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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뉴스] “불매운동? 유니클로 장사진, 일본차 매출 상승” 日 매체, NO재팬 조롱

    [나우뉴스] “불매운동? 유니클로 장사진, 일본차 매출 상승” 日 매체, NO재팬 조롱

    일본의 한 보수우익 계열 매체가 시들해진 ‘NO재팬’ 불매운동을 조롱했다. 현지 유력 시사주간지 주간문춘은 28일 온라인판 기사를 통해 한국 내 일본차 매출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주간문춘은 한국수입차협회(KAIDA) 자료를 근거로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비웃었다. 대형 마트 진열대에는 일본 맥주가 다시 등장했고 유니클로 매장에도 손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강조했다.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번진 불매운동은 일본차 브랜드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닛산의 경우 2019년 7월 228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이 8월 58대까지 뚝 떨어졌고, 급기야 한국시장 철수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본차 브랜드들은 그러나 불매운동이 잠잠해짐과 동시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브랜드별로 차이는 있지만 주간문춘 온라인판 보도대로 판매량이 일정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KAID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일본차 브랜드별 누적 판매 대수는 렉서스 7472대, 혼다 3045대, 토요타 481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9.9%, 47.3%, 12.7% 증가한 수치다. 특히 렉서스 판매량은 일본산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이상 늘었다. 곧 1만 대 클럽 재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재외공관의 일본차 구입 현황도 조롱의 빌미가 됐다. 주간문춘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외교부 자료를 인용, 지난해 우리나라 재외공관에서 새로 구입한 외제차 3대 중 1대가 일본차였다고 빈정거렸다. 김 의원이 지난 3일 외교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재외공관에서 새로 구입한 외제차 수는 2019년 14대, 2020년 15대였다. 이 중 일본차 비중은 2019년 14.3%에서 2020년 33.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당시 김 의원 측은 “국민들은 한창 ‘노재팬’을 외치며 일본차 구매를 줄이던 가운데, 재외공관은 새로 구매한 외제차 3대 중 1대를 일본산으로 구매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주간문춘은 “이제 번화가에서 표적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와 차선 변경을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 없이 한국에서 일본차를 사들인 수 있게 됐다”면서 “심지어 재외공관장도 일본차를 애용하고 있다. 노재팬은 설득력을 잃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 유니클로 한정판 품절 대란 사태, 대형마트 진열대에 다시 등장한 일본 맥주를 언급하며 불매운동이 설득력을 잃은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실제 유니클로는 올해 적자를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얼마 전 공시를 통해 “유니클로 한국은 연간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보고했지만 사업은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불매운동 전인 2019년 8월 말 190개에 달했던 매장이 거듭된 폐점 끝에 현재 135개로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유니클로의 흑자 전환은 괄목할 성과다. 노재팬 불매운동이 시들해졌다는 일본 언론 해석을 어불성설이라고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이유기도 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핼러윈의 날 ‘조커’ 복장의 24세 칼부림에 방화, 도쿄 지하철 아비규환

    핼러윈의 날 ‘조커’ 복장의 24세 칼부림에 방화, 도쿄 지하철 아비규환

    핼러윈 데이에 영화 ‘조커’의 주인공 복장을 한 남성이 일본 도쿄 지하철에서 흉기를 휘둘러 적어도 17명이 다쳤다. 일본 NHK와 로이터 통신,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 31일 오후 8시쯤 도쿄 도심 신주쿠를 향해 조후 시를 달리던 게이오선 열차 안에서 핫토리 교타(24)가 길다란 흉기를 휘두르고 불까지 질러 승객들이 황급히 피신하느라 혼비백산했다. AP 통신은 도쿄 소방서 관계자를 인용해 세 사람이 중상이며 이 중 60대 남성 한 명은 의식불명 상태라고 전했다. 핫토리는 객차 안에 휘발유 같은 액체를 뿌린 뒤 불을 붙여 객차에 화염이 치솟고 시트 일부가 타버렸다. 불은 약 30분 뒤에 진화됐다. 승객들은 화재로 인한 연기에 갇혀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가 전철이 다음 역인 고쿠료역 승강장에 들어가자마자 앞다퉈 객차의 창문을 열어 탈출을 감행했다. 여러 승객이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했는데 그 중 한 명인 기무라 슌스케는 NHK에 “무서웠다. 열차 문은 잠겨 있었고,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도 못했다. 그냥 창문을 열어 열차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동영상을 보면 달아난 승객들이 한두 칸에 일제히 모여 북적거렸고, 다음 역에 들어와서도 객차 문이 열리지 않아 당황해 하다가 누군가 창문을 열어 빠져나가자 뒤따랐다. 경시청에 따르면 핫토리는 현장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녹색 셔츠에 파란색 상·하의 정장, 보라색으로 보이는 코트를 입고 있었다. 트위터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그는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뒤 객차 시트에 다리를 꼰 채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경찰 체포에도 순순히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그는 “사람들을 죽여 사형당하고 싶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으며 지난 8월 오다큐 전철 객차 안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참고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오다큐 사건의 범인은 식용유를 뿌린 뒤 불을 질러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그래서 난 휘발유를 썼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 도쿄올림픽이 한창이던 지난 8월 6일 세타가야 구간을 달리던 오다큐선 전철 차량에서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고 전철에 불을 질러 승객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쓰시마 유스케(36)는 경찰 조사에서 “6년쯤 전부터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라거나 “앉아 있는 여성을 죽이려고 생각하고 찔렀다”고 밝혔다. NHK는 이번 사건 용의자가 핼러윈 분장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인용했다. 같은 열차에 타고 있던 50대 여성은 열차 뒤쪽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밀려왔다며 승객들이 차량의 창문을 열고 객차를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달아나는 도중에 “(누군가가) 칼을 휘두르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 몹시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 2019년에는 가와사키현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어린이들을 흉기 둘로 공격한 괴한 때문에 두 명이 죽고 적어도 18명이 다치는 등 최근 일본에서는 흉기 난동 사건이 비교적 자주 일어나고 있다. 바로 전 해에도 한 남성이 신칸센 열차 안에서 흉기를 휘둘러 승객 한 명이 죽고 두 명이 다쳤다. 2016년에는 장애인 요양 시설의 전직 직원이 흉기로 공격해 19명이 죽고 20명 이상이 다치는 참변이 벌어졌다.
  •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다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다

    몸과 마음의 휴식을 찾아 자연으로 발길을 향해 보자. EBS ‘세계테마기행’이 1~5일 자연과 함께 평화롭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아시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나무썰매 타면서 즐거운 부탄 아이들 첫 여정은 히말라야산맥에 둘러싸인 은둔의 왕국 부탄이다. 해발 3500m의 메락에서 일처다부제의 삶을 사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양들이 뛰는 들판 옆에서 나무 썰매인 슈슈를 타는 아이들의 얼굴에선 걱정을 찾아볼 수 없다. 히말라야 만년설이 만들어 낸 계곡에서 온천욕도 즐길 수 있다. 고산 마을 우라에서는 고산 동물 야크를 보고, 유목 생활을 하는 이들의 정이 듬뿍 담긴 식사도 즐긴다.●‘라오스의 바다’ 남늠 호숫가 사람들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에 위치한 라오스는 동남아시아의 유일한 내륙국이다.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시엥쿠앙 불상 공원의 길이 50m 와불상과 높이 28m 호박탑이 눈길을 끈다. 바다가 없는 곳이지만 소금이 나는 콕사앗 마을을 비롯해 ‘4000개의 섬’을 뜻하는 시판돈, ‘라오스의 바다’로 불리는 남늠 호수 등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저 푸근하다. ●베트남 산악마을에 사는 소수 민족들 3일 방영하는 베트남 편은 우리에게 친숙한 하노이와 호찌민이 아닌 소수 부족을 만나러 가는 여정이다. 베트남 최북단에 있는 하장성의 산악 마을 동반에는 다양한 소수 민족들이 모이는 포까오 시장이 열린다. 돼지고기를 숙성시켜 만든 베트남 소시지인 넴추어를 맛볼 수 있다. 벼농사가 한창인 바 마을에서는 벼농사를 지으며 풍요롭게 살아가는 자오족을 만날 수 있다. ‘물의 도시’라 불리는 닌빈은 베트남 북부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꺼라우족이 사는 신룽 마을에서 대나무 공예를 가장 잘한다는 장인의 솜씨를 엿보고, ‘숲의 부족’이라 불리는 롤로족의 제사에도 참여해 본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네팔 여인들 히말라야산맥 남쪽에 위치한 내륙국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재래시장에서 네 번째 여정이 펼쳐진다. 사라수 잎으로 만든 그릇과 옥수수로 만든 특별한 인형이 이색적이다. 창구나라연에서 만난 여인들의 집을 방문해 힘든 일상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험난한 산길 끝에 도착한 던쿠타의 라자라미 마을에는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한 림부족이 살고 있다. 이들의 행복한 결혼식 현장에 함께했다.●스리랑카 최대 어시장에서 만난 사람들 마지막 여정은 대표적인 불교 국가로 찬란한 문화를 가진 섬나라 스리랑카다. 항만도시 네곰보에서는 스리랑카 최대 규모의 어시장이 열린다. 이곳에서 전통 그물 낚시 마댈을 즐겨 본다. 스리랑카의 보석 산지인 라트나푸라에서는 길거리 보석 시장이 열린다. 다양한 보석이 하루 4억원어치나 거래된다. 스리랑카의 대표적인 홍차 생산지 하푸탈레, 독특한 샘물이 있다는 하바라나, 불교 유적을 잘 보존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캔디 등도 이색적이다.
  • 美 ‘우버·리프트’ 탑승가격 고공행진 지속

