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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수첩/주병철 논설위원

    누구든 해가 바뀌면 바꾸는 것 중의 하나가 수첩이다. 지난 한해 동안 삶의 궤적이 깨알같이 적혀 있는 낡은 수첩은 구석진 곳에 처박아 두고 새 수첩에다 일정을 챙겨가며 한해를 보낸다. 가끔 빛바랜 수첩을 꺼내 뒤적이다 보면 웃음도 나오고, 달마다 빈 공간이 빼곡이 채워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그런 수첩을 새해부터는 쓰지 않기로 했다. 스마트폰 달력으로 바꿨다. 침을 묻혀가며 넘기는 묘한 맛, 죽 펼치면 한눈에 확 들어오는 시원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스마트폰이 가져다주는 이기(利器)를 포기할 순 없다.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마음을 바꾸는 데 일조했다. 그보다는 디지털식 생활습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더 컸으리라. 새해 일정을 하나둘씩 문자로 찍어 넣다 보니 새롭기도 하지만 역시 낯설고 서툴다. 하지만 어쩌랴.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바꾸고 또 바뀌어야 하는 것을.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문화·역사에 스토리 담으면 그게 바로 브랜드”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문화·역사에 스토리 담으면 그게 바로 브랜드”

    2010년 국가 브랜드지수 조사 결과 한국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삼성경제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국가브랜드지수 2010년 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50개국 중 실체 면에서 18위, 이미지에서 19위를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모두 한 단계씩 상승했지만, 실체에 비해 이미지가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해외의 시각은 더 냉정했다. 국가브랜드 평가기관인 독일의 안홀트 GMI가 발표한 국가브랜드지수(NBI)에 따르면 한국은 2010년 30위를 기록했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2011년 출범 3년차를 맞아 국가브랜드 강화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다문화 가정을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을 브랜드화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은 “국격 제고를 위해 새로운 것을 개발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와 역사 속에 스토리를 불어넣으면 그것이 바로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해의 첫 휴일인 2일 오후 서울 저동 국가브랜드위원회 집무실에서 이 위원장을 만났다. 대담 최용규 사회부장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국가에도 품격이 있다. 국가브랜드의 필요성은 뭔가. -그동안 브랜드는 상품의 브랜드를 주로 생각했다. 사람들이 브랜드를 생각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신용, 신뢰도다. 겉치장, 제품의 성능 또는 기능이 그 브랜드의 지속적인 품격으로 되기 위해서는 문화도 들어가야 한다. 거기에 오랜 역사 속에서 묻어나는 사람의 숨결들. 그런 것들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호감, 지속적인 지지를 함께 이끌어 낼 수 있다. 사람 개인으로 생각했을 때 아무리 돈 많은 부자더라도 신뢰받는 사람이 되려면 나누고 기부하고 그에 맞는 인격을 갖춰야 한다. 이런 게 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품격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국가브랜드라는 것은 국가의 품격, 즉 국격을 뜻한다. 사람들은 국격이라는 것을 이렇게 생각한다. 이를 테면 프랑스와 독일, 그 나라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국격에 따라 사람들은 프랑스에서 생산한 제품, 독일에서 만들어진 물건은 멋질 것 같고 튼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프랑스 파리에 가면 문화를 볼 수 있고, 문화를 창조한 것뿐 아니라 그런 걸 잘 보존했던 그 정신들을 볼 수 있다. 그것이 프랑스에 대한 호감의 요소로 작용한다. 나는 한국사를 전공했다. 수십년을 전국의 문화를 직접 가서 느꼈다. 우리도 프랑스 못지않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시대의 마음이 보인다. 문화는 지나간 것이 아니라 시대, 시대마다 마음의 표현이다. 문화를 보면 숭고함, 감동을 받는다. 그게 바로 격이다. 하나를 해도 정성이 있고 마음의 나눔이 있다. 더 중요한 건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이상이 시대를 추동하고 이끌어 가는 정신이 아닌가. 우리도 문화가 많이 있는데, 우리 것을 경시, 소홀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좋은 기회가 왔다. 이때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총괄적인 문화와 국가브랜드를 관리하면 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 좋은 보석도 다듬어지지 않으면 별 것 아니게 보인다. 잘 다듬어야 좋게 보인다. 그런 것들을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종합 브랜딩한다. 각 부처에 맡겨 놓으면 교육은 교육대로, 문화는 문화대로 등등 집약이 안 된다. →우리나라 IT나 반도체 등 하드웨어 측면은 세계에서 알아준다. 국격 등 소프트웨어 측면은 어떻다고 보나. -우리가 경제규모로 따지면 세계 15위가 되고, 교역국으로서는 9위다. 굉장히 높게 평가돼 있다. 이에 비해 문화 관광은 30위로 넘어간다. 비교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일본은 5위 안에 든다. 문화나 관광으로만 따지면 우리가 일본보다 못할 게 없다. 우리가 지금 문화관광 쪽이 굉장히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를 찾고 싶게 하는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너무 모른다. 뭘 내놓아야 세계인이 우리에게 다가오는지 모르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종묘가 어디 있냐고 물어본다. 20세기에는 먹고사는 데 바빴고, 또 그렇게 했어야 했다. 민생해결이 바빴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아 성공적으로 개최할 정도로 많이 성장했다. 이때 우리 것에 대한 역사의식을 갖춰야 한다. 이것도 모르면 부모를 모르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이 위원장은 이 대목에서 불끈 쥔 주먹을 가슴 앞으로 들어올리면서 힘주어 말했다).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를 세계에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 역사는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그 정신들을 다시 들여다보면, 그게 지나간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의 모든 문화유산이나 고전 속에 다 들어 있다. 모두 시대의 메시지로 담겨 있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사람과 사건·스토리를 담아 세계에 알려야 한다. 내가 역사현장에 답사를 갈 때 꼭 하는 말이 있다. 역사현장에서는 항상 사람을 찾아라.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찾아라. 그리고 그 시대의 메시지를 찾아라. 사람만 보지 말고 이곳을 함께 지킨 나무도 보고 돌도 보라는 말이다. →국내외적으로 동시에 국가브랜드를 끌어올리려면 정부에서 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우선적으로 국사 교육은 필수로 해야 된다. 국어는 여전히 필수로 배우고 시험 보면서 국사는 왜 필수과목에서 제외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수능시험에서도 국사는 필수로 지정해야 한다. 국사는 국어와 함께 한국인의 사고와 정신을 관장하는데, 왜 그걸 없앴나. 국사 공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문화와 역사, 브랜드는 알아야 지킨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아는 만큼 지킬 수 있다. 숭례문 화재사건 같은 경우도 화풀이로 불을 냈다지만, 만약 언론이나 교육을 통해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들을 잘 알렸다면 미리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난해 11월에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후 세계인이 보는 한국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국가브랜드위원장을 맡은 뒤 많은 나라에 다녀봤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 있는 것은 틀림없다. 