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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發 글로벌 물류대란] 中 대놓고 “한진 배 하역 못해줘” 현지 채권자, 주재원들 감시

    [한진發 글로벌 물류대란] 中 대놓고 “한진 배 하역 못해줘” 현지 채권자, 주재원들 감시

    한진해운 법정관리의 후폭풍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항만에서 ‘한진 기피증’이 심각하다. 국내업체들까지 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선적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한진해운 선박이라면 하역을 못해 준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4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이 회사 선박 총 68척(컨테이너선 61척·벌크선 7척)이 23개 국가 44개 항만에서 비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전날 오후 기준 28개 항만, 53척이던 비정상 운항 선박이 하루 새 급증했다.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총 54만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한대) 규모의 한진해운 선박은 조만간 올스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스페인 등에 이어 이탈리아, 말레이시아에서도 항만 당국이 입·출항을 금지하거나 하역 관련 업체들이 밀린 대금을 지급하라는 등의 이유로 작업을 거부하면서 한진해운 선박이 정상적인 입·출항을 못 하는 상황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선주의 권리 행사로 컨테이너선 1척(한진로마호)이 압류돼 있고 현금이 없어 연료유 구매가 막힌 선박도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해온 선박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컨테이너선 101척(사선 37척·용선 64척)과 벌크선 44척(사선 22척·용선 22척) 등 총 145척이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6, 7척이 중국 항만에서 출항을 하지 못하도록 억류돼 있고 다른 3, 4척은 공해상에 머물러 있다. 한진해운 측은 공해상에 있는 컨테이너선이 항만에 들어갈 경우 다른 선박처럼 억류 및 공매를 당할 것을 우려해 “기항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항만에서는 억류된 한진해운 선박에 적재된 컨테이너를 화주가 자비를 들여 빼내려 해도 한진해운 물건이라는 이유로 하역을 거부당하고 있다. 중소 화주로부터 의뢰를 받아 화물을 적재하는 포워딩 업체들도 통상 5% 안팎에 불과한 마진율을 훨씬 뛰어넘는 운임료 급등으로 장기 계약을 파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다롄, 톈진, 충칭 등 한진해운 중국법인 주재원들은 채권자들과 현지 직원들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이 압류되면 선적된 화물도 함께 압류되기 때문에 화주는 납기 지연, 강제 하역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 계약 파기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이는 한진해운과 공동운항 계약을 체결한 선사의 화물이 한진해운 선박에 적재된 경우에도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진해운과 해운동맹(CKYHE) 관계였던 중국 코스코는 한진해운을 대체할 선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압류 가능성을 우려해 한진해운 선박 4척이 미국 연안 공해상에서 머물고 있다. 한진그리스호, 한진몬테비데오호 등 2척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가까운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항구 인근에, 나머지 2척은 조지아주 서배너와 뉴욕 항구 근처를 떠돌고 있다. 미국의 한 에너지 공급업체는 한진해운으로부터 밀린 연료대금 48만 8750달러(약 5억 5000만원)를 받아내기 위해 한진몬테비데오호를 상대로 법원에 압류 신청을 제출했다. 롱비치 항구에 입항하면 곧바로 압류당할 운명인 셈이다. 한진해운 화물을 넘겨받아 실어나르는 국내 선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흥아해운, 장금상선, KMTC 등은 운임 미지급을 이유로 일본으로 가야 하는 물량에 대한 선적을 거부하고 있다. 3개사가 한진해운으로부터 받지 못한 선임은 각각 5억~10억원 정도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진發 글로벌 물류대란] 업계 “급전!” 정부 “불가!”

    [한진發 글로벌 물류대란] 업계 “급전!” 정부 “불가!”

    업계 “피해 더 커지기 전에 공익채권으로 자금 지원을” 한진해운 ‘先 조치’ 있기 전 정부 “지원 없다” 입장 고수 英조디악 용선료 소송 제기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류 혼란과 선박 압류 등 사태를 해결할 방법은 사실상 ‘돈’밖에 없다. 거래업체들에 대해 수천억원대의 미지불금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한진해운이 밀린 돈을 주지 않고서는 실마리를 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금 마련의 해법을 놓고 정부는 한진해운의 ‘선(先) 조치’가 있기 전에는 어떠한 지원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해운·물류업계는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먼저 ‘급한 불’을 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미지불금은 하역·운반비(2200억원), 장비 임차료(1100억원), 유류비(400억원) 등 3700억원에 이른다. 이날 기준으로 한진해운 선박 총 68척(컨테이너선 61척·벌크선 7척)이 10여개 국가에서 비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해당 국가 항만 당국이 입·출항을 금지하거나 하역 관련 업체들이 밀린 대금을 지급하라는 등의 이유로 작업을 거부하고 있다. 통행료를 내지 못해 운하 통과를 거부당하거나 현금이 없어 연료유 구매가 막힌 선박도 있다. ●한진해운 15조대 줄소송 우려 운항 차질이 이어지면서 한진해운이 제때 화물을 운송하지 못해 최대 140억 달러(약 15조 6000억원) 규모의 줄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 선박회사 조디악은 한진해운을 상대로 용선료 미지급금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역 거부 사태를 해결하려면 한진해운이 해당 업체에 돈을 지급하는 것 외엔 방도가 없다. 그러나 회사에 자금이 고갈된 상황에서 특별한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채권단과 정부가 나중에 한진해운이 회생하면 100%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최우선 공익채권 조건으로 긴급 자금을 지원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진해운 선박들이 세계의 각 항구에 도착하면 곧바로 억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화주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실린 컨테이너를 목적지까지 가게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주일 내 한진 선박 운항 마비 협회 측은 일주일 내 한진해운의 모든 선박 운항이 마비될 것으로 예상했다. 협회 추정으로 하역 등에 필요한 금액은 1척당 150만~200만 달러로 모두 1억 5000만~2억 달러(약 2200억원) 정도다. 현재 필요한 대금은 하역비, 기름값, 법원에 압류돼 있는 배를 뺄 수 있는 공탁금 등이다. 업계는 회생 절차 개시 즉시 전 세계 법원에 압류 금지 신청을 했어야 하는데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대체 선박 투입은 현재 억류 중인 비정상적인 상황을 푸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다른 노선에 운항 중인 배를 빼서 돌리는 문제는 비용도 많이 발생하고 과정도 복잡하다”면서 “업계를 잘 모르는 정부가 기존 배를 살려 끝까지 운항하는 방안보다 배가 묶이는 것을 기정사실화해서 대책을 세우다 보니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된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부·한진, 추가 자금 지원 평행선

