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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경계해야 할 미·중·일 대화/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경계해야 할 미·중·일 대화/박홍환 베이징특파원

    지금으로부터 104년 전인 1905년 7월29일, 일본 도쿄. 미국 육군장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와 일본 총리 가쓰라 다로가 마주 앉았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전권특사였던 태프트는 필리핀을 방문한 뒤 귀국하던 중 일본에 잠시 들러 러일전쟁의 승전 축배를 들고 있던 가쓰라와 자리를 함께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한 장의 문건이 놓였다. ‘미국은 필리핀을 통치하고, 일본은 필리핀을 침략할 의도를 갖지 않는다.’ ‘미국은 조선에 대한 일본의 지배권을 인정한다.’ 극동 평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두 당사국이 20여년 넘게 비밀을 유지해야 할 정도로 스스로도 추악하게 생각했던 ‘가쓰라 태프트 밀약’은 그렇게 대한제국의 운명을 한 장의 각서로 끝장내 버렸다. 재생시키고 싶지 않은 이 고약한 장면을 또다시 떠올리는 것은 최근의 한반도 주변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반도는 ‘태풍의 눈’이다. 전세계가 북한 핵문제를 주목하는 가운데 북한은 도발을 공언하고 있다. 북핵 해결을 위한 최선의 외교력이라고 믿었던 6자회담은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북핵 해결을 위한 새롭고 강력한 다자간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지난 7일 일본 교도통신을 통해 한 줄 소식이 전해졌지만 한국에서는 무심하게 지나쳤다. 미국과 일본, 중국이 7월 중 워싱턴에서 첫번째 고위급 정책대화를 갖는다는 내용이었다. 3국 외교 파트의 국장급 간부들이 참석하는 ‘미·중·일 대화’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세 및 지구온난화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이 일본과 중국에서는 3국 대화의 의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특히 동북아 지역과 관련된 새로운 다자협상기구로의 발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이 만난다면 한반도 정세가 논의될 것이 분명해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정작 당사자인 우리가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104년 전의 고약한 장면이 떠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북핵 문제는 이들 공통의 최대 골칫거리로 부상했다. 북한의 영원한 형제국처럼 보였던 중국은 이번 2차 핵실험으로 얼굴을 바꾸는 양상이다. 중국 언론에서는 연일 북한을 성토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전례없던 일이다. 중국의 한 간부급 언론인은 “북한의 핵실험 순간 국경지역인 옌볜(延邊)의 많은 주민들이 대피했다.”며 “만일 핵실험이 잘못됐다면 어떻게 됐겠느냐.”고 북한을 성토했다. 자국 국경 가까이에서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중국측의 분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미국은 북한과의 담판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힘이 부쳐 보인다.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협조를 주문하고 있다. 일본은 또 어떤가. 안보위기를 과장하면서 핵무장론의 명분을 쌓고 있다. 어느 한 나라도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를 쥐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협의라는 이름으로 3국간 대화가 시작될 태세다. 이번 3국간 대화는 일본이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중국과 미국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과 후계구도 문제는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개에 휩싸여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설도 계속 흘러나온다. 한반도의 운명과 관련된 또 한번의 중요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를 제외한 주변 3강이 만난다. 100년 전, 60년 전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결정지어진 한반도의 운명을 더 이상 재연시킬 수는 없다. 어떤 상황에서든 한반도 문제가 논의되는 자리에 우리가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 박홍환 베이징특파원 stinger@seoul.co.kr
  • ‘광장 정치’ 이후 민주당 수순은?

    이틀간의 ‘광장 정치’를 마무리한 민주당의 다음 수순은 무엇일까.국회 개회에 대한 압박이 거센 마당에 제1야당이 거리만 헤맬 수는 없다. 스스로도 “시한부 행사”라고 강조해 왔다.그렇다고 현 정권을 겨냥한 민주당의 ‘칼날’이 무뎌질 것 같지는 않다. 강도 높은 장내·외 투쟁을 병행한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 14일 6·15 남북공동선언 9돌 문화행사에도 참석한다. 일각에서는 ‘게릴라성 광장 정치’라고 이름 붙였다.민주당은 6월 국회와 이후 정국의 동력을 광장의 민심에서 끌어모은다는 생각이다. 10일 서울광장에서 만난 일부 의원은 “응원하는 시민의 목소리에서 거대 여당을 막아낼 방책을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당내 분위기를 보더라도 민주당의 대여(對與) 전선은 한치도 흐트러질 것 같지 않다. 당 관계자는 “단일화된 전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당내에 팽배하다.”면서 “주류니 비주류니, 복당이니 복당 불가니, 이런 얘기는 꺼낼 수조차 없다.”고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엄청난 동력을 제공 받은 마당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한편에선 제1야당이 의회정치는 뒤로 하고 조문 정국을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한 중진 의원은 “우린 국회를 버린 적이 없다.”면서 “14일 이후에는 원내 정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주 미국을 방문하고, 여당이 쇄신 문제로 시끄럽다.”면서 “정국 추이를 지켜본 뒤 항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권의 움직임에 따라 맞춤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하지만 거리 정치를 대안 정치로 승화시키지 못하면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광장에 나선 것만으로 민심을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얻기는 쉽지 않다.”면서 “제1야당으로서 정치현안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민주당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에서 ‘국민은 민주회복과 전면적 국정기조 전환을 염원한다.’는 결의문을 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이 대통령의 사과와 검경의 강압통치 중단, 반민생·반민주 악법 철회, 부자편향 정책 중단과 서민 살리기 정책 최우선 시행, 남북간 교전반대 및 평화적 관계 회복 등 4대 요구안을 냈다.정세균 대표는 연설에서 “현 정권은 공안통치와 정치보복으로 노 전 대통령을 서거하게 만들었다.”면서 “민주개혁진영이 하나가 되면 아무리 현 정권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고 해도 막아낼 수 있다. 2012년 다시 민주개혁 정권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국민의 뜻을 받들지 않는 정권의 말로는 항상 불행하다.”면서 “불통과 배제, 독주의 이명박 정권을 우리 함께 심판하자.”고 강조했다.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여야 원내대표 관훈토론회

