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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비양심 분기수거’ 제로

    자원 재활용 여부 중시… 주민 ‘솔선수범’ ‘컵라면 용기를 깨끗하게 닦아낸 다음에 버리라고?’ 지난달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정착한 직장인 손모(41)씨는 구청에 주민등록을 한 뒤 두툼한 생활안내 책자 꾸러미를 받았다. 이 중 ‘자원과 쓰레기의 분별’이란 제목의 28쪽짜리 안내서에는 집에서 요일별로 쓰레기를 배출하는 방법과 지켜야 할 내용 등이 그림과 함께 상세히 설명돼 있었다. 한국과 가장 큰 차이는 재활용 쓰레기 세척이다. 컵라면 용기는 양념 찌꺼기조차 없애는 게 기본이고, 물에 헹군 뒤 수거함에 내놓아야 한다. 페트병도 본체에서 뚜껑과 비닐 라벨을 제거하고 물에 닦아야 한다. “한국에서는 더러운 비닐이나 페트병을 그대로 재활용 수거함에 넣었어요. 여기 온 지 한 달여 만에 콜라 페트병까지 씻어 버리는 식으로 습관이 확 바뀌었죠.” 최근 한국에서 플라스틱, 비닐 등 쓰레기 처리를 놓고 큰 혼란이 발생한 것과 달리 일본에는 일찍부터 자원 재활용 중심의 실용적 분리수거가 정착됐다. 지켜야 할 것도, 해서는 안 되는 일도 많다. 하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원칙은 단순하다. ‘자원으로 재활용이 가능한가 아닌가’를 폐기물 처리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폐기물 수거함은 통상 ‘자원’(재활용), ‘가연성 쓰레기’, ‘불연성 쓰레기’의 3가지로만 구분돼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별도함에 넣지 않고 가연성 쓰레기로 내놓는다. 자원에 속하는 것은 페트병, 종이(신문, 잡지, 골판지 등), 유리병, 캔(알루미늄, 철제) 등이다. 실제 자원으로서 활용도가 중시되다 보니 상당수 폐기물이 재활용 대상에서 탈락한다. 이를테면 비닐코팅 종이, 종이컵, 인화된 사진 등은 자원이 아닌 가연성 쓰레기로 분류된다. 방수처리 등 추가 가공이 돼 있기 때문에 종이로 활용할 수 없다는 이유다. 수거함에 내놓을 때 외부에서 눈으로 확인이 안 되는 검은색 비닐봉투 같은 데 넣어서 버려서는 안 되고 내부가 어느 정도 보여야 한다. 플라스틱 용기를 많이 쓰는 가공식품 등은 제조 단계에서부터 몇 가지 규제를 적용받는다. 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무색 페트병만 써야 하고, 쉽게 골라내기 어려운 금속마개나 잘 떨어지지 않는 접착제는 사용해선 안 된다. 주민들의 자율적인 참여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사이타마현에 사는 주부 다나카 게이코(43)는 “분리 수거일마다 수거함과 주변 등 정리를 담당하는 당번을 주민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맡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폐기물의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가정과 마을 단위에서의 1차적인 원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널리 공유돼 있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폼페이오 美국무 지명자 청문회…“영구적 비핵화 그 이후에야 대북제재 풀 것”

    폼페이오 美국무 지명자 청문회…“영구적 비핵화 그 이후에야 대북제재 풀 것”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12일(현지시간) “그동안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에 경제 제재를 너무 빨리 풀어 준 것이 과거 대북 협상의 실패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이번에는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으로 (비핵화) 성과를 확실히 얻어내기 위해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 행정부의 의도이며, 우리가 달성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건실한 외교로 달성할 수 있을 것” 폼페이오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에 합의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역사적 분석으로 보면 낙관적이지는 않다”면서도 “어려운 주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견실한 외교를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답했다. 그는 “아무도 우리가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착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는 합의 도달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결정할 조건들을 펼쳐 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이날 “나는 북한 정권 교체를 옹호한 적이 없다”, “오늘 정권 교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말을 반복했다. ‘핵무장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대재앙’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한다”고도 답했다. ●트럼프 “북미 회담 준비 중… 멋질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회담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으며, 멋질 것”이라면서 “매우 존중하는 마음으로 (회담장에) 들어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뇌 얇아져 치매 위험 커진다”(연구)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뇌 얇아져 치매 위험 커진다”(연구)

    평소 앉아 있는 시간이 길면 뇌의 두께가 얇아지고 나중에 치매에 걸릴 위험마저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팀은 45~75세 성인남녀 35명의 운동 수준을 조사하고 각 참가자의 내측두엽 등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검사했다. 특히 내측두엽은 새로운 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부위로 이곳의 두께가 얇아지면 나중에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연관성이 있어 조기 징후로 여겨진다. 분석 결과, 평소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긴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내측두엽의 두께가 더 얇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들은 정기적으로 걷기나 조깅 또는 자전거 타기를 하고 있더라도 내측두엽의 쇠퇴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번 연구는 오래 앉아있는 생활이 내측두엽의 얇아짐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연관성이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연구팀은 “내측두엽의 얇아짐이 중년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인지력 감퇴와 치매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면서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의 뇌 건강을 개선하는 개입에 중요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제 연구팀은 더 많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예비 조사의 결과를 추적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앉아있는 생활이 내측두엽이 얇아지는 원인이 확실한지 그리고 성별과 인종, 체중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12일자)에 실렸다. 사진=PLOS ONE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 대통령 “김기식, 객관적 위법 판정시 사임토록 하겠다”

    문 대통령 “김기식, 객관적 위법 판정시 사임토록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의원시절 외유성 출장 등의 논란과 관련 “객관적인 위법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직접 쓴 입장문을 통해 “위법이 아니라도,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추어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사 때마다 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 대신 개혁을 위한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러나 이로 인한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라는 고민도 전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입장 전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습니다.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추어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습니다.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위법 여부를 떠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국민들의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그러나 당시 국회의 관행이었다면 야당의 비판과 해임 요구는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판단에 따라야 하겠지만, 위법한지, 당시 관행이었는지에 대해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 기회에 인사 때마다 하게 되는 고민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이 있을 것입니다. 주로 해당 분야의 관료 출신 등을 임명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하지만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습니다. 늘 고민입니다. 2018년 4월 13일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스마트폰을 의료 진단용 현미경으로 바꾸는 딥러닝 기술

