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 표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편법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송치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비판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서한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2,395
  • 李, 또 경고… “초가삼간 태우는 개혁 안 돼, 외과시술이 유용”

    李, 또 경고… “초가삼간 태우는 개혁 안 돼, 외과시술이 유용”

    이재명 대통령이 9일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마음대로 다 할 수 없다”고 언급한 지 이틀 만에 검찰·사법 개혁 등을 두고 여당 강경파에게 ‘합리적 접근’을 재차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개혁은 외과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검찰 개혁이든, 노동·경제 개혁이든, 언론 개혁이든, 법원 개혁이든 그 무슨 개혁이든 그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법원에도 정치적, 사적 이유로 정의를 비트는 경우가 있지만, 사법 정의와 인권 보호를 위해 법과 양심에 따라 용기 있게 판결하는 법관들이 훨씬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제거하고 문제 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무관한 다수 구성원들이 의욕을 잃거나 상처 입게 하는 것은 최소화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개혁으로 인한 상처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글에서는 ‘검찰·법원 개혁’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메시지의 강도를 높였다. 검찰 개혁 관련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 법안에 대해 여권 강경파가 반대 목소리를 내며 논란이 재점화되자 이 대통령이 자제를 거듭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여권 강경파의 ‘반개혁’ 비판에 유감을 표명했다. 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내 뜻과 다르다 하여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오해해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것은 정상적인 숙의와 국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사실과도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친명(친이재명)계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지도부부터 대통령을 믿고 지지하며 검찰 개혁 법안이 하루빨리 처리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중수청·공소청법을 3월 국회 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 ‘정부안 수정 필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유튜브 ‘매불쇼’에서 “법안 내용을 보면 검찰청이 폐지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의 박찬운 자문위원장은 이날 여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의를 표했다.
  • [사설] 여권 안에서도 엇갈리는 검찰개혁법, 국민은 불안하다

    [사설] 여권 안에서도 엇갈리는 검찰개혁법, 국민은 불안하다

    여권에서 검찰개혁 법안을 둘러싼 내분이 다시 불거졌다. 정부가 당초 마련한 법안에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자 다시 수정안을 만들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내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여전히 반대해 법안 처리가 막힌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일 검찰을 없애는 대신 각각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드는 법안을 국무회의를 통해 입법 예고했다. 기존 정부안이 개혁적이지 못하다는 민주당의 지적을 감안해 중수청 수사 범위를 9대 범죄에서 6대 범죄로 축소하고 인력 체계를 수사관으로 일원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수정안은 앞서 지난달 22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법사위 강경파는 수정안에도 검사가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할 수 있는 ‘독소 조항’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대폭 손질을 요구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이에 난색을 표하면서 지난주 법안심사소위원회조차 열리지 못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당원과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는 것을 감안해 요란하지 않게 물밑에서 잘 조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는 대원칙과 입법권이 당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와 당내 강경파 사이의 이견을 조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현재로서는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의 검찰개혁 드라이브는 처음부터 수사기관 역량 약화 등 여론의 우려를 낳았다. 그럼에도 이를 무릅쓰고 강행해 왔다. 그런데 정작 여권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갈려 혼선을 빚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제 소셜미디어(SNS)에 “대통령이 되고 집권 세력이 되었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특정 사안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 강경파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검찰개혁은 사법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국가적 대사다. 이런 식의 우왕좌왕이 계속된다면 국민의 불안과 불신만 더욱 깊어질 뿐이다.
  • [사설] 사법 3법 시행, 국민 혼란과 사법체계 혼돈을 우려한다

    [사설] 사법 3법 시행, 국민 혼란과 사법체계 혼돈을 우려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임시국무회의에서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편 3법’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친여 성향 시민단체들까지 사법제도의 근간을 훼손한다는 우려를 표했으나 국회 강행처리에 이어 법안 이송 하루 만에 법 시행의 최종 문턱을 넘은 것이다. 판검사를 법의 왜곡 적용 등을 이유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법왜곡죄는 헌법상 명확성 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 것으로, 재판과 수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이 임명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도 “문명국의 수치”라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난 사건을 헌법재판소에서 뒤집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헌법체계와 3심제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돈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의 버티기와 소송 뒤집기에 악용되고 다수 국민을 소송 지옥에 빠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심각하다.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증원법은 베네수엘라 등에서 보듯 정권에 의한 사법부 장악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다. 역대 대한변호사협회장 8명과 여성변호사회장 6명도 그제 사법 3법에 대해 “헌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력구조의 변경”이라며 이례적인 반대 성명을 냈다.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사법 3법의 헌정질서 파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권은 야당과의 협의와 사법부 의견 수렴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이런 무리수가 8개 사건에 관한 5개 재판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유죄가 나올 수 있는 싹을 잘라 버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3개 법안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때부터라는 점 역시 이런 의구심을 짙게 하는 대목이다. 여당의 강경파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겁박한다. 사법 3법에 이 대통령의 숙고를 요청한 조 대법원장에게 여당 대표는 “저항군 우두머리”라고 했다. 헌법에 임기가 보장된 대법원장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상식 있는 국민의 눈에 결코 상식적으로 비치지 않는다. 사법개혁의 이름으로 밀어붙여진 이 법안들의 후과가 어느 정도일지 국민은 지금 예측조차 하지 못한다.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훼손이 체감되기 시작하는 순간 역풍이 불 수도 있는 심대한 문제다. 부작용과 혼돈을 최대한 막을 후속 방안이 무엇인지 냉철한 고민이 따라야 한다.
  • 7조원 쓴 美, 70조원 더 쓴다… 이란전쟁 중단 결의안은 부결

    7조원 쓴 美, 70조원 더 쓴다… 이란전쟁 중단 결의안은 부결

    미국이 이란 공격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70조원 이상의 추가 예산을 편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란 공습 닷새 만에 이미 7조원 넘는 비용이 지출됐다는 분석이다. 미 상원은 이란 전쟁 중단 결의안을 부결시키며 공격을 지속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힘을 실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연방의회 하원의장은 4일(현지시간) 행정부의 지출 승인 요청이 있을 경우 “적절한 시기에 추가 지출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스티브 파인버그 미 국방부 부장관이 이란 공격으로 소모된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500억 달러(약 73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 요청안을 작성 중이며, 이르면 6일 공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진보성향 미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의 앨리슨 맥매너스 국장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에서 시작한 전쟁으로 이미 미국에 5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초래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 국방부가 밝힌 전투기 운용과 미사일 발사 비용만 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고, 군사작전에 앞서 병력과 장비를 재배치하는 데 6억 3000만 달러가 소요됐을 것으로 봤다. 또 쿠웨이트의 오인사격으로 미군 F-15 전투기 3대가 격추돼 3억 51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켄트 스메터스 펜실베이니아대 ‘펜 와튼 예산모형’ 책임자는 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미국 경제에 최대 2100억 달러의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상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주도해 발의한 이란 전쟁 중단 결의안(전쟁 권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반대 53표, 찬성 47표로 부결시켰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석 수대로 결과가 나왔다. 공화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랜드 폴(켄터키) 의원이 찬성했지만, 민주당 존 페터먼(펜실베이니아)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쟁에 대한 깊은 당파적 분열이 이번 표결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 하메네이 사망에 환호…기쁨의 ‘트럼프 댄스’ 추는 이란인

