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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전원일기] 작아서 맛있고 나홀로 거뜬해 ‘애플 수박’ …넘치면 역효과 비료는 적당히 ‘농사 철학’

    [新전원일기] 작아서 맛있고 나홀로 거뜬해 ‘애플 수박’ …넘치면 역효과 비료는 적당히 ‘농사 철학’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만 문을 연다.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한 가지뿐이고 주인은 무뚝뚝한 데다 얼굴마저 험상궂다. 영 손님이 올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이곳을 한 번 찾은 사람들은 기꺼이 단골이 되어 돌아간다. 댄서, 샐러리맨, 프로복서, 대학생, 요리평론가, 노숙자 등 다양한 직업의 손님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삶에 지쳤거나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렸거나 외롭다는 점이다. 주인은 그들의 이야기에 기꺼이 귀를 열어 주고 무언가 먹고 싶다고 말하면 가능한 정성껏 만들어 준다. 허기진 배와 함께 마음도 채울 수 있는 곳, 거리의 안식처이자 피로 회복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심야식당’인 셈이다. 2009년에 방영된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의 이야기다. 내게 이 드라마는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부러움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혼밥’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혼자 밥 먹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당시만 해도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혼자 밥을 먹는 것만큼 궁상맞고 난처한 일도 드물었다. 과일을 살 때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더구나 수박이라면, 매대 앞에서 서성이다 빈 카트를 끌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것 같은데, 먹는 것에서마저 소외된다고 생각하면 새삼 고독감이 엄습한다. 그런데 이제 최소한 먹는 것으로 슬픔을 느낄 일은 없겠다. ‘혼밥’뿐만 아니라 ‘혼수박’의 시대도 열렸기 때문이다. # 크기는 미니, 인기는 대박 훈련소와 딸기를 제외하고 충남 논산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논산 수박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논산 수박이 유명해지기까지는 ‘논산 수박연구회’의 노력이 큰 몫을 차지했는데, 그중에서도 ‘애플 수박’은 충남농업기술원과 논산시농업기술센터가 기술 지원을 하고 있는 시범 사업이다. 크기는 일반 수박의 4분의1 정도로, 대개 1~1.5㎏에 불과한 데 비해 당도는 훨씬 높다. 외피에 가까워질수록 당도가 떨어지는 일반 수박과 달리 안쪽이나 외피 쪽이나 당도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크기가 작으니 나들이 갈 때 들고 가기에도 부담이 없고, 껍질이 얇아 사과처럼 깎아 먹거나 껍질째 먹기에도 좋다. 논산에서는 지난해부터 애플 수박을 시범 재배하고 있는데 그중 한 곳이 ‘김상수 농가’다. 김상수(59)·정순희(59)씨 부부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줄곧 수박 농사를 지었다. 24살에 중매로 만나 37년을 살면서 수많은 굴곡을 함께 건너왔다는 두 사람. “벌어 놓은 것 하나 없이 대뜸 장개를 들어서 고생만, 고생만 시키더라구요”라며 웃는 아내의 얼굴에도, 민망한 듯 먼 산만 바라보는 남편의 얼굴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담뿍 담겨 있다. 부부는 현재 하우스 16동에 수박 농사를 짓고 있다. ‘씨들리스’(씨 없는 수박) 5동, ‘흑피 수박’(검은빛을 띤 씨 없는 수박) 7동, 애플 수박 4동을 운영 중인데 내년에는 애플 수박을 더 키울 생각이다. 지금이야 애플 수박을 효자 작물의 하나로 여기지만 지난해 논산수박연구회로부터 애플 수박 시범 재배를 부탁받았을 때만 해도 고민이 많았다. 비록 애플 수박이 지닌 장점이 많다 해도 낯선 것에는 거부감이 들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1, 2인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이니만큼 작은 사이즈의 수박을 찾는 사람들도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일단 하우스 2동에 애플 수박 재배를 시작했다. 재배를 하다 보니 여간 매력적인 게 아니다. 조롱박처럼 조록조록 달려 있는 모습이 손주들 재롱 떠는 모습처럼 귀여운 데다 재배와 수확 과정도 수월해 노동력 절감 효과도 높다. 일반 수박은 바닥에 깔아서 재배하는 ‘포복 재배’ 방식으로 포기당 한 개씩 수확을 하지만 애플 수박은 사과처럼 주렁주렁 달리는 ‘입식 재배’ 방식으로 보통 세 번 이상 수확이 가능하다. 일반 수박보다 병해충에도 강하고 재배 때 풀 줄기에서 나는 순을 쳐내는 번거로움도 없다. 수확을 하고 난 후 번번이 뿌리를 뽑아내고 땅을 갈아엎지 않아도 될뿐더러 수확한 후 흙을 털어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수확을 할 때도 하루 종일 허리를 굽히고 있을 필요가 없어 몸에 무리도 덜 간다. 한창 애플 수박 자랑에 신이 난 김씨를 아내인 정씨가 소리쳐 부른다. “여보, 차 좀 빼줘요!” “저 사람은 참…. 앞으로 냅다 갈 줄만 알았지 차도 못 빼고 주차도 못한다니까.” 툴툴거리면서도 잽싸게 일어나 아내를 향해 가는 발걸음이 바쁘다. 혼자 남아 땀을 식히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멀리로 계룡산 자락이 넓게 펼쳐져 있고 길 건너에는 수로가 길게 나 있다. 그 너머 들판에서는 백로가 모여 놀다가 커다란 날개를 펴고 동시에 날아오르기도 한다. 바람도 많아 하우스에서 뜨겁게 달궈진 몸과 마음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천혜의 환경이라고 할 만했다. 그런 곳에서 재배한 것이니만큼 다른 지역보다 더 달고 향긋한 과실이 태어나지 않을까 궁금해졌다. 아내를 태운 차의 뒤꽁무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씨가 휘적휘적 걸어 돌아온다. # 아낌없이, 그러나 적당히 “지역마다 당도 차이가 많이 나나요?” “지역에 따라 다른 게 아니라 키운 사람에 따라 다르죠. 똑같은 씨앗을 심었다고 해서 똑같은 수박이 나오는 건 아니에요. 욕심을 내면 낼수록 농사를 망칠 수 있지요. 수박이 크고 많이 달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거든요.” 김씨는 세상 이치가 다르지 않다고 한다. 농사짓는 기술이야 농업기술센터는 물론이고 인터넷 검색만 해도 쉽게 익힐 수 있지만 나만의 철학이 없는 이상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농사를 지을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욕심을 내는 것이다. 풍작을 기대하고 물과 비료를 많이 주면 오히려 당도가 떨어지고 수확 전에 쪼개지는 일이 허다하다. “예전에는 나도 너무 많이 주거나 필요 없는 것들을 줘서 역효과를 내기도 했어요. 이제는 뭐, 수박 농사만 30년 넘게 짓다 보니 수박잎만 바라봐도 원하는 게 뭔지 알아챌 수 있지요.” 수박에 제일 좋은 것은 햇빛이고 사람이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물과 거름뿐이다. 그조차 수박이 원하는 만큼 양질의 것을 주어야 한다. 김씨는 하우스 내에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 덕트를 이용해 강제 환기장치를 설치했고, ‘유박’(깻묵: 참깨·들깨 등 기름작물에서 기름을 짜고 난 찌끼)이나 ‘미강박’(쌀겨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끼) 등 천연유기질 비료를 사용한다. 화학비료가 저렴하고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지력(地力)도 저하되고 지하수 오염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필요한 미생물을 투입하거나 땅을 되도록 깊이 가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김씨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박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다. 수박과 ‘이심전심’의 상태가 돼야 비로소 당도 높은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부농의 꿈에 날개를 달다 수박은 여름철 대표 과일로서 ‘동의보감’에 따르면 신장염, 인후염, 편도선염, 방광염, 고혈압, 부종 등에 효과적이다. 노화를 방지하고 암을 예방하는 데도 주효할뿐더러 싱글족과 커플족이 증가하는 지금 추세로 볼 때, 애플 수박은 새로운 고부가가치 농업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해 김씨가 애플 수박으로 거둔 소득은 1600만원 정도다. 하우스 1동당 1작기(수박 씨를 뿌리고 한 번 수확하는 과정)에 800만원대의 소득을 올린 셈인데, 올해는 4동에 각각 2작기 재배를 할 계획이다.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애플 수박에서만 6400만원가량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내년에는 이보다 작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해보다 애플 수박 재배 농가가 3배 정도 늘어나 3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리 식구들도 요즘 애플 수박만 먹어요. 일반 수박하고 애플 수박을 냉장고에 나란히 넣어 두잖아요. 그러면 애플 수박만 없어진다니까요. 다루기도 편하고 먹기에 부담도 없고 달기도 더 다니까 애플 수박에 손이 가는 게 당연하죠. 얼마나 작은지 직접 보시겠어요?” 김씨가 또다시 휘적휘적 걸어 하우스 앞으로 간다. 하우스로 가는 길목을 커다란 개 두 마리가 지키고 있는데 땅바닥에는 갉아먹고 남은 수박껍질이 뒹굴고 있다. 컹컹 짖는 개들을 지나쳐 김씨 뒤를 바짝 따르다가 주춤 발을 멈춘다. “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하우스에는 갓난아이 머리통만 한 수박이 그야말로 주렁주렁 달려 있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신기하고 더 탐스럽다.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연신 사진을 찍는데, 김씨가 “쯧쯧” 하고는 수박 하나를 따서 한쪽 구석으로 던진다. “이렇게 가끔 쪼개지는 게 생겨요. 수분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거지요.” 심상한 말투지만 쪼개진 수박을 자꾸 곁눈질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다. 저렇게 애틋한 마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농작물을 키울까. 나조차 애틋한 마음이 되어 가만히 서 있는데 때마침 정씨가 부산스럽게 하우스 안으로 들어선다. “멀리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여태 수박 한 쪽 대접을 안 하고 있었어요.” 수박을 뚝뚝 따서 뚝뚝 자르고 뚝딱 껍질을 깎아 손에 쥐여 준다. 한 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수박향이 진동한다. 달고 시원하다. 맛보다는 먹는 품새에 반해 정신을 팔고 있는 내 곁에서 정씨가 사춘기 소녀처럼 종알거린다. “일손이 덜 가니까 쉬는 날에는 바닷가에 가서 회도 먹고 구경도 하고 그래요. 지난해는 부부 동반으로 중국에 다녀왔는데, 또 갈 거예요. 올해는 중국 ‘장가계’랑 ‘원가계’로 해서 쭈욱 돌다 와야지. 중매로 만나서 지금까지 고생만 했는데 이제 여행도 다니고 사람처럼 사는구나 싶어요. 글쎄 요즘은 집안일도 도와주고 그런다니까요.” 흥이 난 정씨 덕에 내 목소리까지 높아진다. “그럼요. 그런 게 사람 사는 거죠!” 모쪼록 애플 수박이 지역 브랜드의 역할뿐 아니라 고소득 작물로도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란다. 자라나서, 농가 식구들이 매일매일 웃고 내내 흥에 겨울 수 있도록 말이다.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통신·항공 손잡은 은행 ‘짝짓기’로 위기 넘는다