    [고든 정의 TECH+] 스마트폰을 의료 진단용 현미경으로 바꾸는 딥러닝 기술

    인공지능은 현재 여러 분야에서 점점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의료 부분 역시 예외가 아닌데, 특히 의료 진단 영역에서 인공지능의 전망이 밝습니다. CT, MRI, 초음파를 비롯한 이미지 데이터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람 대신 판독을 도와줄 인공 지능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더 좋은 치료법이나 약 처방 시 주의 사항을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역할까지 의료 부분에서 인공 지능의 비중은 계속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와 동시에 스마트폰을 의료기기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이미 널리 보급된 스마트폰의 성능이 매우 좋아졌기 때문에 다양한 의료기기와 연동하거나 혹은 그 자체를 의료기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에 연동되는 전자 청진기나 휴대용 초음파 기기 그리고 심지어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현미경도 있습니다. 이런 장비들은 간단히 외래나 병동에서 바로 검사 결과를 확인하거나 혹은 의료 기기 이용이 제한된 지역(분쟁 지역이나 가난한 국가 등)에서 활약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질병 진단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성능이 다소 모자란 것이 사실입니다. 본래 그런 목적으로 제작된 기기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하지만, 이를 개선할 방법 없이는 널리 사용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UCLA의 연구팀은 딥러닝 기법을 통해 스마트폰 카메라 이미지를 현미경 이미지처럼 바꾸는 방법을 저널 'ACS Photonics'에 발표했습니다. 최근 딥러닝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응용은 저해상도 이미지를 고해상도 이미지로 바꾸는 것입니다. 흐릿한 이미지를 통해 실제 선명한 이미지의 모습을 추정하는 것이죠. 물론 실제 이미지를 왜곡할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이미 알려진 형태의 이미지를 복원하는 데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과거 낮은 해상도로 촬영된 영상을 고화질 영상으로 바꿀 수 있다면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사진 역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스마트폰 접사 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세포를 촬영하기는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3D 프린터로 출력한 100달러 미만의 저렴한 현미경 어댑터를 이용해 혈액 검체 및 폐 조직 슬라이드를 촬영한 후 이를 딥러닝 기법을 이용해서 진단용 현미경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물론 실제 질병 진단에 사용할 정도로 정확한지는 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초기 결과물은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사진 참조) 비록 현미경을 이용한 확진이 필요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외래에서 간단하게 피 몇 방울로 신속 혈액 검사를 하거나 혹은 고가의 의료장비를 사용할 수 없는 열악한 의료 환경을 지닌 곳에서 활약이 기대됩니다. 영상 판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 진단 영역에서 이미지 처리에서 강점을 보이는 딥러닝 기술의 활용도는 커질 것입니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접목하면 어디서든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환자의 의료 정보라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만큼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역시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금요 포커스]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황병훈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장

    [금요 포커스]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황병훈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장

    남해와 서해가 만나는 곳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 2014년 4월 16일 이곳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로 304명이 목숨을 잃었다(이 글에 앞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세월호가 남긴 파장은 우리 사회 깊숙이 파고들었다. 세월호 관련 당사자들은 죄책감, 대인기피증, 불면증, 우울증 등에 시달리고 국민들도 많은 상처를 받았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유다. 올 초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자살예방, 교통안전, 산업안전 등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991년 1만 3429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연간 4.5%의 감소율로 차츰 줄어들고 있다. 2016년 4292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지난해 4100여명으로 사망자 수가 줄었다. 3대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작성된 ‘범정부 교통안전 종합대책’에 따르면 2022년까지 2000명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연평균 12%씩 줄어든다는 가정에서다. 물론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은 ‘비전 제로’(Vision Zero)라는 표어를 내걸고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사망사고로 이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스웨덴은 국가 정책과 예산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교통안전 시설, 교통운영 방식을 도입해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여 가고 있다. 특히 속도저감 정책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단속기준 강화, 범칙금 강화 등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보행 중 교통사망사고 통계’(2015년 기준)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1.1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3배 이상 높은 3.5명이다. 차도와 보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후진국을 연상케 한다. 2016년 우리나라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 사망자 중 39.9%(1714명)가 보행 중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보행자를 보호하는 ‘사람 중심의 교통안전 정책’이 시급함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려면 우선 보행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 도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차량 공간을 줄이고, 이 공간을 사람들이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는 도로 환경으로 조성해야 한다. 보행자 보호 구역을 확대하고 어린이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통학로 개선도 요구된다. 심야시간대에는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한 횡단보도 집중 조명 등으로 안전한 보행 환경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단횡단으로 인한 보행자 교통 사망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특히 야간에는 치사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정체가 심한 곳, 차량의 소통이 적은 곳 등을 가리지 않고 무단횡단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점에서 도로 구분 없이 무단횡단 금지시설 설치에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안전속도 5030’ 정책도 예정대로 추진돼야 한다. 이 정책은 도심 내 차량 제한 속도를 기존 시속 60㎞에서 50㎞로 줄이고, 생활권 도로 제한 속도를 30㎞ 이하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덴마크는 과거 제한 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줄여 사망사고를 24%, 부상사고를 9% 줄이는 효과를 봤다. 얼마 전 우리 공단이 공개한 자동차 대 보행자 인체모형 충격시험 결과는 속도저감 정책이 보행자 생명을 보호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시험 결과 시속 60㎞에서는 보행자 중상 확률이 92.6%로 높지만 시속 50㎞와 30㎞에서는 각각 72.7%, 15.4%로 줄어들었다. 202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정책은 우리 현실에 맞지 않은 목표일 수 있다. 하지만 강력한 목표를 가지고 교통사고 예방 정책을 추진해야만 OECD 국가를 따라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김기식 거취, 선관위에 맡긴 靑

    김기식 거취, 선관위에 맡긴 靑

    靑 “위법 결정 땐 거취 맡겨” 野 “위법 답변 받고도 후원”청와대가 12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둘러싼 논란의 적법성 여부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의당도 김 원장의 사퇴를 요청하는 등 여론이 악화되는 가운데 최소한의 ‘퇴로’를 열어 둔 채 정면대응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청와대의 대응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김 원장이 19대 의원 임기 말에 ‘정치자금에서 추가로 더좋은미래에 회비납부를 하는데 금액 제한이 있는지’를 묻고 ‘종전 범위를 벗어나 특별회비 등을 제공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113조 위반’이란 선관위 답변을 받고도, 5000만원을 후원했다며 위법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선관위 측은 “‘종전 범위’란 ‘사회 통념’을 뜻하는데 이를 벗어난 것인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선관위에 질의 사항을 보냈다”면서 “몇 가지 법률적 쟁점에 대한 선관위의 공식 판단을 받아 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보낸 질의는 ▲국회의원이 임기 말 다른 의원에게 후원, 시민단체·비영리법인 기부, 의원 보좌직원 퇴직금 지급 행위가 적법한지 ▲공적 목적을 위해 피감기관 또는 협회 비용부담, 후원금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것이 적법한지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을 가는 것이 적법한지 ▲공휴일 또는 공식 일정이 없는 경우 관광이 적법한지 등 4가지다. 1개라도 위법 판단이 나오면 “절대적 기속을 받을 것”이라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의 사례가 다른 국회의원과 비교해 평균 이하의 도덕성을 보였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청와대는 더불어민주당의 도움으로 19~20대 의원의 해외출장 사례를 조사했다. 수천곳의 피감기관 중 답변에 응한 16개 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간 사례는 167차례이고 민주당 의원이 65차례, 한국당이 94차례였다. ‘개별 출장’도 국가보훈처(4회), 한국가스공사(2회), 동북아역사재단(2회), 한국공항공사(2회) 등을 통해 나갔다. 한편 검찰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고발에 따라 김 원장 사건을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에 배당하고 수사에 나섰다. 김 원장의 ‘친정’인 참여연대도 박정은 사무처장 명의로 “비판받아 마땅한 부적절한 행위”라며 “누구보다 공직 윤리를 강조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던 당사자였기에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antea@seoul.co.kr
  • 청와대와 야권 사이에 낀 선관위... ‘난감’