    여야 원내대표 관훈토론회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책임론과 6월 임시국회, 북한 핵문제를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을 펼쳤다.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총무 이목희 서울신문 수석논설위원) 초청 토론회에서다. 양당 원내사령탑은 초반부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무엇이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 자초지종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국회 국정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에 안 원내대표는 “박연차 사건은 노무현 정권 말기부터 첩보에 의해 수사가 된 것”이라며 수사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요구에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 등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를 수 있으므로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헌 논의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뤘다. 안 원내대표가 “누가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느냐를 놓고 국회가 대리전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면서 “권력을 분산시켜 (대선에서)지더라도 다른 기회가 있고, 또 권력을 나눠도 괜찮은 구조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도 “6월 국회를 통해 개헌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호응했다. 하지만 안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 사과 등을 국회 개회의 조건으로 내건 민주당을 향해 “조문 정국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즉각적인 개회를 주문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이제 국회에 들어오라.’는 말은 힘으로, 다수결로 모든 것을 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거부했다.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 처리에 대해서도 안 원내대표는 합의정신을 강조하며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6월 내 처리하자.”고 말했지만, 이 원내대표는 “여론수렴 절차라는, 법 처리의 사전 단계가 충족되지 않았다.”면서 “처리를 미루자는 게 절대 다수의 여론”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저소득층 어린이 무료 치과진료

