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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안 기름유출 피해 확신] 늑장 방제로 넋 잃은 漁心

    [태안 기름유출 피해 확신] 늑장 방제로 넋 잃은 漁心

    “방제선이 기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기름띠를 따라가기 바쁘니 이게 늑장대응이지 뭐야. 방제선이 어제만 들어왔어도 가로림만은 살릴 수 있었어.” “철새에 대한 2차 감염 대책이 없으니 불안 속에서 살 수 밖에 없어요. 천수만에 기름이 들이닥치는 것도 시간문제인데….” 태안 반도의 최북단이자 충남 최대의 양식업 밀집지역인 가로림만 어민들은 당국의 늑장 대처에 울분을 토했다. 당국은 사고 초기 가로림만까지 기름띠가 밀려 올라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이자 태안 반도 최남단의 천수만 철새들은 시시각각 밀려오는 기름 냄새로 날갯짓이 한풀 꺾였다. 기름이 언제 급습할지 모르는 어민들은 아직까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정부의 무관심에 불안해 했다. 가로림만과 천수만의 한탄과 불안은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인간과 동물 생태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기름에 자신들의 터전을 내준 태안군 이원면 내리2구 만대마을 주민들은 10일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자식처럼 키워온 굴껍데기에는 검은 기름이 가득 차 있었다. 최순옥(50·여)씨는 “지난 8일에 펜스만 쳤어도 막을 수 있었는데,9일 기름이 가로림만 안으로 흘러오자 그제서야 방제선들이 뒤따라 들어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는 “한 달에 두 번 있는 물살이 가장 센 사리 때인데 정부는 어떻게 가로림만이 안전하다고 발표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죽희(62·여)씨는 “기름이 붙은 굴을 집에서라도 먹을까 해서 비누로 닦았는데 검은 기름이 안 떨어졌다.”며 울먹였다. 김홍규(55)씨는 “뒤늦게 19대의 방제선이 들어와 유화제를 마구 뿌렸다.”면서 “어민 건강은 생각도 않느냐고 항의해도 막무가내였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 근처의 간월도리 어촌계장 안도근(57)씨는 9일 밤 가로림만에 다녀오고 나서부터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손놓고 당한 가로림만을 보니 천수만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10일 어민들은 하루 종일 대책회의를 했지만 당국의 대책은 내려오지 않았다. 안씨는 “천수만은 안면대교 초입에 펜스를 치면 지형 특성상 기름 유입을 막을 수 있지만 정부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우선 시청에 흡착포라도 요구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굴을 내년 4월까지 계속 따야 하기 때문에 현재 피해가 없어도 몇 달 후 잔여 기름에 피해가 있을 수 있어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천수만은 철새도래지인 만큼 생태계의 2차 피해도 예상되지만 역시 대책이 없었다. 서산천수만철새기행발전위원회 문윤식(43) 사무국장은 “만리포 쪽에서 오염된 물고기와 새들이 생태계에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면서 “다른 새의 내장을 주로 먹는 갈매기나 맹금류가 기름 피해로 죽은 물고기나 새를 잡아 먹으면 그야말로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안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방제약품 대량살포… 2차오염 막아라”

    “방제약품 대량살포… 2차오염 막아라”

    만리포, 천리포, 모항, 신두사구…. 언제나 넉넉한 가슴으로 반겨주던 태안 앞바다를 찾은 9일 쉼 없이 밀려오는 기름띠는 백사장을 검게 물들였다. 주민들은 구토를 호소했다. 환경운동연합의 지운근(41) 사무처장과 동행 취재에 나섰다. 만리포해수욕장에 이르기 3㎞ 전부터 역겨운 기름냄새가 진동했다.“내가 여기에 산 지가 44년인데, 이런 난리는 처음이여.” 백사장에 쌓인 기름덩어리를 걷어내던 주민 국응표(73·여관업)씨는 “주말이면 여관이 꽉 찼는데 어제부터는 손님이 완전히 끊겼다.”면서 “올겨울 해맞이 장사는 고사하고 내년 여름에도 해수욕장 손님 받기는 틀렸다.”고 한탄했다. 백사장 모래는 물론이고 방파제까지 새까맣게 변했다. 기름덩어리는 5∼6㎝ 두께로 쌓여 있었다. 수천명이 양동이에 퍼 담았지만 기름을 해변으로 밀어올리는 파도에는 역부족이었다. 만리포 위쪽의 천리포해수욕장에서는 양수기로 기름을 퍼내고 있었다. 태안해양경찰서 하승영(39) 주무관은 “기름이 너무 많아 양수기를 쓸 수밖에 없다.”면서 “시간당 12t을 뿜어 올리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만리포 아래에 있는 모항에는 배들이 묶여 있었고, 주민들은 조업은커녕 기름을 걷어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주민 정흥영(56)씨는 “요즘 꽃게잡이로 하루 200만∼400만원을 벌었는데 언제 바다로 다시 나갈지 알 수 없다.”며 가슴을 쳤다. 전복, 해삼, 조개, 낙지, 굴 등 해산물 채취는 완전히 중단됐다. 박기산(57)씨는 “우리 대에서 고기잡이는 끝났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해안을 둘러보던 지운근 사무처장은 “가장 우려되는 것은 대량살포되고 있는 화학약품과 유화제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오염”이라고 걱정했다.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 때도 화학약품에 의한 생태계의 2차 오염과 방제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의 건강문제가 심각했다. 그는 “사고가 난 지 10년이 지난 여수에서는 여전히 유층(油層)이 나오고 있다.”면서 “주변 양식어장, 자연어종 및 갯벌, 백사장 등의 해양생물 종에 대한 집중적인 피해는 수개월 내에 나타나지만 사고 해역 생태계 기반과 구조에 따라서는 그 피해가 수십년에 걸쳐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리포에서 기름 먹은 모래를 퍼내는 복구작업을 지켜본 지 사무처장은 “모래를 통째로 퍼내면 다음 밀물 때 들어오는 기름이 더 깊숙이 갯벌 속으로 침투한다.”면서 “먹이사슬의 최하위층인 갯벌까지 기름이 스며들면 생태계가 모두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복구작업의 체계도 중구난방이었다. 작업에 참여하는 상당수는 주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군인 등이었다. 효율적으로 작업을 지휘할 전문가가 현장에는 거의 없었다. 지 사무처장은 “인력을 만리포에만 집중 배치해, 그 자체가 천연기념물인 신두사구 등은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안 이천열 이경주 신혜원기자 sky@seoul.co.kr
  • [지방시대] 지역문화는 ‘초콜릿 상자’다/송재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는 “인생은 초콜릿 상자 같은 것(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인생이란 어떤 (좋은)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뜻으로 영화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가 말했습니다. 초콜릿 원료가 상품으로 나와 소비자들 손에 쥐어지기까지 많은 공정과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더구나 상자 안의 어떤 초콜릿을 고르더라도 만족할 만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무수한 실험을 거치고, 실패를 해본 뒤라야 진정한 ‘달콤함’을 맛볼 수 있게 됩니다. 지역문화 역시 초콜릿 상자와도 같습니다. 무궁무진하고, 보석과 같은 콘텐츠와 사람이 가득해 어떤 것을 집어들더라도 지역 문화를 꽃피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고품격 초콜릿 상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원과 투자,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 등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얼마 전 한 자치단체의 문화예술과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퇴근 시간이 다된 시각이었지만 지역 문화와 예술 발전을 위한 열기는 그야말로 ‘후끈’했습니다. 그들과의 대화에서 먼저 털어놓은 ‘애로사항’은 문화의 중앙집중현상 때문에 ‘지역문화가 죽어가고 있다.’는 푸념이었습니다. 대형 뮤지컬이 지역에서 엄청난 좌석 점유율을 보이며 공연을 하지만, 이것은 서울에서 만든 기획일 뿐이며 서울의 연출가와 배우들이 만들어놓은 완성된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는 것이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자치단체와 더불어 문화 분권을 시도하고 활성화한 지 10년이 지났지만,10년 전의 고민과 현재의 고민에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와 한계를 한탄만 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지역문화를 지역 활성화의 근간으로 삼아 문화도시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지역 혁신의 주요 정책으로 확산시키고 있었습니다. 현재 지역정부의 예산 중 문화예산이 3%를 넘는 지자체는 매우 드물며,1%가 채 되지 않는 곳도 태반입니다. 이것마저 지키고 가꾸는 문화정책이 아닌, 부수고 혹은 새로 세우는 개발비용으로 생각하는 곳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개발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그래서 당장 경제적으로 넉넉해지는 것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결국 경제 발전을 통한 문화적 발전, 사람을 모으는 발전으로 이해되고 실천된다면 살기 좋은 마을(지역) 만들기는 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산업도, 문화도 결국 사람입니다. 정확히 ‘전문 인력’입니다.‘불광불급(不狂不及)’, 즉 미쳐야 미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 일은 없듯 어떤 일에 미쳐야, 즉 전문가가 돼야 결국 그 일에 미칩니다(이릅니다). 지역문화가 활성화되려면 지역문화정책을 제대로 수립하는 데 미친 자치단체장이 있어야 하고, 이를 이치에 맞게 계획하고 수행하는 데 미친 공무원들이 있어야 하며, 이를 적절하게 뒷받침하고 단호하게 평가내릴 줄 아는 미친 활동가들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문화로 받아들이며 지켜가는 미친 시민들, 즉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우리 동네 꼬불꼬불한 길을 쭉쭉 뻗은 아스팔트길을 내달라 하는 시민보다 정감어린 돌담과 흙먼지 나는 골목길을 지켜달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날. 그래서 지역 경제와 문화가 병행 발전해 창조적 인재가 몰려오는 살맛나는 그 날을 위해 지켜보고 기다릴 줄 알아야 품질좋은 초콜릿 상자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어떤 것을 집어들더라도 지역의 문화·예술이 살아있는 맛있는 초콜릿이 나오는 그런 초콜릿 상자 말입니다. 송재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 이변의 땅 상하이…페더러·조코비치·나달 줄줄이 패배

