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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양그룹-창업주 故 이양구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양그룹-창업주 故 이양구회장家

    동양은 국내 재벌가(家)에서 최초로 사위가 승계한 그룹이다. 동양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이 1945년 북에서 혈혈단신으로 월남한데다 이관희(76)여사 사이에 딸만 둘을 둔 것과 무관치 않다. 이 창업주의 차녀인 화경(49)씨가 일찍이 경영에 참여해 현재 오리온 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동양의 ‘경영 대권’은 맏사위인 현재현(56) 동양 회장과 둘째 사위인 담철곤(50) 오리온 회장에게 돌아갔다. 가족 구성원이 단출한 만큼 이 창업주가(家)의 혼맥도는 정·관·재계에 든든하게 뿌리를 내린 국내 여느 재벌가와 달리 단순하다. 또 이 창업주가 딸들의 통혼을 통해 사돈가(家)의 후광을 기대하기보다 자신의 유업을 이어갈 사위들의 ‘사람 됨됨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도 혼맥의 단순함을 더했다. 특히 오리온 담 회장의 집안이 화교 출신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설탕왕·시멘트왕’ 이양구 창업주 동양 창업주인 서남(瑞南) 이양구 회장은 1916년 함경남도 함주군의 작은 농가에서 부친 이교흠(작고)씨와 모친 김성자(작고)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부친이 25세의 젊은 나이로 병사하면서 서남의 어린 시절은 힘겨운 생활로 점철됐다.15세의 늦은 나이에 보통학교 졸업장을 받은 서남은 상급학교 진학 대신 ‘함흥물산’이라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식료품 도매상에 취직했다. 서남은 훗날 이곳에서 ‘정직과 신용’이라는 상도를 배웠다고 밝혔다. 8년간 악착같이 돈을 모은 서남은 1938년 식품도매상인 ‘대양공사’를 시작으로 6·25전까지 수차례의 회사를 세우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그때마다 역사의 수레바퀴에 치여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고향에 수십만평의 토지와 1억원에 가까운 거금도 삼팔선과 전쟁으로 잃었다. 그러나 그는 부산에서 설탕도매업을 기반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전시의 특수 경기와 생필품 부족이 거꾸로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서남은 부산과 마산, 대구 등에서 이른바 ‘설탕왕’으로 불렸다. 서남은 당시 국내 유일하게 설탕을 생산했던 고 이병철 삼성 회장,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와 가까운 사이였다. 서남은 1955년 삼성 이 창업주와 풍국제과의 배동환씨 3인의 공동 출자로 동양제당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으며, 풍국제과의 경영에도 참여해 오늘날 오리온(옛 동양제과)의 기틀을 다졌다. 또 동양제당이 국내 최고의 역사를 지닌 삼척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서남은 자연스럽게 시멘트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서남은 1957년 삼척시멘트를 동양시멘트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한 뒤, 노후시설 교체와 증산을 통해 한때 시멘트 왕국을 건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 경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신규 업체의 대거 진입으로 시멘트가 남아돌았고, 정부의 금융 긴축정책으로 동양은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서남이 훗날 ‘운명의 날’이라고 밝혔던 1971년 9월10일 법원에 회사보전신청을 제출해 세인으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채에도 불구하고 동양은 살아났다. 정부의 사채동결조치가 사실상 동양의 구명줄이었으며, 평상시 쌓아온 정직과 신용도 큰 도움이 됐다. ●운명적인 만남 서남과 이관희 여사의 인연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6·25가 이들을 만나게 하고, 또 헤어지게 만들었지만 결국은 거제도에서 부부의 인연을 맺게 했다. 6·25 발발로 3년 5개월만에 공군 소속으로 귀향한 서남은 모친의 부탁에 이관희씨와 약혼했다. 그의 나이 34세였다. 관희씨는 당시 함흥의 명문인 영생고녀(永生高女)를 나와 교편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군의 전쟁 개입으로 두 사람은 결혼식도 못올리고 생이별을 하게 됐다. 부산으로 내려온 서남은 가족 소식을 알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다가 뒤늦게 피란선을 타고 월남해 거제도에 머물던 관희씨와 극적으로 만났다. 이 여사는 현재 서남재단 이사장으로 남편의 유업을 기리고 있다. 서남과 이 여사는 슬하에 장녀 혜경(53)씨와 차녀 화경씨 등 2녀를 뒀다. 이화여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혜경씨는 평소 집안끼리 잘 알고 지내던 고 김옥길 이화여대 총장의 중매로 1976년 현재현 회장과 결혼했다. 현 회장은 당시 부산지검 검사로 재직중이었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대학 3학년 때 1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혜경씨는 현재 전공을 살려 동양매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 회장의 집안은 전형적인 선비 가문이다. 고려대 초대 총장을 지내고 ‘유학계의 마지막 거두’로 알려진 고 현상윤 총장이 그의 조부이며, 이화여대 의대 교수를 역임한 고 현인섭씨가 그의 부친이다. 그는 고 현 교수의 3남2녀 가운데 셋째다. 첫째는 고려대 대학원장인 현재천(61)씨이며, 둘째는 현재민(59) KAIST 교수, 장녀는 현재희(51) 세종대 교수, 차녀는 현재란(49) 의사로 현재 이화의원 원장이다. 현 회장과 이 고문은 ‘정담(28·여)-승담(25·남)-경담(23)-행담(18)’ 등 1남3녀를 두고 있다.2세 모두 미국 스탠퍼드대를 다녀 현 회장과 동문이다. 첫째인 정담씨는 스탠퍼드대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복수로 전공한 뒤 지금은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장남 승담씨는 컴퓨터 사이언스와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차녀 경담씨는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있다. 막내딸 행담씨는 스탠퍼드대 교양학부 1학년에 재학중이다. 서남의 둘째 딸 화경씨는 이화여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1980년 뜨거운 열애끝에 담철곤 회장과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담 회장의 선친은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했으며, 타이완 국적으로는 한의원 경영이 쉽지 않아 일찍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화경씨와 담 회장은 슬하에 경선(20)씨와 서원(16·남) 1남1녀를 뒀다. 경선씨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서원군은 국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서남가(家)의 혼맥은 이처럼 단순하지만 그나마 현 회장 집안을 통해 정·재계에 인연이 이어진다. 현 회장의 조부인 현상윤 전 총장은 6∼8대 국회의원이었던 김봉환 전 국회법사위 위원장과 사돈지간이다. 김 전 법사위원장은 손경식 CJ 회장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잉꼬 부부 이 고문과 현 회장은 중매로 만났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애틋하고 각별하다. 결혼 이후 경영수업을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에 홀로 유학한 현 회장은 이 고문에게 자주 편지를 보냈고, 편지 첫 머리에 늘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적었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서로가 첫 사랑이다. 대구에서 서울로 유학온 담 회장은 중학교 3학년 때 이 사장을 같은 반 친구로 처음 만났다. 이 때부터 서로에게 끌린 두 사람은 10년 이상 연애했다. 담 회장이 미국 조지워싱턴대로 유학간 4년이 유일하게 떨어진 시간이었다. 이 때도 두 사람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수백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비싼 국제전화를 하는 탓에 꾸중도 많이 들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친구에서 연인, 다시 부부로 인연이 이어지기까지 두 사람은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오랜 만남을 지속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막상 결혼때는 집안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국내 재계에서 보기 드문 ‘부부 CEO(최고경영자)’다. 담 회장은 현재 이 사장이 총괄경영을 맡고 있는 오리온의 엔터테인먼트사업 아이디어를 추진한 주역이다. 이 사장은 “나는 다소 감성적인 반면 담 회장은 실용적이어서 상호 보완이 된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 이제는 이 세상에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시에 더없이 훌륭한 사업 파트너”라고 곧잘 언급한다. ●혹독한 경영 수업 서남은 사위들을 후계자로 키우기 위해 더 철저하게, 더 강하게 경영 수업을 시킨 것으로 유명하다.“내 딸, 내 사위라고 해서 특혜는 없다.”는 것이 서남의 ‘후계자론’이다. 현 회장은 75년 부산지검 검사로 입문한 뒤 결혼과 함께 경영자로 변신했다. 그는 77년 동양시멘트 이사로 재계의 첫 발을 내디뎠고, 초고속 승진을 통해 동양의 후계자로 대내외에 알려졌다. 그러나 후계자의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 창업주는 타계하는 날까지 두 사위와 작은 딸에게 이론과 실전으로 혹독한 경영자 수업을 시켰다. 현 회장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국제금융을 전공한 이후, 이 창업주로부터 직접 경영수업을 받았다. 낮에는 현장을 같이 누비며 실전과도 같은 수업을 받았고, 밤에는 새벽까지 수십년동안 쌓아온 이 창업주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이 창업주의 경영수업은 이틀 정도 잠을 안재우는 일이 허다할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이화경 사장은 동양제과(현 오리온)에서 인턴사원으로 일을 시작했으며, 담철곤 회장도 유학을 마친 후 동양시멘트 구매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 창업주는 ‘경영자가 되려면 기본부터 충실해야 한다.’며 두 사람 모두 구매부로 발령냈다. 이후 이 사장은 영업부를 제외한 각 부서를 돌며 업무를 익혔다. 특히 마케팅담당 시절엔 획기적이고 신선한 광고로 광고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초코파이의 ‘정(情) 시리즈’ 광고다. 그는 입사 26년만에 오리온그룹의 외식과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담당하는 CEO에 올랐다. 이 사장은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코리아가 발표한 한국의 여성부호 50인 가운데 8위(1652억원)에 올랐다. 담 회장도 81년부터 동양제과로 자리를 옮겨 구매부장과 사업, 관리, 영업 상무 등을 거치며 89년 동양제과 CEO에 올랐다. ●동양·오리온의 분가 이 창업주가 1989년 타계한 이후 동양의 경영권은 가족간 협의를 통해 맏사위인 현 회장이 승계했고, 둘째 사위인 담 회장은 동양제과를 맡았다. 현 회장과 담 회장은 13년간 각각 시멘트·금융, 제과·엔터테인먼트 등의 사업영역에서 독자 경영을 해왔다. 이 때문에 사위간에 기업 분할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여기에 동양제과가 영상미디어 분야에 투자와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30대 기업집단으로 제한을 많이 받아 계열분리가 빨라졌다. 동양제과는 2001년 9월1일 동양에서 분가했다. 동양그룹 32개 계열사 가운데 제과와 엔터테인먼트 계열의 16개사가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러나 동양과 오리온(옛 동양제과)은 여전히 그룹 CI(기업이미지)를 함께 사용할 정도로 뿌리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현 회장은 “동양과 오리온의 분가는 미래 지향적인 경영을 위해서이며, 한 뿌리에서 나온 두 그룹이 한국경제의 거목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지를 펼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계열분리 이후 동양은 금융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증권·종금·투신업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사로 거듭났으며, 동양생명은 6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동양은 현재 제조업 6개사, 금융 7개사로 총자산은 15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 300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그룹은 케이블 방송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해 계열사를 26개사로 늘렸다. 지난해 매출액 1조 5300억원을 올렸다. 특히 미디어플렉스의 극장사업체인 메가박스는 전국에 117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최고의 영화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영화투자 배급사인 쇼박스는 ‘말아톤’과 ‘웰컴투 동막골’,‘가문의 위기’ 등을 잇달아 흥행시켜 설립 3년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베니건스를 중심으로 한 외식사업과 편의점 사업체인 바이더웨이 등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오리온의 대표 CEO 노영인(59) 동양시멘트 사장은 30여년을 시멘트업계에 종사한 산증인이다.98년 동양시멘트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외환위기 한파를 수출로 돌파했다. 그동안 시멘트 수출은 채산성이 안 맞고, 선진국의 품질검사가 까다로워 시늉만 내왔다. 그러나 노 사장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밀어붙여 99년에는 창사이래 최대 물량인 171만t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했다. 덕분에 579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기나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노 사장은 동양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동양메이저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박중진(54) 동양종합금융증권 부회장은 금융업계에선 신사로 통한다. 친근한 말투가 트레이드 마크. 그는 조지워싱턴대 MBA 출신으로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자격증을 갖고 있다.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동양증권과 동양생명, 동양종금을 거치며 10년이상 실전 금융을 익혔다. 윤여헌(57) 동양생명 사장은 행시 14회 출신으로 건설부와 재무부를 거쳐 95년 동양에 합류했다. 윤 사장은 겉치레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내실형’ 스타일이다. 철저한 손익 위주의 경영을 선호한다. 오리온그룹을 이끄는 전문 경영인으로는 김상우(48) 오리온 대표이사를 꼽을 수 있다. 김 대표는 1987년 오리온(옛 동양제과)에 입사한 이후 줄곧 마케팅 분야를 맡았다. 농심이 장악한 국내 스낵시장에 포카칩과 스윙칩 등을 출시해 오리온의 돌풍을 일으켰다. 오일호(53) 스포츠토토 사장은 1987년 오리온 마케팅부 과장으로 입사해 오리온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004년엔 스포츠토토 사령탑을 맡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초기 난관을 극복했다. 특히 가라앉은 ‘토토´를 최근 ‘토토 붐´으로 확산시킨 것은 그의 공이 컸다는 평이다. golders@seoul.co.kr ■ 창업주 두딸 이혜경·화경씨 ‘닮은 듯 닮지 않은 두 자매.’ 이혜경(53) 동양매직 고문은 국내 ‘재벌가(家)의 딸’들이 그러하듯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전공(이화여대 미대)을 살려 동양매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가정에 더 충실한 편이다. 그러면서도 장녀로서 모친인 이관희(서남재단 이사장) 여사를 도와 부친의 뜻을 기리는 서남재단의 이사로서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적이다. 반면 이화경(49) 오리온 사장은 1975년 동양제과(현 오리온)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밑바닥을 두루 거친 뒤 26년만에 오리온 사장에 올랐다. 약력에서 알 수 있듯 이 사장은 그동안 ‘경영자의 길’을 걸어왔다. 언니와는 다르게 ‘바깥 일’을 더 중시한다. 이 때문에 자매를 잘 아는 지인들은 보통 언니를 ‘살림꾼’으로, 동생을 ‘여장부’로 부른다. 이 고문은 소박하면서 다정다감하다. 살림을 손수 챙기며, 요리 실력이 수준급이다. 미술 감각을 살려 실내 장식과 정원 등은 손수 꾸민다. 또 혼자서 곧잘 동대문 시장에 나가 살림 도구나 가족 옷을 산다. 자녀 교육에도 각별한 정성을 쏟는다.1남3녀를 모두 미국의 명문 대학인 스탠퍼드대에 진학시킨 것은 이 고문의 노력과 관심 덕분이다. 이 고문은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때 사회활동을 극도로 자제했으며, 수년간 미국에 머물며 자녀 뒷바라지를 했다. 현 회장도 틈틈이 아이들의 영어와 수학을 직접 가르쳤다. 막내딸 행담씨가 올해 대학에 들어가면서 이 고문은 건강 관리를 위해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이 사장은 경영인, 아내, 엄마의 ‘1인3역’을 소화하느라 늘 시간에 쫓긴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 소홀한 법이 없다. 자녀(1남1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업무 외의 약속은 잡지 않는다. 경영인으로서 이 사장은 어떨까. 호탕하고 도전정신이 강해 부친을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간 현대경영이 2003년 8월 100대 기업 비서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세대 여비서들이 모시고 싶은 CEO’에 뽑히기도 했다. 그만큼 업무상의 유연함과 직원 배려가 돋보인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인턴사원으로 출발해 구매부, 조사부, 마케팅부 등 주요 부서를 거쳐 누구보다 현장 분위기와 실무진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오리온의 외식 및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직원들은 이 사장을 열정적인 CEO로 평가한다. 이 사장이 전담하는 계열사는 온미디어와 미디어플렉스, 외식 사업부문인 롸이즈온 등 3개사. 일주일을 나눠 각각의 회사에 출근한다. 이 사장은 현장 경영을 중시한다. 직원들과 직접 회의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며, 영화사업을 담당하는 CEO로서 때로는 서울 삼성동의 메가박스에서 하루종일 영화를 보기도 한다. 이 사장은 “내가 재밌고, 감동을 받아야 관객들에게 권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golders@seoul.co.kr ■ 두 CEO 경영스타일 비교 ‘외유내강 VS 실용주의’ 사위들이 경영권을 승계하다 보니 현재현(56) 동양 회장과 담철곤(50) 오리온 회장은 곧잘 비교의 대상이 된다. 재계 안팎에선 현 회장을 선 굵은 외유내강형으로, 담 회장을 철저한 실용주의형으로 분류한다. 기업의 성장세로는 담 회장의 오리온이 빠르다.1989년 매출액 1360억원에 불과했던 동양제과(현 오리온)를 지난해 1조 5300억원으로 10배 이상 키운 것은 신규 사업을 진두지휘한 담 회장의 공이 크다. 현 회장은 오리온이 분가한 이후 그룹 구조조정에 매진했다. 금융계열사를 통합, 매각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이 덕분에 100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은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진입했다. 상대적으로 그룹의 외적 성장은 더디었지만 속은 눈에 띄게 알차졌다. 현 회장은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과시하며, 재계의 ‘스타 CEO’로 떠올랐다.CEO 서밋 의장으로서 각국 CEO(최고경영자)들과 토론 및 기자회견을 깔끔하게 소화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처럼 남들이 멍석을 깔아주지 않는 한 자신의 진면목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외유내강형 CEO로 불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현 회장은 화를 내지 않는다. 늘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그룹 총수가 화를 내서 임직원들의 기를 꺾으면 차후 일 진행이 쉽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대신 원칙에 따라 결정된 내용은 남들이 주저해도 과감하게 추진한다. 현 회장이 경영자로서 평가받은 첫 사업은 1984년 일국증권(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인수다. 당시만 해도 증권사는 대형사고와 부실경영의 대명사로 인식됐던 터라 임직원들의 증권사 인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그렇지만 현 회장은 자본금 20억원에 지점이 덜렁 하나뿐인 일국증권을 불과 5년만에 10대 증권사로 키워냈다. 이를 계기로 동양은 30년간 지속된 시멘트와 제과 사업에서 탈피해 금융업 중심으로 업종 다변화를 일궈냈다. 현 회장의 취미는 바둑. 중학교 시절 바둑을 배워 고등학교 때는 적수가 없을 정도였고, 대학 때는 교내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을 했다. 장수영 9단에 2점으로 버티는 아마 고수다. 현 회장의 고교·대학 동기들은 그를 ‘티없는 친구’로 기억한다.“품성이 맑고 깨끗하며 원만할 뿐 아니라 일처리까지 깔끔하다.”는 것이다. 담철곤 회장은 실용주의자이자 ‘일벌레’라는 평가를 받는다. 요즘도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골프를 치지 않는다. 대신 스키 등 다이내믹한 스포츠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냉혹한 스타일도 아니다. 직원들은 잔정이 많은 CEO라고 얘기한다. 한 임원의 설명이다.“부장 시절에 기획안을 제출했다가 담 회장으로부터 ‘이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 회장으로부터 휴대전화가 왔습니다.‘다시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다’는 내용이었죠. 직원의 기를 꺾지 않으려는 회장의 배려였지요.” 담 회장은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90년대 초반에는 20대 중심의 신규 사업팀을 구성한 뒤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여러 분야의 사업에 진출해 쓴맛을 많이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훗날 오리온의 케이블 TV사업과 극장·외식사업 등으로 진출해 현재의 그룹 규모를 갖추는데 일조했다. 담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잘 엮는다. 국내 제과사들이 90년대 안방시장에 안주하며 저성장의 어려움을 겪을 당시,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오리온의 고성장을 주도했다.2003년엔 남들이 모두 망했다고 평한 체육복표 사업체 스포츠토토를 인수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꿔 놓고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28일 비온뒤 기습한파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28일 전국을 적실 전망이다. 비가 그친 뒤에는 중부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겨울추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8일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차차 흐려지고 비가 오겠다.”면서 “오후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고 해상에서는 돌풍도 예상된다.”고 27일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새달 초에는 찬 대륙 고기압의 확장으로 기습한파가 몰아닥쳐 평년의 영하 3도∼영상 10도보다 낮은 기온을 기록하겠다.”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올 겨울 눈 많고 따뜻

