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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방한 하이라이트 장면은?

    교황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방한 하이라이트 장면은?

    교황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방한 하이라이트 장면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세월호 유족에 깊은 관심을 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교황은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고 소개했다. 이 제안에 교황은 그에게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실제 그는 방한 기간 내내 노란 세월호 리본을 착용한 채 미사 등 각종 행사에 나섰고 이날 귀국 길 기자회견에도 세월호 리본은 교황의 왼쪽 가슴에 그대로 달려 있었다. AP통신은 교황 방한을 정리하는 기사에서 16일 광화문광장 시복식에 앞서 카퍼레이드하던 교황이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족의 손을 잡고 얘기를 들어준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17일 세월호 희생자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를 만났을 때도 “인간적인 고통 앞에서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며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한다’고 여기겠지만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민은 침략의 치욕을 당하고 전쟁을 경험한 민족이지만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 않았다”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났을 때 이분들이 침략으로 끌려가 이용을 당했지만,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할머니들은 이용당했고 노예가 됐다”면서 “이들이 이처럼 큰 고통 속에서도 어떻게 품위를 잃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남북문제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단으로 많은 이산가족이 서로 상봉하지 못하는 것은 고통이다”면서도 남북한이 같은 언어를 쓰는 ‘한형제’인만큼 희망이 있다는 기대를 표했다. 그리고 남북의 하나 됨을 위해 다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하고 예정에 없던 침묵의 기도를 올렸다. 교황청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중국과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황은 “내게 중국에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당연하다. 내일이라도 가겠다’이다”라며 “교황청은 중국 국민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종교의 자유를 원할 뿐 다른 어떤 조건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방한길에 처음으로 중국 영공을 지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인에 대한 축복 메시지를 전했으며 17일에도 중국, 북한 등 아시아 지역의 교황청 미수교 국가와 대화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드러냈다. 교황은 자신에게 쏠리는 대중적 관심에 대해서는 한 발짝 물러섰다. 교황은 “인기라는 것은 기껏해야 2∼3년밖에 가지 않는다”면서 “거만해지지 않고자 내적으로 내 죄와 잘못을 돌이켜 본다”고 말했다. 교황은 “교황청 내에서 일하고 휴식하고 수다도 떨며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며 “주변에서 교황은 엘리베이터도 혼자 타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나는 ‘나 혼자 타겠으니 당신 일을 하라’라고 말하는데 이게 사실 정상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교황의 방한 결산 기자회견은 한 시간 동안 이탈리아어로 진행됐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대단한 마인드네”,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멋지다”,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 지킬 수 없어, 낮은 곳으로 향하는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병세 외교 “한·일 정상회담 절대 안 하겠다는 입장 아니다”

    윤병세 외교 “한·일 정상회담 절대 안 하겠다는 입장 아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7일 “우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절대로 안 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우호 협력 관계 구축을 시사하며 대일 어조가 다소 누그러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윤 장관은 이날 방영된 KBS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내년 수교 50주년도 있기 때문에 일본 측이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해 준다면 그 결과에 따라 한번 우리가 고민해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태도에 따라 오는 가을 다자회의 등에서 정상회담을 모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한·일 정상회담이 성과 있는 회담으로 끝나기보다는 굉장히 다투고 전쟁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그 결과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된 선례가 있다”면서 “성과 있는 정상회담이 되려면 준비가 충분해야 하고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이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하는 것이 일본이나 후대를 위해 좋다”면서 원칙적인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윤 장관은 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일본이 이 문제를 건드릴수록 그것은 일본이 과거 침탈사를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일본의 위안부 만행 알리려… 유럽으로 날아간 ‘희망나비’

    일본의 위안부 만행 알리려… 유럽으로 날아간 ‘희망나비’

    지난 1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집단 자위권 반대’란 손팻말을 든 30여명의 젊은이들이 노란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요구하는 플래시몹을 펼쳤다.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것을 기념해 제정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특별 이벤트였다. 이날 플래시몹과 서명운동을 진행한 ‘희망나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더 미뤄선 안 된다고 생각한 20대 청년들이 주축이 된 모임이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서명운동과 세미나·토론회를 진행하고,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방문해 활동을 설명하고 위로도 하고 있다. 희망나비는 해외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이슈로 부각시키고자 지난 6월 22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시민들과 함께 ‘나비의 꿈’이라는 이름의 유럽평화기행을 다녀왔다. 유럽평화기행단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학살을 자행했던 프랑스 중서부의 오라두르 쉬르 글란 등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장소들을 찾아갔다. 평화기행단장을 맡았던 대학생 김형준(27)씨는 15일 “전쟁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유럽 곳곳을 다니며 전쟁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 차원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현지인들과 함께 고민했다”고 말했다. 평화기행단은 독일, 벨기에, 체코의 주요 도시에서 1인시위와 서명운동, 플래시몹, 걸개그림 제작 등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김씨는 “유럽인 가운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만행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 들은 유럽인들은 아직까지 사죄와 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밝혔다. 평화기행단 활동에 따뜻한 박수를 보내는 유럽인들에게서 큰 힘을 얻기도 했다. “체코 프라하 캠핑장에서 독일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났습니다. 유럽 여행을 하던 중 독일 베를린에서 희망나비 캠페인을 봤다고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인류와 전 세계 평화를 위해 청년들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 행복하다’며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희망나비는 내년 1~2월쯤 일본 현지에서도 1인시위와 플래시몹, 서명운동 등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는 평화기행을 벌일 계획이다. 김씨는 “일본 정부가 말로만 이웃 국가라고 할 것이 아니라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공식 사죄와 배상을 하고, 재발 방지책 마련 및 책임자 처벌도 마땅히 뒤따라야 한다”며 “일본역사 교과서와 박물관 등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내용을 넣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日, 우경화 길 고집해선 침략 오명 못 벗는다

