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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전문위원 8명 “속타네”

    정부 부처에서 민주당에 파견된 전문위원들의 속앓이가 심하다.모두 8명이다.민주당 분당으로 통합신당이 사실상 정치적 여당이 돼 전문위원들이 더이상 민주당에 남아 있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한 뒤 상당기간 특정 정당의 당적을 갖지 않은 채 각 정당과 ‘사안별 정책연합’을 추구해 나갈 경우 이들의 향후 거취는 더욱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 8명의 민주당 전문위원들은 분당 이후에도 여의도 민주당사 6층에 위치한 정책위원회실에 매일 출근하고 있지만,사실상 업무를 놓은 상태다.향후 거취와 관련해 대통령의 당적이 모호해지면서 통합신당으로 가야할지,민주당에 남아야 할지,아니면 정부 부처로 원대복귀해야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정부 파견 전문위원들은 대통령과 당적을 같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A전문위원은 “부처에서 온 전문위원들은 통합신당으로 가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라면서 “그러나 대통령이 상당기간 신당에 입당하지 않고 무당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고민스럽다.”고 토로했다. 이들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신분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매달 민주당으로부터 지급받던 450만원가량의 월급이 다음달부터 끊길 공산이 적지 않아 뜻밖의 생활고를 겪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행정자치부에서 파견된 이승우 전문위원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기 위해 사직과 함께 통합신당 입당을 결정했다. ●부처 복귀도 쉽지 않아 전문위원은 대부분 부처 국장급 공무원 가운데 1급 승진대상자 중에서 선발한다.갓 승진한 1급이 전문위원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여당에서 1∼2년 근무한 뒤 소속 부처로 원대복귀하게 된다.공직을 사퇴하고 여당에 입당하는 형식을 취하며,부처로 복귀할 때에는 탈당계를 내고 특채 형식으로 부처로 되돌아온다.그러나 현재 부처마다 빈 자리가 없어 복귀 결정이 내려져도 상당기간 대기발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과 비슷한 상황은 지난 98년의 정권교체기에도 있었다.그때는 정권 말기였고 지금은 정권 초기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전락한 당시 한나라당에 파견된 전문위원들은 우여곡절 끝에 소속 부처로 되돌아갔지만 대부분 2∼3개월 만에 공직을 떠났다. B전문위원은 “전문위원들에게 힘이 실리는 정권 초기인데도 미아신세가 될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전문위원을 지원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한탄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中國고학력 열풍

    고학력 ‘숭배증’이 중국의 새로운 사회 문제로 등장했다. ‘학력이 높을수록 능력이 있다.’는 맹신이 중국사회를 휩쓸면서 대졸자들이 취업 대신 석·박사,심지어 외국 유학으로 몰리는 기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대학에 못가면 출세를 못한다.”는 말은 구문(舊聞)이 됐고 “최소한 연구원(대학원) 문턱에 가야 사람 구실을 한다.”는 말이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 과거 같으면 직업학교나 전문대,4년제 정규대학 학력이면 충분한 일자리도 지금은 석사·박사·박사후 등의 고학력을 요구하고 있다.학력 인플레이션은 취업난과 맞물리면서 웬만한 세일즈맨 모집에 대졸자들이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기현상이 벌이지고 있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 서부 하이덴(海淀)구,중국인민대학 앞 버스역에서 내려 20∼30m만 걸어가면 누군가 말을 붙여온다.30∼40대 허름한 차림의 중년 남녀들로 학력증서 위조증을 파는 ‘영업사원’들이다. “졸업장이 필요합니까.”라는 말을 걸고 상대방이 관심을 보이면 근처 아파트 단지나 뒷골목으로 가 흥정이시작된다.거래가 성사되면 50위안(7500원) 안팎의 계약금과 관련 서류를 주고 받고 휴대전화 연락처를 남긴 후 사라진다. 지나가는 ‘영업사원’을 잡고 “누가 위조 학력을 원하느냐.”고 묻자 “번듯한 대기업이 아니라 대학 간판을 중시하는 중소기업의 세일즈맨이나 경리사원이 되려는 사람들”이라고 응수한다.“위조 졸업장이 뒤늦게 발각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일단 들어가서 능력을 보이면 큰 문제가 안된다.”고 일축했다.베이징·칭화(淸華)대학교 등 명문대 가짜 졸업장은 300위안(4만 5000원) 안팎에 거래된다. 하지만 가짜 졸업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대학 당국에서 인터넷에 졸업 확인 사이트를 만들자 2001년 졸업장은 1500∼2000위안까지 위조가격이 폭등했다. 급기야 대학당국이 2002년 졸업자부터 아예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위조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중국 언론들은 “빨간증서(紅證·졸업장)로 인재를 식별하고 우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경종을 울리고 있지만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고학력 열풍이 쉽사리 사그라지기어려운 분위기다. ●대학 졸업 후 취직보다 석사나 유학길 택해 수치상으로 봐도 10만명당 대졸자(전문대 포함)가 지난 90년 1422명에서 2000년 3611명으로 2.5배나 늘었다. 올 6월 대졸자는 지난해보다 67만명이 증가한 212만명이다.하지만 명문 대졸자들도 취업 대신 석사나 외국 유학을 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베이징대학교 쉬칭(徐靑·수학과 3년)은 “대학 졸업 후 2000위안(30만원)∼3000위안(45만원)의 월급을 받는 것보다 힘들더라도 석사를 따거나 미국 유학을 다녀오면 확실한 장래 보장이 된다.”고 최근 대학 분위기를 전했다. 베이징대에서 가장 ‘잘 팔리는’ 금융학부의 경우 대학 졸업자는 3000∼5000위안(75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지만 대학원(3년)을 나오면 8000(120만원)∼1만위안(150만원)까지 2배 이상이나 임금이 뛰어오른다. 유학생 박태웅(28·베이징대 금융학부 3년)씨는 “미국 유학을 갔다 오거나 박사 학위를 받으면 부와 명예를 거머쥘 기회가 더욱 많아진다는 믿음은 중국 학생들에게 거의 절대적”이라며 “주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기보다는 거의 80% 이상이 석사를 노리거나 유학을 선택하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대졸 실업자 수두룩… 또 다른 사회문제로 “학사는 개보다 못하고 석사는 거리에 널려 있어 줍는 사람도 없다.”는 말이 요즘 고학력 인력시장에서 유행되는 말이다. 천안문 동쪽 둥청취(東城區) 안딩먼와이다제(安定門外大街) 베이징 런차이다샤(人才大廈) 2층에는 경력직 사원을 구하는 인재시장이 부정기적으로 선다. 신문 광고로 구인이 있는 날이 발표되면 인재를 뽑아가려는 회사들과 구직을 원하는 사람들로 로비가 꽉 찰 지경이다.구인회사 카운터마다 상담을 기다리는 인재들이 줄지어 섰다.자신의 이력서를 접수하고 회사 담당자와 진지한 면담이 이어지는 모습을 로비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이런 인재시장은 중관춘(中關村)과 융허궁(壅和宮) 주위 곳곳에 산재해 있다. 석사 학위 취득 후 IT업종에서 직장을 찾는다는 장융신(張勇新·27)은 “제네럴 모터스나 필립스 등 외자기업을 선호하고 있으나 정작 이들은 미국 유학생들을 찾고있어 몇 달째 실업자 신세”라며 “그렇다고 지금 대졸자 월급을 받고 중국 기업에 들어갈 수는 없다.”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어렵사리 석사 학위를 취득해도 미국 유학생들에게 설 자리를 빼앗기고,국내 박사보다 미국 박사가 더 가치가 높다.그렇다고 대졸 임금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죽기보다 싫은 것이 고학력자 실업자들의 고민이다. 후이루이(惠銳) 인력회사 양샤오촹(楊小創) 고문은 “맹목적으로 고학력을 추구하는 것은 시간낭비”라며 “아주 특별한 직책 이외에 회사에서는 협조의식을 갖춘 성실한 사람을 더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인력시장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전문대와 대졸자에 대한 수요가 각각 41%,32%로 나타났다.석·박사 학력은 1%에 불과하다.일부 박사 출신의 경우 지나친 자존심 때문에 현실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세의 명문대 경제학 박사 출신 류추밍(劉楚明)은 학위를 취득한지 2년밖에 안됐지만 벌써 7개 회사를 전전했다. 다섯번은 스스로 사표를 냈고 두번은 회사에서 해고됐다.사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고,해고는 동료들과의 불화와 업무 수행시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인민대학 노동대학원 류얼시(劉爾錫) 부원장은 “고학력 실업의 원인은 학생들이 배우는 것과 시장의 수요가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고학력이 고능력과 동일하지 않다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고학력 부추겨 사실 과열된 고학력 추구 현상은 정부가 부추긴 측면이 크다.시장경제시대에 있으면서 아직도 계획경제시대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중국청년보는 최근 “정부가 관료를 선발할 때 학력에 따라 임금·주택·승진,나아가 세수 혜택 등이 결정되는 관행을 만들어 사회 전체적으로 고학력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은 인력 배분에 심각한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대도시에서는 고급 실업자들이 득실거리는 반면 지방도시나 시골에서는 인력난에 허덕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산당 인재과학연구소 왕퉁쉰(王通迅) 소장은 최근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힘들여 키운 인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라고 한탄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대졸자들이 기피하는 서부지역으로 고급 인력을 보내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서부 대개발 지원 명목으로 3년 정도 이곳에서 근무할 경우 대학원 시험시 우대점수를 주지만 이 또한 학력주의를 조장한다는 비난도 없지 않다. oilman@ ■中대학생 직업 선호도 변화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대학생들은 어떤 직업을 선호하고 또 얼마의 임금을 원할까. 베이징르바오(北京日報)가 최근 전국 대학 재학생 2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전문기술직(26%)→관리직(24%)→기획(19%) 순으로 직업 선호도가 조사됐다. 이들 직업은 중국에서 가장 우대받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직업들이다.과거 인기가 높았던 관료직(행정직) 선호도는 8%로 집계돼 중국 대학생들의 의식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줬다.권력보다는 돈을 선택하는 최근 분위기다. 중국 대학생들의 직업 선택 기준으로 ▲발전 전망(19%) ▲재능 발휘(18%) ▲임금과복지(16%) ▲근무환경(13%) 등의 순으로 선호했다. 졸업 후 취직을 할 경우 가장 가고 싶은 도시로 중국 경제의 심장인 상하이(上海·32%)가 1위를 차지했다.수도인 베이징(北京·27%)에 이어 개혁·개방의 상징인 선전(深·12%)과 광저우(廣州·6%),다롄(大連·5%),시안(西安·1%) 순으로 조사됐다. 대졸자들의 한달 임금에 대한 요구는 500위안(7만 5000원)부터 4000위안(60만원) 이상까지 다양했다.전공·학력·지역간 차이를 고려하면 문과생보다 이과생이,학사보다 석사,중소도시보다 대도시 출신들이 더 많은 임금을 요구했다. 56%가 1000위안(15만원)∼3000위안(45만원) 선을 최저 임금으로 요구했고,평균 희망임금은 2244위안(33만 6000원)이다. 25% 정도가 2000위안(30만원)∼3000위안(45만원)을 희망했고 20%가 1500∼2000위안의 월급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3000위안(45만원)∼4000위안(60만원)까지를 희망하는 사람도 17%였고 4000위안 이상의 고수입을 희망하는 대졸자도 15%를 차지했다.반면 조사자의 9.4%는 1000위안(15만원) 이하의 월급에도 만족했다. 임금 격차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IT업계다.베이징 외국업체 관리 고문 유한공사가 최근 조사한 결과 첨단기술업체에서 빈부 격차가 명확했다. IT업체의 최저 연봉은 2만 2111위안(330만원)이고 최고 연봉은 80만 3142위안(1억 2000만원)으로 40배 가까이 격차가 났다.
  • 기러기 아빠들의 쓸쓸한 한가위/“의자4개 식탁에 달랑 수저 한벌”

