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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4시만 되면 망치소리”…층간소음 갈등 있던 이웃집 문 앞에 불 집중

    “새벽 4시만 되면 망치소리”…층간소음 갈등 있던 이웃집 문 앞에 불 집중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 방화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22일 소방 당국 등 유관기관과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사망한 용의자 이모(61)씨에 대해 피해 아파트 주민들은 “새벽 4시만 되면 망치 소리를 냈다”, “다른 사람이 이사온 줄 모르고 층간소음 갈등을 빚었던 집 앞에 불을 질렀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방화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이씨에 대한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한 결과 “불로 인한 사망”이라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과수 종합 결과 등이 나오면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지, 방화 과정에서 몸에 불이 옮겨붙었는지 등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은 국과수에 ‘분무식 농약 살포기’로 보이는 방화 도구의 감정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 도구가 불에 타 명확하게 무엇이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워 감정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의 방화가 층간소음 등을 둘러싼 ‘원한범죄’였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씨가 불을 질렀던 4층 가운데 분무식 농약 살포기 사용이 집중됐던 두 집(401호와 404호)의 경우 과거 이씨와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화재 당시 4층에서 추락한 401호 주민의 아들 정모(45)씨는 “지난 추석 가족이 모였을 때 (이씨가) 다짜고짜 소리치며 어머니를 불러냈다”며 “기껏해야 식기 부딪히는 소리 였을텐데도 해코지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층에 사는 김모(70)씨도 “이씨와 4층 할머니가 싸워서 경찰이 출동해 말린 적도 있다”며 “그 이후 (이씨가) 한동안 새벽마다 북 두드리는 소리를 냈다”고 했다. 아파트 주민 김덕임(73)씨는 “이씨와 또다른 다툼이 있었던 404호 할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시고 다른 사람이 이사왔는데, 그 집 바로 앞에 불을 질렀다고 하더라”며 “다른 사람이 사는 줄도 모르고 과거 다툼이 있었던 것만 생각해 그런 짓을 저지른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는지를 파악하고, 이씨 가족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씨가 사망한 장소를 포함해 4층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정확한 범행 경위 파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깨진 화분도 다시 보자”…할머니 죽은 뒤 드러난 ‘비싼 것’ 정체

    “깨진 화분도 다시 보자”…할머니 죽은 뒤 드러난 ‘비싼 것’ 정체

    쓸모없어 방치된 줄 알았던 ‘깨진 화분’이 알고 보니 거장 도예가의 예술 작품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1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최근 영국 경매에서 깨진 화분이 6만 6000달러(약 9403만원)에 낙찰됐다. 런던 경매소 ‘치즈윅 옥션’은 최근 경매에 도예가 한스 코퍼의 화분을 내놓았다. 애초 이 화분은 7900달러(약 1126만원)에서 1만 3000달러(약 1853만원)로 책정됐다. 그러나 여러 업체가 관심을 보이면서 입찰 경쟁으로 번진 끝에 한 미국 입찰자가 6만 6000달러에 낙찰받았다. 이 화분은 처음에는 단순히 ‘깨진 항아리’로 치부됐으나, 감정 끝에 도예가 한스 코퍼의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매체는 “이 작품은 수십년 동안 사라졌었던 희귀하고 값을 매길 수 없는 예술 작품으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이 화분은 1964년 여성 고객 의뢰로 코퍼가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 고객은 이 화분을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해오다 깨지자 장식용 화분으로 영국 런던에 있는 자신의 정원에 두었다고 한다. 여성이 세상을 떠난 뒤 손주들이 유품을 정리하던 중 화분을 발견했고, 치즈윅 옥션을 통해 전반적인 가치를 알아봤다. 치즈윅 옥션의 도자기 전문가인 조 로이드가 화분을 검사한 결과, 화분 바닥에 코퍼의 서명 인장이 발견돼 진품으로 판명됐다. 로이드는 “이 화분은 코퍼의 작품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한다”고 밝혔다. 코퍼의 작품은 보통 10㎝에서 40㎝ 사이로 알려졌는데, 해당 화분은 1.2m 높이로 제작됐다. 전문가들은 이 화분을 완전히 복원하려면 약 1만 600달러(약 1510만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 “왜 안 만나줘” 전 남친이 뿌린 휘발유에 ‘전신 화상’…중국女 “무기징역 내려달라”

    “왜 안 만나줘” 전 남친이 뿌린 휘발유에 ‘전신 화상’…중국女 “무기징역 내려달라”

    중국에서 한 여성이 전 남자친구의 재결합 요구를 거절한 뒤 전 남자친구가 뿌린 휘발유에 전신 화상을 입은 사건이 공분을 사고 있다. 전 남자친구가 1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자 피해 여성이 항소해 2심 재판이 시작됐는데, 병상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피해 여성은 무기징역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22일 양즈완바오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재결합을 거부한 전 여자친구 천모(28)씨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화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 탄모(29)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이날 후베이성 은시주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렸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탄씨에게 ‘고의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천씨는 2020년 타지에서 일하던 중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탄씨와 인터넷에서 알게 돼 교제를 시작했으나, 그의 반복되는 폭언과 욕설에 시달리다 2023년 헤어졌다. 탄씨는 헤어진 뒤에도 여러 차례 천씨에게 재결합을 요구했지만 천씨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탄씨는 천씨에게 휴대전화로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그가 일하는 직장까지 찾아와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천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제지당한 탄씨는 천씨에게 휴대전화로 “난 죽는 것도 두렵지 않은데 경찰이 무섭겠느냐”는 메시지를 보낸 뒤, 다음날 천씨의 직장에 찾아가 천씨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화상을 입혔다. 전신의 69%에 화상을 입은 천씨는 두 달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 20여차례의 수술을 받은 천씨는 병상에 누운 채 손만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씨의 범죄 행각은 천씨와 그 가족의 삶을 무너뜨렸다. 천씨의 할머니는 충격을 받아 쓰러진 뒤 수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으며, 어머니는 투병을 하는 천씨와 지적장애가 있는 여동생을 돌보며 치료비로 50만 위안(약 9700만원) 이상 부담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혔으며 그 범행이 잔인하고 악랄하며 사회적으로 위해하다”면서도 “살인이 미수에 그쳤으며, 피고인이 범행을 저지른 뒤 피해자를 구출하려 한 정황이 있고 치료비를 일부 지급했다”면서 감형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 형법의 고의살인죄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며 비교적 가벼운 범행의 경우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민사 재판에서 탄씨는 천씨에게 의료비 등으로 50만 위안을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면서도 탄씨는 재판 과정에서 살인의 의도를 인정하지 않는가 하면 피해자석을 향해 “12년이 뭐라고. 내가 출소하면…”이라고 말하는 등 천씨를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천씨가 항소해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 천씨는 붕대로 칭칭 감은 손가락을 힘겹게 움직여 항소장에 지장을 찍었다. 항소심에서는 범행을 저지른 뒤 천씨를 구조하려 했다는 탄씨 측의 주장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씨는 “그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싶다”면서 무기징역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호소했다.
  • [공직자의 창] 기술이 아닌 감각으로 그려지는 도시

