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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父 돌아가셔도 못 나와”…김상욱 교수, 수능 출제위원 경험담

    “父 돌아가셔도 못 나와”…김상욱 교수, 수능 출제위원 경험담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대한민국 상위 0.1%만 참여할 수 있다는 모의수능 출제위원 경험담을 공개한다. 13일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라스)는 김상욱, 하석진, 이시원, 헤이즈가 출연하는 ‘지니어스 플랜’ 특집으로 꾸며진다. ‘라스’에 처음 출연한 김 교수는 ‘절대 나가지 말라’는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온 이유에 대해 “평소 아내 말을 듣는 편이지만 방송은 예외”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첫 고정 예능 ‘알쓸신잡3’(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출연 당시, 시즌1에 출연했던 정재승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정 교수가) 극구 출연을 말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학을 알릴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알쓸신잡3’ 출연을 강행했지만 첫 녹화 당시 말 한마디 하기가 어려워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라고 고백했다. 김 교수는 과학자로서 MBTI에 대해 “M과 B는 사람 이름이며, 그들은 과학자도, 심리학자도 아닌 소설가다”라며 “근거도 없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 없다”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모의수능 출제위원으로 보름 동안 리조트에 갇혀 있던 경험담을 풀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들어가면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못 나간다”라고 할 정도로 삼엄한 보안과 출제위원들을 비롯한 많은 이의 노고를 들은 된 MC 김구라는 “이렇게 정성스럽게 낸 문제를 보지도 않고 자고 말이야”라고 한탄해 웃음을 안겼다.
  • [마감 후] 영화관, 관객 맞을 준비는 되었습니까?/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마감 후] 영화관, 관객 맞을 준비는 되었습니까?/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최근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제발 영화 보러 오지 마세요’라는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영화관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최근 ‘서울의 봄’이 대박 나서 입장객 어마어마하게 들어오는데 왜 직원은 없나 하셨을 거다. 상영관은 더럽고 매점에서 주문하면 오래 기다리셨을 것이다. 직원이 없어서 그렇다”고 한탄했다. “인력이 작년 대비 반 이상 줄었고, 동시간대 1~2명이 매회차 매진되는 걸 겨우 받아 내고 있다”고 한 작성자는 “예전에는 장사 잘되면 기뻤는데, 지금은 장사 잘되면 어차피 나만 힘드니까 그냥 관객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봄’ 덕분에 영화관에 훈풍이 부는 듯하다. 그러나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극장을 찾은 누적 관객 수는 1억 1200여만명에 불과하다. ‘서울의 봄’이 흥행 중인 데다 오는 20일 기대작 ‘노량: 죽음의 바다’가 개봉하면 지난해 누적 관객 1억 1280만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누적 관객이 2억 2600여만명이었음을 고려하면 여전히 절반에 머물고 있다. 영화관의 부진 이유에 대해 영화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약진을 이유로 든다. 코로나19로 영화관 나들이를 하지 않고 집에서 영화 보는 문화가 자리잡았다고 한다. 누군가는 영화 제작 업계에 화살을 돌린다.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넘긴 ‘범죄도시 3’, 500만명을 넘어선 ‘밀수’, 그리고 현재 흥행 중인 ‘서울의 봄’ 등을 빼면 올해 크게 성공한 영화가 드물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항상 대박을 터트릴 수는 없는 일이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나쁜 작품도 있고, 관객들에 따라 자연스레 걸러지는 게 이쪽의 이치다. 관객들은 부진의 진짜 이유로 코로나 기간 오른 티켓값을 꼽는다. 코로나 당시 관객이 줄어들자 멀티플렉스 3사는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티켓값을 올렸다. 이에 맞춰 서비스도 좋아져야 했다. 그러나 인력을 줄이고 서비스의 질은 나빠졌다. 거기에 따른 폐해가 이번 ‘서울의 봄’으로 도드라졌을 뿐이다. 티켓값을 올린 영화관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당시 관객이 줄었고, 영화관을 유지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그러나 관객은 소비자이고, 소비자는 냉정하다. 가성비를 철저하게 따지고 아니다 싶으면 매몰차게 돌아선다. 영화 관계자들 가운데에는 여전히 “극장에서 볼 영화는 극장에서 본다”고 주장한다. ‘아바타’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처럼 대형 화면으로 봐야 할 영화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다 같이 웃고 즐기면서 볼만한 영화들도 그렇다. 그러나 사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제는 극장에서 볼 영화‘만’ 극장에서 보는 시대가 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신작 영화의 홀드백 기간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OTT나 주문형비디오(VOD)에 가기 전 일정 기간 영화관에 의무적으로 영화를 거는 일을 가리킨다. 문체부가 지원한 한국 영화에만 적용할지, 전체 영화에 적용할지, 그리고 기간은 얼마로 할지 등을 조율 중이다. 분명한 건 홀드백으로는 지금 영화관의 부진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티켓값에 걸맞은 서비스를 자신할 수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관객은 냉정하다는 사실, 영화관들이 다시 염두에 둘 때다.
  • “정부 지원 아래 DMZ 생태관광 활성화·특화발전 전략 수립해야”

    “정부 지원 아래 DMZ 생태관광 활성화·특화발전 전략 수립해야”

    인구감소로 소멸위기를 맞고 있는 접경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및 광역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적극적 지원 아래 비무장지대(DMZ)의 문화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고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중첩 규제를 완화해 유형별 특화발전 전략을 수립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와 서울신문은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3 접경지역 균형발전 정책포럼’을 개최했다.지방시대위원회 우동기 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역대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은 중앙정부 주도로 수도권 규제를 통한 반사적 이익으로 지방 균형발전을 이루려고 한 하향평준화 정책이었으며, 경제적 논리와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문제를 자유와 공정이라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적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지방정책 기조는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 공정과 분권, 자유와 정의를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주제발표에서는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접경지역의 실태와 환경을 보전하면서 동시에 접경지역 발전을 위해 어떻게 제도개선을 해야하는지 등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군사·산림·농업 중첩 규제 완화경제자유구역·교육특구 등 지정한시적 특별회계 설치 고려해야 지방만큼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통째로 묶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읍면동 소단위 규제로 개선 필요 권역별 특성 반영 맞춤 전략 마련단기 정책 우수한 자연 훼손 우려환경보전과 지역발전 동시 모색을 김현호 고양시정연구원장은 ‘균형발전의 시작, 접경지역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주제발표에서 “과거 접경지역 규제는 인구 증가시대에 만들어으나 현재는 인구감소 시대”라며 “규제의 프레임이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규제는 지역의 발전도, 자족도 등을 감안해 개선돼야 하며 지역의 특화발전 방향, 전략사업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특히 “70여년 간 계속된 규제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경제자유구역, 기회발전특구, 교육혁신특구, 국가첨단전략특화단지 등의 우선 지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한시적 접경지역 특별회계 설치, 성장촉진지역과 동일한 혜택 부여, 접경지역진흥원 설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김덕현 연천군수는 “접경지역에서 3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접경지역 주민들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접경지역과 서해5도는 수도권이면서도 인구소멸지역이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소영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균형발전실장은 “접경지역들도 지역마다 차별화된 특성을 보이므로 권역별 전략수립과 발전종합계획을 짤 때 권역별 특성이 반영된 유형별 지역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하혜수 경북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서 강민조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시대위원회 출범과 함께 평화경제특구법을 시행하는데 접경지역이 국토균형발전의 기반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시도별로 묶어 규제하는 경향이 있는데, 시군을 통째로 묶어 규제하지 말고 읍면동 소규모 단위로 규제하면 현재 제기되는 문제를 조금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호 DMZ생태연구소장은 “한탄강은 과거 관광휴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이었으나 동두천 피혁공장에서 흘러내려온 오폐수로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됐다”며 “왜 그렇게 됐나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접경지 균형발전을 위해 단기적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해외에서 가치 있게 생각하는 DMZ의 우수한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며 “생태환경의 가치가 규제완화로 불러올 결과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사 곽태헌 사장은 개회사에서 “오늘 행사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의 전략과 혁신을 논의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접경지역의 균형발전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접경지역은 우리의 발전을 이끌고 함께 성장해야 하는 중요한 지역인데,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다른 지역에 비해 불이익을 감수해 왔다”며 “지방시대와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현 정부에서는 그동안 희생을 감수해왔던 접경지역에 대한 획기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 회장인 문경복 인천 옹진군수는 “대한민국은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발전으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으나, 접경지역은 군사분계선을 마주하며 군사적 제약 속에 누구나 누려야할 권리를 통제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등 도발로 접경지역 주민들은 어느 때보다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동시에 군사규제 산림규제 농업규제 환경규제 등 이중삼중 규제로 고통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며 “자연환경의 보전과 지역사회 발전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접경지역 김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김포의 경우 고층빌딩 바로 옆이 군작전계획상 건물 신축이 불가능한 곳으로 지정된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개발 브로커가 난립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다”고 했다. 이동환 고양시장도 “인천 경기 강원에 걸쳐 있는 접경지역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 중심에 위치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데도 안보상 이유로 70년 넘도록 각종 규제로 낙후되고 소외돼 왔다”며 “접경지역을 지키며 대가없는 희생을 감내하고 주민들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독재자는 잘 안 우는데…” 눈물 훔치는 김정은, 벌써 몇 번째