    초중고생의 해외유학이 갈수록 확산되는 가운데 얼마 전 ‘기러기 아빠’ 대열에 오른 회사원 전모(47)씨는 9일 오후 회사업무가 끝나자마자 지리산행 고속버스에 올랐다.추석 명절 동안 혼자 2박3일 일정으로 지리산을 종주하기 위해서다.등산을 취미로 삼기 위해 30㎏이 넘는 등산 장비도 미리 마련했다. 캐나다 밴쿠버로 딸과 아내를 떠나보낸 전씨는 지리산을 타면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작정이다.전씨는 “이러다 가족들에게 날아가고 싶어도 더이상 날 수 없는 ‘펭귄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러기 아빠들의 추석 명절 나기가 눈물겹다.한국의 기러기 아빠는 이미 미국 주간지에서도 다뤄질 만큼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기러기 아빠 3년째인 회사원 김모(42)씨는 이번 추석 명절에도 썰렁한 집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두려워진다고 말했다.김씨는 며칠 전 구입한 컴퓨터 화상채팅 프로그램을 이용,연휴 기간 내내 호주에 있는 아내(40)와 딸(12)·아들(10)의 모습을 화면으로나마 만나기로 했다.월급 대부분을 호주로 보내고 있는 김씨는 “남들은 추석때 모두 모여 차례도 지내고 가족간의 사랑도 확인하지만 기러기 아빠는 노숙자나 다름없는 신세”라고 한탄했다. 인터넷 다음 카페 ‘벤쿠버 기러기 아빠와 가족들의 모임’ 회원 10여명은 추석 명절기간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함께 현지로 떠나기로 했다.회사원 박모(45)씨는 “자녀들의 엄청난 교육비용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온가족이 모이는 추석 명절 기간만은 ‘의자 4개에 수저 한벌’ 신세를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했다.3개월 전 부인과 자녀 2명을 캐나다로 보낸 증권사 직원 김모(40)씨도 “힘이 들지만 외국에서 유학하지 않으면 행세할 수 없는 한국의 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 “고향에서 차례를 올린 뒤 등산이나 가야겠다.”고 말했다. 2년 전 아내와 초등학생 자녀를 미국으로 보낸 은행원 박모(46)씨는 “이번 추석에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귀국하지 못한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대전의 고향 친구들을 찾기로 했다. 해외연수를 마치고 2년 전 귀국하면서 부인과 자녀 2명을미국에 두고 온 공무원 김모(48)씨는 “저녁 때면 외로움을 이기려 일부러 모임을 만들고 있다.”면서 “추석때 고향에 잠깐 다녀와 컴퓨터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한 대학 교수인 김모(47)씨는 기러기 아빠가 이처럼 늘어나는 데 대해 “교수나 해외주재원 등을 지낸 사람 중에 기러기 아빠가 많다.”면서 “국내의 교육여건을 고치는 데 앞장서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녀들을 먼저 해외로 보내고 있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뉴스위크지 최근호는 ‘새끼를 키우는 데 헌신적인 것으로 유명한 기러기에 비유한 한국의 기러기 아빠’를 소개하면서 한국에는 점점 더 많은 가정이 이런 희생을 하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지는 국내 모 대학 정치학과 정모(45) 교수의 사례를 전하고 있다.정 교수는 3년 전 아내와 두 딸을 미국 뉴저지에 보낸 뒤 혼자 원룸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연봉 4만달러(약 4700만원)의 80% 정도를 가족에게 부친다고 했다.그는 이번 추석에도 방에서 혼자지낼 예정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 7월 아내와 자녀를 캐나다로 유학 보낸 36세 남자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핀 것을 알고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고 전했다.뉴스위크지에 실린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집계에 따르면 지난 99년 11만여명이던 한국인 해외유학생 수는 지난해 17만 4000여명으로 늘어났고,이 가운데 10%인 1만 7000여명이 고교생 이하의 어린 학생들로 주로 엄마와 함께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협회는 이와 관련,지난해 유학 연수 등으로 해외로 빠져나간 돈이 46억달러에 이른다고 최근 밝혔다. 이영표 박지연기자 tomcat@
  • 책 / 미국사의 전설,거짓말,날조된 신화들-리처드 솅크먼 지음

