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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녀’부터 ‘미나리’까지…윤여정 영화 특별전 ‘도전의 여정을 걷다’

    ‘화녀’부터 ‘미나리’까지…윤여정 영화 특별전 ‘도전의 여정을 걷다’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74)씨의 영화 출연작 18편을 ‘화녀’부터 ‘미나리’까지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다음 달 7일부터 18일까지 시네마테크 KOFA에서 ‘윤여정 특별전-도전의 여정을 걷다’를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데뷔작인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와 ‘충녀’(1972), 김 감독의 미개봉 유작인 ‘천사여 악녀가 되라’(죽어도 좋은 경험)(1990), 김수현 작가가 쓴 박철수 감독의 ‘어미’(1985) 등 초창기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화녀’와 ‘충녀’에서 그로테스크하고 광기에 휘말린 ‘명자’를 연기했던 윤씨는 ‘천사여 악녀가 되라’에서는 무능하고 가부장적인 남성을 처단하고자 연대하는 여성으로 등장한다. 결혼과 도미 이후 스크린 복귀작인 ‘어미’에서는 납치된 딸의 복수를 위해 주저 없이 살인을 감행하는 어미로 당대 보기 드문 여성상을 보여줬다. 본격적인 스크린 복귀를 알린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과 칸 영화제 진출작인 ‘돈의 맛’(2012), 본연의 모습으로 출연한 이재용 감독의 ‘여배우들’(2009)과 더욱 파격적이었던 ‘죽여주는 여자’(2016)도 다시 상영한다. ‘고령화 가족’(2013), ‘계춘할망’(2016), ‘그것만이 내 세상’(2017), ‘미나리’(2020)에서는 윤씨가 보여주는 다양한 엄마와 할머니를 만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리스트’(2011), 노년의 로맨스를 담은 ‘장수상회’(2015), 짧은 등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18), 노개런티로 출연해 국내외에서 호평받은 독립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도 포함됐다. 홈페이지와 현장에서 예매할 수 있다. 02)3153-2075∼7.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文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

    文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9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이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한 것은 지난 2019년 2월 고 김복동 할머니와 지난 2월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에 이어 세 번째다.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 부부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고인이 안치된 유리관 앞에 선 채 손으로 성호를 긋고 기도를 올렸다. 서울대교구 관계자가 건넨 기도문에는 “지극히 인자하신 아버지, 저희는 그리스도를 믿으며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마지막 날에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리라 믿으며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겨 드리나이다.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세상에 살아 있을 때에 무수한 은혜를 베푸시어 아버지의 사랑과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성인의 통공을 드러내 보이셨으니 감사하나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장례위원장을 맡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관 별관에서 환담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천주교의 큰 기둥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께서 2월 21일 성모병원에 입원해 65일간 연명치료 없이 수액만 맞으며 잘 이겨내셨다”며 “코로나로 병문안을 자주 하지 못했지만, 추기경께서는 우리나라와 교회, 평화, 사제와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있다고 하셨다. 이제는 주님 품 안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다”며 “힘든 순간에도 삶에 대한 감사와 행복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하셨고, 특히 갈등이 많은 시대에 평화와 화합이 중요하다고 하셨다”며 애도했다. 그러면서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를 누구보다 더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은 특히 매일 묵주 기도를 할 때 우리나라 위정자들과 북한 신자들을 기억하며 기도를 했다. 저도 그 뜻에 따라 기도하겠다”며 “특별히 요즘처럼 어려운 기간에 나라를 위해 교회가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장충동 ‘뚱뚱이 족발’ 전숙열 할머니 93세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장충동 ‘뚱뚱이 족발’ 전숙열 할머니 93세에

    서울 중구 장충동 족발골목의 1세대 ‘뚱뚱이할머니집’의 창업자 전숙열 할머니가 지난달 12일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29일 전했다. 2010년 9월 한겨레 21이 당시만 해도 오전 10시에 나와 오후 5시까지 가게 카운터를 지켰던 할머니와 인터뷰한 내용을 버무려 전한다. 유족 등에 따르면 고인은 평안북도 곽산 출신으로, 만주로 넘어갔다가 어머니와 함께 1943년 서울에 왔다. 어머니는 1948년 북으로 돌아간 뒤 영영 소식이 끊겼다. 전 할머니는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 가 옷 장사를 하며 처음 돈을 만졌다. 모은 돈으로 ‘함경도’란 옥호의 이북 음식점을 장충동에 열었다. 어떻게 경찰 일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정도로 착하기만 한 남편 대신이었다. 평북 출신인 할머니가 왜 이런 옥호를 붙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당시 장충동에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의 적산가옥이 많이 비어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이 자리 잡았다. 지금도 장충동 일대엔 평양냉면 등 이북 음식을 파는 가게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약수동까지 넓혀졌음은 물론이다. 전씨는 1957년 ‘함경도’를 개업했는데 지금의 신세계건설 빌딩 자리인 꽃밭에 ‘하꼬방’ 건물이었다. 처음에는 빈대떡을 주로 팔다가 술안주를 찾는 손님들의 성화에 돼지족발을 개발했다고 한다. 가업을 이은 손녀 김문주·송현씨 자매는 “할머니가 이북에 계실 때 할머니의 어머니가 된장으로 해주던 요리가 생각나 시작하게 됐다고 하셨다”며 “당시 돼지 다리가 저렴해 할머니 나름대로 된장이 아닌 간장으로 간을 해서 족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간장으로 간을 한 것은 물만 붓고 삶으니 심심해서였고 졸일수록 감칠 맛이 생겨서였다. 이북 돼지족발 맛을 되살려 내놓은 안주는 입소문을 탔다. 그 뒤 족발집들이 줄줄이 들어서며 ‘장충동 족발골목’을 형성했다. 가장 많을 때는 열다섯 집 정도였단다. 1963년 장충체육관이 문을 연 뒤 레슬링·복싱·농구 등 당시 인기 스포츠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이 골목을 찾으며 더욱 유명해졌다.‘함경도집’은 같은 평안도 출신에게 넘기고 전 할머니는 새로 건물을 얻어 단골손님들이 붙여준 별명을 따 ‘뚱뚱이 아줌마집’을 열었다. 가게 위치는 여러 번 바뀌다가 1983년 장충동에 정착했다. 연합뉴스는 현재의 상호를 쓰기 시작한 것은 1968년이라고 했지만, 한겨레 21은 할머니가 환갑을 넘긴 무렵이라고 다르게 전했다. 1990년 12월 두 며느리가 2대 사장이 돼 30년째 운영해왔고 현재는 손녀들이 이어받았다. 할머니는 ‘논다 대학’을 나온 아들들 대신 며느리들에게 가게를 물려줬다고 했다. 할머니는 마흔 살에 착한 남편을 저세상으로 먼저 보낸 뒤 세 아들과 두 딸을 키워냈다. TV의 음식 프로그램에도 자주 소개됐다. 방송에서는 가게의 자랑인 수십 년 된 육수를 새롭게 창업을 희망하는 출연자에게 공짜로 나눠줬다. 그는 “오래된 국물을 써야 지금과 같은 색과 맛이 나온다”며 천연재료만으로 족발을 삶고 국물이 부족해지면 물과 간장을 넣어 다시 졸이는 방식을 썼다고 한다. 손녀 김문주씨는 “방송 이후에도 여러 사람이 육수를 나눠달라고 찾아와 할머니가 다 나눠드렸다”며 “하지만 맛을 유지하는 곳이 없어 어느 순간부터는 중단했다”고 말했다. 전 할머니는 인심도 후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기부도 했다고 한다. 명절에도 꼭 가게를 연 이유도 “나처럼 고향 없는 사람도 명절에 밥 먹을 곳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소신에서였다고 김씨는 전했다.장충동 골목은 서울시에 의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고, 뚱뚱이할머니집은 지난 28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하는 ‘백년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중기부는 가게 특징을 “족발은 물론이고 상차림에 나가는 된장까지 직접 메주를 띄워 제조하는 등 전통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 중”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북도민작가 이동현씨에 따르면 장충동에 맨처음 문을 연 족발 가게는 ‘장충동 할머니집’이다. ‘뚱뚱이할머니집’ 바로 옆자리다. 전박숙 할머니가 1991년 작고한 뒤 아들 임철웅씨가 ‘가업(家業)’을 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난 공주가 아니다”...초호화 의상 250벌 거절한 윤여정