    6월9일 ‘치아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가족부는 대한치과의사협회, 삼성 고른기회장학재단과 함께 저소득층 아동 16 00명에게 무료로 치과진료를 해준다. 무료진료는 다음달 9일까지 한 달간 전국 20여개 치과에서 스케일링, 발치, 충치치료를 해주고 올바른 칫솔질 교육도 병행한다. 현재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치아홈메우기, 불소양치사업,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 구강보건실(센터) 확충 등의 구강보건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12세 아동 충치경험 치아 수가 2003년 3.3개에서 2006년 2.2개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미국(1.2개), 일본(1.7개), 영국(0.7개), 독일(0.7개)에 비하면 아직 격차가 크다. 우리나라는 세계평균(1.6개)에도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평생치아 건강관리 체계구축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을 늘리는 한편, 어린이 충치예방을 위해 올해 말부터 치아홈메우기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분수령에 선 경제 출구전략 고민할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3월 경기선행지수(CLI)가 96.8로 전월보다 2.2포인트 높아지는 등 두달 연속 큰 상승폭을 보인 점에 근거한 것이다. 광공업 및 서비스업 생산지수 소비자 심리지수 등 최근의 일부 지표들을 볼 때 한국의 경제상황은 확실히 긍정적인 시선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전월 대비 산업생산 증가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내수와 수출, 고용 등 전반적인 경기는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북한 핵문제, 국제 원자재값 상승, 환율하락 등 대내외 요인까지 겹쳐 실물회복을 가로막는 형국이다. 호재와 악재가 맞물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 경제가 중대한 분수령에 서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위기 이후 상황은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제대로만 하면 재도약이 가능하지만 잘못하면 영영 헤어날 수 없는 깊은 침체로 빠지고 만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다. 내수와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유동성 과잉이 물가상승을 부추기면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최악의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국면에서는 치밀한 출구전략이 절대적이다. 신속하고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게 급선무다.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재정집행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고 투자활성화를 통한 내수진작과 실업 등 고용문제에 주력해야 한다. 급감하는 수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향후 경제여건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예측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현재의 상황은 경제회생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모든 경제 주체가 제대로 힘을 모을 때이다.
  • [노 前대통령 국민장] 민주 ‘서거 책임론’ 총공세 나설 듯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일정이 29일로 마무리되자 여야는 임박한 6월 임시국회에 대비해 각각 정국 구상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론을 계속 제기하며 정부와 한나라당을 압박할 태세다. 한나라당은 자극적인 언행을 자제하면서도 민심의 흐름을 살피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의 정국이 다가오고 있다. ●민주당, “활시위 놓는다.” “이제는 총공세다.” 민주당은 침통한 심정을 다잡고, 당내 분위기를 재정비하고 있다. 국민장 기간 동안 참아왔던 노기가 정부·여당으로 쏟아질 참이다. ‘서거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거센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 사과를 하지 않는 현상은 분명히 잘못됐다.”면서 “확실하게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고 거듭 확인했다. 당 내부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 사과와 김경한 법무부장관·임채진 검찰총장의 경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검찰의 표적 수사와 피의사실 중계방송으로 나라의 큰어른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면서 “도마뱀 꼬리자르기식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또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의혹을 밝히기 위한 ‘특검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한나라당과 검찰의 반대로 무산된 고위 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상설특검제 도입 등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인 국정운영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6월 국회에서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을 비롯해 ‘MB악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여론 동향에 촉각 국민장 기간 동안 모든 일정을 중단했던 한나라당은 이날 영결식 이후 민심이 어디로 어떻게 흐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무엇보다 전국적인 추모 열기가 지난해에 이어 ‘제2의 촛불’로 번지지 않을까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이 ‘서거 책임론’을 제기하며 정치 쟁점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도 한나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노동계의 하투(夏鬪)도 맞물려 있다. 한 당직자는 이날 “국가적인 불행인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 정치권도 이제 화해와 대화의 정치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쟁화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나가며 야당의 공세에는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야당의 정치 공세에 섣불리 대응하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자초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서거 책임론’을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으로 규정하고 이를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신경을 쏟고 있는 것은 여론의 움직임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성향이 옅은 보통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이후 정국의 흐름을 두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여권이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한나라당 지지율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은 이래저래 고민이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사설] 마지막 가는 길 경건하고 엄숙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오늘 오전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 국민장으로 거행된다. 21세기의 초입 5년 동안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한국을 이끌었던 이가 국민들의 슬픔을 뒤로한 채 마지막 길을 떠나게 되었다. 이승의 영욕과 공과를 뒤로하고 편안하게 영면에 드시길 바란다. 삼가 명복을 빌면서 유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보낸다. 국민장 기간 7일 동안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국민적 열기는 뜨거웠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 비롯해 전국의 300여개 분향소에 300만명에 육박하는 조문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헌정 사상 최대의 조문인파인 것이다. 많은 인파가 모이고, 또 서거 경위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다. 하지만 질서를 잃지 않았고, 자원봉사의 물결 역시 돋보였다. 국민장 마지막날인 오늘 경복궁 앞뜰 영결식에 이어 서울광장 노제, 수원 연화장 화장, 봉하마을 정토원 유골안치 등의 의식이 예정되어 있다. 행사마다 많은 인파가 모여 고인을 추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질서를 지키면서 평화적인 의식이 되도록 모두가 협조해야 한다. 국민장 장의위원회도 영결 행사가 경건하고 엄숙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음모론의 확산은 경계해야 한다. 수행 경호관의 실책과 거짓말, 경찰의 부실 수사로 촉발되긴 했으나 근거없는 이야기가 퍼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 노 전 대통령측의 천호선 전 대변인은 “경찰이 뒤늦게나마 사실관계를 밝힌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들도 “음모론 등으로 차분하고 엄숙한 장례식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런 관점에서 정치권의 자숙이 요구된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소요사태가 일어날까 염려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평화적인 장의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소요사태’ 운운은 적절치 않았다. 일부 보수논객들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폄하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데 그 또한 자제해야 한다. 민주당 역시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정쟁화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대여(對與) 공세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화합과 화해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미안해하지 마라.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유언을 남겼다. 지난달 노 전 대통령을 만났던 불교계 인사들은 “자신이 괴로움을 당했지만 생사여일(生死如一)이라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민주주의와 세상의 화합을 위해 몸을 던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상대를 미워하는 것은 고인의 유지에 어긋난다. 일부 지지자들의 분노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봉하마을 조문객을 가려 받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남은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던진 화두인 화합·화해의 실천에 힘써야 한다.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 안보상황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안갯속이다. 국론통합이 절실한 시점인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 이후 자칫 국론분열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이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그리고 전직 대통령들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만드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고인이 평안 속에 잠드시길 다시 한번 기원한다.
  • [사설] 전직대통령 비극의 정쟁화를 경계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어제까지 봉하마을 빈소를 찾은 조문객만 6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가히 국민장으로서 손색이 없는 추모 열기라 하겠다.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영면을 빌며, 고인을 잃은 슬픔을 나누는 데는 정파와 이념·지역·계층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나아가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이 같은 국가적 불행을 화해와 통합의 계기로 삼아야 함 또한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애도 물결의 한편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일부 네티즌들이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에 나선 것은 접어두고라도 현직 대통령이 물리적 충돌을 우려, 고민 끝에 전직 대통령 문상을 접은 것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이런 때일수록 정치권이 국민 화합의 구심점이 되어야겠으나 안타깝게도 지금 여야는 모두 이 같은 소명을 제쳐둔 듯하다. 한나라당은 민심 동태를 살핀답시고 납작 엎드려 있고, 민주당은 추도열기를 대여공세로 잇기 위해 팔을 걷어붙일 태세다. 지금 나라는 어느 때보다 위중하다. 당장 북한의 2차 핵실험에 이은 무력 도발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경제불안과 안보불안에다 정국불안까지 얹어진다면 대한민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으로 치닫게 된다.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6월 임시국회를 마냥 늦출 일이 아니다. 여야 원내대표는 즉각 머리를 맞대고 국가적 난제들을 국회로 수렴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 [사설] 사태 악화시키는 쌍용차 ‘옥쇄파업’