    통신·항공 손잡은 은행 ‘짝짓기’로 위기 넘는다

    지난 7일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 쇼핑을 마친 중국인 관광객 야오밍씨가 스마트폰을 내민다. 신용카드나 현금이 아닌 ‘알리페이’ 결제를 해달라는 것이다. 알리페이는 중국에서 8억명 이상이 사용 중인 최대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상품의 바코드를 읽는 방식이라 빠르고 간단하다. 야오밍씨는 앱에서 알림으로 뜬 ‘30% 즉시 할인’ 정보를 보고 이곳을 방문했다. 세 곳의 ‘컬래버레이션’(협업) 결과다. 앱 관리와 할인 프로모션은 중국 알리페이, 국내 결제 밴망은 한국정보통신(KICC), 정산 서비스는 KEB하나은행이 담당한다. 중국인은 익숙한 결제수단으로 쿠폰까지 받을 수 있어 좋고, 국내 가맹점의 경우 매출 증가는 물론 바로 다음날 은행에서 빠르게 정산받을 수 있어 이득이다. 은행은 결제 수수료, 환율 차액, 결제대금 운용의 이점이 있다. 화장품점, 의류점, 음식점이 즐비한 명동 유네스코 길 일대 상점들은 은행·알리페이 프로모션 행사와 매장별 할인율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붙여 놓고 ‘왕서방 모시기’에 한창이다. 저금리, 구조조정 등 안팎의 모진 환경에 마진마저 줄어 외로운 은행이 ‘짝짓기’에 나섰다. 통신, 항공, 출판사 등 다른 산업과의 협업으로 위기 돌파에 나선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통신사와 손을 잡았다. KB국민카드 결제대금 중 LG유플러스 휴대전화 납부실적이 있으면 모바일 데이터를 준다. 항공사와도 ‘동맹’ 관계다. 거래실적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가 쌓이는 ‘KB아시아나ONE통장’을 출시, 평균 예금 잔고에 따라 매달 최고 3000마일리지를 준다. 신한은행은 삼성전자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고 신상품 ‘헬스플러스 적금’을 내놨다. 고객이 삼성전자의 건강관리 앱 ‘S헬스’를 이용해 ▲만기일 전날까지 10만보 이상 걷기 ▲아침, 점심, 저녁 식단 10일 이상 기록하기 ▲수면패턴 10일 이상 기록하기 중 1개의 목표만 달성해도 이자를 더 얹어준다. 출판업계와의 시너지도 노리고 있다. ‘신한 북21 지식 적금’이 대표적이다. ‘마법천자문’으로 유명한 출판그룹 ‘북이십일’과 제휴해 지식 적금 가입자에게 매달 E-book 3권과 카드북 7권(총 7만 5000원 상당)을 업데이트해 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 예·적금 상품 제휴가 쿠폰 제공과 미미한 할인 혜택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상품에 기업 이름까지 넣고 인터넷 스마트뱅킹 전용으로 만들어 금리 경쟁력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영업점 안에 아예 카페를 들여놓은 곳도 있다. 우리은행은 커피 브랜드인 ‘폴바셋’과 제휴해 ‘동부이촌동지점 카페 인 브랜치’를 지난 3월 문 열었다. 그렇다고 모든 ‘결혼’이 해피엔딩은 아니다. NH농협금융이 국내 최대 편의점 체인망인 CU와 손잡고 ‘편의점 무인점포’라는 새로운 도전을 했지만 실적은 저조했다. 석 달 전 NH투자증권이 계열사를 대표해 성동금호점에 ‘CU 365 캐시존’을 만들었지만 3개월간 입출금 건수는 한 건도 없었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일종의 안테나숍이었던 만큼 용도 전환 및 서비스 개발을 검토 중”이라면서 “증권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삼각김밥을 준다거나 물건 할인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목록화·디지털 작업… 800여점 이매방 유품에 숨결 불어넣다

    목록화·디지털 작업… 800여점 이매방 유품에 숨결 불어넣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최근 최대 숙원 사업인 ‘명예의 전당’ 건립 초석이 될 국가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 유품 조사와 수집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지난 5월 조각장(국가무형문화재 제35호) 김철주(1933∼2015년) 명예보유자를 시작으로 승무(제27호)와 살품이춤(제37호) 이매방(1927~2015년) 명예보유자, 태평무(제92호) 강선영(1925~2016년) 명예보유자의 유품을 차례로 모으고 있다. 지난달 27일 명예의 전당을 채울 인간문화재 유품 보존·관리 현장을 찾았다.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립무형유산원 지하 1층 수장고에 들어서니 바깥의 찜통더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자료 보존을 위해 연중 20~22도의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수장고는 분류실, 시청각자료 보존실, 실물자료 보존실로 이뤄져 있다. 분류실에선 이매방 명예보유자 유품 목록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곳곳에 그의 유품이 산재해 있었다. 무형유산원 직원들은 지난달 22~23일 이 명예보유자의 서울 양재동 자택을 찾아 유품을 일일이 분류해 800여점을 수거해 왔다. 이 명예보유자가 공연 때 쓴 음향과 공연 장면이 담긴 카세트테이프·릴테이프·VHS테이프·CD·LP 등 501점, 사진 앨범 14권, 서화 및 액자 44점, 한복·양복·공연의상·모자 등 의복류 97점, 악기·병풍·가발 등 공연 소품 112점 등이다. 사진과 테이프엔 이 명예보유자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최연규 조사연구기록과 사무관은 “희귀 자료들이 많다”며 “1세대 춤꾼인 김천흥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통 춤꾼들이 모두 나오고, 녹음테이프 중엔 안숙선·김소희 명창이 구음(口音·입소리)을 한 것도 있다”고 했다. 유품 중 고풍스러운 멋을 자아내는 재봉틀과 릴테이프 편집기가 눈에 띄었다. 최 사무관은 “이 명예보유자의 손때가 묻어 있는 귀중한 유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명예보유자께선 본인뿐 아니라 제자들이 공연 때 입을 옷을 손수 만드신 걸로 유명합니다. 선생께서 공연 복 제작 때 사용하셨던 재봉틀로,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거예요. 100년도 넘었는데 아직도 잘 작동합니다. 릴테이프 편집기도 선생께서 공연 때 쓸 음향을 직접 녹음·편집할 때 사용했던 겁니다.” 분류실 한쪽에선 아카이브(기록보관)를 위해 의복, 악기 등을 사진 촬영하고 있었다. 분류실에서 목록화 작업이 끝나면 시청각자료는 시청각자료 보존실로, 실물 자료는 보존실로 옮겨져 보존된다. 무형유산원 3층 ‘디지털아카이빙실’에선 이 명예보유자의 공연 장면이 담긴 VHS테이프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김정남 기획운영과장은 “의복이나 가구, 병풍, 서화 등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보존 처리를 거친 뒤 수장고에 보관하고, 시청각자료는 영구 보존될 수 있도록 디지털로 변환한다”고 했다. 최 사무관은 “디지털 전환 작업은 인내를 요한다”며 “오래된 테이프들은 서로 달라붙어 영상이 중간에 끊기는 경우가 많아 담당자가 몇 시간이고 자리에 앉아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명예보유자 부인인 김명자 이매방춤보존회 회장은 “선생님의 유품이 영구 보존돼 구십 평생 춤으로 살아온 선생님의 정신이 길이길이 전해졌으면 한다”며 “전통 춤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은 선생님 유품을 보면서 전통 춤의 맥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고 일반인들은 선생님의 새로운 면모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옷에는 저마다 애틋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며 “낡고 색이 바래 애석하지만 그 옷들을 보며 선생님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철주 명예보유자의 경우는 김 명예보유자뿐 아니라 조선 후기 최고의 조각장이었던 그의 아버지 김정섭 선생의 유품까지 모두 가져왔다. 김 명예보유자 딸과 사위가 최근 유품 보존 관련 상의를 하러 무형유산원을 찾았다 관계자들에게 유품 보존·활용 계획을 듣고 부자의 유품을 모두 기증했다. 강선영 명예보유자의 유품은 이달 초 무형유산원으로 옮겨진다. 강 명예보유자의 유품은 경기 안성의 전수교육관에서 관리를 잘하고 있지만 태평무 가치를 일반인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선 무형유산원에서 보관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형유산원 직원들은 강 명예보유자의 전수교육관과 서울 성북동 자택을 찾아 기초 조사를 마쳤다. 최 사무관은 “강 명예보유자는 한류 1세대에 해당한다”며 “1960년대부터 프랑스 파리 등 해외 공연을 1000회 이상 했는데, 그 기록들이 다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재필 조사연구기록과장은 “인간문화재들이 돌아가시면 그분들의 유품은 가족들이 보관하거나 제자들이 나눠 가지곤 했다”며 “그분들의 사진, 영상, 의복, 작품 등이 제대로 보존·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지하창고나 장롱, 박스에 묻혀 있는 유물들이 너무 많은데, 체계적으로 수집해 공개하면 학술 연구에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잠자고 있는 유물들에 숨결을 불어넣어 새 생명을 갖게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주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우토로 마을/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우토로 마을/박홍기 논설위원