    [공직자의 창] 기술이 아닌 감각으로 그려지는 도시

    핀란드 헬싱키의 어느 뒷골목.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 ‘과거가 없는 남자’의 주인공은 기억을 잃은 채 낡은 컨테이너에 몸을 의지한다. 그의 도시에 눈부신 건축이나 정교한 기술은 없다. 매일 말을 건네는 이웃, 전기를 연결해 준 수선공처럼 작고 무심한 친절이 공간을 채운다. 영화는 도시를 정의하는 다른 방식을 보여 준다. 기술이 아닌, 관계와 기억으로 완성되는 공간. 중요한 건 누가 설계하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그려내느냐다. 미래의 도시는 그 마음에서 시작된다. 1997년 스페인 빌바오에 들어선 구겐하임 미술관은 쇠락하던 도시 운명을 바꿨다. ‘빌바오 효과’로 불리는 이 사례는 하나의 건축물이 도시 정체성까지 바꿀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일본 나오시마는 예술가들의 개입으로 폐허 같던 섬이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했다.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5G, 확장현실(XR) 등 도시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은 도구일 뿐 방향은 사람의 상상력과 의도에 달려 있다. 이제 도시를 설계하는 주체는 건축가만이 아니다. 나오시마의 변화는 시선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이 거리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도시를 다르게 보게 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설계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체험하느냐다. 도시 설계는 더이상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도 앱의 알고리즘, 상권 추천, 해시태그 하나가 도시의 흐름을 바꾼다. 데이터 디자이너, 플랫폼 기획자, 인플루언서 등이 새로운 서사를 덧입히고 있다. 도시의 미래는 눈에 보이는 구조보다 그것을 구성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 한국에서도 변화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은 로컬 감각과 소셜미디어(SNS) 소비 문화로, 재개발 없이도 브랜드를 만든 사례다. 경기 수원 행궁동은 공공건축가와 시민이 동선을 함께 설계하고 사용자 경험이 반영된 공간이다. 행복도시 세종은 공공건축가 제도를 도입해 사용자 중심 공공건축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기술보다 의도, 구조보다 감각이 도시를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려면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도시설계 거버넌스는 전문가 중심에서 시민 감각을 반영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을 기록하는 ‘도시 감각 플랫폼’을 통해 시민도 설계에 참여할 수 있다. 둘째, 스마트시티 정책은 기술 중심에서 벗어나 기억과 정체성을 담는 경험 설계형 도시로 확장돼야 한다. 공공 공간은 기능을 넘어 공감 지도나 도시 일기처럼 감정을 반영하는 실험이 필요하다. 셋째, 로컬 설계자는 공간 관리자에서 감각 해석자, 서사 기획자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감각 기반 실험과 지원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어느 날 이런 도시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낡은 골목 위로 기억이 덧입혀지고, 건물 외벽엔 오래된 이야기와 사진이 흐른다. 벤치엔 아이들 손 글씨와 그림이, 골목 입구엔 이웃이 만든 마을 지도가 놓인다. “이곳은 할머니가 장 보러 다니시던 길이에요”라는 음성이 흐르고 도시 곳곳엔 기술보다 사람의 감각이 배어 있다.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기억과 감각으로 빚어낸 도시다. 공간은 상상과 기억의 그릇이라는 프랑스 철학자 바슐라르의 철학처럼, 기술이 도시를 설계할 수는 있어도 도시에 숨을 불어넣는 건 사람의 감각과 이야기다. 우리가 설계해야 할 도시는 효율이라는 기능을 넘어 함께 살아낸 기억이 스며든 무대다. 도시의 미래는 어디에 있느냐보다 그 도시에 어떤 마음을 담아 그려 내느냐에 달려 있다. 김형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 “큰 스승 잃었다” 국내서도 애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안타깝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종교계도 “인류의 큰 스승을 잃었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날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는 비보를 접한 천주교 신자들이 눈시울을 붉힌 채 모여들었다. 이요나(62)씨는 “성당에서 늘 건강이 조금이나마 나아지시길 기도했는데 너무 허망하다. 자비로우시고 성실하신 저희의 지주가 떠나셨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오후 6시 미사에는 200여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소식을 접하고 바로 성당으로 달려왔다는 최다은(49)씨는 “인종과 직업, 성적 지향에 상관없이 부모님처럼 저희를 품어 주신 분이다. 아버지를 잃은 것 같다”고 했다. 2014년 8월 방한 당시 교황이 직접 만나 위로를 전했던 이들도 교황의 행보를 추억했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교황께서 다녀가신 뒤로 세계 언론이 세월호 문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는 “교황님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며 애도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인류와 함께 애도한다”며 “교황께서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겸손과 자비로 인류의 고통을 함께 나누신 분이었다”고 추모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에게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전 세계 천주교인들과 함께 슬픔을 같이하며 진심 어린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는 조전을 보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소셜미디어(SNS)에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해 주셨던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교황을 기렸다.
  • ‘농약 살포기 방화’ 7명 사상 봉천동 참사, 층간소음 갈등 있었다

