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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평등교육 이념의 ‘오·남용’/남승희 명지전문대학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 실린 ‘교육 양극화, 그리고 게임의 법칙’이라는 글을 보면서 60∼70년대 중남미를 휩쓸던 계급투쟁의 교육운동 이론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여당 원내대표의 ‘귀족계급’을 들먹인 실업고 일일교사 강의내용을 접하고는 ‘정치의 계절’에 교육을 정치적 목적으로 무리하게 꿰어맞춘 선전·선동의 전형을 보는 듯했다. 국정의 책임주체인 정부·여당의 이런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교육 문제가 사회구조와 가정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단정함으로써 정부는 물론 교사나 교육정책 입안자 등 교육 공급자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기 때문이다. 부모 직업을 바꾸란 말인가, 소득을 줄이란 말인가? 교육 문제의 진단과 대안 마련에는 교육 내적인 요인 못지않게 교육 외적인 요인도 중요하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대신 부모 직업과 가계소득이 교육 양극화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주장은 학부모들에게는 무책임하게 들린다. 사회구조와 가정환경을 탓하기 전에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설정과 환경개선이 더 직접적이고 시급한 문제라고 학부모들은 본다. 학부모들을 계몽의 대상이나 이기적 집단으로 매도해서도 안된다.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고 무한책임을 갖는 학부모들의 고민은 삶과 현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이를 담보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주체이기 때문이다. 실업계고 대입특별전형 확대를 추진하는 여당의 발상은 더 놀랍다. 우수한 학생은 대학이 먼저 알아보고 데려간다. 그것이 대학의 생리다. 대학 입학전형을 여당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발상이야말로 구시대적이다. 실업계고의 주요 관심사가 대학진학이라면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옳다. 실업고가 대입 특혜의 방편으로 인식되고 활용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청와대의 ‘교육 양극화’ 글에서조차 참여정부에서는 “직업교육으로서 실업계고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하며 이를 위해 학력사회 풍토 타파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학제개편을 포함한 중장기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연히 실업계고의 교육을 내실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반계고보다 월등히 높은 실업계고의 중도탈락률부터 낮춰야 한다. 오히려 교육 양극화의 원인(遠因)이 평준화정책에 있다는 지적이다. 수준과 특성이 다른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하는 상황에 대비한 교육환경과 교수방법의 변화가 적절히 뒷받침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학생지도의 어려움과 교수(敎授)의 효율성 저하는 공교육 불신에 크게 한 몫 한다. 개인차에 따른 수준별 학습을 거부하는 정서 때문에 상위권 학생은 물론 학습부진 학생들조차 교실에서 소외되는 구조적 문제가 교육 양극화와 무관하다 할 수 있는가? 점점 심화돼가는 지역간·학교간 교육격차의 문제도 평준화체제와 무관치 않다. 평준화제도로 계층적 분리가 학군분리로 이어지고 도시와 농촌 간의 교육기회 분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여당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학교의 책무성을 높이는 국가수준의 질 관리이고 이것은 교실혁신과 수업혁신에서 시작돼야 한다. 지식기반사회와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서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체제 수립이 필요한 때 다수의 힘을 동원해 소수의 능력을 억압하고 제한하며 핵심을 비켜가려 한다면 명백한 과오가 될 것이다. 조지프 애디슨은 시구(詩句)에서 “온갖 논리와 주장으로 사회를 갈라놓는 학자나 논객들을 볼 때 나는 슬픔과 놀라움에 젖는다.”고 한탄했다. 정치의 계절에 범람하고 있는 평등교육 이념의 ‘오·남용’은 개인과 국가의 미래에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할 수 없는 일을 하겠다거나 책임질 수 없는 일을 책임지겠다는 일은 선전·선동의 전형일 뿐이다. 남승희 명지전문대학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 [Book & Life] 알서림과 교보문고

    1993년 책을 사러 처음 들렀던 신촌의 서점 ‘알서림’의 추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사회과학서적을 주로 취급하다 보니 옛날 책이 많아 항상 쾨쾨한 냄새가 났다. 그렇지만 다니던 학교와 가장 가까운 책방이었고, 학교 선배가 주인이라서 말 잘하면 책 값을 깎아주는 미덕도 있었다. 몇년 후 문을 닫고 액세서리숍에 자리를 내줘 안타까움이 컸지만 ‘사회과학의 비애’라며 삭여야 했다. 그때부터는 거리가 좀 멀지만 ‘홍익문고’로 가서 책을 샀다. 광화문에 있는 신문사에 취직한 뒤 책을 사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교보문고’에 간다. 회사에서 가깝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지난해부터 출판기사를 쓰게 된 뒤 일주일에 한두번씩 교보문고에 들러 책 트렌드를 살펴보고 책을 읽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코너마다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나라에 이렇게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구나.’하며 새삼 놀라기도 한다. 알서림과 교보문고는 기자에게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다. 두 곳 모두 가깝다는 이유로 자주 찾았지만 알서림은 소위 흥행하는 모든 책을 갖추지 못했고 결국 문을 닫았다. 중소형 서점의 운명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교보문고는 국내 최대 서점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지점을 하나씩 늘려 전국에 12개 지점을 거느리게 됐다. 또 온라인 주문서비스와 적립카드, 포털사이트와의 제휴 등 앞서가는 서비스로 고객을 붙잡고 있다. 알서림은 추억이 됐지만 교보문고는 전국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알서림과 같은 중소형 서점들이 교보문고에 밀려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여기서 나온다. 책은 갈수록 팔리지 않는다는데 교보문고만 ‘문어발식’으로 확장해 서점계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에 공감하지만 한번쯤 다르게 생각해 보고 싶다. 아직도 지방에는 근처에 서점이 없어 양질의 책을 구입하기 어렵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알서림 같은 중소형 책방이든, 교보문고처럼 대형 서점이든 가까운 곳에 서점이 있어 자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책방 주인의 따뜻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중소형 서점과, 책은 물론 문구·음반·커피숍 등 다양한 문화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대형 서점이 사이 좋게 우리 근처에 공존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동두천·연천 ‘한탄강 물 싸움’

    경기도 동두천시와 연천군이 한탄강 취수장의 수도관 교체공사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21일 도에 따르면 동두천시는 연천군 청산면 한탄강 취수장의 노후 수도관을 교체하기 위해 연천군에 하천점용허가를 냈으나 연천군이 거부하자 도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동두천시는 1985년부터 한탄강에서 하루 4만 7000t의 원수를 끌어와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연천군은 수도관 교체공사를 허가할 경우 2010년으로 예정된 상수원 사용허가 기한도 연장해주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점용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연천군 관계자는 “동두천시의 한탄강 취수로 취수장 상류 15㎞까지 각종 개발규제를 받아 주민들의 불만이 매우 크다.”면서 “동두천시는 더 이상 한탄강 취수원을 사용하지 말고 팔당상수원을 이용하든가 아니면 임진강에 있는 연천군 취수장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두천시 관계자는 “연천군으로부터 하루 8만 3000t의 취수허가를 받아 한탄강 물을 이용하고 있으나 공사를 위한 하천점용허가를 내주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연천군은 팔당상수원을 이용하라고 하지만 팔당물은 원수가 아닌 정수형태로 공급되기 때문에 하루 2만t에 달하는 공업용수를 공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임진강 취수장은 연천군 외에 파주, 포천시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다 갈수기에는 물이 적어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동두천시로서는 한탄강물을 사용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며 연천군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도는 20일 양측을 불러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며 2차 조정위원회를 지방선거가 끝난 뒤 7월 다시 열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중재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포천 산정호수 관광개발 탄력

