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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포스코는 정쟁 대상이 아니다

    세계 철강업계 4위인 포스코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고 외국인 지분이 46%에 이른다. 계열사 수 36개, 자산총액 49조원으로 국내 재계순위 7위에 올라 있다. 2000년 민영화 이후 정부는 단 1주의 포스코 주식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목하 포스코 회장 인사개입 의혹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추태를 보면 시계추가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 정치인들은 아직도 포스코를 정부 산하 공기업쯤으로 생각하는 듯하다.임기가 한참 남았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물러나는 게 관례라고 여기는 권력 일각의 인식도 문제거니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임된 경영진에 대해 확인되지도 않은 압력설과 개입설을 흘리는 일부 야당 의원의 무책임한 폭로와 정치공세도 국민의 환영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민간기업의 CEO 선임에 권력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식의 의혹제기가 기업의 대외 신인도는 물론 국가브랜드를 얼마나 깎아내릴지를 염두에 뒀는지 묻고 싶다.정준양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을 CEO로 뽑은 지난 1월29일의 포스코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결정에는 하자가 없었다. 경쟁자로부터 제기된 압력설에 대해 논의를 거쳤고, 정식 투표 끝에 정 회장을 선임한 것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생존 자체가 관건이다.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이다. 망망대해를 헤쳐 가는 기업을 외풍에서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흔들어서 무얼 얻으려는 것인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 “제주 올레 걸으며 절경 만끽하세요”

    “제주 올레 걸으며 절경 만끽하세요”

    제주의 아름다운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제주올레 걷기코스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본격 육성된다. 서귀포시는 올해 사업비 9억 6100만원을 들여 제주올레 걷기코스에 대한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올레코스 환경정비 및 안전을 위해 17개 구간에 우회코스를 개설하고 시멘트 및 아스콘 포장도로 2개 구간를 흙길로 복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존건물의 화장실 개방 및 이동식 화장실 설치 등을 통해 모두 71곳에 화장실을 만들고 쉼터 75곳, 할망민박 30곳, 무인카페 10곳, 건강체험관 10곳 등을 조성한다. 특히 올레코스 60여개 마을의 스토리텔링을 발굴하고 저명인사가 참여하는 올레걷기행사와 허니문 제주올레 행사 등도 추진된다. 시는 제주 올레의 관광자원화로 관광객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올레란 제주어로 거리길에서 대문까지 집으로 통하는 좁은 골목길을 뜻하며, 서귀포시 해안가를 중심으로 12개 걷기코스가 개발돼 있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jejuolle.org)를 참조하면 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가족 재산 고지 거부한 의원 101명 공개합니다

    가족 재산 고지 거부한 의원 101명 공개합니다

    따로 살림을 꾸린다는 이유로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한 국회의원 숫자가 되레 늘었다고 주간지 ‘위클리 경향’이 9일 짚었다.  지난해 잡지가 18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재산등록 상황을 조사했을 때 가족 재산 고지 거부자는 94명이었는데 올해는 101명으로 늘었다는 것.이 숫자는 전체 대상 의원 292명의 34.6%에 해당한다.의원 3명 중 1명 꼴로 부모 또는 자녀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새롭게 고지 거부를 신청한 초선의원측은 “처음에는 경험이 없어서 재산을 등록했으나 국회에 들어와서 보니 대부분 다른 의원도 고지를 거부하고 있었다.”며 “고지 거부가 가능한지 문의했더니 가능하다고 해 거부했다.”고 말했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지난해 3월 말 공표된 17대 국회의원의 재산 내역에서는 전체 299명 가운데 92명이 고지를 거부해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재산 상위 10위 의원 가운데 6명이나 고지 거부  국회의원이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하기 위해선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별도 생계를 유지하는 자로서 매월 73만 6268원 이상을 벌면 된다.이 금액은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하는 1인가구당 최저생계비 49만 845원의 1.5배에 해당한다.공직자윤리위 관계자는 “사전에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독립생계 유지를 입증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고지 거부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배우자의 재산 고지 거부를 신청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재산 상위 리스트에 오른 의원들도 재산 고지를 거부한 경우가 많았다.834억여 원으로 전체 2위를 차지한 조진형(한나라당) 의원은 장남과 손자, 손녀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5위를 차지한 정의화 의원은 부모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7~10위를 각각 차지한 강석호·임동규·문국현·이상득 의원 역시 부모 또는 자녀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이 61명, 민주당 23명, 자유선진당 9명, 친박연대 5명, 창조한국당 2명, 무소속 1명이었다.한나라당은 3명 중 1명 꼴로, 민주당은 4명 중 1명 꼴로 재산 고지를 거부한 셈이다.자유선진당은 2명 중 한 명꼴인데 이회창 총재는 장남과 차남 재산에 대해,심대평 대표는 아들 3명과 손자 2명, 손녀 3명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친박연대는 8명의 의원 중 5명이 부모 또는 자녀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창조한국당은 해당자 2명 중 문국현 대표, 이용경 의원이 모두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문 대표는 어머니, 이 의원은 어머니를 비롯해 장남·차남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재산 고지를 거부한 초선 의원은 43명으로 비율로는 42.6%로 18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 형제 모두 장남 재산 안 밝혀  자녀의 재산 고지를 거부한 의원은 36명이었다.딸이 대상인 3명의 의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33명이 모두 장남을 고지 거부 대상자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장남과 손자 2명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이 대통령 역시 장남 시형씨의 재산을 독립생계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고지를 거부했다.이윤성 국회 부의장은 장남과 손자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적지 않은 의원이 새롭게 고지 거부를 신청한 반면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지난해에는 고지를 거부했다가 이번에 장남과 차남의 재산을 처음으로 신고했다.  부모 재산을 고지 거부한 의원측은 “다른 형제가 부양하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재산을 공개한다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17대 국회에서 자녀의 재산을 고지 거부했던 한 의원은 “부모와 자녀의 사이가 좋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첫째와 둘째 자녀의 재산이 많이 차이날 수도 있는데 아버지를 정치인으로 둔 죄로 어떻게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고지 거부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보고 있다.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의 장정욱 간사는 “재산 공개란 고위 공직자에게 벌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업무상 이익을 취하거나 재산을 은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인 만큼 독립생계를 이유로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하는 것은 재산 공개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5080] 은퇴자 재테크 엿보기