    청와대와 야권 사이에 낀 선관위... ‘난감’

    청와대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둘러싼 ‘외유성 출장’ 의혹 등과 관련 판단을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요청했다. 이에 야당은 ‘청와대가 선관위를 이용하려 한다’며 즉각 반발했고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 낀 선관위가 난감해하는 상황이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의 질의서를 선관위에 발송했다는 점을 알리면서 “김 원장을 둘러싼 몇 가지 법률적 쟁점에 대해 선관위의 공식적 판단을 받아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질의는 △국회의원이 임기말에 후원금으로 기부를 하거나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게 적법한가 △피감기관의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게 적법한가 △보좌직원 인턴과 해외출장가는 게 적법한가 △해외출장 중 관광하는 경우가 적법한지 등 4가지다. 김 원장 논란을 놓고 청와대와 대립 중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초점을 흐리는 초등학생 수준의 물타기”라며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국민 기만 쇼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권은희·법제사법위원회 간사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 “선관위까지 동원해 김 원장의 범죄혐의를 덮으려는 청와대의 무서운 행위를 중단하라”며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은 “선관위에 물어서 적법하다는 해석이 나오면 김기식을 지키는 명분으로 삼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김 원장 논란과 관련한 수사가 서울남부지검에서 이뤄지게 된 가운데 청와대가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맡김으로써 또 하나의 전선이 구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은 외압 우려에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해왔다. 선관위는 일단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보인다. 선관위 관계자는 향후 일정에 대해 “접수가 되면 어떻게 처리할지 소관 과에서 검토할 것”이라며 “빨리 처리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정치자금법 때문에 선관위에 접수가 된 것 같은데, 상황이 조금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가 선거·국민투표·정당·정치자금을 소관 업무로 하는 기관인 만큼, 김 원장에 관한 논란 중 정치자금 사용에 관한 것 외에는 청와대의 질의를 다루기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김종석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김 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2016년 5월29일)를 2달여 앞둔 3월25일 선관위에 ‘더 좋은 미래’에 회비납부 금액 제안에 관한 서면질의를 했다. 이에 선관위는 나흘 뒤 “종전의 범위 안에서 정치자금으로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무방할 것이나, 그 범위를 벗어나 특별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제공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113조의 규정에 위반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김 원장은 이후 국회의원 임기 만료를 10일 앞두고 더 좋은 미래에 5000만원을 연구기금 명목으로 한꺼번에 계좌 이체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원장은 이전까지는 매달 20만원씩 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와대, ‘김기식 출장’ 중앙선관위에 적법성 질의

    청와대, ‘김기식 출장’ 중앙선관위에 적법성 질의

    청와대는 12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시절 해외출장 논란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질의를 보냈다고 밝혔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청와대는 오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중앙선관위에 질의 사항을 보냈다”며 “김 원장을 둘러싼 몇 가지 법률적 쟁점에 대한 선관위의 공식적인 판단을 받아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보낸 질의 내용은 ▲ 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으로 기부하거나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게 적법한지 ▲ 피감기관의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게 적법한지 ▲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 가는 게 적법한지 ▲ 해외출장 중 관광하는 경우가 적법한지 등 김 원장에게 제기된 4가지 사안이다. 김 대변인은 “이런 질의서를 보낸 것은 김 원장의 과거 해외출장을 평가하면서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공직자의 자격을 따질 때 법률 잣대로만 들이댈 수는 없으며, 도덕적 기준도 적용돼야 한다는 점에서 김 원장이 티끌 하나 묻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그의 해외출장이 일반 국회의원과 비교할 때 도덕성이 더 낮았는지 엄밀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이 문제 되는 이유는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것인데, 청와대는 김 원장의 경우가 어느 정도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기 위해 민주당 도움을 받아 19∼20대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사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피감기관이라면 수천 개도 더 되지만 그 가운데 무작위로 16곳을 뽑아 자료를 봤는데,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 간 경우가 모두 167차례였다”며 “이 가운데 민주당 의원이 65차례, 자유한국당이 94차례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김 원장이 비판받는 또 다른 대목인 개별출장 경우도 살펴봤다”며 “김 원장과 흡사한 방식의 의원 해외출장이 보훈처 4번, 가스공사와 동북아역사재단·공항공사가 각각 2번 등으로 이 또한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수천 곳에 이르는 피감기관 중 고작 16곳만 살펴본 경우인데, 전체 피감기관을 들여다보면 그 숫자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며 “이런 조사결과를 볼 때 김 원장이 자신의 업무를 이행 못 할 정도로 도덕성이 훼손됐거나 일반적 국회의원의 평균 도덕적 감각을 밑도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김 원장 경우는 특정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새로운 가치와 기준을 세워야 할 때이며, 우선 선관위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기식 ‘친정’ 참여연대 첫 입장 “실망”…최종입장은 보류

    김기식 ‘친정’ 참여연대 첫 입장 “실망”…최종입장은 보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여러 차례 해외출장을 다녔다는 의혹으로 사퇴 압박과 함께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되자, ‘친정’격인 참여연대도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냈다.참여연대는 12일 오후 홈페이지에 박정은 사무처장 명의로 ‘김기식 금감원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회원께 드리는 글’을 올려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참여연대는 “김기식 원장의 의원 시절 행적에 대해 야당과 언론이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김기식 원장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 중에 비판받아 마땅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 누구보다 공직 윤리를 강조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던 당사자였기에 매우 실망스럽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제기되는 의혹과 당사자 해명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보다 분명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위법 여부를 검토한 뒤 최종적인 입장을 내고자 한다”면서 후원 회원들에게 최종 입장을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김기식 원장 의혹을 계기로 참여연대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참여연대는 “야당과 일부 언론은 이번 일을 빌미로 참여연대에 대한 전방위적 공격에 나섰다”면서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음해성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비롯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정부지원금을 전혀 받지 않는 독립적인 단체로서 이런 비방과 음해는 자발적 후원을 아끼지 않는 회원 1만 5000명과 전문가 200여명을 모욕하는 일”이라며 “단체와 회원들 명예를 걸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참여연대 창립 발기인으로 2002~2007년 사무처장, 2007~2011년 정책위원장을 지냈다. 이날 대검찰청은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과 시민단체가 김기식 원장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청와대 역시 각종 논란의 적법성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사항을 보내 공식적인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중앙선관위에 ▲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으로 기부하거나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게 적법한지 ▲피감기관의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게 적법한지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 가는 게 적법한지 ▲해외출장 중 관광하는 경우가 적법한지 등을 질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와대, 김기식 의혹 관련 중앙선관위 질의