    ‘농약 살포기 방화’ 7명 사상 봉천동 참사, 층간소음 갈등 있었다

    2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분무식 농약 살포기’를 이용한 방화로 화재가 발생해 용의자인 60대 남성 A씨가 사망하고 아파트 4층 주민 등 6명이 다쳤다. 불이 난 아파트 3층에서 지난해 말까지 거주한 것으로 파악된 A씨는 같은 동 주민들과 수시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앙심을 품은 A씨가 방화를 계획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A씨는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관악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7분쯤 “검은 연기와 폭발음이 난다”는 신고를 받고 봉천동의 한 아파트로 출동한 소방은 1시간 40분 만인 9시 54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이번 화재에는 소방, 경찰 등 총 206명과 차량 63대가 동원됐다. 화재 현장에서는 용의자인 A씨가 아파트 4층 복도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4층 주민 최모(81)씨, 70대로 추정되는 여성 등 2명은 전신화상을 입고 4층에서 1층으로 추락했다.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한 50~80대 거주민 4명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농약 살포기는 팔뚝 정도 크기로 현장에서 발견됐고 시너가 들어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추락 당시 상황을 목격한 아파트 주민 김모(55)씨는 “‘살려 달라’고 소리치던 한 할머니가 4층에서 1층 화단에 떨어진 뒤 같은 층에 있던 다른 남성도 집에서 탈출하면서 소리를 질렀다”며 “이후 ‘펑’ 소리가 크게 난 후 불이 더 크게 번졌다”고 전했다. 불이 난 아파트의 해당 동은 임대 동인 탓에 특히 노인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농약 살포기로 불을 질렀던 4층 주민인 김덕임(73)씨는 “갑자기 화끈거릴 정도로 열기가 느껴져 바로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88)씨도 대피하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머리와 발목에 타박상을 입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4분쯤에는 불이 난 아파트로부터 1.4㎞ 떨어진 한 빌라에서 “봉천동에서 어떤 아저씨가 분사기로 주택에 불을 지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빌라 출입구가 일부 불에 타는 등 재산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날 오전 오토바이에 기름통과 농약 살포기 등을 준비한 이후 자신의 어머니가 거주하는 빌라 인근 주택가에서 일종의 ‘시험 가동’을 해 본 것으로 추정된다. 화염방사기 수준의 불을 내뿜는 살포기를 들고 빌라 3채와 쓰레기 더미에 불을 붙였다. 목격자인 박모(80)씨는 “아침에 나왔더니 옆 빌라에서 분무기 같은 도구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해당 빌라에서도 주민과 잦은 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A씨와 같은 건물에 거주 중인 신모(20)씨는 “분에 못 이겨 아침마다 집 앞에 침을 뱉고 욕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며 “인근 건물 공사장의 직원과 싸우다 다치게 해 벌금을 낸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10여분 뒤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이 살았던 아파트로 이동해 4층에서 같은 방식으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화재 직후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견된 오토바이와 기름통을 바탕으로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현장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된 변사체는 A씨와 지문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는 빌라에 딸을 향해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유서와 함께 어머니 병원비로 써 달라며 5만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5일 사고 아파트 3층에서 인근 빌라로 이사했다. 아파트 주민 이모(53)씨는 “A씨 집에서 서너 달 가까이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계속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며 “(A씨에게) 왜 당신 때문에 피해를 봐야 하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층간소음 피해자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가 보복을 위해 벽을 지속해 두들기면서 해당 동 전체가 소음에 시달렸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4층 거주 주민과 폭행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후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형사처벌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을 포함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한국주교회의, 교황 일대기 발표…“세상 끝에서 온 목자, 하느님 품으로”

    한국주교회의, 교황 일대기 발표…“세상 끝에서 온 목자, 하느님 품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21일 교황의 일생을 일대기 형식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세상 끝에서 온 목자,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다…1936.12.17. - 2025.4.21.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애로마 시각 2013년 3월 13일 저녁(로마 현지 시각)에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됐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었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 바로 우리가 추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는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17세 되던 해 성 마태오 복음사가 축일에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받던 중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체험했고, 동시에 사제성소를 느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 표어인 ‘자비로이 부르시니(Miserando atque eligendo)’는 예수님께서 세리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신 복음서 기록에 관한 베다 성인의 강론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베르골료는 1958년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에 입회하여 1969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 수련장과 관구장, 산미겔 철학·신학 대학 학장 겸 산미겔 교구 파트리아르카 산호세 본당 주임 신부 등을 역임했다.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보좌주교로 주교품을 받았고, 1998년 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됐으며, 200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추기경으로 서임했다. 2005년부터 6년간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의장을 지내며 교황청 라틴아메리카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밖으로 나가는 교회, 세상을 향한 발걸음2013년 3월 13일, 베르골료 추기경은 로마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린 콘클라베(교황 선출 비밀 투표)를 통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저의 형제 추기경님들께서 [로마의] 주교를 찾으러 지구의 끝까지 가신 것 같습니다”(선출 직후 첫 강복 메시지)라는 소감처럼, 그레고리오 3세 교황(시리아) 이후 1282년 만의 비유럽 출신 교황 탄생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콘클라베를 위해 소집된 추기경 회의에서 그는 ‘밖으로 나가는 교회’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고 한다. 쿠바 출신 동료 추기경이 전한 그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신약성경 요한] 묵시록에서 예수님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신다고 전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 시대에 예수님은 안에 계시면서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고 문을 두드리신다고 생각한다. 자기중심적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 안에 가두고 그분이 밖으로 나가시지 못하게 한다.”(zenit.org, 2013.3.26.) 이는 그가 첫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2013년)에서 말한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받고 더럽혀진 교회”라는 표현과 맥을 같이 한다. 그가 선택한 교황명은 ‘프란치스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평화의 사도이자,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평생을 함께했다. 성인의 삶을 닮고자 했던 프란치스코는 즉위 직후부터 행동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즉위 후 9일 뒤 로마의 한 교도소에서 첫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봉헌하며 재소자들의 발을 씻겼다. 2013년 7월 람페두사에서 난민들의 죽음을 환기하며 “무관심의 세계화”를 질타하던 목소리, 2014년 한국 방문에서 보여준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연민, 2020년 3월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두려워 떠는 세상을 위해 기도하던 뒷모습은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교황은 또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관심을 제도화하여 ‘세계 가난한 이의 날(11월, 전례력 연중 제33주일)’과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7월 마지막 주일)’을 제정했다. ●복음의 기쁨 전하며 공의회 정신 계승프란치스코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 이하 ‘공의회’) 이후 사제품을 받은 첫 교황으로서, 가톨릭의 현대화(아조르나멘토)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공의회 정신의 계승에 심혈을 기울였다. 교황은 2015년 공의회 폐막 50주년 기념으로 거행된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 미사에서 교회와 우리 시대 모든 이의 만남, 복음의 기쁨과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선교 열정, 민족과 계층을 초월한 착한 사마리아인의 자비를 실천하자고 권고했다. 2022년에는 9년간 준비한 교황청 기구 개혁을 단행했다. 개혁안을 담은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2022.3.19. 반포, 6.5. 발효)는 개혁의 지향을 공의회의 쇄신 정신, 착한 사마리아인의 영성, 친교 안에서의 공동 책임, 주교들의 사명에 대한 봉사, 보편성의 표현, 부(富)의 축소 등으로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유럽인 성직자 중심으로 여겨지던 교황청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재위 기간에 걸쳐 미얀마,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동티모르, 라오스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주교들을 추기경으로 발탁했으며,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복음화부 장관 직무 대행, 필리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성직자성 장관, 대한민국) 등 아시아 성직자, 시모나 브람빌라 수녀(수도회부 장관), 파올로 루피니 박사(홍보부 장관), 막시마노 카바예로 레도 박사(재무원장) 등을 교황청 관료로 등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4편, 교황 권고 7편을 비롯해 자신이 반포한 공식 문헌들에서 기쁨, 자비, 생태적 회개, 형제애를 실천을 강조했다. 아울러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현대의 위험인 고립과 자아도취를 물리치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기쁨을 모두와 나누며(「복음의 기쁨」), 철저히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에 가득 찬 영으로 다른 이들을 비추자고 요청했다(「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2015년 자비의 특별 희년에 조명한 착한 사마리아인 정신은 「모든 형제들」(2020년)에서 구체화됐다. 교황은 「찬미받으소서」(2015년)를 통해 지구에 대한 인류의 관점을 쓰고 버리는 자원 창고가 아닌 ‘공동의 집’으로 전환시켰고, 창조 질서 수호를 위한 국제적 연대의 사명을 일깨웠다. 그는 정교회가 1989년부터 지내 온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2015년부터 가톨릭 교회 기념일로 지정해, 모든 그리스도인이 함께 기도하고 행동하는 날로 만들었다. 시노달리타스, 곧 모든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여정에 대한 꿈은 그가 교회에 남긴 귀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시노달리타스의 어근인 ‘시노드’는 의미상 ‘함께+길’의 합성어이면서 교회 회의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마무리하며 제정한 세계주교시노드가 지역 교회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하도록 힘을 실었다. 그가 소집한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는 가정(2015년 제14차), 청년(2018년 제15차) 등 현대 교회와 사회의 관심사를 짚으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를 주제로 한 제16차 정기총회는 2021년부터 햇수로 4년간 이어졌다. 교회 자체를 성찰과 쇄신의 대상으로 삼은 이 정기총회 여정은 풀뿌리 교회 조직인 본당에서부터 교구, 주교회의, 대륙을 거쳐 두 차례 로마 총회(제1회기 2023년 10월, 제2회기 2024년 10월)로 수렴되었고, 폐막 후에도 전 세계에서 ‘이행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희망과 평화의 사도한국인에게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잊지 못할 존재다. 2014년 8월, 재위 2년차 교황은 첫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제6회 아시아 청년 대회(AYD) 폐막 미사에서 “잠자고 있는 사람은 춤출 수 없다”는 말로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복 미사를 주례하면서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들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를 시복했으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국가 단위의 주교단이 교황에게 지역교회 현황을 직접 알리고 논의하는 ‘사도좌 정기 방문’(Visita ad limina)에서도 교황은 한국을 향한 사랑을 전했다. 2015년 방문 중에는 한국 주교들에게 한국 사회의 현안을 묻는 한편, 현지에서 봉헌된 124위 시복 감사 미사에 부쳐 “평신도에 의해 시작됐고 순교자들의 피와 땀으로 건설된 한국 교회가 안락한 신앙을 버리고 아시아 교회의 빛이 되”기를 당부했다. 2024년에는 “분단된 한국, 고통의 상황이 속히 개선되고 종결되도록 기도”할 것을 약속하며, “젊은이들에게 신뢰를 주는 교회, 열린 분위기의 교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독려했다. 교황은 재임 기간 내내 세계 평화를 위한 실천을 멈추지 않았다. 2013년 7월 브라질부터 2024년 12월 프랑스까지 70여 개국을 사목 방문했고, 전쟁 지역인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교황 특사를 파견했으며,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와 단식의 날’을 여러 번 선포했다. 교황은 2013년 9월 7일 시리아의 평화를 위해, 2018년에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수단, 2020년에는 레바논, 2021년에는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2023년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을 위해 전 세계 그리스도인의 기도와 연대를 청했다. 평화를 위한 교황의 기도는 병상에서도 계속되었다. 교황은 서면으로 발표한 2025년 2월 23일 주일 삼종기도 연설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언급하며,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중동, 미얀마, 수단 등 분쟁 지역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청했다. 병세가 완화된 24일에는 가자 지구의 본당신부에게 전화로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2025년 3월 23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한 뒤에도, 교황은 생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님의 양 떼인 신자들과 함께했다. 비록 휠체어에 의지한 모습이었지만, 교황은 퇴원하던 날에도, 4월 6일 병자와 의료 종사자를 위한 희년 행사 현장에도, 성주간의 첫날인 4월 13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도, 17일부터 이어진 파스카 성삼일과 20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도, 그를 위해 기도하는 신자들에게 직접 찾아가 인사를 건넸다. 즉위 직후 2013년 3월 28일(성주간 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 때 사제들에게 권고한 대로, 교황은 끝까지 주님의 양(羊=신자)들 가운데에 있었던 “양 냄새 나는 목자”였다. 2025년 가톨릭 교회의 정기 희년(25년 주기)을 선포하며 ‘희망’이라는 키워드를 세계인의 가슴에 새기고, 희년의 부활 대축일을 지낸 후 하느님 품으로 돌아간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은 최근에 발행된 자서전 「희망」(Spera)에서 그가 사목 방문 때마다 찾아가 기도했던 로마 성모 대성전(Basilica Papale di Santa Maria Maggiore)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 봉천동 아파트 방화범, 농약 살포기로 ‘연쇄 방화’…“층간소음 갈등 있었다”

