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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代째ㆍ모델 출신 경찰 탄생

    3代째ㆍ모델 출신 경찰 탄생

    숙명여대선 아흔 살 최고령 석사23일 임승용(27) 순경은 3대째 경찰관의 꿈을 이뤘다. 임 순경의 할아버지는 6·25전쟁 때 부상을 당해 경찰을 그만뒀다. 교통경찰이었던 아버지(고 임재현 경장)는 1997년 음주운전 단속 후 귀가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한 화물차에 치여 순직했다. 당시 여섯 살이었던 임 순경은 벽에 걸린 아버지 사진을 보며 일찌감치 “경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2011년 관동대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한 뒤 “더 넓은 세계를 누비고 오겠다”며 2년 넘게 13개 국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1년가량 경찰시험 준비를 할 때는 어머니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서울 노량진의 한 독서실에서 총무로 일하며 학원비를 댔다. 빨리 경찰이 되고 싶은 마음에 대학 졸업도 미뤘다는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께서 분명 좋아하고 계실 것”이라면서 “앞으로 공정한 경찰이 돼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는 임 순경을 포함해 1453명의 ‘청년 경찰’이 정식 경찰관으로 임용됐다. 일반 공채 1215명을 비롯해 전·의경 특채 150명, 사이버수사·경찰특공대 등 경력채용 88명이다. 이 중 여성은 139명이다. 키 182㎝의 엄진영(오른쪽ㆍ34·여) 순경은 고등학교 때부터 모델로 활동하며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쇼 무대에 섰으며 2006년에는 슈퍼모델로도 선발됐다. 하지만 어릴 적 꿈인 경찰관이 되고 싶어 8년간의 모델 생활을 접고 뒤늦게 경찰시험에 뛰어들었다. 늦깎이 경찰이 된 엄 순경은 “강력범죄를 소탕하는 형사가 되고 싶다”는 당찬 소감을 밝혔다. 2012년 2월~2013년 11월 의경으로 복무하며 수배자 등 32건의 범인을 검거해 ‘체포왕’이란 별명을 가진 양석진(27) 순경은 “50분 근무하고 10분 휴식하는 시간에도 주위를 살피는 게 습관이 됐다”면서 “앞으로 국민을 살피고 이웃을 보살피는 경찰이 되겠다”며 웃었다. 힌편 이날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는 국내 최고령 대학원생으로 유명한 우제봉(89) 할머니가 7학기 만에 석사 학위(특수대학원 실버비즈니스 전공)를 취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우 할머니의 논문은 26명에게만 주는 우수논문상에도 뽑혔다. 우 할머니는 “큰 사위(이영무 한양대 총장)를 비롯해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아이 싫어하는데 딸 바보 아빠 됐다

    아이 싫어하는데 딸 바보 아빠 됐다

    결혼하고 10년 동안 아이 없이 지내다 아내가 덜컥 임신했다. 이럴 때 아빠가 된 이의 속마음은 어떨까. 벅찬 환희? 아니면 아빠로서의 책임감? 일본의 유명 각본가이자 배우인 서른네 살 구도 간쿠로는 좀 달랐다. 아내 임신 소식에 ‘아이를 싫어하는데 곧 아빠가 된다. 솔직히 많이 무섭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나도 애라니까!’(작은사람)는 엉겁결에 아빠가 된 구도 간쿠로가 잡지 ‘주간문춘’에 딸 ‘깜빠’를 키우며 3년 남짓 연재한 글을 모은 육아 분투기다. 저자는 아이 때문에 일에 집중하지 못할까 봐 걱정부터 들었다. 아빠가 되면 더는 젊은이의 리얼한 대화를 쓰지 못하게 되고, 알콩달콩 부부의 일상이 침범받을까 두렵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딸을 키우며 조금씩 딸 바보가 됐다. 술자리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아이 사진을 보여 주며 ‘귀엽지?’라고 되묻는 것은 물론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에게 ‘몇 짤이야?’라고 말한 뒤 나중에 창피해 하기도 하다. “아이를 위해 열심히 산다기보다 나를 위해, 책망당하지 않기 위해 마감일을 지키느라 전전긍긍하는 편”이라고 애써 센 척도 해 보지만, 닷새 동안 지방 공연을 마치고 집에 온 뒤 딸이 별다른 감흥을 보이지 않자 서운해하는 약한 모습도 그렸다. 한국 아빠나 일본 아빠나 육아는 비슷하지만, 책은 소소한 재미들을 유쾌하게 잘 살렸다. 희로애락을 오가는 아빠의 절절한 글에 100세 할아버지가 ‘깜빠짱 때문에 처음으로 주간지를 샀다’는 응원 편지를 보냈을 정도. ‘아이는 이렇게 길러라’ 식의 훈계질 대신 솔직한 이야기에 아빠들이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따뜻영상] 자전거 타고 밤길 달린 경찰관 사연?

    [따뜻영상] 자전거 타고 밤길 달린 경찰관 사연?