    ‘쌍용차 사태’가 참으로 안타까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쌍용차 노조가 어제 ‘옥쇄파업’을 선언했다. 참여 근로자 1인당 쌀 10㎏씩을 할당하는 등 장기전 채비를 갖췄다. 사측 역시 노조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최악의 경우 직장 폐쇄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1t트럭 분량의 죽봉을 반입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킨 게임’의 양상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리해고 명단이 통보되는 새달 8일까지 극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쌍용차 사태를 냉철하게 본다면 희망도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미래 수익을 따진 계속기업가치는 1조 3276억원으로 청산가치 9386억원보다 4000억원가량이 더 많다. 이런 보고서가 어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쌍용차 법정관리 ‘관계인 집회’에서 보고됐다. 청산보다 존속이 낫다는 분석인 것이다. 그렇다면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우선 쌍용차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가 이번 사태를 정치투쟁으로 몰고가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이번 파업을 민주노총의 24일 집회나 6월 하투(夏鬪)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어떤 기도에도 우리는 반대한다. 사측 역시 이번 사태의 근본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형식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정리해고 최소화와 정상화 이후 근로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고용 계획으로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 [사설] 국가경쟁력 발목잡는 노사생산성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57개 평가국 중 27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4단계나 상승했다. 경제 위기 속에서도 각 경제 주체들이 힘들게 노력한 대가일 것이다. 경제위기의 긴 ‘터널’을 통과하는 중인 우리로서 한가닥 희망을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 27위’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마음이 편치 않다. GDP 규모 14대 경제대국에 어울리지 않는 데다 아시아의 경쟁국인 홍콩(2위)과 싱가포르(3위)에 비해 격차가 엄청나게 크다. 그나마 이 정도 경쟁력평가를 얻은 것은 특허출원(1위), 기업의 고객만족(2위), 첨단기술 수출(5위) 등 진취적인 기업 영역에서 힘입은 바 크다. 국가경쟁력을 깎아내린 것은 외국인 투자(54위), 물가(52위), 기업관련 법규(48위) 등이다. 특히 노사관계 생산성은 3년 전보다 13단계나 밀린 56위다. 거의 꼴찌 수준이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서 노동 부문이 국가 경쟁력 향상을 가로막는 결정적 걸림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물론 IMD의 국가 경쟁력 평가가 절대적인 잣대는 아니다. 그러나 IMD의 경쟁력 순위가 국가 이미지 형성에 직결된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국가 브랜드위원회 경쟁력강화위원회 등을 출범시켜 활동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의 지혜는 이제 노사 생산성 제고에 맞추는 것이 수순이지만 문제는 한국의 노사 상황이 얽히고 설킨 ‘실타래’와 같다는 점이다. 당장 100만명 비정규직의 앞날이 달린 노동법 개정이 뇌관으로 남아 있고 13년이나 끌어온 복수노조·노조 전임자 문제는 한치의 진전도 없다. 노동계의 6월 하투(夏鬪) 역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모든 주체가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처지와 어려움을 인정하지 않는 한 해결책은 찾기 힘들다. 정부와 기업·노조의 열린 자세를 당부한다.
  • 非금융주 공매도 새달 다시 허용

    비(非)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제한 조치가 다음달 1일부터 해제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1400선까지 오르고 환율도 달러당 1200원대에 접어드는 등 금융시장 안정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에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공매도 제한 조치를 일부 해제한다고 20일 발표했다.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 시장이 이미 공매도 제한 조치를 해제했고 일본·호주도 우리보다 낮은 수준으로까지 공매도 제한 조치를 완화했다는 점도 참고했다. 금융주는 이번 위기가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점에서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해제 여부는 앞으로 금융시장 안정 상황을 봐가며 결정된다. 홍영만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자유로운 수급에 따른 시장가격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이제는 공매도를 허용할 때가 됐다는 판단과 공매도에 대한 감독 체계가 어느 정도 완비됐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10월 공매도를 제한한 뒤 종목별 공매도와 대차거래 잔고를 공개하도록 했다. 공매도 거래 때 실제 결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증빙 자료를 갖추도록 하는 등 보완 조치들도 잇따라 내놨다. 이에 따라 해제 조치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실무자들을 상대로 이런 보완 조치들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해제 조치가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공매도를 다시 허용한 조치의 영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이라면서 “공매도를 적극 활용하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가 거세지만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차원으로 접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도 “증시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데다, 국내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공매도를 재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이라면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지만 매수세가 꾸준하다는 점에서 시장 전반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업종별 영향은 외국인들의 태도에 따라 나뉘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태성 장세훈기자 cho1904@seoul.co.kr ■ 용어 클릭 ●공매도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린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을 말한다. 지난해 금융 위기가 발생했을 때 증시 폭락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이 공매도를 금지했다.
  • [비즈&피플] 강호문 SMD사장 “우리만의 창조성으로 위기극복”

    [비즈&피플] 강호문 SMD사장 “우리만의 창조성으로 위기극복”

    “우리만의 색깔이 있는 창조적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자.” 8일 강호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은 월례사에서 “지난 1·4분기에 우리 수출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는 일시적인 ‘환율 효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하락한 지금 이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한치 앞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모든 임직원들이 위기 의식을 갖고 재무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세계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남들이 쉽사리 따라올 수 없는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라면서 “이를 유지하기 위한 최고의 열쇠는 ‘창조적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창조적 전략의 성공사례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거론하면서 “지독한 자기반성과 혁신을 통한 한국만의 축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색깔’이 있는 창조적 플레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는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며 기존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이자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시각”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코레일 지연운행 장기화 조짐