    “독재자는 잘 안 우는데…” 눈물 훔치는 김정은, 벌써 몇 번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또다시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 외신도 주목했다. 지난 3일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서 리일환 노동당 비서의 대회 보고를 듣던 김 위원장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이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화면에 공개됐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김 위원장의 눈물에 대해 “독재자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10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김 위원장이 주민들 앞에서 운 여러 사례 중 하나”라고 전하면서 “피지배자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독재자는 거의 없으며,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에게도 주민들 앞에서 우는 것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드문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독재자 중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비공개적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릴 듯한 모습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선에 도전한 2012년 3월 대선 투표 직후 지지자 10만여명이 모인 집회에서 승리를 선언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보인 바 있다. “출산 독려하기 위한 의도적 행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김 위원장의 눈물을 “어머니와 여성의 역할을 극적으로 부각하고 출산을 독려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고 분석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국어머니대회 개회사에서 “지금 사회적으로 놓고 보면 어머니들의 힘이 요구되는 일들이 많다”며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 혁명의 대를 꿋꿋이 이어 나가는 문제도 그렇고 최근에 늘어나고 있는 비사회주의적인 문제들을 일소하고 가정의 화목과 사회의 단합을 도모하는 문제” 등이 있다고 꼽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이 눈물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떨구는 모습이 포착됐고,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열린 열병식 연설에서는 나라를 위한 자신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서 눈물을 훔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2018년 북한 사정에 밝은 탈북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노동당 고위 간부들 앞에서 북한의 허약한 경제를 개선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력을 한탄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자신의 ‘후계 수업’을 맡았던 현철해 인민군 원수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비통한 표정으로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 도시를 바꾼 곡선, 인간 삶까지 바꾸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도시를 바꾼 곡선, 인간 삶까지 바꾸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인간은 건물을 만들어 내지만, 그 이후에는 건물이 인간을 만든다.” 윈스턴 처칠의 명언이다. 과연 그렇다. 건물을 짓는 것은 인간이지만 그 건물에 영향받고, 동선을 바꾸고, 공간의 분위기에 길드는 것도 인간이다. 작게는 방이나 부엌, 서재, 집에서부터 크게는 학교, 병원, 카페, 식당, 도서관, 미술관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건물들에 얽힌 기억 하나하나가 ‘나’를 만들어 왔다.좁은 원룸에 살 때의 나는 끊임없이 ‘탈출’을 생각하는 외로운 청년이었고, 학교에 다닐 때는 ‘공부’ 외의 다른 목표를 생각하기 어려웠으며, ‘언제든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삶’을 꿈꾸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느낌이다. 당신은 어떤 곳에 있을 때 가장 빛나는가. 당신이 지닌 잠재력의 최대치를 끌어내는 장소는 어디인가. 당신은 어느 장소에서 가장 큰 기쁨을 느끼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열심히 미래의 살 집을 보러 다니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하며, 평생 마음 둘 곳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개인에게 딱 맞는 장소를 찾는 일도 어려운데 수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생활하는 거대한 건물을 설계하는 건축가는 어떨까. 한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수천, 수만명을 위한 공간을 기획하고 창조하는 사람이 바로 건축가다. 때로는 건축가 한 사람이 도시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잿빛 공업도시 스페인 빌바오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프랭크 게리야말로 그런 사람이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생기기 전 빌바오는 철강산업으로 유명했지만 관광객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부족했다. 관광지가 되려면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매력적인 장소가 필요한데, 빌바오에는 특색 있는 장소가 별로 없었던 탓이다. 게리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하면서 기존의 미술관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여 찬사를 받았다.구겐하임 미술관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는 왜 그토록 네모반듯한 건물들 속에서 평생 살아왔는가’ 하고 한탄하게 된다. 과감한 곡선만으로 이토록 아름다운 건물을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탄을 자아낸다. 중력의 법칙에서 자유로운 듯한 매끄럽고 활기찬 곡선들은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뻗어 나갈 수 있는지 보여 주는 것 같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각도에 따라 꽃이 피어나는 거대한 꽃밭 같기도 하고, 물속을 헤엄치는 거대한 고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무거운 재료들로 이렇게 가벼운 곡선의 느낌을 살려 낼 수 있다니. 유리, 티타늄,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이 독특한 미술관은 건물 바로 앞 거리보다 네르비온강 쪽에서 바라보면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분명 고체로 만들었는데 액체로 만들어진 것 같은 이 변화무쌍한 건물은 재즈처럼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자유분방한 음악을 닮았다. 게리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건축은 시간과 장소에 대해 말해야 하지만 시대를 초월하는 것을 갈망해야 한다고. 구겐하임 미술관은 과연 시대를 뛰어넘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고 공간의 예술이자 시간의 예술이기도 한 건축이 나아갈 방향성을 보여 줬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1997년 처음으로 공개됐을 때 그 경이로운 규모와 과감한 설계는 즉각 선풍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생기기 전인 1995년 연간 2만 5000명에 불과하던 관광객은 2018년 무려 93만 20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구겐하임 미술관 설립 당시 미국 잡지 ‘뉴요커’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20세기의 걸작’이라 예찬했고, 전설적인 건축가 필립 존슨은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건축’이라고 호평했다. 빌바오는 일약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면서 관광 인구뿐 아니라 도시 인구 자체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제 ‘빌바오’ 하면 저절로 ‘구겐하임 미술관’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미술관은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비평가 캘빈 톰킨스는 ‘뉴요커’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을 일컬어 “티타늄 망토를 두른 물결 모양의 환상적인 꿈의 배”라고 묘사했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눈부시게 반사되는 패널이 정말 물고기 비늘처럼 보인다. 처칠의 명언처럼 우리는 장소의 영향을 받는다. 층고가 높고 여백이 많은 공간에 가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좁고 더러운 공간에 가면 의욕과 열정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한때 건축이 너무 눈에 띄고 거대해 정작 안에 있는 작품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은 과감하고 풍요로운 전시 기획이 넘쳐나 오히려 다른 미술관에서 쉽게 시도할 수 없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루이즈 부르주아의 ‘마망’, 제프 쿤스의 ‘퍼피’와 ‘튤립’, 리처드 세라의 ‘시간의 문제’ 등 구겐하임 미술관의 영구 소장 작품들은 이제 미술관뿐 아니라 빌바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특히 ‘시간의 문제’는 거대한 철강 구조물로 빌바오의 정체성, 즉 철강산업의 중심지라는 지역적 특징을 과감하게 드러내면서 예술적인 아름다움도 유감없이 펼친다. ‘시간의 문제’ 속으로 들어가 걸어 보면 설치미술 작품이 또 하나의 새로운 건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시간의 터널로 들어서서 도시의 역사를 더듬어 보는 느낌도 들어 그 자체가 감미로운 타임머신 같다. 보통 미술관에 가면 작품 가까이 가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어 작품을 자세히 감상하려고 조금만 다가가도 ‘삑’ 소리가 나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 구겐하임 미술관은 넓다 못해 광활한 느낌을 주는 장소이기에 그런 민망한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시간의 문제’처럼 그 속을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고 규모가 큰 작품이 많아 웬만하면 거리를 두고 봐야 작품의 전모가 드러난다. 거대한 거미를 형상화한 ‘마망’ 앞에 서면 사람들이 개미처럼 작게 보이고, 우리는 거미 왕국에 초대된 릴리퍼트 왕국 사람(‘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 사람들)으로 변신한 것처럼 앙증맞은 존재가 된다. 부르주아는 왜 거대한 거미에게 ‘엄마’(마망)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부르주아는 이렇게 말한다. 이 거미는 어머니에게 바치는 찬가라고. 어머니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거미가 거미줄을 자아내듯 어머니는 쉼 없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부지런하고 총명한 존재였다. 질병을 퍼뜨리는 모기를 잡아먹는 거미처럼 어머니는 자식들을 세상의 숱한 위협으로부터 구해 주는 사람, 끊임없이 자식들을 걱정하고 보살펴 주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부르주아의 거미가 친근하고 푸근해 보이는 까닭은 ‘마망’이라는 제목에 담긴 따스한 모성의 추억 때문이다. 드넓은 구겐하임 미술관을 천천히 관람하다 보면 미술관은 단지 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아름답고 풍요로운 산책의 공간처럼 다가온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관람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넓어 ‘사람이 많아 작품을 감상할 수 없다’는 생각(흔히 오르세 미술관이나 우피치 미술관처럼 늘 인파로 북적이는 장소에 가면 느끼는 안타까움)이 끼어들 틈이 없다.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는 이렇게 말한다. “현대적이고 조화로우며 생동감 넘치는 건축물은 진정한 민주주의의 가시적인 신호다.” 작품을 넘어 건축이라는 또 하나의 예술을 관람하면서 우리는 이토록 호방하고 기백 넘치는 공간을 통해 사유의 반경이 넓어지는 행복한 경험을 하게 된다. 빌바오의 운명을 바꾼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도시의 운명을 바꾸는 눈부신 건축들이 우리 일상 곳곳에서 발견됐으면 좋겠다. 사람을 노동하고 거주하게 하는 기능적인 건축을 넘어 사람을 살리는 건축, 사람과 자연을 눈부시게 이어 주는 건축을 꿈꿔 본다. 사람을 돌보고,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감성을 풍요롭게 만드는 예술적인 건축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지친 도시인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를. 문학평론가·작가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삶의 비포장도로/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삶의 비포장도로/작가

    발달장애아 아들 덕분에 주민센터 복지과에 가끔 간다. 이곳에 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귀가 어두워서 그런지 목소리가 아주 크다. 눅눅한 신세타령도, 그저 소소한 일상도 길게 이어지곤 한다. 그 많은 이야기들을 웃는 얼굴로 다 거두어 듣고, 동시에 업무를 처리하는 직원들이 존경스러웠다. 이번에도 어떤 목청이 큰 할머니가 뒤뚱뒤뚱 걸어 들어왔다. 매 걸음, 힘든지 숨소리가 거칠었다. 주민센터 방문 이유는 교통카드 재발급. 국가유공자라 나라에서 받은 교통카드가 있는데, 그걸 남편이 가지고 나가서 칠칠치 못 하게 잃어버렸다고 계속 투덜댔다. “남편이 암 수술을 4년 전에 받았어요. 간에 붙은 암이 전립선까지 간 거야. 오줌이 줄줄 흘러. 커다란 기저귀를 차고 하루 종일 있는 거야, 진짜. 나도 늙었잖아요. 힘들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장애인이나 다름없어요. 매일 누워 있으니까 다리에 뼈만 남아서 잘 걷지를 못하걸랑. 어쩌다 한 번씩 나가려면 택시로 나가는데, 그것도 오줌 때문에 무서워서 잘 안 나간다고. 그런데 왜 교통카드를 들고 나가서 이 난리를 낸대.” 할머니가 한마디 한마디 꼭꼭 눌러 억울한 듯 쏟아내는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턱 막혀 왔다. 간암에 걸려 내내 자리보전하고 있는 늙은 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 옆에서 수발을 들며 함께 나이 들어 가는 할머니…. 이들의 힘겨울 하루하루를 도저히 제대로 상상할 수 없었다. 서민과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껍게’ 지원하겠다던 정부의 발표가 무색하게 2024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예산 등 노인복지 예산은 노인인구 증가율 5.3%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오히려 복지 혜택을 받을 노인의 구성비는 5.8%에서 5.5%로 더 떨어졌다. 노인 복지뿐 아니다. 어린이 돌봄사업, 청소년 사회안전망, 장애인 복지시설, 공공의료 사업과 관련한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는 기사가 떠올라 가슴이 서늘해졌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들의 삶에, 목숨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예산 배분안은 효율성만으로 가늠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결정해야 할 준엄한 사안이다. 젊은 시절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할아버지도 당연히 간암에 걸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새 다리가 아파 뒤뚱거리게 된 할머니도 그 힘든 몸으로 긴 하루 할아버지 병시중을 들게 될 거라고 젊은 시절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있는 자리에서 주어진 대로 살아 냈을 것이다. “인생이라는 거 그렇게 공평하지 않아. 평생이 울퉁불퉁 비포장도로인 사람도 있고, 평생 죽어라 달렸는데 그 끝이 낭떠러지인 사람도 있어.”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남자 주인공의 이 대사를 들으면서 아찔했던 기억이 난다. 평생 내가 죽어라 달리던 그 길의 끝이 결국 아득한 벼랑이라면? 내가 감히 할머니의 삶이 낭떠러지로 가는 길이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아무런 힘이 없는 나는 할머니의 한탄을 들은 이상 마음으로 간절히 소망하고 목소리를 내는 일밖에 할 수 없다. 온전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나이 들었거나 아주 어린 사람들, 장애인들, 돈이 없는데 몸까지 아픈 사람들이 절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되기만을…. 삶의 비포장도로를 힘겹게 걸어왔는데 그 끝이 시커먼 낭떠러지인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 유네스코 등재 한탄강 주상절리길… LPG 배관망… 내년부터 9.7조 투입

