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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카오大 미스터리’ 한국어 女교수 돌연 결박당해선

    ‘마카오大 미스터리’ 한국어 女교수 돌연 결박당해선

    한시라도 빨리 선전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폭풍 때문에 배가 뜨지 않았다. 결박당했던 곳이 쑤시더니 시퍼런 멍이 들기 시작했다. 부두 대기소에서 쪼그린 채 밤을 새우다 보니 지난 2년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한국어를 알리겠다며 이역만리에서 애쓰던 백윤(44·여)씨는 낙담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꼬박 이틀 후에야 선전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백씨는 “억울하지만 하소연할 곳이 없어 막막했다.”면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얻었던 자부심과 보람이 한순간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연세대에서 한중비교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백씨는 2007년 대기업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중국으로 가 2009년까지는 선전대학에서 중국어를 강의하다가 2010년 마카오대학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자 그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방문교수에 매 학기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불안정한 지위였지만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사명감으로 그곳을 택했다. 때마침 K팝 등으로 한류 열풍도 거셌다. 강좌는 성공적이었다. 수강생이 넘쳤고 중국인 교수들도 앞다퉈 청강했다. 그는 선전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배를 타고 마카오로 가 강의하는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도움을 청해 강의 교재를 지원받기도 했다. 몇 학기가 지나자 학생들이 “더 수준 높은 강의를 듣고 싶다.”고 백씨를 조르기 시작했다. 마카오대학에는 한국어전공이 따로 없었고 일본학센터에서 기초적인 ‘한국어1’ 강좌만 운영하고 있었다. 백씨는 “한국 유학을 원하는 학생이 많은데 한국어1만으로는 유학 준비가 불가능했다.”면서 “지난 5월 학교 측에 심화 과정인 한국어2를 개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도 긍정적이었다. 일본학센터장인 천팡저 교수는 “한국어를 정규 학과로 승격하고 분반도 하겠다.”고 이메일로 답했다. 희망에 부풀었지만 2학기를 앞두고 학교 측은 말을 바꿨다. 예산과 시설 문제로 한국어반 증설이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백씨의 수업을 들었던 이 대학 경제학과 창 시아오추안 교수와 학생 20여명이 학교 측에 한국어반 증설과 한국어2 강좌 개설을 요구하고 나섰고 학교 측은 “한국어 강의의 수요를 조사해 달라.”고 백씨에게 요청했다. 이에 따라 백씨는 학생 98명의 서명을 받아 학교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센터장인 천 교수는 이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는 “학생과 교수를 동원해서 날 협박하지 마라. 간섭은 용납할 수 없다.”고 알려 왔고 백씨는 이달 초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실망한 백씨는 지난 8일 천 교수를 찾아가 계약 해지 이유를 물었으나 “계약은 끝났다.”고만 말할 뿐이었다. 16일 다시 학교를 찾아갔다. 그런데 갑자기 학교 보안요원들이 들이닥쳤다. 무단 침입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다짜고짜 백씨를 묶은 뒤 구급차에 실어 인근 병원 응급실에 두고 갔다. 백씨는 17일 경찰에 사건을 접수하고 다시 학교를 찾았지만 정문에서 제지당했다. 경찰에 불려 온 학교 관계자는 “백씨는 이미 해고된 사람”이라고 발뺌했다. 천 교수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백씨가 강사로 일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사안은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학교 측은 백씨를 병원으로 강제 이송한 것에 대해서도 “정신상태가 불안정해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마카오대학의 한국인 유학생들은 “백 선생님이 당한 일에 모두 공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풍 때문에 이틀간 선착장을 맴돌다 선전으로 돌아온 백씨는 20일에야 홍콩총영사관에 사건을 신고했다. 영사관 측은 경찰영사를 마카오 경찰국에 파견해 현재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박건형·윤샘이나·김소라기자 kitsch@seoul.co.kr
  • 한·중 수교 20주년 리셉션…양국 “우호협력 강화” 다짐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주한 중국대사관이 주최한 ‘중·한 수교 20주년 기념 리셉션’이 24일 저녁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리셉션에는 강창희 국회의장과 이병석 부의장,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정몽준 전 대표, 안홍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비롯한 정계와 재계·종교계·문화계 등 각계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해 ‘성년’을 맞은 양국 관계의 우호 협력을 다짐했다. 강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20년간 한·중 관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크게 향상됐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서로 입장을 더욱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장신썬 주한중국대사는 환영사에서 “중·한 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기점에 서 있고 새로운 발전 기회에 직면했으며 발전 전망이 매우 밝고 좋다.”고 밝혔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축사가 끝난 다음 김 장관과 장 대사는 함께 ‘와인 러브샷’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는 31일에는 주중 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 주관으로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리셉션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기고] 한중일 영토분쟁과 한중 수교 20주년/이주형 창원대 중국학과 교수

    [기고] 한중일 영토분쟁과 한중 수교 20주년/이주형 창원대 중국학과 교수

    최근 한·중·일 3국 간 역사와 영토문제에 대한 상이한 인식과 정책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우리의 국익을 위협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과 영토 분쟁이 진행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해 실효지배하고 있는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국제분쟁지역화를 막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고유 영토 독도에 대해서는 국제분쟁지역으로 몰아 가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의 영토분쟁에서 그들의 높아진 국력을 무기로 목청껏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에 대해서도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있는 이어도를 올해부터 중국의 해양감시 선박과 항공기의 정기순찰 대상에 공식 포함시키면서 영유권 주장 강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중국이나 일본은 그들의 국력을 무기로 역사인식과 영토문제에 있어서 철저하게 자국 중심적인 시각에서 국익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그동안 양국은 정치·경제·문화 등 각 방면의 교류가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급부상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기존의 ‘4강 구도’에서 미·중의 ‘G2 구도’로 재편되었고, 중국의 정치·경제·안보 전략이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북핵 문제, 향후 남북통일 문제 등 서로 협력해야 할 사안이 산재해 있다. 특히 한·중 FTA는 한국 전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경제 문제임과 동시에 국제정치의 맥락에서 봤을 때 정치외교 문제이기도 할 만큼 중대 사안이다.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양국 관계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체결할 만큼 발전하였지만 상호 신뢰 부족과 미래 비전에 대한 구체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 미비로 인해 ‘외화내빈’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영환씨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중국은 우리 국민에게 비인권적 고문행위를 가했다. 하지만 중국이 사실을 인정하고 우리의 정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제로이다. 그러므로 우리 입장에서는 보다 근원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찾아야 하는데, 10년 전부터 추진해 왔지만 이견이 많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양국 간 영사협정 체결이 한 방편이 될 것이다. 중국과의 외교는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양국 간의 각종 현안에 대한 협정 체결 등 보다 제도화된 방향으로 관계를 설정해 나가야 한다. 향후 중국은 국력을 무기로 한·중 양국의 각종 문제를 철저하게 자국 중심적인 시각에서 국익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 외교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자국 이익의 극대화이다. 중국 정부가 국제적 규범이나 원칙보다는 대국주의와 자국이기주의로 향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중 외교는 형식과 체면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중 간 정치·안보·경제 부문의 분야별·수준별 전략 대화 확대가 필요하며, 다양한 의제를 발굴하여 대화의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높여야 한다. 정부와 국민의식이 국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작금의 중국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 한·중 청소년이 함께 펼치는 퀴즈 대결

