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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총리 오가며 화해악수 하건만/휴전선에 침투조 격멸 초연이…

    ◎북한의 무장3인조 사살 백골부대에 가다/포착→감시→소탕 긴박의 12시간/철저한 위장장비엔 분노 일고 【철원=김원홍기자】 울창한 아카시아 숲속에서 흘러오는 터질것 같은 긴장감은 우리가 이미 사라져 버린 냉전시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음을 실감케한다. 따가운 햇빛이 내리쬐는 중부전선 백골부대의 광활한 민들레 들판.북한 무장침투조와 아군수색대간에 벌어졌던 난사전을 모르는듯 휘감아 흐르는 한탄강이 한가롭다.하지만 철책을 경비하는 우리국군사병의 긴장된 얼굴에서 22일 낮에 벌어졌던 혈전의 흔적이 느껴진다. 『바로 저 민들레들판 중앙 소나무 숲사이로 헌군복을 입은 무장침투조 3명이 잠복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백골부대 최상호하사는 무장침투조의 발견경위를 설명하며 침투지점을 가리켰다. 최하사는 『침투조들이 고도의 전술훈련을 받아 그들을 섬멸하는데 다소의 시간이 걸렸고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당시의 긴박한 교전상황을 설명했다. 남방한계선 남쪽 백골부대 연병장에는 교전끝에 사살된 북한 무장침투조 3명의 시체 사진이 진열돼 있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들은 국군으로 위장하기 위한듯 낡은 군복차림에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었다. 모두 북한 위정자들의 시대착오적인 적화통일 전략의 희생자들이라는 생각이 보는 사람을 우울케 했다. 연대장 이용석대령은 『북한이 남북대화를 하면서도 휴전선에 무장 간첩을 남파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관계자들은 이번에 북한이 무장침투조를 투입한것은 국군의 경계태세 시험과 후방 교란을 목적으로 한것같다고 분석했다. 70년대초 남북대화가 처음 시작되어 온겨레가 한반도평화의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 휴전선 곳곳에 땅굴을 팠던 그들의 이중성이 새삼 뇌리를 스쳤다. 무장침투조가 휴대한 소총과 권총·수류탄·탄약 등은 모두 68개 품목 5백여점이 넘었다. 한국에서는 약20여년전에 유행했던 일제 세이코시계와 아사히 펜탁스 카메라 등도 눈에 띄였고 탄약함에 든 말린 쌀과 조잡한 초콜릿과 밀크 캐러멜·속옷·양말 등도 있었다. 북한 군사당국자들의 무모한 도발 책동의 현장에서 기자는 분노와 배신감 이전에 놀라움과 슬픔을 함께 느꼈다. 남북기본합의서 제4조에는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을 파괴,전복하려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아니한다」고 합의해 놓고 무장침투를 시키는 의도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우리측 군사대표단들이 군축이나 군비통제이전에 신뢰구축과 투명성 보장을 요구한것도 북한의 예측할 수 없는 도전성 때문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골부대장 구태도소장은 『남북의 총리가 서울과 평양을 서로 교환방문하면서 남북대화가 진행되고 있어도 휴전선일대의 확성기방송과 대남비방방송은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경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유행성출혈열/“예방외엔 치료법 없다”/전문가에 들어본 대응책

    ◎야외서 피부노출 금물… 백신접종 필수 한국형 유행성출혈열환자발생수가 기존의 보사부통계보다 10∼20배이상 높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지금이 유행성출혈열 발병시기여서 더욱 경각심을 높여주고 있다. 유행성출혈열을 발병시키는 한탄바이러스의 발견자인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이호왕교수는 『이 질환은 공기중 먼지등을 통해 호흡기로 전염되기 때문에 치료법이 없는 상태』라며 『기존의 예방책으로 제시되는 야외에서 먼지를 내지 않으며 함부로 풀밭에 눕지않는 것 등은 참고사항에 불과할 뿐 근치는 어려우므로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힌다. 5∼6월의 모내기철이나 10∼11월 추수기에 주로 발병하는 이 질환은 사람의 혈관계에 광범위하게 침범,여러 기관의 기능장애를 초래하며 원발성 쇼크,패혈증,뇌졸중및 신장·심장·뇌하수체 이상으로 사망하는,치사율이 7%이상 되는 법정전염병이다. 쥐의 배설물에 섞여있던 한탄바이러스가 공기중 먼지를 통해 상처난 부위나 인체의 호흡기로 감염되면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감기와 비슷한 초기증세를 보인다. 이어 갑자기 고열·두통·오한·전신무력감·근육통등이 계속되다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떨어지는 저혈압기를 거쳐 소변이 갑자기 줄어 급성신부전증이 나타나는 핍뇨기와 많은 소변을 배출하는 이뇨기로 진전되는 것이 특징. 진단은 초기 임상적 특징이 렙토스피라·쓰쓰가무시병 등의 급성출혈성질환과 비슷해 번거롭고 까다롭긴 하지만 혈청학적 진단 방법으로만 확진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근치할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무엇보다 조기진단·예방이 중요하며 환자발생시에는 신속히 입원시켜 안정을 취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에서 풀등과 접촉할때 장갑·장화등의 보호대 착용 ▲들이나 잔디밭에 함부로 눕거나 옷을 벗어놓지 말것▲야외활동후 귀가시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몸을 깨끗이 씻으며▲의심나는 증상을 발견하면 전문의료기관에서 진단및 치료를 받는 것 등이다. 보다 근본적인 예방법은 예방주사를 접종받는 것.예방접종은 1개월 간격으로 2회 맞아야 한다.
  • 교육주간을 맞으며(사설)

    40회 교육주간을 맞는다.전국의 선생님들의 모임이며 교육주간행사의 주역이기도 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올해의 교육주간을 『교육 바로세우기 운동』으로 정하고 있다.당면한 교육위기를 극복하기위해 가정과 학교·사회가 연대적 노력을 기울이기를 결의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오늘날 『교육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말에는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누구나 입만 열면 『병들대로 병든 교육』과 『황폐할 대로 황폐한 우리교육』을 한탄한다.정보화사회로 일컬어지는 미래의 사회는 포화의 전쟁보다도 더 치열한 교육전쟁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대로 두어서는 안될』상태의 교육을 한탄만 하고있다는 것은 참으로 걱정스런 일이다.이런 시점에 맞는 교육주간에 교총이 『교육 바로세우기운동의 원년』을 선포하며 교육개혁 공동체형성의 의지를 다지는 것은 매우 타당한 일이라고 할수있다. 국제화하고 과학화하고 정보화·다양화하는 미래의 세계에는 사람자원만이 힘을 지닌다.더구나 우리나라처럼 부존자원이라곤 없는 나라가 경쟁의 미래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육력으로만 앞날을 헤쳐갈수가 있다. 유년기가 시작되기 무섭게 「고달픈 학생시절」로 들어서는 어린이,경제발전의 신화속에서도 여전히 가장 가난한 학교,왜곡된 교육열로 기형이 되어가는 학부모의 교육관,후퇴해가는 교육의 질,불도덕한 것의 집결체처럼 타락해가는 교직부조리등 열거하자면 한도 없는 이 모든 것에서 바로세워져야 한다. 이런 일이 교사들에게만 책임이 있고 교직자들의 노력만으로 고쳐질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그러나 「교육개혁 공동체」의 형성을 주도할 책임과 사명은 교직자들에게 있다.그들은 교직을 선택한 그 순간에 그 사명과 책임을 수렴하고 각오한 사람들이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은 교육계가 주동이 되어 노고를 다해야 한다.그 중에서도 최소한도 교육자가 도덕적으로 타락해가고 있다는 혐응에서만은 벗어나야 한다.이 운동의 최초의 가시적 효과가 이 부문에서 확실하게 보여지기만 한다면 「바로세우기」의 성과는 신뢰를 받게될 것이다.또한 이 운동은 교육현장과 그 주역들이 안으로부터,아래로부터 착실히 벌여와야 한다. 그렇게 움트고 익어가는 기운을 북돋는 일을 소리없이 거들어야 하는 것이 교육당국이 할일이다.그러기위해서는 이미 제정된 교육관계법이 새로운 마찰과 갈등의 빌미를 만들도록 하는 것은 슬기롭지 못한 일이다.교원지위법의 교섭,협의에 관한 항목은 원래의 안을 살려나가는 것이 온당한 일이라고 할수있다.1천2백만 2세의 정신적 교화를 책임진 전문인력이 정부와 갈등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 매우 유감스런 결과를 부를수도 있다. 교직을 선택한 사람들은 적어도 세속적인 영화나 호강을 꿈꾸며 출발한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그렇다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며 천직을 수행하는 「선생님」들이 가난에 시달리느라고 도덕적 위기를 시험받아가며 가난하게 산다는 것은 사회가 책임지고 풀어야 할 숙제다.학부모를 포함한 나라와 사회가 함께 풀어야 교육은 진정으로 바로 세워진다.올해의 교육주간이 교육을 개선해가는 진정한 원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 “블랙 수요일”… 최악의 흑인폭동 현장