    오늘은 69돌 광복절이다. 우리에게는 일본 제국주의 지배의 악령을 떨쳐낸 뜻깊은 날이다. 광복(光復)이라는 표현에는 글자 그대로 빛을 다시 찾은 데 대한 뭉클한 감사와 감격이 담겨 있다. 일본에서는 종전기념일이라고 부른다. 정부가 제정한 공식 명칭은 ‘전몰자를 추도하고 평화를 기념하는 날’이라고 한다. 명백한 태평양전쟁의 패전일(敗戰日)이지만 이렇게 호도할 수밖에 없는 처지는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그런데 종전(終戰)은 정서적 감응이 없는 무색무취의 표현임에도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그 함의는 달라졌다. 전범의 혼령 앞에 군국주의 회귀를 다짐하는 날이나 다름없게 된 것이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는 보류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회의(APEC) 정상회의에서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배려란다. 아베는 그러면서도 지난해처럼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공물을 봉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과 다름없다. 일본에서는 오늘도 ‘전국전몰자추도식’이 열릴 것이다.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제국의 전쟁 희생자와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명한 것이 바로 이 자리다. 이후 전몰자추도식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일본 총리가 전쟁의 책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공표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우경화의 길을 치닫고 있는 아베가 추도식의 이런 기능을 이어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다. 아베는 지난해 추도식에서도 “당신의 희생 위에 지금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평화와 번영이 있다”고 했다. ‘당신’이라는 말이 극악무도한 행위를 저질러 사형이 집행된 전범까지 포괄하고 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이 후대의 책무”라면서 “올해야말로 일본 국민을 대표해 다시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국의 언론에서조차 “전몰자추도식에서 과거 일본의 가해 사실을 솔직히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지난달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결정을 내렸다. 나아가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는 이른바 평화헌법의 개정을 공언하고 있다. 또 다른 침략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은 일본 내부에서도 적지 않다. 언제까지 과거사를 끊임없이 부정하면서 국제적 비난과 고립을 자초할 것인가. 구호로서의 평화는 의미가 없다. 평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이웃과 사이좋게 어울려 사는 것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눈물부터 닦아주는 진정성을 보여주기 바란다.
  • [문화마당] 황사영 백서/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황사영 백서/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조선 후기에 탄압받던 천주교도들이 보인 대응 중에서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된 사례로는 ‘황사영 백서’ 사건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순조 원년인 1801년에 발생한 대규모 박해로 천주교도들은 체포되거나 흩어져 피신했다. 시골에 잠시 몸을 숨긴 젊은 선비 황사영(1775~1801)은 빛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북경에 주재한 프랑스인 주교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비단에 썼으므로 흔히 백서로 불린다. 그러나 도중에 발각되었고, 자신도 체포돼 처형당함으로써 황사영의 의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백서의 대부분은 황사영이 그동안 보고 들은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개인별로 상세히 적어 보고하는 내용인데, 백서의 말미에서 주교에게 제시한 난국의 타개 방안이 문제가 됐다. 그 핵심은 무고한 백성(천주교도)을 잡아 처형하는 조선 정부를 제어하도록 청나라 황제에게 청원해 달라는 것과 신부들을 태운 서양 군함을 조선에 파견해 시위함으로써 조선 정부가 탄압을 중지하도록 압력을 가해달라는 것이었다. 바로 이 때문에, 조선왕조가 망한 후에도 황사영은 외세를 끌어들이려 한 매국노 내지는 민족반역자로 두고두고 비난받았다. 이는 황사영의 절박한 호소를 ‘민족국가’라는 근대 이념의 잣대로 재단한 결과다. 민족이 거의 절대적 가치로 군림하던 20세기 한국사회에서는 황사영에 대한 재평가 시도조차 쉽지 않았다. 그런 일방적인 낙인찍기를 지양하고 백서의 내용을 다양하게 분석하려는 움직임이 최근에 활발하지만, 황사영에 대한 부정적 인식 또한 여전하다. 그러나 민족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잠시 내려놓고 인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생각해 보면, 황사영의 행위는 지극히 일반적인 인지상정(人之常情)의 한 사례일 수도 있다. 국가의 일방적인 폭력 앞에 무방비로 내던져진 상황이라면 굳이 황사영이 아니더라도 보통 사람들은 국가 권력보다 위에 존재하는 보편적 권위에 호소할 것이다. 황사영이 청나라 황제에게 부탁해 달라고 건의한 것은 바로 당시 조선의 종주국으로 존재하던 청나라의 위상을 정확히 꿰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의 세계를 교황이 주도하는 ‘지구촌’으로 이해한 황사영이었기에 군함 파견을 제안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일은 대한민국에서도 적지 않았다. 반독재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국가의 폭력(탄압)에 내몰린 이들은 종종 미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에 한국의 암담한 현실을 호소하곤 했다. 인권을 유린하는 독재정권에 제재를 가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주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닷새 동안 머문다. 약하고 소외된 자들을 즐겨 만나는 교황이기에, 벌써부터 눈물 어린 각종 호소가 줄지어 기다린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로부터 세월호 유가족에 이르기까지 숱한 억울한 사연들이 교황에게 전달될 것이다. 한국 내에서는 말(상식)이 제대로 통하지 않으니,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더 상위의 ‘보편적 존재’에게 호소하려는 것이다. 누군가 정치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지체없이 나는 억울한 사람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요즘 한국사회에는 억울한 사람들이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만 가는데, 호소할 길은 오히려 좁아져만 간다. 그러니 교황에게 호소하며 눈물짓는다. 이번 교황의 방한을 맞아 우리 한국사회의 상식 문제를 진지하게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소녀상도 교황을 기다렸습니다