    한·중 청소년이 함께 펼치는 퀴즈 대결

    국내 최장수 퀴즈프로그램인 EBS 장학퀴즈에서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는 25일 오후 6시에 방송되는 ‘한중제왕전’에서 중국의 장학퀴즈 격인 ‘SK장웬방’에서 선발된 학생과 EBS 장학퀴즈에서 뽑힌 학생들이 서로 팀을 이뤄 대결을 펼치는 것. 이동현(한국과학영재학교)과 류뤄충(베이징 사범대 제2부속중학교), 서민주(전북외고)와 린이웨이(베이징시 제4중학교), 최상희(강원외고)와 런톈친(허베이 보정외국어학교), 김서진(경희여고)과 세신저(톈진시 제1중학교)가 각각 호흡을 맞춘다. 1라운드의 주제는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이다. 국경을 맞댄 두 나라는 오랫동안 형식적인 우애(?) 속에 끊임없는 갈등과 대립, 전쟁을 이어왔다. 상대국에 관한 3지 선다형 객관식 10문제가 주어지는데 한국 관련 문제는 중국 학생이 풀고, 중국 관련 문제는 한국 학생이 풀게 된다. 문제당 10점씩 총 100점이 배당돼 있다. 2라운드의 테마는 ‘우승을 위한 하모니’다. 한·중 수교 20주년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김응권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리스트 정근우 SK 선수 등이 영상으로 문제를 제시한다. 총 10문제로 문제 배점은 10점부터 100점까지 10점씩 증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짜릿한 뒤집기 승부가 가능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륙을 질주하는 한국기업] 금호아시아나그룹

    [대륙을 질주하는 한국기업]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92년 한·중 수교와 함께 초기 단계부터 경제협력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19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타이어, 항공, 고속, 물류, 리조트 등의 주력 사업부문이 중국 내 주요 지역에서 경제 발전의 파트너로서 활약해 왔으며 박삼구 회장도 2005년부터 한중우호협회 회장을 맡아 양국 간 경제협력은 물론 우호 증진에 앞장서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글로벌 타이어업계 최초로 1994년 중국에 진출해 현재 난징(승용·트럭), 텐진, 창춘에서 4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약 30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하며 중국 전체 승용차와 경트럭용 타이어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0년대 금호타이어가 중국 시장에서 베이징현대차, 상하이GM, 일기폭스바겐 등 완성차 장착용 타이어 납품에 주력했고 2009년부터는 프리미엄 특화 유통점 ‘타이어프로’ 상하이점을 시작으로 중국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등 교체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1994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취항을 시작으로 중국 22개 도시, 31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중국의 초·중학교와 ‘1지점 1교’ 자매결연 활동을 통해 글로벌 사회공헌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일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 반월만소학교에서 윤영두 사장과 린롱쉬에 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지점 1교’ 자매결연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학교에 교육용 컴퓨터 50대, 도서 1000권, 피아노 1대, 빔프로젝터 9대를 전달했다. 이는 지난 3월 중국 지린성 투먼시 조선족자치구의 제5학교, 5월 지우타이시 조선족학교에 이어 세 번째 자매결연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취항 22개 도시 내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1995년 중국에 진출한 금호고속도 우한을 비롯 상하이, 톈진, 청두 등 10개 지역에서 700여대의 차량으로 140여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또 금호리조트도 웨이하이에 18홀 골프장과 최고급 호텔시설을 갖춘 웨이하이포인트 호텔&리조트를 운영하며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중국과 항공과 고속버스, 리조트 사업 등을 더욱 확장하면서 양국 우호증진과 협력의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중 수교 20주년…상생의 미래를 열자] “1992년 베이징~서울 오가며 4차례 비밀회담, 日 우회·선글라스 위장… 피말렸던 007작전”

    [한·중 수교 20주년…상생의 미래를 열자] “1992년 베이징~서울 오가며 4차례 비밀회담, 日 우회·선글라스 위장… 피말렸던 007작전”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위해 피 말리는 ‘007작전’을 하며 비밀 협상을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흘렀네요. 안타까운 것은, 한국은 아직도 중국을 너무 모른다는 거예요. 정부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1992년 8월 24일 이뤄진 한·중 수교 체결을 위해 그해 4월부터 시작된 양국 간 수차례 비밀 회담 등 수교 전 과정에 통역으로 참여했던 이영백(67)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한중과 초빙교수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통역으로서 입을 닫아야 했기 때문에 언론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중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화교학교를 다닌 뒤 타이완에서 주재원 생활을 했던 이 교수는 중국어 및 중국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인정받아 한·중 관계가 무르익던 1991년 1월 당시 외무부 동북아2과에 통역 사무관으로 특채됐다. 한·중 수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뒤 주중 대사관에서 일하다가 2004년 퇴직해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교수는 “1991년 11월 서울에서 아태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가 열렸을 때 중국 외교부장 등 각료 2명이 방한하면서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수교 의지가 전달됐고, 1992년 4월 베이징에서 양국 외교장관이 만나 비밀리에 회의를 열었다.”며 “통역을 한 뒤 중국 상부 지침 내용을 적어 귀국,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역사적인 한·중 수교를 위한 비밀 회담은 1992년 5~7월 베이징과 서울을 오가며 4차례 열렸다. 이 교수는 “양국에서 각 6명이 회담에 참여했는데 보안을 위해 일부는 휴가를 냈고, 선글라스·모자 등으로 위장을 하고 일본 등을 우회해 베이징으로 갔다.”며 “당시 안기부 간부도 참여했는데 회담장에서 가방의 잠금장치를 누군가가 건드렸다고 항의해 한때 분위기가 험악해졌으며, 중국 측의 사과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얼굴없는 여왕, 조선의 멸망을 부르다