    실제 은퇴자들은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재테크를 할까. 6년전 퇴직한 A(72)씨의 사연을 들어봤다. 서울의 한 대학 교수직을 그만둔 그는 30년간 일한 대가로 현재 월 250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20년 동안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가정에 비해 다소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부부가 넉넉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 그는 일단 매월 의무적으로 30% 이상을 저축한다고 했다. 그는 “퇴직연금에 기대다가 나중에 병들거나 많이 늙었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저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서 “펀드가 좋다고 해서 몇년 전에 해보기도 했지만 요즘 같은 때 당장은 안정성면에서 정기예금이나 적금보다 좋은 재테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금액은 두명 있는 손자들의 교육을 위해 따로 교육비 연금을 활용한다. 아들 내외와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생활비는 최소화할 수 있는 상태다. 그는 “요사이 저축하는 것이 미덕이 되지 않는 세태가 만연해 젊을 때 흥청망청 돈을 써버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주변에 저축에 신경쓰지 않다가 은퇴 후에는 모임에 나와서 1만원 쓰기도 벅차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가 은퇴 후에도 저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강사시절 경제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20, 30대에는 불안정한 경제사정 때문에 집을 장만하지 못하고 이사를 14번이나 했다. 서울에 자신의 집을 장만한 것은 14번의 이사가 끝난 뒤였다. 그러나 생활비가 부족해 동네 가게에서 외상구매를 할망정 적금이나 정기예금을 중단한 적은 없었다. 그는 “과거 얘기이지만 리어카를 끌고 이사를 해본 적이 많이 있다.”면서 “당장은 힘들어도 20, 30년 후를 생각하니 저축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후에 노후를 보장받으려면 젊을 때 최소 소득의 20% 이상을 저축이나 연금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남이 장에 간다고 나도 따라가는 식으로 펑펑 써대면 남는 것이 없다.”고 조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나눔 바이러스 2009] 제주 해녀의 서로 나누기 정신

    [나눔 바이러스 2009] 제주 해녀의 서로 나누기 정신

    봄볕이 완연한 8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리 국토 최남단 마라도 앞바다. 검은 잠수복 차림에 빗창을 들고 물안경을 낀 해녀 대여섯명이 물질을 하고 있다. 소라·전복·미역 톳을 건져 올리며 “푸후~”하고 가쁜 숨을 몰아쉰다. 가까이 가서 보니 모두 60,70대 할머니들이다. 이 바다는 언제부턴가 해녀들이 스스로 정해놓은 ‘할망바당(할머니 바다의 제주 사투리)’로 전해져 온다. 수심이 얕다. 60세 이상 나이든 해녀들만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는 곳이다. 동료 해녀들이 배려해 두었다. 60세가 되지 않은 해녀들은 이곳에 들어가지 않는다. 불문율처럼 지키고 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해녀들의 나눔 정신이 깃든 곳이다. 마라도 인근 가파도에도 3년전에 할망바당이 새로 생겼다. 가파도 어촌계는 65세 이상 해녀들만 물질을 하는 수심 4~5m 깊이의 가파도 전역의 얕은 바다를 할망바당으로 정했다. 이곳에는 해산물 채취가 왕성한 ‘상군해녀(선박을 이용해 깊고 먼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할머니 해녀들의 생계를 위해서다. 매년 7월 자망어업으로 잡힌 8㎝ 미만의 잔소라 등을 할망바당에 도로 넣어둔다. 해녀들이 잡도록 한 배려다. 김명환 가파도 어촌계장은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바다 생태계 변화로 해녀들이 채취하는 해산물이 해가 갈수록 줄고 있지만 그래도 서로 나누면서 함께 살아가자는 게 바로 할망바당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는 해녀들의 사회봉사 정신이 깃든 ‘학교바당’이라는 이색 바다가 있다. 온평리 바닷가 인근 온평초등학교는 1946년 4개의 교실을 짓고 문을 열었다. 그러나 교실이 부족해 학생들은 마을 공회당 등 이곳저곳을 전전해야 했다. 그러자 끼니조차 어려웠던 온평리 해녀들은 미역을 채취한 돈을 학교에 기부, 교실을 지어줬다. 온평리 바다어장은 학교바당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4년 뒤 화재로 교실이 불타 버리자 해녀들은 또다시 학교바당에서 채취한 미역을 팔아 교실을 새로 지어주었다. 당시 해녀회장이었던 조순월(82·성산읍 온평리) 할머니는 “그때는 마른미역 열 근이면 좁쌀이 한 말이라 미역을 장에 가서 팔아 좁쌉과 바꿔먹었다.”면서 “미역이 생계수단이었지만 미역밭(바다)에서 생긴 돈으로 학교를 새로 짓자는 의견이 나오자 해녀들이 흔쾌히 승낙했다.”고 말했다. 해녀들의 나눔 정신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리와 온평리의 해녀잠수회칙에는 ‘잠수회의 공동기금은 가장 절실한 사람, 가장 급한 마을일에 먼저 쓴다.’고 성문화됐다. 좌혜경 제주해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요즘도 해녀들끼리는 해산물 채취량이 적은 동료 해녀의 테왁(망태기)에 자신이 잡은 해산물을 슬쩍 넣어주는 ‘게석’이라는 나눔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경기 불황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서로 나누고 배려하는 제주 해녀들의 나눔 정신이 널리 전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청도 소싸움축제 입장권 강매 물의

    경북 청도군이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에 아랑곳없이 이달 말 개최 예정인 ‘청도 소싸움 축제’ 행사장 입장권을 읍·면 사무소와 지역 기관·단체 등에 무더기로 할당해 강매 논란이 거세다. 9일 청도군에 따르면 군은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개최될 청도소싸움 축제 입장권 26만장(예매분 14만장, 현장 판매분 12만장)을 최근 발행, 예매에 들어갔다. 장당 예매 가격은 현장 판매보다 최고 1000원 정도 싼 일반 4000원, 학생 3000원, 우대(경로자 및 군인 등) 2500원 등이다. 그러나 군이 소싸움 축제 입장권을 예매하는 과정에서 읍·면사무소를 통한 이장협의회와 기업체 등에 일방적으로 예매량을 할당해 반발을 사고 있다. 이장협의회 등에 따르면 군청과 9개 읍·면사무소는 이장 210여명에게 마을별 가구 수에 따라 적게는 50장, 많게는 600여장씩을 배정해 예매를 받고있다. 할당량은 1.5가구당 2장씩 배정됐다. 군은 또 군청 20여개 실·과·소와 읍·면사무소별로 평균 300장 안팎의 축제 입장권을 판매토록 하는 한편 지역의 일부 기관·단체와 기업체들에는 수십~수백장씩의 입장권 구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입장권 예매 및 판매는 군과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거래 업체들의 출입이 잦은 재무과가 맡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군이 상당수 업체에 다량의 축제 입장권을 떠맡기다시피하는 등 사실상 강매하고 있다.”면서 “심각한 경기침체로 부도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영세 업체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피해를 줘서야 되겠느냐.”고 반발했다. 김모(53·여·상업)씨는 “군이 축제 입장권 구입을 요구하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이런 요구에 이젠 신물이 난다.”며 못마땅해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축제 입장권 강매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실태를 파악해 문제가 있으면 시정하겠다.”고 해명했다. 청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지방시대] 제주~완도 해저터널 정부가 나서야/고태우 한라대 교수