    유네스코 등재 한탄강 주상절리길… LPG 배관망… 내년부터 9.7조 투입

    정부는 남북 대치상황 속에서 각종 규제 등으로 낙후한 접경지역 주민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9조 7000억원을 투입하는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시군 15곳 225개 사업 지원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등 10개 부처는 2011년 제정된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에 근거해 2030년까지 인천, 강원, 경기 등 3개 시도와 인천 강화군, 강원 고성군, 경기 파주시 등 15개 시군에 225개 사업을 지원한다. 접경지역 지원 계획에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이미 3조 5000억원이 투입됐다. 비무장지대(DMZ) 인근 접경지역은 그동안 남북 대치 등으로 경제 활동이 제약됐다. 토지 이용 규제가 많고 개발 투자가 미흡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지역사회가 낙후됐다. 대신 사람 왕래가 드물었던 만큼 자연생태자원 보존이 잘 이뤄져 종합 관광지로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는다.●생태자원 보존… 관광지 잠재력 높아 정부는 ▲생태·평화관광 활성화 ▲생활 사회기반시설(SOC) 확충 등 정주 여건 개선 ▲균형발전 기반 구축 ▲남북 교류·협력 기반 조성 등 4대 전략, 10개 추진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강원 철원군, 경기 포천·연천군 등 3개 시군으로 이어지는 ‘한탄강 주상절리길 조성사업’이 대표적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으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 일대의 수려한 현무암 주상절리 협곡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도록 지질 체험 도보길을 지난해 완공했다.●비싼 등유 대신 안정적 연료 공급 등유 등 비싼 연료를 사용하는 접경지역 주민들을 위해 지난해부터 액화석유가스(LPG) 배관망 구축사업도 하고 있다. 강원 인제·화천군, 인천 옹진군 등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고 있는 1000가구 이상 밀집 지역에 내년까지 LPG 저장 탱크와 가스 배관, LPG 보일러 등을 설치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도시가스에 준하는 안정적 연료 공급이 가능하고 등유·연탄보다 안전성이 5배 이상 높다”면서 “공급 가격을 30% 낮추고 조리용 연료비를 40% 이상 절감해 주민과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 관광사진 대상에 창원 ‘우영우 팽나무’…서울역에서 17일까지 전시회

    올해 관광사진 대상에 창원 ‘우영우 팽나무’…서울역에서 17일까지 전시회

    ‘2023 대한민국 관광사진공모전’ 대상에 경남 창원의 ‘우영우 팽나무’가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는 1일 “(선정된 작품이) 폐쇄와 단절을 의미하던 팬데믹이 끝나고 밝은 내일로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표현된 작품이라는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에는 ‘설국여행’(강원 태백), ‘가을n한탄강’(강원 철원) 등이 선정됐으며, ‘황금빛 다리’(전북 전주), ‘한반도의 아침’(충북 괴산) 등이 한국관광공사 사장상에 이름을 올렸다. 관광공사는 오는 17일까지 서울역 3층 대합실에서 120여 점의 수상작 전시회를 연다. 최갑수 여행작가가 참여한 사진에세이관 ‘지금, 낭만을 경험해’도 운영된다. 이번 수상작들은 관광공사의 한국관광 사진갤러리 누리집(gallery.visitkorea.or.kr)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 [현장] ‘자유·번영의 접경지역 조성을 위한 세미나’…“접경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전 방안 모색해야”

    [현장] ‘자유·번영의 접경지역 조성을 위한 세미나’…“접경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전 방안 모색해야”

    “국가 안보의 최전방에 있는 접경지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은 중요한 과제입니다. 접경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전의 원동력을 발굴해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자 기회입니다.” 접경지역의 자유와 번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 의제를 발굴하는 ‘자유·번영의 접경지역 조성을 위한 세미나’가 1일 오후 1시 30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대강당에서 열렸다.  ‘DMZ 자유·평화 대장정’ 참가자 등 150여명 참석 정전 협정 70주년을 맞아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학계와 연구기관, 환경단체, ‘비무장지대(DMZ) 자유·평화 대장정’ 참가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접경지역의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세미나는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문경복 인천 옹진군수, 김성수 서울신문 상무의 축사가 이어졌다. 고기동 차관, “DMZ의 자연과 안보관광자원을 활용해 지역발전 나설 것” 고기동 차관은 개회사에서 “한국전쟁 이후의 눈부신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은 어느 지역보다 각종 규제의 무거운 짐이 지어진 접경지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세미나를 통해 접경지역의 생생한 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접경지역이 자유와 번영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 차관은 “정전 협정 70주년을 맞아 행정안전부와 접경지역 지자체는 최근 접경지역을 따라 조성된 ‘DMZ 평화의 길’에서 국민이 참여하는 ‘DMZ 자유·평화 대장정’ 행사를 개최했다”면서 “접경지역의 특화 자원인 DMZ의 청정한 자연환경과 안보관광자원을 활용해 지역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문경복 옹진군수는 “1953년 한국전쟁 정전(停戰)으로 생겨난 DMZ는 현재까지도 남북한의 긴장과 대립을 보여주는 결과물로 남아 접경지역 주민들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군사적 충돌 위기의 상황 속에서 살아가며 각종 규제와 개발 제한으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접경지역 10개 시·군은 접경지역 군사보호구역 완화, 평화 안보 관광자원 활성화, 민군 협력을 통한 규제 해소 노력 등 평화와 번영의 지역으로 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접경지역이 낙후되고 불안한 지역이 아니라 청정한 자연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이것이 접경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하나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서울신문 상무는 “접경지역은 과거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 통일과 평화의 길을 열어가기 위한 중요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DMZ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특별한 지역으로, 접경지역의 생태 환경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있어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세미나가 접경지역의 미래를 함께 그리는 중요한 첫걸음이 되길 기대하며,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협력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민조 연구원, “접경지역 특수성 부각시킬 수 있는 사업 추진해야”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진권 강원연구원 원장이 ‘자유 기반 평화의 소중함과 현대적 의미’에 대한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현 원장은 “DMZ는 자유의 가치가 작동하는 마지막 땅이다. 자유의 막다른 길”라면서 “자유를 기반으로 한 평화가 진정한 평화이며, DMZ의 길은 자유의 가치를 생각하는 명상의 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부 행사는 강민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접경지역 주민주도의 지역 활성화 방안’과 김승호 DMZ 생태연구소 소장의 ‘DMZ·접경지역의 생태·환경적 가치’에 대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강 책임연구원은 “DMZ·접경지역을 그린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접경지역의 지역별 특수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남북협력 거점도시 조성 등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분야별·지역별, 중앙부처·지자체, 지역 주민과 전문가 간 통합적 분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남북교류협력이 가능하도록 과도한 규제 완화, 접경지역의 지역별 맞춤형 지원이 가능한 법·제도 제정 및 보완, ‘남북접경위원회’ 설치와 범부처 차원의 강력한 컨트롤 타워 구축, 접경 협력 분야별 사업의 성격과 재원의 특성을 고려한 다각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호 소장, “인류의 모범이 되는 세계적인 생물권 지역으로 나가야” 김 소장은 “냉전의 산물은 DMZ는 한국전쟁 이후 사람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자연이 스스로 복원되어 ‘접경지 생물권’으로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동서로 연결된 분단의 공간은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높은 종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DMZ가 독일의 그뤼네스반트 같이 인류의 모범이 된 생물권 지역이 되려면 DMZ 일원 남북 공동 학술조사, 접경지 마을 주민 생애사 구술 채록 사업, 평화와 상생 관련 국제교류 활동 등 DMZ 생태기록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 현진권 원장을 좌장으로 주제발표를 한 강민조 연구위원, 김승호 원장, 김원호 접경지역발전팀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DMZ 개발과 환경 보존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DMZ 평화의 길’ 60일간 대장정에 420명 참가  2부에서는 지난 9월18일부터 6회에 걸쳐 60여 일간 ‘DMZ 평화의 길’에서 진행된 ‘DMZ 자유·평화 대장정’ 참가자들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서는 김학면 원정대장이 ‘DMZ 평화의 길 524㎞ 지역별 특색 및 자연환경’에 대한 주제발표와 대장정 참가자들의 완주 소회, DMZ 평화의 길에 바라는 점 등에 관한 토론이 이어졌다. 김 대장은 “유럽에 ‘산티아고길‘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자연이 보존된 DMZ 평화의 길이 있다”면서 “각종 개발로부터 소외된 DMZ 지역 발전과 관광할성화를 위해 국내외 이용객들이 DMZ 평화의 길을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 주최로 열린 대장정에는 420명이 참가해 강원도 고성군에서 인천시 강화군까지 조성된 524㎞ ‘DMZ 평화의 길’을 따라 걸으며 지역 생태·안보 관광지를 탐방했다. DMZ 평화의 길은 남북평화 촉진과 접경지역 활성화를 위해 행안부와 문체부, 국방부 등 7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추진한 사업이다.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총 36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정부, 접경지역 지원에 20년간 13조 2000억원 지원 한편, 정부는 많은 규제로 인구와 일자리 감소의 문제를 겪고 있는 접경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2011년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했다. 2030년까지 13조 2000억원을 투자하는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해 3개 시·도 15개 시·군에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생태·평화 관광 활성화,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정주 여건 개선, 균형발전 기반 구축, 남북 교류 협력 기반 조성 등 4개 전략 10개 추진과제를 설정해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재정이 열악해 문화, 복지, 체육 등에서 소외된 접경지역 주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해 2019년에서 2024년까지 5년간 12곳에 접경지역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도시주민보다 비싼 연료를 사용하는 접경지역에 ‘접경지역 LPG 배관망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철원·포천·연천에 걸쳐있는 한탄강 협곡과 주상절리를 체험할 수 있는 한탄강 주상절리길 조성사업도 마무리했다.
  • 윤기섭 서울시의원 “서울교통공사, 근로여건 개선 시급”

