니에미는 핀란드의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르 알토(1898~1976)가 설계한 계획도시다. 순록의 뿔을 모티브 삼아 도로와 건물을 배치했다. 한데 그 배경이 애처롭다. 2차대전 당시 로바니에미는 독일군의 러시아 공격 전초기지였다. 현지 안내책자에서는 “1941년 당시 로바니에미 주민이 6000명 정도였던 반면 독일군은 8190명에 달했다”며 “1944년 독일군이 퇴각하며 도시의 97%를 파괴했다”고 적고 있다. 외지 여행자들에게 로바니에미를 알린 건 산타클로스 마을이다. 진짜 산타가 산다는 마을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먼저 아틱 서클을 알리는 바닥 표지가 눈에 띈다. 이 선을 넘어야 비로소 북극권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산타 집무실은 아틱 서클 바로 옆 건물에 있다. 누구든 실제 산타와 만날 수 있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여기까지는 무료다. 지갑은 산타 집무실을 나서는 순간 열리기 시작한다. ‘살아있는’ 산타와 찍은 사진, 동영상을 담은 USB가 22유로다. 물론 사고 안 사고는 ‘자유’다. 기념품 가게를 나서면 산타 우체국이 기다린다. 핀란드 체신청이 운영하는 진짜 우체국이다. 산타마을 ‘엘프’(요정)들이 해마다 산타 앞으로 오는 약 60만통의 편지를 나라별로 분류하고 답장도 써준다. 7유로짜리 산타편지로 보내면 ‘확실하게’ 답장을 받을 수 있다. 현지에서 편지를 보낼 수도 있다. 우표는 85센트다. 우체통은 두 종류다. 노란색은 곧바로, 빨간색은 크리스마스에 맞춰 배달된다. 얼핏 얄팍한 상술처럼 보이지만 기분이 상할 정도는 아니다. 머지않아 크리스마스 아닌가. ‘메리 크리스마스’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 내친걸음에 이나리(Inari)까지는 가보는 게 좋겠다. 핀란드 최북단의 소도시로 러시아 국경과 인접해 있다. 로바니에미에서는 차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이나리엔 사미족들이 많이 산다. 사미족 의원들이 대부분인 의회가 시 행정을 이끌어 간다. 마을의 자랑은 이나리 호수다. 핀란드에서 세 번째로 크다. 호수 주변으로 작은 만이 수백 개나 되고, 호수 안엔 3000개가 넘는 섬이 흩어져 있다. 이나리 호수는 오로라 관측 명소다. 겨울이면 ‘북극 여우’가 이 넓은 호수 위를 뛰어다니며 빛의 축제를 펼친다. 글 사진 로바니에미(핀란드)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日, 1950년대에 핵무기 만들려 했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인 1950년대에 핵무기를 생산하려 했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국무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미국의 사설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이 보고서는 국무부 내 극동지역 연구부서가 1957년 8월 2일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는 “1945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여된 뒤 일본 국민들은 핵무기에 치를 떨었지만 1950년대 일본 보수정권은 극동지역이 냉전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여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핵무기가 일본 방위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지만 핵무기를 생산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을 이기지 못했다”면서 “결국 기시 노부스케(1896~1987) 총리는 핵무기를 만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기시 노부스케는 ‘군국주의 부활’을 노골화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의 외할아버지다. 보고서는 또 “방위청은 현대전에서 핵무기가 필수적이라고 확신하고 있고 보수 지도자들도 핵무기가 일본에 인접한 공산국가 세 나라(소련, 중국, 북한)에 맞서는 효과적인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당시 일본은 경제 재건으로 심각한 전력 부족을 겪고 있었다. 이는 일본이 자연스레 원자력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됐다. 핵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 인력과 자금을 끌어오는 것에도 아무 장애가 없었다. 1957년 보고서는 일본이 핵무기 생산을 공언하지 않더라도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해 핵무기 생산 능력은 갖춰 갈 것으로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비만 극복 몸짱 할아버지 화제…악바리 된 사연은

