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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목마다 LED 보안등…창문·가스배관엔 특수 형광물질

    서울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관악구에서는 ‘범죄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지금까지는 범죄자를 검거하는 데 힘을 쏟았다면 최근에는 범죄를 예방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 동네가 텅텅 비는 대낮의 절도범이나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야간의 성범죄를 줄이는 게 중점 목표다. 관악구의 경우 가로등이 어두운 골목길이 많고, 원룸 건물 고층에 침입하기 위해 절도범이 주로 타는 가스배관 등이 외부에 노출돼 있는 것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신림동 유흥가에서 밤을 새우는 가출 청소년들도 위험요소로 분석됐다. 관악경찰서와 관악구청은 우선 신림동 골목길에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담은 ‘주민 참여예산 사업계획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일반 보안등의 밝기가 11~13lux(럭스)인 반면 LED 보안등은 40~50lux다. 또 유흥가 주변의 골목길 20곳을 선정한 여성 안심 귀갓길을 확대하고 재정비할 계획이다. 난향동, 보라매동, 행운동 등에 ‘솔라표지병’과 ‘고보조명’을 설치한다. 솔라표지병은 주간에 태양광으로 충전한 후 야간에 빛을 내는 시설물로 주로 바닥에 설치해 여성들이 으슥한 골목 등에 숨어 있는 범죄자를 알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고보조명은 바닥에 문자를 비추는 가로등으로, 경고 문구나 격언 등을 새길 수 있다. 폐쇄회로(CC)TV도 늘린다. 관악구청은 혼자 사는 가구가 많아 빈집털이 등 절도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서울시 스파이더범죄 사업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다. 건물 외벽 가스배관, 창문, 실외기, 방범창 등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특수 형광물질을 바르는 것으로, 절도범에게 형광물질이 묻을지 모른다는 불안 심리를 자극해 범죄 예방을 노리는 기법이다. 이 밖에 경찰은 가출 청소년 등이 몰리면서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신림동의 유흥가에 일반 순찰관 외에 기동순찰대를 투입하고 있다. 기동순찰대는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범죄가 주로 벌어지는 시간에 집중배치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커버 스토리] 편의점 51곳·노인시설 0곳… 한 동네 두 얼굴

    [커버 스토리] 편의점 51곳·노인시설 0곳… 한 동네 두 얼굴

    1인 가구의 77.2%는 2030… 신림역 하루 승하차 16만명 달해 “10분만 늦어도 지하철 2대는 그냥 보내야 됩니다. 혼자 사는 직장인들이 워낙 많은 동네라 출근시간이 가장 괴롭지요.” 지난 19일 오전 7시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근처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0)씨는 빠르게 말하며 역 방향으로 종종걸음을 쳤다. 김씨를 포함해 원룸촌에서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은 신림역 5번 출입구로 몰려들었다. 신림역은 지하철 개표구가 47개나 되는데도, 각각의 칸마다 10여명은 기다려야 개표구 통과가 가능했다. 승강장에 미끄러져 들어온 강남역 방향 전동차는 이미 사람으로 가득한 상태였다. 곳곳에서 피곤과 짜증 섞인 한숨이 터져 나왔다. 평일의 신림역은 최악의 출근전쟁이 펼쳐지는 곳이다.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15만 9421명으로 이른바 ‘지옥역’으로 통하는 신도림역(14만 1188명)보다도 2만명 가까이 많다. 특히 출근시간대(오전 6~9시)의 승차 인원은 3만 286명으로 신도림역(1만 7944명)의 1.7배에 이른다. 오전 9시 출근 인파가 휩쓸고 간 신림동의 원룸촌은 고요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나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1만 4555가구 중에 1만 1265가구(77.4%)가 혼자 사는 집들이다. 10가구 중 8가구꼴이다. 이런 1인 가구의 77.2%는 20·30대들이다. 젊은 직장인들이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으로 출근하면 적막한 동네로 바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림동의 남동쪽에 접해 있는 청룡동도 1만 6775가구 중 1만 826가구(64.5%)가 1인 가구다. 통상 서울에 취업한 지방 출신들 사이에서 이 2개 동을 ‘1인 가구가 서울에 안착하기 위해 거쳐 가야 하는 관문’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지하철 역세권인데도 월세가 40만~50만원으로 저렴한 데다 상권도 1인 가구에 맞도록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노인이나 아이가 없으니 노인요양시설, 입시학원, 보육시설 등은 거의 찾을 수가 없다. 이에 비해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은 지나칠 정도로 많았다. 신림동길 350m 구간에만 4개가 있었고 봉천로6길에서 신림동7길로 이어지는 550m 골목길에는 6개가 늘어서 있었다. 한 편의점 주인은 “혼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트보다는 편의점에서 소규모로 장을 본다”며 “다른 지역보다 도시락과 생수가 특히 잘 팔린다”고 전했다. 신림동(51개)과 청룡동(50개)을 합치면 편의점이 101개에 이른다. 월세 거주자가 많다 보니 부동산 중개사무소가 192개에 이르고 세탁소는 56개가 영업하고 있다. 이곳에 사는 직장인 한모(28·여)씨는 “기초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점들이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며 “부모님과 함께 살던 예전 동네와 분위기가 너무 달라 처음에는 적응이 어려웠지만 효율성 위주의 동선이 이제는 외려 편하다”고 했다. 골목 곳곳에는 다세대주택을 허물고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새로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동네가 조용하다 보니 공사장 소음이 더 크게 울려 퍼진다. 청룡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모(52)씨는 “지금도 원룸이 많지만 수요가 계속해서 늘면서 신림동과 청룡동에 5곳 정도가 새 건물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신림역 대로변의 음식점과 술집들이 장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1인 가구의 특성상 저녁을 사먹는 경우가 많다. 음식점 주인 배모(48·여)씨는 “점심시간에 문을 여는 식당도 몇 군데 있는데 장사가 거의 안 된다”며 “직장인들이 퇴근을 하고 동네에 도착하는 오후 7시는 돼야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오후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퇴근 행렬이 이어졌다. 혼자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인근에 사는 이모(26)씨는 “밤 10시가 지나면 신림동 유흥가에는 직장인보다 대학생 손님이 훨씬 많고 가출한 중고생들도 몰린다”며 “혼자 사는 직장인들은 늦어도 밤 10시면 거의 집에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밤 11시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직장인 김모(34)씨는 “새벽 1시까지 TV를 보는 게 거의 유일한 취미 생활”이라며 “불을 끄고 혼자 방에 누우면 가뜩이나 외로운데 ‘돈을 벌어야 결혼을 하지’라는 상념까지 더해져 어떤 때는 잠도 잘 안 온다”고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컨닝막겠다고 전국 인터넷 망 폐쇄...이라크는 전쟁중?

    이라크가 중·고등학생의 시험 기간 중 학생의 부정행위를 막으려 3시간 동안 전국의 인터넷 망을 차단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라크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어스링크는 16일 오전 5시부터 8시(현지시간)까지 3시간 동안 서비스 중단 사실을 페이스북에 고지했고, 실제로 서비스가 중단됐음을 아카마이, 딘 리서치 등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확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 전했다. 인터넷 차단 시간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시험 시간과 일치하며, 학생들이 몰래 들여온 스마트 폰을 통한 부정행위를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가디언은 풀이했다. 그러나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인터넷 차단으로 일반인과 사업가들이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의 인터넷 차단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니며, 의도적으로 인터넷 차단을 한 나라로 이라크가 최초도 아니다. 이라크는 지난해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지역에 IS의 선전선동을 막고자 인터넷을 차단한 바 있고, 이집트 또한 2011년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던 ‘아랍의 봄’ 때 인터넷을 끊은 바 있다. 아프리카의 우간다도 지난 2월 선거 기간에 소셜미디어 접근을 차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용산 등 주한미군 내년까지 대부분 평택으로 이전