    ◎총격… 방화… 약탈… 「무법의 LA」/불기둥 30m 하늘엔 온통 검은연기/“정의는 없다” 피켓들고 성조기 태워/멕시코계도 가세… 마구잡이 총질 ○…로드니킹 사건평결이 발표되자 거리로 뛰쳐나오기 시작한 흑인들은 「정의가 없다」는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하기 시작했는데 해질녘부터 폭동으로 변해 곳곳에서 건물에 불을 지르고 차량을 파괴하고 상점의 물건을 약탈하고 있으며 저녁 9시이후에는 수천명으로 불어난 흑인들이 백인거주지역인 베벌리가로 이동하기 시작해 긴장이 더욱 고조. 이번 폭동에서는 많은 수의 흑인들이 몰려다니면서 가게들의 문을 부수고 물건을 약탈하고 있는데 멕시코계 미국인들까지 이에 합세해 약탈. ○…폭도들의 방화로 30m 높이의 불기둥이 치솟는 가운데 시커먼 연기층이 로스앤젤레스 상공를 온통 뒤덮어 로스앤젤레스공항에 착륙하려던 여객기들이 시계불투명으로 항로변경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LA공항당국의 한 대변인은 밝혔다. ○백인거주지로 행진 ○…브래들리 시장은 이번 폭동으로 가장심한 피해를 입은 지역에 저녁부터 새벽까지 통금령을 내리는 한편,시내에서의 총기류와 탄약의 판매및 이동을 금지시켰다. 그는 이와 함께 자동차 연료용외의 모든 휘발유와 기타 가연성 액체의 판매도 금지시켰다.또 1백개 이상의 학교가 30일부터 휴교에 들어갔다. ○총기·기름 판매금지 ○…폭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물론 흑인들이지만 멕시코계를 비롯해 심지어는 백인청년까지도 시위대에 합류,약탈과 파괴에 나서고 있다.이들은 성조기를 불태우는가 하면 눈에 보이는 것은 닥치는대로 파괴하는등 이번 폭등을 자신들의 쌓인 불만을 발산하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있는 것같다고 한 경찰관은 한탄하기도 했다. ○…흑인들의 폭동은 상점에 대한 약탈·방화행위에 그치지 않고 공권력에 공공연하게 도전하는 차원으로까지 발전.일부 흑인들은 순찰에 나선 경찰차를 빼앗아 불태우는 한편 불을 끄기위해 출동한 소방차에 대고 총격을 가하기도.또 다른 흑인들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 건물앞에 모여 신문사로의 난입을 기도하기도 하는등 로스앤젤레스 일원은 마치 무정부상태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을 연출하고 있다. ○시내 부분적 통금령 ○…로스앤젤레스 대규모 흑인인종폭동사태는 지난 65년이후 27년만의 대사건. 로스앤젤레스의 한 검사는 『이번 사태는 갑자기 폭발된 분노가 폭동으로 비화된 최악의 악몽』이라며 와츠폭동의 재판인 대참사가 될 것을 우려. ○…보수적 견해를 반영해 왔던 LA타임스 신문사본부 건물 주위에도 흑인들이 몰려들어 『편향보도 시정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한 항의를 벌이고 시내 가판대에 있는 LA타임스지는 보이는 즉시 불태우기도. 흑인시위대들은 또 자신들의 방화 및 약탈현장을 취재하려던 TV기자들을 향해 맥주병 등을 던져 취재방해를 하기도 했다. ○…유럽 각국은 30일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대체로 사태가 촉발될만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럽 반인종 차별 단체들은 흑인을 폭행한 경찰관들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진데 대해 유럽에서도 경찰과 소수 민족간 갈등은 흔하다면서 『경찰은 대개 그렇다』는 냉소적태도를 취했다. 흑인이 주민의 40%를 차지하는 런던 북부 뉴햄지역의 소수민족단체 대변인은 『무죄 평결은 충격이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면서 『영국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흔히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 이렇게 비아냥을 당하고도…(사설)

    일본의 한 주간지가 한껏 비아냥거리며 한국을 흉보고있다.한때 달려오는 한국인에게 은근히 뒷덜미를 잡힐 듯한 불안에 쫓기기도 했던 그들의 심리적 압박을 보상받기라도 하려는 듯 매우 신이 나서 폄하고 냉소하고 연민까지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4천만이 한꺼번에 모멸을 당하는 느낌이다.더욱 괴로운 것은 그들의 지적을 거의 모두,우리가 부정할 수 없다는데 있다.어쩌다가 그렇게 너무 빨리 선진국병에 감염되었는가를 그들은 한탄하고 있는데 우리도 그것에 절실하게 공감하고 있다.우리상품은 불량률이 높아 한국을 수입선으로 했던 모든 나라들이 지금은 70%를 중국등 다른 나라로 옮기고 있다.주요공단에 있는 제조업체는 한결같이 만성적인 노동력부족을 겪고 있다.그 때문에 공장가동률이 떨어져 88년에 89.2%였던 것이 91년에는 80.4%가 되었다.그래서 회사들의 규모를 줄이거나 기업들을 병합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그것이 사실이다.심지어는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하여 외국인 노동자들이 진출하고 있는데 이들이 「어렵고」「더럽고」「위험한」일들을 대신해주고 있다.이런 현상은 선진국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뇌태벽이다.그런 증상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 잡지는 이렇게 덧붙이고 있는 것이다.『한국은 1인당 국민총생산이 6천4백98달러로 일본은 물론 같은 아시아 신흥공업국인 대만 싱가포르보다도 훨씬 낮다』고.그들은 묻고 있다.한국은 왜 이렇게 빨리 선진국병에 걸렸는가,그리고 한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고. 정말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이런 수모스런 비아냥을 받고 있어야 하는 이게 우리인가.다른 나라도 아닌 일본에게서 이런 우세를 당하고도 우리는 여전히 속차릴줄 모르는 분수 없고 사려깊지 못한 나라인가.심지어 유행가까지 예로 들어가며 무력감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나라로 예측하고 싶어하는,이 고의적이라는 혐의가 다분한 평가절하를 계속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갖가지 핑계가 없지는 않다.가난이나 겨우 면한 주제에 부자가 되었다는 착각속에 부자처럼 흥청망청 놀아난 탓이라고도 하고 「민주화의 대가」라고도 말한다.그나름으로 다 이유가 될수 있는 말들이다.그러나 그 모두가 우리를 완전하게 합리화시킬 수 있는 이유들은 아니다.잘못되었음이 분명하다.이를 극복하는 길은 우리가 우리 본래의 근면함과 성실함을 되찾는 길 밖에 없다.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 사막 한가운데서 열사의 폭서를 이겨가며,한강의 기적을 이룬 잠재력을 지닌 나라다.올림픽이 역량이상이었던 일이 결코 부정적인 결과로만 나타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자각도 내면으로지니고있는,필요하면 충분히 성숙한 생각을 발휘할수 있는 국민이다. 지금은 비록 외국기업조차 불건전한 우리의 소비행태를 꼬집을 지경으로 비판을 당하고 있지만 한번 마음을 다잡으면 지난날의 면모를 되찾을수 있는 국민이고 국가임을 우리는 스스로 의심하지 않는다.일본의 그 오만한 비아냥을 무심히 넘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그렇게하지 않으면 안된다.비상한 각오로 지금 바로 우리를 추스르자.
  • 승자와 패자/홍재형 외환은행장(굄돌)