    [지방시대] 제주~완도 해저터널 정부가 나서야/고태우 한라대 교수

    제주 선인들이 설문대할망을 통해 이루려고 했던 연륙(連陸)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까. 한때 제주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이 무엇이냐는 난센스 퀴즈에 ‘바다가 육지라면’이라고 답했다. 이 퀴즈 속에 담긴 그 제주인들의 간절한 바람은 더 이상 꿈이 아닐 것인가. 최근 한국교통연구원이 “고속철도를 제주까지 연결할 경우 새로운 국가성장축이 조성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제주와 전남 완도를 잇는 해저터널 건설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더욱이 얼마 전 국회에서도 해저터널 실현 가능성에 관한 한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해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국토해양부장관이 “초광역개발권 구상 속에 제주와 완도를 잇는 해저터널 문제도 연구 검토 대상에 포함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에 제주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주인들의 가장 절실했던 오랜 꿈 하나가 바로 해저터널이든 다리든 곧장 육지로 연결되는 것이었다. 오죽했으면 설문대할망 설화를 만들어 냈을까. 옛날 제주도에 설문대할망이라는 거인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는 한라산보다 커서 아무리 깊은 바다라고 해도 무릎에 닿는 정도였다. 설문대할망은 제주사람들에게 제안을 하나 한다. 옷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명주 100동(1동은 50필)을 만들어 주면 제주와 육지를 잇는 다리를 놓아 준다는 것이었다. 제주 사람들은 온 힘을 모아 명주를 모았지만, 딱 한 동이 모자라고 말았다. 결국 연륙의 꿈은 무산되고 설문대할망은 죽고 만다. 그 꿈이 국책사업으로 부활할 것인지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구상이 완성되면 서울에서 출발하면 약 2시간26분, 목포에서는 40분이면 제주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제주의 생산유발효과도 44조 143억원, 임금유발효과는 6조 3876억원, 고용유발효과는 34만 4800여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진실로 제주인의 오랜 꿈을 실현할 마루턱에 서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제주인들은 왜 그렇게 연륙에 연연하는가. 교통과 물류, 그리고 연륙의 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지인 제주도에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고, 도민들의 뭍 나들이가 불편하고, 제주도의 물가가 물류비용으로 인해 비싸다고 한다면 제주는 늘 정체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해저터널이 개통된다면 사정이 완전하게 달라질 것이다. 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홍콩과 싱가포르와 같은 물류와 금융, 관광도시로서의 새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 또 제주관광의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유통비 절감을 통한 물가안정을 추구할 수 있다. 부산~일본간 해저터널 논의를 제주로 돌릴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그럴 경우 제주도는 한반도를 거쳐 중국과 러시아, 유럽을 잇는 허브로서의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가 세계적인 국제자유도시가 되려면 하루 100만명의 유동인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하루 3만명만 몰려도 항공난으로 쩔쩔 매는 제주의 운송수단으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래서 해저터널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가 해저터널 실현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운하보다 더 큰 치적을 남길 수 있는 것이 바로 해저터널 사업이다. 국토의 균형발전도 해저터널에서 비롯될 것이다. 망설일 필요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제주와 완도의 해저터널 연결은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고용을 창출하는 획기적인 사업이다. 신 태평양시대를 앞서 여는 길이다. 결코 마다할 일이 아니다. 해저고속철을 타고 2시간30분만에 서울까지 갈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고태우 한라대 교수
  • [정준모의 시시콜콜 예술동네] 덕수궁 근대미술전 찾는 이유

    [정준모의 시시콜콜 예술동네] 덕수궁 근대미술전 찾는 이유

    요즘 덕수궁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근대미술걸작선-근대를 묻다’ 전(3월22일까지) 때문이다. 지난 한 달 동안 벌써 10만의 관객을 모았다니 “관람객 없는 것을 관람객들 탓”으로 돌렸던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민망한 노릇이다. 그런데 이 전시를 관람객이 유독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람료가 없다고 하지만 덕수궁 입장료는 내야 하는 형편이니 마냥 공짜라고마는 할 수 없는데 말이다. 입장객들을 유심히 보면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 그들은 한국인에게 ‘근대’란 어떤 것일까. 당시 사람들이 맞닥뜨려야 했던 “‘근대’는 그들의 삶과 생각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라는 질문을 가지고 전시장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문물이 물밀듯이 들어 오고, 세계열강들의 조선반도에 대한 야욕과 일제강점기라는 가장 어려웠던 시절 그들의 근대는 지금의 국제 금융위기로 비롯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터이다. 관객들은 역사를 통해, 당시의 미술품을 통해 당시를 살았던 그들이 어떻게 세파를 견디고 이겨 내면서 스스로들을 다졌을까 하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찾은 전시장에서 ‘근대인’들의 변화하는 모습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이미 여성들은 남성들의 구속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지기 시작했으며, 자유연애 바람은 절절한 한 화가의 연서에서 읽을 수 있다. 또 6·25전쟁으로 피폐해진 삶과 폐허를 그린 그림에서 지나간 우리의 처지를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해 준다. 많은 전시들이 열리고 있지만 항상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던데 반 해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란 세상과 담을 쌓고 단순하게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 주는 곳이 아니라 어제를 통해 오늘의 우리를 보고, 내일 우리 모습을 그려 보는 곳이라는 미술관 본래의 모습과 역할을 다시금 새기게 해 준 것도 성과 중 하나이다. 바로 단순히 그림을 나열하고 자료를 늘어 놓는 전시가 아닌 ‘미술관 해석’이라는 박물관학의 기본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미술품의 수집과 보존이다. 그리고 이렇게 수집한 박물관학에서는 ‘자료’라 부르는 ‘작품’을 어떤 입장을 가지고 읽고, 분석하고 다시 재구성하는 것이 바로 ‘미술관 해석’이다. 그 해석의 성과물은 바로 전시로 드러나서 관객들을 만나고 작품에 담겨 있는 시대정신과 당시의 사람들의 삶과 생각의 편린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우리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일부 작품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소장가들이 출품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어렵게 소장하고 지금껏 애지중지해온 그림을 보상은 해 주지 못할망정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바람에 속이 상한 탓이다. 그래서 국립미술관에는 더더욱 작품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탁월한 미술관 해석을 통해 근대정신을 구현한 이번 전시가 ‘미술품 소장’이라는 아름다운 행위를 범죄시하는 비근대적 정신 때문에 훼손당한 셈이다. 정준모(미술비평, 문화정책)
  • ‘워낭소리’ 성공했지만 갈길 먼 독립영화