    “난 공주가 아니다”...초호화 의상 250벌 거절한 윤여정

    “난 눈에 띄지 않아도 돼, 큰 보석도 필요 없어. 이렇게 엄청난(crazy) 옷도 싫어. 난 공주가 아니야, 나답고 싶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의 시상식 스타일링을 맡은 스타일리스트 앨빈 고(Alvin Goh)는 “어떤 스타도 이렇게 말했던 적이 없다. 그의 말은 절대 잊을 수 없다”며 “그는 화려함 속에 부풀려져 보이는 걸 원하지 않았다. 매우 절제된 여배우였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앨빈 고는 미국 뉴욕포스트 페이지 식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여정과의 후일담을 전했다. 싱가포르 출신으로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는 지금까지 엠마 왓슨, 틸다 스윈턴, 마고 로비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스타일링을 책임져 왔다. 윤여정과는 이달 초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 때부터 함께했다. 앨빈 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윤여정과 실제로 만난 적 없이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소통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에게 끊임없는 협찬 연락이 왔고, 유명 브랜드들은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윤여정이 자신들을 선택해주길 바랐다”며 “하지만 윤여정은 이 모든 것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보석협찬에 대해서도 윤여정은 “내가 예전에 해봤는데 너무 무겁더라, 손을 들 수가 없었다”라고 거절했다고 전했다. 또한 앨빈 고는 윤여정에 대해 “그는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유쾌하고 모두가 원하는 할머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웃긴 줄을 모르는 게 윤여정의 매력 포인트”라며 “그가 ‘한국에 오면 요리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준비를 위해 최소 250벌의 의상을 준비했다”며 결국 마마르할림(Marmar Halim)의 드레스와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의 구두, 로저 비비에(Roger Vivier)의 클러치가 낙점됐다고 했다. 윤여정이 “내 스타일”이라며 평소 입었던 스타일의 의상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무게가 가볍고, 앉거나 서는 등 움직임에도 구김 없는 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라자레바 대신 레베카 라셈이 왔다 팬심은 벌써 대폭발

    라자레바 대신 레베카 라셈이 왔다 팬심은 벌써 대폭발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에서 활약했던 ‘러시안 뷰티’ 안나 라자레바 대신 새로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게 된 레베카 라셈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6순위로 지명됐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외모에 벌써 팬심은 폭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8일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라셈을 선택했다. 6순위로 추첨 순위가 밀렸지만 서남원 감독은 “차선으로 생각했던 선수를 선발해 다행”이라며 염두에 두고 있었던 선수임을 밝혔다. 지난 시즌 라자레바는 득점 2위(867점), 공격종합 3위(43.41%), 오픈 3위(41.69%), 시간차 5위(52.94%), 후위 1위(45.08%), 블로킹 10위(0.491개), 서브 4위(0.263개) 등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며 기업은행의 봄배구 진출을 이끌었다. 흥국생명, GS칼텍스의 우승 경쟁만큼이나 치열했던 3위 경쟁에서 기업은행이 3위가 될 수 있던 데는 라자레바의 역할이 컸다. 그런 라자레바를 대신할 선수로 뽑은 만큼 라셈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크다. 여기에 할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단번에 큰 관심을 받았다. 191㎝ 장신 라이트인 라셈은 푸투라 발리 지오바니(이탈리아 2부)에서 뛰었다.라셈은 “드래프트에서 선발됐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고 기쁘다. 신청 선수 명단을 보면 훌륭한 선수가 많은데 선발돼 너무 기쁘다”면서 “난 코트 안팎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이며 강력한 체력과 큰 키가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라셈은 이날 자신이 드래프트에 뽑혔다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한국인의 피가 섞여 있음을 알린 라셈은 “한국 무대서 뛰고 싶었다”고 할머니의 나라에 오게 된 소감을 밝혔다. 구단은 구체적인 가족 관계 등에 대해선 추후에 좀 더 소개하겠다고 전했다. 서 감독은 “공격 타점도 잡을 줄 알고, 힘도 실을 줄 아는 선수로 판단했다”면서 “고공 스파이크가 가능할 거로 판단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이어 “한국인 할머니가 있다는 것만 들었지 깊이 알지는 못한다”면서 “얼굴 생김새도 동양적으로 생겼다. 남동생은 더 동양적인 외모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라셈은 주전 라이트로 나설 예정이다. 서 감독은 “김희진 라이트 활용과 외국인 레프트도 고민했지만 일단 원하던 라이트 포지션의 선수가 남아 있어서 라셈을 뽑았다”고 했다. 사실상 김희진은 라이트 대신 센터로 기용될 전망이다.실력은 미지수지만 일단 미모 덕분에 많은 관심을 받고 시작하는 만큼 라셈이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안 그래도 폭발한 팬심은 더 뜨거워질 수 있다. 새 감독 체제로 시작하는 기업은행이 라셈과 함께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매우 특별한 셀럽의 탄생

