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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갱, 모네, 뭉크와 깊은 인연을 맺은 화가 [으른들의 미술사]

    고갱, 모네, 뭉크와 깊은 인연을 맺은 화가 [으른들의 미술사]

    폴 고갱의 동서, 클로드 모네의 친구, 에드바르 뭉크의 은인. 19세기 노르웨이와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인상주의 화가 프리츠 테울로브(Frits Thaulow·1847~1906)는 잘 알려진 화가는 아니지만 이 세 명의 세계적 화가와 깊은 관련이 있다. 폴 고갱(Paul Gauguin·1848~1903)과 프리츠는 동서지간이다. 프리츠의 첫 번째 아내 잉게보르그 샬롯 가드(Ingeborg Charlotte Gad· 1852~1908)와 고갱의 아내 메테 소피 가드(Mette Sophie Gad· 1850~1920)는 친자매 사이다. 프리츠는 인상주의 창시자인 클로드 모네(Claude Monet·1840~1926)와 친구사이로 가까이 지냈다. 한 살 어린 형님인 고갱과 모네로부터 직·간접적으로 파리의 예술계를 접했다. 프리츠는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1863~1944)의 인생에서 고마운 은인에 해당한다. 뭉크는 외갓집 친척프리츠는 하랄드 테울로브와 니콜린 루이즈 뭉크 사이에서 10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형은 태어나자마자 한 살도 못 돼 사망했기 때문에 프리츠는 실질적인 장남 역할을 했다. 그의 아버지는 저명한 화학자였으며 어머니는 학자와 종교인, 예술인을 배출한 뭉크 가문의 딸이었다. 따라서 프리츠는 어려서 유복한 시절을 보냈다. 특히 그의 외할아버지 야콥 뭉크(Jacob Munch·1776~1839)는 프랑스 신고전주의의 대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제자였다. 이런 환경 덕분에 프리츠는 어려서부터 예술가의 길로 자연스레 접어들었다. 프리츠는 23세에 해양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코펜하겐 아카데미에 등록했다. 그는 초기에는 해양 화가로서 산, 바다 풍경을 그리며 날씨의 변화에 따른 성난 바다 풍경을 주로 그렸다. 그러나 그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밝고 화사한 화풍으로 자연을 그리기 시작하며 길, 마을 어귀 등 고즈넉한 마을 풍경을 주로 그렸다. 뭉크에게 세상을 보여준 은인프리츠는 화가뿐 아니라 미술행정가로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프리츠는 1882년 노르웨이에서 최초로 ‘추계전’을 설립해 젊은 미술학도들에게 등용의 기회를 주었다. 덕분에 뭉크도 1883년 ‘추계전’에 처음 출품하고 3년 후 ‘아픈 아이’로 노르웨이 미술계를 흔들었다. 뭉크가 프리츠와 처음 관계를 맺게 된 것은 1884년 여름 프리츠가 주최하는 공개 야외 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1885년 프리츠는 뭉크에게 해외 연수의 기회를 선사했다. 뭉크는 안트베르펜을 거쳐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박람회를 돌아보는 2주간의 기회를 선물받은 것이다. 이때 오슬로에만 갇혀있던 뭉크는 세상을 보았다. 거기서 뭉크는 국제적인 미술의 동향을 파악했다. 20대 초반의 뭉크는 그때 세계적 미술의 흐름을 목격했던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크로그가 그린 프리츠의 초상화를 보면 그는 얇은 미소를 짓고 자신이 늘 그리는 해양 풍경화 이젤 앞에 서 있다. 산타할아버지와 같은 인상을 보면 그는 마음이 넓은 사람 같아 보인다. 적어도 뭉크에게는 그랬다. 뭉크는 프리츠의 추천 덕분에 1889년부터 3년 연속으로 국비 장학금을 받아 프랑스에서 유학할 수 있었다. 뭉크에게 프리츠는 아낌없이 주는 산타 할아버지 같았다. 프리츠는 폭풍도, 해일도 없는 잔잔한 동네 풍경에 매력을 느꼈다. 그러나 개울이나 개천과 같은 작은 강물을 그린 프리츠의 동네 풍경은 세계 시장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미 세상은 뭉크가 그린 불안, 두려움, 공포의 내밀한 감정을 그리는 세상으로 바뀌어 있었다. 프리츠는 바뀐 세상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세상을 바꾼 뭉크가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 정형돈♥ 한유라 “하와이 호화생활? 이거 보면 기절하겠다”

    정형돈♥ 한유라 “하와이 호화생활? 이거 보면 기절하겠다”

    개그맨 정형돈 아내 한유라가 하와이에서 호화 생활을 한다는 루머에 대해 언급했다. 29일 한유라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작가’에는 ‘하와이 올 때 뭐 들고 와? 캐리어 언박싱/다이어터의 눈물 나는 하와이 일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정형돈과 한유라가 쌍둥이 딸을 만나기 위해 하와이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유라는 하와이 집에 도착한 정형돈을 반기며 남편의 캐리어를 풀었다. 캐리어에는 방송인 장영란이 선물한 곱창 김·사과식초·개그우먼 박나래 어머니가 손수 짠 참기름·한유라 어머니가 싸준 반찬 등이 담겼다. 한유라는 “이게 웬일이야, 잘 먹겠습니다”라고 고마워했다. 정형돈은 “나보다 그걸 더 좋아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한유라는 “아니야, 무슨 소리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언박싱을 이어간 한유라는 정형돈이 사 온 캄보디아 선물 3대장으로 꼽히는 설탕, 소금, 후추를 보여줬고 “마지막은 손녀들을 그리워하는 외할아버지의 편지”라며 캐리어 정리를 마무리했다. 특히 한유라는 정형돈을 향해 “여보 내가 여기서 호화 생활한다고 소문이 났는데 (사람들이) 이거 보면 기절하겠다. 조금이라도 생활비 아껴야 하는 거니까”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유라는 “여기서 다 파는 건데 왜 (생필품) 가져가냐고 처음엔 엄청 뭐라 하던 남편. 지금은 제가 미리 주문하면 착착 잘 챙겨와 준다”고 알뜰살뜰 면모를 보였다. 정형돈은 2009년 4세 연하 방송 작가 한유라와 결혼해 2012년 쌍둥이 딸을 얻었다. 한유라는 쌍둥이 딸의 교육을 위해 하와이에 거주 중이다. 정형돈은 국내에서 방송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 음악·스크린 장르 넘어 종횡무진…美 ‘르네상스맨’ 크리스토퍼슨

    음악·스크린 장르 넘어 종횡무진…美 ‘르네상스맨’ 크리스토퍼슨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인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8세. 크리스토퍼슨은 하와이 마우이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고 A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는 70대 중반부터 기억상실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936년 6월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태어난 그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포모나 칼리지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문학상을 수상하고 전국 리그에서 이름을 알릴 정도로 축구선수로도 활약을 보였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학에 진학해 곡을 쓰기 시작했지만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기 전까지 음악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미 육군 장교로 복무했다. 스웨덴군 장교였던 할아버지와 미 육군 항공단 장교였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집안의 전통에 따라 군 비행학교를 수료하고 헬리콥터를 조종했지만 음악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밴드를 결성해 연주 활동을 했다. 대위로 예편하기까지 6년 정도 군 생활을 했지만 그는 당시를 자랑스러워했고 2003년에는 미 재향군인회에서 ‘올해의 재향군인상’을 수상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넓힌 건 내슈빌로 옮겨서부터다. 1965년 이곳에 있는 콜롬비아 레코드에서 바닥 청소 일을 하면서 틈틈이 작사와 작곡을 하고, 유명한 컨트리음악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인 준 카터 캐시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캐시는 그의 데모 테이프를 여러 차례 전달받았지만 창고에 넣어놨다가 우연한 기회에 ‘선데이 모닝 커밍 다운’(Sunday Mornin’ Comin’ Down)을 듣자마자 녹음을 결정했다. 이 곡을 포함해 ‘헬프 미 메이크 잇 스루 더 나잇’(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포 더 굿 타임스’(For the Good Times), ‘미 앤드 바비 맥기’(Me and Bobby McGee) 등을 담은 첫 음반 ‘크리스토퍼슨’(1970)을 내면서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배우로도 활동하면서 1976년 할리우드 스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함께 출연한 영화 ‘스타 이즈 본’(Star Is Born)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스크린을 주무대로 활동하면서 제인 폰다와 주연한 ‘롤오버’(1981), ‘트러블 인 마인드’(1985), ‘밀레니엄’(1989) 등에 출연했다. 주조연과 장르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활동으로 그의 필모는, 올해의 음악과 평생공로상을 포함해 네 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음악 인생만큼 화려하다. 크리스토퍼슨은 2021년을 끝으로 공연과 녹음 활동을 중단했지만 이후에도 초대 손님으로 무대에 오르곤 했다. 1983년 셋째 부인 리사와 결혼한 뒤 하와이 마우이섬으로 옮겨가 30년 넘게 살았고, 그곳에서 숨을 거뒀다.
  • 김정은 ‘핵 돈줄’ 韓 온라인쇼핑 침투…인사동 화방이 北 쩐주?