    봉천동 아파트 방화범, 농약 살포기로 ‘연쇄 방화’…“층간소음 갈등 있었다”

    2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분무식 농약 살포기’를 이용한 방화로 화재가 발생해 용의자인 60대 남성 A씨가 사망하고, 아파트 4층 주민 등 6명이 다쳤다. 불이 난 아파트 3층에서 지난해 말까지 거주한 것으로 파악된 A씨는 같은 동 주민들과 수시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앙심을 품은 A씨가 방화를 계획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A씨는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관악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7분쯤 “검은 연기와 폭발음이 난다”는 신고를 받고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로 출동한 소방은 1시간 40분 만인 9시 54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화재 현장에서는 용의자인 A씨가 아파트 4층 복도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4층 주민 최모(81)씨, 70대로 추정되는 여성 등 2명은 전신화상을 입고 4층에서 1층으로 추락했다.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한 50~80대 거주민 4명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농약살포기는 팔뚝 정도 크기로 현장에서 발견됐고 시너가 들어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추락 당시 상황을 목격한 아파트 주민 김모(55)씨는 “추락한 할머니가 화단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쳐 화단 안으로 들어가 구조했다. 이어 곧장 남자 1명도 떨어졌다”며 “이후 ‘펑’ 소리가 크게 난후 불이 더 크게 번졌다”고 전했다. 불이 난 아파트의 해당 동은 임대 동인 탓에 특히 노인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농약 살포기로 불을 질렀던 4층 주민인 김덕임(73)씨는 “갑자기 화끈거릴 정도로 열기가 느껴져 바로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88)씨도 대피 과정에서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다쳤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4분쯤에는 불이 난 아파트로부터 1.4㎞ 떨어진 한 빌라에서 “봉천동에서 어떤 아저씨가 분사기로 주택에 불을 지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빌라 출입구가 일부 불에 타는 등 재산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날 오전 오토바이에 기름통과 농약 살포기 등을 준비한 이후 자신의 어머니가 거주하는 빌라 인근 주택가에서 농약 살포기에 불을 붙여 ‘시험 가동’을 해본 것으로 파악된다. 화염방사기 수준의 불을 내뿜는 살포기를 들고 다니며 빌라 3채에 불을 붙였다. 목격자인 박모(80)씨는 “아침에 나왔더니 옆 빌라에서 분무기 같은 도구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해당 빌라에서도 주민과 잦은 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A씨와 같은 건물에 거주 중인 신모(20)씨는 “분에 못이겨 아침마다 집 앞에 침을 뱉고 욕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며 “인근 건물 공사장의 직원과 싸우다 다치게 해 벌금을 낸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10여분 뒤 오토바이를 타고 아파트로 이동해 4층에서 같은 방식으로 농약 살포기를 이용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화재 직후 A씨의 오토바이를 아파트 주차장에서 확인해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현장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된 변사체와 A씨의 지문이 같은 것을 확인했다. 또 A씨가 작성한 유서에는 딸을 향해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내용과 함께 “어머니 병원비로 쓰라”며 5만원이 동봉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5일 사고 아파트에서 인근 빌라로 이사했다. 아파트 주민 이모(53)씨는 “A씨 집에서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계속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며 “(A씨에게) 왜 당신 때문에 피해를 봐야 하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층간소음 피해자라고 이야기하더라”고 말했다. A씨가 보복을 위해 벽을 지속해 두들기면서 해당 동 전체가 소음에 시달렸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4층 거주 주민과 폭행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후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형사처벌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을 포함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길섶에서] 먼 봄산에는