    [홍석경의 문화읽기] 매우 특별한 셀럽의 탄생

    2021년 미국 영화아카데미의 여우조연상을 탄 윤여정에 대한 국내외 뉴스가 쏟아지는 며칠이 지났다. 뉴스를 통해 그의 행보를 바라보는 대부분 한국인은 마치 친지나 가족이 수상한 것처럼 좋아했다. 미국 영화 ‘미나리’의 한국 할머니 역으로 수상했다는 사실도 기쁘지만 윤여정이 배우로서 더욱 빛났던 많은 다른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알기에 이제야 할리우드가 한국영화를 알아보기 시작했구나 하는 감상이 압도적이었다. 그의 성공은 이미 세계가 인정한 한국의 대표적 남성 감독 봉준호가 보편적 계급 상황을 다룬 ‘기생충’이라는 국제적 인정을 받은 영화로 ‘로컬’한 미국 시장에서 당대 최고의 미국 감독들과 경쟁해 이룬 성과와는 상당히 다른 측면에서 우리의 마음을 움직였다. 윤여정은 가부장제 사회 소수자로서의 여성, 이혼녀, 싱글맘, 조연, 노인, 강대국의 세계에서 이름조차 제대로 불려지지 않는 소수자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지닌 채 당당하고도 우아하게 세계를 향해 자신이 누구인지 말했다. 특히 바이러스가 혼탁하게 만들어 아시아인이 안전하지 못한 현재의 세계, 아시아 노인이 거리에서 폭행당하는 미국에서 아시아 여성 노인의 긍정적 에너지와 삶의 철학이 밝게 세상을 비추는 순간을 창조했다. 윤여정은 배우로서 여우조연상을 탄 것이지만, 이미 그의 존재는 배우를 넘어서서 그가 한 모든 역할과 사적 존재인 윤여정의 인생이 한덩어리로 어떤 의미를 방출하는 유명인, 셀럽이다. 이제서야 그의 배우로서의 존재감과 스타로서의 매력이 간신히 외국에 알려지고 있을 뿐이다. 윤여정이 한국 사회에 뭉텅뭉텅 던지는 여러 의미를 되짚어 보자. 그는 주인공으로서, 일등으로서 성공하지 않았다. 수상 후 인터뷰에서 그는 일등과 승자를 숭배하는 한국 사회에 최고가 아닌 ‘최중’으로 만족하자는 철학을 던졌고, 다른 여우조연상 후보들에게는 우리는 경쟁하는 사이가 아니라고, 오늘 내가 좀더 행운아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몇 작품은 주연으로서 한국영화사에 회자될 작품이지만, 그의 주된 에너지는 조연으로서 발휘됐다. 1966년에 데뷔한 그는 미국에서 살던 십여 년을 제외하고 2021년 오늘까지 모든 기간을 수많은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한국인과 일상과 추억을 공유했던 인물이다. 그야말로 생계형 배우로서 주어지는 모든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고, 그러다 보니 그는 굴곡의 한국 사회 속 가족의 안과 밖 모든 여성의 역할을 하게 됐다. 그의 말투는 텍스트만 봐도 음성이 자동 지원될 만큼 한국인에게 익숙하다. 그렇게 칠십이 넘은 윤여정은 물러앉아 대접을 받는 노인이 아니라 텔레비전 음식예능 프로그램 ‘윤식당’과 ‘윤스테이’에서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노인의 정의를 바꾸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노인은 몇 살부터이고 어떤 존재인가. 청년세대가 가장 함께 식사하고 싶은 연예인으로 꼽히는 그는 간섭하지 않는 어른,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우울하고 그래서 남에게 부담을 주는 노인이 아닌 인생의 경험자로서 긍정의 매력을 뿜어낸다. 대부분 한국인을 주눅 들게 하는 영어의 무게도 극복하고 드러나는 그의 직설과 거침없는 표현은 남녀 모두에게 더는 잃을 게 없는 그 나이를 꿈꾸게 만든다. 수상식 행사 내내 한예리 배우를 동반하며 내가 가장 빛나는 순간에 차세대를 생각하는 배려도 보여 줬다. 그리하여 그처럼 늙고 싶다는 사상 최대의 찬사를 듣는 윤여정, 무엇보다 한국 사회에서 늙는다는 것의 공포를 이리 감하게 해준 데 감사한다. 그뿐인가. 그는 한국 사회의 모든 이혼녀와 혼자 사는 여자와 싱글맘들에게 당당함을 되찾아 주었다. 일하는 독신 여성으로서 그의 존재 자체가 혼자 엄마가 된 사유리가 스캔들인 대한민국의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쎄게’ 한 방을 날려 주는 분. 대한민국 최고 여성 셀럽이 74세 윤여정인 것이 자랑스럽고 든든하다. 게다가 그녀는 자기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다. 한국인이 언제 스피치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었나. 인류 대표 청년으로서 유엔에서 말한 BTS, 인류 대표 남성의 보편 언어를 구사하는 봉준호 감독에 이어 삼중의 소수자인 윤여정이 말을 한다. 그의 말이 오래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 “할리우드에 목매지 않아” 쿨한 K할머니에 빠져드는 美

    “할리우드에 목매지 않아” 쿨한 K할머니에 빠져드는 美

    영화 ‘미나리’로 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74)이 ‘할리우드에 목매지 않는다’는 소신 발언으로 현지에서 또 한번 주목받았다. 윤여정은 28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 아시안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오면 한국에 있는 분들은 내가 할리우드를 동경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내가 (미국에) 계속 오는 이유는 미국에 와서 일하게 되면 (미국에 거주하는) 아들을 한 번 더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화 속 배역 이미지에 솔직하고 당당한 인터뷰가 더해지며 윤여정은 ‘K그랜드마’(한국 할머니)를 상징하는 배우로서 입지를 강화해 가고 있다. NBC방송 역시 이날 ‘K그랜드마’에 관한 소개와 함께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경쟁 후보 배우) 글렌 클로스와 (시상자였던) 브래드 피트를 존경한다고 했지만, 할리우드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작은 경고’를 붙였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수상 소감에서 자신과 함께 조연상 후보들을 언급하며 “다섯 후보는 서로 다른 작품에서 각기 다른 역을 연기했기 때문에 각자의 영화에서 수상자”라고 해 감동을 선사했던 윤여정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2000년대 초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당시 50대인 글렌 클로스가 20대의 순수함을 상징하는 연기를 하는 장면을 보고 그의 용기가 부러웠다”며 동갑내기 배우 클로스를 칭찬했다. 이날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겟아웃’(2017), ‘어스’(2019)를 연출한 감독 조던 필로부터 샴페인 선물을 받은 사실도 깜짝 공개했다. 윤여정은 “필 감독이 저에게 ‘돔페리뇽’ 샴페인을 보냈다. 제 아들이 필 감독의 열렬한 팬이다. 영광이다”라고 했다. 한편 윤여정을 비롯한 오스카 수상자들에게 제공되는 2억원 상당의 선물 가방인 ‘스웨그백’은 공짜가 아닌 데다 내용물 중 국내법상 불법 품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방 안엔 리조트 숙박권, 지방흡입 시술권, 주류, 과자 등을 비롯해 금박을 입힌 대마 용액 카트리지, 대마 성분이 함유된 수면 유도제까지 담겼다. 대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합법화됐지만, 한국에선 불법 마약으로 취급된다. 선물 수령은 선택이며, 만약 받을 경우 미국 국세청에 약 1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페퍼’의 첫 외국산 매운 맛은 바르가

    ‘페퍼’의 첫 외국산 매운 맛은 바르가

    여자 프로배구 신생팀인 페퍼저축은행이 헝가리 국가대표 출신인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22)를 1순위로 선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39명의 드래프트 신청 선수 중 전체 1순위로 바르가를 뽑았다. 192㎝의 라이트 공격수인 바르가는 헝가리 리그 최고의 선수로 이번 드래프트에 신청한 선수 중 1순위 후보로 일찌감치 지목됐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바르가가 팔이 길고 타점이 높아서 그 장점을 살려보고자 선택했다”고 말했다. 바르가는 “1위로 선택될 줄 몰랐고 기뻐서 떨린다”며 “항상 목표는 팀이 승리하는 것이고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KOVO 이사회에서 제7구단으로 창단을 승인받은 페퍼저축은행은 신생팀 지원 정책에 따라 이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사용했다. 페퍼저축은행이 김연경(33·흥국생명)과 인연이 있는 김 감독을 영입한 것과 관련해 “유대 관계와 선수 영입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며 대표팀의 주포인 김연경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구슬 확률 추첨을 통해 2순위 지명권을 받은 현대건설은 미국의 야스민 베다르트(25)를 선발했다. 96년생의 라이트 공격수로 V리그에 오기 전에 그리스 리그에서 활약했다. 신장이 196㎝로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 중 3순위 옐레나 므라제노비치(24·보스니아)와 더불어 최장신 선수다. 3순위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터키리그 소속이었던 므라제노비치, 4순위 흥국생명은 2015~16시즌 GS칼텍스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캐서린 벨(28·미국)을 지명했다. 5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국도로공사는 기존 외국인선수 켈시 페인(25)과 21만달러에 재계약했다. 6순위 IBK기업은행은 레베카 라셈(24·미국)을 지명했다. 라셈은 191㎝ 신장을 가진 라이트 공격수로 지난 시즌 이탈리아 2부리그에서 뛰었다. 마지막 7순위의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한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28·카메룬)와 계약했다. 그는 “(호명이 안 돼)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희망 잃지 않고 기다렸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서남원 IBK기업은행 감독은 “라셈의 할머니가 한국인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공격 분야에서 타점이 높고 힘도 좋은 것으로 보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올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개최됐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조상호 서울시의원, “서울형 어린이집 가족보육 문제점 개선 필요”