    우토로 마을은 일본 교토에 있다. 교토의 남쪽에 있는 우지 이세탄초 우토로 51번지다. 1만 9800㎡ 규모다. 근현대 한·일 관계가 응축된 역사의 현장이나 다름없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군비행장 건설에 강제 동원된 전체 노동자 2000명 가운데 조선인 노동자 1300여명의 가건물 합숙소가 마을의 출발점이다. 비행장 공사는 1945년 일본의 패전으로 완성되지 못한 채 중단됐다. 노역의 대가도 받지 못했다. 돈도, 갈 곳도 없는 조선인 노동자들은 우토로 마을에서 새 삶을 개척할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들은 강제 징용뿐만 아니라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인들도 상당했다. 그 때문에 일본 정부는 ‘우토로 마을이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의 마을’로 불리는 사실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식민지 지배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전혀 없다. 역사성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에서다. 우토로 마을은 1989년 재일교포 차별의 상징이자 저항의 공간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50년 가까이 조선인과 그 후손들이 가난과 차별 속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게’ 생활 터전으로 일군 정착촌에서 내쫓길 처지에 놓이면서부터다. 애초 우물 하나 없는 황무지였던 곳이다. 부동산 회사인 서일본식산은 1989년 2월 토지 명도 소송을 제기해 1998년 승소했다. 주민들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 격인 최고재판소에 상고했지만 2000년 11월 기각됐다. 일본 정부도, 법원도 끝내 ‘우토로의 역사’를 외면한 것이다. 마을은 강제 퇴거 명령과 함께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일본의 양심 세력들은 1989년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을 결성해 지원에 나섰다. 한국의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우토로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 유엔 인권위원회 인종차별특별보좌관이 직접 우토로 마을을 찾아 현장을 파악하기도 했다. 국제 인권 문제로 비화됐다. 2005년엔 재일교포와 일본인,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우토로 살리기 모금에 나서 17억원을 모았다. 한국 정부도 30억원을 내놓았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한 달 치 월급을 개인적으로 기부할 뜻을 밝혔다가 외교부에서 한·일 관계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만류해 실행에는 옮기지 않았다. 2010년 우토로 마을의 땅 3분의1가량을 매입했다. 강제 철거도 일단 유보함으로써 위기를 넘겼다. 우토로 마을이 최근 재개발을 위한 철거에 들어갔다. 주택 신축과 도로 포장, 공원 조성 등 대대적인 정비다. 현대식으로 새롭게 단장하는 것이다. 애초 일본 정부는 주민들의 재입주를 보장하는 전제 아래 재개발 계획을 내놨었다. 까닭에 동포들끼리 희로애락을 같이했던 마을회관 에루화(‘지화자’, ‘좋다’라는 뜻의 감탄사), 주민들이 함께 거주했던 합숙소 등 마을 상징물도 헐릴 운명이다. 마을의 옛 모습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토로 마을의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경제 블로그] 김정태와 이재용 닮은꼴 ‘몸집 줄이기’

    [경제 블로그] 김정태와 이재용 닮은꼴 ‘몸집 줄이기’

    요즘 금융권에선 김정태(왼쪽) 하나금융 회장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와 재벌 총수의 조합이 왠지 낯설어 보이지만 다 이유가 있습니다. 김 회장은 최근 하나금융 몸집을 한창 줄이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신한금융, KB금융과 순위 다툼이 치열하지만 당장 ‘1등’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보단 내실을 기하겠다는 전략이지요. 여기에는 ‘2018년 위기론’이 크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하나금융 계열사 임직원에게 “내후년에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쓰나미가 몰려올 때 살아남으려면 최대한 몸집을 가볍게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이 10년 주기 위기설을 강조하며 내년 혹은 내후년에 글로벌 경제가 또 한번 휘청거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불필요한 자산은 최대한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라고 주문하고 있지요. 대표적인 게 부동산 매각입니다. 하나금융은 서울 을지로의 옛 외환은행 본점(장부가 4600억원)이나 리모델링 중인 하나은행 본점을 처분할 계획입니다. 경기도 용인의 KEB하나은행 연수원도 팔 계획입니다. 하나금융은 석유·화학과 전자 부문 대기업 여신도 보수적으로 운용할 계획입니다. 이 또한 “2018년 이후부터는 전자 부문도 중국에 따라잡힐 것”이라며 선제적인 위기 대응을 주문한 김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입니다. 이재용 부회장도 올 들어 삼성생명(태평로 본관 및 빌딩)과 삼성화재(본관·역삼빌딩 지분 50%) 소유의 부동산을 줄줄이 처분하고 있습니다. 계열사 빅딜도 과감히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때까지 돈이 안 되는 사업은 정리하고 덩치를 작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이죠. 오너 기업인인 이 부회장과 월급쟁이 CEO인 김 회장이 ‘같은 판단’ 아래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건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중첩되는 두 사람의 행보를 보며 금융권 사람들은 김 회장 특유의 ‘동물적인 감각’이 이번에도 적중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맥 잘 짚고 선 굵은 ‘행정 9단’… ‘살고 싶은 익산’ 건설 올인

    [자치단체장 25시] 맥 잘 짚고 선 굵은 ‘행정 9단’… ‘살고 싶은 익산’ 건설 올인

    정헌율(58) 전북 익산시장은 ‘행정 9단’으로 불린다. 행시(24회) 출신으로 33년간 행정안전부, 건설부 등 중앙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전문가이자 재정전문가다. 전북도 행정부지사 시절에는 맥을 잘 짚고 선이 굵은 명지휘관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지만 ‘범생이’ 스타일이 아니다. 뚝심 좋고 승부사 기질도 대단하다. 2012년 정년을 4년 6개월 남겨 놓고 민선 6기 익산시장 경선에 과감히 도전했다. 하지만 익산이 고향이지만 ‘중앙에서 공직생활을 오래 한 서울사람’이란 오해 때문에 고배를 마셨다. 그는 낙선 직후 가족들과 함께 익산으로 내려와 둥지를 틀었다.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익산 구석구석을 누비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표밭을 갈았다. 그리고 2년 후인 지난 4월 익산시장 재선거에서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달 21일 시장 취임 100일을 앞두고 ‘정말 살고 싶은 도시 익산’ 건설을 위해 열정을 불사르는 정 시장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행시 출신으로 33년간 중앙서 요직 거쳐 정 시장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근면·성실이 가장 큰 무기인 그는 새벽기도가 끝나는 오전 6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시민들과 대화를 시작한다. 가끔 돌 직구나 쓴소리가 올라오지만 시민들의 사소한 불편이나 애로사항까지 직접 파악할 수 있어 직접 관리한다. 오전 7시 일정을 체크하고 신문과 방송을 모니터링한다. 언론 모니터링은 중앙부처 근무 시절부터 정보를 입수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8시 30분 시장실에 긴장이 감돈다. 정 시장은 취임 직후 관행적 행정시스템을 정비하고 일하는 방식도 개선, 느슨했던 시 행정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각종 행사의 축사나 인사말을 과감히 생략하고 수행 인력도 최소화했다. 대신 행정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그는 전날 발생한 사건·사고, 현안사업 진행상황 등을 보고받고 회의를 시작했다. 시장이 행정을 꿰뚫어 보기 때문에 간부들은 허투루 보고할 수 없다. 허위보고를 했던 몇몇 간부들은 혼쭐이 났다. 그는 간단한 요약 보고서만 봐도 예상되는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한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일에 관한 한 철두철미하고 부족하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회의에 참석한 간부들은 시장의 지시사항을 받아 적으며 진땀을 흘린다. 이어 시작된 결재는 시민의 입장에서 진행했다. “시민들의 의견은 수렴했는가? 시민들에게 불편은 없겠는가?” 하고 묻고 다수의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시민 의견이 반영되면 정책에 실패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결재가 끝나자 ‘위생용품지원 기탁식’이 이어졌다.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서민들에게 전달할 생리대 구입 대금 기탁식이다. 정 시장은 지역 사회단체들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바닥 민심을 수렴했다. 그의 대화 방식은 항상 솔직 담백하고 진정성이 넘쳐 시민들도 가슴을 열고 다가온다. 10시에는 다자녀 가정을 방문했다. 여덟 자녀를 둔 영등1동 S씨 가정을 찾은 정 시장은 친인척처럼 아이들을 부둥켜안고 어려움을 살폈다. 남편을 잃은 한 부모 가정이지만 밝게 생활하는 아이들을 격려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친구 같은 시장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우울증 치료를 받는 S씨도 처음엔 매우 서먹해했지만 정 시장의 따뜻한 격려에 마음을 열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살 수 있는 집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정 시장은 “최대한 빠른 기간 안에 모든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동행한 김창신 복지청소년과장에게 지시했다. “어려움이 있으면 시장에게 직접 전화하라”며 명함을 손에 쥐여주는 정 시장의 얼굴에 안타까움과 함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스쳐갔다. 3대가 한 집에 살며 6자녀를 기르는 낭산면 차경민씨 집도 방문했다. 동네 앞까지 나와 시장을 맞는 주민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는 게 애국자”라고 격려했다. 차씨도 “한 달에 쌀을 한 가마씩 먹고 피자를 가장 큰 것으로 두 판씩 시켜도 눈 깜짝할 새 없어진다”며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는 재미는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화답했다. 정 시장은 “차씨 집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모교인 함열초 동문들”이라며 “익산시의 농업관련 부서를 모두 옛 함열군청 자리로 옮기고 군의회 건물은 건강증진센터로 개조해 북부권 균형개발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농업관련 부서만 옮겨도 옛 함열군청 직원 수만큼 공무원들이 근무하게 돼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 낮 12시 정 시장에게는 특별한 점심이다. 예안교회에서 소외계층과 어르신들에게 짜장면 봉사 활동하는 날이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짜장면 데이’에 정 시장은 고정 봉사요원이다. 정 시장은 빨간 조끼를 입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500여명의 시민에게 능숙한 솜씨로 짜장면을 전달했다. 시민들은 활짝 웃으며 악수를 청하기도 하고 얼싸안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는 “인디언 속담에 마을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면 마을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며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와 산 경험을 배우고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주 화요일 ‘짜장면 데이’ 단골 봉사 간단히 점심을 마친 정 시장은 익산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국가식품클러스터 추진상황 점검에 나섰다. 30도가 넘는 찜통더위에도 정 시장은 안전모와 작업화를 갖추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정부기업지원시설 건설 현장을 꼼꼼히 둘러봤다. 정 시장은 “철저한 현장관리로 장마와 폭염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당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시설은 정부가 648억원을 들여 식품업체들에 품질과 기능성 평가 등을 원스톱 서비스를 하는 핵심 기구다. 오는 9월 완공되면 기업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에 나온 임한경 식품클러스터지원과장에게는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성공 여부는 기업 유치에 달렸다”며 “양해각서를 체결한 기업들이 언제쯤 본계약 체결이 가능한지 보고하라”고 챙겼다. 정 시장은 스스로 ‘기업세일즈맨’이라며 “1%의 가능성만 보이면 어디든 달려간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유치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앉아서 찾아오는 기업을 맞이하던 때는 지났다”며 직원들에게 기업 유치를 독려한다. 오후 4시 시청으로 돌아온 정 시장은 쉴 틈도 없이 민원인 면담과 결재를 시작했다. 한센인촌인 금오농장 관계자, 대학로 상점 운영자 등 5건의 면담을 릴레이로 이어갔다. 시장실은 문턱을 낮추고 눈높이를 시민들에게 맞춰 민원인들로 항상 북적댄다. 그는 “민원인이 시장을 찾아왔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라며 “민원인들을 만나는 게 내 행복이고 소임이다”고 강조한다. 모든 민원은 시민의 편에서 경청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 부서에 지시한다. 그는 시민들에게 바짝 다가가기 위해 ‘시민열린광장’도 개최한다. 시정 현안과 관심사, 각종 민원을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그러나 법에 어긋나는 민원이나 또 다른 민원을 일으킬 수 있는 민원은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하고 이유를 설명한다. 오후 6시 정규 일과를 마치는 시간이지만 현장 행정과 면담으로 밀린 결재를 시작했다. 정 시장은 7시 가까이 돼서야 청사를 나섰다. 청소년수련관에서 YMCA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찾아간다”는 정 시장의 뒷모습에서 ‘진정한 지역 일꾼이 되겠다’는 열정이 넘쳐 보였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등록만 하면 F4비자 따요” 中 동포 울리는 기술 학원