    전날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세계 1위)가 페르난도 곤살레스(칠레·7위)에게 4년 반 만에 2경기 연속 패배를 당한 데 이어 ‘세르비아 특급’ 노박 조코비치(3위)도 리처드 가스켓(프랑스·8위)에 무릎을 꿇었다. 같은 조의 라파엘 나달(2위)도 다비드 페레르(6위·이상 스페인)에 세트 스코어 1-2로 패배,‘하위 랭커 반란’에 희생양이 됐다. 조코비치는 중국 상하이에서 속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마스터스컵 대회 둘째날인 13일,8명 참가자 가운데 랭킹이 가장 낮은 가스켓을 맞아 19개의 서비스 가운데 6개만 성공하고 27개의 실책을 남발하며 가스켓에 0-2 셧아웃을 당했다. 조코비치의 서브로 시작된 경기에서 가스켓은 첫 4게임을 내리 따낼 정도로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2세트 들어서도 상황은 바뀌지 않아 가스켓이 세 차례 브레이크를 끊자 조코비치는 라켓을 허공에 던지는 등 신경질을 부렸다. 조코비치는 “올시즌 100경기 이상 뛰었지만 손에 쥔 게 없다.”며 신세를 한탄했다. 가스켓은 “신기할 정도로 내 백핸드가 먹혔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 다른 조의 페더러는 곤살레스에게 1-2로 무너졌다. 지난 2일 파리 마스터스대회 16강전에서 다비드 날반디안(아르헨티나·21위)에 0-2로 완패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패배.2003년 함부르크 마스터스대회 3회전과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2연패한 뒤 4년반 만의 일이다. 곤살레스는 지금까지 페더러에 10전 전패를 기록했지만 이날 첫 세트를 30분 만에 내준 뒤 두 번째 세트부터 신들린 스트로크로 생애 처음 페더러를 꺾는 기쁨을 누렸다. 시즌 왕중왕을 다투는 이 대회에서 페더러가 패배를 기록한 것도 15승 만의 처음. 통산 네 번째 우승과 2연패를 동시 겨냥했던 페더러는 이날 패배로 같은 조의 앤디 로딕(미국·5위)과 니콜라이 다비덴코(러시아·4위)를 모두 꺾어야 각 조 1,2위에 자격이 주어지는 준결승에 오르게 된다. 한편 로딕은 다비덴코를 2-1로 물리치며 1승을 거뒀다. 임병선기자 arakis.blog.seoul.co.kr
  • 신종 유행성출혈열 바이러스 발견

    신종 유행성출혈열 바이러스 발견

    국내에 서식하는 쥐에서 유행성출혈열 등 급성 전염성 출혈 질환인 ‘신증후출혈열’을 일으키는 새로운 종의 한타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새로운 바이러스의 적합한 진단법 개발과 치료 및 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송진원(사진 왼쪽) 교수는 11일 전북 무주군에서 채집된 쥐(오른쪽)의 폐 조직에서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 한타바이러스를 발견,‘무주바이러스’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한타바이러스는 국내의 유행성출혈열과 러시아의 출혈성 신우신염, 스칸디나비아의 유행성 신염 같은 신증후출혈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한타바이러스에는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수청바이러스’,‘임진바이러스’가 있다. 송 교수는 “국내 신증후출혈열 환자 중 7% 정도는 한탄바이러스나 서울바이러스보다 북유럽에서 주로 발견되는 ‘푸말라바이러스’에 더 높은 항체 양성반응을 보인다.”며 “이 때문에 국내에도 푸말라바이러스와 비슷한 병원체가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국내 산악지역에 사는 대륙밭쥐를 연구하던 중 무주에서 채집된 쥐의 폐조직에서 신종 한타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푸말라바이러스와 77% 정도만 비슷한 새로운 종의 바이러스임을 확인하고 이 신종 한타바이러스를 ‘무주바이러스’로 명명해 학계에 보고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Metro] 한탄강댐 주변 경제활성화 연구

    연천군은 2일 한탄강홍수조절댐 및 홍수조절지 주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1년간 진행될 연구 용역에서는 친환경 농업기반조성과 비무장지대(DMZ) 청정환경을 활용한 소득원 발굴 방안을 수립한다. 또 지역관광 자원을 활용한 관광활성화 방안 등을 강구한다. 군은 용역 결과를 뒷받침하는 합리적 토지이용계획과 사업 타당성 분석을 실시, 군의 중·장기 개발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연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천수만 일대 농민 2중고에 운다

