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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물 총출동… 부동표잡기 치열(대선 유세현장 14일)

    ◎교통·주택난 해소… 살기좋은 서울 건설/김영삼/충남·경기 등 돌며 수도권표 흡수 진력/김대중/쓰러지는 중기… 내가 나서야 회생가능/정주영/선거혁명 호소/박찬종/중부권 재공략/백기완 ○“안정속 개혁” 열변 ▷김영삼후보◁ 서울의 구로구 신도림역 광장·강서구 우장공원·장충공원·상계7동 근린공원등 4곳에서 유세를 벌이며 막바지 총력전. 이날 유세에는 김종필대표,정원식선거대책위원장,김재순고문등 당의 최중량급 인사들이 찬조연사로 나서 김후보의 압도적 지지를 당부해 당이 서울에 거는 비중을 실감. 김후보는 서울의 심각한 교통난,환경오염문제등에 초점을 맞춰 「살기좋은 서울」을 만들겠다고 거듭 약속. 김후보는 『서울이 갖고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세계속의 서울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극심한 대기오염및 소음공해로부터의 해방,1급수준으로의 수돗물 질적향상,탁아소및 유아원 대폭 확충,노점상 대책,민방위및 예비군훈련의 과감한 개선등을 공약으로 제시. 김후보는 또 교통문제와 주택문제에 체중을 실어 『내년부터 해마다 지하철건설에 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현재 건설중인 지하철 5·6·7·8호선을 조기 완공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의 주택정책도 철저하게 근로자중심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차기 정부의 청사진을 설명. 아울러 김후보는 『서울거주 2백60만가구 가운데 1백만가구가 내집이 없다』고 전제,수도권에 매년 25만가구씩의 아파트 공급,임대아파트 건립확대및 임대기간 대폭확대,98년까지 달동네 87곳 개량,재건축 대폭허용등 다양한 주택공약을 제시. 김후보는 이처럼 지역공약을 밝힌뒤 예의 「안정속의 개혁」논리로 열변을 토하며 한표를 호소. 김후보는 『이제 투표일이 4일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국회의석의 3분의1도 못되고 10분의1밖에 안되는 정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의 내일은 어디로 가겠느냐』고 반문. 김후보는 『국회 안정의석을 확보한 이 김영삼이가 정권을 맡을때 진정한 변화와 개혁을 실천할 수 있다』며 자신이 유일한 대안임을 강조. 김후보는 또 부시미대통령을 예로 들며 『대통령은 건강해야 한다』며 『건강할때 바른 판단을 할 수 있으며 건전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건강론을 강조하며 정주영 국민당후보를 겨냥. 김후보는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좌우된다』면서 『18일이후에 신바람나는 세상을 만들자』는 호소로 끝맺어 청중들의 박수를 유도. 김후보는 유세가 끝난뒤 곧바로 서울 명륜동 성균관을 방문,유림들의 지지를 호소. 김후보는 이어 혜화역에서 지하철4호선을 타고 남대문시장에 도착,30여분간 상점들을 돌며 상인및 주부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눠 「서민과 함께 하는」이미지 각인에 진력. 한편 김후보 부인 손명순여사는 이날부터 17일까지 딸 셋·며느리 둘과 함께 3개조로 나눠 서울·경기·인천등 수도권지역의 시장과 상가를 방문해 남편의 득표활동을 내조키로 하고 우선 이날 동대문 동부청과시장을 들러 지지를 호소. ○“실력위주 사회실현” ▷김대중후보◁ 충남 천안에서 유세를 시작해 헬기를 타고 경기도 안성·평택·오산등을 거치며 북상,서울의 동작·관악및 서초·강남지역에서 잇따라 연설회를 갖는등 막바지 수도권표 흡수에 주력. 김후보는 천안 종합터미널 광장에서 열린 이날 첫연설회에서 『김영삼후보가 선거막판에 나를 용공으로 몰려고 한다』고 말한뒤 『군사독재에 맞서 30년동안 함께 민주화투쟁을 해온 동지의 사상을 의심하는데 대해 참담한 기분』이라고 한탄. 김후보는 또 『김영삼후보는 그뿐아니라 5공시절 민주화를 위해 함께 시위했고 87년 자신의 선거운동까지 해준 전국연합도 용공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하고 『어제까지의 동지를 배신하고 매도하는 그 하나만으로도 김영삼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난. 김후보는 이어 『보좌관이 써준 원고를 프롬프터를 통해 읽는 TV연설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당선가능성 있는 민자·민주·국민등 3당후보가 함께 앉아 실력을 보여야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TV토론을 쟁점화시키려는 노력을 계속. 김후보는 평택역 광장에서 열린 연설회에서 『학생·노동자·농민등을 위해 싸워온 세력만이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민주당이 집권해야 정국이 튼튼히 안정된다』고 새로운 안정론을역설. 김후보는 서울 유세에서 『최근 젊은이들이 「참여합시다」「감시합시다」「꼭 바꿉시다」라는 신세대 3대운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1천7백만명이나 되는 20,30대 청년들의 막판 선택이 우리 민주당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주장. 김후보는 교육정책에도 언급,『나도 정규대학과정을 밟지 않았으나 세계가 인정하는 저서등 여러권의 책을 펴냈다』면서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당당히 생활할 수 있는 실력위주의 사회를 꼭 이룩하겠다』고 다짐. ○JC 등 합당변 피력 ▷정주영후보◁ 경북 영덕·경주,부산등 영남지역을 돌며 막판 부동표 흡수에 총력. 이날 유세에는 새한국당의 후보를 사퇴하고 국민당에 입당한 이종찬 공동대표와 허문도·이영일 전의원등이 가세,정후보를 치켜세우며 합당의 변을 피력. 정후보는 『부산은 누구의 아성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일부』라고 강조하고 『아성이라고 말하는 사람 자체가 잘못된 사람』이라고 민자당 김영삼후보를 겨냥. 정후보는 이어 『깨끗하고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이 당선되면 한 순간에 나라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지난 7월 멕시코 방문때 실감했다』며 「경제대통령논」을 강조. 정후보는 부산이 신발업체의 연쇄도산으로 크게 어려운 점을 지적,『민자당 김영삼후보는 중소기업을 안해봐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전혀 모른다』면서 『부도가 얼마나 무서운가는 중소기업을 해본 사람만이 안다』고 거듭 주장. 한편 이날 처음으로 국민당 유세에 나선 이종찬 공동대표는 앞으로 국민당을 ▲청렴정치 구현 ▲통일에 대비하는 정당 ▲생산적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약속. ○제주지역서 첫 유세 ▷박찬종후보◁ 서귀포와 제주시에서 제주지역 첫 유세를 갖고 『오는 18일에는 종전의 타성에서 벗어나 사고방식의 일대 전환으로 역대선거에서는 볼수 없었던 유권자혁명을 일으키자』고 호소. 박후보는 또 『사표라는 말은 유권자를 투표기계로 취급해 국민주권을 모독하는 군사독재시절의 산물』이라면서 『유권자들도 「사표」운운하며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버리고 각자의 판단에 따라 소신껏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부동표확보에 진력. ○사퇴요구 격렬비난 ▷백기완후보◁ 서산 홍성 논산 청주등에서 유세를 갖고 중부권 재공략에 돌입. 백후보는 이날 자신의 후보사퇴를 요구한 민주당측의 성명과 관련,『나에 대한 사퇴요구는 김대중씨 스스로의 힘으로는 당선이 불가능함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비난. 한편 오세철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진보민중세력의 정치진출염원을 이루기 위해 백후보의 막판사퇴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
  • 빗속 「떠돌이표 잡기」 총력전(대선 유세현장 7일)