    소녀상도 교황을 기다렸습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제1139차 수요집회에 참여한 시민 2000여명은 대사관 앞 도로를 빼곡히 메운 가운데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에 맞서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이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해외 92개국에서 모은 서명용지 156만여장을 일본대사관에 전달했다. 정대협은 지난해부터 온·오프라인 방식을 통해 전 세계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 왔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 할머니는 “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유명을 달리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힘을 써 일본이 하루빨리 공식 사죄와 배상을 하도록 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지켜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미국, 독일, 일본, 타이완, 필리핀, 네덜란드, 캐나다 등 총 7개국의 17개 단체가 함께한다. 각국에서는 지난 6일부터 전시회, 침묵시위, 거리 캠페인 등의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정미향 정대협 공동대표는 “미국, 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 여성 인권을 위협하는 범죄, 전쟁 범죄이자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면서 서명운동에 동참했다”며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와 배상을 하고 위안부 범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날까지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위안부는 명백한 성노예… 강제동원 없다는 日 정직하지 않아”

    “위안부는 명백한 성노예… 강제동원 없다는 日 정직하지 않아”

    “20여년(1995년) 전이었다. 그들(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조사하면서 그들이 깊이 상처받았고 삶은 파괴당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은 내게 자신들의 몸에 남은 ‘폭력의 흔적’을 보여줬다. 그들은 국제법상 명백한 ‘성노예’였다.”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인권위원회 여성폭력문제 특별보고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 자택에서 가진 외교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가 1996년 1월 유엔에 제출한 ‘전쟁 중 군대 성노예 문제에 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한국 및 일본 조사 보고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유엔이 발표한 첫 보고서이자 위안부를 성노예로 적시한 첫 사례다. 쿠마라스와미 전 보고관은 “전 세계에서 강제성의 증거가 발견됐는데도 일본 정부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건 정직하지 않다”며 “거의 대부분 강제성이 명백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은 정의의 구현”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일본 정부 대표가 왜 피해자들과 마주 앉아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일본 정부는 많은 인권 관련 인사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군 위안부를 군대 성노예라고 표현한 이유는. -국제법상 노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의 통제하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정의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의지에 반하여 납치됐고, 의지대로 이동하거나 탈출할 수 없었고, 매우 좁은 위안소에서 통제된 생활을 하며 매일 많은 일본 군인들을 (성적으로) 상대해야 했다. 이는 (우리가) 노예라고 표현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의 강제 동원 책임은 명백한가. -대다수 여성들이 강제 동원된 상황이었다. 민간에 의한 모집도 군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일반적인 민간 성매매업소는 부대 인근에 위치하고 민간업자가 직접 운영한다. 그러나 위안부는 일본군이 직접 모집에 개입했고 위안소도 군부대 안에 있었다. →일본 정부는 수차례 제기된 특별보고관 권고 이행을 수용하지 않았다. -내가 특별보고관이었던 1995년 일본 정부가 유감의 뜻을 담은 서한을 보내고 (군 위안부 관련 사항을 적시하는) 교과서 개정도 약속하는 등 충분하지는 않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강경 일변도의 태도로, 오히려 1995년 이전으로 퇴보해 버렸다. 일본 내부의 정치적 문제가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 →아베 신조 정부는 고노 담화 검증에서 강제 동원을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군 위안부와의 인터뷰 및 역사적 문서, 일본 내 비정부기구(NGO) 조사를 바탕으로 볼 때 대부분 명백히 강제성이 있었다. 게이 맥두걸 유엔 인권소위 특별보고관은 몇 년(1998년) 뒤 더 많은 (강제성) 증거를 찾아 내가 제출한 보고서보다 더 강력한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일본 정부는 단독으로 사과와 보상을 할 수 있고, 위안부 피해자들과 만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檢,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12일 소환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쓴 일본 우익 산케이신문의 현직 기자에 대해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한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박 대통령 명예 훼손 혐의로 고발된 가토 다쓰야(48)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12일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검찰 수사는 지난 7일 사단법인 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 등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고발장 접수 직후 가토 지국장의 출국을 금지했다. 이른바 ‘소녀상 말뚝 테러’와 관련,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로부터 고발된 일본 극우 인사 스즈키 노부유키(49)가 본국으로 돌아간 뒤 검찰 소환이나 법원 재판에 불응해 사법처리에 난항을 겪은 전례를 감안해 신병 확보 조치부터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산케이 측은 9일자 기사를 통해 “문제의 기사는 한국 국회에서 이뤄진 논의나 한국 신문의 칼럼 소개가 중심”이라면서 “이 기사를 이유로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가토 지국장은 “12일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는데 아직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최진녕 변호사는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등 대법원에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까지 받은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써놔 그 부분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가토 지국장은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일보의 한 기명 칼럼을 인용해 “7시간가량 박 대통령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당시 박 대통령이 비밀리에 접촉한 남성과 함께 있었다는 소문이 증권가 정보지 등을 통해 돌고 있다”며 사생활 의혹 등을 기사화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 있었으나, 경호상 동선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교황님이 일본 사죄하라 한마디 해주셨으면…”

    “교황님이 일본 사죄하라 한마디 해주셨으면…”