    하메네이 사망에 환호…기쁨의 ‘트럼프 댄스’ 추는 이란인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자 일부 이란인들이 ‘트럼프 댄스’를 추는 영상을 올리며 환호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일부 이란인들이 하메네이를 제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며 ‘트럼프 댄스’를 췄다고 전했다. 이들은 빌리지 피플의 ‘YMCA’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인 춤 동작을 따라 했다. 이는 양팔을 위아래로 흔드는 동작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집회에서 선보이면서 인기를 끌었다. 뉴욕포스트가 소개한 영상 속 여성은 보도 이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그 춤추던 여자가 저”라고 했다. 그는 “몇 년 전에 이란을 떠나 현재 미국에서 공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며 “이곳에서 누리는 자유에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수많은 이란인들이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꿈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며 “사랑과 지지를 보내준 미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밖에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우드 등에서도 이란계 미국인, 이란인들이 깃발을 흔들고 춤을 추며 기쁨을 표했다.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단행한 대이란 군사공격 과정에서 사망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이란 국민뿐만 아니라 모든 위대한 미국인들, 하메네이와 그의 피에 굶주린 깡패 무리에게 살해되거나 불구가 된 전 세계 많은 나라 사람을 위한 정의”라고 했다.
  • [열린세상] 선거의 추억

    [열린세상] 선거의 추억

    지방선거가 한창이던 어느 날 야근을 하고 있는데 당직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신고할 것이 있다며 선거 전담 검사를 찾는다는 것이었지요. 무슨 일인가 싶어 사무실로 오시라고 해서 이야기를 들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을 꺼내는 것과 동시에 아주머니가 검은 비닐봉지를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놀랍게도 비닐봉지 안에는 수천만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지요. 군수 출마자의 배우자가 선거를 도와달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준 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신고하러 왔다는 것이었지요. 즉시 돈을 압수한 뒤 참고인 진술조서를 받고 이튿날 바로 돈을 준 사람에게 출석을 요구했지요. 현금이 압수되었으니 속칭 빼도 박도 못하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출석한 공여자가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자신은 돈을 준 적이 없다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돈을 준 장소나 상황, 조건 등에 대한 받은 사람의 진술이 너무나 명확했습니다. 결국 공여자는 구속이 되었지요. 그러자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공여자가 돈을 준 사실 자체를 인정하는 건 당연했지요. 그런데 그 경위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공여자 주장은 상대방이 먼저 돈을 달라고 해서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지역에서 어떤 조직의 어떤 직책에 근무하고 있어 몇백 표 혹은 몇천 표를 동원할 수 있다. 돈을 주면 그 사람들에게 작업을 해서 그 표를 당신 남편에게 몰아주겠다.” 이런 취지로 요구했다는 것이었지요. 공여자가 그 말을 철석같이 믿은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돈을 주지 않으면 척을 지게 될 수도 있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주었다는 것이었지요.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속칭 ‘선거 브로커’라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처음에 신고했던 선거 브로커도 구치소에 수감되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었지요. 검사가 된 후 두 번째 임지에서 처음 선거 사건을 맡게 된 후 거의 매년 전담 검사로서 선거를 치렀습니다. 그 횟수가 열 번을 훌쩍 넘어 스무 번 가까이 되었으니 저도 어쩌면 출마자만큼이나 선거에 도사가 되었다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곤 하지요. 그렇게 선거를 치르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먼저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서는 선거 브로커들이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 편은 아니라도 적은 만들지 마라’. 선거에서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말입니다. 때문에 출마자들은 선거 과정에서 항상 약자이기 쉽습니다. 그렇다 보니 브로커들의 요구에 끌려갈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앞서 든 사례도 출마자와 브로커의 불안감과 욕심이 맞아떨어져 벌어진 일이지요. 그런데 브로커의 폐해는 선거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선거 이후에 이권 사업자로 변신하는 것이 보통이거든요. 당선에 대한 공헌을 앞세워 각종 이권 사업이나 심지어 인사에 개입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선거는 공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권자는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해 4년 혹은 5년이라는 미래를 당선자에게 맡기게 됩니다. 그 결과 좋은 지도자에 의해 지역이나 나라가 발전하기도 합니다. 반면 잘못된 정책이나 사업으로 몇백억원의 빚을 지역민들이 떠안기도 하고, 나라가 백척간두에 서게 되는 운명에 처하기도 하지요. 잘못된 투표로 인해 피해가 고스란히 유권자에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의 성찬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대가 없이 할 수 있는 것이 말입니다. 그것이 선거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공약이 됩니다. 그런데 공약들을 잘 살펴보면 당선자의 힘이나 노력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아주 많지요. 말이 앞서는 것이 아닌 일이 앞서는 공약인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 예비 후보에 등록한 분들의 선거운동이 한창입니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는 출마자들의 몫이 아닌 유권자들과의 합작품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전 수원지검 1차장
  • 고양 ‘글로벌 콘텐츠 허브’ 첫 삽 떴다… 미래 산업 도시로 도약