    ◎충남·전북 오가며 안정속 신한국 역설/김영삼/전방지역 돌며 군장병 처우개선 약속/김대중/현대수사 빌미 “탄압받는 국민당” 주장/정주영/강원권 첫 공략/이종찬/“TV토론 하자”/박찬종 ○과기진흥방안 제시 ▷김영삼후보◁ 충남 금산과 대전,전북 진안·임실등 충남과 전북 내륙지방을 오가며 안정속의 경제재도약 및 지역감정 해소를 통한 「신한국」창조를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 김후보는 이날 상오 인삼시장 입구에서 열린 금산지역유세에서 『우리 경제가 이처럼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5년간 민주화과정에서 안정기반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라고 지적,『앞으로 5년간 또다시 나라가 흔들리게 되면 이 나라의 경제는 침몰하게 된다』며 예의 다수당 집권론의 당위성을 거듭 역설. 김후보는 또 『선진국이 기술이전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살려면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과학기술 인력 32만명 양성 ▲정보산업육성특별법 제정등 구체적인 과학기술 진흥방안을 제시. 김후보는 이어 하오에는 대전에서 유세를 갖고 ▲11개중앙행정기관의 임기내 대전이전 ▲대전엑스포 정부지원확대·대전지하철 조기 착공등 대전지역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며 이 지역부동표 흡수에 전력. 김후보는 간첩단사건에도 언급,『북한은 겉으로는 대화를 나누자고 하면서도 수많은 간첩을 내려보내고 있고,우리 사회에는 많은 인사들이 간첩과 접촉했으나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대북경각심을 고취하면서 안정지향적인 이 지역 유권자의 지지를 유도. 김후보는 이에앞서 이날 새벽 보문산 약수터에서 시민들과 조기모임을 가진데 이어 서문시장내 기사식당에서 서민들과 조찬을 함께 하는등 유권자와의 「피부접촉」기회를 늘리면서 수성에 안간힘. ○“관광지역으로 개발” ▷김대중후보◁ 연천 동두천 포천 의정부 고양 문산등 경기도 북부지역을 돌며 수도권지역에서의 본격적인 표몰이에 착수. 김후보는 이 지역에 군사시설이 많은 점을 감안,민주당의 안보통일및 군사정책을 설명하고 군장병의 처우개선 공약을 제시하는데 연설시간을 할애. 김후보는 『집권하면 전직대통령을 국정최고고문으로 추대,외교업무에 활용하고 북한도 방문하게해 통일과업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남북정상회담은 사전에 충분한 정지작업을 해서 핵상호사찰과 이산가족 상호방문이 타결된뒤 실현시키겠다』고 언급. 김후보는 전곡역광장에서 열린 연천유세에서 『남북한 사이에 평화통일을 이룩,한탄강등 전방지역을 관광지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하고 ▲군인의 신분보장 확립 ▲하사관처우 획기적 개선 ▲기술하사관제도 강화로 전문성 확립 ▲보수현실화및 연금제도개선등을 장병 처우개선책으로 제시. ○“공권력남용 중지를” ▷정주영후보◁ 광주유세에서 「탄압받는 국민당」을 부각시키는 한편 민주당 김대중후보의 정치하상을 지적하며 우중 표밭갈이를 계속. 정후보는 『현대에 대한 경찰수사 및 세무조사등 일련의 정부의 조치는 관권탄압』이라고 주장,『형평의 원칙을 벗어난 공권력 남용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 정후보는 『경찰은 현대 임직원은 물론 부인들까지 미행,공포심을 조장하고 있다』며 경찰의 편파적 선거개입을 비난. 정후보는 이어 『정부는 돈 안쓰는 선거를 치르고 있는 우리 당을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파상적인 수사를 펼치면서도 엄청난 금품을 살포하고 있는 민자당은 내사란 말로 미적거리고 있다』며 『중립을 표방한 현승종총리내각은 역사의 웃음거리가 될 일을 즉각 중단하라』고 정부를 공격. ○“쌀시장개방 신중히” ▷이종찬후보◁ 새한국당의 이후보는 7일 하오 강원 춘천 중앙국교에서 유세를 갖고 다른 대선후보자에게 TV토론수용,UR공동선언등을 촉구. 이후보는 『한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면 국민앞에 떳떳이 나타나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특히 김영삼 민자당후보는 나와 단둘이든 타후보 모두 참여하는 형식이든 TV토론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 이후보는 UR문제에 대해 『쌀시장개방은 신중히 재고되어야할 문제』라면서 『8명의 대선후보자가 이에대한 공동선언을 하자』고 제안. 이후보는 이어 『정부가 현대그룹 전면수사에 나선 것은 선거막바지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 ○“국민주권 모독행위” ▷박찬종후보◁ 군산·전주·정주에서 잇따라 유세를 갖고 금권타락선거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정주영 국민당후보에 대한 즉각적인 사법처리와 민자·민주양당 후보의 선거자금 공개를 촉구. 박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정후보의 천문학적인 자금 살포는 국민의 신성한 주권을 모독한 행위』라며 『유권자들이 차분하게 새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도록 TV토론을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 박후보는 이어 이곳이 농촌지역임을 감안,외국농수산물의 수입허가권을 농민단체에 일임할 것과 식량자급률을 매년 5%이상 올리는 식량자금향상계획 실시 등 일련의 농업개발공약을 제시한뒤 전주∼군산간 고속도로 건설등의 지역개발을 공약. ○“민중정치 실현하자” ▷백기완후보◁ 이리 김제 전주등 전북지역에 대한 표밭갈이에 나서 김대중 민주당후보에 대한 공세를 계속하며 「민중후보에 의한 진정한 민중정치실현」을 역설. 백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이 지역 유권자들이 김대중씨에게 표를 몰아준 것은 같은 호남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민주화에 대한 여망때문』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김대중씨는 국가보안법및 안기부 기무사 철폐를 외면하고 전두환씨 등이 참여하는 국가원로회의 구성을 공약하는등 저의를 의심케 하고 있다』고 비난. 백후보는 이어 ▲전북에 첨단산업 유치 ▲백제문화권 적극개발 ▲김제평야지대 간척지의 농민분배 등 지역공약을 제시.
  • 스웨덴/뒷전으로 밀리는 복지정책(움직이는 세계)

    ◎경제 침체 몸살앓는 「북구의 낙원」/93예산 70억불 줄여 제수당 삭감/석달전 정권교체… 전격 궤도 수정/대외경쟁력 강화·제조업 육성에 눈돌려 복지냐,경제회복이냐. 「요람에서 무덤까지」책임진다는 세계최고의 복지국가 스웨덴이 이 두가지 명제 사이에서 심한 갈등과 고민에 쌓여있다.완전에 가까운 고용,낮은 인플레,완만한 소득격차등 양호한 경제환경으로「북구의 낙원」으로 불리던 스웨덴의 복지모델이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스웨덴정부는 이제 얼마나 질높은 복지를 많이 공급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침체로 접어들고 있는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여·야는 최근 재정적자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내년예산을 4백억크라운(70억달러)삭감하는데 합의했다. 이와함께 갖가지 연금과 질병·산재수당도 줄이기로 의견을 모았다.내년부터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직장을 결근한 사람에게는 처음으로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되며 방범세·담배세등 각종 세금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물려진다.반면,주택구입보조금·자녀양육비등 혜택은 줄어들게 된다. 질병이나 상해때문에 쉬고 있는 사람에게 국가가 지급하던 수당을 대폭 삭감하기로 한 조치는 정부가 모든 국민들에게 균등한 복지를 제공하는 시절은 끝났음을 의미한다.이를테면 복지의 책임을 정부·사업주·근로자가 같이 지게 된 것이다. 스웨덴이 이처럼 복지국가의 명성을 포기하면서까지 경제회복을 위한 고삐를 당기기 시작한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9월의 총선결과였다. 지난 76년부터 82년까지의 6년을 빼고는 1932년부터 무려 53년동안 집권해온 사회민주당이 총선에서 진것이다. 사민당은 집권후 자본주의의 원형을 변형한 특이한 경제운용으로 스웨덴을 세계 최고의 국가로 만들었다. 그래서 공산주의가 실패한뒤 동유럽국가들은 변신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스웨덴을 하나의 모델로 삼아왔다.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대통령도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추진하면서 스웨덴식 모델이 소련이 추구해야할 바람직한 경제체제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스웨덴의 복지제도는 그 화려함만큼이나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우선「최고의 복지는 최고의 담세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또 복지에 기대어 게으름을 피우고 즐기는데만 정신을 쏟은 국민들의 생활자세로 생산성은 저하되고 창의력은 시들해졌다. 산업의 대외경쟁력이 약해짐에 따라 수출이 줄고 제조업도 쇠퇴해갔다.경제성장이 침체되는 것은 당연했다.유럽에서 가장 낮았던 실업률도 껑충 뛰었다.스웨덴 국민들이 정권을 교체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오랫동안 맛들여온「복지」라는 음식을 쉽게 버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많은 스웨덴 국민들은『스웨덴모델은 이미 죽었다.복지에 관한 한 스웨덴은 50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다.그들은 더이상 국가의 은전을 기대하고 있지 않는듯하다. 그럼에도 스웨덴이 수십년동안 닦아놓은 복지정책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것 같지는 않다. 『우리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고 있다.트럭 한대를 구입하더라도 운전사와 상의하지 않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한 운수업체사주의 말은 스웨덴에 협의와 토론의 노사문화가 얼마나 잘 정착되어 있는가를 단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사실 스웨덴 복지정책은 이같은 사회분위기때문에 유지되어 왔다. 그렇다해도 복지예산을 깎고 각종 연금·수당을 줄여나가기로한 이상 스웨덴 복지모델은 계속 변형해나가야할 것 같다.
  • 요르단서안 바르타아촌/유태·팔인 대립의 상징(세계의 사회면)