    43개국에 선박 압류 금지 신청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후폭풍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정부는 조양호 회장 등 한진그룹 대주주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전에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고 한진도 더이상의 여력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4일 “물류 혼란 사태의 해결을 위해 먼저 한진그룹과 조 회장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그룹이나 대주주 등이 담보를 제공하는 등 먼저 행동에 나선다면 채권단도 측면 지원 정도는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진 측의 담보를 전제로 한 지원 방침 언급은 사실상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데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금융위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한진해운은 채권단 등에서 돈을 빌려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며 “남은 담보도 거의 없어 대금을 돌려받기가 어렵고 나중에 변제 때에도 자신들이 1순위가 되기 어렵다고 채권단이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진해운의 미지불금은 하역·운반비 2200억원, 장비 임차료 1100억원, 유류비 400억원 등 37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한진그룹은 경영권을 잃어버린 상황”이라며 “자구안과 관련해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로 기획재정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 등 9개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가졌다. 정부는 한진해운 선박이 정상적으로 입항해 화물을 하역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 및 터미널 등과 협의하는 한편 한진해운이 43개국 법원에 압류금지명령(스테이오더)을 신청하면 해당 국가에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서울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국적선사 기항지 확대 검토, 네티즌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

    국적선사 기항지 확대 검토, 네티즌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

    정부는 4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국적 선사들의 운항노선 기항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현재 현대상선 운항 노선 중 중동 지역 등의 기항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항만에 기항하는 한진해운 선박에 대해서도 하역 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뤄 질 수 있도록 비상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24시간 비상 체계를 운영하고 수입·수출화물에 대한 통관 절차 간소화, 하선 물품의 반입 기간 및 보세구역 반출 연장 등 지원 대책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협력 업체에 대한 맞춤형 금융상담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고 협력업체-주거래 은행 간의 1:1 상담을 통해 업체의 애로사항을 직접 파악하기로 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 댓글란을 통해 “정부 뒷북정책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chur****)”, “130일동안 준비했다고 자랑하더니. 한진해운 대리도 걱정했던 이따위도 사태도 해결못하는 무능한 정부(benn****)”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진 선박 45척 8개국서 발 묶여…해운 운임도 벌써 50%나 치솟아

    한진 선박 45척 8개국서 발 묶여…해운 운임도 벌써 50%나 치솟아

    “전 세계 항만·업자들에게 큰 혼란” 외신도 신속보도·향후 파장 주시 한진해운에 대한 법정관리가 시작되면서 선박에 대한 입·출항 거부 등 혼란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대체 선박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해운 운임 가격도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일 한진해운은 이날에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에서 선박의 정상 운항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입항이 제한된 곳은 광양항과 샤먼·얀톈·칭다오·닝보(중국), 나고야(일본), 싱가포르(싱가포르), 나바샤바(인도) 등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는 선박이 입항은 했지만 하역업체들이 반발해 출항하지 못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70만 달러(약 7억 8400만원)의 통항료를 내지 못해 수에즈 운하 통과가 거부됐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더이상 한진해운을 믿지 못하겠다는 업체들이 모든 대금 결제를 현금으로 해 달라고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샤먼·신강·상하이·닝보(중국), 발렌시아(스페인), 사바나·롱비치(미국), 프린스루퍼트(캐나다), 싱가포르(싱가포르), 요코하마·모지(일본), 시드니(호주), 함부르크(독일)에서 하역작업을 거부당해 정박 대기 상태에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컨테이너선 41척, 벌크선 4척 등 45척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전체 선박의 절반이 발이 묶인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넘쳐나던 배가 갑자기 부족해지면서 해운 운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진해운 주력 노선인 부산~LA 노선 운임이 1FEU(12m 컨테이너 1개·2TEU)당 1100달러에서 1600달러로 45.5%나 올랐다. 미국 동부 노선 운임도 1FEU당 1600달러에서 2400달러로 50%나 치솟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성수기가 종료되는 10월에도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진해운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부산에선 항만 연관 업체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한진해운과 계약을 맺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던 영세업체 상당수가 밀린 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난에 처했다. 컨테이너를 고정하는 일을 하는 래싱업체 3곳이 못 받은 돈만 16억원에 이른다. 외신들도 현 사태를 신속하게 보도하며 향후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자산이 동결되고 더이상 새 화물 수주를 할 수 없게 됐다”면서 “어느 곳에서도 보증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전 세계 항만과 유통·소매업자들에게 커다란 혼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5개월간 구조조정 협의체 뭐했나… ‘물류대란’ 대책 없는 정부