    조상호 서울시의원, “서울형 어린이집 가족보육 문제점 개선 필요”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구 제4선거구)은 지난 26일 제300회 임시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정책실 업무보고에서 서울형 어린이집의 가족보육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서울시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A 서울형 어린이집에서 원장과 사돈이 보육교사로 함께 근무하며 쌍둥이 손주들을 보육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장의 며느리도 해당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로 근무하다 퇴사해 한 어린이집에 시어머니인 원장과 며느리, 친정어머니가 함께 근무한 셈이다. A 어린이집에서는 친할머니인 원장이 쌍둥이 손자녀 중 한 명과 다른 원아 한 명을 보육하고, 외할머니인 보육교사가 쌍둥이 손자녀 중 한 명과 다른 원아 한 명을 보육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 의원은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각각 친손자녀와 다른 아이를 함께 보육 중인 상황인데 다른 아이보다는 자신의 손주에게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이 인정상정”이라며, “손자녀가 아닌 다른 아이와 부모는 영문도 모른 채 상대적 차별과 손해를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담당자는 “원칙적으로 친인척의 경우 신규채용이 불가하지만 사돈은 친인척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아 법적인 문제는 없다”면서도 “이와 같은 부분이형평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점검하겠다”고 답변했다. 조 의원은 “원장 및 보육교사의 (손)자녀와 같은 반에 아이를 맡긴 부모가 그 사실을 알고도 아이를 맡길 것인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최소한의 선택권이라도 보장하기 위해 영·유아의 부모에게 원장·보육교사의 (손)자녀가 돌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는 규정 신설”을 제안했다. 이어진 보충질의에서는 “서울형 어린이집 운영 관련 지침 상 신규채용이 불가한 친인척의 범위는 ‘대표자 및 원장의 배우자와 친인척’으로 대표자 및 원장을 기준으로 하는데, 공정한 돌봄을 위해서는 아이를 기준으로 친인척 개념을 재설정 할 필요가 있다”는 다른 위원의 지적이 이어졌다. 조 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손)자녀를 보육하는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겠지만 서울형 어린이집은 서울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공적인 목적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며, “서울형 어린이집이 공적인 목적에 맞게 이용 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적극적인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할리우드에 관심없다” 윤여정 솔직함에 놀란 미국

    “할리우드에 관심없다” 윤여정 솔직함에 놀란 미국

    “저는 할리우드를 동경하지 않는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74)에게 할리우드는 미국에 있는 아들을 보기 위해 선택한 또 다른 일터일 뿐, 특별해서 혹은 동경해서 온 곳이 아니었다. 미국 NBC 방송 아시안 아메리카는 28일(현지시간) 윤여정의 인터뷰를 전하면서 ‘K그랜드마’(한국 할머니)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NBC는 “윤여정은 글렌 클로스와 브래드 피트를 동경한다고 했지만, 그는 할리우드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미국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오면 한국에 있는 분들은 제가 할리우드를 존경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할리우드를 존경하지 않는다”면서 “제가 (미국에) 계속 오는 이유는 내가 미국에 와서 일하게 되면 (미국에 거주하는) 아들을 한 번 더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제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윤여정은 시상식 당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미국 사람들 말 잘 안 믿는다. 단어가 화려하잖아요”라며 “내 퍼포먼스를 존경한다는데 제가 너무 늙어서 그런지 남의 말에 잘 안 넘어간다”고 말한 적이 있다.그러면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함께 오른 미국 여배우 글렌 클로스에 대해, 동년의 배우로서 연기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여정은 글렌 클로스가 2000년대 초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20대의 순수함을 상징하는 여주인공 ‘블랑쉬’를 연기했던 것을 언급했다. 윤여정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연기에 도전하며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일이 없으면 따분해진다. 직업은 여러분의 일부분이고 당신의 이름과 당신 자신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을 앓는 ‘순자’의 표정을 연기하기 위해 당근을 입 안에 넣어 표정 연기를 시도했다는 윤여정은 마지막에는 육포를 넣어 배역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수상의 기쁨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지 않았다. “제가 잘한 것은 없다. ‘미나리’ 대본이 잘 쓰였다. 상을 받은 건 매우 행복한 순간이었지만, 그것이 제 인생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갈 것이고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악녀, 엄마, 할머니로 4000시간… 다시 그녀로의 ‘여정’

    악녀, 엄마, 할머니로 4000시간… 다시 그녀로의 ‘여정’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기까지, 윤여정은 55년간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쉼 없이 누벼 왔다. 치열하게 달려온 그의 연기 세계와 인간적 면모를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속속 선보여진다. 29일 밤 10시 KBS 1TV ‘다큐 인사이트’는 인간 윤여정과 배우 인생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윤여정’을 방송한다. 영화 ‘미나리’에 함께 출연한 한예리를 비롯해 이순재, 김영옥 등 배우들과 작가, 감독, 제작자 총 11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이 말하는 윤여정은 늘 앞서가는 여성이었다. 영화 ‘화녀’(1971)의 제작자 정진우는 “자기주장을 다 하는 여주인공에 제격이었다”고 말한다.드라마 ‘장희빈’(1971~1972)부터 영화 ‘장수상회’(2015)까지 호흡을 맞춘 배우 박근형의 눈에는 별난 여배우였고, 수많은 드라마에서 가족으로 함께했던 강부자에게는 ‘일 저지를 줄 알았던 여성’이었다. 창작자들은 ‘신선한 자극’이었다고 돌이킨다. ‘디어 마이 프렌즈’(2016)를 함께 작업한 노희경 작가는 ‘사유하는 엄마’로, 심재명 제작자에게는 ‘실험적 역할의 대상’으로, 김초희 감독에게는 꼭 필요한 친구로 남았다고 전한다. 방송은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 36편과 드라마 100여편 등 총 4000시간의 아카이브를 탈탈 털었다. 디자이너, 의사 등 전문직 여성은 물론 억척스러운 엄마, 아들의 결혼을 반대하는 시어머니까지 그만의 방식으로 소화해 낸다 . 이혼 후 윤여정의 복귀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김수현 작가의 대표작도 상영된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다음달 9일까지 김수현드라마아트홀에서 4편의 드라마를 공개한다. 1987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96부작 ‘사랑과 야망’과 윤여정의 대중적 입지를 다져 준 것으로 평가받는 ‘사랑이 뭐길래’(1991), ‘작별’(1994), ‘목욕탕집 남자들’(1995)을 2주간 순차적으로 볼 수 있다. 다양한 매력을 발산한 스크린 대표작들도 모았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5월 7일부터 서울 마포구 시네마테크KOFA에서 ‘윤여정 특별전: 도전의 여정을 걷다’를 연다. 아카데미 수상을 축하하기 위한 특별전이다. ‘화녀’에서 더 나아가 괴물이 된 명자를 연기한 ‘충녀’(1972)와 ‘천사여 악녀가 되라’(1990) 등 김기영 감독의 작품이 상영된다. ‘바람난 가족’(2003), ‘여배우들’(2009), ‘하녀’(2010)와 ‘장수상회’,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 ‘미나리’ 등 최근작까지 총 17편을 만날 수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도 ‘THE: 윤여정’에서 그가 열연한 영화 11편을 모아 공개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오스카 빛낸 연륜의 힘…윤여정·홉킨스·맥도먼드 나란히 수상

