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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in] 전셋값 하락여파 주택임대업 ‘빨간불’

    [부동산 in] 전셋값 하락여파 주택임대업 ‘빨간불’

    집값 및 전셋값 하락으로 임대주택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전셋값 하락으로 월세 이율 역시 턱없이 내려간데다가 수요자도 줄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정은 내국인 상대 임대사업이 더욱 심각한 상태다.반면 한때 사업성을 위협받던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은 요즘 들어 미미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외국인 임대 전문업체의 설명이다. ●대출받은 사업자 이자도 감당못해 집값에 비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전셋값은 더 큰폭으로 떨어졌다.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 기준 서울의 전셋값은 2.3%가량 하락했다.그러나 오피스텔은 임대료는 고사하고 관리비만 내고 들어가서 살 수 있는 경우도 많다.도심을 제외하면 공실률이 50%선에 달하는 오피스텔이 수두룩하다. 이에 따라 한동안 성행했던 월세 이율은 연리 3∼4%선에 그치고 있다.개포동 대청아파트 매매 가격은 2억 4000만원대이지만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0만원을 받고 있다. 매매가가 5억 2000만원대인 서초동 우성1차 33평형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30만원을 받고 있다.연이율 3%를 가까스로 넘기고 있을 뿐이다.이들 아파트는 한때 임대이율이 10% 안팎이었지만 이제는 수요자 찾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도심은 그런대로 수요가 있지만 변두리는 수요가 거의 끊어졌다.오피스텔이나 원룸에 수요자를 거의 빼앗긴 탓이다.대출을 받아 주택 임대업 등록을 한 사람들은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는 평가다.이에 따라 은행이자 등을 감안하면 내국인 상대 임대사업에서는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임대사업자는 늘어나는 추세다.올 7월 현재 서울시에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모두 1만 927명,45만 8306가구에 달한다.지난해에 비해 소폭 늘어났다는 게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다.임대사업자의 경우 주택취득시 세제혜택이 있는 데다가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아파트 보유자들이 안 팔리자 임대업 등록을 한 때문이다. 외국인 상대 임대사업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다.2000년을 전후해 퇴직자들이 대거 임대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외국인 임대 미미한 회복세 외국인 대상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난데다가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면서 올 상반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주한미군을 상대로 한 임대사업자의 경우 미군들이 월세에서 전세로의 전환을 시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미군뿐 아니라 상사주재원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을 상대로 한 임대수익률은 한때 연간 10∼12%에 달했지만 지금은 7∼8% 내외로 하락했다.하지만 최근 들어 서서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특히 국내 중소부품업체를 인수한 외국기업의 엔지니어들이 많이 늘었다는 분석이다.이들은 주로 33평형대의 주택을 선호한다. 임대이율이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수요가 늘어나면서 임대주택 회전율은 상당히 좋아졌다.외국인 임대사업 컨설팅업체인 아펙스(APEX) 조효진씨는 “외국기업의 엔지니어들이 외국인 임대시장의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주로 중급 주택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임대사업은 세금 절약을 이유로 한 것이라면 모르지만 수익을 목적으로 한 임대사업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은행이자 등을 감안하면 역마진이 생기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임대주택사업으로는 은행이자도 대기 힘들게 됐다.”면서 “대출받아 주택을 매입해 임대사업을 벌인 사람은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당분간은 임대주택사업을 벌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외국인 임대사업은 아직 여유가 있지만 수익률을 잘 따져 봐야 한다.일부 컨설팅업체는 엉터리 수익모델을 제시하기도 한다. 금리가 낮은 만큼 적당히 담보대출을 받는 것은 좋지만 너무 담보대출을 많이 받으면 외국인들이 세들기를 기피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임대사업용 주택을 사려면 주변에 빈터가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외국인들은 경관을 중시하는 데다 빈터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면 세놓기도 쉽지 않다. 김성곤 윤창수기자 sunggone@seoul.co.kr
  • ‘감원’한파 덮친 금융권

    금융권에 감원 등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다. 은행·증권·카드사 등 권역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3800여명 등 오는 2007년까지 4800여명의 인력 감축 계획을 밝힌 국민은행은 노조의 반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원 10여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 행장실에 진입한 뒤 청원경찰들과 몸싸움 끝에 끌려나와 행장실 밖에서 대치하며 농성을 벌였다. 노조 관계자는 “이미 지역본부까지 대상 인원수가 통보됐다.”면서 “자발적 희망퇴직이 아닌 강제적 구조조정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전날 밤에 이어 이날도 인력 감축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은 전날 행장이 바뀌면서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특수영업팀 운영 및 직원 성과보상제를 강화하기로 해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행장 교체가 구조조정 미흡에 대한 대주주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고, 신임 리처드 웨커 행장이 GE캐피털·카드에서 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한국씨티은행과 신한·조흥은행, 제일은행도 합병 및 매각에 따른 인력조정이 예상된다는 게 금융계의 관측이다. 증권·카드업계의 구조조정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삼성증권은 거점별 대형화 전략에 따라 16개 지점을 폐쇄키로 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면서 이달 말까지 입사 2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오는 4월 LG투자증권과의 통합을 앞둔 우리증권은 입사 3년 이상 직원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이달 31일자로 대규모 감원을 실시할 예정이다.LG투자증권도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합병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감원계획을 구체화해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합병 절차가 진행 중인 한국투자증권·대한투자증권 등의 구조조정도 예정된 상태다. 앞서 부국증권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305명중 15%인 48명을 줄었으며 굿모닝신한증권과 한양증권도 각각 12%(235명),20%(54명) 감축했다. 카드업계도 삼성카드가 흑자전환 추진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해 조만간 조직개편안을 확정한 뒤 명예퇴직을 실시,10% 안팎의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금융사들이 ‘파이’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비용 절감을 위한 수익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면서 “특히 권역별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데스크시각] 장관의 채찍/김용수 공공정책부 차장

    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하다(走馬加鞭) 보면 가죽으로 된 채찍이 닳기 마련이다. 채찍질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가죽을 고치거나(改革), 그래도 안 되면 아예 가죽을 새롭게(革新) 해야 한다. 신임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이 공무원을 향한 주마가편의 채찍을 집어들었다. 집권 3년차를 맞은 노무현 대통령의 화두인 ‘혁신’(革新)과도 맞아떨어진다. 공직사회를 바꾸지 않고는 나라의 혁신이 요원하다는 정부의 절박한 현실인식에서 시작됐다. 사실 공직사회는 국민의 정부 이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공직사회에도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쳐 ‘철밥통’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제 공무원들은 더 이상 철밥통만 믿고 버틸 수는 없게 됐다.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공직사회는 변화를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공무원 입장에서 보면 가히 눈이 돌아갈 정도다. 각 부처가 국장을 맞교환했는가 하면 다면평가제와 성과급제가 도입됐다. 급여도 능력에 따라 받게 됐다. 일정 기간 보직을 받지 못하는 고위 공무원은 옷까지 벗어야 할 판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최근 취임한 오 장관은 ‘고객 중심의 행정혁신’을 강조했다.“국민이 등을 돌리면 문을 닫는다는 위기감을 갖고 일해야 한다.”면서 공직사회의 오랜 전통과 관행·관습을 버리라고 요구했다. 이는 행자부 직원뿐만 아니라 모든 공무원에 대한 채찍질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과 며칠 후 ‘부실 도시락’ 파동이 일어났다. 공무원들이, 한참 먹을 나이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간식보다 못한 부실한 도시락을 건네주었다. 먹고 돌아서면 배고플 나이에, 차디찬 빵조각을 씹고, 건빵을 우물거리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공무원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했을까? 아니면, 세상에 대한 울분을 곱씹으면서, 한없는 서러움을 삼켰을까? 담당 공무원은 자기 돈도 아니고,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도시락을 사주면서 얼마나 많은 거드름을 피우고 생색을 냈을까? 2500원의 예산이 원가 1000원도 안 되는 부실 도시락으로 전락하면서 생긴 돈은 누가 챙겼을까? 이렇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제도가 문제인가, 아니면 예산이 없어서인가? 답은 공무원 자체에 있다.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공직사회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제도보다 사람을 먼저 바꿔야 한다. 공무원들이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빵으로 복지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은 곤란하다.‘법에 없으니까 안 해준다.’는 생각도 안 된다.‘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도와줘야 한다.’는 ‘고객 중심’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한동안 택시 뒷유리창에 ‘손님을 가족처럼’이라는 표어가 나붙었다. 그러나 당시의 택시는 불친절, 합승강요, 부당요금, 난폭운전 등으로 우리나라의 고질병 중 하나였다. 왜 그랬을까? 답은 바로 뒷유리창에 있다.‘손님을 가족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돈을 내고 탄 손님을 가족처럼 여겼기 때문에 합승을 강요하고, 난폭운전도 일삼았다.‘손님을 손님처럼’ 여겼으면 절대로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국민들은 이제 가족처럼 대접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 세금을 낸 국민은 손님 대접을 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고객 중심의 행정혁신’이 더욱 절실한 것이다. 채찍질은 말이 달리고 싶은 의욕이 있을 때에만 효과가 있다. 달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 데도 채찍질을 해대면 결국 상처투성이의 말은 쓰러지고 말 것이다. 아니면 채찍질하는 사람이 먼저 지쳐서 쓰러질지도 모른다. 오 장관은 공무원들에게 채찍질만 해댈 것이 아니라 먼저 공무원들의 의식개혁부터 나서야 할 것이다. 김용수 공공정책부 차장 dragon@seoul.co.kr
  • 외국계 보험사로 금융맨들 몰린다