    올 겨울에는 대체로 포근한 날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12월에는 기습한파가, 내년 초에는 국지적인 폭설 등 변덕스러운 날씨도 나타난다. 기상청은 24일 겨울철 계절예보를 내고 “시베리아 고기압이 평년보다 약해 기온이 높은 날이 많고, 지형적인 영향으로 서해안·영동·산간지역에는 다소 많은 눈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시적인 한기 남하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기온변화도 클 것으로 보인다. 12월 초에는 일시적인 대륙성 고기압의 확장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연말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내년 1월에는 찬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 지역에는 많은 눈이 예상되며,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다. 2월에는 동아시아지역의 대륙 고기압이 평년보다 약화되고 상층 기압골이 북쪽으로 치우쳐 지나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질 전망이다.또 한반도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활동이 활발해져 겨울철 잦은 북고남저형 기압배치를 이루는 날이 많겠다. 강원영동 및 산간지역에는 다소 많은 눈이 내려 강수량이 평년수준을 웃돌 전망이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올 겨울 스키장 패션

    올 겨울 스키장 패션

    스키장 패션은 따로 있다. 영하로 뚝 떨어진 날씨에서도 춥지 않아야 하고, 눈 위에 뒹굴어도 웬만해선 젖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가볍고, 가능하면 얇은 게 좋다. 겨울 스포츠복에 필요한 기능성에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 장식성까지 가미된 것이 올해의 스키장 패션이다. # 터프한 여성, 세련된 남성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스키장 패션의 주류는 보더 스타일이 됐다. 전통적인 타이트한 바지에 허리를 조인 점퍼 스타일에서 벗어나 품이 넓은 힙합패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일로 변화하고 있다. 보드복을 넉넉한 힙합 스타일로 많이 입는 것은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거나 회전, 점프 등의 트릭을 할 때 동작이 크기 때문이다. 트렌드는 여성적인 라인을 강조하더라도 보드복은 역시 활동성이 좋도록 여유있게 입는 것이 좋다. 스키복은 몸에 약간 달라붙는 스타일이 멋스럽다. 요즘 많이 타는 카빙 스키는 상체를 많이 낮춰타기 때문에 점퍼는 거치적거리지 않는 길이로 선택한다. 색상은 올 겨울시즌 주요 색상인 하얀색이나 검은색을 중심으로 빨강, 초록, 보라, 주홍 등을 포인트로 사용해 하얀 설원에서 눈에 띄는 패션을 추구한다. 파스텔 계열의 색상으로 세련된 스타일을 표현하기도 한다. 화려하고 귀여운 무늬로 유쾌한 겨울스포츠 패션을 완성한다. # 기능성을 잡아라 스키나 스노보드는 추운 날씨로 몸이 한창 긴장된 상태에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크다. 예쁘기만 한 스타일보다는 기능성을 충분히 갖추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눈 위에 앉는 경우가 많은 보드복은 적어도 1만㎜의 방수력이 필요하다. 카빙 스키가 주류를 이루면서 스키복의 방수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찬바람을 막아주는 방풍성, 운동으로 인한 땀을 신속히 배출해주는 투습성, 한파를 막아줄 수 있는 보온성의 기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평상시에는 얇은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지만 내장 튜브로 공기를 주입해 보온성을 상승시키는 고어텍스의 에어밴티지도 스키·스노보드복에 많이 사용하는 소재다. 역동적인 스포츠를 위한 옷이니만큼 눈이 옷 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소매부분에 밴드처리를 하고, 모자나 바람막이 등을 탈·부착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도 많다. 리프트권을 매다는 고리나 고글,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등을 넣는 주머니를 만들어 실용성을 추구한다. # 어떤 제품들이 있을까 스키장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 많다. 헤드의 ‘스위트 스노 라인’은 스키를 모티브로 한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해 재미있는 감각을 더했다. 검정색과 하얀색을 기본으로 한 화려한 원색으로 경쾌하다. 가볍고 보온성이 좋은 플리스 소재와 따뜻한 패딩, 모피로 기능성과 장식성을 갖췄다. ‘H2X’는 스키·보드 마니아를 위한 고기능성 전문 라인.2만㎜에 육박하는 방수력을 갖추고 더미작스·고어텍스 소재로 투습도를 향상시켜 몸 안의 땀을 신속하게 배출시킨다. 휠라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이탈리아 대표선수들이 입는 고기능성 스키복을 다양한 디자인으로 선보였다. 재킷과 바지 모두 2만㎜ 이상의 방수 기능을 갖고 있으며, 이중 봉재로 눈이 스며드는 것을 막았다. EXR는 모터 사이클룩에서 영감을 얻어 3D 입체 패턴 위에 큰 화이트 사선무늬로 스피드감을 표현한 스노보드복 ‘트랜스 캐포츠 스노보드 웨어’를 내놓았고, 나이키는 데님의 실용성을 살려 스키장뿐 아니라 일상복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스키·스노보드복을 선보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세련된 메이크업으로 멋내기 노련하게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모습도, 세련된 메이크업으로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도 모두 스키장의 멋이다. 평소보다 약간 튀게 눈, 입술 등 한 곳에 포인트를 준 메이크업이 하얀 눈 위에서 더욱 예뻐보인다. 자외선 차단은 기본이다. ●피부는 찬 바람에 수분을 잃어 건조해지는 것을 우선 막아야 한다. 수분크림과 아이크림을 충분히 발라 피부 건조를 예방한다. 강력한 차단 효과가 있는 자외선 차단크림, 메이크업 베이스와 파운데이션을 사용해 이중 삼중으로 자외선을 차단한다. 두꺼운 화장은 활동량이 많은 스포츠를 할 때 땀 배출로 번지고, 피부 호흡을 막아 피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한다. 평소보다 한 톤 밝게 파운데이션을 바른 후 파우더로 마무리해 얇게 바른다. ●눈에는 스키장 눈(雪)에 반사돼 반짝이는 펄 화이트를 바르는 것이 가장 예쁘다. 펄화이트 섀도 또는 실버 섀도를 눈두덩 전체에 엷게 발라준 후 눈 아래도 눈머리에서 눈꼬리까지 펴 바른다. 반짝거리는 실버 혹은 파스텔 계열 중 자신에게 어울리는 컬러를 선택해 포인트를 준다. ●입술은 스키장에서 고글을 쓰면 유일하게 보이는 부분이므로 포인트를 줄 수 있도록 한다. 선명한 빨간색보다는 생기있는 색상이 좋다. 브러시에 붉은 계열의 립스틱을 살짝 묻혀 깔끔하게 바른 후 펜슬로 라인을 정리한다. ●화장을 지울 때는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제품들을 겹겹이 사용했으므로 클렌징크림이나 로션으로 색조화장을 지워내고, 클렌징폼으로 세안을 한다. 피부가 더욱 건조해지는 비누 세안은 가급적 피한다. 예민해진 피부에는 화장솜에 화장수를 적셔 간단한 팩을 하거나, 미백 전용 에센스를 사용해 강한 자외선으로 기미, 주근깨가 생기는 것을 예방한다. ■ 도움말 한국화장품 메이크업아티스트 이보배 ■ 눈여겨 볼만한 스키-스노보드 장비 장비가 편해야 스키와 스노보드가 편하고 즐겁다. 아무리 슬로프와 눈의 질이 좋아도 장비와 궁합이 맞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레포츠를 즐기기 어렵다. 또한 장비는 스키와 스노보드 기술 습득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하다. 올해 스키·스노보드 장비의 트렌드는 편안함을 강조하는 것. 다루기 편하면서 부족한 힘과 기술을 장비가 커버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했다. 스키·스노보드 장비의 새로운 트렌드와 함께 구입요령에 대해 알아봤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스키장비 구입요령 가장 중요한 부츠는 스키를 제어하는 핵심 장비로 잘못 구입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때문에 구입이 가장 어렵고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부츠는 상체가 약간 앞으로 쏠리게 설계돼 있는데 신고나서 걷기와 서기가 편해야 하며, 버클을 모두 채웠을 때 발과 발목을 잘 고정할 수 있는 것으로 구입해야 한다. 올해는 부츠가 동양인의 체질에 맞춰 볼의 폭이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트는 자신의 신장과 체중, 기술수준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플레이트는 길이가 길면 빨리 나가지만 회전이 어렵고, 짧으면 반대로 회전이 쉽지만 속도가 나지 않는다. 과거에는 자신의 신장보다 10∼15㎝ 가량 긴 것을 선택했으나 카빙열풍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신장보다 초급은 10∼20㎝, 중상급은 5∼10㎝ 정도 짧은 것을 구입하는 추세다. 로시뇰이 올해 출시한 플레이트는 플레이트에 2개의 암(arm)을 박아 상급자는 힘과 성능을 강조하는 파워컨트롤, 중급은 적당한 힘을 뒷받침할 수 있는 풀드라이브 컨트롤, 초급은 편하고 쉽게 이지드라이브를 강조했다. 폴은 알루미늄보다는 카본 재질이 가벼워 폴체킹 스피드가 빠르다. ■ ’기능성+α’에 눈 익으면 더 좋지 # 스노보드 구입요령 스노보드는 예년에 비해 색상과 디자인의 변화가 있을 뿐 기술적인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 때문에 어떤 스타일의 라이딩을 즐길 것인가를 고려하는 것이 관건이다. 스노보드는 다양하고 화려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프리스타일 보드’와 회전과 대회전 등 레이스용으로 설계된 ‘알파인 보드’로 나뉘는데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구입해야 한다. 테크 길이는 보통 120∼180㎝ 정도로 길이가 다양한데, 자신의 목에서 코끝 정도에 오는 것이 적당하다. 체중이 무거울수록 조금 길게 타는 것이 좋다. 부츠는 방수성과 보온성, 편안함을 고려해야 하며, 사용할수록 늘어나는 만큼 약간 조이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 복숭아뼈 부분이 쓸려 즐거운 라이딩에 지장이 될 수 있으므로 매장 안에서 충분히 걸어보는 것이 좋다. 바인딩은 자주 신고 벗기 때문에 원터치(스텝인)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점프, 회전 등의 기술을 많이 구사하는 경우에 쉽게 벗겨져 위험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트릭을 많이 한다면 보드는 눈 위에 자주 앉거나 넘어지는 만큼 엉덩이 보호대와 무릎 보호대, 손목 보호대가 필수다. # 부츠성형 최근에는 기성 장비를 구입해 자신의 발에 맞추는 부츠성형 등 장비 튜닝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부츠는 스키어나 스노보더에게 가장 민감한 장비이지만 그동안 대부분은 ‘타다 보면 부츠가 늘어나 발에 맞춰진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고생을 감수했다. 하지만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부츠 성형이 확산되고 있다. 부츠성형은 과학적인 장비를 동원, 발의 압력과 형태(길이·폭), 보행 습관 등을 체크 한 뒤 이너부츠의 맞춤 깔창과 아웃셸을 늘리거나 줄여 스키어의 스타일에 맞게 부츠를 만들어 준다. 최근 들어 피제이튠과 프로암튠, 풋매니아, 주미태 등 전문숍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의 맞춤깔창을 제작하는 프랑스 시다스사의 ‘컨퍼머블’을 수입해 판매하는 피제이튠(pjtune.com). 가격은 20만원.(02)546-0232. # 스키가이드 장비구입 참고 각 브랜드의 최상급 장비들의 테스트 결과는 국내 최대 스키전문 채널인 스키가이드(skiguide.co.kr)를 참고하면 된다. 스키가이드는 지난 지난 17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 2회 국제동계스포츠박람회 주관 업체로 국내외 스키장 소식은 물론 스키장 정보와 함께 각종 스키 교육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또한 일본 스키장에서 최고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스키저널을 한국판을 인터넷으로 읽을 수 있으며, 스키용품과 교육 비디오·DVD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스키 질의 응답코너와 중고 장터도 마련돼 있다.(02)547-9056.
  • 일교차 감안 두터운 외투 준비를

