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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서해안 해삼 시험 양식 본격화

    경기 서해안에서도 해삼 양식이 본격화된다. 6일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에 따르면 연구소는 최근 충남 태안 소재 양식장에서 생산된 어린해삼 4만 마리를 안산 단원구 풍도 마을어장 내 해삼어초 2700개에 투입해 정착시키는 작업을 완료했다. 연구소는 2014년부터 화성 국화도 마을어장에서 해삼 시험 양식에 도전했다. 지난해 약 1.4t의 해삼을 생산해 2000만원의 어민소득을 올렸다. 국화도 마을어장에 투입된 어린해삼은 정착 당시 평균 1~2g이었지만 1년 뒤 70g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6월 포획 당시에는 평균 100~200g까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화성 이외 지역인 안산에서도 양식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연구소는 올해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국화도와 안산 풍도를 제외한 다른 섬 지역과 어촌계 마을어장 등을 대상으로 해삼 양식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해삼 양식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대중국 수출을 통해 어민들의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삼은 고급 해산물로 건해삼으로 가공해 수출할 경우, ㎏당 1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돌기가 많고 무게가 200g까지 나가는 해삼을 건조한 건해삼은 ㎏당 수백만원에 거래된다. 현재 전 세계 해삼 생산량은 연간 약 22만t이며 이 가운데 중국이 90%를 소비하고 있다. 반면 국내 생산량은 2000t으로 경남과 충남이 전체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한다. 김동수 연구소장은 “경기도의 해삼 생산량이 타 지자체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생산량보다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고품질 해삼이 생산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

    [전문] 문재인 대통령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

    문재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남과 북이 함께 평화로운 한반도를 실현하고자 했던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우리는 이미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 돌아가는 것이 평화로운 한반도로 가는 길임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독일 국민 여러분,고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하울젠 쾨르버재단 이사님과 모드로 전 동독 총리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먼저,냉전과 분단을 넘어 통일을 이루고,그 힘으로 유럽통합과 국제평화를 선도하고 있는 독일과 독일 국민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독일 정부와 쾨르버 재단에도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얼마 전 별세하신 故 헬무트 콜 총리의 가족과 독일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대한민국은, 냉전시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외교로 독일 통일과 유럽통합을 주도한 헬무트 콜 총리의 위대한 업적을 기억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이곳 베를린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 화해·협력의 기틀을 마련한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곳입니다. 여기 알테스 슈타트하우스(Altes Stadhaus)는 독일 통일조약 협상이 이뤄졌던 역사적 현장입니다. 나는 오늘,베를린의 교훈이 살아있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새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독일 통일의 경험은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로 남은 우리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과 함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선,통일에 이르는 과정의 중요성입니다. 독일 통일은 상호 존중에 바탕을 둔 평화와 협력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줬습니다. 독일 국민들은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스스로 통일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동서독의 시민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했고 양측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했습니다. 비정치적인 민간교류가 정치 이념의 빗장을 풀었고 양측 국민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 나갔습니다. 동방정책이 20여 년간 지속되었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된 정책이 가능했던 것은 국민의 지지와 더불어 국제사회의 협력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유럽에 평화질서가 조성될 때,그 틀 안에서 독일의 통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고,때로는 국제사회를 설득해서 튼튼한 안보를 확보하고,양독관계에 대한 지지를 보장받았습니다. 빌리 브란트 총리가 첫 걸음을 뗀 독일의 통일과정은 다른 정당의 헬무트 콜 총리에 이르러 완성되었습니다.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정당을 초월한 협력이 이어져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우리 국민들에게 베를린은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과 함께 기억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분단과 전쟁 이후 60여 년간 대립하고 갈등해 온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는 대전환을 이끌어냈습니다. 그 뒤를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국제협력도 추진해 나갔습니다. 그 기간 동안 6자회담은 북핵문제 해결 원칙과 방향을 담은 9.19 성명과 2.13합의를 채택했습니다. 북미 관계,북일 관계에도 진전이 있었습니다. 나는 앞선 두 정부의 노력을 계승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담대한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한반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은 북핵 문제입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며 한반도와 동북아,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로 이틀 전에 있었던 미사일 도발은 매우 실망스럽고 대단히 잘못된 선택입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모처럼 대화의 길을 마련한 우리 정부로서는 더 깊은 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의 이번 선택은 무모합니다. 국제사회의 응징을 자초했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다면,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서 돕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나는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랍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이자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절대 조건입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결단만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나는 바로 지금이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고, 가장 좋은 시기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점점 더 높아지는 군사적 긴장의 악순환이 한계점에 이른 지금,대화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기 때문입니다. 중단되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본여건이 마련되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최근 한미 양국은,제재는 외교적 수단이며,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큰 방향에 합의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천명했습니다. 북한의 선택에 따라 국제사회가 함께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또한,당면한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함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고,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나의 구상을 지지했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도 같은 공감대를 확인했습니다. 이제 북한이 결정할 일만 남았습니다.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도,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걷어차는 것도 오직 북한이 선택할 일입니다. 그러나 만일,북한이 핵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한 제재와 압박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의지를,북한이 매우 중대하고 긴급한 신호로 받아들일 것을 기대하고 촉구합니다. 내외귀빈 여러분,이제,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이끌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입니다.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위협이 없는 한반도입니다.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함께 잘 사는 한반도입니다. 우리는 이미 평화로운 한반도로 가는 길을 알고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남과 북은 두 선언을 통해 남북문제의 주인이 우리 민족임을 천명했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보장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경제 분야를 비롯한 사회 각 분야의 협력사업을 통해 남북이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자고 약속했습니다. 남과 북이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 맺은 이 합의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리고 절실합니다. 남과 북이 함께 평화로운 한반도를 실현하고자 했던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인위적인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통일은 쌍방이 공존공영하면서 민족공동체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통일은 평화가 정착되면 언젠가 남북간의 합의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일입니다. 나와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오직 평화입니다. 둘째,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겠습니다. 지난 4월,‘전쟁 위기설’이 한반도와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세계의 화약고와도 같습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시급히 완화해야 합니다. 남북한 간의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교류와 대화를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도 더 이상의 핵도발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군사관리체계도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북핵문제의 근원적 해결입니다. 북핵문제는 과거보다 훨씬 고도화되고 어려워졌습니다.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북한의 안보·경제적 우려 해소,북미관계 및 북일관계 개선 등 한반도와 동북아의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입니다. 북한이 핵 도발을 전면 중단하고,비핵화를 위한 양자대화와 다자대화에 나서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셋째,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1953년 이래 한반도는 60년 넘게 정전 상태에 있습니다. 불안한 정전 체제 위에서는 공고한 평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남북의 소중한 합의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거나 깨져서도 안 됩니다. 평화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안으로는 남북 합의의 법제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모든 남북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승돼야 하는 한반도의 기본자산임을 분명히 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북핵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습니다. 넷째,한반도에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겠습니다. 남북한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협력은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한 토대입니다. 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핵문제가 진전되고 적절한 여건이 조성되면 한반도의 경제지도를 새롭게 그려 나가겠습니다. 군사분계선으로 단절된 남북을 경제벨트로 새롭게 잇고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룰 것입니다. 끊겼던 남북 철도는 다시 이어질 것입니다. 부산과 목포에서 출발한 열차가 평양과 북경으로,러시아와 유럽으로 달릴 것입니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 동북아 협력사업들도 추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로 공동번영할 것입니다.  남과 북이 10.4 정상선언을 함께 실천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때 세계는 평화의 경제,공동번영의 새로운 경제모델을 보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일관성을 갖고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남북한의 교류협력 사업은 한반도 모든 구성원의 고통을 치유하고 화합을 이루는 과정이자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남북한에는 분단과 전쟁으로 고향을 잃고 헤어진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 고통을 60년 넘게 치유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남과 북 정부 모두에게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에 가족상봉을 신청한 이산가족 가운데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은 6만여 명,평균 연령은 81세입니다.  북한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분들이 살아 계신 동안에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 우선해야만 하는 시급한 인도적 문제입니다.  분단으로 남북의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들도 남북한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북한의 하천이 범람하면 남한의 주민들이 수해를 입게 됩니다.  감염병이나 산림 병충해,산불은 남북한의 경계를 가리지 않습니다.  남북이 공동대응하는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민간 차원의 교류는 당국 간 교류에 앞서 남북 간 긴장 완화와 동질성 회복에 공헌해 왔습니다.  민간교류의 확대는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갈 소중한 힘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를 폭넓게 지원하겠습니다.  지역 간의 교류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인간 존중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은 한반도 전역에서 구현되어야 합니다.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아울러,북한 주민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인도적인 협력을 확대하겠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나와 우리 정부는 이상의 정책방향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남북이 함께 손을 잡고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열어가야 합니다.  먼저 쉬운 일부터 시작해 나갈 것을 북한에 제안합니다.  첫째,시급한 인도적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10.4 정상선언’ 10주년입니다.  또한 10월 4일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입니다.  남과 북은 10.4 선언에서 흩어진 가족과 친척들의 상봉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민족적 의미가 있는 두 기념일이 겹치는 이 날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한다면 남북이 기존 합의를 함께 존중하고 이행해 나가는 의미 있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북한이 한 걸음 더 나갈 용의가 있다면,이번 이산가족 상봉에 성묘 방문까지 포함할 것을 제안합니다.  분단독일의 이산가족들은 서신왕래와 전화는 물론 상호방문과 이주까지 허용되었습니다.  우리도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 많은 이산가족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합니다.  만약 북한이 당장 준비가 어렵다면 우리측만이라도 북한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이나 성묘를 허용하고 개방하겠습니다.  북한의 호응을 바라며,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를 희망합니다.  둘째,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여 ‘평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2018년 2월,한반도의 군사분계선에서 100km 거리에 있는 대한민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2년 후 2020년엔 하계올림픽이 동경에서,2022년엔 북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우리 정부는 아시아에서 이어지는 이 소중한 축제들을 한반도의 평화,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계기로 만들 것을 북한에 제안합니다.  스포츠에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힘이 있습니다.  남과 북,그리고 세계의 선수들이 땀 흘리며 경쟁하고 쓰러진 선수를 일으켜 부둥켜안을 때,세계는 올림픽을 통해 평화를 보게 될 것입니다.  세계의 정상들이 함께 박수를 보내면서,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해 IOC에서 협조를 약속한 만큼 북한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합니다.  셋째,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를 상호 중단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의 군사분계선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양측 군에 의한 군사적 긴장 고조상태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남북한 무력충돌의 위험성을 고조시키고 접경지역에서 생활하는 양측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입니다.  올해 7월 27일은 휴전협정 6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날을 기해 남북이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면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넷째,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남북 간 접촉과 대화를 재개하는 것입니다.  한반도 긴장 완화는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지금처럼 당국자간 아무런 접촉이 없는 상황은 매우 위험합니다.  상황관리를 위한 접촉으로 시작하여 의미있는 대화를 진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나아가 올바른 여건이 갖춰지고 한반도의 긴장과 대치국면을 전환시킬 계기가 된다면 나는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습니다.  핵 문제와 평화협정을 포함해 남북한의 모든 관심사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습니다.  한번으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시작이 중요합니다.  자리에서 일어서야 발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북한의 결단을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독일은 한국보다 먼저 냉전을 극복하고 통일을 달성했지만 지금은 지역주의와 테러,난민 문제 등 평화에 대한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나는 독일이 베를린의 민주주의와 평화공존의 정신으로 새로운 도전을 극복하고독일 사회와 유럽의 통합을 완성해 나갈 것을 믿습니다.  대한민국도 성숙한 민주주의의 힘으로 평화로운 한반도를 반드시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베를린에서 시작된 냉전의 해체를 서울과 평양에서 완성하고 새로운 평화의 비전을 동북아와 세계에 전파할 것입니다.  독일과 한국은 평화를 향한 전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양국은 언제나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며 연대할 것입니다.  인류의 더 나은 삶,세계의 더 좋은 미래를 향해 굳세게 함께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 “결혼 아니면 죽음을!” 16세 소년, 71세 여성과 결혼 화제