    철도노조의 ‘안전운행투쟁’으로 빚어지고 있는 열차 지연운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코레일 노사가 한치 양보 없이 전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5일 코레일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는 지난 1일부터 ‘식당 외주화’ 반대 등을 이유로 ‘안전운행투쟁’이라는 방식의 사실상 태업을 벌이고 있다.문제는 이번 철도노사 대립 양상이 예년과 크게 다르다는 것.우선 사측의 대응방식이 지난해와 전혀 다르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수장으로 있는 코레일은 적당한(?) 수준의 합의는 배제한 채 법과 사규에 따른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불법행위에 가담한 14명을 고소·고발한데 이어 3일 서울역 천막농성장을 철거했고, 4일에는 조합원 11명을 직위해제하는 초강수로 맞섰다. 안전운행투쟁을 근로조건과 무관한 노조의 ‘불법 태업’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투쟁 장기화시 고소·고발 및 징계의 수위는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철도노조는 이에 맞서 이달 중순 확대쟁의대책위원회 개최를 예고하는 등 정면대응할 태세다. 노조측은 “코레일이 운행이 끝난 열차를 정비없이 투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노사는 5월 중 지난해 중단된 단체교섭을 재개해야 한다. 공항철도 인수와 5115명 정원 감축 등 민감한 현안이 논의될 수밖에 없다. 예전 같으면 서로 자극하지 않는 신중 모드로 전환해 물밑교섭을 진행해야 하는 시기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로 이상기류가 조성됐다.노조 관계자는 “현장의 자발적 투쟁에 대해 사측이 교섭이나 설득 대신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노조에 대한 도발로 간주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현재 노조의 안전운행투쟁으로 하루 수십편의 열차가 6~13분씩 지연운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재·보선 후폭풍… 여야 내전 치닫나] 한나라 이상득 용퇴론 고개

    4·29 재·보선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내분의 불씨를 남겼다..각당 지도부의 개인적 거취는 물론 당내 주도권과 계파의 생존권을 걸고 거물들이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일시 잠복할 수 있지만,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이라 사활을 건 일대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30일 하루종일 침통했다. 각 계파가 서로 눈치를 살피며 돌출행동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이상득 용퇴론’이 오가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희태 대표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 패배의 모든 책임을 돌리는 사람은 없었다. 친이·친박을 포함한 당 전체의 책임이라는 모호한 말로 ‘책임론’을 희석시키는 분위기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지도부 책임론은 제기되지 않았다. 안경률 사무총장이 “재·보선을 총괄 지휘한 사무총장으로서 책임질 것”이라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 전부였다. 이번 주 안으로 안 총장과 일부 선거관련 당직자가 교체되는 선에서 정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일부 친이 핵심 의원들 사이에서는 “다른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친이 쪽의 한 핵심 의원은 “본질적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다 알지 않느냐.”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사실상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이상득 의원의 용퇴론을 거론한 것이다. 문제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겠느냐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이상득 용퇴론’를 거론한다면 당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무한투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이 의원은 “당분간 당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자숙하며 낮은 행보를 보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친박 간의 갈등도 당장 수면 위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양 진영 모두 충돌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돌의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일 수도 있다. 친이 일부에서는 “이젠 친박 진영과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돼버린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5월에 새로 선출할 원내대표에 ‘화합형 인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친박 좌장인 김무성 의원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친박 진영은 냉랭하다. 한 친박 의원은 “이제까지 친이 쪽이 진정성을 갖고 손을 내민 적이 없지 않았느냐.”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 내부에서 각 계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친박 쪽의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친박과 각을 세워온 이재오 전 최고위원 쪽이 ‘화합형 인사’를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노무현 게이트] 鄭·文 ‘이중 방패’… 위기의 盧 구할까

    ‘문(文)-정(鄭) 라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를 막아내기 위한 최후의 보루(堡壘)를 쌓았다. 검찰로서는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이다. 반면 노 전 대통령에겐 몇 남지 않은 든든한 우군이어서 양측 대결이 주목된다. 문 전 비서실장은 ‘영원한 동지’로, 정 전 비서관은 ‘친구이자 집사’로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시절 믿고 쓴 핵심 인물이다. 변호사인 문 전 비서실장은 이 사건 이후 시종일관 노 전 대통령과 행동을 같이했다. 검찰이 보낸 서면질의서의 답변서도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비서실장의 합작품이다. ●문재인 ‘몰랐다’ 조언… 책임 차단 문 전 비서실장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구설수에 오르내리던 노 전 대통령의 각종 사건에 대해 법률적인 조언과 사건 대리까지 맡았다. 노 전 대통령의 궂은 일을 다 한 셈이다. 이런 문 전 비서실장이 30일 소환되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대검 중수부 조사실인 1120호에 들어간다. ‘프로 중의 프로’인 노 전 대통령이지만 한치의 실수도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에서 주장한 것처럼 재임 중 몰랐던 부분 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리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책임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은 “몰랐다.”는 주장이 가장 확실하다. ●정상문 “모두 내 탓”… 연루 차단 문 전 실장이 모르쇠를 관철하는 동안 정 전 비서관은 일관되게 ‘내 탓이오.’를 외치고 있다. 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에서 검찰로부터 당근과 채찍을 받고 있지만 ‘혼자 한 일이며, 노 전 대통령은 몰랐다.’는 진술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일 계속되는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에도 노 전 대통령의 인지 및 지시와 관련해서는 ‘노(NO)’로 일관하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의 입을 열지 못할 경우 검찰로서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처음 체포됐을 때부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내가 돈을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글을 올린 후에는 “권 여사에게 배달했다.”로 진술을 바꾸기도 했다. 법정 밖에서 기다리는 기자들에게 차명계좌의 돈 12억 5000만원에 대해 “내가 횡령한 돈이며 노 전 대통령은 몰랐던 일”이라고 밝히는 등 언론을 활용하는 노련함도 보여줬다. 문-정 라인이 노 전 대통령을 구해낼지 주목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극한의 연주 … 능력 증명하고파”

    “극한의 연주 … 능력 증명하고파”