    얼굴없는 여왕, 조선의 멸망을 부르다

    ‘순원왕후 독재와 19세기 조선사회의 동요’(변원림 지음, 일지사 펴냄)는 사도세자의 죽음과 영·정조 치세기에 대한 평가, 그 이후 19세기 조선의 멸망사에 관심 있다면 놓치기 아까운 책이다. 이 부분은 지난해 이덕일(‘사도세자가 꿈꾼 나라’·역사의아침 펴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과 정병설(‘권력과 인간’·문학동네 펴냄) 서울대 국문과 교수 간 치열한 논쟁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독일 유학 때 현지인과 결혼해 쭉 독일에 머문 64세의 역사학자 변원림은 이 논쟁에 한발 담그면서 19세기 조선멸망사에 집중한다. 저자의 주장은 꽤 파격적이다. 일단 19세기 조선 정치사에서 중요한 것은 왕비의 친정 가문 중심의 세도(勢道)가 아니라 대비가 아들인 어린 왕을 대신해 대권을 잡아 통치해 나가는 세도(世道)로 본다. 세(勢)가 외척의 권세라면, 세(世)는 여자의 신분으로 세상일에 나섰다는 의미다. “19세기 권력의 전이를 보면 왕비보다는 대비의 친가가 득세했다. 정치가들이 딸을 매개로 권력을 쥐었다기보다 대비가 아들인 왕을 조종하여 그들의 친정인들에게 권세를 주었던 사실이 보인다.” 이들이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남성 중심의 사고방식 때문이다. 여자가 정치 전면에 나서는 세도(世道)보다 외척 남자들이 설쳐대는 세도(勢道)가 남성 위주의 지식인 집단에서 더 받아들여지기 쉽다. 저자는 대권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명실상부한 여군(女君)이라 봐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들 아는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라는 두 씨족의 대립과 갈등도 부정한다. 저자는 씨족 간 대립 갈등보다는 안동 김씨 가문 중심의 대규모 외척 네트워크가 작동했다고 본다. 그 핵심인물로 안동 김씨 김조순의 딸이자 정조의 며느리이며, 순조의 부인이자 헌종의 할머니로서 헌종과 철종 때 두 차례에 걸쳐 수렴청정했고 성모(聖母)라고까지 추앙받은 순원왕후를 지목했다. 순원왕후가 대체 왜 그랬을까를 추적하다 보니 사도세자의 부인이자 정조의 생모 혜경궁 홍씨와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에게로 가닿는 역순이다. 저자는 사도세자가 당쟁 때문에 억울하게 희생당했고 정순왕후가 정조를 독살했을지도 모른다는 이덕일의 주장도 부인한다. 정조의 죽음은 독살이 아닐뿐더러, 사도세자의 죽음 역시 사도세자의 개인적인 억울함보다는 영조의 정치적 패배로 해석한다. 동시에 정병설이 주요 사료로 취급한 미친 사도세자가 영조까지 죽이려 들었다는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에 대해서도 싸늘한 시선을 보낸다. 또 한 가지는 근대의 맹아라 칭송하는 것들에 대한 비판이다. 영·정조시대인 18세기에 이앙법이 나오고, 상업을 진흥해 근대의 맹아가 싹트지만 19세기 중앙정부의 무능으로 각종 민란으로 번졌다고 흔히 알려져 온 사실을 부정한다. 일단 근대의 맹아라는 것이 영·정조의 치세가 탁월해서 사회가 진보해 나가다 생긴 현상이라기보다 전 세계적으로 소빙기가 오면서 농업 생산력이 극히 낮아져 어쩔 수 없이 생긴 현상이라 본다. 19세기 민란이라는 것도 평민이나 노비가 차별과 억압에 항거한 사건이 아니라 중앙 권력 다툼에서 소외된 지방 양반들이 중앙정부에 도전한 것에 가까웠다고 본다. 민중항쟁이라기보다 “신라 말 각간(왕자·제후)들의 싸움”에 가깝다는 것이다. 19세기는 봉건질서 해체기가 아니라 1000년 전 봉건 질서로 되돌아간 시기라는 것이다. 이메일로 몇 가지 추가 질문을 보냈다. →남성 가부장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여성들의 이중성과 정치적 잘못을 일일이 지적해뒀다. 오늘날 페미니스트들이 보면 화들짝 놀라지 않을까. -물론 19세기 조선멸망사가 그들만의 탓이라고 보기 어렵다. 조선을 지구 유일의 문명국이라 생각하고 스스로 고립시킨 조선 지식인 일반의 편협한 사고도 중요한 원인이다. 그럼에도 정순왕후와 순원왕후는 역사 전환기에, 혜경궁 홍씨는 노론의 일당전제를 가능하게 했으니 19세기 조선사의 방향을 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남자들만이 아니라 여자들도 함께 이뤘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들이라서 여성의 행동을 옳은 쪽으로만 보려 한다면 순원왕후나 혜경궁 홍씨가 옳고 그른 것에 대한 기준이나 원칙 없이 내 편이면 옳고 내 편이 아니면 그르다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나. →책 전반에 왕권 강화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다. 22살에 요절한 헌종에 대한 높은 평가도 눈에 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헌종이 오래 살아 정상적으로 왕권을 행사했다면 식민지를 면할 수 있었을까. -18세기 초부터 상업을 장려했다면 조선이 소빙기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본다. 영·정조를 두고 조선의 중흥을 이끌었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나는 그들이 조선을 멸망의 길로 이끌었다고 본다. 영조는 상업을 억눌러 조선을 국제무역시장에서 차단해 버렸고, 정조는 문치에 치중해 국방을 소홀히 했다. 영·정조는 강력한 왕권을 행사했으나 중요한 것은 왕권 자체보다 그 왕권으로 무엇을 하느냐다. 사실 이번 연구 이전엔 헌종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순원왕후 문제를 다루면서 헌종의 명석함에 놀랐다. 기존 특권층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정신적 독립성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현실을 파악하는 눈이 날카로웠다. 이 책을 쓰면서 헌종이 일찍 죽지 않고 개혁정책을 성사시켰다면 식민지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정조의 인기는 대단하다. 철인정치가의 현신 같은 분위기다. 물론 ‘사기의 제왕’이라 평하는 정병설 같은 이도 있지만. 어떻게 보나. -정조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 순원왕후에 대해 쓰면서 그의 문제가 영·정조 때 이미 배태되어 순원왕후에 와서 더 심화됐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그래서 정조 시대에 대해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정조는 스스로 철인정치가로 알려지길 원했고, 오늘날 정조를 다룬 수많은 책을 보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 같다. 그러나 말과 행동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기존 연구는 주로 사상 연구여서 실제 행한 정치에 대한 연구를 찾기 어렵다. 나 역시 이제 시작 단계라 확답하긴 어렵지만 순원왕후와 마찬가지로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왕이 아니었을까 의심한다. 가령 빈민 구휼 자금이라는 정리곡 문제만 봐도, 정조는 자기가 은혜를 베푼 것처럼 얘기했지만 그것은 새로 만든 화성 경영비를 위한 고리대 강제차관이었다. →다음 연구 주제는 당연히 정조인가. -그렇다. 정조와 정순왕후다. 정순왕후는 정조의 전 생애를 동반했고 정조 사후 섭정을 한 왕후다. 계비라는 위치 때문에 정조 독살설에 연루될 정도로 많은 의심을 받았는데,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앞서 말한 바처럼 정조에 대해서도 의심이 있다. 순원왕후처럼 정조도 말과 행동을 실제 비교해 보겠다. 그 결과는 지금으로선 나도 알 수 없다. 자료를 계속 볼 뿐이다. →책 앞부분에서 기존 시파, 벽파 구분을 비판한 것 등에서 볼 수 있듯 국내 사학자들에 대한 비판도 거침없다. 독일에서 따로 연구한 덕분인가. -한국의 사학자들은 스승이나 선배의 설을 비판 못하기 때문에 한번 잘못된 설이 백 년 지나도 계속된다. 근대 맹아설 같은 것도 유럽에서 20세기 초에 유행하다가 1980년대에 많은 비판을 받아 극복됐는데, 정작 한국에서는 아직도 그걸로 조선의 18~19세기에다 고스란히 적용하고 있다. 시파, 벽파 문제도 그렇다. 최근 정조어찰집이 나와서 심환지가 정조의 주구 노릇을 한 심복임이 명백히 드러났는데, 아직도 심환지는 벽파니까 정조의 반대파라는 설을 고수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와중이라면 벽파가 무엇이고 그 말이 언제부터 생긴 것인지 조목조목 따져 봐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이 없다. →독일에서 그 많은 자료는 어떻게 다 구하나. -인터넷 시대라 괜찮다. 그리고 베를린 국립도서관에 한국 도서가 충분하다. 급할 때면 한국에 있는 지인들 도움도 받고. 다만, 한국학술정보 논문검색서비스(Kiss)를 학술기관 소속 연구자에게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해둔 점은 아쉽다. 가을쯤 한국에 들어가 정조 관련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고, 그 작업을 위해 필요한 자료 목록을 만들고 있다. 2만 4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부고]