    자전거를 타고 밤길을 달린 경찰관의 따뜻한 사연이 공개돼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0일 전남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가족을 위한 할아버지의 마음’이라는 글과 함께 영상 하나를 게시했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8시경, 보성경찰서 읍내파출소 경찰관들이 야간순찰을 하던 중 어두운 도로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 할아버지 한 분을 보게 됐다. 명절을 하루 앞둔 날이라 차량 통행은 평소보다 많았다. 할아버지의 안전이 염려된다고 판단한 경찰관은 순찰차에서 내려 할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할아버지는 “내일 아들이랑 손녀들이 내려온다고 해서 과일 사서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답했다. 사연을 들은 경찰들은 순찰차로 할아버지를 집까지 모셔다 드리기로 했다. 자전거는 경찰관이 직접 타고 5km 떨어진 할아버지 집까지 갔다. 영상 끝에 경찰은 “할아버지 애틋한 바람처럼 가족들은 따뜻한 명절을 보내고 안전하게 올라갔다”는 소식을 전했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이 돋보이는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전남지방경찰청 제공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일왕 손녀 마코 공주, 결혼 연기 후폭풍…“약혼남 모친 채무 논란 때문”

    일왕 손녀 마코 공주, 결혼 연기 후폭풍…“약혼남 모친 채무 논란 때문”

    일왕 손녀 마코 공주가 결혼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뒤 그 배경을 두고 온갖 추측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마코(27) 공주는 오는 11월 4일 대학 동급생인 로펌 직원 고무로 게이(27)와 결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은 지난 6일 “결혼을 2020년까지 연기한다”면서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 의사에는 변함이 없다”고 발표했다. 결혼 연기 사유에 대해서는 “충분한 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통상 천재지변이 아니면 왕실 행사는 최소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본 현지에서는 결혼 연기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마코 공주의 결혼을 두고 지난해 말부터 현지의 타블로이드 주간지에서는 가십성 보도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가장 떠들썩했던 보도는 예비신랑 어머니의 채무 문제였다. 주간지들은 예비신랑 어머니 고무로 가요가 생활비와 아들 학비를 위해 과거 사귀던 남성에게 400만엔(약 4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남성이 돈을 갚을 것을 요구했지만 고무로의 어머니는 “증여받은 것”이라며 돈을 갚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 연기 발표 뒤에도 확인되지 않은 뉴스는 계속 나오고 있다. 고무로의 아버지가 자살했다거나 고무로의 외할아버지가 한국계라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또 고무로의 어머니가 채무 때문에 일본 왕실에 돈을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심지어 결혼 당사자인 고무로도 해당 남성이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증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일본 주류 언론들은 왕실 관련 뉴스에 보수적이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사실 여부가 불분명한 가십성 보도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상에서는 마코 공주의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다. 몇몇 주간지는 과거 있었던 일본 왕족의 파혼 사례처럼 결혼 상대인 고무로 집안에서 먼저 파혼을 요구할 것이라는 추측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간문화재 하용부 성폭력 의혹에 문화재청 “지원금 지급 중단”

    인간문화재 하용부 성폭력 의혹에 문화재청 “지원금 지급 중단”

    인간문화재 하용부씨의 성폭력 가해 의혹이 불거지면서 문화재청이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문화재청은 20일 설명자료를 내고 “국가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보유자 하용부씨는 이번 성폭행 의혹 제기로 정상적인 전승 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사실 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지원금 지급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앞서 연극계 거물인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보리(가명)씨는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두번째 글을 올려 하용부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글에 따르면 하용부씨는 2001년 밀양연극촌 신입단원이었던 김보리씨를 연극촌 근처 천막에서 성폭행했다. 지난 2002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된 하용부씨는 매달 131만 7000원의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받아왔다. 문화재청은 하용부씨의 성폭행 의혹이 사실로 확인돼 형사 처벌을 받게 될 경우 보유자 인정 해제 등 필요한 행정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성범죄 예방을 위한 안내문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전통문화 공연·전시·심사 등과 관련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그 밖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경우에 인정 해제를 할 수 있다. 하용부씨의 보유자 인정 해제도 본인이 스스로 요청하기 전까지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야 가능하다. 하용부씨는 지난 19일 강릉 페스티벌 파크에서 열린 공연 ‘아트 온 스테이지’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불참했다. 하용부씨는 선대 인간문화재였던 친할아버지 하보경씨로부터 5살 때부터 밀양 전통춤을 배웠다. ‘밀양백중놀이’, ‘양반춤’, ‘범부춤’ 등의 예능 보유자로 1981년 밀양백중놀이에 입문했다. 현재 밀양연극촌 촌장이자 모 대학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윤택 이전에 하용부에게 성폭행당해”…연극계 이어 인간문화재까지

    “이윤택 이전에 하용부에게 성폭행당해”…연극계 이어 인간문화재까지

    성폭력 피해 폭로가 연극계로 확산된 가운데 인간문화재 하용부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지난 18일 ‘김보리’라는 필명을 쓴 전직 여성 연극인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서 2001년 하용부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17일 첫번째 폭로글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를 통해 2001년과 2002년 각각 밀양과 부산에서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으며, 자신이 겪은 피해가 최근 폭로된 내용과 똑같다고 밝힌 바 있다. 18일에 올린 두번째 글에서 그는 “나를 성폭행한 가해자는 이윤택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2001년 여름 하용부씨에게 연극촌 근처 천막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용부씨는 ‘밀양백중놀이’, ‘양반춤’, ‘범부춤’ 등의 예능 보유자 인간문화재다. 1981년 밀양백중놀이에 입문해 2002년 친할아버지였던 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인간문화재 하보경씨의 대를 이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현재 밀양연극촌 촌장이자 모 대학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하용부씨는 앞서 지난 14일 이윤택씨의 성추행 파문과 관련 “이윤택 예술감독이 스스로 전부 내려놓기로 결론을 내렸고, 축제는 밀양시 정책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그가 없더라도 행사 자체는 예년대로 잘 준비해서 치러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에 김보리씨는 “연희단 거리패가 사과문 하나로 예정된 공연을 이어가고, 피해자들에게는 몇 줄의 사과를 안겨주며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늘 그래왔듯이 또 다시 그들의 우두머리인 이윤택씨를 보호하며 지내고 있다”면서 “법적 처벌이 없다면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윤택씨는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무릎을 꿇고 제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받겠다”면서도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성관계 자체는 있었지만 강제성이 없었기에 성폭행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극단을 해체하고 극단 관련 건물도 모두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늦기 전에” 74세 아버지와 투르 드 몽블랑 170㎞ 트레킹한 영국 작가

