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지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주석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방한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세종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코나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653
  • “수업 방해된다” 초등생 빈교실에 격리한 교사 벌금형

    “수업 방해된다” 초등생 빈교실에 격리한 교사 벌금형

    수업 방해를 이유로 초등학교 1학년생을 빈 교실에 격리한 교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5단독 정연주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47)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수업 중 말을 듣지않고 학습을 방해한다며 한 학생을 독립된 옆 교실로 보내 8분간 혼자있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 빈 교실을 ‘지옥탕’으로 부르며 학생들을 일정 시간 격리하는 공간으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개인정보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아동학대 고소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 23명에게 탄원서 작성을 부탁하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교육 목적으로 수집한 학부모 전화번호를 활용해서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훈육차원에서 한 일이고 ‘지옥탕’은 동화책에서 따온 이름으로 무서운 공간이 아니다”라며 “아동학대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댜.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1개월 남짓됐고, ‘지옥탕’이라는 단어가 아동들에게 공포감을 줄수 있는 점, 수업이 끝난 후에도 피해 아동을 곧바로 교실로 데려오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의 행위를 정서적 학대행위로 판단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핵심은] ‘웰컴투비디오’ 손정우가 한국에서 버티는 이유

    [핵심은] ‘웰컴투비디오’ 손정우가 한국에서 버티는 이유

    “한국에서 재판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이라도 달게 받고 싶습니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가 미국으로 송환되지 않게 해달라며 재판부에 이같이 호소했습니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서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수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돼 지난 4월 이미 복역을 마쳤습니다. 이대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지만, 출소 직전 미국에서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습니다. 손씨는 기어코 한국에 남으려고 버티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핵심 ① ‘셀프 고소’는 추가 처벌 피하려는 술수 미국 연방대배심은 2018년 손씨를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다만 손씨는 한국에서 이미 음란물 배포와 관련해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의해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서는 돈세탁 혐의만 적용됐습니다. 미국의 인도 요청으로 손씨가 다시 구속되자, 아버지는 곧바로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습니다. 구속적부심은 구속이 타당한지 다시 판단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재판부는 손씨의 경우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기각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버지가 아들 손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아들이 자신의 개인정보로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여기에 범죄수익을 은닉했다. 할머니의 병원비를 범죄 수익으로 지급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시켰다”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고소장 아버지가 아들을 고소하는 사실상 ‘셀프 고소’인 셈인데 그 속셈은 명확합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기소 여부를 결정해 손씨가 국내에서 관련 재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범죄인 인도법 제7조 인도 거절 사유 중 ‘인도범죄에 관하여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이 계속 중이거나 재판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됩니다. 즉, 손씨가 국내에서 재판을 받게 해 미국으로 송환되지 않도록 하는 고육지책인 것이죠. 아버지는 손씨의 미국행만은 막아 달라고 읍소하는 탄원서도 썼습니다. 다음은 손씨의 아버지가 지난 5월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식생활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성범죄인을 마구 다루는 교소소 생활을 하게 되는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본인이나 가족에게 너무나 가혹하다. (중략) 몇 개의 기소만 소급해도 100년 이상인데 어떻게 사지에 보낼 수 있겠느냐” 그뿐만이 아닙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아들이 강도나 살인 등 흉악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지 않냐’는 청원 글을 올렸다가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 핵심 ② 미국에서는 돈세탁만으로도 최소 10년 한국의 미온적 처벌과 달리 미국은 성 착취물을 유통하면 엄벌에 처합니다. 손씨는 자금 세탁 혐의만으로도 최소 징역 10년에서 최대 20년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어떤 중형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말한 건 어떤 처벌을 받아도 한국에 남는 게 더 이득이라는 뜻입니다. 손씨 측은 지난 16일 열린 범죄인 인도 심사 두 번째 심문에서 “(검찰이) 기소만 하면 범죄 행위에 대해 한국에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범죄인 인도법에 따라 국내 법원에서 재판 중인 경우, 인도를 거절할 수 있는 점을 노린 것입니다. 또 미국에서 추가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도 보증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손씨 측은 “국내에서 처벌받은 혐의(아동음란물 혐의 등)에 대해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는 보증이 실제로 없기 때문에 (보증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아가 자금 세탁마저도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손씨는 다른 사람의 계좌로 범죄수익금을 주고받고, 도박사이트에 돈을 넣었다 빼는 방식으로 세탁했다는 혐의를 받습니다. 이 같은 정황이 밝혀졌는데도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건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방증이라는 겁니다. 결국 재판부는 “변호인이 오늘 법정에 와서야 무죄 주장을 해서 그 부분은 오늘 당장 심리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결정을 미뤘습니다. 손씨의 심문 기일은 다음 달 6일 최종 결정됩니다.■ 핵심 ③ 한국은 디지털 성범죄에 관대한 나라니까 손씨가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하면서 유통한 아동 성 착취물은 3000여개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생후 6개월 된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영상도 있었습니다. 그는 회원들에게 ‘성인 음란물은 올리지 말라’고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아동 성 착취물만 취급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손씨의 범죄는 한국과 미국, 영국 등 32개국 수사기관이 공조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끝에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사이트 이용자 중 한국인은 무려 223명이었습니다. 이들이 한국에서 두려움 없이 성 착취물을 유통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요? 최근 미성년자 포함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논란이 됐죠. 지금까지는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무기징역 내지 징역 5년 이상이라는 법정형만 정해져 있었습니다. 양형의 폭이 지나치게 넓은 데다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또 손씨처럼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을 겪고 돌봐야 할 가정이 있다는 이유로 감형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때문에 양형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처벌 기준이 더 강화될 전망입니다. 지난 5월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 초안을 마련했습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 착취물을 제작한 이에게 최대 13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오는 12월 의결될 예정입니다. 법률만 재정비한다고 디지털 성범죄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인식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자기는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들 수 있다”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자라나는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에서 그런 짓 자주 한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자기만족을 위해 나 혼자 즐기는 것까지 처벌할 것이냐”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 지난 3월 ‘디지털 성 착취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관한 법사위 회의 때 나온 발언입니다. 디지털 성범죄를 단순한 호기심 또는 놀이 정도로 치부합니다. 손씨가 간절히 남기를 원하는 대한민국.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성범죄자에게 얼마나 관대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토요일 아침, 한 주간 가장 뜨거웠던 이슈의 핵심을 짚어드립니다.
  • [서울포토] 한지민, ‘보석처럼 빚나는 미모’

    [서울포토] 한지민, ‘보석처럼 빚나는 미모’