    외국계 보험사로 금융맨들 몰린다

    외국계 보험사에 은행·증권맨들이 몰리고 있다. 은행원 등이 보험사에 재취업하는 형태라기보다는 주로 외국계 보험사의 보험상품과 각종 투자상품까지 취급하는 자영업자(일명 금융 딜러)로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계 보험사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 보장과 구조조정 회피 은행원 경력 6년차인 김모(31·여)씨는 최근 은행을 그만두고, 외국계 생명보험사들과 상품판매 계약을 하고 마진을 챙기는 ‘금융 딜러’로 나섰다. 김씨는 프라이빗뱅킹(PB) 업무를 통해 VIP 고객을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유능한 직원으로,1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포기하고 공동 운영되는 딜러 조직에 합류했다. 딜러조직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방카슈랑스 1건을 성사시키면 1만∼2만원의 수당을 받지만 딜러가 되면 40만∼50만원을 챙길 수 있다.”고 김씨의 전직 이유를 설명했다.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는 은행원들과 달리 증권맨들은 구조조정 한파를 피하기 위해 외국계 보험사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 증권사의 체질개선을 위해 인원감축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1위인 삼성증권마저 최근 16개 지점을 폐쇄하고 인력조정에 나섰다. 한 증권사 팀장은 “증시가 활황이어도 현재 인력의 10∼20%는 불필요하다.”면서 “증권맨들은 자본운용에 대해 기존 보험 영업인들보다 노하우가 많아 변화된 보험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개발력에 새 판매망마저 장악 우려 외국계 보험사들은 종신보험으로 국내에 교두보를 확보한 뒤 보험에 투자개념을 가미한 변액보험으로 보험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외국계는 탁월한 상품 개발력에다 새로운 판매망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른바 ‘보험아줌마’를 앞세운 보험영업망은 국내 보험사들의 강점이었으나 이마저 위협받게 됐다. 보험판매 방식은 보험아줌마로 통하는 영업사원 제도와 보험사에 전속된 자영업자인 에이전시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외국계에서 운영된다. 아울러 각 보험사와 다중 판매계약을 해 이익을 내는 대리점 등이 있다. 이는 1년씩 계약하는 자동차보험, 개별영업이 쉽지 않은 화재보험 등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이 주로 운영하고 있다. 외국계들은 에이전시와 대리점 방식을 결합한 금융딜러 제도에 주목하고 있다. 즉 금융딜러는 한 개 보험사에 전속되지 않고 몇몇 보험사와 공동으로 계약을 해 대리점처럼 수익을 보험사와 나누는 판매방식이다. 방카슈랑스의 경우 금융딜러는 은행과 판매마진을 나눌 필요가 없고, 보험사와의 사전 판매계약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소비자들도 보다 싼 보험료 혜택을 볼 수도 있다. 금융 딜러를 외국계들이 직접 육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품설명 등에 적극 협조함으로써 저변 확충을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라이프는 금융 딜러를 적극 활용할 방침을 세우는 한편 금융 딜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말 ‘분권형 지점제’를 도입했다. 시범운영중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등 2곳의 지점장은 회사 소속이면서도 금융 딜러처럼 인사·예산권을 독자적으로 갖고 있다. 지점의 분점까지 개설할 수 있다. ●외국계 탓할 수 없다 외국계 보험사의 생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4%에 이른다. 지난 1998년에는 1%에 불과했으나 해마다 30% 이상씩 신장되면서 올해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외국계 최고경영인(CEO)은 신년사에서 “한국은 미국을 제외한 세계 3대 보험시장”이라면서 “1∼2년안에 한국시장의 50%를 외국계 보험사들이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라이프는 오는 20일 SK생명 지분 97%를 인수할 예정이다. 뉴브리지캐피탈도 삼성생명 지분 18%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49%의 지분을 매각할 예정인 동양생명도 외국계 보험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개발원 이태열 팀장은 “외국계는 방카슈랑스, 변액보험 등 판매망과 상품 개발에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어 국내 보험사들이 기존 방식만 고집하면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한 보험사 관계자도 “외국계 보험사를 탓하기보다는 국내 보험사들이 시장변화에 너무 둔하고 현재의 과점체제에 자만심을 갖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월드이슈-日 경기논쟁 재점화]“제2 버블붕괴 올수도” 비관론 ‘고개’

    [월드이슈-日 경기논쟁 재점화]“제2 버블붕괴 올수도” 비관론 ‘고개’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일본 경제의 성장 둔화를 놓고 경기논쟁이 뜨겁다. 경기동향지수나 가계소비지출, 소비자물가지수 등 통계치가 잇따라 ‘경기 감속경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까닭에 비관론자들은 “성장 모멘텀이 꺾이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제2의 거품 붕괴라는 극단적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기불황 10년간 일본경제의 체질이 강화돼 일시적인 둔화를 거쳐 본격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자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기논쟁은 새해 벽두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비관론이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경기논쟁은 세계적인 관심사로도 부각됐다. 엔 강세가 일본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과 투자를 감소시켜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 경제가 고질적 문제점인 디플레이션을 극복 중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신중해진 당국자, 낙관론서 선회 후쿠이 일본은행 총재는 13일 지점장회의에서 현재의 경기에 대해 “기조로서의 회복은 계속 중”이라면서도 정보기술(IT) 수요감소나 원유가격 동향 등 내외변수를 들어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하지만 일본경제의 최대 문제인 디플레이션을 올해 탈출할 것이냐에 대해 후쿠이 총재는 지난주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2005년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 검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입장이다. 그는 특히 “향후 환율 동향에 따라서는 경기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무토 도시로 일본은행 부총재는 한술 더 떠 지난달 말 “일본이 다음 회계연도나 2006년, 심지어는 그 이후 언제쯤이나 디플레이션을 퇴치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도 최근 12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경기 기조 판단에 대해 “일부에 약한 움직임이 보여져 회복이 완만해졌다.”고 말해 그전 달의 “일부 약한 움직임은 있지만 회복이 계속되고 있다.”는 표현에서 2개월 연속 하향수정했다. ●커져가는 비관론,“최악 대비해야” 지난 5일 게이단렌, 경제동우회, 상공회의소 등 경제3단체가 개최한 신년하례회에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했다.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오쿠다 게이단렌 회장은 “전반기엔 정체 기미를 보이고, 후반기에나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타시로 경제동우회 간사는 “후반기에 회복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고, 야마구치 상공회의소장은 “성장은 조금 떨어질 것이며, 후반기도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은 개인에 대한 증세정책 등을 우려, 비관론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형국이다. 이데이 소니 회장은 “경기순환상 지난해가 정점이었고, 환율 불안도 있어 올해 경기는 가혹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스즈키 이도요카도 회장도 “개인소비가 포화상태다. 올해 경기전망은 회색이다.”며 저성장을 예상했다. 기업들을 상대로 한 언론들의 연초 경기동향 여론조사에서도 70% 전후의 기업들이 불투명성 확대를 들면서 “경기회복 시기는 2005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낙관론은 크게 줄었다. 최근 들어 극단적인 비관론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들이 IT관련 제품의 재고조정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재고조정이 의외로 순조롭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재고문제로 상징되는 제조업 경기의 악화가 비제조업으로 확산돼 지난해 4∼6월을 정점으로,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그것이다. 특히 지난 4년간 경기유지책으로 쓰인 통화팽창정책 때문에 거대한 부동자금이 부동산부문 등에서 ‘제2의 자산 거품’을 야기, 붕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4년간 양적완화정책의 ‘제도피로(制度疲勞)’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일시적 조정론, 하반기 대세상승 비관론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까지는 전체적으로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요코하마시립대 국중호(재정학) 교수는 “경기순환면에서는 고전하겠지만 구조적인 면에서는 불량채권을 많이 털어내고, 공공단체의 비효율을 개선,13년간의 비효율성이 제거됐다.”면서 제로나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 교수는 “고이즈미 정권 4년간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을 (공공사업 등에) 투자하면 재정적자만 쌓이고 효과가 없다.’는 것을 실감, 비효율을 털어내게 됐다.”면서 “정부 측면의 군살빼기가 잘 진행되면 일본경제는 충격 흡수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중국의 경제나 환율 등 해외변수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차나 철강 등 제조업은 세계 최강의 기술력으로 선전할 것으로 봤지만, 변화에 느린 일본사회의 특성 때문에 변화가 심한 IT분야는 다소 고전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시아경제연구소 히라쓰카 다이스케 지역통합연구그룹장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보여 일본을 비롯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전체가 감속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본은 체질을 강화,10년 전의 장기불황 때보다 오히려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18세의 인구가 2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급감, 각종 소비가 줄어드는 미증유의 경험을 했고, 거품도 붕괴되는 이중의 고통을 겪었다.”면서 “소자녀화의 충격 흡수와 함께 기업체질도 강화됐으며,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의 시장확대 영향으로 지난해보다는 좋지 않겠지만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aein@seoul.co.kr ■지표로 본 일본경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기관련 지표들이 지난해 가을 이후 잇따라 악화되고 있다. 재무성이 13일 발표한 지난해 11월 국제수지는 경상흑자가 전년 동월비 19.3% 감소한 1조 2038억엔이었다.17개월만에 전년을 밑돈 것이다. 내각부가 11일 발표한 지난해 11월의 경기동행지수는 44.4로, 경기 판단의 갈림길인 50을 4개월 연속 밑돌았다.4개월 연속 50을 밑돈 것은 2002년 1월 이후 경기회복 국면에서는 처음이다. 경기선행지수도 3개월 연속 50에 못미쳤다. 일본은행이 12일 발표한 민간은행 대출잔고는 2004년 연평균 389조 331억엔으로 전년비 4.0% 감소했다.8년 연속 감소다. 경제활동 위축으로 자금수요가 늘지 않은 것이다.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도 계속 중인 것이 지수로 증명됐다. 총무성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04년 연평균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비 종합 0.1% 하락했다.1999년부터 6년 연속 하락이었다. 가계소비지출도 얼어 있다. 총무성의 지난해 11월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가구의 소비지출은 1가구당 28만 7400엔으로, 실질로 전년동월비 1.3% 감소했다. 전년동월을 밑도는 것은 3개월 연속이다. 통화공급량 증가율도 2004년 1.9%로 1964년 통계 개시 이래 최저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일본 공작기계공업회가 12일 발표한 지난 12월 공작기계의 수주 총액은 전년동월비 49.1% 증가한 1153억 7500만엔으로,27개월 연속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 신년초 백화점 판매도 호조였다. 지난해 11월 완전실업률도 4.5%로,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5년 10개월만에 최저수준이었다. 실업자 수도 290만여명으로 3년 11개월만에 처음으로 300만명을 밑돌았다. taein@seoul.co.kr ■日경제를 위협하는 것들 올해 일본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은 무엇일까. 일본 당국이 은행 개혁을 가속화하고 10년간 지속된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하면 엔·달러 환율의 추이가 첫번째 위협으로 꼽힌다. 지난해 달러화의 약세로 엔화 가치가 뛰면서 일본 경제성장의 엔진인 수출경쟁력은 약화됐다. 이에 따라 성장률은 1·4분기 6.8%에서 2·4분기 0.6%로 급감한데 이어 3·4분기에는 0.2%로 추락했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9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에서 “환율 등 시장에서의 불규칙성이 여전히 위험을 드러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12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2.37엔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최저 95엔까지 본다.2004년의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4.80엔이었다. 엔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일본의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한다. 세계 경제의 회복도 관건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일본의 수출 둔화는 중국 경제의 연착륙 방침과 무관치 않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까지 연 7%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장세 9% 이상에는 못 미친다.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고 ‘버블’을 우려해 투자를 억제하면 일본 경제에는 ‘베이징발 한파’가 미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2010년까지 연평균 3%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라크 재건사업 등으로 재정적자가 늘고 무역적자 폭이 확대되면 추가적인 달러화 약세는 불가피하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무역적자가 603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달러화가 계속 떨어지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물가상승을 우려해 금리를 인상할 게 분명하고 미국의 소비와 투자에는 재갈이 물릴 수 있다. 유가도 불안하다. 지난 연말 이후 배럴당 40달러 안팎에서 머물던 국제유가는 12일 45달러를 넘었다. 특히 석유수출국들이 달러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을 보전하기 위해 감산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올해 유가는 떨어지기보다 오를 가능성이 크다. IT산업에서의 재고 조정 기간도 관심이다.2001∼2002년처럼 재고 조정이 장기간 이뤄지면 일본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 분야에서의 투자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인텔 등 세계적인 IT업체들이 올해 투자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혀, 재고 조정이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점쳐진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의류·고가품등 무게 마케팅