    미국의 초월주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결국 중요한 것만 기억에 남는다.”고 했지만,미국인의 역사 인식은 이와 사뭇 다르다.미국인들이 기억하는 역사적 지식은 상당 부분이 신화적인 것이다.시간이 흐르면서 객관적인 사실은 퇴색해 버리고 근거없는 신화는 계속 살아 남는다.‘자유의 종’ 이야기라든가 에이브러햄 링컨과 앤 루틀리지의 낭만적인 사랑에 관한 헛소문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요컨대 ‘미국식’ 신화는 세계를 인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신화가 아니라,역사적 정통성의 부재와 침략과 정복의 역사를 은폐하기 위한 신화인 것이다. ‘미국사의 전설,거짓말,날조된 신화들’(리처드 솅크먼 지음.이종인 옮김,미래M&B 펴냄)은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치부와 허점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낸 미국 역사의 가면과 거품을 가차없이 벗겨낸다.에미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인 저자는 미국사에 드리워진 신화의 아우라를 특유의 우상파괴적인 글쓰기로 거둬낸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反민주주의자였다 미국인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미국인들은 독립선언문을 작성하고 독립전쟁을 일으키고 헌법을 물려준 이 건국세대는 정치적 음모나 중상모략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그런 만큼 건국의 아버지를 비판하는 역사가들은 백안시당한다.심지어 미국 서부 유타주의 모르몬교 지도자들은 헌법은 신의 영감을 받아 작성된 문서라고 가르치고 있다.유타에 살면서 건국의 아버지들을 “정치가들”이라고 부르면 그것은 필경 언쟁의 빌미가 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건국의 아버지들은 한결같이 민주주의에 부정적이었다.미국의 독립선언문 서명자로 매디슨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엘브리지 게리는 이른바 게리맨더링의 효시가 된 인물.또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은 말 따로 행동 따로였으며 매관매직을 일삼았다.제퍼슨은 인권을 강력하게 옹호한 정치가이긴 했지만,자신이 민주주의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그는 평생 공화주의자로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 화가들의 그림 또한 거짓 신화를 양산하는 데 한몫했다.‘잔인한 위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초상화는 여러 개가 있지만 그 어떤 것도 원래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콜럼버스가 살아 있을 때 제작된 초상화는 단 한 점도 없기 때문이다.미국 독립혁명 지도자 패트릭 헨리의 초상화는 그의 사후 16년이 지나 그려졌으며,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초상화는 신격화된 양상까지 보인다.19세기에 제작된 워싱턴의 흉상은 너무 이상화된 나머지 백악관에서는 한동안 ‘무명의 인물’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림으로 거짓 신화를 정당화 초상화 못지않게 왜곡된 것이 전쟁,특히 독립전쟁과 관련된 그림들이다.독일 화가 에마누엘 로이체의 ‘델러웨어 강을 가로지르는 워싱턴’이 그 두드러진 예.워싱턴이 델러웨어 강을 건넌 것은 사실이지만 그림에서 묘사된 것처럼 우아하면서도 감동적인 모습으로 건너지는 않았다.의회에서 아직 채택되지 않은 미국 국기가 배에서 휘날리는 것도 의문을 낳는다. 미국은 과연 인종의 용광로인가.미국은 초기 이민자들에게 대단한 텃세를 부렸다.19세기 초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들이 건너왔을 때 개신교 신자들은 “교황이 미국을 파괴하기 위해 피묻은 손을 뻗쳤다.”고 성토했고 필라델피아에서는 폭동을 일으켰다.나중에 남유럽이나 동유럽 사람들이 이민 왔을 때도 보수적인 미국인들은 마치 범죄자 무리가 침범한 것처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유서 깊은 뉴잉글랜드 가문 후손인 시인 토머스 베일리는 이렇게 한탄했다.“오,자유,하얀 여신이여! 저렇게 문을 마구 열어 놔둬도 되는 것입니까?” 흥미로운 것은 미국인들이 20세기 들어 비로소 미국을 용광로로 자각했다는 사실이다.그 전의 미국인들이 자신들을 ‘단일민족’으로 생각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당시 영국의 관습과 가치가 우세했지만 다른 나라들의 문화도 그에 못지않은 영향을 끼쳤다.‘용광로’라는 말은 1908년까지 만들어지지 않았으며,1934년이 지나서야 웹스터 사전에 올랐다. 미국은 ‘호색의 역사’를 지닌 나라다.미국인은 식민지 시대의 청교도들이 매우 금욕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섹스에 관대했다.현대 미국인만큼 성적 부도덕을 허용하진 않았지만,외설추방운동을 편 개혁가앤서니 컴스톡 같은 도덕주의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폐쇄적이지도 않았다.매사추세츠주의 점잖은 마을인 콩코드에서 독립전쟁전 20년 사이에 태어난 아기의 3분의1이 사생아였다는 사실은 퍽 시사적이다. ●성관계에 관대했던 청교도들 청교도들은 섹스로부터 자녀를 지키려고 크게 노력하지도 않았다.약혼중인 남녀가 옷을 입은 채 한 침대에서 자는 ‘번들링(bundling)’ 관습은 종종 성관계로 이어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습은 널리 퍼졌다.아무튼 청교도는 1600년대에 미국에 정착한 다른 종교그룹들에 비해 도덕적 엄격함만 내세우는 편협한 종교집단은 아니었다. 미국인들은 잘 알려져 있듯이 역사에 대해 어둡다.때론 미국 헌법의 첫 10개 수정조항이 권리장전으로 공포된 것이라는 사실도 모른다.그들은 정작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고 잊어버려도 좋은 ‘신화적인’ 것은 곧잘 기억한다.문제는 저자의 지적대로 “신화는 보호색이 너무 강해 지적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한탄강댐 반대시위 확산

    한탄강댐 건설을 둘러싼 찬반논란이 지난달 28일 환경영향평가 완료를 계기로 격화되고 있다.경기도 연천·포천과 강원도 철원 등 댐건설 반대 3개군 대책위는 20일 철원군 동성읍 고석정 임꺽정 광장에서 1만여 주민과 환경단체 회원 등이 참석,댐건설 반대 주민궐기대회를 열었다.이날 대회에선 읍·면 이장단협의회장들의 항의 삭발과 가두시위가 있었고 ‘댐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가 채택됐다. 주민들은 성명서에서 “수자원공사의 댐건설 계획은 수차례의 검증과 토론회를 통해 홍수조절능력과 경제성에서 효용성이 없고 천연생태계와 주거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것으로 지적됐다.”고 밝혔다. 연천 한만교기자 mghann@
  • [데스크 시각] 가난과 함께 오는 절망감

    외환위기 때 파산한 한 기업인은 반지하 17평짜리 셋집으로 이사갔다.그는 첼로를 배우던 딸아이의 레슨을 중단시키면서 가장으로서 큰 절망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돈이 없어 절감하는 궁핍감과 절망감은 사실 겪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그는 강조했다.첼로는 사치일 것이다.가난 때문에 아파트 밖으로 아이들을 던지고 동반자살한 어머니나,아들이 진 수천만원의 빚 때문에 목숨을 버린 아버지가 겪었을 절망은 얼마나 깊었을 것인가.실직자로 수만원이 없어 아픈 아이들을 병원에 데리고 가지 못했던 빈곤이 주는 절망감,내일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불안감,빚 상환 독촉에 시달리는 심적 고통…. 가난은 그저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는 ‘불편함’만은 아니다. 한 방송이 벌이는 빈민층의 집고쳐주기 프로그램을 보면 가난한 사람들은 천장에서 물이 새고 벌레가 기어다니는 집에서 산다.빛이 제대로 들지 않는 우중충한 집은 아무리 밝은 성격이라도 어둡게 만들 것 같아 보인다.가난이 얼마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가를 보여주는 풍경의 단편들이다.최소한 돈에 아쉬울 것 없는 재벌 회장이 투신자살한 충격에 접하면서 사람들은 ‘그래,돈이 삶의 전부는 아니구나.’ 하고 깨달으면서도 사회 다른 일각에서는 돈이 없어 삶의 전부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현실을 목격한다.이른바 ‘빈곤 자살’이 계속 증가,경찰청은 작년 600명에서 올해는 700명 선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죽음에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헤매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사실 가난은 단순히 파산했다거나 빚을 진 상태라고 돈의 측면에서만 단정짓기에는 훨씬 더 복잡하다.‘가난의 문화구조’가 있으며 이 구조는 국가차이를 넘어 공통된 점이 있다고 한다.계속되는 생존 투쟁,실업,불완전 고용,저임금,어린이 노동,저축 부재와 만성적인 현금 부족,고리채 의존 등이 그것이다. 빈곤층은 알코올 중독자의 높은 발생률,가족 구타,빠른 성(性)경험,낮은 교육,열악한 주거 환경,파산 가정,여자 가장 등의 사회·심리적인 특징도 여럿 공유하고 있다. 궁핍은 정부 등 공식 기구와 기존 가치관에 대한 가난한사람들의 반(反)사회적인 공격성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다.가난한 사람들이 절망감을 자학이 아니라 외부로 향할 때 드러내는 파괴적인 행동을 서구 사회는 이미 수십년전부터 연구하고 대처해왔다.집값 폭등,빈부 격차 심화 등이 초래하는 바닥 계층의 절망감은 깊어지고 있다.이들이 저지르는 사회 범죄의 증가와 이를 막기 위한 안전 산업 등은 이제 본격적으로 치르기 시작한 사회적 비용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과 실수로 가난의 구렁텅이로 빠지기도 하지만 카드 신용불량자처럼 사회와 제도 탓도 있다.부(富)와 마찬가지로 가난이 대물림된다는 것은 정설에 속한다.따라서 복지정책을 성장에 저해된다는 논리로,단칼에 거부하기에는 가난의 사회적 과제는 크다.가난한 사람들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생활을 누리도록 돕는 것은 바람직하다.그들의 사회에 대한 분노를 삭이는 길은 사회를 보다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자살한 재벌 회장의 측근은 상가에서 “진작 좀 도와주지 그랬어요.”라고 조문객들에게 한탄을 했다고 한다.가난한 주검들을 대변해주는 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여야는 복지정책 논쟁만 벌이지 말고 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정말 좀 도와주었으면 싶다. 이 상 일 경제부장
  • 책 / 조선의 뒷골목 풍경