    “등록만 하면 F4비자 따요” 中 동포 울리는 기술 학원

    제빵사 등 기능 자격증 따면 유효기간 없이 장기체류 가능… 2년 새 6만명 급증 인기몰이 “전단지에 합격률을 허위로 표기하고, 행정사나 여행사를 통해서 무차별적으로 중국동포 수강생을 모으는 곳도 많잖아요. 우리는 전단지 광고도 안 하고 수강생 모집을 위해 소개비를 주지도 않는데 억울해요. 너무하는 것 아닌가요.” 7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인근의 한 기술학원 원장이 무고함을 호소했지만 ‘F4’(재외동포 비자)와 관련해 단속을 나온 서울 남부교육지원청 강병도 주무관은 “합격률에 대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벌점 부과 대상이 확실하다”고 잘라 말했다. 강 주무관은 벌점 20점을 부과했다. 같은 사안으로 벌점이 쌓여 30점을 초과하면 교습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학원에서 버섯종균기능사 및 세탁기능사를 따기 위한 자격증 수업이 한창이었는데 학원 입구와 내부에 붙인 ‘기능사 합격률 95%’이라는 문구가 문제였다. 교육청의 지도점검관들은 이날 중국동포들이 F4 비자를 위해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대림 2동의 기술학원들을 대상으로 허위·과장 광고, 현금영수증 미발급, 수강료 미표시 등을 확인했다. F4 비자를 원하는 동포들이 급증하면서 최근 기술학원들이 무자격 강사를 채용하는 등 위법을 저지르는 경우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대림2동에만 해당 기술학원이 34곳이나 밀집해 있었다. 이곳의 경우 주민 2만 4266명(3월 기준) 중 34.5%가 중국 동포다. F4 비자는 2012년부터 법무부가 중국 및 구(舊) 소련지역 동포 가운데 대학졸업자, 기업대표, 기능사 이상 자격증 소지자, 만 60세 이상 등 단순노무직에 종사할 가능성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급하는 장기체류 비자다. 유효기간이 없어 3년마다 갱신하면 계속 우리나라에 체류할 수 있다. 2014년 28만명이던 F4 비자 소지자는 2015년 32만명으로 늘었고 지난 5월 기준으로 34만명으로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중국동포는 25만 2000명으로 F4 비자 소지자 중 74.1%에 이른다. 최근에는 공사장이나 식당 등 단순노무직을 유지하기 위해 자격증을 따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F4 비자 시장이 과열되면서 중국동포에게 ‘공인기능사 자격증 학원’을 알선해 주고 소개비를 받는 ‘행정사’(비자발급 대행업체)의 과장 광고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지하철 2호선 대림역을 나온 강 주무관은 바로 대여섯 장의 전단을 받았다. 전단에는 ‘동포 F4 전문학원’, ‘비자 변경이 가장 쉬운 과목 제빵기능사’, ‘필기 없는 건설현장 자격증’ 등이 적혀 있었다. 강 주무관은 전단에 있는 행정사에 일일이 전화해 “학원도 아닌 행정사에서 이렇게 전단을 배포하시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그는 “학원들이 무분별한 광고를 하고, 행정사나 여행사에 과도한 소개비를 주면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결국 피해는 동포들에게 돌아간다”며 “다음달까지 전체 기술학원을 순차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찰, 박유천 첫번째 성폭행 사건 ‘무혐의’ 처분 검토···나머지 계속 수사

    경찰, 박유천 첫번째 성폭행 사건 ‘무혐의’ 처분 검토···나머지 계속 수사

    성폭행 혐의로 4차례 고소를 당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0)씨의 첫번째 피소 사건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7일 “첫번째 성폭행 피소 사건과 관련해 박씨에게 성폭행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달 10일 유흥주점 화장실에서 유흥업소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뒤 16일과 17일 역시 성폭행 혐의로 3명에게 추가로 고소당했다. 첫 고소 여성은 “강제성이 없는 성관계였다”며 고소를 취소했지만, 박씨는 이 여성을 무고와 공갈 혐의로 맞고소했으며 두번째 고소 여성도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날 SBS는 경찰이 박씨에게 적용된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면서 되레 첫번째 고소여성과 그의 남자친구, 사촌오빠 등에게 무고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 직후 경찰 관계자는 “경찰 수사는 한창 진행 중에 있고,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면서 “혐의 유무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단계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비록 수사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첫번째 고소 사건과 관련해 성관계 당시 강제성이나 폭력, 협박 등의 정황이 없어 박씨에게 성폭행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5차례 박씨를 소환해 조사했으며, 앞으로 1∼2차례 더 부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사건 관계자들의 혐의 성립 여부나 구속영장 신청 방침과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보’로 한바탕 소동···경찰 “박유천 성폭행 무혐의, 아직 결론 안나”

    ‘오보’로 한바탕 소동···경찰 “박유천 성폭행 무혐의, 아직 결론 안나”

    성폭행 혐의로 4차례 피소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0)씨에게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는 한 방송뉴스 보도 내용에 대해 경찰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오보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7일 SBS는 경찰이 성폭행을 당했다며 박씨를 고소한 피해 여성들이 사건 발생 당시 놀라거나 당혹스럽긴 했지만 폭행, 협박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해 ‘강제성’ 입증이 어렵다며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박씨가 무고 혐의로 맞고소한 첫번째, 두번째 고소인들에게 무고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고도 보도했다. SBS는 특히 박씨를 첫번째로 고소했다가 취소한 여성은 남자친구, 사촌오빠 등과 함께 박씨와의 성관계 사실을 빌미로 박씨 측을 협박해 1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고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런 내용의 보도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강하게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수사는 한창 진행 중에 있고,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면서 “성폭행 혐의 유무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단계가 아니다.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박씨뿐만 아니라 박씨로부터 고소를 당한 여성들의 혐의 여부도 아직 아무것도 결론나지 않았다”면서 “첫번째 고소인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 예정이라는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씨를 현재까지 5차례 조사한 경찰은 추가로 1~2회 박씨를 소환할지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지난달 10일과 16일, 17일 성폭행 혐의로 4명의 여성으로부터 고소당한 박씨는 같은달 20일 첫 고소여성을 무고와 공갈 혐의로 맞고소한 적이 있다. 지난 4일에는 자신을 고소한 두번재 여성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77> ‘한우 고장’ 횡성, 수도권 시대 열다