    ◎친이스라엘인과 마을 동서로 양분/동화거부 주민 동쪽에 모여 항전 25년/양쪽 생활 상이… 두민족 반목상 웅변 수십년동안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대립과 반목을 단적으로 대변해주는 한 작은 아랍인 마을이 있다. 이스라엘 점령지역인 요르단 서안지구북쪽끝에 위치한 바르타아마을.주민이라야 고작 5천여명에 불과하지만 이스라엘 점령지역에 살면서 이스라엘에 동화된 친이스라엘사람들과 이를 거부하고 끝끝내 항쟁하며 살아가는 친팔레스타인사람들과의 갈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이 마을에 갈등이 싹트기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를 점령한 지난 67년부터.주민들은 이때부터 마을 한가운데를 가르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이같이 양쪽으로 나뉘어 대립을 계속해오고 있다. 서안지구가 이스라엘에 점령되기전 이 마을은 계곡 서쪽은 이스라엘이,동쪽은 요르단이 각각 통치하고 있었다.이스라엘이 이곳을 점령하면서 마을은 하나로 합쳐졌고 주민들은 계곡 건너편을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들은 양쪽의 생활방식은 물론 정치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야 했다. 마을 분위기도 확연히 다르다. 마을 동쪽엔 팔레스타인기가 집집마다 펄럭이고 좁은 골목길 담벽엔 온통 이스라엘과의 항전을 독려하는 섬뜩한 낙서들이 가득 휘갈겨져 있다. 무장한 이스라엘 병사들이 반란군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집집마다 뒤지고 다닌다. 반면 반대쪽 마을엔 깃발이나 낙서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쭉 뻗은 도로를 따라 잘 정돈된 집들이 늘어서 있다. 또 주민들은 대부분 일제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그러나 이런 왕래속에서도 양쪽 주민들의 갈등과 충돌은 끊길줄 모른다. 동쪽주민 수십명이 몰려가 서쪽주민들에게 『함께 이스라엘과 싸워 팔레스타인 땅인 이곳을 되찾자』고 촉구하기도 한다. 마을서쪽의 10대 소년들이 계곡 건너에 놀러갔다가 복면을 한 청년들에게 『이스라엘을 돕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뭇매를 맞는 경우도 흔히 있다. 바르타아마을 촌장인 리야드 카브하씨는 『반이스라엘 투쟁에 동참하기 어려운 마을 서쪽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해 간섭하지 말아달라고 동쪽주민들에게 호소하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서쪽주민들은 법을 지켜야 할 이스라엘 시민이면서 반이스라엘 투쟁을 도와야 할 팔레스타인 사람이기도 합니다』 카브하 촌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느쪽에도 기울 수 없는 자신들의 안타까운 처지를 한탄했다.
  • 회교도 에이즈퇴치운동 반발(세계의 사회면)

    ◎말련서 “성문란 오히려 조장” 외면/콘돔자판기 설치·권장정책 백지화/당국은 도덕·종교적 저항 완화에 안간힘 말레이시아에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퇴치운동이 벽에 부딪치고있다.심지어는 정부당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에이즈 예방및 퇴치운동이 일반 대중으로부터 비난에 가까운 조롱까지 받을 지경이다. 이처럼 말레이시아에서 에이즈 퇴치운동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 절대 다수가 성의 개방을 금기시하는 회교도들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정부당국이 각종 성교육이나 콘돔의 사용을 권장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오히려 『섹스를 조장한다』는 저항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말 현재 말레이시아의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수는 3천7백3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60여명은 에이즈 양성환자이고 40여명은 병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같은 에이즈 보균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많은 편은 아니지만 보균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지난 86년에비하면 무려 30배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당국은 에이즈 예방및 퇴치운동의 일환으로 우선 콘돔의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정책을 펴려고 했으나 곧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고민끝에 시내 중심가와 유흥가등 번화가에 콘돔 자동판매기를 설치하자는 제안이 나왔으나 『자판기가 불법 섹스를 조장한다』는 비난에 직면,「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백지화해야했다. 또 최근에는 보건당국이 일부 학교를 대상으로 에이즈 예방관련 비디오를 상영하려했다.하지만 이것마저 『한 쌍의 남녀가 키스하는 장면을 담고있다』는 이유로 학교측에 의해 보기좋게 거절당하고 말았다. 리 킴 사이 보건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도덕과 종교적 금기에 바탕을 둔 저항을 받고 있기때문에 우리는 두 손이 묶여있는 처지』라고 한탄했다.그는 이어 『우리는 오는 2천년까지 개발도상국들에서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수가 3천만∼4천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추정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우리는 태국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더욱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에이즈를 예방하기위해 『마약중독자들이 깨끗한 주사기를 사용토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가 곤혹을 치르기도했다.한 신문독자는 투고를 통해 『이젠 정부가 마약중독을 조장하려 하고있다.정부는 마약중독자들에게 충분한 주사바늘을 공급할 의향이 있다는 말인가』라고 신랄히 항의했다. 하지만 이같은 와중에서도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14세이상 학생들에게 「가정의 건강」이라는 제목으로 성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데는 성공했다.물론 종교담당 관리들은 이에대해 전제조건을 달고있다. 현대판 흑사병인 에이즈가 번지는 것을 막기위해 말레이시아 정부는 또 다른 묘안을 짜내지않으면 안될 입장에 놓여있다.
  • 시멘트포장마대 2천t/한탄강변 등에 불법매입/수입업자 등 넷 소환

    【의정부=김명승기자】 서울지검 의정부지청 형사2부 황규련검사는 5일 산업폐기물을 불법매립한 황금골재중기 대표 김제한씨(37)와 이 회사에 산업폐기물 처리를 부탁한 미화콘크리트주식회사(대표 이용우·58) 공장장 이상호씨(42)등 4명을 소환,조사하고 있다. 황금골재중기는 미화콘크리트가 중국에서 수입한 시멘트 포장마대 20t트럭 1백10여대분의 처리를 부탁받고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까지 경기도 양주군 남면 경신리 회사 골재야적장 2곳과 연천군 군남면 「리비교」부근 한탄강변에 불법매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상오11시쯤 포클레인등을 동원,경신리 골재야적장을 파헤쳐 매립사실을 확인,조사가 끝나는대로 관련자들을 폐기물관리법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포쓰레기매립장 주변 주민들의 산업폐기물 반입거부 사태이후 경기 북부지역에서 산업폐기물을 불법매립한 사례가 많았다는 제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21세기로 가는 길… 한국의 지성 이어령과의 대화:1