    ●주병기(전 현대건설 상무)병률(전 대한항공 부장)씨 부친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010-2263 ●곽용신(삼창주철공업 사장)봉신(오이솔루션스 이사)혜경(한중대 교수)씨 모친상 이원희(태림 전무이사)김정대(THEME 부회장)씨 장모상 1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10분 (02)2227-7587 ●최인규(인제대 교수)씨 부친상 1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2227-7563 ●최인철(서울경제신문 생활산업부 차장)인석(나라신용정보 전남지사 팀장)씨 부친상 15일 전남 순천의료원, 발인 17일 오전 7시 40분 (061)759-9187 ●오국근(동국대 명예교수)선근(건국대 교수)씨 모친상 김영성(상명대 명예교수)씨 장모상 조문현(공주교대 교수)씨 시모상 오경환(연세대 교수)성환(사업)씨 조모상 15일 건국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2030-7902 ●이원섭(한화증권 부사장)원도(경화물산 사장)원철(경화물산 이사)씨 부친상 1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30분 (02)2258-5940 ●최안식씨 별세 환기(그레이스투어 대표)환승(전한에프엔씨 상무)윤호(㈜네오이즈 대표)씨 부친상 15일 서울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2072-2035
  • [경제 브리핑] 새달중 한중일FTA 中서 사전실무협의