    김정은 ‘핵 돈줄’ 韓 온라인쇼핑 침투…인사동 화방이 北 쩐주?

    유엔 대북 제재 대상이자 국내법상 금융거래 제한 대상인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미술 작품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버젓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탈북자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A 화방은 최근까지 네이버쇼핑을 통해 만수대창작사 소속 황영준 화백의 ‘금강산 천불사 계곡의 백계수’를 배송비 포함 95만원에 판매했다. 또 국내 온라인 미술품 경매사이트 B는 2017년부터 작년 10월까지 만수대창작사 작품 150점을 경매에 부쳐 왔다. 이 사이트는 각 작품의 화백을 ‘만수대창작사 단장’, ‘만수대창작사 실장’ 등 북한 내 계급 그대로 홍보했다. 다만 30일 네이버쇼핑은 “대북관련 유엔 대북제재 대상 또는 금융위 금융거래 제재 대상 관련 키워드에 대한 검색결과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만수대창작사’ 키워드 검색을 차단했다. 조선노동당 직속 기관인 만수대창작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지시로 1959년 설립된 북한 최대 종합미술 창작사다. 통일부는 만수대창작사를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등 각종 작품을 만들어 외화벌이에 나서는 북한 미술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만수대창작사를 ‘북핵 돈줄’로 평가한다.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 기관을 북한의 핵 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외화벌이 창구’로 지목하고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만수대창작사 작품 구매·소유·이전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6년 12월 테러자금금지법에 따라 만수대창작사를 ‘금융거래 등 제한 대상자’로 지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금융위 허가 없이 금융거래하거나, 거래 상대방이 제한대상자임을 알면서 허가 없이 금융거래하면 테러자금금지법 6조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이와 관련해 박충권 의원은 “만수대창작사가 제작한 작품을 사들이는 등 금융거래를 할 경우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테러자금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유엔 제재 대상이자 국내법에서 금지한 만수대창작사의 그림이 유통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며 “유통 경로와 매수인 등의 현행법 위반 여부를 자세히 검토하고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탈북민 단체 NK지식인연대는 지난달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엔 회원국인 중국의 칭다오 미술관에서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들의 작품이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작품들은 모두 대북제재 지정 이후에 발표된 것으로, 7000∼30만 위안(약 130∼5666만원) 사이의 가격에 판매 중이라고 NK지식인연대는 설명했다.
  • ‘살아있는 팝의 전설’ 나일 로저스 내한 공연…90분에 압축한 50년 역사 [아몰걍듣]

    ‘살아있는 팝의 전설’ 나일 로저스 내한 공연…90분에 압축한 50년 역사 [아몰걍듣]

    지난 24일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이자 밴드 시크(Chic)의 프로듀서인 미국 거장 뮤지션 나일 로저스가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펼쳤다. 일흔이 넘은 나일 로저스가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니, 70년대 데뷔한 전설적인 음악가가 2024년에 한국에 온다니…주어와 동사가 매치가 안 되는 문장이었다. 나일 로저스는 1972년 결성된 밴드 시크의 원년 멤버다. ‘르 프릭’(Le Freak), ‘굿 타임즈’(Good Times), ‘아이 원트 유어 러브’(I Want Your Love) 등 디스코 전성기 시대에 많은 히트곡을 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작곡가·프로듀서로 듀란듀란, 마돈나, 데이비드 보위, 다프크 펑크, 비욘세 등과 협업하여 수많은 명곡을 내놓았다. 로저스는 50여년 간 쉼없이 음악 작업을 하면서 ‘평생 공로상’을 포함해 그래미상을 6회 수상하는 등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공연이 시작되자 영상에서만 봤던 로저스가 기타를 치며 무대로 등장했다. 마치 스크린에서 튀어나온 캐릭터처럼, 비현실적인 순간에 입이 떡 벌어졌다. 베레모에 얼굴 반을 덮는 선글라스,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그는 영락없는 ‘힙스터’였다. 이 공연은 특히나 앞좌석에 앉아야 할 이유가 있었다. 바로 ‘처킹 기타’(Chucking guitar) 대가가 선보이는 맛깔나는 연주법을 눈에 담기 위함이었다. 나일 로저스는 일명 ‘쨉쨉이’ 연주 방법으로 알려진 기타 연주법을 고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들을 때는 단순하고 쉬운 것 같지만, 고도의 스킬이 요구되는 연주법이다. 로저스는 전설의 기타리스트답게 미소를 유지하며 여유롭게 연주를 이어나갔다. 그의 리듬 기타 연주를 눈으로 보고 있어도 라이브인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리듬을 당겼다 끌어왔다, 음을 냈다 끊었다 하는 등의 화려한 연주가 투박한 두 손으로 완성됐다. 전자음악 듀오 다프트 펑크를 특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겟 러키’(Get Lucky)가 시작되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같은 앨범의 수록곡 ‘루즈 유어셀프 투 댄스’(Lose Yourself To Dance)가 곧바로 이어졌고, 이때만큼은 다프트 펑크가 해체한 슬픔도 잊어버릴 수 있었다. 비록 짧은 음악 지식으로 공연장에서 흘러나온 모든 곡을 알지는 못했지만, 어떤 곡이든지 춤을 출 수밖에 없었다. 나일 로저스가 ‘말아주는’ 라이브에 춤을 추지 않고 어디 배길 수 있겠는가. 그는 기타를 쉴새없이 연주하면서도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로저스는 공연 내내 인자하고, 의외로 친근했다. 그래미 공로상을 받았다며 수줍게 자랑하기도 했고, 저 멀리에 있는 관객들의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끊임없이 손차양을 만들어 객석을 내다봤다. 흥겹게 춤을 추고 노래하는 팬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데, 그 모습이 마치 손주들의 재롱을 지켜보는 할아버지처럼 느껴졌다. 나일 로저스와 그의 밴드는 22곡을 연주했다. 앙코르 무대는 따로 없었지만, 전광판에 ‘서울, 고맙습니다!’라는 문구를 띄운 채 관객들과 길게 인사했다. 팬들이 소장한 앨범 등에 정성스럽게 사인을 하는 등 팬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20세기부터 21세기까지, 50년이라는 시간을 90분으로 압축한 공연이었다. 아무런 설명 없이 곡 제목만으로 모두를 열광하게 만들었다. 오로지 나일 로저스만이 가능한 공연이었다. 그가 빚어내는 짜릿한 펑키 그루브를 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 유도 국대 허미미, 군위군 명예 홍보대사 된다

    유도 국대 허미미, 군위군 명예 홍보대사 된다

    대구 군위군은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메달리스트(개인전 은메달 1개·혼성 단체전 동메달 1개) 허미미 선수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2021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해 맹활약을 펼치는 허 선수가 군위군의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 것은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중학생 때까지 일본 유도계의 유망주로 꼽혔지만, 2021년 별세한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으로 귀화했다. 허 선수는 지난달 6일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1리 독립투사인 현조부(5대조) 허석(1857~1920) 선생의 기적비를 찾아 참배했다. 허 선수는 이날 할아버지의 기적비에 메달을 놓고 참배한 뒤 환영나온 김진열 군위군수와 체육계 인사 등과 기념 촬영하고, 올림픽의 감격을 되새겼다. 특히 김 군수가 허 선수를 극진히 환대하고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허 선수는 앞으로 2년간 군위군 명예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김 군수는 “군민들과 대한민국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허 선수의 선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유도 허미미 선수, 독립운동가 현조부 고향 명예 홍보대사된다