    윤기섭 서울시의원 “서울교통공사, 근로여건 개선 시급”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윤기섭 의원(국민의힘·노원구 제5선거구)은 지난 14일 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서울교통공사 대상으로 실시된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휴가를 가기 위해 고용노동부를 찾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윤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 송시영 위원장으로부터 “양공사가 통합하면서 핵심 직렬에 대한 감축이 있었고 그다음 전환이 이뤄지면서 조직이 비효율화되고 나면서부터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라고 전해 듣고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서울시에서 일어나고 있다”라고 한탄했다. 윤 의원은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라면서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에게 빠른 조치를 요구했다. 백호 사장은 “안전 인력 부족 부분은 계속 제기됐었고 275개 역사 중에서 2명만 근무하는 역사가 127개이고 이 역사에서 한명이라도 노조 활동을 한다든가 휴가를 가게 되면 혼자서 근무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변형적인 근무형태를 통해서 단시일적으로 보완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윤 의원은 “사장은 기본적인 근무여건을 보장하고 직원을 챙겨주는 것이 역할”이라고 백 사장을 질책하고 “굉장히 비인간적인 이런 행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서 빠른 현실 파악과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윤 의원은 송시영 위원장에게 “MZ세대 위원장으로서 항상 바른 소리 내주고 좋은 모습으로 노조를 바꾸려고 노력해 주는 것에 대해 응원해 드린다”라고 위로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 서울교통공사올바른노동조합 이상 3개 노동조합으로 조합원은 각각 1만 146명, 2742명, 1915명이고 서울교통공사올바른노동조합은 지난 2021년 8월에 설립된 신생 노동조합이다.
  • 최익현 친필 편지 등 곽한소 선생 관련 자료 공개

    최익현 친필 편지 등 곽한소 선생 관련 자료 공개

    의병장 최익현 의병장이 대마도에서 순국 후 유해가 본국으로 운구 되는 과장의 상장례 등이 기록된 독립운동가 경암 곽한소 선생의 관련 자료가 23일 공개됐다. 독립기념관(관장 한시준)은 이날 기증받은 곽한소(1882~1927) 선생의 중요 자료 10점을 공개했다. 유학자인 그는 의병장 최익현(1833~1907)이 만년에 거둔 대표적인 제자이며, 스승을 도와 의병운동에 참여했다. 공개된 자료는 ‘최익현이 대마도 감옥에서 곽한소에게 보낸 안부 편지’와 최익현이 대마도에서 순국한 후 유해가 본국으로 운구 되는 과정의 상장례를 기록한 ‘면암선생반구일기(勉菴先生返柩日記)’, ‘면암선생양례일기(勉菴先生襄禮日記)’ 등이다.독립기념관에 따르면 ‘면암선생대마도반구일기’에 최익현 의병장의 운구 이동 과정에서 모여든 많은 이들이 애도하는 모습은 당대 최익현의 위상뿐만 아니라 성리학(유학)적 가치체계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대마도에 유폐된 최익현은 곽한소에게 ‘적국에서 목숨을 겨우 부지하고 있는 신세를 한탄하며 조물주의 처분을 기다린다’고 편지를 보냈다. “다.이밖에 ‘면암집(勉菴集)’, ‘선비유인전의이씨가장(先妣孺人全義李氏家狀)’, ‘화서선생문인록(華西先生文人錄)’ 등도 공개됐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곽한소 선생의 저술은 대한제국 말 위정척사론과 의병 항쟁의 사상적 기초를 다져놓은 이항로의 화서학파의 위상과 함께 관련된 인적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100여년의 세월을 넘어 스승 최익현 선생의 후손과 제자 곽한소 선생의 후손이 한자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 유홍준 “열두 권 쓰고도 소개할 곳이 남았더라”

    유홍준 “열두 권 쓰고도 소개할 곳이 남았더라”

    “국내 편만 꼬박 열두 권을 냈지만 여전히 소개하지 못한 곳이 많더라고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다시 한번 전국 팔도를 유랑한다. 한국 인문서 최초로 500만부 고지를 넘어선 ‘답사기’는 기행문학의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평가된다. 새 유랑기의 제목은 ‘국토박물관 순례’(창비)다. 1993년 출간 이후 올해로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된 1권 ‘남도답사 일번지’ 서문에 쓰인 유명한 문장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에서 착안했다. 유 교수는 이날 1·2권을 시작으로 총 다섯 권 정도로 시리즈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권은 ‘경기 연천 전곡리 유적’, ‘부산 영도 패총 유적’ 등 선사시대부터 만주 선양에 있는 ‘봉황산성’, 환인 지역의 ‘오녀산성’ 등 고구려의 현장까지 탐방한다. 백제와 신라 그리고 가야의 일부였던 ‘비화가야’의 이야기를 다룬 2권에서는 부여·경주·창녕을 아울러 소개한다. 금관가야 등 이른바 ‘6가야’ 연맹에 포함되지 않았던 비화가야 소재지인 경남 창녕에서는 가야와 관련한 최신 연구·발굴 성과도 전한다. “문화재청장을 맡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르고 전곡리 유적 관리가 부실하다고 신문 칼럼에다가 신랄하게 비판했어요. 그러다 문화재청장이 됐고, 진행했던 것이 그레그 보언 하사 부부를 초청하는 일이었죠. 고고학을 전공하다 입대해 한국에 온 뒤 전곡리 강변에서 주먹도끼를 발견한 인물이요.” 유 교수는 간담회에서 보언과 관련한 재밌는 일화도 곁들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빅터밸리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보언은 영내 PX 가수인 한국인 애인과 한탄강 유원지로 데이트를 떠났다. 커피를 끓이려고 화톳불을 만들기 위해 강변의 돌을 주워 모으다가 발견한 것이 주먹도끼였다. 보언은 고고학 교과서에서 배운 구석기시대 주먹도끼처럼 생긴 돌을 보고 당시 애인에게 “이것 좀 봐”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당시 그의 애인이었던 PX 가수의 이름은 이상미씨. 지금은 상미 보언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아내가 됐다. “지난달에도 한국미술사 강의 두 권을 냈는데 한 달 만에 두 권을 또 냈죠. 이건 코로나가 준 선물이에요. 어디 오라고 해도 갈 수 없으니 책상에 앉아 있을 시간이 생겼어요. 이참에 밀린 것을 끝낼 생각입니다.”
  • 김기덕 서울시의원 “세계적 젊은이의 명소 ‘홍대관광특구 지원’ 이대론 안돼”

    김기덕 서울시의원 “세계적 젊은이의 명소 ‘홍대관광특구 지원’ 이대론 안돼”

    서울시의회 김기덕 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4 )이 지난 9일 개최된 관광체육국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내 7개 관광특구의 불충분한 예산지원 방식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책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현재 전년도 운영평가 결과에 따라 보조금 규모를 책정하는데, 관광인구 3000만명을 목표로 하는 서울시의 핵심 정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어 관광특구 활성화와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행감 자리에서 “서울시가 선진 서울, 세계 속의 서울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려면, 문화관광 분야를 전면에 세우고 키울 줄 알아야 한다”라며 2023년 보조금 지원 예산 중 가장 최소 예산을 지원받은 이태원, 마포 홍대 일대를 언급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태원 특구가 2022년 사고 영향 때문인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포구 ‘홍대 문화예술특구’ 지원금액과 같이 가장 적은 4000만원의 예산지원을 받았고, 특히 ‘마포구 홍대문화예술’ 특구는 많은 젊은이가 모이는 소위 ‘핫플레이스’임에도 매년 불충분한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라며 아쉬워했다. 관광체육국장은 “전체적인 예산 부족으로 인한 결과로, 향후 평가방식이나 내용을 조금 더 체계화해서 많은 지원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답변했으나, 김 의원은 “관광특구라면 세계인이 기대하고 방문하는 공간인데, 행정기관에서 예산지원 부분을 평가해서 조금씩 사탕 주는 듯 지원해서 진정한 관광특구가 활성화되겠느냐”라며 평가방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행정 실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7개 관광특구 가운데, 2021년, 2023년 최우수 등급으로 1억원을 지원받은 잠실과 달리, 홍대문화예술 특구는 작년 꼴찌에 이어 올해도 최소 예산을 지원받은 평가결과 실태에 대한 과감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 과감한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의원은 ‘관광특구 연계 콘텐츠 개발 및 운영 사업’ 과 관련해 관광특구별 홍보부스 방문자, 문화체험 참여자, 설문조사, 버스킹 인원수에 대한 추산 결과를 근거해 관광특구 간의 과도한 편차에 대해서도 지적했다.김 의원은 “버스킹 공연의 경우, 올해 최우수 등급으로 1억원 예산을 지원받은 송파구 잠실은 1회 총 10회로, 평균 250~300명이 방문했지만, 장려상으로 4000만원 예산을 지원받은 마포구 홍대문화예술 특구는 1회 평균 120~150명으로 반쪽이며, 이태원은 1회 평균 50~60명에 불과해 올해 ’이태원 관광특구 상권회복 긴급지원(2023.3~12)’사업의 효과와 대비되는 결과를 보였다”라고 한탄하며 특구별 과도한 방문객 편차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관광특구가 콘텐츠별 차별화를 목적으로 추진한다면, 지역별 특성에 따라 편차가 발생해서는 안 되며, 행감자료인 ‘관광특구 연계 콘텐츠 개발 추진결과’의 시사점에도 언급했듯이, 홍대나 이태원과 같이 공통된 콘텐츠를 가진 관광특구가 있는 만큼, 상호 연계한 프로그램 추진을 통해 관광객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으며 “각 관광특구가 뚜렷한 지역별 성격을 가질 수 있도록 특구 조성에 대한 서울시의 면밀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관광특구 요건에 맞는 기준 설정 및 자치구별 테마관광 용역 및 공모, 홍보마케팅 등을 통해 관광특구 사업추진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히며 마포홍대 레드로드 축제를 언급하며, “홍대 특구뿐만이 아니라, 마포구 내 DMC, 경의선 숲길, 월드컵공원 등과 연계한 띠 형성으로 조금 더 포괄적이고 발전적인 특구로 개발이 될 수 있도록 마포 관광벨트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김 의원은 “기업은 분석을 다 해야 대안이 나오고 성공하는 만큼, 내년부터 추진되는 ‘서울시 지역기반 관광육성계획 수립 및 추진’을 보다 세분화해 지역별 콘텐츠에 맞는 관광특구 활성화가 추진될 수 있도록 고민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포착] 위성으로도 보이는 가자지구 ‘피란 행렬’… “5만명 탈출”