    고양 ‘글로벌 콘텐츠 허브’ 첫 삽 떴다… 미래 산업 도시로 도약

    창작·R&D·비즈니스 공간 등 조성 IP 확보·상품화·유통 ‘종합 플랫폼’인접한 방송사들과 ‘시너지’ 기대기업 지원해 우수 IP 발굴·사업화‘고양문화창조허브’도 가시적 성과성장 동력 확보… 자족도시 전환경기 고양시가 콘텐츠 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고양시는 3일 일산서구 대화동 2705 일대에서 ‘지식재산권(IP)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착공식을 열고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에는 이동환 시장을 비롯해 문화콘텐츠 분야 기업·유관기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사업 경과와 운영 방향을 공유했다.이 사업은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IP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조성사업’ 공모에서 경기도가 광역 단위 사업지로 선정된 이후 시·군 공모를 거쳐 고양시가 최종 대상지로 확정되며 추진됐다. 고양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기초지방자치단체다. 클러스터는 총사업비 286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지상 4층, 전체면적 5198㎡ 규모로 건립된다. 1~2층은 IP 융복합 전시·체험 공간과 콘텐츠 상품 판매장, 3층은 창작 및 연구개발(R&D) 공간, 4층은 기업 입주실과 회의실, 비즈니스 라운지 등 사무 공간으로 조성된다. 준공 목표는 2027년이다. 이 시장은 “클러스터 착공이 고양시가 콘텐츠 산업을 미래 핵심 먹거리로 삼고 도약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문체부, 경기도와 긴밀히 협력해 기업 성장 토대를 안정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IP는 웹툰·드라마·게임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원천 콘텐츠를 의미한다. 최근 콘텐츠 산업은 하나의 IP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와 기술을 결합하는 융복합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웹소설이 웹툰과 드라마로 제작되고 다시 게임·확장 현실(XR)·굿즈로 확장되는 방식이다. 시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창작–제작–사업화–유통 전 과정을 연계하는 산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클러스터는 단순 창업지원 공간이 아니라 IP 확보와 상품화, 투자 연계, 유통 네트워크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인근에는 EBS·JTBC·MBN 등 주요 방송사가 자리 잡고 있다. 대형 전시장 킨텍스와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도 인접해 있어 콘텐츠 제작과 전시, 비즈니스 상담, 유통이 한 도시 안에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VR·AR 등 실감형 콘텐츠 제작 시는 클러스터 준공 이전부터 기업 기반을 다져왔다. 2022년부터 고양산업진흥원과 함께 ‘IP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사전 사업’을 운영하며 우수 IP 발굴과 사업화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지원 분야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XR, 홀로그램, 디지털아트 등 실감형 콘텐츠 제작과 기업 보유 IP의 2차 콘텐츠·상품 개발이다. 지난해에는 13개 기업에 9억 3000만원을 지원해 13건의 융복합 콘텐츠 IP를 발굴했고 특허 3건을 포함한 27건의 저작권을 확보했다. 지원 성과는 전시로 이어졌다. 고양시립 아람미술관 갤러리누리에서 열린 ‘빛의 공간 환상을 비추다 시즌3’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관객 참여형 미디어아트, XR 체험 콘텐츠, 3차원(3D) 프로젝션 매핑 작품 등이 공개됐다. 2주간 4917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올해도 13개 기업에 약 10억원 규모의 지원을 이어간다. 시는 지난해 11월 킨텍스에서 열리는 디지털미디어테크쇼에서 AR·발광다이오드(LED) 기반 콘텐츠와 캐릭터 상품 등 IP 사업화 결과물을 선보였다. 시는 창작 생태계의 거점 역할을 하는 ‘고양문화창조허브’도 운영 중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누적 이용자는 6047명이다. 현재 독립형 공간에 10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가상 오피스 8개소도 지원하고 있다. 입주 기업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제작·유통, 특허 출원, 박람회 참가 등을 통해 계약 12건, IP 확보 2건, 해외 배급 1건 등 성과를 냈다. 일부 기업은 크라우드펀딩 목표를 500% 초과 달성하거나 신기술 솔루션 출시 후 단기간 매출을 기록하는 등 사업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일자리 1871개·수출 3억 달러 목표 경기도 콘텐츠산업 기업현황 보고서(2023년 기준)에 따르면 고양시 내 콘텐츠 기업은 2394개, 연 매출은 약 1조 9000억원 규모다. 방송 인프라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을 갖춘 도시라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시는 IP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창작자, 기업,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고양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단순 제작 지원을 넘어 계약 체결과 해외 유통까지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운영 역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클러스터는 경기콘텐츠진흥원과 고양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위탁 운영 방식으로 출발한다. 2027년 개소 이후 4년간 두 기관이 함께 운영을 맡고 이후 고양시가 본격적으로 직접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조직은 1센터 3개 팀, 총 15명 규모로 꾸려진다. 센터장 1명을 중심으로 관리팀 3명, 콘텐츠팀 7명, 전시관리팀 4명이 배치돼 기업 지원과 전시 운영, 사업화 프로그램을 전담한다. 운영 예산은 총 70억 5700만원으로, 인건비와 기본 운영비 10억 5700만원, 기업 지원 및 사업화 프로그램 등에 투입될 사업비 60억원이 포함됐다. 정량적 목표도 제시됐다. 시는 클러스터를 통해 일자리 1871개를 창출하고 IP 발굴 및 협업 지원 600건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수출 계약 3억 달러를 목표로 설정해 실질적인 글로벌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콘텐츠 산업은 기술과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다. 클러스터가 계획대로 조성되고 기업 성과로 이어질 경우 고양시는 주거 중심 도시 이미지를 넘어 IP 기반 자족도시로의 전환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다. 이제 과제는 실행력이다. 공간과 조직, 예산이라는 틀이 갖춰진 만큼 얼마나 경쟁력 있는 IP를 발굴하고 시장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고양시가 제시한 ‘고양 모델’이 수도권 콘텐츠 산업 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 광주·전남 40년 만에 통합… 7월 통합특별시 출범

    광주·전남 40년 만에 통합… 7월 통합특별시 출범

    오는 7월 대한민국 남부권에 인구 316만명, 지역내총생산(GRDP) 150조원 규모의 ‘슈퍼 광역지방자치단체’가 탄생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2일 행정통합의 안정적 이행을 위해 기존 추진기획단을 실무준비단으로 전환하고 조직·재정·사무 통합에 대한 세부 실행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전날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가결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광주시와 전남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7월 1일부로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막강한 법적 지위와 고도의 자치 권한을 부여받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가 공식 출범한다. 이번 통합은 1986년 광주직할시가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전남과 분리된 지 40년 만에 다시 하나로 결합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사실상 뿌리가 같은 두 지역이 불합리한 행정 장벽을 허물고 단일 경제·생활권으로 재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은 이번 행정통합을 통해 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인 ‘5극 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체제’에 주연으로 참여함으로써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획기적인 지역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통합특별시에 연간 5조원씩 4년간 2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광주·전남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자동차·에너지·반도체 등의 분야도 법적인 규제 완화 특례를 통해 최대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통합이 ‘개문발차’ 식으로 진행돼 시행착오와 지역 내 갈등이 불가피한 만큼 두 지역이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 위해선 통합특별시 출범 전까지 선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당장 통합특별시의 핵심 의사결정이 이뤄질 본청 ‘주 소재지’가 문제다. 기존 광주시청사·무안도청사·동부청사(순천) 3곳의 균형 운영 원칙이 마련됐지만 지역민 의견이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어 지역 갈등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 광역의회 구성 시 인구 139만명의 광주와 177만명의 전남 의석 배분이 현행(23석-61석)대로 유지될 경우 표의 등가성과 대표성이 훼손될 수도 있어 이를 적절하게 조정하는 문제도 시급한 과제다. 행정 시스템 통합도 발등의 불이다. 넉 달 뒤부터 광주특별시 명칭으로 공식 문서를 생산해 광주 5개 자치구와 전남 22개 시·군 등에 발송하기 위해서는 40년간 따로 사용했던 행정 시스템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 푸틴·시진핑 왜 조용하나…하메네이 사망이 드러낸 현실 [핫이슈]