    의류·고가품등 무게 마케팅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의 꽉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내수부진의 골은 점점 깊어지는 형국이다. 극심한 내수부진의 한파 속에서도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불황을 이겨내고 있는 쇼핑 현장을 찾았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정문 옆의 ‘안전지대 스타마켓’.100여평의 규모의 매장에는 옷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는 젊은 여성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면티·니트 등의 의류를 브랜드나 품질 등을 가리지 않고 무게(g)로 달아 판매하는 ‘무게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어 싼 가격에 쇼핑의 재미도 느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마켓에서 무게로 달아 판매하는 주요 품목은 면 티셔츠와 니트 등 집안에서 편하게 입는 의류가 대부분이다. 최소 100g 단위로 판매하며, 가격은 100g 당 1500∼2000원이다. 보통 겨울 티셔츠 한장의 무게가 300g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4000∼5000원이면 괜찮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이곳에서 만난 대학생 김성민(20·여·노원구 중계동)씨는 “처음에는 ‘무게를 달아 판매한다.’는 말을 듣고 신기해 찾았으나, 막상 들러보니 상품 구색도 제대로 갖춰져 있고 가격도 저렴해 틈나는 대로 쇼핑을 즐기고 있다.”며 “오늘은 집안에서 언더웨어로 받쳐 입을 수 있는 반팔 니트를 3750원(250g)에 구입했다.”고 말했다. ●수출잉여·자체디자인 제품 판매 스타마켓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마케팅 기법이 색다른 데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임화진 안전지대 스타마켓 영업차장은 “미국 등 선진국의 슈퍼마켓에서 야채 등을 g으로 달아 판매하는 것에서 착안, 옷을 무게로 달아 판매하는 가게를 오픈하게 됐다.”며 “판매상품은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동남아 스탁제품(수출되고 남은 잉여분)을 수입해오거나 직접 디자인해 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수입물량이 70%, 자체 제작물량이 30%를 차지해 유통마진을 없앴다.”며 “특히 광고도 하지 않아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덕분에 점포와 매출액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4월 처음으로 문을 연 이대점 외에도 서울 이태원점과 명동점, 부산 광복동점, 대구 동성로점, 전북 익산점 등을 잇달아 오픈해 지금은 6개 점포로 늘어났다. 매출액도 80∼100평 규모인 서울 점포는 월 2억∼2억 5000만원,30∼40평 규모인 지방 점포는 1억∼1억 5000만원으로 기반을 확고하게 잡았다. ●노마진 홍보 부정기 이벤트도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영국 화장품 브랜드인 러시 매장은 보디비누·고체 헤어케어제품 클렌저 등 보디케어 제품을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 잘라 무게로 달아 파는 곳이다. 케이크나 치즈 모양의 덩어리에서 원하는 만큼 잘라 살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주요 품목은 보디비누 제품·고체 헤어케어 제품 클렌저 제품 등 다양하다. 최소 단위가 100g이고, 가격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100g당 대략 5000∼8000원이다. 러쉬코리아 홍보담당 왕미연씨는 “판매품목의 대부분이 천연재료를 사용한 핸드메이드(수제)의 고급제품인 만큼 가격은 그리 싼 편이 아니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이 스스로 원하는 양 만큼, 그리고 가격을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는 저울에 무게를 달아 판매하는 부정기 기획행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러닝화와 문구용품 등 4개 품목,10월에는 러닝화·아동화 등 2개 품목을 무게로 달아 파는 등 두 차례의 기획 행사를 진행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10월 러닝화 및 아동화를 100g당 1000원에 내놓아 다른 기획행사 때보다 10배 이상의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보통 성인 러닝화가 750g 안팎인 만큼 7500원이라는 헐값에 살 수 있었던 까닭이다. 최원배 홈플러스 판촉팀 대리는 “이같은 행사는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마진으로 판매하는 투자개념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러닝화 행사에서는 불과 1주일새 무려 10만켤레가 팔려 나갔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고 귀띔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寒波 이긴 미니스커트

    올 겨울 들어 기온이 떨어질수록 미니스커트가 더 잘 팔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전자상거래 사이트 옥션이 하루 평균 미니스커트 판매 수량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10월 하루 270벌에서 11월 363벌,12월 612벌, 이달 622벌 등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 기간 평균기온은 지난해 10월 15.2도에서 11월 9.1도, 12월 1.9도, 이달 영하 1.9도로 급강하해 기온이 내려갈수록 판매량은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미니스커트가 한파를 이기고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최근 미니스커트 등을 이용해 여고생처럼 발랄히 입는 ‘스쿨걸 룩’ 유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옥션은 설명했다. 또 미니스커트와 함께 양털로 만든 부츠 ‘어그부츠’나 무릎 길이의 양말을 신는 것이 유행이 되면서 보온성이 높아진 것도 ‘때 아닌’ 미니스커트 유행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옥션은 코듀로이 소재에 아랫단에 주름이 들어간 발랄한 느낌의 ‘플리츠 스커트’와 청바지 아랫부분을 잘라낸 듯한 청스커트, 벨벳 소재의 여성스러운 ‘벨벳 셔링 미니스커트’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성매매 여성들 “갈 데라곤 외국밖에 없어요”

    성매매 여성들 “갈 데라곤 외국밖에 없어요”

    대표적 집창촌인 서울 청량리 588의 업소 가운데 20% 안팎이 최근 들어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9월23일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다소 느슨해진 단속을 피해 ‘눈치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손님은 극소수에 불과하고,‘한파’를 견디지 못해 해외로 나가는 여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 ●손님 하루 1~2명 밖에 안돼 11일 ‘청량리 588’에는 30여곳이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특별법 시행 이전에는 147개나 됐다.14년 동안 성매매업을 했다는 업주 정모(36)씨는 “특별단속 기간이 끝나고 혹시나 싶어 문은 열었지만 손님은 1주일에 서너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주 최모(57)씨는 “아가씨 2명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손님은 하루 1∼2명 밖에 안 된다.”고 귀띔했다. 이곳에서 6년째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35·여)씨는 “특별법 시행 이전에는 단골 여성이 100여명이었지만 요즘은 많아도 10명 정도”라고 전했다. 관할 청량리경찰서 관계자는 “단속은 계속하고 있지만 특별단속기간처럼 5∼6팀이 골목 구석구석을 집중 단속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브로커 통해 일본은 1000만원, 사이판은 1100만원 당초 300명을 넘던 성매매여성 가운데 남아 있는 사람은 60∼70명. 떠난 여성의 절반 이상은 일본, 사이판, 괌, 태국 등 해외로 나갔다. 성매매여성 김모(24)씨는 “브로커들이 4∼5명씩 팀을 꾸려 내보낸다.”면서 “일본은 1000만원, 사이판은 1100만원 하는 식으로 ‘정가’가 매겨져 있다.”고 털어놨다. 사이판 등에 업소를 차려놓고 아가씨들은 초청하는 업주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업주 김모(42)씨는 “브로커에게 들어가는 돈을 선불금으로 처리하는 여성들은 고스란히 빚을 안게 돼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빼앗기고 반감금 상태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남자친구와 결혼해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했던 김모(25)씨도 20여일 전 일본으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빚을 다 갚고 손을 털었다던 한모(28)씨도 일본행을 택했다. 용산 집창촌 출신 정모(24)씨는 “브로커는 외국에서도 한국사람만 상대하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더라.”면서 “말도 안통하는 곳에서 외국인까지 상대해야 하는 것이 두려워 선뜻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의도 국회 앞에서 73일째 농성하고 있는 성매매여성 5명의 심경도 비슷하다. ●성매매여성 80%가 가족생계 책임 성매매 여성의 모임인 ‘한터여성종사자연합’ 회원 10여명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 성매매특별법 시행을 3년 동안 유예해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말부터 평택, 용산, 포항 등 전국 8개 지역 집창촌 여성 515명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백서도 함께 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성매매 여성 대부분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생계수단을 찾기가 어렵다.”면서 “유예기간 동안 성매매 여성과 업주가 함께 재활교육을 받고 ‘종사자 등록제’를 실시해 자율관리를 하면서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 대표 김모(31·여)씨는 “백서를 분석해보니 515명 가운데 가족부양의 책임을 진 여성이 82%인 426명으로, 부모와 동생의 치료비·학비 등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효용 이재훈기자 utility@seoul.co.kr
  • 서울 곳곳 수도동파…한강도 얼었다