    “늦기 전에” 74세 아버지와 투르 드 몽블랑 170㎞ 트레킹한 영국 작가

    “늦기 전에,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 50년 전 아버지가 정상을 발 아래 뒀던 몽블랑을 이제 저랑 함께 가시죠.” 어느 겨울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아버지 집에서 작가 마이크 맥이처런은 몰려오는 먹구름을 바라보며 문득 아버지에게 제안했다. 당시 74세인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유럽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몽블랑 주변을 열흘 동안 170㎞ 트레킹한다는 건 아버지 나이 때문에라도 위험한 일이었다. 아버지의 답은 이랬다. “나이는 거저 먹는 게 아니란다.” 두통이나 통증, 손저림, 건망증, 목숨을 위협하는 심정지 등을 무시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청춘의 숱한 여름을 알프스에서 보낸 아버지였지만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그는 “아버지도 산막이 아름답다는 건 기억하실 것”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한 뒤 비행기표를 예약해 넉달 뒤 프랑스 샤모니 몽블랑 자락에 함께 도착했다. 작가는 사람 많고 음식과 마실 술, 문화를 즐길 곳을 찾은 반면, 아버지는 늘 쉬 접근할 수 없는 오지를 동경했다. 아버지는 늘 산을 그리워했고 그곳을 트레킹하면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첫날 저녁 부자는 올바른 결정을 했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길은 오롯했고 소에 달린 방울은 딸랑거렸고 목동견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장미로 둘러싸인 프랑스 농가는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26세이던 1970년 아버지는 스위스 아이거 북벽을 친구 둘과 함께 아무도 오르지 않은 루트로 올랐다. 당시 1829m나 되는 북쪽 필라 벽을 거쳐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동상도 걸렸고 밤마다 비박하며 올랐다. 나중에 아버지는 그 등정을 후원했던 일간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다시는 그런 지독한 산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 뒤에도 아버지는 그랑조라스(4208m)를 발 아래 뒀고 아이귈레 두 샤도네(3824m)의 얼음벽을 등정했고 아이귈레 두 그레폰(3482m)의 교회 첨탑 같은 정상에서 멋진 포즈를 취했다. 여덟살이던 작가에게는 여행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준 잊을 수 없는 모험들이었다. 몽블랑 주변을 돌면서 아버지는 과거 자신이 올랐던 봉우리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아들에게 그 여졍을 함께 돌아보게 했다. 해서 산에 대한 집착을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늘 여겼던 작가는 이번 여행을 통해 산과 자신이 아버지를 통해 끈끈히 연결돼 있음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사흘째 저녁에는 프랑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넘어가며 대단한 풍광에 빠져들었다. 아버지는 이 풍경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설명하려다 말문이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 단어가 쉬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었고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리려는 듯 고개를 연신 가로저었다. 항상 남들보다 늦게 일어나고 아버지가 챙겨 먹어야 할 약이 너무 많아 늘 늦게 출발했다. 점심을 먹고 우마차 뒤에 걸터앉아 맥주를 마셨다. 매일 20㎞를 걸어 밤에야 다음 숙영지에 도착해 고요가 계곡에 내려앉는 것을 지켜보곤 했다. 아버지는 한숨을 쉬며 “노인네를 기다려주게나, 그럼 언젠가는 거기에 이를거야”라고 말했다. 일주일 뒤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을 때 부자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을 해냈다는 사실에 흔감했다. 마지막 콜 두 브레벤트로 향하는 오르막 길을 오른 뒤 비좁은 길을 따라 옆걸음을 걸어 샤모니에 이르렀다. 바위에 사다리 자국이 남아 있었는데 아버지는 모든 흔적을 손으로 짚어보려 했다. 작은 돌무더기 위에 올라 몽블랑을 바라봤다. 노년의 스코틀랜드 할아버지가 알프스 할아버지들과 좋은 친구가 돼 있었다.이 순간을 담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사진을 촬영했는데 작가가 어린 시절 창고에서 발견했던 슬라이드의 아버지 사진과 놀랍게도 똑같았다고 작가는 털어놓았다.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지평선에 눈을 맞춘 모습, 뒤에 배경을 이룬 몽블랑 산군의 산그리메들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난 15일 BBC 트래블에 기고한 여행기의 마지막에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스노보더 레데카의 스키 슈퍼G 우승, 시프린 스키 빌려 이룬 위업