    美 ‘우버·리프트’ 탑승가격 고공행진 지속

    인력난·공유차 코로나 확산 우려 영향10월 탑승가 19.8弗… 2년 전보다 29%↑차량 공유 줄고 출퇴근·여행 수요는 늘어펜데믹 이후 심화되는 인력난,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차량 가격 상승, 공유 차량 내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으로 미국에서 ‘우버·리프트’의 탑승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겪고 있는 각종 경제적 문제들이 그대로 투영된 대표 사례로 꼽힌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10월 미국 전역의 우버·리프트 평균 탑승 가격은 19.8달러(약 2만 3250원)로 2년 전 15.3달러(약 1만 7960원)보다 29.4% 상승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16.6달러)과 비교해도 19.3% 올랐다. 미국에서 공유 차량은 공급과 수요의 원칙으로 가격이 책정된다. 즉 최근 가격 상승세를 볼 때 자신의 차량을 공유하는 이들은 줄고 출퇴근 재개, 여행 증가 등으로 수요는 늘어난 것이다. 공유 차량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의 확산 가능성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는 여전하고 여러 대기업이 백신 접종 의무화를 도입하고 있지만 퇴직을 불사하는 백신 거부자가 적지 않다. 또 지난 8월 430만명이 자발적 퇴직을 했을 정도로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존 지머 리프트 회장은 지난 9월 한 강연에서 밖에서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리프트 운전자의 복귀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보육을 위해 퇴직 시기를 앞당긴 이들과 더 나은 직장을 찾으려는 대기 인원 등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우버와 리프트는 수백만 달러를 들여 공유 차량 운전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스트코는 11월부터 최저임금을 시간당 17달러로 올렸고, 스타벅스는 내년 여름부터 바리스타 시급을 최대 23달러로 올린다. 최근 인상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저임금도 21달러다. 미 연방의 최저임금인 7.25달러와 비교해 2~3배에 이른다. 여기에 치솟는 차량 가격과 휘발유 가격도 공유 차량 공급 부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중고차 가격은 전년 같은 달 대비 24.4% 상승했다. 30일(현지시간) 미 전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4달러로 지난해 같은 날(2.14달러)보다 58.9% 급등했다. 다만 근로자들이 완전히 돌아와도 우버·리프트의 탑승 가격이 팬데믹 이전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WSJ는 “이들 기업은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하지 않아도 성장이 가능함을 투자자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탑승 요금 할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 돈·환경·성취감, 세 마리 토끼 잡은 옷 수선 유튜버

    돈·환경·성취감, 세 마리 토끼 잡은 옷 수선 유튜버

    “버려질 뻔한 안 입는 옷을 새삼스럽게 바라보고, 입을 수 있는 새로운 옷이나 소품으로 새 삶을 불어넣어 준다는 의미예요.” 옷 수선 유튜브 채널 ‘정겨운 작업실’을 운영하는 정겨운(33)씨에게 채널 소개 문구인 ‘새삶스런 옷 공방’에 대한 의미를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바야흐로 친(親) 환경을 넘어 필(必) 환경의 시대. 재활용품에 디자인 등을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Upcycl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씨가 운영하는 채널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목 늘어난 티셔츠 수선하기’부터 ‘니트 울 빠짐 해결법’과 같은 간단한 옷 수선을 시작으로 ‘안 입는 체크셔츠 블라우스로 리폼하기’, ‘안 입는 스웨터를 카디건으로 리폼하기’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그간 소개됐는데,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뜨겁다. 2년 전 유튜브를 시작하며 올린 ‘청바지 허리 치수 줄이기’ 영상은 어느덧 조회 수 261만 회를 넘어섰다. 이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정씨는 빠르게 구독자를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 올렸던 영상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초반부터 채널이 빠르게 성장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구독자 중 어떤 분은 댓글로 ‘알고리즘의 수혜자’라고 남겨주시기도 했는데 인정합니다.” 이처럼 채널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알고리즘 때문만일까. 그동안 유튜브에 올라온 대부분의 ‘옷 수선’ 콘텐츠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엔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질 만한 것들이었다. 정씨는 이런 부분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비포앤애프터 장면을 직접 스타일링 해 보여준다든가 귀여운 춤을 선보인다든가 하는 식이다.“옷 수선 전과 후를 보여주며 춤추는 모습을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수선 유튜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댄스 유튜버였다’, ‘우울할 때 춤 보러 온다’는 댓글을 남겨주시죠.” 정씨가 처음 재봉틀을 잡은 건 초등학생 때였다. 그가 옷 만들기에 관심을 보이자 외할머니께서 작은 재봉틀을 선물해주셨다. 덕분에 정씨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바지 기장을 수선하거나 안 입는 옷을 리폼하며 옷 수선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직접 옷을 만들어 주위 사람들에 선물하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제가 전문 수선사는 아니어서 퀄리티는 그다음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자고로 옷이란 팔다리가 들어가고 나올 구멍이 있으면 옷이라는 그런 개념이 있거든요. 제가 엄청나게 좋은 옷을 만들어서 상품화시킬 게 아니고 제가 제 옷을 고쳐 입자는 생각이기에 옷을 망치면 어떡하나 하는 그런 부담은 없죠.”정씨는 패션스타일리스트과를 전공 후 의류 관련 일을 계속하다가 현재는 퇴사해 육아와 유튜브에 전념하고 있다. “한창 옷을 공부할 때는 무슨 옷이든 다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몇 년 작업을 쉬다 보니까 기초조차 다 잊어버리게 되더라고요. 그동안 공부했던 것들을 잊지 않도록 결과물이라도 남겨보자는 생각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어요.” 정씨에게 옷을 수선하면서 느끼는 것들과 그 매력에 대해 물었다. “돈 굳었다, 그리고 살렸다? 옷을 수선하거나 리폼하면 돈도 자원도 절약하면서 제 자신도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매력인 것 같아요. 옷을 생산할 때 엄청난 쓰레기가 발생한다고 하더라고요. 하다못해 원단 하나를 생산할 때도 화학 물질이 섞인 폐수가 톤 단위로 버려지죠. 업사이클링을 실천하기가 사실 쉽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꼭 옷이 아니어도 각자의 위치에서 좀 더 재사용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길섶에서] 단톡방의 노화/임창용 논설위원

    징~징. 머리맡 스마트폰의 진동에 잠을 깬다. ‘아직 6시도 안 됐는데 누구지 대체’. 약간의 짜증과 함께 투덜대지만 이미 누군지 짐작이 간다. 은퇴한 모 선배가 올리는 오늘의 첫 번째 단톡방 메시지일 것이다. 아마 늦가을 정취를 담은 음원이나 시구일 터. 시골 친구들 단톡방이 먼저 열리기도 한다. 새벽 산책이 취미인 친구가 맨 먼저 사진을 찍어 올린다. 일찍 잠을 깬 새나 먹이를 문 다람쥐 등 동식물 사진이 대부분이다. 주변에 은퇴한 지인들이 많아지면서 단톡방도 나이를 먹는 느낌이다. 멤버들이 잠이 줄어 일찍 깨니 단톡방도 따라 일찍 일어난다. 공유하는 콘텐츠 내용은 대개 자연친화적이거나 정적이다. 젊을 땐 별로 관심 두지 않았던 것들이다. 나이 들어 배움의 갈망이 커졌는지 교화적 내용도 많다. 반면에 은퇴 전 한창 일할 때 공유하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드물다. 구체적인 정보도 있긴 한데 대개 건강에 관한 것들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현실적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을 벗하는 삶을 누리자는 것이겠다. 한데 이런 정보에 반복 노출되면 왠지 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건강팁도 너무 자주 접하니 외려 더 허약해지는 것 같다. 단톡방이 좀 젊어지면 좋겠다.
  • 美 뉴스 미디어산업도 빅뱅… 독자 지갑 열려면 ‘가치 증명’이 관건