    23일은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전국 966개 시험장에서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6시15분까지 언어-수리-외국어(영어)-사회·과학·직업 탐구-제2외국어·한문 영역 순으로 치른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도에서 7도로 ‘입시한파’는 없을 전망이다.●오전 8시10분까지 입실해야 59만 3806명의 수험생들은 오전 8시10분까지 시험실에 들어가야 한다.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보지 않는 수험생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감독관으로부터 컴퓨터용 사인펜과 샤프펜을 받고 유의사항을 들은 뒤, 지정된 대기실에서 다음 시험을 기다리게 된다. 수험생은 수험표와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챙겨가야 한다. 수험표를 분실한 경우, 응시원서에 붙은 것과 같은 사진을 오전 8시까지 시험장 관리본부에 내고 임시 수험표를 받는다.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MP3, 전자사전, 시각표시외 기능이 부착된 시계등 전자기기는 시험실에 들고갈 수 없다. 만약 가져갔다면 1교시 시험 전에 감독관에게 제출했다가 시험이 끝난 뒤 돌려받는다. 제출하지 않다가 적발되면 부정행위로 처리된다.●수능추위 없어 기상청은 수능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에서 영상 7도, 낮 최고기온은 10도에서 16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예전같은 입시한파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일교차를 감안, 두꺼운 외투를 하나 정도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듣기·말하기를 평가하는 오전 8시40분부터 15분 동안, 오후 1시20분부터 20분 동안 버스·열차 등 모든 운송수단은 시험장 주변에서 서행해야 한다. 경적사용도 안된다. 이 시간대에 출동하는 소방헬기와 소방차, 구조·구급차도 사이렌을 울리지 않는다. 비행기 이착륙 시간도 조정됐다. 경찰은 이날 시험장 전방 200m 이내 차량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주차도 금지한다. 특히 이날 국회 본회의의 쌀 시장 개방 비준 동의안 심의를 항의하려는 농민단체 집회와 관련, 과격시위 자제를 요청했다.●공무원·직장인 출근은 오전 10시로 늦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시 지역(군 지역 가운데 전남 담양·해남읍, 충남 전 지역 포함) 관공서와 기업체 출근시간이 오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늦춰졌다.서울, 부산, 대구, 인천 지하철의 러시아워 운행시간도 오전 6∼10시로 2시간 연장됐다. 서울 지하철은 55회 증회 운행되고 수도권 전철은 배차시간이 4∼6분에서 3∼4분으로 줄었다. 시내버스는 등교시간대에 집중 배차되고 개인택시 부제운행도 해제된다. 한편 수험생들은 22일 소속 고교나 원서를 접수한 교육청에서 수험표와 유의사항을 전달받고 해당 시험실을 찾아가 시험실 위치와 집에서 걸리는 시간, 교통편, 수험표에 기록된 ‘응시영역 및 선택과목’이 응시원서에 기재한 내용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했다.23일 수능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 게재된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수능일 큰 추위 없을듯

    올해 수능시험날도 역시 추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오는 23일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추운 날씨가 되겠다.”면서 “기압골의 영향으로 중부지역은 차차 흐려지고 남부지역은 구름이 많겠다.”고 밝혔다.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1도, 부산 8도, 대구 5도, 광주 1도, 전주 0도, 대전 0도, 강릉 4도, 제주 10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능 당일 기온이 뚝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매년 보이는 입시 한파가 올해에도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세계적 CEO들이 본 한국

    APEC 투자환경설명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 세계적 다국적기업 CEO 3명이 16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한국경제에 관해 의견을 개진했다. 이들은 세계 최대 상거래기업이자 한국 경매사이트 옥션의 모기업인 이베이의 멕 휘트먼(49) 사장, 세계 최대의 글로벌은행인 씨티그룹 빌 로즈(70) 부회장,CDMA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의 폴 제이콥스(43) 사장 등이다. 이들은 한국이 첨단 기술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완화에 나설 것을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 “혁신적 인적자원이 매력” 16일 이희범 산업자원부장관과 이베이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RMC)를 한국에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멕 휘트먼 이베이 사장은 이번에 내한한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시장에 관심을 기울였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는 지난해부터 중국, 싱가포르, 한국 등을 아·태지역본부 후보지로 검토해오다 최종적으로 한국에 지역본부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년 연속 미국 포천지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CEO’에 선정된 휘트먼 사장은 아·태지역본부를 서울에 설립키로 한 이유로 “아시아의 가장 큰 비즈니스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고, 인프라가 강하며 중국과 일본이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혁신과 전자상거래의 중심지(hotbed)이자,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원지”라며 “중국과 일본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에 한국은 이상적인 테스트베드(시험무대)”라고 덧붙였다. 중국이나 일본 시장에 진출하려면 한국 시장을 먼저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휘트먼 사장은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현재 8조원에 달하며 2010년까지 1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혜택이 선발 대형업체뿐 아니라 중소 전자상거래 기업에도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인터넷 보급면에서 전세계 선두주자이며 가정과 공항 등 여러 접점에서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가능한 곳이라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이어 휘트먼 사장은 “우리는 지속적으로 한국에 투자할 것이며, 우수하며 혁신적인 인적자원이 바로 한국의 매력”이라고 말해 ‘한국사랑’에 푹 빠져 있음을 고백했다. 그는 이베이의 해외사업 중 독일, 영국 다음으로 한국이 세계 세번째 규모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베이는 한국에서의 성공사례를 세계에 전파하고, 책임있는 기업으로서 한국사회에도 적극 기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외국인 투자정책과 관련해 “정부의 벤처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세제·행정지원과 함께 대기업의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무선통신 세계적 경쟁력” 폴 제이콥스 미국 퀄컴 사장도 정보·통신분야에서의 한국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제이콥스 사장은 통신분야의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을 이상적인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풍부한 IT(정보기술) 인력과 우수한 교육환경 등 외국기업의 투자기지로서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다.”며 “무선통신산업은 한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IT산업 중 특히 무선통신분야의 경쟁력과 신기술에 대한 국민적 열망 측면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무선통신분야의 첨단기술은 한국시장에서 테스트된 뒤에야 비로소 다른 나라에서 채택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거론하며 ‘친한파’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데도 애썼다. 제이콥스 사장은 “퀄컴사의 매출은 660억달러이며 절반은 수출에서, 나머지 절반은 한국시장에서 비롯된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퀄컴이 사업을 해왔던 지난 20년간 한국 경제는 성장을 거듭해왔고, 우리는 한국과 함께 성장해왔다.”며 사업파트너로서의 한국의 비중을 높게 평가했다. 한국의 통신산업은 전세계적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확대를 추구하는 퀄컴사와 영원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해 나가길 기대한다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재능 있는 인재를 유치하고 혁신을 이룩하는 데 있어 교육은 매우 중요하며, 이 점에서 한국을 본받을 만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제이콥스 사장은 통신사업분야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정부는 신기술 개발과 테스트베드로서의 부상, 혁신창출을 위해 산업계와 협력할 수 있는 정책을 선도해왔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정부가 이를 너무 주도하다 보면 새로운 시장 발굴보다는 기존 시장 유지에 더 치중할까봐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외국인투자정책에 대해 “기술 선택과 단말기 보조금 등은 시장에서 결정될 문제인데도 한국에서는 시민단체, 국회 등이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외국기업의 입장에서는 한국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투자를 하느냐의 여부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 “교육·노동정책 개선돼야” 빌 로즈 씨티그룹 부회장이자 씨티은행 회장은 인터뷰 내내 한국이 외국 투자를 더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완화와 노동정책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로즈 부회장은 “씨티그룹은 한국을 전략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한미은행을 인수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이 성공하려면 외국 투자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경제자유구역뿐 아니라 한국 전체가 더 국제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계속적으로 한국시장에 투자해 나갈 것”이라며 “투자유치를 위해 정부는 외국 투자자에게 균등한 경쟁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하며, 이것이야말로 국제 비즈니스센터가 되기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지금이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야 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로즈 부회장은 “미국은 한·미 FTA에 관심이 많다.”며 “FTA가 잘 되면 기업 활동이 잘 될 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은 외국인 투자유자유치 실적에서 세계 16위, 연구개발(R&D)센터 입지 선호도에서 13위를 기록했다. 그는 한국시장의 미래와 관련해 “꾸준한 성장 전망,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 정책, 우수한 인적자원 등으로 향후 금융사업의 전망이 밝다.”고 전제하면서도 한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로즈 부회장은 “한국이 외환위기 과정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을 줄이는 대신 금융감독을 강화할 필요성을 깨달을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육 및 노동정책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국인에게 강성 이미지로 굳어버린 노사문제 해결이 해외직접투자 유치에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이밖에 한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생활비 수준은 외국인 노동자 유입 확대 등을 통해 줄여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대기업 일변도의 성장 정책보다는 중소기업에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장기적으로 안정된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부산 특별취재단
  • ‘매파’ 롤리스 백악관 입성하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물망에 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한국에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공직을 떠난 시기에는 한국 기업과 사업을 벌이기도 했던 ‘지한파’ 인사다. 특히 그는 한국인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속을 훤히 들여다보면서 ‘요리’하려 한다는 평가도 일부에서 받고 있다.롤리스 부차관보는 지난 6월10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대사관으로 홍석현 대사를 찾아가 “동북아 균형자론과 한·미동맹은 양립할 수 없다.”며 동맹 단절과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할 정도로 한국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롤리스 부차관보의 인선이 주목되는 것은 그가 미 정부내 강경파의 핵심 인물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장관의 측근이기 때문이다.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럼즈펠드 장관이 수시로 롤리스 부차관보를 호출하며, 출입기자들과 환담 도중에도 롤리스 부차관보를 부를 정도로 총애하고 있다고 전했다.따라서 롤리스 부차관보가 NSC로 들어가는 것은 대북 정책에서 강경파가 힘을 얻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로런스 윌커슨 예비역 대령은 지난 3일 한·미동맹 토론회에서 “대북 정책을 둘러싼 미 강경파와 온건파간 의견충돌이 부시 대통령의 집권 1기 이후 줄어들었으나 그 망령은 언제라도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NSC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한국과 중국·일본 업무를 총괄한다. 롤리스와 함께 이 자리에 거론되는 인물은 CIA의 중국 전문가인 데니스 윌더와 국무부의 조지프 디트라니 6자회담 담당 특사이다.마이클 그린 현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올해 말 백악관을 떠나 조지타운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dawn@seoul.co.kr
  • 동해안 강한파도 피해속출