    스노보더 레데카의 스키 슈퍼G 우승, 시프린 스키 빌려 이룬 위업

    스노보더가 주 종목이지만 알파인 스키 슈퍼대회전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에스터 레데카(23·체코)가 스키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의 스키를 빌려 타고 우승했다. 레데카는 17일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이어진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알파인 여자 슈퍼대회전(슈퍼G)에서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은 물론, 소치 챔피언 안나 베이트(오스트리아)와 티나 베이라더(리히텐슈타인)를 모두 제치고 1분21초11의 기록으로 생애 첫 올림픽 스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의 스키가 아니라 알파인 스키 여자 평행대회전 금메달을 차지한 시프린의 스키를 빌려 탄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안긴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다섯 차례나 시상대에 올랐으나 스키 월드컵 시상대에는 서본 적이 없었고 활강에서 7위를 거둔 것이 최고의 성적이었는데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 우승하는 감격을 맛봤다. 81회 월드컵 우승에 빛나는 본은 2010년 이후 부상 때문에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하다 8년 만에 등장한 올림픽 첫 경기에서 마지막 회전 구간에서 잘못 코스를 진입하는 바람에 6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제 21일 활강 경기에서 생애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그녀는 알파인 복합에도 출전한다. 베이라더가 동메달을 땄고, 역대 올림픽 이 종목에서 처음으로 대회 2연패를 떼논 당상처럼 여겨 우승 인터뷰에 응하던 중이었던 베이스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레데카에게 100분의 1초가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22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 출전하는 그는 “이 모든 일에 대해 난 너무 놀랐다. 난 우승하려고 애썼고 매순간 최선을 다했지만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실감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오늘까지 난 스노보드에 좀 더 나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제 스노보드 타러 가야겠다”고 말했다. 또 “무례해지고 싶지 않다. 여러분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고, 하지만 난 정말 여기 앉아 있을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 못했다. 지금 스노보드 세 차례를 모두 뛰고 난 뒤였어야 할 것처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스케줄 등이 복잡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진정 원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훈련 원칙은 확고하다. 두 종목에 바치는 시간을 똑같이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 주자나는 유망한 피겨스케이터였으며 외할아버지 얀 클라팍은 1964년 인스부르크동계올림픽 동메달과 1968년 그레노블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체코 아이스하키 대표였다. 아버지 야넥은 국내에도 소개된 뮤지컬 ‘햄릿’의 작곡자로 이름을 떨친 체코 국민가수다. 레데카는 지난해 8월 “월드컵 두 종목에 모두 나서자 언론이나 팬이나 얼마 전 내린 결정인 줄 알던데 어릴 적부터 두 종목에 출전해 온 것”이라며 “사람들이 ‘그게 어떻게 가능해’라고 말하는데 내겐 그 길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코치가 한 우물을 파라고 하자 “자꾸 그러면 다른 코치를 찾겠다”고 쏘아붙인 일로 유명하다. 레데카는 이름난 윈드서퍼이기도 한데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해 도전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론이죠. 왜 아니겠어요?”라고 되물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린지 본 슈퍼G 메달권 벗어나, 21일 활강에서 금메달 재도전

    린지 본 슈퍼G 메달권 벗어나, 21일 활강에서 금메달 재도전

    지난해 11월 세상을 뜬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때 싸웠던 나라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림픽을 화려하게 장식하려 했던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이 첫 단추를 잘못 뀄다. 본은 16일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강풍 때문에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시작된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슈퍼G)에 첫 주자로 나와 역주했으나 마지막 결승선 근처에서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며 1분21초49로 결승선을 통과, 메달권에서 벗어났다. 45명의 선수 가운데 일곱 번째로 레이스에 나선 티나 웨이레이더(리히텐슈타인)가 선두로 나서면서 본은 그 때까지 출전한 선수 가운데 4위로 밀려나 일찌감치 메달권에서 벗어났다. 이 경기장은 본의 할아버지 도널드 킬도가 한국전쟁 참전 당시 교전했던 곳 근처로 알려져 더욱 주목받았고 본인도 마지막 올림픽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다고 별렀는데 대회 첫 경기부터 커다란 실수로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던 악연이 재현됐다.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통산 80승으로 역대 여자 1위에 올랐지만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는 부상으로 메달을 따지 못했고,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도 부상을 입어 활강에서 금메달 1개에 만족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본은 21일 활강, 23일 복합 경기에서 다시 올림픽 금메달 수확에 나선다. 한편 이번 대회 스키와 스노보드 동시 출전을 벼르고 있는 에스터 레데카(체코)가 26번째 주자로 나서 디펜딩 챔피언 안나 베이스(오스트리아)를 100분의 1초 차로 제쳤다. 다른 19명 가운데 그의 기록을 뛰어넘는 선수가 나오지 않으면 감격의 올림픽 첫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레데카는 다음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 나설 예정이다. 동계올림픽 역사에 스키와 스노보드를 한 대회에 모두 뛴 선수는 지금까지 없었다. 베이스는 2006년 토리노대회에서 미카엘라 도르프마이스터가 이 종목과 알파인 복합 등 2관왕을 차지했고, 2010년 안드레아 피슈바처, 4년 뒤 안나 베이스의 뒤를 이어 오스트리아 선수로 대회 2관왕과 명맥 잇기와 함께 첫 슈퍼G 2연패를 노렸는데 좌절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핀란드의 그럼프 할배께/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핀란드의 그럼프 할배께/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듣던 대로 정말 까칠하시더군요. 올림픽 개막을 몇 시간 앞두고 소설의 첫 줄을 읽자마자 빵 터졌습니다. 새파랗게 젊은 친구가 권력을 잡았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지 않으셨다고요? 핀란드 썰렁 유머의 제왕인 저자 투오마스 퀴뢰(44)가 햇빛이든 파리 소리든 젊은이들의 게으름 때문이든 늘 기분이 좋지 않은 할아버지 친구들을 모델로 창조한 괴짜 노인 캐릭터시니 오죽하시겠습니까? 그런데 이분 묘하게 정이 가고 끌립니다. 지하철에서 매일 마주치는 우리네 할배처럼 말이지요. 그는 화난 뚱보 소년과 대걸레 머리의 양키 대통령이 날 선 핵위협 발언을 쏟아낼 때 손녀의 서울 유학살이도 살필 겸 겨울스포츠 선진국 국민답게 스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시아인들이 동계올림픽을 잘 치를까 싶어 둘러본다는 것이 소설의 기둥입니다. 저자는 2년 전 구상을 끝내고 자료 조사를 마친 뒤 3부작 중 1부 ‘괴짜 노인 그럼프’를 옮겨 펴낸 국내 출판사에 방문 의사를 전달한 뒤 지난해 8월 3박 4일 동안 서울과 평창, 강릉을 돌아보고 두세 달 만에 원고를 보내왔답니다. 열세 살 때 태권도를 배웠고 한국 문화를 체감하고 싶어 2006년 찾았던 내력을 감안하더라도 고작 나흘 돌아보고 이런 책을 쓰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정도 많고 참견도 많습니다. 할배의 눈에 대한민국이란 요상한 나라지요. 언제 폭탄이 떨어질지 모르는데 사람들은 만사태평이고, 편의점 문을 24시간 열며, 화장실에서 요상한 음악이 흘러나오거든요. 물론 삐딱한 시선과 과도하게 우릴 깔보는 듯해 불편할 때가 적지 않은데 문화 차이 때문이라고 넘어가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대회 첫날 점심 때쯤 책을 모두 읽고 난 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핀란드에 돌아간 작가가 원고를 마감한 지 넉 달 만에 느낀 어리둥절함은 어떨까 하는 것이었지요. 세상에나, 14일만 해도 남북 단일팀이 일본과 여자 아이스하키 대결을 벌였는데 역사적인 첫 골이 들어가는 순간 한반도기와 태극기가 함께 펄럭이고 가슴에 인공기 마크가 선명한 북한 응원단이 손뼉을 마주쳤지요. 북한 피겨 선수들이 페어 경기를 마친 뒤 “저희 짝패(파트너)가 잘해 줘서”라고 말하는 게 한국 안방에 그대로 중계되고요. 대회 개회식에 남과 북이 공동 입장할 때 기립하지 않았다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외교적으로 패배했으며 “유치한 할배”라고 야단맞는 것도 참 얄궂지요. 이곳에 사는 우리도 어질어질한데 23장 제목을 ‘시대는 변한다’고 적었던 작가는 얼마나 당황스럽고 난감할까요? 그래서 전 대회를 마친 뒤 저자 퀴뢰와 인터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담을 느낀답니다.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뭐냐고요?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174쪽에 털모자 외교의 효능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다음 쪽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누가 더 세게, 더 높이, 더 빠르게 가는지 겨루기에는 세계 정치보다 올림픽이 훨씬 더 좋은 자리’라고요. 그리고 추신이 있습니다. 제목은 ‘뚱뚱한 소년에게’. 설 연휴 평창 중계 보며 한번들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bsnim@seoul.co.kr
  • “우리 손자는 언제 오려나”… 가족 기다리는 역귀성 할머니