    “정부에서는 국민보다 철새를 더 아끼는 것 같아유.” 충남 서산A지구에서 농사를 짓는 박모(49)씨는 철새 피해를 당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아직 분을 삭이지 못했다. 박씨의 논 1만 4520㎡ 가운데 절반을 가창오리 등 철새들이 벼이삭을 쪼아먹었다. 가을까지 이어진 비바람에 벼 일부가 쓰러지자 철새떼가 몰려들었다. 박씨는 “벼가 쓰러지면 철새들이 내려앉다가 주변 벼들도 쓰러뜨려 먹어치운다.”고 말했다.철새들은 공중에서 내려앉으면서 서 있는 벼보다는 땅바닥에 쓰러진 벼를 주로 공략한다. 철새들은 박씨 논의 벼에 붙어 있었던 90%의 이삭을 싹쓸이했다. 박씨는 피해가 있은 다음날 서둘러 벼를 베었다. 홍성군 관계자는 1일 “현행법상 철새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는 보상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철새 피해로 벼 수확량이 예년의 절반밖에 안 된다.”고 한탄했다. 그는 “철새들이 사람에 점점 익숙해서인지 예년과 달리 기가 힘들다.”며 “무슨 대책을 마련해야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천수만 일대는 40만마리의 철새들이 날아와 A지구만 10만㎡ 가까이 농작물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서산과 태안지역 농민들도 철새 피해를 잇따라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서산시 부석면 관계자는 “농민들이 벼를 잘못 관리하고 비료를 많이 줘 웃자라기 때문에 쓰러지는 것이 아니냐.”며 농민 탓이라고 했다. 부석면 간월도 이장 김만석(51)씨는 “쓰러진 벼를 세울 틈도 없이 철새들이 쪼아먹는다.”며 “농민들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을 늘려 철새 피해를 입은 농작물을 보상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경기 지자체 기관간 갈등 심각

    경기도내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중앙부처나 인접 자치단체와 각종 분쟁에 휘말려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각 시·군에서 빚어지는 분쟁은 모두 19건으로 중앙부처 관련이 8건으로 가장 많고 타시·도 관련 6건, 도내 각 시·군간 분쟁 5건이다. 최근 광명시와 안양시가 갈등을 빚고 있는 박달하수처리장 공동사용 문제 등 지역적인 사안까지 포함하면 자치단체간 분쟁은 30여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분쟁을 유형별로 보면 ▲폐기물처리시설, 납골당 등 혐오시설 입지에 따른 갈등이 10건으로 가장 많고 ▲교통 3건▲기타 6건이다. 발생연도별로는 2003년 이전 분쟁은 4건에 불과했으나 2004년과 2005년 각 2건,2006건 3건에 이어 올해는 무려 8건이 추가됐다. 이 가운데 지난 2003년 이전에 발생한 서울시와 파주시간의 서울시 납골당 설치문제, 고양시와 서울 마포구의 폐기물처리시설 입지문제를 비롯해 서울시 및 각 구청과 도내 자치단체간에 빚어진 분쟁 6건은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와의 혐오시설 분쟁은 경기도의회에서 특위를 구성해 피해실태 등을 파악한 뒤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또 수원 공군비행장 소음분쟁, 한탄강댐 건설문제,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문제 등 중앙부처와 얽혀 있는 분쟁 역시 각종 규제와 이해가 얽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도내 각 시·군간 빚어진 5건의 분쟁 가운데 3건만 해결됐을 뿐 구리-남양주시의 행정구역 경계조정문제와 수원-화성시 골프연습장 협약이행요구, 용인-평택시 송탄상수원보호구역 관련 분쟁은 불씨로 남아 있다. 도는 특전사 이전 등과 같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과 하이닉스 공장증설 반대 등 불합리한 규제 등으로 인해 최근들어 중앙부처와의 분쟁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경기 지자체 기관간 갈등 심각

    경기도내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중앙부처나 인접 자치단체와 각종 분쟁에 휘말려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각 시·군에서 빚어지는 분쟁은 모두 19건으로 중앙부처 관련이 8건으로 가장 많고 타시·도 관련 6건, 도내 각 시·군간 분쟁 5건이다. 최근 광명시와 안양시가 갈등을 빚고 있는 박달하수처리장 공동사용 문제 등 지역적인 사안까지 포함하면 자치단체간 분쟁은 30여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분쟁을 유형별로 보면 ▲폐기물처리시설, 납골당 등 혐오시설 입지에 따른 갈등이 10건으로 가장 많고 ▲교통 3건▲기타 6건이다.발생연도별로는 2003년 이전 분쟁은 4건에 불과했으나 2004년과 2005년 각 2건,2006건 3건에 이어 올해는 무려 8건이 추가됐다. 이 가운데 지난 2003년 이전에 발생한 서울시와 파주시간의 서울시 납골당 설치문제, 고양시와 서울 마포구의 폐기물처리시설 입지문제를 비롯해 서울시 및 각 구청과 도내 자치단체간에 빚어진 분쟁 6건은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특히 서울시와의 혐오시설 분쟁은 경기도의회에서 특위를 구성해 피해실태 등을 파악한 뒤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또 수원 공군비행장 소음분쟁, 한탄강댐 건설문제,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문제 등 중앙부처와 얽혀 있는 분쟁 역시 각종 규제와 이해가 얽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도내 각 시·군간 빚어진 5건의 분쟁 가운데 3건만 해결됐을 뿐 구리-남양주시의 행정구역 경계조정문제와 수원-화성시 골프연습장 협약이행요구, 용인-평택시 송탄상수원보호구역 관련 분쟁은 불씨로 남아 있다. 도는 특전사 이전 등과 같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과 하이닉스 공장증설 반대 등 불합리한 규제 등으로 인해 최근들어 중앙부처와의 분쟁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그녀들이 함께 살고 있는 ‘가슴 아픈’ 속사정