    “결혼 아니면 죽음을!” 16세 소년, 71세 여성과 결혼 화제

    인도네시아의 한 10대 소년이 지역 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70대 여성과 결혼해 화제가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슬라탄 주 카랑겐다 마을에서 슬라맛 리아야드(16)와 연로한 신부 로하야(71)의 결혼식이 거행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예비 부부가 결혼을 하려면 지역 장에게 허락을 구하는 것이 전통이라고 한다. 그 전통에 따라 슬라맛은 지역장 쿠스오유에게 결혼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역장은 신부가 두 번의 결혼 전적이 있고, 또 나이차가 많이 나 이들의 결혼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슬라맛은 “결혼식을 허락해주지 않으면, 동반 자살을 기도할 수 있다. 우리는 서로를 너무도 사랑해서 둘 중 한 명이라도 죽으면 남은 이도 죽게 될 것이다”라고 엄포를 놓았고, 그의 자살 위협에 결국 굴복한 지역장과 가족들은 그들의 결혼을 허가했다. 이슬람교도인 부부는 이슬람 종교법 결혼식인 니카 시리(nikah siri)를 올렸다. 그들의 바람대로 결혼식은 올렸지만 국가가 아닌 지역 사회에서만 인정받았기에 법적인 부부가 될 수는 없다. 실제 인도네시아 남성이 법적으로 결혼 가능한 연령은 최소 19세다. 그러나 개인의 종교적 규범 내에서는 어떠한 결혼이든 참작되는 허점이 있다. 위의 부부처럼 이슬람 종교 방식으로 결혼하는 경우 예비신부 또는 신랑이 성숙한지 사회적 합의만 물을 뿐 공식적으로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한편 결혼식 영상과 사진들이 온라인상에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결혼식이 진짜인지 아닌지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자 해당 언론 매체는 두 신혼부부가 똑같이 가난하기에 이들의 결혼 동기가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슬라맛의 가족은 신부에게 한화 약 1만 7000원 상당의 지참금을 주었다고도 전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삼성서울병원 양성자 치료 9000건 돌파…간암 환자 최다

    삼성서울병원 양성자 치료 9000건 돌파…간암 환자 최다

    삼성서울병원은 양성자치료센터를 가동한지 1년 만에 치료환자 500명, 연간 치료건수 9000건을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센터 분석 결과 지금까지 간암 환자를 가장 많이 치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치료 환자 중 간암 환자는 143명, 두경부암 93명, 뇌종양 81명, 폐암 74명, 비뇨기암 25명, 육종 25명, 대장암 22명, 부인암 21명, 췌담도암 16명 등이다. 양성자치료센터를 찾은 환자 중 간암 환자 78명을 3개월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70%에서 종양이 소멸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년 동안 양성자치료 부위에서 종양이 다시 커진 경우는 10%에 그쳤다. 기존 엑스선 방사선치료의 국소제어율 70%보다 높은 효과를 나타낸 것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또 양성자치료는 주변 정상 조직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하면서 종양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1개월 뒤에도 일반 방사선치료를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간 기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폐암의 경우 기존 방사선 치료 대비 환자의 폐 보호 효과가 2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병원은 기존 1세대 양성자 치료기의 기능을 개선한 ‘스캐닝 양성자 치료법’을 90% 가량 적용하고 있다. 병원은 폐암이나 식도암은 기존 방사선 치료로는 심장 보호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양성자 치료는 세밀한 치료로 심장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철 양성자치료센터 교수는 “표준 치료법인 수술이나 고주파 소작술을 이용하기 어려운 간암 환자에게 양성자 치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당신은 ‘옥자’를 먹을 수 있나요?

    [송혜민의 월드why] 당신은 ‘옥자’를 먹을 수 있나요?