    서울 곳곳 수도동파…한강도 얼었다

    10일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10.8도까지 떨어지며 올 겨울들어 한강에 첫 얼음이 얼었다. 한강의 결빙은 평년보다 3일 이른 것이다. 평년값은 결빙이 1월13일, 해빙이 2월5일이다. 지난해는 1월23일 언 뒤 같은 달 28일에 녹았다. 한강의 결빙은 1906년부터 관측했다. 한강대교 노량진 쪽에서 두번째와 네번째 교각 사이 상류 100m 지점이 얼면 결빙한 것으로 본다. 한강의 결빙 시기를 살펴 보면 1945년 광복을 전후한 시기까지는 12월 중순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한강이 어는 시기가 조금씩 늦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1981년 이후에는 12월에 한강이 결빙한 사례가 한 차례도 없다. 이해는 1월15일에 얼음이 얼어 불과 사흘 뒤인 1월18일 풀리는 등 결빙 기간도 짧아졌다. 한겨울 얼어붙은 한강에서 챌견지낚시를 하던 풍경도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한강의 결빙이 가장 일렀던 해는 12월5일에 얼음이 언 1937년이었다. 반면 가장 늦었던 해는 1977년으로 다음해 2월1일에야 한강에 얼음이 얼었다.1960년과 1971년,1972년,1978년,1988년,1991년에는 아예 얼음이 얼지 않았다. 얼음이 풀리는 시기도 1940년대는 3월초순이었으나,1960년대는 2월중순,1990년대 이후는 1월이 대세를 이루는 등 갈수록 일러졌다. ●온난화로 결빙시기 점차 늦어져 기상청은 한강이 어는 시기가 늦어지는 원인을 놓고 “결빙 시기는 강물의 오염, 강폭, 유속 등에도 영향을 받지만 지구온난화와 환경 오염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하수물이 흐르던 청계천에는 한겨울에도 얼음이 얼었다는 기록이 없었다.”면서 “한강의 수질오염도 지구온난화만큼이나 결빙시기를 늦추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부지역에서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가 3일째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수도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시 수도사업소는 “9일 저녁부터 하룻밤새 1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면서 “공사장이 10건이지만, 성북구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수도관 동파 신고도 3건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손병대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 월동대책 상황실 직원은 “지난해 12월20일까지는 동파신고가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지만 이후부터 9일까지 478건이나 접수됐다.”면서 “단독주택뿐 아니라 공동주택도 수도관과 계량기의 보온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11일에도 아침 최저기온이 수원 영하 9도, 서울 영하 8도, 대전 영하 7도, 전주·대구 영하 5도까지 내려가는 등 추울 것”이라면서 “한파는 수요일인 12일까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10일 오후부터 중부·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내림에 따라 도로가 얼어붙는 11일 아침에는 큰 혼란이 우려된다.”면서 “아침 출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10일 더 춥다

    10일 더 춥다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9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이 영하의 강추위를 보인 데 이어 10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철원 영하 18도, 서울 영하 11도, 전주 영하 9도, 광주영하 8도, 부산 영하 5도로 이번 겨울들어 가장 춥겠다. 체감온도는 철원 영하 23.7도, 서울 영하 22.4도, 전주 영하 18.3도, 부산 영하 11.8도로 더욱 떨어지겠다. 기상청은 “러시아 캄차카 반도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시베리아 쪽 고기압과 맞서는 전형적인 서고동저형의 기압배치를 보이고 있다.”면서 “찬 대륙성 고기압이 순환하지 못하고 한반도 주변에 머물러 있어 수요일까지 강추위가 이어지겠다.”고 9일 예보했다. 기상청은 “강한 바람 때문에 체감기온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면서 “11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8도로 10일보다 3도쯤 올라가지만, 체감기온은 오히려 영하 22.5도로 떨어지는 것도 바람이 좀 더 거세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0일은 북쪽을 지나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경기·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오후부터 눈이 내리고, 호남·서해안 지역에도 한 두 차례 눈이 내리겠다. 기상청은 “서해안을 건너 온 습한 공기가 찬 기운과 부딪치면서 눈으로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동파 우려 곳곳 계량기 싸매

    동파 우려 곳곳 계량기 싸매

    올해 들어 두번째 휴일인 9일은 서울 영하 10.3도를 비롯해 전국이 강추위 속에 꽁꽁 얼어붙었다. 포항 영하 7.4도, 광주 영하 6.9도 부산 영하 6.8도 등 중·남부지역도 혹독한 한파에 시달렸다. 하지만 제철을 맞은 전국 유명 스키장과 관광지에는 스키어들과 나들이객이 몰려 겨울의 정취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대관령이 영하 16.8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강원도 평창의 보광휘닉스파크 스키장에 7500명을 비롯, 평창 용평리조트와 횡성 성우리조트에도 각각 6000여명과 5000여명이 몰리는 등 이날 하루 3만여명의 스키어가 강원도내 6개 스키장을 찾았다. 경기도 포천 베어스타운에서도 토·일요일 이틀 동안 1만 6000명의 스키어와 스노보더가 설원을 누볐다. 전북 무주리조트도 14개의 슬로프를 열어놓고 2만여명의 스키어를 맞았다. 아침 최저기온이 제주 1.7도, 서귀포 1.4도를 기록한 제주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영상의 날씨를 보였다. 하지만 영하권에 머문 산간지역에는 한때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한라산에 최고 25㎝의 눈이 쌓여 3만 9000여명의 관광객들이 남국의 이색 정취를 맛봤다. 관광객들은 한라산 어리목, 영실, 성판악휴게소와 눈이 쌓인 지역을 찾아 눈썰매를 타기도 했다.4개 등반코스는 누적 적설량이 50㎝를 넘어 하루종일 등반이 통제됐다. 강원 화천의 산천어 축제와 전북 정읍의 내장산 겨울축제 등에서는 가족단위 관람객이 각종 이벤트를 즐기며 단란하게 하루를 보냈다. 워낙 추운 탓인지 도심지역은 평소 일요일 보다 한가한 모습이었다. 대신 주택가 음식점에는 배달주문이 몰려들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서정렬(36)씨는 “배달원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주문이 쏟아졌다.”고 흐뭇해하면서 “특히 집에서 나오기 싫은지 슈퍼마켓 등에서 다른 물건을 함께 사다 달라고 부탁하는 주문도 2∼3차례 받았다.”고 전했다. 관악구 신림동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강영희(33)씨도 “짬뽕 등 얼큰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전체적인 주문량도 5%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조한 날씨에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화재 등 사고도 잇따랐다.9일 오전 3시 17분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 재래식 상가 밀집지역의 4층짜리 목조 상가건물에서 불이 나 건물 3채를 태워 85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불이 나자 119 소방대원들이 즉각 출동했으나 강풍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다 2시간 30분만에 불을 껐다. 이밖에 여의도, 송파, 강서 등의 가정집과 상가, 교회 등 서울지역 6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춥고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겹쳐 작은 불도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다.”면서 “전열기구 등 전기제품을 철저히 관리하는 등 화재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후 4시쯤 호남선 서대전∼대전 조차장 사이 상행선에서 전차선로가 단전돼 이 구간을 운행하던 KTX고속열차 2대와 무궁화열차 2대 등 4대의 열차가 20분∼1시간 20분 가량 운행이 지연됐다. 이날 사고는 추위로 전기공급이 중단되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영하 5도 이하의 날씨가 이틀만 계속되어도 수도관 등의 동파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수도 계량기는 헌옷으로 감싸는 등 보온에 신경서 써 줄 것을 각 가정에 당부했다. 서울 홍희경기자·전국 saloo@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안산 ‘국경 없는 마을’

    [뒷골목 맛세상] 안산 ‘국경 없는 마을’