    배우 한지민이 우아한 보석같은 미모를 뽐냈다. 파인 주얼리 브랜드 골든듀(Goldendew)에서 한여름의 휴가를 주제로 뮤즈 한지민의 신제품 화보를 공개했다.이번 화보는 뜻하지 않은 팬데믹으로 몸도 마음도 지친 이들을 위해, 한여름 정취를 만끽하기 위한 나만의 휴가를 상상해보는 컨셉으로 촬영됐다. 싱그러운 계절과 만난 한지민은 무결점 미모로 여름에 걸맞는 청량감 넘치는 비주얼을 선보였다.화보 속 한지민은 따사롭게 비추는 태양 아래 비비드한 컬러의 톱에 트렌디한 옐로골드 컬러 컬렉션 제품을 매치해 눈부신 자태를 뽐냈다.또한 바캉스룩에 골든듀의 GD 모티브를 활용한 아이코닉 주얼리를 더해 경쾌한 무드를 선사함은 물론, 블랙 드레스에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착용해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을 선보였다. 사진=골든듀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양화로 갈아입은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동양화로 갈아입은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다가오는 여름을 맞이해 롯데백화점 본점이 청량한 느낌의 변신을 준비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 여름, 푸른 색감과 자유로운 필획으로 자연의 생명력과 기운을 표현하는 중견 동양화가 김선형(1963~)작가의 <가든 블루 Garden Blue> 展을 본점 에비뉴엘 전 층에 걸쳐 선보인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2005년 오픈 때부터 지금까지 전 층에서 매번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로버트 인디애나, 데일 치훌리, 줄리안 오피 같은 해외거장부터 이성자, 변시지, 허달재 등 국내 유명작가까지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을 꾸준히 소개함으로써 예술을 통해 품격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2020년 여름을 맞아 청량한 기분을 선사하고자 마련된 <가든 블루 Garden Blue>展은 오는 8월 17일까지 진행된다. 김선형 작가의 신작 9점을 포함해 눈이 시릴 정도의 푸른 안료로 정원에서 볼 수 있는 풀, 꽃, 새 등을 그린 작품 총 20여 점을 선보일 방침이다. 김선형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경인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국내외에서 67회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을 참여했으며 계속해서 세련되고 감각적인 동양화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2006년부터 다양한 푸른 계통의 색을 이용해 ‘마음의 정원’을 그려온 작가는 수성 안료인 석채와 아크릴을 섞어 면 또는 한지 위에 물을 뿌리는 기법을 사용해 본인만의 독특한 정원을 만들었다. 그가 사용하는 푸른색은 서양의 코발트 빛 블루와 다른 느낌이 든다. 자유롭게 번진 푸른 색깔은 ‘자연성에 대한 경외감’을 담고 있으며, 특히 날아가지 못하고 앉아있는 파랑새는 자연 속에서 자유를 만끽하지 못한 채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을 표현하는 듯하다.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1층에는 높이 3.6m, 폭 3.6m의 <가든 블루 GARDEN BLUE> 대형 연작이 설치 되며, 각 층마다 4~5점의 작품이 전시되 총 5개 층에 작품이 설치 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마케팅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사회 전반적인 경제침체기가 장기화 되고, 공공 문화예술공간의 휴관이 이어지고 있어 많은 이들이 문화생활에 목마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본점 에비뉴엘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한 예술 전시를 통해 심신의 안정과 마음의 힐링을 제공하고자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며 “도심 속에서 만나는 활달한 푸른색의 예술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더위를 식히고, 몸과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 기간은 6월 16일부터 8월 17일까지 진행되며 백화점 운영 시간과 동일하게 10시 30분부터 20시까지, 주말은 20시 30분까지 관람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캠퍼스 밖 총여 2막, 성평등 응원하다