    “우리 손자는 언제 오려나”… 가족 기다리는 역귀성 할머니

    자식들이 명절에 고향에 내려오는 게 피곤할까 봐 시골에서 명절 음식을 보따리에 잔뜩 담아 역귀성한 할머니들이 14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대합실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자식들이 마중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활짝 웃는 얼굴로 할아버지·할머니의 도착을 애타게 기다리는 아들과 그 아버지를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정겹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2연속 4바퀴 날았다… 神, 화이트

    2연속 4바퀴 날았다… 神, 화이트

    ‘더블콕 1440 ’ 최고난도 기술 성공 소치 악몽ㆍ부상 털고 ‘환상 연기 ’ “나를 다치게 한 기술로 금메달”14일 강원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하프파이프 3차 결선 11명 중 마지막 주자로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2·미국)가 섰다. 2차 결선에서 히라노 아유무(20·일본)에게 역전을 허용해 2위로 주저앉은 상황에 이제 한 번의 기회만 주어졌다. 순간 그는 4년 전 소치대회의 ‘노메달 악몽’과 훈련 중 부상으로 얼굴을 62바늘 꿰매는 중상을 이겨내고 한 달 전 월드컵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던 ‘행복한 추억’이 엇갈렸다. 깊은 심호흡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힘차게 출발했다. 스피드를 끌어올린 그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점프에서 필살기인 ‘더블콕 1440’(4바퀴)을 화려하게 성공했다. 마치 ‘점프’와 ‘플라잉’이 같은 단어인 듯, 6m가량 높이로 솟구쳤다가 다시 지면에 내려가는 것을 반복했다. 이어 프런트 사이드 540(한 바퀴 반)으로 잠시 숨을 고른 뒤, 2연속 프런트 사이드 더블 1260(3바퀴 반)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의 승리를 자축했다.박영남 SBS 해설위원은 “1440을 두 번 연속 성공한 건 한 번도 올림픽 무대에서 나오지 않았던 기록이다. 본인도 공식 경기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높은 난도의 연기였다”고 칭찬했다. 화이트가 뛰기 전까지 가장 금메달에 가까웠던 히라노는 패배를 직감한 듯 고개를 숙였고 동료는 그를 위로했다. 전광판엔 올림픽 스노보드 역사에 남을 97.25점이라는 놀라운 점수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8년 만에 다시 거머쥔 세 번째 금메달이다. 그는 무릎을 꿇고 굵은 눈물을 흘렸다. 4년 전 ‘소치 악몽’이 아니라 한 달 전 역경을 이겨낸 역대 최고의 경기를 올림픽에서 재현했다는 안도와 기쁨 때문이었다. 메달리스트에게 ‘어사화 수호랑’ 인형을 전달하는 ‘베뉴(경기장) 세리머니’ 관계자도 화이트가 감정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사실 10대가 대세인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30대는 할아버지뻘이다. 그럼에도 그가 스노보드를 놓을 수 없었던 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였다. 황제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그는 “오늘 기술은 나를 다치게 했던 바로 그 기술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았는데 이제 그 모든 것이 다 그럴 가치가 있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승리하려면 반드시 기술을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마치 소치대회의 ‘데자뷔’를 느끼게 했다”며 “나 자신에게 ‘할 수 있어. 여태 살아오는 내내 해 온 일이야. 모든 걱정은 내던져버리고 하자’고 몇 번이나 말했다”고 털어놨다. 소치대회에 이은 2연속 은메달리스트인 히라노는 “화이트는 압박받는 상황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해냈다. 정말 대단하다. 오늘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단일팀 첫골 랜디 희수 그리핀은? “하버드 출신 귀화 선수”