    서울 용산과 경기 북부에 있는 주한미군이 내년까지 대부분 평택으로 이전한다. 이에따라 인근 상권 붕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단장 김기수)은 19일 “용산에 있는 주한미군사령부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대가 2017년까지 평택으로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평택기지에는 미8군사령부 청사 신축 공사가 완료됐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용산기지 내 미8군사령부 병력의 선발대를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300여명의 사령부 요원들이 차례로 평택으로 옮겨가게 된다. 평택 미군기지는 5월 현재 89%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560여개의 건설사와 하루 8000여 명 수준의 공사 인력이 투입되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국방부는 “내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300여명이 평택기지로 이동해 경계 임무와 함께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연습 등 한미 연합훈련을 준비한 다음 같은 해 전반기 이전하게 될 본대를 맞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주한미군기지사업단은 병력과 물자의 완벽한 수송을 위해 서울과 평택 현장에 이전상황실을 별도로 운영해 전반적인 이전 상황을 확인 감독하고 안전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지난 2013년부터 미 94헌병대대, 미 501통신중대 등 중·대대급 부대가 평택으로 이전했다. 주한미군의 핵심 지휘시설인 미8군사령부 참모부 인원이 옮겨가면서 사실상 용산기지 내 미군의 이전 작업이 시작됐다.경기 북부지역에 있는 미 2사단 병력도 오는 7월부터 내년 말까지 평택으로 이전한다.국방부 관계자는 “동두천에 주둔한 미 2사단의 1여단 소속 1개 대대 규모 병력과 주요 장비가 오는 7월 평택 캠프 험프리 기지로 이전할 예정”이라며 “내년 말까지 모두 평택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평택 이전 대상인 미 2사단은 총 1만여명 규모로 알려졌다. 주한미군기지사업단은 “올해를 ‘평택기지 건설 완성의 해’로 설정하고 국가 이익과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품질과 안전이 보장된 가운데 계획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방지역에 있는 주한미군들이 내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인근 상권 붕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기지가 반환된다 하더라도 당장 개발로 이어져 지역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기존 반환기지 개발이 지지부진한 데다 장기간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민간 투자를 유치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파주는 이미 반환된 5개 기지 중 3개 기지가, 동두천은 3개 중 2개 기지가, 의정부는 5개 기지 중 1개 기지가 사업자를 찾지 못해 반환 이후 10여 년째 빈 땅으로남아있다. 게다가 의정부시의 경우 추가 반환 예정인 3개 기지 중 캠프 스탠리와 캠프 잭슨 등 2개는 개발제한구역(GB)으로 묶여 있다. 개발을 하려면 우선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야 하는데 공공부문이 50% 이상 지분참여를 해야 해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열악한 지방 재정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기문 테마주’ 줄줄이 하락 전환…성문전자는 급등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과 충청권 인사의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 소식에 ‘반기문 테마주’가 연일 들썩이고 있다. 대부분 테마주는 급등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지만 일부 종목은 여전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17일 코스닥시장에서 대표적인 ‘반기문 테마주’인 보성파워텍은 전 거래일보다 300원(2.03%) 내린 1만4천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0%대의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여전히 테마주 심리에 기댄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낙폭을 줄였다. 전력산업 기자재 생산업체인 보성파워텍은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 기반을 둔 씨씨에스(-8.19%), 사내이사와 반 총장이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된 휘닉스소재(-8.00%), 한창(-8.97%) 등 전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던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 반전했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에서 성문전자는 전날 상한가로 치솟은 데 이어 이날도 18.26% 급등 마감했다. 성문전자는 이 회사의 한 임원과 반 총장이 친분이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됐다. 주식분할로 현재 거래 정지 중인 광림이 지난 3월 반기호 보성파워텍 부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는 소식에 이 회사를 최대주주로 둔 쌍방울은 전날 7.89% 상승한 데 이어 이날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반 총장의 방한을 앞두고 여권에서 ‘반기문 대망론’이 힘을 받으며 관련 테마주가 연일 출렁이는 모습이다. 반 총장은 오는 25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한국→일본→한국’을 오가는 6일간의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작년 5월 ‘2015 세계교육포럼(WEF)’ 참석차 방한한지 1년 만이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비서실장으로 충북 출신 이원종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을 임명한 것도 반기문 테마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인 테마주는 대부분 막연한 인맥과 시장의 소문만을 근거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테마주는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과 무관하게 투기 세력이 몰리며 가격이 급등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추종 매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 [단독] 위기의 현대重, 호텔도 손 떼나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자구안 초안을 현금 흐름 관점에서 면밀히 따져 보고 있다.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호텔 등 비핵심자산 매각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2년 동안 구조조정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다른 조선소와 상황이 다르다”면서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추가 보완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보완 사항으로 (초안에 담겨 있지 않은) 호텔현대 매각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번 주 삼성중공업이 산업은행에 제출하는 자구안에 거제삼성호텔 매각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호텔현대는 현대중공업의 100% 자회사로 울산, 경주, 목포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 호텔의 위탁경영을 맡고 있던 호텔현대는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으로부터 자산을 양도받고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2014년 28억원에 불과했던 장부가치는 지난해 251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알짜’ 씨마크호텔(구 경포대호텔)은 넘겨주지 않아 호텔현대의 ‘자력갱생’이 어려운 상황이다. 호텔현대 측은 “올해가 독립경영 ‘원년’인데 모기업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현대중공업이 그룹의 상징성과 같은 씨마크호텔을 뺀 나머지 호텔을 팔기 위한 수순”이라고 내다봤다. 씨마크호텔은 과거 경포대호텔 시절 정주영 창업주가 현대건설 신입사원 수련대회 장소로 자주 애용하던 곳으로 그룹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적자가 나더라도 팔 수 없는 이유다. 다만 나머지 호텔을 팔게 될 경우 장부가 이상의 매각대금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돈 되는 것이면 다 팔겠다”는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도 아쉬울 것 없는 대안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조선 업황이 한창 좋았을 때는 ‘외국 선주 모시기’ 차원에서 호텔이 필요할 수 있지만 발주가 뜸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짐’이 된다”면서 “우선순위를 따져 자산가치가 높지 않다면 파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마오를 따라, 마오에 취해… 중국의 자부심과 만나다