    청와대, 김기식 의혹 관련 중앙선관위 질의

    청와대가 12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의혹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날 대검찰청은 김기식 원장에 대한 고발사건을 서울남부지검에 배당했다.청와대가 질의한 항목은 네 가지로, △국회의원이 임기말에 후원금 기부하거나 퇴직금 주는게 적법한지 △피감기관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 적법한지 △보좌직원 인턴과 함께 출장을 가는 게 적법한지 △해외 출장 중 관광하는 경우가 적법한지 등이라고 뉴스1이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능 절대평가 교육부 입장 아니다”

    “수능 절대평가 교육부 입장 아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대입제도개편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가 교육부의 기본 입장이라는 것은 오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부총리 등과 일문일답.→이번 시안에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 외에도 다양한 방안이 담겼는데. 교육부 입장은. -김상곤 부총리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를 거쳐 결정한 사안을 존중한다는 것이 교육부 기본 입장이다. →국가교육회의가 수능 전 과목의 절대평가 외 다른 안을 선택한다면. -김 존중해야 한다. →교육부가 최근 일부 대학에 정시 확대를 주문하며 혼란이 있었는데. -김 수도권의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급속히 확대한 대학들이 있었다. 이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 대학에 전달한 것이다. 정책을 추진하며 학생·국민의 우려를 대학에 전달하는 것은 일상적인 과정이라고 본다. 차관이 검찰에 고발된 것은 유감이다. 정치적인 판단을 할 사안이 아니다. →국가교육회의가 수시와 수능 중심 전형 적정 비율을 제시하면 강제할 수 있나. -김 비율이 구체적으로, 또는 추상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적절한 방식으로 권고와 제안을 하겠다. →현 중3은 내신 관련 바뀌는 부분이 없나. -남부호 교육과정정책관 동일하다. →논술·특기자 전형 폐지 기조는 여전한지. -송근현 대입정책과장 그렇다. 다만 2022학년도에 국가교육회의가 어떤 식으로 정하겠다고 답을 준다면 국무조정실과 협의할 생각이다. →대입 관련된 종합 개편안을 내놓겠다는 게 지난해 교육부의 발표였는데. -송 성취평가제 관련 부분도 포함해 8월 말에 내놓을 것이다. →학종·수능 적정 비율을 어느 정도까지 구체적으로 달라고 국가교육회의에 요청했는지. -송 어느 수준이 적정한지는 현재 누구도 이야기하지 못한다. 지역적 여건이나 건학 이념 등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그 부분을 논의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열린 안을 제시한다는 취지다. →수시·정시 통합 관련 대학 의견은. -송 수시·정시 통합 제안을 한 것은 수도권 대학이었고 지방대의 경우 미충원 등의 부분 때문에 부담스러워 한다. 세종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피해자다움’ 강요하는 사회···성폭력 피해자도 당당할 수 있다”

    “‘피해자다움’ 강요하는 사회···성폭력 피해자도 당당할 수 있다”

    11일 경찰청 인권센터-이대 젠더법학연구소 미투 세미나 공동 개최 “성폭력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2차 피해는 ‘꽃뱀 프레임’입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11일 경찰청 인권센터와 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미투 분노를 넘어 실천으로’ 세미나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의 삶 전체를 내놓고 싸우는데 우리 사회는 이들을 향해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부터 한다”고 말했다.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한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를 지원하는 배 대표는 “김씨에 대한 허위사실 및 본인 의사에 반하는 사적 정보의 유포 등이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개인의 행실, 의도를 묻기 전에 우리 사회 권력구조와 문화, 환경이 어떠한지를 먼저 질문하면 ‘피해자가 왜 늦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대표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2차 피해가 수사, 재판 과정 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고하면 너만 손해다”, “참아라”, “잊어라”, “너도 거절 못했으니 책임 있지 않냐”는 식의 말들이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그는 “주변 지인들의 조언이 악의적이지는 않다 해도 피해자를 설득하고, 회유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피해자의 힘을 빠지게 한다”고 했다. 배 대표는 또 “피해자 보호 및 지원 정책이 ‘피해자다움’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폭력 피해자가 정책 수혜를 입으려면 ‘취약한 상태’, ‘병리적인 상황’, ‘비정상적인 일상생활’ 등의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피해자를 조사하는 경찰관들도 ‘피해자가 병원에 많이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건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경찰마저 피해자에게 은연 중에 피해자다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런 논리라면 미투 운동을 벌이는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자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배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당당하게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가해자에게 눈 똑바로 뜨고 ‘네가 그때 잘못했잖아’라고 말하는 피해자도 지원을 받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그토록 많은 피해자가 있었는데도 왜 가해자를 고발하지 않았는가’라는 문제제기와 관련해 “성폭력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1대 1 사건이 아닌 남성 중심의 성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에게도 가부장적 의식이 내재화돼 있다”며 “피해자들조차 정말 책임이 없는 완벽한 피해자인지 등을 스스로 묻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찰이 피해자에게 ‘왜 도망가지 않았지?’, ‘왜 저항하지 않았지?’ 등의 질문을 하는 것은 피해자 중심주의와 거리가 멀다”면서 “피해자의 저항과 거부에 초점을 두기보다 ‘피해자로부터 충분한 동의를 받았는지’를 가해자에게 역으로 물어보는 식의 조사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소속 서혜진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피해 진술을 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자신의 피해를 현실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보니 대부분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선변호사가 지원이 되는데도 제대로 안내가 되지 않아 신청 건수는 전체 피해 건수의 6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피해자의 최초 피해 진술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고, 추후 이를 번복하거나 다른 주장을 하게 되면 진술의 신빙성에 엄청난 타격을 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피해자가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수사 기관이 적극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상민 “코골이 심각성, 방송 보고 알았다” 의사 진단은?

    이상민 “코골이 심각성, 방송 보고 알았다” 의사 진단은?

    이상민이 코골이 방지를 위해 병지난 10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하룻밤만 재워줘’에서는 이상민이 자신의 코골이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병원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상민은 “방송을 보고 코골이가 그렇게 심한지 처음 알았다. 탱크더라”며 파트너인 김종민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의사는 “비강 쪽도 부어있고, 외형적으로도 코가 휘어있다. 이런 상태이면 숨길이 확보가 안 되니까 입으로 숨을 쉴 수 밖에 없다”며 이상민의 코골이에 대해 진단했다. 의사는 코골이 해결 방법으로 코골이 교정기와 침 시술을 권유했다. 코골이 교정기에 대해서는 “잘 때 이걸 착용하면 코에 숨길이 화보되면서 코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는 이어 “코골이는 체중관리하고도 연관이 있다. 이상민 씨는 비만그래프에서 가장 최상위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도가 높다”며 체중감량도 권유했다. 사진=KBS2 ‘하룻밤만 재워줘’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오늘의 눈] 개혁 필요성 스스로 증명한 檢/홍희경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개혁 필요성 스스로 증명한 檢/홍희경 사회부 기자