    ‘워낭소리’ 성공했지만 갈길 먼 독립영화

    독립 다큐멘터리영화 ‘워낭소리’의 ‘대박’에 이은 ‘낮술’의 선전에도 독립영화계의 한숨은 그치지 않고 있다. 한 두 작품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의 제작 여건은 여전히 열악하기 그지 없는 데다, 관련 지원 정책은 오히려 축소·폐지되는 등 제작 현실이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00년부터 해마다 5억원의 예산을 들였던 홍보·마케팅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폐지했다. ‘워낭소리’도 이 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돼 4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바 있다. 독립영화인들은 “제작여건을 보면 ‘워낭소리’가 흥행에 성공한 것도 거의 ‘로또 당첨’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면서 “독립영화 관련 예산이 확대되진 못할망정 삭감되거나 정책이 실종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워낭소리’의 고영재 PD도 “독립영화와 관련해 중장기적인 진흥정책이 필요하며, 정책을 만들 때도 일방적으로 공표할 것이 아니라 여론수렴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론 수렴 거친 중장기 진흥정책 필요 멀티플렉스 극장의 개봉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멀티플렉스가 제작비나 마케팅 비용, 스타급 배우 출연 여부로 상영작을 결정해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다는 것이다. ‘워낭소리’ 배급사인 인디스토리 남희승 씨는 “7개관으로 시작한 ‘워낭소리’도 처음에는 멀티플렉스 극장이 대부분 상영을 거절해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보통 독립영화는 상영관 1개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늘어 봤자 서울지역 5개관에 그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GV 홍보팀 윤여진 씨는 “CGV는 ‘워낭소리’ 개봉 전부터 2주차에 CGV 무비꼴라쥬에서 개봉하기로 이야기가 돼있었다.”면서 “‘워낭소리’의 흥행에 멀티플렉스에서의 상영이 많은 기여를 했다는 데서도 드러나듯, 멀티플렉스도 독립영화에 관객만남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 건립에 기대 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3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독립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독립영화 인큐베이팅 시스템’의 필요성을 언급해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장관은 “현행 지원 제도에서 떨어진 사람에게도 인큐베이팅 지원을 해줘 클 수 있는 길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겠다.”며 실무자들에게 정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어 지난 15일 ‘워낭소리’를 관람한 이명박 대통령도 “만화영화와 독립영화를 함께 상영하는 전용관을 확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현재 사업 중단 중인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 건립이 다시 추진될지 주목된다. 독립·예술영화계의 숙원인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은 제3기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진흥기금 250억원과 서울시 예산 250억원을 들여 건립하려던 것으로, 현재의 4기 영진위가 들어서면서 올 영화진흥기금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이 빠지는 등 표류하고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6) 설원천국 한라산 윗세오름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6) 설원천국 한라산 윗세오름