    [길섶에서] 먼 봄산에는

    한참 커서야 나는 참꽃이 진달래인 줄 알았다. 첫꽃이 드문드문 횡재처럼 피기 시작하면 “꽃 따러 가자”. 할머니는 첫꽃은 약이 된다 하셨다. 바늘 같은 봄볕이 이마에서 따끔거리는 아침. 우리집 여인들은 참꽃을 따러 갔다. 이슬 덜 깬 봄산에서 한 주먹 꽃을 따고 한 입 먹고. 꽃을 따던 그 산에서 우리는 눈을 맞추며 서로 웃었지. 포대자루가 꽃으로 부풀면 엄마는 하얀 면양말을 갈아신은 발로 지긋하게 눌렀지. 자루째 업혀 온 꽃은 마루에 널려 이슬을 가셨다. 환하게 붉었던 마루. 익지도 않은 꽃술 단지를 몰래 열었다 닫았다 어린 봄날은 더디게도 깊었다. 한 모금 마신 적도 없는데 곤드레만드레 낮꿈에 취하던 날, 아름다운 시절. 나는 먼 산 진달래한테 술을 배웠다.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라던 김소월의 진달래가 붉을까. 봄마다 다시 피던 나의 진달래가 백배는 더 붉었다. 봄도 그 봄, 꽃도 그 꽃인데 그 봄산은 어디로 갔을까. 서로 웃던 나의 사람들은 누가 데려갔을까. 봄이면 힘줄처럼 불끈 기억이 돋아서. 사월이 다 가도록 내 마음에는 하염없이 진달래가 피는지.
  • 윤여정 “큰아들은 동성애자, 뉴욕서 결혼”

    윤여정 “큰아들은 동성애자, 뉴욕서 결혼”

    “내 개인적 삶, 이 영화와 관계 밀접‘넌 내 손자야’ 대사는 내가 겪은 것귀국했을때 한국이 마음을 열기를” 배우 윤여정(78)이 할리우드 신작 영화 ‘결혼 피로연’ 출연 인터뷰를 통해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19일(현지시간) 피플 보도에 따르면 윤여정은 이 매체 인터뷰에서 “내 개인적인 삶은 이 영화와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면서 “한국은 매우 보수적인 국가다. 사람들은 절대 공개적으로 또는 자기 부모 앞에서 동성애자임을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내 큰아들이 동성애자여서 나는 아들과의 사이에서 겪은 경험을 이 영화에서 공유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또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내 큰아들은 2000년에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고, 뉴욕이 동성혼을 합법화했을 때 나는 거기서 그의 결혼식을 열었다”며 “한국에서는 여전히 비밀이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뉴욕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돌아갔을 때 어떤 반응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들은 내게 책을 집어던질지도 모른다”면서도 “한국이 마음을 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농담조로 아들의 동성 배우자인 ‘사위’를 아들보다 더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는 “내게는 매우 개인적인 주제여서 감독과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이 영화에서 내가 손자에게 말하는 대사 ‘(네가 누구이든) 너는 내 손자야’라는 말은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윤여정은 북미에서 지난 18일 개봉한 ‘결혼 피로연’에서 동성애자인 한국계 남자 주인공의 할머니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는 대만 출신 이안 감독의 1993년 작 ‘결혼 피로연’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이 연출했다. 동성애자인 주인공이 결혼하기를 다그치는 집안의 성화로 위장결혼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 태안벌주 등 충남 맛·멋 담은 전통주 10종 선정

    태안벌주 등 충남 맛·멋 담은 전통주 10종 선정

    올해 충남술 TOP10 선정…홍보 등 지원 디자인상, 양촌양조 ‘여유25’ 충남도는 지역 맛과 멋을 담아낸 상위 10종의 전통주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도와 충남경제진흥원에 따르면 ‘2025 충남술 톱텐(TOP10)’으로 탁주 1종, 약·청주 4종, 과실주 1종, 증류주 3종, 기타 주류 1종 등을 선정했다. 선정된 충남술 톱텐은 △탁주, ‘간월도 달빛따라(큰마을)’· △약·청주, ‘한산소곡주(순자할머니소곡주)’·‘녹천한산소곡주(녹천주조장)’·‘한산명품소곡주(명품소곡주)’·‘대천바다 금빛(명주도가)’ △과실수, ‘추사애플와인(예산사과와인)’ △증류주, ‘두레양목통숙성주(두레양조)’·‘천년지기 한산소곡화주(자향소곡주)’·‘태안벌주40(태안발효)’ △기타 주류, ‘감탄주(객제)’ 등이다. 디자인상에는 현장에서 가장 큰 점수를 받은 양촌양조의 ‘여유25’를 선정했다. 도는 선정 제품을 도청 홍보관에 전시하고, 전통주갤러리 전시 및 홍보 행사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선정된 전통주들은 지역 농산물 기반으로 뛰어난 품질과 독창성을 인정받았다”며 “전통주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과 홍보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비운의 왕’ 단종, 다시 만나는 그날