    [新국토기행] <77> ‘한우 고장’ 횡성, 수도권 시대 열다

    국내 최고 명품인 ‘횡성한우’를 생산하는 강원 횡성군이 산속의 오지마을에서 벗어나 사통팔달 교통여건을 활용해 수도권 시대를 열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는 물론 거미줄처럼 이어지는 국도가 지나면서 중부내륙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내년에 원주~강릉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횡성역까지 오픈하면 서울에서 40분 거리에 놓여 명실상부한 수도권 시대를 맞게 된다. 기업체들이 몰려들면서 현재 4만 6000여명의 인구도 빠르게 늘고 있다. 10만 인구를 바라보며 도시기반 구축이 한창이다. 높은 산과 계곡 속에 묻혀 있던 산골마을이 살기 좋은 전원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섬강과 주천강의 발원지 태기산을 비롯해 해발 1000m 안팎의 10여개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자연 속에 머물며 쉴 수 있는 힐링의 고장으로도 뜨고 있다. 올여름 피서는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횡성에서 횡성한우를 맛보며 즐겨 보는 것도 좋겠다.>>볼거리 ●한국인 신부가 세운 최초 성당 ‘풍수원성당’ 규모가 작은 아담한 성당이지만 붉은 벽돌과 검은 벽돌로 굵은 선을 그려냈다. 검은색 벽돌은 햇볕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기도 하고, 느티나무 가지가 성당 벽에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150년의 역사를 간직한 풍수원성당의 모습이다. 1866년 병인박해를 피해 전국 곳곳의 천주교 신자들과 순교자 자손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어 마을을 이뤘다. 이들은 화전을 일구거나 토기를 구워 생계를 꾸리며, 이끌어주는 신부도 없이 두터운 신앙으로 풍수원을 지켰다. 1888년 처음으로 프랑스의 르메르 신부가 부임했고, 1896년 정규하 신부가 부임해 1907년 성당을 지은 게 현재에 이른다. 한국인 신부가 지은 성당으로는 국내 최초이다. 약현성당, 되재성당, 명동성당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지어진 유서 깊은 성당이다. 강원도, 경기도 일대의 성당이 모두 풍수원성당에서 분당됐으니 한국 천주교사에서 풍수원성당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현재 성당 주변은 유현문화관광지로 조성되고 있다. 유물전시관을 비롯해 가마터도 복원했다. 산책로로 조성된 십자가의 길은 예수의 고난을 상징하기도 하다. 현재 살고 있는 주민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인데 마을의 특성을 잘 살려 예술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호수 따라 걷는 행복한 산책길 ‘횡성호수길’ 횡성호는 아름답기로 소문난 갑천면 부동리, 중금리, 화전리, 구방리, 포동리 등 5개 리가 수몰돼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1990년 첫 삽을 뜨고 11년 만인 2000년에 완공돼 횡성군과 원주시의 식수원이 되고 있다. 수몰민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망향의 동산에는 당시 수몰지역의 문화유적과 수몰민들의 삶과 자취를 전시하고 있는 자료관이 세워졌고, 화성정이 옛 모습 그대로 옮겨졌다. 수몰민들의 애환을 간직한 채 횡성호 주변으로 7개 구간 모두 27㎞의 산책길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망향의 동산에서 시작하는 5구간(4.5㎞)에 꽃봉숭아, 개복숭아 등 13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해를 거듭할수록 풍성한 꽃길이 기대된다. 제주 올레길이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가족끼리, 연인끼리 부담 없이 낙엽과 함께, 혹은 눈길에 발자국을 만들며 추억을 만들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추억은 시간과 장소가 주는 선물이다. ●캠핑족 설레게 하는‘ 병지방오토캠핑장’ 갑천면 병지방은 예전엔 오지로 소문날 정도로 자연이 잘 보존돼 있고 일대인 어답산과 병지방계곡은 그야말로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 지난달 기존 1구역 37면의 캠핑장이 3개 구역 119면으로 확장되면서 자연을 즐기려는 캠핑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름다운 계곡이 있고 좌우로 산이 솟아 여름에도 해가 떨어지면 서늘한 이곳은 한여름 캠핑지로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주차장 4곳, 족구장 1개, 물놀이장 1개, 징검다리 1개 외 화장실, 샤워실 등 편의시설도 완비됐다. 특히 새로 만든 물놀이장은 워터파크에서나 볼 수 있는 물썰매장으로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이트 입구마다 깎아 세운 장승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표정도 소소한 즐거움을 더해준다. 횡성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주목받는 어답산은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을 쫓아온 신라의 박혁거세가 올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갑천은 계곡물에 그 병사들이 갑옷을 씻었다는 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자연 속의 야구장 ‘베이스볼테마파크’ 공근면 매곡리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가 지난달 개장됐다. 2013년부터 238억원을 들여 정규규격 야구장 2면(120m)과 유소년용 야구장 2면(105m), 실내연습장, 그리고 축구장 1면과 캠핑장까지 갖췄다. 2018년까지 호스텔과 먹거리촌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야구, 축구, 캠핑, 가족단위의 관광까지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대규모 테마스포츠 공간으로 자리잡게 된다. 베이스볼파크 운영은 프로야구 선수출신이 맡고 있다. 앞으로 각종 야구대회 유치, 리그전 운영, 초·중·고교부터 대학, 실업, 프로야구단 전지훈련장으로 활용해 국내 최고의 생활야구경기장과 훈련장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잘 갖춰진 천연잔디. 인조잔디구장이 일품이다. 중앙고속도로와 국도 6호선·44호선에 인접해 있고, 서울에서 1시간 정도면 올 수 있다. 영동과 영서 중간에 있어 강원도는 물론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야구동호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야구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年 관광객 100만명 이상 방문 ‘횡성 4대 축제’ 횡성한우축제를 비롯해 더덕축제, 안흥찐빵축제, 둔내고랭지토마토축제가 횡성의 4대 축제로 꼽힌다. 해마다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소문난 축제들이다. 특히 횡성한우 세계화 전략으로 지난해 열린 횡성한우축제는 외국인 관광객과 취재진까지 포함에 83만명이 다녀가는 성황을 이뤘다. 횡성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축제인 데다 관광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져 점점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강원도 대표축제다. 올해 횡성한우축제는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5일간 섬강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둔내고랭지토마토축제는 8월 5~7일, 횡성더덕축제는 9월 2~4일, 안흥찐빵축제는 한우축제에 이어 10월 7~9일 열린다.●동대문 밖에서 제일 큰 장… 횡성 5일장 중부지방 상권의 중심지 횡성 5일장은 예로부터 전국의 장꾼들이 몰려드는 곳이었다. 120년 전통의 5일장으로 ‘동대문 밖 제일 큰 장’으로 알려졌다. 횡성의 상인들은 일제강점기 때에도 일본상인이나 중국상인이 감히 상권을 넘보지 못하게 했다. 횡성장날에 시작된 ‘4·1 군민만세운동’은 강원도 내 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된 자랑스러운 횡성의 역사이기도 하다. 변화의 바람을 거쳐 2013년 문화관광형시장으로 거듭난 횡성전통시장은 최고 품질의 로컬푸드와 먹거리, 볼거리를 제공한다. 장날을 제외한 토요일마다 열리는 ‘내 고향 주말장터’에서는 공연·시식 등의 행사도 즐길 수 있다.한우·더덕·찐빵 장마철 몸보신 횡성가면 횡재 >>먹거리 ●육즙 풍부하고 향미 뛰어난 ‘횡성한우’ 횡성 대표 먹거리는 횡성한우다. 최고의 품질은 횡성의 자연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고원지대인 까닭에 평균기온은 낮고 일교차가 심해 식물의 생육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데, 이런 환경에서 생산되는 횡성한우는 육질에서부터 차별화된다. 단단한 육질의 횡성한우는 구우면 육즙이 풍부하고 향미가 뛰어나다. 오랜 기간 한우 명품화 사업을 추진하며 종우의 연구, 개발과 유전자 관리, 우량암소 관리, 사료 관리 등을 통해 최고 품질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 왔다. 최근에는 세계화 전략으로 홍콩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런 추세 속에 중국에서 횡성한우를 사칭하는 ‘짝퉁’까지 등장했다. 소비자가 횡성한우를 믿고 먹을 수 있도록 ‘군수품질인증제’를 도입해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횡성에서 태어나 자라고, 횡성에서 인증한 도축장에서 가공된 한우에 대해 군수가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다.●향이 짙고 육질이 단단한 ‘횡성더덕’ 산세가 깊어 더덕이 유명하다. 어느 지역보다 향이 짙고 육질이 단단한 특징이 있다. 횡성 5일장은 산골에서 직접 캔 더덕을 사려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지금도 끊이지 않는다. 상설직판장이나 농가에서 직접 판매하는 곳도 많아졌다. 그만큼 횡성더덕을 재배하는 농가도 많이 생겼다. 좋은 더덕은 피로회복에 좋아 원기를 왕성하게 해주고, 염증을 완화해주거나 면역력을 강화해준다. 약재로도 쓰일 만큼 여러 가지 탁월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맛도 좋아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는 건강식품이다.●달지 않고 차진 맛을 자랑합니다 ‘안흥찐빵’ 안흥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안흥찐빵을 먹어본 기억은 있을 것이다.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는 안흥찐빵은 횡성 안흥면의 특산품이다. 특히 안흥손찐빵은 잘 숙성된 밀가루 반죽에 국산 팥으로 소를 넣어 손으로 직접 빚어 만든다. 국산 팥만을 이용해 많이 달지 않고 차진 맛을 자랑한다.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음식이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면 더욱 생각나는 고향의 맛이다. 찐빵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갓 쪄낸 찐빵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을 호호 불어가며 한입 베어 물 때마다 뜨거운 팥소를 입안으로 이리저리 굴려가며 먹는 것이다. 안흥찐빵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찰기 많고 쫀득한 맛 ‘둔내고랭지토마토’ 한번 맛을 본 사람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다시 찾는다는 그 맛. 여름 더위의 절정에서 더위를 날려버릴 듯 입안에서 터지는 시원 상큼한 맛. 청정고원지역인 둔내면에서 생산되는 차별화된 고랭지토마토의 맛이다. 둔내에서는 기후특성에 맞춰 배추 등 고랭지 농산물을 많이 재배하고 있는데 그중 고랭지 토마토는 한여름에 즐길 수 있는 절정의 맛을 자랑한다. 찰기가 많고 쫀득한 맛이 특징이다. 해마다 8월 초에 둔내고랭지토마토축제가 열려 유명세를 타고 있다. 횡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함구령’ 내린 MLB 피츠버그 구단 “경찰 강정호 조사, 최대한 협조할 것”

    ‘함구령’ 내린 MLB 피츠버그 구단 “경찰 강정호 조사, 최대한 협조할 것”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거 강정호(29)의 소속 구단인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이번 사건을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면서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구단 선수들과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미국 일리노이주 일간지 ‘시카고트리뷴’은 6일(이하 한국시간) “강정호가 지난달 18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를 위해 시카고를 찾았다가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 ‘범블’을 통해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프랭크 쿠넬리 피츠버그 단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강정호가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구단은 특히 이런 종류의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쿠넬리 단장은 “메이저리그(MLB)와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의 규약에 따라 ‘커미셔너 오피스’(Commissioner's Office)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면서 “커미셔너 오피스와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커미셔너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자로 분쟁을 조정하고 부정행위 등의 판정을 하는 중재자로, 월드시리즈를 관장하고 선수와 양대 리그의 분쟁을 해소하며 모든 사건의 제소를 받아들여 이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 쿠넬리 단장은 이번 사건으로 더 큰 논란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더 이상의 코멘트를 할 수는 없다”면서 “구단 직원들과 선수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우리 구단 관계자들은 모두 경찰의 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지난달 18일 시카고 캐그니피센트 마일 지역에 있는 호텔에 한 여성을 불러 술을 먹인 다음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3세로 밝혀진 이 여성은 강정호가 권한 술을 마시고 15분에서 20분 정도 정신을 잃었고, 그 사이 강정호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여성은 그로부터 이틀 뒤 병원을 찾아 성폭행 증거 검사를 받았고, 지난달 말 경찰에 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韓스텔스기vs日스텔스기, 결과는? ‘한국 참패’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韓스텔스기vs日스텔스기, 결과는? ‘한국 참패’