    [글로벌 인사이트] 마오를 따라, 마오에 취해… 중국의 자부심과 만나다

    광장에 어둠이 깔리자 집집마다 걸어 놓은 붉은 별이 하나둘씩 불을 밝혔다. 1935년 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중국 공산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렸던 2층 건물 옆에는 아름드리 회화나무가 서 있었다. 81년 전엔 묘목에 불과했던 이 나무를 중심으로 ’홍군(紅軍) 거리’가 뻗어 있고, 거리에는 ‘혁명’의 상징을 파는 가게가 길게 이어졌다. 구이저우(貴州)성 쭌이(遵義)시. 해발 2000m의 첩첩산중에 형성된 이 도시는 홍군(인민해방군 전신)의 고향이자 중국식 사회주의 무장투쟁이 발원한 곳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은 이른바 ‘쭌이회의’로 불리는 1935년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소련 볼셰비키파를 누르고 당권과 군권을 장악해 특유의 게릴라전을 펼치며 북방 옌안(延安)을 향해 대장정을 이어갔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한국의 한·중문화우호협회와 구이저우성 초청으로 쭌이 유적지와 쭌이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 떨어진 마오타이진(茅台鎭·한국의 읍에 해당)을 찾았다. 마오타이진은 국주(國酒)이자 홍군의 술인 마오타이주의 원산지이다. 이 기간에 ‘포스트 시진핑’으로 불리는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성 서기가 마오타이진에서 세계 각국의 관광업계 큰손들을 초대해 ‘구이저우여행산업발전대회’를 개최했다. 요즘 구이저우 발전의 3대 원동력으로 꼽히는 쭌이, 마오타이, 그리고 천민얼을 동시에 관찰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특히 문화대혁명 개시 50주년을 맞은 요즘 중국에선 ‘홍색 관광’을 통한 혁명 역사 배우기가 한창이다. 극좌사회주의 운동으로 중국을 10년 동안 암흑기로 몰아넣었던 문화대혁명의 비극도 혁명 역사를 바로 알아야 청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홍’(紅·혁명유적지)과 ‘주’(酒·마오타이주)를 적절하게 버무린 구이저우성의 홍색 관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쭌이회의가 열렸던 2층 건물에는 펑더화이(彭德懷)와 양상쿤(楊尙昆)이 나란히 누워 자던 침대와 대장정의 향방을 놓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던 탁자, 마오쩌둥의 친필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루 3만여명이 이곳을 찾는다. 회화나무 건너편에는 지난해 1월 쭌이회의 80주년을 맞아 건립된 거대한 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다. 기념관을 찾는 이들 중에는 격동의 중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체험한 노인들이 많았다. 쓰촨성에서 온 82세 노인은 “중국 사회주의 혁명을 손자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어서 온 가족이 함께 왔다”고 말했다.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쭌이회의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3D 홀로그램 영상이었다. 장제스(蔣介石)의 토벌작전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당시 총서기였던 소련파의 핵심인물 보구(博古)와 마오쩌둥이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자아비판을 하고 장원톈(張聞天)·주더(朱德)·류사오치(劉少奇) 등이 마오쩌둥을 지지했다. 이 회의에서 ‘적이 진격하면 도망친다. 적이 멈추면 교란한다. 적이 피로하면 공격한다. 적이 퇴각하면 추격한다’는 마오의 유격전술이 채택됐고 군사지휘권도 마오가 움켜쥐게 됐다. 기념관에서 30여분을 걸어가면 홍군산(紅軍山) 열사묘역이 나온다. 덩샤오핑(鄧小平)이 쓴 ‘홍군 열사는 영원하다’는 비문을 한참 동안 쳐다보던 60대 관광객은 “내가 쭌이 출신이라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쭌이회의와 우강 도하작전이 없었다면 신중국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이저우의 홍색 관광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 주석은 쭌이회의 80주년이던 지난해 이곳을 찾아 “우리 당이 어떻게 지나왔는지 쭌이가 앞장서서 여러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勛)도 홍25군 사령관으로 쭌이회의에 참석했다. 기념관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마오타이주를 특별히 보호하라’는 홍군 사령부의 군령장이다. 굳이 이 군령장을 부각시킨 것은 홍군과 마오타이주를 연계해 관광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처럼 보였다. 당시 홍군은 소독약 대신 마오타이주를 사용한 것을 제외하곤 함부로 마오타이 양조장에 손을 벌리지 않았다고 한다. 덕분에 지금도 마오타이진의 500여개 양조장은 전통 기법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마오쩌둥 등 1세대 지도자들은 고난의 행군 속에서도 쭌이에서 마셨던 마오타이주의 향을 잊지 못했다. 1949년 10월 1일 신중국 건국일 만찬에서 마오타이주를 마셨고, 그때부터 마오타이주는 중국의 국주이자 보배가 됐다. 구이저우성의 홍색 관광과 마오타이주 마케팅은 해외로 확대되고 있다. 쭌이시는 아예 홍색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그룹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마오타이진에 국제공항이 생긴다. 성도인 구이양과 쭌이에 이미 공항이 있는데도, 마오타이주 특화 공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주요 타깃이다. 구이저우여행산업발전대회에서 만난 천민얼 당서기는 “마오타이주와 생태 관광을 매개로 양국이 더 가까워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멍치량 구이저우성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은 “양국의 항공 합작과 관광회사 교차 설립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쭌이(구이저우성)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기고] 국회 디지털 증거 논의 환영한다/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국회 디지털 증거 논의 환영한다/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중간고사 시즌이 끝났다. 중간고사라고 하면 교수들도 아주 편하지는 않다. 특히 시험감독 들어가 있는 두 시간이 생각보다 길다. 그 시간에 많은 생각을 한다.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왜 문제지는 워드프로세서로 쳐서 인쇄하면서 답안지는 예나 지금이나 볼펜으로 종이에 써야 하는 것일까?’ 나는 지난 한 해 동안 단 한 페이지도 손글씨를 쓴 적이 없다. 손글씨는 서명할 때나 급히 메모를 할 때, 서류 양식에 이름과 주소를 적을 때만 썼다. 그런데도 거의 매일 글씨는 썼는데, 손글씨 대신 컴퓨터를 이용해 이른바 ‘전자문서’를 생산한 것이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 범죄자들도 손글씨보다는 전자문서를 더 많이 생산한다. 이메일을 주고받고, 한글 파일을 만든다. 물론 범죄의 특성상 손글씨가 아예 빠질 수는 없다. 가령 휴지나 메모지에 급히 적은 글씨 등도 남아 있기는 할 것이다. 재판을 하면 모든 것들이 다 증거로 올라온다. 전자문서도 있고, 손글씨도 있다. 그걸 보면서 사람들 사이에 무슨 ‘진술’이 오갔나 확인한다. 뇌물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지, 마약을 사고판 적이 있는지, 성매매를 한 적이 있는지 등등. 범죄 혐의를 밝히는 데 다 요긴하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다. 미국도 그렇고 프랑스도 그렇다. 그런데 우리만 아주 특별한 게 하나 있다. 전자문서든 손글씨든 직접 쓴 사람이 나와서 ‘그건 제가 쓴 게 맞습니다’라고 법정에서 확인을 해 주어야 그 문서가 비로소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필체의 동일성을 필적 감정사가 확인해 주어도 결론은 같다. 작성자가 자기가 쓴 게 맞다고 인정해야만 된다. 전자문서도 그렇다. 헤더 정보, 로그 기록, 액세스 및 수정 기록, MAC 주소, IP 추적, 파일속성 정보 분석 등 다양한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통해 해당 파일 작성자, 파일 위·변작 여부를 다 확인했어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 그 전자문서의 작성자가 나와서 ‘제가 입력한 게 맞네요’라고 해야만 증거가 된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피고인이든 누구든 자신의 문서를 부정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때문이다. 그 조문에 따르면 작성자가 ‘성립의 진정’, 다시 말해 자신이 작성한 것이 맞다는 점을 인정해야 증거가 된다. 현재 국회에서 이 조문의 개정 논의가 한창이다. 늦기는 했지만 지극히 올바른 방향이다. 그 사람 필체가 맞는지 철저하게 확인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일단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무턱대고 자기 문서를 부정하는 길을 열어 주어서는 안 된다. 문명국 어디에도 그런 증거법을 운영하는 나라는 없다. 이번 중간고사에서도 누군가에게는 C학점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C를 맞은 학생이 ‘자필’ 답안지를 가져와서 ‘이건 제가 쓴 게 아닙니다’라고 하면 C를 줘서는 안 되는 것일까. 어떤 학생의 컴퓨터에서 작성됐다는 점이 모든 과학적 증거에 의해서 입증됐는데 ‘이건 제가 입력한 게 아닙니다’라고 주장한다면 그런 줄 알고 넘어가야 하는가. 우리 증거법의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인 1954년에 제정된 형사소송법 제313조의 문제다. 이제는 진짜로 고칠 때가 됐다.
  • 반기문 테마주 신고가 속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과 충북 출신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 소식 등에 ‘반기문 테마주’가 다시 요동쳤다. 16일 주식시장에서 보성파워텍은 가격제한폭(29.96%)까지 오른 1만 4750원에 거래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력산업 기자재 생산업체인 보성파워텍은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라 대표적인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된다. 성문전자도 한 임원과 반 총장이 친분이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상한가까지 치솟은 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 기반을 둔 씨씨에스(25.48%), 사내이사와 반 총장이 대학 동문인 휘닉스소재(11.11%) 등도 장중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한창(26.16%), 신성이엔지(12.90%) 등 다른 반기문 테마주들도 크게 올랐다. 반 총장이 오는 25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한국→일본→한국’을 오가는 6일간의 방문 일정을 소화할 것이란 소식이 반기문 테마주를 들썩이게 했다. 지난 15일 충북 출신 이원종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이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단독] 위기의 현대重, 호텔도 손 떼나

    삼성重 이어 ‘실탄’마련 자구책 조선업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 긴축 경영에 나선 현대중공업이 호텔 사업에서 손을 뗄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현대기업금융 등 금융 계열사와 함께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되는 호텔 매각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금융 당국과 채권단도 현대중공업의 비핵심 자산에 대해서는 충분한 실사를 통해 매각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이번 주 산업은행에 거제삼성호텔 매각 등을 담은 자구안을 제출한다. 16일 조선업계와 금융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강릉의 씨마크호텔(구 경포대호텔)을 제외한 울산, 경주, 목포호텔 자산을 호텔현대(현대중공업의 100% 자회사)에 넘겼다. 계열사 호텔의 위탁경영을 맡고 있던 호텔현대에 현물·현금 출자를 통해 자산을 양도하고 독립경영을 하도록 한 것이다. 2014년 28억원에 불과한 호텔현대 장부 가치는 지난해 251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알짜’로 통하는 씨마크호텔은 넘겨주지 않아 호텔현대의 ‘자력갱생’이 어려운 상황이다. 호텔현대 측은 “올해가 독립경영 ‘원년’인데 모기업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대중공업이 그룹의 상징성과 같은 씨마크호텔을 뺀 나머지 호텔을 팔기 위한 수순”이라고 내다봤다. 씨마크호텔은 과거 경포대호텔 시절 정주영 창업주가 현대건설 신입사원 수련대회 장소로 자주 애용하던 곳으로 그룹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적자가 나더라도 팔 수 없는 이유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조선 업황이 한창 좋았을 때는 ‘외국 선주 모시기’ 차원에서 호텔이 필요할 수 있지만 발주가 뜸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짐’이 된다”면서 “우선순위를 따져 자산가치가 높지 않다면 파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 측도 “(이번 자구안에 호텔 매각안이 담겨 있지 않지만) 삼성중공업이 거제삼성호텔을 매각한다고 한 이상 현대중공업 호텔 사업에 대한 전면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매각을 논하기 전 충분한 실사가 전제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구조조정 속도 내려면 결국 국회가 협력해야