    영화 ‘옥자’에 등장하는 돼지 ‘옥자’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태어난 슈퍼돼지다. 옥자가 영화에서 가지는 함축적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옥자가 실험실에서 갖은 실험에 이용된 동물이라는 것, 또 하나는 (미래의) 유전자변형식품이라는 것이다. 동물 실험과 유전자변형식품은 현대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인 동시에 오랜 시간 지속된 논란의 대상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이는 옥자가 단순히 영화에 등장하는 귀엽고 거대한 상상 속 돼지가 아닐 수 있으며, 동시에 지금 이 순간에도 실험대에 오르며 인간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준비를 하는 실제 돼지들의 대명사임을 의미한다. ◆인간을 위해, 인간에 의해 실험대 오르는 돼지들 현대 의학의 발달과 더불어 동물실험은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신약을 투여하거나 의료기기를 시험하는 위험한 임상실험을 대체해 줄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져왔다. 그 중 가장 각광받는 실험동물은 다름 아닌 돼지다. 성장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인간과 유사한 장기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옥자와 마찬가지로 유전자 변형 기술을 통해 탄생한 무균 돼지나 면역력을 낮춰 암이나 당뇨에 걸리게 한 뒤 치료약을 개발하는데 쓰이는 질환모델 돼지 등은 생명공학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재료’로 사용된다. 장기이식 분야에도 돼지의 역할은 독보적이다. 과거에는 전자기기 방식의 인공 장기를 주로 이용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 장기는 점차 생체화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돼지의 자궁에서 당뇨병 환자에게 필요한 췌장을 만들어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돼지 배아에서 췌장을 만드는 유전자 부위를 잘라낸 뒤, 여기에 인간의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돼지의 자궁에 착상시켜 인간의 췌장을 ‘키우는’ 것이다. 특히 과학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것은 미니돼지다. 멧돼지나 식용 돼지 중 크기가 작은 돼지 종자를 개량한 것으로, 형질이 고정돼 있어 실험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에 실험용으로 많이 쓰이던 쥐 등 설치류와 달리 수명이 더 긴데다 일반 돼지보다 몸집이 작아 실험하기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돼지에서 만들고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러한 이종(異種)간 장기 이식은 사람 사이의 이식보다 더욱 극심한 면역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돼지의 유전자를 조작해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한 뒤 ‘안전하게 만들어진’ 돼지를 인공 장기 ‘제작’에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무병장수를 위해 실험용으로 태어나 실험용으로 죽는, 혹은 실험실 밖에서 태어났으나 실험실 안에서 여러 차례 유전자 변형 과정을 겪어야 하는 돼지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유전자변형 돼지로 만든 소시지, 인체에 무해할까 영화 ‘옥자’에서 유전자 변형 식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의 대표인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분)는 옥자를 “예쁜데 맛도 끝내주는” 돼지라고 소개한다. 소비자에게 옥자가 유전자를 변형시킨 ‘슈퍼돼지’라는 것을 숨긴 것과 관련해서는 “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망상이 너무 커서”라고 해명하기도 한다. 옥자와 같은 유전자 변형 생물체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로 불린다. GMO 동물 1호는 연어다.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성장속도가 2배 빠른 GMO 연어의 식용을 허가했다. 돼지고기 사랑으로 유명한 한국과 중국에서는 이미 옥자와 닮은 ‘근육 슈퍼돼지’를 만들어냈다. 국내 연구진과 중국 연변대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이 돼지는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변형되면서 근육량이 20% 많아지고 지방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일반 돼지보다 빨리 성장하고 영양분도 더 풍부하다. 현재 시판되는 유전자 변형 돼지는 아직 없다. GMO 연어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에서 시판 허가가 났지만,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의 반발이 거세고 이를 의식한 유통업체가 판매를 주저하거나 거절하면서 대중화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이미 다양한 경로로 콩을 포함한 50여 종의 유전자 변형식물을 먹고 있지만, 유전자 변형 돼지를 포함한 동물 고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부감이 심하다. 설사 영화에서처럼 맛이 매우 좋다고 해도 ‘피해 망상’을 떨치고 고기를 입에 넣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변형 돼지가 인체에 유해한지, 무해한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 107명은 유전자 변형 식품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유전자 변형 생물체의 소비가 인간이나 동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는 한 번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유전자 변형 작물 등의 장기간 섭취가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팽팽하게 맞섰다. ‘옥자’를 먹는다는 것은 곧 동물실험에 이용된 유전자 변형 돼지를 먹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닭에게서도, 소에게서도 분명 또 다른 옥자가, 더 많은 옥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 아무리 맛이 '끝내준다' 할지라도, 자연의 순리를 거스른 옥자를 먹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은 일일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방역차의 추억

    [이호준 시간여행] 방역차의 추억

    여름마다 찾아오는 고역이 어찌 더위뿐일까. 가뭄에 좀 덜하다 싶었는데 7월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모기는 꽤 높은 아파트까지 거침없이 올라온다. 그 빈약한 날개로 어떻게 그런 비상이 가능한지. 더위에 뒤척이다 간신히 잡은 잠을 방해받을 땐 짜증이 치민다. 뜬금없이 어릴 적 골목마다 누비던 방역차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배경은 1970~80년대 무렵. 땅거미가 슬금슬금 스며들 무렵이면 어김없이 방역차가 나타났다. 차보다는 늘 요란한 소리가 먼저였다. 그 뒤로 뭉게구름 같은 연무와 특유의 냄새가 따라오기 마련이었다. 방역차 소리가 들리는 순간 아이들은 송사리 떼처럼 후드득 달려 나갔다. 골목에서 놀던 아이도, 엄마 손을 잡고 장에 다녀오던 아이도, 엎드려 숙제를 하던 아이도 예외는 없었다. 어른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었다. 그렇게 모여든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연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차가 내뿜은 뭉게구름이 아이들과 동네를 순식간에 삼켜 버렸다. 차량을 통한 방역이 1960년대부터 시작됐으니, 그 무렵 성장한 이들은 방역차의 추억을 조금씩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연무 속을 달리다가 전봇대에 부딪혀 별을 봤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집에 누워 있더라는 친구도 있다. 누구는 짐을 잔뜩 실은 자전거와 부딪쳐서 아버지가 배상을 해 줬다고 하고, 또 누구는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아무도 없고 날이 어두워져서 울면서 돌아왔다고 회상한다. 방역차 소리만 나면 아이들을 일부러 내보내는 엄마도 있었다. 소독약을 온몸에 맞으면 이도 없어지고, 심지어 배 속의 회충까지 잡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날마다 방역을 한 이유는 물론 모기나 파리를 잡기 위해서였다. 경유에 살충제를 섞어 방역기로 가열하면, 점화되면서 연기 모양으로 뿜어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하지만 방역 효과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 살충제 농도를 무척 옅게 했기 때문에 모기는 잠시 기절하거나 행동이 둔해지는 데 그쳤다고 한다. 그러니 옷 속에 붙어 있는 이나 배 속의 회충까지 잡는다는 믿음이야말로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구충제 사는 것조차 쉽지 않아 학교에서 나눠 주던 시절이었다. 아직도 차량 방역을 하는 지자체가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직접 보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하게 기회가 왔다. 남녘 땅 어느 작은 읍내에 들렀다가 방역차와 만난 것이다. 저만치 뭉글뭉글한 연무 덩어리가 보이는 순간 생각할 틈 없이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아, 정말 방역차가 있었구나. 차도 세련되고 소리도 많이 달라졌지만, 짙은 연무를 뿜으며 골목을 누비는 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가 가는 대로 구멍가게와 미장원과 기름집이 쓱쓱 지워졌다. 한데,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건 똑같은데 결정적으로 달라진 게 있었다. 방역차가 나타나도 소리 지르며 꽁무니를 따라가는 아이들이 없었다. 그만큼의 세월이 흐르고 세상은 달라진 것이다. 그나마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배회하던 아이 하나가 페달을 힘차게 밟아 연무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에 조금 위안을 받았다고 할까. 연무 속으로 사라진 아이의 뒷모습이 눈에 고여 있어서 그랬던지, 석양 속에 잠긴 마을 풍경이 쓸쓸하게 다가왔다. 내 어린 시절도, 젊은 날도 저 연무 속에 묻혀 버렸구나. 방역차와 아이가 떠나 버린 골목이 적막 속으로 깊게 가라앉는 저녁이었다.
  • 동작 한지붕 세대공감

    서울 동작구가 어르신과 대학생이 주거를 공유하는 ‘한지붕 세대공감’ 사업 신청자를 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집에 빈방이 있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과 주거 공간이 필요한 대학생을 연결해 주는 사업이다. 대학생은 시세의 절반도 되지 않는 저렴한 비용에 방을 얻을 수 있고 어르신들은 소정의 임대료를 받아 생활비에 보탤 수 있다. 입주자는 숭실대, 중앙대, 총신대에 재학(휴학 포함) 중인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이면 신청 가능하다. 한지붕 세대공감 사업에 참여하는 가구는 100만원 이내의 도배, 장판 등 환경개선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대학생은 보증금 없이 월 20만원 내외의 임대료로 주거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참여 신청은 구 사회복지과(02-820-9788) 또는 동주민센터에 하면 된다. 동작구는 지난해부터 사업을 추진한 결과 현재까지 어르신 7가구와 대학생 23명을 이어 주는 성과를 거뒀다. 구 관계자는 “한지붕 세대공감 사업이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소하고 동시에 외로움에 지친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빈부 격차 없는 용산” 새내기 공무원과 함께 뛰는 성장현 구청장