    여의도에선 동쪽과 서쪽이 확 다르다. 국회를 낀 서여의도엔 정치인이, 동여의도엔 금융인이 활보한다. 선거철이 시작되면 서여의도가 미어터진다. 이후 컷오프, 경선, 본선이 진행될수록 한산해진다. 서여의도에서 패했다고 이웃한 동여의도를 찾진 않는다. 아예 서강대교가 안보이는 곳으로 패자들은 자취를 감춘다. 2007년 대선 때 이 불문율이 잠시 깨졌다. ‘경선이 곧 본선’이라던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이겼지만 많은 친박(박근혜)계와 일부 친노(노무현)계는 멀리 가지 못하고 동여의도를 배회했다. 그 때 아지트 삼던 고깃집이 몇 년 뒤 서여의도에 낸 분점을 보며 2007년 대선의 함수를 다시 셈한 기억도 있다. 그 동여의도 고깃집에 모인 이들은 자신들이 검찰발 낭보를 기다리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얘기했다.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소유주인 MB가 BBK 주가조작 사건 피의자임을 검찰이 명확하게 규명해 준다면 대선 판은 새로 짜질 것이라고 곱씹었다. 도덕성 검증을 촌스러운 것으로 여기며 ‘경제 대통령’이란 구호에 미혹된 대중 때문이었는지, MB 주변에 생길 열 가지 이권 중 하나만 챙기면 그만이라고 작심한 파워엘리트 때문이었는지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선명한 사실은 11년 전 대선일 전후까지 이어진 수사 끝에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게 지난 세월 MB의 보호막이 됐다는 것이다. 검찰이 공식적으로 번복할 때까지 차명재산을 증언할 새로운 영상 자료도, 번복된 증언도 과거 검찰·사법이 쳐놓은 보호막을 뚫고 MB에게 닿지 못했다. 지난 9일 MB는 구속기소됐다. 16개 혐의 중 7개가 차명재산과 관련됐다. MB를 구속하며 검찰은 “일찍 밝혔다면 대통령 당선 무효가 되는 중대한 혐의”라며 ‘유레카’를 외쳤지만 과거 일찍 밝히지 못해 무혐의 처분한 것도 검찰, 11년 만에 과거 처분을 번복한 것도 검찰인 사정 앞에서 기자가 찾은 ‘유레카’는 검찰개혁의 당위성이다. 기소하거나 무혐의 처분할 권한, 수사에 경제·여론·정치적 파장·사회적 안정을 반영하거나 무시할 권한, 수사를 계속 하거나 끝내버릴 권한을 한 국가 기관이 견제 없이 독점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떠올렸다. 검찰이 4번째 전직 대통령 기소란 개가를 올린 날에 말이다. saloo@seoul.co.kr
  • [커버스토리] 천차만별 차관급… 기재부 0.2%, 검찰은 2%가 ‘별’

    [커버스토리] 천차만별 차관급… 기재부 0.2%, 검찰은 2%가 ‘별’