    정부와 한국은행은 당면한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주체다. 이들은 여전히 ‘골든타임’이 지나가면 먹구름이 몰려올 수밖에 없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고한다. 하지만 입으로만 ‘속도와 타이밍’을 외칠 뿐 서두르는 기색 없이 한가하게만 보인다.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한 관계 기관 협의체가 첫 회의를 한 것이 지난 4일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당시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고 했지만 벌써 열흘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각 주체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설왕설래만 했을 뿐이다. 각 주체가 효율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찾기보다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정부가 몸을 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웬만하면 국회는 피해 가고 싶다는 뜻이 곳곳에서 읽힌다.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을 놓고 정부와 한은이 엇갈린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실기업 구제에 재정을 투입하려면 시급성에 비춰 절차가 복잡한 만큼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처음부터 주장했다. 한은은 한은대로 국책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은 회수가 쉽지 않은 출자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맞서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 한은은 출자 대신 시중은행의 채권을 담보로 대출해 주는 은행자본확충펀드 방식을 제시했다. 이리저리 돌려서 이야기한 꼴이지만 결국 정부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귀찮고, 한은은 손실 책임을 떠안고 싶지 않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이든 돈은 결국 같은 곳간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만큼 곳간 주인인 국민들이 보기에는 기가 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한은 사이에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으로 자본확충펀드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2009년 은행자본확충펀드의 변형 모델로 한은이 대출해 준 돈으로 펀드를 만들면 이 펀드가 은행에 출자해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부와 한은 사이에서는 여전히 줄다리기가 한창이라고 한다. 한은이 대출금에 대한 담보나 정부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반대하고 있다. 지급보증은 재정이 투입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데다 지급보증을 하려면 국회의 동의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정부는 골치 아픈 국회를 피해 가려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는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이 만나는 민생·경제 현안 점검회의를 조속히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각종 현안이 적지 않다지만 구조조정보다 시급한 과제는 없다고 본다. 소통의 통로도 마련된 만큼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이제부터라도 국회에 대한 정공법을 펴야 할 것이다. ‘국회는 피해 가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권도 왜 정부가 국회를 기피 대상으로만 생각하는지 돌아봐야 한다.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의 첫 번째 민생·경제 점검회의에서 구조조정의 해법에 합의하는 협치(協治)의 구체적 모습이 제시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꿈인가.
  • [포토 다큐] 태양의 후보생

    [포토 다큐] 태양의 후보생

    ‘군인=남성’의 공식이 깨진 지 오래다. 매년 250명을 뽑는 여대 학군단(ROTC: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의 경쟁률은 6대1에 육박한다. 11월엔 숙명여대와 성신여대에 이어 이화여대에 세 번째 여대 학군단이 창설된다. ‘여군 1만명 시대’를 앞두고 대한민국 최초의 여대 학군단인 숙명여대 217학군단을 찾았다. “충성! 교육 집합 인원 보고!” 오전 8시 20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는 학군단의 군사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 교실에서는 전투복을 입은 55기(4학년)가, 다른 교실에서는 단복을 입은 56기(3학년)가 형광색 펜으로 밑줄을 그어 가며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에 임했다. 일주일에 주말을 제외한 사흘은 조조체력단련으로 하루를 열고 나머지 이틀은 이날처럼 단복을 입고 군사학 수업을 듣는다. 각 잡힌 제복과 베레모, 한 손에는 007가방. 캠퍼스를 걸으면 많은 학생 속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최도윤(55기·사회심리학과) 후보생은 “단복을 입으면 더 조심스럽긴 하지만 일반 여대생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며 ‘화장품’을 예시로 들었다. “다만 후보생들은 위장크림은 A사보다 B사가 발림이 더 좋고 빨리 안 굳는다는 등의 이야기를 더하죠.” 안보 관련 뉴스를 접하면 ‘선배들은 이번 외박도 통제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훈련 들어간 친구들을 걱정하는 자신을 볼 때 일반 여대생과 조금 다르다고 느낀단다. 딱딱해 보이는 007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한 후보생의 가방을 열자 여느 여대생처럼 핑크빛 물품들과 화장품이 있다. 그 사이로 보이는 생소한 물건 하나. 근력에 도움이 된다는 닭가슴살 도시락 통이다. 많은 후보생의 관심사는 단연 체력이다.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더욱 독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지원(55기·체육교육과) 후보생은 ‘20㎏ 완전군장을 한 채 마친 행군’을 잊지 못한다. “탈진하는 남후보생들도 있었는데 여후보생들은 낙오자 없이 행군을 마쳤어요. 일부 남후보생이 ‘여후보생들도 정말 똑같은 군장을 멘 게 맞느냐’며 ‘선두였던 여후보생들이 잘 이끌어 줘 행군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을 때 뿌듯했죠.” 여후보생 개개인의 의지는 군사종합훈련에서 빛을 발했다. 2012년 군사종합훈련부터 여대 학군단은 화생방과 통신장비, 개인화기 등의 과목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계속 상위권을 지켰다. 학군단에 있는 족구동아리도 여대 학군단만의 색다른 노력이다. 군대 필수 운동종목인 족구를 통해 부대 생활을 예습한다. 이들의 지원 동기가 궁금하다. 장기복무를 희망하는 김진희(56기·체육교육과) 후보생은 “현재 중사로 복무 중인 오빠와 함께 6·25참전용사인 할아버지의 뒤를 잇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예은(56기·정치외교학과) 후보생은 여성 군사안보 전문가를 꿈꾼다. “정치외교학과에 재학하면서 국방·안보 분야에 관심이 생겼는데 국내에는 실무를 바탕으로 한 여성 군사안보 전문가가 거의 없더라고요. 정훈장교 복무 후 대학원을 이수해 군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기관에서 연구원이나 실무자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여대 학군단을 바라보는 안 좋은 시선과 편견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임솔이(55기·아동복지학부) 후보생은 “싫어하는 마음을 막을 수는 없다”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 “그들이 우리를 더 싫어하지 않도록 본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창 자신을 화려하게 꾸밀 나이에 스스로 전투복과 단복을 입은 여대생들. 취재 중 들리는 ‘까르르’ 웃음은 영락없는 20대 여대생이었지만, 그녀들의 의지와 목표는 누구보다도 견고했다. 조금 특별한 꿈을 꾸게 된 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글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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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 ◇사무처 2급 승진△정보자료국장 황병일 ■KBS △대외협력실장 직무대리 권혁주△아나운서실장 김관동△노사협력주간 김영진◇전략기획실△미래전략기획국장 이춘호△미래전략기획국 투자전략주간 정구봉△방송문화연구소장 정은창△UHD추진단장(국장급) 정화섭◇방송본부△편성마케팅국장 직무대리 이영준△1TV사업국장 한창록△1TV사업국 1TV제작투자 담당 직무대리(국장급) 조성만△2TV사업국장 박중민△2TV사업국 2TV제작투자 담당 직무대리(국장급) 정해룡△라디오사업국장 이수행△광고국장 김우성△영상제작국장 진교승◇미래사업본부△성장동력실장 박범서△콘텐츠사업국장 송재헌△인프라투자국장 김명환△미래기술연구소장 김희정◇보도본부△통합뉴스룸국장 정지환△통합뉴스룸 방송주간 직무대리 장한식△통합뉴스룸 디지털주간 직무대리 이강덕△통합뉴스룸 취재주간 직무대리 박영환△통합뉴스룸 국제주간 강석훈△통합뉴스룸 뉴스영상주간 직무대리 김병길△해설국장 김석호◇제작본부△TV프로덕션1담당(국장급) 김정수△TV프로덕션2담당(국장급) 이현주△TV프로덕션3담당(국장급) 임세형△TV프로덕션6담당(예능총괄·국장급) 김진홍△라디오센터 R프로덕션1담당(국장급) 이경우◇네트워크센터△네트워크시설국장 오영식△네트워크운영국장 박창묵△네트워크운영국 남산송신센터주간 조찬희◇제작기술본부△TV기술국장 직무대리 김강호△보도기술국장 직무대리 곽천수△라디오기술국장 반재홍△중계기술국장 김두헌△송출국장 직무대리 박승우◇시청자본부△경영정보국장 김장호△건설인프라국장 직무대리 이동열△경영지원센터장 김용국 (5월 23일자) ■한국중부발전 △기획관리본부장 장성익△기술안전본부장 곽병술 ■한전산업개발 △관리본부장 주복원 ■하나금융투자 △경영지원본부장 이상훈△준법감시인 변재연△마케팅본부장 김대영
  • [글로벌 인사이트] 성난 민심 등에 업은 ‘비주류’… 그들을 키운 건 분노