    그녀들이 함께 살고 있는 ‘가슴 아픈’ 속사정

    성인 여성 두 사람이 한 집에 함께 살고 있다면 혹시 레즈비언? 중국 대륙에 아들 낳기를 목숨보다 중하기 생각하는 한 남성으로부터 가짜 이혼당한 전처와 버림받은 여성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아픔을 서로 어루만져 주며 함께 살아가고 있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비련의 주인공’은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에 살고 있는 두(杜)모씨의 전처 리(李)모씨와 그의 애인 장(張)모씨.이들 두 여성은 두씨로부터 아들을 낳지 못한다고 가짜 이혼당하거나 버림을 받아 서로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주다가 정이 잠뿍 들어 “형님”“아우”하며 한 집에서 오순도순 살고 있다고 정바오(晶報)가 25일 보도했다. 시멘트공 출신인 리씨는 지난 1982년 아는 친척의 소개로 전 남편 두씨를 만났다.이들 남녀는 5년동안 연애의 달콤함을 맛본 뒤 87년 결혼했다.알콩달콩 신혼생활을 보내는 리씨는 자상한 남편 덕분에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하지만 딸은 둘을 낳았지만 아들을 낳지 못한 게 ‘불행의 씨앗’이었다.딸을 연달아 생산한 뒤 아이를 더이상 낳을 수 없게 됐다.딸을 자궁외 임신으로 낳은 탓이다. 이후 남편 두의 사랑도 급속도로 식어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리씨는 싸늘하게 식어버린 남편과 더이상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남편에게 아들을 낳아줄 수 있는 다른 여성을 찾아보라고 하며 지난 2003년 가짜 이혼을 했다.부부의 가장 큰 재산인 아파트는 자신의 명의로 돌려놓았다. 남편 두는 아들을 낳아줄 다른 여성을 만났다.그 두번째 여성은 바로 장씨.정식 결혼을 하지 않고 두 사람은 동거생할에 들어갔다.하지만 장씨도 딸을 한명 밖에 낳지 못했다.결국 그녀도 두씨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그러던중 지난 5월 리씨는 아파트 웰세를 받기 위해 남편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찾아갔다가 깜짝 놀랐다.남편이 두번째 여성 장씨도 아닌 또다른 새로운 여성과 동거생활을 하고 있지 않은가.한동안 우두망찰하던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남편에게 포달을 떨려는 순간 남편과 그녀는 휑하니 집을 나가버렸다. 황망한 마음으로 하루이틀 보내던 리씨는 우연한 기회에 남편으로부터 아들을 낳지 못했다고 소박맞은 장씨의 소식을 전해들었다.리씨는 장씨를 찾아가 서로의 신세를 한탄하다가 “형님” “아우”라고 부르며 서로 의지해 살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자치도 수확의 계절 돼야/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온 나라 곳곳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다. 가을을 맞아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농수산물을 소재로 한 축제가 특히 한창이다. 이러한 축제는 해당 지역의 주요한 산업기반인 농수산물의 판매와 홍보, 지역에 대한 좋은 이미지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도작 농업의 문화를 축제화해 성공한 김제 지평선축제를 비롯해 고추, 배, 단감, 밤, 전어, 젓갈 등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 축제가 늘어나자 일부에서는 너무 축제가 많고 특색이 없으며, 경제성도 없이 예산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시·군 단체장이 재선을 위한 유권자 접촉 행사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전북지역에서는 한 해 70여개가 넘는 축제가 있다고 하니 14개 시·군 평균 5개 이상의 축제를 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지역은 중앙정부에서 임명한 단체장들이 이끌었다. 주민이 임명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은 임명권자인 장관이나 대통령에게만 충성을 했다. 그래서 쓰레기 매립장이든, 소각장이든 지금은 주민들이 반발하는 사업도 밀어붙이기로 처리했다. 주민들의 반발은 경찰력 등을 동원해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민선 단체장은 자신을 찍어준 유권자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 결과 과거 단체장만큼 강력하고 분명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이러한 환경변화를 읽어내기보다는 지방자치 제도를 도입하니까 갈등이 많아지고, 단체장은 표를 의식해 밀어붙이지 못한다고 한탄한다. 그러나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막상 자신과 관련된 일에 갈등이 있으면 단체장에게 민주적 리더십을 요구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축제 또한 마찬가지다. 축제가 갖는 본래 기능은 외면하고, 행사에 들어간 예산과 단체장의 낯 내기만을 지적하며, 축제 무용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지역축제는 지역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일부 문제점이 있지만 이는 지방자치를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과거 강력한 중앙정부가 각종 정책과 예산, 인사권을 가진 상황에서 지역은 중앙을 구성하는 부분에 불과했다. 그 과정에서 지역은 자신들의 특색을 잃었다. 그런데 이러한 중앙집권 시절의 습관은 지금도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로 자신들의 지역을 발전시킬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고 국회를 수없이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의 노력들이 지역의 발전을 위한 진정성에서 비롯된 활동들이지만 아쉬움이 많다. 경제자유구역이든, 기업도시든 각 지역이 결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해당 지역이 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이야기하면서, 각 지방은 여전히 중앙정부가 각 지역의 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말은 지방자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앙정부가 지역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도록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결국 지역간 대립만을 낳는다. 또한 해당 정책의 성공을 위한 지역주민의 참여와 책임성도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결정한 사업이 아닌데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책임성을 갖기는 어렵다. 이는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결국에는 예산을 낭비하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조장하는 기제로 작동한다. 지방이 결정하고 지방이 책임을 지는 분권화된 시스템 개선을 위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9) 논산 연무~상월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9) 논산 연무~상월