    포천 산정호수의 면모를 일신시킬 관광지개발 계획이 빨라질 전망이다. 포천시는 20일 경기도가 권역별 관광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에 산정호수를 고양 한류우드, 에버랜드, 한탄강, 평택호와 함께 5대 권역별 관광거점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가 오는 2013년까지로 계획한 산정호수 관광개발의 완공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포천시는 2013년까지 산정호수 일원 33만 3000여평에 총 사업비 4100억원을 들여 종합리조트 개발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산정호수 일원엔 기존 하수처리장이 폐쇄되고 대규모 수변공원과 어린이 놀이동산 등이 들어선다.
  • [쉬어가기˙˙˙] 美언론 “USA는 어글리 U팀”

    미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에 참패하자 야구 칼럼니스트 제프 패선은 15일 야후스포츠 톱기사를 통해 맹비난했다. 그는 “‘팀 USA’라 부르지 말고 ‘팀 U’라고 불러야 한다.”면서 “성적이 떨어지고(Underperforming), 열정이 없으며(Uninspired), 추한(Ugly) 삼박자를 갖춘 팀”이라고 비꼬았다. 워싱턴포스트도 “미국이 아웃카운트를 까먹는 동안 백만장자(선수)들은 더그아웃 난간에 기댄 채 한국선수들을 멍하게 지켜만 봤다.”고 한탄.
  • [건강칼럼] 건강한 노화방지/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건강칼럼] 건강한 노화방지/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지난달 25일, 서울의 S호텔에서 프랑스 메조테라피학회 초청 세미나가 열렸다. 프랑스 메조테라피학회장과 프랑스 미용메조테라피협회장을 비롯, 마스터 강사진들로 이뤄진 초청강연과 실기 교육으로, 노화방지 치료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유익한 세미나였다. 노화방지 치료는 40∼50대보다 노화가 시작되는 20대 후반부터 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그 때부터 성장호르몬이 감소해 노화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성장호르몬은 규칙적인 운동과 영양 균형, 스트레스 해소 등을 통해 더 많이 생성되도록 할 수 있다. 또 살이 찌면 성장호르몬이 감소하고, 지방간이 생기면 인슐린과 성장호르몬 인자가 줄어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 노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활성산소 제거도 중요하다. 체내 활성산소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는데, 이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많으면 세포나 DNA에 해를 끼쳐 노화를 촉진하고, 당뇨병, 심장병, 동맥경화는 물론 암까지도 발생시킨다. 이 활성산소가 일으키는 변화를 산화라 하는데, 바로 쇠가 녹이 슬거나 사과나 배를 깎아 놓으면 색깔이 변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런 변화에서 보듯 활성산소에 노출되면 우리 몸도 점차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항산화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A·C·E와 토마토에 많이 든 리코펜 성분이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한다. 비타민A나 베타카로틴은 주황색 컬러푸드인 당근, 토마토, 단호박과 노란색 컬러푸드인 귤, 오렌지, 키위, 레몬 등에도 많으며, 비타민E는 계란노른자, 잣, 호두 등에 풍부하다. 한때 수술 만능으로 여겨졌던 얼굴의 노화치료도 이제는 메조테라피 요법으로 치료한다. 통증이나 상처가 거의 없는 메조마스크, 메조리프트, 메조이솔루션, 메조보톡스 등을 통해 더 젊고 건강한 얼굴을 되찾게 되는 것이다. 탈모 역시 50%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면 모발이식 대신 주사요법만으로도 빼어난 예방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나이만 들어간다고 한탄할 일이 아니다. 누구든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노화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진정한 노화방지이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책꽂이]

    ●일본 전후 정치사(이시카와 마쓰미 지음, 박정진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일본의 비판적 지성 마루야마 마사오는 천황제를 넘어서지 못한 일본의 민주주의는 ‘불구’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국가가 “정신적 권위와 정치적 권력을 일원적으로 점유”하고, 개개인이 천황을 자신과 일체화했던 것이 일본 파시즘의 심리였다면 전후 민주주의의 건설은 천황제에 대한 문제제기부터 시작해야 했다.1만 5000원.●속마음을 들킨 위대한 예술가들(서지형 지음, 시공사 펴냄) 앤디 워홀은 히스테리 환자들이 빈번하게 강박적인 자위행위에 빠지듯 타인의 성기를 카메라에 담곤 했다. 그런가 하면 에곤 실레는 여성에게 남근이 없다는 사실을 부인, 여성의 음순은 언젠가는 자랄 남근 혹은 거세당한 흔적으로 여겼다. 위대한 예술가들의 성적 비밀과 환상은 우리를 종종 당혹스럽게 만든다.13인의 예술가들이 남긴 작품을 통해 그들의 숨겨진 욕망을 읽는다.1만 3000원.●차이나 코드(프랑크 지렌 지음, 송재우 옮김, 미토 펴냄) 황제의 후궁들은 엄격한 서열 속에 산다. 가장 능력 있거나 총애를 받는 후궁은 특별 대접을 받는다. 후궁들은 황제, 하다못해 황태후의 총애라도 얻기 위해 경쟁한다. 총애받는 사람은 비록 서열이 바뀌지 않더라도 대우가 달라진다. 하지만 황제의 총애가 사라지면 후궁은 단지 시녀에 불과하다. 독일 주간지 중국 특파원을 지낸 저자는 중국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애쓰는 서구 국가와 기업들을 과거 황제의 총애를 받기 위해 경쟁한 후궁에 비유하며 중국경제를 ‘후궁경제’라 부른다.1만 5000원.●처음 읽는 일리아스(데이비드 보일 등 지음, 김성은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그리스 비극시인 아이스킬로스는 “내가 지은 시는 한낱 ‘호메로스의 잔치마당에 떨어진 부스러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파리스의 비극’이 빚어낸 트로야와 그리스의 10년전쟁 중 마지막 해에 일어난 전쟁을 다룬, 총 24권 1만 5000행의 방대한 서사시다. 호메로스는 아킬레우스의 절친한 친구인 파트로클로스가 헥토르에 의해 죽기 직전과 직후 50일간의 전쟁상황을 그렸다.‘일리아스’는 트로야의 옛 이름인 일리온, 즉 ‘일리온의 이야기’란 뜻.‘일리아스’를 현대인을 위해 새롭게 풀어썼다.1만 3000원.●마음의 진보(카렌 암스트롱 지음, 이희재 옮김, 교양인 펴냄) 영국 작가 E M 포스터의 소설 ‘인도로 가는 길’을 보면 무어 부인이 마라바르 동굴에서 메아리 소리를 들으면서 “나불거리기만 하는 딱하고 가소로운 기독교”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7년간 수녀 생활을 한 저자는 자신의 심정이 꼭 그랬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는 이내 신을 다시 찾게 된다. 이 자서전엔 그 지난한 깨달음의 흔적이 담겨 있다. 저자는 모든 종교의 윗자리에는 ‘아픔’이 있으며, 이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 종교의 근본적인 가르침이라고 역설한다.2만원.●다시 쓰는 동학농민혁명사(김기전 지음, 광명 펴냄) 동학혁명의 시발이 된 사발통문을 토대로 우리나라 최대의 민중항쟁인 동학농민혁명의 진실을 밝혔다. 항일가문 후손인 저자는 전봉준의 부친 전창혁을 구출하기 위해 명분상 전봉준을 내세웠고, 대접주인 김개남이 동학교도들을 대거 끌어들여 혁명을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한다.1만 4000원.
  •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17)자수와 매듭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17)자수와 매듭