    강명관 지음 푸른역사 펴냄 ●무시당한 서민들의 삶과 문화 되살려 전작 ‘조선 사람들,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를 통해 풍속사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 부산대 강명관 교수(한문학과)가 이번엔 한층 다양한 스펙트럼의 조선 이면사를 이야기감으로 삼았다.최근 펴낸 ‘조선의 뒷골목 풍경’(도서출판 푸른역사)은 존재했으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역사,너무 일상적이고 사소해서 이내 묻혀버린 역사,그리고 지배중심의 역사에 의해 무시당한 서민들의 삶과 문화를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책에는 주변부 인생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다.탕자,왈자,깡패,기생,도적 등 소외된 민중에는 애정을 보이는 반면 근엄과 엄숙으로 치장된 양반과 주류사회에 대해서는 더없이 냉철한 시선을 던진다. 저자는 먼저 조선 후기 사회와 도박의 관계를 검토한다.도박으로는 투전·골패·쌍륙이 인기 있었다.그 중에서도 특히 투전은 조선 후기는 물론 19세기 말 화투가 들어오기 전까지 도박계의 패자로 군림했다.그것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는 것이었다.중인에 의해 수입되고 중간계급을 중심으로 유행한 투전이 시정의 오락에 머물렀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투전은 수입된 지 100년도 채 못 돼 양반층에까지 전면적으로 파고들었다.‘열하일기’에 연암 박지원이 밤에 역관·비장배(裨將輩)와 투전판을 벌여 돈을 딴 뒤 득의연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그 상징적인 사례다.삼한갑족의 양반 명문가 자손인 연암이 투전이라니! 그런가하면 우의정까지 오른 조선 영조 때 문신 원인손은 투전계 최고의 타자(打子,투전 고수)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오죽하면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 “재상·명사들과 승지 및 옥당 관원들도 이것으로 소일하니 다른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소나 돼지치는 자들의 놀이가 조정에까지 밀려 올라왔으니 역시 한심한 일이다.”라고 한탄했을까.당시 투전의 유행은 어전에서도 거론될 정도로 조선사회의 거대한 사회문제였다. ●오락을 넘어선 투전·골패등 도박 성행 저자는 “한국의 역사학은 성에 관한 담론을 배제하지만,성이야말로 한국사를 이해하는 데매우 중요한 코드”라고 말한다.예컨대 열녀담론은 도덕적 담론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남성이 여성의 성을 독점하기 위해 마련한 책략이라는 것.그런 맥락에서 저자는 축첩제와 기생제도를 근간으로 성에 탐닉한 양반 남성들이 여인들의 억울한 섹스 스캔들을 정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한다.조선시대 성추문의 주인공이라면 단연 사족(士族) 출신 감동과 어우동이다.40여명의 남자와 간통했다는 감동과 ‘희대의 음녀’ 어우동.성적 억압이 강고했던 중세사회에서 성적 자유를 구가한 이들은 근대를 선취한 선구자적 인물임에 틀림없다.그러나 여기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들을 단지 이질적이고 돌출적인 존재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저자는 어우동을 사형에 처한다는 판정을 내린 성종이 세 명의 왕비와 열 명의 후궁을 거느린 것은 아이러니가 아니냐고 반문한다.나아가 조선은 일부일처제를 넘어 남성의 성욕을 충족시켜주는 수단으로 축첩제와 기녀제,심지어는 간통까지 제도화된 나라라는 ‘도발적인’ 견해를 편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마이너리티의 조선사다.조선시대 이방인들의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된,특수집단 거주지 반촌(泮村)은 완전한 의미의 소수자 공간이다.성균관 유학생들의 하숙촌으로 소의 도살을 독점했던 반촌 사람들은 그들만의 언어와 풍습,삶의 방식을 고집했다.저자에 따르면 반촌민의 도살은 오래전부터 성균관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를 제공했던 관습과 무관하지 않다.반촌민들에게 소의 도살을 허락한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성균관 유생들의 쇠고기 식사 습관은 율곡 이이가 생명에 대한 배려 등의 이유로 평생 쇠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큰 대조를 이룬다. ●‘축첩·기녀제도' 남성 성욕 충족시킨 수단 20세기 들어 근대적인 교육제도가 시행되자 성균관은 옛 위상을 잃고,반촌도 해체의 길을 걸었다.반촌 사람들에게 가해진 사회적 차별 또한 점차 사라졌다.이제 반촌 사람들은 역사 속에 잊혀진 존재가 됐다.하지만 저자는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지금도 돈과 권력,학벌,출신지에 따라 인간을 차별하는 세태는 여전하다고 씁쓸해한다. 그런 만큼 저자는우리 역사를 묵묵히 일궈온 무명씨들의 삶을 세상에 드러내는 데 열심이다.민중의(民衆醫) 조광일·백광현·피재길,백범의 탈옥공작을 벌인 불한당 괴수 김 진사,최고의 대리시험 전문가 유광억,반촌 사람들 교화에 뛰어든 안광수,최고의 판소리꾼 모흥갑,유흥계를 누빈 거문고 명인 이원영,조직폭력배 검계(劍契)를 일망타진한 포도대장 장붕익,검계의 일원이었던 집주름 표철주….이 책에서는 형형색색의 조선 비주류들이 역사의 전면으로 걸어나온다. 1만 4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국민연금 업무 부당” 유서 / 관리공단 직원 자살

    국민연금관리공단 직원이 국민연금 업무추진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4일 오후 10시쯤 전북 남원 향교동 국민연금관리공단 지사 사무실에서 이 회사 가입자관리부 송모(40·대리)씨가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송씨의 부인은 남편이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자 회사를 찾아왔다가 남편의 시신을 발견했다. 송씨는 ‘이 세상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남기는 글’이라는 A4용지 2장분량의 유서를 통해 “국민연금에 온 지도 벌써 4년 7개월이 지났지만 슬픔이 훨씬 더 많았고,보람을 느낀 적이 한번도 없었다.”면서 “오늘도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했다.먹고 살기 힘들다는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보험료를 조정하겠다는 문서를 만들었다.”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송씨는 또 “정말 소득조정이 필요한 일이라면 법과 제도로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올려놓고 항의하면 깎아주고 큰소리치면 없던 걸로 해주고 지금은 이것이 현실 아닌가.”라며 “지난해에는 납부예외율 축소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는데 산을 하나 넘고 나니 소득조정이라는 더 큰 강이 버티고 있다.”고 한탄했다.송씨는 유서 마지막 부분에서 “국민들한테 사랑받는 국민연금을 만들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남원 임송학기자 shlim@
  • 386 / 무너진 동지애

    야당 ‘386’이 여권 386을 때리고 나섰다. 한나라당 조해진 부대변인은 28일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해 온 386측근들의 최근 모습은 실망스럽다 못해 한탄스럽기까지 하다.”며 청와대 386들에게 맹공을 퍼부었다.조 부대변인은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지난 대선때 이회창 후보의 보좌역을 맡았던 원외 핵심인물이다. 그는 최근 여권의 ‘386음모론’과 관련,“노 대통령의 일부 386측근들이 여권내 권력투쟁의 중심에서 어설픈 파워게임에 골몰하는 일그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이어 “이들이 대각성과 사고방식의 전환없이 지금처럼 무책임하고 구태스러운 언동에 젖어간다면 이는 역사와 국민에 대한 배임이자 대통령의 측근으로 일했다는 기록조차 자랑 대신 인생의 족쇄와 멍에로 남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치권에서 386간 공방은 금기시돼 왔다.비록 다른 정당에 속해 있지만 80년대 치열한 학생운동을 펼쳐왔다는 일종의 ‘동지애’로 가급적 서로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386의 청와대 대거 입성에 이은 여야 386간설전은 이제 그들이 ‘새정치 상비군’을 넘어 현실 정치의 중심권으로 진입했음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진경호기자 jade@
  • 청와대 문책 요구 파장 / 鄭의 전쟁