    지하철 4호선 안산역을 빠져나와 지하도를 건너면 원곡동이 시작된다. 이 원곡동이 몇해 전부터 ‘국경 없는 마을’이 되었다. 안산역을 뒤로 한 채 ‘원곡본동사무소’라는 팻말을 따라 광장약국 골목에 들어서면, 소규모 건설업체들이 일괄적으로 지은 2,3층짜리 다세대주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비슷한 골목을 형성하고 있는데, 여기가 바로 ‘국경 없는 마을’이다. ●97개국서 모여들어 주로 3D업종 종사 ‘국경 없는 마을’은 과연 이름에 어울리게 이색적인 간판들이 골목 여기저기에서 쉽게 눈에 띈다. 코스모·타즈마할 등의 파키스탄식품점, 누산트라·마타하리인도네시아·모나스 등의 인도네시아식당, 랑카푸드라는 스리랑카식품상점, 몽골라이프라는 몽골식당, 파라다이스라는 파키스탄식당, 네팔식당, 베트남쌀국수 외에도, 왕중왕관점(王中王串店)·산동제일가(山東第一家)·연길랭면 등의 중국식당과 미처 수를 헤아릴 수도 없는 중국식품점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국경 없는 마을’은 안산지역의 반월공단이며 시흥공단, 그리고 가까운 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이룬 마을이다. 그러고 보면 ‘국경 없는 마을’은 안산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외국인노동자 거주지역인 셈이다.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노동자들이 소위 ‘코리안드림’을 이루기 위해 시나브로 우리나라를 찾기 시작하여 2004년 8월 현재 42만 여명에 이르고, 이중에 안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만 5만 명에 가깝다. 안산시의 총인구가 65만여 명이니 거의 8%를 차지한다. 저마다 출신별 나라도 다양하여 가장 많은 중국동포를 위시하여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스리랑카, 러시아, 몽골, 인도, 베트남,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등 모두 97개의 나라에서 골고루 들어와 있다. 외국인노동자들은 왜 이렇듯 안산지역에 집중된 것일까. 부끄럽지만 대답은 너무도 명확하다. 안산의 반월·시화공단은 소위 3D로 불리는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업종인 피혁, 도금, 조립, 자동차부품, 섬유, 신발, 가구공장 등이 다른 곳보다 비교적 많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들 3D업종을 내국인 대신에 외국인노동자들이 기꺼이 떠맡은 것이다. 원곡본동사무소 어름에 있는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를 찾아보면, 환영의 말이 인상적이다.‘잘 오셨습니다. 종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빚어 센터를 건축하고 의자를 마련하여 주님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우리도 병을 앓았습니다. 우리도 가난을 걸어갔습니다. 우리도 버림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무서운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아무 것도 없으면서 모든 것 가지고 있고, 모든 것 가지고 있으면서 아무 것도 없는 이 엄청난 자유인의 비밀은 우리가 살아계신 주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잘 오셨습니다….’ ‘국경 없는 마을’에는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말고도 여러 종교단체며 인권운동단체에서 ‘코시안의 집’‘외국인노동자컴퓨터교실’‘안산노동인권센터’‘안산여성노동자회’ 등을 설립하여 외국인노동자들을 돕고 있다. 코시안은 코리안과 아시안의 합성어인데,‘코시안의 집’은 외국인노동자와 내국인과의 결혼을 통해서 만들어진 코시안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국제 가족의 여러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일하고 있다. 모르기는 해도 연말연시에 몰려온 한파 속에서, 이 땅에서 가장 춥고 허기진 이들은 다름 아닌, 외국인노동자들일 터이다. 그중에서도 소위 불법체류자로 몰려 더 이상 일할 곳도, 그렇다고 돌아갈 곳도 잃어버린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일 터이다. 작년 연말에 외국인고용허가제가 실시되면서 오히려 더 늘어난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물경 2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니, 총 외국인노동자의 절반에 가깝다. ●추위보다 더 무서운 불법체류자 단속 이를테면 ‘국경 없는 마을’에 거주하는 외국인노동자들 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수가 불법으로 몰린 셈이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겨울의 날씨도 날씨지만, 날씨보다 더 추운 것은 국경 없는 마을의 골목마다 꽁꽁 숨어서 출입국관리소 직원이라도 나타나지 않나 하고 바깥을 살피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떨리는 시선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뜻이야 좋다지만, 이들의 춥고 허기진 시선을 외면한 채 과연 외국인고용허가제가 성공할 수가 있을까.‘코리안드림’을 위하여 1000만원 가까운 엄청난 빚을 내어 이 땅에 들어왔다가 미처 빚도 갚을 수 없는 처지에 이르자,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기한을 넘기거나 역시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사업장을 옮기면서 불법체류로 몰려 끝내 미등록이주노동자가 되는 것이다. 외국인노동자들이 다른 것도 아닌 바로 고용허가제 때문에 더 이상 일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추위와 허기 속에 팽개쳐진다면, 그래도 이들을 위한 법이라고 강변할 수가 있을까. 외국인고용허가제가 실시되고 난 후, 외국인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식당이며 상점들이 절반 넘어 문을 닫고 말았다. 어렵사리 문을 열고 있는 식당이며 상점들도 숫제 손님을 구경할 수가 없다. 어쩌다 낯선 이가 나타나면, 주인 되는 이들마저 아연 긴장을 하여 날카롭게 눈빛을 세운다. 골목골목에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아직까지도 흘리고 있는 ‘피와 땀과 눈물’이 외국인노동자센터의 과거형 수사와는 달리 어디에서든 현재형으로 선연한 자국을 남기고 있다. ‘…우리도 병을 앓았습니다. 우리도 가난을 걸어갔습니다. 우리도 버림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무서운 죄를 지었습니다….’ 아름다운 환영의 말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외면하는 법이 있는 한 ‘우리의 무서운 죄’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닐 터이다. ●전문점의 30~40% 비용이면 거뜬 흔히 여행의 참다운 목적은 자신이 머무르던 곳을 떠나 낯선 곳을 돌아보면서 무엇보다도 자신이 어제까지 머무르던 곳의 소중함을 새롭게 확인하는 데 있다고 한다. 만일 그대가 새해 벽두부터 문득 자신의 일상이 초라해 보이거나 자신이 지닌 어느 하나마저 무의미하게 여겨진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안산으로 떠나자. 서울에서 지하철을 탄다면 불과 한 시간 안에 그대는 ‘국경 없는 마을’이라는 낯선 곳에 다다를 것이다. 낯선 이들이 만든 낯선 골목을 천천히 돌아보며, 그렇게 낯선 이들이 추위와 허기로 빚어낸 ‘피와 땀과 눈물’을 만나면서, 그대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머무르던 곳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확인할 수 있으리라. 그대는 그런 자기 확인의 과정에서 아무런 낯선 식당에라도 들어가, 겉모습이야 허름해 보이는 이국적인 식당들이 추위와 허기에 지친 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공간이 되는지도 함께 확인하자. ‘파라다이스’(031-491-3145)는 파키스탄인 압둘 살람이 주인이자 주방장인 식당인데, 그는 1999년에 내국인인 손효정씨와 결혼을 하여 딸까지 둔 소위 코시안 가족이다. 그 역시 외국인노동자로 들어와 10년 가까이 알루미늄 공장이며 새시 제작, 페인트공, 설비공 등을 거쳐 마침내 내국인과 결혼하여 식당을 차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파라다이스는 파키스탄의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사진들을 사방의 벽에 빙 둘러가며 장식하여, 비단 파키스탄 출신뿐만이 아니라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이 그야말로 국경 없이 즐겨 찾는 곳이다. ●자국인 위해 정통의 맛 철저히 고수 파라다이스는 메뉴 또한 다양하여 무튼카레라는 양고기요리에서부터 치킨카레라는 닭요리, 갈라카레라는 소심장요리, 케밥, 야채요리인 베지터블, 커스터드며 랏시 같은 우유음료며 티라는 전통차에 이르기까지 20종에 이른다. 이중에서 양갈비에 특유의 향신료며 카레를 넣어 볶아낸 무튼카레는 7000원이면 둘이서 충분히 먹을 만큼 양이 풍부하다. 이 무튼카레에 소위 탄도리라는 화로에서 즉석에 구워내는 밀빵인 로티를 곁들여 먹는데, 로티는 한 장에 1000원이다. 만일 서울의 인도나 파키스탄 요리 전문점에서 같은 양의 무튼카레를 맛보려면 적어도 서너 배는 족히 넘는 비용이 들 것이 틀림없다. 이밖에도 닭고기볶음인 치킨카레(6000원)를 위시하여 케밥(6000원)이며 베지터블(3000원) 등도 우리의 입맛에 거슬리지 않게 부드러운데,6000원짜리 메뉴는 모두 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요리를 먹고 나서 커스터드(2000원)’ 랏시(2000원) 같은 우유음료며 티(1000원)를 후식으로 즐기다 보면 그대의 짧지만 의미 깊은 여행을 더욱 소중하게 만들 터이다. ‘베트남쌀국수’(031-492-0865)는 베트남 이주노동자 출신인 네티 하이투가 주인인데, 그녀 역시 한국인과 결혼하여 딸만 둘을 둔 코시안이다. 그녀는 1994년에 한국에 들어와 안산의 염색공장에서 근무하다가 같은 공장에 근무하던 최을식씨와 1998년에 결혼을 하였다. 베트남쌀국수는 요즘 들어 전국의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요리가 되었지만, 그러나 다른 곳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어 맛이 얼마쯤 달라진데 비해, 이 곳은 손님들의 90% 이상이 베트남인들인 만큼 철저하게 정통의 맛을 고수하고 있다. 원래 ‘포’라고 불리는 베트남쌀국수(4000원)는 소고기뼈로 국물을 고아내고 역시 베트남 특유의 향초와 갖은 양념을 넣어서 간을 맞춘 다음에 소고기와 쌀국수에 부어내는데, 특이한 것은 녹두나물을 데치지 않고 날로 넣어서 함께 먹는다는 점이다. 쌀국수의 고소한 맛에 녹두나물의 싱그러운 맛이 겹쳐지고, 소고기 국물의 진한 맛이 특유의 향초와 함께 입안에서 어우러지면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반다넴(6000원)이라는 베트남식의 만두도 있다. 돼지고기와 목이버섯, 당면, 양파, 당근, 달걀 등으로 만두속을 만들어 쌀죽을 써서 종잇장처럼 얇게 말린 만두피로 감싼 다음에 기름에 튀겨낸 원통형 모양새다. 반다넴은 양이 넉넉하여 둘이 먹어도 충분하다. 이밖에도 특이한 메뉴로는 쭈비론이라는 삶은 오리알이 있는데, 여느 오리알과는 달리 약간 부화시켜 껍질 안에 있는 흰자와 노른자가 저마다 세포분열을 거쳐 어느 정도 형체를 갖추려는 찰나에 이른 것이다. 식물로 표현하자면 씨앗들이 어느 정도 발아한 새싹과 비슷한데, 요즘 유행하는 새싹비빔밥이나 새싹쌈 등을 연상하면 된다. 부화된 오리알이라는 선입감만 극복하면, 뜻밖에도 입안에 찰싹 감쳐드는 별미를 맛볼 수 있을 터이다. ■ 쌀밥+육류요리 만물상 ‘뉴산타’는 인도네시아 식당 겸 카페인데, 뜻밖에도 송영민이라는 미혼의 한국 여인이 주인이고, 주방장이 부하리라는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그의 여동생은 같은 건물에 있는 아바시 커버레이션이라는 무슬림 식품 수입회사의 사장인 파키스탄인과 결혼을 한 코시안 가족이기도 하다. 송씨는 식당에 대한 정성이 남달라서 여느 식당과는 달리 넓은 홀에 깔끔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이루고, 한편에는 노래방 기기까지 마련하여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주방장인 부하리는 반월공단에 있는 리모컨 회사에 다니면서 틈틈이 요리를 배워 마침내 요리사가 된 부지런한 젊은이다. 인도네시아식 일색인 메뉴로는 나시오또아얌, 나시소토아얌, 나시렌당다킹, 나시그라이캄빙, 나시하티, 나시 글라이캄빙, 나시핏겔, 나시고랭, 박스믹 등이 있다. 요리 이름 중에서 앞에 붙은 나시란 쌀밥을 뜻하는데, 이 쌀밥에 곁들이는 닭고기, 양고기, 쇠고기 등 육류에 따라 뒤에 붙은 이름이 달라진다. 이들은 모두 4500원으로 값이 같다. 이중에서 나시고랭은 대파며 고추, 양파, 생강, 양배추 등의 야채에다가 인도네시아식 향초를 넣어 볶다가 미리 튀겨낸 닭고기를 잘게 썰어 넣어 다시 볶은 다음에 소스와 달걀, 쌀밥을 넣어 마지막으로 볶아내는 식이다. 나시고랭은 인도네시아인들은 물론 필리핀이며 태국인들도 즐겨 찾고 있다. 이밖에 나시소토아얌은 닭고기에 당면, 카레, 월계수잎 등을 넣고 국물을 넣어 걸죽하게 끓여낸 것으로 밥과 함께 먹는데, 이때 새우냄새가 나는 뻥튀기 비슷한 크로푹에다가 양배추며 오이를 곁들인다, 나시오토아얌은 나시소토아얌의 재료를 국물이 없이 카레로 만들어서 밥과 함께 먹는 식이다.
  • 세밑 한파 녹이는 ‘사랑의 쌀’