    새달중 한중일FTA 中서 사전실무협의 정부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협상 개시 선언을 위해 다음 달 중 중국에서 제2차 사전실무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통상교섭본부 최경림 FTA교섭대표는 2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협상 개시를 위한 준비 협의가 진행 중인 FTA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금융 2926억 순익… 54.6% 감소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2분기에 29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전 분기(6450억원)보다 54.6%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순익은 9376억원으로 유가증권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컸던 지난해 동기(1조 2949억원)보다 27.6% 줄었다. 우리금융은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 조선업종 등 우려 부문에 대한 충당금 적립이 늘어나 순익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이헌 부행장 선임 국민은행은 2일 신임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에 이헌(55) 남부지역본부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신임 부행장은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서소문로 지점장, 호남북지역본부장 등을 지냈다. 신임 남부지역본부장에는 신승철 광화문 지점장이 선임됐다.
  •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1일 집무실에서 만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취임식을 주민의 발을 씻는 세족식으로 시작한 만큼 향후 2년도 ‘섬기는 리더십’으로 가장 낮은 곳에서 임하겠다.”고 말했다.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재개발 현장을 모두 찾아가 ‘소통의 전령사’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한껏 몸을 낮췄다. 또 “중국 관광객들이 신촌에 많이 오는데 잠깐 머물 뿐”이라며 “신촌 기차역과 지하철역에 관광호텔을 유치하고, 철거 예정인 서대문고가도로 주변에 비즈니스호텔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반기에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기초지방자치단체는 복지 문제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구 예산 가운데 복지비 고정지출이 35%나 되는데 이것 말고도 챙겨야 할 현장이 많다. 예산만이 아닌 시민사회 참여를 이끌어 ‘100가정 보듬기 사업’을 통해 어려운 가정이 자립할 때까지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복지 중심체계를 동으로 옮기는 실험을 하고 있다. 동장은 복지동장, 통장은 복지도우미로 현장을 돌며 사례를 발굴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동의 행정을 간소화하고 복지 인원을 늘려줘야 한다. →미완성 정책 가운데 우선 분야는. -신촌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대표적인 사업이 ‘대중교통전용지구’ 사업이다. 보행로를 넓히고 다양한 문화공연을 진행해서 사람들이 모이고, 모인 사람들을 통해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 거리에 있는 가게의 음식과 옷 등 상품의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시티’ 구현 사업도 착수했다. 단순히 거리를 깨끗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경제가 살고 상권이 사는 신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과를 본 교육 분야에 대한 향후 계획은. -8개 대학이 밀집해 있는 장점을 살리고 싶다. 한성고와 중앙여고, 인창고가 연합수업을 하는 ‘한중인 프로젝트’와 연세대 학생 100명이 저소득 학생 100명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는 ‘드림스타트’ 사업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2학년도 수능 기본 분석결과에서 표준점수 상위 30개 시·군·구에 진입했다. 사상 최초다. 보편성 교육으로 100권의 책 읽기 사업 등 도서관 운동도 많이 펼치겠다. 영재교육도 이화여대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런 모든 게 어우려져 맺은 열매다. →주민참여 정책 구상은 어떤가. -뉴타운 실패는 정부와 시공사들이 건설이익만 추구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성미산 공동체처럼 주민끼리 소통하는 커뮤니티 형성을 꾀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정보를 공개하고 민주적으로 협의해 실패가 없었을 것이다. 어떤 모델이 있는 게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지 주민과 얘기하다 보면 지향하는 바가 생긴다. 특히 우리는 주민참여예산 분야에서 예산효율화 부문 국무총리상을 받을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국적으로 토대를 쌓아야 할 제도여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대한민국 이름 지은 사람은 조소앙… 왕정에서 공화제로 이행한 첫걸음”

    “대한민국 이름 지은 사람은 조소앙… 왕정에서 공화제로 이행한 첫걸음”

    “상해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처음 사용한 의미는 왕정에서 공화제로 이행한 중요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임정 내부에서 왕정복귀 주장 적지 않아 이완범(오른쪽)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교수는 1919년 4월 10일 중국 상하이 조계지 내 허름한 셋집에서 열린 임시정부의 첫 의정원(국회)에서 결정한 국호의 의미를 1일 이렇게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당시 임시정부 내부에서 왕정복귀의 주장이 적지 않았지만 신석우와 조소앙, 여운형의 반대로 공화제인 대한민국으로 국호를 정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망명정부였지만 민권의식이 성장했던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독립운동가 신석우 의원이 대한민국을 국호로 하자고 제안했으며, 표결을 통해 대한민국이 국호로 채택됐다고 알려졌지만, 독립운동가이자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조소앙(趙素昻·왼쪽·1887~1958) 선생은 자서전에서 대한민국이라고 명명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조소앙의 ‘자전’(自傳)과 ‘회고’(回顧)에 따르면 ‘나는 의정원의 창립자로, 10조 헌장(임시헌장)의 기초자로, 대한민국의 명명론자로, 위원제의 주창자’였다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오는 7일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광복 67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할 연구논문 ‘국호로 본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대한민국’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대한제국은 조선왕국·대한민국 이어준 징검다리” 이 교수는 “대한제국은 조선왕국과 대한민국을 이어준 징검다리였으며 그 사이에 역시 징검다리로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해방 후 1948년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채택하는 과정에서도 재차 왕정복귀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남북통일정부 구성을 호소했던 김구를 견제하던 이승만이 여러 논의를 중단시키고 대한민국 안을 통과시켰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단종 누나 경혜공주 분재기 발견