옛날처럼 한국인을 보고 일본인, 중국인으로 헷갈리는 사람들도 많이 줄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전히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한국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MADE IN KOREA’가 적힌 제품을 우선적으로 찾고 좋아하는 세계인은 아직 별로 없다. 아직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꽤 있다는 것이다.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올 한해 계획과 역할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위원회는 국격과 브랜드 제고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각 부처에서 각자의 역할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우리 위원회에서는 기본적으로는 우리 것만 일방적으로 보여 주고 선전하기보다는 상대국을 존중하는 양방향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본다. 문화적인 것과 양국 국민 간의 마음, 그런 양방향의 소통을 통해 상대방 국민에게 대한민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국제사회에도 이제 기부와 나눔은 필수적인 것이 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질의 나눔과 마음의 나눔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곧 문화의 나눔이다. 나눌 때는 상대방의 자존심을 헤아리면서 해야 한다. →구체적 설명을 듣고 싶다. -나눔과 기부를 위한 해외봉사단을 꾸릴 예정이다. 어떻게 하면 세계인과 서로 함께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배우는 그런 훈련 프로그램을 올해 만들 예정이다. 친절한 국민, 상냥하고 친절한 태도와 표정을 갖춘 국민이 되자는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다문화 사회를 맞아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주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업도 계획 중이다. 다문화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라는 소속감에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도 우리의 문화유산을 너무 모르기 때문에 문화와 역사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올해 ‘브랜드종합전람회’를 열 예정이다. 각 지자체에 있는 우리의 좋은 브랜드를 한꺼번에 모아 놓고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브랜드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이뤄지고 지역 간 소통이 이뤄질 수도 있다. 정리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She is … ●1947년 서울생 ●1985년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1993∼1997년 한국여성연구원 원장 ●2002∼2004년 한국사상사학회 회장 ●2006∼2010년 이화여대 총장 ●2008년 이명박 대통령당선인 정책자문위원 ●2009∼2010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2009년~현 대통령자문 통일고문회의 고문 ●2010년 9월~현재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 [열린세상] 무와 실의 나라 일본이 주는 교훈/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무와 실의 나라 일본이 주는 교훈/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한해를 관통했던 사회현상을 되돌아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 ‘올해의 한자’ 선정도 그중 하나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도 각계각층이 각자의 기준에서 선택한 ‘올해의 한자’를 발표했다. 교수, 최고경영자(CEO) 등 일본 사회지도층이 선택한 ‘2010년 한자’는 ‘실’(失)과 ‘무’(無)다. 이 두 단어는 무기력증에 빠진 일본경제와 일본 사회의 부조리를 압축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일본은 참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 1월 ‘일본의 날개’ JAL이 파산했다. 어느 나라나, 어느 시대나 불황은 있다. 하지만 20년이나 지속된 불황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거기다가 JAL은 국책항공사다. 일본의 자존심이다. 도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도 일본인에겐 큰 충격이었다. ‘품질과 기술의 신화’로 불리던 도요타가 지난 한해 리콜한 자동차는 무려 1000만대. 리콜의 직접적인 원인은 가속페달의 결함이었다. 도요타는 처음에 그 결함조차 시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도요타가 쌓아온 신화는 물론 신뢰마저 무너졌다. 더욱 충격적인 사건은 경제 2위 대국의 자리를 중국에 내준 것이다. 일본 내각부와 중국인민은행이 지난해 8월 16일 “중국 경제규모가 일본을 제쳤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1968년 세계경제 2위로 부상한 후 42년 만에 중국에 G2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하게 된 것이다. 세계 경제에서의 ‘재팬의 위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경제적 위상과 함께 외교적 위신도 적지 않게 깎였다. 주일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가 대표적 사례다. 반세기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민주당 정권은 미국과 아시아의 균형 외교를 선언했다. 미국에 치중된 외교 노선의 수정을 의미한다. 오키나와현 지역 내에서 이전키로 미국과 합의한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현 밖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도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의 압력을 견디지 못했다. 일본 민주당 정권은 이전을 요구하는 오키나와현 주민에게 이전 불가 입장을 전했다. 북한의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도발로 조성된 한반도 초긴장 상황은 자연스럽게 미국이 중심이 된 남방 삼각대(미국·일본·한국)를 편성하게 된다. 이유가 무엇이든, ‘아시아 중시 외교’는 명목만 살아 있는 셈이다. 중국과의 영토 전쟁으로 불렸던 센카쿠 열도 분쟁에서도 중국 페이스에 말렸다. 지난해 11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 열도를 깜짝 방문함으로써 러시아에도 허를 찔렸다. 일본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의 신뢰 관계는 금이 간 상태다. 이런 것들이 ‘실’, 즉 상실감을 선정한 배경이 된 셈이다. 이와 같이 ‘실’의 의미가 ‘재팬 파워’의 상실감이라면, ‘무’는 거기서 유발된 사회 병리 현상이다. 상실감에 빠진 사회를 상징하는 단어는 ‘무연사회’다. 무연사회란 단독 세대가 증가하면서 사람과 사람과의 유대관계가 줄어드는 세태를 말한다. 이런 세태와 일본의 왜곡된 개인주의가 만나면서 최장수 국가의 이면에 감춰진 서글픈 자화상이 드러난다. 홀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1년에 3만건이 넘게 발생하고 있다. 무연사회라는 용어는 국제사회 속에서 일본의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을 때 인용되기도 한다. 그 동안 경제력을 바탕으로 지탱해 왔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할 때 사용한다. 일본의 추락은 제조업 의존 및 수출 주도형 전략을 추구해온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산업구조는 일본과 유사하다. 한국은 일본처럼 고령사회 구조로 진입했다. 우리는 북한변수를 안고 있다. 일본보다 사정이 나을 게 없다.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산업구조 조정을 게을리하면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잠재성장력을 높이지 못하고 정치적 리더십이 없을 때 국가의 활력과 생기가 떨어진다는 것을 일본에서 봤다. 대한민국에 활기가 돌고 국민 얼굴에 윤기와 정기가 넘치는 2011년 신묘년을 만들려면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혜의 상징동물인 토끼의 ‘지혜’가 더욱 간절한 이유이다.
  • 2011년 희망의 사자성어 民貴君輕