    유도 허미미 선수, 독립운동가 현조부 고향 명예 홍보대사된다

    대구 군위군은 파리올림픽 유도 메달리스트(개인전 은메달 1개·단체전 동메달 1개) 허미미 선수를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위촉식은 애초 오는 10월 8일 개최될 ‘제48회 군위군민 체육대회’ 때 가질 예정이었으나 허 선수가 같은 달 11일부터 17일까지 열릴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참가하는 점을 감안해 이후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허 선수가 군위군의 명예홍보로 활동하게 된 것은 특별한 인연 때문. 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중학생 때까지 일본 유도계의 유망주로 꼽혔지만, 2021년 별세한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으로 귀화했다. 허 선수는 지난달 6일 오전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1리 독립투사인 현조부(5대조) 허석(1857~1920) 선생의 기적비를 찾아 참배했다. 허 선수는 이날 할아버지의 기적비에 메달을 놓고 참배한 뒤 환영나온 김진열 군위군수와 체육계 인사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올림픽 은메달·동메달의 감격을 되새겼다. 특히 김 군수가 허 선수를 극진히 환대하고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허 선수는 앞으로 2년간 군위군 명예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주요 행사와 언론 매체를 통해 군위군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김 군수는 “군위 군민들과 대한민국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허미미 선수의 선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사탕 줄까?” 유괴범에 속은 6세 꼬마…73년 만에 가족 찾은 사연

    “사탕 줄까?” 유괴범에 속은 6세 꼬마…73년 만에 가족 찾은 사연

    6살 때 유괴범 말에 속아 유괴됐던 꼬마가 70여년의 세월이 지나 백발의 할아버지가 돼서야 가족을 찾았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푸에르토리코 태생의 루이스 아르만도 알비노(79)다. 알비노는 1951년 2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웨스트 오클랜드 한 공원에서 형인 로저 알비노와 시간을 보내다 의문의 여성에게 납치됐다. 이 여성은 스페인어로 ‘사탕을 사주겠다’고 접근했고, 이 말에 속은 알비노가 여성을 따라가면서 가족과의 생이별이 시작됐다. 알비노는 유괴된 이후 동부지역에 사는 한 부부의 아들로 살게 됐다. 성장한 뒤에는 해병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제대 후에는 소방관이 됐다. 알비노의 진짜 가족들은 한시도 아들을 잊은 적이 없었다. 어머니는 2005년 세상을 떠났지만, 눈을 감는 순간까지 아들이 살아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70여년의 세월을 극복하고 희망이 현실이 된 건 알비노의 조카딸인 알리다 알레퀸(63)이 온라인 DNA 검사를 받으면서였다. 알레퀸은 2020년 재미 삼아 온라인 DNA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22%나 일치하는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알레퀸은 이 남성이 말로만 듣던 유괴된 삼촌일 수 있다고 생각해 조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초 오클랜드 공공도서관을 찾은 알레퀸은 그곳에서 알비노의 사진이 실린 옛날 신문 기사를 발견하고 오클랜드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알비노 실종사건을 다시 조사했으며 알비노와 그의 여동생인 알레퀸의 어머니 DNA 검사 등을 통해 알비노가 실종됐던 꼬마임을 확인했다. 알비노는 지난 6월 24일 FBI의 지원으로 오클랜드를 찾아 여동생인 알레퀸의 어머니와 형인 로저 알비노 등과 재회했다. 알레퀸은 “삼촌들은 서로를 붙잡고 긴 포옹을 했다”며 “납치 당일의 기억과 군 생활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형 로저는 그로부터 두 달여 만인 8월 사망했으나, 평생을 그리워한 동생과의 재회로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었다. 알레퀸은 “삼촌이 날 꼭 껴안고 ‘나를 찾아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면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또 다른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 “또박또박 쓴 음담패설”…동사무소 직원에 ‘29금’ 편지 건넨 노인

    “또박또박 쓴 음담패설”…동사무소 직원에 ‘29금’ 편지 건넨 노인

    애인을 구한다며 종이 4장에 걸쳐 음담패설을 가득 적어 동사무소 직원에게 건넨 노인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애인 구하는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동사무소에 근무한다고 밝힌 A씨는 “방금 어떤 할아버지 민원인이 별말 없이 봉투를 주길래 편지인가 하고 읽어봤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노인이 봉투에 넣은 종이 4장에는 성적인 행위를 적나라하게 적어놓은 음담패설이 가득했다. A씨는 “충격 받아서 가만히 있다가 옆에 직원 불러서 쫓아냈다. 사진이라도 찍어놓을 걸 후회된다. 성희롱 당한 기분”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옆에 직원이 ‘뭘 원하시냐’고 물어보니까 애인 구한다더라. 왜 동사무소에서 애인을 찾냐”고 황당해했다. 이후 A씨는 추가 글을 올렸다. 할아버지가 다시 찾아와 재차 “애인 구할 수 없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A씨는 “해당 편지를 다시 달라고 한 뒤 사진을 다 찍었다. 신고하려고 하니까 팀장님들이 말렸다. 유명한 정신병자라더라”고 밝혔다. 이어 “뭐가 맞는 거냐. 신고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별로 소용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공무원 73% “폭언 경험 후 새로운 민원에 두려움”한편 지난 2일 일하는시민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지자체 공무원 악성민원 및 감정노동 실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민원인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험으로는 ‘반복 민원 및 전화’가 78.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언어적 폭력과 무리한 요구’도 70% 이상의 응답자들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민원인들을 직접 대면하는 업무와 비대면 업무를 함께하거나 내근과 외근을 함께 하는 경우 각종 부당한 일을 경험하는 비중이 높았다. 성별과 근무 경력 및 지역 특성에 따라서도 부당한 일을 경험하는 차이가 나타났다. 악성민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공무원에 대한 주민들의 부당한 인식’이 36.8%로 가장 크다고 조사됐다. ‘주민 응대와 관련해 지나친 친절 강’요가 27.4%, ‘문제 발생 시 조직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이 13.9%였다. 또한 업무 수행 중 폭언 및 폭행 경험을 겪은 이후 새로운 민원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73.1%로 높게 나타났다. 민원 응대 업무를 수행하면서 죽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전체 응답자의 24.7%로 높았다. 이직의 이유로 악성 민원에 시달린다는 응답 비중도 높게 나타나 민원 응대 업무로 인한 정신적 고통 수준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 30대 손자에 안 꿀리는 ‘83살 할아버지’…근육질 몸매 비결 밝혔다

    30대 손자에 안 꿀리는 ‘83살 할아버지’…근육질 몸매 비결 밝혔다

    80대 고령에도 꾸준히 몸 관리를 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된 노부부의 건강 비결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캐나다의 전 럭비 선수인 필 맥켄지는 SNS에 조부모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며 그 비결을 소개했다. 맥켄지는 조부모의 운동 루틴을 담은 영상을 SNS에 올렸는데, 조회수 2000만회를 넘어서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그 덕분에 맥켄지는 현재 인스타그램, 틱톡에서 각각 약 50만명, 약 87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맥켄지는 할아버지의 건강비결로 ‘근력 운동에 집중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지금도 할아버지는 근력 운동을 하고, 일주일에 3번씩 팔굽혀펴기 500개를 한다”며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그가 올린 영상을 보면, 맥켄지의 할아버지는 손자 맥켄지와 함께 근력 운동을 하며 힘을 자랑했다. 고강도 운동 루틴에도 손자에게 뒤처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맥켄지의 할아버지는 음식을 먹을 때 항상 소량만 섭취한다고 한다. 맥켄지는 “내가 기억하는 한 할아버지는 꾸준히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을 실천해왔다”고 말했다. 많은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것도 할아버지의 건강 비결이다. 맥켄지는 “할아버지만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을 본 적 없다”며 “할아버지는 한때 잠자리에 드는 것을 무엇보다도 싫어했다”고 했다. 이어 “단 하루도 자신의 움직임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며 “할아버지는 나에게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이 삶을 멈추는 순간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줬다”고 덧붙였다. 맥켄지는 자신의 할머니 역시 ‘가장 충만하고 유능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언급했다. 할머니의 건강 비결에는 충분한 수면, 가공식품 피하기, 어디든 걷기 등이 있다. 맥켄지는 “할머니가 손자와 손녀를 걷는 속도로 쉽게 따라잡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일”이라며 “빨리 걷는 것을 지금까지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머니가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모습, 많은 계단을 여유롭게 오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맥켄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두 취침과 기상 시간을 항상 지켰다”며 “이런 간단한 것들을 실천하면 80대의 삶이 매우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종강 파티’ 후 수의학과 여대생 실종…아버지 “살날이 얼마 없지만 꼭 찾겠다”[전국부 사건창고]