    [글로벌 인사이트] 성난 민심 등에 업은 ‘비주류’… 그들을 키운 건 분노

    # 1. 필리핀 대선을 목전에 둔 이달 초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선 ‘비주류’ 로드리고 두테르테(71) 후보에 관한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1989년 다바오시 교도소 폭동 당시 무참히 살해된 호주인 여성 선교사를 비하하는 그의 발언은 곳곳에서 공분을 샀다. “마약밀매자나 강도들은 필리핀을 떠나는 게 좋다. 내가 그들을 죽일 거니까” 등 충격적 발언이 잇따랐지만 그뿐이었다. 대선 직전 페이스북을 도배한 건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젊은 층의 환호였다. 두테르테가 시장으로 일하는 다바오시가 필리핀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을뿐더러 세계 10위권에 들 만큼 안전한 도시라는 현지 언론의 찬사가 소셜미디어에 확산됐다. 필리핀은 연간 70만건 가까운 강력범죄 발생으로, 범죄 천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 한 20대 필리핀 여성은 페이스북에 “젊은 층의 두테르테 지지율은 70%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 2.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예약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70)의 곁은 낯선 ‘주변인’ 일색이다. 연단에 오를 때마다 어김없이 좌우에는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인 아내 멜라니아와 딸 이반카가 자리한다. 보수단체 출신이란 것 외에 알려진 게 없는 코리 르완도스키는 실무를 총괄하는 실세다. 여기에 멘토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가다 당적을 버린 무소속이다. 좌장격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도 54명의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비주류에 속한다. 당내 경선 경쟁자였다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벤 카슨은 공화당의 대표적 아웃사이더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최근 지구촌을 뒤흔든 비주류의 부상은 ‘분노의 정치’나 ‘나쁜 남자 전성시대’로만 바라보기에는 그리 간단치 않은 양상을 띠고 있다. 트럼프는 애국주의를 설파하고, 공공연히 이슬람 문명과의 충돌을 부추긴다.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이라크를 침공했던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조차 금기어로 삼던 ‘이슬람과의 전쟁’을 대놓고 강조하는 셈이다. 트럼프는 모든 무슬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미국 입국을 금지하자고 주장했다. 이런 그에 대한 전국 지지율은 40%로, 라이벌 힐러리 클린턴에 불과 1% 포인트 뒤졌다고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두테르테 역시 기성 정치에선 보기 어려운 극단적 발언들을 쏟아냈으나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했다. 1946년 필리핀 독립 이후 70년간 이어온 유력 가문 중심의 정치를 단박에 뒤집어 버린 것이다. 이면에는 치안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읽어낸 혜안이 자리한다. 트럼프에게 공공의 적이 불법 이주민과 무슬림이라면 두테르테에겐 범죄자와 외국인이었다. 나치시대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에서 엿보이듯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애국주의는 공공의 적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결집함과 동시에 비주류 정치인의 인기를 단박에 끌어올린 동력이 됐다. ●경기침체·신자유주의가 낳은 ‘트럼피즘’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현상을 ‘트럼피즘’(트럼프 동조현상)이라고 규정했다. 분노와 상실감이 배경이다. 이미 트럼피즘은 세계 곳곳에서 목도된다. 오스트리아에선 난민 유입을 거부하는 극우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 후보가 대선 결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낳았다. 유럽 난민사태가 불쏘시개가 된 것은 당연하다. 브라질 역시 극우성향의 군 출신 자이르 보우소나르(61) 하원의원이 여성과 이민자, 동성애자를 겨냥한 막말에도 불구하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페트로브라스 스캔들’로 상징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 내지 실망감 탓이다. 이런 움직임에는 좌우가 없다. ‘분노하라’ 운동의 원조격인 스페인의 좌파 신생정당 포데모스는 지난해 말 총선에서 제2당으로 자리매김하며 30여년 만에 양당 체제를 무너뜨렸다. 50% 가까운 청년실업률이 분노의 자양분이었다. 사회주의자로 미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의 돌풍도 따지고 보면 이 같은 분노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1년 9월 뉴욕을 기점으로 80여 개국으로 번진 99% 시민의 1% 부자에 대항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시발점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리먼사태가 한창이던 2007년 12월부터 2009년 6월 미국에서 4000만명의 근로자가 해고됐다. 지금도 1400만명이 일자리를 찾거나 시간제 일자리에 매달리고 있다. 반면 25~54세 백인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999~2014년 미국의 자살률은 이전보다 무려 24% 증가했다. 특히 중년 백인의 사망률이 급증했다. 백인 인구 비중도 2000년 69.1%에 2014년 62.1%로 줄면서 미국이 백인의 나라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더욱 커졌다. 미 럿거스대는 설문을 통해 리먼사태 이후 미국인들이 ‘값싼 외국인 노동력’ ‘불법이민’ ‘월가 은행가들’을 분노의 대상으로 꼽았다고 적시했다. 이 같은 현실은 “일자리를 되찾아 주겠다”고 약속한 트럼프에게 상당한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트럼피즘’ 원조는 르펜 전 佛 국민전선 당수 트럼피즘의 원조는 따로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외교문제 수석평론가인 기디언 래크먼은 최근 ‘트럼프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나’란 제목의 칼럼에서 이 문제를 되짚었다. 그는 2002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 진출했다가 낙선한 장 마리 르펜 전 국민전선(FN) 당수를 트럼피즘의 원조로 꼽았다. 르펜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역사에서 사소한 일”이라고 말해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래크먼은 르펜의 등장을 세계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전기로 평가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애국주의, 반이민, 반이슬람, 반유럽연합(EU) 정서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현상도 마찬가지다. 그는 “진보적 미국인들은 아직도 트럼프 현상을 올 11월 대선 이후 깰 악몽 정도로 치부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당선 여부를 떠나 차세대 애국주의자들이 트럼프가 닦아놓은 길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워싱턴(정치)과 월스트리트(경제)뿐 아니라 주류 언론, 대학 등 모든 엘리트에 대한 가차 없는 공격을 퍼부은 트럼피즘이 조만간 유럽으로 건너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래크먼이 꼽은 트럼피즘의 위험요소는 전염성에 있다. ‘반세계화’ ‘애국주의’ ‘문명의 충돌’ ‘무자비한 공격’ ‘음모론 부상’ 등 트럼피즘의 특징은 미국의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2조 달러(약 2330조원)가 넘는 공공부채에 대해 연간 2000억 달러(약 233조원) 이상을 이자로만 내고 있다. 만성적 재정적자에 대한 답을 트럼피즘과 같이 외부에 찾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현상 美 대선 이후에도 가시지 않을 것” 트럼피즘이 대선 이후에도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란 또 다른 이유는 계층에 상관없이 미국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렸다는 해석 때문에 가능하다. ‘족집게 대선 예측가’인 네이트 실버는 자신이 운영하는 통계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를 통해 트럼프 지지층이 교육·경제 수준이 낮은 백인이라는 기성 언론의 보도를 뒤집었다. 공화당 경선 출구조사 결과, 트럼프 지지자들의 가계소득 연평균은 7만 2000달러(약 8388만원) 수준으로, 미국 전체 가계소득 평균인 5만 600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흐름을 되돌릴 방법은 없을까. 지난 5일 치러진 영국 런던시장 선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최초의 무슬림 시장으로 당선된 사디크 칸(45)은 분노의 정치와 일정 부분 교집합을 이뤘지만 이를 다시 뛰어넘는 융합의 정치를 제안했다. 가진 것 없는 ‘흙수저’ 출신 인권변호사인 그는 선거에서 민생고를 공략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월세에 런던에서 내쫓기는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지하철 등 교통요금을 4년간 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런던시민들의 분노에 힘입어 재력가 출신의 ‘금수저’인 보수당의 골드 스미스 후보를 따돌렸다. ●칸 英 런던 시장 분노 거스른 융합주의 제안 하지만 칸은 분노의 정치에 머무르지 않았다. “다양한 계층·이념의 사람들을 큰 천막 안에 포용해야 한다”며 관용을 설파했다. 트럼프의 애국주의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앞서 2005년 7·7 런던테러 직후 하원의원 신분으로 연단에 올라 “희생자나 생존자, 인종,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 하나의 런던시민이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연설로 테러의 아픔을 위로하던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단칸방 살던 소년공 눈물 젖은 밥 먹게 한 ‘의료원’의 꿈 이루다