    단종 누나 경혜공주 분재기 발견

    단종 복위 사건에 연루된 남편과 동생 단종을 비명에 잃은 경혜공주(敬惠公主·1436~1473)가 죽기 직전에 유일한 혈육인 아들에게 재산을 나눠 준 문서, 분재기(分財記)가 발견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은 최근 해주 정씨 대종가에서 제공받은 1300여 점에 이르는 고문서에서 ‘경혜공주인’(敬惠公主印)이라는 붉은색 도장이 찍힌 분재기를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김학수 한중연 장서각 국학자료연구실장은 “조선시대 공주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자기 인장을 찍어 남긴 고문서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해주 정씨 대종가는 지난해 방영된 KBS 2TV 드라마 ‘공주의 남자’의 실제 주인공인 정종의 종가다. 가로 66㎝, 세로 70.5㎝인 이 분재기는 성화(成化·명나라 헌종의 연호) 9년(1473년) 12월 27일 유일한 혈육인 정미수(鄭眉壽·1455~1512)에게 재산을 나눠 준 내용을 담았다. 문서에서 공주는 “내가 불행히 병이 들어 유일한 아들인 미수가 아직 혼인도 못 했는데 지금 홀연히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며 “노비는 갑작스러운 사이에 낱낱이 기록해 줄 겨를이 없어 정선방(貞善坊·조선시대 한성부 중부 8방 중의 하나)에 있는 가사(家舍·집)와 통진(지금의 경기 김포시)에 있는 밭과 땅을 먼저 허락해 준다(물려준다).”고 적었다. 아울러 공주는 정선방에 있는 집은 자기가 죽은 뒤에 사당을 세우고 제사를 받들어 자손에게 전하고 오래도록 지니고 살라고 당부했다. 경혜공주는 분재기를 작성하고 사흘 뒤인 12월 30일 별세했다. 문서 작성에는 문종의 서녀인 경숙옹주(敬淑翁主·1439~?)의 남편 반성위(班城尉) 강자순(姜子順) 등 증인으로 참여한 3명의 수결(手決·서명)이 있다. 한편 이번 분재기를 통해 경혜공주가 순천이나 장흥의 관노(官奴)가 됐다는 조선 후기 일부 문집이나 야사의 기록과는 달리 죽을 때까지 공주 신분을 계속 유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미수는 이후 중종반정에 참여해 ‘정국공신’이 돼 가문을 일으켰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국학중앙연구원, 인건비 부풀려 6억 펑펑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이 6억원이 넘는 인건비를 과다 책정해 직원들끼리 나눠 갖고 학생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교수를 뽑는 등 방만한 운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4일까지 한중연에 대해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부당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고 11일 밝혔다. 한중연이 정부 감사를 받은 것은 2002년 감사원 종합감사 이후 10년 만이다. 감사 결과 한중연은 직원들의 명예퇴직 등으로 인건비가 남자 2009년에 성과상여금을 이미 지급했음에도 ‘2008년도 추가 성과 상여금’ 명목으로 1억 9992만원, 봉급 조정수당으로 2억 581만원을 나눠 가졌다. 또 부설 한국학대학원 소속 교수의 경우 연가보상비 지급 대상이 아님에도 2010년에 9098만원, 2011년에 1억 294만원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자들의 외출·조퇴 등을 차감 산정하지 않아 2055만원이 부당 집행되기도 했다. ●3년간 강의 안한 교수 수십명 돈잔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근거도 없이 부원장과 대학원장의 호봉을 올려 8831만원을 추가 지급했는가 하면 수탁연구사업 간접비에서 4억 1657만원을 빼내 교직원들에게 선택적 복지비로 나눠줬다. 지난해 퇴임한 김정배 전 원장은 재임 중 백두산 관련 종합연구를 수행해 연구를 마무리하고도 이후 다시 연구비를 들여 백두산에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종결된 연구비로 백두산 여행도 교과부는 적발 사항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전 원장 등 관련자 5명을 경징계 및 경고처분하라고 한중연에 요구했다. 또 부당하게 지급된 6억 2021만원은 회수조치하도록 했다. 방만한 조직 구성과 운영도 문제였다. 한국학대학원은 교수 16명이 적정 인원임에도 4배가 넘는 69명을 직제규정에 반영해 뽑았는가 하면 교수의 주당 수업시간수조차 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09년부터 올 1학기까지 강의를 한 시간도 하지 않고 봉급을 받은 교수가 27명, 고등교육법이 정한 주당 9시간 이상 강의를 하지 않은 교수가 연인원 240명에 달했다. 또 종합연구동을 지으면서 승인 연면적보다 넓은 면적에 대해 설계용역을 의뢰했다가 수정했으며, 주차장과 저수조 등의 추가 증설도 부적절하게 추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국민의 화병(火病)/최광숙 논설위원

    조선의 개혁 군주인 정조는 사거(死去)하던 해인 1800년 6월 28일 누군가에게 보낸 편지에서 “뱃속의 화기(火氣)가 올라가기만 하고 내려가지 않는다.”며 악화된 통증을 호소했다. 지방 의관 정운교와의 대화에서는 “두통이 있을 때 등에서 열기가 솟구치니 이는 다 가슴의 화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정조는 말년에 많은 질병으로 고생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화병(火病)이다. 그는 화기를 다스리기 위해 황근을 1근 먹었으며, 항상 얼음물을 마시고, 차가운 온돌에 등을 붙이고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화병은 11살 때 뒤주에 갇혀 굶어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와 맞닿아 있다.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어려서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올랐다고 한다.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지은 ‘한중록’에 보면 사도세자 역시 화병을 앓았다. “화증(火症)을 덜켜 내오셔” “그 일로 울화(鬱火)가 되어서”라고 혜경궁 홍씨는 남편의 병증을 자세히 기록했다. 화병은 억울한 일을 당했거나 한스러운 일을 겪으며 쌓인 화를 삭이지 못해 생긴 몸과 마음의 고통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1996년 미국 정신과협회에서는 화병을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의 정신질환이라고 밝혔다. 한글 발음 그대로 ‘Hwa-byung’으로 표기된다. 화병 환자의 90% 이상이 중년 여성이라는 통계가 있다. 가부장적인 문화에서 기죽어 살아야 했던 여성들이 오랜 기간 화와 분노를 적절하게 풀지 못해 걸린, 약자의 설움이 가득 담긴 병이다. 화병은 아니지만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들은 누구나 크고 작은 화를 지니고 산다고 볼 수 있다. 몇년 전 화를 푸는 치유법을 담은 틱낫한 스님이 쓴 ‘화(anger)’가 베스트 셀러로 등극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요즘 출판계에서 혜민·법륜·정목 스님 등 스님 책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화 낼 일이 많은 세상,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이들이 많아서일 게다.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이 “울화통 터지는 세상, 국민의 화병을 고쳐드리겠다.”며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이제 우리는 개인 차원이 아닌, 사회적 화병을 고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경제위기로 인한 강퍅한 살림살이, 취업난, 실업난 등으로도 충분히 고달픈 삶인데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실세들의 추악한 돈 거래와 정치권이 하는 꼴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다. 대선 후보들 중 진정 국민의 화병을 고쳐줄 명의가 있기는 한 건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부고]