    지금은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규방(閨房)’이라는 단어는 엄격한 유교 사회였던 조선시대에는, 여인으로서의 모든 형식과 의무를 규정짓는 장소였다. 차단된 삶 속에 살았던 옛 여인들은 규방이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삶을 한탄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자신의 현실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지혜를 발휘했다. 자수(刺繡)와 매듭은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던 당시 여인들의 모임 공간인 규방에서 탄생한 예술 장르인 셈이다. 생활용품으로서의 실용성을 갖추면서 동시에 예술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 자산이기도 하다. 자수는 여러 색깔의 실을 바늘에 꿰어 바탕천에 무늬를 수놓아 나타내는 조형활동을 말한다. 자수는 단순히 직물의 표면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생활환경, 풍습, 신앙 등에 따라 독자적 양식을 이루면서 발전해 왔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문화적인 특징이 융합되고 집성되어 한국 역사상 찬란한 문화의 황금기를 누릴 수 있었다. 당시의 자수는 복색(服色)뿐 아니라 말 안장의 장식 등으로도 널리 성행되었고 불교자수도 번성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 여인의 삶에서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것이 실(絲)이다. 이를 이용해 만든 자수는 풍부한 문양과 다양한 색상으로 여인들이 엮어내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따라서 전통자수는 실의 미학이며 정성의 산물로 우리네 여인들의 예술활동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바늘을 사용하는 자수와 달리 끈과 송곳만으로 우리 고유의 선과 색을 통한 아름다움을 연출해 내는 것이 전통매듭이다. 매듭의 역사는 인간이 수렵이나 식생활용 도구 등에 끈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매듭의 형태들은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매듭의 명칭은 자연에서 얻는 것, 늘 보고 사용하는 온갖 물건, 꽃 곤충 등에서 따왔다는 특징이 있다.‘매듭’은 노, 실, 끈 같은 것으로 한 가닥 또는 두 가닥 이상이 한 점에서 교차하면서 이루는 형태를 의미한다. 각종 복식이나 장신구, 보석류 등에 액세서리로 쓰이는 매듭은 단순한 보조품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각종 생활용품의 완성미를 높여주는 구실을 해왔다. 특히 규방 여인들의 내밀한 손맵시가 빚어내는 단아하고 은근한 미감이 사람들의 마음을 붙들어 왔다. 전통매듭은 옛날 조상들의 생활에서 맺은 기술을 오랜 역사를 통해 우아한 장식예술로 승화시킨 독자적인 민속공예인 것이다. 글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길섶에서] 어떤 중 1년생/임병선 국제부 차장

    딸아이가 정말 귀를 씻어내고 싶은 얘기를 들려줬다. 영어학원 테스트를 치르려고 가만 앉아 있는데 웬 아이가 곁에 와 말을 걸더란다. 너 어디서 왔니? 강북? 강북 어디? 딸은 어디라고 해야 좋을까 머리를 굴리다 그 아이의 혼잣말을 들었단다. 거긴 노는 물이 다르다던데. 그래도 거기까진 참아줄 만했단다. 너 어디 사니? OO동? 그럼 너 OOOO이니? 우리 집은 엄마가 부동산 투기를 잘해 OOOO만 다섯 채가 있고 OO에만 스무 채가 넘어. 자기 집이 초라하다 느껴진 딸은 입을 꾹 다물었단다. 아둔한 나는 딸에게 재차 물었다. 그 애가 진짜 투기라고 했니? 혹시 투자나 재테크라고 말한 걸 잘못 옮기는 거 아니니? 아니에요, 아빠라고 눈을 흘긴 딸은 입술을 깨물게 하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너, 부츠 그게 뭐니? 왜 좋기만 한데 라고 되받자, 난 디자이너에게 맞추거나 해외 여행때 수집한 거 아니면 안 신어, 최소한 그 정도는 돼야지. 딸이나 그 애나 1993년생으로 내일모레 중학교 1학년이 된다. 선배에게 한탄조로 전했더니, 너 아직 멀었구나 한다. 참 큰일났다. 임병선 국제부 차장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건망증/이목희 논설위원

    중견기업 간부인 한 선배가 알코올성 건망증을 한탄했다. 어느 날 아침 작취미성이어서 차를 몰고 출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택시도 안 잡혀 합승을 시도했다. 회사가 위치한 곳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손님을 태운 택시가 지나갈 때 ‘충정로’라고 외쳐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생각이 안 나더라고 했다. 예닐곱대를 보낸 후 마침 빈 택시가 와서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음주 때문은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은행 창구에서 카드 변경을 하는데 신상 정보를 요구했다. 주민등록번호까지는 괜찮았으나 휴대전화 번호에서 막혔다. 가끔 집 전화번호를 잊는다는 선배·동료 얘기를 듣고도 남의 일이려니 했다. 요즘 들어 114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답답함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전화를 끊으면 방금 전에 외운 번호가 생각나지 않곤 했다. 다른 선배가 나이 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풀이해줬다. 숫자 등 구체적인 내용을 외우는 데 약해진다. 시간 개념이 둔해진다. 수십년전 경험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면서, 직전 일은 잊어버린다. 가장 문제는 잘못 입력된 기억을 쉽게 정정하지 못하는 것. 그는 건망증이 고집스러움으로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데스크시각] 아이들이 읽을 교과서/황성기 문화부장