    [자치단체장 25시] 단칸방 살던 소년공 눈물 젖은 밥 먹게 한 ‘의료원’의 꿈 이루다

    지난 10일 오후 성남시의료원 법인 창립이사회가 열리는 경기 성남시청 산성누리관에 이재명(52) 성남시장이 들어섰다. 평소 잘 웃는 이 시장이지만, 유난히 표정이 더 밝았다. 이 시장이 지난 13년간 간절하게 꿈꿔 왔던 의료원이 설립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에는 하루 일과가 끝나갈 무렵 터 파기 공사가 한창인 수정구 태평동 의료원 신축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 13년 전 눈물밥을 먹던 그날을 회상하기도 했다. 홀로 중장비 움직임 소리가 시끄러울 법도 한데 안전난간 앞에서 조용히 바라만 봤다. 의료원은 이 시장이 정치를 하게 된 이유이자 직접적인 계기다. 의료원 설립은 2003년 성남시에서 종합병원 2곳이 폐업하면서 주민 발의로 추진됐다.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당시 이 시장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해 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노력했지만, 적자 운영을 우려하는 성남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조례 제정이 무산된 날 동지들과 사무실 바닥에 쭈그려 앉아 다 식은 도시락을 펼쳐 놨지만 누구도 수저를 드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때 누군가 흐느끼기 시작했고 잠시 후 모두가 엉엉 울기 시작했다. 이때 그에게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시장이, 시의원이 의료원 설립을 위한 조례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내가 시장이 돼서 만들면 되잖아.’ 2010년 6월 마침내 시장에 당선됐고, 2012년 2월 조례를 만들었다. 이듬해 11월 그토록 꿈에 그리던 기공식을 가지면서 또 눈물을 쏟았다. 이번엔 기쁨의 눈물이었다. 그리고 이날, 법인 창립이사회를 열고 이사 임명, 설립 취지문 채택, 정관 심의 등 안건을 처리했다. 내년 12월이면 대학병원 부럽지 않은 517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인 성남시의료원이 문을 연다. 이 시장은 “적자를 낼 수밖에 없고, 적자를 낼 것”이라고 말한다. “서민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다른 병원들이 돈벌이가 안 된다는 이유로 꺼리는 진료 위주로 해야 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돈을 벌 수 없지 않으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인구 기준으로 경기도 내 3위 도시인 성남시는 1973년 7월 서울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의 판자촌으로 출발했다. 경북 안동·영양·봉화 접경의 심심산골에서 태어난 이 시장도 정말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1976년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온 가족과 함께 성남으로 이주해 왔다. 반지하 단칸방에 아홉 식구가 오글거리며 살 만큼 생활은 말이 아니었다. 중학교 진학을 못한 채 공장을 다녀야 할 만큼 끼니가 절박했다. 사고로 팔이 비틀어지고 후각을 잃은 장애인이 됐다. 관리자가 부러워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 장학금에 생활보조비까지 받으며 1986년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그해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판검사를 할 수도 있었으나 자신처럼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인권변호사가 됐다. 관리자가 되고 싶었던 ‘소년공’은 인구 100만 성남시의 총괄 지휘자가 됐다. 이 시장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걸어서 출근한다. 지난달 28일 오전 7시 30분 운동화 차림의 그가 빠른 걸음으로 임승민 비서실장과 함께 분당 중앙공원에 들어섰다. 공원 내 운동기구를 이용하던 시민들이 인사를 건넨다. 몇몇 시민은 동네 친구 같다. 한두 번 만난 분위기가 아니다. 어르신들이 장기를 두는 곳에 의자가 버려진 것을 주워다 놓은 것 같자 교체를 지시했다. 굴다리 밑 게이트볼장에서도 여러 어르신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불편함이 없는지 살펴보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탄천 고수부지 산책길을 곧장 걸으면 1시간 10분이면 시청사에 도착한다. 반대 방향으로 걸어서 출근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몇 년 전만 해도 탄천은 악취가 나는 골칫거리였다. 하수관로를 묻고, 고수부지를 공원으로 정비하면서 어른 팔뚝보다도 큰 물고기들이 수두룩한 맑은 하천으로 재탄생했다. 장마철 비만 오면 떠내려가던 교량들도 끄떡없도록 했다. 이제 탄천은 각종 철새 및 물고기뿐 아니라 시민들도 즐겨 찾는 최고의 휴식 공간이 됐다. 오전 8시 40분 시청사에 도착하자 정문 오른쪽에서 ‘행복이’가 반갑게 맞는다. 행복이는 성남시 지킴이이자 유기동물 입양 홍보 대사다. 길거리를 떠들다 죽기 직전 구조된 유기견이었다. 2014년 11월 성남시청 가족이 됐다. 10여분간 행복이와 노닐던 이 시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시청사 현관으로 향하자 아쉬운 듯 행복이가 줄달음쳐 쫓아간다. 집무실은 2층에 있다. 치장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안팎이 평범했다. 10평 남짓한 시장실도 그랬다. 8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회의용 사각테이블과 개인 책상이 전부다. 집무실은 당초 9층에 있었으나 2010년 7월 이 시장이 취임하면서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로 내놓고 민원인들이 방문하기 쉽도록 2층으로 내려왔다. 집무실이 있던 9층 하늘북카페를 올라가 보니 다양한 세대의 시민들이 회의테이블, 소파, 창가, 의자 등 각자 편한 곳에 앉아 책을 읽거나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다. 정기간행물 등 장서도 잘 갖춰 있었다. 집무실 옆으론 아이사랑놀이터 1, 2, 3호가 나란히 있다.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놀이를 하거나 쉬는 모습이 매우 행복하고 편안해 보였다. 오전 10시 30분 ‘왁자지껄’ 30명 가까운 중부초등학교 3학년생들이 인솔 교사와 함께 집무실에 들어섰다. 정부가 밀어붙이는 지방재정개혁안과 관련한 대책 회의를 하던 이 시장이 일어섰다. 이 시장이 어린이들에게 물었다. “대한민국 주인은 누구일까?” 대부분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정답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질문했다. 그때 누군가 “국민”이라고 했다. 이번에는 “성남시 주인은 누굴까?”라고 물었다. 이번에는 “시민”이란 답이 쉽게 나왔다. 어린이들은 실제 이 시장이 사용하는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순서대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마냥 즐거워했다. 지역 초등학생 3학년 317학급 8900여명은 하루 1~3개 학급씩 이같이 행정기관 탐방 체험교육을 한다. 오후 3시 백찬홍 성남환경운동연합 의장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일즈코리아(AMK) 강인두 대표 등이 집무실을 방문했다. 환경운동연합이 AMK의 지원을 받아 태평동 탄천 태평습지생태원에서 초등생 대상 생태체험교육을 하기로 하고, 시를 포함한 3자가 협약을 맺기로 한 것이다. 이어 마이스(MICE)산업 용역 최종 보고회가 열렸다. 성남시는 분당 정자동 백현지구 일대 20만 6350㎡에 컨벤션 시설, 호텔 및 업무 단지를 조성해 마이스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백현은 서울과 가깝고 국내 최대 벤처단지인 판교와 맞닿아 국제회의, 전시회 개최나 관광, 호텔, 쇼핑 등 마이스산업을 성장시키는 데 최적지로 꼽힌다. 이 시장은 “실현 가능하고 유용한 계획이 되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오후 4시 50분 31명의 스포츠 기자들과의 ‘성남FC 미디어데이 친선 축구’를 위해 성남종합운동장에 가기 전 의료원 현장을 둘러본 뒤 중앙로 원터길로 향했다. 좁은 일방통행로 양쪽 길가에 깨끗하게 인도가 설치돼 있다. 차도와 구분된 인도가 없는 왕복 2차로였으나 여고생 2명이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안전한 통학로 개설 요구가 높았다. 5개 학교가 몰려 있어 수많은 학생이 차량들과 40년 가까이 뒤엉켜 있었다. 어떻게 오갔는지 생각하면 아찔했다. 길을 넓히려면 수용보상비만 1300억원이 필요했다. 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다행히 도로 양측 건물주들과 상인들이 한발씩 양보해 도로 확장 대신 일방통행길로 만들어 인도를 확보했다. 이동하는 시간도 안전 점검과 민의 수렴 시간으로 활용하는 이 시장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 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新국토기행] ‘섬들의 고향’ 전남 신안군