    캠퍼스 밖 총여 2막, 성평등 응원하다

    “대학 내 제도 변혁을 위한 이슈 파이팅에 더불어 20대의 섹슈얼리티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20대 페미니스트 그룹으로, 대학의 경계를 가로질러 ‘총여 정치의 2막’을 열고자 합니다. 학생 사회에서 소멸하고 있는 대안 세력으로서, 누구도 시작한 적 없는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 갑니다.” 지난해 9월 혐오와 차별이 없는 ‘새로운 대학’을 건설하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한 범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 ‘유니브페미’의 소개글이다. 이 단단한 선언은 유니브페미가 지향하는 목표이자 대학을 평등한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의지 그 자체다. 각 대학의 내부가 아닌 대학 밖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가 탄생한 건 공교롭게도 대학이 생각만큼 평등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8년 여러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줄줄이 폐지되는 가운데 대학 내 페미니스트들은 공격의 대상이 됐고 여성주의 활동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단과대 여학생위원회나 여성주의 학회 등 풀뿌리 조직의 활동도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대학에서 여성 정치와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활동가들은 대학 안에서 활동하기 어렵다면 대학 밖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학내에서 고립된 페미니스트들을 잇는 구심점인 유니브페미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대학 내 성평등 제도화와 20대 페미니스트 정치 세력화를 꿈꾸고 있는 유니브페미의 노서영 대표와 윤김진서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총여학생회 재건, 첫 단추를 끼우다2018년 미투 운동에도 총학생회 팔짱만 낀 채 방관 -유니브페미를 창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노서영 2018년에 대학 내에서도 미투 운동이 있었는데 그 당시 총학생회의 학생 대표자들이 당당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보고 당시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 총여학생회(총여)를 재건해 보자는 운동을 펼치게 됐어요. 총여 새 회장을 뽑자고 제안했는데 오히려 총여를 폐지하자는 총투표가 열렸고 그 결과 우리 학교에서 총여가 폐지됐어요.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던 총여도 똑같은 형태로 총투표를 통해 폐지되는 일이 지난해까지 이어졌죠. 총여만 폐지된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즘 모임이나 여학생위원회, 성평등위원회 등도 영향을 받았어요. 이후 대학 내에서 페미니스트에 대한 낙인이 더 심해졌어요. 자연스럽게 학내 세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변 학교에 연대 요청을 하기도 하고 같은 위기를 겪고 있던 학교와 함께 대안을 만들면서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갔어요. 처음으로 학교 바깥의 페미니스트들과 직접적으로 만난 계기였죠. 학교에서 물리적인 공간을 빼앗기고 쫓겨난 상황에서 학교 바깥에서 대학 페미니즘 운동을 이어 갈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 결과 지난해 9월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유니브페미를 창립하게 됐습니다. 윤김진서 유니브페미는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고 현재 회원은 170여명이에요. 자격 조건을 따로 정해 두지 않아서 재학 여부나 성별에 상관없이 대학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단체를 창립할 때 설정한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노서영 총여가 받았던 비판 중 하나는 학적부상 여성만을 위한다는 점에서 편향적이라는 것이었어요. 유효하지 않은 비판일 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페미니스트 내부 혹은 총여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진행된 고민이었죠. 총여를 쇄신하려면 학적부에 근거하지 않고 가령 회원제를 운영한다든지 아니면 학생회의 일원으로서 성별에 상관없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든지의 고민을 이어서 해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돌이켜 보면 총여가 최근에 했던 활동들은 학적부상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사업들은 아니었거든요. 학내 성평등한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더 집중했고, 학내 소수자들의 사안에 가장 열심히 연대했던 단위였어요. 그간 총여가 존재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설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유니브페미를 통해 그런 고민을 해 보고 싶었어요. 쫓겨난 사람들이 서로 기대고 연대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결국 우리가 계속해서 학내 사안에 목소리를 내고 다시 학생 사회에서도 지지를 얻어 갈 수 있는 페미니즘 정치를 펼쳐 보고 싶습니다.페미니스트들, 학교 밖에서 뭉치다서울 43개大, 성평등 현황 23가지 조사 ‘전무후무’ 유니브페미는 창립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대학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여러 페미니즘 이슈에 연대의 목소리를 내고 각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 때에는 후보들의 공약이 얼마나 성평등한지 점검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니브페미가 가장 집중했던 프로젝트이자 구성원들도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는 것은 ‘대학 성평등 지수 프로젝트’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과 2018년 대학 미투, 불법촬영 규탄 시위 등을 지나오면서 페미니스트들은 끊임없이 성평등한 대학을 요구해 왔지만 기존 대학 평가 항목 중 성평등과 관련한 지표가 하나도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성평등 제도 현황 연구 보고서’를 공개하셨죠. 노서영 교육부에서 매년 대학 평가 공시 자료를 내는데 기껏해야 교수 성비랑 반성폭력 필수 교육 이수율 정도만 공시하거든요. 그 외에는 전혀 알 수 없죠. 보고할 의무도 없고요. 대학 내 인권센터를 비롯해서 성평등 관련 제도 현황을 파악해 보자는 생각에서 각 대학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거나 학교 당국이나 총학생회에 직접 문의하는 방식으로 객관적인 통계 정보를 모아 보고서를 작성했어요. 지난해 9월부터 약 두 달간 서울 소재 4년제 43개 대학의 성평등 관련 23가지 제도 현황에 대한 연구를 조사했습니다.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의 독립성, 전임교수 중 여성 비율, 강의평가 시 성인지 감수성 항목, 필수 정규 교과목으로서 인권 및 젠더 강좌 개설 여부, 성중립 화장실 설치 유무 등을 조사하고 각 대학의 종합 순위를 매겼어요. 윤김진서 처음엔 목표를 원대하게 잡아서 전국 대학의 현황을 조사하고 싶었는데 저희가 전문 연구 인력이 아니다 보니 역량적으로 부족해 서울로 한정해서 조사를 하게 됐죠. 그래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한 건 이걸 통합적으로 조사한 기록이 이전에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에요. 온라인 속 페미니즘, 목소리를 내다온라인 플랫폼, 신고 시스템 갖춰야 여성혐오 줄 것 유니브페미가 올해 집중할 사업의 키워드로 꼽은 건 ‘온라인 공간에서의 페미니즘’이다. 유니브페미는 지난 4월 대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n번방’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지만 이를 방치하는 회사 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에브리타임 내 여성 혐오는 도를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중국인 여학생을 대상으로,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합격자 입학 포기 사건 당시에는 페미니스트들을 향한 혐오 발언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내 여성 혐오가 왜 이렇게 심해진 걸까요. 노서영 생각해 보면 대학에 공론장이 없다는 것을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학이라는 공간을 같이 쓰는 사람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환경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요. 그런 상황에서 온라인은 유일하게 대화의 형태를 띤 논의를 할 수 있는 공간처럼 여겨지죠. 오프라인에서 공론장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온라인 공론장이 활성화된 가운데 익명성이 더해지면서 사태가 심각해진 것 같아요. -에브리타임 측에는 어떤 사항을 요구했나요. 윤김진서 혐오 표현을 제재할 수 있는 플랫폼 내 자체 윤리규정을 만들라고 요구했어요. 현재 에브리타임 내 신고 시스템이 있기는 하지만 기계적이거든요. 신고 누적 수가 많으면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고 또 신고 건수가 너무 많으면 계정이 정지당하는 정도예요. 기계적으로 숫자가 많아서 글이 삭제되는 것이 아니라 내용에 따라, 예를 들면 성차별적이거나 혐오 표현이 포함돼 있을 때 삭제되는 시스템을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노서영 저희가 에브리타임의 행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을 때만 해도 ‘n번방’ 사건이 이슈화된 직후라서 이에 대한 2차 가해 게시물이 정말 많이 올라왔어요. 그런데 이게 어떤 사람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법상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는 처벌할 수 없고 저희 역시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를 바로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에요. 2차 가해 게시물이 계속 양산되는 데에는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이 있고 최소한 제대로 된 신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에브리타임 이용자 수가 약 440만명이에요. 최소한 이용약관 등에 해당 커뮤니티가 어떤 공간을 지향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명확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유니브페미, 그들만의 생존 전략은전국 단위 활동으로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구축할 것 대학에서 총여 재건 운동에 참여했었던 두 사람은 ‘괜히 나섰다가 총여 폐지나 시켰다’는 비난을 들었던 적도 있었다.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보다는 책임감이 더 컸다. 대학 밖의 페미니스트들을 연결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고 대학 페미니즘 활동을 계속 이어 갈 수 있게 해야겠다는 목표가 지금의 유니브페미를 만들었다. 두 사람은 유니브페미는 “대학 안에서만 활동하기에는 너무 외롭고 동료가 충분치 않아 대안적인 공간을 필요로 한 페미니스트들의 요구에 응답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 번 응답을 했으니 어쨌든 끝까지 해 보겠다”는 이들의 다짐이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 -유니브페미의 운영진으로서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윤김진서 ‘대학 페미니스트들의 단체’라는 대표성을 가지고 싶어요. 그런 맥락에서 장기적으로는 유니브페미가 전국 단위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단체의 물리적인 활동 반경을 넓히고 싶은데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고요. 지난 2월 서울에서 정기총회를 할 때도 전북대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운영위원들이 왔었는데 그분들이랑 ‘앞으로 자주 만나요’ 했는데 각자 학교 다니느라 그 이후로는 못 만났어요(웃음). 이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열심히 탐색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노서영 단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토론을 많이 하고 있어요. 상근 체계나 회원 체계를 좀더 잘 구축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문제는 전국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걸 기점으로 전국 페미니스트들이 연대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저희의 숙명과도 같은 페미니스트 간 네트워킹을 잘 하고 단체의 안팎을 단단히 다지는 한 해로 만들고자 합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생각나눔] 산재 유족 특채… 세습인가 배려인가