    교수들이 올 한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민귀군경’(民貴君輕)을 뽑았다. 교수신문은 지난달 8~16일 전국 대학교수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39%가 새해의 사자성어로 ‘민귀군경’을 택했다고 2일 밝혔다. ‘민귀군경’은 맹자의 ‘진심’ 편에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맹자는 ‘춘추좌전’ ‘상서’에서도 ‘백성 보기를 다친 사람 보듯 하라.’ ‘백성을 갓난아이 돌보듯 하라.’며 민본을 강조했던 사상가다.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관권이 인권 위에, 부자가 빈자 위에 군림하고, 힘센 자가 힘없는 자를 핍박하는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새해에는 나라의 근본인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설문에서는 ‘민귀군경’에 이어 ‘한마음을 가지면 큰 의미의 대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의 ‘보합대화’(保合大和)가 21%의 지지로 2위에 올랐다. 또 ‘국민이 화합하고 궁극적으로 지구촌의 화합을 지향한다.’는 조민유화(兆民有和·20%), ‘술자리에서 적의 창끝을 꺾는다. 즉, 남북이 마주 앉아 술잔을 나누며 평화를 이룬다.’는 준조절충(樽俎折衝·8%),‘소매가 넓으면 춤도 잘 춘다. 즉 재물이나 기반이 넉넉해지면 하는 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의 장수선무(長袖善舞·5%) 등이 뒤를 이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서민, 연초 한파… 월동 물가 치솟고…설 물가도 비상 ‘凍凍’

    서민, 연초 한파… 월동 물가 치솟고…설 물가도 비상 ‘凍凍’

    올해 극심한 한파에 유가가 급등 하면서 난방비, 차량유지비 등 서민들의 월동 물가가 치솟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도 지난 한해 동안 21.3% 오른 가운데 구제역으로 인한 한우 가격 인상이 겹치면서 설을 앞두고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한국가스공사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라 올해부터 도시가스 용도별 도매요금을 ㎥당 34.88원씩, 평균 5.3% 인상했다고 2일 밝혔다. 주택용의 가격은 708.51원, 업무난방용은 758.48원, 일반용은 693.65원이 됐다. 다음달 1일이 가격조정 시점인 지역난방의 열요금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석유난로 등에 쓰는 실내등유의 주유소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 ℓ당 1173.36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1018.84원보다 154.52원(15.2%) 올랐다. 보일러등유도 1004.89원에서 1160.08원으로 155.19원(15.4%)이나 비싸졌다. ●휘발유 ℓ당 2289원 주유소도 저소득층의 연료·난방비 걱정도 커졌다. 연탄 가격은 동결됐지만 함께 쓰이는 번개탄 가격은 지난해 10장에 1800원에서 2000원으로 200원(11.1%) 인상됐다. E1가스는 1일부터 가정용 프로판 가스를 ㎏당 1121원에서 1289원으로 168원(15%) 인상했고, SK가스도 ㎏당 249원 올렸다. 연탄 소매업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연탄의 공장도 가격도 해마다 20~30원씩 오른 후 지난해에는 300원에서 400원으로 껑충 뛰었다.”면서 “유가를 감당할 능력이 안 돼 연탄 보일러로 바꾸는 가구가 늘어나는데 저소득층 연료비는 동결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차량 연료비도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차량용 휘발유 소매 가격은 12주 연속 상승해 이날 ℓ당 2289원을 기록한 주유소도 나왔다. 차량용 부탄가스 공급가 역시 전달에 비해 10% 이상 올랐다. 겨울철 의류 가격도 종류에 따라 최고 6%까지 올라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소비자물가 동향 조사 결과 지난달 남자 스웨터 가격은 전년 12월에 비해 5.3%, 여자용은 6.0% 올랐다. 남자 점퍼 5.1%, 남자 코트 4.1% 등 남성용 겨울철 옷값이 많이 올랐고, 장갑 가격도 6.2% 상승했다.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신선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설 선물세트 가격은 지난해보다 20%가량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 선물세트 작년보다 20% 오를 듯 신세계 이마트는 사과와 배 등 청과세트와 구제역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굴비선물세트의 가격이 지난해 설보다 20%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우 선물세트 역시 구제역이 지속될 경우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선물세트 가격은 원화 강세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MB “새해엔 말 자제… 막말하면 혼탁”

    MB “새해엔 말 자제… 막말하면 혼탁”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31일 민주당 천정배 의원의 ‘막말’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춘추관(청와대 기자실) 2층 구내식당에서 기자들과 가진 송년회 자리에서다. 이 대통령은 “내년 한해는 서로를 인정해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막말을 하면 사회가 혼탁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뜻한 사회가 돼야 하는데, (말을) 자제해야 하고 이런 사회가 돼야 일류사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이 지난 26일 장외집회에서 “헛소리 개그하면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이명박 정권을 확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발언한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단행한 개각과 관련, “인사를 원래 내년 초에 하려고 했는데 기자들이 또 2011년 1월 1일부터 아는 곳에 전화해서 인사에 대해서 묻고 하는, 또 그런 고통을 겪을까봐 갑자기 당겨서 하게 됐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일하는 정부’로서의 각오와 관련, “이번 정권은 기초를 탄탄히 하는 데 헌신할 책임이 있다. 열심히 일하고 희생하면 기초가 잡힐지 모르며, 마지막 떠날 때까지 ‘일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외국기관이 우리나라를 높게 평가하는데,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놓치면 몇십년을 후퇴한다. 기회를 잡아야 한다.”면서 “2011년은 국운 융성의 기회가 오는데 이를 놓치지 않으려면 언론도 협조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초일류國 주춧돌 놓은 한해 되길”