    “빈부 격차 없는 용산” 새내기 공무원과 함께 뛰는 성장현 구청장

    효창공원 의열사 찾아 참배 뒤 노인 요양원도 찾아 해법 고민 “어려운 분도 행복한 삶 살도록” “어려우신 분들도 ‘용산구에서 함께 살았던 것이 정말 행복했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잘 모시겠습니다.”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3일 신규 임용된 사회복지직 공무원 51명과 함께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의열사를 찾아 순국선열들을 참배한 뒤 이같이 밝혔다. 성 구청장은 “용산은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재벌들이 살고 있는 부촌이면서도 쪽방촌이 930여개에 달할 정도로 빈부 격차가 심하다”면서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대거 임용해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도 잘 보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용산구 새내기 공무원들은 조국에 봉사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 임용 시 의열사를 참배하는 관례가 있다. 성 구청장은 이후 신규 임용 공무원들과 함께 효창동 구립용산노인전문요양원을 찾았다. 성 구청장은 이날 요양원을 찾은 것과 관련, “신규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어떻게 하면 좀더 편안하게 우리가 어른들을 잘 모실 수 있나 함께 고민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지난 1일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 시행에 맞춰 사회복지직 공무원 51명을 신규 채용했다. 기존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91명이었는데 50% 이상 대폭 확충한 것이다. 찾동 사업은 동주민센터를 거점으로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기초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주민에게 직접 찾아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독거노인 등을 정기적으로 직접 찾아가 최소한 고독사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최근 동 주민센터 내 기존 복지팀을 기초복지팀과 생활복지팀으로 구분해 조직개편도 완료했다. 기초복지팀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생활복지팀은 여성과 장애인 등을 주 대상으로 한다. 이와 함께 찾동을 이끌 주민 리더를 만들기 위해 지난달에는 각 동 통장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했다. 또 주민과 함께 빈곤 위기가정을 발굴할 ‘우리동네 돌봄단’ 35명도 이달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정치 신인’ 류여해, 한국당 입당 4개월 만에 최고위원 선출

    ‘정치 신인’ 류여해, 한국당 입당 4개월 만에 최고위원 선출

    전당대회를 통해 자유한국당의 새 최고위원에 당선된 류여해(44)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3월 말 입당한지 불과 4개월 만에 지도부에 입성했다.당내에서도 입당한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정치 신인’이 현역 의원들을 제치고, 그것도 여성 할당 몫이 아닌 자력으로 보수 정당의 최고위원이 된 것에 놀라는 분위기다. 류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윤리위원에 외부 인사로 참여하면서 정치권에 첫발을 들였다. 입당한 후에는 당 수석부대변인을 맡아 한국당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방송 ‘적반하장’의 진행자로 당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류 최고위원의 선출은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당 지지율이 급격이 떨어진 상황에서 당의 변화를 기대하는 당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비록 류 최고위원이 정치인으로서 경력도 짧고 인지도도 낮지만 당을 쇄신할 새로운 얼굴로서 당원들의 마음을 샀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날 개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류여해의 당선은 자유한국당 혁신과 변화의 첫걸음이다. 이제 시작한다. 변하고 또 변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류 최고위원은 전국을 돌며 권역별로 열린 타운홀미팅과 합동연설회에서 ‘튀는 행보’를 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첫 번째로 열린 제주 타운홀미팅에서는 “많이 부족하다. 도와달라”며 울먹였고, 부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는 “화장도 구두도 필요 없다”며 무대에서 하이힐을 벗어 던졌다. 경산에서 열린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서는 연설 도중 ‘태극기 휘날리며 벅차게 노래 불러 자유 대한 나의 조국 길이 빛내리라’로 시작하는 ‘조국찬가’를 끝까지 부르기도 했다. 이 노래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 집회’에서 자주 등장하던 노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정자 기증’으로 19명 자식 둔 남성, ‘진짜 아빠’ 되다

    미국 전역에 얼굴도 잘 모르는 19명의 자식을 둔 50대 남성의 흥미로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지역신문인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LA에 사는 마이크 루비노(57)의 '생면부지' 자식 찾기 사연을 보도했다. 루비노가 수많은 자식들의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이유는 바로 '정자 기증자'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얽힌 사연은 이렇다. 루비노는 지난 1990년대 여러 차례 정자를 기증하며 많은 난임 여성들에게 '희망'을 줬다. 특히 백인의 잘생긴 외모와 푸른 눈, 버클리대 출신 아티스트라는 '스펙' 덕에 그의 정자는 많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그가 정자 기증자로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지난 1985년 결혼한 그는 10년 간의 생활 동안 정작 본인은 부인 문제로 아기를 갖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같은 경험이 아이가 없어 고통 받는 다른 부부와 여성들을 돕는 계기가 된 셈이다. 이렇게 정자 기증자로서 역할을 다하고 한참 세월이 흐른 지난 2004년, 그는 카렌이라는 이름의 낯선 여성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자신의 6살 아들 제이크를 한 번 만나달라는 부탁을 해온 것. 바로 제이크는 루비노의 정자로 태어난 아들이었다. 루비노는 "원칙적으로 정자 기증자는 태어난 아이가 18세가 되기 전 만날 수 없다"면서 "카렌의 간곡한 요청에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사실을 숨기고 만나게 됐다"고 회상했다. 놀랍게도 처음 본 부자(父子)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속담을 증명이라도 하듯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종종 주말과 휴가를 함께 보내던 부자는 지난 2013년부터는 아예 한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도너 929'(Donor 929)로 불렸던 루비노가 진짜 아빠가 된 것이다. 루비노는 "지금 나는 풀타임 아빠"라면서 "이보다 세상에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정자 기증자를 위한 가족 찾기 사이트를 통해 하나둘 씩 자식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흥미롭게도 이중 4명은 나와 같은 아티스트가 됐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서효림 박서준과 한솥밥, “잠재력을 지닌 배우” 또 다른 소속 배우는?

    서효림 박서준과 한솥밥, “잠재력을 지닌 배우” 또 다른 소속 배우는?

    서효림 박서준과 한솥밥 소식이 화제다. 배우 서효림과 전속 계약을 체결한 콘텐츠와이는 지난 1일 정식 출범한 (주)키이스트의 매니지먼트 자회사로, 키이스트에서 이적한 박서준, 한지혜, 홍수현, 이현우, 구하라, 이지훈 등 10여 명의 아티스트가 소속되어 있다. 서효림은 콘텐츠와이가 외부에서 영입한 첫 번째 배우이며, 향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들과 재능 있는 신예들의 영입을 예정하고 있다. 콘텐츠와이 측은 “서효림은 아직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 더 높이 비상할 만한 잠재력을 지닌 배우”라면서 “서효림과 콘텐츠와이가 새 출발을 함께하게 되어 기쁘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지난 2007년 KBS 드라마 ‘꽃 피는 봄이 오면’을 통해 데뷔한 서효림은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당차고 솔직한 신인 배우 ‘장해진’ 역을 맡아 밝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여인의 향기’,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지난해 방송된 SBS 드라마 ‘미녀 공심이’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월한 유전자를 갖춘 엄친딸 ‘공미’ 역을 맡아, 상류층이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야망 넘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안방극장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서효림은 KBS ‘뮤직뱅크’, 패션앤 ‘팔로우 미7’ 등에서 MC를 맡아 매끄러운 진행 실력을 발휘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해왔다. 최근에는 KBS 쿨 FM ‘볼륨을 높여요’의 스페셜 DJ로 발탁돼 편안한 라디오 진행을 이끌며, 청취자들과의 진솔한 소통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다채로운 매력으로 대중에게 한 걸음씩 더 다가가고 있는 서효림은 콘텐츠와이와 손잡고 향후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서효림은 차기작을 검토 중이며, 앞으로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포토 다큐] 내 나이가 어때서… 내 도전이 어때서… 내 열정이 어때서