    ‘비운의 왕’ 단종, 다시 만나는 그날

    조선 6대 임금 단종(端宗·1441~1457년)은 ‘비운의 왕’으로 불린다. 숙부인 수양대군(세조)은 조카의 왕위를 빼앗은 뒤 강원 영월로 유배를 보냈다. 만 16세의 단종에게는 멀고도 먼 유배길이었다. 창덕궁 돈화문을 나선 지 7일 만에 영월 청령포에 도착했다. 이후 다시는 한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영월 땅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왕이 될 운명 타고났지만단종은 왕의 운명을 타고났다. 유학의 나라로서 적장자 상속을 중시한 조선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단종의 아버지인 문종도 외아들이었다. 조선 역사상 적장자와 적장손이 2대에 걸쳐 왕위를 계승한 최초 사례다. 그러나 단종의 삶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는 단종을 낳고 하루 만에 산후 후유증으로 숨을 거뒀다. 할머니 소헌왕후도 일찍 세상을 떠났다. 왕실에서 단종을 보호해줄 어른이 없었던 것이다. 1452년 39세로 일기를 마친 문종의 뒤를 이어 단종이 12살 나이로 왕위에 오르자마자 왕실은 권력 투쟁의 장으로 변했다. 1453년 수양대군은 쿠데타를 일으켜 김종서, 황보인, 정분 등을 암살하고 권력을 쥔다. 조선 왕실의 최대 비극인 계유정난(癸酉靖難)이다. 성삼문, 박팽년, 이개, 하위지, 유성원, 김문기 등 단종의 복위를 꾀한 사육신(死六臣)을 1456년 처형당한다. 이듬해 단종은 노산군으로 격하돼 영월 청령포에 유폐된다. 강과 산으로 막힌 청령포에서 단종은 가족을 그리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단종이 숨을 거둔 곳은 청령포가 홍수로 물에 잠겨 옮긴 처소인 영월부 객사 관풍헌이다. 1457년 11월 16일 관풍헌에서 사약을 받고 17세의 어린 나이로 비운의 삶을 끝냈다. 단종은 숙종 24년인 1698년에 이르러 왕으로 복위됐다. 묘호는 단종으로 추증하고, 능호는 장릉으로 명명된다. 고혼 기리는 단종문화제영월 곳곳에는 단종의 흔적이 남아있다. 영조 때 청령포에 세워진 단묘재본부시유지비(端廟在本府時遺址碑)에서는 이곳이 단종이 머물렀던 옛터임을 알 수 있다. 청령포에는 복원한 어소(御所)도 남아 있다. 영월읍내에서 2㎞ 떨어진 산자락에는 단종의 묘소인 장릉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 왕릉 40기 가운데 한양에서 가장 멀리 있다. 주민들은 단종의 고혼과 충신들의 넋을 기리는 단종문화제를 열고 있다.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목숨을 잃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그의 시신을 수습한 충신들의 넋도 함께 기린다. 1967년 단종제로 시작했고, 1990년 단종문화제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로 58회째를 맞는 단종문화제는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영월읍 일원에서 펼쳐진다. 영월문화관광재단이 주최·주관하고, 영월군과 강원도, 강원랜드가 후원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정순왕후선발대회와 단종 국장 재현, 칡줄다리기다. 정순왕후선발대회는 남편인 단종을 그리워하며 82세 고인이 될 때까지 홀로 지낸 정순왕후의 강인한 정신과 순애보를 기리는 행사다. 기혼 여성인 후보자들 가운데 올해의 정순왕후와 권빈, 김빈 등 6명을 선발한다. 단종 국장 재현은 국내 유일의 조선 국장 재현행사다. 단종 국장 재현은 단종이 승하한 지 550년 만인 2007년부터 이뤄지고 있다. 단종은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해 의미를 더한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국장 행렬에 다양한 퍼포먼스가 더해져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칡줄다리기는 조선 숙종 때부터 전해진 영월 고유의 민속놀이로 2023년 강원도 무형유산 제37호로 등재됐다. 칡으로 만든 70m 길이의 초대형 줄을 양쪽에서 당겨 승부를 가른다. 동강을 중심으로 동편과 서편으로 편을 나눈 주민들이 힘을 겨루며 화합과 풍년을 기원한다. 개막 첫날인 25일에는 개막 콘서트와 드론쇼,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이외에도 궁중음식경연, 외줄타기, 국악명인전, 전통혼례, 예술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 “어머니 안에 있다” 울부짖자 불길 속 뛰어든 경찰…95세 할머니 구조

    “어머니 안에 있다” 울부짖자 불길 속 뛰어든 경찰…95세 할머니 구조

    전남 보성의 한 농촌 주택에서 불이 나 거동이 불편한 90대 여성이 고립됐다가 경찰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보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시 51분쯤 전남 보성군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보성경찰서 읍내파출소 소속 박유민(45) 경위는 소방 공동 대응 요청에 따라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박 경위는 “어머니가 빠져 나오지 못했다. 도와달라”는 가족들의 통곡 소리를 들었다.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하늘로 솟구치자 지체할 수 없었던 박 경위는 차분하게 점퍼에 물을 뿌리고 얼굴을 감싼 뒤 불길 속으로 진입했다. 방 한편에서 다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95)를 발견한 박 경위는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5분 만에 집 밖으로 빠져나왔다. 안전하게 구조된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할머니 가족들은 목숨을 걸고 불길 속으로 뛰어든 박 경위에게 연신 감사함을 전하며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 박 경위는 “남은 경찰 생활이 아직도 한 20년 남았는데 여기에서 포기하면 제가 다른 일을 열심히 할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 그렇게 들어간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경찰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보성군은 군민의 생명을 지켜낸 경찰관에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전남경찰청은 표창 수여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날 화재는 2시간여 만에 진화됐으며 주택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242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 독수리 군단 시즌 첫 ‘4연승’… SSG 화이트, 눈부신 데뷔전

    독수리 군단 시즌 첫 ‘4연승’… SSG 화이트, 눈부신 데뷔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올 시즌 첫 4연승을 내달렸다. 부상으로 KBO리그에 지각 데뷔한 SSG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는 강속구를 앞세워 위협적인 투구를 펼쳤지만 첫 승 사냥에는 실패했다. 한화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방문 경기 3차전에서 선발 투수 류현진이 5와3분의1이닝을 6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올 시즌 한화의 첫 스윕승(3연전 전승)이다. 이날 경기는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을 당하며 정규 리그에 나서지 못했던 화이트의 첫 등판이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선후배 투수 간 맞대결로 눈길을 끌었다. 류현진은 2013~2019시즌 다저스에서 활약했고 화이트는 2020~2022시즌 다저스에서 공을 던졌다.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모두 한국인인 화이트는 한국인 1호 메이저리거 박찬호와 닮은꼴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화이트는 팀이 2-1로 앞선 5회 1사 후 불펜 투수 이로운에게 마운드를 넘겨 주며 승패 기록 없이 데뷔전을 마감했다. 다만 4와3분의1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솎아 냈다. 1회 초구를 시속 151㎞ 직구로 집어넣은 화이트는 최고 시속 155㎞ 강속구를 결정구로 뿌려댔다. 한화 타자 9명 가운데 8번 최재훈을 제외한 8명이 한 차례씩 삼진으로 물러났다. 류현진은 1회 2실점하며 흔들렸지만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고, 팀이 3-2로 역전한 6회 1사 때 교체되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이후 불펜 박상원과 조동욱, 정우주가 이어 던지며 SSG 타선을 묶었고 9회 특급 마무리 김서현이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 둘도 없는 인연 만나러 가볼까, 마법의 방으로