    푸틴·시진핑 왜 조용하나…하메네이 사망이 드러낸 현실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대응이 제한적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에서 미국 군사력이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일(현지시간) “하메네이 사망은 이란 정권 변화를 넘어 세계 권력 구조의 현실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특히 중러 영향력의 한계를 확인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국제정치에서는 미국 중심 질서가 약화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부상하면서 다극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작전은 군사력 측면에서 미국 우위가 여전히 절대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개시와 동시에 테헤란 중심부를 정밀 타격해 하메네이와 핵심 지도부를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공격이 “세계에서 진정한 힘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군사력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붕괴에 이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까지 단행하며 강경 노선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과 충분한 협의 없이 공습을 결정했다. 텔레그래프는 그가 국제 공조보다 군사력 사용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러시아와 중국이 제한적인 반응에 그친 점도 주목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애도를 표하며 “국제법을 위반한 냉혹한 살해”라고 비판했지만 군사 대응에는 나서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지원에 의존하는 국가들에 이번 사건은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며 “미사일이 떨어질 때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애도 성명을 내는 것뿐이라는 현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군사 지원을 약속했지만 S-400 방공체계와 Su-35 전투기 공급은 실제 전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국도 경제 협력과 일부 군사 기술 지원을 제공했지만 전략적 억지력을 형성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중국은 하루 약 14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어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공급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중러 영향력 한계 드러나 미국의 첨단 정보 능력은 이번 작전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텔레그래프는 미국이 인공지능(AI), 사이버 침투,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 등을 활용해 목표 인물을 추적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보행 패턴과 음성, 전자 신호 등을 활용해 특정 인물을 식별한 뒤 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는 “2011년 리비아에서 무아마르 카다피를 제거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훨씬 빠르게 목표를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 중동 정세 변수…중러는 상황 주시 하메네이 사망이 곧바로 이란 체제 붕괴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란 혁명 체제는 지도부 제거와 같은 충격에도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전문가들은 권력 구조가 실제로 얼마나 약화했는지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란은 9000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다민족 국가로 체제가 흔들릴 경우 내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쿠르드족과 아랍계, 아제르족, 발루치족 등 소수민족의 자치 요구가 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텔레그래프는 초기 군사작전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혼란에 빠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당장 대응에 나서기보다 상황 변화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은 러시아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하메네이 사망은 중러 영향력의 한계를 드러냈지만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며 “미국이 이란에서 수렁에 빠질 경우 모스크바와 베이징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텔레그래프는 비공식 반서방 협력 구도로 불리는 ‘CRINKs(중국·러시아·이란·북한)’도 이번 사건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B-2 떴다…이란 지하 미사일 동굴 초토화·함정 9척 격침 [밀리터리+]

    B-2 떴다…이란 지하 미사일 동굴 초토화·함정 9척 격침 [밀리터리+]

    미국이 이란 공습 작전에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을 투입해 지하 탄도미사일 시설을 집중 타격하면서 공중전 양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일(현지시간) “2000파운드(약 907㎏)급 폭탄을 장착한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의 강화된 탄도미사일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2 폭격기들은 미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공중급유를 받으며 장거리 비행 끝에 목표물을 타격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B-2 투입이 이번 공습 작전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1일(현지시간) B-2 폭격기가 이란 산악지대 깊숙이 건설된 지하 미사일 동굴 기지를 집중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시설들은 미사일 저장뿐 아니라 일부는 천장 발사구를 통해 지하에서 직접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 입구 봉쇄만으로도 미사일 무력화 지하 미사일 동굴은 여러 격실로 나뉘어 있어 완전히 파괴하기 어려운 구조지만 입구만 봉쇄해도 내부 미사일과 발사대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일부 시설에서는 동굴 입구가 붕괴된 흔적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입구 주변 암반을 붕괴시키거나 터널 상부를 관통 공격하면 동굴을 재개통하기 매우 어려워진다고 설명한다. 이후 정찰 자산으로 복구 작업을 감시하며 추가 타격을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이동식 발사대를 사막에서 추적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 방법으로 평가된다. 미사일 동굴 하나를 봉쇄하면 수십 기의 탄도미사일을 한 번에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B-2만 가능한 공격 방식 B-2는 이번 작전에서 2000파운드급 벙커버스터가 장착된 GBU-31 합동직격탄(JDAM)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B-2는 한 번의 출격에서 2000파운드급 JDAM 최대 16발 또는 500파운드 JDAM 80발을 탑재할 수 있어 대규모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BLU-109 탄두를 장착한 JDAM은 강화 콘크리트 구조물을 관통할 수 있어 동굴 입구와 발사구 파괴에 적합한 무기로 평가된다. 15t급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MOP)은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기는 B-2만 운용할 수 있지만 수량이 제한적이고 동굴 구조 특성상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최근 개발된 5000파운드급 GBU-72 벙커버스터가 일부 임무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왜 B-52 아닌 B-2였나 미군이 B-52나 B-1 대신 B-2를 투입한 것은 이란 영공이 완전히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이동식 방공망과 잔존 방공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스텔스 성능을 갖춘 B-2가 가장 안전하게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또 B-2 승무원들은 지하시설 공격 임무를 중점적으로 훈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B-2가 투입된 것은 이란 핵시설과 군수시설 공격 단계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보고 있다. ◆ 해군 함정도 타격…9척 격침 발표 공습과 함께 해상 작전도 확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 해군 함정 9척을 파괴하고 격침했다”며 “일부는 상당히 크고 중요한 함정이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머지 함정도 계속 공격할 것이며 곧 바닷속에 가라앉게 될 것”이라며 “별도의 공격으로 이란 해군 본부도 대부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미 중부사령부도 오만만 인근 해역에서 이란 함정 1척을 격침했다고 확인해 미군의 해상 타격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군 전략자산 총출동 미군은 이번 작전에 B-2 외에도 대규모 전력을 투입했다. 전개 전력에는 F-35·F-22·F-16·F/A-18 전투기와 EA-18G 전자전기, AWACS 조기경보기, RC-135 정찰기, MQ-9 리퍼 무인기, 패트리엇·사드 방공체계, 핵 추진 항공모함 전단 등이 포함됐다. 또 A-10 공격기와 루카스(LUCAS) 자폭 드론, 공중급유기, 수송기, P-8 초계기, 유도미사일 구축함 등도 작전에 투입됐다. 미군은 주요 타격 목표로 ▲이란 군 지휘통제센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본부 ▲통합 방공망 ▲탄도미사일 기지 ▲해군 함정 및 잠수함 ▲대함 미사일 기지 ▲군 통신망 등을 제시했다. 중부사령부는 “대규모 공습을 통해 뱀의 머리를 잘라냈다”며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더 이상 본부가 없다”고 주장했다.
  • AI 무기화 논란 속 업계 양분… 앤트로픽 美국방부 제안 거절, 오픈AI는 계약