    ●박정서(전 서울서부교육구청장)씨 부인상 찬경(포스텍 세아석좌교수)씨 모친상 최인(CNCI 대표)씨 장모상 2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4일 오전 6시 (02)2227-7556 ●홍필선(뉴질랜드 거주·사업)씨 부친상 정계춘(전 MBC프로덕션 이사)이창원(인천화학 사장)씨 장인상 22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4일 오전 9시 (02)2258-5940 ●고육환(호부축산 대표)옥환(경북농장 대표)경환(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재정통계연구실장)씨 모친상 22일 경북 상주 중앙장례식장, 발인 24일 오전 7시 (054)541-8542 ●이상래(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실 비서관)씨 장인상 22일 대전 평화원장례식장, 발인 24일 오전 8시 (042)250-9411 ●이용대(전 코리아슈퍼리오 대표)씨 별세 원준(페리유한회사 부장)원석(사업)원제(유로컨설팅 대표)씨 부친상 2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4일 오전 8시 (02)2227-7569 ●나세균(동원공업 대표)호균(자영업)은진(사직고 교사)씨 부친상 박한욱(하나대투증권 이사)김현우(동국제강 부장)씨 장인상 21일 부산 한중프라임장례식장, 발인 24일 오전 9시 (051)305-4000 ●김우련(전 롯데기공 대표이사)씨 별세 태인(BL자산관리 대표이사)씨 부친상 류성원(현대자동차 이사)김태연(삼성전자 상무)씨 장인상 2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3일 오전 9시 30분 (02)3010-2631 ●김명우(두산중공업 부사장)씨 형님상 21일 부산전문장례식장, 발인 23일 오전 9시 (051)312-4444 ●고윤기(양양농협 이사)씨 별세 종진(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책임)란(중앙일보 경제부문 기자)씨 부친상 준기(전 서울 상암동장)씨 동생상 21일 속초 강원삼성병원, 발인 23일 오전 8시 30분 (033)633-7444 ●박원배(전 한화 부회장)씨 별세 2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4일 오전 9시 (02)3010-2230
  • [부고]

    ●김명한(부산 동래구의회 부의장)씨 별세 5일 부산의료원, 발인 8일 오전 8시 30분 (051)607-2651 ●정인식(문경 명약국 대표)홍식(법무법인 화인 변호사)장식(한독약품 영업전무)씨 부친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010-2231 ●강태영(조선비즈 편집부장)문종(리바이스코리아 재무본부장)씨 부친상 오제명(몽골 선교사)씨 장인상 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2227-7597 ●박영신(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장)씨 장인상 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30분 (02)2650-2742 ●전수영(매일신문 교정부 차장)중영(한국개발전략연구소 실장)중문(씨티은행 송탄지점장)씨 부친상 5일 대구 계산성당, 발인 7일 오전 (053)256-2046 ●구자균(전 서광산업 회장)자억(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평가연구본부장·한중교육교류협회장)자흥(사업)자형(허밍치과 대표원장·천안시치과의사회 부회장)씨 부친상 김준표(천안중앙초 교장)씨 장인상 박인숙(가천대 초빙교수)씨 시부상 5일 천안 단국대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41)550-7474 ●최웅필(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씨 장모상 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2258-5940 ●왕세창(부산여대 총장)세명(광주과학기술원 학부장)세종(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획조정실장)씨 모친상 5일 양산 부산대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55)389-0600 ●박종대(시엔티종합건축사사무소 회장·전 부산시 종합건설본부장)씨 별세 5일 부산 해운대 백병원, 발인 8일 오전 5시 30분 (051)711-1451
  • 韓中日 역사적 사건과 문화 각기 다른 시각으로 재조명

    한·중·일 3국 간의 역사갈등 문제를 언급할 때 늘 등장하던 것이 독일 모델이었다. 주변국, 그러니까 프랑스나 폴란드 같은 주변 피해국들과 사전 조율해 역사교과서를 만들거나, 아예 공동으로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방식이다. 과거사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인 한·중·일 3국 간에도 이런 모델이 적용될 수 있을까.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2’(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는 가능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보는 쪽에 서 있다.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가 터지면서 한·중·일 역사학계는 맞서 싸울 게 아니라 대화하고 토론하자는 입장을 정했고 그에 따라 2002년 출범한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가 내놓은 근현대사 책이다. 2005년 ‘미래를 여는 역사’에 이은 두번째 작업이다. 한·중·일 3개국을 오가며 19차례의 회의를 거친 끝에 한국 측 10명, 중국 측 7명, 일본 측 5명의 학자가 집필에 참여해 완성했다. 책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1권이 국제관계 차원에서 근현대사를 다뤘다는 점과 2권에서는 민중 생활사 위주로 꾸몄다는 점이다. 해서 1권을 읽으면 남북분단으로 인해 북한에 막혀버려 섬나라처럼 살다 보니 멀어진 개념, 대륙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령 청산리전투의 경우 기존 서술은 한국인의 뛰어남에만 그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청산리전투가 1차대전, 러시아혁명, 체코여단에까지 연결된다. 그리고 어쨌거나 이 시기 각국의 근대화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2권에서는 헌법, 도시화, 가족, 교육 등 각종 제도와 실제 생활상에 대한 서술들이 줄을 잇는다. 식민지 근대화가 아니라 식민지적 근대화라는 점을 음미해볼 수 있다. 강의도 마련된다. 오는 20일, 27일 그리고 7월 5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문화회관에서 이번 책에 집필진으로 참여한 신주백(연세대), 하종문(한신대), 김정인(춘천대) 교수가 각각 강연을 연다. 각권 2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韓·中 수교 20년… 점점 커지는 외교·안보 갈등 해법은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로 떠오른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은 외교·안보 면에서 어떻게 협력하고 관계를 맺어나가면 좋은가.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한 이래 62억 달러에 불과했던 교역규모를 2011년 2409억 달러로 37배나 키웠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경제 파트너가 됐다. 한국도 비화교권을 제외하면 일본·미국에 이어 중국의 제3의 교역국가가 됐다. 인적교류도 1992년 13만명에서 2011년 641만명으로 49배 성장했다. 이렇게 한·중은 경제적으론 밀접해졌다. 하지만 동아시아지역에서 중국과 미국과의 전략적인 경쟁이 치열해지자 외교·안보 쪽에서 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25, 26일 동북아역사재단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한중일 관계의 역사적 성찰과 새로운 지역 협력 질서의 모색’에서 ‘G2시대의 등장과 한·중관계의 딜레마’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이날 한국과 중국이 외교·안보상의 인식 차가 양국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여론조사(2011년 가을 조사)를 발표하고, 해소방안을 소개했다. 2012년은 한중 수교 20년을 기념하는 해이고, 한국·미국·중국의 정권교체기이자 북한의 ‘사회주의 강성대국’ 원년에 해당한다. ●한·중 국민, 상대방 불신 심각 한국인들은 북·중 동맹의 한 축인 중국이 북핵문제, 북한의 무력도발 등에 대해 북한을 지지해 한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평가했다. 중국인들은 미국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등을 지렛대로 중국을 봉쇄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G2로 떠오른 2008년 이래로 한·중 사이에 전략적 불신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 여론조사를 보면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하여 한국인들은 중국인이 반대할 것이라는 인식을 비교적 폭넓게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44.6%가 ‘미국이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중국이 통일을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은 15.5%로 낮았다. 한국인의 59.1%는 ‘중국이 통일을 반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중국인들 스스로는 36.7%가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반대한다는 비율은 단지 10.9%였다. 이 교수는 “이런 답변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인 이익을 위하여 한반도 현상유지를 선호하고 통일을 반대한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충돌했을 때 한국인은 69.2%가 중국이 북한을 지지할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같은 질문에 중국인은 66.4%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와 비슷한 답변으로 ‘중국과 미국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했을 때 누구를 지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62.1%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런 중립적인 답변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도 한국인도 모두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는 반응을 보인다.”고 이 교수는 우려했다. ●동아시아 다자협의체 활성화해야 이 교수는 한·중이 갈등을 해소하고 전략적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중국은 한·미동맹의 강화가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고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하고, 한국도 중국의 이러한 불신을 불식시키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둘째, 중국은 통일한국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해 중국에 이로울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해야 한다. 셋째, 한국은 중국의 부상이 반드시 한국에 위협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미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미국이나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남북협력관계를 강화해 한반도에서의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을 상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북갈등이 북·중 동맹의 강화로 이어질 경우 한·미동맹과 대립·갈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동아시아 지역에서 3자 형태의 작은 규모의 다자주의 협의체를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국세청·공정위 등 고위직 관료출신 상한가