    업계 공급초과만 믿고 안이한 대처 정상 운항 못 하는 배만 45척… 더 늘듯 ‘총대’ 안 메고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폭풍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정부가 안이한 파악과 대처로 화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부처 간 조율 부족도 여전하다. 2일 한진해운 선박은 통행료 문제로 외국에서 잇따라 입항이 거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금 체불을 이유로 협력업체들이 작업을 거부하고 있다. 밀린 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해 온 부산신항 래싱업체 3곳은 작업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한진해운 마크를 단 수출 화물은 대부분 발이 묶인 상태다. 지난 1일 정부는 ‘수출 물류 애로 해소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실시간 점검키로 했지만 이미 둑이 터진 물류대란 사태를 풀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 대책은 현대상선 선박 13척을 차례로 투입하기로 한 것이 고작이다. 한진해운이 운영하는 총 98척의 선박 중 이날 현재까지 정상 운항을 못 하는 배만 45척이다. 앞으로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선사를 법정관리로 보내기로 결정했을 때는 예상 가능한 피해와 대응책을 치밀하게 준비했어야 했음에도 정부가 해운업계 업황이 ‘공급 초과’라는 점만 믿고 안이하게 판단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해운·조선업 구조조정 등에 대비해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주재하는 ‘구조조정 협의체’를 구성해 지난 4월부터 대책을 마련해 왔다. 그동안 정부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정상화 방안이 실패하더라도 시나리오별 대응책이 있다”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 준비돼 있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허둥지둥하는 정부 대처를 보면 비상 플랜이 있기나 한 건지 의심스럽다”면서 “컨트롤타워도 없고 부처 간 조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정부도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예상했던 시나리오 속에서 움직이고 있긴 하지만 반향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면서 “물류문제 등이 해결되려면 앞으로 한 달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별관회의 청문회’ 등을 의식해 누구도 총대를 메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국회가 (정부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 책임을 따져 묻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장관이 전면에 나서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부처 간에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의 주된 역할은 자본확충펀드 조성이었다”고 말했다. 선주협회는 배 한 척당 하역 등에 필요한 금액이 150만~200만 달러로 당장 하역난 해소를 위해 총 2억 달러(약 22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며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해수부 측은 “외국 용선주와의 계약 등 한진해운 선박 억류는 어디까지나 개인 간 채무 문제”라며 부정적이다. 정부가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 조성 자체에만 집착해 ‘디테일’을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관세청, 한진해운 정상화 특별통관 지원

    관세청은 2일 한진해운의 기업회생 절차 개시로 주요 항만의 물류지체가 현실화됨에 따라 수출입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입화물 특별통관지원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요 대책을 보면 수출화물의 선적지연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세청을 비롯해 부산·광양·인천 등 항만 세관에 ‘비상통관지원팀’을 설치해 24시간 상시통관체제를 가동한다. 한진해운 취급 화물에 대해서는 수출신고수리 물품의 선박 적재 의무기간(30일) 경과 후에도 적재를 허용하고, 선적 일정 변경으로 수출신고의 수정 건수가 많으면 관세청에서 일괄 정정해주기로 했다. 또 만재화물(FCL) 화물에 한해 허용하던 부두직통관 수입신고를 소량화물(LCL)에 대해서도 한시 허용해 신속통관을 지원한다.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수입신고수리물품의 보세구역 반출이 지연될 경우 반출의무기간(15일)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특히 하역 적체로 선박 입항이 원활하지 않으면 불개항장 허가를 즉시 수리하여 신속한 입항도 지원할 계획이다. 수입원자재 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항만세관에 24시간 임시개청 지원반을 가동해 수입통관·보세운송신고를 업무시간 외에도 상시 처리한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막 오른 정기국회, 민생만 바라보라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이번 정기 국회에 거는 기대는 특별하다. 4·13 총선의 민의가 요구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 협치의 시험대인 까닭이다. 그러나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생 문제가 찬밥 신세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인사말을 통해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와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의 소통 부재를 비판하자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것만 봐도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한다. 정기국회 개회와 함께 장관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각종 청문회가 잇따라 개최된다. 국정감사 기간에는 사드 배치로 갈라선 국론과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를 놓고 또다시 격돌할 게 뻔하다. 민생법안 처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은 서비스발전기본법을 비롯한 경제 관련법, 노동개혁 4법과 규제프리존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중점 처리 법안으로 정했다. 야권은 이에 맞서 고위공직비리수사처설치법, 청년일자리창출법, 상법개정안, 세월호특별법 등을 앞세우고 있어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지 주목된다. 아울러 정기국회 본연의 업무인 400조원이 넘는 내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진통이 불가피하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누리과정 예산을 처리하려면 먼저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교육정책특별회계법안부터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추경안 합의 과정에서도 확인했듯이 여야가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밖에도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조선산업 구조조정 등 정치·외교·안보·경제·사회 문제들이 곳곳에 깔려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정기국회 개회식에 맞춰 추경안이 가까스로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추경안 합의 과정에서 여야가 양보는커녕 합의 사항을 번복하는 등 협치에 반하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추경안 최종 합의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조금씩 양보한 타협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여야 지도부는 추경안 사례를 거울삼아 정치력 부재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여야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는 초심을 유지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당의 정체성에 반하는 내용까지 강요하는 것은 협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돼도 처리된다는 보장이 없다. 여야 합의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여야는 무쟁점 민생법안을 볼모로 정쟁을 하는 폐습을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쟁점이 있는 민생법안이라도 만족할 수는 없어도 한발씩 양보하는 타협의 정신이 요구된다. 민생을 외면하는 정당은 내년 대선에서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두렵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기사회생’ 현대상선, 한진 자산 인수 여력 있나