    美 뉴스 미디어산업도 빅뱅… 독자 지갑 열려면 ‘가치 증명’이 관건

    “독자의 지갑을 열고 싶다면 명확한 ‘가치 증명’을 하라.” 미국 뉴스를 보다 보면 한창 흥미로운 내용이 나오려는 순간 페이월(Paywall·유료 회원에게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전략)이 뜨면서 다음 내용이 흐릿해진다. 기사를 끝까지 읽고 싶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미국은 이미 이 같은 유료 구독 문화가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미국도 처음부터 구독 기반 수익 구조는 아니었다. 광고가 기본인 무료 매체들이 난립하고, 페이스북이 수익을 우선하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NYT 10년 시행착오 끝에 유료구독 체계 갖춰 특히 잘 알려진 것처럼 뉴욕타임스(NYT) 등이 조금씩 유료 실험을 시작했다. 무료에 익숙한 독자들의 지갑을 꺼내게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숱한 실패와 재시도를 반복하다 10년이 지나서야 지금의 시스템이 갖춰졌다. 이제는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마켓워치, 인사이더 등 대다수 매체들이 유료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애틀랜틱은 뉴스레터 비즈니스에 뛰어들기 위해 유능한 기자들을 모으고 있다. 일반적인 토픽을 갖고 있는 매체는 기존 광고 모델로 해도 승산이 있고, 단단한 팔로어를 갖고 있는 매체는 유료 구독으로 전환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해지고 있는 상황으로까지 변했다. 이 같은 동력으로 인해 미국의 미디어 빅뱅은 뉴스 미디어 산업에도 옮겨붙었다. 조그만 업체들끼리 합치고 큰 기업은 본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우며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려는 것이다. 실제 독일의 글로벌 미디어그룹 악셀스프링거는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로 유명한 ‘폴리티코’를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에 인수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 포브스도 변신에 능한 미디어였다. 글로벌 미디어의 기준처럼 인식되는 NYT는 뉴스레터를 구독자 전용으로 보내기 시작했고, 다른 디지털 상품과 결합한 본격적인 번들링도 하고 있다. 복스미디어(Vox)가 칵테일 정보 웹사이트 펀치(Punch)를 인수한다고 밝힌 것도 디지털 미디어의 몸집 키우기 사례다. 펀치는 와인이나 음식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전해 주는 사이트다. 테크 미디어 ‘더버지’와 스포츠 미디어 ‘SB네이션’을 소유한 복스미디어와 펀치의 거래는 합병 이후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에 발생했다. 스팩을 통한 상장이나 덩치를 키워 전통적인 기업 공개를 추진하려는 것이다.●구글·페북 올 세계 디지털 광고 52% 점유 예상 이처럼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이합집산이 빨라지고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이용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이 급선무란 판단이다. 2021년 미디어 M&A 시장 및 벤처 투자가 역대 최고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거의 모든 미디어 기업들의 광고 매출이 침체됐지만 위기 탈출을 위해 작은 기업부터 큰 기업까지 M&A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현재 미국에 본사를 둔 미디어 회사가 참여한 M&A 거래는 22건이었다. 지난해 16건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이렇게 디지털 미디어들이 덩치를 키우는 이유는 디지털 광고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독과점 때문에 의미 있는 규모를 갖추지 못하면 버티기 어렵다. 이 두 회사는 팬데믹 이후 힘이 더 강해졌다. 전체 광고 시장의 절반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올리고 있다. 이마케터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의 점유율은 52.3%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는 49.8%였다. 디지털 미디어가 M&A에 나서는 두 번째 이유는 구독 모델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몰입도와 독점력이 강한 미디어 콘텐츠의 경우 구독 모델에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콘텐츠를 전문 분야별로 세분화(일명 언번들링)하거나 종합적으로 묶거나(번들링)를 반복하면서 이용자(구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M&A도 사실 스트리밍 구독 모델의 확장이다. 구독 모델로 성공하려면 콘텐츠 차별화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도 이뤄야 한다. 거대 미디어 중에서는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그리고 아마존의 MGM 인수도 같은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팬과 크리에이터를 이어 주는 크리에이터 경제도 미디어 빅뱅의 세 번째 원인이다. 디지털 미디어들이 성장 동력으로 크리에이터 경제를 꼽으면서 이곳에 투자하려는 자금들이 몰렸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동안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의 비즈니스 매체 인사이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블로그처럼 시작한 미디어가 이제는 글로벌 미디어가 됐기 때문이다. 인사이더도 악셀스프링거가 인수합병하면서 규모가 커졌고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특히 인사이더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구독 모델이 없었다. 100% 광고에 기반한 무료 기사만 제공하다 2018년 처음으로 구독 모델을 시행했다. 처음 인사이더가 ‘유료 구독’에 나선다고 선언할 때는 회의적 시선이 많았다. 블로그로 시작했고 무료 기사로 유명한 사이트인데 과연 누가 돈을 내고 보겠냐는 거였다. 하지만 지난 3~4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지금도 하루 수백, 수천 명이 새로 가입한다. 현재는 절반의 기사는 무료, 나머지 절반은 프리미엄 구독 기반 기사들인데 구독료가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사이더는 어떻게 구독 매체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인사이더에서 기자를 하면서 아마존 특종 기자로 유명한 김유진 기자는 사내 철학인 ‘샤프’(SCHAFFFF)를 언급했다. 샤프는 인사이더가 추구하는 기사 가치관을 가장 잘 반영한 단어 8개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줄임말이다. 스마트(Smart), 대화체(Conversational) 등 부담스럽지 않은 문투와 어렵지 않은 단어, 도움(Helpful)을 줄 수 있고, 정확하고(Accurate), 빠르고(Fast), 저돌적이고(Fearless), 공정하며(Fair), 무엇보다 재미있는(Fun) 기사를 추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사이더는 어렵고 깊이 있는 기사보다 트위터에서 도는 밈(Meme)에 대한 기사를 쓰기도 하는 등 틀에 박히지 않은 기사를 써서 독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단독기사는 대부분 프리미엄 독자에게만 제공 또 단독 보도도 구독자 확보에 도움을 준다. 이 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는 기사를 생산한다. 유료 구독 서비스를 하기 전엔 구독자를 유도하기 위해 ‘단독’을 활용했지만 유료화 이후엔 대부분 프리미엄 독자에게만 제공한다. 유료 기사가 반드시 단독 특종 기사일 필요는 없다. 똑똑한 분석 기사나 트렌드를 빨리 짚어 처음으로 기사를 낸다든지 사진에 기반한 앨범 같은 기사도 많다.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은 인사이더 성장의 기반이었다. 트래픽이나 구독자 수는 실시간으로 집계되고 어떤 기사를 어디에 배치하면 더 클릭이 많이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는 인사이더의 성장 비결에 대해 “기사의 차별화가 중요하다. 미국 언론 시장은 거의 포화 상태고 경쟁이 워낙 치열해 일반적인 기사를 써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 특히 구독을 원하고 독자의 지갑을 열고 싶다면 더욱 명확한 개성과 차이점이 필요하다. 가치 증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밀크 대표
  • “불매운동? 유니클로 장사진, 일본차 매출 상승” 日 매체, NO재팬 조롱

    “불매운동? 유니클로 장사진, 일본차 매출 상승” 日 매체, NO재팬 조롱

    일본의 한 보수우익 계열 매체가 시들해진 ‘NO재팬’ 불매운동을 조롱했다. 현지 유력 시사주간지 주간문춘은 28일 온라인판 기사를 통해 한국 내 일본차 매출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주간문춘은 한국수입차협회(KAIDA) 자료를 근거로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비웃었다. 대형 마트 진열대에는 일본 맥주가 다시 등장했고 유니클로 매장에도 손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강조했다.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번진 불매운동은 일본차 브랜드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닛산의 경우 2019년 7월 228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이 8월 58대까지 뚝 떨어졌고, 급기야 한국시장 철수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본차 브랜드들은 그러나 불매운동이 잠잠해짐과 동시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브랜드별로 차이는 있지만 주간문춘 온라인판 보도대로 판매량이 일정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KAID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일본차 브랜드별 누적 판매 대수는 렉서스 7472대, 혼다 3045대, 토요타 481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9.9%, 47.3%, 12.7% 증가한 수치다. 특히 렉서스 판매량은 일본산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이상 늘었다. 곧 1만 대 클럽 재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재외공관의 일본차 구입 현황도 조롱의 빌미가 됐다. 주간문춘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외교부 자료를 인용, 지난해 우리나라 재외공관에서 새로 구입한 외제차 3대 중 1대가 일본차였다고 빈정거렸다. 김 의원이 지난 3일 외교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재외공관에서 새로 구입한 외제차 수는 2019년 14대, 2020년 15대였다. 이 중 일본차 비중은 2019년 14.3%에서 2020년 33.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당시 김 의원 측은 “국민들은 한창 ‘노재팬’을 외치며 일본차 구매를 줄이던 가운데, 재외공관은 새로 구매한 외제차 3대 중 1대를 일본산으로 구매한 셈”이라고 꼬집었다.이에 대해 주간문춘은 “이제 번화가에서 표적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와 차선 변경을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 없이 한국에서 일본차를 사들인 수 있게 됐다”면서 “심지어 재외공관장도 일본차를 애용하고 있다. 노재팬은 설득력을 잃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 유니클로 한정판 품절 대란 사태, 대형마트 진열대에 다시 등장한 일본 맥주를 언급하며 불매운동이 설득력을 잃은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실제 유니클로는 올해 적자를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얼마 전 공시를 통해 “유니클로 한국은 연간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보고했지만 사업은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불매운동 전인 2019년 8월 말 190개에 달했던 매장이 거듭된 폐점 끝에 현재 135개로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유니클로의 흑자 전환은 괄목할 성과다. 노재팬 불매운동이 시들해졌다는 일본 언론 해석을 어불성설이라고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이유기도 하다.
  • [포토] 노랗게 익은 황금들판에 가을추수 한창

    [포토] 노랗게 익은 황금들판에 가을추수 한창

    지난 26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 어신리에 있는 황금빛 들판에 가을 추수가 한창이다. 경남 고성군 제공
  • “돈다발, 명품시계, 외제차”…직장에서 ‘니켈’ 훔쳐 사치행각

    “돈다발, 명품시계, 외제차”…직장에서 ‘니켈’ 훔쳐 사치행각

    “돈다발, 명품시계, 외제차, 아파트…” 충남 당진 모 철강업체 직원이 공장에서 값비싼 ‘니켈’을 상습적으로 훔쳐 팔아 사치행각을 일삼다 경찰에 붙잡혔다.당진경찰서는 27일 박모(39)씨를 상습절도, 50대 장물업자 이모씨를 장물취득 혐의로 각각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이 일하는 공장에서 15억원어치 니켈을 빼돌려 이씨에게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니켈은 자동차 피스톤 등을 제조할 때 쇳물에 넣는 부원료로 1㎏당 2만 2000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박씨는 길이 4~5㎝인 원통형 니켈 덩어리들을 마대자루에 담아 카니발 승합차에 실어 빼돌리는 수법을 이용했다.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낮 근무하는 상근직원인 데도 주로 밤에 훔쳐 11시쯤 공장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썼다. 회사 관계자는 “그 시간은 야간 근무조들이 한창 교대할 때여서 차량이 한꺼번에 나가기 때문에 검색이 덜한 편”이라며 “그래도 회사 보안팀이 차 트렁크는 뒤지는데 들키지 않은 걸 보면 운전석이나 조수석 밑 등에 찔러넣어 빼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야간은 검색하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의 범행은 모두 100여 차례로 한 번에 1000만원 어치 안팎을 훔친 셈이다.하지만 박씨의 범행을 멈춰세운 것은 동료 직원들이었다. 야간 근무자도 아니고, 그것도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서 출퇴근하는 사람이 공장에 온 것을 수상히 여겨 회사 보안팀에 제보했다. 보안팀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박씨의 행위를 파악하고 지난 11일 경찰에 신고한 뒤 증거를 잡기 위해 이씨를 만나 니켈을 건네는 현장을 덮쳤다. 박씨는 경찰에 검거되자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니켈을 훔쳐 판 돈을 거의 생활비와 유흥비로 썼다”고 진술했으나 각종 사치 행위를 일삼은 사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들통이 났다. 박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돈다발’ ‘외제차’ ‘명품시계’ ‘아파트’ 등을 올려 자랑했고, 박씨의 아내가 명품가방을 들고 찍은 사진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박씨와 함께 일하는 동료 직원들이 ‘고액의 연봉을 주면서 자신을 먹여살리는 회사의 자산을 훔쳐 팔아 사치를 일삼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 [서울 인싸] 당겨진 미래교육, ‘서울런’에서 만나다/이대현 서울시 평생교육국장