    뛰어난 음악성, 다채로운 기교로 관객을 사로잡는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 슐로모 민츠(52)가 새달 13일 서울 구로아트밸리에서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 전곡을 연주한다. 공연에 앞서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민츠는 “파가니니의 카프리스는 사람의 두뇌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스피드와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함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애를 먹던 작품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프로그램은 극한의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인간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은 것”이라면서 “드디어 쇼는 시작된다.(Yes, It´s time to show)”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파가니니의 작품들은 난해하고 난도가 높은 기교로, 바이올리니스트가 도전하고 싶으면서도 자칫 명성에 흠이 갈 수 있다는 이유로 꺼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민츠는 파가니니의 곡을 신중하면서도 명징하게 연주해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연주자로 꼽힌다. 그런 그가 24개의 카프리스를 한 자리에서 연주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일 수밖에 없다. 연주자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와 가장 좋은 연주에 대해 묻자 그는 “연주자에게는 연주를 이끌어가는 다재다능한 자질과 어떤 연주든 주저없이 도전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기교와 작품이 갖는 서정성을 동시에 같은 수준으로 표현하는 연주가 가장 좋은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음악가로 시작해 지휘자로도 명성을 쌓은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와 로스트로포비치,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 등을 거론하며 “이들처럼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음악을 들려 주고 싶다.”면서 “(이번 공연에서)한국 청중이 내게 아티스트 이상의 자질이 있음을 느끼게 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서울광장] 사투리는 힘이 세다/김종면 심의위원

    [서울광장] 사투리는 힘이 세다/김종면 심의위원

    “우리 고장에서는/오빠를/오라베라고 했다./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오오라베 부르면/나는/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박목월 시인의 시 ‘사투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사투리 혹은 방언이라는 이름의 고향말. 그것은 정말 그렇게 앞이 칵 막힐 만큼 좋은 것일까. 방언사전을 들춰가며 읽어야 할 평북 사투리가 어지럽게 춤추는 백석의 ‘여우난골족’ 같은 시가 왜 한국인의 애송시 목록에 늘 오를까. 한국인의 문화유전자에는 특별한 사투리 감성이 녹아 있나 보다. 그런데 정작 우리 일상에서는 사투리가 하나둘 사라져 가고 있다. 지난주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제주 지역어 생태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어의 80%가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으남(안개), 상고지(무지개), 골레기(쌍둥이) 같은 제주말들을 앞으로 영영 듣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제주어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은 그동안 꾸준히 이어졌다. 제주 사투리 구사 기능은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고, 제주어 보존과 육성을 위한 조례도 마련돼 있다. 사라져가는 사투리 보존운동을 펼쳐온 한국시인협회에서는 우리 문학사상 처음으로 ‘요 엄창 큰 비바리야 냉바리야’(‘이 당찬 처녀야 노처녀야’의 제주방언)라는 팔도 방언시집을 내기도 했다. 지역 방언을 가꿔가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우리 문화와 전통, 구체적 일상이 담긴 소중한 민족 유산이기 때문이다. 세계언어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미국도 한국처럼 지역 특유의 방언문화를 꽃피우진 못했다. 다양한 방언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풍성한 말글살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방언이야말로 언어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13일 국립국어원장에 임명된 권재일 서울대 교수는 “표준어 때문에 방언이 죽어선 안 되며, 방언은 방언대로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복수 표준어’ 규정을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조선어학회가 1933년 제정한 표준어 규정을 보면 ‘표준말은 대체로 현재 중류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고 되어 있다. 1988년의 개정안 또한 ‘표준어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해 변함없이 서울말을 표준으로 삼았다. 표준어 규정을 처음 만들 당시의 서울 인구는 20만명에 불과했다. 그때의 서울말과 인구 1000만명의 지금 서울말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동안 어문정책은 경직된 표준어 중심의 사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민족의 언어 자산을 서울 지역에 한정해 방언을 홀대했다. ‘복수 표준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 곁을 떠나가는 사투리들을 어떻게 붙잡아 두느냐 하는 것이다. 표준어 규범은 물론 엄히 지켜야 한다. 그러나 사투리의 아름다움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는 일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 사투리의 미학이 문학 텍스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최근 경상도사투리판소리연구회가 공연해 호평받은 경상도 사투리 ‘수궁가’가 떠오른다. 판소리라고 하면 전라도 사투리로만 부르는 줄 알았던 사람들에게 이들의 공연은 역발상의 신선한 감동을 줬다. 사투리는 이처럼 ‘활용’되어야 한다. 뚝배기의 전라도 말 오모가리가 유명 상호로 자리잡은 것도 바로 사투리의 힘이다. 언어는 사람처럼 나고 죽는다. 하지만 우리 일상에서 뛰어놀 공간만 마련해 준다면 그것은 영원히 생명을 이어갈 것이다. 김종면 심의위원 jmkim@seoul.co.kr
  • [사설] 수치로 확인된 최악의 사회안전망

    우리나라 사회안전망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공공연구소가 산정한 우리나라의 사회임금은 7.9%로 OECD 평균의 4분의1에 불과했다. 실업급여, 국민연금, 기초노령연금, 건강보험 등 국민들이 받는 복지 혜택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사회안전망 취약으로 실직에 따른 생계 위협의 정도가 크다 보니 구조조정이나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한 거부감도 클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일하면서도 삶의 질은 형편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따라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사회임금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스웨덴(48.5%)이나 프랑스(44.2%), 일본(30.5%)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미국(17%) 수준에는 근접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와 사용자, 노동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시장임금의 상승률은 억제하되 사회임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재정 운용과 임단협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 그래야만 실직이나 해고 등 노동시장 위험으로부터 보호망을 칠 수 있다. 그것이 ‘함께하는 성장’이다.지금 비정규직보호법 개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정치권, 노동계가 한치 양보 없는 대치를 거듭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 손질을 하든 불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중소기업 사업주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사업주가 부담하는 4대 사회보험료의 50%를 2년간 감면해 주는 특별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사회임금 차원에서 접근하기 바란다.
  • 카우보이의 고향 美 텍사스를 가다