    단일팀 첫골 랜디 희수 그리핀은? “하버드 출신 귀화 선수”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올림픽 첫 골을 터뜨린 랜디 희수 그리핀(30)은 한국계 혼혈 선수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고 그 매력에 푹 빠져 10살 무렵 피겨스케이팅에서 아이스하키로 종목을 바꿨다.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고,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는 모두 미국에서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다. 1980년대에 가족을 데리고 미국에 이민 간 외할아버지는 한국에서 정부 고위 관료를 지냈다. 그리핀은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듀크대 생물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고 있다. 동생인 켈리는 브라운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그리핀은 2015년 태극마크를 제안받자 안정된 미래를 잠시 뒤로 하고 곧바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지금은 동료가 된 캐나다 출신 귀화 선수 박은정(캐롤라인 박)의 소개로 대표팀에 합류한 그리핀은 이후 초청 선수 자격으로 대표팀 친선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3월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그리핀은 그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2그룹 A 대회에서 대표팀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핀의 맹활약 속에 한국은 5전 전승 우승으로 4부리그에서 3부리그로 승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리핀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 “어머니의 나라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출전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뛴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승리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일팀 첫 골 그리핀, “슬픔과 자부심 교차”

    단일팀 첫 골 그리핀, “슬픔과 자부심 교차”

    득점엔 만족, 팀 패배엔 아쉬움 선수 생활 끝나면 코치 되고 싶어..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역사적인 첫 골을 넣은 귀화선수 랜디 희수 그리핀은 “슬픔과 자부심이 교차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단일팀은 14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일본에 1-4(0-2 1-0 0-2)로 패했지만 갈망하던 첫 골을 넣어 관중들로부터 큰 환호성을 받았다.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그리핀은 “정말 운이 좋은 골이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사실 그리핀의 슈팅은 스틱에 빗맞은 것이었다. 타이밍을 놓친 상대 골리가 못 막은 것인지도 모른다.그리핀은 “퍽이 튀기다가 어떻게, 어떻게 골대에 들어간 거다. 정말 이상한 슈팅이었다”며 웃었다. 그리핀은 골을 넣은 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오늘 나와 동료들이 보인 경기력에 대해 자랑스러웠다. 득점 때문에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패배해서 아쉬웠고, 슬픔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피리어드에서 (득점 뒤) 기세를 이어갔고, 실제로 역전할 기회도 있었다”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슬픔과 자부심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특별귀화한 그리핀은 ‘희수’라는 미들 네임을 물려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이번 올림픽을 맞아 한국에 들어와 모든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그리핀은 “가족이 한국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부모님은 내가 하키를 할 수 있게 계속 뒷바라지해준 고마운 분들이다. 5살 때부터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 오셨는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원래 피겨스케이트 선수였던 그리핀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미국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며 하키 선수로 전향했다. 그는 “이전에는 여자는 아이스하키를 안 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그 대회를 계기로 부모님이 내가 아이스하키 선수로 전향하는 것을 응원해주시게 됐다”면서 “한국은 ‘하키 문화’가 크지 않은데, 하키를 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선수생활이 끝난다면 코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엄친딸’ 랜디 희수 그리핀, 1년 전 “일본 상대 1승” 예언

    ‘엄친딸’ 랜디 희수 그리핀, 1년 전 “일본 상대 1승” 예언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사상 첫 골을 뽑아 낸 랜디 희수 그리핀(30)이 약 1년 전 인터뷰에서 “평창올림픽에서 일본을 상대로 1승을 거두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14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단일팀 첫 골을 터뜨린 그리핀은 화려한 스펙에 눈길이 먼저 가는 선수다.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듀크대 생물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열살부터 아이스하키를 했다. ‘희수’라는 중간 이름을 물려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는 둘다 치과의사다. 한국 정부 고위관료 출신의 외할아버지는 1980년대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에서 태어난 그리핀이 한국 아이스하키팀에 합류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전력 보강을 위해 해외 선수의 귀하를 추진했다. 아이스하키협회는 조직력을 위해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선수를 찾을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대표팀은 2013년 아이스하키 선진국인 미국·캐나다 대학리그 선수 중 한국식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메일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대표팀이 귀화할 선수를 찾는다는 소식은 그리핀에게도 전해졌다. 지금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캐나다 출신 교포 선수 박은정(캐롤라인 박)의 소개를 받은 덕이다.그리핀은 지난해 특별 귀화 최종 승인을 받았다. 듀크대에 휴학계를 내고 망설임 없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핀은 지난해 4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화려한 경력을 뒤로 하고 왜 한국에서 아이스하키를 하려 하느냐는 물음에 “아이스하키는 내겐 첫사랑과 같다. 10살 때 완전한 사랑에 빠졌다. 아이스하키를 그만 둔 유일한 이유는 대학을 졸업한 뒤 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22살 아이스하키를 그만둬야 했을 때, 10년간 사귄 사람과 헤어진 것 같았다. 그런데 7년 뒤 그 사람이 다시 전화해서 ‘우리 다시 만날까’라고 물어본 것이다. 내 대답은 ‘그래요. 물론이죠’이다”라고 말했다. 그리핀은 이번 올림픽에서 1승을 거둘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승리의 제물은 일본이 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그리핀은 “일본은 우리와 경기 스타일이 비슷하다. 그들은 작고 빠르고 열심히 뛴다”면서 “한일전은 정말로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평창올림픽서 스타로 부상한 개…“평창 오느라 지쳤다잉!”