    ◎“포스트모던은 정보문화시대”/미래는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두더지는 지렁이 키워먹는 투자저축형/거미는 걸려들기 기다리는 요행투기형/기후예측,둥지인구 트는 까치형 대비 필요/일본은 백제인에겐 「내일의 땅」/유럽인이 미 대륙 개척했듯이/비조(아스카­날개)문화 꽃피워 서울신문사는 비중있는 주간 기획물 「21세기로 가는 길­이어령과의 대화」를 와이드특집으로 마련했습니다.한국의 지성 이어령 전문화부장관이 들려주는 명쾌한 철학적 언어들은 이 땅에 사는 사람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됩니다.예리한 시각의 문명비판을 통해 과거를 반추하면서 미래지향적 가치관을 아울러 제시합니다.그 속에는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기의 정보화 사회를 대비한 지혜의 메시지도 들어있습니다.이 대화는 기획과정에 세계에 이미 알려져 5개국어로 동시 출판키로 약속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본사 황규호문화부장이 질문형식을 빌려 미래를 열어주는 확신의 소리를 전하기로 했습니다.독자여러분을 매주 금요일 이 대화에 초대합니다. □황규호문화부장=오늘부터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미래의 대 장정이 시작됩니다.그런데 언젠가 선생님께서는 어제와 오늘이라는 말은 순수한 우리말인데 「내일」이라는 말만은 한자어에서 온 것이라고 한탄하신 적이 있으셨지요.그리고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라는 애국가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한국인의 미래관은 어둡고 소멸하는 부정적 이미지로 되어있다고도 말씀하셨고요.한국인은 정말 내일이라는 말을 모르고 살아온 민족인지요. ○밝고 낙천적 민족 ■이어령전문화부장관=20대때 쓴 「흙속에 저 바람속에」라는 글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지요.확실이 한국인들은 미래보다는 과거지향적인 성격이 강한게 사실입니다.국민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왕년에 누구는 뭘­」이라는 풍자어를 잘 쓰지요.그런말이 유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인들의 과거 내세우기의 일면을 알 수 있습니다.이 왕년에 대립되는 말이 전향적이라는 말인데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니라 「마에무키」라는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한자로 옮겨 놓은 말이지요. □미래에관한 말은 모두가 바깥에서 들어왔군요.우리 미래는 한자와 일본어로 점령을 당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한국말은 자기 속살을 지켜왔지요.가령 한자로 전날(전)또는 일전이라고 할때는 과거를 뜻하는데 순수한 우리말로 앞날이라고 할때에는 미래를 뜻하는 정반대 말로 바뀝니다.앞날을 위해서 저축을 해두라고 하지 않아요.한자말로 미래를 「뒤」로 생각했는데 우리말은 거꾸로 앞으로 생각했습니다.그렇지만 한편 소월의 그 유명한 시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 내말이 잊었노라」에서의 훗날은 한자지만 우리말로도 뒷날이라는 말이 있으니 앞뒤가 다 미래를 나타냅니다. □앞도 뒤도 다 미래가 되니 좀 헷갈리네요.결국 한국인의 미래의식은 여러가지 문화의 영향으로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지요.우리는 당장 코앞에 닥친 내일에 대해서는 비관적이었지만 먼 미래에 대해서는 항상 밝고 낙천적인 마음을 품고 살아온 민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그런지 「내일」이라는 말은 한자어인데 그보다 더먼 「모레」라는 말은 순수한 우리 고유의 말이 아닙니까.경제적으로는 언제나 내일의 끼니 걱정을 하면서 살아야 했고 정치적으로는 끝없는 위기설 속에서 내일을 맞이했는데도 계룡산의 민속신앙은 후천세계가 되면 한국인이 세계를 다스린다는 것입니다. ○한국불교의 특징 □내일은 비, 모레는 쾌청이군요. ■계룡산은 피난처이면서 동시에 미래의 천년왕국을 지배하는 도읍지이기도 해요.비관과 낙관의 각기 다른 두 미래관의 부모밑에서 태어난 사상이 바로 계룡산 신앙이라고 할 수 있어요.세상일이 다 그렇기는 하나 한국인이야말로 일면성만가지고는 설명하기 힘든 민족이지요. 흔히 「빨리 빨리」증후군이라 하여 한국인을 성급한 민족이라고 단정해버리지만 사실은 그렇지만은 않아요.음식점에서 음식을 시켜놓고 독촉하는 민족은 한국인밖에 없다고들 하지만 고속도로가 정체되어 차가 막혔을때 오징어 장사가 나타나는 것도 한국밖에 없는 풍경이지요.오징어를 씹으며 느긋하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때문에 오징어장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한동안 단속대상까지 되었지만 차가 밀리면 가라오케를 틀어놓고 승객에게 노래를 부르게하여 돈을 받는 택시기사도 있습니다. 외국같으면 무슨 경황에 오징어와 가라오케가 나오겠습니까.실제로 미국의 경우에는 종종 자기의 앞을 가로막는 앞차가 신경질이 난다고 권총을 쏘는 일까지 있습니다. 같은 불교라도 한국의 특징은 미륵신앙에 있었지요.미륵보살은 석가가 입멸한지 56억7천만년뒤에 미륵불로 세상에 태어나 중생을 구제한다는 까마득한 미래불입니다.성급한 사람,내일을 모르는 민족이 어떻게 그렇게도 먼 미래의 부처님을 믿을 수가 있겠습니까. □한국인이 잡초처럼 질기게 살아왔다는 것은 결국 그런 시골길가에서 볼 수 있는 미륵보살상에서 찾아볼 수 있겠군요.우리의 전쟁살이·피난살이를 보면 절망감보다는 오히려 넘치는 활력이 있었지요. ◎지금 전쟁살이·피난살이라고 하셨는데 「살이」라는 말부터가 매우 강렬한 힘을 줍니다.살이는 「살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까.그런데 거기에 또 살다라는 말을 덧붙여서 한국사람은 「살림살이」라는 묘한 말을 만들어냈지요.세계 어느 나라의 말에도 이런 조어법은 없을 것으로 압니다. 「살림」이란 죽은 것을 살린다고 할때의 그 「살림」이지요.그냥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을 살리는 적극적인 삶의 의식을 담고 있는 말입니다.한자어의 생활과는 비교도 안되는 강렬한 생의 의지가 숨어 있지요.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거기에 다시 「살이」라는 말을 붙여 「살림살이」라고 했습니다.「사는 것을 사는」 이 이중의 삶이야말로 미래의 생을 추구하는 의지라고 할 것입니다. ○고유어 잠식당해 □그렇다면 우리는 원래 미래지향적인 민족인데 가련한 환경과 역사속에서 내일이란 말을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는 말이 되는군요.외침이나 가난은 코앞의 미래를 빼앗아갔지만 먼 미래의 꿈만은 범하지 못하였다,이렇게 이해해도 되겠습니까.그렇다면 분명 내일에 해당하는 순수한 우리말이 있었겠는데 민족이 잃어버린 그 실종된 말을 찾아낼 수 없을는지요. ■우리 고유어가 한자말에 의해 잠식되어 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없어지기까지는 안했어도 그 말의 속살을 잊어버린 것이 많습니다.똑같은 뜻인데도 한자어로 노인이라고 하면 점잖은 말이 되고 순수한 우리토착어로 늙은이라고 하면 천한 말이 되지 않습니까.마누라라고 하면 궁중에서도 써온 높인 말인데도 이제는 부인이라는 한자말에 눌려 속된 말이 되고 말았습니다.그래서 순수한 우리말은 고대 일본말에 화석처럼 남아 있는 것이 많지요.그래서 일본의 지명을 보면 아스카라는 것이 있는데 「아스」는 일본말로 내일이라는 뜻이지요.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스카를 한자로 쓸때에는 비조라고 쓰지요.왜 백제문화의 영향을 받아 꽃피웠다는 비조문화를 바로 그렇게 표기하지 않습니까.비조를 명일향이라고도 쓰는 것을 보아도 비조는 곧 어제와 같은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문제는 어째서 「나는 새」가 「내일」의 뜻으로 사용되느냐 하는 점입니다.그러나 이 수수께끼를 우리나라 말로 그대로 읽으면 「날새」가 되고 날이 샌다는 것은 곧 명일이니까 내일이라는 뜻과 통한다고 풀이하는 분도 있습니다.이영희씨가 일본의 이두문이라고 할 수 있는 만엽집을 바로 그렇게 읽은 것이지요.그러고 보면 내일의 순수한 우리말은 정말 「날새」였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어제」 「오늘」 「날새」라고 말입니다. 일본땅은 백제인들의 내일의 땅,미래의 땅이었고 그것이 바로 비조문화를 만들었습니다.마치 유럽의 개척민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내일의 대륙 프런티어를 개척한 것처럼…. □정말 신기하네요.그런데 비조를 명일향이라고도 쓴다고 하셨는데 향자가 마음에 걸리네요.그 향이란 게…. ■일본사람은 향을 가오리라고 하지요.쌀을 싸루라고 발음하듯이 우리나라의 고을이란 말을 일본식으로 발음하면 바로 가오루가 됩니다.그래서 명일향이란 곧 「날새골」이 됩니다. ○어제 오늘과 날새 □한국땅에서는 미래를 꽃피우지 못하고 우리 선조들은 일본에 건너가 날새골을 만들었군요.그래서 오늘날과 같은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기술대국이 되었고요.생각할수록 안타깝군요. ■미래의 문화를 찾은말로 하자면 「날새 문화」입니다.크게 두가지 증후군을 낳지요.하나를 「두더지 형」이라고 한다면 다른 하나는 「거미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두더지는 주로 지렁이를 먹고 사는데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로 지렁이를 다 먹지 않고 반쯤 남겨둔다는 겁니다.지렁이를 놔두면 그것이 재생력이 있으니까 다시 자라난다는 것을 알고 있는거지요.이를테면 저축을 해두는 셈입니다.최고 8백g이나 되는 지렁이를 재생시키고 있는 대 저축투자가인 두더지가 있다는 겁니다.어두운 땅밑에서 살아가는 두더지도 미래의 빛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거지요.저축이나 투자같은 것들이 이 두더지형 증후군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런데 거미는 두더지와 정반대로 땅속이 아니라 허공속에 거미줄을 쳐놓고 무엇이 걸려들 것을 기다리고 있는 거지요.먹이가 시간속에 자라나고 있는 것을 기다리는 투자형이 아니라 먹이가 걸려드는 요행을 기다리는 투기형입니다.투자심리와 투기심리는 다같이 미래를 믿는데서 비롯된 현상이지만 그 성격은 이렇게 정반대입니다. 일본의 경우도 지금 바블경제(거품경제)라하여 곤혹을 겪고 있는데 이것은 모두 거미형 증후군에서 생겨난 결과지요. □땅투기·증권투기·아파트투기·그림투기 이런 투기심리는 분명히 거미줄같이 허공에 매달린 경제라 그 비유가 실감나네요.요즈음 사회를 어수선하게 만든 종말론은 어느 것에 속하는 미래 증후군이라 할 수 있나요. ○다원적 국제사회 ■그것도 일종의 투기에 속하는 것입니다.사두면 남는다는 심리는 미래를 낙관할때 생겨나는 것인데 종말론같은 것은 미래의 위기의식을 조장하여 자기의 미래생명을 사재기 하자는 것이지요. □이제부터 우리가 이 난을 통해서 들여다보게 될 한국인의 그 미래는 어떤 풍경으로 나타나게 될지 궁금합니다. ◎하루를 단위로 할때 미래는 내일이지만 인류의 문명을 단위로 할때의 내일은 천년이나 백년을 단위로 하게 됩니다.즉 어제는 농경문화시대,오늘은 산업문화시대 그리고 내일은 이른바 정보문화시대라고 할 수 있지요.또는 문명의 어제,오늘,내일의 삼분법을 프레모던(전근대),모던(근대),포스트모던(후기근대)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우리가 지금부터 이야기 하려는 것은 3차문명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화시대 포스트 모던의 한국,한국인 것입니다.두더지도 거미도 아닌 까치형이지요.까치는 집을 지을때 가뭄이 올 것인지 장마가 질 것인지 미래를 예측하여 둥지의 입구를 튼다고 합니다.가뭄이 올 것같으면 까치둥지의 입구를 하늘을 향해 틀고 장마가 올 것같으면 반대로 땅을 향해 튼다는 거지요. 동서 2대 양극이 무너진 다원적인 국제사회에서 우리는 21세기의 어떤 둥지를 틀어야 할 것인지 앞날을 예측하면서 구체적으로 우리의 가능성을 내다보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등에 걸쳐 많은 비평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문명비판적인 글은 매우 빈약합니다.이 공백의 땅을 메워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다음부터의 본격적인 대화를 기대하겠습니다.
  • 입시에 찌든 가족의 황폐화 묘사