    고3 무렵이었다. 소설가가 되리라 작정했던 기자에게 고3이 주는 압박은 상당했다. 소설 공부도 제대로 안 되고, 그렇다고 학교 공부도 제대로 안 하던 기자는 사숙(私塾)하던 소설가 이청준 선생에게 편지를 냈다. 석 장쯤 되는 편지의 요지는 “세상경험도 모자라는 제가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잘 쓸 수 있을까요.”였다. 답신을 기대하지 않고, 한심한 꼬락서니를 한탄하듯 보낸 한 꼬맹이 독자의 그 편지에 선생은 파란색 잉크가 선명한 달필로 무려 다섯 장이나 답장을 보내주었다. 이메일 같은 간편한 통신수단이 있을 리 만무했던 그 당시 한국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던 소설가가 손수 쓴 편지를 받아쥔 감격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개봉한 편지에 담긴 선생의 가르침은 기대를 채우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했다. 답장을 요약하면 이렇다.“학생, 대학입학이라는 큰 일을 앞두고 있으니 잔말 말고 (학교)공부에 몰두하시오.” 사실을 말하자면 선생이 호된 채찍질을 해주길 바랐다. 책도 많이 읽고, 넓은 세상도 구경하고, 소설에 푹 빠져 지내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기자는 여느 부모의 그것과 다름없는 선생의 가르침에 다소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선생은 대학에 들어가면 다양한 세계가 열릴 터이니, 그때부터 온갖 경험을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진학하는 데 집중할 때이며 소설은 그때 열심히 해도 될 것 같다며 낙담할지 모를 기자의 등도 두드려 주었다. 선생의 편지를 받고선 소설이 짓누른 강박에선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지만, 바라던 국문과에 들어가 선생의 가르침대로 소설 공부에 매달릴 수 있었다. 소설가의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기자 나부랭이’가 되어있는 지금,26년이나 지난 옛이야기를 지루하게 늘어놓는 것은 길을 잡아줄 선생 같은 존재가 새삼 그리워서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얼마전 한 강연회에서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어른들이 없다. 지식인도 있고, 과학자도 있고, 정치가도 있지만, 어른은 사라진 지 오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그 강연의 말미에 “좌우를 조정시키는 키잡이가 없으면 배가 극단으로 치닫는다. 이것이 바로 어른들이 할 일이다. 균형을 잡는 키잡이가 없으면 배가 난파된다.”고 했다. 가족이건 국가이건 길을 잡아주는 키잡이의 실종은 불행이다. 이념도 좋지만 사회가 극단으로 갈려 언제 맞붙을지 모르는 대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넘어선다는 취지로 이달 초 발간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둘러싼 논란만 해도 그렇다. 어느 한쪽을 편드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인식의 지평이 열리는 일은 나쁘지 않다.“내가 옳다.”는 주장은 할 수 있어도 상대를 제압하려는 “우리 것만이 진리다.”라는 양쪽 필진들의 다툼은 곧 지금의 짜증스러운 정치 공간을 연상케 할 뿐이다. 보수진영, 특히 뉴라이트로 지칭되는 이들이 지난해 ‘교과서 포럼’을 결성해 친북좌파사관의 색깔이 짙은 기존 역사, 경제 교과서를 손보겠다고 나섰다. 재계까지 반기업 정서가 강한 교과서 수정에 어떻게든 관여하려 들자 이번에는 진보진영이 깃발을 들었다. 지난달 20여개 진보쪽 학술단체로 구성된 학술단체협의회가 대안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결의한 것이다. 국정교과서가 폐지되고 검정교과서로 대체되는 2010년에는 어느 학교에서는 보수진영의 교과서, 어느 학교에서는 진보진영의 교과서로 공부하는 광경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것만은 막고 싶다. 친북좌파사관이건, 친미우파사관이건 이런 논쟁은 학계에서면 충분하다. 19세기 이론으로,20세기 교실에서 21세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지금의 교과서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보수나 진보나 공유하고 있다. 어차피 새 교과서가 필요하다면 다양한 시각을 담아내는 균형이 요구된다. 이들을 조정하고 한쪽으로 쏠릴지 모르는 우리의 아들딸들이 난파하지 않도록 해주는 키잡이의 존재가 필요한 때인 듯싶다. 황성기 문화부장 marry04@seoul.co.kr
  • [서울광장] 차라리 ‘北風’이 불었으면/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차라리 ‘北風’이 불었으면/이목희 논설위원

    북한 땅은 자연부터 달랐다. 버스로 군사분계선을 지나니 돌연 황량한 곳이 나타났다. 이곳저곳의 민둥산들. 미국 서부에서 멕시코 국경을 넘어가면서 놀랐던 적이 있다.“몇㎞ 상관에 세상이 이렇게 달라지나.” 남북한 경계의 느낌은 그보다 더 했다. 페루 등 중남미 빈국을 방문했을 때의 황당한 이질감에 가까웠다. 얼마전 개성공단을 다녀왔다. 개성시내 관광도 했다. 북한 주민들이 못산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실제 눈으로 보니 참담했다. 낯선 자연환경에, 남루한 주민들. 김정일 정권을 향한 분노가 새삼 끓어올랐다.“국제정세가 아무리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해도 그렇지, 주민과 자연을 이렇게 만들다니….” 다른 경로로 북한을 다녀온 대학교수가 비슷한 한탄을 했다.“북한 주민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그런데 군 고위층은 외제차를 몰고 다니더라고요.” 북한땅을 비교적 자유롭게 다닌 남측 사람들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관계자들이다. 그중 한 인사는 “평양이나 개성은 나은 편이고, 시골로 가면 주민 생활수준이 말이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곳곳에서 힘있는 계층의 도덕적 타락이 심각하더라.”고 덧붙였다. 문득 양극화를 떠올렸다. 남한에서 지금 양극화가 최대 이슈로 등장했다. 북한의 양극화는 독재권력까지 연관되어 고난도 방정식이다. 연착륙을 시켜야 할 텐데 얼마나 많은 비용과 정치적 대가가 필요할까. 그 비용을 남측이 부담하자는 주장에 동감하는 우리 국민 숫자는 점점 줄고 있는데….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북풍(北風)’의 정치적 파괴력은 이제 없다. 북핵위기, 남북정상회담,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겪을 건 모두 겪어서 웬만해선 놀라지 않는다. 집권여당이 북한에 강공을 취하건, 시혜를 베풀건 득표에 도움이 될 듯싶지 않다. 시혜 부분은 특히 그렇다. 한국전쟁을 겪은 50대 이상 노·장년층은 김일성·김정일이 밉다.20대 젊은층은 “우리가 잘 살면 되지 북한을 왜 돕느냐.”는 식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통일이 안 돼도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을 연기하라는 한나라당 요구는 타성에 젖은 것이다.DJ 방북이 성사되고, 남북정상회담 등 성과가 있으려면 무언가 ‘대북 선물’이 있어야 한다. 유권자들이 그것을 좋아할 리 없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내 일부 세력들이 5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완벽한 패배를 위해 DJ 조기방북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인들의 얄팍한 표계산은 접어두자. 역사의 긴 호흡에서 북한과 따로 살 수는 없다. 독일이 통일비용을 치르고 있다면 그 역시 민족의 운명이다. 통일이 안 된 상태보다는 낫다고 본다. 북한 주민을 돕자는 ‘북풍’이 선거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일었으면 좋겠다. 지도부와 주민을 따로 떼기가 힘든 게 통일론자의 딜레마다.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독재권력 유지보다 주민복지를 우선하는 생각을 가지도록 이끄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DJ 방북과 남북 정상회담은 그런 차원에서 추진되고, 여야가 힘을 모았으면 한다. 김정일을 열차에 태워 남한이나 도라산역으로 억지로 데려오면 뭐하겠는가. 정지작업 없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 등 전시성 합의에만 매달려서도 안 된다.“김정일이 연명하도록 무슨 선물을 줬기에 저러나.”는 식의 냉소가 퍼지면 상황이 도리어 꼬일 우려가 있다.DJ 방북은 김정일이 정신차리고 내부 양극화 해소에 나서도록 설득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코피 한잔 시켜놓고 몇시간