    제주에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새해 첫날부터 서설(瑞雪)이 내렸다. 새해 첫눈은 예로부터 길조로 여긴다. 한라산은 강원도 대관령과 울릉도 나리분지 못지않은 다설 지역이다. 11월 중순에 내리기 시작한 눈은 이듬해 3월까지 내리면서 쌓인다. 그래서 제주 어느 곳에서나 눈을 머리에 인 한라산을 볼 수 있고, 그 품에서 설국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제주의 겨울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몇 차례 없을 정도로 따뜻하지만, 1950m 높이의 한라산은 툭하면 폭설이 쏟아진다. 2005년 12월과 이듬해 1월 사이에는 무려 2m 20㎝의 기록적인 적설량을 보이기도 했다. 폭설이 내린 뒤 맑게 갠 한라산 풍광은 히말라야와 알프스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1시간 이어지는 ‘눈부신 터널´ 한라산의 등산 코스는 크게 두 가지. 성판악~정상~관음사 코스와 어리목~윗세오름~영실 코스가 그것이다. 그 중 눈길을 걷기에는 정상 코스보다 한라산의 풍만한 허리를 따라 도는 윗세오름 코스가 좋다. 이 길은 전체적으로 완만해 산행 부담이 없고, 온통 하얀 눈나라 속에서 악마의 성처럼 솟구친 백록담 화구벽의 경이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등산로 들머리인 어리목 광장(970m)은 겨울철이면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한다.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하는 모습은 언제나 흐뭇하다. ‘세계자연유산‘이라고 적힌 거대한 간판 뒤에서 산길이 시작된다. 한라산의 가장 큰 가치는 다양하면서 독특한 생태계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4000여 종의 식물 가운데 1800여 종이 한라산 자락에서 자란다. 한라산 특산 식물만 무려 70여 종이니 그야말로 희귀 식물 자원의 보고다. 숲이 우거진 산길로 들어서면 눈꽃 터널이 시작된다. 이 터널은 사제비동산까지 1시간가량 이어진다. 앞에 가던 사람들이 스틱으로 눈 쌓인 나뭇가지를 건드리자 머리 위로 눈폭탄이 떨어진다. 깔깔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눈밭을 구른다. 비탈길을 오르다 보면 유독 특이하게 생긴 나무가 나타나는데, 나이가 오백 살이 넘은 송덕수(頌德樹)다. 제주에 흉년이 들면 이 물참나무가 열매를 떨어뜨려 백성들이 굶어 죽는 것을 면하게 해 주었다고 한다. 잠시 한숨을 돌리고 조금 더 다리품을 팔면 갑자기 나무들이 사라지고 시야가 뻥 뚫린다. 사제비동산(1428m)이다. ●‘악마의 성´ 같은 백록담 화구벽 사제비동산에 들어서면 한라산은 수고했다는 듯 사제비약수를 내놓는다. 달콤하게 목을 축이고 다시 30분가량 평탄한 길을 따르다 보면 눈 덮인 구상나무숲이 나타난다. 눈보라를 온몸으로 두들겨 맞고도 의연하게 서 있는 구상나무들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그 뒤로 백록담 화구벽의 웅장한 풍경이 드러나면 우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 풍경이 제주 10경 가운데 7경인 녹담만설(潭晩雪)이다. 백록담에 눈이 덮여 장관을 이루는 경치는 이곳 만세동산(1606m)에서 보는 것이 으뜸이다. ●선작지왓 눈꽃 장관 만세동산부터 윗세오름대피소까지는 평지와 다름없다. 백록담 옆으로 저마다 독특한 생김새를 자랑하는 민대가리오름, 장구목, 어슬렁오름, 윗세오름 등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윗세오름대피소(1700m)에 도착한다. 이곳 대피소가 어리목 코스의 종점이다. 대피소에서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하산은 영실 방향으로 잡는다. 윗세오름을 오른쪽으로 끼고 크게 돌면 샘터가 나온다. 이른 아침에 노루들이 목을 축인다고 해서 노루샘이다. 노루샘부터 병풍바위까지는 만세동산처럼 시원한 설원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그 유명한 선작지왓이다. 봄여름으로 털진달래와 철쭉이 장관으로 펼쳐지는 곳이다. 뒤를 돌아 보면 풍만하게 살찐 윗세오름과 방애오름이 보기에 좋다. 두 봉우리의 빵빵한 곡선을 보고 있자니, 그 옛날 한라산을 깔고 앉아 한 발은 제주도 앞바다의 관탈섬에, 다른 발은 마라도에 얹고 빨래를 했다는 설문대할망의 엉덩이가 떠오른다. 설문대할망이 소변을 보자 땅이 파이면서 우도가 만들어졌다니, 제주 옛 사람들의 상상력은 참으로 통 크다. 병풍바위에서 급경사를 내려오면서 눈을 뒤집어쓴 영실기암을 구경하고, 분위기 그윽한 아름드리 적송 지대를 통과하면 산길은 끝이 난다. 한라산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이토록 부드러운 눈길을 걸을 수 있을까. 어리목 광장에서 윗세오름대피소까지 4.7㎞ 2시간, 대피소에서 영실까지 3.7㎞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산악전문작가 # 가는 길과 맛집 김포·청주·부산 등에서 비행기를 타거나 부산·완도 등에서 배를 타고 제주에 도착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공단은 2월8일까지 금·토·일, 공휴일에 제주고~어리목 구간에 무료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시간은 08:00~17:00. 문의 (064)713-9950. 제주시 노형동의 흑돈가(064-747-0088)와 서귀포시 상예동의 쉬는팡가든(064-738-5833)은 흑돼지로 소문난 맛집이다.
  • “피 같은 세금,물 같이 쓰더군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조해진(초선) 의원이 “지난 6개월 동안 예결위원으로 활동해 보니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물 같이 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예결위 심의활동과 운영상의 문제점을 강력 비판했다. ●“예산서도 못 읽는 초선 대거 포진” 조 의원은 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의원연구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주최한 ‘국회 예결산 심의제도 이대로 좋은가.’라는 토론회에 지정토론자로 참석,“예결위원 가운데 저를 비롯해 70~80%가 초선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경험도 전문성도 없는 사람들이 한 해 예산을 심의·편성하는 예결위원으로 활동하다 보니 심사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물론 예결위가 정치 공세를 펴고 자기 지역구 사업 문제를 질의하는 자리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친이직계로 안국포럼 회원인 조 의원은 “예산서를 제대로 읽지도 못하는 초선을 대거 포진시키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정부 자료를 회의 직전에 받는 것도 문제지만 저는 그 자료를 10분의 1도 못 읽었다.한 번 읽어선 파악하기도 어려운데 이를 심층 분석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는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정쟁에 나라 망하겠다는 우려도” 그는 “특히 과거 경제부처 장관과 총리를 지냈던 분들이 야당 예결위원으로 들어와 대정부 질문을 할 때 대안제시는 못할망정 ‘부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냐.’,‘서민 죽이기만 한다.’는 등 정치 선동만 일삼는 것을 보면서 이러다 나라가 망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했다.”고 털어 놨다. 조 의원은 “어느 상임위에서 한 의원이 예산소위에는 출석 한 번 하지 않다가 수백억원의 지역 예산을 집어 넣는 것을 보고 ‘나는 바보인가보다.’라는 생각도 했다.”면서 “국회와 정부가 세금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예산을 짜는지 절실성이 부족하다고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상임위 안배 문제를 개선하고,예산 심의 기간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야 제대로 된 심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쌀 직불금 파문] 농심 뿔났다

    ‘농심(農心)이 뿔났다.’ 공무원을 포함한 28만여명이 쌀소득보전직불금을 부당하게 수령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농민들의 분노가 극에 이르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이봉화 차관 등 고위공직자들의 쌀 직불금 불법 수령에 대해 형사고발 등 강력 대응할 방침으로 알려져 파문은 고조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 대표자들은 1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직불금 불법 수령 및 신청 고위공직자 명단 공개와 해임 등 중징계를 촉구했다. 이들은 “불법으로 쌀 직불금을 수령 또는 신청한 고위공직자가 100명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생산비 폭등과 이명박 정부의 저농산물가격 정책으로 실의에 빠진 농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정부가 되겠다.’,‘기초 법질서를 확립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에 어물쩍 넘어갈 경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련)도 이날 성명을 내고 “농민이 받게 돼 있는 쌀 직불금을 이봉화 차관 등 고위공직자가 양도소득세 감면을 위해 직불금을 불법 신청해 그 분노는 더하고 있다.”고 질타했다.한농련은 16일 오전에는 충남 태안군 태안읍에서 고위공직자 쌀 직불금 불법 신청과 농협 성과급 잔치를 규탄하며,‘쌀 값 보장 촉구 논벼 갈아엎기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장흥군농민회도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직불금을 빼앗아 간다는 것은 농산물 도둑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파렴치한 짓”이라면서 “폭락하는 쌀값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대책을 세우지 못할망정 고위 공직자들이 농민들의 조그마한 직불금마저 가로챈 것은 벼룩의 간을 빼먹는 후안무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람사르 습지 등록 8곳→11곳으로 확대