    3일 동안 계속된 동해안의 높은 파도로 포항, 울산, 강릉 등지에서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23일 오후 2시44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 마을 방파제 앞에서 놀던 이모(4), 신모(7)군 등 어린이 2명이 2∼3m의 높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다가 20여분 만에 구조됐지만 모두 숨졌다. 이들은 마을에서 400여m 떨어진 방파제 주변에서 놀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오후 10시53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리 동방 7.5㎞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마산 선적 19t급 71명진호(선장 손재준·49)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침몰했다.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14명 가운데 김덕운(64·경남 통영시)씨 등 선원 9명이 실종돼 해경이 수색작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23일 오전 5시쯤 울산시 동구와 북구 바닷가에 강한 너울성 파도가 일어 낚시객 이모(47)씨가 파도에 휩쓸려 숨지고 선박 6척이 전복됐다. 이와 함께 22일 오후 6시10분쯤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항 큰방파제에서 김모(25·경기도 안산시)씨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하루 만인 23일 오후 1시3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부산지방기상청은 21일 오후 8시부터 풍랑주의보가 발효된다고 같은 날 오후 4시50분 발표했지만,5∼6m의 강한 너울성 파도 강습 등 구체적인 사항을 적시하지 않는 등 안일하게 대처해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강릉·포항 조한종 강원식기자 bell21@seoul.co.kr
  • “한국학 투자에 기업들 돈내야”

    “한국학 투자에 기업들 돈내야”