    코피 한잔 시켜놓고 몇시간

    주제(主題)=「데이트」와 시계(時計) MC=몇 년 전 『시계와 데이트』라는 노래가 크게 유행된 적이 있읍니다. 「데이트」쯤은 오히려 늦는게 예의인줄 아는 불쌍한 이 땅「이브」들을 한탄하는 노래였죠. 「코피 한잔」을 시켜 놓고 「내속을 태우는」요즘의 어느 「히트·송」의 울부짖음도 사연인즉 이런 것이 아닙니까? 전양자(全洋子)=전 숙녀답지 못하게 약속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못된 버릇이 있읍니다. (웃음) 보통 약속 5분전 쯤「데이트」현장에 도착하지요. 상대방이 시간을 어길때는 10분 정도까지 기다려 줍니다. 박경원(朴敬遠)=전 30분 전 쯤 약속 현장에 도착합니다. 그래야 마음이 놓여요. 요즘처럼 「택시」잡기가 힘든 때는 차라리 일찌감치 나가 상대방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게 훨씬 정신 건강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양자(全洋子)=같은 10분이라도 내가 기다리는 10분과 상대방이 나를 기다리는 10분과는 천양의 차가 있는 것 같아요. 또 상대방이 정든 사람이라도 된다면 그 10분은 백분 정도의 시간성을 가질 수도 있는게 아니겠어요? MC=남녀 대학생 여러분들은 어느 정도 기다립니까? 김사라=5분 정도까진 시간이「오버」돼도 기다립니다. 그것도 순전히 인간적인 배려에서…. 신유근=난 최고 3시간 정도까지 기다려 본 적이 있읍니다. 나중엔 기다린게 아니라 음악이 좋아 그냥 앉았던 거지만-. 상대가 여자면 그렇게 안기다리고 남자인 경우에 한해서 좀 끈질기게 기다리는 괴벽(怪癖)이 있읍니다. 오충근=난「데이트」상대가 미녀이면 2시간 쯤, 추녀이면 2분쯤 기다립니다. 미녀와 추녀를 똑같은 시간 동안 기다릴 순 없는 노릇이지요. 김미란=10분쯤 기다립니다. 그 이상은 죽고싶은 생각이 들어 더 앉아 있을래야 앉아 있을 수가 없어요.(웃음) 전양자=고물 시계가 사랑하는 사람들의「데이트」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때가 있읍니다. 고장이 났으면 차라리 시계 바늘이 꼼짝 달싹을 말든지…. 열심히 움직이기는 하는데 한 시간에 30분 정도밖에 가지를 않는 거예요. 그걸 믿고「데이트」를 약속했다간 그 결과는 뻔한 거지요. MC=시계와「데이트」에 얽힌 좀 더 재미난 경험담들을 얘기해 보기로 하죠. 박경원=내 시계는 이틀에 1분 정도가 빨라집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시계로 인해 약속이 파탄된 적은 없어요. 전양자=여고때 고물 시계를 속아서 산 적이 있어요. 열심히 고쳐도 시간은 열심히 안맞는데 당해 낼 재간이 없더군요. 가짜 시계 파는 악덕상인들이야 말로 가짜 중에선 1급 악질이지요. 김신호=전 하숙을 하고 있읍니다. 남자만 여섯명이 한집에서 살고 있죠. 한번은 이런 장난을 했어요. 한 친구가 토요일 저녁 때 돌아 와서는 이발을 한다, 목욕을 한다, 옷을 다린다 법석을 떠는게 아니겠어요? 일요일「데이트」를 모두가 직감했죠. 그날 밤 그 친구가 잠든 사이 방안에 있는 시계를 모조리 한 시간씩 앞 당겨 놨어요. 주인 집 시계까지…. 다음 날 이 친구 나갔다가 두어 시간 후에 돌아와서는 옷도 안 벗고 이불 속으로 직행하더군요. 끙끙대는 모습이 보기에도 딱할 정도였죠. 자기가 시간을 맞춰 나가지않은 것은 모르고 아가씨가 안 나오니까 완전히 사랑의 종말이 온 걸로 속단해 버린거예요. 전양자=전 남자 친구와의「데이트」도중 극장안에선가 이강천(李康天)감독에게「픽·업」되어 영화 배우가 되었읍니다. 「데이트」가 일생의 운명을 뒤 바꿔 놓는 계기가 되었죠. 그날 시계라도 고장이 나 그 남자 친구와의 「데이트」가 깨졌더라면 오늘의 영화 배우 전(全)아무개는 없었을게 아니겠어요? [ 선데이서울 69년 6/22 제2권 25호 통권 제39호 ]
  • 곽결호 수자원公사장, 혁신인사 단행

    곽결호 수자원公사장, 혁신인사 단행

    곽결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6일 전국의 1급 이상 간부를 총소집해 “이제부터 대형 국책사업 추진방식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동강댐, 한탄강댐, 경인운하 건설 등이 주민이나 환경단체와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왔는데 앞으로는 사업추진에 앞서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나아가 사업지역의 이해당사자뿐 아니라 더 많은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큰 틀의 환경프로그램을 접목시킨 신개념의 물관리시스템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곽 사장은 간부들에게 “권한과 자율을 보장하는 대신 잘못은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도 거듭 천명했다. 이렇듯 지난해 9월21일 곽 사장이 취임한 이후 수자원공사의 간부회의는 늘 긴장의 연속이었다. 곽 사장이 수자원공사의 사업과 조직운영 등 경영전반에 강도높은 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그동안 수자원공사는 전임 사장과 노조 간부의 금품수수 등 잇따라 불거진 불미스러운 일로 조직이 술렁이고 직원들의 사기마저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 장관에서 자리를 옮긴 뒤 5개월 동안에 걸친 곽 사장의 ‘기강잡기’에 이제는 직원들의 동작도 제법 민첩해졌다.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도 오랜 공직생활에서 터득한 곽 사장의 조직관리 노하우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과거의 인사관행을 뒤엎고 기술직과 행정직의 영역을 없애는 등 파격적인 인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1급 인사를 하면서 줄곧 행정직이 맡아왔던 기획조정실장과 교육원장에 기술직을 임명했다. 대신 기술직이 맡았던 조사기획처장은 행정직에게 맡겼다.2급 인사에서도 기술직과 행정직간 장벽을 허물어 버렸다. 이와 함께 본사인원을 20% 감량해서 일선 지역본부와 현장으로 전환배치, 고객서비스의 전초기지를 강화했다. 인사·예산 등에 대한 권한도 현장으로 위임, 책임경영체제로 전환했다.‘현장’과 ‘고객서비스’가 최우선 가치가 되면서 댐과 수도시설 등 사업전반에 걸쳐 주민·전문가·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시스템도 마련, 최근에는 ‘시화지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곽 사장은 “수자원공사는 고품질의 물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주된 임무”라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투명하게 살림을 꾸려 가겠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詩로 돌아와 삶을 굽어보다