    14대 총선이 한달여의 열전 기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요즘의 대학입시와 마찬가지로 붙는 사람보다 떨어지는 사람이 더 많은 실정이어서,각 지역구마다 한 사람의 승자와 여러 사람의 패자가 탄생하였다.먼저 승자에게는 박수를,패자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승패란 항상 있게 마련이고 패배란 언제나 쓰라리고 고통스러운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실패했을 때 조속히 그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만이 궁극적인 승리자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릇이 큰 사람일수록 실패로 인해 좌절하고 낙담하는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리며 또다시 다음 기회를 향해 감연히 일어설 것이다.이번에 낙선한 사람 중에서도 「낙선사례」를 한다거나 재빨리 차기를 부탁하는 전화인사를 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으며,새삼 패배를 선용하는 마음들을 읽게 된다. 「시드니 헤리스」라는 사람이 쓴 「승자의 마음」이라는 칼럼에 보면,「승자는 넘어지면 일어나 앞을 보고 패자는 넘어지면 일어나 뒤를 본다」는 말과,「승자는 넘어지면 일어서는 쾌감을알고 패자는 넘어지면 재수를 한탄한다」는 말이 있다. 참으로 실패로부터 교훈을 찾아내고 앞을 바라보며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는 사람이라면 결코 그의 삶이 완전한 실패자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국가든 단체든 하나의 조직을 다스리는 훌륭한 리더들은 모두 이와 같이 실패로부터 귀한 깨달음과 가르침을 얻고 그 실패를 다음번 성공의 밑바탕으로 삼은 사람들일 것이다.「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진부한 말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변함없는 진리임에 틀림없다.
  • 「KDI원장 5년」퇴임 구본호박사의 경제진단(인터뷰)

    ◎“환율 올려 수입 억제해야 적자 감소”/부실기업 도태돼야 만성자금난 풀려/인플레압력 막게 긴축 재정정책 필요/“적정성장률 7%는 저율아닌 고율… 선진국의 3배” 지난 10일 퇴임한 구본호 전 KDI(한국개발연구원)원장은 『국제수지적자의 주범은 수입증대이며 수입억제를 위해 환율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구 전원장은 『저성장정책아래서 자금공급여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금초과수요를 유발시키는 부실기업의 도태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같은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87년부터 5년간 KDI원장을 지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변 이코노미스트」구본호박사를 만나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와 과제 등을 들어보았다. ­우리경제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우리경제는 지난 몇년간 고속성장을 이루었지만 고물가와 국제수지적자확대라는 부작용을 가져왔습니다.총수요가 총생산을 앞질러 나타나는 이른바 「초과수요」가 우리경제의 문제입니다.86년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10%의고성장을 이룩했는데 이는 우리경제가 감내할만한 적정성장률(7.5∼8%)을 크게 웃도는 것이었습니다.이것이 바로 인플레와 국제수지적자요인으로 작용했지요. ○「초과수요」잡아야 생산비 증가도 물론 인플레 압력의 하나였습니다.명목임금은 87∼89년 4년간 평균19% 올랐습니다.그러나 생산성은 4∼5%밖에 향상되지 않아 인건비상승에 따른 생산비증가가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초과수요를 해소하는 길은 무엇입니까. ▲초과수요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긴축적인 금융정책과 건전한 재정운용이 필요합니다.정부가 올 총통화증가를 18.5%이내에서 억제하고 경제성장도 7∼8%선으로 잡은 것은 모두 그런 맥락입니다.그러나 경제주체들이 이같은 총론에 찬성하면서도 각론에는 이의를 달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1·2월 물가와 국제수지동향은 안정화쪽으로 방향이 잡히는 듯 합니다.그러나 한쪽에서는 불황이라고 야단들입니다.기업은 「금리를 내려라」「돈을 풀어라」고 정치권에 압력을 넣고 있고 선량들은 재정팽창적인 공약을 남발하고 있습니다.노조는 지난해 물가가 10% 올랐는데 임금 5%인상은 근로자의 희생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총론엔 합의하고 금융긴축에는 기업가가,재정긴축에는 정치입후보생 등 정치권이,임금안정에는 노조가 반대하고 있는 형국입니다.모두가 나는 희생하지 않고 남이 희생하기를 바라는,바로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의 부도가 이어지면서 자금공급확대와 금리인하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한은이 돈을 찍어 통화를 늘리면 일시적으로 금리가 내립니다.그러나 이 경우 통화공급은 수요증대로 이어져 통화증가­고물가의 악순환이 반복됩니다.때문에 안정적인 통화공급속에 자금의 실질공급을 늘리는 일이 긴요합니다.바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길이지요. ○수출채산성도 악화 선진국은 불황이 되면 자금수요가 떨어지는데 우리는 불황이 되면 자금수요는 떨어지지 않고 금리만 오릅니다. 왜 그러냐,바로 우리나라의 기업문화와 관계가 있습니다.기업이 장사가 안되면 도태돼야 마땅한데 빚을 져가며 연명하려 듭니다.은행,단자,신용금고,그래도 안되면 친척돈까지 끌어쓰고 결국은 물귀신처럼 물고들어가지요.대그룹에도 부실기업이 있는데 상호보증으로 묶어 「부실」이라는 군살을 붙이고 살아요.환자를 격리시켜야 하는데 같이 살고 있는 꼴이지요. 경쟁력이 없으면 도태돼야 하며 그것이 시장경제의 장점입니다.그런데 우리는 부실기업을 자꾸 살려두는 비능률을 배태시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금융긴축 등 저성장정책이 지속되면 기업도산에 따른 실업 등 사회문제가 심화되지 않겠습니까. ▲7%성장이 저성장이 아니라 고성장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선진국들의 성장이 2∼3%인 상황에서 3배나 되는 7%성장을 저성장으로 보아서는 안됩니다.7%성장을 이루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최대현안인 국제수지의 악화요인은 무어라고 보십니까. ▲수출채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수출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지난해 수출은 10%나 증가했습니다.세계무역량이 연간 1% 증가하고 있는데 비추어보면 대단한 증가입니다.그럼에도 왜 국제수지적자가 확대됐느냐하면 그것은 지나치게 왕성한 수입수요때문이었습니다.수입이 지난해 17%나 늘었습니다. ­국제수지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라면. ▲수입억제적이고 수출신장적인 정책전환이 절실합니다.환율인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이는 물론 물가안정에 역행하는 정책일수 있습니다.그러나 수입품이 비싸져야 수입이 억제됩니다.85년엔 환율이 1달러당 8백90원이었습니다.그동안 물가상승요인을 제외하고도 환율이 더 떨어져 그때보다 수입품 값이 더 싸진 형편입니다.더구나 관세도 단계적으로 자꾸 내리니 싼 수입품이 마구 들어오지 않을 수 없지요. 또 수출단가인상을 통한 국제수지개선을 위해서도 환율인상이 필요합니다.물론 환율인상이 물가상승압력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정책,즉 좀더 긴축적인 재정과 금융운용이 요구됩니다. ­시장평균환율제아래에서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중앙은행이 개입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선진국에서도 환율결정을 시장기능에 전적으로맡기고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경쟁력강화 급선무 ­경제주체들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 ▲경제성장의 목표는 결국 잘 사는 것입니다.임금이 오른다고 한탄만 할 일은 아닙니다.고임금속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중요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여야 하며 경영혁신도 이룩해야 합니다.또 종업원들이 우리의 기업이라는 귀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기업의 실상을 공개해야 합니다. 재벌해체론도 위험합니다.실제 주인이 있으면서 전문가와 고용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기업문화가 조성돼야 합니다.일본의 기업들은 직장내부의 각종 관리개선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습니다.산업계와 대학,출연연구기관이 같은 문제에 공동노력해야 기술개발이 촉진될 수 있습니다.정부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종자돈」을 대주되 주인역할은 말아야 하며 주도는 어디까지나 기업이 하도록 해야 합니다. 구박사는 대구출신으로 서울대문리대,미위스콘신대(경제학박사)를 졸업,71년 KDI에 들어와 수석연구원·연구부장·부원장(80년)등을 지낸뒤 81년부터 한양대 경제학과교수와 한양대 대학원장을 지냈다. 금융산업발전심의회 위원장과 대통령교육정책자문회의 위원이기도한 구박사는 KDI원장 퇴임과 함께 한양대에 다시 출강하고 있으나 조만간 금융통화운용위원으로 임명될 것으로 알려져있다.주요저서로는 「개발도상국에 있어서 환율의 역할」과 「80년대의 세계경제」등이 있다.
  • 컴퓨터 산업 부진에 대한 변명(해시계)