    흔히 우리나라를 ‘일본을 우습게 보는 세계에서 유일한 민족’이라고들 한다. 일본은 GDP 순위 세계 3위로 세계 경제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일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국력이 우리나라를 크게 앞서는 나라지만, 이러한 객관적인 지표의 열세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들은 일본을 ‘무시’, ‘괄시’, ‘멸시’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은 평상시에 제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거두더라도 한일전에서 패하면 사퇴를 각오해야 하고, 각종 지표나 통계에서 일본에 뒤처지는 결과가 나왔다는 뉴스가 보도되면 분통을 터트리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우리나라가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 ‘단군 이래 최대의 국방 사업’이라고 불리는 한국형 전투기(KFX) 체계 개발에 들어가자 일본은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기술실증기의 시험 비행을 실시하고, 최근 차세대 전투기 개발 본격화를 위한 기술공개 접수를 마감하면서 본격적인 전투기 개발에 들어갔다. 韓 KFX vs 日 F-3 우리나라의 KFX와 일본의 F-3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할 전투기지만, 그 성능 면에서는 ‘하늘과 땅’에 가까울 만큼의 차이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사시 독도 상공에서 KFX로 F-3에 덤비는 것은 무모한 자살행위에 가깝다. 2026년부터 실전 배치되는 KFX는 4.5세대 전투기를 표방하고 있다. 라팔이나 유로파이터와 같은 4.5세대 전투기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등장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등장 자체가 경쟁 기종들보다 20년 이상 늦었다는 이야기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들은 이미 5세대 전투기를 실전에 배치하고 있고, KFX가 한창 양산될 2030년대 출시를 목표로 6세대 전투기에 대한 개념 연구 단계에 들어가 있다. F-16보다 조금 더 큰 24.5톤의 최대 이륙중량에 쌍발엔진, 마하 1.8 수준의 최대속도를 갖춘 KFX는 현재 기준에서는 상당히 우수한 전투기지만, 5세대 전투기 보급이 일반화되는 202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성능 면에서 주변국 주력 전투기보다 상당한 열세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KFX는 블록(Block) 개념을 도입해 단계적으로 성능을 향상시킬 계획이지만, 기체 크기의 한계 때문에 개량형인 블록 II나 블록 III에서도 충분한 용적의 내부 무장창이나 항공전자장비를 갖추기 어려워 주변국 대비 성능 열세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이 준비하고 있는 F-3는 목표 성능치가 KFX와는 ‘클래스’가 다르다. 일본은 F-3의 목표 성능을 현존 최강의 전투기라는 미국의 F-22A 랩터(Raptor)와 동등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F-3에는 스텔스기를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고성능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와 전자전 장비,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등을 통합한 선진통합센서는 물론, 기체 표면에 붙여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레이더인 스마트 스킨(Smart skin),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6발 이상을 수납할 수 있는 넓은 내부 무장창과 30톤급 이상의 대형 전투기를 마하 1.5 이상으로 초음속 순항시킬 수 있는 고성능 엔진, 그리고 고기동을 위한 비행제어시스템이 구현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4월과 5월에 시험 비행을 실시한 기술실증기 X-2에서 F-3에 탑재될 통합센서와 엔진의 선행 개발 제품들의 기술 테스트를 실시했을 정도로 관련 연구를 상당 수준 진척시켰다. 이 때문에 오는 2028년까지 F-22A와 동등 이상의 성능을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전투기를 개발한다는 일본의 목표는 어렵지 않게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위성은 F-3 전투기를 F-2 지원 전투기의 후계로 100여 대 이상 전력화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방위장비청 기술 심포지엄에서 공개된 F-3의 요구 성능 중 공중전 능력과 장거리 작전 능력, 내부 무장 능력 등이 대단히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전투기는 F-2보다는 F-15의 후계에 가깝다. 즉 장거리 항속 능력과 우수한 공중전 성능을 바탕으로 주변국에 대한 공세적 항공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며, 이는 유사시 독도 상공에서 우리 KFX가 이 전투기를 상대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공개된 제원을 비교하면 KFX는 레이더와 항공전자장비 성능, 무장 능력과 공중 기동 능력 등 모든 능력에서 F-3에 열세다. 여기에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이지스함 등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자위대의 네트워크 교전 능력까지 감안한다면 KFX로 F-3에 대적하는 것은 자살 행위가 될 우려도 있다. 분통이 터질 일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양국의 전투기들이 이렇게까지 심각한 성능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지난 수십여 년 간 항공산업을 바라보는 양국 정부의 시각차 때문이었다. 파격 투자 일본과 최저가 한국 장중하고 맑은 종소리로 유명한 국보 제29호 선덕대왕 신종은 본명보다 ‘에밀레종’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종을 완성시키기 위해 쇳물에 어린 아이를 던져 넣었는데 이 때문에 종소리에서 ‘에밀레(어미 때문에)’라는 소리가 들린다는 전설 때문이다. 이 종이 완성된 것은 통일신라 선덕왕 재위 기간 중이었는데 무엇인가를 만들 때 사람을 희생시켜 물건을 완성시키는 전통(?)은 에밀레종 이후 1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계에는 ‘공밀레’라는 말이 있다. 과학자나 기술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인 ‘공돌이’라는 단어에 에밀레종의 ‘밀레’를 합성해 탄생한 단어로 어떤 제품이나 물건을 개발하거나 만들 때 인력을 혹사시키는 연구개발 풍토를 비꼬는 말이다. 이러한 풍토는 산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지만 무기 개발 분야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국형 명품 무기’는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결정된 부족한 연구개발비를 가지고 지정된 기간 내에 개발을 완료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탄생한다. 정해진 기간 내에 납품하지 못하면 하루하루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지체보상금을 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연구원들의 피와 땀, 경우에 따라서는 목숨이 한국형 명품무기 탄생의 댓가로 지불되고 있다. 실제로 T-50 고등훈련기 개발 과정에서 2명, K-9 자주포 개발 과정에서 1명의 연구원이 과로로 순직했다. 문제는 연구개발 기간 중 과로에 시달리던 연구원들도 막상 무기체계의 개발 프로젝트가 끝나면 갈 곳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같이 국가에서 운영하는 연구소는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지만, 민간업체들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끝나면 당장 다음 달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뛰어난 능력과 잠재력을 가진 전문 인력들은 생계를 위해 타 업종으로 전환하거나 해외 업체의 러브콜을 받아 우리나라를 떠나기 일쑤다. 이러한 문제는 연구개발 인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민간업체들은 항공기나 장갑차 등 군에서 주문한 물량에 대한 납품이 끝나면 후속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설치한 생산라인을 뜯어내고 이 생산라인에서 근무했던 근로자들을 정리 해고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가령 항공기 생산 업체의 사례를 들어보자. 국산 고등훈련기와 전투기를 생산하는 K업체는 현재 우리 공군과 필리핀, 이라크 등에 인도될 항공기들을 생산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수주 물량은 내년 연말까지 모두 인도되기 때문에 추가 수출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KFX 양산 개시 시점인 2026년까지 약 9년간 이 업체는 고정익 항공기 생산라인 유지가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항공기 생산은 일반적인 자동차 생산과 다르기 때문에 현장의 말단 인력도 수개월 이상의 전문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현장 관리자들은 이름만 생산직일 뿐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고급인력들이 필요하다. 생산 물량이 없어 항공기 생산라인을 접는다면 항공기의 개발과 관리, 생산 업무에 종사했던 수백여 명 이상이 국내 타 업종 또는 해외 동일 업체로 이직해야만 한다. 항공산업의 맥이 끊어진다는 이야기다. 흔히들 항공산업을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으로 언급한다. 대당 수백억 원을 훌쩍 넘는 항공기 1대를 수출하면 중형차 수천 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항공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또 항공산업을 육성해 제반 기술 기반을 닦아 놓으면, 해외에서 항공기를 구매할 때 바가지 쓸 일도 없다.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살 때 사고자 하는 물건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소위 말하는 ‘호갱님’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때문에 항공산업 육성은 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해야하는 과제이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항공산업은 그 맥이 끊길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13년 전에도 있었다. 2002년 KF-16 120대 면허생산이 종료되면서 2005년 T-50 양산 개시 이전까지 2년간 생산라인 가동 중단 위기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 참여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군 전력증강 계획에 없었던 KF-16 20대 추가생산 카드를 꺼내들었고, 공군은 FX 사업 예산이 전용될 우려가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가 1조 2천억 원에 달하는 KF-16 추가 생산 비용을 공군 예산이 아닌 산업자원부 예산을 쓰기로 결정하면서 공군 전력공백 방지와 항공기 생산라인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향후 9년간의 항공기 생산라인 가동 중단 위기를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대비책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멀쩡한 이 생산라인이 개점휴업하고 있을 9년의 기간 중 우리 공군의 전투기 전력공백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점이다. 공군은 노후 정도가 극심해 비행이 위험한 수준까지 와 있는 F-4E 40대와 F-5E/F 120대 등 160여 대의 전투기를 2019년까지 퇴역시킬 예정이지만, 이 시기에 도입되는 전투기는 F-35A 40대가 전부로 2019년부터 2030년까지 약 10여 년간 우리 공군은 100~120대의 전투기가 부족한 사상 최악의 전력 공백 사태를 겪게 된다. 항공산업 위기와 전력공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국내에 있는 생산라인을 이용해 전투기를 추가 생산하는 것이 그것이다. FA-50이 전투기 전력을 대체하기 위한 기체로 부족하다면 KF-16의 성능 개량형을 추가 생산하는 방법도 있고, 일본처럼 F-35를 면허생산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방안에 대해 정부와 군에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정부 입장에서는 수 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F-16 전투기 면허생산 비용은 대당 600~800억 원 선이고, 옵션에 따라 차이가 큰 편이지만 일본의 사례를 보자면 F-35 면허생산 비용은 1700~2000억 원을 넘어간다. 이러한 전투기들을 매년 10대 안팎씩 9년간 생산한다면 적게는 5.4조에서 많게는 18조원의 돈이 들어간다. 부정적인 것은 군도 마찬가지다. 계획에 없던 전투기 추가 양산이 결정되면 다른 전력증강사업 예산이 타격을 입게 된다. 가뜩이나 복지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선거 때 표로 연결되지 않는 국방예산은 지출을 꺼리는 것이 예산당국의 일관된 입장이기 때문에 전투기 추가 양산을 한다는 결정이 내려지면 기존의 국방예산을 전용하라는 압박이 강할 것이라는 것이 군의 걱정이다. 또한 공군의 전투기 보유 정수는 430대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중기계획에 없는 F-16이나 F-35 면허생산 카드를 꺼내게 되면 다른 전투기 도입 수량, 즉 KFX 도입 수량이 줄어들어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군의 이러한 경직된 사고는 일본의 사례와 너무도 대조적이다. 일본의 항공산업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군용기 생산을 계기로 시작되었지만, 그 전개 과정은 우리나라와 너무도 상이했다. 요컨대 일본의 전투기 생산라인은 지난 반세기 동안 멈춘 적이 거의 없었다. 일본정부는 1955년부터 1960년까지 300대의 F-86 전투기를 면허생산하고, 이 사업이 끝나기도 전에 F-104 전투기 면허생산 계약을 체결, 1967년까지 230대의 F-104를 생산해 생산라인을 유지시켰다. 잠시 숨을 고른 뒤 1969년에는 F-4D/E 전투기 140대 면허생산 계약을 체결해 1981년까지 생산했고, 그 직후 F-15CJ/DJ 전투기 100대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F-15 전투기가 생산되던 당시 항공자위대는 F-104와 F-4 등의 전투기를 300대 넘게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F-15 전투기는 당초 항공자위대가 요구한 100대면 충분했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F-15 전투기 100대의 생산이 종료되면 차세대 독자개발 전투기인 F-2의 생산이 시작되기 전까지 10년 가까이 항공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 것을 우려해 3차례에 걸쳐 각각 55대, 32대, 36대 추가 생산을 결정했다. 당초 군이 요구한 100대에 무려 123대를 더 얹어준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21세기에 들어와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본은 F-3 양산이 시작되는 2028년 이후까지 자국의 전투기 생산라인 유지를 위해 F-35 면허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계약된 것은 42대지만, 지속적인 생산라인 유지를 위해 F-35 도입 대수를 100대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F-35는 일본 자국기업이 생산한 부품 비중이 40%에 육박하는데, 이 때문에 도입 가격이 타국의 F-35보다 50% 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가 기존 소요 대비 2배 이상 추가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단순한 군비증강이 아닌 항공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이러한 투자 덕분에 일본은 완성기 생산뿐만 아니라 항공전자, 항공엔진, 소재 기술 등 항공과학기술 전반에 걸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F-2 전투기 개발 이후 세계 각국으로부터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는 이러한 기술력 기반 위에 4500억 원에 달하는 R&D 예산을 투자, X-2라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기술실증기를 완성하기도 했다. 요컨대 한국은 전투기 생산을 단순히 소모성 국방사업이라고 생각해 정부 차원의 투자를 꺼렸고, 일본은 전투기 생산을 항공산업 명맥 유지와 발전을 위한 투자라고 인식했다. 수십 년간 지속된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한일 양국 간 항공산업 수준의 격차를 천지차이로 벌려 놓았다. 이제 15년 후면 우리나라는 북한을 제외하면 동북아에서 질적·양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공군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고, 일본은 질적으로 미 공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정상급 공군력을 가지고 동북아시아 하늘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물론 아직 시간은 있다. 정부가 미래 대한민국 안보를 걱정한다면, 또 항공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범정부차원의 공세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공돌이’를 쥐어짜면 “안되면 되게하라”가 가능했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산업을 육성하자는데 1000년전 에밀레종 만드는 스타일로 덤벼들 수는 없지 않은가?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아스팔트 위 잉어 “너희 집으로 돌아가거라”