    잠시 침묵하던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24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리면서 응어리를 폭발시켰다.특히 앞으로 대선자금 등과 관련된 추가폭로도 예고,정 대표와 청와대의 정면충돌 가능성이 점차 높아가는 상황이다. 정 대표가 이처럼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청와대 특정 수석과 비서관급의 경질을 요구,노 대통령을 직접 압박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여권 전체가 미증유의 난기류에 빠르게 휘말려 들어가는 양상이다. ●鄭·靑 정면충돌 가능성 정 대표가 이날 당정협력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한 부분은 “검찰수사와 관련돼 ‘잡범’ 취급을 당하는 데 치욕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게 정 대표측의 주장이다.분위기는 초강경이다. 자신은 집권당 대표이고,검찰도 법무부 소속으로 정부의 일원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당정관계라면 소환일정이나 통보는 사전협의를 거쳤어야 한다는 논리다.그런데도 지난 9일 늦은 밤에 검찰이 자신의 소환을 전화로 통보하고,소나기식 소환통보를 한 직후 사전영장을 신청한 것 등은 당정 협력의 기본을 무시했다고 보는 기류다. 이에 따라 정 대표는 전날 측근들에게 “청와대에 대한 기대는 버린 지 오래”라는 취지로 말했고,검찰 수사라인과 관련이 있는 문재인 민정수석에게는 “똑바로 하라.”고 호통을 치고,유인태 정무수석을 만나선 “노 대통령에게 내 말을 반드시 전하라.이런 식으로 하려면 내게 연락도 하지 말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대목도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읽게 해준다. ●청와대 누구를 겨냥했나 정 대표측은 청와대가 정 대표를 세대교체와 정치개혁의 희생양으로 정해 정리수순을 밟아가는 중이라고 주장한다.노 대통령과 문희상 비서실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굿모닝시티 자금수수를 정 대표 개인의 비리로 몰아간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받은 돈을 노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도 사용했는데 “그럴 수 있느냐.”는 한탄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정 대표를 외면하게 만든 참모들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특히 측근들은 노 대통령에게 정 대표 문제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는 문재인 민정수석을 문책대상으로 거론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였다. 또 각종 정보의 수집 창구인 국정상황실도 겨냥했다.386 핵심측근인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이 대통령에게 정확한 정보전달을 하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태가 초래됐다는 주장이다.민정수석실 비서관들과 다른 386 측근들도 마찬가지로 문책을 주장한다.당직개편은 자신의 조기대표직 사퇴를 말하는 신주류 강경파를 겨냥한 발언 같다. ●접점 찾아질까,파국으로 갈까 정 대표는 앞으로 상황변화가 없을 경우 청와대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청와대,특히 노 대통령으로서는 정 대표에게 밀리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을 것 같다.불법자금을 수수한 정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여 문책인사를 단행하기가 어려워 당장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다.청와대측이 일부 관련 당사자들을 8월로 예정돼 있는 정기인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교체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그 또한 청와대가 선뜻 수용하긴 힘들어 보인다.결국 청와대와 정 대표가 빠른 시일내에 접점을 못 찾는 최악의 경우에는 정 대표의 경고대로 대선자금 등과 관련된 3차,4차의 충격적 폭탄선언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 창간99주년 특집1-건강 100세 / 담배 피우면 죽는다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그러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여전하다.왜 그럴까.대한매일은 창간 99주년을 맞아 국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기 위해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와 끊는 방법 등을 특집으로 꾸며본다. 서울 K중학교 Y교사(38)는 요즘 담배 때문에 고민이 많다.지난 1일부터 금연구역이 확대되면서 제약이 많아졌기 때문이다.건물 내부에서는 완전금연이고,담배를 피우려면 건물밖 운동장이나 옥상,학교 담장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쉬는 시간에 짬을 내 운동장에 나가 담배를 피워 보지만,이렇게까지 하면서 담배를 계속 피워야 하는지 회의가 들때가 많다.지나가는 학생들이 힐끔 힐끔 쳐다보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는 “20년 가까이 꿋꿋하게 버텼지만 이제는 정말 끊어야 할때가 온 것 같다.”면서 “아예 처음부터 배우지 않는 건데…”라고 한탄했다. ●끊어야 할 때가 왔다 금연구역이 확대되면서 담배를 끊겠다는 애연가들이 늘고 있다.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비굴하게’ 연기를 내뿜느니,이 참에 과감하게 금연대열에 동참하겠다는 것이다.하지만 말이 쉽지 담배 끊기는 여간 힘들지 않다.어렵게 결심은 해보지만,중도에 실패하는 사람이 더 많다.이렇게 고생을 하다 보면,내가 왜 담배를 배웠나 하고 후회하기 마련이다. 결국 가장 확실한 금연법은 처음부터 담배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다. 상당수 흡연자들이 중·고생 시절인 10대때 처음 담배를 배우기 때문에 청소년기 금연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세계 최고수준의 청소년 흡연율 청소년흡연을 줄이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당장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흡연율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한국 청소년이 피우는 담배는 하루 360만 개비,연간 13억 개비에 달한다.고3 남학생 10명중 4명이 흡연자다.더구나 성인 흡연자가 감소추세를 보이는 반면,초·중고생과 여학생 흡연은 학년에 관계없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 남자 청소년 흡연율은 30%대로 10%대인 아시아국가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10대들은 조직,세포,장기가 성숙되지 않은 상태라 흡연피해가 심각하다.때문에 금연운동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에게 금연교육을 강화하는 등 국가가 나서서 청소년 흡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청소년들이 우상으로 여기는 인기탤런트,영화배우,가수 등 연예인들이 TV드라마나 영화에서 흡연하는 장면을 몰아내는 것이 첩경이다.그래야 청소년들의 모방흡연을 방지할 수 있다.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이 많다는 것은 30∼40년 뒤 결국 그 나라 국민들의 상당수가 흡연관련 질병으로 시달릴 것임을 예고한다. 서울대 의대 김용익 교수는 “청소년들의 높은 흡연율이 현 상태로 지속되면,이들이 본격적으로 고령화되는 2040년 이후에는 흡연관련질환에 시달리는 고령인구가 집단 등장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유도 지난해 기준 60.5%인 성인남성 흡연율을 30%대로 낮추기 위해 2007년까지 담뱃값을 5000원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게 복지부의 복안이다.당장 내년부터 3000원대로 올려 청소년들이 선뜻 담배를 사지 못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또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총회에서 담배규제기본협약이 채택됨에 따라 담배 광고와 판매 등에서도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보건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1만8000여명이 담배로 인한 암으로 사망하고,의료비 등으로 6조원 이상이 지출돼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요인으로 꼽힌다. 흡연으로 인한 추가의료비가 연간 2조 2600억원에,직·간접적인 경제손실액은 3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수기자 sskim@
  • “2년내 과학자 5400만명으로”中‘인재강국’선언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이 21세기 인재강국을 선언했다.후진타오(胡錦濤·61)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지난달 23일 사스의 중대 고비를 넘긴 직후 주재한 공산당 정치국회의에서 이같은 방향을 제시했다. 후 주석은 이 회의에서 “인재는 중국의 제1자원”이라고 밝혔고 정치국회의는 “인재 문제는 사스퇴치 사업 이후 중국 공산당이 추진해야 하는 제1의 중대전략”이라고 결론을 내렸다.중국 소식통들은 내달 1일 당 창건 82주년에 맞춰 당 민주화와 인재육성을 위한 인사제도 개선안 등이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민주적 인재 육성이 목표 중국의 인재육성은 16대 전대에서 선언한 ‘샤오캉사회(小康社會)’ 건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이 때문에 올들어 인사제도 개혁은 당의 최대 현안이다. 최근 일부 지방의 하부단위인 현·진(縣·鎭)에서 도입됐거나 추진중인 민주 선거제도나 복수후보제도 등도 연장선상에 있다. 당 지도부는 민주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가 근본적 해결책으로 보고 앞으로 제도적 경쟁을 통한 간부 선발 등 행정 개혁을 병행할것으로 보인다.당 산하 인재과학연구소 왕퉁신 소장은 “인재제도의 개혁은 정치제도 개혁의 길을 닦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인재유치 다각 모색 지난 16대 전대(全大)에 제출된 육성안은 ▲인재자원의 개발 ▲인재자원 배치의 시장화 ▲인재자원관리법 제정 ▲인재관리의 국제화를 주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80년대 개혁·개방의 총설계자 덩샤오핑(鄧小平) 지시로 설립된 외국전문가국을 중심으로 외국 인재들의 중국 귀화정책까지 추진 중이다. 올들어 인재유동을 막았던 호구제도가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외국인을 포함, 과학기술·경제 인재들에게 특혜를 주는 ‘녹색카드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이 구체적 사례다. 인재과학연구소 왕 소장은 “다국적기업들이 대거 중국으로 몰려오면서 고급 인재들은 박봉의 연구소를 떠나 중국의 과학연구소는 ‘빈 껍데기’로 변했다.”고 한탄하면서 인재 육성이 절실한 과제임을 역설했다. 저장(浙江)대학교 재료대학원 정창(鄭强) 부원장도 최근 한 기고문에서 “중국의 최고의 명문대학인 칭화(淸華)대학은 현재 미국 유학을 위한 예비학교로 전락했다.”고 질타했다. ●사스위기로 인사제도 개선 필요성 공감대 중국의 낡은 인사제도는 이번 사스파문 기간에 여지없이 폭로됐다.사스와 관련해 풍부한 샘플을 갖고 있는 중국 과학자들은 초기에 우왕좌왕한 반면 미국 등에서 바로 ‘사스균 유전자’에 대한 정보를 풀어냈다. 그러나 국가 영도자들이 ‘과학기술로 사스를 물리치자.’는 지시가 나오자 하루도 안돼 사스퇴치 관련 연구 성과들이 쏟아져 나왔다. 왕퉁신 소장은 “중국 과학자들이 초기에 지지부진한 것은 연구능력이 아니라,연구제도와 행정의 경직성 때문에 ‘자주성’이 마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산당중앙위원회는 지난해에 이미 ‘2002∼2005년 전국인재 건설계획 요강’을 발표했다.2005년까지 고등교육 인구를 8350만명,전문기술인원은 540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oilman@
  • [임은주의 킥오프]여자축구 성장 놀랍다