    둘도 없는 인연 만나러 가볼까, 마법의 방으로

    각각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 표’로 한국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선 황선미(62) 작가가 단편집 ‘마법의 방’을 통해 가족, 함께 사는 이웃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에 출간된 단편집에는 지금은 절판된 ‘까치 우는 아침’에 실렸던 작품 일부와 처음 독자와 만나는 ‘어디 어디 숨었나’가 포함됐다. 여기에 ‘진짜 코 파는 이야기’ 등으로 사랑을 받은 이갑규 작가가 그림을 그려 매력을 더했다. ●한국 아동문학 대표 작가의 단편집 황 작가는 1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요즘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정말 개인주의가 강하고 동물을 가족이라 생각하면서도 또 다른 쪽에서는 학대가 일어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가족이라는 주제로 단편들을 묶었지만 가족은 물론 함께 사는 이웃, 생명에 대해 통합적으로 생각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0~30년 전에 쓰인 작품이 포함돼 있어 요즘 상황에 맞춰 문장을 다듬었다. 황 작가는 “동물에 대한 인식이 그사이 많이 바뀌었고 요즘 상황에 맞게 고쳐야 하는 부분이 생기면서 거의 새로 쓰다시피 했다”고 설명했다. ●‘진정한 가족’이 되기 위한 시간 ‘구슬아 구슬아’는 소중한 존재를 억지로 곁에 묶어 둬서도, 하고 싶은 일을 못 하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동화다. 길고양이 구슬이와 가족이 된 소영이는 구슬이가 집고양이로 자신의 곁에 얌전히 있어 주기만을 바란다. 쥐나 새를 사냥하는 고양이의 본능을 이해하지 못한다. 소영이는 뒤늦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살길 바라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디 어디 숨었나’는 재개발 지역에서 홀로 아빠를 기다리며 개, 고양이와 숨바꼭질을 하던 유나가 옛집에 찾아온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만나면서 인연을 맺는 이야기다. 아이는 모두가 떠나가고 수도마저 끊긴 동네, 집 부수는 소리만 가득한 곳에서 아빠를 기다린다. 그런 유나에게 별안간 나타난 낯선 할머니는 숨바꼭질 친구가 돼 준다. 어딘가 삐꺽거리면서도 계속 이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는 독자의 웃음을 유발한다. 폐허 같은 공간에서 만났지만 인연은 또 가족이라는 이름의 새 울타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서로를 지켜 내는 힘, 굳은 믿음과 사랑 ‘마법의 방’은 입양된 아이가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겪는 감정의 변화를 담았다. 좀처럼 가족에 녹아들지 못하던 은이는 방에 그려진 나무 그림, 그 속에서 태어난 카나리아와 교감하며 외로움과 두려움을 딛고 새 가족을 받아들인다. 황 작가는 “표면적으로 ‘우리는 가족이야’, ‘(아이를) 가슴으로 낳았어’ 등의 표현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진정으로 가족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상대를 진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마법의 방’에는 웅크리기만 했던 아이가 자기 내면과 싸우고 소통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 담겼다”고 말했다. ‘까치 우는 아침’은 늙은 개 누렁이의 시선을 통해 할아버지의 입원으로 집을 비운 가족을 기다리는 마음을 그린다. 굳은 믿음과 사랑으로 상대를 기다리고 기어이 서로를 지켜 내는 모습을 담았다. 황 작가는 “가족이 되는 과정에는 기다릴 수 있는 믿음의 온도, 기댈 수 있는 어깨의 온도 등 다양한 온도가 필요하다”며 “가족이 가족이라서 참 좋고 다른 존재가 가족처럼 느껴지는 그런 시간이 우리의 하루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 지각 데뷔전에 위력투 뽐낸 화이트, 하필 상대가 류현진…한화 시즌 첫 4연승

    지각 데뷔전에 위력투 뽐낸 화이트, 하필 상대가 류현진…한화 시즌 첫 4연승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SSG 랜더스와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올 시즌 첫 4연승을 내달렸다. 부상으로 KBO리그에 지각 데뷔한 SSG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는 강속구를 앞세워 위협적인 투구를 펼쳤지만 첫 승 사냥에는 실패했다. 한화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방문 경기 3차전에서 선발 투수 류현진이 5와3분의1 이닝을 6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올 시즌 한화의 첫 스윕승(3연전 전승)이다. 이날 경기는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을 당하며 정규 리그에 나서지 못했던 화이트의 첫 등판이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선후배 투수 맞대결로 눈길을 끌었다. 류현진은 2013~2019시즌 다저스에서 활약했고, 화이트는 2020~2022시즌 다저스에서 공을 던졌다.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모두 한국인인 화이트는 한국인 1호 메이저리거 박찬호 닮은 꼴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화이트는 팀이 2-1로 앞선 5회 1사 후 불펜 투수 이로운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며 승·패 기록 없이 데뷔전을 마감했다. 다만 4와3분의1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1회 초구를 시속 151㎞ 직구로 집어넣은 화이트는 최고 시속 155㎞ 강속구를 결정구로 뿌려댔다. 한화 타자 9명 가운데 8번 최재훈을 제외한 8명이 한 차례씩 삼진으로 물러났다. 류현진은 1회 2실점 하며 흔들렸지만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고, 팀이 3-2로 역전한 6회 1사 때 교체되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이후 불펜 박상원과 조동욱, 정우주가 이어 던지며 SGG 타선을 묶었고 9회 특급 마무리 김서현이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 ‘37㎏ 증가·간수치 4배’ 김다예, 건강 악화…♥박수홍 “죄책감 느껴”

    ‘37㎏ 증가·간수치 4배’ 김다예, 건강 악화…♥박수홍 “죄책감 느껴”

    방송인 박수홍(55)의 아내 김다예(32)가 임신·출산 후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21년 결혼한 박수홍과 김다예는 지난해 딸 재이를 품에 안았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박수홍과 김다예는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검진 결과 박수홍은 걱정이 무색할 만큼 건강한 상태였다. 대장은 폴립(용종) 하나 없이 깨끗했고 간과 면역력 역시 정상 수치였다. 박수홍은 “재이가 태어나고 행복 호르몬이 나왔는지 건강해졌다”라고 말했다. 기쁨도 잠시 두 사람은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김다예의 검진 결과를 들었다. 김다예는 결혼 이후 허위사실 유포에 시달리며 스트레스성 탈모가 생겼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시험관 시술과 임신으로 호르몬 변화가 생겨 체중이 37㎏ 증가하기도 했다. 제왕절개로 출산한 후에도 출혈이 멈추지 않는 등 건강 회복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었다. 의사는 “걱정되는 부분은 내시경 결과 십이지장과 대장에 염증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박수홍은 “아까 지방간도 있다고 하던데”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김다예의 간 수치는 과거에 비해 4배 이상 높았다. 의사는 “김다예의 건강 상태는 70대 할머니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수홍은 탄식하며 김다예를 껴안았다. 박수홍은 “사실 아내가 가짜뉴스로 마음고생이 많았다. 거기다 육체적으로도 변화가 많아서”라며 안타까워했다. 박수홍이 “아내가 너무 피곤해한다”라며 걱정하자 의사는 “점점 회복하는 중이니까 살만 빠지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수홍은 “저는 건강이 좋아졌는데 아내는 임신, 출산으로 오히려 건강이 나빠져서 죄책감을 느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제가 우리 가족 건강 관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아동 성추행범’ 잡일꾼과 식사한 80대女 ‘실종’…충격적인 최후