    ‘기사회생’ 현대상선, 한진 자산 인수 여력 있나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핵심 우량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실제 현대상선이 그럴 여력이 있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겨우 구조조정을 마친 현대상선이 무리하게 구원투수로 나섰다가 다시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 매입에 필요한 비용은 최대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진해운의 직원은 4824명이고, 컨테이너 노선은 71개다. 영업망은 지역본부 4개에 영업소 54곳, 대리점 52곳, 165개 네트워크로 구성됐다. 또 미국 2개, 유럽 2개, 아시아 4개 등 8개의 해외 터미널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 컨테이너선 등 회사 선박도 59척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제값을 받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인수에는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인 만큼 보유 자산도 많고, 인력과 영업망도 최고 수준이라 합치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제 구조조정을 마친 현대상선의 인수 여력이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을 떠나오면서 약 1조 2000억원을 받아서 나왔다.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매각해 밀어준 자금이다. 하지만 1조 2000억원의 자금 중 현재 남은 것은 6000억~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재계 관계자는 “1조 2000억원 중 이전에 현대증권 주식을 담보로 현대상선이 빌린 돈을 제하고 나면 실제는 9000억원 정도가 남는데, 올 2분기 2543억원의 적자를 봤다”면서 “춘궁기를 버티기에도 넉넉하지 않은 자금이다. 자칫 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한진해운 관련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만 발표됐을 뿐 구체적인 자금지원 계획은 나오지 않아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채권단이 현대상선에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인수하게 할 것 같다”면서 “한진해운 자산 인수는 (현대상선에) 기회처럼 보이지만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해운사 관계자도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에 이어 한진해운도 무너졌는데, 겨우 되살린 현대상선이 다시 흔들리면 국내 해운산업은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대우·STX·한진 연타에 은행권 ‘휘청’

    대우·STX·한진 연타에 은행권 ‘휘청’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 한진해운의 잇단 구조조정으로 산업은행이 올 상반기에 쌓은 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둔 돈)만 3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 등 특수은행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은행권 전체 순이익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은행은 4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조 2000억원 순이익을 낸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조 6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각각 1조 3000억원과 3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특수은행이 2조원의 적자를 낸 탓이다. 구조조정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산은의 경우 2분기 569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영업이익은 1조 4481억원을 기록했지만 돈을 빌려준 기업의 부실로 충당금만 2조 570억원을 쌓으면서 실제 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산은이 올해 상반기 쌓은 충당금은 1분기 1조 10억원을 합쳐 3조 58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31일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여신 6600억원 전액을 미리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5조원가량의 여신을 갖고 있는 대우조선도 ‘정상’에서 ‘요주의’로 등급이 떨어지자 85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앞서 지난 5월에는 STX조선과 계열사들이 연쇄적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1조원 이상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2분기 국내은행 대손비용(충당금+대손준비금)은 6조 3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조 2000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손비용은 기업 부실에 따른 손실 흡수를 위해 미리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금액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의 대손비용이 5조 2000억원으로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오승원 금감원 특수은행국장은 “특수은행이 조선·해운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충당금을 추가로 쌓은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 대손비용은 지난해 3분기까지 분기별로 1조~2조원대에 머물다가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 5조 2000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3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쌓인 대손비용만 9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11조 8000억원의 80%에 육박한다. 은행권 각종 수익성 지표도 크게 악화됐다.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 보여 주는 총자산이익률(ROA·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당기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 포인트 하락한 -0.08%로 나타났다. 경영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자본으로 낸 이익)은 같은 기간 5.55%에서 -1.07%로 떨어졌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입항 거부·운임 인상… 해상 물류 대란