    “한국학의 위기라는데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외려 한국학에 대한 ‘자생적인 관심’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윤덕홍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운을 뗐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 국가들의 교육부장관과 각 대학 부총장들이 모임을 열었다. 주제는 “한국학과를 어떻게 설치할 것이냐.”였다고 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 돈을 댄 것도 아닌, 자발적인 모임이 이뤄졌던 것. 각국의 경제사정과 한국정부의 지원여부에 따라 부침은 있지만, 절망적이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예로 든 동남아 지역은 지금 당장 교수급 요원을 원하는데. -내년부터 교수요원 양성을 시작한다. 해당 국가 학생을 우리가 공부시켜 교수로 되돌려보낸다. 그들은 그 사회의 지도층이 될 수 있고 또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성장, 문화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바르게 이해시켜야 친한파를 만들 수 있다. ▶역시 돈이 뒷받침되어야 할 텐데. -솔직히 예산 얘기하는 게 부끄럽다.1년에 100억원이 조금 넘는데 기본비용 빼면 쓸 돈이 얼마 없다. 그래서 프로젝트 형식으로 민간자금을 유치해볼 생각이다. 코리아브랜드가 높아지면 기업에게도 이익인데 설득이 쉽지 않다. 일본학 기금은 반이 기업에서 나오는데…. ▶우리 기업은 왜 소극적인가. -아직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이 멕시코에 공장을 지으면 멕시코의 우수한 학생을 삼성장학생으로 우리 연구원에 데려오면 된다. 돌아가면 친한국, 친삼성이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사실 비용도 얼마되지 않는다. 외국인에게 학비를 안받으니 기숙사비·생활비 등 연간 600만원 정도 드는데,6억원이면 100명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학 지원기관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한국학을 총괄해서 관리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그런데 그런 얘기는 조직을 만들 때 나와야 하는데 일단 만들어지고 나면 어려운 측면이 있다. 대신 국제교류재단과 역할을 분담한다. 그쪽은 하드웨어, 우리는 소프트웨어하는 식으로. ▶연구원의 조직개편도 그런 취지인가. -역사·철학 하는 식의 학과별 구분을 연구소별 조직으로 바꿨다. 연구소들은 자급자족 체제다. 개편한 이유는 그동안 우리 연구원이 너무 공부만 해왔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제 국가, 사회, 국민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보자는 의미다.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연구원이 되어야 한다. ▶이번 대회 결과는 어떻게 반영되나. -일단 한국학백서를 만들어 해외 한국학자의 인명과 관심분야·전공분야 등을 정리할 생각이다. 대륙별·기관별 특징이 나오면 지역마다 ‘거점대학’을 선정해서 집중 육성할 예정이다. 또 한국학자 재교육과 한국학 교재 표준화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에 들어간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효성가(家)의 2세 경영이 닻을 올린 지 30여년. 선친인 만우 조홍제 회장의 ‘유훈 경영’ 방침대로 효성은 내실과 외양을 조화시키며 튼튼한 중견 그룹으로 커왔다. 대신 2세들의 분가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축소된 사세(社勢)는 아직 옛 영광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효성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안정 지향의 경영 색깔에서 도전과 진취가 ‘경영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효성은 올해를 ‘뉴스타트의 해’로 삼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 선두주자에 효성의 3세 경영인들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의 성공적인 착근이 ‘신(新) 효성’의 성공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세 분가 효성가(家)의 2세 분가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만우 회장이 3형제(조석래-양래-욱래)에게 일찍이 효성의 주력 기업을 하나씩 떠맡기면서 독립 경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만우 회장은 “3형제가 장성했고, 기업의 경영책임자로서 제몫을 다하는 만큼 앞으로 지켜볼 따름”이라며 1978년 사실상 기업경영에서 손을 뗐다. 장남인 조석래(70) 회장은 70년대부터 주력 기업인 효성물산과 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4개사 모두 ㈜효성으로 통합) 등을 맡았다. 차남인 조양래(68)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았다. 성격이 활달한 3남 조욱래(56)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에 대전피혁 사장에 올랐다.3형제는 이후 분리 경영을 해오다가 1980년부터 주거래 은행까지 달리할 정도로 철저한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83년 그룹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제2의 창업’을 선언, 화섬과 중전기, 화학, 건설, 정보통신 등으로 효성을 키워오고 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한국타이어와 한국전지, 한타M&B 등을 통해 타이어사업의 수직 계열화에 성공했다. 반면 3남 조욱래 동성개발 회장은 외환위기 시절 효성기계 부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권토중래를 모색 중이다. ●만우 회장과 4자성어 2세 경영의 특징은 선친의 ‘유훈 경영’과 밀접하다. 만우 회장이 197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다. 그는 세 아들에게 ‘항상 가까이 두고 뜻을 새기라.’는 차원에서 각각 휘호를 하나씩 줬다. 장남인 효성 조 회장에겐 ‘덕을 숭상하면 사업이 번창한다’라는 뜻에서 ‘숭덕광업(崇德廣業)’이란 글귀를 남겼다. 차남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쉬지 말고 힘을 길러라’라는 뜻에서 ‘자강불식(自强不息)’이란 글귀를 받았다. 막내인 동성개발 조 회장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4자성어를 받았다. 자식들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우 회장의 일종의 ‘자식 사랑’인 셈이었다. 2세들도 선친의 뜻에 따라 지금껏 경영을 해오고 있다. 효성 조 회장은 화학과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갔고, 특히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 등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문어발식 기업 확장 대신에 타이어 ‘한우물 경영’에 충실했다. ●학자풍의 조석래 회장 조 회장은 학구적이며 논리적이다. 유행에 편승하거나 의욕만을 앞세운 경영보다 윤리적이고, 원칙적인 경영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가끔은 융통성이 없다거나 보수적이라는 평도 나온다. 조 회장은 조씨가(家)의 학자풍 스타일 면에서 선친을 가장 많이 닮았다. 만우 회장과 조 회장 모두 젊은 시절엔 기업인보다 대학 교수에 관심이 더 많았다. 조 회장의 이런 학자적 소양은 경영에 발을 내디딘 초기부터 많은 빛을 봤다.74년 초 오일쇼크의 여파로 나일론 원자재가 품귀 현상을 빚었을 때 슬기롭게 넘긴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 회장은 나일론의 원자재인 ‘카프로락탐’ 구입난에 직면하자,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완성품인 카프로락탐의 직접 구입보다 매입이 더 쉬운 기초 원자재를 구입해 카프로락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조 회장의 광범위한 정보 획득과 주도 면밀한 연구가 없었다면 기대할 수 없었던 착상이었다. 조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을 전공했다.56세의 늦은 나이에 창업해 홀로 고군분투를 하던 선친의 부름을 받고,1966년 효성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후 나일론 원사사업을 세계 4위까지 육성시켰으며,1975년엔 폴리에스터 공장을 준공해 효성을 명실상부한 화섬업계의 리더로 이끌었다. 또 한·미 재계회의와 한·일 경제인 회의, 태평양 경제협의회(PBEC) 등의 리더로서 국제 협력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길경영’과 ‘권토중래’ 조양래(67) 한국타이어 회장은 나서기를 꺼려하고, 검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조 회장은 5년 전에 산 국산 브랜드의 구두를 여태껏 신고 다닌다. 아직 쓸 만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하루는 직원들과 식당에 밥먹으러 갔는데 너무 구두가 낡아서, 직원들이 회장 구두를 찾지 못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언론에 얼굴 내밀기를 싫어하는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사장 시절에 딱 한 번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사진 기자가 인터뷰용 사진을 여러 장 찍는 것을 본 조 회장은 “무슨 전문가가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는가. 전문가이면 사진을 한 번만 찍으면 되는 것을. 필름만 그저 아깝게….”했다고 한다. 조 회장은 해외 출장에 수행원을 두지 않고 다닌다. 또 숙소도 일반 출장자들이 주로 머무르는 2급호텔에 투숙한다. 그의 이런 검소함과 치밀함은 한국타이어 경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선친에게 물려받은 이후 조 회장은 줄곧 타이어사업 하나만 매진해 세계 9대 타이어 메이커로 성장시켰다. 조 회장은 1988년 “경영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은 현재 한국타이어 복지재단 회장직을 맡아 ‘미신고 복지시설’ 지원 등에 앞장서고 있다. 3남인 조욱래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로 대전피혁 사장에 취임,10년만에 대성과 효성알미늄, 효성금속, 효성기계, 동성, 동성개발 등 총 8개 계열사로 늘리는 경영 수완을 보였다. 특히 일본 스즈키사와 제휴해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효성기계를 설립, 한때 대림산업과 함께 국내 오토바이시장을 양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책임·내실 경영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한파는 효성기계를 어렵게 했다. ●효성가 3세 효성가 3세(조현준-현문-현상)들은 경영수업의 첫발을 모두 외국 회사에서 내디뎠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모건스탠리를 거쳐 97년 부친인 조 회장의 부름을 받고,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효성에 입사했다. 차남 조 전무는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99년 효성 경영전략 2팀장으로 합류했다. 막내 조 상무는 세계적 경영컨설팅사인 베인&컴퍼니와 일본의 세계적인 통신사인 NTT도코모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효성에 입사했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미국의 명문고인 세인트 폴 고교를 나와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땄다. 그는 영어와 일어뿐 아니라 이탈리아어도 자유롭게 구사한다. 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효성맨’이 된 조 부사장은 효성의 독특한 사업구조인 퍼포먼스유닛(PU)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섬유·산업자재·무역·정보통신 등 주요 사업군을 ㈜효성의 우산 아래로 모으면서 효성T&C(옛 동양나이론)·효성물산·효성생활산업·효성중공업을 합병시키는 등 굵직한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차남인 조 전무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수석 입학, 수석 졸업했다. 고교 시절 조 전무의 별명은 ‘바야바’. 큰 키에 모범생인 그를 친구들은 이렇게 불렀다. 그는 98년 하버드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99년 효성으로 출근하기 전까지 미국 뉴욕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조 전무는 국제 변호사로서 큰 역할을 해냈다. 효성 도메인(www.hyosung.com)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되찾아온 것.99년 닷컴 도메인을 선점한 사이버 ‘스쿼터(도메인 매점매석 행위자)’가 수억원을 요구해 왔지만, 미국 도메인등록협회와 미 법원에 제소,‘효성닷컴’을 찾아왔다. 미국 브라운대 출신인 3남인 조현상 상무는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오랜 직장 경험을 쌓았다. 그는 사내에서 손꼽히는 일본통으로 알려져 있다. 조 상무는 현재 그룹의 핵심 현안인 성장엔진 발굴을 위한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으며, 그룹 장기전략 수립과 기업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3세들의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3세들의 경영 승계 시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 회장이 아직 정정한 데다 3세들이 배울 것이 많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타이어의 3세 경영도 관심이 쏠린다.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업무 권한을 팀장들에게 대폭 위임,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덕장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차남인 조현범 상무는 치밀한 분석력과 폭넓은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스타일.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이다. ●3세 혼맥 조씨가(家)의 3세 혼맥도 국내 명망가와 혈연으로 잘 엮여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두환 전 대통령가(家)와 ‘사돈의 사돈’이라는 것과 이명박 서울시장과 사돈이라는 점이다. 또 권노갑 전 의원과도 ‘사돈의 사돈’이다.2세 혼맥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家)와 통혼으로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조씨가는 국내 내로라하는 정치 가문과 적지 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특히 만우 회장이 일부러 정치권을 기피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이는 매우 뜻밖의 사실이다. 조석래 회장과 송광자(61) 여사는 슬하에 3남을 뒀다. 장남인 조현준(37) 효성 부사장은 2001년 11월 한국제분 이희상 회장의 3녀인 미경(29)씨와 결혼했다. 양가가 서로 안면이 있는 데다 미경씨의 형부가 적극 나서면서 서로 인연을 맺게 됐다. 두 사람은 연애 시절 테니스와 연주회 등을 관람하면서 사랑을 키웠다고 한다. 결혼식은 조 부사장의 모교인 세인트 폴 고교에서 했다. 현재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조 부사장의 처가인 이희상가(家)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사돈간이다. 한국제분 이 회장(60)은 부인 정영화(59)씨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녀인 윤혜(34)씨가 전 전 대통령의 3남인 재만씨와 혼례를 치렀다. 조 부사장과 재만씨는 동서간이다. 차남 조현문(36) 효성 전무는 이부식 전 해운항만청장의 장녀 여진(31)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여진씨는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거쳐 뉴욕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한 재원. 노무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다가 지금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조 회장과 송 여사가 이어줬다. 시부모와 며느리간 첫 만남은 2001년 6월 한·미 재계회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진씨는 당시 미국 로펌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때로, 한·미 재계회의엔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연례회의에서 조 회장 부부와 여진씨는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아 서로 안면을 트는 사이가 됐다. 인연은 다음해에 또 이어졌다.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재계회의에 세 사람은 같은 일정을 보내게 됐다. 당시 장남인 조 부사장이 막 결혼을 한 시기여서 주변으로부터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던 송 여사는 이렇게 화답했다고 한다.“아직 두명을 더 보내야 한다.”고. 이후 조 회장은 조 전무에게 여진씨를 소개해줬고, 두 사람은 3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조 회장과 여진씨의 부친인 이 전 청장과는 서로 알고 지내던 지인이었으며, 조 전무의 동생인 조현상 상무와 여진씨의 오빠는 미국 브라운대의 선후배 사이일 정도로 양가는 사돈으로 맺어지기 전부터 가까웠다.3남 조 상무(34)는 아직 미혼이다. 효성가의 방계 3세들의 혼맥도 화려함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홍문자(64) 여사는 2남2녀를 뒀다. 미국 뉴욕의 FDU대 수학과 교수인 맏딸 희경(39)씨는 연세대 법대 교수인 노정호(43)씨와 혼례를 치렀다. 차녀 희원(38)씨는 재미교포와 결혼했다. 장남 조현식(35)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차동완 카이스트 교수의 딸인 진영(28)씨와 인연을 맺었다. 진영씨의 모친은 고 설경동 대한전선 창업주의 차녀인 설영자씨다. 차남 조현범(33) 상무는 2001년 9월 이명박 서울시장의 3녀인 수연(30)씨와 결혼했다. 최근에 보기 드문 정치인과 재벌의 혼사였다. 조욱래(56) 동성개발 회장의 자제는 모두 2남 1녀. 장남인 현강(30)씨는 삼정KPMG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으며, 차남 현우(22)씨는 미국 TUFTS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장녀인 윤경(27)씨는 홍준기 삼공개발 회장의 아들인 석융씨와 혼인했다. 홍 회장의 딸인 지연씨가 권노갑 전 의원의 아들인 정민(35)씨와 결혼해 조씨가는 권 전 의원 가문과 한다리 건너 사돈간이다. ●효성호를 이끄는 전문경영인 이상운(53) ㈜효성 사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 경기고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76년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중동 등에서 ‘섬유수출의 귀재’라는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효성물산 기획실과 시장개척실, 사업개발실 등을 거치며 업무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외환위기 때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효성그룹의 주력 4개사를 통합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송형진(62) ㈜효성 건설PG장은 건설 경력 35년이 넘는 전문 경영인이다. 건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가장 강조한다. 특히 사람을 관리하는 팀워크를 중요시해 건설PU장 시절, 사업이 진행중인 현장을 한 번 이상은 방문해 현장 직원들과 어울리곤 했다. 경기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나왔다. 김재학(57) ㈜효성 중공업 PG장 겸 전력PU장 사장은 기계공학 전공자답게 정확함과 세밀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경영은 조직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구성원의 조직력 결속을 중시한다.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최병인(44) ㈜효성 정보통신PG장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효성의 전문경영인(CEO)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다. 매킨지 컨설턴트 출신이며,2000년 효성에 합류했다.2002년 그룹 정보통신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인 효성데이타시스템과 효성컴퓨터를 합병해 노틸러스효성㈜을 출범시켰다. 우신고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왔다. 유효식(58) ㈜효성 지원본부장 부사장은 1974년 동양나이론에 입사한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외환위기 때에는 ‘책임 경영’ 체제 구축을 위해 경영 시스템을 ‘PU체제’로 전환시켰다. 인천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정윤택(50) ㈜효성 재무본부장 전무는 종합조정실과 재무본부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급 재무 전문가다. 추진력이 탁월하고, 금융 및 산업계의 인적 네트워크가 뛰어나다. 서울 사대부고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류필구(60)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95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10년째 경영하는 국내 IT업계 최장수 CEO다. 사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안동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조충환(63) 한국타이어 사장은 샐러리맨 출신으로 말단 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전형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조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64년 삼성물산에 입사, 도쿄 지사장 등을 거친 ‘상사 수출맨’이다.83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이후 기획과 재무 등을 거친 뒤 97년 12월 한국타이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golders@seoul.co.kr ■ 바깥활동 활발한 며느리들 효성가(家) 며느리들은 세련되고, 자기 일에 충실한 ‘커리어 우먼’쪽에 가깝다. 경영수업을 쌓고 있지는 않지만 바깥 활동엔 꽤 적극적이다. 흔히 며느리들은 안으로 돌리고, 딸들은 출가외인으로 치부하는 국내 재벌가(家) 문화와 거리가 있다. 딸이 귀한 가문이어서 시아버지를 비롯한 남자들의 여성 후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조석래 회장의 부인으로 경기여고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송광자(61) 여사는 시어머니로서 며느리들의 사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여성도 일을 할 수 있을 때 실컷 해야 후회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심지어 며느리들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보약을 다려줄 정도다. 아들만 있는 송 여사는 며느리가 모두 딸 같다고 한다. 장남인 조현준 부사장의 얘기다.“지난달 제수씨가 북핵 6자회담 때문에 중국 베이징에 출장을 가게 됐는데 어머니께서 열심히 하고, 꼭 좋은 결과를 갖고 오라고 북돋워주더라고요.” 송 여사가 그렇다고 며느리 뒷바라지나 집안 살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적십자사와 종교 활동을 통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 주한 외국대사 부인들의 모임인 서울 가든클럽에서 봉사 활동도 한다. 또 미대 출신으로 국내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미술관 지원사업이나 일반인에 대한 현대미술 교육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3세 며느리들은 이구동성으로 “시어머니께서 무척 배려를 해주신다.”면서 “일이나 공부 때문에 늦게 귀가하면 어깨도 주물러주고, 저녁도 대신해 때로는 당황스럽고, 몸둘 바를 모를 때가 적지 않다.”고 했다. 송 여사의 이런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인 고 만우 조홍제 회장의 영향이 크다. 당시 재계에서 엘리트였던 만우 회장은 며느리들에게 평생 교육을 강조했다. 예컨대 며느리들에게 앞으로 자가용 시대가 온다며 면허증을 따도록 했으며, 연료로 연탄을 주로 쓰던 시절 차세대 연료인 LPG(액화석유가스)에 관한 공부를 주문하기도 했다. 또 미술을 전공한 맏며느리인 송 여사에겐 신혼 초에 살림만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전시회를 열어 줄 정도로 미술 공부를 독려하곤 했다. 며느리 건강을 위해 보약을 챙겨주기도 했으며, 훗날 맏며느리가 그림 공부를 그만두자 만우 회장이 이를 가장 애석해했다. 조석래(70) 회장의 맏며느리인 이미경(29·조현준 부사장 부인)씨는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식품영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대학에서 음악(피아노)을 전공했지만 다른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이번엔 한국 전통음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고 했다. 둘째 며느리 이여진(31·조현문 전무 부인)씨는 1997년 외무고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을 거쳐 현재 국가안전보장회(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조 전무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서 “자기 절제가 뛰어난 것이 와이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golders@seoul.co.kr ■ 재주꾼인 3세들 효성가(家)의 3세들은 재주가 다양하다. 취미와 스포츠, 외국어 모두 수준급이다. 공부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딴따라’ 기질도 있어 보인다. 장남 조현준(37) 부사장의 설명은 이렇다.“부친과 조부는 뭐든 하려면 제대로, 일정 수준 이상까지 요구했었습니다. 덕분에 운동도 종목을 바꿔가며 취미 이상으로 실력을 키웠고, 다른 분야도 비슷했었습니다. 특히 외국어는 영어, 일본어는 기본이었고, 제3외국어도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미국의 세인트 폴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야구부 주장을 맡았다. 미식 축구 대표선수로도 활약했다. 지금은 경영수업 틈틈이 사내 야구팀과 직장인 리그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스키와 스쿼시, 테니스는 선수급 기량이다. 그는 한때 건축학과 교수가 꿈이어서 건축과 미술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탈리아의 바티칸박물관 복구 작업에 참가한 특이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지금은 한옥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재 보호단체인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운영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소믈리에(와인감별사) 자격증을 따로 취득할 정도로 와인 전문가이다. 차남 조현문(36) 전무는 음악적 재능이 대단하다. 대학 시절엔 가수 신해철 등을 비롯한 중·고교 동창들과 어울려 보컬그룹 ‘무한궤도’를 결성,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피아노 뿐 아니라 작곡과 가창력도 수준급이다. 그의 곡들은 ‘무한궤도’ 1집에 수록돼 있다. 조 전무는 또 축구 마니아다. 미국 유학 시절에 축구클럽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스키와 테니스 실력은 형인 조 부사장에 못지 않다. 3남 조현상(34) 상무도 스포츠와 음악에 관심이 많다. 그는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축구팀 선수로 활동했으며, 브라운대 아카펠라 그룹에 가입해 밴드 리더로 활동했다. 아카펠라 해외 공연을 추진하기도 했다. 조 상무도 형들과 마찬가지로 ‘공 운동’은 모두 좋아한다. 축구와 스키, 스케이트 등은 한때 교내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이런 춤바람이라면 OK