    경제5단체장이 2011년을 맞아 고용창출과 경제 살리기, 동반 성장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신년사를 내놨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창립 50년을 맞아 전경련은 초일류 선진국의 주춧돌을 놓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은 우리가 많은 성취를 이뤄낸 한해였지만 또다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국내외 경제 환경 악화에도 우리는 2011년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이 예정대로 인하될 수 있도록 촉구하고, 기업인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상속세율 인하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또 “아직 남아 있는 규제 가운데 기업이 불편을 크게 느끼는 과제를 우선적으로 발굴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은 “국격 향상의 기반을 적극 활용해 ‘코리아 프리미엄’을 조기 달성하고, 유럽연합(EU)-미국-아시아 대륙을 잇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해외 네트워크 및 수출 경험이 풍부한 전문상사 200개를 통해 영세 무역업체를 멘토링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대립적이고 투쟁적인 노동운동, 이념과 정치지향적인 노동운동은 역사 속으로 퇴장할 때가 됐다.”면서 “동시에 경영자들도 투명·윤리경영과 대·중소기업 간 동반 성장을 통해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일소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인의 땀방울은 곧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라면서 “높아진 국격과 위기 극복 저력을 바탕으로 새해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중소기업이 주도하자.”고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희망의 토끼해/이춘규 논설위원

    토끼는 호랑이만큼이나 우리 민족에게 친숙하다. 영리한 동물이다. 정월 대보름달 속 주인공이기도 했다. 계수나무 옆에서 떡방아를 찧는 설화로 친숙하다. 온순하면서 남을 해칠 줄 모른다. 구전소설 토끼전, 별주부전은 ‘남해의 용왕이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 토끼의 간이 영약이라는 말을 듣고 거북이로 하여금 토끼를 꾀어오게 한다. 꾐에 빠져 용궁까지 업혀간 토끼는 마지막 순간 침착해져 간을 볕에 말리려고 꺼내놓고 왔다며 뭍으로 탈출한다.’고 토끼의 영민함을 그렸다. 우리 민족은 ‘토끼 같은 자식’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며 귀하게 여겼다.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기 때문이리라. 많이 낳아 병 없이 오래 사는 것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이 으뜸으로 여겼던 복이었으니 토끼는 ‘희망’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서양에서는 재승박덕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재주는 뛰어나지만 덕이 부족한 사람에 비유됐다. 이솝우화에서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보면 인내와 끈기가 부족한 토끼는 거북이에게 패배한다. 능력과 재주가 있다고 남을 깔보지 말라는 교훈을 담았다. 토끼는 초식동물이다. 집토끼, 산토끼가 있다. 11세기 무렵 가축화됐다. 땅·하늘에서 포식자들이 노린다. 포식자들에게 언제든지 잡아먹힐 우려가 큰 운명이다. 팽팽한 긴장의 연속. 포식자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큰 귀를 가졌다. 발견되면 줄행랑치기 위해 튼튼한 다리를 가졌다. 종족유지를 위해 많은 자손을 낳아야 한다. 그래서 토끼의 생존전략은 매우 치열하다고 학자들은 소개한다. 토끼해인 1627년 조선 인조 때 정묘호란이 있었지만 우리 역사에서 토끼해는 비교적 평온했다. 고대국가 시대에는 건국과 천도가 눈에 띈다. 백제 시조 온조왕이 위례성에서 즉위한 것이 기원전 18년 계묘년이었다. 고구려 장수왕 15년(427년)에 이뤄진 평양 천도나 백제 문주왕 원년(475년)의 웅진 천도 역시 토끼해의 일이다. 근·현대사에서 토끼해는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해였다. 올해 신묘년 토끼해도 나라의 무사태평을 기대한다. 다사다난했던 병인년 호랑이해가 가고 신묘년(辛卯年) 희망의 토끼해가 밝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 장·차관 토론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5%를 달성하면서도, 물가는 3%로 억제하는 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두 마리 토끼 잡기다. 토끼는 이처럼 긍정의 동물이다. 용틀임을 시작한 신묘년 새해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지혜로운 토끼처럼 살아 풍요로운 한해가 되길 희망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걱정스러운 ‘무더기 종편’… 정책·철학·비전 없는 방통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31일 종합편성채널(종편)·보도채널 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를 위해 방통위 기자실로 향하면서 소감을 묻자 “후련하다.”고 했다. 그러나 선정 결과에 대한 정치적 공정성 문제를 두고 불어닥칠 거센 후폭풍을 보고도 계속 후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는 이경자·양문석 두 상임위원의 반발과 퇴장으로 얼음장 같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당초 여권은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하면서 ‘콘텐츠 산업 활성화’, ‘글로벌미디어 육성’, ‘광고시장 확대’ ‘신문시장 위기 극복’ ‘여론다양성 확대’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말 그런 정책목표를 추구한다면 ‘1조원대 종편 1개만 허용해서 집중적으로 육성해도 모자란다.’는 주장이 거셌다. SBS가 제작비로만 한해 4000억원을 쓰는 상황에서 자본금 4000억원 이상의 종편 여러 개를 두어 봐야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방통위는 끝내 종편 4개를 선정했다. 때문에 방통위가 당초 미디어법이 구현하고자 했던 철학을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 채 신문사들의 요구에만 끌려다녔다는 거센 비판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절대평가제를 도피처로 삼고 있다. 그렇게 원하니 다 주기는 하겠지만, 시쳇말로 ‘말아먹든 말든’ 그 이후는 사업자들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유를 바탕으로 공정 경쟁하면 전반적으로 방송산업이 활성화되고 경쟁하는 사업자들 역량도 향상되리라는 취지”라고만 언급했다. 그러나 어차피 허가제를 택하고 있는 데다 사업자들이 정책 실패를 막아 달라는 명분으로 추가적인 지원을 요구할 경우 정부로서는 외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각종 광고 규제 완화로 먹거리를 마련해 주고, 외국 프로그램 수입 허용 등으로 제작비 압박을 풀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4개나 되는 종편 가운데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퇴출되는 사업자가 나올 경우 이를 사업자의 경영 계획실패에 책임을 물으면서 채널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책도, 철학도, 비전도 없는 방통위’라는 신랄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심사위원단 선정에서도 방통위는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병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를 위원장으로 앉혔으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의 ‘싱크탱크’ 멤버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 교수는 애초 민주당 추천 몫으로 현 정권 방통위 상임위원이 됐으나, 이후 현 정권의 언론장악 과정에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한 데 이어 ‘박근혜 대선 캠프’로 옮긴 것이다. 그럼에도 방통위는 “본인(이 교수)이 말을 하지 않아 특정 정치인의 대선 캠프 참여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검증 능력 부재를 자인하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이 같은 문제는 심사위원단 구성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날 공개된 심사위원 명단에 따르면 13명 가운데 반이 넘는 7명이 방통위원 추천 몫으로 돼 있다. 방통위는 그동안 절대평가인 데다 심사위원장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한 만큼 최대한 공정한 심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 위원장까지 합치면 모두 14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8명이 방통위 입김을 받은 인사들로 채워져 있어 사실상 방통위 뜻이 관철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심사위원 가운데 방송 전문가가 2명에 불과한 것도 공정성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011 희망찬 새해를 여는 사람들] KTX 기관사 이성호씨 “항상 새로운 2일로 달릴 것”