    지난달 22일 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동부구치소까지 기아자동차의 검은색 K9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이 차는 법원에서 발부된 구속영장을 집행한 검사와 수사관들이 타고 온 것으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검사장)의 관용차다. 이 승용차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용하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EQ900을 제외하고는 검찰 내에서 가장 높은 사양이다. 검찰 입장에서는 윤 지검장의 차를 보내 이 전 대통령을 예우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은 3000㏄급 이상 관용차와 운전기사가 제공되는 등 차관급 예우를 받는다. 차종은 3000㏄급 중 기관에서 자율로 정한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해 고검장에서 검사장 자리로 한 단계 낮아졌다.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될 당시 호송차량은 K7이었는데,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의 관용차였다. 그때만 해도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 1차장검사는 검사장급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검사장이 맡던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차장검사급으로 격하됐고, 검사장 다섯 자리가 줄어들었다. 당시 언론은 검사장 보직 감축에 대해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했다. # 文정부서 다섯 자리 줄었지만 여전한 검사장 파워 다섯 자리가 줄었어도 검찰 내 차관급 자리는 다른 부처에 비해 월등히 많다. 공무원 약 1000명이 일하는 기획재정부의 차관은 2명(약 0.2%)이다. 그러나 법무부 외청인 검찰은 현재 검사장 이상 검사가 42명(검찰총장 제외)에 달한다. 전국 검사 2182명(2월 기준 정원) 중 약 2%가 검사장에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검찰 저격수’라 불리는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일부 주요 검사장만 차관급으로 대우하는 식으로 차관급 직급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도 “검사장은 차관만큼의 힘이 있다. 다른 부처는 차관이 다 한두명인데 검찰만 40명이 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검사장은 법적 근거가 없는 자리다. 과거 검찰청법은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고등검사장·검사장 및 검사로 구분한다’고 규정했지만 현재 검찰청법 6조는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 구분한다’고 돼 있다. 검찰총장을 빼고는 다 똑같은 검사라는 의미다. 대신 과거 검사장으로 불린 자리를 검찰청법 28조에 명시했다. 정확한 표현은 ‘대검 검사급 이상의 검사’지만 검찰 내부나 외부 모두 ‘검사장’이라는 호칭을 쓰고 있다. 검찰은 검사장 직급이 없어진 뒤 3년 뒤에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검사의 보직 범위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대검 검사급 이상 검사의 직위를 규정했다. 검찰총장, 고검 검사장, 대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 대검 검사, 법무부 기획조정실장·법무실장·검찰국장·범죄예방정책국장·출입국본부장, 지검 검사장, 사법연수원 부원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이다. 차관급 예우는 관용차와 운전기사 제공이 핵심이다. 정부 공용차량 관리 규정에 따르면 각 부처 장관또는 처장, 장관급 공무원, 각 부 차관,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 차관급 공무원 등에 공용차량이 배정되는데 검사장은 배정 대상이 아니다. 법적 근거 없이 관용차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대검 검사급 이상 검사에 대해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하지 않도록 한 ‘국가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 규정’에 근거해 전용차량을 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기준 공용차량 예산은 6억 3241만원이다. 마찬가지로 ‘사법부의 꽃’이라 불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차관급 예우를 받는다. 고법 부장 이상 판사는 161명(대법관 제외)에 달하는데 관용차 배정에 매년 약 1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서울고등법원에만 부장판사가 67명에 달하는데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배정된다. 법원은 규정을 마련해 놨다. 법원 공용차량 규칙 2조 2항에 따라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 또는 차관급인 법원 공무원에게 전용 승용차가 배정된다. 고법 부장판사는 차관급으로 전용차량이 지급될 뿐만 아니라 근무평정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헌법재판소는 사무차장이 차관급 예우를 받는데 현재 공석이다. 검사장 이상 42명 중 25명은 기관장에 해당되지만 고법 부장판사 이상 161명 중 30명만 기관장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관장은 정부 유관기관, 외부 단체와 회의 및 행사가 많아 관용차가 필요할 때가 많다”면서 “판사들은 하루 종일 법원에서 재판하고 기록 검토하는데 출퇴근용으로만 사용하는 관용차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나 법원의 권위를 살려 주는 게 필요하다면 공무 시에 기사 딸린 품위 있는 승용차를 내어 주면 되는 게 아닌가”라고 페이스북에 비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와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는 지난 5일 검사장 직급 개선 방안을 각각 권고했다. 법무·검찰개혁위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검사장’ 직급을 폐지하고 보직 개념으로 운영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전용차량, 집무실 등 과도한 처우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검찰개혁위도 차관급 예우를 폐지하고, 정원을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관용차 없애고 명퇴수당 지급 땐 예산 더 들 수도” 법무부와 검찰이 이런 권고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고민은 남아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검사장은 명예퇴직 수당을 받지 않는 대신 관용차를 지급하는 구조다”며 “차관급 예우를 없애고 명예퇴직 수당을 주게 되면 오히려 예산이 더 많이 필요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퇴직한 전직 검사장들이 명예퇴직 수당을 소급 적용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검사장들은 차관급 예우를 받기는 하지만 검사들의 경우 단일 호봉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타 부처 차관보다는 연봉이 연간 수천만원 정도 적다. 국가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 규정에 검사장 이상을 역임한 검사는 명예퇴직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수억원에 달하는 명예퇴직수당도 지급받지 못한다. 퇴직 이후에도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검사장급 이상 고위 공직자는 퇴직 후 3년간 대형로펌 등의 취업을 금지하고 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도 명예퇴직수당과 퇴직 후 취업 제한 적용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차관급 예우라고 해도 사실상 관용차를 제공받는 것뿐이고 오히려 잃는 게 많다”며 “부장검사들은 다 대형 로펌 가는데 검사장들은 개인 사무실 열거나 중소 로펌 가지 않냐”고 반문했다. 법원도 지난해 사법부 관료화의 원인으로 지목된 고등법원 부장 승진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법관-법원장-고등법원 부장-지방법원 부장-단독 및 배석 판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법관 서열 구조를 끊겠다는 것이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인사총괄실, 사법정책실, 사법지원실에서 고법 판사 인사 제도에 대해 논의 중이다. 법원 관계자는 “승진제도를 없앤 것 자체는 판사들 대부분 환영하지만 고법 부장이 받는 혜택을 없애는 것은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승진 제도는 없애지만 현재 있는 고법 부장은 그대로 두고 차관급 예우를 폐지할지, 고법 부장 자체를 고법 판사들이 돌아가며 하는 방식으로 할지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열린세상] ‘미투’가 불편한 당신에게/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미투’가 불편한 당신에게/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며칠 전 친한 후배가 당신과 술자리에서 나눴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미투, 언제까지 계속할 거냐고, 이 정도면 된 거 아니냐고 하셨다지요.남자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느끼게 하는, 그래서 불편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얼마나 더 들어야 하는지. 격렬한 저항 없이 이뤄진 성관계를 위계·위력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해 봤자 법적으로 인정받기도 어려울 것이라든지. 원래 남자들의 성욕은 통제하기 어려운 것인데 이런 본능의 문제를 사회적 사건으로 제기하는 것이 타당한지. 우리나라는 장관의 30%가 여성일 만큼 성평등 사회인데 여자들은 뭘 더 달라는 것인지. 대략 이런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들었습니다. ‘남자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모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제가 미투 운동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미투는 누군가를 괴롭히고 위협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는 사실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미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에 대한 협박이 아니라,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한 고발입니다. 따라서 사건에 관련 없는 그 누구도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으며 ‘잠재적 가해자’란 표현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인정받으려면 강력하게 거부의사를 표시했어야 한다는 말씀에 대해 조직 내 위계의 강고함과, 특히 최고 권력자의 힘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분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제가 놀랐습니다. 나의 “노”(No)가 순식간에 직장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쉽게 또 그렇게 재빨리 거부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까요. 직장이란 공간에서 늘 부딪혀야 하는 사람들이 지닌 관계의 복잡함을 생각하면 강력한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행위인가는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누군가는 상사의 권위주의적 태도에 짓눌려서 자신을 방어하지 못하는 것이 여성들이 경험하는 현실입니다. 현행법에서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을 인정받기 어렵다면 그것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법의 문제이지 피해자의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남성의 본능적 성욕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사회’라는 규범과 문화, 제도가 지배하는 시공간 속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인간의 욕망 자체가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고 변형되는 것이라는,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사회과학의 논리를 굳이 들먹일 필요는 없겠지요. 그런 주장은 한국사회의 남성 전체를 모욕하는 말입니다. 