    오스카 빛낸 연륜의 힘…윤여정·홉킨스·맥도먼드 나란히 수상

    25일(현지시간)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 4개 가운데 3개가 연기 경력 40년 이상 노장들에게 돌아갔다. 여우조연상을 받은 ‘미나리’의 윤여정씨를 비롯해 남우주연상 수상자 앤서니 홉킨스(‘더 파더’)와 여우주연상 수상자 프랜시스 맥도먼드(‘노매드랜드’)는 각각 오스카 2관왕과 3관왕의 영예를 차지한 연륜이 돋보이는 배우라 높아진 오스카의 벽을 실감케 한다. ‘미나리’에서 당당하고 품격있는 한국 할머니를 연기한 윤씨는 55년 연기 생활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는 노력을 통해 74세의 나이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이라는 결실을 거뒀다. 하지만, 홉킨스와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오스카 도전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84세로 역대 최고령 수상자가 된 홉킨스는 1992년 ‘양들의 침묵’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64세의 맥도먼드는 1997년 ‘파고’와 2018년 ‘쓰리 빌보드’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게 됐다. 윤씨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월드 스타’로 거듭난 것이다.홉킨스는 ‘더 파더’에서 기억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80대 노인 앤서니 역을 맡아 거장의 저력을 뽐내며 압도적 연기를 펼쳤다는 찬사를 받았다. 배우들이 존경하는 동시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연기의 신’으로 꼽히는 그는 연기는 물론이고 미술, 음악까지 섭렵한 팔방미인이기도 하다. 꾸준히 화가로 활동하는 홉킨스는 2010년엔 영국에서 전시회로 전국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선보인 것은 물론 직접 작곡한 곡을 공개하기도 했다. 홉킨스는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통해 “여든셋의 나이에 이런 상을 받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카데미 시상식 전 남우주연상은 지난해 8월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보즈먼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던 터라 홉킨스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아 현장에서 수상 소감을 말할 수 없었다. 이처럼 여러 방면에서 매력을 보여준 홉킨스가 자신의 감정을 관객에게 압도적으로 발산한다면, ‘노매드랜드’의 맥도먼드는 자연 일부분이 된 듯 먼 거리에서 지켜보게 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맥도먼드는 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노매드랜드’ 연출을 제안한 제작자이며 동시에 노마드적 삶을 완벽히 체화해 보여주는 주인공으로서 흔들림 없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맥도먼드는 몇 개월간 실제 유랑자들처럼 생활하며 이들의 삶을 체화하기도 했다. 누구나 관심 두지 않을 것 같은 평범하거나 호감이 안 가는 인물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가져오는 것이 그의 특기다. 그는 오스카 외에도 에미 상, 토니 상까지 받아 영화, TV 드라마, 그리고 연극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맥도먼드는 이번 여우주연상 수상 소감을 통해 “백 마디 말 대신 일을 좋아하고 열심히 한다”는 취지의 짧지만, 인상 깊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앞서 2018년 오스카 수상 소감으로는 “성별과 인종의 다양성에 기반을 둔 제작진 구성을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인클루전 라이더’”라는 말을 남겨 오스카의 다양성 부족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치매 백인 할머니 수갑 채워 체포한 뒤 낄낄대는 미국 경관들

    치매 백인 할머니 수갑 채워 체포한 뒤 낄낄대는 미국 경관들

    미국 경찰관들이 73세 치매 할머니를 체포하는 과정에 팔목과 어깨를 탈골시킬 정도로 완력을 행사한 모습이 보디캠에 그대로 찍혔다. 꽃을 꺾으며 길을 가던 할머니는 한사코 “집에 가고 싶어” 외치는데도 경찰은 완력을 행사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경관들은 할머니의 팔목을 비틀어 돌리고 두 팔을 모아 수갑을 채웠다. 순찰차 보넷에 얼굴을 대게 했다가 땅바닥에 얼굴을 박을 듯 넘어뜨리는 등 불필요한 완력을 행사했다. 행인이 너무 과도한 폭력을 쓰는 것 아니냐고 참견하자 “그냥 상관 말고 갈 길이나 가시라”고 빈정댔다. 할머니가 피를 흘리자 자기들끼리 “그거 피냐”고 묻기도 한다. 남성 둘과 여성 한 명인 경관들은 경찰서에 돌아와 할머니를 유치장에 넣은 뒤 체포 당시 모습이 찍힌 동영상을 돌려보며 서로 주먹을 맞부딪치며 웃어댄다. 음성이 녹음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떻게 놀려대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가족들은 전문가를 고용해 이들이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려 하고 있다. 한 경관은 유치장 벤치에 신음하며 앉아 있는 할머니를 6시간 동안 의료 처치를 받지 않게 했다. 그 앞에서 동영상을 천연덕스럽게 보면서 “이제 (할머니 어깨에서) 우지직 소리가 날거야. 그 소리 들었어?”라고 다른 경관에게 묻는다. 여성 경관이 “싫다”고 말하자 앞의 그 경관은 연거푸 “난 좋은데”라고 이죽거린다. 난데 없는 봉변을 당한 할머니의 이름은 카렌 가너로 지난해 6월 26일(이하 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러브랜드란 마을의 월마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길가에서 일어난 일이다. 미국에서 흑인이나 아시아계를 상대로 백인 경찰이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는 일은 흔히 벌어지지만 가너 할머니는 백인인데도 제 정신이 아니란 이유로 이렇게 함부로 체포하고 구금한 것이어서 가족들이 비분강개해 보디캠 영상을 26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경관들이 가너 할머니를 거칠게 체포한 것은 음료수와 세탁용제 등 13달러 어치의 물품을 훔쳤다는 이유로 월마트 직원이 신고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의 변호인은 러브랜드 경찰서를 제소했고, 경찰은 곧바로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문제의 경관 한 명은 휴가를 냈고, 다른 둘은 내근직으로 전직됐다. 며느리 섀넌 스튜어드는 일간 덴버 포스트에 이 일을 당한 뒤 시어머니의 치매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털어놓았다. “예전으로 영 돌아오지 않고 있다. 너무했다. 전국적으로 경찰의 무자비한 완력이 문제되는 와중에 동영상이 배포됐다. 대부분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당했는데 우리 어머니는 백인인데도 이렇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브래드피트 냄새와 조영남 소감이 왜 궁금한가요 [이슈픽]

    브래드피트 냄새와 조영남 소감이 왜 궁금한가요 [이슈픽]