    람사르 습지 등록 8곳→11곳으로 확대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와 강원도 오대산국립공원습지, 제주도 물장오리습지 등 세 곳이 새롭게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고 환경부가 13일 밝혔다. 국내 람사르 습지는 오대산 용늪과 창녕 우포늪 등 8개에서 11개로 늘어났고 총면적도 8만 1986㎢로 확대됐다.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는 경지 정리로 훼손위기에 처한 곳을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시민성금을 조성해 매입했다. 현재 지역주민과 함께 성공적인 습지관리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대산국립공원습지는 질뫼늪과 소황병산늪, 조개동늪 등 해발 780∼1056m에 위치한 습지를 통칭하며 산양과 수달, 검독수리, 기생꽃 등 다양한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제주 물장오리습지는 해발 900∼937m에 위치한 산정 화구호(火口湖)로 제주도 개벽전설의 여신 ‘설문대 할망’ 이야기가 깃든 제주도 물장오리 오름에 형성돼 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람사르협약은 ‘물새 서식시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158개국이 가입돼 있으며, 오는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제10차 당사국총회´가 열린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할말 많은 투신권

    투신권이 요즘 ‘공공의 적’으로 몰리는 양상이다. 증시 불안의 주범으로 몰리면서다. 어려운 장세에 버팀목이 되어주지는 못할망정 혼자만 살려고 주식을 마구 내다 판다는 비난이다. 증권업협회는 10일 증권사 사장단 긴급간담회를 열고 기관투자가들의 과도한 매도를 자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런데 이날 투신권은 757억원을 순매도했다. 장중 한때 순매도액은 2000억원대에까지 이르렀지만 오후 들어 증시가 오르면서 그나마 줄어든 액수다. 증권사나 보험사 같은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각각 34억원,796억원 순매수한 것과 대비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지난 7일에도 한차례 있었다. 증시불안이 이어지자 투신권 사장들이 모여서 우리도 과도한 매도를 안 할 테니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요구를 막아달라고까지 했다. 선언 당일에는 790억원 순매수로 조금 생색을 내는가 했더니 그 다음날에는 아예 대놓고 1733억원을 순매도해 버렸다. 물론 투신권은 억울하다고 펄쩍 뛴다. 고객 돈을 위탁관리하는 입장에서 고객들 돈을 마음대로 운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데다 증시 상황이 안 좋다 보니 환매 압력에 대응할 여유자금도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어쩔 수 없이 매도할 뿐이라는 항변이다. 그러나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 이익을 원한다면 증시 불안을 극복하는데 동참하겠다는 립서비스를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글로벌 신용위기 때문에 ‘셀코리아’를 외친 외국인투자자들보다 더 급박하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1500선에서 1300선까지 급격하게 내려앉은 지난달 25일부터 10일까지 11거래일 동안에 투신권이 순매도한 금액은 1조 4951억원이다. 외국인의 이 기간 순매도금액 1조 3497억원보다도 1500억원 정도가 더 많다. 대조적으로 이 기간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국민연금은 증시 방어를 위해 6322억원을 쏟아부었다. 펀드를 통해 모아둔 유동성 자산만 5조원(9월말기준)에 이르는 투신권은 지나치게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독교도 “정부, 종교 편향 문제 있다” 지적

    지난 27일 6만여명(경찰 추산·주최측 추산 20만여명)이 참가한 범불교도대회와 관련,기독교 일각에서도 정부의 종교 편향적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일부 진보적 성향의 기독교 인사들은 범불교도대회 직후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인사를 직접적으로 겨냥 “실수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큰 과오”라고 비판했다. 불교에 이어 기독교 일각에서도 정부의 종교 편향적 태도를 문제삼고 나섬으로써 종교계 달래기에 나선 정부의 고심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득훈 목사(언덕교회)는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어제 열린 범불교도대회는 한국 교회의 수치”라며 “한국 교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대통령이 불자들을 감동시키지는 못할망정 대대적인 항의를 받게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 대통령의)큰 실수와 잘못 때문에 불교도들의 항의를 받은 것은 그리스도인의 명예가 다시 한 번 땅에 떨어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종교 편향적 태도를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불교도들의 반발이 조계종 지관 총무원장 차량 검문 등 최근 벌어진 사건들 때문만은 아니라고 밝힌 그는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공적인 자리에서 ‘서울시를 하나님에 봉헌한다.’는 말을 했다.이 같은 종교 편향적인 태도가 누적돼 지금의 사태를 낳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특히 이 대통령의 ‘서울시 봉헌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발언은 타 종교에 충분히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만약 불교 지도자가 시장이 된 후 ‘서울시를 부처님께 바치겠다.’고 하면 기독교 신자들이 가만히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간 이 대통령과 정부가 보인 행동의 배경을 살펴본다면 단지 실수로만 보기에는 너무나 중대한 과오이고,굳이 실수라고 한다면 굉장히 큰 실수”라고 밝힌 뒤 “지도자로서 큰 책임을 져야한다.”며 이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개인의 신앙 문제가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개인적인 신앙양심을 사적 자리에서 표현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공직자가 공적인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다면 힘을 이용한 포교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기독교 장로라면 사과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며 공식 사과를 거듭 주장한 뒤 “사과의 수위는 그 피해를 당해온,불교계 지도자·불자들이 용납할만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최근 불교 비하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장경동 대전 중문침례교회 담임목사에 대해서도 “‘온유와 겸손’,‘무례하지 않음’이라는 기독교 정신을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기독교회협의회 권오성 총무(수도교회 담임목사)는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일부 정부인사들의 종교 편향”이라고 지적했다. 권 총무는 “문제가 된 정부 인사들은 마음 속에 불교를 정복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가 종교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정부가 불교계의 요구에 성실하게 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주문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與 고위관련자들 해명