    좀도리로 모은 ‘사랑의 쌀’이 세밑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1200여명의 직원과 주민들이 이달 들어 한달 채 안되는 사이에 ‘사랑의 쌀 모으기’ 운동을 벌인 결과 11만 6220㎏(20㎏들이 5811포대)을 모았다. 이 쌀은 29일 구청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대한 기증식을 거쳐 기초생활수급자, 모·부자 가정, 결식아동 등 불우이웃 6000여가구에 전달된다. 동대문구는 또 내년 1월에는 ‘자투리 돈 모으기’ 캠페인을 통해 모은 성금을 전달한다. 이달 들어 관내 어린이집 132곳, 유치원 7곳, 본청 실·국과 26개 동별로 비치한 돼지저금통 190여개를 헐어 모을 돈이다. 동대문구청 직원들도 각종 수당에서 1000원 이하를 떼내 푼돈을 모으고 있다. 홍사립 구청장은 “불경기 탓인지 사랑의 동전이 지난해 1월 24만 7500여개(2230여만원)에서, 올 1월에는 17만여개(2000여만원)로 줄어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장안 3동 지점(지점장 문창훈)은 24일 차영환(42)씨 등 160명에게 쌀 20㎏들이, 배추김치 10㎏, 김 세트 등 5만∼10만원어치의 생활필수품을 전달하는 등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22일에는 장안3동 장학회가 휘경공고 1년 유성훈(16)군 등 20명에게 30만원씩 장학금을 주기도 했다. 장학회 계봉삼 이사장은 “해마다 두 차례로 나눠 모두 40명에게 800만원씩 보탰는데, 지난해부터 이자수입이 줄어 혜택이 적게 돌아가고 있다.”고 한숨을 지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14전 15기…49세 사법시험 합격 서재욱씨

    검정고시,10년의 직장생활, 늦깎이 대학생, 졸업 후 시작한 15년간의 사법시험 공부…. 23일 최종합격자가 발표된 제46회 사법시험에 최고령 합격한 서재욱(49)씨의 인생 역정이다. 서씨는 “뒷바라지해준 부인에게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부산 동아대 법대 84학번인 서씨는 1955년 부산에서 조그만 식당을 하던 부모님의 3남3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를 졸업한 뒤 검정고시를 거쳐 1974년 고등학교를 자격을 얻고 작은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고 대학에 들어갔을 때 그의 나이는 이미 서른이었다. 그 후로 4년이 지나 본격적인 사법고시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대학을 졸업하던 1989년 처음으로 1차에 합격했다. 그리고 1년 뒤 부인 김정옥(43)씨와 결혼했다. 서씨는 그 뒤로 1차만 7차례 통과했다. 그러는 사이 15년이 지났다. 오늘 그의 기쁨은 지금까지 옆에서 묵묵히 믿어준 부인 김씨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서씨는 “15년 동안 묵묵히 뒷바라지해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 이외에 할 말이 더 있겠느냐.”며 울먹거렸다. 그가 공부를 하는 동안 서씨와 1남2녀의 생계는 부인 김씨가 책임졌다. 그러나 운영하던 식당마저 IMF 한파를 맞아 2002년 결국 문 닫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씨는 그해 1차마저 떨어져 좌절에 빠졌다. 그러나 부인 김씨는 정수기와 카드회사 영업사원 등으로 일하며 그를 격려하고 생활을 꾸려나갔다. 서씨는 “솔직히 사회에 대한 큰 뜻을 품었기 때문에 시험공부를 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면서 “앞으로 노동문제나 행정소송 분야의 전문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사법시험에서는 박재승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장남 성범(28)씨와 이공현 법원행정처 차장의 차남 승규(22)씨, 김목민 서울북부지법원장의 차녀 서원(26)씨가 각각 합격해 부자·부녀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됐다. 또 고 이광일 검사의 장남 인환(22)씨도 부친의 유지를 따르게 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9년째 청각장애인 돕는 최순길 前신동아그룹 부회장

    9년째 청각장애인 돕는 최순길 前신동아그룹 부회장

    “나는 눈이 안 보일 뿐 아니라 귀도 안 들린다. 귀가 안 들려서 생기는 문제는 눈이 안 보여서 생기는 것보다 훨씬 깊고 복잡하다.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지독한 불행이다. 왜냐하면 생각을 불러일으켜 우리를 지적인 인간집단 속에 있게 해주는 목소리의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이 눈이 안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장애임을 발견했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3중의 장애를 겪은 헬렌 켈러가 청각의 중요성을 함축한 말이다. 최순길(61) 한국청각장애인돕기회장은 청각장애인들에게 9년째 희망의 소리를 찾아주고 있다.“청각 장애인들에겐 새의 지저귐, 스치는 바람소리, 심지어 소음처럼 느껴지는 자동차의 경적조차도 구원의 소리로 들려옵니다.” ●카페·와인하우스 운영하며 기금 충당 1998년 신동아그룹 부회장을 지낸 그는 케이크와 커피가 맛있기로 소문난 ‘카페 라리’ 신사점과 분당점,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인바인 ‘라비뒤뱅’의 대표다. 이만하면 이순(耳順)을 넘긴 그가 애호하는 차와 와인을 즐기면서 인생을 관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같은 연말이면 그는 더욱 바쁘다. 사무실을 겸한 카페의 한 구석에서 청각장애인돕기 행사 장소를 알아보고, 소요 경비를 추산하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하다. 그러면서도 걱정이 앞선다.“기금이 많이 모여야 할 텐데.‘IMF한파’때보다 더한 불황이어서….”라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최 회장 자신도 청각 장애를 겪고 있다. 고향인 황해도에서 어렸을 때 중이염을 앓은 후유증으로 나이가 들면서 잘 들리지 않아 오른쪽 귀에 보청기를 끼고 지낸다.20년째 낀 보청기가 몸의 일부분처럼 자연스럽다. 겉모습으로는 아무리 봐도 구별되지 않는다.“커피잔 너머로 흐르는 음악의 농암도 다 들을 수 있지요. 안경을 끼고도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것처럼요.” ●청각장애인 100여명에 보청기 제공 그는 청각장애인돕기회를 설립한 지난 1996년 이후 해마다 청각장애인 10∼20명에게 보청기를 맞춰 줬다. 청력검사를 거친 뒤 귀본을 떠 보청기 1대를 주문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만원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겐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청각 장애 수술을 하려면 3000만원 이상이 든다. 재활교육비까지 합치면 더 늘어난다. 그래서 보청기를 사 주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회원들의 성금이 제일 큰 힘이지요. 초창기엔 노인들에게 보청기를 해줬는데, 사실 노인들은 인생을 살 만큼 살았잖아요. 그래서 이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찾아 보청기를 해줍니다.” 암흑 같은 침묵의 세계에 빠진 청각 장애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소리를 전해줄 때마다 가슴 벅찬 희열을 맛본다고 했다. 안경을 끼는 것을 더 이상 장애로 보지 않듯이 보청기를 끼는 것도 허물은 아니란 것이 그의 생각이다.“보청기만 있으면 들을 수도 있고, 말할 수도 있게 되는 거죠. 말이 어눌한 어린이들도 보청기를 끼고 나면 금방 정상적인 어린이로 돌아오죠.” ●회원들 성금이 제일 큰 힘 청각 장애에 대한 식견도 이젠 전문가 수준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15% 정도가 청각 장애인이며, 해마다 7%씩 늘고 있다고 한다.2000명 가운데 1명은 선천적 청각 장애인이라는 통계도 나와 있다. 또 65세 이상 노인층의 10%는 청각 장애를 겪고 있다. 이렇게 흔한 청각 장애가 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먼저 우울증이 생겨 일에 대한 의욕을 잃고, 소외감을 느끼며, 사람들과 대화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청각 장애에 대한 예방과 치료는 물론이고, 장애에 노출된 이들을 돕는 사회적 지원이 절실한 셈이지요.” 회원들이 모금한다고는 하지만 항상 기금은 빠듯하다. 돈줄은 운영하는 카페의 수익금. 운영비와 직원 월급을 뺀 금액 대부분이 청각장애인돕기회로 들어간다. 커피잔을 들던 그는 “카페에서 마시는 한 잔의 차엔 청각 장애인을 돕는 사랑의 마음이 들어 있다.”며 은근슬쩍 카페 ‘선전’을 끼워 넣는다. 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아내 윤명숙씨.“카페에 출근하자마자 화장실 청소부터 하는 아내에게 늘 미안하고, 고맙지요. 수익금도 고스란히 내어주고.” ●얼굴기형 450여명에도 시술 선행 그의 장애인 사랑은 유별나다. 그가 다니던 회사의 집무실에는 늘 그를 찾는 장애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장애인 돕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로터리클럽에 가입하면서부터다. 지난 91년 뜻이 맞는 로터리클럽 회원들과 함께 얼굴기형(언청이) 돕기회를 조직했다.“우연히 접한 언청이 환자가 바깥 생활을 못해 열등감과 정서 장애에 시달리는 것을 봤지요.” 즉시 언청이 환자를 돕기 시작했다. 자신이 직접 회원들을 모아 회비를 거두었다.95년까지 8억여원을 모아 450여명에게 시술, 해맑은 얼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했다. 얼굴기형 돕기가 어느 정도 뿌리 내리자 그는 지친 마음을 가라앉히려 1년가량 쉬었다.“봉사활동을 하다가 안 하니 많이 허전했어요. 그래서 청각 장애인을 돕는 쪽으로 관심을 돌렸죠.” 얼굴기형 돕기 활동을 함께 한 옛 회원들을 다시 모아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는 요즘 ‘보람’이라는 말을 새삼스럽게 곱씹고 있다. ■ 청각장애인돕기 후원 문의 (02)3443-9247.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고시칼럼] ‘公僕’선택전 진지한 고민 있어야/강혜승 공공정책부 기자