    “브래드 피트와 대화를 나눈 당신에게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당신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고, 그에게선 어떤 냄새(smell)가 났느냐.”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에게 한 미국 방송 진행자는 사석에서도 던질 수 없는 무례한 질문을 던졌다. 윤여정은 “냄새는 맡지 않았다. 나는 개가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답했다. 불쾌한 질문에도 윤여정은 “그(브래드 피트)는 내게도 스타이며, 그가 내 이름을 호명한 것이 믿을 수가 없다”며 위트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1971년 영화 ‘화녀’를 통해 데뷔한 배우 윤여정은 ‘미나리’로 73세에 오스카 후보에 올랐고, 한국 배우로서는 최초, 아시아 배우로서는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린 윤여정을 외신은 주목했다. AFP통신은 윤여정이 사악한 상속녀부터 늙어가는 창녀까지 순응하지 않는 캐릭터들을 수십 년간 연기하며 직업과 삶, 모두에서 보수적인 한국 사회의 규범에 도전해왔다고 소개했다. 브라이언 후 미국 샌디에이고대 영화과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 고령자들이 승리자이기보다 희생자로 간주되는 시국에서 윤여정의 수상은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일원인 많은 할머니들의 진가를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시상식을 ‘조용하지만 혁신적’이라고 표현하며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는 시위를 한 지 6년여 만에 흑인, 아시아인, 여성 인재들이 포용됐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카데미 측이 이달 초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 유쾌한 수상 연설을 한 74세 ‘미나리’ 할머니에게 또 한번 소감을 전할 기회를 줬다”면서 윤여정을 ‘최고의 수상 소감’을 한 수상자로 꼽았다.34년전 이혼한 조영남에 마이크 넘긴 언론 NYT는 한국인들이 첫 한국 배우의 아카데미상이라는 사실은 물론 바로 수상자가 윤여정이기 때문에 열광한 것이라며 윤여정의 인생 스토리와 캐릭터가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남성중심적 서열사회에서 오랫동안 고생한 여성들 사이에서” 반향이 더욱 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34년 전 이혼한 전 남편 조영남을 인터뷰했다. 조영남은 “내 일처럼 기쁜 소식이고 축하할 일”이라면서도 “이 일이 바람 피우는 남자들에 대한 최고의 멋진 한 방, 복수가 아니겠냐. 바람피운 당사자인 나는 앞으로 더 조심해야지”라며 황당한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다른 남자 안 사귄 것에 대해 한없이 고맙다”며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골라서 했다. 윤여정과 조영남은 1974년 결혼 후 미국에서 생활했고 1987년 이혼했다. 조영남은 이혼 사유가 자신의 외도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여정은 이혼 후 홀로 두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생계형 배우’로 살아가야 했다. 50년간 연기한 배우의 업적을 전 남편과 엮어 마이크를 건넨 언론과, 그런 언론에 인터뷰하며 부적절한 발언을 늘어놓는 조영남에 대중들은 불쾌함을 드러냈다. ‘언니네 이발관’ 보컬이자 작가인 이석원이 남긴 블로그 글은 많은 공감을 얻었다.“못생기고 해로운 벌레보다 못한 존재” 이석원은 “윤여정 선생님이 한국 배우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셨는데 기자들이 무려 34년전 이혼한 전 남편에게 소감을 물었다”며 “묻는 기자들도 이해가 안 가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냉큼 말을 얹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낄 때 끼고 빠질 땐 빠지는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석원은 “너무 당연하게도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수십년전 무책임하고도 부도덕하게 가정을 버린 남자에 대한 한 방의 의미는 없다. 그런 의미가 되어서도 안 되고 될 수도 없다”면서 “복수란 상대가 내 안에서 여전히 의미라는 게 손톱만큼이나마 있을 때의 얘기다. 지금 윤여정에게 조영남이란 한여름에 무심코 손으로 눌러 죽이는 못생기고 해로운 벌레 한 마리보다 못한 존재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한국 할머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받은 윤여정

    74세의 배우 윤여정씨가 어제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연기자상 수상은 한국 배우 최초이자 아시아계 배우 역대 두 번째의 쾌거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한 데 이은 한국 영화계의 또 다른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윤씨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 준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것으로 윤씨는 이주한 딸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 순자역을 개성 있게 소화해 냈다. 외신들은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 모습에다 긍정적인 말투와 표정 연기로 윤씨만의 독특한 할머니 역할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영화 미나리는 자본의 출처와 감독의 국적, 영화의 배경 등으로 미국 영화인지, 외국 영화인지를 두고 논란을 빚었지만 한국 배우들이 한국인의 삶을 표현했다.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와 문화를 바탕으로 가족의 중요성과 따뜻한 인간애가 녹아 있다. 연기자 생활 55년째, 90여편의 작품에 출연한 윤씨의 아카데미 수상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올해 초 영화 미나리가 개봉된 이후 윤씨는 영국의 아카데미상을 비롯해 미국배우조합상 등 무려 30여개에 이르는 각종 권위 있는 상을 휩쓸었다. ‘화이트 오스카’라며 미국과 백인 중심이라는 지적을 받아 온 아카데미였지만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일찌감치 윤씨의 아카데미 수상을 예견했다. 윤씨의 아카데미 수상은 한국 영화의 위상을 재확인시켜 줬다. 한국인의 문화적 보편성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미국 전역에서 번지고 있는 아시아계 등에 대한 증오와 편견을 불식하는 역할도 기대한다.
  • 윤여정 “난 최고라는 말 참 싫어… 모두 다 최중으로 살면 안 되나”

    윤여정 “난 최고라는 말 참 싫어… 모두 다 최중으로 살면 안 되나”

    정이삭 감독 보고 이런 애 있나 싶어 출연상 못 받으면 어쩌나 걱정에 실핏줄 터져영화는 민폐 되지 않을 때까지 계속할 것“난 최고(最高)라는 말이 참 싫다. 1등이고 최고가 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데 모두 다 최중(最中)이 되고 같이 동등하게 살면 안 되는가.”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씨는 25일(현지시간) 주로스앤젤레스(LA) 한국총영사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도 주옥같은 말들을 남기며 수상의 의미를 곱씹었다. “최고의 순간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정신이 없다”고 한 그에게 앞으로 계획을 묻자 “저 그냥 살던 대로 살겠다.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해서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잖으냐”고 ‘쿨하게’ 답했다. 이어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영화 일을 하면 좋겠다”며 그저 묵묵히 연기 인생을 걸어갈 계획을 덧댔다. 윤씨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60(세) 전에는 이걸 하면 내가 성과가 좋겠다, 이런 계산을 했는데 환갑 넘어서부터 저 혼자 약속한 게 있다. 나는 그냥 사람을 보고 사람이 좋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화 ‘미나리’를 택한 이유로 “감독(리 아이작 정)을 만났는데, ‘요새 이런 애가 있나’ 싶어서 하게 됐다”고 주저없이 대답했다.영화가 상을 받게 된 데는 자신의 공로보다는 감독을 꼽았다. 그는 “할머니, 부모가 희생하고 그러는 건 국제적으로 다 보편적인 이야기”라며 “정 감독이 진심으로 썼으니까 그게 사람들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 결말에 관해서는 “원래 시나리오의 엔딩은 그렇지 않은데, 정 감독이 결론을 바꿨다. 그런데 지금 만들어진 엔딩이 더 놀랍게 좋았다”고 말했다.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 그도 시상식을 앞두고는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상을 못 받으면 어떡하나 걱정됐다”면서 “처음 받는 스트레스”로 실핏줄이 터질 정도였다. 2002년 월드컵 축구선수들이나 김연아 피겨 선수의 심정을 알겠더라고도 했다. 각종 시상식에서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은 비결로 “오래 살고, 제가 좋은 친구들하고 수다를 잘 떤다. 그러니까 수다에서 입담이 나왔나 보다”며 받아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마련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윤씨가 내놓은 대답도 혜안이 빛났다. 최근 아시아 영화 약진과 할리우드의 다양성 확대에 대해 “사람을 인종으로 분류하거나 나누는 것은 좋지 않다”며 “무지개처럼 모든 색을 합쳐서 더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영화 제작자이기도 한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여우조연상 발표자로 나와 자신을 수상자로 호명한 데 대해 “그가 제 이름을 잘못 발음하지 않았다. (제 이름을 제대로 말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농담을 건네 좌중을 또다시 즐겁게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브래드 냄새라니? 난 개가 아닌데” 무례한 외신, 우아하게 넘긴 윤여정