    [서울 인싸] 당겨진 미래교육, ‘서울런’에서 만나다/이대현 서울시 평생교육국장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모두에게 균등하게 온 것은 아니다.” 영화 매트릭스의 모티브가 된 소설 ‘사이버스페이스’의 저자인 윌리엄 깁스의 이 말은 교육 분야에도 적용된다. 미래는 이미 현재가 됐으나, 변화된 교육시스템을 균등하게 누리지 못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 말이다. ‘인공지능(AI) 시대다’, ‘메타버스의 시대다’라고 여기저기서 강조하고 있다. 교육환경 역시 AI로 학습 진단을 받고, 메타버스 안에서 강의를 듣게 되는 등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새로운 시스템을 어떻게 익혀야할지 감이 안 온다. 취약계층 아이들에겐 더욱 그렇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비전 2030’에서 밝혔듯이, 누구나가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너진 계층이동 사다리의 복원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서비스를 개시한 온라인학습사이트 ‘서울런’은 최신 정보기술(IT) 환경을 반영한 모델로 진화 중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서울런’은 입시정보 콘텐츠 63개를 무료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 콘텐츠는 시기별 맞춤 입시 정보를 담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수능 이후에는 저소득층 또는 학교 밖·다문화가정 청소년 등 11만명을 대상으로 대학별 정시 전략을 설명해 주는 ‘메타버스 입시설명회’도 연다. 나만의 가상캐릭터로 메타버스 안에 구현된 입시설명회에 입장하면 전·현직 교사, 입시전문가와 함께 실시간 질의응답도 나눌 수 있다. 코로나19로 앞당겨진 쌍방향 비대면 환경을 경험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서울런’이 민간교육업체와 연계됐기 때문에 사교육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경제력이 곧 학력’임을 증명하는 통계가 매년 나오는 상황에서 불리한 학습 환경에 놓인 수험생들에게 ‘서울런’은 어떤 의미가 될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배움에 뜻이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낙인감 없이 균등한 교육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는 사회야말로 공정과 상생의 가치가 살아 있는 사회 아닐까.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서울런’은 날로 진화할 것이다. 오픈 첫 달,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던 학교 밖ㆍ다문화 가족 청소년에게도 온라인 자격검증 시스템이 적용돼 회원가입이 수월해졌다. 뿐만 아니라 PC를 통해서만 신청할 수 있었던 일부 강좌의 경우 휴대전화와 태블릿PC에서도 수강신청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사이트 접속 시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챗봇과 ‘FAQ’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초·중생들을 위한 ‘AI 코딩 블록’ 콘텐츠도 추가됐다. 미래기술에 한창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좋아할 학습 콘텐츠들이 꾸준히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당겨진 미래, ‘서울런’에서 만나 보면 어떨까.
  • “임실의 빛나는 보물 셋… 1000만 관광시대도 꿈이 아니죠”

    “임실의 빛나는 보물 셋… 1000만 관광시대도 꿈이 아니죠”

    “임실을 연간 1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사계절 관광지로 만들어 지역 발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습니다.” 심민 전북 임실군수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쉼 없이 달려온 민선 7기 3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청사진을 밝혔다. 심 군수는 임실이 보유한 훌륭한 관광자원들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굴뚝 없는 공장으로 변신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섬진강 르네상스 시대는 ‘미래의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선 6기부터 8년째 임실군정을 이끌고 있는 심 군수는 전북의 보물 옥정호와 성수산 생태관광 개발, 반려문화산업 등 미래 신성장 주력사업을 집중 발굴해 지역발전의 초석을 놓았다고 자평했다. 임실N치즈축제 성공을 발판으로 치즈산업은 지역경제 버팀목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고 역대 최초로 예산 규모 5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임기 중 추진했던 숙원사업들을 마무리하라는 요구가 많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음은 심 군수와의 일문일답.-7년째 임실군정을 이끌고 있는데, 지난날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지역경제가 뒷걸음치고 인구는 감소하는 임실의 미래를 위해 고심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로 군정이 안정되고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군민들만 보고 불철주야 함께 달려온 임실군 공무원들의 노고가 크다.” -임실군의 가장 큰 변화를 관광산업의 발전으로 꼽는 사람이 많은데. “그동안 임실의 관광자원은 저평가되고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역사·문화자원은 전국 어느 지자체에 견주어도 비교우위에 있다고 자신한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임실은 전북의 대표 관광지로 전국적 관심을 끌 것이다.”-관광산업 발전 청사진을 소개한다면. “옥정호, 성수산, 반려동물테마파크, 치즈테마파크가 1000만 관광시대를 견인한다.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임실, 사계절 축제가 열리는 흥겨운 임실, 머물고 싶고 다시 가고 싶은 정겨운 임실을 만들겠다.” -군민들의 애환이 서린 옥정호가 지역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변신했다. “민선 6기 부임과 함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해 옥정호 개발의 물꼬를 텄다. 이제 옥정호는 전북의 보물로 평가받는다. 2015년부터 추진한 제1기 섬진강 에코뮤지엄 조성을 통해 붕어섬 에코가든, 에코누리캠퍼스, 붕어섬 출렁다리 등 관광인프라 확충에 박차를 가했다. 총길이 410m의 붕어섬 출렁다리는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봄에는 신비의 섬 옥정호 붕어섬이 드디어 개방될 전망이다.”-옥정호권 생태관광 개발사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제2기 섬진강에코뮤지엄 조성은 올해 5월에 지방재정중앙투자심사가 통과되면서 개발에 탄력을 받게 됐다. 스카이워크, 운암교 캠핑장, 운암대교 수변공원 등을 조성해 옥정호 권역 생태관광 기반시설이 구축될 전망이다. 이 밖에 섬진강 에코뮤지엄 진입 및 연계도로 개설과 옥정호 물문화둘레길, 운종교차로 개선 등 옥정호를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사업들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고려와 조선의 건국설화를 품은 성수산 개발 사업 추진 상황은. “명산 성수산은 누구나 머물고 즐기는, 자연 친화적 관광기반 휴양시설 구축 사업이 한창이다. 왕의 숲 생태관광지 조성과 태조 희망의 숲 조성, 산림레포츠시설 조성 등 치유의 숲 성수산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반려동물시대를 맞아 의견의 고장 임실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의견 설화로 유명한 오수면을 반려동물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오수의견관광지 근처에 오수 펫 추모공원이 건립됐고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이 진행 중이다. 새롭게 조성될 오수 제2농공단지를 연계 개발해 ‘세계 명견 테마랜드 관광지’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타당성 조사·기본계획 용역이 올해 6월 완료됐다.”-임실N치즈축제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러워하는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2015년 처음 개최한 임실N치즈축제는 해마다 대성공을 거뒀다. 4년 연속 전북 ‘최우수 축제’에 선정됐고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 2019 우수축제에 선정됐다. 이어 2020~2022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2019년에는 태풍 ‘미탁’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43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는 등 전국 대표 지역축제로 성장했다.” -치즈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은. “임실N치즈 경쟁력 강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제2기 동부권식품클러스터(165억원)와 임실N치즈 6차 산업화지구를 구축했다. 임실치즈테마파크 유가공공장 생산시설 개선 등도 추진되면서 임실N치즈산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제3기 동부권식품클러스터와 임실치즈역사문화관 건립, 임실N치즈 농촌테마공원 등 임실N치즈산업 신성장 동력도 확보했다.”-사계절 관광·축제의 고장 청사진은. “주요 지역자원인 옥정호~임실N치즈~성수산~의견관광지를 연계한 관광벨트를 구축해 사계절 사람이 찾고, 머물고, 쉴 수 있는 관광명소로 조성해 가고 있다. 옥정호 권역 친환경 활용 계획 수립과 임실치즈테마파크 사계절 장미원 조성, 성수산 산림생태휴양지 조성, 세계명견 테마랜드 관광지 조성 등 권역별로 추진 중인 사업들이 완료되면 체류형 관광인프라가 대폭 확충된다. 봄에는 의견문화제와 장미축제, 여름 아쿠아 페스티벌, 가을 임실N치즈축제, 겨울 산타축제 등 사계절 대표축제를 적극 육성하겠다.” -군민들은 생활SOC 사업에 관심이 높은데. “국무조정실 주관 2020년 ‘생활SOC 복합화 사업’에 임실읍 행복누리원이 선정됐다. 임실읍 주민자치센터, 주거지주차장, 국민체육센터, 가족센터를 결합한 사업이다. 2021년 ‘생활SOC 복합화 사업’으로는 오수면사무소 신축, 국민체육센터, 공공도서관, 생활문화센터를 결합한 오수면 행복누리원이 선정되는 등 수요자 중심의 원스톱 생활복지센터 지역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 -벼 병해충 무인방제, 효심정책도 호응이 높다. “벼 병해충 무인 항공 공동방제는 고령화와 일손 부족을 겪는 농촌의 어려움을 덜어 주고 농가소득을 높이는 대표적인 정책이다.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1년에 두 차례 실시한다. 어르신 농가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 노인인구가 36%인 초고령 지역으로 효심복지사업도 군정의 주요 시책이다. 노인종합복지관을 2019년 9월에 완공했다. 노인일자리사업을 확대하고 349곳의 경로당에 급식 도우미를 파견했다.” -임실군 예산이 5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최종 예산은 5131억원이다. 역대 최초로 5000억원 예산 시대를 열었다. 처음 취임했던 2014년 임실군의 예산은 2886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6년 만에 77.8% 증가한 것이다. 취임과 동시에 꾸준히 보통교부세, 특별교부세 확보는 물론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직접 중앙부처를 오가며 설득하고 각종 공모사업에도 전략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장기발전을 위한 새 성장동력을 소개한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다수 확보했다. 농촌신활력플러스, 도시재생, 농촌협약 시범사업으로 지역공동체 네트워크 구축, 로컬푸드 고도화, 정주 여건 개선, 여가 문화시설 확충으로 임실군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 주유 대란·진열대 텅텅… 英, EU와의 이혼에 ‘불만의 겨울’ 오나