    ‘종강 파티’ 후 수의학과 여대생 실종…아버지 “살날이 얼마 없지만 꼭 찾겠다”[전국부 사건창고]

    18년간 실종 딸 애타게 찾는 노부부경찰 ‘현장 청소’ 놔둬 초동수사 망쳐“더 이상 딸을 기다릴 기력조차 없는 노인이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섰습니다.” 2006년 실종된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당시 29세)씨의 부모 이동세(87) 할아버지와 송화자(84) 할머니는 지난 4월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막내딸이 사라진 지 18년이 되고, (부모가) 할 만큼하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포기하는 것이 옳으냐”면서 “초동수사를 망친 경찰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수사는 뒷전이고, 정부공개 청구나 거부하는 것이 그들이 해야 할 일인가”라고 한탄했다. 사건은 2006년 6월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희씨는 이날 오전 2시 30분쯤 귀가한 이후 사라졌다. 본과 4학년이던 그는 전날 기말시험이 끝난 오후부터 전북대 인근인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음식점에서 교수, 학과 동료 40여명과 종강 모임을 가졌다. 1차로 삼겹살과 함께 저녁을 먹고 맥줏집에서 있은 2차에 참석한 뒤 귀가했다. 윤희씨가 사는 원룸은 맥줏집에서 1.5㎞ 정도 떨어진 덕진구 금암동에 있었다. 결석 한 번 안 하던 윤희씨가 이틀째 학교에 나오지 않자 A군과 B양 등 같은 과 친구 4명은 8일 그의 원룸으로 찾아갔다. 인기척은 없고, 강아지 소리만 들렸다. B양은 윤희씨 둘째 언니에게 연락해 원룸 개방을 허락받고 출동한 경찰, 소방관들과 함께 강제로 도어록을 부순 뒤 문을 열었다. B양 등 친구 2명은 출동 경찰관이 근무하는 지구대로 가서 가출발생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사이 A군 등 2명은 윤희씨 부모의 방문을 앞두고 경찰 허락을 받아 원룸을 깨끗이 청소했다. 당시 방 안에 윤희씨가 키우던 애완견 한 마리가 있었고, 몹시 어질러져 있었다. 경찰이 청소를 제지하지 않아 ‘사건 현장 보존의 원칙’이 깨지면서 범죄일 경우 매우 중요한 증거, 즉 외부인의 지문이나 유전자(DNA)도 함께 청소되고 말았다. 이화여대 통계학과·미술을 복수전공한 뒤 2003년 전북대 수의대 본과 1학년에 편입학해 한 학기만 지나면 졸업하는 딸이 행방불명되자 윤희씨 가족은 한걸음에 달려왔다. 부모는 강원 철원에서, 둘째 언니는 경기 남양주를 떠나 8일 오후 6시 40분 전후로 원룸에 도착했다. 실종 전 딸 ‘성추행’ ‘112’ 검색경찰 넘긴 뒤 컴퓨터 기록 삭제돼‘직원 실수’ ‘안 했다’ 해명 오락가락언니는 동생의 컴퓨터를 켰다. 6일 오전 2시 59분부터 3시 1분까지 3분 동안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 윤희씨가 귀가한 뒤 20분이 채 안 되는 시각이다. 인터넷에 ‘성추행’과 ‘112’를 검색한 기록이 있었다. 그 기록이 윤희씨의 마지막 흔적이었다. 컴퓨터는 오전 4시 21분에 꺼졌다. 가족들은 ‘단순 가출’이 아님을 직감하고 같은달 13일 윤희씨 컴퓨터를 경찰에 제출했다. 수사는 덕진경찰서에서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넘어갔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같은달 26일 “컴퓨터에서 6월 4일 오후 10시 45분부터 8일 오후 3시 4분까지 기록이 모두 삭제됐다”고 밝혔다. 윤희씨 아버지 동세씨는 “윤희의 언니가 발견한 ‘성추행’ ‘112’ 검색기록마저 삭제됐다”면서 “2020년 1월 항의 방문한 우리 가족에게 경찰청 당시 담당 경찰관이 ‘직원들이 실수한 거 같다’고 구두 사과만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실종 직후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전북대 인근 건지산과 하천, 만화방, 찜질방, 피시방 등을 뒤졌으나 윤희씨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 제보도 많았으나 모두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들은 당시 같은 학과 A군을 유력한 범죄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는 종강 모임 후 윤희씨를 집에 데려다준 인물이다. 경찰은 A군을 집중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진실’ 판정이 나왔다. 교수 등도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수사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실종 3일 전 오토바이 날치기당한 윤희씨의 휴대전화 최종 신호 지점도 전북대 안이었지만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실패했다. 아버지 동세씨는 “날치기당한지 6일 만인 6월 9일 누군가 윤희 휴대전화로 발신한 내역이 있는데 경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윤희가 휴대전화를 날치기당해 컴퓨터로 외부와 소통했는데 3일부터 언니가 컴퓨터를 켠 8일까지 모든 자료가 삭제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과 동기·교수 수사 성과 ‘0’딸 찾아 전국 헤매는 노부모父 “아내·자식 먹먹한 삶 안 살아야”경찰 수사가 맴돌면서 ‘이윤희 사건’이 잊혀가자 아버지가 직접 발로 뛰며 딸을 찾아 나섰다. ‘이윤희를 아시나요?’라고 적은 셔츠를 입고 명함 크기의 작은 카드를 만들어 전국 곳곳을 누비고 있다. 만약 윤희씨가 생존해 있다면 현재 47세 중년이다. 2009년에는 수년간 부녀자 26명을 성폭행해 전주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은 30대 상습 성폭행범이 검거돼 윤희씨 사건과의 연관성이 조명됐지만 범행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데다 그가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건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재수사에 나선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가족들은 ‘A씨가 윤희씨를 좋아해서 따라다녔고, 범행을 저지르고 방으로 들어와 컴퓨터도 만지고 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알리바이랑 다 검증했다. 윤희씨 컴퓨터에 제3자가 접속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다만 윤희씨가 성추행, 112를 검색해 뭔가 있지 않았을까 추적하고 있다. 그런데 검색 기록만 가지고 누가 방에 들어왔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자료 삭제는 컴퓨터를 계속 켜놔 인터넷 쿠키 같은 게 누적돼 밀려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굳이 기록을 지울 이유가 없었고, 성추행 등 검색이 있었지만 단서가 될 만한 내용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미제 수사팀에서 수사자료 재검토와 당시 수사 경찰들을 대상으로 확인 작업 중이지만 디지털 강국이라고 해도 2010년 이후로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개인정보 자료들은 다 삭제되도록 돼 있고, 지금 현장에서 단서를 찾을 수도 없기 때문에 새로운 제보나 목격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희씨 가족은 4월 기자회견 직후 전북경찰청장과 덕진경찰서장을 직무 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아버지 동세씨는 “윤희는 막내딸이고 행실이 예뻐 특별히 아꼈다”면서 “윤희는 보고 죽어야겠다는 병든 아내, 동생 생각에 가슴을 치면서도 시댁에 표현도 못하는 두 딸, 노부모 모시느라 50이 넘도록 장가도 못 간 아들이 윤희 때문에 가슴 먹먹한 삶을 살게 두고 싶지는 않다”고 도움을 호소하면서 울먹였다.
  • 71년만에 주인 찾은 훈장…서울 중구, 무공훈장 유족에게 뜻깊은 추석 선물