    지금 필자는 8회째를 맞은 아시아 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 심판으로 참석하고 있다. 오는 9월 미국에서 열리는 여자축구 월드컵 예선을 겸하고 있는 이 대회에서는 지난 16일 남북이 예선 마지막경기에서 마주쳐 관심을 모았다. 이긴 팀은 일본과 경기를 하지만 진팀은 세계 최강의 강팀 중국과 힘겨운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양팀 모두 큰 부담감 속에 경기를 맞았다. 13년전인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당시 필자는 한국의 국가대표로 출전한 적이 있다.그당시 북한과 만나 0-7로 대패를 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물론 그 이후에도 남북은 16일 경기 이전까지 3번을 더 만났지만 번번이 패하곤 했다. 여자축구의 강호인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북한과의 경기는 우리선수들에게 충분히 부담이 됐다.경기전에도 북한 코칭스태프들을 만나면 월드컵을 같이 가자고 애교공세(?)까지 펴야 하는 상황이었다. 코칭스태프도 비기기만 해도 4강에 올라가기 때문에 모두 긴장 상태였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벤치멤버를 내보낼 것이라는 우리생각과 달리 북한은 11명 모두 베스트로 선발을 짰다. 그러나 예상외로 우리 선수들은 강한 압박과 파이팅 넘치는 투지로 몰아붙이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북한선수들의 당황스러움이 한 눈에 들어왔다. 선제골도 예상과 달리 한국에서 터져 나왔다.북한선수들은 허둥대는 모습까지 보였다.경기가 진행되며 공방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결국 90분 동안 쉴 틈 없이 골을 주고 받은 끝에 2-2로 무승부를 이뤘다. 수비의 핵인 이명화 선수가 퇴장당한 상황에서도 우리선수들의 투지는 눈물겨울 정도였다.대등하기보다는 우세한 경기를 펼쳤고 심판의 판단 미스로 두개의 퇴장이 더 나와야 하는 상황일 정도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격렬했다. 경기후 북한쪽에서는 오늘 경기는 진거나 다름없다며 한탄했다.10명이 싸운 한국측에 겨우 비긴 것에 그나마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4강에 진출한 한국은 비록 중국과 준결승전에서 만나 아쉽게 1-3으로 패했지만 예전과 달리 향상된 실력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아시아 여자축구계는 한국의 선전에 모두 흥분돼 있다.매경기 이전보다 달라진 경기내용으로 그동안 북한·중국·일본으로 형성된 아시아 여자축구 강국의 혈통을 한국이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보였다. 일전에도 필자가 지적한 대로 모든 국민이 지난해 월드컵때처럼만 여자 대표선수들을 격려하고 응원한다면 남자보다 더 빠르게 세계 축구의 강호로 우뚝 설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임은주(축구 국제심판) rtiger2002@hotmail.com
  • 뒤로 새는 정보… 곳곳에 ‘지뢰밭’ / 물먹는 대변인

    ‘청와대에 대변인이 100명(?)’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을 읽는 대변인’으로 통하던 윤태영(사진) 청와대대변인은 최근 곤혹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연달아 터지고 있는 ‘청와대,삼성 화성공장 허가’‘경내에서 뚫린 경호’‘14일 고영구 국정원장 청와대 보고’ 등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사실 확인조차 어려울 때가 많다. 윤 대변인은 가두판매 신문이 나온 뒤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기자들로부터 100여통이 넘는 확인 전화를 받는다.그러나 지극히 민감한 사항에 대해 “사실 확인이 안된다.” 또는 “내부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답변하기 일쑤다.그러나 이같은 부인은 그 다음날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의해 뒤집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윤 대변인을 궁지에 몰아넣는 대표적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희상 청와대비서실장.14일 고영구 국정원장의 청와대 보고 사실에 대해 윤 대변인은 “사실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가 뒤늦게 문 실장측으로부터 확인을 받았다.‘특검관련 청와대 공식입장 표명’에 대해 윤 대변인은 “논의된 바 없다.”고부인했으나,그 다음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실장이 청와대 공식입장을 발표해 버렸다.전성은 거창샛별고 교장의 교육혁신위원장 내정설도 마찬가지로 문 실장이 뒤집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핵심 관계자’로 지칭되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계속된 정보 유출도 윤 대변인을 괴롭힌다.고위관계자는 수석·보좌관을,핵심관계자는 비서관급 중 측근 참모들을 일컫는 말이지만 기자들이 취재원 보호를 위해 ‘물타기’를 하기 때문에 정보소스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행정관까지 포함,청와대 주요 직원이 230여명인데 이중 ‘대변인이 100명’이라는 한탄이 나올 만도 하다. 문소영기자
  • 盧 “이기명선생 미안합니다” 사과편지 /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

    노무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의 용인땅 매매의혹’과 관련,이씨는 옹호하고 언론은 비판하는 내용을 공개서한 형식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노 대통령은 ‘이기명 선생님에게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단지 대통령 주변이라는 이유로 인권이 너무 쉽게 침해되고 있다.”면서 “대통령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너무나 죄송한 일”이라고 밝혔다.편지는 이씨가 억울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노 대통령은 “저를 만나지만 않았어도,제가 대통령만 되지 않았어도 최소한 후배 언론인들에 의해 부도덕자,이권개입 의심자로 매도되는 일이 없었을 분이… 일흔을 내다보는 연세에 당하고 계실 선생님의 고초를 생각하면 저는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씨가 “용인 땅을 담보로 한 은행빚으로 근근이 가계를 꾸리고 계신 것을 다 알고 있었다.”면서 “최근 용인지역 개발의 여파로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매력적인 땅이 되면서 맺게 된 계약서 몇 장 때문에 선생님이 갑자기 ‘대통령을 등에 업은 이권개입 의혹자’가 돼 버렸다.”고 한탄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보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제기로 대통령 주변을 공격하고,대통령을 굴복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옛날 정권과 언론의 관계는 정권에 의한 언론 탄압,언론에 의한 정권 길들이기 아니면 밀월의 관계였다.”고 규정한 뒤 “언론과 건전한 긴장관계,라이벌 관계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다.”고 못박았다. 문소영기자 symun@
  • [열린세상] 벼랑에 선 법학교육