    ◎사회극 「2억짜리 이야기」 공연을 보고/정상생활 벗어난 병리현상 생생/10여분 공연에 웃음·한탄·감탄사/극본 정신과의사·출연 현역교수·관객 고3학부모 “이색무대” 『아니 여보 뭘 하고 있는거예요.TV과의 녹화할 시간이잖아요』 어휴 벌써 몇년째 종노릇이야.자식을 낳았다고 평생 이렇게 살아야하나.이건 사는게 아니야』 지난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한국사회학회 가족.문화연구회(회장 이동원 이대교수)가 주최한 「대학입시와 가족」심포지엄 강단이 「나(수험생)는 내가 아니다」「어머니는 고달프다」「아버지는 주변인인가」란 주제발표에 이어 이색적인 무대로 꾸며졌다. 「전쟁을 방불케하는 입시경쟁」으로 정상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피해자 공동체」로 전락해 버린 가족의 병리현상을 생생하게 짚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꾸며진 「2억짜리 이야기」는 현직 정신과 의사인 김정일씨(서울시립정신병원)가 극본을 쓰고 이 학회의 회원교수·강사들이 직접 역을 맡은 사회극. 자리를 가득 메운 고3수험생의 학무모들은 비록 10여분에 지나지 않는 짧은 연극이었지만 아마추어 연기자들의 어설픈 연기가 더욱 실감이 났는지 장면마다 여기저기서 웃음과 함께 공감을 표하는 감탄사를 터뜨렸다. 어떤 학부모는 자신의 처지가 새삼 되새겨졌는지 긴 한숨만 토해내기도 했다. 수험생 딸(이미란 이대 대학원생반)이 독서실에서 돌아오기전엔 간식도 먹지 못하고 아내로부터 부부관계조차 입시전까지 거절당하고 있는 고독한 아버지(안계춘 연대교수반)와,딸에게 고액과외를 시켜야겠다며 과외비를 더 달라는 어머니(박춘호 경원대 강사반)의 실랑이로 연극은 시작된다. 『미선이가 지방대학에 가는 것을 원치않으시면 백만 더 쓰세요』 『이제까지 쓸어댄 돈이 얼만데 자그마치 2억이야.알았어 알았다구』 학원에서 늦게 돌아와 버릇없이 소파에 드러눕는 미선.엄마의 간섭에 짜증을 내며 아버지에게 「꼭 대학에 들어가야 하느냐」고 따지듯 묻는다. 「현실에서 탈출하고픈 욕구의 분신」을 상징하는 과거의 여인이자 환상의 여인(강득희 이대강사반)이 『「네 인생은 네거야」라고 말해.대학에 안가도 된다고 말이야.대학에 안가도 된다고 말이야 어서』하고 아버지에 재촉한다. 고민하던 아버지는 끝내 딸에게 『그래도 일단은 들어가고 봐야하지 않겠니』라고 말한다. 환상의 여인이 질타한다.『병신 그래서 나하고 못살지』 『너도 그렇게 잘났으면 자식낳고 키워봐』과중한 경제적부담을 지고도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소외대버린 아버지의 마지막 대사와 함께 막을 대신하는 어둠이 내린다. 이극을 쓴 김정일씨는 『대학입시로 인한 가족의 황폐화는 우리나라에서만 볼수 있는 현상』이라고 말하고 『해결책을 제시할수는 없었지만 일종의 「역할놀이」를 통해 비상식적이 돼가는 우리 가족의 기능상실과 해체현상을 고발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 “수용소 참상 폭로하려 탈출”/안혁·강철환씨 일문일답

    ◎재소중 알게돼 함께 귀순키로 결심/남한방송 듣고 남·북의 실상 깨달아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복역하다 남한에 귀순한 안혁·강철환씨는 『정치범들이 수용된 교화소안에는 죄를 지은 사람은 없었다』면서 『그 곳에는 구타와 배고픔에 시달리다 죽어가는 사람이 많으며 인간으로서는 정녕 살지 못할 곳』이라고 폭로했다. ­남한으로 탈출한 동기는 ▲안=출입국절차없이 중국을 나갔다 돌아왔다고해 간첩으로 몰려 매질등으로 혹독하게 취급당했다.겨우 목숨을 건졌으나 우리 가족들을 못살게 굴었으며 부모를 강제이혼시키고 친척들에게도 각종 압력을 가했다. 이 사실을 남한에 폭로하려고 탈출을 결심했다.강철환과 의논,목숨을 걸고 제3국을 통해 북한을 탈출했다. ­고향도 틀린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나. ▲안=간첩혐의로 잡혀 독신자감옥에서 혹독하게 매를 맞고 굶주렸다.체중이 40㎏밖에 안되는 상태에서 죄질이 좀 덜한 사람이 수용된 인근 초대소에 수용됐다.그때 나를 돌봐준 사람이 강철환이었으며 그후 7개월을 같이 살면서 함께 탈출을 결심했다. ▲강=초대소에 수용되기전 남한 방송을 청취한 적이 있었다.남한 실정은 물론 북한 실상도 제대로 보도하는 것을 들어 남한으로의 탈출을 생각하게 됐다. ­북송교포가 5천명정도 수용 됐다고 하는데 다른 곳에도 수용돼있는지. ▲안=74년에 요덕수용소에 6백여명이 들어온 이래 많은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다는 소문을 들었다.승호리수용소라는 곳에 가장 많이 수용된 것같은데 정확한 숫자는 모른다.모두 설레는 가슴으로 북한에 왔다가 『왜 이고생하러 왔나』며 한탄하고 있다. 내가 있을때 한국인과 결혼한 일본인 여자가 14명 있었다.모두 인간이하의 생활에 적응이 안되고 폐렴에 걸리거나 해 단2명만 살아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수용소 생활은. ▲여러분이 믿을 수없을 정도의 비참한 생활이다.먹을것이 없어 수용소내 쥐를 잡아먹고 있으며 겨울에는 손·발에 동상이 걸려 잘려나가거나 죽는 사람도 있다. 하루15시간이상 중노동하다 안전사고로 죽으면 겨우 땅에 묻히며 먹는 것은 고작 강냉이가루와 소금에 불과하다.마흔살 이상의 사람들은대부분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
  • 속으로 말하기/김금지 연극배우(굄돌)

    젊었을 때는 속에 있는 말을 다 내뱉었는데 요즈음은 속으로 말을 한다. 예를 들면 남편이 내게 섭섭하게하거나 마음에 안들때는 겉으로는 입만 삐쭉하지만 속으론 『치사하다! 치사해! 두고보자!』라고 하거나 영화감독 지망생인 아들아이가 『엄마! 난 시나리오·주연·감독을 다 할거예요.한국의 찰리 채플린이 된다니까요.그다음 마흔다섯에 정계에 등장할거예요.그리고는 드골처럼 멋진 퇴장을 할거예요!』하면 『꿈이 커서 좋구나! 열심히해라!』하면서도 속으로 『애야! 세상이 입맛대로 되니?』라고 한다. 또 요즈음 구두장사도 안되는데 기어이 대학 졸업후 유학을 가겠다는 딸아이에게도 『그래! 석사 박사 다 따와라.뒤 대줄께!』하면서도 속으로는 『아이구! 내팔자야! 늙어 구부러질 때까지 구두팔아야겠구나!』하게 된다. TV보는 동안은 더 증세가 심해지는데 못마땅하면 꺼버리면 되는 것을 기어이 켜놓고 마주앉아 속으로 투덜거린다.추석때 귀향길을 비추면 한편으로는 『효자 효녀들이야! 고향찾아 가느라 저고생을 하고…』하면서도 『왠 차들을저렇게 다 끌고 나올까? 그러니 막힐 수밖에…매해 추석마다 민족의 대이동이 이루어지고…추석 끝나면 해마다 교통사고로 백명이상이 목숨을 잃는 그런나라가 어디있담!』하고 한탄하게된다. 또 요즈음처럼 한중 수교로 TV화면이 꽉차 있을 때는 『왜 저렇게 호들갑을 떨까! 중국은 북한하고도 외교관계를 유지하면서 실속 다 차리는데,대만하고 매정하게 끊고는 무슨 수가 난듯이 저 야단일까?』한다. 그러다가 으레 오찬 만찬 하는 얘기가 나오면 『회담이나 외교는 밤낮 밥만 먹나봐!』하다가 씩웃는다.불경기가 돼서 구두도 잘 안팔리고 나하고 친한 「꽃나엄마」네도 티셔츠 공장하다가 부도가나고,만년청년타입이던 우리극단 연출자 김선생님도 가벼운 협심증 증세라 하시고…. 그래서인지 TV에서 국정을 책임맡은 이들이 활짝 웃거나 너무 행복해하면 『뭐가 좋다고 웃어?』하게 된다. 늙는다는게 이런걸까?
  • 외언내언