    [2011 희망찬 새해를 여는 사람들] KTX 기관사 이성호씨 “항상 새로운 2일로 달릴 것”

    31일 오후 11시 30분 2010년의 마지막 열차이자 2011년 새해 첫 열차인 서울발 대전행 열차 333호가 찬바람을 가르며 서울역을 출발했다. 멀리 천안역이 보이자 자정을 알리는 시계음이 울렸다. 이성호(52)씨는 1월 1일 0시 30분 대전역에 도착하는 이 열차의 기장이다. 한해의 마무리와 새해의 시작을 열차에서 맞이하는 셈이다. “기관사 생활 23년째지만 열차 안에서 새해를 맞는 건 처음이에요. 기장으로서의 책임감도 막중하고, 스스로도 더 새로워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씨는 1980년 철도청에 들어가 87년부터 기관사로 활동했다. 초기에는 새마을호 부기관사로 일하다 2004년 KTX가 개통하면서 정식 기관사가 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1살에 입사했지만 일하면서 야간대학을 마쳤을 정도로 매사에 열심이고 긍정적이다. 2010년의 아쉬움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즐거웠던 일을 한껏 늘어놓는다. 대학생 딸에게 열차 자유이용권인 ‘내일로(RAIL路) 티켓’을 선물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차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더니 아버지가 대단해 보인다더군요. 제 직업을 자식들이 인정해 주니까 뿌듯했어요.” 이씨의 애사심과 자부심이 두배로 커진 것은 물론이다. 50대 아버지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씨도 연로한 부모 걱정과 자식 걱정이 새해 소망의 전부다. “새해 소망이랄 게 뭐 있냐.”면서도 “올해 미수(米壽)를 맞이하는 부모님 건강과 자식들 취업 잘돼서 스스로 밥벌이하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기차를 홍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차량 검수분야로 입사했지만 기관사가 멋져 보여 직종을 바꿨을 정도로 기차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 기관사가 되면 전국 방방곡곡을 가볼 수 있다면서 추억의 보따리를 풀어 놨다. 이씨는 “부산에 가면 초량시장 회가 맛있고, 동대구역에 갈 때마다 닭발을 전문으로 하는 시장통을 찾는다.”면서 “요즘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라고 들었는데, 더 많은 승객분들이 열차를 이용해 저처럼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소녀시대, 완벽 환상군무 ‘자로 잰 듯’

    소녀시대, 완벽 환상군무 ‘자로 잰 듯’

    걸그룹 소녀시대가 환상적인 군무를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31일 오후 9시 55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 공개홀에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유리와 티파니, 배우 류시원의 진행으로 개최된 2010 MBC가요대제전에서 소녀시대는 ‘런 데빌 런’(Run Devil Run), ‘오’(Oh), ‘훗’(Hoot) 무대를 펼쳤다. 이날 소녀시대 멤버들은 눈매를 강조한 메이크업에 블랙룩과 화이트룩으로 맞춰 입고 총 3곡을 부르며 마치 자로 잰 듯한 군무를 선보였다. 특히 소녀시대의 달리기춤, 화살춤 등 각선미가 돋보이는 안무는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소녀시대는 올 한해 국내 활동과 더불어 일본에서 데뷔 후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최고의 걸그룹다운 위상을 떨쳤다. 이날 2010 MBC가요대제전에서 청팀과 백팀으로 나뉜 다비치 슈프림팀 옴므 카라 SG워너비 2AM 나르샤 미스A 레인보우 비스트 서인영 소녀시대 씨엔블루 아이유 윤하 인피니트 임정희 케이윌 FT아일랜드 2NE1 2PM 미스A 보아 샤이니 손담비 송대관 슈퍼주니어 시크릿 씨스타 애프터스쿨 유키스 제국의 아이들 태진아 티아라 포미닛 홍진영 에프엑스(f(x)) GD&TOP는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무대를 만들었다. 사진 = 2010 MBC가요대제전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김정일, 105탱크부대 훈련 시찰

    김정일, 105탱크부대 훈련 시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1일 한해를 마감하며 자신의 ‘선군혁명 영도’를 상징하는 탱크부대를 시찰했다고 북 조선중앙방송 등이 보도했다. 북 매체가 김 위원장의 행보를 당일 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오중흡7련대’(항일빨치산부대) 칭호를 받은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의 군사훈련을 보셨다.”고 밝혔다. 조선중앙방송은 김 위원장의 탱크부대 시찰 날짜를 ‘12월 마감일(31일)’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날 탱크사단 시찰 수행 명단에는 후계자인 김정은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010년 정초에도 인민군 부대 중 처음으로 이 부대를 시찰한 바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이날 북 양강도의 김 위원장 별장에 지역 군부대 반란을 미연에 방지할 목적으로 최근 탱크부대가 배치됐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 “8월 말쯤 탱크 10여대가 열차에 실려 혜산시에 들어왔다가 얼마 후 (동북방 40㎞) 삼지연군의 김정일 위원장 특각(별장) 주변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한편 북 노동신문은 ‘통일준비’에 역점을 둔 통일부의 새해 업무계획과 관련, 이날 ‘개꿈을 꾸지 말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북남 관계 파국과 조선반도 정세 악화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면서 “남조선 집권 세력은 대화와 평화를 위한 길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문근영 “시청률만으로 작품 평가?” 개념 수상소감