    입항 거부·운임 인상… 해상 물류 대란

    30여척 각국서 입·출항 못해… 수출업체 배 못 구해 ‘발 동동’ 삼성 등 해외 생산기지도 타격… 한진, 해운동맹 퇴출 수순도 한진해운이 1일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해상 물류 대란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한진해운 선박 다수가 정박을 허가받지 못하는가 하면 해운동맹도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이날 한진해운에 따르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 회사 선박에 대한 입항 거부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일본 요코하마와 모지, 중국 상하이와 닝보, 미국 롱비치, 호주 시드니, 독일 함부르크 등지에서 한진해운 선박이 항만작업을 거부당했다. 화물 하역 작업 등에 필요한 비용을 현금으로 주지 않으면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전날에는 중국 샤먼·싱강, 스페인 발렌시아, 미국 사바나, 캐나다 프린스루퍼트, 싱가포르 등 항만에서 같은 이유로 입항이 거부됐다. 중국 상하이·닝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는 연료비를 내지 못해 운항이 멈추는 일도 벌어졌다. 이 같은 사유로 국내외에서 입·출항이 안 되는 한진해운 선박은 총 30여척에 이른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한진해운 선박의 출항이 중단됐다. 이날 부산항에서 한진해운 선박 6척의 외항(배가 잠시 정박하는 것)과 출항 작업이 중단됐다. 한진해운이 속해 있던 해운동맹체(얼라이언스) CKYHE는 전날 회사 측에 ‘선박 교환 중단 알림’ 문건을 보내 사실상 퇴출 통보를 했다. 한진해운의 영업 활동이 ‘올스톱’ 되면서 수출 관련 업체들은 직격탄를 받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타격이 크다. 대기업들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부터 외국 선사와 계약을 맺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마땅히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수출기업의 한 관계자는 “급하게 배를 구하다 보니 가격이 너무 올라 맞추기가 어렵다”면서 “삼성전자나 LG 등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배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임 인상도 현실화하고 있다. 무역협회 중국지부는 현재 중국과 미국 롱비치를 오가는 노선은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당 1200달러이나 이달부터는 거의 두 배에 달하는 2200달러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이달 중 TEU당 운임료는 700달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선박 부족으로 인상분이 1000달러까지 인상됐다. 해외 생산기지도 타격을 받고 있다. 멕시코 티후아나에 있는 삼성전자 TV 생산 공장은 이번 사태로 가동에 일부 차질을 빚었다. 이 공장은 한국에서 부품을 가져다가 조립해 파는데 한진해운 사태가 터지면서 부품이 미국 롱비치 항구에 한동안 묶여 있었다. 삼성전자는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이 계속 억류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사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폭풍이 커지자 현대상선은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 한진해운 대체 선박 13척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6부(부장 김정만)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한진해운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법원은 관리인에 석태수 현 한진해운 대표를 선임했다. 법원은 오는 10월 28일까지 법정관리 조사보고를 받고, 11월 25일까지 회생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회생 가능성에 대한 조사는 삼일회계법인이 맡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수출 20개월 만에 ‘마이너스’ 늪 탈출

    수출 20개월 만에 ‘마이너스’ 늪 탈출

    8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증가했다. 지난해 1월부터 19개월간 이어 온 ‘마이너스 행진’을 멈추고 20개월 만에 반등을 한 것이다. 하지만 전년 같은 달 대비 조업일수 증가와 ‘기저 효과’ 등에 힘입은 측면이 강해 추세적인 청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장 추석 연휴가 끼어 있는 9월에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401억 27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391억 700만 달러) 대비 2.6%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도 348억 2400만 달러로 0.1% 늘었다. 수입은 20개월, 수출은 23개월 만의 반등이다. 8월 수출 반등은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2일 많았던 데다 최악의 수준이었던 지난해 8월 수출의 기저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저 효과에 따른 통계상 착시 효과가 강해 수출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업일수가 하루 늘면 수출액은 3~4% 증가한다. 지난해 8월 이후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지난달 40달러대로 올라선 것도 수출의 외형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품목별로는 선박 89.9%, 컴퓨터 23.4%, 철강 5.4%, 석유화학 4.1%, 자동차부품 3.2%, 반도체 2.5%, 섬유 2.3%, 일반기계 1.5%의 증가세를 보였다. 컴퓨터는 신학기 교체 수요 증가에 따라 4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도 갤럭시노트7 등 신제품 수요 증가로 11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철강도 구조조정에 따른 단가 회복세로 5개월 만에 증가했다. 반면 평판디스플레이(-7.1%), 무선통신기기(-9.0%), 가전(-11.4%), 자동차(-14.8%), 석유제품(-26.9%)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고되면서 신흥국의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종업계 1위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른 수출 물동량 차질도 우려된다. 여전히 중국(-5.3%)과 미국(-4.8%)으로의 수출은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조만간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신흥국 경제가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기사회생’ 현대상선, 한진 자산 인수 여력 있나