    71년만에 주인 찾은 훈장…서울 중구, 무공훈장 유족에게 뜻깊은 추석 선물

    서울 중구는 최근 6·25 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헌신한 고 최현숙씨를 대신해 그의 배우자 강풍자씨와 아들 최승제씨에게 무성화랑 무공훈장을 전달했다. 최현숙씨는 1953년 강원 화천지구 전투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 수여가 결정됐지만, 전쟁의 혼란 속에 전수되지 못한 채 2004년 눈을 감았다. 훈장은 71년의 긴 세월을 지나 드디어 유가족의 손에 닿았다. 국방부는 6·25전쟁 당시 무공훈장 대상자로 결정되었으나 아직까지 훈장을 전달받지 못한 수훈자를 찾아 무공훈장을 수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훈장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중구에서 대신 고인의 가족에게 전달했다. 이날 훈장을 대리 수령한 배우자 강풍자씨는 “추석을 앞두고 이처럼 뜻깊은 훈장을 받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다”며 “가족들이 모여 함께 성묘할 때 훈장을 가져갈 수 있어 영광스럽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수여식에는 손녀 최은세양도 함께해 할아버지의 고귀한 희생에 대한 의미를 더했다. 추석 연휴 후인 지난 19일 최현숙씨의 아들 최승제씨는 “이번 추석에 아버님 산소에 훈장을 놓아드리며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아버지께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것을 자손 대대로 기억하며 그 유산을 이어가겠다”라고 구청에 감사의 마음과 소감을 전했다. 김길성 구청장은 “추석 명절에 늦게나마 훈장을 전달하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나라를 위한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그분들에 대한 예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별 따러 가는 길, 꿈꾸는 낭만 길… 기적을 안긴 길, 예술을 품은 길 [박상준의 書行(서행)]

    별 따러 가는 길, 꿈꾸는 낭만 길… 기적을 안긴 길, 예술을 품은 길 [박상준의 書行(서행)]

    별 따러 가는 길! 도서관 옥상으로 향하는 실내 계단에 이토록 환상적인 이름을 붙인 건축가라니. 또한 책상 가득한 낙서를 지우지 않는 도서관 사람들이라니. 잘생긴 도서관이 늘어날수록 꿈을 꿀 수 있는 도서관이 귀하다는 걸 깨닫는다. 경남 김해기적의도서관은 고 정기용 건축가의 유작이다. 책을 담는 집 이전에, 어린이들의 책 읽는 즐거움을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개관하던 2011년에도 그랬고 한참이 지난 지금도 새롭고 반가운 도서관이다. ●건축가 정기용의 ‘유작’… 2011년 개관 김해기적의도서관으로 들어서기 전 아이들은 두 번 멈춰 선다. 우선 신발을 벗어야 한다. 성난 망아지처럼 뒷발로 ‘휙~’ 하고 벗어던지는 모습을 상상한다. 다음은 왼쪽의 세면대다. 개인 위생을 고려했을 수 있지만 그보다 다층적인 의미로 읽힌다. 신나게 뛰어놀고 온 아이들에게 손을 씻으며 한 번 더 가쁜 숨을 고르라는 제안일 것이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말은 마음의 양식이라 불리는 책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 다정한 대화(?)가 어른들의 역할일 테다. 물론 아이들은 어른의 뜻과는 상관없이 제 맘대로 서가를 향해 진격(!)할 테지만. 김해기적의도서관은 2년 전에 처음 찾았다. 10주년을 맞은 해였다. ‘기적의 가족 책장’ 큐레이션을 보며 지역과 다정하고 끈끈하게 연결된 도서관이라 생각했다. 아마도 정기용 건축가가 건물에 담은 진심과 바람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세면대 맞은편 벽에는 정기용 건축가의 스케치가 보인다. 그림 속 도서관의 하늘에는 해와 달과 별이 가득하다. 이리도 낭만적인 도서관의 밑그림이라니. 나 같은 어른들은 그곳에서 또 한 번 멈춰 선다. “한 알의 밀알을 뿌렸고 지금은 밀밭이 되었어요.” 홍미선 관장이 정기용 건축가를 회상하며 한 말이다. 기적의도서관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2003년부터 지자체와 협력해 진행한 어린이 전용도서관 건립사업이다. 정기용 건축가는 2003년 시작부터 2011년까지, 8년 동안 기적의도서관의 초석을 세웠다. 그리고 김해기적의도서관은 그가 암 투병 중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유작이다. 그러니 할아버지 건축가가 아이들에게 건네는 마지막 선물 같은 도서관이라 여기며 돌아보면 좋겠다. ●같은 추억의 사람들 함께하는 도서관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어느덧 열한 살이다. 개관 초기 초등학생은 대학생이 됐고, 늘어나는 장서를 감당할 수 없어 3층 책장 위에는 2층 책장을 추가해야 했다. 그런 불편과 편의 사이의 변화가 틈틈이, 그리고 층층이 쌓여 도서관의 역사가 돼 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기적의 놀이터’다. 2013년 1월부터 매달 셋째 일요일에 진행하는 도서관의 놀이 프로그램이다. 벌써 120회를 훌쩍 넘었다. 처음은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소나무) 등을 쓴 편해문 놀이운동가가 이끌었지만 현재는 참가 학부모들이 ‘골목대장’을 맡아 놀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놀이기구가 따로 없고 신문지 등의 재활용품을 활용하는 등 재미난 방식으로 아이들과 어울려 논다.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기적의놀이터뿐일까?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사서들이 세심하게 기획한 알찬 프로그램이 유독 많다. 그 가운데 그림책 읽어주는 도서관 역시 별도의 신청 없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기적의그림책’(매주 수요일), ‘별난 그림책’(첫 번째 금요일), ‘이야기보따리’(2~4주 금요일) 등을 진행하는데, 기적의그림책은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맡았다. 기적의놀이터와 마찬가지로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은 어른이 되고, 그 아이들의 부모는 보호자에서 프로그램 활동가로 도서관 업무에 동참하는 셈이다. 한 알의 밀알이 밀밭이 되었다는 건 그런 의미일 것이다. ●아이들의 아지트… 어른들도 공간 탐구 건축 탐방 또한 흥미롭다. 도서관 건물은 율하천 변에 기대어 자리한다. 세 개 동의 건물은 옹기종기해 어깨동무한 책 마을 같고, 등나무로 뒤덮여 공원 풍경의 일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구성과 분할은 지금 봐도 세련되고 세심하다. 그래서 ‘신기한 책나라의 여행자, 탐험가, 발견자’가 되는 건 어린이만의 몫이 아니다. 숨바꼭질하듯 안고 품고 숨기고 다시 꺼내는 방식은 어른들에게도 공간 탐구의 재미를 안긴다. 우선 초입의 사서데스크 건너편 ‘4차원의 방’부터. 1층과 2층의 자료실을 잇는 파란색 원통형의 너른 공간은 이곳이 도서관인가 되묻게 한다. 나선형 계단과 하늘빛이 스미는 천창이 주요소인데 마치 천문대 계단 같다.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그림자가 바깥의 날씨와 시간을 전달한다. 덕분에 계단이 잇는 2층 자료실은 다락처럼 비밀스럽고 호젓하다. 반면 1층 자료실은 숨을 공간이 많아 좋다. 은밀하고 구석진 곳을 찾는 아이들의 바람이 고스란하다. 서쪽 벽에서 바깥으로 불쑥 튀어나간 반원형 신화의방과 아빠랑아가랑방, 책장 사이 동그란 원형 소파, 무지개 터널처럼 고개를 숙인 채 들어가야 하는 열람석 등은 놀이터를 방불케 한다. 그 자체로 아이들의 아지트다. 북쪽 창 너머 뒤뜰은 어른들의 한갓진 독서에 알맞다. 푸른 등나무 그늘 아래 책장을 넘기다가, 솨아솨아 바람이라도 불어 등나무 잎이 서걱댈 때는 살아가는 일이 제법 근사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한 공간의 낭만은 ‘별 따러 가는 길’에서 정점을 맞는다. 신화의방 옆으로 난 계단 열람석은 점점 좁아지며 2층 문으로 잇댄다. 옥상의 야외 등나무 열람실로 나가는 길로 그 이름이 ‘별 따러 가는 길’이다. 정기용 건축가가 직접 명명했다. 공공도서관은 보통 안전이나 보안 문제로 건축 의도와 무관하게 출입구를 하나로 강제하곤 한다. 김해기적의도서관은 건축가의 의도를 존중해 모든 통로를 열어 두고 갈아 신을 수 있는 슬리퍼까지 뒀다. 13년 전부터 우리에게도 이런 도서관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괜스레 뿌듯하다. 그러고 보니 김해기적의도서관은 하늘 보이는 창들도 무척이나 많다. ●기적, 그 꿋꿋한 행복 옥상에서 다시 ‘별 따러 가는 길’을 거슬러 내려와서는 그곳 반원형의 책상 앞에 앉는다. 책상 가득한 낙서가 신기했던 터였다. 별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한 점 한 점의 낙서를 읽어 나간다. ‘이거 보는 너 바보가 되었다’에 발끈하고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데뷔일이 2015년 5월 26일이라는 것도 알고, ○○중학교 2학년 4반 2번이 잘생겼다는 사실도 안다. 그러고는 2층 자료실에서 가져온 오늘의 읽다 말 책을 펼친다. ‘ㅊㅊㅊ’(청소년책추천) 팀이 권하는 ‘제철행복’(김신지, 인플루엔셜)이다. 무심코 펼친 페이지에도 제철 독서의 행복은 있겠지 하며 절반 즈음의 책장을 넘긴다. “계절마다 좋아하는 곳에 마음을 쏟으며 사는 일이 좋다….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즐기고 그게 곧 잘 사는 일이라고 믿으며 지낸다.” 툭 하고 떨어진 문장 하나. 작가는 한 해를 24절기로 구분하고 그 절기마다의 ‘아는 행복’을 다시 한번 느끼며 살아 보라 권한다. 아이들은 그리 말하지 않아도 제철의 행복을 가장 먼저 알아채겠지. 청소년 추천도서인 걸 보면 그 행복이 가장 절실한 건 청소년일지도. 물론 우리 어른의 행복 역시. 실은 모두 제철과 제 몫의 행복이 간절하다. 그래서 어느 도서관 옥상에 열람 공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길에 한 건축가가 ‘별 따러 가는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처음의 취지를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는 도서관 사람들로 인해, ‘행복’이란 의외로 소박하거나 꿋꿋한 의지로 이뤄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걸 다른 말로 하면 기적이려나. 오는 22일은 24절기 가운데 추분이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이다. 마침내 여름은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고 있다. ●도서관 옆 카페거리 올해는 김해시가 선포한 ‘김해 방문의 해’다. 또 10월에는 김해에서 전국체전이 열린다. 그래서 올가을 김해는 크고 작은 이벤트가 많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김해기적의도서관에서 율하천 만남교를 건너면 율하카페거리다. 봉황대길(봉리단길)과 더불어 김해의 이름난 카페촌이다. 봉황대길이 구시가의 아기자기한 가게들로 매혹한다면 율하카페거리는 율하천과 장유신도시의 여유로움이 특징이다. 지난해부터는 율하카페거리 일원을 커피&웹툰거리로 조성 중이다. 10월 12일부터 13일까지는 두 번째 김해웹툰페스티벌도 열린다. 카페 7곳을 웹툰 상점으로 꾸미고 웹툰 테마 공간 등에서 포토존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김해기적의도서관 주변은 김해시어린이교통공원, 율하유적전시관과 유적공원 등 율하천공원에서도 녹지가 넉넉한 구간으로 꼽힌다. 가을 산책을 만끽하며 쉬어 가기에 적합하다. 축제의 소란스러움을 피하고 싶은 이들은 율하천 신리공원 근처에 조성된 380m 맨발 걷기 황톳길을 걸어도 좋겠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하 클레이아크)은 김해 여행의 필수 코스다. 고만고만한 지역 미술관으로 여길지 모르겠지만 규모도 크고 전시동을 아우르는 야외 산책로와 전망 좋은 위치 등 꽤나 알찬 여행지다. 이름만 들어 보고 가본 적이 없다면 이번 가을이 좋은 기회다. 먼저 클레이아크라는 이름이 궁금할 텐데 흙을 의미하는 클레이(Clay)와 건축을 뜻하는 아키텍처(architecture)를 합친 말이다. 김해는 가야의 수도였고 가야토기와 분청사기가 발달했던 도예의 고장이다. 그 전통의 맥을 건축과 응용미술로 확장해 해석하려는 시도다. 대표 전시실은 돔하우스. 지상 2층 규모의 돔은 약 5000장의 구운 도자 타일을 촘촘히 붙여 만든 외관이 자랑거리다. 클레이아크 초대 관장을 지낸 신상호 작가의 작품이다. 내부는 1~2층을 아우르는 중앙 홀이 압도적이다. 돔 천장에서 햇빛이 내려 신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돔하우스를 나와서는 언덕 위까지 이동한다. 완만한 오르막인데 어지간한 공원 산책로 못지않다. 정상의 오벨리스크를 연상케 하는 20m 높이의 도자타일 타워나 전망 좋은 큐빅하우스 역시 현대적인 감각을 뽐낸다. ●클레이아크의 성악하는 도슨트 클레이아크의 특별한 전시해설 프로그램도 꼭 도전해 보시길. 성악가 출신 이효재 도슨트가 전시 해설 중간에 작품과 연계한 성악곡을 들려준다. 전시장이 순식간에 공연장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음악을 빌려 작품을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기도 하다. 10월 2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무료로 진행한다. 오는 28일과 29일에는 ‘가을엔 미술관’이 기다린다.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해 좀더 긴 시간 미술관을 즐길 수 있는 행사다. 브라스밴드, 디제잉 공연, 플리마켓 등이 있고 야외 산책로에서는 보물찾기 이벤트가 기대를 모은다. 클레이아크 바로 옆은 김해분청도자박물관이다. 클래식한 박물관으로 클레이아크와 비교해 들러 볼 만하다. 11월 초에는 김해분청도자기 축제가 있다. 김해 시내 쪽은 분산성이 숨은 여행지다. 김해가야테마파크 남쪽 분성산의 옛 성지로 둘레 약 923m, 폭 8m의 타원형 성벽이다. 정상에 띠를 두른 듯 이어지는 산성도 장관이고 산성 아래로 보이는 도시 전경 또한 일품이다. 하루 중 언제 찾아도 좋지만 해질녘을 추천한다. ‘왕후의 노을’이라 불리는 일몰을 놓칠 수 없는 까닭이다. 가야국 수로왕의 허왕후가 그리움을 달랜 노을이라 해 그리 불린다. 분산성은 포토존으로 인기 있는 장소이기도 한데, 그보다는 지긋이 하루의 끝자락을 느긋하게 품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김해기적의도서관 -오전 9시~오후 6시(화~금), 매월 세 번째 월요일, 법정공휴일 -누리집 lib.gimhae.go.kr/miracle.web
  • “땡볕 내리쬐는 성묘길에 말다툼만”… 더위는 내일 비 온 뒤 꺾인다