    비만 극복 몸짱 할아버지 비만을 극복하고 ‘몸짱’으로 거듭난 할아버지가 화제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비만 극복 몸짱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비만을 극복하고 몸짱으로 거듭난 할아버지는 바로 미국 켄터키주에 거주하는 64세의 로버트 할아버지. 로버트 할아버지는 예전에는 배가 볼록 나오고 총체적으로 비만 체형으로 고생하던 평범한 할아버지였지만 지팡이 없이 걷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자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현재는 20대도 부러워할 만한 비만 극복 몸짱 할아버지로 거듭났다. 네티즌들은 “비만 극복 몸짱 할아버지 정말 대단하다”, “비만 극복 몸짱 할아버지 앞으로도 오래 사세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 61시간 일하고 月100만원 지시·감시에 휴식은 말뿐…왜 참냐고? 일자리 뺏길까봐

    주 61시간 일하고 月100만원 지시·감시에 휴식은 말뿐…왜 참냐고? 일자리 뺏길까봐

    4년째 서울 광진구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김기수(67·가명)씨는 1년 내 단 하루의 휴일도 없다. 김씨는 학생들이 하교한 오후 4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 30분까지 밤샘 근무하며 학교를 지킨다. 하루 16시간씩 일하고 받는 월급은 90만원이다. 현행법상 김씨 같은 경비직 근로자는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상 휴일 수당과 휴식 시간 등을 보장받지 못한다. 하지만 두 평(약 6.6㎡) 남짓한 경비실에서 폐쇄회로(CC) TV를 지켜보는 일 이외에 학교 곳곳을 순찰하고 청소하거나 늦은 밤 운동장을 배회하는 아이들도 단속해야 하는 까닭에 아침이면 녹초가 된다.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 놓인 감시·단속직 근로자의 인권과 근로 조건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시·단속직 근로자는 학교·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 업무를 주로 보는 직군과 냉·난방 기사 등 단속(斷續·대기 시간이 긴 업종)적 직군의 근로자를 합친 개념이다. 서울신문이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진성준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감시·단속직 노인 근로자의 인권 상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95.4%가 비정규직이었다. 또 위탁·파견 업체와 계약한 근로자가 82.4%로, 학교와 입주자 대표회의 등이 직접 고용한 근로자(16.6%)보다 훨씬 많았다. 간접 고용이 일반화됐다는 의미로, 학교와 입주자들이 근로자 처우 등의 문제를 파견 업체에 떠넘기는 구조인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3일부터 2주간 전국 감시·단속직 근로자 874명(55세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심층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국내 감시·단속직 노인 근로자는 12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파견 근로가 흔하다 보니 아파트 경비원 등은 이중 삼중의 지시 구조 탓에 각종 잡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심층 인터뷰에 응한 A아파트 경비원은 “관리소장이 책임지고 지시를 내리면 좋은데 동대표와 감사, 총무, 부녀회장 등이 모두 지시하는 통에 업무를 감당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아파트 경비원이 잡초를 뽑거나 청소하고 택배를 받는 일은 근로계약상 본업이 아니지만 주민이 요구하면 추가 수당 없이 감당해야 한다. 감시·단속직 노인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평균 61시간으로 법정 근로시간(주 40시간)을 크게 넘어섰다. 업무 시간이 다른 직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는 기존의 인식과 판이한 현실이다. 특히 경비 업무는 한번 근무할 때 18~20시간을 일하는 탓에 피로도가 훨씬 높다. 또 이들 가운데 89.7%가 100만~150만원의 임금을 받아 대부분 최저임금(2013년 기준 시간급 4860원·월 101만 5740원) 수준의 급여를 받았다.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월 100만원 미만을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4.7%였다. ‘포괄 임금제’(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 없이 뭉뚱그려 받는 형태)로 급여를 받는 근로자도 39.6%나 됐다. 주말에 일해도 정당한 추가 임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들에게는 하루 평균 3~4시간의 휴식 시간이 명목상 제공되지만 ‘과중한 업무 탓에 충분히 쉴 수 없다’(48.0%)거나 ‘관리자의 눈치가 보여 쉴 수 없다’(23.7%)는 응답이 많았다. ‘휴식 시간이 아예 없다’는 응답도 7.8%나 됐다. 이처럼 노동 현실이 열악한데도 정부는 이 직군을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데 머뭇거린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추가 수당 등을 모두 보장해 일자리의 질이 높아지면 젊은 구직자가 몰려 노인들이 되레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2015년부터 이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2012년 한 차례 유보한 적이 있어 재차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경영계는 이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비용 증가를 우려한 기업이 무인 경비시스템을 도입해 현재 근로자를 대량 해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대표는 “경비직 등은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아니어서 근로 조건을 개선해도 청년 구직자가 몰릴 가능성이 낮다”면서 “경비업 등에 종사하는 노인 중 생계난을 겪는 사람이 많은 만큼 반드시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한 해 1000만명이 죽음과 싸운다… 가장 치열한 전쟁터 ‘응급실 24시’