    AI 무기화 논란 속 업계 양분… 앤트로픽 美국방부 제안 거절, 오픈AI는 계약

    미국 국방부와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AI의 군사적 활용을 놓고 갈등을 빚은 가운데, 경쟁사인 오픈AI가 국방부 기밀 네트워크에 자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7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미 국방부의 기밀 네트워크에 우리 모델을 배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중 감시 금지와 자율 무기 시스템 등 무력 사용에 대한 인간의 책임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안전 원칙”이라며 “국방부도 이러한 원칙과 기술적 안전장치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은 앤트로픽 측이 국방부의 AI 활용 요구를 최종 거부한 이후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앤트로픽에 AI를 ‘합법적인 모든 용도’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군사적 활용 범위를 전면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앤트로픽은 대규모 국내 감시와 인간 개입 없는 자율살상무기에는 자사 모델을 사용할 수 없다는 윤리적 안전장치를 고수하며 이를 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트로픽 측의 거부에 대해 “국가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모든 연방기관에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 사용 중단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그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으며, 다시는 그들과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했다. 해당 조치로 국방부를 비롯한 방위산업체 등 모든 계약 업체는 업무에서 클로드를 쓸 수 없게 됐다. 미군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생포 작전 당시 앤트로픽 AI 모델 클로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에도 클로드가 사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앤트로픽은 성명을 내고 “공급망 위험 기업은 미국의 적대국에만 적용되는 명칭으로, 미국 기업에 적용된 적은 없었다”며 “미 국방부의 어떠한 협박이나 처벌도 대규모 국내 감시 또는 완전 자율 무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2021년 오픈AI의 영리화 움직임에 반발해 퇴사한 이들이 모여 설립한 회사다. 한편 실리콘밸리의 여론은 엇갈린다. ‘AI 윤리’와 ‘국가 안보’ 가치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국방부의 기밀 업무 사용 승인을 받은 xAI의 일론 머스크 CEO는 X에 “앤트로픽은 서구 문명을 증오한다”고 주장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보조를 맞췄다. 반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직원 일부와 노동단체 연합은 공개서한에서 “국방부의 무제한 사용 요구를 거부하라”며 자사 경영진에 앤트로픽과의 연대를 촉구했다. 예비역 3성 장군 잭 셔너핸은 “현재 형태의 어떤 거대언어모델(LLM)도 완전 치명적인 자율 무기 시스템에 사용돼서는 안 된다”며 앤트로픽의 입장에 공감을 표했다.
  • 사법 3법 속수무책, 조희대는 침묵… 무력감 쏟아낸 판사들

    사법 3법 속수무책, 조희대는 침묵… 무력감 쏟아낸 판사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 신설법·재판소원법·대법관 증원법)이 모두 국회 문턱을 넘은 가운데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사퇴하면서 사법부의 무력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조 대법원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1일 사법개혁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가 입장을 낸 것은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직전인 지난달 23일 “개헌 사항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마지막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박 처장의 사임으로 새 처장 선임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박 처장은 법왜곡죄가 통과한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사법개혁 3법 통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역대 처장 중 가장 짧은 재임 42일 만이다. 그는 “부디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박 처장이 항의 차원에서 처장직을 내려놨지만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까지 통과하면서 법원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침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무력감과 참담함을 토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고법 판사는 “판사들 대부분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사법부에 대한 존중이 이렇게 약하구나’라는 위협감과 동시에 불쾌감 등이 복합적이다”라고 전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사법부가 나름대로 공청회와 전국 법원장회의 등으로 우려를 표했는데도 법안이 다 통과되어버리니까 법원 내부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2028년부터 매년 4명씩, 3년 동안 총 12명의 대법관을 증원하는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대법관 14명 체제는 1987년 개헌 이후 39년 동안 이어졌는데, 2030년에는 26명으로 늘어난다. 이 대통령이 임기 동안 총 22명을 임명하게 돼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법원장·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2명을 보좌하기 위한 재판연구관이 총 102명인 점(1인당 8.5명)을 감안하면, 법관 약 100명이 대법원으로 추가 이동하면서 사실심이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12~13일 전국 법원장 정기회의를 열고 다시 한번 사법개혁 3법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 간담회는 매년 3월 열리는 정례 회의다.
  • 美·이스라엘, 이란 전격 공습...중동 화약고 터졌다(종합)

    美·이스라엘, 이란 전격 공습...중동 화약고 터졌다(종합)

    작전명 ‘장대한 분노’…테헤란 등 주요 지역 타격 이란 중동미군 기지 등 공격…민간인 사망자 발생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이란을 전격 공습하며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이란의 핵무기 시설을 타격하고 군중 봉기를 유도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란도 즉각 중동의 미군 기지에 보복 공습을 단행하는 등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중동마저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와 안보 환경 전반에 거센 파장이 우려된다. ●트럼프 “이란이 핵 야망 포기 기회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에서 “조금 전 이란 내 중대 전투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임박한 이란의 위협을 제거함으로써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야망을 포기할 모든 기회를 거부했다.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이란의 미사일 및 군사 산업과 해군 파괴 등을 이번 작전의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을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로 명명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성명을 통해 “이번 작전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외부 세력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작전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스라엘 측은 미군과 함께 이란 내 군사 목표물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과 곰, 카라지, 게슘 등 전국 주요 도시가 동시다발로 공습받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직접 군사공격에 나선 것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3곳을 타격(작전명 미드나잇 해머)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이번 공격은 지난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노딜’로 끝난 직후 전격 단행됐다.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도 0% 환원, 기농축 우라늄 300kg 반납, 주요 핵시설(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해체와 함께 미사일 사거리 억제 및 대리 세력 지원 중단 등 이른바 ‘패키지 딜’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란은 이를 주권 침해이자 무장 해제 요구로 규정하고 거부했다. ●“하메네이 암살 시도”…이란 국민 봉기 촉구 이스라엘은 특히 이번 공습을 단행하면서 이란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 등 고위 인사들에 대한 암살을 시도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이란의 정치 및 군사 지도부 전체를 대상으로 했으며, 하메네이의 거주지와 정부 청사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알리 샴카니 이란 국가방위위원회 위원장,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등이 이번 공격 표적에 포함됐다고 한다. 로이터 통신은 하메네이가 현재 테헤란에 있지 않고 안전한 곳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을 계기로 이란 국민이 봉기해 하메네이 정권을 몰락시키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임무를 마치면 당신(이란 국민)들은 정부를 장악하라. 그것은 당신들의 것이 될 것이다. 아마도 수 세대에 걸쳐 당신들에게 단 한 번뿐인 기회가 될 것이다”며 “지금이야말로 당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 눈앞에 펼쳐진 영광스러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다. 지금이 바로 행동할 순간이다”고 강조했다. ●반격 나선 이란 “미군 200명 사상”…국제사회 우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국제법을 위반한 침략행위라고 규탄하고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란 관영 매체에 따르면 이란 정예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최소 200명의 병력이 죽거나 다쳤다”고 발표했다. 또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에 설치된 미군의 FP-132 레이더도 완전히 파괴됐다”며 “이 레이더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쓰이는 기술을 장착했고 탐지 거리가 5000㎞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혁명수비대의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국영TV에서 “이제까지 본 것 중 가장 강력한 미사일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준관영 통신사인 파르스 통신은 이란이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공군 기지,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살렘 공군 기지, 아랍에미리트의 알 다프라 공군 기지, 바레인의 미 제5함대 사령부 등 미국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요르단도 자국 영공에 탄도 미사일 2발이 침입해 군이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역시 하이파 지역 등이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민간인 피해자도 발생하고 있다.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란 국영 매체들을 인용해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 있는 여자초등학교가 공습당해 51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아흐마드 나피시 부주지사는 이 학교는 오전반에 학생 170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이날 미나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직접적으로 타격당했다고 말했다. 미나브에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기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에 우려를 표하며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취재진과 문답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발표한 입장 문에서 “중국 측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 타격에 대해 고도로 우려한다”면서 “이란의 국가 주권과 안전, 영토 보전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하며 확전 중단을 촉구했고, 영국은 “광범위한 지역 전쟁으로 확산할 위험”을 경고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습을 “위험한 모험”이라 비판했다.
  • “속았지롱” 트럼프에 낚인 전 세계…“‘변기 막힌 美 항모’는 연막작전” [밀리터리+]