    詩로 돌아와 삶을 굽어보다

    시로 출발했지만 소설, 산문으로 더 명성을 쌓아온 두 작가가 오랜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소설가 송기원(57)이 15년 만에 전작 시집 ‘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랜덤하우스중앙)을 펴냈고, 베스트셀러 산문집 ‘쏘주 한잔 합시다’의 유용주(46)는 10년 만에 시집 ‘은근살짝’(시와시학사)을 발표했다.“시를 잊고 지냈다”는 송 시인은 지난 두달간 꽃봉오리 터지듯 한꺼번에 쏟아져나온 44편의 꽃시를 묶었고,“잠을 잘 때도 시를 생각했다.”는 유 시인은 묵은지처럼 잘 익은 43편의 시를 모았다. 개성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삶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체득한 깨달음으로 산문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네고, 더 깊은 울림을 전달하기는 마찬가지다. ●송기원 시인 붉은 능소화 꽃 그림이 강렬하다. 생동감 넘치는 표지 이미지에 끌려 시집을 펼치면 아예 지천에 꽃그림, 꽃향기다. 바람꽃, 찔레꽃, 각시붓꽃, 배꽃, 석류꽃…. 왜 하필 꽃을 소재로 택했을까.“중학교 3학년때 유서에 ‘내 피는 더럽다’고 썼어요. 결손가정 출신이라는 자괴감으로 문청시절에는 탐미, 퇴폐같은 어두운 에너지에 시달렸고, 그런 자신을 혐오했습니다. 그런데 그 에너지가 사라지는 나이가 되고보니 자기혐오마저 아름다운 꽃처럼 느껴지더군요.” 첫 장에 실린 서시는 “한번도 내안의 꽃을 보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시인의 뒤늦은 한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나온 어느 순간인들/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어리석도다/내 눈이여.//삶의 굽이굽이, 오지게/흐드러진 꽃들을//단 한번도 보지 못하고/지나쳤으니.’(‘꽃이 필 때’) 송씨는 1974년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와 소설이 각각 당선돼 등단했다.1983년 첫 시집 ‘그대 언 살이 터져나올때’로 신동엽창작기금을 받고,1990년 옥중체험과 뒷골목 기행을 그린 시집 ‘마음속 붉은 꽃잎’을 펴냈다. 하지만 소설집 ‘인도로 간 예수’‘사람의 향기’, 장편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또 하나의 나’등 산문이 워낙 승해 시인으로 그를 기억하는 일반인들은 많지 않다. “이번 시집에서 즐겁게 내 자의식을 털어버려 이제 시를 그만 쓸까 하는 생각도 든다.”는 시인. 그래서일까. 그리움과 사랑의 표상, 황홀하게 피어오르다 순식간에 져버리는 정념의 상징, 찰나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명상적 깨달음 등 세상사를 꽃에 빗댄 모든 시편들은 하나같이 간절하고, 격정적이고, 뜨겁다. ‘어디엔가 숨어/너도 앓고 있겠지.//사방 가득 어지러운 목숨들이/밤새워 노랗게 터쳐나는데//독종의 너라도//차마 버틸 수는 없겠지.’(‘개나리’)‘그럴 줄 알았다.//단 한번의 간통으로//하르르, 황홀하게//무너져내릴 줄 알았다.//나도 없이/화냥년!’(‘모란’) 예전 시골다방에서 열리던 시화전의 추억이 그리웠다는 시인은 비록 시골다방은 아니지만 ‘소원’을 이루게 됐다. 시인의 시편과 짝을 이룬 중견화가 이인씨의 그림들이 교보문고와 문학사랑 주최로 16∼26일 교보문고 강남매장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8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유용주 시인 중학교를 중퇴하고 중국집 배달원, 구두닦이, 벽돌공, 출판사 직원, 술집 지배인 등 수십개의 직업을 전전하던 유용주가 시인이라는 천직을 얻은 건 1991년이다. 그해 ‘창작과비평’가을호에 ‘목수’외 두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가장 가벼운 집’(1993년),‘크나큰 침묵’(1996년)등 시집 두 권을 냈다. 하지만 시쳇말로 그를 띄운 건 시집이 아니라 산문집이다.2000년 발표한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가 MBC ‘느낌표’에 선정되면서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부상했고, 지난해 가을 내놓은 두번째 산문집 ‘쏘주 한 잔 합시다’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워낙에 과작이라고 해도 내심 10년만의 시집 출간은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가 먼저 “먹고 살기 힘들어 시에 소홀했다.”고 실토한다. 시집 첫머리에 “꼭 십년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는 말로 소회를 대신한 그는 “친정엄마는 무슨 잘못을 해도 용서해주지 않느냐. 그런 심정으로 이번 시집을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들보다 더 모질고 고된 세상을 경험한 시인의 성찰은 때론 깊은 사유로, 때론 웃음 가득한 해학으로 피어난다.‘길 위에 서는 자는 안개도 짐이 된다/길 위에 서는 자는 이슬도 짐이 된다’(‘길 위의 날들’중)거나 ‘전신을 물결에 맡기고/때리는 게 아니라 어루만지며 나가야 한다/물살을 찢는 게 아니라 기우면서 나아가야 오래 간다’(‘물 속을 읽는다’중)에서는 삶의 이치를 깨달은 자의 고요한 시선이 느껴진다. 표제작 ‘은근살짝’은 지난해 현대상선 하이웨이호를 타고 인도양 한복판을 항해하던 중 불쑥 떠오른 시다.‘…수심 5000m인도양 새벽을 건너고 있을 때 누군가 뜨끈한 이마를 쓰다듬는 차가운 손길이 있어 소스라치며 일어났더니 바다보다 더 넓게 퍼진 하늘에 떠 있던 한 떼의 별무리, 은근살짝 내려와 글썽이고 있더라’ 시집에는 가족과 가난의 기억에 대한 시들이 많다. 시인은 “자꾸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내 시도 이제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시도 시지만 시집 말미에 호형호제하는 사이인 소설가 한창훈이 입심좋게 쓴 발문이 인상적이다. 시인은 “1994년 창훈이가 소설집 ‘가던 새 본다’를 낼 때 발문을 썼는데 그때의 빚을 이자 쳐서 갚은 것”이라며 웃었다.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초등교 중퇴 ‘전태일 열사’ 48년만에 명예졸업장 받아