    ◎부품개발 보단 노트북 PC 조립이 살길 수년전 컴퓨터수출 몇십만대 등의 기사를 신문 또는 TV에서 접할 때가 있었다.그러나 오늘의 현실을 보면 컴퓨터산업에서 한국이 수출할 만한 상품은 모니터와 램정도에 불과하다.이유는 기술개발력이 외국보다 뒤떨어지기 때문이다.특히 최근 각광 받기 시작한 노트북컴퓨터를 보면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다.우리는 왜 대만보다 컴퓨터의 기술력이 떨어질까? 수많은 원인이 있다. 첫째는 불리한 국내상황을 한탄만 하고 극복하려는 투지가 부족했으며 주위환경에 책임을 돌려버렸기 때문이다. 둘째는 경영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산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예를들면 노트북컴퓨터는 최첨단 부품의 복합체이다.액정디스플레이(LCD),2·5인치 하드디스크(HDD),15㎜두께의 플로피디스크(FDD),충전배터리,초고집적반도체(VLSI 또는 ASIC)등을 나열할 수 있다.이런 부품들은 가장 첨단부품들로서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것은 한가지도 없고 1백% 일본·미국 등지에서 수입해야 한다.여기서 주의깊게 살펴볼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핵심부품의 국산개발을 시급히 해야 한다고만 생각하고 「노트북컴퓨터의 개발」에는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까운 대만을 보면 한국과 똑같이 핵심부품을 1백% 수입에 의존하지만 현재 세계 노트북시장의 70%이상의 기종을 생산하고 있다.즉 노트북컴퓨터는 첨단부품을 한자리에 모으는 디자인기술산업이다.이 사업의 이익은 변화속도가 급속도로 세계시장에서 매달 5가지 이상의 신모델이 소개되고 있다. 국내의 전형적인 대기업의 운영형태를 보면 1년에서 1년6개월의 개발기간이 소요된다.즉 국내에서 양산도 하기 전에 이미 덤핑모델로 전락하기 때문에 생산에 연결할 필요가 없어진다.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10여년간 지속될 것이다. 디자인 기술을 키우기 위해서는 회사를 작게 만들거나 작은 회사와 협력해야 할 것이다.과거에는 어떻게 수출할 수 있었을까? 이해가 안될 수 있겠지만 그 당시에는 데스크탑컴퓨터라는 전통적인 컴퓨터모델로서 디자인의 변화가 거의 없이 오로지 가격경쟁상품으로서 일본이 참여하지않았으며 한국은 노동력을 이용해서 단순한 인건비를 빼내는 수출산업이었다.그러나 최근의 노트북컴퓨터는 급속도로 변화가 빠른 첨단산업이다.이러한 실상을 전자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은 이해를 해야 한다. 셋째는 정부에서 관리하는 법인회사 설립규정에 많은 모순점을 가지고 있다.우선 주식회사 설립자본금의 제한이 최하 5천만원 이상으로서 소규모의 기술회사 설립을 방해하고 있다.「기술개발은 아이디어전쟁이지」돈만 있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즉 컴퓨터산업의 기술은 대부분 자본의 규모와는 관계없이 개발회사의 수에 비혜한다.만약 문제가 있다면 컴퓨터·전자산업분야에 국한해서라도 이 규정을 재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수많은 회사가 설립시에만 자본금을 넣고 실제관리는 엉터리로 하게 되는 이유가 이 자본금의 제한 때문이며,또한 관리가 엉터리면 아무리 기술이 있어도 투자를 해 줄수가 없다.결국 기술과 자본의 만남의 기회를 잃게되는 것이다. 넷째는 부품을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대만·일본과 비교할 때 10배이상 불리하다.이것은 정부에서 국내산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실행한 보호무역,즉 수입규제조치의 부작용에 해당되나 대부분의 행정당국에서 이 사실에 대한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수입제한이라는 보호무역이 자동차와 같은 사업에서는 대단히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지만 컴퓨터산업분야에서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상실케한 극약으로 작용하였다.예를 들면 수출용 샘풀을 소량제작할 경우에 대만에서는 한달내에 가능한 작업이 한국에서는 3∼4개월이 걸려도 만들 수 없다.수출용원자재와 보세공장 및 수입추천,국산화정책 등의 모든 행정조치가 대기업 또는 튼튼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립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개발을 진정으로 잘할 수 있는 작은 기업에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물론 최근에 상공부·세관 등의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기업체를 도와주고 협조해 주지만 이것만으로는 큰 효력을 거둘 수 없다.정부차원에서 보다 과학적이고 효율이 높은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검토해야만 한다.돈을 지원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신속하고 효율적인 행정을 지원하는 것이 몇억원의 자금지원보다 큰 효과를 낼 수가 있다.전문가가 아닌 행정공무원에게 무조건 지원만 하라고 위에서 지시해서는 안될 것이다.현장의 실태를 파악해서 보다 효율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 복지국 스웨덴서도 “외국인 배척바람”(특파원 코너)

    ◎“이민자들이 세금 축낸다” 불평 늘어/올들어 6명 피격… 사회문제로 비화/극우단체 소행 추정… 정부선 대책마련 고심 민주정치와 사회복지의 모범국가로 알려진 스웨덴이 혹심한 이민자 학대 국가로 전락했다.올해 들어서만 해도 제3세계 출신 이민자 6명이 총격을 받아 죽거나 다쳤다.지난해에도 5명이 총격을 당했다.이 「외래인 사냥」이라고 불릴 만한 일련의 사태로 스웨덴은 심한 충격에 빠져 있다. 총기 습격 피해자들은 라틴 아메리카,아프리카와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이민온 사람들로서 외모상 북유럽인들과 뚜렷이 구별된다.최근의 피해자는 스톡홀름 교외 지하철역에서 복면 괴한의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진 팔레스티나인 가게주인이다.이로 보아 일련의 사건들은 외래인을 혐오하는 극우분자들의 소행임이 분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안정되고 범죄율이 가장 낮은축에 드는 평온한 나라 스웨덴에서 이처럼 피비린내나는 극한 폭력사태가 연달아 일어나자 언론계와 정계 인사들은 경악과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군 헬스비크 법무장관은 『이게 내 나라인가 믿어지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카를 구스타프 국왕까지도 국내 쟁점에 대해 일체 개입하지 않는 전례를 깨고 『습격사건들은 경악스러운 것이며 민주주의에 이롭지 못한 것』이라고 이민자들에 대한 폭력사태를 비난했다. 스웨덴 정부는 총격사건에 관한 제보에 1백만 크로나(약17만2천달러)의 거액을 상금으로 걸고 범인 색출에 힘쓰고 있으나 한 명도 잡지 못했다.사건들이 각각 개별적으로 일어났지만 한 집단의 일원들이 저지른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스웨덴 인구 8백60만 가운데 12%가 이민 또는 그 2세들이다.평화를 사랑하는 이 중립국은 제3세계의 난민들을 받아들이는데 너그러운 편이었다.이 때문에 북유럽권외에서의 이민이 약 3만5천명에 이른다. 전통적으로 인종적 편견이 적으며 너그러운 스웨덴인들이 근래에는 외래이주민을 귀찮게 여기기 시작했다.스웨덴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완벽한 사회복지와 이를 위한 무거운 세금은 유명한 것이다.근년에 경기가 좋지 않게 되자,많은 세금으로 마련된 복지혜택을 늘어난 이민들이 거저 축내고 있다는 불평이 나오기 시작했다.이러한 변화가 극우분자들이 광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에 없던 인종 차별의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가는 조짐을 보이자 정부당국은 직장에서의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제법령의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 전역에 불고 있는 극우배타주의 바람을 타고 각국에서 비유럽계 이민들에 대한 공격이 자행되고 있지만,최근 스웨덴의 총격 사태는 독일의 악명높은 「까까머리패」들의 짓보다 더 험악하다.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몰라,용모로 쉽게 구별되는 비백인 이민들이 집밖에 나가기를 꺼릴 정도로 이 나라 이민 사회는 공포에 떨고 있다.
  • 「대발이 아버지」의 경우(송정숙 칼럼)