    [포착] 위성으로도 보이는 가자지구 ‘피란 행렬’… “5만명 탈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북부에서 남쪽으로 피난길에 오르는 모습이 멀리 위성으로도 확인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이스라엘군(IDF)이 가자지구 북부 지역에 대한 공습과 지상 공격이 이어지면서 매일 팔레스타인인 수천 명이 파괴된 고향을 떠나 도보로 수㎞씩 이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IDF가 정한 가자지구 민간인 대피통로를 따라 이동 중으로 매일 피란민의 숫자도 늘고있다. 실제로 미국 인공위성 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가자시티 남쪽을 향하기 위해 살라아딘 도로를 따라 걷는 피란민들의 모습이 촘촘한 작은 점들로 확인된다.익명의 한 남성 피란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쟁으로 안전한 것은 아무 것도 남지않았다"면서 "일곱명이 살던 우리집은 모두 사라졌다. 옷도, 물도, 아무 것도 가져오지 못했다"며 한탄했다. 바라라는 이름의 16세 소녀도 "우리는 갈기갈기 찢어진 시체와 이스라엘 탱크 옆을 지나 무작정 걸었다"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우리를 불러 옷을 벗고 소지품을 버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피란민들은 대부분 소지품을 챙기지 못하고 이동 중으로 유일한 이동수단은 당나귀가 끄는 수레 정도다. 또한 일부 피란민들은 혹시 모를 공격을 피하기 위해 백기를 들고 신분증을 높이 들고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5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들이 북부에서 남쪽으로 대피했다"고 주장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도 지난 5일 2000명, 6일 5000명, 7일에는 1만 5000명의 피란민들이 남쪽으로 이동했으며, 이중에는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도 많아 가혹한 탈출 환경에 놓여있다고 밝혔다.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한 달을 넘어선 가운데 사상자의 숫자도 크게 늘고있다. 지난 6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까지 팔레스타인의 누적 사망자가 1만 22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중 어린이의 숫자만 4104명에 달한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번 전쟁으로 10분에 한 명씩 어린이가 사망하고 두 명씩 부상을 입고있다"고 밝혔다.
  • 정박 중 대만 어선, 무단 잠입 중국 선박에 다 털렸다 [대만은 지금]

    정박 중 대만 어선, 무단 잠입 중국 선박에 다 털렸다 [대만은 지금]

    중국의 민간 선박이 대만 부속섬 마쭈 지역 항구에 무단 잠입해 대만 어선 내 물건을 모두 훔쳐가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해협 북쪽 마쭈 지역은 중국 푸저우 연안에 있는 군도다. 7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마쭈 둥쥐 지역 다푸항에 정박 중이던 어민 차오씨의 어선에 실려 있던 물품들이 6일 새벽 모두 도난 당했다. 피해자 차오씨에 따르면, 5일 오후 5시경 중국 쾌속정이 다푸항에 접근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급히 해순서(해경)에 신고했다. 하지만 해순서의 순찰선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날 6일 오전 6시 차오씨는 출항을 앞두고 보안검색을 진행을 위해 해순서 대원들과 함께 어선을 확인하던 중 깜짝 놀랐다. 어선에 있어야 할 모터, 배터리, 연료통, 그물 등이 모두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차오씨의 배에서는 버려진 낯선 라이터가 하나 발견됐다. 그 라이터에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자가 아주 작게 적혀 있는 것이 발견돼 당국은 중국 선박의 소행임을 확인했다. 차오씨는 “배만 덩그러니 남았다. 울고 싶은데 눈물도 안 나온다”고 밝혔다. 차오 씨는 마쭈 지역 어민들은 단순해서 어선에 있는 그런 물건들을 훔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중국 선박들이 동쥐 지역 항구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오 씨는 예전에는 크고 느린 목선을 탔지만 최근에는 소형 쾌속정을 타고 마쭈 지역으로 와 고기잡이나 낚시를 한다고 했다. 이어 “해순서에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조치가 거의 취해지지 않았다”며 “중국 선박이 왔을 때 붙잡거나 추적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차오 씨는 “단순히 돈 버는 도구가 사라진 문제가 아니다. 다시 (도구를) 사고 나면 누가 나를 지켜줄 수 있느냐”며 “이러다가 우리는 더이상 살 수 없게 된다”고 한탄했다. 이 지역 거주민 린씨는 바람과 파도가 잔잔하면 중국 선박이 꼭 나타난다고 증언했다. 그는 중국 선박이 이 지역 인근에서 어망을 칠 뿐만 아니라 비교적 잠잠한 항구 내로 정박해 쉬다 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린씨가 페이스북에 차오 씨의 어선 도난 사건을 공개하자 많은 마쭈 주민들이 제각기 중국 선박의 목격담을 전하면서 대만 부속섬들은 무방비 상태라고 꼬집었다. 어떤 이는 신기하게도 중국 선박이 나타났을 때 만큼은 해순서도 해상 근무 중이 아니라고 짚으면서 한밤 중에 도난 사건이 일어날까 우려했는데, 정말로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마쭈 해순서 측은 사건을 조사 중이라면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순찰 강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오 씨가 중국 어선을 신고했을 당시 해순서 함정은 수리 중이었고, 수리를 마치자마자 저인망 어선 사건을 처리하느라 바로 신고 지역으로 가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 [서울광장] 서울상업사박물관 어떤가/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울상업사박물관 어떤가/서동철 논설위원

    서울시가 강북 도심의 세운상가 일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계획을 공표했다. 종묘에서 퇴계로를 잇는 상가와 주변을 대규모 녹지공간과 업무·주거용 건물, 문화·상업 시설로 재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상가 건물을 헐어내고 녹지화하면서 그 양쪽을 고밀도 주거·상업시설로 꾸밀 계획이다. ‘녹지생태도심’이란 표현을 앞세웠지만 낙후한 도심을 고층빌딩군(群)으로 바꾸겠다는 속내일 것이다. 도심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세운상가는 1967년 완공됐다. 개발시대의 상징이라는 긍정적 평가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으로 꼽히는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라지만 추종자 사이에서조차 세운상가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미 그의 작품 연보에서 지워졌다는 얘기도 있다. 세운상가 정비는 스카이라인을 바꾸면서 경제 활력도 크게 높일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자 할수록 오래된 역사를 보존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노력도 더욱 치열해야 한다. 지금 세운상가의 겉모습은 그저 낡아빠진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운상가와 주변의 전문업종 밀집지역은 우리 경제 발전의 역사를 함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양도성의 4대문 내부 지역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역사를 돌아보면서 조상들이 정치지상주의에 매몰돼 실사구시적 사고를 하지 않은 것을 한탄하곤 한다. 그럼에도 문화유산 보존에서조차 정치사 위주로 치달아 막상 사람이 먹고 살아간 역사에는 지극히 소홀한 모습을 보여 준다. 도성 내부지역의 문화유산 보존 실태를 보면 이런 현상은 너무나도 뚜렷하다. 조선은 한양도성을 설계하면서 정치적 권역과 경제적 권역을 분명하게 나눴다. 경복궁과 육조거리가 있는 광화문 일대가 정치 권역이라면 종로거리는 경제 권역이었다. 종로1가부터 동대문에 이르는 종로6가까지 국가가 정책적으로 조성한 육의전 거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조선은 경제와 상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고 그런 인식을 도성 조성 계획에서부터 적극 반영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오늘날 도성 내부 보존은 상업사를 외면하고 있다. 경복궁과 육조거리는 오랜 시간에 걸쳐 복원하는 작업이 오늘도 이루어진다. 하지만 종로의 경제 권역은 오히려 급격하게 파괴되고 있으니 안타깝다. 종로 초입부터 대형건물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지하에 남아 있던 육의전의 흔적도 사라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종로의 조선시대 상업 역사가 완전히 잊혀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서울시의 세운상가 재개발 계획에 주목하는 것은 조선시대 상업사를 복원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아도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종묘 건너편 세운상가 초입의 고층빌딩 계획을 두고 맞서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서울시도 초대형 공영개발에 무엇이든 문화 공간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그 저밀도 문화공간을 종묘 건너편에 자리잡게 하면 논란은 사라진다. 세운상가 재개발 과정에서 부지의 전면적 발굴조사는 불가피하다. 특히 종묘 건너편의 지하에는 당연히 육의전 유구가 남아 있을 것이다. 민간업체의 개별적 개발사업 과정에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조선시대 상업 역사의 흔적이다. 서울시의 공영개발에서도 같은 운명에 처하는 불행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종묘 건너편 세운상가 초입은 서울상업사박물관이 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지하의 육의전 유구를 그대로 전시 콘텐츠로 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박물관을 희망한다.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서울시의 의지를 드높이고 조선 상업 유적의 영구보존도 현실화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녹지공간 건너에 세운상가역사박물관이 들어서면 더더욱 좋겠다.
  • 불타오르는 러軍 최신 군함…‘외로운 싸움’ 우크라, 조선소 대규모 공습[영상]

    불타오르는 러軍 최신 군함…‘외로운 싸움’ 우크라, 조선소 대규모 공습[영상]