    [포토 다큐] 내 나이가 어때서… 내 도전이 어때서… 내 열정이 어때서

    “우리 사랑 연습도 없이~ 벌써 무대로 올려졌~네.” 가수 심수봉의 노래 ‘비나리’의 한 구절이다. 사랑만 연습이 없을까? ‘은퇴’도 마찬가지다. 100세 시대에 퇴직을 해야 하는 50대가 그렇다. 준비 없이 막상 닥치니 불안하다. 일을 더 하고 싶지만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청년실업이 심각해서 일자리 구하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 태어난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50+세대’의 현주소다. 최근, 100세 시대에 걸맞게 은퇴 공식과 고용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50대 이후 은퇴세대를 대상으로 ‘인생 2모작’ 지원 사업을 시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50+세대 위한 ‘서울시 보람일자리’ ‘서울시 보람일자리’ 사업은 서울시가 새로운 출발선에 선 50+세대를 위해 마련한 사회공헌 일자리 연결 프로그램이다. 사업 내용은 크게 4개 영역의 일자리로 나뉜다. 우선, 인력난에 시달리는 복지시설에 장년층을 파견해 업무를 지원하는 ‘사회서비스형’이 있다. 3년 전 보험회사에서 퇴직한 김명숙(57)씨는 ‘장애인직업재활지원단’의 일원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발달장애인들과 ‘한지 수의’ 제작 서울 강동구 ‘파란마음 복지센터’에서 발달장애인들을 도와 가며 한지(韓紙)로 수의(壽衣)를 만드는 일이다. 그는 “재봉틀을 돌리는 장애인들의 손놀림이 서툴러서 가끔 애를 먹지만, 출근을 하면 반겨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구내식당에서 영양사로 근무했던 황희경(61)씨는 서울 강서구 ‘다사랑직업재활시설’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콩나물과 땅콩새싹을 재배한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쉴 틈이 없지만 위생수칙을 잘 지켜 가며 일하는 장애인들을 보면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자녀 양육의 경험으로 취약계층 아동을 돌보는 역할을 수행하는 ‘세대통합형’이 그다음이다.●결식아동에게 따끈한 도시락 배송도 대표적으로 ‘행복도시락나눔지원단’사업을 꼽을 수 있다. 입시학원의 수학강사 출신인 윤석영(59)씨는 서울 은평구 관내의 결식아동에게 도시락 배송을 하고 있다. ‘몸으로 때워야’ 하는 고된 일이지만 그에겐 단 1분의 지각도 용납이 안 된다. 아이들에게 식지 않은 도시락을 전달하려면 포장을 하기도 전부터 미리 대기해야 한다. 윤씨는 “결식아동들에게 엄마가 해준 것 같은 따뜻한 ‘집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참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사회공헌을 통한 나눔의 가치 실현 ‘당사자 지원형’ 일자리는 새로운 직업탐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6월 초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선발된 15명의 ‘50+기자단’은 시니어 세대들에게 유익한 기사를 작성하고 재단과 캠퍼스의 사업 내용을 소개하는 일을 할 예정이다. 50+세대에게 ‘사회공헌을 통한 나눔의 가치’를 알리고 싶어 지원한 최윤정(63)씨. 그는 “세월의 수레바퀴에서 얻어진 경험이 기자단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고선주 관장은 “50+기자단은 미디어가 강점인 마포지역에 위치한 중부캠퍼스의 특화된 프로그램”이라며 “기자단은 소양교육을 마치는 대로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회적 경제형’은 국비 지원을 통해 비영리단체나 사회적 기업 등에 ‘전문 퇴직인력’을 파견하는 사업이다. 회계, 재무, 컨설팅 등 해당 분야 3년 이상의 경력자를 참여 대상으로 한다.●“성취감 높은 봉사적 성격의 일자리”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50~64세 중·장년층 일자리와 사회 참여, 창업, 여가 생활 등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서울시가 만든 출연 기관이다. 이경희 대표이사는 “서울시 보람일자리는 금전적 보상은 적지만 자기 만족과 성취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봉사적 성격의 일자리”라며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은 50+세대 인력이 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늘어난 수명은 은퇴와 노후를 잇는 다리를 없애 버렸다. ‘은퇴절벽’에 내몰리지 않을 재간은 없을까? 해결책은 있다. 은퇴 준비를 ‘돈’이 아니라 ‘일’의 관점으로 풀어 가면 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주면서 ‘은퇴를 은퇴’시키는 거다. 50+세대의 완성도 높은 인생 2막을 기원한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신고리원전 건설 공론화委 공정성·객관성 담보할 것”

    “신고리원전 건설 공론화委 공정성·객관성 담보할 것”

    이낙연 국무총리는 30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공론화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어떻게든 객관성을 담보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날로 취임 한 달을 맞은 이 총리는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겸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미리 방향을 정해 놓고 공론화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저 자신도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실한지 감시하고 확인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고리 원전 관련 질문이 많이 나왔다. 이 총리는 최대 3개월 동안 가동되는 공론화위원회에 대해 “시한 연장은 현 단계에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공론화가 장기화되는 데 따른 비용도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초 국내에서 건설되고 있는 원전 가운데 가장 공정률이 낮고 어느 쪽으로 결정 나든 비용이 덜 들어가는 대상을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특히 “시민배심원단이 상식인의 입장에서 찬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건전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상당한 정도의 관심과 지식을 가진 분들이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비전문적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전문가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공론화 과정에서 대체에너지 확보 및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가장 예민하게 볼 것이며, 인근 주민들의 실업 문제도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론화위원회의 성격과 관련해 “공론화위원회는 관리기구”라고 전제한 뒤 “찬반 입장이 분명한 분들은 적합하지 않다. 정당이나 에너지 관련 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으면 공정성에 배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는 국회의 추경 심의와 관련해 “7월 임시국회가 곧 열리는데 이는 추경과 정부조직법을 심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게 아니냐고 기대 반, 분석 반 하고 있다”며 “머지않은 시기에 국회 심의라는 철길 위에 들어설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이 총리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만찬을 한 데 이어 이날 저녁에는 바른정당 지도부를 공관으로 초청해 추경과 정부조직법 등 현안과 관련한 협조와 이해를 구했다. 다음주에는 국민의당 지도부와 만날 예정이라고 이 총리는 전했다. 책임총리 역할론에 대해서는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으며 총리 마음대로 인사를 하면 이미 대통령제가 아니다”라며 “총리와 협의하라는 의미인데 지금까지 의미 있는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총리실에 인사 검증권이 있는 게 아니어서 인사제청권은 법률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한 달간의 소회에 대해 이 총리는 “내 생에 가장 빨리 지나간 한 달 같다”며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 찬 일정과 나날을 보냈다”고 말했다.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월드피플+] 장기 받아 새 삶 얻은 여성, 딸 낳고 장기 주고 떠나

    [월드피플+] 장기 받아 새 삶 얻은 여성, 딸 낳고 장기 주고 떠나

    생면부지의 사람으로부터 소중한 심장을 이식받은 덕분에 딸을 출산한 여성이 출산 8시간 만에 자신도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새벽 2시 40분, 메그 존슨(31)은 미국 밴더빌트 대학병원에서 어여쁜 딸 에일리를 출산했다. 출산은 순조로웠다. 그녀의 곁은 남편 네이선이 지켰고, 두 사람은 막 세상에 나온 아이를 함께 안으며 행복한 몇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출산한지 약 8시간이 지난 오전 9시쯤 메그의 컨디션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전 10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딸을 출산한지 12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료진과 가족은 그녀가 7년 전 받은 심장이식수술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살 때부터 심근염(다양한 원인에 의해 심장 근육에 염증이 발생한 상태)을 앓았던 그녀는 합병증으로 목숨이 위태로웠던 2010년, 생면부지의 누군가로부터 심장을 이식받고 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수술을 받은 지 2년 뒤인 2012년 남편 네이선과 만났고 7년 뒤인 최근에는 두 사람을 닮은 딸까지 낳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장기기증이 없었더라면 남편도, 아이도 만나지 못했을 운명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잊지 않고 있던 메그는 장기기증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고, 가족과 친구들은 그 뜻을 따라 메그의 사망선고 후 곧바로 장기기증 절차를 진행했다. 메그의 한 친구에 따르면 그녀의 장기 및 조직 이식으로 50명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됐으며, 각막 이식으로 2명이 환한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 딸을 얻은 직후 갑작스럽게 아내를 잃은 네이선에게는 격려의 기부가 쏟아졌다. 그의 친구가 크라우드 펀딩사이트 ‘고 펀드 미‘에 사연과 함께 페이지를 개설했고, 6519명이 기부에 동참해 이틀 만에 무려 31만 8835달러(3억 6500만 원)가 모였다. 메그의 친구는 “그녀는 주위 사람들을 매우 사랑했으며 평소 장기기증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메그는 자신의 딸에게 궁극적인 생명을, 그리고 52명에게 또 다른 도움을 주고 떠났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조대엽 후보자 “고용노동부 약칭 노동부로 바꾸겠다”