    아스팔트 위 잉어 “너희 집으로 돌아가거라”

    나흘째 이어지는 장마로 각종 피해가 속출한 현재 복구 진행이 한창이다. 지금까지 집계된 바에 따르면 4명이 실종되고 61명이 대피중이다. 국민안전처는 연속 강우에 따른 산사태 취약지역을 특별관리하고 주민대피에 대한 구호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마전선은 오는 8일 금요일에 북상해 소강상태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진짜 꽃 사이사이 가짜 꽃 허구·진실 얽힌 삶 보는듯

    진짜 꽃 사이사이 가짜 꽃 허구·진실 얽힌 삶 보는듯

    화가 박종필(39)은 작가로서 연륜이 그리 길지 않지만 그의 작품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독특하다. 핑크, 보라, 빨강, 오렌지색의 꽃들은 저마다 화려한 색상과 자태를 뽐내며 절정의 아름다움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과장된 크기이지만 지극히 사실적으로 그려진 아름다운 꽃들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어느 게 진짜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육안으로는 쉽게 구분할 수 없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진짜 꽃들 사이사이에 가짜 꽃을 교묘하게 배치해 우리의 시선을 교란시킨다. 작가는 “진실과 거짓, 실제와 허구가 뒤섞여 있는 삶의 모호함과 인간의 양면성을 진짜 꽃과 가짜 꽃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단순히 우리 눈을 혼란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이미지와 가짜의 이미지를 중첩시켜 그 ‘사이’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자연 vs 인공미 ‘친숙하지 않은 아름다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 갤러리에서 7일부터 열리는 그의 개인전 제목은 ‘친숙하지 않은 아름다움’이다. 싱싱하게 핀 생화의 자연스러움과 억지스럽게 과장된 조화의 인공스러움이라는 양 극단에서 우리는 순간적으로 낯선 심리적 반전을 경험하기에 붙인 제목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판단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상 그 자체를 직시하는 것”이라는 그의 작품은 확실히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메시지가 자못 심각하다. 이미지의 홍수 시대를 살면서 자칫 가짜에 정신을 빼앗겨 버리고 마는 세상 사람들을 질타하는 것 같다. 전북 정읍에서 올라와 홍익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케이크나 캔디 같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친숙한 모티프를 통해 욕망의 아이러니를 표현했다. 2010년부터 꽃에 집중하고 있는 그에게 케이크에서 꽃으로 바꾼 이유를 묻자 “케이크를 다 먹기가 힘들어서였다”며 순박한 미소를 날린다. ●밤 12시에 꽃 사와 12시간 세세한 붓질 그의 작업은 밤 12시에 문을 여는 고속터미널 꽃시장에서 꽃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줄을 섰다가 문 여는 시간에 들어가 마음에 드는 꽃을 사고, 그것과 어울리는 다른 꽃들을 산다. 작업실로 돌아와 오아시스에 꽃을 꽂고 사이사이에 조화를 섞은 뒤 한창 아름답게 피었을 때 사진을 찍고 그것을 캔버스에 옮긴다. 마치 수행하듯이 하루에 12시간 정도를 캔버스 앞에서 붓질을 해도 워낙 꼼꼼하게 디테일을 표현하다 보니 큰 그림 하나 완성하는 데 대략 3개월 정도, 작은 그림도 한 달 정도 걸려야 완성된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이미지의 속성을 사유하며 경계에 선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라는 그에게 잘나가는 작가들의 위작과 대작(代作) 논란으로 시끄러운 세상은 무의미해 보인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엄지의 제왕’ 김원준 “과거 치마패션 선도한 이유..” 신체비밀 공개

    ‘엄지의 제왕’ 김원준 “과거 치마패션 선도한 이유..” 신체비밀 공개

    가수 김원준이 과거 파격적인 치마패션을 선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깜짝 공개한다. 5일 방송되는 MBN ‘엄지의 제왕-중력과의 전쟁, 살 처짐을 막아라‘ 편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살이 찌고 처지게 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 통증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살 처짐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과 이를 예방하는 속 근육 강화 특급 비법을 소개한다. 이날 방송에는 ‘연예계의 대표 동안’으로 알려진 김원준이 출연해 자신의 신체 비밀을 털어놔 시선을 모았다. 90년대에 그가 선도했던 ’치마 패션(바지 위에 치마를 둘러 입는 스타일)‘이 본인의 체형과 관련이 있었다고 밝힌 것. 김원준은 “어려서부터 선천적인 ’오리 엉덩이' 였다. 때문에 항상 바지를 입을 때 허리보다는 엉덩이에 맞춰 입었고, ‘너 없는 동안’ 노래로 활동할 당시 치마를 입었다”면서 치마패션의 탄생 비화를 전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또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은 “저 역시 현역 시절 한창 운동하던 때에는 엉덩이가 거의 허리에 붙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처지다 못해 엉덩이가 점점 없어진다”고 고백해 씁쓸함을 안겼다. 이에 김원준이 현주엽을 향해 “동생, 운동 열심히 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으로 현장을 경악케 만들었다. 현주엽이 42세인 김원준보다 2살 어린 동생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한편, 방송에서는 지금껏 잘못된 방법으로 알려진 탄력 운동법은 물론 식단, 마사지법 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살펴본다. 한의사 왕혜문은 “흔히 뱃살을 빼기 위해 윗몸 일으키기를 많이 하는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척추나 목에 힘이 가해져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윗몸 일으키기는 기존의 방법을 거꾸로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제대로 된 거꾸로 윗몸 일으키기 비법은 5일(오늘) 밤 11시 MBN ‘엄지의 제왕’에서 전격 공개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레이양, 풀어진 셔츠 사이로 가슴이 살짝… 아찔 볼륨감 과시

    [포토] 레이양, 풀어진 셔츠 사이로 가슴이 살짝… 아찔 볼륨감 과시

    ‘굿 와이프’로 본격 연기자 데뷔를 앞둔 레이양이 패션 화보를 통해 고혹적인 자태를 과시했다. 매거진 아레나옴므플러스는 5일 레이양의 건강미 넘치는 패션 화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화보 속 레이양은 여성미를 물씬 풍기는 내추럴한 웨이브의 긴 헤어스타일과 함께 고혹적인 눈빛으로 시선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살짝 풀어헤친 셔츠 사이로 드러난 명품 쇄골라인이 아찔함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레이양은 tvN 새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 (연출 이정효, 극본 한상운)에 캐스팅돼 촬영에 한창이며, 종합편성채널 채널A ‘닥터 지바고’의 MC로 활동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자영업자의 희망/오일만 논설위원

    출퇴근 길에 100m가 족히 되는 상가를 지나간다. 지하철역을 끼고 있어 순댓국집부터 호프집은 물론 등산복 집까지 온갖 종류를 취급하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저녁 무렵 손님이 한창 많아야 할 골든타임에 텅 빈 상점들이 적지 않다. 상점 밖에서 답답한 마음 달래려 담배를 피우는 주인 아저씨도 있고 계산대에 근심 어린 표정으로 앉아 있는 여주인도 보인다. 대략 이런 분위기가 한두 달 지속되면 어느 날 상점문이 닫혀 있고 며칠 후엔 새로운 개업을 준비하는 내부 인테리어 작업이 진행된다. 절망과 희망이 교차되는 자영업자들의 손바뀜이다. 한 달 전쯤 파리 날리던 정육점이 문을 닫고 각종 전(煎)을 파는 음식점이 문을 열었다. 30대 후반이나 40대 초쯤으로 보이는 부부가 더운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전을 부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 어설퍼 보이는 것이 누가 봐도 ‘초짜’다. 이 더운 날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지난 주말 모처럼 손님들이 테이블에 꽉 찬 모습을 봤다. 오랜만에 환한 여주인의 얼굴이 보인다. 서빙하는 남편도 활기차다. 희망으로 고된 현실을 이겨 가는 이들 부부의 앞길에 행운이 깃들기를….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헌신했던 젊은 소방관의 죽음…공무중 사망 인정 안하는 국가

    헌신했던 젊은 소방관의 죽음…공무중 사망 인정 안하는 국가

    “내 병이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기 힘든 거 알아. 그래도 죽고 나면 소송이라도 해 줘. 우리 아들에게 병 걸린 아빠가 아닌 자랑스러운 소방관 아빠로 기억됐으면 좋겠어.” 2014년 6월 김범석(당시 31세) 소방관은 혈관육종암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지 7개월 만에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뒀다. 아들이 갓 돌을 지났을 때였다. 김 소방관이 죽은 지 2년이 지났지만 그의 아내는 유언대로 ‘공무상 사망’을 인정받기 위해 공무원연금공단과 행정소송 중이다. 혈관 세포에서 암이 발생하는 혈관육종암은 아직 의학적으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6월에 유족들이 ‘공무상 사망을 인정해 달라’며 제기한 유족보상금 청구가 기각된 이유다. 공단은 ‘공무 수행 중 질병이 새롭게 발병했거나 급격히 악화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해당 질병의 원인이 화재 현장 등에서 노출되는 유독성 물질이라는 주장은 의학적 근거가 없고, 감염경로도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유족들은 올해 3월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역시 기각됐다. 재심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올해 1월에는 그가 근무하던 ‘중앙119구조본부’가 이례적으로 공단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중앙본부 차원에서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김 소방관 사례가 처음이다. 중앙본부 측은 구조대원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한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김 소방관의 경우 평소 신체가 건강했고 2년 전 건강검진에서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업무상 스트레스와 화재 현장의 유해물질이 질병의 원인이었을 것이 ‘분명’하다고 호소했다. 중앙119구조본부는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국가적 특수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그는 2006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된 뒤 8년간 부산 남부소방서 119구조대, 중앙119구조본부 등에서 근무하며 화재 출동 270회와 구조 활동 751회 등 모두 1021차례에 걸쳐 구조 현장을 누볐다. 그러다 2013년 8월 훈련 중 고열 및 호흡곤란 증세를 갑자기 호소했고, 3개월 후 희귀병 판정을 받았다. 동료인 박민식 소방관은 “병을 얻기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할 정도로 건강했다”고 전했다. 유난히 운동을 좋아했던 그는 마라톤, 자전거, 수영 등 각종 운동을 섭렵했고 담배는 물론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한정민 소방관은 “실력·체력 모든 면에서 최고의 구조대원”이라면서 “다른 열정적인 소방관들과 마찬가지로 유해한 물질이 있을지 모르는 화재 현장에서도 독성가스를 그대로 마셔 가며 사람들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소방관을 비롯해 가슴 아픈 소방관들의 많은 사연이 소리 없이 잊히고 있다”며 “화재 현장에서 건물이 무너져 사망하지 않으면 공무상 사망 처리가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 소방관의 아버지는 “소방 제복을 입고 싶다고 할 때 말렸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아들의 죽음을 인정해 주지 않는 국가가 원망스럽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 공무원연금공단 등에 탄원서를 냈지만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소방차만 봐도 아들 생각이 납니다. 행정소송을 진행하면서 힘을 다해 봉사하고도 인정받지 못하는 게 우리 아들뿐 아니라 많은 소방관이 겪고 있는 문제인 것을 알게 됐습니다. 높은 분들이 조금이라도 소방관들의 처지에 관심을 가져 주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심형래 ‘디워2’ 중국에서 투자 체결식