    여권은 서울시의장 ‘돈 살포’와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인 김옥희씨의 ‘공천 장사’ 의혹에 이어 당 상임고문인 유한열 전 의원의 ‘국방부 납품 비리’ 의혹이 잇따르자 당혹감에 휩싸였다. 당 관계자는 10일 “가뜩이나 어려운데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재나 뿌리지 말지. 당 주변에 정신 나간 인사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한나라당은 그나마 유 상임고문이 납품 청탁을 위해 찾아간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이번 사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는 점에서 다소 안심하는 분위기다. 맹 수석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1월 말 유 고문이 찾아와 국방부 납품청탁을 하기에 ‘잘못하면 큰일 난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해야 한다.’고 거절했다.”며 “이번 사건이 내 개인의 명예는 물론이고 당이나 청와대에도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검찰에) 수사의뢰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맹 수석은 “지난 8일 정식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수사의뢰인 자격으로 검찰에 나가 조사도 받았다.”며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 고문이 찾아와 신기술을 더 싼값에 공급하겠다는데, 국방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비서관을 통해 사실 여부를 알아본 결과 국방부가 잘 판단한 것 같아 그냥 넘겼다.”면서 “문제될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野 “명백한 권력형 비리” 그러나 야권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는 동시에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당보를 제작,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명백한 권력형 비리”라며 “검찰은 청와대 맹형규 정무수석 등이 로비자금을 받았는지와 유 상임고문 및 관련자들이 다른 이권에도 개입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한나라당은 부패정당, 비리정당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고 힐난했고,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도 “잇따른 권력형 비리는 한나라당이 차떼기 정당이라는 본질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영어 버전·직접 참여…어린이극 ‘교육 만점’

    영어 버전·직접 참여…어린이극 ‘교육 만점’

    어린이공연 시즌이 돌아왔다. 지난해에는 뽀로로, 유캔도, 파워레인저, 토마스와 친구들 등 ‘캐릭터 공연’이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올해는 창작극이나 체험극 등 다양한 작품이 포진해 있다. 인터파크의 김선경 홍보팀장은 “올 상반기에는 뮤지컬 ‘마법천자문’과 같은 교육적 작품이나 체험극이 많아지고 관객 수요도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놀이’보다 ‘교육’ 효과가 더 강해진 어린이극을 골라 본다. ●다양한 소재, 성숙해진 주제 학전 어린이무대 세 번째 시리즈인 ‘슈퍼맨처럼!’(29일∼9월7일·학전블루 소극장)에는 휠체어 3대가 등장한다. 척수장애를 앓고 있지만 밝은 동규를 낯설어하는 승원은 교통사고를 당하며 공감대를 이룬다. 연출자인 학전의 김민기 대표는 “최근 어린이들의 후천성 장애와 노인성 장애가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사람들의 인식과 현실은 아직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해 장애아들이 실제 삶 속에서 겪는 문제를 다루게 됐다.”라고 말했다. 구닥다리 물건들이 총출동하는 공연도 기다리고 있다. 극단 사다리의 ‘시골마을 따릉이’(8월31일까지·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는 옛것은 새것의 자산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구석진 광 속으로 밀려난 구식전화기 따릉이와 타자기 아저씨 타타, 싸리비 할아버지와 요강 아줌마 등 톡톡 튀는 캐릭터들이 흥겹다. 물건들의 소리와 아카펠라, 클래식 악기의 어우러짐도 즐겁다. ●“만지고 두드려”…직접 연극 만들어 봐요 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직접 공연에 참여해 보는 체험극이 제격이다.‘할망’(8월8일∼24일문화일보 갤러리)에서는 아이들에게 스태프나 배우가 되는 기회를 제공한다. 해와 달이 사랑을 나누는 어색한 장면에선 꽃을 전해 주고, 피리와 딱딱이로 극을 움직이게 한다. 홍수 신화와 제주도의 마고할미 신화로 구성한 작품으로 밴쿠버국제어린이축제 공식 초청작. 극단 마실의 ‘이히히 오호호 우하하’(8월6일∼31일문화일보홀)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극 전문가인 손혜정이 만든 참여형 아동극이다.‘엄마가 집을 나간 후 아이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가 이 연극이 주목하는 물음이다. 극 속 아이들은 부모님이 외출한 사이 관객들을 초대한다. 각종 주방도구로 ‘엄마놀이’를 하는가 하면 ‘토끼와 거북이 놀이’에선 서로 시합을 한다. ●해외 명작에도 눈을 돌려요 일본어와 영어 등 원어를 공부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도 있다.‘디즈니 라이브’(8월22일∼31일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는 세 편의 디즈니 동화를 뮤지컬로 엮었다.‘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를 영어 버전과 국문 더빙 공연을 선택해 볼 수 있다. 일본어 대사로만 공연하는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심벨린’(8월21∼24일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도 무대에 오른다. 음모에 싸인 영국 왕실, 비극과 희극이 반복된다.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듀오퍼펫페스티벌 2008’에서는 일본 ‘하치오지 구루마닝교 니시카와고유루좌’ 극단이 특별공연으로 ‘삼바소(三番)’(27일·강원도 정선 아라리인형의집)를 소개한다. 이번 축제의 안정의 대회장은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구루마닝교(車人形)는 수레에 걸터앉아 인형을 조종하는 전 세계 유일한 형태의 인형극으로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인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부모가 해야 할 일/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열린세상] 부모가 해야 할 일/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며칠 전 부모대상 강연에서 자식을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게 물었다. 매번 받는 질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공부 잘하게 하는 법’에 대해 묻는 것이라는 걸 잘 안다. 부모들 사이에 ‘자식 잘 키우는 것’은 ‘공부 잘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가 공부를 못하면 부모는 자식을 잘못 키운 사람이 돼 버린다. 자녀의 학업성취와 부모로서의 평가를 동일시하는 것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부모가 자녀를 잘못 키우는 근본적인 요인은 여기서 비롯된다. 나 또한 세 자녀를 키우면서 경계선이 흔들릴 때가 있었다. 자식을 잘못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은 학업성취가 자녀의 모든 발달을 대변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성적이 좋은 자녀의 부모는 자녀의 나머지 발달과정들을 모두 긍정적으로 본다. 그렇지 않은 자녀의 부모는 대개 그 반대다. 안타까운 것 중의 하나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평가가 매우 비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공부를 잘한다고 잘못한 행동을 덮어주거나 공부를 못한다고 잘하는 것도 부정하는 것은 둘 다 자녀를 그르친다. 특히 공부를 못하는 자녀의 경우 부모로부터 받는 부당한 대우는 참으로 많다. 자식성적 때문에 속상해하는 부모는 먼저, 그 자녀가 공부 이외에 다른 어느 것도 부모 속을 썩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만약 자녀의 건강이 좋지 않다면, 부모가 아이 성적 때문에 고민할 겨를은 없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면, 공부하라고 야단칠 여유는 생기지 않는다. 가출을 일삼고 비행을 저지르는 아이에겐 집에 돌아와 바르게 커가기만을 바랄 것이다. 마음이 병약하다면 온전한 정신으로 건강하게 지내기만을 기도하지 않겠는가. 지금 자녀 성적을 걱정할 수 있는 것은 내 자식이 건강하고 친구관계도 좋으며 심성 바르게 잘 크고 있다는 증거다. 한번 생각해 보자. 이 고마운 사실들을 인정해준 적이 있는지. 더 나쁜 것은 이 가치들을 소중히 여기지는 못할망정 폄하하고 부정하는 것이다.‘쓸데없이 친구들은 많아서리…. 너무 잘먹고 건강해서 탈이지…. 바보같이 남이나 도와주고….’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의 부모반응은 더 서럽다. 지금과 같은 등급제와 백분위제도에서는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부모는 다 무효로 만들어 버린다. 죽어라 공부했는데,‘왜 열심히 하지 않느냐’는 질책을 받으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자신의 노력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부모 밑에서 공부할 기운이 남아 있을 자녀는 거의 없다. 이런 자녀는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고 자존감이 낮아져서 무기력한 사람으로 성장하기 쉽다. 어쩌면 마음속 깊이 분노가 쌓여 점차 반사회적인 행동을 일삼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멀쩡하고 건강한 자녀를 형편없는 아이로 만들기란 어렵지 않다. 자녀에게 물어보라. 엄마아빠가 얼마나 자주 자식의 염장을 지르는지. 자녀성적이 나쁠 때 걱정되고 속상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자식공부는 부모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자녀 스스로 해야 하고 성장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일이다. 물론 대개 그러지 않으니 부모 속이 탄다. 과외로 무장시키거나 아이 옆에 붙어 앉아 감시해도 소용없다. 자녀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 실천할 때 지속효과도 있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자녀를 정말 잘 키우고 싶다면 부모는 먼저 자식과 자신을 분리해야 한다. 그리고 학업성취는 자녀발달의 전부가 아닌 일부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부모 역할이 힘들다. 부모가 할 일은 자녀가 지닌 자원들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자녀와 함께 나누면서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녀는 자신의 인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줄 알고 자신이 지닌 자원들을 스스로 끄집어내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부모가 꼭 해야 할 일이다. 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 [깔깔깔]