    지난해 새로 선임된 30대 기업의 사외이사 중에서는 유독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의 고위직 관료 출신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학계 38%·관료출신 23% 順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사외이사 150명 중 학계 인사는 57명으로 38%를 차지했다. 국세청, 공정위, 검찰 등 정부 관료 출신이 35명(23.3%)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도에는 관료 출신이 32명(20.9%)이었다. 이로써 대학 교수와 정부 관료가 전체 사외이사의 61.3%에 달했다. 이어 기업인 등 재계 인사(30명·20%), 법조인 출신(21명·14%), 언론인 등 기타 인사(7명·4.7%) 순이었다. 대한항공은 사외이사에 이주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새로 영입했다. 대기업이 국세청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는 뻔하다. 국세청 공무원은 전·현직 간의 유대 관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세금 관련 업무가 생길 때 든든한 ‘백’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공정위 전직 고위직에 대한 인기도 높은 편이다. 이번에 주순식 전 공정위 상임위원이 현대중공업 사외이사를 맡았다. ●권오규·김승유 등 거물급도 포진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는 기업이 각종 소송 문제로 골치를 앓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롯데쇼핑은 대검찰청 감찰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낸 김태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새로 선임했다. 정진호 전 법무부 차관은 한화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S-오일의 안용석, SK하이닉스 윤세리 사외이사는 공정거래 분야의 전문 변호사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공정위가 대기업들에 겨누는 칼끝이 해마다 예사롭지 않는 점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 계열사는 학계 인사 선호 신임 사외이사 중에는 이름이 알려진 거물급 인사들도 많다. 장·차관급 관료 중에서는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가 효성 사외이사에, 최근 퇴임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대한항공 사외이사가 됐다. 관료 출신으로는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가 된 한경택 서울과학기술대 초빙교수가 눈에 띈다. 그는 국토해양부 기술안전정책관을 역임한 바 있다. 다만 삼성 계열사는 학계 인사를 선호했다. 삼성전자 사외이사에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 삼성물산에 이현수 서울대 교수와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삼성중공업에 송인만 성균관대 부총장이 각각 선임됐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한·중 FTA 협상 개시] 韓 “中企보호도 신경” 中 “한국투자 확대 기회”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은 2일 오전 베이징 상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다음은 양국 수석대표와의 일문일답. →한·중 FTA와 한·중·일 FTA의 차이는. -(천더밍) 한·중 간 첫 협상은 5월 중 하기로 했다. 한·중 FTA는 한·중·일 FTA의 기초다. 한·중 FTA와 한·중·일 FTA는 대립 관계가 아니다. 3국의 경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한 경제체로 3개국의 FTA 협정 체결은 전 세계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한·중 FTA의 수준은. -(박태호) 세계무역기구(WTO)가 권고하는 FTA의 표준을 바탕으로 한다. 한·중 FTA는 상품뿐 아니라 투자 서비스, 지적재산권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FTA다. 두 나라가 모두 WTO 회원국인 만큼 WTO에 각국이 양허한 수준 이상, 즉 ‘WTO+α’가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천더밍) 한·중 간 산업구조는 경쟁적이기도 하지만 상호 보완적이기도 하다. 상품 분야의 경우 한국은 농업 분야에서, 중국은 석유·화학 전자 기계 등의 분야에서 민감하다. 그러나 우리의 협상은 상품 분야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투자 분야도 포함된다. 서비스와 투자 분야에서 한·중 양국의 격차가 있다. 현재 중국은 한국에 대한 투자가 매우 적다. 한국은 이미 미국·유럽연합(EU)과의 FTA를 완성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인들이 한국에 가서 투자하도록 독려하고 싶다. →협상 완료 목표 시점은. -(천더밍) 2년 안에 마무리되길 기대한다. →알려진 것 이외에 추가 민감 분야는. -(박태호) 한국 측은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부문에 대한 우려도 많다. 전통적으로 무역 협상의 경우 서비스 부문에서 산업 보호 등을 이유로 민감할 수 있고 투자 개방도 쉽지 않다. -(천더밍) 양국 모두 WTO 양허 기초 이상의 개방을 약속했기에 각 분야에서 민감 품목이 있을 것이다. 협상은 민감 품목을 잘 다뤄야 한다. →올해 양국 모두 권력 교체기인데 장기적인 협상에 영향을 주지 않나. -(박태호) 한국은 12월이 대선이다. 많은 분들이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한 한·중 FTA 협상을 개시하는 것을 의문스러워한다. 그러나 국가 비전이 세워졌다면 이를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정부 본연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천더밍) 양국 모두 올 하반기에 중요한 정치 일정이 있다. 그러나 FTA를 둘러싼 관·산·학의 연구가 5년간 이뤄졌고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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