    서울대 졸업생 열 명 가운데 두 명이 ‘고시’에 매달린다는 언론 보도다.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세상이 불안하고 딱히 눈앞에 열린 직장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라 전체 인적자원의 적정한 배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심각한 위기감이 든다. ‘고시’의 매력은 일단 성공만 하면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지위와 상당한 수준의 물질적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종 고시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고시는 누가 뭐래도 변호사 자격을 얻게 되는 사법고시다.‘사법시험’이라는 정식 명칭 대신에 사법고시로 통칭되는 이 시험은 건국 이래 이 나라 국민의 희망의 등불이었다.국민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엄정한 시험관리,어떤 면에서도 이 시험은 평등과 기회의 상징이었다. 적어도 4년간 법과대학에서 수학한 졸업생을 기준으로 삼지만 응시자에게는 여러 가지 대체 방법이 있다.그래서 정규 법학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고 사실상 독학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다.드물게 각고의 노력 끝에 독학자가 대망을 이루는 날이면 마치 로또 복권이라도 당첨된 양,두고두고 선망의 대상으로 인구에 회자되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는 물러갔다.더 이상 무학자 법률가라는 시대착오적 돌연변이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법률 서비스는 세상의 문제를 푸는 지식과 지혜이다.세상이 날로 복잡해짐에 따라 분쟁의 성격도 복잡해진다.그래서 법학전문 대학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우리와 법제가 비슷한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논란 끝에 내년부터 실시한다고 한다. 학사 과정에서 다양한 전공을 공부한 후에 대학원 과정에서 법학을 수학하도록 하고,법학대학원 졸업생에 한정하여 사법시험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이다.그렇게 함으로써 현대생활 전반에 걸쳐 전문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인적자원의 적정한 배분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아직 만인에게 개방된 우리나라 사법시험은 2006년부터는 응시자격이 ‘강화’된다.그런데 강화되는 내용이 여전히 시대에 뒤지는 것이다.법학과목 35학점을 취득한 사람에게 응시자격을 준다고 한다.그런데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기관은 정규대학에 한정되지않고 사이버대학,디지털 대학,고시학원 등 교육개발원이 인정하는 기관을 포함한다.그마나 35학점을 여러 기관에서 누적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학점은행’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사법시험의 주관기관이 법무부인데 응시자격을 결정하는 기관은 타 부처의 산하기관이라는 것도 상식에 어긋나거니와,누누이 법률전문 대학원의 도입을 중장기 계획으로 천명한 교육인적자원부가 사설학원에 법학교육을 맡기다니,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행정의 난맥상도 이만저만이 아니다.NEIS 파동을 능가하고도 남음이 있다. ‘문민정부’의 사법개혁 과제로 등장했던 법률전문 대학원의 논의가 시대의 흐름을 예견 못한 집단들의 반대에 의해 중단된 지 8년,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학제의 개편 없이 매년 1000명의 사법시험 합격자를 양산한 결과는 무엇인가? 실로 전 대학생의 고시생화 현상이 가속되어 대학의 학문은 황폐화 일로를 걷고 있지 않은가? 사법연수원과 법원도 아우성이다.모든 기본법 중의 기본법인 민법조차 제대로 모르는 판사들이 즐비하다고 한탄한다.학교 대신 사설학원에서 지극히 기능적으로 연마한 시험선수들의 절반 가까이는 법학 전공이 아니다.외도와 독학의 결과 이들이 이룬 개인적 성공은 여전히 작은 인간드라마로 주목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의 시대적 역할이다.내후년부터는 우리의 법률시장도 개방을 면치 못한다.사법시험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나아가 어떻게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법률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것인가.정말이지 심도 있는 논의가 절실하게 요청되는 시점이다. 안 경 환 서울대 법대 학장
  • [열린세상] 어머니가 그리운 세상

    몇 해 전 일로 기억한다.워커힐에서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장면이 TV를 통해 전국으로 방영되었다.북에서 온 칠순을 넘긴 아들이 넙죽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한다.그러고는 어머니 품에 안겨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못한 채,그동안 못 다한 자식의 도리를 대신 하려는 듯이 어머니를 만져보고 또 만져보던 장면이 기억난다.누가 시킨들 이런 감동적인 연기를 연출해 낼 수 있겠는가. 그저 그리워하던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하나만 가지고 달려와 어머니 품에 안기는 자식의 순수함이 이런 장면을 가능케 하였을 것이다.이런 순수함 때문에 이를 보는 모든 이들로 하여금 눈물의 바다에 빠지게 하였다. 요즘 젊은이들은 어떠한가? 매년 신학기가 되면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대학에 쏟아져 들어온다.이들을 대상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기피하고 싶은 인물이 누구인지를 물어보았다.그들의 대답은 놀랍게도 어머니였다.왜 그럴까? 정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노인이건 젊은이건 모두가 어머니가 그리워 눈물을 흘리던 세대를 살아온 우리에게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문제의 해답은 우리의 교육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우리의 자녀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피아노,미술,무용 등의 과외공부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자녀의 적성과는 전혀 무관하게 단지 남들이 하니 우리 아이도 해야 된다는 부모의 강박관념 때문에 고행의 길은 시작된다.중학교,고등학교로 이어지면서 그 정도는 더욱 심해진다.급기야 고3이 되면 상상을 초월하는 고행의 길을 일년 동안 걸을 수밖에 없다. 그럼 누가 이들의 고행길을 뒷바라지하겠는가? 당연히 어머니다.아침 일찍 피곤에 찌들어 일어나지 못하는 아이를 깨워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먹이고 차에 태워 학교에 보내는 일부터,밤늦게 돌아오는 아이의 시중까지를 도맡아 한다.그러면서 속으로는 ‘일류대학에 제발 합격만 해다오.’라고 기도한다.어머니의 헌신은 끝이 없이 계속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친 아이들을 짜증나게 하는 일이 있다.엄마가 이같은 고생을 하는데도 성적이 별로 오르지 않고 있다.그러면 엄마는 지친 아이에게 “공부 좀 잘해라.”“옆집 아이는 1등급인데 너는 무엇이 부족해서 이 모양이냐.” 등의 한탄 섞인 어조로 아이들을 몰아세운다.그 결과 대학 신입생들의 기피인물 1호가 바로 어머니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부모들은 아이들과 대화를 할 줄 모른다.고작 “공부해라,놀지 마라,방청소 해라.”등의 일방통행식 대화만 하고 있다.매년 입학시험 면접에서 “정확히 1분을 줄 터이니 본인 소개를 해보아라.”고 주문을 한다.면접결과는 점수화되어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순간이지만,수험생들의 발표능력은 1분을 다 채우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20초가 고작이다.왜 그럴까? 아이들이 대화를 통하여 남을 설득하려는 훈련을 받은 적도 없거니와 기회조차 주어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집에서 할 수 있는 대화도 “밥 먹었니,숙제했니,방청소했니.” 등의 일방적인 대화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래 사회에 주역이 될 이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 있다면 협상의 명수가 되는 것이다.성공적인 협상은 바로 대화를 통하여 가능하게 된다.우리 아이들의 발표능력이 20초를 넘기지 못하는 한우리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하다. 이를 해결할 책임은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아이들은 입시지옥에서 해방되어야 한다.자식과 어머니 간에 푸근함과 순수함이 있어야 어머니가 그리운 세상이 되고 올바른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현대적 의미의 ‘맹모삼천’은 장소를 옮기는 이사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자식에 대한 마음의 자세를 세 번 바꾸는 데 있다. 우리 어른들이 미래의 주역들에게 순수함을 유지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어머니가 그리운 세상을 만들 때만이 우리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박 우 서 연세대교수 행정학
  • [열린세상] 미성숙 사회의 교육