    이런 춤바람이라면 OK

    “바람이 났지 뭐예요. 춤바람요. 멋진 바람 아닌가…. 덕분에 부부끼리 붙어다니는 시간이 늘었답니다.” 부부들끼리 즐기는 춤바람은 해도해도 무죄다. 전국 방방곡곡에 부부 댄스스포츠 열기가 가득 차오르고 있다. 실력을 떠나 ‘잉꼬 사랑’을 키울 수 있고, 전신운동이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어서다. 열심히 일한 당신, 춤바람 여행을 떠나보시라. 건전한 취미인 동시에 운동이기도 하다. 조금씩 실력이 붙으면서 더 높은 단계에 이르자는 욕심도 붙어 성취욕도 못잖게 생긴다. 이따금 스포츠댄스가 맞지 않느냐는 물음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이름 그대로 댄스 모양을 한 스포츠이다. 요즈음 마라톤 열풍도 대단하지만 신체 특징에 따라 무리가 갈 가능성이 있는 반면, 댄스스포츠의 경우 평생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기를 누린다. 댄스스포츠는 우선 크게 모던 볼룸댄스(Modern Ballroom Dance)와 라틴 댄스(Latin Dance), 두 종류로 나눠진다. 각각 5개 소종목이 있다. 모던에는 왈츠, 비엔나 왈츠, 탱고, 폭스트롯, 퀵스텝이 있다. 라틴에는 룸바, 차차차, 자이브, 삼바, 파소도블레이가 각각 있다. ●알콩달콩, 깨가 쏟아져요 가을을 재촉하는 여우비가 흩뿌린 21일 오후 7시30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가오리길 82’ 강북구민회관 지하1층 생활체육실에서는 춤바람 난 부부들 여남은 쌍이 손에 손을 맞잡고 춤에 빠져들고 있었다. 더러 뒤늦게 찾아온 부부들은 들어서자마자 “여보, 우리도 어서 옷 갈아입어야지.”라며 활짝 웃었다. 춤바람 난 부부 동아리의 이름은 ‘위드 댄서클’(With Dance Circle). 드러내놓고 함께, 그것도 부부가 춤을 즐기자는 뜻이 담겼다. 모두 15개 팀,30명으로 이뤄진 모임에는 도봉구 전 생활복지국장과 강북구 행정관리국장 등 전·현직 공무원도 끼어 있다. 체면치레에 점잖빼기(?) 좋아하는 공무원 부부도 춤바람에서 빠지지 않는 셈이다. 아무래도 일반 직장인과 자영업자가 많지만 교사, 장학사로 일하는 회원도 보인다. “서로 나이를 묻지 않아요. 집안을 오가며 친해지면 다르지만…. 뭐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사는가가 문제죠. 춤 추는 것에 대해 숨기곤 하던 옛날 사고방식도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에게는 오늘 모습이 중요하지….” 2002년 첫 발을 떼 이제 3년 남짓한 동아리에는 막내 30대 부부부터 60대의 황금기 부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다음달 29일 서울시민예술축제 무대에 오르기 위해 비지땀을 쏟고 있다. 수·목요일 정례 연습에는 보통 오후 6시쯤 모여 3∼4시간씩 땀을 뺀다. 앞서 같은 달 20일에는 서울시내 부부 댄스스포츠팀을 총망라하는 연합 파티도 준비 중이다. “강북지역에서는 우리 따라올 팀이 거의 없을걸요, 아마. 호호호….” 지난 5월29일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강북구청장배 우승 등 성적이 빼어나단다. 아이디 ‘백합’이라는 한 중년여성은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이같이 귀띔했다. 대회만 나갔다 하면 입상 이상의 성적을 낸다고 덧붙였다. 나이를 묻지 말라는 춤바람꾼들 말대로 이곳에서는 별명으로 통한다. 부부 회원들에게 쌍쌍이 서로 걸맞은 별명을 갖고 있다. 짝끼리 이름이 딱 맞아떨어지는 별명에 놀랄 만하다. ‘햇살’과 ‘노을’ ‘로미’와 ‘줄리’ ‘나무꾼’과 ‘선녀’ ‘담쟁이’와 ‘넝쿨’ 등등….‘백합’ 또한 남편의 아이디는 ‘청솔’이다. ●“사랑은 전염 빨라요” 요즘 잘나간다는 남성 3인조 SG워너비의 ‘살다가’와 왁스의 ‘욕하지마요’ 등 가요에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 록그룹 퀸의 명곡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 등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노래들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음악에 맞춰 서로 부둥켜안은 부부들은 서로 손을 들어올려 몸을 돌리고, 마룻바닥을 미끄러지듯 파트너 몸 사이로 멋지게 빠져나가고는 했다.40평 남짓한 연습실은 나비 넥타이에 검은 바지차림을 한 남성과 분홍 원피스 등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춤바람꾼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금방 물들었다. 바로 옆에서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춤바람에 덩달아 신바람이 난듯 매트를 뒹굴고 다녔다. 자이브에 심혈을 기울이던 ‘백합’은 “4분의4 박자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진다.”면서 “오늘 낮 부부싸움으로 서로 얼굴을 붉혔다가도 오늘 밤에는 흠뻑 빠져들기 때문에 숨겨진 ‘금실비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음악의 빠르기와 비트에 따라 동작이 다르고, 다른 댄스와 달리 운동반경이 넓어 살을 빼는 데에도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한 회원은 “한시간에 600∼700㎉의 열량이 소모된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여성 지도강사인 ‘아프로디테’는 “이 때만큼은 부부로 생각하지 말고 파트너로 여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댄스이기 때문에 서로 예의가 중요하며, 따라서 존중해줘야 한단다. 집안 일로 연장돼 “그것도 못하냐.”“당신 동작이 잘못”이라는 등의 핀잔을 주기라도 하면 전체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어서다. 처음 동호회에 나오면 짐짓 동료끼리 데면데면해지기 마련이어서 신입생 환영회와 같은 모임을 만들어 분위기를 이끈다고 뽐냈다. 대회나 발표회 때는 서로 무대용 화장을 해주고 반짝이를 붙여주는 등 오붓하기 그지없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댄스스포츠 구두를 신을 때 끈을 매주고 하면서 사랑은 절로 커진다. ‘아프로디테’의 발길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초급반 격인 ‘쉘 위 댄스’(Shall We Dance) 동호회가 연습 중이라고 했다. 동명의 영화에서 이름을 따왔다. 모두 22개 팀,44명이 회원이다. 위드댄서클과 달리 옷차림이 평상복 그대로인 게 사뭇 흥미로웠다. 남편 ‘소주’와 함께 나들이한 ‘맥주’는 “댄스스포츠를 하게 되면서 부부사랑이 쏟아진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들 역시 회원들 별명이 ‘견우’와 ‘직녀’나 ‘청실’과 ‘홍실’ ‘일편’과 ‘단심’ 등으로 짝을 맞춰 지어 부르고 있다. 각각 64세와 62세로 최고 연장자라는 회원의 별명은 공교롭게도 ‘소년’과 ‘소녀’여서 웃음을 자아낸다. ‘홍실’은 “지난 6월25일 경기도 청평에서 야유회를 가졌는데 가족 등 32명이나 모였다.”며 “길바닥에서 춤을 추니 여행객들이 박수를 보내 흐뭇해한 적 있다.”고 귀띔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해 새벽 2시까지 춤을 춰 서로 놀랐다는 말도 곁들였다. “단체로 데이트를 하니 20대 연애하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셈이어서 세상 살아가는 재미가 새록새록 솟아요. 밥도 술도 안먹고 춤만 추고 왔지 뭐예요.” 최근 도봉구 생활복지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정년퇴임한 강석태(60) 도봉문화센터 관장은 “시작한 지 1년 조금 지났는데 차차차와 자이브 2개 종목을 뗐다.”면서 “3년은 돼야 어디에 내놓을 실력이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춤도 춤이지만 이를 매개로 회원끼리 집안 대소사를 챙겨주는 등 이웃사랑도 커진다고 한다. 연습 때면 각자 집안에서 새로 담근 김치 등 먹을거리를 사들고 와 나눠 먹는다. 덕분에 언젠가는 구경하기도 힘들다는 산삼을 ‘공짜’로 먹기도 했다며 또 웃었다. 이날 역시 연습 중간중간에 추석 때의 제사음식과 식혜 등으로 간단한 파티를 열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부부 댄스스포츠 동아리에서는 춤으로 가정의 어려움을 극복한 부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들 가운데 ‘바람소리’는 아내에게 역경을 이긴 과정을 글로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바람소리’는 6년 전 안방살림을 하는 아내의 병환과 가정 경제의 어려움으로 힘든 날들을 보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를 ‘춤’을 통해 꿋꿋이 이겨냈다고 한다. 언제든 불행을 맞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우리들 모두에게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일 수도 있다. 부부가 함께하는 생활체육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 춥던 6년 전당신에게 병이 찾아왔을 때나는 매일 운동장을 달리며 기도했다오.…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숨이 턱에 차서더 이상 뛸 수 없을 때에도끊임없이 기도 드리는 그 한마디는…아내를 불쌍히 여기소서.당신의 건강은 회복되어 갔지만우리 가정은 또 다른 한파에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습니까?세상이 다 싫어질 그 위기에우리는 함께 춤을 추었지요.우리의 눈물이 마르고한숨을 희망으로 바뀌도록우리는 함께 맴을 돌았지요.모든 어려움도춤과 함께 날아가고춤처럼 기쁘고 건강한 날이 돌아왔지요.이번 아내의 날에는우리 함께 왈츠를 춥시다.앞으로도항상 맑고 밝고 고운 가정이 되도록 비는 마음으로우리 함께 왈츠를 춥시다.그날 나는 당신에게이런 말을 전해 주리다.내 오른쪽에 있는 당신내 왼쪽에도 있는 당신당신은 나의 평화입니다.
  • 심란한 駐美대사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요즘 주미 대사관 분위기는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주미 대사관이 해마다 치르는 공식 행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이 개천절 리셉션이다. 대사관은 매년 10월3일 미 정부와 군 관계자, 정치인, 학계 인사 및 한반도 전문가, 각국 외교사절, 언론인 등 300여명을 대사관저로 초청, 워싱턴 ‘지한파 서클’의 친목도 다지고 외연도 넓혀왔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달 들어 그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하더니 지난주 아예 행사를 취소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다음주 홍석현 대사가 귀국하고 신임 대사는 다음달 초까지는 부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오는 29일에는 국회의 주미 대사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번 국정감사도 대사가 공석인 상황에서 이뤄지게 됐다. 홍 대사가 26일쯤 워싱턴을 떠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홍 대사는 23일 저녁 대사관 직원들을 부부동반으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한다. 이임 인사를 위한 것이다. 홍 대사가 워싱턴을 떠난 뒤 곧바로 귀국할지, 아니면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등 다른 곳에 잠시 머무를지에 대해서도 대사관 관계자들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떠나는 홍 대사를 바라보는 대사관 직원들의 눈길은 국내의 평균적인 정서와는 다르다. 이른바 ‘X파일’ 사건으로 홍 대사가 지난달 갑자기 사임하게 됐을 때 대사관 내에서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유능한 대사를 낙마시켜 결과적으로 국익을 해쳤다.”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후 97년 대선 자금과 관련해 또 다른 의혹들이 제기된 뒤에도 적지 않은 대사관 직원들은 홍 대사를 “더 오래 모시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 대사가 국정감사를 받았다면 X파일 사건이나 대선 정치자금과 관련한 갖가지 의혹에 대해 의원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주미대사관 국감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하는 의원들도 대사 없는 국감을 양해했다고 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후임 대사가 올 때까지는 위성락 정무공사와 최종화 경제공사가 대사대리 역할을 하게 되고, 이들이 대신 국감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 공사가 선임이지만,6자회담 등 국민의 관심이 큰 사안은 대부분 위 공사 소관이다.dawn@seoul.co.kr
  • [8·31 대책이후] 중개·이사업체 ‘불똥’… 폐업 속출 우려

    [8·31 대책이후] 중개·이사업체 ‘불똥’… 폐업 속출 우려

    ‘8·31대책’불똥이 엉뚱한 쪽으로 튀고 있다. 부동산 거래가 ‘올스톱’되면서 중개업소, 이사·인테리어업체, 법무사 등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이다.‘거래 실종’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어서 관련 업계의 폐업 속출마저 우려된다. ●중개업소,“두달 동안 겨우 전세 한 건 성사”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구에서 지난 6,7월 거래된 주택은 각각 598건과 259건에 불과했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는 2050개. 한달 내내 0.13건을 거래한 셈이다.1년 내내 가야 매매계약은 1건 정도 쓴다는 얘기다.7월 분당 신도시 주택거래는 99건이고 중개업소는 1053개가 몰려 있다.1년 내내 아파트 한 건 거래하기 위해 피 튀기는 경쟁을 벌여야 하는 셈이다. 신고지역으로 지정된 9곳 모두 사정은 비슷하다. 신고지역에서는 의무적으로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하므로 세금이 올라가고 자금이 노출돼 당사자들이 거래를 꺼리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실거래가신고가 의무화되므로 신고지역지정 효과가 나타나 거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 반포동 건설공인 김석중 사장은 “IMF 때에는 가격이 폭락했지만 팔아달라는 사람이 많았고 낮으면 낮은 대로 사는 사람도 많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면서 “지금은 매물도 없고 매수자도 나타나지 않아 7∼8월에는 매매를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해 수입이 10분에 1로 줄어들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용산구 동부이촌동 미투리공인 관계자는 “8월에는 겨우 전세 한 건 성사시켰다.”면서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없지만 그나마 나오는 매물의 경우 집주인이 한 푼도 낮춰 팔 생각이 없다고 고집해 당분간 매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굶어 죽지 않으려면 전·월세라도 열심히 뛰어야 하지만 그마저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중개수수료의 경우 매매는 전체 거래금액의 0.4%, 전세는 0.3% 수준. 매매가는 전세가보다 3배 가량 높기 때문에 거래가 실종된 만큼 중개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수입 감소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이사 업계는 구조조정(?) 규모가 영세한 이사업계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월급받는 직원들을 일당으로 돌려야 하는 실정이다. 서울 풍납동 삼정이사 고병조 사장은 “원래 보름이나 한달전에는 예약받아 다음달 일정이 나오는데 9월 예약률은 전달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면서 “8월 들어 하루 50통씩 걸려오던 전화가 요즘은 다섯 통도 안된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대치와 잠실 지역에서 20년째 이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송파구 문정동 통인익스프레스 이상복 사장은 “8월에도 수익이 안나 지난 6월에 남긴 500만원을 모두 비용으로 까먹었다.”면서 “더이상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월급 직원 4명중 3명은 일당으로 돌렸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하루에 25일 일하는 사람들이 6∼7일만 일하고 있다.”면서 “돈 있는 사람들이야 세금 좀 더 내더라도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들에게 의지해 먹고 살던 우리 같은 사람들의 피해는 대책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법무사·인테리어도 폐업 속출 대한법무사협회는 지난 8월 폐업신고를 한 법무사가 8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치동 양재만 법무사 관계자는 “7,8월엔 등기업무가 평상시 3분의 1도 안되고 8월에는 두 건을 했다.”면서 “그나마 이것도 봄에 송파쪽에 영업사원을 한명 영입해 두었는데 최근 미니신도시 호재로 송파·거여쪽이 뜨면서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사업무도 병행하는 법무사들은 그래도 괜찮지만 등기만 전담하는 법무사들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목동 신시가지 김기태 법무사 관계자는 “등기업무가 하루 10건은 보통이었는데 7월 이후에는 거의 일이 없다.”면서 “기준시가에서 실거래가로 과세 기준이 바뀌면 취·등록세가 두배 정도 인상되기 때문에 향후에도 거래 한파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한숨지었다. 한편 강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에서 10여년간 인테리어 사업을 해온 K종합인테리어 관계자는 “7월달엔 내리 놀았고 8월달엔 전셋집 하나 일했다.”면서 “인테리어업계는 경쟁이 심해 가뜩이나 힘든데 1년만 더 해보고 안되면 문닫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 10여군데 업체들이 모두 같은 사정이라고 덧붙였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광복60-미래를 위한 제언] 한·일 두 학자가 보는 양국관계