    문근영 “시청률만으로 작품 평가?” 개념 수상소감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문근영이 당차고 뼈 있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문근영은 12월 31일 밤 9시 55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2010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자 연기상을 수상했다. 문근영은 수상소감에서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올 한해 마음고생 많았다고 주신 상으로 알겠다”며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이어 “상을 타게 되면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방송관계자와 제작진에게 뼈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한 작품이 단순히 시청률만으로 평가 받을 수는 없다.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나 열악하다. 이런 드라마 현장이 개선되도록 방송국과 제작사 측의 많은 노력을 부탁한다”며 “나 또한 맡은 바 임무인 연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돌한 소감을 남겼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문근영은 ‘제빵왕 김탁구’의 전인화와 공동수상한 최우수 연기상을 포함, 인기상와 베스트커플상까지 3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사진=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 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MB 잘하고 있다” 52%… ‘안보효과’로 지지율 4%P↑

    “MB 잘하고 있다” 52%… ‘안보효과’로 지지율 4%P↑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보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52%) 것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경제가 바탕이 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상승이나 서민층이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지만, 주가나 환율, 수출입지표 등 기본적인 경제지표가 2010년 한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제회복’을 보고 선택한 정부였기 때문에 국민들이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는 것으로 볼수 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서 비롯된 ‘안보효과’로도 3~4%포인트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청와대가 외부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줄곧 50%대 안팎을 기록했다. 40%의 지지율이 무너지는 순간부터 본격적인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이 시작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집권 4년차에도 이례적으로 당분간은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평가가 높았다.19~29세의 55.6 %, 30~39세의 58.6 %, 40~49세의 52.4 %가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적으로 대전·충청은 절반 이상(51.1%)이, 광주·전라 지역 주민들은 무려 무려 10명중 7명(69.9%)이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대통령이 올해 가장 잘한 일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꼽았다. 10명중 4명(41.1%)이나 됐다. 국정운영 부정 평가자의 45.2%와 민주당 지지자의 48.1%도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G20 역시 경제분야의 회의로, 환율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면서 국격을 한껏 높인 것에 대한 자긍심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일로는 국민 3명중 1명(33.1%)이 ‘무리한 4대강 사업 추진’을 꼽았다. 국민의 여론을 무시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에 대한 반발이 반영된 것으로 볼수 있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하는 응답자들도 4대강 사업 추진이 무리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신년사설] 신묘년엔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자

    신묘년의 첫 아침을 맞는 마음이 새롭다. 지난해 피원조국에서 원조수여국으로 국격 상승, G20 서울 회의의 성공적 개최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반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태 등 어려움도 극심했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비록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럴수록 희망을 일구는 자세가 긴요함을 새삼 느낀다. 올해 우리는 지난 세월을 다시 한번 돌아볼 계기를 맞았다. 19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50년 전인 1961년쯤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의 여건은 열악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1960년 국내총생산(GDP)은 20억 달러로 1인당 GNI는 고작 79달러였다. 초근목피의 시절은 상전벽해로 달라졌다. 1차 경제개발이 끝난 1966년에는 36억 달러에 125달러로 그해 성장률은 무려 12.2%에 이르렀다. 1980년 -1.5%, 98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때 -9.8%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 외에 줄기차게 성장가도를 달렸다. IMF에서 올해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이 꿈의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볼 정도가 됐다. 50년 전에 비해 경제규모는 무려 450배, 1인당 소득은 250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그럼에도 우리를 위협하는 요인은 한층 많아지고 있다. 주변국인 중국은 지난해 4조 9847억 달러의 국내총생산(IMF 자료)을 기록했다. 200년 만에 세계 중심으로 위치를 되찾고 있다. 도광양회의 시대를 접고 사실상 팍스 차이나를 선언, 돌돌핍인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100년 전부터 강대국의 반열에 오른 일본은 경제규모가 2008년 4조 3000억달러(OECD 자료)에 이른다. 중국과 한국을 비교하면 1995년 중국 경제는 한국보다 1.5배가 컸으나 15년 만에 6배로 격차를 벌렸다. 일본은 1968년 독일을 제친 이후 40년가량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지켰으나 중국에 근소한 차로 밀려났다. 지역에서 한 국가세력의 굴기는 필연적으로 불안정성을 초래한다. 한국이 안주해서는 안 될 이유를 경제규모의 변모상이 알려준다. 한국은 과연 새롭게 제기되는 도전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는가. 걱정스럽다. 경제당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재정의 상반기 조기집행 방침을 천명했다.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음을 시사한다. 특히 무상급식 등 이념색채가 짙은 정책이 백화제방해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 갈등의 수위가 한층 높아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진영 간 대치상태가 더욱 첨예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폭력 등으로 세계적으로 망신을 산 국회이지만 상태가 개선될 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의 폐해 역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현실이 힘들다고 소 닭보듯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결코 없다. 우리는 저력을 되살리고 불살라야 한다. 위험이 닥칠수록, 어려움에 직면할수록 힘을 내고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국가발전의 장을 열었던 저력을 발휘할 시점이다. 먼저 국민 개개인이 상호 이해에 바탕을 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 박칼린의 조율을 통한 리더십에 쏟아진 관심을 보면 국민들이 원하는 리더십의 형태를 가늠할 수 있다. 1인의 상의하달 방식에서 벗어나 구성원이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며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리더십을 국민은 바란다. 이런 리더십을 바탕으로 서민을 따뜻이 보듬되, 공정한 원칙을 세워 적절하게 경쟁할 때 국가적 에너지가 재충전될 것이다. 특히 복지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가의 복지정책은 모든 국민들에게 예산을 골고루 나눠주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국가 공동체의 건강성을 확보하고 실패와 좌절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복지여야 한다. 복지를 무차별로 늘리면 그 짐은 전부 우리들의 자식들이 짊어진다. 나중에 원망 듣는 부모가 되려는가. 그리고 모처럼 전국적 규모의 선거가 없는 올해는 국가의 기틀을 다지는 기회가 돼야 한다. 내년 총선·대선 등 선거의 전초전으로 소용돌이가 일지 않도록 각 정치적 주체의 절제가 필요하다. 미구에 닥칠 숱한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의 장을 열기 위해 서울신문은 좀 더 따뜻한 나라, 서로를 아끼는 사회를 신년 화두로 던진다. 지난해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현실적인 국력상승으로 이끌어야 한다. 4강의 틈바구니에서 국가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국력이 한 단계 신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의 단합이 절실하다. 온기를 나눠 상생과 도약을 이룸으로써 2011년을 후대에 희망을 복원한 한해로 기록되게 하자.
  • 카타르서 웃자… 연아도 돌아온다