    심형래 ‘디워2’ 중국에서 투자 체결식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 심형래가 중국에서 ‘디워2’에 대한 투자 체결식을 맺고 제작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디워’의 한국 측 제작사인 픽처랜드 코리아는 심 감독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디워: 미스테리즈 오브 더 드래곤’(디워2) 1차 투자 체결식 및 프로젝트 선포식을 가졌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심 감독은 지난 3월 중국 화인글로벌영사그룹과 손잡고 ‘디워2’ 제작에 합의한 바 있다. 화인글로벌영사그룹은 이 영화의 제작·투자·배급을 맡았으며, 심 감독은 총감독으로서 제작 전체를 총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화인글로벌영사그룹과 픽처랜드코리아는 한중합작법인 ‘심형래 문화미디어’를 만들었다. 심 감독은 행사에서 “그동안 SF물은 미국 할리우드의 전유물로 동양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분야였지만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면서 “동양의 용을 소재로 선과 악이 싸우는 이야기를 세상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디워2’는 냉전이 한창이던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가기 위한 미국과 소련의 치열한 우주과학 경쟁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숲속을 달린다, 마음을 달랜다… 치유의 1박2일

    숲속을 달린다, 마음을 달랜다… 치유의 1박2일

    “이 맑은 공기 한 보따리 담아 가고 싶네.” “우와, 저기 산딸기. 우리 이거 먹고 뜁시다.” 울울한 숲에 재잘거림이 퍼진다. 장마철 먹구름이 소백산 자락에 드리운 지난 2일 경북 영주와 예천을 잇는 고항재. 예천 쪽을 바라보며 오른쪽 묘적령 아래 숲길로 접어드니 후텁지근함이 저멀리 달아난다. 오전 8시 서울 올림픽공원을 출발한 버스에 탑승한 이들이 3시간 뒤 이곳에서 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탄성을 쏟아낸다. 첫 느낌… 포근히 발 감싼 흙·땀 식혀준 바람 왕복 6㎞ 정도 뛰는 데 편안함이 밀려온다. 건강한 숲의 기운이 온몸으로 만져진다. 빽빽한 침엽수 가지들이 뻗어 있어 햇볕이 쏟아져도 문제 될 것 같지 않다. 어느 순간 바람이 불어와 땀을 닦아 주고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오른편 계곡에서 쏟아지는 물소리가 청량감을 더한다. 왼편을 내려다보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 오래된 것이 분명한 수풀이 장관을 이룬다. 처녀 시절 선수층이 얇은 마라톤 대회의 여자 시상대를 독점하다시피 했다는 이상희(53)씨는 “정말 이곳의 공기는 너무 좋네요. 흙에 닿는 발바닥의 감촉도 너무 좋고요”라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이씨는 ‘느끼는 달리기’라고 이날의 느낌을 함축했다. 3일 전화 통화에서 “오전 동호회 훈련 가서 어제 자랑을 한바탕 하고 왔다”고 털어놓았다. 이씨와 같은 한강마라톤 소속으로 ‘달리는 임금님’이란 별명으로 통하는 김주현(56)씨는 산딸기 따먹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2002년부터 웬만한 국내 마라톤 대회를 모두 뛰어봤지만 이런 코스는 처음”이라며 “어릴 적 많이 먹었던 산딸기를 달리면서 먹을 수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지난해 서포터의 도움 없이 최초로 미국을 단독 횡단한 강명구(59)씨는 “트레일런 대회에 몇 번 나갔다가 발목에 무리가 가 그만뒀는데 이곳은 아주 그만이었다. 내려올 때 자갈을 많이 밟았는데 발바닥에 전해지는 통증이 지압과 같은 효과를 줬다”며 “바닥이 얇은 운동화를 신고 뛰면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내년 가을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터키를 거쳐 중국 시안에 이르는 실크로드를 혼자 뛰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털어놓았다. 강씨가 한때 거주했던 미국 뉴욕 출신인 그레그 샌퍼드(38)는 큼직한 헤드폰을 쓴 채로 뛰다 어느 순간 벗고 뛰었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의 향연이 더 대단하다는 걸 느끼는가 싶었다. 바닥이 얇은 운동화를 신고 뛴 그는 “오히려 이렇게 뛰면서 발목이 아프지 않게 됐다”며 눈을 찡긋거렸다. 첫 만남… 8월 20~21일 경북 영주 소백산 자락 서울신문이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영주시와 함께 오는 8월 20~21일 이곳에서 2016 코리아 포레스트 런 영주 대회를 연다. 산림청과 경상북도가 후원한다. IBK기업은행이 공식 은행을 맡는다. 이미 지난달 20일부터 홈페이지(www.koreaforestrun.com)를 열어 42㎞와 10㎞로 나눠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신문과 대회를 주관하는 달리기협동조합이 함께 위촉한 44명의 홍보대사 가운데 귀한 시간을 기꺼이 내준 12명이다. 이날 체험한 곳은 42㎞ 코스의 30~38㎞ 구간 일부다. 도심에서 진행하는 마라톤은 교통 흐름을 끊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아스팔트를 뛰는 팍팍함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즘 한창 얘기되는 미세먼지를 들이켜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곳 소백산 줄기, 서울 여의도광장의 다섯 배인 2889㏊ 면적에 조성된 숲길 코스는 차원이 다른 매력을 제공한다. 선진국에서 급격히 확산 중인 트레일런보다 더 안전하고 쾌적한 달리기를 보장한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첫 걸음…다스림서 숙박하며 스파·건강검진까지 산림청은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보전하는 데만 머물렀던 산림자원을 이제 국민들의 건강을 살피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영주시 봉현면 일대에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을 8월 개장할 예정이다. 1500억원 가까이 들인 이곳은 혀를 내두를 만큼 좋은 시설과 장비를 갖췄다. 복층 구조로 된 데다 길끗한 조망을 제공하는 숙박시설을 가족과 함께 이용하고 대회를 마친 뒤 곧바로 수(水)치유센터에서 땀으로 흥건해진 몸을 닦을 수 있다. 근처 목욕탕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여느 대회 후 풍경과 다르다. 수치유센터에서는 동시에 많은 이들이 수압 치료와 사우나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노천 풀에 몸을 담글 수 있다. 건강증진센터에서는 간단한 건강 검진을 받은 뒤 대당 7000만원 한다는 아쿠아마사지 장비에 몸을 맡길 수 있다. 첫 이야기… 옥녀봉 아래 데크로드서 추억 만들기 숙박시설 ‘주치마을’과 수치유센터 등을 둘러보고 다시 고항재로 올라 옥녀봉 아래 숲에 조성된 데크로드를 따라 걸어 내려가 봤다. 계단과 턱이 없어 노약자는 물론 장애인도 휠체어를 타고 돌아볼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나온다. 어린이 20명 정도가 숲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조용히 숲이 들려주는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 아래쪽 너른 데크에서는 어린이들이 상담사들과 나직이 얘기를 나누거나 눈을 감고 명상에 빠져들었다. 이곳 데크로드에서는 아홉 가지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포레스트 런 참가자들의 가족도 당연히 이용할 수 있다. 아빠가 뛰는 동안 엄마와 자녀들이 따로 즐기거나 아니면 1박 하며 온가족이 더불어 숲이 제공하는 혜택을 만끽할 수도 있다. 서울신문 코리아 포레스트 런은 영주 대회를 시작으로 10월 8일 경기 양평 산음자연휴양림에서 두 번째 대회를, 11월 12~13일 강원 횡성 숲체원에서 세 번째 대회를 치른다. 내년에는 일곱 대회로 늘릴 요량이다. 답사 내내 소녀처럼 해맑았던 이상희씨는 3일 “1박2일 참가비가 15만원이란 얘기에 ‘그렇게 비싸면 누가 가겠느냐’고 했는데 다녀와 보니 완전히 생각이 달라졌다”며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피톤치드를 폐에 아낌없이 들이부으며 숲길을 달리려면 4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영주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016 코리아 포레스트 런 홍보대사 명단(44명, 순서 없음) 김순옥 이윤희(이상 100회마라톤) 이애경(과천마라톤) 주용규(광화문마라톤) 장영미(철인 3종) 김시봉 손병국(이상 풍기인삼마라톤) 강명구 박경희 서훈(이상 런너스클럽) 이홍식(해피러닝마라톤) 강윤영(도가니러닝크루) 손호석 최보라(이상 동대문육상연합) 홍춘식(새천년마라톤) 정춘석(65뱀띠마라톤) 권이주(뉴욕한인마라톤) 오승철(구름산마라톤클럽) 권병재(아마동클럽) 정미덕(종로구청마라톤) 손봉용(이안마라톤클럽) 양순자(64용띠마라톤) 우지화 유희상 에디 부스(이상 서울 플라이어스) 양인규(기아마라톤회) 김정룡(송탄마라톤) 김동욱(광양마라톤) 김기현(우리마라톤) 김주현 이상희(이상 한강마라톤) 김종운(검푸강북지맹) 이재건(효창마라톤) 김계만(오픈케어) 김정수(건국에이스) 이인효(에스앤바투어) 노희성(북원마라톤) 그레그 샌퍼드(루나루) 임태규(KAMA) 권오섭(오켈미) 김우준 김재승 이계숙 이수찬(이상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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