    ‘아동 성추행범’ 잡일꾼과 식사한 80대女 ‘실종’…충격적인 최후

    미국에서 실종됐던 80대 할머니가 창고 콘크리트에 묻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할머니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던 아동 성추행범이자 잡일꾼인 40대 남성이 주요 용의자로 지목됐다. 16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워싱턴 주에서 실종됐던 마샤 노먼(82)은 잡일꾼이자 유죄 판결을 받았던 아동 성추행범 제프리 지즈(47)와 저녁 식사를 한 지 9일 후인 지난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서스턴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의 마이크 브룩스 중위는 “우리는 며칠 동안 지즈와 여러 차례 연락해 노먼과의 관계, 그가 노먼을 얼마나 자주 봤는지, 집에서 무엇을 했는지 등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노먼의 가족은 노먼이 지난 1일 이후로 가족들뿐만 아니라 친구들과도 연락이 되지 않자 4일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노먼의 실종 사건을 “의심스럽다”라고 보고했다. 보안관 사무실은 저녁 식사를 한 접시가 주방 싱크대에 있었고, 노먼의 차 두 대가 모두 차도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경찰은 지즈가 지난 2일 워싱턴주의 한 부지에 허름한 창고를 지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당국이 발굴 작업에 나선 끝에 해당 창고에서 노먼이 발견됐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즈는 몬태나주로 도망쳤고, 모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다만 그는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아동 성추행 혐의로 체포됐으며, 지난 13일 워싱턴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즈는 아직 기소되지 않았으나 보안관 사무실은 경찰이 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그의 트럭을 압수하면서 여전히 지즈를 노먼의 죽음과 관련한 주요 용의자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즈는 아동 성추행 혐의로 서스턴 카운티 교도소에 구금된 상태다. 앞서 지즈는 지난 2021년 체포돼 근친상간·아동강간 등 9가지 범죄 혐의로 입건되기 전까지 목사로 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 2022년 12~14세 사이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아동 성추행 혐의 2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 했으며, 18세 미만 미성년자와 부도덕한 목적으로 소통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징역 104개월을 선고받은 그는 워싱턴주를 떠나지 않는 등의 조건으로 11개월 후 풀려났다. 서스턴 카운티 검찰청 대변인은 지즈가 노먼의 사망과 관련해 기소되지 않더라도 가석방 규정을 위반해 최대 93개월 구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 40년 전 사진을 동영상으로…에버랜드, 장미축제 추억 사진 공모

    40년 전 사진을 동영상으로…에버랜드, 장미축제 추억 사진 공모

    에버랜드가 올해 장미축제 40주년을 맞아 추억 사진 공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새달 16일 장미축제 개막을 앞두고 지난 40년간 축제를 찾은 추억들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에버랜드는 소셜미디어(SNS)에 응모한 사진 가운데 40여 점을 뽑은 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진 속 인물과 배경이 움직이는 스페셜 추억 영상을 제작할 계획이다. 영화처럼, 사진 속의 내가 살아 움직이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제작 영상은 장미축제 기간 중에 에버랜드 포시즌스가든 LED 대형 스크린과 온라인에 공개한다. 이벤트 참여 방법은 개인 인스타그램에 필수 해시태그(#장미축제40주년 #추억사진 #에버랜드로로티)와 함께 사진을 올리면 된다. 에버랜드는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 우수작으로 뽑힌 40명에게 올해 장미축제 초대권을 인당 2매씩 선물하고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도 검토할 계획이다. 에버랜드 장미축제는 1985년 시작된 국내 최초의 꽃 축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어린아이들까지, 지난 40년 동안 축적된 소중한 추억을 생생한 감동으로 재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 “힘 닿는 데까지… 기술자는 은퇴 않죠”

    “힘 닿는 데까지… 기술자는 은퇴 않죠”

    “기술자는 은퇴하지 않습니다. 몸이 허락하는 한 그저 끝까지 하는 겁니다.” 60년 넘게 바늘과 실을 놓지 않은 한 의상 장인이 또다시 경연 무대에 섰다. 김재곤(사진·77)씨는 지난 9일 열린 제44회 광주기능경기대회 의상디자인 부문에 최고령 참가자로 출전했다. 어느덧 20년째 도전이다. 김씨가 처음 바늘을 든 건 1966년. 전남 화순에서 나고 자란 그는 열일곱 살에 서울 충무로의 한 양복점에 취업하며 재단과 봉제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처음엔 그저 생계를 위해 시작했어요. 그런데 실과 천이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놨죠.” 스물두 살이 되던 해 그는 고향으로 내려와 광주에 ‘신진라사’라는 양복점을 차렸다. 정교하고 꼼꼼한 바느질 솜씨가 입소문을 타면서 가게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그땐 모든 과정을 손으로 했습니다. 재단도, 박음질도.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완성도는 지금보다 훨씬 뛰어났죠.” 그는 여전히 손으로 옷을 만들던 시절의 기억과 기술을 간직하고 있다. 그 감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도 바늘을 든다. 2006년엔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을 맡았지만 2010년엔 다시 참가자로 나섰다. 그해 은상을 수상한 그는 2017년에도 은상, 2019년엔 동상을 받았다. 어느새 그는 의상기능장 사이에서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다. “대회에 나가는 건 욕심 때문이 아닙니다. 다만 내 기술이 아직 살아 있다는 걸 확인받고 싶을 뿐이에요.” 양복 부문이 대회에서 사라지자 그는 망설임 없이 양장을 새로 배웠고 종목도 의상디자인 부문으로 바꿨다. 김씨는 중단했던 학업은 검정고시로 다시 시작했고, 전남대 경영자과정과 한국기술교육대학원도 수료했다. 양복기능사, 양장기능사, 패션디자인산업기사 자격증도 차례로 취득했다. “해남의 80대 할머니도 여전히 재봉틀을 돌립니다. 일본엔 103세 이발사도 있고요. 저도 그분들처럼 힘이 닿는 데까지 바늘을 놓지 않을 겁니다.” 내년에도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겠다는 김씨는 오늘도 조용히 바늘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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