    “속았지롱” 트럼프에 낚인 전 세계…“‘변기 막힌 美 항모’는 연막작전” [밀리터리+]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인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 작전을 감행한 가운데, 미국의 정보당국이 이란과 전 세계에 ‘연막 정보’를 흘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1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사실을 보도하며 “미국이 핵추진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함을 이란 공격을 위해 중동에 배치했지만 ‘화장실 이슈’로 지연됐다는 보도는 연막작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해군 관계자 등을 인용해 포드함이 지속적인 하수 처리 시스템 고장을 겪고 있어 승조원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최대 45분 동안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포드함은 2017년 취역한 미국의 최신 항공모함으로 4500명 이상의 승조원이 탑승한다. 이 함정은 지난해 11월 카리브해에 투입된 뒤 지난달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에 참여했다. 예정대로라면 포드함은 이달 초 귀국해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파견 명령을 내리면서 귀국 시기가 연기됐다. 항해가 8개월 이상 장기화하면서 승조원 4500명이 사용하는 화장실의 하수 시스템 문제로 변기가 막히는 등 선체 곳곳이 고장 나기 시작했다. 애초에 포드함의 화장실 수가 부족하게 설계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당시 미 해군은 공식 성명에서 배치 연장에 따른 어려움을 인정하며 장병들과 가족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최근 벌어진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봤을 때 ‘변기가 막히는’ 미 슈퍼 항모의 상황은 미국 정보기관이 이란에 대한 ‘장대한 분노’ 작전을 기습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연막작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 포드함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이란 측 정보 판단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항모의 사소한 문제를 크게 부각시켜 미국의 준비 태세가 불완전한 듯한 인상을 형성함으로써 상대의 경계심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최소 며칠 동안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리더십’에 감사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 해군은 해당 주장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의 ‘기만 정보 작전’ 사례미국이 적국과 다른 나라를 상대로 기만 정보 작전을 펼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은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영국 도버 지역에 가짜 전차와 가짜 상륙정을 배치하고 허위 무선을 교신하며 적군에 대한 기만 작전을 펼쳤다. 그 결과 독일은 노르망디가 아니라 파드칼레를 진짜 상륙지라고 믿었고 결정적인 병력 이동을 늦춘 탓에 연합군이 교두보 확보에 성공했다. 1991년 걸프전 공습 작전 당시에도 이라크군의 방공망과 지휘 체계 마비를 위해 상륙 가능성을 과장해 해안 방어에 병력을 묶어두었고, 2011년 빈 라덴 제거 작전은 훈련을 다른 목적으로 위장하는 등 외부로 유출되는 정보를 철저하게 관리해 성공적인 기만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 기만전 성공 사례들은 대체로 허위 신호를 대규모로 일관되게 연출하고, 군사력과 정보력, 심리전을 동시에 사용해 적의 판단 실수 또는 판단 지연을 유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란 “역대 최대 보복” 천명이란이 미국의 기만술에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최고지도자를 잃은 이란은 역대 최대 보복을 천명했다. 이란은 1일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에 맞서 중동 곳곳의 미군 거점을 동시다발로 타격하며 보복을 이어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보복 작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실제로 이날 오전 6시 이스라엘 전역에는 공습 사이렌이 반복적으로 울리며 공격 임박을 알렸고, 텔아비브에서는 정밀 방공망이 가동되면서 연쇄적인 폭발음이 들렸다. 비슷한 시간 이라크 에르빌 공항 근처에서도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장대한 분노’ 군사 작전이 개시된 당일 오후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역사상 가장 사악한(evil) 인물 중 하나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며 “이란 국민이 조국을 되찾을 수 있는 가장 큰 기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동 전역과 전 세계의 평화라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타격이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날 폭스뉴스에 “하메네이와 함께 고위급 인사 10~1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일부 언론은 이 숫자를 40~50명까지로 보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 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지도부가 사실상 완전히 증발한 셈이다. 이란 역시 공영방송을 통해 하메네이의 사망을 인정했다. 1일 이란 IRIB는 “이란 최고지도자가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 이스라엘 방문 모디 인도 총리, 홀로코스트 기념관서 헌화

    이스라엘 방문 모디 인도 총리, 홀로코스트 기념관서 헌화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가운데) 인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인도와 이스라엘의 확고한 연대를 강조했다. 예루살렘 AFP 연합뉴스
  • 불씨 살아난 TK 통합… 대구 ‘전원 찬성’ 경북 ‘투표 끝 찬성’