    지난달 벌어진 중동 분쟁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우크라이나가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크림반도 동부 항구도시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러시아군에 큰 손실을 안겼다. AFP 통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의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크림반도 동부의 항구도시 케르치에 있는 부토마 조선소를 겨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조선소를 향해 순항미사일 15발을 발사했지만, 우리 방공체계가 이중 13발을 격추했다”면서 “다만 적의 순항미사일 한 발에 피격돼 조선소에 있던 배 한 척이 손상됐다”고 밝혔다.러시아군 측은 손상된 배의 이름이나 피해 정도를 밝히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공습으로 손상된 선박이 러시아 함대의 최신 군함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미콜라 올레슈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에 따르면, 해당 조선소에는 러시아 해군의 군함 중 하나인 아스콜드가 정박해 있었다. 아스콜드함은 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칼리브르를 탑재하고 이를 대량으로 수송할 수 있는 최신 군함으로 알려져 있다. 아스콜드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이 시작된 뒤부터 자주 활용됐으며, 최근 피격당한 뒤 수리를 위해 부토마 조선소를 들어왔다가 또다시 피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공개된 영상은 부토마 조선소가 있는 케르치 해안에서 거대한 불꽃과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을 담고 있다. 또 러시아군의 방어 체계가 우크라이나군의 순항미사일을 막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를 다루는 일부 텔레그램 채널은 우크라이나군이 이번 공습에 영국이 제공한 스톰 섀도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스톰 섀도는 영국이 제공한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로, 서방국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정밀유도무기 중 사거리(250㎞이상)가 비교적 긴 미사일 중 하나로 꼽힌다.다만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포함해 러시아 항구와 군함들을 꾸준히 공격하고 있다. 군함들을 러시아 본토쪽으로 밀어내고 해상 봉쇄를 완화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해상 수출길을 되찾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외로운 싸움’ 이어가는 우크라이나, 국제사회에 관심 호소 한편,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중동으로 쏠리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하원이 최근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 패키지에서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예산안을 의결하자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5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NBC ‘미트 더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유럽, 아시아, 전 세계에 메시지를 보낸다. 우리에게 방공 시스템을 제공하고, 빌려달라. 겨울은 매우 힘든 시기”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앞서 공화당이 장악한 미 하원은 지난 2일 이스라엘에 대한 143억 달러(약 18조 7600억원) 규모의 지원 법안을 가결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당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50억 달러(약 137조7600억원) 규모 패키지 법안을 요청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피로도를 호소하는 공화당과 극우성향의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배제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안만 담은 143억 달러 규모 예산안만 통과시켰다. 젤렌스키는 최근 타임지에 “가장 무서운 것은 세계의 일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익숙해졌다는 것”이라면서 “전쟁으로 인한 피로감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미국, 그리고 유럽에서 그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지치기 시작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10번째 재방송은 못 보겠다’는 식으로 바라본다”고 한탄하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 오직 그곳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난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오직 그곳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난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루브르박물관이나 오르세미술관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오직 그곳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컬렉션과 분위기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미술관들이 있다. 미술관에서 우리는 오직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의 분위기, 오랫동안 그 공간을 보살피고 사랑해 온 사람들의 온기, 그리고 무언가 나만의 소중한 기억을 아로새길 수 있는 뜻밖의 스토리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갑자기 등장해 춤추는 무용수들자유로운 관람객과 아름다운 조화 나에게 뜻밖의 소중한 추억을 안겨 준 첫 번째 미술관은 바로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이다. 갑자기 댄서들이 미술관을 점령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나는 보스턴에서 그런 멋진 장면을 보았다.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의 정원에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무용수들이 갑자기 등장했다. 나는 그때 이 미술관의 걸작들이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무척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1990년 3월 18일 경찰로 위장한 강도들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에 침입해 렘브란트, 베르메르, 마네의 걸작을 무려 13점이나 훔쳤고, 약 2억 달러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 모조리 사라졌다. 도난당한 그림이 무려 30여년째 행방이 묘연하다니. 이 사실에 깜짝 놀란 상태인데, 갑자기 무용수들이 나타나 군무를 추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무용수들의 등장을 지켜보았기에 더욱 놀랐다. 이런 난데없는 아름다움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느닷없이 어디서 천사가 나타난 것처럼 무용수들이 등장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풀나풀 가벼운 춤이 아니라 아주 진지하고 차분하고 고요한 춤, 마치 명상이나 수행을 닮은 듯한 춤이었다. 관람객들에게 ‘뭘 어떻게 하라’는 지시 사항이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저마다 자유로웠다. 그림을 계속 보면서 공연을 힐끔힐끔 봐도 되고, 공연에 몰입해 잠시 그림 관람을 쉬어도 됐다. 심지어 나와 함께 간 꼬마 소녀는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자신의 꿈에 도취해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소녀와 도난당한 그림을 떠올리며 한탄하는 한 여자와 누가 뭐래도 아름답게 누가 뭐래도 우아하게 춤을 추고 있는 댄서의 이 의도치 않은 조화로움이라니. 나는 이 공연 때문에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만 같았다. 미술관은 바로 이런 뜻밖의 우연한 사건들이 아름답게 포개어지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예상을 뛰어넘은 공연이 펼쳐지고, 미술과 음악과 춤이 한데 모여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관람객들에게 아무런 행동의 제약도 가하지 않으면서 당신이 있고 싶은 모습대로 최대한 오래오래 있어도 되는 그런 공간, 그곳이 바로 미술관이 될 수도 있다.켈빈 그로브 미술관기도실 같은 아늑함 속 내걸린 예수숨막히는 아름다움의 세계로 초대 두 번째 장소는 바로 글래스고에 있는 켈빈 그로브 미술관이다. 이곳에서 나는 마치 아늑한 기도실처럼 만들어진 아름다운 장소를 만났다. 살바도르 달리의 ‘십자가’에 매달린 성 요한의 ‘그리스도’를 감상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홀이 하나 있다. 이 작은 홀에 들어가면 누구라도 이 그림과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그런 아늑한 장소. 이 그림 앞에서는 왠지 명상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명상을 시작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이 그림과 오래오래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염없이 벤치에 앉아 있었다. 하느님의 눈에 비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은 어땠을까. 아, 하느님은 예수를 잠깐이나마 외면하신 것이 아니었구나. 하느님은 예수를 보고 있었구나. 그가 고통받는 것을 보고 계셨구나.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닌데, 왜 이 그림에 매혹되는 것일까. 지금까지 흔히 보아 왔던 예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예수이면서도 예수가 아닌 것 같은 낯선 느낌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그 주제가 무엇이 파악하기도 전에 먼저 덮치는 순수한 느낌은 바로 밑도 끝도 없는 아름다움의 물결이다. 이 그리움의 아름다움은 해일처럼 갑자기 덮쳐 온다. 밀레의 ‘만종’처럼 천천히 스며드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모네의 ‘수련’처럼 마음 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고요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이 그림의 아름다움은 관람자를 난데없이 공격하듯 그 아름다움으로 보는 사람을 난폭하게 습격한다. 이 숨 막히는 아름다움은 샤갈의 그림처럼 포근하고 달콤한 느낌이 아니라 공격적이고 난데없으며 찌르는 듯한 아픔을 남기는 아름다움이다. 이 찌르는 듯한 아픔은 역설적으로 예수의 ‘상처 없는 몸’에서 우러나온다. 우리가 너무도 익히 보아 온 예수와 달리 이 그림 속의 예수는 아무런 상처나 흠 없이 완벽하다. 예수를 하늘에서 부감 샷으로 내려다보는 그림은 기존의 종교화와 전혀 다른 접근이 아닌가. 게다가 살바도르 달리의 예수는 성경책에 나오는 ‘성스러운 예수’라기보다는 톱모델이나 록스타처럼 자신의 아름다움을 세상 앞에 거침없이 보여 준다. 내 몸은 이토록 아름다우니 이 아름다움의 빛을 마음껏 들이마시라고 속삭이는 듯한 예수의 몸이라니. 그 속에 많은 말들을 감추고 있는 신비롭고 성스러운 이미지가 아니라 나는 이 몸을 통해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는 듯 거침없고 솔직하다 못해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아름다움으로 관객에게 어필한다. 이 그림의 낯선 매혹의 뿌리는 예수의 ‘아름다운 육체’에서 우러나온다. 우리는 예수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아름다운 남자’로 묘사한 그림을 처음 본 것이다. 이 그림 속의 예수는 상처 하나 없이 매끄럽고 고운 피부를 지니고 있다. 십자가에 매달려는 있으나 못 박혀 피 흐르는 자국이 없다. 그는 우리가 익히 보아 온 ‘상처받은 예수’가 아니라 그야말로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예수, 무적의 예수, 그 무엇에도 상처받지 않은 예수로 재림한다.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어쩌면 고난받는 예수의 이미지에 가려 진짜 예수의 영혼은 이렇게 그 모든 가혹한 공격에도 절대 상처받지 않았음을 우리는 간파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나는 이 그림의 아름다움이 단지 색채나 형태의 아름다움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 아름다움은 주제의 전복에서 우러나온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예수의 의미를 완전히 정반대로 비틀어 버리는 전복적인 예수. 그것은 바로 상처 입지 않은 예수. 고통받지 않는 예수, 그 어떤 비난과 모욕 속에서도 결코 자신의 빛을 잃지 않는 예수였던 것이다. 너무나도 부드럽고 탄력 넘치는 머릿결과 건강미 넘치는 탄탄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 한없이 매혹적인 예수. 그것은 우리 모두 미처 깨닫지 못한, 그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절대 망가지지 않은 예수의 온전한 모습이었다. 나는 이런 그림에 매혹된다. 전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초대장 같은 그림. 이 그림이 아니었다면 결코 느껴 보지 못했을 세계를 향한 싱그러운 초대장, 연인의 손짓 같은 환한 미소로 우리를 낯선 세계로 이끌어 가는 달콤한 유혹의 미술관이 내 마음속에 둥지를 튼다.론다니니 피에타 박물관미켈란젤로의 미완성작 ‘피에타’위대한 예술가 ‘첫 마음’에 압도돼 세 번째 장소는 밀라노의 론다니니 피에타 박물관이다. 거대한 메인 홀 자체가 미켈란젤로의 걸작 ‘론다니니의 피에타’(1564) 오직 한 작품을 위해 존재한다. 론다니니의 피에타는 내가 본 그 수많은 피에타들 중에서도 가장 마음 깊숙이 각인된 피에타다. 미완성이기에 더욱 아련한 모호함의 이미지를 남기는 작품이고, 미완성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 완성된 듯한 느낌,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느낌에 압도된다. 너와 나의 경계가 흐려지는 듯한 이 작품 앞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이 작품을 통해 미켈란젤로는 마침내 ‘예술가의 첫 마음’으로 돌아간 것이 아닐까. 젊었을 때 이미 위대한 대가의 반열에 든 백전노장의 ‘첫 마음’은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다. 다 필요 없어, 오직 죽어 가는 존재에 대한 멈출 수 없는 사랑만이 인생에서 소중한 거야. 마리아, 이 아름다운 어머니를 봐. 아들이 이미 죽었는데도 아들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못하잖아. 그 모든 위대한 작업을 뒤로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대리석 조각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작업에 집중해 보자고 마음먹었을 그의 형형한 눈빛이 떠오른다. “나는 대리석에서 천사를 보았고, 천사가 풀려날 때까지 조각했다.” 예술가는 대리석 속에 갇힌 천사를 발견할 줄 아는 눈을 지닌 자이고, 그 천사가 마침내 온전히 풀려날 때까지 조각을 멈추지 않는 존재이니. 그러나 이 대리석 속의 천사는 완전히 풀려나지 못했다. 바로 그 ‘아직 다 풀려나지 않음’ 때문에 우리 마음을 이토록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사랑은 결코 멈출 수 없는 것이기에. 나는 이 작품을 통해 바라본다. 대리석의 속박에서 아직 완전히 풀려나지 못했기에 우리가 풀어 줘야 하는 천사를. 육체적으로는 죽어 가고 있지만 영적으로는 다시 태어나고 있는 예수를. 마치 자신이 영원히 끌어안고 있으면 아들이 금방이라도 살아날 것 같은, 그 실낱같은 기대를 멈출 수 없는 어머니의 마음을. 부축하려는 어머니와 부축당하는 아들의 경계가 흐려지는 느낌, 누가 누구에게 기대고 있는 것인지, 누가 누구를 구해 주려 하는 것인지, 그 모든 ‘너와 나’의 경계가 흐려지는 느낌이 가슴을 울린다. 어머니는 필사적이다. 마치 고통받는 아들을 다시 자궁 속으로 집어넣어 영원히 상처받지 않는 안식처로 이끌려는 것처럼. 두 사람은 서로에게 완전히 녹아들어 이제 어머니와 아들의 경계조차 사라져 가는 듯하다. 자식의 고통을 어떻게든 멈춰 주고 싶은 어미의 마음, 그러나 나는 괜찮다며 그런 어머니를 업고 가려는 듯 몸부림치는 예수의 마음은 이제 비로소 하나로 엉키어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사랑은 마침내 ‘나’라는 울타리를 완전히 허물어 버리는 목숨을 건 도약이기에. 고통받는 존재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사랑, 이미 죽어 간 존재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사랑으로 오늘도 울고 있는 당신이야말로 또 하나의 피에타일지니. 그토록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 존재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지니. 문학평론가·작가
  • “R&D 예산 논란, 임계점에 이른 과학기술시스템 혁신의 계기 돼야”