    정년퇴직을 눈앞에 둔 대학교수 ㅈ씨가 한탄하듯이 이런 말을 했다. 『…젊은 남자교수들이 모여 앉으면 예사로 애기르는 얘기들을 화제삼아요.우유는 어떻게 하면 잘 풀리고,밤중에 기저귀갈아 채우는 일은 어떻게 하는게 좋다 따위를 정보랍시고 주고받더군요.그게 요즘 애비들이 모두 그런걸 도맡아 해주고 있다는 뜻이더군요.…나 원 한심해서…』 참다못해 사내들이 그꼴이 뭐냐고 호통을 쳤더니 아예 ㅈ씨를 화제에 끼어 주지않고 피하더라면서 ㅈ씨는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여성도 섞인 좌중이 한바탕 웃으며 주고받고 해본 결과 ㅈ씨의 이야기는 이미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그자리가 끝나고 모두가 일어서게 되었을때였다.예의 ㅈ씨가 풀이 꺾인채 이렇게 중얼거렸다. 『너무 늦었으니 늙은 마누라한테 저녁차려 달라기도 미안하고,집동네 된장찌개백반이라도 해결하고 들어가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젊은애비들」의 육예행위나 늙은 ㅈ씨의 쓸쓸한 저녁매식이나 그게그거다.죽도록 길러놓은 자녀들은 뿔뿔이 떠나버리고노부부끼리 지내면서 아직도 부엌동자를 하는 「늙은아내」가 안쓰러워 「자진」하여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ㅈ씨는 강변했지만 마누라가 어려워서 호기있게 저녁상차리기를 요구하지 못하는 ㅈ씨의 처지는 측은하다.더구나 ㅈ씨의 마누라는 남편이 동네 밥집에서 혼자하는 외식을 못마땅해하기때문에 「들키지 않고」매식하는 요령도 ㅈ씨는 터득해 두었다고 한다.마누라의 나무람인즉 「…누굴 욕먹이려고 집 코앞에서 끼니를 사먹고 다니느냐」는 것이다.「옛날식 아내들」의 의식의 잔재가 ㅈ씨를 이중으로 성가시게 하는 셈이다. 가장들의 기가 이렇게 죽어가는 시대에 등장한 것이 「대발이 아버지」다.집안을 손아귀에 꽉 쥐고서 대문만 박차고 들어오면 제왕처럼 군림하는 그에게서 많은 남편들은 대상 만족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가장의 「영」이 이렇게 설수 있고 아버지의 통제력이 이렇게 빳빳하게 풀이 설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하는 남정네들의 심정도 작용하지만 아낙네들의 호기심가득한 호감도 만만치않게 투영되고 있는듯 하다.자린고비처럼 쥐어짜는 「근검」이지만 「콩알만한」다이어몬드 반지를 농담보다 선선하게 사다 끼워주는 남편으로서의 「대발이 아버지」가 말로만 「민주가장」이지 실제로는 아내를 대가주의 「문서없는 종」으로 봉직하게 만들고 있는 「동창생 남편」보다 매력이 있는 것같다. 게다가 이 「자린고비 독재 가장」은 스스로 멋을 찾고 꿈을 논하는 철학이 있는 가장이다.연기력 뛰어난 그의 애국이론은 어떤 지도자의 그것보다 설득력이 있고 진지하다.그의 명령이 견디기는 힘들지만,그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일인 것같아서 그를 따라야 할것같게 보인다. 재능이 너무 너무 빛나서 때로는 우롱당하는 것같은 현기증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 작가 김수현은 무엇때문에 이런 주인공을 창출했을까.그는 우리사회가 느끼고 있는 어떤 공복감을 감득한 것이라고 생각된다.그 공복감은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ㅈ씨의 푸념에서도 발견되고 「최불암시리즈」에서도 발견된다.우리시대의 「대이가장」으로 오래오래 주역을 누려오는 최불암도 작가김수현이 숱하게 활용해 온 주인공이다.관대하고 능력있고 포근하고 점잖은 「사랑방 어른」같은 그의 역할은 이제 젊은이들의 우스갯소재로나 애용되게 되었다.공복감은 더욱 감질이 나게 된것이다.「대발이 아버지」를 만든 것은 그런 공복감을 메우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배곯을 때에는 옛날 만족스럽던 입맛에 대한 기억이 훨씬 선명하고 그리고 더욱 미화된다. 대발이 아버지도 옛날 좋았던 때를 그리면서 재현해본 환상의 것이라고 할수 있다.현실은 오히려 「동창생 남편」에게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연전에 수입되어 화제가 되었던 영화 「크레이머대 크레이머」에서는 주인공인 아이아버지가 법정에서 감동적으로 펼치는 「부성애론」이 있다.저녁식탁에서 아를과 햄버거를 나눠먹으며 인생을 생각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아름다운 「가정」을 당신들이 알기나 하느냐는 뜻의 외침이었다.그것은 조금씩 부서져가는 미국의 가정을 재건하고 싶은 미국사회의 공복증이 투영된 외침이었다. 어떤 모습으로든 확실하고 당당한 가장을 중심으로 「건강한 가족」이 건재하기를 목말라하고 배고파하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서도 자꾸만 늘어가고 있다.「대발이 아버지」의 대망도 그 때문일 것이다.
  • 흥부전무대 두마을 “비문논쟁”

    ◎전남 남원 동면·아영면 주민,지나해 발견 비문싸고 설전/아영/“비문의 성품 착한 임부자는 흥부다”/동면/“잘못 전해진 전설,아전인수격 해석” 약2백여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 하나를 놓고 『이것이 흥부의 비석이다』 『아니다』로 서로 옥신각신하는 두 마을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두 마을은 몇년 전부터 흥부전의 무대로 세상에 알려져온 전북 남원군의 동면과 아영면으로 지난해 12월 중순 아영면에서 문제의 비석이 발견되면서 본격적인 분쟁이 시작됐다. 아영면의 성리 뒷산에서 마을주민에 의해 발견된 이 비석은 높이 90㎝ 너비 40㎝의 크기.앞면 중앙에는 「절충장군 임세강지묘」라 새겨져 있고 양옆에는 「울진군지운잉칙기선불언가열의」(울진군의 먼 후손이니 그의 선대는 말하지 않더라도 열거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아영면 주민들이 이 비를 흥부와 관련짓는 것은 우선 흥부의 모델이었던 사람이 비석의 주인공과 같은 성씨의 임부자였다는 전설이 전해오기 때문이다.그리고 비석 뒷면의 문구들이 더욱 흥부와 놀부의 성품적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믿어 이 비석을 틀림없는 흥부의 비석으로 단정하고 있는 것이다.아영면 주민들에 따르면 비석 뒷면의 내용은 『본래 성품이 온화하고 어질며 형님이 포악하게 굴었어도 원망하지 않고 도에 따라 존대했다』로 해석된다. 그러나 동면 주민들의 비석에 대한 주장은 이와는 전혀 상반된다.국민학교 교사출신으로 동면노인회장인 정용웅씨(72)에 따르면 우선 흥부의 모델이 임부자라는 전설은 몇년 전 누구의 입에선가 잘못 전해진 헛소문이라는 것이다.따라서 임씨라는 성만으로 이를 흥부와 연관짓는다는 것은 타당치 않다는 주장이다.뿐만아니라 정씨는 여러 고전자료를 들어가며 아영면 사람들이 비문을 근본적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비문중에 아영면 주민들이 흥부와 놀부의 성품적 특성을 나타낸다고 여기고 있는 부분의 원문은 『부성온양,무본성가,……무백도지탄,사인지석…』이다.이 가운데 뒷부분을 『형님이 포악하게 굴어도…』로 해석했던 것이다.그러나 정씨는 「소학」에 실려있는 진나라 등●(자는 「백도」)의 고사를 들어 이 부분을 『백도의 탄식은 없었으니…』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백도는 성품이 착했으나 만년에 아들을 얻지 못해 이를 한탄했다는 사람.따라서 백도의 탄식이 없었다는 것은 결국 뒤를 이을 아들이 있었다는 뜻이며 아영면 사람들이 『형님이…』하는 식으로 해석한 것과는 다르다. 「백도지탄」은 정씨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아들 없음에 대한 한탄」을 나타내는 하나의 고사성어로 한자사전 등에 실려 있다. 결국 비문의 해석에 있어서만은 아영면 주민들이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견해이다. 한편 아영면 주민들은 지난 6일 이 비석앞에서 흥부묘제를 지냈는데 울진임씨 종친회장 임학래씨(경남 함양거주)가 참석,『가문의 비석을 찾아준 것은 고마우나 흥부가 우리의 조상일 수는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두 마을이 이렇게 비석하나로 옥신각신하는 것은 서로 자기 마을이 민속마을로 지정되기를 바라는 의도에서이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이웃간의 화목을 상하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위에서 우려하고 있다.
  • 얄미운 선생님/이승렬 본사 수석편집위원(굄돌)

