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때 잘팔린다”/소주 시장쟁탈전 치열(업계는 지금…)
◎“순하게”… 신제품 올 10여종 첫선/판매 2.8%수출 30% 증가… 중국에 합작사도
소주업계의 시장쟁탈전이 불붙고 있다.소주의 자도주 판매의무 제도가 없어진데 이어 올해부터는 국세청의 주정(소주의 원료)배정제가 폐지돼 경쟁이 그동안의 불완전 체제에서 완전 자유경쟁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또 내년부터는 현재 맥주시장을 양분하는 동양맥주와 조선맥주가 소주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있어 소주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군소 업체들은 자유경쟁으로 입지가 더욱 위축돼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게다가 내년부터 소주에 교육세 10%가 부과될 예정인 반면 맥주의 세율은 95년 이후엔 낮춰질 가능성도 있어 소주 시장은 매우 어려워질 전망이다.
○연매출 7천억원
이에 따라 소주업계는 연 7천억원 규모의 시장을 놓고 새로운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또 알코올 도수가 낮은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으로 소주의 국내 소비가 늘어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수출을 늘리는 한편 인건비가 싼 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등 국제화 경영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들어 소주업체가 선보인 신제품만도 10여개나 된다.업계 최대인 진로는 7월말부터 「진로골드」를 판매하고 있다.보해는 「보해골드」,금복주는 「안동제비원」과 「뉴금복주」,무학은 「한맥화이트」,대선은 「선타임」,보배는 「보배20」,경월은 「수정」,충북은 「백학골드」,한일은 「한라산」을 각각 선보였다.이에 따라 본격적인 신제품 개발 경쟁에 들어간 지난 91년부터 쏟아져 나온 소주만도 30여개나 된다.
올들어 계속된 경기 침체에다 사정한파로 전반적으로 술 소비가 줄고 있지만 소주는 다소 늘었다.8월말 현재 판매량은 47만3천4백5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가 늘었다.올들어 소비가 지난해보다 8% 줄어든 맥주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다.불경기때 소주가 잘 팔린다는 속설을 다시 입증시킨 셈이다.
○진로,판매망 확충
소주 판매는 이처럼 전체적으로는 괜찮지만 업체에 따라서는 명암이 엇갈린다.진로는 올들어 23만3천8백16㎘가 팔려 지난해보다 8.8%가 늘었다.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49.4%로 지난해의 46.6%보다 높아졌다.진로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내년에 선보일 「진로쿠어스」맥주 판매를 앞두고 부산·대구·광주·대전·전주 등 대도시의 시장 공략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진로외에 점유율이 높아진 업체는 진로의 사정권에서 다소 벗어난 강원도와 충북·제주도를 각각 기반으로 하는 경월·충북·한일소주다.이에 반해 보해(전남),금복주(대구),무학(경남),대선(부산),보배(전북),선양(대전)의 점유율은 낮아졌다.특히 보배는 2만2천6백95㎘를 판매하는데 그쳐 경월에 6위의 자리를 내주었다.
수출은 내수보다는 실적이 좋은 편이다.진로는 올들어 러시아와 이탈리아에 처음으로 수출하는 등 모두 60여국에 수출하고 있다.올들어 8월 말까지의 수출액은 6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나 늘었다.보해와 보배도 각각 미국·일본·중국등에 수십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경월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에 합작회사를 설립,이달부터 현지에서 월 5만상자를 생산할 계획이다.보배는 술과 직접관련은 없지만 중국 북경에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상해에도 같은 식당을 낼 예정이어서 소주업계의 업종다각화 등을 통한 외국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동양·조선 탐색작업
한편 진로의 맥주 시장진출에 맞서 기존 맥주시장을 지키는 한편 소주시장 진출을 검토중인 동양맥주와 조선맥주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동양측은 『소주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은 기존 맥주시장을 지키려는 방어적인 전략이지만 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소주에 진출하는데 드는 인력과 비용으로 맥주시장을 지키는 게 좋은지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조선은 당초 모 지방 소주업체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실패,최근에는 관망상태다.
올초부터 이들 기업외에 일화 롯데 해태등도 소주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당분간 소주시장의 성장이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실제로 참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