    “R&D 예산 논란, 임계점에 이른 과학기술시스템 혁신의 계기 돼야”

    윤태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기초과학’ ‘전략적 R&D’ 구분 지원예측 가능하고 다양한 연구 보장을AI 활용 신약 개발 기회도 잡아야 민옥기 한국전자통신연 연구소장‘단기연구중심과제’ 단기 성과 집착시대 변화 맞춰 예산 체계 바꾸고‘공공의 선’·‘미래원천 기술’ 집중해야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잦은 리더 교체 등 연구 환경 불리인구 감소에 외국인 충원 불가피반도체 등 산업별 혁신 기반 조성을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소수에게만 허용되던 신약 개발의 문이 넓어지고 제조업이 새 혁신 기회를 찾는 전기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노벨상을 향했던 막연한 열망들이 연구의 다양성을 키우자는 인식으로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아시아·유럽에서 과학을 하려고 한국에 온 유학생들이 단기 비자 때문에 좌절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33년 만에 처음으로 차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 정부 조치는 향후 과학계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돌연한 예산 삭감에 이직 준비를 한다는 연구원이 등장하고 R&D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한탄이 나오는 와중이지만, 한편에선 국가 R&D 지원체계 변화가 당장 필요하다는 성찰이 시작됐다. 신구 산업의 발전적 조화, 기초과학 육성 전략 수정, 인구구조에 맞춘 연구인력 재배치 등 예산이 증액될 때는 시급하지 않았던 중장기 과제를 다룰 적기란 뜻이다. 생물물리학 연구로 2021년 리더 연구자로 선정돼 신약개발 연구 중인 윤태영(47)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반도체 삼국지’의 저자인 권석준(44)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 AI 연구를 이끄는 민옥기(58)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초지능창의연구소장이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한 좌담회에서 본격적으로 혁신의 방향을 모색했다. 좌담회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홍희경 기획취재부장의 진행으로 열렸다.-지난 6월 R&D 예산안 삭감이 급하게 추진돼 과학계 충격이 더 큰 것 같다. 권 교수 최근 2년 동안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지원, 전염병 관련 예산 책정 등의 이유로 R&D 예산이 크게 늘었다. 그런 사정을 감안해도 IMF 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증액됐던 예산이 삭감되면서 충격이 컸다. 현장에선 학문후속세대 육성이 어려워질 것이란 걱정도 크다. 민 소장 예산이 대폭 깎인 과제 중에는 ‘연구개발 100선’에 꼽혔던 우수 연구도 있다. 이런 점이 연구자들의 마음에 더 큰 상처를 남겼다. 젊은 연구원들은 이직해야 하는지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윤 교수 R&D 예산이라는 과학 정책을 다룰 때 과학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R&D를 크게 ‘기초과학’과 ‘전략적 R&D’로 나눌 수 있는데,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선 적은 예산을 골고루 연구자들에게 지원하는 게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기초과학 분야 어느 연구에서 성과가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연구의 다양성을 확보해 저변을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 정책인 WCU(월드클래스유니버시티)는 이 정책의 일환으로 서울대가 초빙한 석학의 수업을 들은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때는 상상하기 어려운 성과였다. -내년 R&D 예산이 삭감된 건 사실이지만 정부 역시 삭감보다는 예산 구조조정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국가 R&D 예산은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밝혔다. 민 소장 기술과 시대 변화에 맞춰 R&D 예산 체계를 바꿔야 할 필요가 없지는 않았다. 연구기관이 R&D 과제를 경쟁 수주하게 한 단기연구중심과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파편화돼 있는 단기 과제에 맞춰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하는 풍토가 됐다. 단기 프로젝트별로 성과를 평가하는 이런 풍토가 한국의 R&D 역량을 낮춘다고 지적해도 20여년 동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권 교수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한국 연구진에게 불리한 환경들이 있다. 정부 출연 연구원을 이끄는 원장의 임기가 3년, 연임을 해도 6년에 묶여 있다. 일본과 미국에선 정치적 리더십에 관계없이 10년 이상 연구원의 리더십이 유지된다. 미국의 연구중심대학 학과장 중에는 10~20년 동안 직을 유지하기도 한다. 연구용 장비 구입 예산을 즉시 지급받지 못하는 예산 체계도 안타깝다. 장비 구입이 지체되는 2~3년 동안 해외의 경쟁 연구자가 머릿속으로 구상만 하던 본인의 연구를 수행해 논문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는 건 괴로운 일이다. 윤 교수 2021년 리더 연구자로 선정된 이후 9년 동안 안정적으로 연구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990년대 말부터 운영된 이 정책 프로그램 덕분에 예측 가능성을 갖추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감사하다. 기초과학을 키워 성과를 내고 싶다면 예측 가능하며 다양한 연구를 보장하는 체계를 먼저 갖춰야 한다. 권 교수 연구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건 일본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일본 노벨상 수상자 중에는 국립대 교수들이 많다. 국립대 교수들만 받을 수 있는 연구비 지원 제도가 있어서다. 우리 시각으로 보면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제도이지만 일단 연구를 시작하면 몇십 년 정도 꾸준히 할 수 있는 환경이 노벨상급 연구 역량을 키워 준 것이다. 일본에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고 부러워하는데, 이는 일본이 도쿄올림픽 개최 이후 기초과학을 키우는 쪽으로 연구비 지원 제도를 전환시킨 것이 계기가 됐다. -기존 주요 R&D 사업의 추진 절차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경험 때문에 R&D 예산 증액 동력이 떨어진 것은 아닐까. 권 교수 오랜 기간 전략적 R&D 위주로 ‘패스트 팔로어’ 정책을 펴서 국가 기술력을 끌어올린 경험을 지닌 정부가 기초과학 분야에도 크게 투자하면 성과가 날 것으로 믿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기초과학의 성과를 이루기까진 복합적인 요인들이 갖춰져야 한다. 인구구조만 봐도 지금까지 연구를 수행하던 한국의 젊은 연구자들은 감소하고 외국 연구자 충원은 불가피한데 이로 인해 연구 분야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한편으론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기존에 없던 연구 기회들을 빠르게 만들고 있다. 지금이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숙으로의 변화, 양질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기존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 체계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얘기다. 민 소장 AI 분야에서도 한국이 새롭게 집중해야 할 연구과제들이 빠르게 쌓이고 있으며 이 과제들 속에 ‘퍼스트 무버’의 길이 있다. AI 공개모델만 해도 최근 ETRI가 적정 사이즈의 모델을 개발해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 모델에 자체 보유 데이터를 결합해 초격차 혁신 R&D를 수행할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윤 교수 AI 응용을 통해 신약 개발 분야 역시 중요한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긴 시간 신약 개발 역량은 큰 연구소나 제약회사에서 소수의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노력을 해 얻을 수 있다고 여겼었는데, AI를 활용하면서 신약 개발의 기회가 한국의 연구소로도 확대될 수 있었다. 권 교수 기술적으로 새 전기를 맞이하기는 반도체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제조업 강국인 한국으로서는 반도체 산업에서 계속 우위를 점해야 할 과제와 동시에 반도체 산업을 제조업의 후방산업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산업 부문별로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 산업별로 맞춤형 혁신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민 소장 양질 전환에 본격 착수한다면 국가 R&D에서 집중해야 할 ‘공공의 선’에 대해서도 숙고해야겠다. 이미 시장이 형성된 산업을 활성화하는 분야에서 국가 R&D의 역할이 과거처럼 크지 않다. 민간 투자가 어려운 미래원천 R&D 등 공공의 선을 증진시키는 기술에 국가가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겠다.
  • “무기 줘도 싸울 사람이 없다”…3차대전 경고한 젤렌스키의 외로운 싸움