    『이거,해도 너무 하는 거 아닙니까?』 요즘 횡포택시에 대한 비난과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특히 외국인 손님에게 규정된 미터요금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터무니 없는 바가지를 씌우는 일이 많다며,올림픽을 치른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우리가 이럴수 있느냐고 매스컴에서 한탄하는 소리를 듣는다.창피하고 민망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그들이,그 외국사람들이 고국에 돌아가서 무어라고 떠들어댈까를 생각하면 정말 무슨 수를 내긴 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몇년전 로마와 도쿄에서 겪은 일화 한 토막­어느날 우리는 로마시내에서 택시를 탔다.지리를 모르기에 택시를 탔지만 목적지까지는 1㎞ 남짓한 거리.그야말로 지척인 곳이었다.그런데 우리가 내리면서 내민 리라화를 이 운전사가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것이 아닌가?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호텔경비원에게 알아보니 요금의 3배를 내라는 것이었다.이유도 대지 않는 행패였다.결국 달라는 대로 세 곱의 요금을 내고 쓴입맛을 다신 적이 있다.그때 우린『이탈리아,이거 후진국이로구만!』하고 마구 욕을했었다.그러나 이런 우리의 불유쾌한 기억은 그 여행의 마지막 기착지 도쿄에서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호텔서 좀 멀리 떨어진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은 우리는 우리가 가야할 호텔을 찾기 위해 다시 택시를 탔다.그러나 늙수구레한 운전사 아저씨는 우리가 묵을 작은 호텔의 위치를 모른다면서도 어떻게든지 데려다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란다.그런데 그 다음 순간 우리를 감격시킬 사건이 일어났다.그 나이든 운전사는 어느 빌딩 앞에 정차를 하더니 부리나케 지하주차장 경비실로 뛰어가서 우리 호텔 위치를 물어 보더니 다시 헐레벌떡 가뿐 숨을 몰아쉬며 운전석으로 돌아와 미안하다고 깍듯이 사과를 한 후 우리를 호텔앞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었다.시간·거리 병산제인 이곳에서 손님에게 되도록이면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그렇게 뛰었다는 것이다.그리고 이런 운전사들의 행동은 도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를 들으며 너무도 부러웠던 적이 있다.우리가 무릎꿇고 배워야 할,얄미우리만치 똑똑한 선생님들이 아니냐고 혀를 찼던 기억이 난다. 서울의 택시기사님들,여러분은 로마와 도쿄 어느곳이 인간적인 동네라고 생각하십니까?
  • 큰일입니다/정희경 계원예고 교장(굄돌)

    한평생을 이런저런 모습의 훈장노릇만 해온 터에 정치에 관하여 무슨 할 말이 있으련만,딴에는 정치세계속에 떠밀려 들어가서 그 속에서 눈여겨보며 배우며 부대끼면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터라서 14대총선을 앞둔 요즈음 세태를 무심상하게 바라볼 수만은 없다.그 기회라는 게 내 평생에서 가장 큰 실수며 실패의 경험이었다 할 만한 13대 국회의원 입후보였으니 배움이나 느껴움을 위한 대가치고는 물심양면으로 호되게 비싼 대가를 치른 학습이었다.그제나 이제나 분명히 할 수 있는 얘기는 한국정치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얘기인데,지난 4년동안의 국회나 정치언저리 사연이나,어렵사리 실현한 지방자치제의 운영이 조금도 나아지기는 고사하고 날이 갈수록 더 그르쳐지는 것같아 한심하다.더구나 새롭게 구성될 국회를 위한 총선을 둘러싼 요즈음의 정치세계는 한심스러운 정도를 지나 절망을 안겨주는 데야 어쩌랴.모든 정치가들은 지금 무대 뒤에서 한참 연기중인데 이 연기자들이 관객을 전혀 의식하고 있는 것같지 않다.국민들은 하다못해 관객,구경꾼정도라도 인정한다면 그 무대 위에서의 연기가 이토록 파렴치하고 무감각하고 안하무인일 수야 없지 않을까 싶다.언필칭 국민을 「대표」하며 국민을 「섬기며」 국민을 「위한다」고 외쳐대지만 그런 말이 실감나기는 고사하고 차마 스스로 부끄러워 신문읽기가 무서운 데야 어찌하랴.정치는 우리나라만 하는 게 아니고 선거도 그러한 터에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나 대만을 보거나,먼 나라 미국을 보더라도 정치가라는 연기자들이 우리나라처럼 관객 알기를 우습게 아는 경우란 상상조차 할 수 없다.지도자는 고사하고 못난 필부도 그럴 수는 없는 짓거리들이 이렇듯 태연하게 저질러지고 있는 이 선거철에 그저 관객들은 『큰 일입니다』『큰 일 났습니다』라는 한탄성만 내지르고 있다.의리도 신의도 저버리고 청렴도 정직도 염치도 내던져 버린 이 슬픈 계절이 어떻게나 매듭지어져 나갈지 또 슬픈 관객의 하루가 지나간다.관객이여 깨어나라.
  • 신3저 활용방안을 찾자(사설)

    국제원유가격과 국제금리의 하락,일본 엔화에 대한 미달러화 가치의 상대적 하락 등 이른바 신3저현상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다.혹자는 신3저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주는 새바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는가 하면 또다른 한쪽에서는 신3저에 대한 기대효과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 경제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부정론을 내세우고 있다. 영향분석의 엇갈림은 차치하고라도 신3저바람이 불고 있는 것만은 명백하다. 국제금리는 3저시대였던 86∼89년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유가는 배럴당 20달러이하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또 달러화는 일본 엔화나 독일의 마르크화에 대해 상당수준 내려가 있다. 3저현상이 국내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분야는 수출이다.3저는 수출여건이 좋은 쪽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들어 우리나라는 하루에 1억달러씩의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이렇게 보면 새로운 3저의 바람은 우리에게 호재가 아니라는 분석이 타당하다.그러나 신3저가 옛날같은 효과는 거두지 못할지라도 우리가 이를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국내 경제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석은 결코 없지 않다고 본다.국내 석유류 소비가 연간 20%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원유가의 하락이 큰 이익이 못된다는 것이 3저 비판론자들의 견해이나 그럴수록 저유가가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을 할 수도 있다. 또 저달러­엔고가 우리보다는 오히려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중국이나 동남아국가들에 더 큰 호재가 되어 결국 우리에게는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라는 견해도 타당성이 있다.그러나 엔고로 인해 일본제품과의 경쟁품목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신3저에 대한 평가중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르다는 것은 중요치 않다. 문제는 신3저가 불어도 이를 유리한 입장에서 활용할 수 없는 이유를 찾아내어 고쳐 나가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인 것이다. 3저의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없는 이유로 물가·임금 등의 급등으로 인한 안정기조의 흔들림,그동안 기술투자를 못해 산업의 경쟁력이 낮아졌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성장구조가 과거 3저때는 수출위주였으나 지금은 내수위주로 바뀌었다는 점도 신3저 효과에 대한 회의론자의 근거가 되고 있다.우리가 지금 신3저기간에 단단한 의지를 갖고 이를 개선해 간다면 그 자체로서 신3저의 효과는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당장의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해서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정부가 올해 임금을 총액기준 5% 수준에서 인상을 억제하고 에너지가격을 당분간 고수준에서 유지키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돼야 할 것이다. 고도산업사회를 지향하고 경제를 한단계 높은 차원으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가 욕구를 자제하고 당장의 고통을 참고 견뎌내는 길밖에 없다. 그러지 않고서는 신3저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호재가 닥친다 해도 우리는 이를 맞이할 수가 없는 것이다.
  • 외언내언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관이 향기로운 너는/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사슴처럼 고고했던(김상일평론가)삶을 산 노천명시인의 시 「사슴」의 첫연이다.◆노시인이 향기롭다고 표현했던 관.그것은 아름다운 뿔이다.이소프 우화에도 아름다운 뿔 얘기가 나온다.목 마른 사슴이 물마시러 호수로 간다.아름다운 뿔에 자기도취한다.다리를 본다.어찌 그리 허약한 것인고.이건 없는게 낫다고 한탄한다.그때 사자가 쫓아온다.허약한 다리에 의지해 도망간다.숲에 이르러 자기도취했던 뿔이 나뭇가지에 걸려 오도가도 못한다.마침내 사자 먹이가 된다.◆없는 게 낫다고 생각한 다리는 목숨 구하는데 도움이 됐다.그런데 자기도취할 만큼 아름다운 뿔은 오히려 목숨을 잃게한 것.인생사에서 흔희 경험할 수 있는 일을 절묘하게 지적해낸 우화라고 하겠다.그 아름다운 얼개의 뿔.그 뿔을 얻고자 하여 한국 사람들도 사슴을 죽인다.『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데 산을 바라보는』(앞의 시)그 사슴을.외국산 사슴 수입이 러시를 이루어검역신청한 것이 벌써 3만5천여마리에 이른다고 한다.◆녹용의 효능에 대해서는 동양의 의서들이 극찬을 한다.『녹용은 정을 보태고 수를 보한다.근을 강하게 하고 뼈를 튼튼히 한다.하손·이롱·현운·하리를 다스린다…』.「본초강목」의 예찬은 한참 더 계속된다.뿔뿐 아니라 뼈도 약이 되고 피도 약이 된다.옛날 신에 제사 드릴 때 사슴고기를 썼던 것은 그 성이 열하고 깨끗했기 때문이다.노린내·비린내가 없다.그래서의 엄청난 물량 수입인 듯 하다.◆약초만을 가려서 먹는다는 짐승이 사슴.야생하면서 그런 야생초를 먹어야 약효도 있게 되는 법이다.사육하는 사슴에서는 그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수입자유화됐다고 몰려드는 꼴도 그렇게 보기 좋은건 아니다.
  • 러시아·우크라공 가격자유화/물가 3∼6배 폭등