    [생각나눔] 산재 유족 특채… 세습인가 배려인가

    단체협약 조항 무효 여부 놓고 공방“산업재해 유족에게 채용 기회를 주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다.”(유족 측) “고용세습 조항에 따른 취업 보장은 ‘부모 찬스’를 사용하는 것이다.”(현대차 측) 17일 대법원에서 산재로 사망한 근로자 가족 1명을 특별 채용하는 현대·기아차의 단체협약(단협) 조항이 무효인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25년 전 노사 간 체결한 조항이 청년실업이 만연한 현시점에서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이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상환)가 연 공개 변론에서는 “청년들의 꿈을 저버리는 것은 산재 유족 채용이 아니라 재벌 2, 3세 채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문제가 된 조항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에 대해 ‘결격 사유가 없는 한’ 6개월 내 특채한다”는 현대·기아차의 단협 규정이다. 벤젠에 노출된 상태로 기아차에서 근무하다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지만 ‘급성 골수병 백혈병’ 진단을 받고 끝내 사망한 A씨 유족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1, 2심은 “이 조항이 선량한 풍속과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단했다. 유족 측 변호인은 “공공의 질서와 선량한 풍속(공서양속) 위반을 이유로 단협을 무효로 한 것은 선례를 찾기 어렵다”면서 “(기아차에서) 1994~2012년 산재 유족 16명이 채용됐다. 신규 채용 인원 중 0.5% 미만으로 채용의 자유 제한 정도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일자리 대물림’이란 지적에 대해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지 타인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다”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사측 변호인은 “25년 전 합의한 고용세습 제도를 유지하면 청년 실업자뿐 아니라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산재 유족이 실력에 의해 채용되면 특별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 참고인으로 나선 노동법 전문가들도 팽팽하게 맞섰다. 권오성 성신여대 교수는 “기업 스스로 약속한 것”이라면서 “채용의 자유를 행사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이달휴 경북대 교수는 “자본주의와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계약 체결의 자유)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김선수 대법관은 변론 과정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피고의 안전배려 의무 위반으로 사망했는데도 유족들이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적 특혜라는 비난을 받아야 하냐”고 했다. ‘부모가 조합원이라는 지위는 사회적 신분’이라는 사측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고, 유족에게 산재는 ‘사회적 재난’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권 교수도 “부모가 죽기를 바라는 자식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대법원은 올해 안에는 선고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불법체류인지 모르고 노동자 파견받은 사업주 ‘무죄’

    불법체류인지 모르고 노동자 파견받은 사업주 ‘무죄’

    미등록 이주 노동자를 고용한 혐의로 기소됐던 사업주에 대해 법원이 “파견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최종 무죄 확정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적법하게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을 인력파견업체로부터 알선받아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대표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본 것이다.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는 2015~2016년 인력파견업체로부터 미등록 이주노동자 40여명을 소개받아 고용했다. 검찰은 “취업 가능한 체류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들을 고용했다”며 A대표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A대표 측은 “인력파견업체에 ‘취업활동이 가능한 이주노동자만을 공급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했다”며 “그러나 해당 업체가 허위 자료를 보내와 이들이 취업 가능한 체류자격이 없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A대표는 파견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해 근로자들을 공급받았을 뿐 이들과 개별 계약을 체결한 바가 없기 때문에 출입국관리법상 규정을 위반해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러한 판단은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유지됐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은 “사업주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파견업체를 통해 이주노동자를 공급받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이를 막기 위해 원청까지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 강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최정규 변호사(원곡법률사무소)는 “현행 고용허가제도로 외국 인력 수급이 원활한지를 고용노동부가 점검하고, 만일 부족하다면 공급 확대를 위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법원, ‘오세훈 유세 방해’ 대진연 회원 2명에 “구속 적법”

    법원, ‘오세훈 유세 방해’ 대진연 회원 2명에 “구속 적법”

    법원 “구속 계속할 필요성 인정돼”지난 4·15 총선 선거운동 기간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의 유세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2명이 구속이 합당한지 판단해 달라며 법원에 재심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동부지법 제1형사부(이태우 부장판사)는 1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유모(36)씨와 강모(23)씨의 구속적부심사를 열고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구속영장의 발부가 적법하고,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유씨 등 대진연 회원들은 오 후보가 지난해와 올해 명절에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경비원·청소원 등 5명에게 총 120만원을 준 것을 문제 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광진구 곳곳에서 시위를 벌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유세를 방해하는 피켓 시위가 공직선거법 90조를 위반한 것이라는 광진구 선거관리위원회 의견에 따라 대진연 관계자 19명을 입건했고, 이후 유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 중 2명의 영장을 발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고유정 “남은 애새끼 때문에 살아남아” 눈물로 억울함 호소

    고유정 “남은 애새끼 때문에 살아남아” 눈물로 억울함 호소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37)에 대해 검찰이 재차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오후 광주고법 제주재판부 형사1부(부장 왕정옥) 심리로 열린 고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부검결과를 토대로 누군가 고의로 피해아동을 살해한 것이 분명하고, 외부 침입 흔적도 없다면 범인은 집 안에 있는 친부와 피고인 중에서 살해동기를 가지고 사망추적 시간 깨어있었으며 사망한 피해자를 보고도 보호활동을 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은 사람일 것”이라며 “피해자를 살해한 사람은 ‘피고인’”이라고 강조했다. 고유정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현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였는지, 살해동기는 충분한지, 제3자의 살해 가능성은 없는지 등 간접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선처해달라고 말했다. 고유정은 최후 진술을 통해 “저는 ○○이(의붓아들)를 죽이지 않았다. 집 안에 있던 2명 중 한명이 범인이라면 상대방(현남편)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정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죽으려고도 해봤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것은 남은 ‘애새끼’가 있기 때문”이라며 “죽어서라도 제 억울함을 밝히고 싶다. 믿어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유정은 자필로 작성한 5∼6장 분량의 최후진술서를 끝까지 읽어내려가며 전남편에 대한 계획적 살인 등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고 말미에 살해된 전남편과 유족 등에게 “사죄드린다. 죄의 댓가를 전부 치르겠다”고 밝혔다. 고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7월 15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3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씨는 전남편 살해에 이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국립국어원, 온라인 ‘말뭉치 지식 강연회’ 개최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18일 오후 2시 20분부터 ‘말뭉치 지식 강연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우리말 말뭉치가 인공지능(AI)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말뭉치가 왜 중요한지를 알리는 자리다. ‘말대꾸를 시작한 인공지능’, ‘인공지능에 말뭉치를 더하다’, ‘인공지능을 완성시키는 언어 빅데이터’, ‘나!, 너… 우리?’ 등 네 개의 강연이 이어진다. 콩콩 사이트(https://event.congkong.net/corpus)를 통해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참여 인원 제한은 없다. 사전등록자 선착순 500명에게 기념품과 말뭉치 소개 책자를 준다. 추첨을 통해 경품도 제공한다.
  • 마스크 쓰라니까 발길질…美 한인남성 인종차별 피해 잇따라