    [新국토기행] ‘섬들의 고향’ 전남 신안군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있는 전남 신안군은 880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보석같이 아름다운 수많은 섬들이 빛나 ‘섬 은하계’로 불린다. 유인도 91개, 무인도 789개다. 신안군 면적 1만 3308㎢ 중 바다면적은 1만 2654㎢로 이는 전남도 육지 면적과 같다. 서울시 면적 605㎢의 22배에 달한다. 그중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된 홍도가 가장 유명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광활한 갯벌과 전국 천일염의 70%를 생산하는 넓은 염전 등 풍부한 자원과 사시사철 많은 볼거리와 때 묻지 않은 풍광을 지녔다. 청정한 바다에서 생산되는 수산물과 게르마늄 토양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또한 그 맛과 질이 우수하다고 인정받는다. 람사협약에 등록된 장도 습지와 홍어로 유명한 흑산도, 백사장만 500여개에 이른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중국 송·원대 해저보물이 발견된 증도 등 섬마다 특유의 문화유산이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2008년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휴양하기 좋은 섬, 가고 싶은 섬 30’에 증도·우이도·임자도·비금도·흑산도·홍도·가거도 등 7곳이 지정돼 가장 많았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볼거리 ●천년의 신비! 홍도·흑산도… 유람선 투어 필수 홍도는 그 수려함으로 2012년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가봐야 할 관광지 100선’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거친 파도와 바람이 빚어낸 환상의 섬으로 연평균 2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명소다. 섬 주위에 펼쳐진 크고 작은 무인도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들은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겪으며 형언할 수 없는 절경을 이룬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의 조화가 절묘해 남해의 소금강이라 불린다. 물이 맑고 투명해 바람이 없는 날에는 바닷속 10㎞가 넘게 들여다보인다. 바다 밑의 신비로운 경관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유람선을 타고 선상에서 바라보는 남문바위 등 홍도 10경은 관광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선상에서 즐기는 회 맛 또한 일품이다. 홍도에 가서 유람선을 타지 않는다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지 않은 것과 같다. 그것을 아는지 대부분의 관광객은 1구 마을 선착장에 닿자마자 유람선표를 산다. 유람선 투어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다. 홍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푸르다 못해 검은 섬 흑산도는 가수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와 ‘흑산홍어’로 유명하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생태적으로도 청정지역이다. 정약전 유적지, 철새전시관, 상라봉굽이길, 명품마을 영산도, 장도습지 등이 있다. ●‘느림의 행복’ 슬로시티 증도 힐링여행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 증도는 느려서 더 행복한 섬이다. 2012년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 2위에 올랐고, 2015년에도 선정되는 등 대한민국 대표 생태 관광지로 각광받는다. 한반도 해송 숲을 따라 걸으며 우전해변의 진한 바다 냄새에 취하고, 다양한 수생생물이 서식하는 광활한 갯벌에 또 한 번 취한다. 특히 단일 염전으론 국내 최대 규모인 태평염전(①)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옛날 방식 그대로 천일염을 만든다. 파란 하늘이 만들어 내는 반짝이는 소금을 보면 자연의 경이로움에 또 한 번 놀란다. 462만㎡(약 140만평) 규모다. ‘모든 생물은 생명이 시작된 바다를 기억한다’는 발생학적 논거에서 시작되는 소금박물관 여행도 흥미롭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경제사, 기술사, 사회사는 물론 예술과 신화를 넘나들며 인류와 함께한 소금의 역사를 재밌게 보여준다. 천일염을 배우고, 만들어 보는 과정을 통해 자연환경과 먹거리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외에도 염생식물원(②), 갯벌생태 전시관 등에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다도해 한눈에 보는 바다정원 송공산 분재공원 송공산 분재공원은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송공산 남쪽 기슭 10㏊의 부지에 조성됐다. 분재원, 쇼나조각, 미니 수목원, 화목원, 산림욕장, 미술관 등이 있다. 바쁜 현대인들이 자연 속에서 분재와 미술작품을 보며 마음의 여유와 평안을 찾을 수 있도록 조성한 자연 친화적 분재공원이다. 분재원에는 소나무, 주목, 소사나무, 모과나무, 먼나무, 팽나무, 금솔, 금송, 피라칸사 등 1000여점의 분재와 신안 출신 우암 박용규 화백의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 12㎞ 백사장 걸으며 추억 쌓는 대광해수욕장 임자도 서쪽에 자리잡은 대광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넓은 해수욕장이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 백사장은 12㎞에 달하며 폭은 300m가 넘는다. 해수욕장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가려면 걸어서는 1시간 20분이나 걸린다. 1990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완만한 경사와 따뜻한 수온, 광활한 백사장에 넓은 야영장과 천연 잔디, 운동장, 체육시설, 샤워장,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가족 단위의 피서객은 물론 학생들 수련회 및 운동선수들의 전지훈련장으로도 인기다. 모래 해변에서 즐기는 승마체험은 색다른 체험거리다. 매년 4월이면 국내 최대규모의 튤립단지에서 ‘튤립축제’(④)가 개최된다. ●비금도엔 이세돌 바둑기념관·생가·명사십리 비금도는 조훈현에 이어 한국바둑을 이끌어가는 천재 기사 이세돌이 태어난 곳이다.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겨루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세돌은 세계대회 15회 우승자다. 이세돌 바둑기념관(③)은 옛 비금 대광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바둑동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인근의 이세돌 생가와 함께 비금도의 관광코스로 자라잡고 있다. 인근에 있는 생가에는 어머니가 아직 산다. 기념관 뒤편에 대나무 숲으로 이뤄진 망각의 길을 지나면 천혜의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자리한다. ●6칸의 초가집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 하의도는 제15대 대통령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후광 김대중이란 거목을 낳은 고장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24년 하의면 후광리 원후광마을에서 아버지 김운식과 어머니 장수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호는 태어난 마을의 이름에서 따왔다. 어릴 적 김연 선생에게 한학을 배웠으며 하의초등학교를 다니던 중 열두 살 때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목포로 이주했다. 생가는 1999년 종친들이 복원해 신안군에 기증했다. 복원된 생가는 6칸의 초가집으로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준다. 생가의 앞쪽에는 하의면의 전통적인 염전 체험장이 있어 탐방로와 소금전시관도 이용할 수 있다. >>먹거리 ●유일하게 삭혀서 톡 쏘는 매력 있는 홍어 흑산 홍어는 육질이 차지고 부드러우며 담을 삭히는 효능이 뛰어나 기관지 천식, 소화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 식중독을 일으키지 않는 유일하게 삭혀서 먹는 특별한 생선이다. 입 안을 톡 쏘는 맛과 목과 코가 펑 뚫릴 정도의 특유한 냄새가 나지만 한번 맛 들이면 푹 빠진다. 고가임도 불구하고 찾게 되는 매력이 있다. 고단백·저지방으로 숙취도 풀어준다. 발효시킬 때 나온 끈적끈적한 점액은 스테미너 식품으로 알려졌다. 10월에서 다음해 3월까지가 가장 제 맛을 내지만 시기에 상관없이 언제나 먹어도 좋다. 비싸기도 하고 많이 잡히지 않아 시중에서는 수입산이 흑산 홍어로 둔갑하기도 한다. 홍어맛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회로 먹어야 한다. ●비린내·잔가시 없는 원기회복 생선 병어 4~8월 지도, 증도, 임자, 비금지역에서 주로 많이 생산된다. 200어가에서 2200여t을 잡아 170여억원의 수익을 올릴 정도다. 맛도 맛이려니와 병어는 금방이라도 팔딱 튀어오를 듯이 살이 탱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흰살생선인 병어는 살코기가 연하며 맛이 담백하다. 비린내가 없어 생선을 잘 먹지 않는 이들도 쉽게 정붙일 수 있고 잔가시가 없어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다. 게다가 조리법도 다양해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병어를 이리저리 요리해 밥상에 자주 올려도 물리지 않는다. ●6월 알 꽉찬 젓새우로 담근 육젓이 일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오젓과 육젓은 겨울을 난 후 음력 5월이나 6월 산란 직전에 알이 꽉 찬 젓새우로 담근 젓을 말한다. 이 중 매년 6월쯤 잡히는 바다 참새우는 살이 통통하고 우윳빛이 감돌아 최상품으로 쳐주는데 이 새우로 담는 것을 육젓이라고 한다. 값싼 중국산 새우젓이 밀려와도 육젓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예나 지금이나 비싼 값에 팔린다. 신안와 연광군 연근해에서 한창 잡히는 젓새우는 230어가에서 9300여t을 생산해 수익 310억원을 올릴 정도로 신안군의 대표 음식이다. ●살·뼈·내장·부레 버릴 것 없는 민어 한방에서 보는 민어는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해 예로부터 봄과 여름철에 냉해지는 오장육부의 기운을 돋우고 뼈를 튼튼히 하는데 애용돼왔다. 어린이 성장 발육과 노인 환자들의 건강회복에 특효인 민어는 산란기를 앞둔 여름철에 가장 맛이 있다. 탕은 복날 보신탕 대신 흔히 즐기기도 한다. 살과 뼈, 내장을 구분한 후 살은 회로 먹고, 부레는 그대로 썰어 소금에 찍어 먹는다. 민어의 부레는 꽤 비싼 편인데 잘게 썰어서 볶으면 진주 같은 구슬이 되는데 이것을 ‘아교구’라 하며 보약의 재료로 쓴다.
  • [월드피플+] 15세 소년, 별자리와 위성사진으로 ‘마야 유적’ 발견