    카우보이의 고향 美 텍사스를 가다

    │포트워스·댈러스(미 텍사스주) 박록삼특파원│100년 전 어느날, 가끔씩 흙먼지 휘몰아치는 휑한 황무지, 말 잔등 위에서 꺼덕대는 카우보이는 외로웠다. 머리 위 뙤약볕은 그의 고독함을 재촉했다. 그는 이방인, 이 땅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그 이전 오랜 시간 선인장과 잡목들이 띄엄띄엄 대지를 지켜왔고, 구름이 잠깐의 그늘을 드리우는 동안 뱀들은 그 바닥에 배를 깔고 혀를 낼름거려왔다. 그리고 그 세월만큼 얼굴이 붉었던 인종들이 대지와 어울려 지내왔다. 고독한 카우보이는 얼굴 붉은 이들의 피를 대지에 흩뿌리거나 자신의 피를 내줬다. 혹은 또다른 카우보이와 죽고 죽임을 교환하며 이제는 그 땅의 주인이 됐다. 그렇다고 그를 마냥 칭송할 수만도, 비난할 수만도 없다. 그 역시 자신과 식솔을 위해 척박한 운명을 개척해왔을 뿐이었다. 미국의 카우보이는 이 땅이 일궈낸 억센 서부 개척 역사이자 ‘강한 미국’의 상징이다. 미국을 찾는다면 ‘고독한 카우보이의 고향’, 텍사스를 빼먹지 말 일이다. 물론 단추 하나 누르면 미사일이 한치 오차 없이 내리꽂는 세상에서, 그리고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절대 미덕인 사회에서 한가로이 소떼 모는 ‘낭만의 카우보이’는 시대착오적이다. 텍사스는 지금 박물관 유리전시창 안에 덩그러니 놓여 있을 수만은 없다는 절박함 속에서 박제화와 현대화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변화를 향해 몸부림치는 카우보이의 두 얼굴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포트워스(Fort-Worth)다. 이는 곧 미국의 두 얼굴이기도 하다. ●미국여행의 숨겨진 보물 포트워스 한국에서 텍사스는 먼 곳이다. 줄잡아 14~16시간의 비행이 필요하다. 게다가 서부영화에 나오는 카우보이 말고는 떠오르는 이미지도 그다지 강렬하지 못하다. 하지만 초등학교 소풍 때 보물찾기를 돌이켜보자. 늘 그렇듯 보물은 꼼꼼하거나 운좋은 이들의 눈에만 포착되기 일쑤다. 포트워스는 미국을 찾은 성실한 여행자에게만 주어지는 숨겨놓은 보물이다. 인구 70만명의 작은 도시 포트워스는 댈러스-포트워스(DFW)공항에서 서쪽으로 28㎞쯤 떨어져 있다. 올해 미국에서 ‘가장 특색있는 여행지 12곳’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텍사스 관광 1순위로 꼽힐 정도로 미국인들에게는 선망의 여행지다. 실제 지난해 방문객만 540만명에 달했다. 일단 DFW공항이 있는 그레이프바인에서 포트워스 스톡야드 역으로 향하는 ‘빈티지 레일로드’를 타자. 이 증기기관차는 서부시대로 떠나는 타임머신이다. 오후 1시에 떠나며 요금은 왕복 20달러, 편도 14달러. 4월 마지막 주말에는 강도가 말을 타고 열차를 터는 이벤트도 있다. 증기기관차를 타고 1시간30분 달리면 스톡야드다. 스톡야드는 1800년대 말 목축과 소 거래가 이뤄진 곳으로, 서부 정통 카우보이 정취를 안겨주기에 맞춤이다. 불과 1㎞도 채 안 되는 짧은 거리(익스체인지 애비뉴)에 로데오 경기장, 100년 가까이 된 상점, 선술집, 식당들이 즐비하다. 하루에 두 차례(오전 11시30분, 오후 4시) 보여주는 ‘소떼 몰기’는 옛 카우보이에게는 생계와 관련된 절박함이었겠지만, 이제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미국인들에게는 서부시대로 돌아간 듯 야릇한 흥분을 주는 관광명물로 자리잡았다. ●뉴욕을 닮고픈 도시 댈러스 이것이 전부라면 텍사스 여행은 그저 박제화된 복고풍에 그치고 만다. 카우보이의 후손들은 내심 뉴욕과 같은 초현대적인 메트로폴리스를 닮고자 한다. 실제로 댈러스와 포트워스, 그레이프바인은 지리적 이점 덕에 각종 컨벤션 회의를 유치하고 있다. 곳곳에 널린 광대한 쇼핑몰, 숨겨진 비기(秘技)인 와인산업 등 호재가 풍부하다. 미국 500대 기업 중 25개가 댈러스, 포트워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고 자랑하는 쇼핑몰인 하이랜드 파크빌리지와 국제적 명품백화점 니먼 마커스, 생활용품 백화점 제이시 페니는 물론, 메이시스·노르드스톰·노스파크가 하나의 건물로 묶인 노스파크센터, 웨스트 빌리지 등 쇼핑몰이 댈러스 곳곳에 펼쳐져 있다. 또 뉴욕에 ‘뮤지엄 마일’이 있다면, 댈러스에는 예술문화거리(Arts district)가 있다. 일본과 중국, 인도의 예술 작품 500여점을 전시하고 있는 아시안 아트 크로 컬렉션 박물관과 국내에도 잘 알려진 조나단 보로프스키·조지 시걸 등의 조각품이 전시된 내셔 조각센터, 댈러스 박물관에다가 모튼 메이어슨 심포니 센터 등이 있다. 포트워스에도 박물관 5개가 모여 있다. ●서부 여행의 정수 랜치에서 하룻밤 댈러스와 포트워스 여행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짝퉁 뉴욕’ 댈러스의 소비문화에 지쳤거나, ‘꾸며진 서부시대’ 포트워스에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면 텍사스 여행의 또다른 정수인 랜치(목장)에서 하룻밤을 묵어보자. 텍사스에는 와일드캐터랜치, 웨스트포크랜치, 오일랜치, 오스틴랜치 등 리조트 기능을 겸하고 있는 랜치하우스 550곳이 있다. 와일드캐터랜치(Wildcatter Ranch)는 포트워스에서 차를 타고 북서쪽으로 144㎞ 정도 달리면 나타난다. 그 면적이 여의도의 두 배가 넘는 180만평이다. 호젓함을 누릴 수 있음은 물론, 카우보이 모자를 쓴 채 말을 타고 넓은 목장을 누비는 짜릿함이 있고, 야생 그대로는 아니지만 클레이접시를 향해 방아쇠를 당겨볼 수도 있다. 카누타기, 트레킹, 소 먹이주기 체험 등도 있다. 오두막집 스타일의 캐빈은 1박에 350달러가 넘을 정도로 비싸지만 드넓은 황무지에서 맞는 일출과 석양, 바람은 하룻밤 방값 이상의 가치가 충분하다. ■오감 만족 -쇼핑천국 댈러스·멕시코식 스테이크 양도 푸짐 텍사스주는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멕시코에 편입됐다가 2년에 걸친 치열한 독립전쟁 끝에 승리, 텍사스 공화국으로 지내다가 1845년 28번째로 미연방에 편입됐다. 텍사스의 별칭인 ‘외로운 별(Lone Star)’의 역사적 배경이다. 한반도의 세 배 면적의 땅덩이 크기만큼 박물관도, 쇼핑몰도, 조각품도 모두 크다. 텍사스의 맛은 ‘텍스-멕스(멕시코식 텍사스음식)’로 통칭된다. 바비큐를 처음 발명했다는 자부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어디를 가도 무지막지하게 큰 스테이크와 햄버거를 만날 수 있다. 정통 멕시코 음식은 포트워스 다운타운의 ‘조 T 가르시아스’에서 맛볼 수 있다. 주말이면 길게 줄을 서야 하고 현금만 받는다. 장사 잘되는 집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로 오만하다. 특히 텍사스 식도락에서 유념해야 할 점은 ‘양이 엄청 많고 짜다.’는 것. 일단 우리네 팝콘처럼 나초(옥수수 칩)를 바구니 가득 내준다. 어지간한 사람은 샐러드 하나면 충분할 것이다. 만약 격식을 갖춘다고 샐러드에 주요리까지 시켰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또한 담백하게 구워주는 스테이크가 아닌 이상, 주문할 때 ‘짜지 않게 해달라.’는 말을 잊지 말라. ●일주일에 세 차례 인천공항 직항 텍사스 댈러스-포트워스(DFW)공항까지는 일주일에 세 차례(화, 목, 토) 인천공항에서 직항이 있다. 하지만 왕복 요금이 일본 도쿄를 경유하는 델타항공의 두 배에 가깝다. DFW공항에서는 슈퍼셔틀(25달러) 또는 택시(50~60달러)가 원하는 호텔까지 데려다준다. 그러나 차를 빌리는 것이 비용 측면이나 이동성 측면에서 편리하다. 댈러스 유니언역은 전국 각지에서 암트랙(열차)이 오고간다. 고속버스인 그레이하운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글 사진 youngtan@seoul.co.kr
  • [사설] 北 로켓 발사 초읽기, 만반의 대비 태세를