    “브래드 냄새라니? 난 개가 아닌데” 무례한 외신, 우아하게 넘긴 윤여정

    “부끄러운 질문, 아름다운 답변” 응원 트윗文대통령 “다른 문화에도 공감 줘 경의”공로상 페리, 美 인종차별 배격 메시지中, 자오 감독상 수상소식 등 모두 차단25일(현지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씨의 수상 소식을 전한 주요 외신들은 저마다 “새 역사를 썼다”며 비중 있게 다뤘다. 로이터통신은 윤씨가 수십 년간 한국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인물이었다면서 재치 있으면서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시상식을 ‘조용하지만 혁신적’이라고 표현하며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는 시위를 한 지 6년여 만에 흑인, 아시아인, 여성 인재들이 포용됐다”고 했다. 이어 그의 소감과 무대 매너 등에 관심이 집중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카데미 측이 이달 초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 유쾌한 수상 연설을 한 74세 ‘미나리’ 할머니에게 또 한번 소감을 전할 기회를 줬다”고 소개했다. 국내외 인사들은 그를 향한 존경과 축하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려 낸 윤여정님의 연기가 너무나 빛났다”며 “끊임없는 열정으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분들에게까지 공감을 준 연기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윤씨와 영화 ‘하녀’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전도연은 소속사를 통해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수상 소식”이라면서 “진심을 담아 온 마음으로 축하드리며 큰 기쁨을 마음껏 누리시기를 바란다. 선생님, 멋지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김혜수, 배두나, 한지민, 이병헌, 송혜교의 축하 메시지도 이어졌다. 윤씨는 이날 한 외신기자에게 받은 무례한 질문을 위트 있게 응수한 모습이 트위터에 퍼지면서 또 다른 화제를 불렀다. 이 기자는 시상자였던 브래드 피트가 윤씨와 함께 무대에서 내려온 장면을 말하며 “그에게서 무슨 냄새가 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윤씨가 “냄새는 맡지 않았다. 나는 개가 아니다”라며 “내게 스타인 그(피트)가 내 이름을 호명한 것이 믿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트위터에는 “역사를 만든 여성에게 이런 질문을?”, “부끄러운 줄 알라”는 비판과 함께 “그의 답변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그가 말하는 방식을 사랑한다”, “우리 할머니 건드리지 말라”는 응원이 쏟아졌다. 이날 시상식에는 미국 사회를 흔들고 있는 인종차별 분위기에 대응하며 증오와 폭력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수상자도 있었다. 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주는 ‘진 허숄트 박애상’을 받은 영화감독 겸 배우 타일러 페리는 “어머니는 언제나 혐오와 일방적인 판단을 배격하라고 나를 가르치셨다”면서 차별에 따른 혐오와 폭력을 규탄했다. 단편상을 거머쥔 ‘투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를 공동연출한 트레이번 프리와 데스먼드 로 감독은 경찰의 폭력에 의해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수놓은 정장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한편 중국 출신인 클로이 자오 감독이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쓸었지만 과거의 반중 발언 때문에 정작 중국 내에서는 관련 소식의 전파가 차단됐다. 이날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중계되지 않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위트와 품격, 오스카 빛내다

    위트와 품격, 오스카 빛내다

    102년 한국영화 새 역사… 亞배우 두 번째“정이삭 감독은 우리 선장이자 나의 감독운이 좀더 좋아서 여기 있다” 소감 밝혀“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다. 제 이름은 윤여정이다. 많은 유럽인들은 날 ‘여영’이라고 하거나 그냥 ‘유정’이라고 부르는데, 오늘만은 여러분 모두 용서해 드리겠다.” 배우 윤여정(74)씨가 2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모두가 기대했던 재치 있는 수상 소감을 던졌다. 이날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그는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첫 한국 배우로서 102년 한국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아시아 배우로서는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역대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와 경쟁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들은 모두가 쟁쟁했다. 글렌 클로스(‘힐빌리의 노래’)는 이미 8번이나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오른 노장이고, 마리아 바칼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는 다른 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윤씨는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우리 사회에 사실 경쟁이란 있을 수 없다. 그저 내가 운이 좀더 좋아서 여기 있다”는 말로 호응을 끌어냈다. 특히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느냐”고 할 때는 클로스가 흐뭇한 표정으로 경청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윤씨는 ‘미나리’에서 함께한 배우들 이름을 호명하고 제작진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며 “우리의 선장이자 나의 감독”이라고 했다. “자꾸 일하러 나가라고 하는 두 아들”과 영화 데뷔작 ‘화녀’의 김기영 감독에게 전하는 특별한 감사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김 감독을 “내 첫 감독”이라고 소개하며 “그는 천재 감독이다. 살아계셨다면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에 정착한 한인 가족을 그린 영화에서 윤씨는 딸의 아이들을 돌보러 미국에 온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특유의 쾌활함과 인간적인 매력을 보였다. 외신들은 이날 “재치 있으면서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로이터), “한국에서는 이미 걸출한 배우”(AP) 등 윤씨를 집중 조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먹고살려니 절실했다”… 윤여정 필생의 목적은 남과 다른 연기