    “땡볕 내리쬐는 성묘길에 말다툼만”… 더위는 내일 비 온 뒤 꺾인다

    낮 최고기온이 36도 가까이 오른 지난 17일 추석날. 전북 정읍의 한 공원묘원을 찾은 성묘객들은 층층이 정렬된 묘들 사이로 난 아스팔트 언덕길을 오르며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았다. 한 성묘객은 나무 그늘에 잠시 쪼그려 앉아 “이렇게 더운 추석은 처음”이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덥다고 칭얼대는 한 초등학생을 ‘할아버지에게 제대로 인사드리라’며 꾸짖는 아버지도 보였다. A(33)씨는 “날이 덥다 보니 가족들과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기 성남의 한 납골당을 찾은 B(29)씨는 “주차장에 빼곡한 차들이 내뿜는 뜨거운 배기가스로 숨이 턱 막혔다”고 전했다. 선선한 가을 정취를 만끽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추석 명절은 전국 대부분 지역이 30도를 훌쩍 넘는 등 역대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역대급 무더위가 추석 연휴 마지막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3시 기준 183개 기상특보 구역 중 91%인 166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지속적으로 불어오면서 강원 북부와 영동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체감온도 33~37도의 폭염에 시달렸다. 추석 연휴 기간 전국 곳곳에서 9월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지난 17일 경남 의령은 최고기온 37.2도, 전북 순창 36.6도, 경북 경주 36.2도 등으로 9월 최고치를 새로 세웠다. 이날 경남 양산(37.2도)·김해(36.9도), 전북 정읍(36.5도) 등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9월을 맞았다. 무더위가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보면 올해 5월 20일~9월 17일 온열질환자 3611명이 발생했고 이 중 사망자(추정)는 33명에 달한다. 최악의 불볕더위로 꼽힌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 8월호에 실린 ‘기후변화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과제’는 “폭염은 사람들의 기분장애·불안과 관련 있다”며 “높은 기온으로 인해 불편함이 늘고 적대 감정 및 신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여름 같은 무더위는 19일에도 이어지겠다. 20일부터는 북쪽에서 기압골이 남하하면서 전국에 비가 내린 뒤 찬 공기가 들어와 더위가 차츰 꺾이겠다. 19일 낮 최고기온은 27~36도를 보이다가 주말부터는 21~31도 수준으로 떨어지겠다.
  • 어린이병원 방문한 尹…“아이들 건강 뒷받침은 국가 책무”