    “해방된 지 69년인데 일본은 아직 사죄도 안 했습니다. 교황님이 오시면 일본을 향해 우리에게 사죄하고 보상 문제 등을 잘 처리하라고 꼭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1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초대된다. 제주 강정마을 주민, 쌍용자동차 해고자,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 주민과 더불어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88), 강일출(86), 이용수(87)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셋 중 유일한 가톨릭 신자인 김군자(세례명 요안나) 할머니는 8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기구한 운명을 달래려고 여러 종교에 의지했다. 나눔의 집에 들어온 1997년 부활절 세례를 받았지만 다리가 성치 않아 미사는 못 가고 한 달에 한 번 퇴촌성당 신부님이 오실 때만 미사에 참석한다”며 교황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털어놓았다. 강원 평창 출신인 김 할머니는 열세 살에 고아가 됐다. 중국 훈춘(琿春)에 주둔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할머니는 첫날부터 저항하다가 폭행을 당해 고막이 터졌다. 하루에도 수십명을 상대해야 하는 고통을 참지 못해 도망쳤지만 붙잡혀 폭행당하기 일쑤였다. 3년 동안 자살을 시도한 것만도 수차례였다. 해방과 함께 가까스로 고향에 돌아왔지만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악몽 같던 세월을 버티게 한 힘은 종교였다. 그는 “기도를 하거나 신부님을 뵙고 나면 평온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2010년 퇴촌성당이 들어서기 전 성전건축헌금으로 쌈짓돈 1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6월 배춘희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일본의 사죄와 보상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할머니들의 바람의 더욱 간절해졌다. 나눔의 집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9명이 남았을 뿐이다. 김 할머니는 “(죽음은) 누구든지 한 번은 가는 길”이라며 “남은 할머니들 모두 80세 이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데모(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를 할 적에 어떤 사람은 그냥 보고 지나가고 어떤 사람은 비웃으며 지나간다”며 고개를 떨궜다. 김 할머니는 “교황님 방문을 통해 세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면서 “그저 교황님의 발언으로 일본이 하루빨리 사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미사에 참석하는 할머니들은 2004년 먼저 떠난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그림 ‘못다 핀 꽃’의 액자 등을 준비해 교황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글 사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진혼제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진혼제

    10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제3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권 회복 촉구를 위한 범국민 진혼제’에서 경기 고양문화원 연극단원들이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그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천주교 밖에서 본 교황의 방한

    천주교 밖에서 본 교황의 방한

    천주교 바깥에서는 교황의 방한을 어떻게 볼까. 종교계는 나름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시선과 기대를 가질 것이다. 이웃 종교인들이 서울신문에 보내온 기대와 제언을 요약한다. ■낮은 자를 향하는 교회의 사명 기대 김대선 원불교 평양교구장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 시절 작은 아파트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노숙자를 만나러 잠행하고 피부병 환자를 안고 입을 맞추며 청소년과 격의 없이 셀프 카메라를 찍는 등 소탈을 넘는 겸손과 인간적인 행보가 수없이 많다. 작금의 우리 사회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로 시끌벅적하다. 이러한 국가적 혼돈 속에 한 줄기 샘물처럼 교황 방한에 따른 요구가 많다고 한다. 생명, 평화, 통일, 노사 간 문제점을 일소시켜 달라는 종교적 행위로 생각된다. 한국사회가 존경받는 어른이 없다는 불행한 사회의 단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황이 오신다고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대전, 음성, 명동과 광화문의 동선이 전부인데도 국민의 마음은 축복받은 자의 기쁨으로 충만한 듯하다. 교황 순방이 주는 교훈 또한 명백하다. 교황의 품성인 겸손과 인간적인 심성뿐 아니라 낮은 자를 향한 행보를 바랄 것이다. 한편 세계 종교 지도자의 혜안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천주교 틀 속에 명예를 채우는 축복행사보다는 교회 밖 가난과 낮은 자를 향한 행보와 교회의 사명을 바란다. ■교황의 청빈한 삶 확산되기를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세상의 불의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다. 그는 12억 가톨릭인의 수장이지만 가톨릭 울타리를 벗어난 세계인의 지도자다. 청빈한 삶, 사랑의 실천, 불의의 배격이라는 기독교 전통이 훌륭히 되살아나 사회 변화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넓게는 그 물결이 다른 종교로, 세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렇게 교황의 삶이 주는 의미를 한국사회에 접목하는 쪽으로 나라가 떠들썩했으면 좋겠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단을 꾸려 여러 편의를 돕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그래도 지자체들의 태도는 과해 보인다. 교황의 소박한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다. 방한 프로그램이 대부분 가톨릭 내부 프로그램으로 짜인 것도 아쉽다. 짧은 방한 일정이라지만 세월호 참사 등 고통받는 시민들과의 만남도, 남북 긴장과 빈부격차 심화 등 사회 현안에 대한 그분의 혜안을 접할 기회도 거의 없는 듯하다.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온 그분의 삶을 통해 한국사회와 종교계에 성찰과 전환의 좋은 자극을 기대했던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다. ■정직·겸손이 미덕 되는 사회 되길 정정숙 천도교중앙총부 교화관장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활에서 묻어나는 겸손과 소박, 검소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과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한국가톨릭교회가 교황 방문으로 인해 한바탕 요동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단지 교황의 직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는 ‘가난한 자에게 희망을’, ‘배고픈 자에게 먹을 것을’, ‘외롭고 소외당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분이다. 이번 방한 행보에도 그 마음이 오롯이 담긴 것 같다. 꽃동네 방문,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뿐 아니라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도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고 한다. 교황은 행보 하나하나에 사랑을 실천하고 나눔과 베품을 이뤄 내고 있어 사람들에게 종교지도자로서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황의 기도와 메시지는 평화를 희망하는 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대신해 줘 더욱 빛난다. 생명의 존엄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 교황 방문으로 물질보다는 인간이 존중되는 사회, 정직과 겸손이 미덕이 되는 사회, 갈등을 넘어 이해와 포용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도록 종교인들이 앞장서 나가기를 기대한다. ■가난한 이와 함께하는 교회로 희망 강석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홍보실장(목사)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우리가 이전 교황들로부터 봤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그런 모습들은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며 종교에 커다란 기대를 거는 고단한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파격으로 다가온다. 그분의 말들도 세상의 관심이다. “세계화는 여러 국가를 노예화하는 수단일 뿐이다.”, “사람들은 교회가 공산주의를 반대한다고 생각하지만 오늘날의 통제되지 않은 경제적 자유주의도 마찬가지로 반대한다.” 파격적인 말들에 대한 다양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팽배한 배척의 정치와 불평등의 경제가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강조하는 모습에 신뢰가 더해진다. 그분의 행보와 말씀을 되뇌어 섬기는 이유는 그 ‘파격’ 뒤에 숨은 메시지 때문이다. 그분의 ‘파격’에는 줄곧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가난한 교회”의 메시지가 있다. 그리고 고단한 현대인들은 그 메시지를 종교의 참된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종교 전반에서 근본화·세속화의 우려가 있고, 사회로부터 걱정의 소리를 듣는 지경까지 왔다. 하지만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교회” 여기에 답이 있을 것이다. ■이웃 종교끼리 우정 나누는 출발점 되길 변진흥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사무총장 ‘로마에서 시작해 세상 끝까지’ 울려 퍼진다는 가톨릭 교황의 목소리. 그 가운데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과 목소리는 특별해 보인다. 그런데 한국 가톨릭은 그의 방한이 우리 사회, 특히 이웃 종교에 어떤 의미를 지닐지에 대해 무심한 듯해 안타깝다. 교황의 방한이 단순히 가톨릭만이 아닌 이웃 종교와 우리 사회에 던지게 될 시대적 의미를 함께 짚어 내고 새로운 희망의 싹을 움트게 하기 위한 노력을 심화할 대화 계기의 마련에는 눈을 돌리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수준에서 방한이 마무리된다면 단순한 행사 참여의 들러리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지 우려된다. 교황의 방한은 “프란치스코는 우리에게 평화의 영을 주는 가난한 사람입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오늘의 한국 종교계 전체를 향한 울림이어야 한다. 이웃 종교 사이의 ‘빛과 우정과 기쁨’을 나누어 우리 사회 전체를 ‘공존의 대화’로 이끌어 내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l.co.kr
  • ‘광화문 시복식’ 보러 100만명 모인다