    “무기 줘도 싸울 사람이 없다”…3차대전 경고한 젤렌스키의 외로운 싸움

    개전 후 두 번째 겨울을 앞두고 터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 세계의 관심이 키이우에서 가자지구로 옮겨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제 러시아는 물론 ‘무관심’과도 싸워야 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마음은 분주하기만 한데, 정작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파열음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9월 워싱턴을 방문하고 귀국하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동행해 그와 참모진의 이야기를 듣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을 가늠하는 내용을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개전 20개월…“전쟁에 익숙해진 세계, 피로감 파도처럼”“우크라서 이스라엘, 아시아로 3차대전 확전 가능성” 지난 9월 21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또 한 번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 작년과 같은 환대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워싱턴 정가의 태도는 냉랭했다. 지난해 12월 젤렌스키 방미 당시 미국 상하원은 대대적인 합동 연설을 마련하고, 기립박수를 보내며 우크라이나를 향한 초당적 지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지난해와 달리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연설 요청을 거부했고, 젤렌스키는 의회 연설 대신 백악관 회담에 앞서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지원을 호소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젤렌스키 보좌관들은 그를 폭스뉴스에 출연시키고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를 주선하려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타임지 표현을 빌리자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당시 미국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인한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우려로 긴장감이 돌 때였다. 씁쓸한 귀국길에 오른 젤렌스키를 두고 한 측근은 그가 서방 동맹국들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에서 승리할 수단은 없이 그저 살아남을 정도의 수단만을 준 채로 그를 내버려둔다는 읍소였다. 젤렌스키도 “가장 무서운 것은 세계의 일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익숙해졌다는 것”이라고 타임지에 말했다. 개전 후 20개월, 이미 수만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은 여전히 러시아 점령 하에 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로 미국과 유럽 등 서방 동맹국 사이에는 피로감이 번지고 있다. 젤렌스키는 “전쟁으로 인한 피로감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미국, 그리고 유럽에서 그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지치기 시작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10번째 재방송은 못 보겠다’는 식으로 바라본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나만큼 우리의 승리를 신뢰하는 사람이 없다. 누구도”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을 저지하지 못하면, 전쟁이 국경 너머로 확대될 것이라며 “너무 늦기 전에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멈추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젤렌스키는 “제3차 세계대전이 우크라이나에서 시작돼 이스라엘에서 계속되고, 그곳에서 아시아로 옮겨가 어느 곳에선가 격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앞서 워싱턴 방문 당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10년 안에 3차 대전이 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대반격 성과 두고 파열음“참호에 앉아있기만” vs “무기도 병력도 없다” 그러나 더딘 반격 속도와 막대한 손실은 젤렌스키가 동맹국에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설득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타임지는 실제 미국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몇 달째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젤렌스키의 방미는 불씨를 되살리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방미 직후 로이터 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41%만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찬성한다.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시작된 6월 65%였던 것에서 대폭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측근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전략 변경이 있을 것이며, 대통령 참모진 역시 대대적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타임지에 귀띔했다. 일부는 성과가 미미한 대반격의 책임을 확실히 하기 위해 고위 장성과 함께 최소 한 명의 장관이 해고되어야 할 것이라고 언질을 줬다. 일부 대통령실 관리들 사이에선 일선 지휘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일선 지휘관들이 진격 명령에 난색을 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참호에 앉아 방어선을 유지하기만 바랄 뿐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타임지가 접촉한 현지 고위급 군 장교는 대통령실의 이런 주장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일례로 10월 초 정치 지도부는 러시아가 10년 동안 맹렬히 방어해온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략적 전초기지인 도네츠크주의 호를리우카시 탈환 작전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답 대신 병력도 무기도 없는데 어떻게 탈환하느냐는 푸념 섞인 의문만이 제기됐다”고 했다. 타임지는 실제 우크라이나군 일부 부대에선 무기나 탄약보다 병력 부족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전했다. 젤렌스키의 측근 중 한명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약속한 모든 무기를 가지고 온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사용할 병력이 없다”고 한탄했다. “병력 부족 심각…우크라군 평균 연령 43세”“뇌물, 허위 의료진단으로 징집 회피” 우크라이나는 공식 사상자 수 공개를 꺼리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의 추산에 따르면 전쟁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사망자’는 벌써 10만명을 넘어섰다. 우크라이나도 병력 부족으로 예비군을 동원하면서 군인의 평균 연령이 43세로 올라갔다. 우크라이나의 예비전력인 향토방위군(TDF)은 전면전 첫 10일간 10만명의 신병을 모집했다. 이런 대규모 동원은 전쟁을 몇 달 안에 끝낼 수 있다는 일부 고위 관리들의 낙관적 예측에 부분적으로 힘입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뇌물을 주거나 허위 의료진단으로 징집을 회피하는 사람이 늘면서 소셜미디어(SNS)에는 기차와 버스에서 무작위로 남성을 끌어내 전선으로 보낸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징집 과정에서 드러난 우크라이나의 부정부패에 젤렌스키는 지난 8월 11일 전국 모든 지역의 징병 사무소 책임자를 해고하며 부패 척결 의지를 드러냈다. 타임지가 접촉한 고위급 군 장성은 그러나 이런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책임자가 없으니 징집 중단 위기가 발생했고, 공무원들은 해고된 자리를 채우기 꺼려했다고 했다. 그는 “누가 ‘부패’ 딱지를 등에 달고 싶겠느냐”고 일침했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도둑질”만연한 부정부패, 머뭇거린 젤렌스키 이런 징집 회피, 나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사기 저하의 배경으로 타임지는 우크라이나 국방부를 비롯한 지도부의 부정부패를 들었다. 미국 등 서방 동맹국의 압력에 따라 젤렌스키는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의지와 달리 숙청의 칼날은 무뎠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젤렌스키는 지난 2월 올렉시 레즈니코프 장관 등 국방부의 비리 사실을 인지했지만 6개월 넘게 머뭇거렸다. 이에 전쟁에 동원된 병사들은 레즈니코프 장관의 부패에 대한 저속한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젤렌스키는 미국 방문을 20여일 앞둔 지난 9월 3일에야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레즈니코프 장관을 공식 해임했다. 미국에서조차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수석보좌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10월 초 타임지에 ‘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사람들은 내일이 없는 것처럼 도둑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숙청’ 실현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탓에, 국방장관 해임에도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부정부패 들먹이며 원조 실패 가리기 옳지 않아” 젤렌스키도 부정부패가 심각해 군의 사기 및 동맹국과의 관계에 위협이 될 정도라는 것을 인정했다. 아울러 부패와의 싸움이 본인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몇몇 동맹국에게는 이런 부정부패를 과장할 동기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재정적 지원 중단 빌미로 부정부패를 부풀려 이용할 수 있다는 거였다. 젤렌스키는 “부정부패와 관련한 비난을 던짐으로써 그들 동맹국이 우크라이나를 돕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타임지는 젤렌스키의 경제 및 에너지 정책 부문 최고 고문인 로스티슬라우 수르마의 부패 스캔들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의 부정부패가 과장된 것만은 아님을 에둘러 지적했다. 전쟁 20개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세계의 ‘무관심’과도 싸워야 하는 우크라 엎친 데 덮친 격, 이스라엘 전쟁까지 터지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부정부패는 물론 이제 세계의 ‘무관심’과도 싸워야 할 처지다. 이스라엘 전쟁 발발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언론의 초점은 빠르게 가자지구로 옮겨갔다. 지난 9일 테이블에 둘러앉은 젤렌스키와 측근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니나 다를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0일 의회에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방위에 각각 610억 달러(약 83조원)와 140억 달러(19조원), 미국-멕시코 국경 강화에 140억 달러(19조원), 기타 인도적 지원에 100억 달러, 인도·태평양 안보에 20억 달러 등 총 1050억 달러(약 142조원)의 ‘패키지 예산안’ 승인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편성된 예산이 결코 적지 않지만, 독립이 아닌 패키지 지원이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워싱턴의 회의적 시각을 드러난다고 타임지는 평가했다. 젤렌스키도 “백악관은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돕는 데 전념하고 있지만, 바이든의 손이 공화당의 반대에 묶여 있는 것 같다”고 타임지에 말했다. 심지어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은 2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지원 예산안이 곧 하원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도 함께 처리하길 요청했으나, 하원의 ‘핀셋 지원’ 결정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은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전 후 두 번째 혹독한 겨울 노리는 러시아“메시아적 신념, 새로운 노력 손상” 일부 참모 불만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두 번째 혹독한 겨울을 노리고 있다. 러시아는 작년 겨울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하면서 추위를 무기삼아 민간인 피해를 강요하려는 모양새다. 발전소와 전력망이 손상되면 추운 겨울 우크라이나는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문제 담당 고위 관리 세 명은 “올 겨울 정전은 더 심해질 것이며 여론도 관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관리는 “작년 겨울 우크라이나 대중은 러시아인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우리를 비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들은 겨울 추위가 진격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할 것이며, 최소 봄까지 최전선을 고립시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6월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이제 남은 시간은 약 한달여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참모진 일부는 우크라이나의 궁극적 승리에 대한 젤렌스키의 메시아적 신념과 완고함이 평화협상 등 새로운 전략, 새로운 메시지를 제시하려는 노력을 손상시켰다고도 푸념했다. 젤렌스키의 외로운 싸움“협상은 미래 세대에 상처, 동결분쟁은 패전” 그래도 젤렌스키의 신념은 변하지 않았다. 싸움을 포기하거나 평화를 구걸할 생각은 없다. “협상은 미래 세대에 상처를 물려주는 것”이라는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 젤렌스키는 “협상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쟁을 마무리 짓고 싶어하는 우크라이나 안팎의 사람들을 진정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다. 우리에게는 폭발적인 힘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협정으로는) 폭발을 지연시킬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나에게 있어서 동결분쟁은 패전을 의미한다”고 일축했다. 동결 분쟁은 군사적 대치 상황 자체는 지속되지만 직접적 교전은 중단된 상태를 의미한다. 6·25 전쟁 이후의 한반도와 인도·파키스탄·중국 접경지인 카슈미르 지역 등지가 대표적 동결 분쟁 지역으로 꼽힌다. 젤렌스키는 한국식 동결 분쟁 시나리오가 거론될 때마다 불가 의사를 명확히 밝혀왔다. 지난 6월 영국 BBC와의 인터뷰 때는 “반격이 얼마나 진전되든 간에 우리는 동결 분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동결 분쟁)은 결국 전쟁이고 우크라이나에 가망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타임지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항전 의지도 여전하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국민도 대부분 평화협상 움직임을 거부할 태세며, 특히 점령된 영토의 포기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방식으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변화도 꾀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에 따라 서방 무기가 고갈될 수 있다는 한계를 인식, 러시아 보급로와 지휘센터, 탄약고를 공격하기 위한 자체 드론과 미사일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침공 초기 ‘인류애’에 기대기만 해도 됐던 젤렌스키의 임무는 이처럼 훨씬 더 복잡해졌다. 앞으로는 해외 순방이나 해외 정상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이 그들의 국익에 부합하며, 바이든의 표현대로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설득해야 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우크라이나 패키지 지원 방침을 발표하면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 안보에 일정한 배당금을 줄 현명한 투자”라고 말한 바 있다.일단 젤렌스키는 개전 후 두 번째 겨울은 물론 그 너머까지 계속 버티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여전히 생각한다.그는 “나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인해 지치는 것을 스스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내심 지쳤다 생각할지라도, 다수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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