    어린이병원 방문한 尹…“아이들 건강 뒷받침은 국가 책무”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어린이병원을 찾아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정부가 더 많이 지원하고 뒷받침하겠다”며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을 찾아 필수의료 현장을 살피며 이렇게 말했다고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이 어린이병원에 방문한 건 취임 이후 세 번째로, 대형병원 내 어린이병원이 아닌 지역 어린이병원(2차 병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주사실, 임상병리실, X-ray실 등을 둘러보면서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명절 때 아이가 아프면 걱정이 큰데 이번 연휴에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애써 주고 계셔서 감사하다”며 “의료진 덕분에 부모들이 안심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입원 병동을 들러서는 입원 중인 6살 아이를 만나 “얼마나 입원했니? 송편은 먹었어? 할아버지가 싸서 올 걸 그랬나”라며 묻고는 담당 의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살폈다. 다른 아이들에게도 “씩씩해서 보기 좋네. 치료 잘 받고 돌아가. 할아버지가 응원할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에게 “정부가 더 많이 지원하고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장에 동행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정부가 어떤 점을 도와주면 좋을지 잘 상의해 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응급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 회의에서 “연휴 막바지인 현재까지 현장의 어려움과 불편이 없진 않았지만 밤낮없이 현장을 지켜주신 의료진, 환자 이송에 애써주신 구급대원 여러분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며 “의료기관들의 적극적인 진료 참여와 의료진 종사자의 헌신, 무엇보다도 큰 병원 응급실 방문을 자제하며 불편을 감내해 주신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참모진들에게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며 “필수의료의 핵심인 소아의료에도 필요한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추석’ 아닌 ‘하석’, 땡볕 성묫길에 가족 말다툼도”…주말부터 더위 한풀 꺾여

    “‘추석’ 아닌 ‘하석’, 땡볕 성묫길에 가족 말다툼도”…주말부터 더위 한풀 꺾여

    낮 최고기온이 36도 가까이 오른 지난 17일 추석날. 전북 정읍의 한 공원묘원을 찾은 성묘객들은 층층이 정렬된 묘들 사이로 난 아스팔트 언덕길을 오르며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았다. 한 성묘객은 나무 그늘에 잠시 쪼그려 앉아 “이렇게 더운 추석은 처음”이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덥다고 칭얼대는 한 초등학생을 ‘할아버지에게 제대로 인사드리라’며 꾸짖는 아버지도 보였다. A(33)씨는 “날이 덥다 보니 가족들과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기 성남의 한 납골당을 찾은 B(29)씨는 “주차장에 빼곡한 차들이 내뿜는 뜨거운 배기가스로 숨이 턱 막혔다”고 전했다. 선선한 가을 정취를 만끽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추석 명절은 전국 대부분 지역이 30도를 훌쩍 넘는 등 역대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역대급 무더위가 추석 연휴 마지막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3시 기준 183개 기상특보 구역 중 91%인 166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지속적으로 불어오면서 강원 북부와 영동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체감온도 33~37도의 폭염에 시달렸다. 추석 연휴 기간 전국 곳곳에서 9월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지난 17일 경남 의령은 최고기온 37.2도, 전북 순창 36.6도, 경북 경주 36.2도 등으로 9월 최고치를 새로 세웠다. 이날 경남 양산(37.2도)·김해(36.9도), 전북 정읍(36.5도) 등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9월을 맞았다. 무더위가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보면 올해 5월 20일~9월 17일 온열질환자 3611명이 발생했고 이 중 사망자(추정)는 33명에 달한다. 최악의 불볕더위로 꼽힌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 8월호에 실린 ‘기후변화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과제’는 “폭염은 사람들의 기분장애·불안과 관련 있다”며 “높은 기온으로 인해 불편함이 늘고 적대 감정 및 신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여름 같은 무더위는 19일에도 이어지겠다. 20일부터는 북쪽에서 기압골이 남하하면서 전국에 비가 내린 뒤 찬 공기가 들어와 더위가 차츰 꺾이겠다. 19일 낮 최고기온은 27~36도를 보이다가 주말부터는 21~31도 수준으로 떨어지겠다.
  • 추석 연휴 고향집서 농사일 돕던 20대 여성, 농기계에 깔려 숨져

    추석 연휴 고향집서 농사일 돕던 20대 여성, 농기계에 깔려 숨져

    추석 연휴에 고향 집을 찾아 농사일을 돕던 20대 여성이 농기계에 깔려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17일 경북 청송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4시 19분쯤 청송군 안덕면의 한 사과밭 인근에서 이동형 농약살포기가 약 1.7m 아래 도랑으로 넘어지면서 A(26)씨가 깔렸다. A씨는 인근에 사는 주민 신고로 구급차에 실려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청송군보건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씨는 추석을 맞아 서울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계신 고향 집을 찾아 농사일을 돕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경찰 등은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5위만 7번’ 최원준, 생애 첫 태백장사 감격의 포효…창원시청에 6년 만에 황소 트로피 선물

    ‘5위만 7번’ 최원준, 생애 첫 태백장사 감격의 포효…창원시청에 6년 만에 황소 트로피 선물

    ‘될성부른 나무’였던 민속씨름 3년 차 최원준(25·창원시청)이 메이저 대회인 추석 대회에서 생애 첫 황소 트로피의 열매를 맺었다. 최원준은 14일 경상남도 고성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4 추석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80㎏ 이하) 결정전(5판3승제)에서 김윤수(27·용인시청)를 3-2로 물리치며 꽃가마에 올랐다. 2022년 민속 모래판에 입문한 최원준은 지난해 5차례, 올해 2차례 등 꾸준히 8강에 올랐으나 정상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최고 성적이 지난해 2월 설날 대회 4위로, 7번이나 5위에 머물렀던 최원준은 이날 처음 결승에 올랐는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창원시청 선수가 민속씨름 무대에서 우승한 건 약 6년 만이다. 현재는 증평군청 소속인 이완수(32)가 2018년 11월 천하장사 대회에서 창원시청 소속으로 태백급을 제패한 바 있다. 모제욱 감독이 2021년 창원시청 지휘봉을 잡은 뒤 탄생한 첫 장사이기도 하다. 천적인 김윤수를 만나 쉽지 않은 결정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최원준은 김윤수의 들배지기에 잡치기로 응수하다 함께 넘어졌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팔꿈치가 먼저 닿은 것으로 나와 첫째 판을 내줬다. 둘째 판은 최원준의 들배지기와 김윤수의 밭다리 걸기가 팽팽했으나 최원준이 잡치기를 연결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셋째 판에서 김윤수가 들배지기에 성공해 앞서가자 최원준이 배지기에 밀어치기, 잡치기로 밀어붙이며 넷째 판을 챙겨 마지막 다섯째 판 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접전 속에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던 최원준은 들배지기에 이은 왼호미걸이로 경기를 마무리, 포효하며 모래판에 벌러덩 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코로나19 때 사라졌다가 이날 다시 등장한 꽃가마 행진의 주인공이 된 최원준은 “저는 응원을 받아야 긴장이 풀리는 체질”이라며 “빈말이 아니라 응원을 많이 받아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재욱(구미시청) 선수를 가장 까다로워하는데 이은수(영암군민속씨름단) 선수가 이겨줘 운이 좋았다”면서 “김윤수 장사도 5번 정도 붙어 한 번도 못 이겼는데 결승전에서 이겨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최원준은 또 “집은 통영이지만 할아버지 댁이 고성이다. 황소 트로피를 들고 찾아뵙겠다”며 활짝 웃었다. 경남대 시절부터 최원준을 지도한 모제욱 감독은 “자기 운동, 몸 관리를 스스로 알아서 하는 너무 성실한 선수라 우승은 시간문제였다”면서 “고비를 넘어 우승, 그것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으니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거제 대회에서 “엄마 왔다” 응원받으며 생애 첫 장사에 올랐던 김윤수는 이날 현장을 찾은 모친으로부터 “윤수, 사랑해” 응원받았으나 지난 7월 보은 대회에 이어 아쉽게 두 번째 타이틀 획득 기회를 미뤄야 했다.
  • “행복했던 대가족은 왜 멀어져가는가 고민에서 출발”…영화 ‘장손’ 오정민 감독