    카타르서 웃자… 연아도 돌아온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지난해 뛰어난 경기력과 투혼으로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스포츠 스타들이 새해를 맞아 다시 뛴다. 진부하지만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올해는 언제, 어떤 드라마가 또 쓰이고 읽힐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올해도 희망을 안고 기다려볼 만하다. 눈 덮인 새해 벽두, 각 종목 스포츠 스타들은 추위를 뚫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의 올 한해 캘린더를 들여다보자. ●카타르 아시안컵(1월 8~30일) 축구대표팀은 새해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맞았다. 각오가 남다르다. 아시안컵이 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대표팀은 5일 오후까지 아부다비에서 마무리 훈련을 한다. 6일 도하에 입성한다. 대표팀의 이번 슬로건은 ‘왕의 귀환, 아시아의 자존심’이다. 51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볼턴)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모였다. 손흥민(함부르크)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의 스타로 이름을 알릴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013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 참가 자격이 생긴다. 박지성은 “한국이 아시아 챔피언이라는 걸 모두에게 보여 주겠다.”고 했다. ●카자흐 동계亞게임(1월 30일~2월 6일) 지난해 2월 밴쿠버 영웅들이 다시 출동한다. ‘빙속 3인방’ 이승훈 모태범 이상화는 이번에는 아시아를 접수한다. 모태범이 출전하는 남자 500m와 이상화가 나서는 여자 500m는 동반 금메달이 유력하다. 이규혁은 1500m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린다. 이승훈은 5000m와 1만m, 매스스타트와 팀추월에서 4관왕에 도전한다. 조용할 날 없는 쇼트트랙도 대반전을 노린다. 조짐이 좋다. 2010~11시즌 월드컵 3~4차 대회에서 12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이호석·성시백의 컨디션이 최고조다. ●피겨 세계선수권 (3월 21~27일) ‘피겨 여제’ 김연아가 돌아온다. 일본 아사다 마오와 1년 만에 리턴매치를 펼친다. 김연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아사다는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오르며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세계 피겨팬들은 올해 초 다시 김연아와 아사다의 맞대결을 볼 수 있게 됐다. 둘 다 불안요소가 있다. 김연아는 올 시즌 모든 일정을 건너뛰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결별하면서 심리적으로도 많이 흔들렸다. 아사다도 극도의 부진에서 겨우 탈출할 조짐을 보였을 뿐이다. 둘의 대결은 예측 못할 요소도 많다. ●U-20 월드컵(7월 30일~8월 21일) U-20 대표팀 사상 최강 멤버가 출동한다. 이름값만 해도 성인 대표팀 못지않다. 손흥민과 아약스 석현준, 발랑시엔 남태희가 합류한다. 국내파 지동원도 특유의 화력을 선보인다. 경험으로나 실력으로나 이전 대표팀 수준을 뛰어넘는다. 2009년 이집트 대회 8강 이상 성적을 노릴 만하다. 올여름 의외의 기쁜 소식을 전해줄 최대 카드다. 문제는 조직력과 적응이다. 유럽파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의 조화가 필요하다. 콜롬비아 고지대 환경에 적응하는 문제도 만만찮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서울광장]2011년 첫날 내다본 10년/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2011년 첫날 내다본 10년/육철수 논설위원