    [고시칼럼] ‘公僕’선택전 진지한 고민 있어야/강혜승 공공정책부 기자

    취업 한파가 몰아치면서 공무원의 인기가 연일 상종가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신문 공무원시험 대강연회’는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멀리 지방에서 새벽차를 타고 올라온 수험생, 교복을 입고 헐레벌떡 뛰어들어온 고등학교 3학년생, 수심이 가득한 얼굴의 취업재수생 등 장차 공무원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나름의 고민을 안고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으로 몰려들었다. 1500여명의 수험생들이 내뿜는 열기는 공직에 대한 그들의 열망만큼이나 뜨거웠다. 학생티가 역력한 한 고등학생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힘들다는데 진학준비를 하느니 아예 지금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할 것”이라며 당찬 각오를 내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강연회가 처음 열린 때문인지 궁금한 것도 많은 듯했다.10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뚫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공부를 해야 하는 건지, 과목별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학원수업은 꼭 들어야 하는지…. 수험준비의 기본적인 사항에서부터 합격 후 처우 관련 사항까지 강연 내내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에게서는 초조함과 더불어 진지함도 묻어났다. 그럼에도 한편으론 이들 수험생이 ‘국민의 공복(公僕)’이라는 본래 역할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는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강연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공무원이 안정적이라니까….”라며 머리를 긁적일 뿐 왜 그토록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공무원은 상대적으로 신분상의 안정을 보장받기는 하지만 생각만큼 녹록한 직업이 아니다.7급은 연간 초봉이 2000만원 정도,9급은 1600만원 정도로 박봉이다. 반면 공무원이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도덕성과 보다 투철한 직업의식을 요구받는다. 공무원이 된 이후 느끼는 괴리감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수험준비를 하기보다는 공무원 직업과 자신의 적성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이른바 ‘철밥통’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기 위해서도 그렇다. 강혜승 공공정책부 기자 1fineday@seoul.co.kr
  • 내수부진에 車업계도 구조조정

    구조조정 한파가 차(車) 업계에도 몰아닥쳤다. 극심한 내수 부진의 파고를 넘지 못해서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인적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기아차는 지난주말부터 일반 관리직의 과장급 이상 중간 간부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퇴직금에 평균 12개월치 월급(직급에 따라 달리 책정)을 얹어주는 조건이다. 일단 전체 대상자의 5% 정도를 구조조정 목표로 잡고 있으나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올해 실적에 따라 부서별 명퇴인원도 이미 할당했다. 기아차가 구조조정 차원에서 중간 간부 명퇴를 실시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말 이후 처음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해마다 연말이면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명퇴 신청을 받기는 했지만 이번 명퇴는 예년 수준에 비해 훨씬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연내에 관리직 사원을 인사고과 등에 따라 일정부분 줄일 방침이다. 현대차측은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통상적 수준의 감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자동차 내수회복 시기가 불투명한 데다 환율마저 속락하는 등 내년도 경영여건이 악화돼 긴축경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로템은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공직자 내부고발 크게 줄어

    공직자 내부고발 크게 줄어

    공직사회의 부패비리 근절을 위해 출범한 대통령 직속 부패방지위원회(위원장 정성진)의 ‘약발’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 부방위에 접수된 부패·비리 신고건수가 크게 줄었고, 이에 따라 부방위의 기능도 대폭 축소된 듯한 양상이다. 특히 공직비리 근절을 위해 참여정부가 역점을 둬 온 내부자 신고(내부공익신고)가 상당히 위축된 것으로 드러나 제도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2일 부패방지위의 내부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방위에 접수된 부패신고 건수는 발족 첫 해인 2002년 137건,2003년 113건을 기록했으나 올해엔 74건에 그쳐 갈수록 신고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비리적발 건수도 2002년 47건(기소 47명, 구속 21명),2003년 64건(기소 75명, 구속 28명)이었으나 올해는 지난해의 4분의 1인 15건(기소 21명, 구속 5명)에 그쳤다. 내부자 신고(내부공익신고) 역시 2002년 38건에서 2003년 48건으로 늘었으나 올해엔 23건에 머물렀다. 그나마 내부자 신고로 비리를 적발한 경우는 5건에 불과하다. 부방위가 내부신고가 들어온 사건을 수사기관에 넘겨 기소까지 이른 경우도 올해에는 8명(구속 2명)뿐이다.2002년 19명,2003년 49명보다 크게 줄은 셈이다. 내부자 신고를 비롯해 부패비리신고가 줄어든 이유로 부방위는 사건처리의 복잡한 절차와 낮은 보상을 꼽았다. 부방위 관계자는 “조직 내 비리를 부방위에 신고해도 정작 조사는 사정당국이 맡다 보니 신고자로서는 그만큼 번거롭고 신분 노출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고 말했다. 최대 2억원인 보상금이 신분 불안의 ‘대가’로는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방위는 국회에 제출한 부방위법 개정안을 통해 보상금을 최대 20억원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관가 일각에선 정권 핵심부가 공직사회의 이반을 우려해 사정의 강도를 낮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연말연시를 맞아 최근 사정관계자 회의를 가졌으나 예년과 달리 결과는커녕 개최 자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관가마저 사정한파로 위축되면 사회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부동산in]더블환승 역세권 주목을

    [부동산in]더블환승 역세권 주목을

    “더블 환승역을 찾아라.” 2개 이상의 환승이 가능한 지하철역 주변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깊어지는 부동산 경기불황으로 단순 역세권마저 한파를 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떨어지는 대세속에서도 역세권 중의 역세권인 더블 환승 지하철역 주변 단지는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환승 역세권도 양분화 환승 역세권은 지금까지 어느 곳이나 확실한 부동산 투자처였다. 하지만 역세권도 장기 불황 앞에 그 위치가 흔들리면서 양분화되고 있다. 단순 환승역과 더블 환승역으로 나뉘고 있는 것. 더블 환승역이란 2개의 환승역을 걸어 이용할 수 있거나 지하철·전철의 노선들이 겹치는 곳이다. 유동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아 상가와 편의 시설이 많고, 인근 방문지의 진·출입이 편리하며 서울, 수도권, 지방과의 연결도 한결 쉽다. 따라서 이들 환승역 주변은 인근 시세보다 가격이 높다. 하지만 저평가된 아파트도 있어 꼼꼼히 살펴 매입하면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는다. 내집마련정보사 장은혜씨는 “부동산 투자에서의 기본 테마는 역세권”이라면서 “역세권 중에서도 2개 이상 지하철역이 교차되는 환승역이나 2개 이상의 지하철역을 걸어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 주변 아파트는 편리한 교통으로 단연 으뜸”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까지 4700여가구 분양 예정 지하철 5호선과 6호선이 지나는 마포구 공덕역 일대는 대표적인 더블 환승 역세권이다. 여의도, 광화문과 용산, 상암동으로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입지로 강북의 다른 지역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 또 전철 1·4호선 이촌역의 건영2차 한가람, 옥수역에서 4∼5분여 거리인 중앙하이츠와 2·3호선 교대역 서초래미안은 불황에도 보합세를 유지하는 등 역세권 덕을 보고 있다. 내년 초에 입주하는 서초동 롯데캐슬리버티의 경우 총 132가구의 소규모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1억 4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이곳은 2호선 교대역과 3호선 남부터미널역이 걸어 5분 이내다. 성동구 응봉동 대림아파트는 국철 응봉역이 도보 3분,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과 5호선 행당역이 도보 10분 이내여서 인근 아파트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노원구 공릉동 두산힐스빌도 6호선 화랑대역과 7호선 태릉입구역을 가까이서 이용할 수 있어 전세 물량이 모자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내집마련정보사 집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서울·수도권 더블 환승역권에서 공급 예정인 아파트는 4700여가구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연말 영화 볼까 공연 볼까