오히려 제 주변의 남성 중에는 권력형 성폭력의 야만성에 저만큼 분노하고 있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고 그분들이 되레 제게 묻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성평등에 대해서도 국내외의 수많은 통계를 들이대는 시간 낭비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최근 몇몇 은행과 공기업 채용에서 발생한 성차별이 이들 기업에서만 일어나고 있을까요. 부장님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성비(性比)는 어떻습니까. 여성들은 의사결정권을 갖는 직책에 얼마나 올라가 있나요. 부장님께서는 가끔 ‘여자 부장 한두 명쯤은 상관없지만, 내 부서에 여자들이 많아지는 것은 곤란하다’는 말씀을 하셨지요. ‘주말이면 설거지 한두 번은 꼭 하는 페미니스트’라는 부장님 역시 여성에 대한 토크니즘(tokenism)을 가진 것 아닌가요. 소수집단을 배제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극소수의 인원을 선발한다는 이 논리는 토큰이 된 소수자들을 더 눈에 띄게 하여 차별의 표적이 되게 합니다. 여성의 경우 전통적인 성역할을 수행하라는 압력도 크고 성폭력의 위험도 커집니다. 미투가 남성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직 속에서 여성들이 느껴왔던 깊고 오래된 불편함에 비하면 남성들은 이제 막 불편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불편함을 서로 나누고 그것을 성찰해서 바꿔 가자는 것이 미투의 목적입니다. 아직 우리는 여성과 남성이 편안하게 협력하는 방법을 모르니까요. 당신이 불편하게 느끼신다면, 미투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주변에서 아주 오랫동안 불편하게 일해 온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시길.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자, 이제 가자.” “안 돼.” “왜?” “고도를 기다려야지.” “아, 그렇군.” 바짝 마른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빈 무대에 허름한 점퍼를 입은 두 사람이 앉아 구두를 벗으려 애쓴다.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는 고도가 올지 안 올지를 두고 대화한다. 도대체 고도는 누구인지, 왜 고도를 기다리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싱거운 대화만 몇 번이고 반복한다. 주인과 노예가 잠시 등장하고, 소년이 등장하여 고도가 그날은 오지 않고 내일도 오지 않을 거라고 알린다. 고고와 디디는 왠지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린다. 두 사람은 무의미한 대화로 시간을 때운다. 1막에서는 고고가 가자고 하고, 2막에서는 디디가 가자고 한다. 쓸데없는 장난과 엉뚱한 대화를 듣는 관객이 왜 내가 여기 앉아 있어야 하나 고민할 때 막은 내린다.●파리로 온 작가·화가·철학자 1906년 4월 13일 아일랜드 더블린 근교에서 태어난 사뮈엘 베케트(1906~1989)는 부유한 개신교 집안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를 전공하고, 졸업 후 파리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쳤다. 1937년 파리 몽파르나스 언덕에 정착한 베케트는 이듬해 장편소설 ‘머피’를 발표했다. 1938년 1월 6일,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나오던 베케트는 소위 ‘묻지마 폭력’을 당한다. 모르는 청년이 느닷없이 그에게 칼을 휘둘렀던 것이다. 법정에서 범인이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하자 충격을 받은 베케트는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한 인생을 숙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41년 파리에서 그는 조국도 아닌 프랑스 레지스탕스 친구들을 돕는다. 더블린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부잣집 아들이 어떻게 이런 위험을 결심했는지 모르지만, 1942년 동지들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베케트는 시골 농장으로 피신하여 ‘와트’라는 소설을 썼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 그는 집중해서 작품을 썼다. 우주의 인연이란 기이한 바, 베케트가 태어나기 5년 전 한 인물이 옆 나라에서 태어났다. 1901년 10월 10일 스위스에서 탄생한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스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후기 인상파 화가였던 아버지 덕에 자코메티는 거대한 서가에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자코메티는 10세 때부터 소묘와 그림을 그렸으며, 14세 때 동생 디에고를 모델로 처음 흉상을 만들었다. 18세 때 자코메티는 제네바 미술 공예학교에 들어갔다. 자코메티는 눈앞에서 몇 번의 죽음을 목격했다. 아이를 위해 제왕절개를 거부했던 여동생의 죽음을 보았다. 어제까지 함께 베네치아 여행을 즐겼던 병든 할아버지 이야기도 황당하다. 아침에 깬 자코메티는 죽어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그때 자코메티는 깨닫는다. 죽음이란 늘 곁에 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폭격으로 잘린 팔 등 그는 죽음을 목격하고 강제로 성찰해야 했다. 그의 예술은 죽음이라는 한계에서 탄생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도 파리에 있었다. 그 무렵에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도 파리에 있었다. 세 사람은 양차 대전을 모두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쟁의 비극으로 아수라장이었던 파리라는 공간을 작가 베케트, 화가 자코메티, 철학자 사르트르는 같은 시기에 체험했다. 세 거장은 죽음의 심연을 극복하는 실존주의 문학(베케트)-미술(자코메티)-철학(사르트르)의 연대를 보여줬다. 이후 1953년 1월 파리 몽파르나스 바빌론 소극장에서 초연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기다리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의 만남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텅 빈 무대에서 ‘고도’를 기다리는 고고와 디디가 있다. 처음 이 연극을 보았을 때 홀쭉이와 빵빵이 같은 개그맨이 나와서 만담하는 줄 알았다. 노숙자 복장을 한 괴이쩍은 두 사람은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고도가 온다는 확신도 없이, 두 사람은 그저 기다리지만 고도는 나타나지 않는다. 기다림 자체가 희망이다. 반세기를 기다렸건만, 고도는 오지 않고 다만 심부름꾼을 보낸다. 디디는 고도의 심부름꾼에게 “나를 만났다고 말해”라고 부탁한다. 두 사람은 견딜 수 없는 시간을 버티기 위해 구두끈을 풀었다 다시 감기를 반복한다. 두 인물이 대체 몇 번이나 구두끈을 풀고 다시 묶는지 세어보다가 포기할 정도다. 어찌보면 이 한심한 방법이 아우슈비츠의 죽음 앞에서도 희망을 꿈꾸었던 생명들이 견뎌내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아니 전쟁이 아니더라도 삶 자체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베케트는 고도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어 ‘신’(God)이 무의식에 있어서 절대자를 생각하고 썼을 수도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한다. 희망이란, 숨은 신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이 연극이 세계에 널리 알려진 배경에는 자코메티가 있다. 1961년 파리 오데옹 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려 할 때 베케트는 자코메티에게 무대 디자인을 맡겼다. 두 거장은 밤새도록 나무 하나를 구부려도 보고, 꺾어도 보고, 부수고, 다시 세웠다. 목매달아 죽고 싶어도 매달리면 부러질 것 같은 연약한 나무를 구상했다. 나뭇잎이 한두 개 달린 앙상한 나무를 석고로 만들어 마치 뼈다귀 같은 느낌을 줬다. 자코메티와 베케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만났다. 석고로 만든 이 나무 하나로 자코메티는 열매 맺을 수 없는 죽은 나무의 비극을 미니멀리즘 무대 양식으로 표현했다.베케트가 무대 디자인을 자코메티에게 부탁한 까닭은 자코메티가 1년 전인 1960년에 발표한 ‘걸어가는 사람’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은 사진으로, 모작으로 하도 많이 봐 와서 별 감동이 없었다. 과연 저 삐쩍 마른 철사 같은 존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파리 퐁피두센터 5층에서 저 삐쩍 마른 이상한 작품이 몇 점 있어 한참을 봤지만, 부끄럽게도 모자란 서생은 철사인간의 깊이를 공감할 수 없었다. 뭔 뜻인지 몰랐다. 이번에 예술의 전당 전시회에서 이 작품 하나만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묵상하는 방에서 나는 사십여분을 응시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운명을 쏘아보는 듯 눈알이 크고 둥글었다. 원효의 눈부처를 보듯, 저 둥근 눈에 내 눈을 겹쳐 놓으니 가슴이 떨렸다. 대지를 버티는 두툼한 발, 해골 같은 머리를 촬영하면서 저 철사 같은 인간을 내 삶에 전이시켜 보았다. 183㎝ 키의 철사인간을 자코메티는 비정상적으로 늘어뜨리고 불필요한 것은 다 덜어냈다. ‘덜어냈다’는 표현이 대단히 중요하다. 죽음을 곁에 둔 인간이 덕지덕지 무엇을 품고 걸을 필요는 없었다. 자코메티 이전의 화가들은 ‘본 것’을 만들려 했지만, 자코메티는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려 했다. 동양철학에 깊이 영향을 받은 자코메티는 쓸데없는 것을 다 덜어낸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는 선배 화가 피카소를 향해 엄청난 말도 했다. “난 피카소가 예술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천재더라.” 자코메티의 말은 무서운 자세를 보여준다. 예술은 명성이나 기술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상에서 탄생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피카소는 기술로만 그리는 천재(기술자)일 뿐, 사상을 가진 예술가는 아니라는 비판이다. 나는 피카소와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라는 자코메티의 생각은 사뮈엘 베케트의 정신과 만난다. “우리는 왜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걸까요?” “그건 말이야, 인간이 더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인간을 만든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는 걸어가는 인간을 말했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 모든 걸 포기하는 대신에 계속 걸어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순간을 경험한다. 비록 이것이 하나의 환상 같은 감정일지라도 무언가 새로운 것이 또다시 시작될 것이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계속해서 걸어나가야 한다.”●걸어가는 고도가 만든 실존주의 철학 희망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죽음이 앞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주인공은 베케트 자신이었다. 동지들이 죽어가는 전쟁 속에서 레지스탕스로 숨어 지내면서 그는 끊임없이 글을 썼다. 고독을 벗하며 쓰고 또 쓰면서 사망 전까지 그는 매년 작품을 발표했다. 자코메티, 베케트, 사르트르는 인간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절망하지 않고, 걷는 인간, 기다리는 인간, 실존주의 철학을 만들어냈다. 그들에게 파리는 창조의 공간인 동시에 죽음을 체험하게 한 공간이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두 등장인물의 모습은 요즘도 파리에 많은 집시, 난민, 노숙자의 모습이다. 젊은 시절 나치를 피해 도망쳐야 했던 베케트와 자코메티가 한때 저런 처지가 아니었을까.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삶 자체는 무의미요, 전쟁의 아수라와 유사하지 않은가. 세 사람은 뜬구름 잡는 희망을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살을 유도하는 염세주의를 자극하지도 않았다. 숨막히는 현실에서 오지 않는 희망을 기다리는 세 거장의 자세는 운명을 견디는 잔혹한 낙관주의라 할 수 있겠다. 이 땅에서는 식민지의 어둠 앞에서 쫄지 말고 “눈 감고 가라”고 했던 시인 윤동주, 독재 시대에 아마득한 혁명을 꿈꾸었던 시인 김수영, 제주도에서는 4·3의 비극에 숨죽이며 지금까지 많은 눈물을 삼켰던 이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저 철사인간이 바로 내 모습,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여 눈시울이 뜨끈해진다. 무의미한 세계에서 베케트는 금욕적인 수도승처럼 살았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글쓰기와 연출에만 전념했던 그는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시상식에 가지 않았다. 자코메티와 함께 잔혹한 낙관주의를 가르쳐 준 베케트는 1989년 12월 22일에 조용히 고도가 있는 곳을 찾아 까마득한 여행을 떠났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삼성증권 112조 배당사고 파문] 직원 한 명이 350억 ‘유령주식’ 매도… 도덕적 해이가 화 키웠다