    전북 여산에서 1번 국도와 갈라진 옛길은 충남 논산 연무대와 닿아 있다. 이 길로 접어 들면 연무읍 고내리에 봉곡서원이 나온다. 서원 앞에 사는 80대 할머니는 “여자들이 꿈을 꾸면 옛날에 욕을 본 사람들이 나타난다며 (서원을) 옮기라고 해유.”라고 말했다. 이곳에는 최근까지 사람이 살다가 떠난 흔적이 있다. 특별하게 보이는 서원은 아니지만 이계맹 등 조선시대 때 귀향을 갔던 선비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기에 그리 생각하는 듯했다. ●논산훈련소 주변 경기도 옛말 서원 앞에는 ‘황화정(皇華亭)’이라고 쓰인 비석이 있다. 황화정은 서원에서 400m쯤 북쪽에 있던 정자다. 옛날 현감(군수)이 관찰사(도지사)를 맞고 배웅을 하던 곳이다. 황화정이 훼손된 뒤 비석만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황화정이 있던 마을은 지금 한적하고 쇠락한 농촌일 뿐이다. 예전에 전라도 지역에 속했던 마을이다. 이 마을 끝에서 옛길은 다시 1번 국도와 만난다. 곧 이어 육군훈련소(옛 논산훈련소·연무대)와 입소 대대가 나온다. 훈련소 앞에서 식당 호객을 하던 김영심(74)씨는 “훈련소도 옛날 훈련소지, 지금은 아녀. 자꾸 오그라져.”라며 최근의 경기를 전했다. 흔한 술집도, 다방도 없다. 입소병의 ‘총각딱지’를 떼주던 아가씨촌도 사라졌다. 교통이 좋아져 입소날에 부모의 차를 타고 오고 면회 때도 멀리 나가 먹는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호객을 하던 70대 할머니는 “재수 있으면 하나 걸리고 공 치는 날이 많아.”라고 한탄을 했다.“밥 먹고 가슈.” 두 할머니는 끝내 객(客)의 소매를 잡아끈다. 훈련소 입소 대대 앞도 마찬가지다. 식당이 줄지어선 거리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논산은 역사상 최고 전쟁터 훈련소에서 옛길을 따라 좀더 올라가다 옆길로 2㎞쯤 빠지면 견훤 왕릉이 나온다. 이 왕릉은 기념물 26호로 연무읍 금곡리에 있다. 견훤은 완산(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세력을 키웠으나 아들 신검과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내분을 빚으면서 고려 왕건에게 멸망했다. 죽으면서 “완산이 그립다.”고 해 이곳에 묻어주었다고 한다. 날씨가 좋으면 이곳에서 전주 모악산이 보이는 것도 이런 연유다. 논산은 후백제가 왕건과 전투를 벌였고 백제가 멸망할 때 계백장군이 신라와 싸운 황산벌이 있는 곳이다. 육군훈련소도 이곳에 있고 계룡대도 있다. 삼군본부가 있는 계룡대는 현재 계룡시에 속하지만 이전에는 논산 땅이었다. 논산지역 향토 사학자 류제협(61)씨는 “논산은 넓은 곡창지대여서 전투식량 조달이 손쉬워 역사상 수많은 전쟁이 치러졌다.”며 “삼국시대 때는 접경 지역이라 전쟁이 많았고 계룡대는 높은 계룡산이 둘러싼 천혜의 요새여서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논산은 최대 전쟁터일 뿐만 아니라 삼국 통일을 이끌어 통일을 상징하는 고장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견훤 왕릉에서 다시 탄 옛길은 연무터미널과 개태골을 거쳐 1번 국도와 갈라져 은진향교로 향한다. 은진면 교촌리에 있는 이 향교는 조선시대 교육기관으로 봄과 가을에 제향을 지낸다. 공자 등 성현 22명의 위패를 모신 향교는 평상시에 문이 닫혀 있다. 향교 안에 3000년 된 은행나무가 있어 떨어진 은행 열매가 옛 정취를 이어준다. 향교에서 1㎞쯤 올라가면 망보기마을이 나온다. 고개에서 적들이 오는지 망을 보았다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한양이나 전라도로 갈 때 선비들이 이곳에서 쉬었다고 한다. 큰 정자나무 밑에 계단식 서낭당이 있다. “20년 전만 해도 소몰이꾼들이 정자나무 밑에서 쉬다 갔어.” 나무 밑에서 붉은 고추를 널어 말리던 70대 할머니가 넋두리처럼 내뱉었다. 이 마을을 지나면 옛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관촉사가 있다. 보물 232호 석등도 있지만 높이 18m의 국내 최대 석불인 은진미륵(보물 218호)이 서 있어 유명하다. 고려 목종 9년(1006년)에 완공된 이 석불은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구절초가 절 안에 가득 꽃망울을 터뜨려 가을 분위기를 한껏 뽐냈다. 사찰로 들어가는 계단 옆에 세워진 이승만 박사 추모비는 이 곳의 옛 정취와 달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추모비는 방공청년회 논산지부가 1965년 건립한 것이다. ●‘춘향전´에 7군데나 지명 나와 옛길은 다시 논산시 부적면으로 이어진다. 향토 사학자 류씨는 “전북 여산에서 충남 공주 경천까지 가는 길의 지명이 춘향전에 7군데나 나와 이 구간이 ‘춘향전 옛길’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새다리도 이 가운데 하나다. 부적면 신교리 논산천에 있는 이 다리는 새로운 교량이 건설되면서 다리를 놓았던 돌이 냇가에 묻혔다고 한다. 부적면사무소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진 옛길은 지금도 넓은 논 사이를 달린다. 호남선 건널목을 건너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2리의 자연부락인 지밭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 무당이 후백제를 멸망시키려 왔던 왕건의 꿈을 해몽해줘 왕건이 이를 믿고 공격, 끝내 멸망시켰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서용호(81)씨는 “한양으로 가던 길은 농로가 됐거나 경지 정리로 모두 사라져 버렸다.”고 푸념했다. 4∼5㎞쯤 되는 비포장 농로를 달리다 보면 노성천이 나오고 이 하천을 건너자마자 초포마을이 나온다. 이 일대 주민들은 이 마을을 ‘풀개’라 불렀다. 주소는 광석면 항월리다. 이곳은 한양을 오갈 때 반드시 거치는 마을이었다. 자연히 주막촌이 형성됐고 왈패들이 많았다.‘최장사’니 ‘팔장사’니 하는 힘센 전설적인 장사 이름이 전설로 내려온다. 주민들은 이들이 들었던 거대한 돌이 있다고 전했으나 지금은 흔적이 없다. 새로운 교량이 들어섰지만 예전 다리를 쓰던 돌들이 냇가에 흩어져 있다.20∼30년 전까지만 해도 논산장을 가려면 지나던 길이다. 주막집들은 지금 슬래브 주택으로 바뀌었다. 허름한 기와집 한 곳에서만 막걸리를 팔았다. 주민 이유영(67)씨는 “주먹 깨나 쓰던 장사들이 많아선지 ‘아사리 풀개’라고 불렀다.”면서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이곳에 5일장이 서면 노성, 상월 등 인근 동네 아이들이 무서워 오는 걸 꺼렸다.”고 회고했다. 풀개를 떠난 옛길은 노성천 옆을 따라 올라간다. 노성면으로 들어서자 교촌리 ‘윤증고택’이 맞는다. 윤증(1629∼1714) 선생은 조선시대 숙종 때 한학자로 스승 송시열 선생의 논리를 비판하는 등 성품이 대쪽 같았다. 대사헌, 우의정 등에 임명됐으나 모두 사양했다. 고택은 윤증의 성품대로 간결하고 품위가 있다. 중부지역 양식에 남도풍이 가미돼 있다. 중요민속자료 190호다. 길은 이어 상월면을 거쳐 공주시 계룡면으로 들어간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부인2리 지밭마을 유래 “옛날 선비들이 한양에 말 타고 갈 때 서낭당 앞에서 내려서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말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대유.” 논산시 부적면 부인2리 지밭마을 주민 오영근(65)씨는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을 전하면서 대뜸 이렇게 말했다. 마을안 논 옆에 세워져 있는 서낭당은 무당을 모신 곳이다. 이 무당은 고려 태조 왕건이 견훤의 아들 신검의 후백제를 멸망시키는 사건과 관련이 있다. 왕건이 후백제를 치려고 개태사 근처에 진을 치고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자신이 무쇠솥을 쓰고 물속에 빠지는 꿈이었다. 왕건이 “불길하다.”고 고민하자 부하들이 “이 마을에 해몽을 잘하는 무당이 있으니 한번 물어보자.”고 했다. 무당의 딸로부터 ‘흉몽’이라는 얘기를 듣고 낙심해 되돌아가던 왕건을 때마침 집에 돌아온 무당이 붙잡았다. 무당은 “길몽이다. 솥은 왕관을, 물은 등극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왕건은 무당의 말에 곧바로 후백제를 쳐 멸망시켰다. 왕건은 고려를 건국한 뒤 무당의 은혜를 갚고자 ‘부인’이라는 작위를 내리고 땅을 하사했다. 지금의 마을 이름도 이 작위명에서 유래하고 있다. 지밭이란 자연부락명도 ‘제사를 지내는 데 쓰는 밭’이란 뜻에서 변형됐다. 오씨는 “쳐다봐서 보이는 땅은 전부가 무당 땅이었다고 해요.”라고 전했다. 재미있는 것은 왕건이 하사한 엄청나게 넓은 토지의 일부가 지금도 전해진다는 것이다. 이 땅은 두 마지기(400평 정도)로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경작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온 쌀로 매년 대보름 전날 마을 서낭당에서 무당의 제사를 지내주고 있다. 요즘 서낭당 앞에는 건축폐기물이 어지럽게 쌓여 있지만 제사 때는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지낸다고 한다. 제삿날이면 일부 주민이 풍물을 치면서 서낭당으로 올라간다. 제사가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이다. 이 풍물소리를 들은 이웃들이 준비해놓은 음식을 하나씩 가지고 뒤따른다. 제사는 성대하다. 오씨와 함께 도랑에서 우렁이와 참게를 잡고 있던 서일웅(67)씨는 “(제사를 지내는) 그날은 주민 모두가 멸치도 안먹는다.”고 웃었다. 비린 것을 피할 정도로 무당의 제사를 신성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여년 전만 해도 제사 때면 외지인이 마을에 들어오지 못했다.”면서 “지금도 제삿날 직전에 초상집에 갔던 주민은 서낭당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길섶에서] 공허감/이목희 논설위원