    70의 나이를 이를때 고희란 말을 흔히 쓴다.희수라고도하며 70세에 이른 것을 축하하는 의례를 뜻하기도 한다.당나라 시인 두보의 「곡강시」에 나오는 「인생칠십고래희」라는 구절에서 유래한다.인생은 짧아 예부터 70까지 사는 사람이 드물다는 뜻의 한탄이다.60이 되어도 오래살았다며 회갑잔치를 성대히 하던 시절의 이야기다.◆근래에와 장수자가 늘어나면서 고희연도 많아지고 77세의 희수연,88세의 미수연까지 흔히 보게되었다.미수연의 미자는 그 파자가 팔십팔인데서 따온 것으로 장수국 일본에서 생겨난 말.요즈음은 우리나라에서도 예사로이 쓰고있다.모두 오래 살았음을 축하하고 더욱 오래살기를 기원하는 인간적인 염원의 행사.◆지난 22일은 우리나라와 24일 수교한 중국최고의 실력자 등소평의 88세 미수가 되는 생일이었다.오래도 살았다는 느낌이면서도 새삼 그의 건강에 우리도 관심을 가질 만큼 세상은 변했다.아시아개혁의 향방이 걸린 중국개혁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인가.김일성의 건강만큼이나 한반도의 운명과도 직결되는 큰변수이기 때문일지 모른다.◆한중수교의 축하분위기속이지만 등의 건강과 만일의 경우에 대한 대비도 소홀해서는 안되겠다.『대단히 양호하며 적어도 앞으로 10년은 문제없다.97년 홍콩반환후 그곳을 방문한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등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작년 8월 그의 아들 등박방이 한말이다.당시의 건강진단 결과도 같은 내용이었다.◆금년들어 그것을 과시하듯 동분서주하면서 한중수교결단·개혁독려등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하나 회갑·고희·미수등을 축하하는 것도 고령자의 건강은 내일을 믿을수 없기때문.등이 오래살아 중국의 개혁을 확고한 궤도에 올려놓기 바라는사람도 적지 않다.정상교환방문 뿐아니라 등소평의 서울방문이 있을지도 모를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 한탄강상류 물고기 떼죽음/폐수방류 5명 구속/93개업소 대표 입건

    【의정부=김명승기자】 서울지검 의정부지청 형사2부(검사 손성현·황규련)는 13일 (주)삼화기업 공장장 염원섭씨(57·경기도 양주군 회천읍 봉양리483)등 5명을 수질환경보전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주)삼협섬유(대표 홍근표·50·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가납리)등 93개업소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검찰은 지난6일 한탄강 상류로부터 죽은 물고기 수만마리가 떠내려와 한탄강국민관광단지 일대의 강가에 쌓이자 강상류지역의 공장폐수배출업소에 대한 일제단속을 벌여 이들을 적발했다.
  • 어른/이승렬 본사 수석편집위원(굄돌)

    한 20여일 됐던가? 저녁TV뉴스에 비친 태국의 반정시위 보도중 지금은 사임한 수친다전총리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잠롱 전방콕시장,그리고 또한 전총리인 프렘등 3인이 무릎을 꿇고앉아 왕의 「훈계」를 듣고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는 얘기를 여러사람에게서 들었다.수많은 양민을 학살한 집권자나 시위의 선봉에 섰다가 체포 구금됐던 야당 지도자가 『싸우지들 말고 화해 하라』는 국왕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장면은 무척이나 신기하면서도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을 우리에게 주었다. 수천 수만의 시위대에 정조준 사격을 명령할 배짱(?)을 가진 군부출신 총리조차도 그앞에서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는 국왕의 권위는 어디서 오는 것이며 누가 만들어 준 것일까? 묻지않아도 그건 국왕의 절대성과 국부로서의 권위를 인정하는 국민적 합일이 그 바탕일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이 간다. 버스칸에서 소란을 피우던 젊은이가 나무라는 노인을 마구 때렸다는 슬픈 소식을 신문에서 읽으며,현직총리에게 봉변을 떠안겨 국민의 분노를 샀던대학생들이 바로 그 「만행」을 기념하는 축제를 열어 총리의 초상에 계란세례를 가하며 희희락락했다는 보도를 읽으며 과연 우리사회에 「어른」은 없는가,왜 우리는 「어른」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한탄을 하게 된다. 여러가지 원인과 진단이 있을수 있겠지만 그건 전적으로 교육의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한창 예절을 익히고 사람의 길을 배워야 할 어릴적부터 우리의 아이들은 사지선다형의 시험문제를 풀며,과외공부에 입시지옥에 시달리며,학교에서 집에서 「어른」없는 소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청년기에 접어든 그들이 「어른」을 몰라본다고 누가 나무랄 수 있겠는가? 지금부터라도 세상의 아버지들부터 각성을 하자.우선 「어른」이 버티고 있는 가정을 만들자.못된 짓을 하는 젊은이가 있을땐 큰소리로 꾸짖는 용기를 갖자.얼마 안있어 이땅의 주역이 될 그들에게 「어른」이 무엇이며 왜 「어른」은 필요한 존재인가를 가르쳐야겠다.그리하여 이 사회를,우리의 나라를 더이상 「패륜의 땅」으로 만들지 말아야겠다.
  • 유행성출혈열 조기검사법 개발

    ◎서울대 김의종교수­고대 주용규박사팀 잇따라 개가/초기징후때 피뽑아 바이러스 채취/중합효소연쇄반응 이용 감염 진단/많은 임상사례 통한 정확성검증이 과제 최근 유행성출혈열 환자의 실제 발생수가 기존 통계보다 10∼20배이상 높다는 연구발표로 통계의 정확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유행성출혈열환자임을 조기에 확진할수 있는 검사법이 새로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의대 임상병리학과 김의종교수는 최근 중합효소연쇄 반응을 이용해 유행성출혈열 발병여부를 빠른 시일내 포착할수 있는 바이러스검사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으며 고대 미생물학교실 주용규 박사팀 또한 이 검사법을 개발, 임상에 활용 하고 있어 국내 의학계가 조기 발견에 한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은 동일한 분자를 2개이상 결합해 분자량이 큰 화합물을 만드는 중합을 연쇄적으로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 보통 1백만배 증폭한다.예컨대 중합효소연쇄반응법을 이용해 커피1잔을 증폭시킬 경우 올림픽 수영장크기로 바꿀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원리는 긴 철로중에 한부분의 철로가 파손돼 떨어져 나갔을 때 손상돼 없어진 부분을 증폭해 철로 전체를 추정하는 것이다.의학적으로는 DNA의 전체적 염기배열순서 등을 모르더라도 일부만 알고 있으면 이를 증폭시켜 전체를 추정하므로 유전질환·전염병검사,AIDS및 C형간염바이러스 진단 등에 응용된다. 이번에 개발된 바이러스 검사법은 유행성출혈열의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혈액내 이 바이러스가 돌아다니는 초기 징후만 있으면 이때 피를 뽑아 바이러스를 얻거나 소변으로 배출되는 바이러스를 채취해 PCR법을 이용해 다량 만들어 바이러스의 핵산을 염색해 검사하는 방법.핵산이 염색되면 한탄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이므로 유행성출혈열 환자로 진단한다. 김교수는 『지금까지는 한탄바이러스가 몸속으로 침입해도 소량일 경우 바이러스 검출이 어려워 유행성출혈열 환자인지 여부를 조기에는 판별할수 없어 이 질환에 감염된후 7∼10일이 지났을 때 검사가능한 항체검사법에 의존해왔다』며 『바이러스검사법은 일단 몸속에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소량이라도 이를 증폭하면 검사할수 있으므로 발병여부를 조기에 발견할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검사법의 장점은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돼 초기증상만 감지되면 확진할수 있으므로 단시일내 유행성출혈열환자여부를 포착할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된지 약10일이 지나 항체가 형성되면 진단이 어렵다는 게 문제점.이는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와 항체가 생기게 되면 바이러스와 항체가 결합해 바이러스를 없애 버리므로 이 방법으로는 검사를 할수 없기 때문이다. 김교수는 『바이러스 검사법을 이용해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된 유행성출혈열 환자에게서 채취한 혈액으로 검사를 해본 결과 효과가 좋았다』면서 『아직까지 이 검사법을 개발했다는 점이 의미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정확성 여부는 많은 임상례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유행성 출혈열 「제3의 원인균」/퓨말라바이러스 예방백신 개발