    주유 대란·진열대 텅텅… 英, EU와의 이혼에 ‘불만의 겨울’ 오나

    “영국은 5년 전 유럽연합(EU)을 떠나 우리 운명의 통제권을 되찾겠다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부는 브렉시트(EU 탈퇴)를 완수했으며 우리의 자금, 법률, 국경, 영해를 되찾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 5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강한 톤으로 피력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상당수는 혜택에 대한 체감보다는 인력·물자 부족, 물가 상승, 실질소득 하락 등 브렉시트가 몰고 온 역풍에 직면해 있다. 영국의 자결권을 바탕으로 꿈꿨던 유토피아의 희망보다는 디스토피아의 우려가 스산한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에 걸쳐 영국 전역에서는 극심한 주유 대란이 빚어졌다. 수많은 주유소들이 기름 재고가 바닥나면서 영업 중단 간판을 내걸었다. 그러지 않은 주유소들은 밀려드는 차량들로 홍역을 치렀다. 슈퍼마켓 등 상점들도 물건이 채워지지 않아 진열대가 비어 있는 상태로 방치되는 경우가 속출했다. 트럭 운전기사의 부족으로 초래된 물자 수송난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이른바 ‘패닉 바잉’(사재기와 같은 상황)에 나선 결과였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5위 경제를 자랑하는 영국이 절대적인 노동력 부족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은 브렉시트와 코로나19가 한데 맞물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이 대거 귀국한 상태에서 브렉시트로 입국 비자 발급이 제한되면서 유럽으로부터 인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다.영국은 2016년 6월 23일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찬성 52%, 반대 48%로 EU 탈퇴를 결정했다. 이후 EU와 3년 반의 지루한 협상을 통해 지난해 1월 31일 브렉시트가 공식 발효됐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11개월의 전환 기간을 거쳐 올 1월 1일 완전한 브렉시트가 시작됐다. 영국의 노동력 부족은 물류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도축과 가공을 담당할 노동자들이 없어 시장에 육류 공급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영국 전체 도축장 인력의 80%를 차지했던 동유럽 노동자들이 브렉시트와 코로나19 때문에 대거 자기 나라로 돌아간 탓이다. 도축·가공 인력 부족으로 전국적으로 평균 12만 마리의 돼지들이 출하되지 못한 채 농장에 발이 묶여 있다. 이러한 돼지들의 태반은 식용화되지 못하고 살처분 후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다. 사육농 단체인 전국돼지협회는 현 상황을 ‘20년 만에 닥친 최대 위기’로 보고 있다. 식품업체 스카티시F&D의 제임스 위더스 대표는 “노동력 부족은 유제품에서 해산물, 채소 가공에 이르기까지 식품 공급망의 전 분야에 걸쳐 타격을 주고 있다”며 “기업들은 가공·포장 직원과 운반 수단 부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대책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영국 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당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해외 인력 유입의 물꼬를 트는 것이지만, 이는 당초 브렉시트의 취지에 배치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도축·화물 운전 취업비자 완화로는 역부족 영국 정부는 EU 국가 화물트럭 운전자 5000명에게 취업비자를 내주고 하루 근무 허용 시간을 최장 9시간에서 11시간으로 늘리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루디 맥그리거 영국 상공회의소 의장은 “정부의 대응은 모닥불에 물 몇 방울 뿌리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문제와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민생경제에 총체적인 타격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식품 가격은 물론이고 난방·발전용 가스도 러시아산 공급 경색 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 2%의 두 배인 4%를 넘길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2% 상승하며 1997년 1월 집계를 시작한 뒤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잉글랜드은행이 올 연말부터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물가 상승, 공급 부족, 통화 긴축 등으로 영국 국민들이 앞으로 몇 달 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내년에 약 1.5% 줄어들면서 2011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리적 불안에 따른 대규모 물품 사재기와 이에 따른 공급 부족의 악순환은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구매력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최대 이익단체인 영국산업연맹(CBI)의 캐런 빌리모리아 회장은 “현재 우려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불만의 겨울’이 다시 도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만의 겨울이란 임금인상 제한 등 정부의 경제 정책에 반발해 노동조합들이 1978~1979년 겨울에 일으킨 대규모 총파업을 말한다.●“냉장고 1대 운반에 경비 25% 더 들어” 브렉시트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영국 기업들의 수출입 관련 부담도 크게 늘려 놓은 상태다. EU 탈퇴에 따라 절차가 복잡해졌고, 이 과정에서 비용이 더 발생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 영국으로 트럭 1대분의 냉장고를 운반할 경우 새로운 통관 절차와 까다로운 문서 규정 등으로 관련 경비가 브렉시트 이전보다 25%가량 더 든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블룸버그는 “존슨 총리가 이끄는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EU와의 이혼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 출발점에 코로나19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기는 물론이고 그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한층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유럽에 트럭 운전사 40만명이 부족한 가운데 이 중 4분의1인 10만명이 영국의 부족분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국만의 더 큰 시련에 대해 EU 국가들은 대체로 자초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부 장관은 최근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도 물류 대란을 겪고 있지만 EU 단일시장 덕분에 인력 수급에 도움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 3대 경제권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영국을 제외한 유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 “英 자초… 경제대국 제외될 것” 그럼에도 영국 정부는 현재의 곤경을 EU와의 결별 이후 새로운 경제 모델이 생겨나는 과정의 ‘출산통’에 불과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주유 대란이 한창이던 지난 6일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영국이 브렉시트와 코로나19를 넘어 더 생산적이고 역동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브렉시트에 대해 ‘잘못돼 가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지난 6월 조사에서는 38%였지만 9월 조사에서는 53%로 절반을 넘었다. 이에 따라 존슨 정부가 현실의 벽을 인정하고 해외 인력 유입을 늘리는 등 조정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4일 외국인 돼지 도축 인력 800명을 크리스마스 이전에 입국시키기 위해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기로 한 것은 그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 [씨줄날줄] 성남 백현동 ‘옹벽 아파트’/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성남 백현동 ‘옹벽 아파트’/임창용 논설위원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 성남시 ‘백현동 옹벽 아파트’가 집 가까운 데 있다. 직선거리로 300m쯤 되겠다. 하지만 ‘안산’이라 불리는 나지막한 산을 사이에 두고 있어 넘어다니긴 어렵다. 해발 70~80m 정도로 낮은 산이지만 숲이 우거진 데다 경사도 가파르다. 12년 전 지금 사는 아파트에 입주했을 때 산 너머가 궁금해 올라가 보기는 했다. 산 너머엔 한국식품연구원이 있었는데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쳐 놓아 산을 넘어갈 수는 없었다. 도로로 돌아 식품연구원 가는 길은 골프장(남서울CC)으로 들어가는 막힌 길이다. 따라서 식품연구원 부지는 사실상 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기엔 적합지 않은 교통 맹지나 다름없다. 그래서 몇 년 전 1000가구가 넘는 민간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와 어리둥절했었다. 자연녹지인 데다 경사도가 제법 높은 산이어서 고층아파트가 어떻게 들어선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성남공항도 멀지 않아 고도제한까지 피해야 했다. 궁금증은 최근에 풀렸다. 특혜 의혹 관련 기사들을 접하면서다. 그야말로 ‘단순 무식’하게 산을 평지 높이로 깎아내고 아파트를 지었기 때문이다. 고도제한을 피해서 밑으로 파내 높이를 낮춘 것이다. 깎아낸 높이가 최대 50m에 달해 아파트 12~13층과 비슷하다. 토목공사 당시 항공사진을 보면 마치 산 반쪽을 거대한 포클레인으로 뚝 떼어낸 듯한 느낌이 든다. 보통 산을 뒤로 낀 경사지에 아파트를 지을 때는 경사를 살려 앞은 낮고 뒤는 높게 짓는다. 산을 함부로 깎을 수 없는 데다 조망권도 골고루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런 아파트의 허가가 어떻게 났을까. 당초 자연녹지였던 부지를 성남시가 4단계나 높여 준주거지로 바꿔 줬다고 한다. 아파트 시공 시 옹벽은 15m 이하로만 쌓을 수 있다. 업자들은 이런 규정을 간단히 무시하고 그 몇 배 높이로 쌓았다. 시민들을 위한 근린공원 조성을 기부채납받는 조건이었다고 성남시는 강변한다. 공원을 만들기는 했다. 그런데 단지 옆쪽으로 가파른 계단을 헉헉거리며 한참 올라가야 진입할 수 있는 ‘하늘공원’이다. 외지에서 온다면 마땅히 주차할 곳도 없다. 사실상 아파트 입주민 전용 공원인 셈이다. 한창 아파트가 올라갈 때 고층 크레인이 산 너머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집 거실에서 보였다. ‘완성되면 아파트 꼭대기가 산 너머로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숲 조망권이 망가질까 봐서다. 다행히 그런 불상사까지 벌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다. 자연녹지가 하루아침에 준주거지로 바뀌는 복마전 세상이다. 집 앞 녹지라고 안전하리란 보장이 어디 있단 말인가.
  • [세종로의 아침] 네 명의 깐부는 어디로 갔나/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네 명의 깐부는 어디로 갔나/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남녀배구 슈퍼리그가 한창이던 2004년 1월의 어느 일요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남자 올스타전을 마친 4명의 감독이 은밀히 한자리에 모였다. 강남 역삼동의 한 골목에 들어앉은 2층 카페, 키 낮은 석유난로가 냉기를 간신히 다스리던 그곳에서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김호철 현대캐피탈, 차주현 대한항공, 작고한 최삼환 상무 감독 등 네 사람이 무릎을 맞대고 ‘작당’을 시작했다. 군 시절 같은 훈련소 동기이기도 했던 이들은 ‘배구도 프로화돼야 한다’는 절대 명제를 두고 새벽 동이 틀 때까지 술잔을 돌렸다. 마침내 그해 슈퍼리그는 열 시즌째 올스타전을 마지막으로 ‘과도기 리그’인 V-투어에 대한민국 최고의 배구리그 지위를 물려주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듬해 2월에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첫 대결로 프로배구 V-리그가 출범했다. 그들이 어스름 불 밝힌 카페에서 나누던 ‘모의’ 중에는 요즘 영화 ‘오징어 게임’의 명대사가 된 배우 오영수의 “우린 깐부잖아~”라는 치근대듯 은근한 대화도 오갔을 게 틀림없다. 과연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김호철과 신치용이라는 대결구도를 업은 프로배구 남자부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당대 최고의 어깨를 가진 김세진과 신진식은 더 펄펄 날았다. 그러나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올림픽 구기 종목 첫 (동)메달을 따냈다는 자긍심으로 버틴 여자 프로배구는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다. V-리그 원년 챔프 팀이었던 당시 KT&G의 김형실(현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기자들과 사석에서 술기운을 핑계 삼아 “제발 여자배구 기사 좀 두 줄 넘게 제대로 써 주세요. ‘한편’이라는 말은 정말 지긋지긋하다”며 읍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양상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대부분의 배구 기사는 여자부 경기가 메인이고 남자 경기는 맨 뒷줄 ‘한편’으로 시작돼 짧게 끝난다. 역전 현상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여자배구가 36년 만에 두 번째 4강을 일궈 낸 뒤부터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김연경의 인기몰이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프로배구 관계자들은 “이젠 여자부가 대세”라고 입을 모은다. 남녀부 인기 차이는 수치를 보면 금세 확인된다. V-리그는 지난 19일부터 관중 입장이 허용됐는데 이날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의 대전 경기는 관중이 329명에 불과했지만 페퍼저축은행과 KGC인삼공사의 여자부 광주 경기에는 633명의 팬이 찾았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는 수도권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일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의 의정부 경기에는 189명, 다음날 OK금융그룹과 우리카드의 안산 경기엔 136명이 모였지만 21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경기는 475명이 찾았다. 사흘 동안 관중 수에서 여자배구 관중은 남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방송사 카메라도 매몰차다. 지난 17일 열린 여자부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경기는 지상파 TV가 생중계를 희망하면서 남자부 경기를 뒤로 밀어내고 일요일 프라임 시간대인 오후 2시 30분 경기로 조정됐다. 19일부터 22일까지 열렸던 남자부 4경기의 방송 생중계는 아예 없었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이 이끈 ‘4강 신화’의 덕이 컸다고는 하지만 쌍둥이 자매의 파문 등 악재도 만만치 않았던 터라 여자배구의 비상과 남자배구의 추락은 단순한 덧셈, 뺄셈으로는 설명이 충분치 않다. 결국 남자배구의 내부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당장은 쉽지가 않은 듯하다. 그래서 17년 전 역삼동 카페에서 서로에게 ‘동지’를 자처하며 ‘작당’을 모의했던 그때 그 감독이 새록새록 생각나는 지금이다. 네 명의 ‘깐부’는 다 어디로 갔을까.
  • 백신 맞고 마스크 벗자 확진자 급증한 유럽…영국은 하루 5만명