    불씨 살아난 TK 통합… 대구 ‘전원 찬성’ 경북 ‘투표 끝 찬성’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 25명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과 지역 주민의 반대’를 이유로 처리가 보류됐던 행정통합 특별법에 대해 26일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어 TK 통합법 즉각 처리를 요구하면서 통합 불씨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다만 다음달 3일 종료되는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 12명, 경북 13명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각각 만나 통합법 추진 찬반 입장을 논의했다. 대구 의원들은 투표 없이 전원 찬성으로, 경북 의원들은 투표 끝에 찬성으로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대구는 통합법 발의 때부터 전원이 찬성했으나 경북은 지역마다 의견이 갈린다. 이날도 경북 북부권 의원 5명이 흡수통합과 대구 쏠림 현상을 우려하며 반대했다.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의원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적인 재검토와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TK 의원들이 최종 입장을 찬성으로 정리했으나 지방자치법상 자치단체를 통합하려면 시도의회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야 한다. TK 국회의원들의 찬성은 법적 요건이 아니라 지난 23일 반대 성명을 표한 대구시의회 설득 등이 남아 있다. 국민의힘 책임론을 띄운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대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TK 민심을 파고들 예정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처리되더라도 쌓인 민생법안을 함께 처리하자는 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는 전남·광주 통합법만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법 3법’ 성토한 법원장들… “대법관은 4명만 증원” 제안

    ‘사법 3법’ 성토한 법원장들… “대법관은 4명만 증원” 제안

    임시회의 소집… 43명이 5시간 토론“대법관 증원 가능한 인원 우선 4명”법왜곡죄엔 “국민 기본권 보장 역행”재판소원 도입도 사회적 손실 우려“숙의 과정에 사법부 의견 반영해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이 본회의 처리를 앞둔 가운데 전국 법원장들이 25일 한자리에 모여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서 가능한 범위인 4인 증원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법원장들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임시회의를 열고 “사법제도의 근본적 개편은 돌이키기 어려운 중대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면서 “사법부와 사회 각계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공론화와 제도 개편의 부작용에 대한 숙의 없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기관과 전문가를 아우르는 협의체를 통해 바람직한 사법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폭넓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대법관 증원에 대해 “단기간 내 증원은 사실심 부실화 등 부작용으로 인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우려가 있다”면서 4명 증원을 추진하자고 했다. 법원 관계자는 “전원합의체와 소부 재판부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최대한 가능한 숫자가 4명”이라면서 “‘4인 증원을 일단 해보고 소화가 된다면 추가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의견이 공감을 얻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12명을 증원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왜곡죄 신설을 두고는 범죄 구성요건이 추상적이어서 처벌 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 점, 처벌 조항으로 고소·고발 남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비판했다. 법원장들은 “재판의 신속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소원에 대해서는 재판 확정의 실질적 지연, 법적 불안정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법원, 헌법재판소, 국회, 정부 등 관계 기관과 이해관계인이 참여하는 폭넓은 논의와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처장은 모두 발언에서 “사법제도 개편 3법은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23일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면서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법원행정처장이 소집한 이번 법원장회의에는 법원행정처 차장과 각급 법원장 등 총 43명이 참석해 오후 2시부터4시간 45분가량 진행됐다.
  • “어떤 음식을 먹어도 0칼로리”…역대급 ‘위험천만’ 다이어트[이슈픽]

    “어떤 음식을 먹어도 0칼로리”…역대급 ‘위험천만’ 다이어트[이슈픽]

    최근 중국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식을 비닐랩(플라스틱 랩)에 싸서 씹은 뒤 뱉어내는 이른바 ‘랩 다이어트’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더 이코노믹 타임스(ET)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 등 SNS에는 젊은이들이 입 안에 비닐랩을 넣거나 음식에 랩을 씌운 채 씹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은 랩에 싸인 음식을 씹은 뒤 삼키지 않고 뱉어냈다. 그러면서 “칼로리는 섭취하지 않으면서 뇌에 음식을 먹었다는 착각을 일으켜 식욕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씹는 행위 자체가 포만감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우려를 표했다. 입속으로 침투하는 미세 플라스틱 “치명적 손상”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섭식 장애 유발할 수도가장 큰 문제는 비닐랩을 씹으면서 입안에 남게 되는 미세 플라스틱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 등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소화기 및 호흡기 손상 ▲내분비계 교란 ▲만성 염증 및 면역 저하 등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신체적 위험만큼이나 심각한 것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음식을 씹고 뱉는 행위가 거식증이나 폭식증 같은 섭식 장애의 전조 증상이라고 경고한다. 이러한 극단적 다이어트가 조장하는 외모지상주의는 청년들에게 신체 이미지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주어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영양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공복 호르몬 수치가 상승해 오히려 나중에 더 큰 폭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NS 속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 주의해야”전문가들은 “SNS에서 유행한다고 해서 그것이 안전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검증되지 않은 극단적 다이어트 방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요요 현상을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외모지상주의가 만들어낸 현상”이라는 비판과 함께 “조회수를 노린 자극적 콘텐츠일 뿐”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일부 누리꾼들은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체중 감량은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유행을 무분별하게 따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이광호의 어찌보면] 계엄의 밤들을 지나서