    [삼성증권 112조 배당사고 파문] 직원 한 명이 350억 ‘유령주식’ 매도… 도덕적 해이가 화 키웠다

    지난 6일 삼성증권의 112조원 ‘유령주식’ 거래 사태와 관련해 삼성증권의 한 직원이 350억원이 넘는 100만주가량을 시장에 내다 판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가 사태의 심각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모든 증권사들의 주식 유통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했다. 증권사가 임의로 주식을 찍어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유령주식이 실제로 어떻게 거래됐는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삼성증권으로부터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 중 16명이 501만 2000주를 급하게 매도했다. 1인당 평균 31만 3000주가량 매도한 셈이다. 당일 삼성증권 창구에선 571만주가 매도됐다. 16명의 직원이 시장에서 정상 거래된 물량만큼 내다 팔면서 주가 급락 사태를 빚었다. 이날 삼성증권의 발행주식(8930만주)과 발행한도(1억 2000만주)의 20배가 넘는 28억주가 입고됐지만 최소한의 경고 장치 없이 거래 시스템이 정상 작동됐다. 특히 직원 중에는 입고된 주식을 100만주가량 처분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장중 최저가(3만 5150원)에 팔았어도 35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삼성증권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내놨다. 당국은 이미 매매가 체결된 주식에 대한 차질 없는 결제를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결제 불이행 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삼성증권뿐 아니라 금감원 및 유관기관이 비상 대응체계를 마련해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미 매도된 501만주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매수하거나 기관으로부터 빌리는 방식으로 지급 준비를 마친 상태다.아울러 금융위는 다른 증권사의 증권계좌 관리 실태를 일제 점검해 유사한 사고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삼성증권이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주식배당 처리를 하고 장내에서 매매 체결까지 이뤄질 수 있었는지 살피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위는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9일부터 특별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식 배당, 매도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6일에 이어 이날도 사과문을 발표한 삼성증권 측은 피해자 구제와 함께 도덕적 문제가 발생한 직원에 대한 엄중 문책, 철저한 원인 파악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배당 착오를 일으킨 직원과 주식 매도에 나선 16명은 9일부터 대기 발령 조치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내부 사규와 법령에 따라 징계하기 위한 절차”라고 전했다. 구성훈 대표는 사과문에서 “(문제 발생 시) 조기 정상화에 앞장서야 할 일부 직원이 주식을 매도해 급등락을 가져온 것은 정직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이라며 “전 임직원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직원들의 배당주식 매도가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논란은 공매도 폐지로까지 옮겨붙은 상황이다. 실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삼성증권 사태 이후 공매도 금지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고, 이날까지 11만명이 넘는 투자자가 동참한 상태다. 동참 인원이 20만명이 넘으면 청와대는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증권금융,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거래하는 ‘차입 공매도’(Covered short sale)는 허용된다. 반면 주식을 빌리기도 전에 매도부터하는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ale)는 금지돼 있다. 삼성증권 직원들의 경우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을 두고 매도주문을 한 셈이어서 외형적으로는 무차입 공매도의 모양을 갖췄다. 투자자 한모(46)씨는 “외국인·기관의 합법적인 공매도에도 개미들의 피해를 받는 상황에서 개념조차 생소한 무차입 공매도까지 등장해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이 무차입 공매도를 막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당장 점검해야 한다”면서 “보유 혹은 차입에 의해 매도 주문을 낸 주식이 실제 확보돼 있는지 확인하는 기본 과정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스위스 IB 논술형시험 고교 도입 검토

    교육부, 객관식 평가 대안 연구 교육현장선 채점 공정성에 우려 대학과목선이수제 적용도 검토 교육부가 ‘정답보다 생각을 쓰는 시험’으로 알려진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International Baccalaureat)를 국내 고등학교 교육에 도입할 만한지 검토하고 나섰다. 일선 학교에 객관식 시험을 대체할 논술·서술형 교육·평가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이 제도가 국내에 적용 가능한 모델인지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실험적 교육 정책들이 여럿 추진·검토되고 있는데 이번에도 교육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8일 교육부는 스위스의 비영리기관이 개발·운영하는 토론·논술형 교육과정인 IB를 국내 고교 교육과정에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인하대 연구팀에 정책 연구를 맡겼다. 이는 학교에서 토론식으로 수업하고 이를 논술·서술형 시험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수의 시·도 교육감들이 IB에 관심 있어 하는데 교육부가 가진 정보는 인터넷에 떠도는 수준뿐이라 체계적으로 들여다보려는 취지”라면서 “기초적 판단 자료를 얻으려는 것으로 당장 도입을 염두에 두고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IB 교육과정을 고교 등 우리나라 학교급별로 적용할 수 있을지와 교과목 편성 및 운영, 평가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을 살펴본다. 더불어 대학 때 배울 과목을 고교에서 미리 배우고 평가받는 대학과목선이수제(AP) 적용 방안도 연구한다. 최근 시·도 교육청 중 IB 도입을 검토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제주 교육청은 올해 2학기에 읍·면지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중 자율학교를 대상으로 신청받아 내년 3월부터 IB 교육과정을 일부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서울과 대구, 경남, 부산, 충남, 충북, 세종 등도 IB 교육과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서술·논술형 문제를 일부 출제하는 방안을 교육당국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현장에서는 IB 국내 도입을 두고 우려도 나온다. 교과서 내용을 암기해 푸는 ‘5지선다식 객관식’ 대신 토론·논술형 교육과정을 도입해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굳이 외국 제도를 들여올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다. 또 논술형 문제의 특성상 채점의 공정성 문제 탓에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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