    ‘기사회생’ 현대상선, 한진 자산 인수 여력 있나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핵심 우량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실제 현대상선이 그럴 여력이 있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겨우 구조조정을 마친 현대상선이 무리하게 구원투수로 나섰다가 다시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 매입에 필요한 비용은 최대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진해운의 직원은 4824명이고, 컨테이너 노선은 71개다. 영업망은 지역본부 4개에 영업소 54곳, 대리점 52곳, 165개 네트워크로 구성됐다. 또 미국 2개, 유럽 2개, 아시아 4개 등 8개의 해외 터미널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 컨테이너선 등 회사 선박도 59척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제값을 받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인수에는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인 만큼 보유 자산도 많고, 인력과 영업망도 최고 수준이라 합치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제 구조조정을 마친 현대상선의 인수 여력이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을 떠나오면서 약 1조 2000억원을 받아서 나왔다.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매각해 밀어준 자금이다. 하지만 1조 2000억원의 자금 중 현재 남은 것은 6000억~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재계 관계자는 “1조 2000억원 중 이전에 현대증권 주식을 담보로 현대상선이 빌린 돈을 제하고 나면 실제는 9000억원 정도가 남는데, 올 2분기 2543억원의 적자를 봤다”면서 “춘궁기를 버티기에도 넉넉하지 않은 자금이다. 자칫 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한진해운 관련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만 발표됐을 뿐 구체적인 자금지원 계획은 나오지 않아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채권단이 현대상선에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인수하게 할 것 같다”면서 “한진해운 자산 인수는 (현대상선에) 기회처럼 보이지만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해운사 관계자도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에 이어 한진해운도 무너졌는데, 겨우 되살린 현대상선이 다시 흔들리면 국내 해운산업은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 한진해운 대체 선박 13척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당장 시급한 국내 화주들의 물동량 처리에 집중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입항 거부·운임 인상… 해상 물류 대란

    입항 거부·운임 인상… 해상 물류 대란

    한진해운이 1일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해상 물류 대란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한진해운 선박 다수가 정박을 허가받지 못하는가 하면 해운동맹도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이날 한진해운에 따르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 회사 선박에 대한 입항 거부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일본 요코하마와 모지, 중국 상하이와 닝보, 미국 롱비치, 호주 시드니, 독일 함부르크 등지에서 한진해운 선박이 항만작업을 거부당했다. 화물 하역 작업 등에 필요한 비용을 현금으로 주지 않으면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전날에는 중국 샤먼·싱강, 스페인 발렌시아, 미국 사바나, 캐나다 프린스루퍼트, 싱가포르 등 항만에서 같은 이유로 입항이 거부됐다. 중국 상하이·닝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는 연료비를 내지 못해 운항이 멈추는 일도 벌어졌다. 이 같은 사유로 국내외에서 입·출항이 안 되는 한진해운 선박은 총 30여척에 이른다.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한진해운 선박의 출항이 중단됐다. 이날 부산항에서 한진해운 선박 6척의 외항(배가 잠시 정박하는 것)과 출항 작업이 중단됐다. 한진해운이 속해 있던 해운동맹체(얼라이언스) CKYHE는 전날 회사 측에 ‘선박 교환 중단 알림’ 문건을 보내 사실상 퇴출 통보를 했다. 한진해운의 영업 활동이 ‘올스톱’ 되면서 수출 관련 업체들은 직격탄를 받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타격이 크다. 대기업들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부터 외국 선사와 계약을 맺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마땅히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수출기업의 한 관계자는 “급하게 배를 구하다 보니 가격이 너무 올라 맞추기가 어렵다”면서 “삼성전자나 LG 등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배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임 인상도 현실화하고 있다. 무역협회 중국지부는 현재 중국과 미국 롱비치를 오가는 노선은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당 1200달러이나 이달부터는 거의 두 배에 달하는 2200달러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이달 중 TEU당 운임료는 700달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선박 부족으로 인상분이 1000달러까지 인상됐다. 해외 생산기지도 타격을 받고 있다. 멕시코 티후아나에 있는 삼성전자 TV 생산 공장은 이번 사태로 가동에 일부 차질을 빚었다. 이 공장은 한국에서 부품을 가져다가 조립해 파는데 한진해운 사태가 터지면서 부품이 미국 롱비치 항구에 한동안 묶여 있었다. 삼성전자는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이 계속 억류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사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폭풍이 커지자 현대상선은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 한진해운 대체 선박 13척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6부(부장 김정만)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한진해운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법원은 관리인에 석태수 현 한진해운 대표를 선임했다. 법원은 오는 10월 28일까지 법정관리 조사보고를 받고, 11월 25일까지 회생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회생 가능성에 대한 조사는 삼일회계법인이 맡는다.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한진해운 ‘대마불사’ 깨진 뒤 후폭풍 대비해야

    국내 1위 국적선사로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던 한진해운이 어제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금융 당국과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부족자금 지원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만장 일치로 결론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유동성 위기로 지난 5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주요 자산 매각 등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 왔으나 채권단이 자구안 규모가 미흡하고 경영 정상화 여부를 불확실하다고 판단하면서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선 데다 우량 자산 대부분을 이미 구조조정 과정에서 모두 매각하면서 회생을 위한 재원이 모두 고갈된 상태다. 한진해운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데는 대주주의 책임이 가장 크다. 최은영 전 회장은 세계 해운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방만한 경영과 무리한 확장 경영에 나섰다는 지적이 많다. 좀더 빨리 구조조정에 나섰더라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도 남는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엄격한 고통 분담의 원칙하에 스스로 생존하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원칙이 적용된 사례지만 당장 해운산업 경쟁력과 항만과 무역, 물류, 금융 등 연관 산업에 커다란 타격이 예상된다. 한진해운은 원양 노선만도 41개에 달하며 세계 7위의 기업이었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순간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해운동맹에서 퇴출될 경우 화물운송과 용선 계약 해지, 선박 압류 등 사실상 영업이 마비될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한국선주협회는 한진해운이 청산하면 20조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을 정도인 만큼 후폭풍을 막는 데 주력해야 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업계의 이런 불안을 의식하고 어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결정에 따른 경제적·산업적 영향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상황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기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회사채 보유기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주요 협력 업체는 패스트 트랙 프로그램 등으로 맞춤형 금융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한국 해운산업 기반을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해운업은 국내 수출입 화물과 전략물자 운송을 책임지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해운산업을 복원할 로드맵을 하루빨리 마련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
  • 부산시·상공계·시민단체 ‘한진해운 살리기’ 한목소리