    백신 맞고 마스크 벗자 확진자 급증한 유럽…영국은 하루 5만명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마스크를 벗은 유럽 국가에서 신규 확진자가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일부 국가는 다시 봉쇄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영국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5만 2009명을 기록했다. 8일 연속으로 4만명을 넘더니 석달여만에 5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독보적으로 많다. 이는 방역 규제 완화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영국은 지난 7월 19일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등 방역 규제 대부분을 풀었는데,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 위주로 바이러스가 퍼지면섯 감염자 수가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찬 바람까지 불기 시작하자 의료계에서는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권고 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확진자 추이는 경계하면서도 방역 규제 강화에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숫자를 매일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면서 “높은 수준이지만 예상 범위 안이다”라고 말했다. 당국은 규제 강화 대신 50세 이상 등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과 12∼15세 백신 접종을 강조하고 있다. 백신 접종 후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하거나 해제한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도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벨기에의 경우 18일 기준 일일 확진자가 약 6500명으로 2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이래 가장 많았다. 입원 환자도 14~20일 1주일간 평균 88명으로 전주 대비 53% 늘었다. 네덜란드에서도 일주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주와 비교해 44% 증가하고 입원 환자도 20% 이상 늘어났다.입원 환자 대부분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들 국가 역시 최근 상점 내 마스크 착용 해제, 클럽 영업 허용 등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백신 접종 증명서를 도입했다.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러시아, 동유럽권은 신규 확진자가 세계 최고 속도로 확산하며 재봉쇄에 돌입하고 있다. 러시아에선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 7000명에 이를 정도로 늘자 모스크바의 대다수 사업장과 상업 시설에 11일간 휴무령을 내렸다. 학교는 방학에 들어가게 했다. 라트비아도 다음달 15일까지 필수 상점을 제외한 영화관, 미용실 등의 문을 닫는다. 이 기간 동안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통행 금지가 이뤄지며, 레스토랑에서도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라트비아는 인구 10만명당 최근 2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406명으로 전세계에서 인구 대비 가장 빠른 확산세다. 체코는 다음 달 3일까지 이동제한을 포함한 재봉쇄 조치를 도입했다. 시민들은 출퇴근이나 생필품 구매 등의 사유가 아니면 집을 떠나서는 안된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선 폴란드도 봉쇄 강화를 도입할 예정이다. 반면 실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이탈리아는 일일 신규 확진자 2000~3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엄격한 백신 패스를 적용하고 있는 프랑스도 신규 확진자가 5000명 안팎이다. 이스라엘은 방역 규제를 해제했지만, 신규 확진자가 늘자 최소한의 방역 조치를 도입하고 7월 말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을 도입했다. 이후 이스라엘의 감염 지표는 확연한 안정세로 돌아서 최근 일일 확진자는 1000명 안팎이다.
  • ‘대프리카’ 사는 세민이 육남매… 폭염에 잠 못 이뤄 성장도 멈춘다