    조대엽 후보자 “고용노동부 약칭 노동부로 바꾸겠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 모두발언을 통해 “헌법에 명시된 노동기본권이 보장되는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면서 “고용노동부 약칭을 노동부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용노동부의 약칭은 노동부가 아니라 고용부였다.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노동과 관련한 5가지 역점 추진 과제 등을 모두발언을 통해 밝혔다.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다음으로 조 후보자는 “일자리가 국정 최우선 과제인 만큼 노동시간 단축과 정규직 전환을 우선 추진하겠다”면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통해 소득주도 성장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양대 노총(한국·민주노총), 산별지역 대표자들과 수시로 만나고 노동현장도 직접 찾아가 소통하겠다. 경영계와도 적극 만날 것”이라면서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겠다. 주당 최대 52시간을 명확히 하고, 연간 1800시간대 노동시간을 달성하겠다”라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6 고용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34개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길고 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보다 347시간 더 많은 게 한국 노동의 현실이다. 이날 야당은 조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과 사외이사 겸직을 통한 영리 활동 의혹, 아파트 구매 다운계약서 작성 등을 통한 탈세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또 조 후보자와 연관된 회사가 인턴사원들의 월급에서 정부 지원금을 빼돌리고, 임금을 체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파고들 예정이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 신상과 관련되어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국민들의 잣대가 얼마나 엄중한지 느끼게 됐다. 그간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 이 자리에서 상세히 소명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017 제2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마리나는 하나의 문화… 거점형 6곳 8700명 고용 창출

    [2017 제2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마리나는 하나의 문화… 거점형 6곳 8700명 고용 창출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국내 최대 민간투자 마리나 단지인 ‘왕산마리나’가 전면 개장했다. 사업을 주도한 한진그룹은 2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국제 수준의 해양레저 명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직간접 고용 효과는 3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중국 국영기업인 랴오디그룹은 지난해 4300억원을 들여 충남 당진 왜목마리나 항만에 300척 규모의 선박 계류장과 호텔 등 복합 마리나를 짓겠다며 해양수산부에 사업제안서를 냈다. 해수부는 이달 강과 호수 등 우리 국토의 6%를 차지하는 내수면을 활용하는 ‘내수면 마리나 타당성 조사 용역’에도 착수해 내년 상반기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마리나항만 조성·관리법’ 시행 8년 만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다만 난개발로 인한 환경 훼손 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서울신문은 지난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사 회의실에서 올해 두 번째 ‘서울신문 정책포럼’을 열어 한국형 마리나 산업의 과제와 미래를 집중 조명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 마리나 산업의 갈 길’(주관 해양수산부)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부문별 전문가들이 마리나 산업을 둘러싼 주요 쟁점과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홍장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관광문화연구실장과 한국 최초로 세계 3대 요트 대회 중 하나인 ‘아메리카스컵’에 참가한 김동영 팀코리아 대표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국내외 현황을 발표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김가야 동의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고 이명권 한국해양대 해양공간건축학부 교수,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 이삼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도순기 현대요트 대표, 정성기 해양수산부 항만지역발전과장이 참석했다.1.마리나 더딘 붐업 왜 - 수변 접근 차단 많아… 규제·과세도 모호 →해외에서 인정받은 마리나 산업, 도입 8년째인데 활성화가 안 되는 까닭은 뭔가. -도순기 대표 10년째 요트 사업을 하면서 국내 섬들에 요트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요트를 정박할 장소가 없어 어선 대는 곳을 빌려 세우다 보니 어민들이 굉장히 싫어한다. 각종 규제, 과세, 모호한 기준 때문에 불편한 점도 많다. 레저 선박에 대한 중과세와 지나치게 높은 마리나 선박 대여 보험료, 보험 가입 거부(파워보트) 문제는 마리나 산업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명권 교수 항만시설 공급 위주 정책 때문에 경남, 전남 등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추진하는 일부 마리나 개발은 시설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않아 계획대로 조성되지 못하거나 조성 후에도 활용되지 못하고 자연환경만 훼손하는 사례가 많다. 연안 안전 항해 전체 지도 제작도 필요하다. 마리나를 역과 같은 개념으로 보고 스마트 마린 서비스를 도입해 한반도를 일주하거나 인근 국가로 갈 수 있는 체계가 잡히도록 해야 한다. -이삼희 선임연구위원 예부터 ‘물 가까이 가지 마라’ 등 강물 접근에 대한 시민들의 반친수 정서와 친수 문화 부족이 마리나의 대중화를 저해한 측면이 있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과 겨울에는 얼어 버리는 강 등 계절적 한계는 물론 강변도로, 제방 등 수변으로의 접근이 차단된 곳이 많다. 제방을 허무는 데 대한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의 엄격한 법 제한도 있다. 2. 일자리·경제 효과는 - 마리나항만 생산유발 효과 1조 2400억 →마리나 산업이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나. -도 대표 요트가 늘면 정박에 필요한 마리나 건설이 요구되고 민자 유치도 수월해져 고용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요트 유지·관리 부문에 인력이 필요하고 수리하는 기술자가 필요한 만큼 해당 부분의 일자리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요트 매매 중개상도 증가할 것이다. 레저장비 생산이나 해양관광 연관 산업으로 확산되면 지역관광 활성화는 물론 고용 창출의 파급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다. -정성기 과장 마리나는 항만 조성과 레저선박 제조, 장비·부품 판매뿐 아니라 선박 계류에 따른 보관, 정비, 임대, 교육, 급유 등 다양한 서비스 시장을 포함하고 있다. 보험·금융과 관광에서도 고용 창출과 경제 효과가 큰 신성장동력 사업이다. 6개 거점형 마리나항만 개발로 얻는 경제 효과는 생산 유발 1조 2400억원, 고용 창출 8700명, 부가가치 창출 6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전체 33개 마리나에서 레저선박의 15.4%만 계류할 수 있을 정도로 마리나 시설 확충 속도가 느리다. 내수면 마리나는 낙후된 내륙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이 위원 풍수지리적 명당으로 꼽히는 462만㎡의 난지도 쓰레기 처리장 부지를 마리나로 개발한다면 난지도 정비 과정과 마리나 산업 활성화 속에 6만명의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 -이 교수 마리나는 실질적인 해양레저와 문화의 공간으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인 만큼 해양의 산업적, 문화적 측면에 서비스 산업이 겸해진다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3. 내수면 마리나 발전 방향 - 사회적 합의 거쳐 생태거점·홍수조절지로 →내수면 마리나, 추진이 필요한 이유와 나아갈 길은. -김정수 소장 내륙(내수면) 마리나에 대해 환경단체는 민감하게 보고 있다. 4대강 때문에 하천 자체가 많이 파괴됐기 때문에 또 다른 형태의 개발로 가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 하천 공간이 생태적으로 자연 복원이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내수면 마리나는 입지 부분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으면 사회적 반발과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이 위원 내수면 마리나를 4대강 사업의 후속 사업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 선착장 조성과 항로 준설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에 어려움이 있다. 과거에 활발했던 내수면 어업이 6·25 이후 배와 함께 거의 사라졌다. 여의나루 개발 등 시민들에게 하천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 내수면 마리나를 치수와 환경 등 하천 기능 일부로 이해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좁은 하천구역을 국지적으로 확대해 생태거점과 홍수 조절지로서 마리나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은 내수면 마리나를 재난관리차원에서 물자수송로로 활용한다. 인구밀집지역 재해에 대한 위기관리시설로 승화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 과장 세종시만 해도 금강 유역 고수부지나 주차장은 크지만 취수 공간은 비어 있다. 강, 저수지, 댐 등을 이용하는 내수면 마리나는 수상레저의 안전성 확보가 쉽고 시설 조성비도 저렴해 수변 레저 공간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적합하다. 300억원의 방파제 매립 비용 등이 드는 바다 마리나와 다르다. 낙후된 지역 민원으로 시작된 내수면 마리나는 4대강 사업과 전혀 상관없다. 4. 한국형 마리나 어떻게 - ‘벌통형’ 관광개발·생태 통합적 접근을 →‘한국형 마리나’는 어떤 형태로 도입·발전해야 하나. -김 소장 환경을 고려한 계획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마리나 개발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 도심 친수 개발 및 재개발과 연계하고 ‘벌통형’ 관광개발방식을 도입해 마리나와 연계된 관광지역의 환경 파괴가 이뤄지지 않도록 생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배후단지는 지역문화와 역사성을 토대로 해야 한다. 지역사회에 미치는 사회 및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시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 교수 마리나 수역 이용을 다양화할 수 있게 수상카페, 수상주택, 수상문화시설 등을 만들어 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도 상품화하는 등 인프라 조성사업을 해야 한다. 리조트, 주택단지, 산업단지, 상업단지를 마리나 조성과 연계해 하나의 개발사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바다를 사랑하고 즐기는 문화도 자리잡아야 한다. 마리나와 관련한 상충된 규제들을 허심탄회하게 풀 수 있는 장도 만들어야 한다. -도 대표 ‘부자놀이’ 같은 선입견 없이 눈치 보지 않고 요트를 살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과 자동차처럼 리스가 가능한 금융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정 과장 내년 상반기 내수면 마리나 후보지를 선정할 텐데 거점형 마리나와 연계해 저렴한 비용으로 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한강에 난립된 마리나 시설을 집적시키고 환경 피해가 적은 곳을 종합수변레저공원으로 체계적으로 개발하겠다. -김동영 대표 마리나는 지역적 특성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전문가가 없다 보니 다 똑같다. 보기만 좋은 마리나가 아닌 해수부가 지을 58개 마리나 중 10~20년 뒤에 얼마나 남을지 컨설팅 단계부터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리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용어 클릭] ■마리나(Marina) 해양·관광산업의 핵심 기반시설로 ‘해양레저의 꽃’으로 불린다. 요트·보트 계류장을 넘어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숙박, 쇼핑, 문화공간이 결합된 복합 휴양시설이다. 해양레저는 물론 요트·보트의 제조·정비·교육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해 해양레저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필수 시설이다. 미국과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도 인식된다.
  • [사설] ‘脫원전’ 설득력 얻을 에너지 대책부터 마련해야