    미국 뉴욕에서 한인 남성의 인종차별 피해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CBS와 NBC계열 지역방송국은 12일(현지시간) 뉴욕주 올버니시에 위치한 한인 점포에서 손님으로 온 흑인 남성이 한인 남성 종업원을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한인여성 제시 박씨가 운영하는 미용용품점에서 종업원 김모씨가 흑인 남성 손님에게 폭행을 당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장 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라고 설명했다가 변을 당했다. 김씨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말했다가 폭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홀로 매장을 찾은 흑인 남성은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김씨에게 “너희들 때문에 마스크 안 쓴다”는 인종차별적 발언과 함께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했다. 매장 CCTV에는 흑인 남성이 김씨의 얼굴에 주먹을 휘두르고 복부를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고스란히 녹화됐다. 폭행 충격으로 넘어진 김씨는 코뼈가 골절됐다. 사건이 있은 후 매장 운영자는 사업을 하면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토로했다. 또 코로나19 사태와 흑인 시위 및 폭동으로 영업을 중단했다 재개한지 얼마 안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다른 고객은 대부분 마스크 지침을 잘 따른다"면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잘 극복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현지 경찰은 일단 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쫓고 있다. 다음날 뉴욕시 퀸스의 한 편의점에서도 한인남성이 인종차별 피해를 봤다. 13일 밤 퀸스 베이사이드 지역 세븐일레븐을 방문한 권모씨는 정체불명의 백인 남성에게 인종차별적 폭언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 권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간식을 사러 편의점에 갔더니 웬 백인 남성이 동양계 손님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었다”고 밝혔다. 백인 남성은 “너희들 때문에 코로나19가 퍼졌다”, “지저분한 이민자들”이라며 역겨운 인종차별을 반복했다. 분에 못이긴 권씨는 그를 불러세웠다. 그러자 성큼성큼 다가온 백인 남성은 폭언을 퍼부으며 권씨를 위협했다. 물건과 음식을 흩뿌려 매장 안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권씨의 촬영 사실을 알아챈 뒤에는 더욱 거세게 폭력을 휘둘렀다. 권씨를 거칠게 잡아 밀친 후 바닥으로 내던졌고, ‘국’이라 조롱했다. ‘국’(Gook)은 동남아시안을 싸잡아 지칭하는 인종차별적 속어다. 정체불명 백인남성에게 봉변을 당한 권씨는 매장 직원과 함께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경찰은 일단 해당 사건을 ‘괴롭힘’(Harassment) 사건으로 접수만 해놓은 상태다. NYPD는 신고 접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양권에서는 동양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아시아퍼시픽정책기획위원회(A3PCON)와 긍정행동을 위한 중국인(CAA) 데이터를 종합하면 5월 17일 현재까지 미전역에서 1710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이 중 한국계 피해는 17%에 달한다. 지난 3월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도 한인 여학생이 “바이러스”라는 모욕과 함께 폭행을 당해 뉴욕주지사까지 나서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같은 달 27일에는 텍사스의 한 대학에서 한인 유학생이 백인 남학생에게 총기 위협을 당해 논란이 일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해충돌’ 논란 최강욱·황운하·김기현 모두 법사위 ‘아웃’

    ‘이해충돌’ 논란 최강욱·황운하·김기현 모두 법사위 ‘아웃’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에서 법제사법위원회를 지망했으나 진행 중인 재판 때문에 ‘이해 충돌’ 우려가 있던 의원들은 이번 법사위에서 모두 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법사위원장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법조 출신 의원들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검찰·사법 개혁 완수 의지를 드러냈다.우선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국토교통위원회에 배정됐다. 검찰 출신으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최 대표는 검찰 개혁을 강조하며 법사위를 희망해 왔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지난 1월 검찰에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관계로 사법부와 검찰을 담당하는 법사위에 들어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결과적으로 ‘이해충돌’ 논란을 피해 최 대표는 국토위에 배정됐고, 국토위를 갈 것으로 예상됐던 같은 당 김진애 원내대표는 법사위로 가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보임 형식을 통해 최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상임위를 맞교환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임위 배정은 각당 원내대표 권한이기 때문에 국회의장의 승인을 얻어 최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상임위를 맞교환하면 된다는 해석이다. 다만 임시회 중이거나 선임 30일 이내에는 바꿀 수 없다. 최 대표 측은 16일 “의장께서 정하신 거라 일단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보임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민주당 황운하 의원과 같은 사건에 얽혀 있는 미래통합당 김기현 의원 역시 법사위를 노렸으나 두 사람 모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배정됐다. 황 의원은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지방선거 때 당시 시장이었던 김 의원 측을 모함하는 수사를 지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김 의원은 당시 회계책임자의 편법 정치자금 수수사건으로 재판이 진행중이다. 법사위를 통해 사법·검찰 개혁을 힘있게 밀어붙여야 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애초에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기 위해 황 의원을 이해관계가 없는 산자위에 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민주당은 대신 김용민·김남국·소병철·최기상 등 법조인 출신의 초선 의원들과 박범계·박주민·백혜련·송기헌 등 20대 국회 패스트트랙 주역들로 법사위에 배치하고, 비 법조인이지만 대야(對野) ‘큰 목소리’ 김종민 의원을 포함해 ‘역대급’ 검찰·사법 개혁 진용을 꾸렸다. 윤호중 신임 법사위원장은 “검찰 개혁의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며 “이제 사법부 개혁을 위해 어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지 대법원과 법원 관행 등에 대해 논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연봉 2700만원 무명의 반란… ‘공포의 외인구단’ 만화 같은 한화의 비상

    연봉 2700만원 무명의 반란… ‘공포의 외인구단’ 만화 같은 한화의 비상

    18연패 끊은 끝내기 안타 주인공 노태형 뒤에서 두 번째 지명·6년간 1군 경험 없어 “2·3군 오가며 심란… 군대서 간절함 느껴” 첫 홀드 황영국·첫 세이브 문동욱도 화제지난 14일 한화가 18연패의 악몽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활약한 2군 출신 무명(無名) 선수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절박함과 투지로 꼴찌 한화에 희망을 던진 이들을 두고 ‘무명의 반란’이라는 평가와 함께 비주류 무명 선수들의 활약을 그린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현세)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14일 한국시리즈만큼의 긴장감을 선사했던 한화와 두산의 서스펜디드 게임에선 프로야구 최저연봉 2700만원을 받는 한화의 ‘무명 선수’ 노태형(왼쪽·25)이 기적 같은 끝내기 안타로 기나긴 연패를 끊어냈다. 노태형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04순위(뒤에서 두 번째)로 지명받은 선수로 지난 6년간 1군 경험이 없었다. 프로 선수임에도 현역 복무(2017~2018년 강원 홍천 11사단)까지 마쳤을 정도로 소외돼 있었다. 노태형은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하염없이 2군과 육성군(3군)을 전전하며 심란할 때가 많았고 현역 입대할 때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많이 했다”며 “그래도 코치님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 주셨고, 야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던 군대에서도 대대장님이 야구 장비를 부대에 반입할 수 있게 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7년 동안 팀에 보탬이 못 돼 마음의 짐이 있었는데 보탬이 돼서 기분이 좋았다. 올해는 2군에 가지 않고 1군에 붙어 있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같은 날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도 3-2 승리를 거두며 연승을 달렸다. 이 경기 역시 1군 경력이 짧은 두 불펜투수 황영국(가운데·25)과 문동욱(오른쪽·28)이 무실점 호투로 각각 생애 첫 홀드와 세이브를 기록했다. 특히 두 선수는 1점 차의 긴장도 높은 경기를 깔끔하게 막는 ‘강심장’을 과시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문동욱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군에 계속 있다 보니 등판 기회조차 너무 과분해서 무조건 막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던졌다”며 “야구를 진짜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해 봤다. 작년에 1군에 올라와서 제대로 못 던지고 2군에 내려갈 때 후회가 커 울면서 내려간 적도 있다. 후회 없이 던지면서 1군에 끝까지 남아 있는 게 이번 시즌의 목표”라고 했다. 야구계 관계자는 “이 선수들은 한화가 베테랑들을 2군으로 내려보내는 과감한 인사개편이 없었다면 평생 빛을 못 보고 묻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 시즌 초반이라 더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1군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기존의 행태를 쇄신하고 무명 선수에게도 기회를 주는 공정한 경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 건 사실”이라고 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코로나 시름… 날려줘, 씨름!