    한달 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월드컵 개최지 발표를 밤늦도록 TV로 지켜보았다. 2018년엔 러시아, 2022년엔 카타르로 결정되자 아쉬움이 밀려왔다. 8년 뒤, 12년 뒤에나 있을 먼 훗날의 일인데 한국의 2022년대회 유치 실패는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안겼을 것 같다. 러시아와 카타르대표단이 환호하는 모습에서 양국 국민들이 가졌을 희망과 흥분을 엿볼 수 있었다. 월드컵 불발로 세계의 시선이 다른 데로 옮겨지고, 국민의 자부심과 경제효과 등 유·무형의 기회를 잃은 것 같아 미련이 많이 남았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 보니 2022년이면 내 나이가 환갑을 넘긴 60대 초반이다. 까짓것 뭐, 그때가 언제 올 줄도 모르는데 공연히 마음만 상했다고 여기며 애써 허탈함을 추슬렀다. 그래도 미래의 희망을 하나 더 갖는다는 것은 해당 국가나 국민에게 축복이고 행운이다. 적어도 월드컵이 열릴 때까지 그들의 마음은 풍요로울 테니까. 새해가 밝았다. 2010년 12월 31일과 2011년 1월 1일은 단 하루 상간. 시간상으론 평범한 어제와 오늘일 뿐이다. 인생을 여기까지 오게 해준 어느 하루도 소중하지 않은 날은 없다. 그래도 날짜마다 의미 부여에 따라 크게 다를 것이다. 오늘은 새해의 첫날이자 새 밀레니엄의 두 번째 10년을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지난해와 과거 10년을 돌아보고 올해의 계획과 10년 앞도 생각해 두어야 하는 시점이다. 일신(一新)을 다짐하며 각별한 느낌으로 오늘을 맞는 것도 그 때문이다. 되돌아 보니 40대 나이의 대부분과 50대 초반을 보낸 지난 10년은 말 그대로 화살보다 더 빨랐다. 가정과 직장에서 복잡다단한 일들이 많았고, 그중에서 역시 나이 먹는 게 가장 힘들었다. 시력은 뚝 떨어지고 흰 머리카락이 부쩍 늘어난 데다, 한겨울엔 내복 신세를 져야 할 만큼 노화가 진행 중이다. 그나마 다행인 게 마음은 아직 젊다. 돈 버는 일 빼고는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룬 건 별로 없어도 엄혹한 ‘사오정(45세 정년)시대’에 용케 살아남은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하루·한달·한해를 설계하고 실천하기도 어려운 판에 10년 대계를 세우려니 머리가 좀 뻐근해진다. 몇년 뒤 정년을 맞을 테고 제2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데 가진 재주가 별로 없어 고민이다. 더구나 최근 뉴스를 보면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년생)의 정년퇴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노년에 먹고살려면 또 다른 인생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것을 생각하니 긴장이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나이 60~70세에도 현장을 뛰는 어른들이 참 부럽다. 개인적인 노력에다 열정·지혜·경험이 남다르고, 무엇보다 강건한 체력이 뒤받쳐주니 선택 받은 사람들이다. 그뿐인가. 일해서 세금 내고, 국가·사회적 부양부담을 덜어주니 ‘노마지지’(馬之智)가 따로 없다. 아무래도 일찌감치 훌륭한 멘토라도 찾아 나서서 한수 단단히 배워 두어야 좋을 성싶다. 10년 앞을 살펴보니 나라에도 큰일이 적지 않다. 우선 헌법이 바뀌지 않으면 대통령 선거가 두 차례(2012·2017년) 있다. 민주화 이후 다섯번의 대선 가운데 두 차례만 적중한 신통찮은 투표실력이지만 권력과 나라의 변화에 대한 기대로 설렌다. 대통령을 잘 뽑으면 좋은 노년 일자리 정책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글머리에서 먼 미래의 월드컵 같은 국제행사 유치를 고대했던 것도 다 이유가 있다. 그때쯤이면 한창 제2 인생을 살고 있을 텐데, 월드컵을 계기로 나라경제가 번창하면 떡고물이라도 떨어질지 혹시 아는가. 새해를 맞아 현직에서 노익장을 발휘하는 분들은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후학들이 닮고 싶은 역할모델이 되셨으면 한다. 같은 시대를 동고동락하는 베이비 부머들도 시시각각 닥쳐오는 정년퇴직에 주눅들지 말고 어깨를 쫙 펴시라. 다들 올해는 물론이고, 10년 뒤에도 인생을 활기차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만났으면 한다. ycs@seoul.co.kr
  • 대한해운 사장에 박재민씨

    대한해운 사장에 박재민씨

    대한해운그룹은 30일 대한해운 사장에 박재민(59) 부사장을 승진·임명하는 등 임원인사를 했다. 박 사장은 범양상선을 거쳐 1989년 대한해운에 입사해 영업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길섶에서] 토끼와 거북이/김성호 논설위원

    어릴 적 동화 속 거북이는 늘상 우대 받는 승자였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말이다. 은근·끈기의 대명사 거북이. 재주·꾀의 상징인 토끼는 미움 받는 존재였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존중과 배척의 대상이 바뀌었다. 요령부득의 고지식한 거북이요, 능력 있는 재간꾼 토끼의 반전이다. 흥부·놀부 인간상의 전복처럼. 경인년 말일. 책상에 쌓인 연하장들이 손길을 부른다. 뭐가 바빠 개봉도 못한 것인지. 짧은 안부도 반갑고, 구구절절 한해 심경의 토로도 새삼스럽다. 장문의 편지 한장. 올해 실직한 친구의 하소연이다. 압축한 내용인즉 이젠 토끼처럼 살고 싶다는데. 거북이의 시간들이 아깝단다. 그럼 나는. 토끼일까, 거북이일까. 뜻밖의 친구 화두가 혼란스럽다. 토끼인 것도 같고, 거북이인 것도 같고. 아니 어중간한 토끼거북이일까. 한참의 고민에도 명쾌한 내가 없다. 편지를 내려놓는 손끝이 간지럽다. 애써 자위한 결론. 토끼건 거북이건 뭔 상관인가, 목표가 중요하지. 내년 이맘땐 쓸데없는 고민은 하지 말아야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동대문구 종무식 대신 제설봉사

    “과거 관행처럼 해오던 형식적이고 번거로운 종무식은 하지 말자고 했더니 전 직원이 제설현장으로 가자고 제안하더군요.”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30일 “동직원을 포함한 1300명의 직원들 중 절반이 종무식 대신 제설현장으로 달려가 봉사하기로 했다.”며 흐뭇해했다. 종무식은 확대간부회의에서 녹화한 구청장의 송년사를 내부전산망(EKP)을 통해 시청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일선 자치구의 종무식과 시무식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는 가운데 뭔가 뜻깊은 일을 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어서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구는 제설대책 2단계 상황인 지난 29일부터 4개조로 나눠 하루에 2개조(과별 직원 절반)씩 각 동으로 달려가 제설작업을 시작했다. 빗자루, 삽 등을 들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눈을 치우고 결빙된 도로와 씨름하며 비지땀을 흘렸다. 유 구청장도 30일 오전 7시부터 버스정류장, 이면도로, 뒷골목, 언덕길 등 취약지역을 돌며 제설작업에 여념이 없는 직원들과 주민들을 격려했다. 정성환(용신동·67)씨는 “공무원들이 담장 사이까지 돌며 눈을 말끔히 치워준 덕분에 편하게 외출할 수 있었다.”며 “종무식 때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는데 이렇게 주민들을 위한 봉사를 해주니 기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유 구청장은 “예년 같으면 직원들이 강당에 모여 송년사에 이은 다과를 나누며 덕담을 주고 받는 것으로 종무식을 마쳤을 텐데, 이렇게 보람된 일로 올 한해 유종의 미를 거둬 토끼띠 새해를 기다리는 기분도 남다르다.”며 환하게 웃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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