    ‘대프리카’ 사는 세민이 육남매… 폭염에 잠 못 이뤄 성장도 멈춘다

    볼리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코차밤바의 남쪽 카라카라에 사는 루스 칠레노(16)는 현기증과 만성 두통에 시달린다. 싯누런 흙먼지가 온종일 날려 숨을 쉴 때마다 산소가 부족한 기분을 느낀다. 6남매 중 막내인 루스는 보통 하루 2~4잔의 물을 마시는데, 더 마시려면 눈치를 봐야 한다. 루스는 아주 어릴 때부터 물을 아끼는 법을 배웠다. 루스의 엄마 마르타 알바레즈는 ‘물 좀 아껴 쓰라’는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설거지할 때 최대한 물을 적게 써요. 샤워도 빨래도 자주 못해서 꾀죄죄할 때가 많아요.”●물탱크 트럭이 동네 돌아다니면서 물 팔아 코차밤바는 9~10월 우기가 시작되면 이듬해 2~3월까지 약 5~6개월간 비가 내리던 곳이다. 하지만 15~20년 전부터 비의 양이 크게 줄었다. 이제 1년 중 비다운 비가 오는 달은 1월뿐이다. 그마저도 땅을 적시기엔 턱없이 모자란다. 루스의 가족들은 ‘아구아테로스’라고 부르는 물탱크 트럭이 동네를 돌아다니면 양철 드럼통에 담은 물을 사 온다. 이틀 동안 일곱 식구가 씻고 빨래하고 텃밭에 물을 줄 수 있는 양인 200ℓ를 사려면 7볼리비아노(Bs·현지 화폐)를 내야 한다. 우리 돈 1200원 정도지만 볼리비아 1인당 국민 소득이 한국의 10분의1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서민들에겐 만만찮게 부담이다. 카라카라는 물이 부족한 곳이 아니었다. “엄마가 어릴 때 이사 온 우리 동네는 정말 아름다웠대요. 풀과 나무가 무성했고 우리 집 아래 탐보라다강에는 맑은 물이 흘렀대요. 외할머니는 강 옆에 옥수수와 해바라기, 채소를 잔뜩 심었고요. 엄마는 삼촌들이랑 강에서 멱감고 놀았대요.” 비 오는 날이 점점 적어지면서 강은 말라 버렸고 풍성한 논밭은 황폐해졌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허파’ 아마존 삼림 파괴의 영향 등으로 아마존 이남 지역의 가뭄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2010년, 2015년에 이어 2016년엔 볼리비아 정부가 물 부족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최악의 가뭄을 기록했다. 루스의 가족은 20ℓ 한 병에 12Bs(약 2000원)인 생수를 사 마신다. 드럼통 물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 못미더워서다. “물탱크 트럭은 민간업체가 끌고 다녀요. 나라에선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엄마랑 마을 어른들이 입이 닳도록 수도관 연결 좀 해 달라고 시청에 요구했는데 몇 년째 그대로예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현지 협력단체 활동가인 후안 플로레스는 “코차밤바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지역공기업인 SEMAPA가 있지만 시민의 50% 정도만 혜택을 본다”면서 “나머지 절반은 물을 사 먹거나 우물을 파서 스스로 식수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독한 가뭄은 왜 시작됐을까. 루스의 엄마 알바레즈는 인간의 잘못이라고 했다. “볼리비아 사람들한테는 ‘차케오’(chaqueo)라는 나쁜 습성이 있어요. 건기에 다음번 파종이 잘되라며 남은 밭작물을 모조리 태워버려요. 그뿐인가요. 강가에서 쓰레기 태우고 벌채 맘대로 하고…. 환경 파괴가 결국 땅을 메마르게 했어요.” 물 부족은 감자, 옥수수 등 식량 가격 폭등 사태로 이어졌다. 루스는 토마토를 좋아하지만 비싸서 엄마한테 사 달라는 말을 못 한다. 루스의 집 마당 텃밭에 심은 당근, 차요테, 샐러리, 파슬리는 아무리 정성껏 돌봐도 수확량이 신통치 않다. 수의사를 꿈꾸는 루스의 바람은 이렇다. “목마른 동물들, 식물들 고통받지 않게 비가 흠뻑 왔으면 좋겠어요. 들판도 푸릇푸릇해졌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얘기했던 옛날 이곳의 모습처럼요.”●전쟁 같은 여름… 세민이네 선풍기 쟁탈전 “더우면 밖에서 자주 못 놀아요. 놀이기구도 다 뜨겁고, 바닥 타는 냄새도 나서 싫어요. 친구들도 덥다고 나오지 않아서 같이 놀 애들이 없어요.” 가뭄으로 물 부족을 겪는 루스의 집 지구 반대편에는 매년 폭염으로 고통받는 유세민(7·가명)양이 산다. 세민이는 더위로 악명이 높은 대구에서 8명의 가족과 함께 지낸다. 여름은 세민이의 가족에게 전쟁과 같은 계절이다. 66㎡(약 20평) 규모의 방에 단 2대뿐인 선풍기를 두고 6남매 사이에 쟁탈전이 벌어진다. 에어컨은 없다. 가장 좋은 자리는 선풍기 바람이 잘 드는 가운데 자리다. 세민이는 덥다는 말을 계속 반복했다. “엄마가 가만히 있으면 안 덥다 했는데 가만히 있어도 더웠어요.” “집이 너무 더우면 선풍기 앞에 가요.” “너무 더워서 씻어도 금방 땀이 났어요.” “옛날부터 더웠는데, 계속 더 더워지는 거 같아요.” 폭염은 매번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벌레도 많아졌다. “특히 날파리가 많아졌어요. 세 살짜리 동생은 ‘날파리가 왜 우리 집에 이렇게 많이 놀러 오지?’라고 말해요.” 폭염은 아이들의 성장마저 더디게 만들었다. 한창 뛰어놀 나이지만 폭염과 코로나19가 겹쳐 밖으로 나가는 일은 엄두도 못 냈다. 세민이의 어머니는 “더워서 잠을 깊이 못 자고 자주 깬다. 푹 자지 못하니 세민이는 또래 아이보다 키가 작다”면서 “잠을 잘 못 자서 아이들이 늘 처져 있고, 예민해져서 작은 일에도 가족 간에 쉽게 다툴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음식이 금방 상하는 것도 문제다. 세 살 막내는 음식이 상한 줄도 모르고 먹어버릴 때가 있어 가족들이 몇 번이나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로 최근 10년간 폭염 일수를 집계한 결과 대구에는 연평균 31.5일 폭염이 발생했다. 매년 한 달 넘게 폭염이 지속된 셈이다. 같은 기간 전국 폭염 일수는 대구의 절반인 연평균 14.6일이었다. 올해 대구 폭염 일수는 23일로, 역시 전국 평균인 11.8일의 2배에 달한다. 열대야 일수도 비슷하다. 최근 10년간 대구의 평균 열대야 일수는 19.2일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 9.0일의 2배가 넘는다.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마다가스카르 등 제3세계의 경우 가뭄으로 농사가 되지 않아 식량이 부족해져 아이들이 영양실조를 겪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피해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야외 활동을 못 하게 된다거나 쾌적하지 않은 환경에 놓이는 등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 “훈민정음은 중국어 발음기호”…황당한 국내 수험서 논란

    “훈민정음은 중국어 발음기호”…황당한 국내 수험서 논란

    국내 한 출판사의 독학사 교재에 “훈민정음은 한자의 발음 기호”라면서 “한국어를 표기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등의 황당한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되고 있다. 독학사는 시험만으로 대학교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독학학위제로 받는 학위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훈민정음 역사 왜곡한 출판사 신고한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최근 논란이 된 한 출판사를 국민신문고에 신고했고, 그 결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당초 이 출판사의 교재 내용이 논란이 된 것은 올해 한글날 즈음인 지난 10일이었다. 한 네티즌은 국내 출판사 S사의 독학사 교양국어 교재에서 훈민정음에 관해 이상한 내용을 봤다는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 한국에서 정규교육을 받지 않아 독학사를 준비하던 중이었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교재 내용이 이상하다며 해당 교재 내용을 공개했던 것이다. 오류① “훈민정음은 한자의 발음기호”‘훈민정음과 한자의 관계’를 다룬 항목이었는데, 교재는 이 항목의 중요도를 상·중·하 중 ‘중’으로 표시했다. 교재는 “훈민정음은 한자의 발음기호이다”라면서 “훈민정음은 중국어(문자)를 통일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한국어를 표기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문자(한자)의 발음을 쉽게 표기함으로써, 자음을 정립하여 중국어를 통일하는 것이 훈민정음의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이 내용은 완전히 틀린 것이다. 훈민정음은 서두에서 창제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명칭부터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이다. 훈민정음 서문은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한문·한자와 서로 통하지 않기 때문에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세종)가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사람들이 쉽게 익혀 날마다 편히 쓰도록 하고자 한다”고 나와 있다. 즉 조선에서 쓰는 말이 중국에서 쓰는 말과 달라 한자로는 통하지 않으니 한자·한문을 쓰지 못하는 백성들을 위해 새로 문자를 만들었다는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오류② 훈민정음은 기존 ‘언문’에 한 글자 추가한 것“교재는 훈민정음 창제에 대해서도 완전히 틀린 설명을 제시했다. 교재는 “훈민정음은 언문(한글)으로 만들었다”라고 설명해 수험생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언문은 훈민정음 창제 이후 식자층에서 훈민정음을 낮춰 부른 말이다. 오랜 기간 학문을 닦기 위해 써온 한자·한문과 달리 단순히 말을 받아적기 위해 쓰는 문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문제의 교재는 훈민정음 창제 이전에 한국어를 표기하기 위한 문자가 따로 있었고, 이것이 언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는 최소 고려 때부터, 이미 언문이 한창 잘 사용되고 있었는데, 본국(동국, 한반도)의 언문을 한자의 발음기호로 사용한 것이 훈민정음이다”라고 설명한다. 또 “언문 27자에 ‘여린히읗’을 추가하여 28자로 만든 것이 훈민정음”이라고 했다. 훈민정음 창제 이전에도 한민족 고유의 문자가 있었다는 이른바 ‘가림토’설을 연상케 하는 주장인데, 이는 학계에서 가짜로 판명된 지 오래다. 단적으로 ‘언문’이 훈민정음 창제 이전에 27자가 존재했다면 ‘언문’으로 쓰인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실상은 전무하다. 게다가 훈민정음은 28자의 창제 원리를 일일이 설명하고 있다. 오류③ “훈민정음은 중국에서 반포됐다”더 황당한 주장은 훈민정음을 중국에 반포했다는 대목이다. 교재는 “이두를 대체하여 사용하는 것, 한문서적을 언해하는 것, 한자의 발음을 표기하는 것(훈민정음) 등의 세 가지 정책은 모두 중국에서 시행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훈민정음 창제 목적이 중국어 발음 표기를 위해서라든지 창제 이전 ‘가림토’ 문자가 있었다는 등 학계 밖에서 종종 제기되는 속설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내용이다.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서문에서 창제 목적이 우리 백성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국평원 “내용 심각”…출판사 “판매 중단·환불”이러한 상황을 본 A씨는 “최근 우리나라 문화 곳곳에 동북공정이 이뤄진다”면서 “심각성을 전하고자 일부러 외교부에 신고했다”라고 신고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신고는 독학학위제를 담당하는 교육부 산하 국가평생교육진흥원(국평원)으로 이전돼 처리됐다. A씨가 첨부한 국민신문고 처리 결과에 따르면 국평원은 “민간 출판사에서 출판한 특정교재의 역사 왜곡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민간 출판사를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다”라면서 “신고 내용이 심각해 해당 출판사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처리 경과를 확인, 요구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출판사는 다음 주(10월 넷째주) 중 재출판한 교재를 발간한다”라며 “출판사의 사과문대로 처리될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확인을 받았다”라고 했다.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출판사는 잘못을 인정하며 “해당 도서의 판매를 즉시 중단한다”라며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또 “재고도서는 전량 폐기하며, 해당 도서로 학습 중인 독자에게 수정한 도서로 무상교환 및 환불 보상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네티즌들은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이라지만 훈민정음을 가지고 이럴 줄은 몰랐다”, “동북공정의 일환 아니냐”, “출판사가 내용 검수도 하지 않은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의구심을 거두지 못했다.
  • 산·공원서 생태문화 배우고 힐링… 쉼터가 되는 ‘정원도시 양천’