    [광복60-미래를 위한 제언] 한·일 두 학자가 보는 양국관계

    광복 60주년.1945년 8월15일에서 2005년 오늘 그 60년은 대한민국의 희망과 좌절, 격동, 전진의 대역사이기도 하다. 광복 60주년이 우리 대한민국에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지금 이 시기 한반도 평화는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돼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한반도 평화 구축이란 대전제 속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두 나라 국민 모두에게 던져진 과제다. 이런 취지 아래 한·일 두 학자의 인터뷰를 통해 양국 관계의 미래를 위한 제언을 듣는다. 최상용 교수는 주일 한국대사를 지낸 대표적인 지일파(知日派)학자이며, 고하리 스스무 교수는 신진 지한파(知韓派)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최 교수는 직접 인터뷰를, 고하리 교수는 e메일 인터뷰를 했다. ■ 주일대사 역임 최상용 고려대 교수 ▶광복 60주년이 갖는 의미를 정리하면. -우선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을 갖고 싶다.1945년 광복 이후 3년 의 군정을 거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 우리는 자유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선택했고 그 기반 위에 산업화를, 산업화의 태내에서 자생적인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동아시아에서 민주화된 시장경제를 구현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하지만 일본의 민주주의는 서구처럼 시민혁명에 의한 자생적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명치유신 이후 약 140년간 서구 민주주의를 학습해 왔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후 7년간의 미군의 점령정책이 일본의 민주화를 반석에 올려 놓았다. 이에 비해 대한민국은 분단과 전쟁, 독재, 수많은 희생, 반인권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광복 60년 이순(耳順)의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냉혹한 국제현실에서 자주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 자주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안팎의 자원을 주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다. 냉전시대엔 서방의 맹주였던 미국이 있었고, 서방체제 안에 편입돼 있으면 안전했다. 이젠 달라졌다. 자주 역량을 발휘한 최근 두 사례가 있다.5년 전 6·15 남북정상회담은 바깥 세력에 의해 강제된 한반도 냉전을 우리 민족의 힘으로 풀어보려는 몸부림이었다. 자주적 역량의 표시로 이를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본다. 지난 1년여 동안 정체된 6자회담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우리의 역내 조정자 역할도 훌륭했다. 우리는 이제 ‘중견국가’로서의 역량을 갖춰 나가면서 자유와 자주를 기반으로 한반도 평화를 일궈 나가야 한다. ▶한·일관계의 현주소와 미래는. -1965년 국교 정상화 무렵 한·일국민간 교류는 연간 만 명이었다. 지금은 하루 만 명 이상이다. 이 현실을 무게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1998년 한·일 파트너십 정신은 일본의 식민통치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과, 이를 토대로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갈 것, 그리고 일본 대중문화를 한국시장에 개방하는 것이 중심내용이었다. 우리와 일본의 문화산업의 격차를 우려해 많은 국민들이 반대했다. 나는 당시 문화 교류는 어떤 특정한 시기에서의 우열의 문제가 아니고,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끊임없는 서로 배우기의 과정이라고 판단하여 찬성했다. 그래서 지금 한류(韓流)가 있다. 한·일 과거사 논쟁에서 항상 먼저 어기는 쪽은 일본이다. 소위 망언인데,6자회담에서 화두가 된 ‘말 대 말’‘행동 대 행동’ 원칙을 기초로 일측에 대응하되, 한·일관계 협력을 위한 큰 틀을 유지하는 게 성숙한 자세가 아닌가 한다. ▶구체적으로 독도 문제 등이 나오면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독도는 실효 지배를 유지하고 내실화하면 된다. 독도는 우리의 천연기념물이다. 우리 정원을 가꾸듯 해야 한다. 관광객, 군인, 경찰이 대거 들어가는 것보다 천연기념물 관련 전문연구원을 상주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관련해 우리가 문제 삼는 것은 신사에 합사돼 있는 A급 전범이다.A급 전범의 분사, 또는 제3의 추도시설 등 일본의 사려 깊은 조치를 기대하고 싶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미국도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패전국 일본의 A급 전범 판단을 한 당사자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너무 일본을 획일적으로 보는 경향에 대해선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일부 극우지도자들의 망언으로 일본 전체를 나쁘게 보면, 수많은 친구를 잃는 우를 범한다.4년 전 문제의 후소샤 교과서 채택률이 불과 0.039%였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한류에 마음을 열고 있는 수많은 일본인의 반응을 귀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평균적인 일본 국민에게 정서적으로 호감을 받을 수 있고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은 지난 베이징 6자회담에서 납치문제를 고집, 참가국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일본의 위치와 역할은. -이 지구상에서 비핵화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나라는 선진국이면서 핵을 갖고 있지 않은 일본이다. 인류사상 최초의 피폭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도, 방법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전후 일본은 비핵3원칙을 바탕으로 핵무기를 만들 능력을 충분히 가졌으면서도 만들지 않고 있다. 그런 점은 높이 살 만하다. 이런 점에서 비핵 이니셔티브를 위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가해자이자 동시에 원폭을 맞은 피해자이다. 그러나 그 두개 고리가 따로따로 논다. 그 간격을 이을 수 있는 전략도 설명 책임도 없어 보인다. 사실 일본에서의 ‘납치 문제’는 우리나라의 독도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어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6자회담은 목적이 한반도비핵화다. 피폭국가 일본은 최소한 비핵과제와 납치문제를 병행할 수 있는 전략이라도 보여야 한다. 일본은 이번 6자회담을 통해 대 아시아 외교를 소홀히 해 온 대가를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미국과의 동맹에만 의존했던 안이함이 부른 화(禍)라고 할 것이다. 보통국가로의 변신을 시도하며 헌법을 바꾸려 하고, 자위대를 강화하려는 ‘전쟁가해국가’ 일본이 아무리 히로시마 원폭의 피해국임을 강조한다 해도 이웃나라가 선뜻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수정 기자 crystal@seoul.co.kr ■ 고하리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지난 60년간의 한·일관계를 평가한다면. -엇갈림과 협력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승만 시대에 한국인은 과거사 문제로 대일청구 의식을 강하게 했지만, 일본인은 한반도를 무관심·기피의 대상으로 했다. 박정희 시대에는 양국 정부가 양국간의 정치·경제적 협력을 모색했지만, 국민 차원에서는 상호 이해가 진행되지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시대에는 일본인이 이문화로서의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다. 김영삼·김대중 시대는 역사인식 문제로 갈등이 있는 한편 대중문화 교류가 비약적으로 진행되었다. 노무현 시대는 일본에서는 한류를 통해 호의적으로 한국을 보려 하지만, 한국에서는 외교갈등이란 부정적 측면에서 일본을 보려는 분위기가 있다. ▶역사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 해결방안은. -역사적 사실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양국간에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역사인식이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를 모두 일치시키는 것은 꽤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토 히로부미를 검증할 때 한국에선 일제 식민지 지배를 실행한 장본인이라며 부정적 인물로 평가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일본에서는 입헌정치의 기초를 확립한 초대 총리라는 긍정적 측면을 평가한다. 양국 모두 ‘우리 민족은 우수하다.’는 자민족 중심주의적인 역사관을 가르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북한 핵문제 해결 방식은. -북한의 핵무기는 절대로 포기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지가 양국 정부와 여론이 어느 정도인지 의문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일본여론은 핵문제보다 일본인 납치 문제를 우선하는 분위기가 있다.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외교 전쟁도 불사한다.’라고 하는 한편, 핵보유에 관해서는 ‘북한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라고까지 말한다. 양국 국민도 북한 핵문제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북한에 체제보증을 약속하는 한편으로, 모든 핵보유를 완전하게 포기시킨다고 하는 점에 일·한·미가 완전하게 일치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3국이 대립해도 그걸 북한에 보여주면 안된다. 특히 한국은 북한이 다른 문제로 대일 공동대응을 제안해도 동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남북한에 대한 일본 여론이 악화되면 예상되는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도 이뤄지지 않게 된다. ▶동북아시아에서의 한·일 관계는. -10년 후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양국 지도자는 지금의 일밖에 생각하지 않는 행동이 많은 듯하다. 특히 중국과 미국 관계가 중요하다. 현재 일본은 ‘미국 중시-중국 경시’, 한국은 ‘미국 경시-중국 중시’의 경향이다. 일본은 좀 더 중국에, 반대로 한국은 좀 더 미국에, 정중한 외교를 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류와 한·일 문화교류의 공평성,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제언이 있다면. -지금까지 일본인 중에서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 핵심층은 중년의 여성이었지만, 욘사마 현상 덕분에 지금 중년 여성이 가장 한국에 친근감을 갖는 층이 되었다. 서울신문·도쿄신문 공동여론조사 결과 양국간의 외교관계가 악화되는데도 과반수의 일본인이 한류현상으로 인해 한국에 친근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한류현상이 없었으면 올해 한·일관계는 더 악화되었을지도 모른다. 또 한국측이 경제효과, 국위선양 측면에서만 한류현상을 강조한다는 것이 일본에 전해지면 일본에서 한류현상이 식을 수 있다. 한국은 일본 등 외국 대중문화의 수용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와 노무현 대통령, 양국 지도자가 한·일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두 지도자는 ‘국제 협조형의 애국심’보다 ‘배타적인 내셔널리즘(민족주의)’이 계속 대두되고 있는 점을 더 우려해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도, 노 대통령도 말을 좋아하지만 내셔널리즘을 자극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게 신경써야 한다. 한·일간의 문제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정부여당의 간부에게는 해임을 포함해 엄격하게 대처해야 한다. 외교관계가 악화되어도 문화교류나 자치체간 인적교류는 절대로 중단해선 안된다고 지도해야 한다. 일본에서 반한 감정이, 한국에서 반일 감정이 높아져도 양국에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행동해야 한다. ▶양국 갈등을 가져온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양국 쌍방에 다양한 원인과 배경이 있다. 한가지 들고 싶은 것은 언론 보도의 문제점이다. 양국 신문과 TV를 보고 있으면 자국민을 자극하는 도쿄발, 혹은 서울발의 보도가 너무 많다. 도쿄 이춘규특파원 taein@seoul.co.kr
  • “한국어마을 셋방살이 언제쯤 면하나요”