    ◎고대 이호왕교수팀/작년 국내서도 환자 12명발생 북부 유럽과 러시아등지에서 주로 발생하는 유행성출혈열 원인균의 하나인 퓨말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국내에서도 지난해 12명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유행성출혈열은 주로 「한탄 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2종류인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퓨말라 바이러스의 감염사실이 학계에 보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9일 고대의료원 이호왕교수팀(미생물학)에 따르면 지난해 출혈열 증세를 보인 서울,경기,충남·북지역 거주자 2천6백79명의 혈청을 역학조사한 결과 3백74명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고 이중 12명이 퓨말라 바이러스 감염환자 였다는 것이다. 이교수팀은 특히 퓨말라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러시아 아카데미 소아마비및 뇌염 바이러스연구소」와 공동으로 연구,1년여에 걸친 동물실험을 통해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 외언내언

    일본을 생각하면 하나님은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한탄처럼 하는 사람이 있다.그렇게 악랄하고 교활하고 많은 나라를 짓밟고 그리고도 같은 생각을 조금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나라인데도 승승장구하며 발전하고 자국 국민에게는 좋은 나라이고 남의 나라를 불행하게 만드는 데는 전국민이 단결해서 잘도 해먹고…,하는 것은 신이 있다면 가능할수가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이렇게 감정적으로 맺혀있는 우리의 피해의식도 문제여서 들어주고 싶지 않은 말이었지만 어떤 때는 그런 비유가 공감되기도 한다.일본 집권여당의 책임있는 한 인사가 일본의 대표적인 사립명문대학의 학생들을 앞에 놓고 공식적인 모임에서 일본에 취업한 한국인들이 『군사행동을 할 위험이 있다』느니 하며 모함한 것에는 참기어려운 불쾌감을 맛보게 된다.정말 이런 나라가 여전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해가고 있다는 사실에 근원적인 회의를 품게 된다.◆불쾌한 가운데서도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가 나오는 것은 그들이 구사하는 망언의 다양함이다.사람을 달리하여 필요할 때마다 종류도 다양하게 개발하는 그 능력이 탁월하다.군사행동의 위험함에 대해서 국제적으로 혐의를 받는 것이 지금의 일본의 입장이다.그리고 그 호전성에 의한 가장 대표적인 희생이 한국이다.그런 한국을 『잡기』위해 아마 새로이 개발해낸 발언의 신호가 이것인듯하다.PKO법안 때문에 난처한 입장을 그렇게라도 피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청중인 젊은 대학생들조차가『난센스!』라고 야유할 말이지만 그런줄 알면서 그 정치인은 발언한게 분명하다.새로운 혐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면 그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군사행동의 위험성으로 말하자면 일본을 제외하고 누구를 논하겠는가.◆일본에 취업중인 우리 근로자를 이런 식으로 위험딱지를 붙이려는 음모의 획책도 겸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뒤에 뒤가 있는 그 음험한 속셈에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변을 다스리는 일부터 우리는 해야 할 것같다.
  • 호우 틈타 폐수 대량방출/피혁·염색공장/한탄강 물고기 떼죽음

    【연천=김명승기자】 한탄강의 지류인 신천의 폐수유입 방지둑이 무너지면서 폐수가 강으로 흘러들어 물고기 수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지난 5일 자정쯤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 한탄강과 동두천시 화천의 합류점에 설치된 폐수유입 방지둑 3곳이 새벽 이지역일대에 내린 집중호우로 무너져 동두천시·양주군 일대 피혁공장과 염색공장 등에서 배출된 유독성폐수가 강으로 유입,피라미·모래무지·눈치등 물고기 수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5일 상오6시30분쯤 한탄강 상류로 부터 죽은 물고기들이 떠내려와 연천군 전곡5리 한탄강 국민관광지 일대 1·5㎞의 강가에 싸이기 시작했으며 상오 9시쯤에는 수거한 물고기만 수천마리에 달했다는 것이다.동두천시는 이날 내린 집중호우로 양주군과 동두천시를 거쳐 한탄강으로 합류하는 화천의 수량이 증가하면서 이 일대 피혁·염색공장이 유독성 폐수를 집중 방류,이 폐수가 동두천시 취수장 아래 합류지점에서 토사로 쌓은 폐수유입 방지벽 3곳을 20m,10m,5m 크기로 붕괴시키며 강을 오염시켜물고기들을 떼죽음 시킨것으로 분석했다.
  • 판치는 범법자들(러시아에선 지금…:10·끝)

    ◎치안 실종… 외국인 대낮 총기피습 일쑤/군용무기 범람… 한국특파원도 털려/강제로 택시태우고 수십배 바가지 대부분의 경우 외국인이 모스크바시내 호텔 현관문을 들어서면 그를 처음 맞아주는 사람은 호텔 도어맨이 아니라 바로 「마피아」들이다. 10여명이 무리를 지어 위압적인 자세로 현관문을 막고 버티고 서서는 첫인사가 『달러 체인지』이다.제복차림의 호텔 도어맨들은 몇발자국 뒤쳐져 팔장을 끼고 멍하니 서 있다. 외출을 할라치면 호텔앞 택시승강장을 차지한 이들이 일반영업용 택시의 접근을 막고는 자기들이 대놓은 택시를 타라고 반협박조로 욱박지른다. 멋모르고 이 택시를 탓다간 몇십 루블이면 갈수있는 거리를 그 수십 배의 바가지를 쓰게 된다. 이들 마피아들의 위세는 호텔 밖에 국한되지 않는다.호텔직원,특히 각층마다 경비원으로 지키고 있는 「제주르나야」(당직)라고 불리는 여인들도 알고보면 이들 마피아들과 한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래서 밤만되면 역시 마피아와 한패인 「밤의 여인들」이 호텔복도를 제집같이 오가며 객실 방문을 두드리고 전화질을 해대 잠을 못잘 지경이다. 귀중품을 방에 두고 외출했다간 누군지도 모르게 방을 뒤져 훔쳐가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현금·귀중품은 반드시 몸에 품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여야 한다. 지난해 가을 모스크바에 주재하는 한국특파원 한명도 집에서 강도를 당한 일이 있지만 최근 몇개월 사이 이곳의 치안상태는 「제로」상태이다.경제난이 심화되면서 특히 달러를 소지한 외국인들은 범죄의 제1표적이 되고있다. 지난 4월초에는 안전하기로 이름난 모스크바대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에서 대낮에 아프리카 수단 출신의 한 유학생이 총기피습을 당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많은 사람들을 아연케하기도 했다. 거의 마비상태에 이른 치안불안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은 시중에 엄청난 숫자로 범람하는 총기류들.연방해체 이후 군대·경찰에서 흘러나온 총기·무기류 때문에 웬만한 범죄조직들은 기관단총까지 갖추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러시아 내무부의 아나톨리 투르진총기국장은 총기문제의 심각성을 『모스크바에선돈만 있으면 탱크도 살수있다』는 말로 자조했다.투르진국장에 따르면 지난 88년 이전 연간 3백∼4백건이던 총기불법소지 적발건수가 지난해에는 압수된 총기가 3만4천정,탄약은 50만발에 이르렀다고 한다. 실제로 저녁무렵 아르바트가 일대에 나가보면 『무기를 사겠느냐』고 물어오는 사람을 쉽게 만날수 있다.이들이 제의하는 무기는 군용단검을 포함한 칼·권총이 주종을 이루는데 단검은 값이 1천루블,권총은 체코제의 경우 1정에 1백50달러면 쉽게 구할수 있다. 투르진국장은 정확한 거래량은 집게되지 않지만 연방해체 이후 코카서스지역 주둔 군인들로부터 흘러나온 총기류가 최근 2년간 1만5천여정에 이른다고 말했다.현재 구소련군 사병의 평균월급은 1백루블이 채 안된다.한화로 환산하면 고작 8백원.기본적으로 생활이 안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연방해체로 기강까지 엉망이 돼 닥치는 대로 내다 파는 것이다. 여기다 마약복용자까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러시아내무부의 알렉산더 세르게예프 마약밀매단속국장은 『러시아경제가 세계경제로 편입되면서 제일 먼저 이루어진 게 마약시장의 개방』이라고 한탄했다.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지역에서 밀경작된 아편·대마초 등 마약류들이 거의 무방비상태로 모스크바로 흘러들어온다. 아편의 경우 중앙아시아지역의 밀경작면적은 지난 90년 80㏊에서 91년에는 1백54㏊로 크게 늘었지만 장비·인력·경비부족으로 이의 반입을 막을 모스크바의 경찰력은 거의 손을 놓고 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최근 모스크바시민들은 돈만 있으면 최우선적으로 하는 일이 아파트 현관문을 철문으로 고치는 일이다.몇천 루블씩 들여서 이중으로 철문을 달고 거기다 안전키를 서너개씩 덧붙인다. 이와 함께 불티나게 팔리는 것이 가스총.왠만하면 저녁 외출을 피하지만 외출할 경우에는 최루신경가스를 채워넣은 소형가스총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다.1개 가격은 1백달러 정도인데 노점상에게 부탁하면 유럽제 가스총을 원하는대로 구할수 있다. 노상강도 등의 강력범죄가 아니라도 승용차 도난같은 일은 비일비재하다.모스크바시경의 아나톨리 예고로프부국장은 모스크바시내의하루 도난차량대수가 1백대에 이른다고 했다.그밖에 카스테레오·윈도 브러시 심지어 바퀴까지 빼내간다. 모스크바시내에 다니는 승용차들을 보면 윈드브러시가 없다.그러다 비가오면 사람들은 잽싸게 차를 세우고는 카 박스에 넣어둔 윈드브러시를 꺼내 앞유리에 다는 것이다.심지어 어떤 사람은 주차를 할때 못 미더워 클러치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쇠줄로 칭칭감아 자물쇠까지 채워놓는다. 차가 깨끗하면 범죄에 더 잘 노출된다고 믿기 때문에 일부러 세차를 않는다.흙탕물이 덕지덕지 붙고 윈도브러시도 없는 차들이 더러운 도로를 매연을 풍풍 내뿜으며 다니는 도시가 바로 모스크바이다. 시사주간지 「노보예 브레미야」(신시대)지의 야콥 브라보이 논설위원은 『강도·마약·도난사건이 이렇게 늘어나는 것은 일면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후유증인 물자부족현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너무 여과없이 침투해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금 경제적·정신적으로 너무 어렵고 황폐해 있어 이런 문제들을 차분히 토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할 여유가 없다고 브라보이씨는 안타까워했다.
  • 재기의 구슬땀속 자금난에 허덕/LA폭동 한달째의 한인촌