    ‘광화문 시복식’ 보러 100만명 모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박5일간 한국 천주교 순교자들의 숨결이 깃든 곳을 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교황 방한 중 예정된 행사만도 네 차례의 미사를 포함해 무려 20개. 쉴 틈 없이 빡빡한 일정이다. 교황은 가는 곳마다 강론이나 연설, 참배를 이어가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아시아청년대회는 교황 방한의 주목적이자 교황이 처음 참가하는 아시아청년대회인 만큼 세계 천주교계의 이목이 집중될 행사이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창시한 젊은이들을 위한 신앙축제다. ‘젊은이여 일어나라, 순교자의 빛이 너희를 비추고 있다’란 주제의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22개국 1000명과 한국 900명 등 2000명이 참가하며 아시아 각국 주교 60명도 자리를 함께한다. 교황은 대회 마지막날 폐막 미사에 참가해 청년들을 격려하는 강론을 하며 대회와 관련해 청년들과 두 차례 별도의 만남도 갖는다. 대전가톨릭대에서 있을 청년대표와의 오찬 간담회에는 아시아청년대회 홍보대사인 가수 보아가 교황의 식탁에 함께 앉는 영광을 누린다. 아시아청년대회가 천주교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행사라면 광화문 시복식은 천주교계와 일반 대중 모두의 관심이 쏠리는 교황 방한의 하이라이트.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고 바티칸 바깥에서 교황이 직접 주재하는 극히 이례적인 전례여서 역시 세계 천주교계가 각별한 관심을 쏟는 행사이다. 시복식은 미사 도중 교황이 한국 초기 순교자 124위를 천주교 최고 영예인 성인에 앞서 복자로 공식 선포하는 전례. 천주교 신자 17만명을 포함해 많게는 100만명이 시복식 장면과 교황을 직접 보기 위해 모일 전망이다. 시복식 당일 광화문 미사에 앞서 교황의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 참배도 한국 천주교계가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행사. 서소문 성지는 1984년 시성된 103위 성인 중 44위, 이번 시복되는 124위 중 27위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은 곳이다.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까지 순교한 것으로 전해지는 한국 순교의 땅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곳을 교황이 미리 방문해 시복식 행사와 연결한다는 뜻이 담겼다. 시복식이 끝난 뒤 교황은 곧바로 충북 음성 꽃동네로 이동한다. 여기서는 장애인들과 한국 수도자 4000여명,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대표들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방한 마지막날 서울 명동성당에서 있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도 이목이 집중되는 자리. 한반도와 북한 동포들에게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교황이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세계에 전할지 주목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미사에 초청돼 교황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 교황은 미사에 앞서 7대 종단 지도자들도 만난다. 한편 광복절에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다. 이 자리에는 천주교 신자들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등이 첨석할 예정이다.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이 세월호 생존자와 유족을 따로 만나 아픔을 어루만진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청년을 위하여 순교자 기리며 평화 기원하며…사랑이 옵니다