    부산시·상공계·시민단체 ‘한진해운 살리기’ 한목소리

    정부에 적극적 회생 대책 촉구 부산상의, 유동성 지원 강력 요청 부산시와 지역 상공계, 시민단체 등이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대책 등을 촉구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운산업의 국가적 중요성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한진그룹과 채권단, 정부는 한진해운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힘을 합쳐 적극적인 회생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이번 위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해운·항만 관련 산업의 고용 불안정과 영업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특별대책과 금융 지원, 실업대책 등도 함께 추진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번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산항 해운·항만·물류 비상대응반’을 구성한 부산시는 협력업체의 자금 유동성 지원, 고용 안정에 대해서도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부산상공회의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금융권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청하는 한편 한진해운에도 “책임감을 느끼고 법정관리라는 파국을 피할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심정으로 고강도 자구방안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상의는 “대체 불가능한 해운 기업을 청산하려는 것은 국익의 입장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채권단이 유동성 차액 3000억원을 이유로 법정관리에 이르게 하는 것은 소탐대실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한진해운 법정관리] LG·삼성전자, 한진 의존율 20~45%… 물류대란 ‘발등의 불’

    “당장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는데요. 안 그래도 조선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많은데, 한진해운까지 법정관리로 가면 부산·경남 지역 경제는 휘청할 수밖에 없어요.”(부산항만공사 관계자) 31일 국내 1위 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유관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부산항에서만 16.4%의 환적화물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무너지면 동맹 관계인 다른 선사도 부산항을 찾지 않게 된다”면서 “예상보다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적물량이 감소하면 트레일러를 이용한 육상 운송부터 선박정비, 컨테이너 관리 등 다양한 후방 산업도 타격을 받게 된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부산항만에서만 4400억원의 경제적 손실과 1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직접 연결된 곳 말고도, 주유소나 식당 등이 받는 타격도 크다. 항만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가 휘청할 수밖에 없다”면서 “말이 수천억원이지, 소비심리 위축까지 생각하면 피해는 더 크다”고 주장했다. 조선 부품 업종도 걱정이다. 현재 부산항에 들어오는 선박들의 수리와 정비에 필요한 부품은 부산과 울산, 창원, 김해 등에서 조달한다. 화주(貨主)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는 한진해운 선박이 해외에서 압류되거나 정박이 거부되면서 2~3달 정도 해상물류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상 물동량의 43~45%가 한진해운을 이용한다. LG전자도 20%를 의존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수출품인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은 대부분 항공운송을 하고 있어서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냉장고나 TV 등 백색가전 수출에는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동걸 산은회장·조양호 한진회장 두달 전 마지막 독대… 무슨 말 오갔나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동걸 산은회장·조양호 한진회장 두달 전 마지막 독대… 무슨 말 오갔나

    李 “디데이 양보 못한다” 뼈깎는 자구책 요구趙 “알겠다”고 한 뒤 묵묵부답… 뒤늦게 “혼신의 노력 다했다” 지난 6월 어느 날 서울의 한 호텔. 한 살 차이의 이동걸(왼쪽·68) KDB산업은행 회장과 조양호(오른쪽·67) 한진그룹 회장이 마주앉았다. 전임 홍기택 산은 회장이 구조조정 대상 기업 오너를 일절 만나지 않은 것과 달리, 이 회장이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독대에 나선 것은 ‘침몰’을 앞에 둔 한진해운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장이 먼저 “대한민국이 오늘날 이렇게 잘살게 된 것은 기업인들의 열정 덕분”이라고 운을 뗐다. 조 회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채권단 사이에선 한진해운을 살리려면 조 회장의 ‘등판’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조 회장은 묵묵부답인 상황이었다. 이 회장이 어색한 침묵을 깨고 본론을 꺼냈다. “회장님과 저는 한진해운이 처한 심각성에 대한 견해가 다른 것 같습니다.” 앞서 4월 말 제출한 한진해운의 자구안만으로는 도저히 회생이 어렵다는 쐐기였다. 대주주인 조 회장이 좀더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채권단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압박이기도 했다. 조 회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이대로 헤어지면 안 될 것 같았다. 이 회장은 작심하고 좀더 직설적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뼈를 깎는 자구책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대상선을 보세요. 그 길대로만 따라가도 됩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입장에서는 현대증권이라는 알짜배기 회사를 날린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했기에 아버지 회사가 무사했고 해피엔딩(경영 정상화)이 됐습니다.” 현대상선의 모태는 1976년 세워진 아세아상선㈜이다. 현 회장의 부친인 현영원 당시 신한해운 사장은 1983년 이 회사에 합류해 회장직을 맡았다. 30여년 뒤 딸이 경영권을 내려놓고, 사재 300억원과 알짜 계열사까지 내놓은 끝에 친정아버지와 시아버지(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볼 낯을 세웠다는 얘기였다. 조 회장이 계속 버티면 ‘나중에 아버지(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볼 면목이 없을 수도 있다”는 호소이기도 했다. 묵묵히 듣고 있던 조 회장은 “알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 회장은 “무슨 얘기든 연락만 주면 언제든 달려가겠다”면서도 “단, 디데이는 절대 양보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시간을 끌 요량이라면 애초에 포기하라는 경고였다. 이 회장은 31일 “나는 민간에서 컸다. 냉정하게 시장 논리로만 대응할 수 있었지만 선대 때부터 육해공 수송제국으로 키워 온 (기업인의) 공적을 존중하고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같은 날 조 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한진해운 임직원에게 보낸 글에서 “한진해운이 그룹의 우산 아래로 들어온 이래 회생을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한 회사의 회생이라는 차원을 넘어 한국 해운의 명맥이라도 유지해야 한다는 호소가 채권단을 설득하는 데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이런 간극은 자구안에 그대로 반영됐다. 조 회장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표현한 자구안을 두고 채권단은 “재탕”이라고 분노했다. 이 회장은 “대주주와 오너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이 미흡하다”며 지난 30일 한진해운의 손을 놓았다. 두 사람의 독대가 ‘새드엔딩’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한진해운 법정관리] 협력업체 대출 1년 연장… 원금상환 1년 유예