    금전적으로 풍족한 이들을 만났다. 검사직을 접고 재벌회사로 옮긴 선배는 연봉이 십수억원이라고 했다. 부럽다고 얘기했더니 손사래를 쳤다.“직장을 옮긴 뒤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했다. 권력욕을 버리지 못한 탓이라고 지레짐작했는데 다른 이유를 댔다.“잘나가던 검사 시절 양지만을 찾았던 게 무지하게 후회되더라.” 골프장 사장인 친구는 부인이 우울증에 걸렸다고 했다. 객관적으로 보면 부족한 것이 없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의사의 도움 등 사람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썼는데 깨끗이 낫지를 않는다.” 초년에 고생하다가 근래 들어 학원사업으로 큰돈을 번 친구 역시 공허함을 토로했다.“지방을 돌면서 정신없이 학원 강의할 때는 몰랐는데 이제 돈을 좀 벌고 나니까 왠지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다.”고 했다. 공허감의 해법이 다양하게 제기되었다. 운동, 취미생활, 봉사…. 학력을 위조한 여인에게 푹 빠진 고위공직자가 이해된다는 얘기도 나왔다. 가장 그럴 듯한 결론은 역시 종교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검찰총장이란 자리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검찰총장이란 자리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가끔 ‘만약’이라는 단서를 달아 당시 상황을 되짚어 보는 경우가 있다.‘만약 그 때 정반대의 상황으로 전개됐다면….’ 당사자들이야 위기를 넘겼다며 가슴을 쓸어내리거나, 진한 아쉬움과 한탄을 켜켜이 마음 속에 쌓아두겠지만 적지 않은 이들은 거기서 교훈을 얻기도 한다. 15대 대통령 선거를 달포 앞둔 1997년 11월 대선 정국의 핫이슈는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DJ) 후보의 비자금 수사 문제였다. 당시는 DJ가 여론 지지율 1위로 3전4기의 성공 신화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던 터. 한나라당이 전세 역전을 노리며 회심의 카드로 DJ 비자금을 터트렸다.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 높여가며 대선 쟁점화에 전력투구했다. 검찰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고, 국민 다수의 눈은 김태정 검찰총장의 입을 주목했다. 역사적 사실은 김 총장이 ‘수사 유보’를 결정한 것이지만, 만약 그 때 김 총장과 검찰이 DJ 비자금 수사를 진행했다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 대선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 선거 결과가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대선 정국에서 검찰 수사는 그만큼 메가톤급 영향력을 갖고 있다. 자칫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다가는 국민적 저항까지 불러올 수 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중요한 까닭이다. 검찰총장 임기제는 그래서 도입됐다. 하나 1988년 이 제도가 실시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2년 임기를 다 채운 검찰총장은 현 정상명 총장까지 고작 6명에 지나지 않는다. 임기제를 강조하기에는 창피한 일이다. 지금 정치권이 검찰총장 임기제를 놓고 시끄럽다. 다음달 23일 임기를 마치는 정 총장의 후임자를 예정대로 임명할 것이냐가 핵심이다.‘법대로’를 내세우는 청와대와 ‘대선 정국의 특수성’-차기 정부 출범 때까지 대행체제 유지-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5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그 때도 11월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김각영 신임 검찰총장을 임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그것과 관련해 심한 논쟁은 없었다. 한데 지금은 왜 그런가. 무엇보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여권의 정권 재창출이 유력했다면 이런 논쟁은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또 하나, 이번 대선 정국만큼 고소·고발사건이 많은 때도 드물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검찰 수사는 계류 중이고, 범여권은 경선과 관련해 서로 물고 물리는 고소·고발전을 벌이고 있다. 이 마당에 검찰 수사가 어떤 방향성을 갖게 되면 대선 정국은 또 한번 요동칠 게 뻔하다. 임기 마지막까지 권한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이고 보면 후임 검찰총장 임명은 예정된 수순인 것 같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그것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다만 임기제에 대한 굳은 의지와 진정성을 가졌느냐는 대목에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참여정부에서도 두 번이나 임기제를 무너뜨린 일이 있어서다. 또한 임명 강행이 정치권, 특히 야당에 대해 딴지를 거는 식으로 비쳐져서는 곤란하다. 대선 정국에서 검찰총장이란 자리는 막중하다. 후임을 임명한다면, 대선 정국에서 엄정 중립을 지키고 권력의 외압을 견뎌 차기 정부까지 이어지는 임기를 다 마칠 수 있는 인물을 골라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검찰이 바로 서는 길이다. 정치권이 다시 한번 그 문제를 되새겼으면 한다. jthan@seoul.co.kr
  • [신정아 사건을 통해 본 조형물 리베이트] (상) 불공정관행에 멍드는 작가

    [신정아 사건을 통해 본 조형물 리베이트] (상) 불공정관행에 멍드는 작가

    대기업 후원금 로비와 조형물 리베이트 등 ‘신정아 게이트’를 계기로 미술계의 ‘고질병’인 리베이트 관행 등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화려한 미술 작품 뒤에 추한 거래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3차례에 걸쳐 신씨 사건을 통해 드러난 미술계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고, 법적·구조적인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짚어본다. 중견 조각가 유모(39)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술계에 만연한 리베이트 실태를 고백했다. 그는 각종 불공정 거래를 강요받고 있는 작가들의 삶과 미술계 로비 실태를 털어놓으면서 “작가의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불공정 ‘노예계약’에 멍드는 작가들 유씨는 조형물 리베이트와 관련해 “현재 대형 건축물의 조각품 설치는 공모(公募)가 아니라 건설사의 수주를 받은 화랑이 선정하는 방식”이라면서 “이 때문에 작가로서는 화랑의 불공정한 요구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씨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대형 건물들이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조형물을 설치할 경우 30%는 건설사가 리베이트로 챙기고, 나머지 70%를 ‘브로커(알선자)’와 작가가 나눈다. 브로커가 30%에서 많게는 50%까지 챙기고, 나머지가 작가 몫이다. 예를 들어 5000만원짜리 조형물을 설치한다면 작가에게 떨어지는 돈은 고작 2000만원 남짓이다. 여기에 작품 재료비와 세금을 빼면 실제 벌어들이는 돈은 1000만원 정도다. 반면 건설사와 브로커는 각각 1500만∼2000만원을 챙긴다. 유씨는 “중견 작가로 이름이 있는 내가 월세 40만원의 작업실에다 전세를 전전하는데 초년생들이야 오죽하겠냐.”면서 “언론에서 작가가 70%를 받고 30%를 리베이트로 건네는 것이 관행이라는데 그건 옛날얘기고 지금은 리베이트가 40%를 넘어 50%까지 한다.”고 한탄했다. 그는 “성곡미술관과 작업했던 몇년 전에도 40%를 리베이트로 주었다.”고 덧붙였다. ●작품 수주에 로비전 치열 유씨에 따르면 중견작가 이모씨의 경우 작품 수주를 받고 공장에 재료비 등을 이미 지불했는데 건설사가 돈을 1년 동안이나 주지 않아 고생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유씨는 “기업들이 3∼6개월짜리 어음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형편이 어려운 작가로서는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벅차다.”면서 “이자비용까지 계산하면 수공비도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누진세 문제도 있다. 건설사들이 작가에게 총 공사금액을 지불했다고 국세청에 신고하는 바람에 실제 공사비용의 10∼20%만 수익으로 얻은 작가는 총 금액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는 일도 벌어지곤 한다. 조형물 알선 과정은 건설사가 화랑을 선정하고, 이를 수주한 화랑이 리베이트를 받고 조각가를 선정하는 형태다. 신씨도 조형물을 수주한 뒤 작가를 골라 리베이트 비율을 직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모 건설사와 가계약까지 마친 상태에서 미술협회 간부가 건설사에 압력을 넣는 바람에 포기한 적도 많았다. 당시 건설사 측은 “선생님께서 이번에 양보해라. 다른 건에서 생각해 주겠다.”고 강요했다. ●로비로 수준 이하 작품이 선정되기도 건설사가 채택한 조형물에 대해 각 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조형물심의기구의 심의가 일부에서는 로비나 인맥 동원이 심각하다는 게 유씨의 주장이다. 유씨는 “미술계에서는 로비 등으로 선정돼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수준 이하의 조형물을 ‘껌딱지 조각’이나 ‘문패 조각’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주택공사 등 공기업은 작가들을 상대로 공모전을 열지만 이 경우 포트폴리오 등을 작성하는 데에만 400만∼500만원이 들고 일류 작가들이 나서는 것이어서 중견 작가 이하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유씨는 “현재 문화진흥법은 몇몇 유명 작가들과 로비를 잘하는 작가들에게 훨씬 유리하다.”면서 “나보다는 젊은 작가들에게 혜택이 많이 갈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내 큐레이터(전시기획자)들이 지명도가 낮은 실력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야 하는데 오히려 신씨와 같이 기획전 후원이나 조형물 리베이트 등 돈이 되는 일에만 매달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을 맺었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신정아씨, 2003년부터 리베이트 챙겨…총액 5억원 넘을 듯