    ◎연방지원 “감감”… 안타까운 홀로서기/흑인들 공공연한 협박… 떠나는 교민늘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흑인폭동의 회오리가 할퀴고 지나간지 29일로 한달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관심속에 여러가지 복구 대책들이 나오기도 했으나 피해교포들은 스스로 일어서기에 벅찬데다 주위의 지원도 미약하고 절벽같은 인종차별로 한인사회의 무력감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교포들은 오랜 세월 공들여 일궈온 생활터전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허탈감때문에 다시 흑인거주지역에서 장사를 계속할 것이냐 말것이냐를 결정짓지 못하고 마지못해 사우스센트럴에서 밀려나야할 입장으로 몰리고있다. 4·29폭동으로 한인사회는 2천5백여 업소가 불타거나 약탈당하면서 사망 1명,부상 46명의 인명피해와 4억∼4억5천달러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이같은 재산손실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피해교포의 수는 5천여명에 달하고 그 가족을 합하면 1만명을 훨씬 웃돈다는게 4·29폭동피해자협의회의 추산이다.이렇게 많은 피해를 본 한인사회는 비탄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한국인특유의 오기로 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들어온 3백여만달러의 성금만으로는 폭동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탄하고 있다. 재난을 당한 한인들이 현재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있는 것은 연방중소기업청(SBA)이 제공하는 저리융자와 연방비상대책기구(FEMA)가 신청받고 있는 무상지원금.FEMA기금은 조건이 까다롭고 지원금액도 많지않아 크게 기대를 걸고있지 않지만 SBA대출금은 당장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어서 대부분의 피해교민들은 신청절차를 마치고 자금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많은 한인들은 흑인거주지역에 재투자할 경제적 가치가 있느냐와 이곳에서 다시 영업하기에는 불안하다는 점을 들어 망설이고 있다. 우선 돈을 빌린다 하더라도 불타기전에 사업하느라고 빌렸던 자금이 있어 부담이 많다.또 폭동이전에는 오래전에 책정된 과세표준액에 따라 세금을 내 재산세를 적게 물었으나 새건물에 대한 세금은 높아지게 되며 위험지역으로 알려지게 돼 보험료부담도 과거보다 3∼4배나 늘어난다. 또한 4·29폭동때 교포상점들을 겨냥,흑인갱들이 선별적으로 저지른 약탈·방화의 표적이 됐다는 최근의 조사결과도 간과할 수 없다.바로 며칠전에는 한인상가들이 거의 폐허화된 사우스센트럴지역에 다시 한인을 해치겠다는 많은 전단들이 뿌려졌는가하면 흑인촌에 한인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시조례를 개정하라는 압력도 날로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번에 피해를 입은 한인들중에는 다른 지역에서 장사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사람이 많고,여건상 이곳에서 장사하더라도 조만간 빠져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여하튼 교포들은 단결된 힘을 결집시켜 안으로 한인타운 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더많은 교포들이 정계와 언론계등에 진출,권익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다른 커뮤니티와도 바람직한 관계정립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LA폭동사태는 한인이민사에 새로운 과제를 남겨놓았다.
  • 주택난 속의 호화분묘(사설)

    한국사람이 치는 전통적인 덕행 가운데는 위선사도 끼인다.그래서 가난한 자손은 그 선대의 무덤 앞에 표석 하나 세우지 못하고 이승을 떠나 가는 것을 한탄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돌아간 조상 위하는 일에는 밑바닥에 공리성이 깔린다는 것도 사실이다.이른바 「좋은 자리」에 묘를 써서 복락을 얻겠다는 것이 그 첫째이며 묘역을 훌륭하게 단장함으로써 자신들의 현시욕을 충족시키는 것이 그 둘째이다.비문만 해도 그렇다.『일어나지 못해서 미안하이』(헤밍웨이의 묘비명)같은 간명한것이 아니다.가문의 내력등이 과장되게 벼슬 중심으로 장황하게 쓰이고 있다. 근년 들어 사는 형편들이 나아지면서 호화로운 묘역이 늘어나는 것은 그러한 전통적 심성에 연유한다.아니,더 강렬하게 반영되고 있다.경쟁이라도 하듯이 묘역을 넓히고 단장하면서 결코 왕릉의 것에 못지 않은 석물을 갖추어 나간다.인공호수를 만들고 정자를 짓는다.주차장도 마련한다.자신이 죽으면 들어갈 수실을 꾸미는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엄청난 돈을 들여 단장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호화분묘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지는 오래다.그것이 대체로 불법 형질변경 등으로 조성되기 때문이다.또 그럴 수 있을 만큼 재력이나 권력을 가진 인사들이 힘을 구사하면서 조성해나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지난해 국정감사 때도 경기도 일원에 조성된 사회 저명·지도층 인사들의 호화분묘가 입방아에 올랐는데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그 이름이 밝혀지면서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분노를 살 만도 하다.해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2배 정도 국토가 묘지화하면서 묘지면적 1%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다.그에 따라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묘지면적 9평(30㎡)은 옛얘기이고 이제 3평·2평으로 줄어간다.묘지사용 15년시한이 추진되고 있고 서울시에서는 1평의 묘지에 화장분골 6구를 함께 안치하는 가족분묘제를 시범운영해 볼 요량으로 있기도하다.이러한 시점에서 내로라 하는 지도층 인사들이 특권의식·예외의식으로 작게는 50평부터 크게는 3천평에 이르는 묘역을 조성했다는 것이 아닌가.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위화감을 흩뿌린 죄가 크다고 할 것이다. 가진자들은 그렇게 넓고 호화로운 묘역을 꾸민다지만 묘지문제는 국가적인 견지에서 대단히 심각하다.현재도 전국의 묘지면적은 서울 면적보다 넓다.그런터에 그것이 해마다 늘어나갈 때 언젠가 전국토의 묘지화라는 말도 나오게 되어 있다.그런 점에서 화장이 보다 일반화해야겠건만 우리의 화장률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도 18%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죽으면 땅에 묻혀야 한다는 오랜 관념에서 못헤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국토의 묘지화로 마냥 나아갈 수도 없다.따라서 당국은 추진중인 시한부매장을 보다 폭넓게 일반화해 나가는 가운데 국민들의 의식을 화장쪽으로 유도해나가는 노력도 아울러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야겠다.국민들도 그쪽으로 의식을 바꾸어가야 한다.호화분묘얘기가 없어지게 되는 날도 그 같은 의식의 정착후가 된다고 할 것이다.우선 38%에 이른다는 무연고 분묘부터 정리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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