    코로나 시름… 날려줘, 씨름!

    인기 선수 포진 금강급 경기부터 시작 방역 우려에 대기 중 마스크 착용할 듯 심판은 투명 아크릴판으로 비말 차단 마스크 쓰고 꽃가마에 오를 가능성도코로나19로 멈춰 선 민속씨름 대회가 5개월 만에 관중 없이 열린다. 지난달 무관중으로 잇따라 개막한 야구, 축구, 골프에 이어 씨름도 팬들을 찾아가는 셈이다. 대한씨름협회는 15일 “2020단오장사씨름대회를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강원 인제에서 관중 없이 열기로 했다”며 “인제에 대회를 열 만한 체육관이 3곳 정도 있는데 어느 곳이 가장 적합한지 최종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12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단오대회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는 주중 경랑급 경기로 개막해 주말 중량급 경기로 막을 내렸던 이전과는 달리 주말에 시작해 주중에 끝나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인기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경량급 체급 가운데 하나인 금강급을 토요일로 전진 배치했다. 일요일 중량급 백두급 경기까지 지상파(KBS)에서 생중계한다. 씨름은 몸과 몸이 밀착되는 스포츠라 방역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때문에 협회는 감염 방지를 위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현재로선 선수들도 모래판에 올라가 경기를 치를 때를 제외하곤 대기 중에 마스크를 쓰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꽃가마에 오르는 진풍경이 연출될 수 있다. 심판은 얼굴 전면을 덮은 투명한 아크릴 마스크를 쓰고 비말이 튀는 걸 막기 위해 호루라기도 불지 않는다. 대신 장갑 낀 손으로 선수 등을 두드리는 수신호를 통해 경기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샅바도 철저하게 소독해 사용한다. 숙소에서의 외부인 접촉도 차단한다. 선수와 코칭 스태프를 비롯한 모든 대회 관계자는 개막 2~3일 전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협회 관계자는 “철저한 방역으로 이번 대회를 무사히 치러내 이후 민속씨름 대회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1980년대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민속씨름은 2000년대 중후반 이후 대중의 관심 속에서 멀어졌으나 지난해 여름부터 근육질의 젊은 선수들이 화끈한 기술 씨름을 구사하는 경기 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몇몇 선수들에게는 ‘씨름돌’(씨름+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다. 사상 처음 씨름을 소재로 한 스포츠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씨름의 희열’이 지난해 말부터 석 달 동안 지상파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되기도 했다. 2020년을 부흥 원년으로 여기던 민속씨름은 그러나, 지난 1월 말 설날 대회를 연 이후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벽에 부닥쳐 주저앉아야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실험, 예술이 되다

    실험, 예술이 되다

    신예 현대미술가·해외 스타작가 전시도캔버스 대신 전시장 벽과 바닥, 천장이 거대한 화폭이 됐다. 쇠 막대기를 한지로 감싸고 실로 뭉쳐 선과 점의 형태로 만든 뒤 드로잉하듯 3차원 공간에 펼친 기하학적 형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이승택(88)의 ‘무제’다. 1982년 관훈미술관 개인전에서 발표한 이래 38년 만에 다시 관객과 만난다.한 남자가 브라운관 TV를 힘겹게 들고 있는 사진 네 장이 나란히 걸렸다. 남자가 TV를 기울이는 각도에 따라 화면 속 물도 비스듬히 기운다. 마치 TV 안에 물이 들어 있는 것 같다. 국내 비디오아트의 대부 박현기(1942~2000)가 1979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출품한 퍼포먼스 기록사진 ‘물 기울기’는 실재와 허상의 경계에 몰두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 중반까지 한국 실험미술의 전성기를 이끈 거장 5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회가 마련됐다. 갤러리현대가 16일부터 일반에 공개하는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의 2부 전시에서다. 본관 1, 2층 전체를 실험미술 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이승택, 박현기와 함께 곽덕준(83), 이강소(77), 이건용(78)의 작품이 초청됐다.한국과 일본 미술계에서 활약한 곽덕준은 사진, 이벤트, 영상 등으로 난센스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개념미술 작업을 해왔다. 출품작 ‘오바마와 곽’(2009)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지 표지에 실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사진과 작가의 얼굴을 합성한 것으로, 1974년 ‘포드와 곽’부터 이어져 온 대통령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새로운 실험미술 움직임을 주도한 이강소는 화랑을 주막으로 변신시킨 ‘소멸(선술집)’과 1975년 파리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닭 퍼포먼스의 기록 사진을 선보인다. 몸을 예술의 매체로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건용의 대표 연작 ‘신체 드로잉’과 아카이브 소장 자료도 만날 수 있다. 갤러리현대는 최근 10여년간 한국 실험미술을 재조명하는 기획 전시와 더불어 해외 미술계에 널리 알리는 일을 해왔다. 2010년 박현기 10주년 회고전, 2016년 이건용 개인전 ‘이벤트-로지컬’, 2018년 이강소 개인전 ‘소멸’ 등을 개최해 시대를 앞서갔던 1970년대 한국 실험미술의 진면목을 돌아보게 했다. 해외에서도 뒤늦게 이들의 작품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테이트미술관이 2013년에 이승택의 ‘고드랫돌’, 2016년에 이건용의 퍼포먼스 사진 ‘장소의 논리’를 소장했고, 뉴욕현대미술관은 2018년에 박현기의 ‘무제(TV돌탑)’를 소장품 목록에 추가했다.신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최신 경향을 대표하는 작가들과 해외 스타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2018년 영국 테이트리버풀에서 개인전을 연 듀오 문경원·전준호의 영상설치물 ‘이례적 산책 Ⅱ_황금의 연금술’, 달항아리 작업으로 잘 알려진 설치미술가 강익중의 ‘내가 아는 것들’이 소개된다. 기계 생명체를 만드는 작가로 유명한 최우람의 대형 신작 ‘One(이박사님께 드리는 답장)’은 방호복을 소재로 만든 거대한 흰 꽃이 천천히 피고 지는 모습이다. 코로나 시대 삶과 죽음의 순환을 돌아보게 한다.로버트 인디애나, 헤수스 라파엘 소토, 토마스 스트루스, 쩡판즈, 아이웨이웨이 등 갤러리현대가 국내에 소개한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눈을 즐겁게 한다. 이반 나바로의 신작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s)은 조명과 거울을 이용해 무수한 별들이 쏟아지는 우주를 탐험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관람은 온라인 예약제로 운영된다. 7월 19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이재용, 기소 위기에도 경영 행보..사장단과 릴레이 간담회