    신정아씨가 성곡미술관 큐레이터 시절인 2003년부터 10여건의 조형물을 판매하고 리베이트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신씨가 받은 리베이트 액수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을 적용할 수 있는 5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또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이 신씨로부터 받은 리베이트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박 관장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4일 “신씨가 학예실장이던 2005년에서 2006년 사이 2억여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것 외에도 2003년 이후 10여건의 조형물 판매를 알선하고 리베이트를 챙긴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아직 정확한 액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신씨가 받은 리베이트 액수는 당초 알려진 2억여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성곡미술관 조형연구소로부터 2003년과 2004년 조형물 판매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신씨가 받은 리베이트 액수를 산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2003년부터 조형물 작가와 직접 리베이트 비율을 결정했으며, 작가의 지명도에 따라 30∼50%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검찰은 신씨가 착복한 액수가 5억원이 넘을 경우 신씨에 대해 특가법 상의 횡령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또 신씨가 조형연구소 직원 신분으로 조각가들과 계약을 했기 때문에 본인이 횡령하지 않았더라도 배임 혐의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신씨와 직접 조형물 계약을 하고 리베이트를 주었던 조각가 임모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씨가 2003년부터 리베이트를 챙겼다고 밝혔다. 임씨는 2003년과 2005년 신씨를 통해 조형물 1점씩을 제작하고 총공사금액 5500만원의 30%인 1650만원을 신씨에게 건넸다. 임씨는 “당시 리베이트 비율을 정할 때 신씨와 직접 만나 진행했다.”고 밝혔다. 임씨에 따르면 신씨는 조형물을 맡길 작가를 먼저 골라서 제작을 의뢰했다. 일반 회사가 경쟁입찰을 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임씨는 “두번 다 신씨와 직접 계약서를 썼다.”면서 “돈 처리는 신씨가 전부 다 했다.”고 밝혔다. 계약서에는 성곡미술관 조형연구소에서 만들 서류와 조각가가 해야 할 일을 적은 뒤 공사대금의 일정 비율을 성곡미술관에 준다는 내용을 담는다고 임씨는 밝혔다. 계약자 명의는 2003년에는 김석원 당시 쌍용그룹 회장이었고,2005년에는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이었다. 또한 신씨는 리베이트 비율을 높게 제시한 작가에게 규모가 큰 조형물 공사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솔직히 나는 30%만 리베이트를 주겠다고 말하니까 신씨가 (공사 규모가) 작은 것을 배정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임씨는 “나는 나이가 있어서 (리베이트 30% 이상) 더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면서 “아마도 젊은 작가라면 40%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씨가 예술가의 궁핍한 삶을 이용했다면 미술계의 관례상 50%도 착복했을 수 있다.”고 한탄했다. 한편 구본민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리베이트 가운데 성곡미술관의 공금으로 처리되지 않은 돈이 1억여원이다. 이 가운데 일부를 박 관장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인정해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죽산 조봉암/이목희 논설위원

    죽산 조봉암에게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었다.1958년 진보당 사건으로 투옥된 그는 재소자 사이에 큰 인기를 누렸다. 이름 모를 새가 날아오면 조봉암은 자신의 콩밥을 나줘주곤 했다. 이듬해 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뒤에도 오랫동안 재소자들은 ‘조봉암 새’에게 밥을 던져주며 죽산을 기렸다고 한다. 진보당 간사장을 지냈던 윤길중은 주변에 이렇게 말했다.“나는 ‘털이 난 보수’인데 죽산 선생을 좋아해 따랐을 뿐이오.” ‘사법살인’으로 정적(政敵) 조봉암을 제거한 이승만도 한때 죽산을 높이 평가했다. 제헌국회를 주재하다가 조봉암이 어찌나 똑부러지게 발언을 하던지 사회석에서 뛰어 내려왔다. 이승만은 조봉암의 등을 두드리며 “베리 굿”을 외쳤다. 공산주의 경력의 조봉암을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 발탁한 것도 이승만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죽산은 유흥 문화에서도 세련된 편이었다. 일류 기생집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육자배기를 뽑으며 파티를 벌이곤 했다. 한편에서 귀족적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혁신 정객이라고 풍류를 즐기지 말란 법은 없다. 조봉암의 진보당이 내걸었던 공약 역시 시대를 앞서갔다.1956년 대통령선거. 죽산의 평화통일론과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이 맞붙었다. 미국·소련과 균형있는 외교관계, 생산·분배의 합리적 통제로 민족자본 육성, 교육체계 혁신…. 지금 보면 죽산의 주장이 훨씬 설득력 있다. 당시 열악한 환경에서도 죽산은 200만표 이상 득표, 영구집권을 노리던 이승만에게 위협을 가했다. 인간적인 매력, 사회주의자이면서 공산독재를 배격한 선견지명. 여러 장점에도 불구, 죽산의 실책은 있었다. 동암 서상일로 대표되는 보수 출신의 혁신파와 결별한 일이다.“죽산이 동암의 갓을 썼더라면 이승만이 진보당 사건의 꼬투리를 잡지 못했을 텐데….”라고 한탄하는 이가 꽤 있다. 헌정사상 ‘사법살인’ 첫 희생자로 꼽히는 조봉암이 48년만에 간첩혐의를 벗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가 죽산의 명예회복 조치를 취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하도록 권고했다. 재심 판결, 독립유공자 인정 등 개인적 명예회복을 넘어 역사의 교훈으로 길이 새겨야 할 사건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中의사 “결혼위해 10년간 맞선만 500번째”

    中의사 “결혼위해 10년간 맞선만 500번째”