    “행복했던 대가족은 왜 멀어져가는가 고민에서 출발”…영화 ‘장손’ 오정민 감독

    “두부는 콩을 불리고 끓이고 갈아서 간수를 친 뒤 굳혀서 만듭니다. 어렵게 만들지만 너무나도 쉽게 부서지고, 자칫 변질하기도 하죠. 이런 모습이 어쩐지 우리 가족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한다. 핵가족 시대라는 말도 무색해졌다. 지금, 가족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11일 개봉한 영화 ‘장손’ 오정민(35) 감독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는 시골에서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김씨 집안 삼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무더운 여름날 할머니(손숙 분), 딸, 며느리, 손녀 등 여자들은 전을 부치고 남자들은 방 안에서 술상을 벌인 채 화투를 친다. 조부모는 장손 성진(강승호 분)이 오기를 이제나저제나 목 빠지게 기다린다. 우리가 알고 있던 대가족 모습 그대로다. 그러나 속은 살짝 곯아있다. 기껏 내려온 성진은 가업을 잇지 않겠다고 한다. 할아버지(우상전 분)가 끔찍이 싫어하는 공산 국가인 베트남으로 이민 가겠다는 막내딸 부부, 자신에게 두부 공장을 물려주지 않으려 했던 일을 두고 앙금이 남아 있는 아버지(오만석 분)의 술주정, 제사에 몰두하는 조부모와 달리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큰고모(차미경 분) 등의 모습이 답답하게 다가온다. 영화는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사라진 돈을 두고 곯은 상처를 기어이 터뜨린다. 그러면서 할아버지와 아버지, 큰고모의 사연도 서서히 밝힌다.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아버지는 군부 독재 시절 화를 겪었다.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남편 병수발에 지친 큰고모는 가부장제의 희생자이다. “보편적인 이야기, 모든 대한민국 가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윗세대는 역사에 휩쓸려 온 사람들이었고요. 그 흔적들을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단순한 대사가 아닌 그네들 삶에 묻어 있는 트라우마의 흔적들을 좀 더 생생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오 감독의 자전적 경험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오 감독은 “스무살 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벌어졌던 어른들의 다툼이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어렸을 때 행복했던 우리 대가족은 왜 멀어져만 가는가에 대한 고민이 당시에 일었다”고 밝혔다. 가족은 오랫동안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 아닐까 싶었고, 이를 영화에서 장기간에 걸쳐 표현하고 싶었단다. 그래서 여름에서 출발한 영화는 겨울에서 끝난다. 경상남도 합천에서 촬영한 3계절은 그저 아름답다. 스크린에서 봐야 영상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보편적인 이야기가 되도록 인물의 서사도 되도록 비워냈다고 한다. “재산을 두고 갈등하는 사건 중심 영화는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실제로 초고는 오히려 좀 더 풍경 위주였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등장 인물의 이야기는 특정인의 특별한 사정이 아닌 내 이야기, 혹은 주변 누군가에게 들은 일화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영화평에도 “내 이야기 같더라”는 글이 많다. 가족의 몰락으로 달려가던 영화는 결말에 이르러 이면에 숨겼던 비밀을 털어놓는다. 조부모의 지나친 사랑은 어떻게 성진에게 집약돼 변질했는지, 큰고모의 삶은 왜 비참해졌는지 등을 풀어 보인다. 특히 두부 공장을 자기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 했던 할아버지의 속내가 드러나는 부분이 인상 깊다. 성진이 할머니의 사십구재를 마치고 할아버지와 한방에서 잘 때, 할아버지는 성진을 아들로 착각하고 그동안 숨겼던 마음을 털어놓는다. “싸우는 사람들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그저 타인을 통해, 다른 것을 통해 유추할 뿐이죠. 할아버지는 치매 덕분에 숨겨놨던 마음을 털어놓고, 성진은 아버지가 되어보면서 할아버지의 진심을 느끼는 동시에 아버지에게 공감하는 장면을 영화적으로 풀어낸 장면입니다.” 할아버지가 성진을 배웅하면서 무언가를 건넨 이후 두부 공장 앞에서 망설이다 집으로 향하는 8분짜리 롱테이크 엔딩은 잔잔하면서도 무거운 파문을 부른다. “더는 두부 공장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아들의 말을 의식해 망설이는 것인지, 아니면 치매에 걸려 길을 헷갈리는 것인지 모호하게 다가온다. “할아버지가 두부 공장 대신 결국 집으로 향하는 건, 자신에게 본능적으로 끌리는 방향으로 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가족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떤 가족의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관객분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엔딩을 선택했죠” 관객은 8분 동안 할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2시간 가까이 이어온 영화를 곱씹고, 자기 삶에서 가족이란 무엇인지 반추하게 된다. “결말을 확정하지 않고 열어놓은 것은 우리 윗세대가 어떠해야 한다고 제가 판단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윗세대를 옹호할 마음도 없지만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그저 이해해 보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근현대사의 사연을 담아낸 인물이 던지는 묵직한 이야기, 여기에 신인 감독답지 않은 영상미까지. 무려 5년간 노력이 빚어낸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공개 이후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오 감독은 아직 배가 고파 보인다. “좋은 평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인정받아야 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 ‘귀신 빙의·퇴마’ 연기해 수억원 편취한 무속인… “몸 안에 귀신, 옷 벗어라” [사법창고]

    ‘귀신 빙의·퇴마’ 연기해 수억원 편취한 무속인… “몸 안에 귀신, 옷 벗어라” [사법창고]

    “아픈 병도 낫게 한다”는 신기(神氣)로 입소문이 난 무속인이 사기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무속인이 신점을 봐준다는 대가로 벌어들인 금액만 수억원이었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무속인은 미리 수집한 개인정보 등을 활용해 예지력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몸에 있는 귀신을 내쫓아야 한다”며 일부 손님을 강제 추행한 혐의도 있었습니다. 부산시 부산진구에서 무속집을 운영하던 무속인 A씨는 2020년 7월 가족 및 사업정보 등을 미리 파악해 지인들 점을 봐주고 기도와 굿 등 무속 행위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첫 상대는 6년 전 지인 소개로 가깝게 지내던 B씨였습니다. A씨는 B씨에게 전화해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조상님들이 누나(B씨)를 안쓰러워서 못 보겠다며 도와주라며 나에게 찾아왔다. 누나의 조상님들은 천상에서도 대단한 분들로 계신다”며 “누나 사업이 잘 되려면 조상님이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세 가지 소원 성취를 위한 법당 기도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B씨를 직접 만나선 B씨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빙의한 것처럼 연기하며 “아버지 명줄이 다 됐으니 굿을 하지 않으면 얼마가지 않아 돌아가시고 그 충격으로 어머님도 죽는다”며 “이를 막기 위해 누나 재수 굿, 부모님 대수 대명 굿, 언니 놀림 굿 등 4개의 굿을 해야 한다”고 속였습니다. A씨가 일련의 거짓 연기로 B씨로부터 총 61회에 걸쳐 편취한 금액은 약 2억1800만원이었습니다. A씨는 2021년 6월 비슷한 방식으로 C씨도 속여 약 900만원을 31회에 걸쳐 편취했습니다. A씨는 C씨에게 “기도 올리면 남편의 바람기를 잡을 수 있고 사업도 더 번창할 것”이라며 “운영하는 카페의 당일 매출을 법당에 가져가 기도를 올려야 효과가 있으니 돈을 달라”고 말했습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B씨와 C씨에게 받은 돈을 자신의 생활비와 채무변제, 법당 유지비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A씨는 B씨나 C씨의 액운을 쫓는 등의 행위를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A씨는 2022년 5월 우연히 만난 D씨에게 “귀신이 빙의했으니 퇴마의식을 진행해야 한다”며 D씨를 바닥에 눕히고 상의를 벗을 것을 요구하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도 밝혀졌습니다. A씨는 이를 거부하는 D씨에게 “딸에게 붙은 귀신 때문에 딸이 더 아파지는데 이대로 살고 싶냐”며 더 많은 신체 접촉을 요구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사기 및 강제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지난 2023년 5월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B씨와 C씨를 상대로 장기간 수억원의 돈을 편취하고 D씨에게는 딸이 보는 앞에서 강제 추행을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D씨의 퇴마의식 비용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등 개선의 여지가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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