    ◎벨로루시도 동참… 전역확산 조짐/일부품목 25배 “껑충”… 상점 찾은 시민들 “한숨” 【모스크바 AP 연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몰도바 등이 가격자유화를 선도한데 뒤이어 벨로루시를 비롯한 여타 공화국들도 러시아측의 압력에 의해 동일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함으로써 인플레의 충격이 구연방의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가격 자유화가 실시된지 하루뒤인 3일 벨로루시 공화국은 러시아 주민들이 값싼 상품을 사기 위해 국경을 넘어들어오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각종 상품의 가격을 평균 3백%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또 중앙아시아 지역의 카자흐 공화국이 오는 6일부터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우즈베크와 키르기스·타지크·투르크멘등 이 지역의 다른 공화국들도 다음주부터 동일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가격자유화 조치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독립국연방(CIS)내 공화국들 사이에서 영내의 상품 공급을 보호하기 위한 가격인상및 임금인상,경쟁이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빚어질지도 모른다고내다보고 있다. 한편 전면 가격자유화가 실시되면서 민영화가 허용된 구국영상점의 판매가는 일부 품목의 경우 최고 25배까지 오르는등 평균 3∼6배의 물가폭등을 가져왔다.또 그동안 주요 생필품 공급원이 돼온 사영상점(코페라치브)에는 전례없는 품귀현상까지 빚어져 소비자들에게 이중고를 안겨주고 있다. ◎값만 물어보곤 발돌려 ○…가격자유화가 처음으로 실시된 2일 대부분의 러시아공화국 국민들은 불과 이틀전 보다도 몇배나 값이 뛴 상품가격에 당황을 금치못했으며 거리의 상점들에는 가격을 알아보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노인 연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타마라 고르슈코바 할머니는 연금액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1백30루블(1달러40센트)짜리 소시지를 보고 『말도 안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시민들은 상점에 들러 가격만 살필뿐 대체로 아무 것도 사지 않은채 돌아다니기만 하는 것 같았으며 점원들은 빈둥거리며 서있을 뿐이었다. ◎“고르비 소 떠나라” 흥분 ○…아르바트의 거리에서는 시민들이 쇼핑 백을 꼭 쥔채 상점의 진열창들을 바라보며 지나다니고 있었는데 마치 장례식 장면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그중 한 시민은 진열대앞의 소시지 가격을 보고는 저주하듯 외쳤다. 『1백8루블이라고! 세상에,이건 악몽이야!』 가격 자유화 정책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금 생활자들과 정부에서 지급하는 고정수입에만 의존해야 하는 사람들이 가장 심한 불만을 터뜨렸다. 그중 지네다 이바노브나씨는 『우리도 시민이다.우리도 먹어야 한다』고 말하고 『스탈린 시대만이 진정한 질서가 있었다』고 한탄. 한 여성은 『우리는 고르바초프에게 자동차와 경호원,그리고 수천루블의 봉급을 주었다.그러나 그가 남긴 것은 배고픈 시민들 뿐』이라고 비판하고 『고르바초프는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흥분했다. ◎“고통은 필요악” 자위도 ○…그러나 모스크바 시민들 모두가 가격 자유화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시민들은 재편 과정에서 있게 마련인 고통이 필요악이며 곤경은 일시적인 것일 뿐이라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약속을 믿는다는 견해를 조심스레 표명.
  • 대만,오늘 총선…민주개혁시험대에/민선의원 2백여명 44년만에 선출

    ◎개헌선 확보 관심속 17개 정당 각축/시내마다 “깃발물결”… 「리오」축제 방불 대만역사상 최초의 자유총선은 마치 리오의 카니발만큼이나 풍성하고 떠들썩했다. 마치 한국의 50∼60년대 선거를 연상케 하는 10일간의 선거운동을 마치고 이제 1천3백만 대만 유권자들은 21일 그들 장래를 판가름할 투표를 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헌법개정권과 총통선출권을 갖고 있는 최고권력기구인 「국민대회」대표들을 뽑는다. 지금까지는 6년에 한번씩 결원이 생긴 대표숫자만큼만 새로 선출하는 보궐선거뿐이었다. 최초의 국민대회선거는 47년 11월 대륙에서 실시되 장개석을 초대 총통으로 선출했었다. 그후 49년 공산당에 패배,대만으로 패주해온 이후에는 대륙의 선거구역을 공산당이 불법점검해 더이상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 따라서 초대대표들을 사실상의 종신직으로 바꾸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80년대 후반에 등장한 민진당이 개혁바람을 일으켰다. 국민당도 시대의 조류에 더이상 거역할 수 없어 4백72명의 종신대표들을 지난 16일까지 모두 은퇴시켰다.이번 선거에서는 2백25명의 지역구 대표와 1백명의 비례대표등 3백25명을 뽑는다. 여기에다 지난 86년 보선때 당선된 80명은 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내년 1월 출범하는 제2대 국민대회 정원은 4백5명이 된다. 지역구 선거에는 17개 정당 4백68명이 출마,약 2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이슈는 ▲대만독립이냐,통일이냐 ▲총통직선제냐,간선제냐 ▲개헌이냐,제헌이냐 등 3가지를 꼽을 수 있으며 이밖에 국민대회 존폐문제도 쟁점중 하나로 등장했다. 집권국민당은 너무 급진적인 변화는 사회혼란만을 가져온다며 기존 통일정책을 고수하고 헌법을 일부개정하며 총통은 미국식 간선제를 선호하는 반면 민진당은 삼권분립하의 권력구조를 목표로 헌법을 새로 제정하며 총통을 주민직선으로 뽑고 「대만공화국」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사민당등 군소정당들은 국민당과 유사한 점진개혁을 내세웠다. 개헌정족수는 전체의석의 75%. 민진당이 국민당의 개헌을 막자면 이번에 28%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잔존 80의석중 겨우 9석만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주민들의 최대관심사는 국민당이 단독 개헌할 수 있는 70% 이상의 의석확보가 가능하겠느냐는 점이다. 국민당측은 75%를 장담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60∼70%로 보고 있다. 민진당도 개헌저지에 필요한 28%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쨌든 이번 선거는 장개석 전 총통이 마련한 권위주의적 철권통치구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민주화시대를 개막하는 계기가 될게 분명하다. 일부 보수세력들은 유세과정에서 나타난 매표행위와 과열타락현상을 한탄하고 후보 1인당 한화 3억∼9억원씩 뿌리는데 대해 충격을 받기까지 했다. 한 종신대표는 『우리는 선거운동이 이렇게 요란할 줄은 상당도 못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같은 과정이 민주화의 필요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 일본/전쟁서 지고 경제선 이겼는가(진주만 50돌:상)