    한 어린 소년의 호기심과 끈질긴 노력이 과학자와 고고학자들도 하기 힘든 놀라운 업적을 남겼다. 최근 영국 BBC등 해외언론은 캐나다 퀘벡에 사는 윌리엄 가도리(15)가 멕시코에 숨겨져 있던 마야문명의 유적지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창 학교와 학원을 오갈 나이인 윌리엄이 무려 3500km나 떨어진 집에서 마야문명의 유적지를 발견한 것은 과학적 호기심과 어른들의 도움 덕이었다. 윌리엄이 처음 마야문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2년. 우리나라에서도 큰 화제가 된 세계의 종말을 예고한 '마야 달력' 때문이었다. 이후 꾸준히 마야문명을 공부한 윌리엄은 왜 마야 도시는 강이 아닌 산 속 깊은 곳에 건설됐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이에 나름의 연구를 하던 윌리엄은 지금까지 발견된 117개의 마야 도시와 별자리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게 됐다. 곧 고대 마야의 서적에 수록된 별자리 지도와 실제 발견된 마야 도시의 위치가 일치하고 특히 가장 밝은 별이 위치한 곳에는 가장 큰 도시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이 과정에서 윌리엄은 별자리의 별 중 하나에 해당되는 도시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러나 어린 소년의 '이론'을 실제로 검증하기란, 당연히, 쉽지않은 일이었다. 기회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2년 전 학교 대표로 과학 컨퍼런스에 초대된 윌리엄은 캐나다 우주국(CSA) 소속의 과학자인 다니엘 드 릴을 만나게 된다. 릴은 "한 꼬마가 찾아와 유창한 불어와 영어로 숨겨진 마야 도시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설명했다"면서 "너무나 감명받아 CSA 동료와의 점심 자리에 초대해 함께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동료들에게 이 아이가 장차 CSA의 국장이 돼 우리가 그 밑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결국 윌리엄의 이론을 검증하고자 CSA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도움을 받아 소년이 지목한 지역의 상세한 위성사진과 관련 자료를 제공받았다. 그리고 분석 결과는 대박이었다. 그 안 정글 숲에서 86m 높이의 피라미드를 비롯 30개 건축물의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역대 발견된 마야 도시 중 5번째로 크다는 평가. 윌리엄은 "지난 1월 뉴브런즈윅대학 아만드 라코크 박사와 함께 숨겨진 마야의 유적지를 발견했다"면서 "고대 마야인들이 별을 숭배했다는 사실에 착안한 가설이 결국 실제로 검증돼 너무나 흥분된다"고 밝혔다.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은 자금이 마련되는대로 곧 자신이 발견한 마야 문명을 찾아 탐사를 떠날 예정이다. 한편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현재의 멕시코 남동부, 과테말라, 유카탄 반도 등을 중심으로 약 600년 간 번창한 마야 문명은 천문학과 수학이 발달해 수준 높은 문명을 자랑했으나 특별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채 멸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춘천·원주 옛 미군기지 65년 만에 시민 품으로

    옛 미군부대 터인 강원 춘천 캠프페이지와 원주 캠프롱이 65년 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10일 춘천시와 원주시에 따르면 미군부대 터로 남았던 캠프페이지와 캠프롱이 최근 등기 이전과 매입대금 완납 등의 절차를 마쳤다. 춘천시의 최대 노른자위 땅인 캠프페이지 터 59만㎡는 지난 9일 등기 이전을 마쳤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건설된 이후 65년, 2005년 3월 폐쇄된 지 10년 만이다. 시는 2012년부터 5년간 국방부에 분할 납부해 온 캠프페이지 부지 매입비용 1643억원을 지난달 모두 완납했다. 시는 캠프페이지 터를 시민 여가와 관광 거점을 겸한 복합공원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공원 속에 한류와 어린이 낭만 힐링을 주제로 체육과 공연, 전시시설, 박물관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최동용 춘천시장은 “주민·단체별 의견과 전문가 및 시정 자문기구인 ‘행복도시춘천만들기위원회’의 자문, 시의회 의견 등을 충분히 수렴해 기본 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원주시도 태장동 캠프롱 공여지 34만㎡에 대한 토지 매입 협약대금 665억원을 최근 완납했다. 6·25전쟁 중이던 1952년 원주에서 창설된 캠프롱은 한·미 연합작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기름 유출 사고로 시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협약대금을 당초 예정보다 3개월 앞당겨 완납한 만큼 원주시는 캠프롱 부지 조기 반환과 공원 조성사업 추진 등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한 뒤 국방부와 토지 매매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60여년간 군사시설로 이용되던 미군기지에 문화·체육·편의시설을 갖춘 공원이 조성될 것”이라며 “원주 북부권의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 균형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춘천·원주 미군기지 65년만에 주민 품으로

    옛 미군부대 터인 강원 춘천 캠프페이지와 원주 캠프롱이 65년 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10일 춘천시와 원주시에 따르면 미군부대 터로 남았던 캠프페이지와 캠프롱이 최근 등기 이전과 매입 대금 완납 등의 절차를 마쳤다. 춘천시의 최대 노른자위 땅인 캠프페이지 터 59만㎡는 지난 9일 등기 이전을 마쳤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건설된 이후 65년, 2005년 3월 폐쇄된 지 10년 만이다. 시는 2012년부터 5년간 국방부에 분할 납부해 온 캠프페이지 부지 매입 비용 1643억원을 지난달 모두 완납했다. 쳤다. 시는 캠프페이지 터 개발 방향을 시민 여가와 관광 거점을 겸한 복합공원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공원 속에 한류와 어린이 낭만 힐링을 주제로 체육과 공연, 전시시설, 박물관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최동용 춘천시장은 “주민, 단체별로 의견과 전문가 및 시정 자문기구인 ‘행복도시춘천만들기위원회’의 자문, 시의회 의견 등을 충분히 수렴해 기본 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원주시도 태장동 캠프롱 공여지 34만㎡에 대한 토지매입 협약대금 665억원을 최근 완납했다. 6·25전쟁 중이던 1952년 원주에서 창설된 캠프롱은 한·미 연합작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기름유출 사고로 시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협약 대금을 당초 예정보다 3개월 앞당겨 완납한 만큼 원주시는 캠프롱 부지 조기 반환과 공원 조성사업 추진 등이 급물살 탈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한 뒤 국방부와 토지매매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60여년간 군사시설로 이용되던 미군기지에 문화·체육·편의시설을 갖춘 공원이 조성될 것”이라며 “원주 북부권의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 균형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펜디·불가리도 입찰 경쟁… ‘로마 유산 보호’ 기부 위해 줄서야

    펜디·불가리도 입찰 경쟁… ‘로마 유산 보호’ 기부 위해 줄서야

    이탈리아 정부 문화재 예산 감축 기업들 너도나도 기부활동 나서 사업마다 100곳서 제안서 제출 로마시, 입찰 통해 후원 기업 선정 지난달 8일, 이탈리아 로마의 명소 트레비분수.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저마다 어깨너머로 분수에 동전을 던지거나 기념 촬영을 하며 즐거워했다. 조각상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더위를 식히며 청량함을 더했다. 트레비분수는 17개월간의 보수·복원을 마치고 지난해 11월 다시 물을 뿜었다. 분수 곳곳에 낀 이물질과 그을음이 싹 사라졌고, 허물어진 곳도 말끔히 보수됐다. 트레비분수 복원은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펜디’가 250만 유로(약 32억 6000만원)를 쾌척하며 진행됐다. 펜디는 파올라 분수, 모세 분수, 에로이광장 분수 등 로마시내 네 개의 분수 복원에도 28만 유로(약 3억 6000만원)를 기부했다. 오드리 헵번이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젤라토(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를 맛있게 먹었던 ‘스페인 계단’은 보수·복원이 진행되고 있었다. 계단 주위엔 복원 공사 중임을 알리는 투명 플라스틱이 둘러쳐져 있었다. 플라스틱엔 명품 보석업체 ‘불가리’가 복원 비용 150만 유로(약 19억 5000만원)를 후원했다고 적혀 있었다. 로마의 대표적 상징물 ‘콜로세움’도 한창 복원 공사 중이었다. 건물 외벽의 균열을 메우고 까맣게 낀 이물질을 제거하고 있었다. 소실된 내부 구조와 지하시설도 원형을 되살리고 있었다. 3년이 걸리는 방대한 규모의 복원 작업은 명품 신발업체 ‘토드’가 2500만 유로(약 326억원)라는 거액을 기부하며 추진됐다. 세계적인 이탈리아 기업들이 자사 성장 토대가 된 로마의 문화유산 보수·복원을 전담하고 있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복원 비용을 아무런 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나서 기업 문화재지킴이의 전범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기업 문화재지킴이 활동은 크게 스폰서(sponsor·후원)와 메세나(mecenat·기부)로 이뤄진다. 스폰서는 로마시가 입찰을 통해 로마의 문화유산 보존·복원 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뽑고, 선정된 기업엔 후원금 규모에 따라 일정 기간 해당 문화유산을 활용해 광고·선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이다. 메세나는 순수 기부로 광고를 할 수 없고, 로마시와 기업 간 협약만 체결하면 된다. 스폰서와 메세나는 복원 비용만 기부하는 것과 비용 지원뿐 아니라 복원도 기업이 직접 하는 형태로 나뉜다. 리비아 오미치올리 로마시 문화재담당국 회계책임자는 “입찰은 문화 활동을 하는 기업만 참가할 수 있는데, 보통 100개 이상의 기업이 입찰에 참여한다”며 “각 기업에서 제출한 제안서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갈수록 스폰서는 줄고 메세나가 늘고 있다”면서 “앞으론 메세나가 더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스폰서와 메세나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오미치올리 회계책임자는 “몇 년 전 이탈리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문화유산 보존·관리 예산이 확 줄었는데, 그때부터 기업 기부를 받기 시작했다”며 “정부 예산이 준 게 역설적으로 기업 기부 문화를 활성화시켰다”고 전했다. 글 사진 로마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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