    산·공원서 생태문화 배우고 힐링… 쉼터가 되는 ‘정원도시 양천’

    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천공원에 아이와 함께 산책 나온 주민이 책쉼터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아이는 신이 나 엄마 손을 끌며 책쉼터로 들어가 익숙하게 책을 골라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 지루해졌는지 아이는 창밖으로 보이는 잔디광장으로 뛰어가 한참을 뛰놀다가 다시 엄마에게 돌아왔다.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올해 ‘정원도시 양천’을 야심 차게 추진했다. 잘 설계된 천변 녹지와 공원들이 때마침 코로나19로 지친 구민에게 큰 치유가 되고 있다. 도시민에게 공원과 산의 ‘숲’은 유일하게 숨을 쉴 만한 외부 공간이다. 녹색 공간에 대한 소비자 열망이 커지면서 카페에도 백화점에도 정원 바람이 거세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실내 조경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추세다.●안양천, 산지형 공원 4곳 등과 연계 정원도시 양천은 구 외곽을 감싸고 있는 지양산, 갈산, 용왕산 등 녹지축과 안양천 수생태축, 그리고 국회대로 상부 선형공원과 목동중심축의 5대 공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다채로운 정원을 무시로 만나고, 힐링과 생태문화를 즐기고, 이를 넘어서 직접 문화를 생산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태아기부터 숲 태교를 받고 태어난 아이들은 숲에서 놀이를 하고 생태를 배운다. 청년이 돼서는 트레킹과 스포츠를 즐기고 노년기에는 숲에서 힐링하며 스스로 공원과 숲을 만들어 가는 일에 동참한다. ‘전 생애에 걸쳐’, ‘누구나’ 찾고 누리는 곳으로 가꿔 가는 것이 정원도시 양천의 정신이다.구는 우선 안양천에 치유와 놀이, 감성을 담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동기구 위주로 구성된 현재 시설들을 개선할 예정이다. 오금교부터 양화교까지 5.4㎞에 이르는 안양천 수생태축에 감성정원, 초화원 등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정원을 조성하고 수목원과 잔디마당 등 주요 공간별로 명소화도 추진된다. 물가를 따라 걷던 기존 관행에서 탈피해 물을 바라보며 즐기는 ‘샌드비치’도 새롭게 시도한다. 구는 안양천을 공유하는 서울, 경기 지방자치단체 8곳과 협약을 통해 안양천 일대 정원이 대표 국가정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김 구청장은 “1980년대 안양천은 상습 침수 지역으로 무허가 판자촌이 즐비했던 곳이다. 목동아파트가 개발되며 무허가 건물 철거가 이뤄졌는데, 이로 인한 갈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됐던 곳이기도 하다”며 “연결과 접근성을 강화해 누구나 언제든 와서 즐길 수 있는 공원민주주의가 안양천에서 꽃피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양천과 함께 구 외곽을 감싸고 있는 산지형 공원 4곳(온수공원, 계남근린공원, 갈산근린공원, 용왕산근린공원)은 도시를 담는 큰 틀이 된다. 산지형 공원과 2025년 완공 예정인 국회대로 상부 공원, 크고 작은 도심 곳곳의 공원이 이어지며 보다 세분화되고 확장되는 양천 둘레길이 형성된다. 구는 산지형 공원마다 책쉼터와 같은 거점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여러 문화 자원과 연계해 생동감 넘치는 도시 숲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용왕산에 철쭉동산과 무장애 데크길을 함께 조성해 누구나 편안하게 즐기는 경관 명소로 만들고 온수공원에는 산지형 수목원을 조성해 다양한 숲 체험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자원도 활용된다. 계남근린공원의 야외무대를 리모델링하고 갈산근린공원의 어린이교통공원과 실내형 놀이터 ‘오색깔깔키즈’도 함께 연계되도록 동선을 정비한다.목동중심축의 5대 공원도 재탄생한다. 지난해 가을 새롭게 단장한 양천공원에 이어 올해는 파리공원과 오목·목마·신트리공원이 새 모습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한·프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된 파리공원 개보수는 공원의 특별한 역사성과 상징성을 복원하기 위해 프랑스문화원과 계속 소통하고 지역 주민의 현장 목소리를 함께 담아 최종 설계에 반영했다. 파리공원은 올해 말 개장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지붕이 있는 긴 복도 ‘회랑’을 도입한 오목공원, 이대목동병원이라는 자원을 수용해 시니어놀이터와 치유텃밭을 설계한 목마공원 등 나머지 목동중심축 공원도 설계가 끝났다. 오목·목마·신트리공원 모두 2022년 준공을 목표로 개보수 공사를 준비 중이다. ●공원 안에 문화·치유 프로그램 가득 공원과 정원은 답답한 도심 속에서 잠시나마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운동과 치유공간으로 쓰인다. 도시에서 뱉어 내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것도 숲과 공원의 기능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데 필요한 요소임에 분명하다. 김 구청장은 “이런 공원 기능에 도시민의 요구를 반영해 휴식과 힐링, 생태와 학습, 놀이와 참여 등 다양한 문화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공원이 ‘시설’만을 뜻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문화’ 자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양천공원 책쉼터는 2021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 2021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넘은들공원 책쉼터는 2021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계절에 따라 이용에 제한이 있는 기존 도시공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계절 이용할 복합 문화공간을 제시해 새로운 도시공원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았다. 구는 양천공원과 넘은들공원에 조성된 책쉼터 같은 거점시설을 양천구 공원 전역으로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민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할 계획이다. 생태탐험, 숲 산책, 음악 감상, 힐링 파크데이, 캘리그래피 체험, 그림책 감성코치 등 양천구의 공원문화 프로그램은 이미 주민들에게 입소문이 난 상태다.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각 계층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해 주민 만족도가 매우 높다. 구는 올가을 놀이터축제와 겨울 빛 축제 등 공원문화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또 구는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 스스로 공원 가치를 높이는 공원 가꾸기 등 자원봉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원의 친구들’이라는 브랜드 이미지(BI)를 만들었다. 공원의 친구들은 신정허브원 가드닝에 참여한 시민정원사 ‘양천가드너’, 연의생태학습관의 생태환경지킴이, 나무 30만 그루 심기에 참여한 주민 등 공원과 사람을 연계하는 새로운 플랫폼이다. 양천구는 주택 밀집 지역의 전형이다. 아파트가 빽빽한 빌딩 숲이지만 곁에 안양천이 흐르고 숨통을 틔울 만한 공원도 가까이에 있다. 김 구청장은 “주변 산지와 안양천, 그리고 크고 작은 공원들을 연결해 양천구 전체가 하나의 큰 숲이자 공원이자 둘레길로 기능하도록 구상하고 있다”며 “그 안에서 누구나 걷고, 쉬고, 즐기고, 배우고, 직접 가꾸는 문화를 담아내며 머물고 싶은 공간을 늘려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2년 넘게 모두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견뎌 왔다. 이제 ‘위드 코로나’가 논의되는 시점이니 더 쉽고 적극적으로 공원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천구가 서남권의 중심을 넘어선 전국적 명소 수준의 정원도시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 “장덕수와 똑같네”…오징어게임 닮은꼴 ‘도플갱어’ 찾기 한창

    “장덕수와 똑같네”…오징어게임 닮은꼴 ‘도플갱어’ 찾기 한창

    요즘 해외에선 오징어게임 닮은꼴, 이른바 ‘도플갱어’ 찾기가 한창이다. 특히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에서 닮은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말레이시아 셀랑고르주 페탈링자야시의 한 쇼핑몰에 긴 줄이 늘어섰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대형 ‘영희 인형’을 구경하려는 쇼핑객 행렬이었다. 그때, 오징어게임 ‘장덕수’가 인파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초록색 운동복을 입은 ‘장덕수’가 나타나자 쇼핑객은 앞다퉈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사실 행사에 등장한 ‘장덕수’는 여자친구와 쇼핑몰을 찾은 평범한 쇼핑객으로, 커피를 마시다 주최 측 눈에 띄어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16일 말레이시아 매체 FMT에 따르면 주최 측은 ‘장덕수’ 역을 맡은 한국 배우 허성태와 닮은 그를 보고 즉석에서 행사 참여를 제안했다. 외제차 딜러인 조 린 샹(41)은 “오징어게임의 열렬한 팬이다. 드라마 속 운동복도 구입했다”며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말레이시아에는 오징어게임 닮은꼴로 불리는 이가 유독 많다. ‘장덕수’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한미녀’ 역할의 배우 김주령 닮은꼴 역시 현지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5일 현지 매체 세이즈에 따르면 아티라는 이름의 42세 여성은 ‘한미녀’ 표정을 따라 한 동영상 하나로 순식간에 스타가 됐다. 그가 촬영한 동영상은 틱톡에서 47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 현지 방송국에서 일하는 아티는 “내가 오징어게임 참가자 212번 ‘한미녀’와 닮았다는 상사의 말 한마디가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료들도 시끄럽게 말하는 것까지 한미녀와 똑같다고 하더라”며 웃어 보였다.말레이시아 모델 출신 연기자 나디르 나사르(25)도 오징어게임 수혜자다. ‘강새벽’ 역을 맡은 배우 정호연 닮은꼴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아직 신인인 나사르는 현지언론에 “내가 한국 배우 정호연과 닮았다고 하는데 솔직히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고마울 뿐”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본인 역시 모델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터라 정호연에게 동질감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오징어게임 ‘성기훈’ 역의 이정재 닮은꼴로는 필리핀 배우 출신 사업가 슬레이터 영과 미국 성형외과 의사 유튜버 안소니 윤이 유명하다. 특히 안소니 윤은 오징어게임 공개 이후 유튜브 구독자가 30만 명이 증가하는 등 오징어게임 덕을 톡톡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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