    연말 영화 볼까 공연 볼까

    [영화] 올 연말 극장가의 강자는 어떤 작품이 될까. 스펙터클, 팬터지, 액션, 어드벤처가 그 충족조건이라면 올해도 어김없이 이를 모두 갖춘 작품 두 편이 대격돌을 앞두고 있다.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24일 개봉)와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15일 개봉). 모두 애니메이션이지만, 블록버스터 실사영화 못지않은 규모와 재미로 전연령대의 관객을 무장해제시킬 채비를 갖췄다. #1 스토리-X마스의 꿈 vs 슈퍼영웅 가족 크리스마스하면 산타, 눈, 선물꾸러미 등이 떠오른다면 ‘폴라‘는 최고의 선택이 될 듯. 크리스마스 이브 북극행 열차에 몸을 실은 소년의 모험과 환상을 그린 이 작품은 어른에게는 잊고 살던 부푼 동심을 일깨우고, 아이에게는 크리스마스만의 환상여행을 선사할 만한 작품이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기차의 움직임에 따라 몸이 저절로 움직여질 정도로 실감나는 화면이 재미의 핵심. 하지만 산타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던 한 아이의 여행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그 바탕에 깔았다. ‘폴라‘의 주제가 다소 뜬구름처럼 느껴진다면,‘인크레더블’의 슈퍼영웅 가족에 눈을 돌려보자. 무적의 힘을 가진 밥과 몸이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헬렌. 초능력으로 약자를 구하는 영웅이 됐지만 영웅을 원하지 않는 여론에 밀려 평범한 가장과 주부로 15년을 살게 된다. 초스피드로 달리는 아들과 투명인간으로 변하는 딸에게도 평범함을 강요한다. 하지만 밀려드는 공허함으로 밥은 딴생각을 품고, 악당의 음모에 걸려들자 이젠 온가족이 힘을 모은다. 전형적인 슈퍼영웅 스토리지만, 가족을 위해 열정을 포기해야만 하는 아버지나 특별함보다는 다수에 맞춰 살아가길 강요하는 사회의 모습 등은 현실과 비춰 다양하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2 캐릭터-진짜 사람같네 vs 개성 톡톡 ‘폴라‘를 보는 동안엔 내내 마치 실사영화를 보는 듯한 입체감과 사실성에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이나 눈꺼풀의 움직임 등은 진짜 사람과 마주하고 있는 느낌을 줄 정도. 캐릭터나 사물의 과장보다 실물의 느낌이 강조된 이유는, 실사영화로 그릴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애니메이션을 활용했기 때문이다.“실사영화로 만든다면 거대한 빙판 길을 미끄러지는 기차 등을 어떻게 표현하겠느냐.”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말은 이 작품의 의도를 잘 설명해 준다. 반면 ‘인크레더블’은 애니메이션만이 가지는 과장된 표현을 십분 살렸다. 캐릭터의 생김새는 말할 것도 없고 밥의 불뚝한 배나, 헬렌의 기다란 팔 등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한 캐릭터들은 개성이 넘친다. 하지만 머리카락의 출렁임이나 인물의 움직임은 ‘폴라’ 못지않게 사실적이기도 하다. #3 테크닉-퍼포먼스 캡처 vs 3D애니메이션 이같은 시각적 차이는 두 작품이 각각 끌어다 쓴 기술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폴라‘의 모든 캐릭터는 퍼포먼스 캡처라는 기술을 이용해 배우들이 직접 연기했다. 다이버 복장 같은 수트에 광반사 물질로 된 60개의 표식 장치를 달고 얼굴과 머리에도 150여개를 달아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돼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재창조되는 과정을 거쳤다. 배우 톰 행크스가 소년, 차장, 소년의 아버지, 떠돌이, 산타 등 1인 5역을 맡았고, 소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의 목소리를 변조해서 사용했다. 기차안에서 핫 초콜릿을 나르며 화려한 춤을 보여주는 장면 역시 전문 뮤지컬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것이다. 인간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폴라‘와 달리 ‘인크레더블’은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3D애니메이션이 창조해낸 세계다. 하지만 애니메이터들이 몸속 골격의 움직임을 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개성적인 얼굴에 사실적인 움직임을 덧입혔고, 보통의 애니메이션보다 3배나 많은 100여개의 세트와 ‘몬스터주식회사’보다 600개나 많은 쇼트는 속도감과 스케일을 살려냈다. 목소리 연기는 크레이그 넬슨, 홀리 헌터, 사뮤엘 잭슨이, 감독은 ‘아이언 자이안트’와 TV물 ‘심슨 가족’을 연출한 브래드 버드가 맡았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이런 영화도 있어요 올 연말엔 크고 작은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온가족이 함께 볼 만한 크리스마스용 영화가 많다. 미리 계획을 짜서 ‘찜’해 두자. ● 온가족이 함께 요정들이 사는 북극에서 성장한 주인공이 부모를 찾아 뉴욕에 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엘프’(15일 개봉)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어릴 적 살던 집에 찾아가 크리스마스 빌붙기를 시도하는 밴 애플렉 주연의 ‘서바이빙 크리스마스’(24일) 역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코미디. 마법에 걸려 할머니가 된 소녀가 마법사 하울의 성으로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모험과 사랑을 담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24일)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연인 혹은 친구끼리 우아한 뮤지컬의 선율에 푹 젖고 싶다면 ‘오페라의 유령’을, 사소한 일에 토닥거리는 연인들에겐 ‘브리짓 존스의 일기:열정과 애정’(10일)을 추천한다. 자기밖에 모르는 작가 아버지와 불만투성이인 딸의 갈등을 진지하고도 유쾌한 시선으로 담은 프랑스의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룩앳미’(24일)도 기대할 만한 작품. 조선인이지만 일본의 영웅으로 살아간 역도산을 그린 한·일합작영화 ‘역도산’(15일)은 이 즈음 스크린에 걸려 있을 유일한 한국의 블록버스터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공연] ■ 기다렸던 콘서트 vs 色다른 공연 서서히 매서워지는 추위, 그보다 더 혹독하게 느껴지는 경제한파. 악조건 속에서도 연말은 어쨌든 공연계의 대목이다. 바쁘게 사느라 변변한 추억거리 하나 만들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많은 이들이 볼거리를 찾아 두리번거리기 일쑤다. 이에 편승해 이번 주말부터 웬만한 공연장에는 음악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힙합-분위기 업에는 역시 힙합 한국적 힙합의 대명사가 되고픈 ‘무브 패밀리’가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11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파티를 겸한 콘서트를 연다.‘힙합계의 대부’ 바비 킴에서부터 드렁큰 타이거, 다이내믹 듀오,t(윤미래) 등이 1부 콘서트를 맡고 오후 10시부터 시작되는 파티에서는 양동근, 에픽 하이,PK커넥션이 실력파 DJ들과 함께 열광적인 무대를 선사한다.(02)784-5118. 한 주 뒤인 17∼18일,‘한국 힙합의 선두주자’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JK가 홍대 롤링홀에서 독상을 차린다.5집까지 낸 힙합 가수로서의 내공을 아낌없이 보여줄 듯.‘무브 패밀리’도 이번 콘서트에서 다시 한번 뭉친다.(02)333-0305. ●포크-포크 그룹…어쿠스틱한 향기 일본 내 한류 확산에 일조를 하고 돌아온 3인조 포크 그룹 자전거 탄 풍경이 17∼19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오랜만에 팬들과 만난다. 지금까지 했던 공연 가운데 ‘베스트5’를 선정, 앙코르 무대로 선보일 예정이다.(02)567-1318. 감미로운 멜로디와 정곡을 찌르는 가사로 귀를 즐겁게 해온 여행스케치는 현재 대학로 질러홀을 ‘전세’냈다. 내년 1월2일까지 기간별로 ‘송구영신’‘크리스마스’‘근하신년’ 등 세 가지 테마로 공연을 진행한다.(02)741-9700. ●7080-노장들의 힘…추억은 끝나지 않았다 올 한해 콘서트 현장을 휩쓸었던 ‘7080바람’ 아래 송창식 최백호 윤시내 정태춘&박은옥 한영애 등 빛깔 다른 가수들이 뭉친다. 타이틀은 ‘오색오감’ 콘서트. 긴 세월을 무대와 함께 해온 노장들의 저력이 빛날 듯.14∼15일 오후 7시30분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02)454-6114. 데뷔한 지 어느덧 18년, 하지만 언제나 젊은 오빠인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전태관이 29∼31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유쾌한 콘서트를 연다.5년째 팬들과 공연장에서 새해를 맞아온 팀답게 ‘한잔의 추억’‘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주옥같은 노래와 연주로 올 한해 마지막 밤을 화끈하게 책임진다.(02)522-9933. ●女風-여성 보컬들의 활약 발라드 가수 린은 11∼12일 오후 7시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감성적인 무대를 연다. 사랑과 삶, 추억에 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풀어낼 예정. 그녀의 파격 변신이 기대된다.(02)874-8707. 변진섭의 노래 ‘너에게로 또다시’를 절절한 음색으로 리메이크해 사랑받았던 서영은.30∼31일 삼성동 섬유센터에 가면 그녀의 섹시한 춤까지 볼 수 있다. 소니뮤직과 정식 계약을 맺고 일본에서 영역 확장 중인 박화요비는 24∼25일 장충체육관에서 분위기를 한껏 잡는다.4집 앨범 타이틀곡 ‘당신과의 키스를 세어보아요’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업’시키기에 딱이다. ●이밖에-색다른 걸 원한다면 젊은 마술사 최현우의 ‘사랑을 부르는 매직콘서트’에 가보자.17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콘퍼런스룸. 최현우는 드라마 ‘매직’에 출연하면서 귀여운 외모와 화려한 마술 기술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인물. 지난 9년간 쌓아온 마술 비법을 이 무대에 쏟아붓는다.(02)3444-3480. CCM 아티스트 송정미는 18일 오후 3시·7시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메마른 감성을 자극하는 콘서트를 연다.CCM 공연이 기독교인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해줄 듯.(02)333-0305. 유영석과 노영심은 나란히 신촌에서 피아노 선율을 퍼뜨린다. 유영석은 31일 서강대 메리홀.(02)588-5474. 노영심의 무대는 24∼25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이다.(02)522-9933. 이밖에 얼마 전 전역한 가수 홍경민이 18∼19일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화려한 복귀 공연을 펼친다. 군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 애인과 함께 오는 국군장병들에게 할인혜택도 준단다. 또 스포츠와 콘서트의 접목을 시도한 새로운 컨셉트의 공연으로 전국을 휩쓸었던 김건모도 24∼25일 같은 장소에서 ‘연장전’ 공연에 들어간다.(02)522-9933.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크리스마스를 들어요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캐럴 음반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재기발랄한 인디 밴드들과 ‘오버’무대를 주름잡는 가수들이 각각 뭉쳐 비슷한 컨셉트의 음반을 냈다. 비교해서 들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크리스마스 미츠 카바레 사운드(Christmas Meets Cavare Sound) 인디 레이블 카바레사운드 소속 가수들이 참여한 크리스마스 캐럴 컴필레이션 음반. 여성 2인조 메리고라운드가 ‘크리스마스 스페셜’로 상큼하게 첫 트랙을 돌면 로큰롤 밴드 오!부라더스의 장난기 넘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뒤따르고, 이어 플라스틱 피플의 안재한이 포근함을 선사하는 기타 연주(Wish Me A Merry Christmas)로 긴장을 풀어준다. 이밖에 다방밴드, 갑균이네, 미스터 펑키 등 실력 짱짱한 밴드들이 ‘조이 투 더 월드’‘루돌프 사슴코’ 등을 들려준다. 총 13곡. ●크리스마스 스토리(Christmas Story) 윤도현 성시경 토니안 바다 김조한 버즈 이정 서문탁 에즈원 앤 제이 페이지 솔플라워 나윤권. 이질감 강한 14명의 가수들이 그리는 크리스마스는 이들이 부른 캐럴만큼 다를 것이다. 윤도현은 ‘실버 벨스’를 보다 강하게 울리고, 서문탁은 ‘블루 크리스마스’에서 우울한 감성을 선보인다. 록 사운드에 실려 재해석된 버즈의 ‘징글 벨 록’ 등 기존 캐럴의 변주가 듣는 맛을 꽤 느끼게 해준다.‘아틀란티스 소녀’‘휠릴리’ 등을 만든 히트 제조기 황성제가 만든 ‘세상 가득 사랑을’에서 참여 가수들의 돋보이는 하모니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캐럴을 새롭게 편곡한 13곡과 신곡 3곡 등 총 17곡이 수록돼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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