    청년을 위하여 순교자 기리며 평화 기원하며…사랑이 옵니다

    ‘1282년 만의 비유럽권 출신 교황.’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건강상 이유로 사퇴해 세계인의 관심 속에 지난해 3월 취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의 사도’로 불린다. 취임 이후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천명, 사제들에게 ‘거리로 나가라’고 고함치는 교황. 취임 후 단 두 차례만 해외 순방길에 나섰던 그는 왜 한국을 택했을까. 오는 14∼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한국천주교와 정부의 초청으로 성사된 세계적인 사건이다. 당연히 종교인과 정치인 신분 방한이란 양면성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한은 종교적 목적, 즉 사목 방문의 비중이 크다. 4박5일간의 빡빡한 일정만 봐도 방한 첫날 청와대 방문을 빼곤 아시아청년대회와 한국 초기순교자 124위 시복식, 순교 성지 방문에 집중돼 있다. 아시아와 청년, 순교의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되는 셈이다. 교황청과 한국천주교가 거듭 강조한 대로 교황 방한의 주 목적은 대전과 충청 지역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참가다. 8월은 잘 알려진 대로 바티칸의 바캉스 시즌이다. 교황이 휴가를 반납하면서까지 세 번째 해외 방문지로 아시아 한국을 택한 데 세계 천주교의 이목이 쏠리는 게 당연하다. 더구나 교황이 아시아청년대회에 참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평소 아시아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 관심은 아무래도 아시아 지역에서 위축된 천주교의 위상 때문이다. 특히 청년들의 무관심이 큰 문제로 대두된 실정이다. 여기에 지구상 유일한 분단 국가인 한반도의 특수성을 무시할 수 없다. 평화와 화해를 줄곧 천명하고 실천하는 교황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주목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실제로 교황은 취임 이후 ‘한국은 아시아의 창이 돼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남겼다. 그래서 방한 마지막 날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할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중 강론을 통해 발표할 메시지에 벌써 관심이 쏠린다. 소탈과 파격의 행보로 주목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년들을 향해서도 “도전하고 두려움을 떨치라”며 희망과 파격의 메시지를 쏟아낸다. 세상의 불의와 부정, 시류에 대항할 것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번 방한의 주 목적을 청년대회로 삼은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교황은 방한 중 청년 대표들과 두 차례 만나는 것을 비롯해 대회 폐막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또 한 번 세계 청년들에게 선 굵은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한국 천주교는 외래 선교사의 도움 없이 자생적으로 공동체를 태동시킨 독특한 역사를 갖는다. 목숨까지 바쳐 가며 신앙을 지켜낸 순교자는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 103위 순교자의 시성식을 위해 한국에 도착한 뒤 땅에 입을 맞추며 ‘순교자의 땅’이라고 외쳤던 일화는 세계 천주교가 한국의 천주교를 어떻게 보는지를 가늠케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방한 중 그 순교자를 향한 존중과 배려의 행보를 이어 간다. 광화문 시복식을 직접 주례하고 순교 성지를 잇따라 찾아갈 예정이다. ‘순교의 땅’과 맞물려 한국천주교가 차지하는 위상도 교황 방문의 주요한 요소로 꼽힌다. 유럽 성당에서 신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교세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한국 천주교는 ‘이상하리만큼’ 교세의 성장을 과시한다. 천주교 신도가 총인구의 10.4%를 넘어섰고 교황청에 보내는 분담금도 아시아 최고임을 한국 천주교는 공공연하게 말한다. 교황의 방한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화두는 역시 낮은 자세와 소통이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배려의 만남은 여러 차례 있을 전망이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그리고 세월호 참사 유족과 생존자 면담도 들어 있다. 그런 한켠에선 교황의 위상이며 행사에 치우친 이른바 ‘교황 마케팅’에 대한 우려도 불거진다. 교황청은 여러 차례 ‘교황의 메시지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해 왔다. 그래서 12억 천주교 신자들의 영적 최고지도자이자 세계인의 정신적 지도자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이후 한국 천주교가 할 일은 많아 보인다. 한국 천주교는 분명히 긴장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위안부 문제 백악관까지 가면 뭐하나… 오바마가 직접 피해 할머니들 만나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87)·강일출(86) 할머니를 기자가 만난 것은 지난달 3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인 풀뿌리활동 콘퍼런스 갈라 및 위안부 결의안 7주년 리셉션’에서였다. 두 할머니가 그날 백악관을 방문해 면담을 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그로부터 닷새 뒤인 지난 4일. 미 하원 위안부 결의안 주역인 마이크 혼다 의원과 한인단체 시민참여센터의 주선으로 성사된 이 면담은 백악관 당국자가 트위터에 기념사진을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시민참여센터 관계자는 할머니들이 이튿날 국무부 당국자들도 만났으며, 백악관·국무부 당국자들과의 연쇄 면담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비공개였던 면담 내용도 당국자들이 “더 늦지 않게 이 문제를 주시하겠다”고 호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 정부의 위안부 관련 정책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백악관과 국무부는 지난 5일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였다. 패트릭 벤트렐 백악관 대변인은 위안부 문제가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점은 재확인하면서도 “우리의 정책은 그대로다. 한·일 간 관련 협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국무부 당국자들이 그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왔다”며 이번 면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일본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하자 일본 측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할머니들이 만난 백악관·국무부 당국자들도 공공업무국, 동아태국 실무 직원에 그쳐 영향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참여센터 측은 다음달 백악관 당국자를 또 만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백악관은 이를 부인했다. 한 소식통은 6일 “미국이 위안부 문제를 심각한 인권 문제로 인식하고 제대로 지원하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나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야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일본의 올바른 과거 인식을 촉구했지만 달라진 것이 별로 없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군사독재 36년 만에 외손자 품은 할머니