    평창올림픽서 스타로 부상한 개…“평창 오느라 지쳤다잉!”

    미국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린지 본 선수의 반려견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견주를 제치고 ‘공허한 시선’으로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 화제가 됐다고 미국 피플지(誌)가 지난 9일(현지시간) 전했다.본 선수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반려견 ‘루시’를 안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본 선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까지 가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며, 자신이 가장 마지막에 도착한 선수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글로 “나는 너무 흥분 돼.”라고 적기도 했다.그런데 팔로워들이 주목한 것은 본 선수의 컨디션이나 한글 포스팅이 아니라 긴 여행에 지친 반려견의 지치고 공허한 시선이었다. 사진 속에서 루시는 본 선수에게 안겨서, 퀭한 눈으로 앞을 보고 있었다.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귀여운 강아지 루시가 시차에 적응하느라 힘들어 보인다며 농담을 던졌고, 루시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첫 밈(meme)으로 부상했다. 밈은 패러디나 모방을 해서 인터넷에서 확산된 사진이나 그림을 말한다. 미국 국가대표팀은 트위터에 루시의 평소 사진과 공허한 시선 사진을 비교해서 올리기도 했다.견주인 본 선수도 루시의 온라인 스타덤을 재미있어 했다. 루시는 본 선수의 반려견 3마리 중 하나로, 3마리 중 유일하게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따라올 수 있었다. 리오와 베어는 안타깝게도 동계올림픽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미국에서 본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한편 본 선수는 한국전 참전용사인 할아버지를 위해 마지막 올림픽이 될 평창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노트펫(notepet.co.kr)
  • [윤수경 기자의 사람, 사랑] 평생 음악이 흐르는 삶

    [윤수경 기자의 사람, 사랑] 평생 음악이 흐르는 삶

    “뮤지션에게 은퇴란 없대요. 음악이 사라지면 멈출 뿐이죠. 내 안엔 아직 음악이 남아 있어요.”  영화 ‘인턴’ 속 70세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의 시니어 인턴에 도전하며 이런 지원 동기를 밝힌다. 40년간 전화번호부만을 만들던 그가 처음 온라인 쇼핑몰에 갔을 때는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어 보였지만, 그는 나이의 경계를 허물고 특유의 근면함과 친절함으로 본인의 일을 찾는다. 현실 속에서 벤처럼 ‘꼰대 되기’를 스스로 거부한 노인이 얼마나 될까. 연륜과 지혜는 나이를 먹는다고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닐 테니 말이다. 실제 일하는 노인들을 만나기 전까지 영화 속 벤은 판타지라고 치부했다.  몇 해 전 노인 빈곤 문제를 취재하며 우리 사회에도 수많은 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길에서 만난 실버택배기사 김순우(80·가명) 할아버지와 전단을 나눠주는 서용순(68·가명) 할머니가 그랬다. 김 할아버지는 10년 넘게 실버 택배 일을 해 왔기 때문에 주소만 들으면 길이 훤하지만, 주문이 들어오면 스마트폰을 이용해 꼭 길을 다시 확인했다. 여전히 피처폰을 쓰는 동료들도 많지만 김 할아버지는 길 헤매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혔다. 동행 취재를 하며 그의 짐을 나눠 들려 했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했다. 10년 넘게 일하며 배송 물건을 손상하거나 분실한 적이 없는 완벽주의에서 온 행동이었다. 신촌의 한 대학 앞에서 전단을 나눠주던 서 할머니는 나태를 몰랐다. “시간당 남의 돈을 받는데 그럴 수 있느냐”며 쉴 새 없이 전단을 돌렸다. 전단을 줄 때 할머니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친절하게 인사를 하면서 일일이 행인과 눈 맞춤을 하며 전단을 건네니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적었다. 일이 끝난 뒤에도 그냥 자리를 뜨는 동료들과 달리 서 할머니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전단을 다시 주워 주변을 깨끗이 한 뒤에야 퇴근했다. 그중 깨끗한 전단은 업체에서 다시 쓸 수 있도록 따로 모아 두기까지 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노인들은 결코 생산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관련 업체를 운영한다면 당장에라도 모셔 오고 싶은 탐나는 인재였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노인은 당연히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에 휩싸여 그들을 평가절하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 편견이 월 보수 20만원짜리 질 낮은 공공형 일자리만 늘어나게 한 것은 아닐까. 최근 정부는 단순히 노인 일자리를 늘리는 데 급급해하지 않고 노인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노인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교육과 훈련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기에 앞서 가지고 있는 자원을 잘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인빈곤율 1위, 자살률 1위 등 부끄러운 지표에 “다른 나라에 비해 압축적으로 노령화 사회가 진행돼서”, “공적연금을 도입한 기간이 짧아서”라는 해명을 하고 있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노인생산성에 대한 철저한 재평가가 필요한 때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벤을 위해 더 많은 노인이 자신 안의 음악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말이다.
  • [식음료 설특집] 할아버지도 손자도 반한 ‘국민 사이다 ’