    한 해 1000만명이 죽음과 싸운다… 가장 치열한 전쟁터 ‘응급실 24시’

    한해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1000만명에 달한다. 대도시 지역의 대형병원 응급실들은 환자 과포화 상태에 놓여 있고, 지방 병원의 응급실은 의료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농촌과 도서·산간 지역은 환자가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되기조차 힘든 의료 취약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증 응급환자가 적정 시간 내 병원에 도착할 확률은 2010년 기준 48.6%이며 ‘예방 가능한 사망률’은 2010년 기준 35.2%로 선진국의 20%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31일 밤 10시 50분 KBS 1TV에서 첫 방송되는 ‘생명 최전선’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응급의료센터를 조명한다. 열악한 의료현실 속에서도 생명의 끈을 붙잡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는 전국 438개 응급실의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강원 원주시에 닥터헬기가 착륙했다. 앰뷸런스로 옮겨진 환자는 24세 청년 권오성씨. 군 입대를 한 달 앞두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7m 높이에서 추락했다. 추락 당시 받은 충격으로 장기가 파열되고 골반이 부서져 과다 출혈로 생명이 위독하다. 수술동의서를 작성하기 위해 보호자에게 연락해 보지만 서울에 있는 보호자가 원주까지 오기를 기다리기엔 환자의 목숨이 위태롭다.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에는 김미순(56)씨가 괴로운 듯 소리를 지르며 실려왔다. 쓸개관에 생긴 담관염이 염증을 유발시켜 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한시라도 치료가 급하지만 주사 바늘만 찔러도 응급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 의료진은 진땀만 뺀다. 생후 1개월이 채 되지 않은 세쌍둥이도 병원을 찾았다. 그중 막내 시현이의 호흡기에 문제가 생겼다. 울지도 못한 채 축 늘어져 있던 시현이는 결국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첫째 시찬이마저 바이러스 감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에는 김정일(69) 할아버지가 만삭 임산부보다 더 큰 배를 내밀고 누워 있다. 배에 가득 찬 복수를 빼내야 하는데 보호자가 보이지 않는다. 술을 좋아했던 김 할아버지는 술 때문에 건강도 가족도 잃었다. 날씨가 부쩍 서늘해진 밤, 기침을 얕잡아봤던 강윤배(54)씨는 호흡곤란 상태로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감기와 증세가 비슷하다는 후두개염을 앓고 있는데, 후두개가 부어오르면 기도를 막아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김씨의 목이 심하게 부어 있어 인공호흡기를 달기조차 어려운 상태인데, 김씨의 호흡은 점점 가빠지고 있다. 의료진은 김씨를 구해낼 수 있을까. ‘생명최전선’은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사투와 희망을 담아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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