    군사독재 36년 만에 외손자 품은 할머니

    군사독재 시절 납치·실종된 아기들을 찾아 온 아르헨티나 인권운동가 에스텔라 데 카를로토(83) 여사가 36년 만에 찾은 외손자를 처음 품에 안았다. 카를로토가 대표로 있는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외손자가 확실하다는 소식을 들은 지 하루 만인 6일(현지시간) “기도 몬토야 카를로토가 36년 동안 지칠 줄 모르고 그를 찾아온 가족들과 행복하게 껴안았다”고 전했다. 기도의 친할머니인 오르텐시아 아르두아(91)씨도 사진으로 본 기도가 그의 아버지와 얼마나 닮았는지 이야기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기도의 생부도 감금 상태에서 살해됐다. 그는 손자를 만나기에 앞서 라디오 방송에서 “기도를 보는데 내 아들을 보는 것 같았다. 둘이 꼭 닮았다”고 말했다. 카를로토의 딸 라우라는 군사독재정권 시절 좌파 운동을 하다 체포돼 수용소에서 아들을 낳고 기도라고 이름을 지어줬지만, 두 달 뒤 살해됐다. 군인 가정에 강제 입양된 기도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남서쪽으로 350㎞ 떨어진 곳에서 이그나시오 우르반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오다 자신의 정체성에 의심을 품고 단체를 찾아왔다가 마침내 가족을 찾았다. ’더러운 전쟁’이라 불린 군사정권 기간 3만여 명이 납치·살해되고 기도를 포함해 좌파 활동가·반체제 인사의 자녀 500명이 강제로 군경 가족에 입양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인권탄압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독재자 호르헤 비델라는 2012년 아기 납치 혐의로 징역 50년형을 추가로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5월 숨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엔인권최고대표 “日, 위안부 문제 영구 해결하라”

    나비 필라이 유엔인권최고대표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6일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수십 년이 지난 이후에도 여전히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를 직접적으로 겨냥해 비난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이처럼 강력한 비판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또 “2010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정부에 전시 성노예 피해자에 대해 적절한 배상을 할 것을 강조했다”면서 “자신들의 인권을 위해 싸워 온 용감한 여성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배상과 권리 회복 없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는 것이 가슴 아프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미국 정부도 이날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패트릭 벤트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서울신문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최근 미 정부 관리들과 잇달아 가진 면담<8월 6일자 4면>에 대한 입장을 묻자 “1930년대와 40년대에 성을 목적으로 여성을 인신매매한 행위는 개탄스러운 것이며 중대한 인권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젠 사키 국무부대변인은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치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유엔의 권고를 수용해 진정한 반성과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14일 방한 일정 보니...

    프란치스코 교황 14일 방한 일정 보니...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성남 서울공항으로 입국하는 교황은 4박5일간 한국천주교 순교자들의 숨결이 깃든 곳을 다니며 한국의 신자와 아시아 젊은이들을 만난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이다. 지난해 3월 교황 취임 이전부터 줄곧 가난하고 소외된 자, 정의를 위한 행보를 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큰 사회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에서 어떤 메시지와 행적을 보일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항에서 나와 처음 가는 곳은 숙소인 청와대 인근의 주한교황청대사관이다. 교황이 방한 기간 내내 묵을 방은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왔을 때 지내던 곳이다. 그는 현재 방 주인인 주한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의 침대와 옷장을 그대로 쓸 계획이다. 낮 12시 이곳에서 개인 미사를 보고 오후에는 청와대를 방문한다. 청와대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하는 데 이어 주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한다. 이어 중곡동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로 옮겨 한국천주교 주교단과 직원들을 만나 연설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도심에서 만나도 될 주교단을 보러 굳이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에도 교황의 성품이 잘 드러난다. 그는 “주교들을 보려면 그들이 일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며 주교회의 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 때 한국 주교들을 만난 곳은 숙소인 교황청대사관이었다. 방한 이틀째인 15일은 한국의 광복절이자 천주교 성모승천대축일이다.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전용헬기로 아침 일찍 충남·대전 지역으로 이동해 하루를 보낸다 오전 10시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천주교 신자들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등이 참석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다. 미사가 끝난 뒤에는 세월호 생존자와 유족을 따로 만나 아픔을 어루만진다. 점심때는 세종시에 있는 대전가톨릭대에서 제6회 아시아 가톨릭청년대회에 참가한 각국의 청년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한다. 한국에서는 아시아 청년대회 홍보대사인 가수 보아와 20대 여성 신자가 ‘교황의 식탁’에 앉는 영광을 누린다. 오후에는 당진 솔뫼성지에서 아시아 청년대회 참가자들을 만나 젊은이들의 고민을 듣고 청년들이 각자의 삶과 교회 쇄신, 사회 개혁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16일에는 방한 최대 행사가 예정돼 있다. 순교자 124위 시복식이다. 오전 8시55분 한국천주교의 최대 순교지인 서소문 순교성지를 찾아 참배한다. 이번에 시복되는 124위 중 27위, 한국의 103위 성인 가운데 44위가 순교한 곳이다. 교황은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까지 1.2㎞ 구간에서 퍼레이드를 한 뒤 광화문광장 북쪽 끝에 설치된 제단에 올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한다. 광화문 일대에는 형조, 포도청, 의금부 터 등 순교자들의 피와 눈물이 배어 있는 곳이 몰려 있다. 2시간20분가량에 걸친 시복식이 끝나면 장애인요양시설인 충북 음성의 꽃동네로 이동한다. 교황은 이곳에서 장애인들과 한국 수도자 4천여 명,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대표들을 차례로 만난다. 17일 교황은 하루 대부분을 충남 서산 해미에 머문다. 오전에 해미 순교성지 성당에서 아시아 주교들을 만나고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데 이어 오후에는 인근 해미읍성에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다.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가 대미를 장식한다. 교황은 명동성당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등이 참석하는 미사를 집전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월호 생존자와 유족들처럼 위안부 할머니들도 별도 로 만날 가능성도 있다. 종교 화합을 강조해 온 그는 미사에 앞서 7대 종단 지도자들도 만난다. 미사에 초청받은 북한 천주교 관계자들의 참석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교황은 미사를 마친 뒤 낮 12시45분 서울공항에서 간단한 환송식을 통해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는 것으로 방한 일정을 모두 끝낸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美 ‘위안부 정책’ 전환?

    美 ‘위안부 정책’ 전환?