    자신의 ‘못배움’을 한탄하며 “나에게 근로기준법을 쉽게 알려줄 대학생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고 전태일 열사가 초등학교 중퇴 48년 만에 졸업장을 받게 됐다. 서울 남대문초등학교 총동문회는 오는 18일 오후 2시 청계천6가 ‘전태일 거리’에서 이 학교 4학년을 중퇴한 전씨에게 명예 졸업장을 주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의 현재 대한상공회의소 자리에 있었던 남대문 초등학교는 1980년 폐교됐고 전씨는 4학년이던 1958년 중퇴했다. 전씨가 졸업했다면 이 학교 16회 졸업생이 된다.연합뉴스
  • [1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처음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생활하게 될 우리 아이. 그리고 부모에서 ‘학’부모로 거듭나는 아빠, 엄마를 위한 시간을 준비한다. 예비 신입생으로 설렘 반 두려움 반인 우리 자녀들을 위해 초보 학부모가 알고 챙겨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세계로 떠나볼까(SBS 낮 12시35분) 인도차이나의 보석 캄보디아 속에서 살아가는 아름답고 따뜻한 사람들 이야기. 엄청난 지참금, 신부위주의 결혼식으로 유명한 캄보디아 결혼식을 취재했다. 또 물위에 집, 학교, 가축우리 등 모든 것이 있는 세엠 수상마을 체험기를 통해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베트남 수상마을, 톤레샵도 소개한다. ●클로즈업(YTN 오후 1시20분) 여야가 사학법 재개정을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두달 가까이 공전돼 온 국회가 정상화됐다. 열린우리당은 오는 18일 당의장을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열린우리당의 김한길 신임 원내대표로부터 2월 임시국회에 임하는 전략 등 최근 정국 현안에 대해 들어본다. ●이제 사랑은 끝났다(MBC 오전 9시) 홍도와 신욱은 결혼문제를 놓고 의견대립 끝에 다툰다. 한편, 희재는 회사 경영에 관심 없는 친오빠 석재를 대신해 태성백화점의 중요한 손님 접대를 능숙하게 해치운다. 은심은 홍도에게 괜찮은 집안에서 선이 들어오자 들떠 있지만, 이 얘기를 들은 신욱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자신이 초라하기만 한다. ●낭독의 발견(KBS1 오후 11시40분) 지난해 영화 ‘말아톤’에서 자폐증 아들을 둔 어머니로, 드라마에서 원숙한 어머니로, 근엄한 할머니로까지 열연해 대중문화계의 중심에 있었던 배우 김미숙씨. 고운 목소리로 시낭송 앨범을 내기도 했던 그는 낭독무대에서 4편의 시를 읽어준다.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사랑을 받아온 김미숙씨와 함께한다. ●641가족(KBS2 오후 6시10분) 집을 나간 순아와 미현은 찜질방에서 만나 신세한탄을 하지만 수철이 미현을 데리러 와 순아 혼자 남게 된다. 순아는 며칠이 지나도 자신을 찾지 않는 가족이 야속하기만 하다. 마산과 호만, 재인, 재호, 급한이는 며칠에 걸쳐 벽을 뚫어 기차가 다니는 레일과 역을 완성하고 아이들을 모아 개통식을 한다.
  • 보상 문제로 이웃간 서먹 “뒤숭숭해 설맛 안난다”

    충남 연기·공주 행정도시 예정지 주민들은 이번 설연휴를 뒤숭숭하게 보냈다. 보상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마을마다 행정도시 건설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내 걸리고 불안과 초조가 주민들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 연기군 남면 송원리 주민 홍창표(61)씨는 30일 “마을이 뒤숭숭해 설맛이 안난다.”며 “예전에는 설이 끝나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농악과 윷놀이를 하면서 즐겼는데 이번 설은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설날에는 마을 어른 집을 찾아다니며 세배를 드리고 했는데 올해는 보기 어렵다.”며 주민 간에 보상문제를 놓고 미묘한 감정이 형성돼 서먹서먹해 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행정도시 건설 발표 후 계속돼온 자식들의 고향찾기도 더 심해졌다. 연기군이 고향인 한 충남도 국장은 “설 아침 고향을 다녀왔는데 예년과 달리 길에 자동차들이 꽉 차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고향을 지키려는 노부모와 보상금 수령을 원하는 자식 간 갈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군 동면 합강2리 주민 최용운(54)씨는 “고향을 떠나기 싫은 주민들은 마음이 심란한데 자식들은 찾아오고, 플래카드는 여기저기 휘날리고 이번 설은 참 어수선했다.”고 밝혔다. 이런 틈을 타 도굴꾼들도 설치고 있다. 설 1∼2일 전 연기군 동면 용호리 600년 정도된 ‘부안임씨’ 시조의 4째 아들 묘가 도굴 당했다. 임창철 부안임씨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어떤 부장품이 털렸는지 아직 확인이 안되고 있다.”며 “분위기가 뒤숭숭하니 도굴꾼까지 날뛴다.”고 한탄했다. 임 사무총장은 “보상금을 수령한 이들은 주로 외지인”이라며 “우리 문중과 토착민 대부분은 ‘보상을 받지 않겠다.’고 결의까지 하고 있지만 마음이 심란하고 불안해 이번 설은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보상 문제로 이웃간 서먹 “뒤숭숭해 설맛 안난다”

    충남 연기·공주 행정도시 예정지 주민들은 이번 설연휴를 뒤숭숭하게 보냈다. 보상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마을마다 행정도시 건설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내 걸리고 불안과 초조가 주민들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 연기군 남면 송원리 주민 홍창표(61)씨는 30일 “마을이 뒤숭숭해 설맛이 안난다.”며 “예전에는 설이 끝나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농악과 윷놀이를 하면서 즐겼는데 이번 설은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설날에는 마을 어른 집을 찾아다니며 세배를 드리고 했는데 올해는 보기 어렵다.”며 주민 간에 보상문제를 놓고 미묘한 감정이 형성돼 서먹서먹해 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행정도시 건설 발표 후 계속돼온 자식들의 고향찾기도 더 심해졌다. 연기군이 고향인 한 충남도 국장은 “설 아침 고향을 다녀왔는데 예년과 달리 길에 자동차들이 꽉 차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고향을 지키려는 노부모와 보상금 수령을 원하는 자식 간 갈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군 동면 합강2리 주민 최용운(54)씨는 “고향을 떠나기 싫은 주민들은 마음이 심란한데 자식들은 찾아오고, 플래카드는 여기저기 휘날리고 이번 설은 참 어수선했다.”고 밝혔다. 이런 틈을 타 도굴꾼들도 설치고 있다. 설 1∼2일 전 연기군 동면 용호리 600년 정도된 ‘부안임씨’ 시조의 4째 아들 묘가 도굴 당했다. 임창철 부안임씨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어떤 부장품이 털렸는지 아직 확인이 안되고 있다.”며 “분위기가 뒤숭숭하니 도굴꾼까지 날뛴다.”고 한탄했다. 임 사무총장은 “보상금을 수령한 이들은 주로 외지인”이라며 “우리 문중과 토착민 대부분은 ‘보상을 받지 않겠다.’고 결의까지 하고 있지만 마음이 심란하고 불안해 이번 설은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아이들과 떠나요… 영월로 역사기행