    ●학생들이 싸울 때 선생님들이 하는 말 국어:주제도 모르고…. 수학:분수를 알아라. 경제:너희 같은 놈들 때문에 반평균이 깎이는 거야. 국사:조상님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니? 지리:다른 지역 학생들도 그러지는 않겠다. 음악:말리지는 못할망정 서로 장단 맞추냐. 윤리:서로 배려하고 타협할 줄 알아야지. 문법:싸우지 말아야지. 그리고 말버릇들이 그게 뭐니? 독서:반성문 100장은 써야 정신을 차리겠구먼. 진로담당:너희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러니? 양호:또 다쳤니? 담임:부모님 모셔와.●난센스 퀴즈 1. 우리나라가 ‘쇼트트랙’에 강한 이유는? 새치기를 잘하기 때문. 2. 보신탕 집으로 끌려가는 개의 가장 큰 소원은? 다음 세상에서는 식인종으로 태어나는 것.
  • [백지숙의 미술산책] 일상속의 미술, 미술속의 일상

    [백지숙의 미술산책] 일상속의 미술, 미술속의 일상

    걸어가면서 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익숙하지 않은 길을 걸을 때는 발밑에 신경을 쓰느라 멀리 보지 못하고, 익숙한 길을 걸을 때는 잡생각에 빠져서 바깥을 보지 못한다. 그렇지만 걷는 사이, 틈틈이, 우리는 또한 본다. 걷다 쉬는 사이 우리 눈앞에 낯선 풍경이 끼어들기도 하고, 냄새나 소리가 사념 바깥으로 우리를 끌어내 보게 만들기도 한다. 적어도 미술이 보는 방법과 관련된 삶의 태도를 숙련시킨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면, 미술은 그렇게도 우리 일상 속에 있다 말할 수 있다. 즉흥적으로 제주도행 비행기를 탔다. 즉흥적이라고는 했지만, 제주도 관광을 해 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몇 년 동안 마음속으로 혼자 별러 온 일이기도 했다. 때 맞춰 여름 물이 잔뜩 오른 나무 숲길을 따라 한라산에 올랐다. 노루도 만나고 백록담도 보았다. 대장금 촬영장소로 중국 단체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는 외돌개는 바다 속에 우뚝 서 있는 그 자태가 예상 밖으로 멋들어졌다. 무엇보다 검은 절벽과 깊은 물이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냈던 쇠소깍은 전해 내려온다는 설화와 함께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장소다. 미술관 일로 ‘열 받은’ 머리를 식힌다고 떠난 길이었지만, 직업병인지, 삼다도 제주도의 사다(四多)라는 미술관, 박물관을 지나치진 못했다. 제주 돌박물관의 ‘하늘 연못’은 압도적인 크기와 단순화로 설문대할망의 전설을 시각화하고 있었고,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했다는 바람, 물, 돌 미술관은 현대미술의 어법을 따라 제주도의 풍경을 깔끔하게 추상화하고 있었다. 이렇게 볼거리가 많은 제주도에서 가끔 한가롭게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과 마주 치는데, 하나 같이 외국인들이다. 내국인들은 다 렌터카를 타고 관광지를 돌기 때문이다. 멀리 제주도까지 와서 홀로 걷고 있는 저 사람들은 과연 무얼 보는 걸까? 마침, 여행에서 돌아오니 제주도에 있는 외국인들의 일상과 꿈을 포착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김옥선의 사진전 ‘함일(‘하멜’의 한국어 표현)의 배’(금호미술관)는, 제주도를 관광하는 외국인들보다는, 거기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사진 속에서 이들은 어색하지만 편해 보이고, 순진하지만 피곤해 보인다. 제주도에 표류해 왔다가 13년 만에 배를 타고 기어이 조선을 탈출했다는 저 옛날의 하멜 일행과 달리, 오늘날의 이 함일들은 ‘자발적으로’ 제주도에 정착한다. 제주도에 산 지 13년이라는 작가 김옥선은 이들의 존재와 자신의 시선을 교차시킨다. 그가 찍은 사진 속에서 제주도는 더 이상 그저 아름다운 ‘이국적’ 관광지만은 아니다. 여행의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소중하고 즐거운 기억을 간직하는 것뿐이 아니다. 일상으로 돌아와 마치 관광객과 같은 집중력과 호기심으로 주위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너무 구린 이야기인가? 아니면 촛불시위 현장 옆에서 너무 한가로운 소리인가? 아르코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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