    [식음료 설특집] 할아버지도 손자도 반한 ‘국민 사이다 ’

    올해로 발매 68년을 맞이한 롯데칠성음료의 스테디셀러 ‘칠성사이다’는 음료시장에서 부동의 1위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시장의 약 70%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지속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국내 사이다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사이다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중심에는 칠성사이다가 있다. 칠성사이다는 지난해 약 39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칠성사이다의 누적 판매량은 340㎖들이 병 기준으로 196억병에 달한다. 한 병당 23.4㎝인 제품을 한 줄로 이을 경우 약 460만㎞로 지구에서 달까지 여섯 번을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롯데칠성음료는 장수 제품인 칠성사이다의 브랜드 이미지가 노후화하는 것을 막고자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주얼리 브랜드 ‘O.S.T’와 손잡고 ‘칠성사이다 x O.S.T 시계’ 한정 상품을 출시했다. 시계의 문자판에 사이다의 탄산 기포가 올라가는 모습을 별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칠성사이다 발매 67주년을 맞아 다양한 한정 상품을 내놨다. 지난해 4월에는 1950~1990년대 선보였던 과거 칠성사이다의 5가지 디자인을 모아 250㎖ 캔 제품으로 구현해낸 ‘빈티지 패키지’와 캔 모양을 본뜬 열쇠고리를 묶어 12만 세트를 선보였다. 중장년층에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젊은층에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해 전량 매진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작가 수초이, 윤만세 등 국내 젊은 예술가들과 협업해 ‘스페셜 패키지’ 2종도 선보였다. 스페셜 패키지는 칠성사이다의 깨끗한 이미지를 숲속에서 동물들이 음악회를 연주하는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내 사랑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칠성사이다는 앞으로도 맑고 깨끗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통해 세대에 걸쳐 꾸준한 사랑을 받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월드피플+] 아픈 아내 위해 ‘늦깎이 면허’ 딴 79세 할아버지

    [월드피플+] 아픈 아내 위해 ‘늦깎이 면허’ 딴 79세 할아버지

    아픈 아내의 병수발을 위해 79세의 나이에 운전대를 처음 잡은 할아버지의 순애보가 감동을 선사했다. 메트로 등 영국 현지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북부 웨스트요크셔에 사는 케이스 림버트(79)는 동갑내기 아내 앤과 58년 째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잉꼬부부다. 3년 전인 2015년 아내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통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아내를 위해 운전면허를 따기로 결심했다. 약 60년의 결혼생활 동안 운전은 오로지 아내의 몫이었지만, 아내가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게 됐을 뿐만 아니라 택시나 대중교통으로 병원을 오가는 것이 아내에게 부담일 수 있다고 생각한 그가 ‘늦깎이 드라이버’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16살 때 처음 만나 백년해로를 약속한 두 사람에게 서로는 가장 오래된 친구이자 반려자다. 림버트는 “아내가 1972년 운전면허를 딴 뒤 무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날 위해 운전을 도맡아줬다”면서 “날 태우고 함께 경마대회를 구경 가기도 했고, 내가 술을 마시면 데리러 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아내를 향한 사랑으로 7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림버트는 아내가 쓰러진 해인 2015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면허시험에서 낙방하고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그는 79세의 나이에 정식 면허를 따는데 성공하면서 아내의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림버트는 “아내는 이미 충분한 시간동안 나를 돌봤다. 이제는 내가 아내를 돌볼 차례”라면서 “우리 부부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혼수상태 아내 매일 간호한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금혼식

    ‘백의의 천사’ 간호사들이 한 노부부의 50주년 결혼 기념일을 맞이해 축하 이벤트를 준비했다. 덕분에 혼수 상태인 아내를 간병해온 남편은 함께 뜻깊은 금혼식을 맞이할 수 있었다. 11일(현지시간) 중국 하이닝 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왕(75) 할머니는 뇌출혈을 일으킨 후 지난 3년 동안 저장성 하이닝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다. 구(79) 할아버지는 자신의 몸이 안좋았던 단 3번의 경우를 제외하고 병상에 누운 아내를 매일같이 보러왔다. 허락된 면회시간 30분 동안 할아버지는 아내에게 인삼 수프를 떠먹여주었고, 부부의 지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두 아들에 대한 새로운 소식도 들려주었다. 그는 아내가 어떤 반응도 보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1만 분의 일 혹은 10만 분의 일 정도 가능성일지라도, 반 평생 사랑한 아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깨어나길 바란다”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 년 동안 병원 문턱이 닳도록 아내를 찾아온 할아버지는 중환자실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두 사람을 오랜 시간 지켜봐왔던 간호사 장 옌옌은 오는 19일이 부부의 50번 째 결혼기념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동료들과 논의 끝에 특별한 축하 자리를 마련했다. 병실을 풍선과 현수막으로 장식한 간호사들은 할아버지에게 검은 양복과 빨간 장미 한 다발을 건넸다. 할머니에게는 예쁘게 화장도 해드렸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다시 한 번 할머니 손가락에 결혼반지를 끼워주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할아버지는 꿈쩍도 않고 누워있는 아내에게 “당신은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다”고 영원히 사랑할 것을 맹세했다. 할아버지의 언사에 감동받은 간호사들은 케이크로 기념일의 마지막을 장식해주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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