    이재용, 기소 위기에도 경영 행보..사장단과 릴레이 간담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신의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사심의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15일 사장단과 릴레이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9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주가 시세 조종 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이 부회장이 첫 공개 경영 행보에 나선 것은 6일 만이다. 이 부회장이 오전, 오후에 걸쳐 반도체와 제품 사업부 사장단과 연이어 간담회를 강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기소 기로에 선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미·중 무역갈등, 일본 수출규제 악화 가능성 등 복합적인 대외 악재에 총수로서 흔들림 없이 대응하려는 의지를 다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반도체(DS부문)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무선사업부(IM) 등 3개 사업부 사장단과 연이어 간담회를 갖고 위기 극복 전략을 점검했다. 오전에는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영진들과 만나 글로벌 반도체 시황과 투자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이 참석했다. 오찬 이후에는 파운드리 전략 간담회에서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가열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 최근 공정 개발을 완료한 5나노,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3나노 등 고성능·저전력의 선단 공정 개발 로드맵 등을 꼼꼼히 챙기며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반도체 비전 2030)를 재차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에는 무선사업부 경영진과 만나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상반기 세트 부문의 실적을 살피고 하반기 신제품 판매를 늘릴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내년에 출시할 주력 스마트폰 신제품 라인업 전략을 점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 최경식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 김경준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 김성진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부사장 등이 자리했다. 이 부회장이 사장단 간담회를 재개한 것은 지난 3월 25일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차세대 기술점검 회의를 한지 80여일 만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검언유착’ 채널A 사회부장·법조팀장 추가 고발

    ‘검언유착’ 채널A 사회부장·법조팀장 추가 고발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 결탁해 취재원을 협박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채널A 사회부장 등 보도국 관계자 3명이 검찰에 추가로 고발됐다. 앞서 고발됐던 이모 기자는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전문수사자문단에서 기소 여부를 판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5일 오전 채널A 홍모 사회부장과 배모 법조팀장, 법조팀 백모 기자 등 3명을 강요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언련은 “채널A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내부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토대로 이들을 이 기자 및 성명불상의 현직 검사와 공동으로 취재원 협박 등 범죄 혐의에 가담한 공동정범 또는 교사·방조범이라고 판단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민언련의 고발장에 따르면 홍 부장과 배 팀장은 이 기자로부터 수시로 취재 관련 보고를 받고 취재방향과 관련된 지시를 내리는 등 사건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 백 기자 역시 이 기자와 함께 동행 취재를 하거나 피해자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의 대리인 지모씨에게 연락을 하는 등 취재에 관여했다는 것이 민언련 측 주장이다. 김서중 민언련 상임대표는 “(검언유착 의혹은) 기자 개인의 일탈이 아닌 언론사 차원의 조직적인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며 “검찰이 공명정대하게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언련은 ‘성명불상의 검사’에 대해서도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고발을 대리하는 이대호 변호사는 “성명불상의 검사를 고발한지 두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신원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그는) 단순히 범죄를 동조하거나 묵인한 것 넘어서 ‘자신을 팔아서 취재를 진행하라’는 식으로 이 사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 고발을 통해 신원을 밝혀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기자는 전날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전문수사자문단은 내외부 전문가가 모여 중요 사안의 기소 여부 등을 심의하는 자문기구로, 검찰총장이 소집할 수 있다. 이 기자의 변호인은 “강요미수죄가 성립될 수 없는 사안인데도 균형 있고 절제된 수사가 진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현 수사팀의 수사 결론을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진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 기자 측은 수사의 절차적 형평성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사건관계자 지씨가 ‘여야 정치인 5명의 로비 명단’을 거짓으로 내세워 취재를 적극 유도하는 등 기자의 협박에 겁을 먹은 사람의 태도로 도저히 볼 수 없다”며 “나머지 사건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균형 있게 진행해줄 것을 수사팀에 요청드린 바 있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이달 초 홍 부장, 배 팀장, 백 기자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11일과 12일 이 기자를 불러 조사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단독]코로나19로 중단된 민속씨름, 5개월 만에 무관중으로 열린다

    [단독]코로나19로 중단된 민속씨름, 5개월 만에 무관중으로 열린다

    오는 26일~7월 1일 강원도 인제서 단오장사대회 열려근육질 몸매+기술 씨름으로 인기몰이 금강급 전진 배치몸과 몸이 밀착하는 스포츠라 방역 만전 위한 대책 골몰무관중에 대회 관계자 모두 마스크, 외부인과 접촉 차단선수도 모래판에서 경기할 때는 빼고 마스크 착용 예상 민속씨름에 늦봄이 찾아온다. 2020단오장사씨름대회가 오는 26일 강원도 인제에서 무관중으로 개막한다. 대한씨름협회는 15일 “단오대회를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인제에서 관중 없이 열기로 했다”면서 “인제에 대회를 열만한 체육관이 3곳 정도 있는데 어느 곳이 가장 적합한지 최종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12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단오대회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돌발 변수가 없다면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민속씨름 대회가 열리는 것은 1월 말 설날 대회 이후 약 5개월 만이다.1980년대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민속씨름은 2000년대 중후반 이후 대중의 관심 속에서 멀어졌으나 지난해 여름부터 근육질의 젊은 선수들이 화끈한 기술 씨름을 구사하는 경기 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몇몇 선수들에게는 ‘씨름돌’(씨름+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다. 사상 처음 씨름을 소재로 한 스포츠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씨름의 희열’이 지난해 말부터 석 달 동안 지상파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되기도 했다. 2020년을 부흥 원년으로 여기던 민속씨름은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벽에 부딪혀 주저 앉아야 했다. 이번 대회는 주중 경랑급 경기로 개막해 주말 중량급 경기로 막을 내렸던 이전과는 달리 주말에 시작해 주중에 끝나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그러면서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있는 경량급 체급 가운데 하나인 금강급을 토요일로 전진 배치했다. 일요일 중량급 백두급 경기까지 지상파(KBS)에서 생중계 한다. 대회 첫날은 금강급 예선전, 대회 마지막 사흘 동안은 태백급, 한라급, 여자부 경기가 이어진다. 씨름은 몸과 몸이 밀착되는 스포츠라 일각에서는 방역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협회는 선수를 비롯한 모든 대회 관계자의 안전과 건강을 확보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재로선 선수들도 모래판에 올라가 경기를 치를 때를 제외하곤 모두 마스크를 쓰고 대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꽃가마에 오르는 풍경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심판의 경우 얼굴 전면을 덮은 투명한 아크릴 마스크를 쓰고 비말이 튈 가능성이 있어 호루라기도 불지 않는 방침이다. 대신 장갑 낀 손으로 선수 등을 두드리는 수신호로 경기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또 경기장 곳곳에 세정제를 비치해 모든 관계자들이 수시로 손을 소독하게 할 방침이다. 샅바도 철저하게 소독해 사용한다. 선수와 코칭 스태프를 비롯한 모든 대회 관계자는 모두 개막 2~3일 전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협회 관계자는 “철저한 방역 조치로 이번 대회를 무사히 치러내 이후 민속씨름 대회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기고] 뉴스와 사회적 가설