    영어권 국가로의 조기유학 열풍이 매스컴을 자주 타고 있다.언론은 “중류층에서조차 기러기 아빠가 보편화되고 있다.”고 한탄한다.한국 교육의 병폐를 신랄하게 지목하며,개선방향을 심각하게 말한다.부모들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입시지옥이 싫어요.우리 애를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는 나라로 보내서,전인교육을 받게 하겠습니다.”라며 절규한다.그러나 그들은 유학간 자녀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끊임없이 채근한다. 조기유학을 보내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단골메뉴가 하나 더 있다.“과외비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과외를 안 해도 되는 나라로 가렵니다.” 그러나 그들은 외국 땅에 가서도 여전히 자녀에게 과외를 시킨다.SAT 같은 대입수학 적성검사의 정답을 가르치는 학원에 보내고,방학 때는 한국에 와서 학원을 다니게 한다. 이런 사실들을 알고난 후에,필자는 매스컴의 보도태도가 선정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국내 교육과 관련해서도 모순적 행태는 일관되게 나타난다.일부 특수고교의 학생들이 외국유학을 떠나면서 말한다.“교육환경이 훨씬 더 좋은 곳으로 갑니다.” 언론은 공부해봐야 수월성을 보장받을 수 없는 현실을 개탄한다.일반시민들이나 교육수혜자들도 우리 대학의 무능함을 비판한다.그뿐이 아니다.연구능력이 선진국의 대학에 비해 뒤처진다거나,대학이 장애인교육에 투자하지 않는다거나,심지어 식당운영비에 대학당국이 보조금을 더 지급해서 학생복지에 신경을 써야 된다는 식의 요구가 끝도 없다. 그런데 수월성 교육이나 학생복지를 위한 재원이 주제가 되면,스토리가 전혀 달라진다.학생회는 학교측에 몇년간 등록금을 동결시킬 의지가 없는가 묻는다.많은 학생과 학부모들도 고개를 끄덕인다.결국 추가비용은 지불하지 않으면서,획기적인 교육여건의 향상을 주장하는 셈이다. 이것이 민주화로 다양한 욕구가 분출되는 우리사회의 요즈음 풍경이다.한 집단이 두가지의 상충된 요구를 동시에 하고 있다.학생들은 싼 등록금으로 최고 수준의 질좋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정부는 별 지원대책도 없으면서 교수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라고 닦달한다.시민단체는 예산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장애학생들에게 선진국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라고 한다.이런 예는 끝도 없다.게다가 언론은 이런 주장들에 동조하면서,그들의 목소리를 선정적으로 보도한다. 일반시민,언론인,정부 등 모두가 둥근 삼각형을 외쳐댄다.원의 부드러운 곡선과 삼각형의 날카로운 예각을 동시에 갖추라고 목청을 높인다.모순된 것이 한자리에 있는,그런 요구를 듣는 상대는 진지해질 수가 없다.심하게 말하자면,처절하고 심각한 의미를 담은 주장에서 넌센스 이상의 다른 메시지를 발견하기 어렵다.자신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상대만 비판하면,사회적으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서로간의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런 사회는 ‘자신의 욕구를 달성하되 비용은 지불하지 않겠다.’는 미성숙한 사회이다.다양한 욕구가 분출되고 그 기대만 하늘을 찌르는 우리 사회는 시민들의 성숙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 교육을 정말 자신들의 요구대로 바꾸고 싶은가? 아니면 원하는 것들을 외치고 상대를 비난하면서,카타르시스를 얻는 것으로 만족하는가? 목적이 카타르시스가 아니라면,우리들은 더 성숙해져야 한다.요구하기 이전에 자신들에게 물어야 한다.“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뭔가? 그 비용을 지불하는 고통보다 달성하려는 요구가 더 절실한가? 요구를 달성하기 위해서,지불을 감수할 수 있는가?” 우리들은 누구나 대가 없이 원하는 것을 얻고 싶다.하지만 이런 모순을 해결하지 않으면서,상대를 설득시킬 수는 없다.설득되지 않은 상대는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설사 상대가 당신의 소원에 가까운 이런 식의 요구를 들어준다고 말했더라도,기뻐해서는 안 된다.그것은 시끄러운 상황을 모면하려는 정치적 제스처이다.하지만 우리들은 그 제스처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 이 미 나 서울대 교수 사회문화교육
  • “NEIS 반년간 준비했는데 반년쓰고 폐기라니…”/ 혼란의 교단 “차라리 手記로”

    “허허 참….”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운영이 전면 보류된 27일 일선 학교 현장은 사실상 일손을 놓은 상태였다.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동 S고 교육정보부 교무실.지난해 말부터 NEIS 업무를 담당해 오던 이곳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교육부 방침에 따라 강사를 포함해 76명의 전 교사가 NEIS 인증을 받았지만 다시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 체제로 되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겨우 안정 찾았는데” 교사들은 당장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잡지 못한 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교육정보부장을 맡고 있는 차모(48) 교사는 NEIS 유보에 대한 현장 상황을 묻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쳤다.“도대체 교육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어려움은 3학년과 1·2학년을 각각 NEIS와 CS 이원체제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이다.이마저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교육부의 방침 때문에 어느 한 쪽을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다.차 교사는 “교육부가 어느 한 쪽으로 방향을 확실히 잡아주지 않으면학교 현장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S고가 NEIS를 구축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지난 2월 CS에서 NEIS체제로 완전 전환한 뒤 조금씩 안정돼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그러나 교육부의 발표로 폐기 직전에 놓인 예전 CS체제로 다시 되돌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교사 업무분장에는 CS 담당조차 없다.그나마 CS서버를 교육청에 반납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NEIS를 CS체제로 되돌리는 프로그램도 개발돼 있지 않다.지난해 교육부 차원에서 CS를 NEIS체제로 전환할 때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만 2개월 가까이 걸렸다.때문에 당장 학교 업무를 수행하려면 기존의 NEIS를 출력해 다시 CS로 일일이 재입력하는 수밖에 없다.특히 CS체제로 전환된 시점이 학년이 바뀌기 전이기 때문에 올해 학교 업무는 모두 다시 CS체제로 입력해야 한다. 특히 7차교육과정에 맞도록 설계된 NEIS와는 달리 CS체제는 업무 특성이 맞지 않아 똑같은 일을 두 번 해야 하는 실정이다.NEIS와는 달리 CS체제의 경우 영세업체가 프로그램 보급을 담당,제때 AS를 받기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NEIS 유보의 결정적 원인이 된 인권침해 부분도 해결되지 않았다.차 교사는 “인권침해 방지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면 CS체제가 더 불안하다.”고 잘라 말했다.정보 유출 차원이라면 아예 모든 것을 손으로 써서 하는 수기 작업이 안전하다는 주장이었다. ●CS 서버 낡아 교체비용 걱정 S고는 교육부의 발표가 있던 지난 26일 오후 교장과 교무부장·교육정보부장 등이 모여 긴급 부장단 회의를 열었다.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교육부를 원망하는 한탄만 나왔다.김모 교무부장은 “어젯밤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CS체제가 보안이 취약하고 문제가 많다는 데는 전교조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CS체제가 취약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교육정보화위원회를 소집,급한 부분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우선 전국 학교의 절반 가까이 설치돼 있지 않은 방화벽을 설치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총괄과 백임애씨는 CS체제의 인권침해 소지와 관련,“CS체제도 인권침해 소지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난 인권위 전원위원회의 결정은 NEIS가 CS체제에 비해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내려진 것”이라면서 “CS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 진정이 접수되면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방과 신설학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지역교육청이 NEIS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아예 CS서버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문을 연 신설 초·중·고는 전국에 걸쳐 모두 376개교.이들 학교는 당장 학기 중에 CS체제를 도입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겪게 됐다. 광주의 신설학교인 P고교의 한 교사는 “정부 방침이 확실히 정해질 때까지 모든 업무를 수기로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99년부터 CS서버가 보급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내구 연한이 지나 곧 폐기할 처지라 새로운 서버를 구축하는 데는 막대한 예산이 들 전망이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는 “신설교 CS서버 구축과 노후 서버 교체에 따른 비용만 46억여원에 달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충당할 방안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김재천·광주 최치봉기자 patrick@
  • 비정규직의 비애 / “신분 불안·소외… 적응 힘겨워”

    공공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들은 자화상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노동부,행정자치부 등 정부부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의 신세 한탄이 줄을 잇고 있다. 노동부 게시판에 ‘파리목숨’이라는 ID 소유자는 “하루하루를 불안 속에서 살고 있으며 소외와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있다.직장내에서도 적응이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대한인’이라는 필명 소유자는 “민원업무에서만 10년 정도 근무했는데 월급은 40만∼50만원 수준이다.정말 가슴이 많이 아팠다.비정규직이다 보니 민원인들에게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들은 척도 안 한다.”고 호소했다.자신을 ‘비정규직’이라고 밝힌 직원은 “신규인력 채용보다는 행정경험이 풍부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당 이만원’이라는 직원은 “퇴직금이나 상여금도 없이 일만 하고 있다.어느날 갑자기 그만두라고 하면 아무런 보상없이 그만둬야 한다.”고 푸념했다. 행정자치부 게시판에도 비정규직들의 신세 한탄은 끊이질 않고 있다. ‘천사’라는 필명소유자는 “3,4년 일한 일용직에게도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비정규직’이라는 ID 소유자는 “우리는 공무원들이 하기 싫은 청소,심부름 등을 한다.인격을 무시당하는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정규직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라고 한탄했다. ‘하루살이’라는 필명 소유자는 “나쁜 일이 터지면 정규직의 북과 방패막이가 돼 살아가고 있다.사회에 설 곳이 없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낀다.”고 서러워했다. 또 ‘귀여운 악녀’는 “정부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급여는 동결이면서 의료보험료와 국민연금 수가는 올랐다.결국은 급여가 줄어든 셈이다.매년 공무원들은 5.5% 정도 봉급이 오르는데 왜 우리는 급여가 오르지 않나.”라고 물었다. 김용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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