    정부가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3개월간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수백명 규모의 시민배심원단을 구성해 이들로 하여금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조해 공사 지속 또는 중단 여부를 결정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인 ‘탈(脫)원전’ 구상이 막을 올린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그러나 형식과 내용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의 ‘하명’에 따라 국무조정실이 총대를 메고 나선 점부터가 유감이다. 주요 정책 추진을 각 부처 장관 중심으로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일로, 과연 이런 속도전 어디에 소통이 자리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중장기 국가 정책의 하나를 불과 수백명의 ‘시민들’에게 맡기는 것이 온당한지도 따져 볼 일이다. 정부는 이를 ‘숙의(熟議) 민주주의’라 일컬을지 모르나 이들이 무슨 권한과 자격, 능력으로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전력수급 대책을 결정한다는 것인지, 그리고 이들의 결정을 국가와 국민이 승복해야 하는 헌법적 배경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원전 건설 중단이 미칠 파장, 그리고 후속 대책의 부재는 더 큰 문제다. 공정률 29%인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중단하면 지금까지 투입된 1조 6000억원의 국민 세금은 허공으로 날아간다. 여기에 1조원대의 보상비용도 발생한다. 1만여명의 일자리 상실과 지역 경제에 미칠 주름 등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전력 수급 대책도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 등에 따르면 2800㎿ 규모의 신고리 5·6호기를 백지화하고 이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할 경우 4조 6488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다각도의 분석이 뒷받침돼야겠으나 생산효율 측면에서 추가 비용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구상에서 중장기 에너지 수급 계획과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구상대로라면 현재 24기인 원전은 2023년부터 매년 1~2기씩 사라져 2030년대 중반이면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들 사라질 원전의 총 설비용량은 9429㎿로, 현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계획한 2029년 설비용량 13만 6097㎿의 약 7%에 해당한다. 반면 태양광과 풍력 등 대체 에너지원 개발은 원전을 대체하기엔 여전히 턱없이 미흡한 실정이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8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과정을 통해 탈원전을 포함한 종합적 에너지 대책이 새롭게 논의돼야 한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중단 여부 또한 그 틀 속에서 결정되는 것이 순리다.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발 아래 하얀세상, 하늘 위 레드카펫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발 아래 하얀세상, 하늘 위 레드카펫

    알프스는 유럽을 동서로 관통하는 산맥입니다. 길이만 얼추 1200㎞에 달합니다. 알프스에 기댄 나라만 해도 독일, 스위스 등 8개국에 이르지요. 그 가운데 가장 너른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가 오스트리아입니다. 음악의 나라로 알려진 오스트리아가 실은 ‘알프스의 중심’이었던 셈입니다. 그 옹골찬 산군들 사이로 길이 나 있습니다. 허리춤에 줄곧 경이로운 풍경을 매달고 가는 산악도로입니다. 한 발짝만 삐끗해도 수천 길 아래로 곤두박질칠 만큼 스릴도 넘치지요. 하이라이트는 저물녘이었습니다. 여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빛깔의 하늘이 산악도로 위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 경이로운 시간 동안만큼은 오스트리아 최고봉도, 수천만 년의 시간이 담긴 빙하도 풍경의 가장 높은 자리를 내줘야 했습니다. 그 거친 풍경들이 잘츠부르크 남서쪽에 있습니다. 그러니 최소한 이 일대에서만큼은 잘츠부르크가 고풍스러운 음악 도시는 아닌 거지요. 오스트리아 알프스에는 3000m가 넘는 고봉들이 수두룩하다. 우리 백두산이 2744m 정도인 것에 견주면 산맥의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그 가운데 3000m급 봉우리들이 266개에 이른다는 알프스의 핵심 지역이 바로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이다.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중부 유럽에서 가장 넓고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국립공원으로 꼽힌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포스터에 등장하는 오스트리아의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산(3798m)도 이 공원에 속해 있다. 알프스의 산자락들이 펼쳐내는 풍경도 근사하지만 더 멋진 건 거친 풍경 속으로 난 길이다. 구름 사이로 달리는 미로(美路), ‘호흐알펜슈트라세’다. 국립공원 안에 조성된 관광도로로 ‘그로스글로크너 하이 알파인 로드’라 불리기도 한다. 알프스산맥의 고봉과 고봉 사이를 뱀처럼 휘감으며 달린다. 유(U)자형 유턴 구간만 36개. 작은 커브까지 포함하면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36개 유턴 구간마다 표지판을 세워뒀다. 번호와 고도 등의 간단한 정보가 담겼다.산악도로의 실제 거리는 42㎞다. 여기에 곁가지처럼 뻗은 길까지 포함하면 길이는 모두 48㎞로 늘어난다. 도로는 5월 초부터 10월 말까지만 개방된다. 일년 중 절반은 눈 덮인 겨울이다. 기원전부터 있었다는 산악도로는 예전엔 소금과 금, 섬유 등이 오가던 교역로였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 도로 주변의 금광에서 세계 10%에 이르는 금을 생산했다고 한다. 도로가 포장된 건 1935년이다. 1차 세계대전 뒤 극심한 경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시행된 대규모 토목공사 덕이었다. 당시 동원된 인부는 얼추 3000명. 안내판은 “이들이 설맹(snow blind)과 심각한 화상(sun burn)에 시달렸다”고 적고 있다. 지금은 이 도로를 따라 수많은 모터사이클과 자동차, 자전거 등이 달린다. 유료 관광객만 한 해 100만명. 통행료를 내지 않는 자전거 마니아들까지 포함하면 얼추 곱절 가까이 더 늘지 싶다.산악도로 주변엔 모두 6개의 휴게소가 있다. 휴게소마다 전시관도 갖췄다. 테마는 모두 다르다. 도로 건설 과정이나 알프스의 생태, 빙하의 형성 과정 등을 엿볼 수 있다. 작지만 제법 알차게 꾸며져 있다.첫 번째는 고도 2260m의 하우스 알파인 나투어샤우다. 주변 풍경도 빼어나지만, 무엇보다 작은 박물관이 인상적이다.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의 기반암과 생태 환경 등을 알려주고 있다. 휴게소를 나서면 굽은 고갯길이 시작된다. 경남 함양의 지안재를 빼닮았다. 구절양장처럼 굽은 호흐알펜슈트라세 중에서도 폭이 유난히 좁고 거칠다. 현지에선 자이트빙클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다. 어지간한 관광 안내 책자마다 빠짐없이 등장할 만큼 명소다. 자이트빙클을 지나면 길이 갈라진다. 왼쪽은 곁가지처럼 뻗은 길이다. 이 길 끝에 두 번째 휴게소인 에델바이스 스피체(2571m)가 있다.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휴게소다. 오른쪽 길은 본선이다. 고갯마루에 망루처럼 서 있는 푸셔라케 주변에 세 번째 휴게소가 조성돼 있다. 네 번째는 호흐 토어라 불리는 터널 끝에 있다. 터널 가운데에서 잘츠부르크주와 케른텐주가 경계를 이룬다. 다섯 번째 쇠네크-레르헨발트를 지나면 마침내 산악 관광도로의 종착지인 카이저 프란츠 요제프 회에다. 마지막 휴게소이자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오래전 오스트리아의 황제가 방문했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고도 2369m의 휴게소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옹골차다. 오스트리아 최고봉인 그로스글로크너산 등 수많은 고봉이 파도처럼 일어섰다. 그로스글로크너의 거대한 체구가 주는 고도감과 중압감은 사람이 만든 렌즈로는 담아내기 벅차다.산 아래로는 파스테르체 빙하가 흐른다. 오스트리아 최대 빙하다. 지구온난화로 해마다 길이가 짧아져 현재 8.4㎞ 정도 남았다고 한다. 휴게소 뒤의 산자락을 5분 정도 오르면 빌헬름 스와로브스키 전망대에 닿는다. 산악 염소인 아이벡스, 마못 등의 동물들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호흐알펜슈트라세에선 매우 독특한 자연의 시간과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저물녘의 해넘이가 인상적이다. 여태껏 보지 못한 색감의 하늘이 펼쳐진다. 덧대고 뺄 것 없이 딱 자연이 붓질한 풍경화다. 산이 높으면 골 또한 깊다. 계곡물이 만든 폭포 역시 규모가 남다를 터. 호에타우에른 중심부의 크리믈 폭포는 유럽에서 가장 긴 폭포로 꼽힌다. 폭포는 세 번 굽이치며 떨어진다. 380m 높이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의 기세가 대단하다. 귀를 찢고 심장을 두드리는 듯하다. 암반 위로 떨어진 폭포수는 물안개로 비산한다. 폭포 가까이 가면 물 알갱이가 달라붙기 시작하는데, 채 10초가 되기도 전에 비에 젖은 생쥐 꼴이 된다. 현지인들은 물안개가 알레르기와 천식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호에타우에른 헬스’라는 번듯한 이름까지 붙였다. 기를 받고 스트레스도 몰아낸다고 한다. 글쎄, 산의 정기가 몸 안으로 전해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스트레스만큼은 단박에 사라진다.폭포수가 일으키는 물보라 끝엔 늘 무지개가 걸린다. 두 번째 폭포 전망대에서 볼 수 있다. 폭포 정상까지는 산자락을 휘휘 돌아가야 한다. 쭉쭉 뻗은 가문비나무들이 수직 세계를 펼쳐놓은 길이다. 거리가 4㎞에 이르는데, 산책로처럼 평탄해 오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마지막으로 키츠슈타인호른산을 덧붙이자.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과 달리 곤돌라를 타고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산정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정상을 알리는 ‘3029m 톱 오브 잘츠부르크(Top of Salzburg)’ 팻말 너머로 알프스의 산군들이 물결처럼 펼쳐진다. 잘츠부르크 가장 높은 곳에서 굽어보는 여름 알프스의 자태가 웅장하다. 정상까지는 곤돌라를 네 번 갈아타야 한다. 소요 시간은 45분 정도. 발아래로, 머리 위로 아름다운 풍경들이 쉼 없이 이어진다. 3000m 높이에 또 하나의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 전망대다. ‘기펠벨트 3000’이라고도 불린다. 3029m 전망대에서 360m 길이의 인공터널을 지나야 나온다. 터널의 벽면을 이루는 암벽은 차다. 한여름에도 소름이 돋을 정도다. 그 때문에 터널 안엔 줄곧 냉기가 머문다. 터널을 나서면 이 산이 안배한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마루금을 좁힌 산들이 창처럼 솟았고 산기슭을 따라 산과 같은 이름의 빙하가 흐르고 있다. 빙하 1㎝가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여년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 저 빙하에 갇힌 시간만 수천만년이다. 하지만 지금은 1년에 10m씩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 바람을 타고 빙하를 건너온 억겁의 시간이 시리고 차다. 글 사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angler@seoul.co.kr
  • 전재산 9000만원 기부 서부덕 할머니 ‘복지부 장관상’