    [기고] 뉴스와 사회적 가설

    요즘처럼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예전의 헛소문을 높여부르는 말 같기도 한데, 진실을 알기 어려운 점은 똑같다. 특히 최근에는 가짜 뉴스의 품질이 첨단 기술의 옷을 입고 있어서 현실을 호도하기도 하고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의도적으로 만든 가짜 뉴스는 거론할 가치도 없는 거짓말이거나 사실에 근거한 것도 아니라서 널리 퍼졌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후속적인 이슈가 나올 수 없다. 그러나 뉴스의 속성은 세간의 관심을 끄는 팩트를 전달하는 현재의 상황이므로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내용은 극과극을 달릴 수 있다. 또한 뉴스가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면 후속적인 사회의 이슈를 양산하고, 이는 또 다시 해결해야될 과제로 전문가나 정치인들이 만지작거릴 수 있는 어젠다가 되기도 한다. 몇해전 유니세프가 발표한 1살 미만의 유아 사망자가 420만명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사망의 원인이 어떤 것이였느냐 보다 그렇게 어린 애들이 1년에 420만명이나 죽는다는 사실에 세계는 어쩔줄 모르는 슬픔과 흥분으로 술렁였을 것이다. 자극적인 뉴스를 만들자면 앙상하고 병든 아기들을 품에 안고 촛점 잃은 부모들의 모습을 부각시키며 420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아까운 어린 죽음과 슬퍼하는 부모들의 심정을 다루었을 것이다. 이러한 뉴스의 사실을 좀 더 파헤친 의사이면서 통계학자인 한스 로스링은 저서 팩트풀니스(2019)에서 광범위한 팩트에 의한 뉴스의 전달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유아의 사망자 수가 1950년에는 1440만명이었고 그 이후로 매해 의학의 발달과 의료의 사각지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유아 사망자가 꾸준히 줄어들어 당시의 420만으로 되었다고 한다.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슬픈 뉴스에서 뭔가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뉴스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입체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뉴스는 힘을 갖는다. 앞으로도 계속 추세가 지속될 것인가의 사회적 가설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연구하고 실행에 옮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아 사망자수와 관련된 또하나의 단면을 들여다보면 그 자체로서의 뉴스도 있지만 사망자 수가 줄어든 원인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있을 수 있다. 2014년에 14개 선진국의 1만2000명에게 설문을 돌렸는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전세계 1살 어린이가 1개라도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몇 퍼센트일까라는 질문에 고작 13% 만이 정답을 맞추었다고 한다. 일본, 독일, 프랑스에서는 6%만이 정답을 맞추었다고 하니 선진국 중에서도 남의 나라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그룹이다. 정답은 80%의 어린이들이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은 예방법종을 전혀 받고 있지 못하다고 막연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50년전에 쓰여진 교과서의 내용을 아직도 상식으로 가지고 있다니 이것도 뉴스거리 아니겠는가? 역사적으로 보면 1720년에 흑사병, 1820년에 콜레라, 1920년에 스페인 독감 그리고 2020년에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100년 주기의 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을 뜻하는 팬데믹 상황을 정리해서 예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항생제의 남용으로 인한 슈퍼 바이러스의 공격,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한 신종 바이러스의 탄생, 우주 개척으로 인한 미지의 바이러스 출현 등등의 이유로 앞날을 예측하는 것은 더이상 과거의 데이타에 근거하지 않을 수도 있다. 최근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이제 막 그 실체를 알아가는 시작 단계이지만, 이미 뉴스가 사회적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유증상자와 확진자 그리고 해외 유입의 경우에 대해서 격리하고 치료하는 것에만 모든 신경이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현격히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면 이제는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국의 뉴욕에서는 5명중 1명이 감염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오고 있는데 역시 통계의 선진국 다운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자 전국민에 대한 조사를 할 필요는 없다. 무작위 표본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유효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정도의 표본의 크기라면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이것이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2단계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백신의 접종이 전국민적으로 필요한지, 개인의 문제인지 국가적 문제인지가 결정지어질 것이다. 무증상 감염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사회적 가설은 가만히 놔두면 집단 공포심을 유발하는 뉴스로 남아 있게 된다. 통계적 절차에 의한 사실 파악이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열거한 바와같이 사실에 근거한 뉴스라도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면 대중이 엉뚱한 방향으로 생각하게 만들거나 사회의 리더들이 제대로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도록 하는 폐해가 있다. 10초 정도의 일부 자극적인 뉴스는 나머지 부분을 독자들이 나름대로 수준에 맞게 상상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뉴스에 대한 제각기 다른 해석을 만들게되고, 사회적 가설과 이슈를 생성하여 더 나은 사회로 가는 순기능을 막는다. 입체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사실을 뉴스로 전달하고, 이로인해 생겨난 사회적 가설이 당면 이슈로 해결되는 사회는 지속적으로 발전이 가능한 능력을 갖는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과학적인 접근 방법과 창의적인 사회발전 프로세스를 어떻게 조합해서 시너지를 내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창의적이든 과학적이든 생각을 많이 해야 신종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대책이 수립될 것이며,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 있을 한 가지가 아닐까한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사회에 던진 화두도 인간이 100세를 넘기는 이정표의 깔딱고개 역할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김동철 전 티맥스소프트 대표(공학박사)
  • 전통 한지 ‘태지’ 베일벗어…전통기법으로 복원

    전통 한지 ‘태지’ 베일벗어…전통기법으로 복원

    제조법이 전수되지 않아 기록으로만 볼 수 있었던 전통 한지 ‘태지’(苔紙)의 비밀이 풀렸다.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15일 태지의 핵심 원료가 ‘해캄’임을 확인해 전통기법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닥나무 섬유에 녹색의 ‘수태’(水苔)를 넣어 만든 태지는 조선 왕실에서 사용하던 고급 한지였지만, 근대화를 거치며 값싼 화학펄프 종이가 대중화되면서 사라졌다. 백색 종이에 녹색 실무늬처럼 더해진 태의 아름다움으로 고문헌에 자주 등장하지만 제조법·원료 등에 관한 정확한 기록이 없고 원료로 언급된 수태의 정제도 확인되지 않았다. 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협업을 통해 1700년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제작된 태지 실물을 수집하고 과학적 분석을 통해 수태가 민물에 서식하는 녹조식물인 해캄류임을 밝혀냈다. 또 경남과학기술대, 조현진한지연구소, 신현세전통한지와 공동으로 태지 복원을 시도해 전통 제조 방법으로 태지를 복원했다. 한지는 국내 고문헌에 284종이 등장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고 내구성과 보존성이 뛰어나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제조법이 전수되지 않은 데다 사용이 줄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국내 한지 전문가 및 전문기관은 한지종의 복원과 관련해 태지를 최우선 복원 대상으로 꼽았다. 손영모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장은 “이탈리아·프랑스 등이 자국의 문화재 복원에 한지를 사용하면서 우수성이 증명됐다”면서 “태지 복원은 한지의 다양성을 회복하는 첫 걸음이자 관련 산업 활성화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