    일본군 위안부 관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지난달 말 백악관과 국무부 관계자를 잇따라 만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미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미 정부 당국자들을 만난 것은 처음으로, 미 정부의 위안부 관련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미주한인 유권자단체인 시민참여센터 김동석 상임이사에 따르면 이옥선(87), 강일출(86) 할머니는 마이클 혼다 하원의원의 주선으로 백악관 관계자와 지난달 30일에, 국무부 인사들과는 31일에 각각 두 시간 이상 면담했다. 두 할머니는 지난달 3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주한인 풀뿌리 활동 콘퍼런스 갈라 및 위안부 결의안 7주년 리셉션’과 4일 개최된 뉴저지주 유니언시티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 행사 참석을 위해 미국을 찾았다. 백악관 면담에서 두 할머니는 “우리는 곧 죽는다. 위안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미 정부의 역할을 요청했다. 이에 폴렛 애니스코프(여) 백악관 공공업무국장은 “더 늦지 않게 서둘러 이 문제를 주시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면담은 비공개였으나 애니스코프 국장이 4일 트위터에 할머니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을 올리면서 공개됐다. 국무부 면담에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담당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과 국무부가 위안부 할머니를 만난 것은 미국 내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군 위안부 문제 공론화 작업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미국 사회에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1분고발]“저렇게 화려한 옷 받은 적 없는데”…위안부 연극 ‘봉선화’, 피해 할머니들 반발

    [1분고발]“저렇게 화려한 옷 받은 적 없는데”…위안부 연극 ‘봉선화’, 피해 할머니들 반발

    위안부 문제를 다룬 연극 ‘봉선화’에 대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연극 ‘봉선화’는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극단(단장 김혜련)이 지난해 11월 초연을 시작으로 현재 미주 투어 공연 중에 있으며, 향후 유럽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해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장면들이 사실과 어긋나,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관련 내용을 수정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 박재홍 나눔의 집 과장은 “문제가 되는 것은 두 장면이다”며 “첫째 극중 위안부 피해자들이 기모노를 입고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피해자 할머니들은 당시 (실제로 작품에서 표현하고 있는) 그런 좋은 옷들을 입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표(전쟁지역에서 발행되는 일시적인 화폐)를 뿌리는 장면과 떨어진 군표를 위안부 피해자들이 줍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런 과장된 표현은) 할머니들께서 보시기에 불편한 장면이다. 일반 관객들이 봤을 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해 내용 수정요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지난해 11월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연극 ‘봉선화’의 첫 공연을 관람한 후 “저렇게 화려한 일본 옷과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공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세종문화회관측은 “나눔의 집 측이나 할머니들로부터 공연 내용의 수정에 대한 요구를 받은 바가 전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어 “연극 ‘봉선화’는 윤정모의 ‘에미 이름은 조선삐였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자는 일본군 점령지역에 따라 위안부들에게 군표를 지급한 곳이 있는가 하면, 전혀 지급하지 않은 곳도 있다. 연극 ‘봉선화’의 소재는 ‘필리핀의 사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군이 지급한 소위 군표라는 것은 모두 종이짝처럼 아무 소용없는 물건이 되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며 문제의 장면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처럼 세종문화회관 측은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돈을 뿌리는 장면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쓴) 원작을 연극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당시 위안부들의 고통을 전하기 위해 표현한 것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나눔의 집측은 “피해자 할머니들이 전쟁터에서 겪으신 고통을 잘못 묘사하는 것은 자칫 ‘일본에 의해 악용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특히 한국어를 모르고 역사적 배경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외국인들이 볼 때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봉선화’ 공연의 (과장된 표현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회복활동에 역행하는 것’이며,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이 공감하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봉선화’는 지난 2일 시카고 노스쇼어센터 극장 공연의 열린 공연에 이어 5일과 6일 뉴욕 퀸스 아트센터에서 교민 등을 대상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사진·영상=세종문화회관, Young Man Kang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나비, 악몽 떨치고 찬란히 날아오르길

    나비, 악몽 떨치고 찬란히 날아오르길

    “이 만화는 허구가 아닙니다.” 위안부 만화 ‘나비의 노래’를 그린 김광성 작가가 머리말을 연 문장이다. 만화를 다 읽고 난 뒤 다시 이 문장을 접하면 눈가에 머물던 눈물이 터진다. ‘나비의 노래’는 아픈 역사의 단면을 몸에 새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열여섯 살에 위안부로 끌려간 상처를 가슴에 품은 하금순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할머니는 평생의 고통을 아들에게조차 말 못한 채 70년을 살아왔다. 어느 날 일본 대사관 앞을 지나다가 자신처럼 ‘지옥’에서 살아나온 민순애 할머니를 만나면서 과거를 끄집어낸다. “누구도 이런 상처 입어서는 안 돼. 자신이 상처받고 싶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나도 인자 악몽을 떨쳐 버릴 기다. 모든 걸 털고 눈부시게 날아오를 거야. 우화하는 나비처럼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거야.” 할머니는 가족에게 과거를 ‘고백’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나선다. ‘나비의 노래’는 수채화처럼 부드러운 그림과 잔잔한 색감으로 이야기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덤덤하게 풀어내는 데도 할머니 얘기에 이입되는 것은 진실의 힘이다. 출판사 형설라이프는 ‘나비의 노래’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만화를 모은 ‘시선’과 ‘도라지꽃’을 나란히 출간했다. 지난 1월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세계인의 관심을 받은 그 만화다. ‘도라지꽃’(안수철 글, 강효숙 그림)에 수록된 ‘성전열차’와 ‘야마토 터미네이터’에는 당시 자행된 낙태와 잔혹한 일본군의 실상을 알린다. 박재동, 이현세, 차성진 등 작가 15명의 작품이 실린 ‘시선’에는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라는 공통된 요구를 담았다. 각권 1만 2000원.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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