    전재산 9000만원 기부 서부덕 할머니 ‘복지부 장관상’

    보건복지부는 29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2017년 행복나눔인’ 시상식을 갖고 보따리 장사로 평생 모은 9000만원을 기부한 서부덕(77) 할머니 등 일상생활에서 나눔을 실천한 개인 43명과 민간봉사단체 10곳에 장관상을 수여한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 사는 서 할머니는 25세부터 50년 이상 보따리 장사를 하면서 모은 돈 8000만원을 지역 인재 육성에 써 달라며 지난해 10월 보성군 장학재단에 내놨다. 올해 5월에는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1000만원을 지역 복지관에 내놓기도 했다. 서 할머니와 함께 행복나눔인상을 받는 배우 한지민(35·여)씨는 2007년부터 국제구호단체의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그는 2012년 어린이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기부, 2013년 군 장병들을 위한 책 2만권 기부, 2014년 시각장애인용 영화에 목소리 기부, 2017년 외국인의 한글학습용 앱 개발 시 손글씨 기부 등 재능기부와 나눔을 꾸준히 이어 가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준용 특혜 의혹 조작’ 이유미~이준서 간의 카톡 내용 봤더니

    ‘문준용 특혜 의혹 조작’ 이유미~이준서 간의 카톡 내용 봤더니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문제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선대위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은 28일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현재 검찰에 체포된 당원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이 의원이 공개한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는 지난 4월 22일부터 녹취를 공개한 기자회견이 열렸던 5월 5일과 6일까지의 내용이다.대화 내용은 편집하지 않았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공개한 대화에는 이씨가 이 전 최고위원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와 파슨스 디자인스쿨에 함께 다닌 동료인 지인으로부터 들은 말을 전하고, 의혹을 뒷받침하는 녹취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넘기는 과정이 담겼다. 대화 초반을 살펴보면 두 사람은 처음엔 크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4월 22일 이씨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자신의 이력서 파일을 보내고, 이 전 최고위원은 “오랜만”이라고 인사한다. 일상·업무적인 내용이 간간이 이어지던 대화 분위기는 4월27일 바뀐다. 갑자기 ‘문준용’, ‘파슨스’라는 단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4월26일 오후 11시 40분쯤 두 사람은 강남에서 만날 약속을 정하고, 다음날 0시쯤 이 전 최고위원은 이씨에게 “도착. 이자카야 앞”이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이들의 대화창은 멈추어 있다가 같은날 오후 2시 이 전 최고위원이 보낸 메시지 “기자들이 시기적으로 최대한 빨리 까는 게 좋다네”로 대화가 재개된다.“주말 안에 해보겠다”라고 답하는 이씨에게 이 전 최고위원은 “일부 기자들은 파슨스 가려고 취업이 필요했다는 것 알고 있다”, “취업 합격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질문을 연달아 한다. 이들이 가진 술자리에서 이씨가 준용씨의 파슨스 동료에 대한 이야기를 이 전 최고위원에게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씨는 “문이 아들 스펙 만들어주려고 무리하게 꽂아넣은 사실만 들었다”, “문준용은 그런 기관에 관심도 없었고 아트하는 사람이 공무원이 웬말이냐며 생각도 없었고 스펙용으로 이름만 걸어놔서 일도 거의 안했다고 자랑삼아 파슨스 친구들한테 말했다는 점만 확인해줬다”라고 답한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녹취가 가능한지를 물었고, 4월 30일 또 다시 “문준용 어찌되었나? 궁금”이라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씨는 답하지 않았다. 다음날인 5월 1일, 이씨는 자신까지 세 사람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채팅방 화면 캡처본을 여러 개 전송하고, 준용씨와 함께 유학한 파슨스 동료 2명과의 대화라고 설명한다. 이씨가 전송한 대화에서는 “준용은 아빠덕에 입사해서 일도 안 하고 월급받는 게 문제라는 생각을 전혀 안 했다” 등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용들이 여러 개 담겼다. 이씨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이름과 프로필 이미지 지워달라.부탁한다”라고 당부도 한다. 5월 3일 새벽에는 녹취가 담긴 음성 파일을 이 전 최고위원에게 넘기고, 음성 변조를 당부하며 “제가 안철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한다. 이 전 최고위원이 음성파일에 파슨스 동료에게 공개사용에 대한 동의를 얻어달라고 하기도 한다. 같은날 오후 3시 이씨는 음성 파일을 하나 더 보내면서 “안철수 대통령만들기 어렵네, 저 고생한 거 잊으시면 안된다”라고 말한다. 국민의당이 이씨가 건넨 음성파일과 증언을 폭로한 기자회견이 끝난 다음날인 6일의 대화도 공개됐다. 이 시기는 국민의당이 이 전 최고위원을 통해 ‘제보자’에게 추가 자료를 요구할 때였다. 이씨는 “그분도 이제 증빙까지 요구하니 이 정도 했으니 그만하는 게 어떠냐는 입장이라 정말 난처하다”라고 말한다. 이때는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국민의당이 공개한 녹취가 ‘가짜’라고 반발할 때다. 이 전 최고위원은 “내일 오전에 동료에게 연락을 해봐달라”, “그걸 증빙을 못하면 우리가 역풍 분다” 등의 대화를 하지만 이씨는 “(연락을) 안 받는다”, “더 이상 일 커지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이 의원은 “대화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이유미씨가 제보 내용을 조작한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며 “만일 조작 사실을 양자가 알았다면 이런 대화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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