    “조기유학과 한국내 영어마을 운영에 들어가는 돈의 10%만이라도 해외 한국어교육의 발전에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UBC)대 한국학과 로스폴 킹(44) 교수의 안타까운 바람이다. 킹 교수는 매년 미국 미네소타주 콩고디아 언어마을(숲속의 호수마을)에서 열리는 ‘한국어 마을’ 캠프의 촌장을 7년째 맡고 있다. 다음달 1∼27일 열리는 올해 캠프에는 흑인 학생 20명을 비롯해 백인 학생과 입양 한국인 등 총 94명이 참가한다. 킹 교수는 캠프 준비와 ‘해외 한국방언 워크숍’(강남대),‘해외의 한국교육과 한국학 세미나’(고려대)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초 방한했다.‘숲속의 호수마을’에는 여름·겨울 방학에 14개 언어마을이 생겨 연간 90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하고 있다.‘한국어 마을’은 킹 교수가 미국 프리만재단의 지원을 받아 1999년 처음 열었다. 한국사회의 축소판을 만들어 놓고 한국어와 한국학을 영어권 학생에게 가르침으로써 ‘한국통’ 내지 ‘친한파’를 길러내는 일종의 사관학교인 셈이다. 킹 교수는 “미국 명문대에서 한국어와 한국학을 가르칠 친한파 학자 500명을 배출했다.”고 말했다. 마을의 교육이념은 ‘모두에게 열린 세계어로서 한국어’다. 단순히 한국사람만이 아닌 세계의 모든 사람이 한국어를 재미있게 배우자는 뜻이다. 행사기간 동안 매일 한국어 교육을 위한 ‘작은마당’, 태권도·사물놀이 등을 소개하는 ‘놀이마당’, 노래·연극·마당놀이 등이 펼쳐지는 ‘큰마당’이 열린다. 올해에는 양궁이 추가됐다. 내년엔 국궁도 선보일 예정이다. 어린이극장 ‘사다리’의 도움으로 숲속의 무대도 만들 계획이다.킹 교수는 한국어 교사 26명을 이미 확보했다. 국제교류재단이 6000달러를 지원하지만 교수 확보에도 턱없이 부족해 매년 국내 재단과 기업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독일, 일본, 프랑스, 중국 등 다른 나라 언어마을은 자국의 대규모 지원으로 신청 학생이 몰리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어 마을은 다른 나라 언어마을을 빌려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그램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악하지요.” 한국어와 인연을 맺고 학생 때 독일어와 스페인어 마을에 들어갔던 기억을 되살려 한국어 마을을 설립한 그는 한국의 영어 배우기 열풍을 보면 ‘배가 아파 죽겠다.’고 우리말로 말할 정도다. 미 예일대 2학년 때 언어학 강의를 통해 한국어를 처음 접한 킹 교수는 25년간 한국어와 한국학을 연구하고 있다.‘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과서’를 쓰기도 했다.UBC대 커뮤니케이션센터 학술부장인 한국인 김효신씨를 아내로 둔 그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이려고 번역 작업에도 매달리고 있다. 현재 아내와 함께 서정오씨의 ‘우리 옛날이야기 100가지’를 공동번역 중이다. 킹 교수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좋아진 만큼 이제 한국정부도 본격적으로 투자를 해달라.”고 호소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 사무소 피터 벡 소장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 사무소 피터 벡 소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피터 벡(Beck)이라고 합니다. 제 이름만 보고 재미교포인 줄 오해하는 분이 많은데, 저는 100% 노란머리 미국인입니다. 한글 이름을 ‘백’이 아닌 ‘벡’으로 한 것도 나름대로 오해를 피하기 위한 자구책입니다. 그래도 한국의 백씨들은 저를 보고 종친이라며 자꾸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참, 먼저 얘기해 둘 게 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쓴 게 아닙니다.28일 저를 인터뷰한 서울신문 기자가 저의 독백처럼 재구성한 것입니다. 저는 지금 ‘통일부 통일정책평가위원’이란 직함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 사람이 한국 정부에, 그것도 민족적 과제인 통일정책에 자문을 한다?이런 게 한국인들의 흥미를 끄는 요인인 것 같습니다. ●한국통일정책 자문하는 미국인 굳이 직업적 분류법으로 한다면 제 직책은 ‘한국 정부의 외국인 고문’ 정도가 될 겁니다. 하지만 부정적 이미지로 점철된 구한말의 스티븐스 같은 미국인 고문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평생의 반려자로 한국 여성을 선택했을 만큼 골수 친한파입니다. 또 고답적인 정장보다는 캐주얼 차림을 즐기는 ‘386’(1967년생,85학번)입니다. 기자도 저를 보더니 “예상보다 젊다.”며 놀라더군요. 이건 제가 자주 듣는 인사말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나이와 직함을 연결짓는 사고방식이 있지요. 이 기자양반 역시 한국 사람다웠습니다. 다짜고짜 직설적인 질문을 퍼붓더라고요.“신분은 공무원 대접을 받는 건가.” “보수는 얼마나 되나.” 이런 식입니다. 이제 이골이 나서 이런 무자비한 질문이 당황스럽지 않습니다. 저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 미국 국적의 민간인으로서 한국 정부의 통일정책에 자문을 하는 겁니다. 보수는 따로 있는 게 아니고 3개월마다 정책평가위원회의를 할 때 참석비로 몇십만원을 받는 정도입니다. 올 3월1일에 1년 임기의 정책평가위원에 위촉된 이후 지금까지 2차례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회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먼저 당국자로부터 현안 설명을 듣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2시간 정도 자유롭게 토론을 합니다. 저는 외국사람으로서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 미국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지 등을 얘기합니다. 이런 모임이 효율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요?물론입니다. 진보에서 보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을 가진 각계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입장을 정부에 얘기하고 그 의견들이 수렴되는 과정은 아주 인상적입니다. 저한테 한국인 통역이 붙느냐고요?전혀 필요 없습니다.‘버터발음’만 빼면 어휘력은 한국인 네이티브 스피커 뺨친다는 게 한국 사람들의 평가입니다. 인터뷰에서도 “사철탕”“우물안 개구리”같은 고난이도의 어휘를 살짝 구사했더니 기자 양반 놀라는 눈치더군요. 저는 그럴 때 묘한 쾌감을 느낍니다. ●한국시위 보고 전공도 동양학으로 한국과의 인연은 우연이었습니다. 버클리대학 2학년을 마치고 1주일간 한국으로 ‘아무 생각없이’ 배낭여행을 왔는데, 그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가 바로 5공 군사정권에 대한 시위가 최고조로 치닫던 1987년 5월이었거든요. 태어나 처음 본 시위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전공을 정치학에서 동양학으로 바꾸고 한국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89년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으로 건너와 서울대 어학연구소 등에서 수학했습니다. 그때 영어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수강생이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고 딸(3)도 낳았습니다. 97년부터는 미국으로 건너가 ‘한미경제연구소’에서 7년 동안 일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미국에 설립한 산하기관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국에 돌아온 것은 지난해 여름입니다. 비정부기구인 ‘국제위기감시기구’의 동북아 사무소장을 맡게 됐거든요. 그러니까 이 소장직이 제 본업인 셈입니다.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비현실적 지금 한반도의 최대 이슈는 북핵이지요. 물론 인터뷰에서도 이 얘기가 나왔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참으로 답답한 국면이었는데, 다행히 북한이 남한과 대화를 재개해 잘됐습니다. 그동안 북한이 남한에 1년 넘게 문을 걸어잠근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소련과 중국이 사이가 안 좋을 때 북한이 그 틈새를 이용해 많은 이익을 얻지 않았습니까. 같은 맥락으로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사이가 나쁠수록 남한과 친하게 지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남북대화가 잘 되면 미국이 절대 북한을 침공 못할 겁니다.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겠습니다. 정치적·경제적으로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슬로건입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나 김정일 정권을 마냥 믿을 순 없지 않으냐는 측면에선 이해가 갑니다. 상황을 좀더 두고봐야 하겠습니다. 통일분야는 아니지만 한·일 문제에 대해 한마디 해도 될까요. 한국인들이 일본한테 엄청난 피해를 당한 것 알지만, 제3자적 시각으로 보면 이제 그만 그 그늘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대로 가면 정말 끝이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일본보다 중국이 훨씬 더 한국에 위협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너무 역사에 발목을 잡혀 상황을 정확하게 보지 못할까 걱정됩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나요. 죄송합니다.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아서…. 그런데 이 기자양반 마지막까지 한국인스럽네요. 내가 한국 음식과 미국 음식 둘 다 좋아한다고 하자,“만일 죽을 때까지 둘 중 한 가지만 먹어야 한다면 어느쪽을 택할 거냐.”는 거예요. 한국에 대한 애정지수를 테스트하려는 거 뻔히 알면서도,“어쩔 수 없이 미국음식을 택할 것 같다.”고 우물쭈물 답했습니다. 기자양반 옳거니 걸렸구나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군요. 정말 얄밉네요. 그래도 이 정도 대놓고 솔직한 거 보면 저도 한국사람 다 됐지요? ■ 피터 벡은 누구 -196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생. -1989년 미국 버클리대학 졸업. -1997∼2004년 8월 한미경제연구소 근무. -2004년 8월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사무소장 취임. -2005년 3월 통일부 통일정책평가위원 위촉.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日여성 70명 ‘꿈의 제주행’

    일본의 유명 바둑기사와 여배우가 각각 제주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된 데 이어 이번에는 ‘돈 많은’ 일본여성 70여명이 제주에서 ‘욘사마’ 배용준과 골프도 치고 자선 디너쇼를 즐기기로 해 다시 화제다. 20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개점 25주년 기념행사로 일본인 VIP여성고객 70여명을 선발, 오는 28일 서귀포시 스카이힐 제주컨트리클럽에서 ‘욘사마’와 함께 하는 골프 이벤트를 개최한다. 골프 후에는 배용준과 자선 디너쇼도 즐기게 되는데 2박3일 일정동안 골프비용과 호텔 숙식비 등이 전액 무료로 제공되고 리무진 승용차가 제주공항에서 호텔까지 이들을 실어나를 예정이어서 다른 일본인 관광객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일본의 인기 여배우이자 탤런트인 구가 요코(久我陽子·31)가 중문관광단지내 신라호텔제주에서 30대 회사원과 결혼식을 올렸다. 구가 요코는 1988년 후지TV 드라마 ‘정열적인’으로 데뷔했으며 현재 후지TV드라마 ‘이혼변호사’에 출연중이다.2000년 국내영화 ‘비너스’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한국과 인연을 맺은 후 2001년 ‘한국방문의 해’ 홍보대사로 활약하면서 김경호의 뮤직비디오에 류시원과 함께 출연하기도 한 친한파 배우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남제주군 성산읍 ‘섭지코지’에 있는 드라마 ‘올인’ 세트장에도 하루 평균 60명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데 지난 19일에는 이 세트장 성당에서 세트장 복원 후 처음으로 일본 나고야(名古屋)에 사는 관광객 이시다 히게도요(石田武豊·31·회사원)씨와 나카시마 에리코(中島江梨子·27)양이 미국인 학원 강사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려 축하를 받았다.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관리자에서 컨설턴트형 리더로

    “현충원 참배부터 시작되는 신임리더 양성과정은 공직자의 기본자세와 마음가짐을 갖출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중앙공무원교육원(원장 박명재)이 최근 ‘공무원교육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는 혁신사례집을 냈다. 박 원장은 6일 “교육 혁신이 없으면 설 자리가 없고, 개혁의 불씨도 지필 수 없다는 절박한 생각으로 모든 것을 바꾸었고, 지금도 바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례집에 나타난 우리나라 공무원 교육의 변화상과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교육은 상품… 교육생은 섬김 대상” 교육원측은 이전의 교육을 ‘승진을 위한 형식적 교육’,‘공무원의 교육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교육’,‘교육의 성과가 공무원의 의식과 행정의 변화에 연계되지 않는 교육’으로 정의했다. 지금까지는 공급자 위주의 교육이어서 교육생들도 시간때우기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외부여건도 크게 바뀌었다. 올해부터 각 부처가 민간연수원이나 공무원교육원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교육원측도 긴장했다. 직원들간에 “교육생은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지만, 중앙공무원교육원은 교육생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형성됐다는 것. 그러면서 “교육은 상품이고, 교육생은 섬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가치관도 생겼다는 귀띔이다. ●“이론교육에서 실전교육으로” 중앙부처 2·3급 국장급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위정책과정. 그동안 지친 심신을 달래며 적당히 시간을 보낸다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내년부터 고위공무원단이 도입되면 공부하지 않는 공무원은 고위공무원단에 들어가기조차 어렵게 됐다. 이를 반영하듯 교육도 ‘맞춤형 교육’과 ‘실전형 교육’ 위주로 대폭 바뀌었다. ●신임리더 교육은 현충원 참배부터 교육원의 또 다른 임무는 국가의 핵심인재를 키우는 일이다.20세기에는 지시·명령·통제중심의 ‘나를 따르라(Follow me).’는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했는데,21세기에는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위치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단에서다. 그래서 앞으로는 구성원이 효율적으로 자기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참여와 컨설턴트형 리더(Let’s go)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관리자’과정보다 ‘리더’과정이 중요해졌다. 특히 행정고시를 거쳐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신임리더 양성과정은 대폭 바뀌었다. 이 과정은 국립현충원 참배부터 시작한다. 공직자의 기본자세와 마음가짐을 심어줘 공직에 있을 때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공직자가 되라는 주문에서다. ●비 새는 시설 “추억속으로” 공무원교육원 건물은 25년 전에 지어졌다. 박 원장은 20여년 동안 말레이시아 공무원 교육을 맡아왔던 자부심을 갖고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가 그 나라의 최첨단 교육시설과 우리나라의 초라한 광경을 비교하다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참여정부 들어 장·차관들이 워크숍에 참석했다가 방안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없어 양치나 세면을 위해 20∼30분씩 줄을 서는 진풍경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런 낙후 시설에 대한 소문이 퍼져 결국 정부에서 시설보수를 해 이제 교육생들이 겪던 고통은 ‘옛일’이 됐다. 시설을 바꾸면서 건물의 이름도 모두 한글식으로 바꾸었다. ●“교육수출의 1호” 1984년부터 외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도 교육을 해왔다.60∼70년대 우리나라의 국가발전 경험을 배우겠다며 외국 공무원들이 배우러 오는 것이다. 그때부터 21년간 95개 국에서 2400여명이 다녀갔다. 이곳을 거쳐간 외국 공무원들은 주로 친한파(親韓派)로 바뀐다. 우리의 주요 정책을 벤치마킹해 간다. 외환위기 극복사례를 비롯해 서울시의 버스전용차로제와 행자부의 정보화마을 조성사업 등이 좋은 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韓·美의회 ‘브레인’ 北核해법 토론

    韓·美의회 ‘브레인’ 北核해법 토론

    북핵문제, 남북 경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미간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열린우리당 및 한나라당 국회의원 브레인들과 미 하원 의원들의 브레인들이 새달 1일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다. 특히 방한하는 미측 브레인들이 보좌하는 의원들 가운데 외교통상 분야에서 영향력이 높은 중량급이 다수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국회 보좌관 외교모임인 ‘다파’(DAPA:Diplomacy Association of Policy Advisors)의 송해영 회장(임종석 의원 보좌관)은 19일 “한·미 양국의 국회 및 의회 의원 보좌관들이 오는 6월 1일 여의도 국회에서 첫 간담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美의원입법만 허용… 보좌관 파워 막강 송 회장은 “북핵문제의 해법과 남북 경협, 한·미 FTA, 테러와의 전쟁 등 한·미 양국의 정치·경제 현안에 대해 미국 의회 입법조사관, 보좌관들과 자유토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상호 이해를 넓혀 해법을 찾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한국과 달리 의원입법만이 허용된 미국에서 보좌관이나 입법조사관의 파워는 막강하다.”며 이 모임의 높은 비중을 소개했다. 미측 참석자는 지한파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Korea Caucus)’ 공동의장인 마이클 카푸아노 하원의원의 루시 해낸 보좌관과 미 의회 농무위원장인 태드 코크란 상원의원의 라첼 존슨 선임정책보좌관,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하원의원의 캐티 도널리 보좌관 등과 의회조사국(CRS)의 한나 피셔와 래리 노웰 연구위원 등 10명이다. ●경수로취소 요청의원 보좌관 포함 마이클 카푸아노 의원은 2002년 11월 ‘대북 경수로 사업의 즉각적인 취소’를 요청해 경수로 사업 중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에드워드 마키 의원도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에 관한 공화 및 민주 양당 TF 공동의장’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키 의원은 2003년 4월 경수로 사업을 영구 폐기시키는 내용을 담은 ‘콕스-마키 수정안’을 하원에서 247대 175로 통과시킨 적이 있다.‘다파’는 외교통상 분야에 관심이 높은 문희상 의장과 김명자 임종석 한병도 우윤근 이호웅 의원 등의 보좌관들이 참석한 모임으로 17대 국회 출범한 지난 6월 결성됐다. 지난 2월과 3월,4월 월례모임을 통해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EU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루마니아 스리랑카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참사관 부영사, 부대사 등 외교사절과 교류를 가졌다. ●코리아 코커스 매사추세츠의 마이클 카푸아노와 민주당 하원의원과 뉴욕의 비토 포셀라 공화당 하원의원이 공동의장으 로 2003년 1월 결성한 지한파 모임. 민주당 의원 33명, 공화당 의원 21명이 참여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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