    [이광호의 어찌보면] 계엄의 밤들을 지나서

    ‘86세대’는 생애를 통해 적어도 세 번의 계엄을 통과했다. 유년 시절에는 박정희 유신 시대의 계엄령들이 있었다. 집에 찾아온 대학생 어른들의 낮은 수군거림과 불안한 목소리의 톤으로만 간신히 기억할 수 있는 한 시대의 소음은 청각적인 기억에 가깝다. 또렷한 계엄의 이미지를 새기게 해 준 것은 1979·1980년의 계엄이다. 재래식 고등학교 교복을 입는 마지막 세대로서 숨 막히는 시절이 지나가고 있었다. 십대의 모호한 불안과 이름을 알 수 없는 갈증은 어떤 출구도 찾지 못했고, 불투명한 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1979년 10월의 광화문 거리에서 대통령의 죽음을 슬퍼하는 군중들 사이로 교복을 입은 학생이라면 당연히 애도를 표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을 느꼈다. 그때 광화문에서 느꼈던 날카로운 공기의 감각을 완전하게 떠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학에 입학하고 그동안의 제도권 교육의 모든 지식이 허위인 것처럼 여겨질 때, 청소년기 계엄의 기억은 무거운 부끄러움으로 돌아왔다. 제도권 교육의 언어와 매스컴의 정보들 바깥에 엄청난 세계가 있었다. 무지에 대한 치욕감과 자기혐오가 비장함의 정동(精動)을 만들었다. 1987년 6월, 서울 명동 미도파백화점 앞을 가득 메운 엄청난 인파 속에서 한 시대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은 자연스러웠다. ‘계엄’이라는 단어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서는 역사적 유물처럼 보였다. 계엄의 핵심이 ‘언어’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면, 황동규의 시 ‘계엄령 속의 눈’에 나오는 문장들, “아아 병든 말(言)이다/발바닥이 식었다/단순한 남자가 되려고 결심한다”처럼, ‘병든 말’의 시대는 이제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2024년 12월 3일 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텔레비전에 등장해 내뱉은 말들은 너무나 시대착오적이어서 초현실적이었다.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 같은 낡고 녹슨 언어들이 잊고 있던 계엄의 밤들을 소환하며 ‘농담처럼’ 다시 찾아왔다. 이 장면들이 21세기에 재등장했다는 사실, 그리고 포고령 언어들의 폭력성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이 놀라웠다. 농담 같은 계엄은 ‘5시간’ 만에 끝났지만, 이 기이한 농담을 끝낸 것은 진부한 언어의 발설자가 아니라 일상을 파괴하는 조작된 ‘예외 상태’를 용납하지 않은 시민들, 주권자들이었다. 그 계엄의 밤 바로 다음 아침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떠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주최 측에서 공지한 노벨상 시상식 참석자들의 표준 옷차림은 연미복이었다. 수상자와 왕족이 아닌 일반 참석자들까지 모두 연미복을 입어야 한다는 보수적 규정에 대한 어설픈 반감 때문에 준비를 미루다가, 출국일이 임박해서 간신히 연미복을 대여해 급하게 트렁크를 싸고 있던 그런 개인적인 밤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밤은 이 모든 개인들의 사소한 순간들에 공동체적 의미를 새겨 넣어 주었다. 계엄 포고령에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믿을 수 없는 조항이 있었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문학의 위상이 극적으로 드러나는 행사를 앞두고 이런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은 망상적 인지부조화에 가깝다. 국회와 시민들이 계엄을 무력화시킨 그날 아침, 내가 속한 출판 단체(한국출판인회의) 명의의 계엄 규탄 성명을 서둘러 발표하고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계엄이 내려졌던 나라의 땅에서 육중한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의 기이한 착잡함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계엄이라는 ‘예외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정치적 역설이다. 조르조 아감벤이 말한 것처럼, 법질서를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법질서 자체를 정지시키는 기이한 역설이 계엄이라는 예외 상태다. 스스로를 보존하기 위해 법 바깥의 폭력이 동원되는 것은 법이 그 정당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정상’과 ‘예외’를 판단할 수 있는 힘은 독선적인 권력자에게서 나와서는 안 된다. 예외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특정 권력이 독단적인 의지여서는 안 되며, 그것은 권력의 공백이어야 한다. 불법 계엄을 종식하려는 시민들의 싸움은 86세대가 경험한 무거운 비장함과는 달랐다. 최루탄 연기 자욱한 시야에서 손에 움켜쥔 돌의 광물적 두려움을 감당할 필요는 없다. 다중적인 주체들과 시위의 퍼포먼스를 둘러싼 사회 문화적 몸짓들은 촛불 시위에서 이미 볼 수 있었다. 창의적이고 발랄한 투쟁에서 빛과 색을 바꾸는 응원봉은 저항의 리듬 자체를 변화시켰다. 촛불의 따뜻하고 아날로그적인 빛과는 달리 LED 응원봉은 다른 전자적인 유동성과 리듬을 가진다. 자신들이 누리는 문화적 레퍼토리와 집단적 표현 방식은 다른 정치적 신체와 언어를 생성한다. 정치와 취향, 놀이와 저항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는 새로운 시민성의 탄생을 보여 준다. 혁명은 거대한 명분과 이야기와 정치인들의 입에서 실현되지 않는다. 저 다른 언어들, 몸짓들, 스타일들, 리듬들, 그리고 ‘그냥 익숙하게 살던 대로 사는 것’을 거절하는 것. 저 새로운 빛들의 리듬 앞에서 계엄의 밤들은 흩어져 버린다. 세대적 간격에 대한 질투가 아닌 척하면서, 나는 저 빛들의 잔광 속에서 눈을 한번 떠 본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온라인은 ‘피케팅’… 광화문은 ‘마케팅’

    온라인은 ‘피케팅’… 광화문은 ‘마케팅’

    예매 대기 10만명에 암표 25만원 기승방 동난 호텔 환호… 골목상권은 ‘한숨’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 예매가 시작된 지난 23일 오후 8시, 예매 사이트는 전세계에서 일시에 몰린 팬들로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사이트는 곧 마비됐고, 무료로 진행되는 공연임에도 온라인상에는 수십만원 암표가 기승을 부렸다. 티켓 예매는 오픈 직후 대기 순번이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케팅 전쟁을 뜻하는 ‘피케팅’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았다. 예매 시작 20분 만에 예매율은 90%에 달했고, 약 40분 만에 잔여 좌석은 모두 소진됐다. 티케팅에 도전한 30대 오모씨는 24일 “노트북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기기 4대를 동시 동원했지만 접속 직후 대기 순번만 8만번대였다”며 “아이유, 임영웅 등 인기 콘서트는 예매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데도 이번엔 실패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무료 공연의 취지가 무색하게 소셜미디어(SNS)에는 예매 시작 1분만에 암표 판매 글이 쏟아졌다. 초기 10만원대로 형성됐던 가격은 5분이 지나자 25만원까지 치솟았다. 일부 판매자는 가격을 먼저 제시받는 경매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 ●대리 티케팅 업자들 수고비 요구도 타인의 계정으로 예매된 티켓을 자신의 계정으로 옮겨 다시 예매하는 ‘아옮’(아이디 옮기기) 홍보 게시물은 분당 20건 수준으로 올라왔다. 대리 티케팅 업자들은 성공 화면을 인증하며 적게는 4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의 수고비를 요구했다. 8000원에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을 판매한다는 영상 게시물도 공공연하게 게시됐다. 티켓 판매를 주관한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보안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지만 불법 재판매는 외부 개인 간 거래 공간에서 주로 발생해 통제에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티켓의 대리구매나 재판매 등은 개인정보 탈취나 사기 등의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도 표 부정판매 행위자에게 판매 금액의 50배 이하의 과징금을 부여하고, 부정판매 이익을 몰수하는 내용의 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이날 의결했다. 한편, 공연이 열리는 서울 광화문 인근 상권은 유례없는 ‘BTS 특수’에 대한 기대와 함께 대규모 인파로 인한 혼잡 등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공연장 인근 숙박업소는 예약이 꽉 찼다. ‘광화문 뷰’로 유명한 코리아나 호텔과 포시즌스 호텔은 공연 당일인 다음 달 21일 밤 숙박할 수 있는 객실이 모두 동났다. ●인근 상인들 월드컵 수준 매출 기대 지역 상인들은 이번 공연을 월드컵에 비견되는 특수로 보고 있다. 광화문역 근처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는 남만우(69)씨는 “과거 월드컵 때는 매출이 평소보다 5배 이상 올랐다”며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음료와 맥주는 물론, 스마트폰 일회용 충전기와 핫팩 등을 평소의 3~4배 이상 준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규모 인파를 관리하기 위한 도로 통제로 자칫 영업이 더 안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골목 안쪽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집회시위 때처럼 길이 막혀 손님들이 안쪽 골목까지 들어오지 못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된다”며 “방문객이 너무 많아도 현장이 혼란스러워 영업을 제대로 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