    북한의 로켓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섰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자제 요구에도 불구, 북한은 로켓 발사 준비를 진행시키고 있다. 북한은 4∼8일 사이에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오늘부터 한반도 주변이 그야말로 비상상태에 들어서는 셈이다. 정부는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을 때 외교적인 대응과 함께 만에 하나 벌어질 수 있는 군사적 충돌이나 국지도발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북한이 쏘아올린 로켓으로 인해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 로켓을 요격하지 않고 유엔 안보리 등을 통한 외교·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일본은 북한 로켓이나 그 부품이 자국 영역에 낙하한다면 요격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일본이 로켓을 요격하면 보복타격을 가하겠다는 엄포로 맞서며 미그-23 비행대대를 이동배치했다. 동해상에서 북한과 일본의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추가도발을 할 여지도 있다.우리 군과 외교안보 부처는 이미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일본과 군사공조가 중요한 배경이 된다. 일본이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로켓을 요격하는 것을 반대하긴 어렵지만 무모한 요격은 삼가도록 요청해야 한다. 북한이 인공위성이 아닌 미사일을 쏘아올릴 가능성도 있으며, 그때에 대비한 신속대응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국가가 우선 해야 할 일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영토를 지켜 내는 것이다. 군사적 충돌은 한순간의 방심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지난 역사가 보여 주고 있다. 사전 정보수집과 돌발사태에 대한 판단·대응에 한치의 오차가 있어선 안 된다. 민간 부문에서도 항공기·선박 운행안전 수칙을 지키고, 방북을 자제하는 등 정부 방침에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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