    최근 중국에 500번 선을 보고도 짝을 찾지 못한 한 남자의 사연이 인터넷을 통해 소개되면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35세인 추화(邱华, 가명)씨. 직업이 의사로 얼마전 100m² 의 집을 샀을 정도로 수입이 괜찮다는 그는 “새집의 여주인만 찾으면 되는데 10년동안 어떤 방법을 다 동원해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한탄했다. 26세부터 의사로서 일한 그는 착실한 근무태도와 밝은 성격으로 여러사람들에게 여자를 소개 받았다. 그러나 수십차례의 선에도 불구하고 ‘느낌이 오는’ 여자를 만나지 못하자 자신의 ‘7대 조건’을 만들었다. 그 내용은 ‘자신(1m 65cm)보다 큰 키.’ ‘너그러운 눈썹과 큰 눈’ ‘교양있는 부모님’ ‘안정적인 직업’ ‘과거 연애사는 관여하지 않겠음’ ‘나이차이가 너무 많으면 안됨’ ‘사주가 맞아야 함’ 등이다. 30세가 되도 짝을 찾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그의 부모님은 심지어 20명이 넘는 고향 처녀들을 데려와 선을 보게 했지만 모두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회사 동료가 그에게 소개시켜준 여자만해도 60여명. 하지만 단 한명도 맘에 들어하지 않자 이제는 회사 동료들마저도 그를 외면한 상태. 그는 “한번 선을 볼때마다 평균 30위안(한화 약 3800원)을 써 10년동안 선을 보는데 쏟아부은 총 비용만 약 1만 5천위안(약 19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 ‘58.63.142’는 키 165Cm에 35살이나 된 남자가 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여자를 가리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적었고 ‘222.78.85’는 “의사로서 자신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행복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또 ‘219.159.164’는 “그런 식의 조건을 내걸다가는 평생 결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8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 속으로(KBS1 오전 10시) 선상에서 바라볼 때 아름답고, 깊은 수심으로 큰 배가 정박할 수 있으며, 잔잔한 파도를 가진 곳, 미항의 3대 조건을 두루 갖춘 도시 나폴리. 그들은 이야기한다. 나폴리를 보지 않고는 사랑도, 인생도, 예술도 죽음도 말할 수 없다고…. 각 시대의 소중한 유산을 간직한 남부 이탈리아의 중심, 나폴리를 돌아본다.●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국토의 90%가 사막인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척박한 사막이 세계적인 관광 오아시스로 변했다. 최악의 환경을 극복하고 모래땅을 모험과 스릴이 가득한 파라다이스로 바꾼 두바이. 한국의 대학생들이 두바이 사막 탐사에 나섰다. 그곳에서 펼쳐지는 환상의 사막체험, 그리고 신비한 동물 낙타의 비밀을 만나본다.●9회말 2아웃(MBC 오후 9시40분) 우연히 포장마차에서 마주친 난희와 형태는 서로의 일상을 소소하게 물어본다. 그러다 형태는 난희가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며 난희를 보는 것도, 못 보는 것도 힘들다고 고백한다. 한편 성아는 형태네 집안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난희의 자취를 없애겠다며 침대커버와 거실 쿠션 등을 모두 바꾼다.●칼잡이 오수정(SBS 오후 9시55분) 만수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에 수정은 펑펑 울고, 주얼리숍을 찾아온 만수에게 대순은 당분간 수정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영애는 집을 나와 수정의 집 신세를 지고, 수정과 서로의 신세를 한탄하며 안타까워한다. 우탁은 수정을 찾아가 친구로부터 다시 시작하자며 검도 대련을 청한다.●‘명랑 주식회사’꿈꾸는 바리스타 3총사(EBS 오후 9시) 가양동 ‘그라나다 카페’는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직업안정을 위해 늘푸른나무복지관에서 만든 카페다. 현재 8명의 정신지체장애인과 2명의 복지사가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취업을 위해 바리스타에 도전하는 3총사가 있는데…. 명랑, 따뜻, 감동으로 뭉쳐진 그들의 도전을 담아본다.●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한국 해군 순항함대가 한·중수교 15주년을 맞아 동포 8만여명이 사는 상하이를 찾았다. 태극기를 게양한 한국 해군함대가 힘차게 물살을 가른다. 순항함의 중국방문은 이번이 4번째이며, 상하이 방문은 2번째다. 순항함대는 나흘동안의 입항 환영행사를 비롯해 함상 리셉션, 함정 공개 등 다채로운 행사를 선보였다.●‘EBS스페이스-공감’ 재즈밴드 프렐류드(EBS 오후 10시) 프렐류드는 2000년부터 미국 보스턴과 뉴욕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즈밴드. 재미교포 1.5세와 미국 유학생으로 구성된 팀이다.2005년 첫 번째 앨범 ‘Croissant’을 발표한 이들은 3년 만인 지난 4월 두 번째 앨범 ‘Breezing Up’을 내놓았다.●미디어 포커스(KBS1 오후 10시 30분)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아프간 인질사태. 우리 언론도 우왕좌왕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기사를 쏟아냈지만 최악의 오보 사태가 잇따랐다. 정부의 현지 취재 불허로 외신 베끼기가 불가피했고, 추측성 보도가 난무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취재 통제에 언론계가 공식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한·중수교 15주년 조선족은 지금…

    한·중수교 15주년 조선족은 지금…

    중국에 있는 일본인들이 한국사람을 가장 부러워하는 게 있다면 ‘조선족 교포’들의 존재이다. 한국인들은 그들을 통해 누구보다 빠르게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며, 중국 사회에 한국을 잘 알릴 수 있었다는 생각에서다. 양국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는 이들이 교량 역할을 담당했기에 두나라의 교류가 빠른 시간내에 심화될 수 있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24일이면 한·중 수교 15주년. 이 기간 조선족 교포 사회에도 엄청난 변화가 닥쳤다. 한·중 수교 15년,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생겼을까.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서른을 넘겨 최근 명문 칭화(淸華)대를 졸업한 K씨. 그녀는 중학교 때까지 고향 지린(吉林)시에 있는 명문 학교에서 한번도 1등을 빼앗겨본 적이 없었다.“초등학교 때부터 모든 선생님들로부터 천재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였다.”고 그녀의 친구들은 전한다. 그런 그녀의 인생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으로의 문이 열리자마자 그녀의 부모는 한국으로 나갈 기회를 얻게 됐다. 그녀는 친척집에 맡겨졌고, 방황이 시작됐다. 서울에서 부모가 보내주는 돈은 쓰고 남을 만큼 넉넉했지만, 그것이 도리어 사춘기 소녀에게는 독이 됐다. 마약과 유흥, 폭력에 빠져 그녀는 더이상 학업을 잇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은 지금도 “만약 부모의 보살핌이 있었더라면….”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다행히 그녀를 몹시 아끼던 스승들의 도움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해 7년여의 방황끝에 칭화대에 들어갈 수 있었고 지금은 해외에 있다. ●서울서 보내준 돈으로 흥청 망청 파경 속출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한 작은 도시에 사는 40대 P씨. 그녀는 수교 초기 한국에 나가 일자리를 얻었다. 아파트를 마련하고 장사 밑천에도 넉넉할 정도의 돈을 모았지만, 고향에 돌아와서는 남편과 6년여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 2년 전 귀국한 50대 남성 J씨도 파경의 위기를 맞고 있다.“서울에서 번 돈을 꼬박꼬박 고향에 보내 아파트를 사고도 많은 돈이 모인 것으로 알았지만 아내는 도박에, 외도에 돈을 흥청망청 쓰고 있었다.”고 한탄했다. 뒤늦게 이를 알고 꼭 필요한 생활비 정도만 간간이 송금을 했지만, 부인은 자녀 학원비 등 갖은 핑계로 돈을 요구해왔음을 알게 됐다. 한·중 수교는 동북3성의 많은 조선족 교포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주었지만, 이는 한편으로 가정의 ‘와해(瓦解)’를 불러오기도 했다. 헤이룽장의 이모씨는 “주변에 돈벌이를 위해 떨어진 부부들 가운데 상당한 사람들이 결국 이혼을 하고 말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자녀들은 청소년기를 혼자 남겨진 부모 밑에서 자란 뒤 부모의 이혼을 겪게 된다.”고 전했다. ●10년간 고향 떠나 껍데기만 남는 가정 많아 베이징의 한국인 밀집촌인 왕징(望京)에도 이 같은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다. 가정 보모 일자리 수요가 많기 때문에 조선족 여성들이 대거 몰려 있다.“길게는 10년씩 고향을 떠나 있으며 고향의 남은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넉넉해졌지만, 이혼을 하게 되거나 껍데기만 남는 가정들이 적지 않다.”고 H씨는 전했다. 국 중앙민족대학의 황유복 교수는 “가정의 와해가 경제발전 단계에서 많은 사회가 겪은 일 가운데 하나이지만, 조선족 교포는 특별히 ‘한국 요인’이 더해지면서 더욱 급격히 이 같은 현상을 겪게 된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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