    “먹고살려니 절실했다”… 윤여정 필생의 목적은 남과 다른 연기

    악녀 ‘장희빈’ 탐욕의 ‘화녀’로 초반 파격이혼 뒤 재기, 박카스 할머니 등 변신 거듭“어른이 다 옳진 않아” 직설에 젊은층 열광평론가 “트렌드 상관없는 연기 통한 것”“연극 출신도, 연극영화과 전공도 아니라 열심히 대사를 외워 남한테 피해를 안 주는 게 저의 시작이었다. 나중에는 절실해야 한다는 건 알았다. 왜냐하면, 정말 먹고살려고 했기 때문에.”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74)씨가 밝힌 연기 철학은 거창한 포장 없이도 그의 55년 연기 인생을 설명하는 듯했다. “대본을 성경 삼아” 피해 주지 않으려고 했던 연기는 전형성을 벗어난 강렬한 작품을 향해 끊임없이 뻗어 나갔다. “필생의 목적이 무엇을 하든 다르게 하는 것”이란 말이 피부에 와닿는 이유다. 1966년 TBC 공채 탤런트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윤씨는 1971년 MBC 사극 ‘장희빈’에서 악녀 연기에 몰입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시청자들의 미움을 받아 CF 모델에서 하차할 정도로 ‘욕망에 충실한 여성 캐릭터’로 각인됐다. 스크린 데뷔작도 파격이었다.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에서 주인집 남자를 유혹하는 가정부 역할을 맡았고, 시체스 국제영화제와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다. 승승장구하던 윤씨는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 후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이혼하고 1984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혼녀를 곱게 보지 않던 분위기 속 주어진 역할은 많지 않았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도 “이혼녀라 TV에 나와선 안 된다던 게 그때 분위기였다”고 고백할 만큼 어려운 시절이 닥쳤다.두 아들을 키우고자 닥치는 대로 일했던 그는 김수현 작가와의 인연으로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1991)와 ‘목욕탕집 남자들’(1995) 등에 출연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윤씨가 ‘사랑이 뭐길래’에서 전화를 받으며 “홍은동입니다~”라고 말하는 대사는 유행어가 됐다.스크린으로 돌아온 윤씨는 파격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에서 투병 중인 남편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륜을 선언하는 시어머니였고, ‘돈의 맛’(2012)에서는 재벌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이었다.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2016)에선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는 ‘박카스 할머니’를 맡아 우리 사회의 그늘을 직설적 화법으로 꼬집었다. AFP통신이 “이날 영예를 안긴 영화 ‘미나리’에서 맡은 할머니 역할은 그간 경력을 볼 때 상대적으로 평범했다”고 한 평가도 그래서 틀린 말이 아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42관왕에 오른 윤씨는 ‘미나리’에서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순자’ 캐릭터를 구축했다. 딸을 위해 미국에 온 순자는 여느 미국 할머니들처럼 쿠키를 구워 주는 대신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화투를 가르치고, 고약한 말을 서슴없이 던진다. 손주 데이비드(앨런 김 분)가 “할머니는 진짜 할머니 같지 않아요”라고 외치는 대사가 그만의 순자를 대변한다.윤여정이 빛나는 이유는 연기력뿐 아니라 인간적 매력과 유쾌하고 직설적인 언변도 한몫한다. 김초희 감독의 독립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에 개런티를 받지 않고 출연했듯, 작은 작품이라도 미더운 후배의 작품에는 기꺼이 동참한다. 2009년 MBC 무릎팍도사에서 “나는 배고파서 연기했는데 남들은 극찬하더라. 배우는 돈이 필요할 때 연기를 가장 잘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어른이라고 해서 꼭 배울 게 있느냐?”(2018년 SBS ‘집사부일체’)고 젊은층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윤씨는 트렌드와 상관없이 살았던 여배우”라며 “이번 수상은 한국어를 펼치는 한국의 전형적 할머니 연기가 정서적 감동을 줬다는 데서 한국 배우들의 아카데미 진출에 청신호가 됐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난 개가 아냐” 윤여정 입담에 또 홀딱 반한 영국 언론…“시상식 챔피언, 최고 연설”

    “난 개가 아냐” 윤여정 입담에 또 홀딱 반한 영국 언론…“시상식 챔피언, 최고 연설”

    美매체, 브래드피트에게 무슨 냄새 나냐 묻자윤여정 “냄새 안 맡아, 난 개가 아냐” 응수더타임스 “시상식 챔피언” BBC “최고 멘트”윤여정, 英시상식서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英보그지 “윤여정에 빠져든 사람 또 있나”윤여정, 한국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쾌거배우 윤여정의 입담이 또 한번 영국 언론을 홀렸다.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이란 말로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휘어잡은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로 한국 영화사 최초로 미국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자 “올해 영화제 시상식 연설 챔피언”이라며 감탄했다. 무례한 美 외신에 윤여정 우아한 일침 영국 더 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윤여정은 올해 영화제 시상식 시즌에서 우리가 뽑은 공식 연설 챔피언”이라면서 “이 한국 배우는 이번에도 최고의 연설을 했다”고 극찬했다. 더 타임스는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과 함께 남·녀 주연상 수상자가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리고 수상소감을 상세히 전했다. BBC는 이날 시상식 후 미국의 엑스트라TV(EXTRATV)라는 방송 매체의 한 흑인 여성 진행자가 ‘브래드 피트에게서 어떤 냄새가 났느냐’는 무례한 질문에 윤여정이 “나는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난 개가 아니다”라고 응수하자 이번 시상식에서 “최고의 멘트”를 했다고 언급했다. 트위터 등에서는 “역사를 만든 여성에게 이런 질문을?”, “부끄러운 줄 알라”는 미 외신에 대한 비판과 함께 윤여정을 향해 “그의 답변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우리 할머니 건드리지 말라”는 응원이 쏟아졌다. 스카이뉴스는 윤여정이 또 멋진 연설을 했다며 “우리를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이라고 한 뒤에 윤여정의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오스카상 수상을 바랐고, 역시 실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 보그지는 “윤여정에게 빠져든 사람 또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수상 소식을 전했다.윤여정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해 특히 영광” 위트 넘치는 소감에 큰 웃음·박수 윤여정은 지난 12일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체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라고 농담을 던져 큰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BBC는 이날 “아마 이번 시상식 시즌에서 우리가 가장 좋아한 순간은 이달 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수상소감을 밝혔을 때”라고 전했다. 윤여정은 이날 오전(한국시간, 현지시간 25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유니온스테이션과 돌비극장 등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윤여정은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됐다.윤여정, 경쟁했던 다섯 후보에도 예의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소감으로 박수 브래드 피트에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냐?”‘동갑내기’ “글렌 클로스 상 받길 바랐다”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윤여정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수상 소감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의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미국 배우 브래드 피트의 호명에 무대에 오른 뒤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털사에서 영화를 찍을 때 어디 있었냐?”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면서 “아시다시피 나는 한국에서 왔고, 윤여정이다. 유럽 분들은 제 이름을 여영이나 유정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오늘만은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며 특유의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소감으로 다시 한번 웃음을 안겼다. 윤여정은 수상 소감에서 투표해 준 아카데미 관계자와 ‘원더풀’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다섯명의 후보가 각자의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했다.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라며 ‘동갑내기’ 배우에게 특별한 예의를 표하며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윤여정은 이날 시상식이 끝난 뒤 주 LA 총영사 관저에서 특파원단과 기자 간담회에서도 다시 한번 여우조연상 후보에 함께 오른 ‘힐빌리의 노래’에서 열연한 “글렌 클로스가 상을 받기를 진심으로 바랐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는 배우로 오래 일했고, 스타와 배우는 다르다. 글렌 클로스의 연기를 오래 봐 왔고, 영국에서 그의 연극을 직접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상대 배우를 추켜 세웠다.“최고란 말은 싫다, 살던 대로 살겠다…상 탔다고 김여정 되나” 윤여정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최고의 순간인지 모르겠고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지 않느냐. 살던 대로 살겠다”면서 “오스카상 탔다고 윤여정이 김여정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입담을 과시했다. 또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영화 일을 하다가 죽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여정은 “나는 최고(最高), 경쟁 그런 말 싫다. 1등이고 최고가 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데 모두 다 최중이 되고 같이 동등하게 살면 안 되나”라며 1등이 되기만을 원하는 경쟁을 지양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해 “남에게 피해 주지 말자는 철학으로 절실하게 많이 노력했다. 연습은 무시할 수 없다”고 대배우의 면모를 드러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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