    아이들과 떠나요… 영월로 역사기행

    봄방학 없이 2월말까지 겨울방학을 맞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따라서 긴긴 겨울방학 동안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학생들을 반긴다. 그중 겨울방학 역사기행도 새로운 트랜드. 자 아이들과 함께 강원도 ‘영월’로 떠나보자. 영월하면 사람들은 동강의 비경을 먼저 떠올리지만 곳곳에는 우리 역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의 가슴 아픈 사연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유적과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또 그가 마지막 사약을 받고 숨진 곳으로 아이들에게 우리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또한 각종 박물관, 천문대 등이 많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산교육장이 바로 영월이다. 단순히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살아있는 공부를 하러 떠난다며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특별하고 재미난 체험이 될 것이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단종의 아픔 오롯이… 영월로 향하는 차에서는 아이들에게 비운의 왕인 단종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러면 유적지를 돌아 볼 때 도움이 될 것이다. # 단종의 아픔이 묻어나는 비운의 단종은 자신의 믿고 따랐던 숙부에 의해 1457년 봄 영월 청령포로 한 많은 유배를 떠났다. 영월읍에서 남서쪽으로 약 2㎞ 떨어진 곳에 청령포가 있다. 서강의 물줄기가 동·남·북 삼면으로 흐르고, 서쪽은 험한 산이 절벽을 이루어 배가 아니면 건너갈 수가 없는 곳이어서 창살 없는 감옥이다. 요즘 청령포는 강이 얼어 배를 띄우지 못하고 걸어서 간다. 물론 좀 위험해 보이지만 관리소 직원들이 미리 강의 얼음 상태를 확인하고 빨간 튜브를 늘어놓아 그쪽으로 가면 안전하다. 살금살금 언 강을 건너 청령포에 도착하면 눈에 띄는 것이 서강에서 떠내려온 주먹만한 흰색 돌멩이들이 깔린 자갈밭. 살짝 위에 얼음이 얼어 있으니 걸을 때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는 어른들의 손을 잡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 자갈밭을 따라 잠시 걷다 보면 아담한 기와집이 보인다. 바로 여기가 단종어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띈다. 어가 안에는 조용히 책을 읽는 단종과 고개를 한없이 떨구고 있는 내시의 모습이 인형으로 꾸며져 있다. 비록 50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건만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가 옆의 소나무 숲을 좀 걷다보면 청령포 소나무 중에서 가장 크고 모양이 기이한 소나무를 만나게 된다. 이 나무가 ‘관음송’. 단종이 관음송에 올라앉아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아픔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당시 관음송이 수령이 80살이었지만 지금은 무려 600살이고 높이도 30m에 이른다. 단종은 이 나무와 얘기를 나누다 다시 서북쪽 절벽 위로 올라가 서강의 푸른 물결을 보며 돌로 망향탑을 쌓고는 시름을 달랬다. 바로 ‘노산대’. 단종은 여름철 장마로 거처를 읍내에 있는 관풍헌으로 옮긴다. 그리고 가을의 초입인 10월 사약을 받고 한 많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청령포에 관한 문의는 (033) 370-2620. 어른 1300, 어린이 700원. 주차비 1000원. # 호장 엄흥도와 쓸쓸한 단종의 무덤 다음에 갈 곳이 단종의 무덤인 장릉(莊陵)이다. 단종이 죽어도 시신을 거두는 이가 없자 죽음을 무릅쓰고 영월 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거두어 모신 곳이 바로 장릉. 그래서인지 겨울의 장릉은 쓸쓸하다. 소나무만이 옛 주인을 기억하는 듯 그때의 그 모습으로 지키고 있다. 장릉에는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264명의 위폐가 모셔진 배식단사, 엄흥도의 충절을 기리는 정려각, 한식날 제를 올리는 정자각, 단종제를 올릴 때 올리는 물이 나오는 영천 등이 있다. 아울러 단종 역사관에도 보고 느낄 거리가 많다.(033) 370-2619. 입장료 어른 1200원, 어린이 640. 주차료 1000원. 이밖에 서강의 아름다운 기암괴석인 선돌,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선암마을, 사리가 모셔져 있는 법흥사 등도 들러볼 만하다. 영월 주위에는 이색 체험의 박물관도 많다.. # 다양한 문화의 향기를 느끼며 책박물관(033-372-1713)은 책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소중함을 가르쳐 주는 곳. 이광수의 ‘무정’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그리고 ‘소년’ ‘어린이’ 등 다양한 책과 잡지가 원본 그대로 전시돼 있다.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곤충박물관(033-374-5888)은 각종 나방, 딱정벌레, 메뚜기 등 동강 유역에 서식하는 곤충 1000여점 등 5개 전시실에 모두 3000여 점의 순수 국내 곤충을 모아 놓아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곳.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매주 월, 화요일은 휴관. 민화박물관(033-375-6100)은 국내 최초로 민화를 주제로 한 박물관. 어해도와 화조도, 까치와 호랑이 등 소박한 서민의 애환이 담긴 대표적인 조선민화 80여점이 전시되고 있으며 1000여점의 분재와 조선시대 목기 등도 덤으로 볼 수 있다. 까치 호랑이 등을 주제로 한 여러 종류의 민화를 판화로 직접 찍어 갈 수 있는 ‘민화 판화 찍기’체험장이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2500원.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국제현대미술관(033-375-2752)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70개국 160여점의 수준 높은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는 영월의 이름난 명소. 국내외 중견 예술가를 수시로 유치, 멋진 작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묵산미술관(033-374-7249)은 작품을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고대 근대 현대를 총 망라한 한국화 및 주변 풍경을 그린 수묵화 등 136점이 상설 전시돼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전통 찻집에서 차를 마시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커피는 1000원, 묵산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오디차는 5000원. # 별 헤는 밤 아이들과 영월을 찾았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별자리로의 여행이다. 별마로천문대(033-374-7460,www.yao.or.kr)는 봉래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을 위해 개방된 천문대 중에 제일 좋은 시설을 자랑한다. 지하 1층의 전체 투영실은 8.3m의 돔 스크린에 가상 별을 투영해 시간이나 날씨에 관계없이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아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상상과 꿈을 심어준다. 또 1,2층의 전시실과 시청각실은 태양계 행성 모형, 태양의 내부구조, 우주 관련 다큐멘터리 등을 볼 수 있는 공간. 별마로천문대의 하이라이트는 4층. 주관측실과 보조 관측실이 있다. 슬라이딩 지붕으로 만들어져 갑자기 ‘찡찡찡’하는 소리와 함께 지붕이 열리고 밤하늘이 나타난다. 보조 관측실에는 크고 작은 14개의 망원경이 설치돼 직접 행성이나 은하, 성단을 관찰 할 수 있고 국내 최대의 반사망원경이 있는 주관측실에서도 직접 달이나 화성 등을 볼 수 있어 너무나 좋다.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겨울철에는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별자리를 관측하고 교육을 받는데 2시간 이상 걸리므로 늦어도 저녁 7시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 출출한데 그냥 갈수 있나 강원도 영월에 가면 추천할 만한 식당이 몇군데 있다. #신일식당(033-372-7743)이다. 순수 영월 메밀로 만든 국수의 담백함과 할머니의 손맛이 일품인 무채무침과 김치가 있다. 메밀부침(500원), 조껍데기 막걸리(5000원), 만두국(4000원)도 별미. #주천묵집(033-372-3800)은 맛깔스러운 육수에 도토리 묵을 썰어 넣고 김치와 김가루, 깨를 얹어 내는 묵밥이 맛있다. 가격은 5000원.주천 옛찐빵(033-372-4936)은 영월의 별미. 안흥이 찐빵으로 유명하다지만 쫄깃하고 부드러운 빵에 적당히 달달한 팥이 들어있는 주천찐빵이 한 수 위라는 평가. 가격은 20개 5000원. 전화주문도 가능하다. #명품 메주 영월 섶다리 마을에 가면 검정 메주 익어가는 냄새가 고소하다. 일반 콩이 아닌 토종 야콩(쥐눈이콩)으로 만든 메주로 색깔이 검정색이다. 쥐눈이콩 중 서목태는 한약재로 쓰인다. 서목태로 만든 메주는 항암작용 등 각종 효소와 몸에 이로운 세균들이 일반 메주에 비해 20배 이상 포함돼 있다. 직접 검정 메주와 두부를 만들어 보는 체험도 가능하다.(033-372-0121,www.supdari.com) #폐교에서 하룻밤 주천면 금용분교를 개조해서 만든 영월자연학교(www.youngwol.net,033-374-7353)는 가족끼리 하루를 쉬어가기가 좋은 곳이다. 자그마한 학교가 옛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선생님들의 숙소 6개 동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해 콘도형태로 만들었다.4인 가족 기준으로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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