    [한진해운 법정관리] 협력업체 대출 1년 연장… 원금상환 1년 유예

    중단 물류노선에 현대상선 투입 “한진 영업망 흡수 여부가 성패” 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정부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한진해운 협력업체에 맞춤형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한진해운이 책임졌던 물류 노선에는 대체선박을 투입한다. 한진해운의 영업망과 인력 등 핵심 자산도 최대한 빨리 현대상선에 넘길 방침이다. 우선 산업은행 등 4곳의 정책금융기관 본점에 설치된 특별대응반과 부산·울산·거제·창원·목포에 설치된 지역 현장반을 통해 협력업체 피해를 지원한다. 기존 대출·보증은 만기를 1년 연장하고 산은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이 나서 원금 상환을 1년 유예해 준다. 해운 대리점과 선박용품 공급업 등을 하는 협력업체에 대한 한진해운의 매입채무는 637억원이다. 이 중 90%인 573억원을 떼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이 해운동맹에서 퇴출되면 해외 선사들의 국내 환적량이 줄어들면서 협력업체의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는 현재 선적된 화물 총 54만TEU(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의 처리가 지연되고 향후 2∼3개월간 원양 수출화물의 선박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운항이 중단된 일부 한진해운 노선에는 현대상선의 대체선박을 투입하고, 다른 노선에는 한진해운이 가입한 해운동맹 CKYHE와 해외 선사에 선박 재배치를 요청할 방침이다. 부산 등 지역에서는 거제처럼 특별고용 지원업종으로 지정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는 “요건에 맞지 않아 어렵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이미 핵심 자산을 ㈜한진 등 그룹 계열사로 빼돌려 현대상선에 넘길 자산이 얼마 없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하지만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박이나 터미널, 사옥 등도 중요 자산이지만 해운업에서 가장 핵심 자산은 영업망을 가진 인력과 네트워크”라면서 “결국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영업망을 흡수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실질적인 합병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수익성이 높은 원양노선 1개를 구축하는 데만 1조 5000억원가량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한다. 한진해운은 70여개의 원양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법원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법원이 한진해운 청산을 결정하게 되면 채권자들의 이익에 부합하게끔 ‘빚잔치’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자산을 더 비싸게 사겠다는 주체가 있으면 현대상선의 인수를 담보할 수 없다. 다만 해운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한진해운 자산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아 현대상선이 무리 없이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2위 현대상선이 1위 한진해운 사실상 흡수

    2위 현대상선이 1위 한진해운 사실상 흡수

    선박·인력 등 우량자산만 인수 최대한 경쟁력 확보 방안 추진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핵심 우량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한다. 국내 2위 해운사 현대상선이 1위 업체 한진해운을 사실상 흡수하는 셈이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진해운 관련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선박과 영업, 네트워크, 인력 등 우량자산을 인수해 최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를 합병하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부채까지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알짜’ 자산만 가져가게 한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이 갖고 있는 컨테이너선 99척, 인력 4800여명(자회사 포함), 전용 터미널 11개, 해외 현지법인 23곳과 영업지점 100개, 전 세계 90개 항만을 연결하는 74개 운항 노선 등 가운데 일부가 현대상선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평택컨테이너 터미널 지분 59% ▲부산신항만 지분 50% ▲아시아 8개 항로 영업권 ▲베트남 딴깡까이멥 터미널 지분 21% 등 핵심자산은 이미 ㈜한진 등 한진그룹 계열사로 넘어간 상태여서 한발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진해운의 특별고용 지원업종 지정 여부에 대해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요건에 맞지 않아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중소 협력업체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대출·보증 만기를 1년 연장하고 원금 상환도 1년 유예해 주기로 했다. 또 국회에 제출된 추가경정예산안이 확정되면 ‘구조조정 협력기업 지원’ 보증금으로 책정된 3000억원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한진해운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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