    ◎부동산 사들여 하와이 경제지배/일 부품없인 미 군수산업도 “휘청”/파병 추진… 국제정치 영향력 확대에 주력 일본의 진주만 기습은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하는 결과를 가져왔다.진주만 기습은 전술적으론 걸작품이었지만 전략적 차원에선 실패작이 된 것이다.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승리자」가 되어 있다. 일본은 2차대전후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 경제전쟁에서 화려한 승리를 기록하고 있다.전후 냉전이 계속되는 동안 일본의 엔화는 세계시장을 석권했다. 냉전이 끝난 지금 일본은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군사적인 면에서도 국제적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있다.그러나 태평양전쟁과 냉전에서 승리한 미국의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많은 미국인들은 『진정한 승리자는 과연 누구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더욱이 진주만기습(41년12월7일)50주년을 맞아 일본이 전쟁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하는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일본은 전쟁책임보다 미국이 히로시마(광도)와 나가사키(장기)에 투하한 원자탄의 피해를 강조하고 있다.일본언론들은 원폭희생자의 고통을 부각시키고 있다.일본문부성은 과거 침략행위의 역사적 사실은 배제하고 일본이 전쟁의 희생자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많은 일본인들은 미국이 일본군국주의자들을 패퇴시킴으로써 가질 수 있던 도덕적 정당성이 원자탄 투하로 사라졌다고 생각한다.일본의 산업기반은 2차대전으로 완전히 파괴되었다.일본연구의 대가였던 고라이샤워교수도 2차대전직후 그의 저서 「미국과 일본」에서 『일본은 앞으로 경제적 자립을 이룩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었다.그러나 일본은 전쟁의 폐허속에서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은 일련의 기술혁신과정이었다.일본의 기술개발은 그러나 독자적인 개발보다는 도입기술의 응용과 개발에 역점을 두었다.그래서 일본은 기초과학보다는 응용과학과 개발공학부문이 더욱 발달했다. 그러나 일본기업은 80년대부터는 보다 적극적인 경제전략으로 전환했다.일본기업은 도입기술의 응용·개량에 머물지 않고 창조적인 기술개발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것이다.일본 총무청조사에 의하면 89년 민관을 합한 총 연구개발(R&D)투자액은 국민총생산(GNP)의 2.85%인 10조6천2백76억엔,미국의 18조3천억엔에 이어 세계 2위이다. 일본은 이제 더이상 도입할 기술이 없다.일본기업은 더욱이 개발공학의 발달로 기술의 상품화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일본상품은 세계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이테크제품에서도 일본은 이미 86년에 대미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일본은 특히 미래의 경제를 좌우할 최첨단기술경쟁에서 미국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미국은 최첨단기술분야만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 마지노선까지 무너지고 있다.미국방부보고서는 최근 미안보에 영향을 미칠 하이테크 22개 분야중 일본이 18개 분야에서 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반도체는 미국 최첨단무기의 핵심부품으로 사용된다.일본반도체의 공급이 중단되면 많은 미첨단무기들은 제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의 저자 이시하라 신타로의원은 『일본이반도체칩을 미국에 파느냐 소련에 파느냐에 따라 미소의 군사균형이 달라질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은 미제너럴 다이내믹스사와 합작으로 93년부터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 FSX를 생산할 예정이다.일본과 미국이 최첨단기술의 집약인 FSX를 공동생산한다는 것은 일본의 군사기술이 미국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일본의 군사기술은 가공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최첨단산업기술과 방위산업을 접목시켜 독자적인 하이테크병기도 생산할 수 있다.일본의 군사비지출은 미국·소련에 이어 세계 3위다.일본은 막대한 군사비를 투자,방위력을 증강시켜오고 있다.일본은 더욱이 정규군대인 자위대를 해외에 파견할 예정이다.일본은 진주만기습후 50년만에 다시 군대를 해외로 파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진주만기습후 50년이 지난 지금 진주만이 있는 하와이는 다시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다.이번에는 경제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하와이에 있는 유명호텔을 비롯,많은 부동산의 소유자는 일본인들이다.하와이경제는 일본인들이 아니면 위태로운 상황이 되었다. 일본의 「경제침략」은 하와이만이 아니다.일본자동차는 미국거리를 누비고 있다.일본인들은 MGA유니버설,콜롬비아영화사 등을 사들였다.미국언론들은 「미국의 혼」이 팔렸다고 한탄했다.미국의 자존심 록펠러센터까지 일본인손에 넘어갔다. 일본은 50년전 가미가제특공대를 앞세워 미국의 변방 진주만을 기습했지만 지금은 「경제」라는 무기로 미국의 심장부로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 생활고 비관 방화/일가족 자살기도/아버지 두자녀 중태

    30일 하오8시쯤 서울 송파구 거여동 202의56 유진규씨(46)집 부엌에서 유씨가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딸 하정양(11·거여국교 3년)과 아들 덕빈군(8·〃1년)을 전깃줄로 묶은뒤 불을 질러 동반자살을 기도,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명 모두 중태다. 불을 처음 본 주민 송태열씨(46·상업)는 『불이야하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가보니 유씨집 앞에서 하정양과 덕빈군이 전깃줄로 손이 묶이고 온몸에 불이 붙은채 뒹굴고 있었으며 유씨는 불이 붙은채 부엌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씨가 부인 이모씨(36)와 1년전 이혼한뒤 막노동으로 두자녀와 함께 살아오면서 자주 신세를 한탄해 왔었다는 주민들의 말에 따라 생활고를 비관,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 “「망향의 한」 생전에 풀리려나”/이산 노령자 1백4명 판문점에

    ◎“지척이 고향…” 눈시울 붉히고/“북녘에도 평화가” 손모아 기도/94세 할아버지,“부모 묘소 누가 돌보나”/자유의 집·군사회담장 돌아볼땐 깊은 감회에 『죽기 전에 가보지도 못할 내 고향을 한발치라도 더 가까이에서 보고싶어 왔디요』 북녘땅에 고향을 두고온 70세이상 노인 1백4명이 18일 판문점을 찾아 눈앞의 보일듯 말듯 가물거리는 고향을 그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의 판문점 방문은 1천만 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위원장 조영식경희대총장)의 주선으로 이날 처음 이뤄졌으며 위원회는 70세이상 고령 이산가족 7백50명을 대상으로 19일과 오는 12월1일등 모두 3차례에 걸쳐 이같은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94세부터 75세까지 할아버지 87명과 할머니 17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경비병들의 안내를 받으며 판문점안의 자유의 집과 남북군사회담장등을 돌아보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강원도 평강군이 고향이라는 최고령 장종운할아버지(94·경기도 부천시 고강동)는 두루마기차림에 『한탄강만 넘으면 고향인데도 40년동안 단 한번 고향땅을 보지못해 판문점에서나마 고향을 보고싶어 왔다』면서 『돌아가셨을 부모님의 묘소는 누가 돌볼지 가슴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 송명섭씨(71)의 부축을 받으며 멀리 개성 송악산을 응시하던 강용택할머니(93)는 짚고 있던 지팡이를 들어 『저 산밑이 내 고향』이라고 가리킨 뒤 『죽기 전 이렇게 가까이에서 고향산천을 보게돼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함북 경성군이 고향인 이금순할머니(83·서울 중구 필동)는 남북군사회담장 안을 돌아보다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가 『지금 할머지는 북한땅에 서 있다』는 안내원의 설명을 듣자 움칫 놀란 표정을 짓다가 곧 고향을 밟아보았다는 기쁨에 수건을 꺼내 얼굴을 감싸기도 했다. 이들은 돌아오지않는 다리와 멀리 북쪽의 선전마을인 기정동 평화촌등이 내려다보이는 초소에 이르자 5분동안 북쪽을 향해 간절한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통일이 언제 올지 난 모릅니다.고향에 있는 내자식 내부모님의 소식을 알고싶을 뿐입니다.빨리 통일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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