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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5] “정전협정 정신으로” “해상경계 획정 유연해져야”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5] “정전협정 정신으로” “해상경계 획정 유연해져야”

    정태욱-정전협정 정신으로 찾는 평화 해법 한국 정전협정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를 규율하는 정전협정은 비록 한국전쟁의 산물이었지만,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 나아가자는 법이었다. 그 기본 목적은 적대행위의 방지와 평화의 증진이었다. 그에 따라 서해5도 수역과 한강하구는 육상의 비무장지대와 달리 민간 이용에 개방된 곳으로 규정되었다. 이 사실을 우리는 거의 망각하고 있다. 정전협정은 남북의 접경지대를 3개 부분으로 나누어 규율하고 있다. 육상의 비무장지대, 한강하구, 서해 5도 수역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육상의 비무장지대는 군사분계선을 가운데 두고 있으며, 민간인 출입과 왕래를 엄격히 통제하는 군사적 완충지대로 규정되었다. 반면에 한강하구는 군사분계선을 두지 않고, 남북 민용 선박 항행에 개방하였다. 다만, 군사정전위원회와 유엔사가 선박 등록과 민사행정을 관할한다. 서해 5도 수역은 더 나아가 군사분계선도 없을 뿐더러 유엔사의 관할 수역이 따로 지정되어 있지도 않다. 남북의 인접해면, 즉 영해 존중의 원칙만 천명하였을 따름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영해만 침범하지 않으면 누구든(제3국 선박도) 국제해양법에 따라 해수 이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규정된 것이다. 원론적으로 우리 어선이 중국 양쯔강 유역까지 가서 조업을 할 수 있듯이, 북한의 남포 앞 바다에도 갈 수 있고, 마찬가지로 북한 어선도 우리 경기만에서 어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정전협정 상 인접해면만 침범하지 않으면 남북의 어선이 서로 오르내리며 조업활동을 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하여 유엔사는 물론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것이다. 육지에 휴전선이 있으니 바다에도 그런 것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분단 무의식’의 반영일 따름이다. 정전협정 체결 당시 해상분계선 없어 서해 5도 수역은 ‘민간 자유 이용’ 규정 이후 EEZ 선포하면서 적대 현장 변질 남북이 다시 평화수역으로 만들어야 정전협정 체결 당시 국제법 상 ‘공해자유의 원칙(mare liberum)’이 확립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아직 12해리 영해와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해양법이 정립되기 전이었다. 따라서 바다를 남북으로 가르는 ‘휴전선’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서해5도 수역 문제는 정전협정의 제1 의제인 군사분계선 설정에서 다루어지지 않고, 제3 의제인 휴전감시 방법에서 다루어졌다. 해상 군사분계선은 애초에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휴전회담 당시 서해 5도 수역에서는 해상 군사분계선이 아니라 섬들의 귀속이 문제되었다. 육상의 군사분계선은 유엔군과 공산군의 접촉선으로 결정되었다. 그렇게 육상의 군사분계선에 준하여 섬들의 귀속을 정할 경우 38선 이남, 황해도-경기도 도계(道界) 이북에 있는 섬들은 북한에 속할 우려가 있었다. 이는 남측의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더욱이 당시 제해권은 유엔군이 장악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원래 남측이 통제하던 38선 이남의 섬들 가운데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 다섯 개의 큰 도서군(島嶼群)들은 유엔사의 통제 하에 두고, 나머지 섬들은 북한에 귀속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던 것이다. 서해 5도 수역 정전협정 규정의 또 하나의 쟁점은 남과 북의 연해(인접해면, 영해) 문제였다. ‘영해’는 정치적 문제로 간주되어 ‘군사’ 정전협정에서는 영해가 아니라 연해(coastal waters) 혹은 인접해면(contiguous waters)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당시 유엔사는 미국의 표준에 따라 3해리를 주장하였고, 북한은 제3세계의 경향에 따라 12해리를 주장하였다. 결국 그 범위는 타결되지 못하고 다만, 인접해면을 존중하며, 어떠한 봉쇄도 하지 않는다는 규정으로 봉합되었다. 그러나 3해리와 12해리의 다툼이 있었다면, 적어도 3해리에 대한 합의는 존재한 것으로 봄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정전협정 상 서해 5도 수역에는 휴전선은 존재하지 않고, 대신 남북 각기 그 육지를 둘러싼 3해리의 띠 모양의 영해가 있을 뿐이었다. 그에 따라 휴전 직후 우리 군이 어로 활동과 초계활동의 한계를 정하기 위하여 북한 3해리 영해를 기준으로 황해도를 둘러싼 형태의 북방한계선(NLL)을 설정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북방한계선은 어디까지나 우리 어선이나 병력 진출의 북방한계를 정한 것이지, 북한 비무장 선박의 남하와 북한 어민들의 어로 활동을 제약하는 것으로 오해되어서는 안된다. 다만, 당시 남측의 해군력이 월등하였고, 따라서 남한 어민들의 어로 활동이 활발하였다. 북방한계선이 곧 우리 어민들의 어로한계선이 된 것이다. 하지만, 해군력에서 열세였던 북한은 위와 같은 ‘공해자유의 원칙’과 ‘3해리 영해’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었다. 북한은 휴전회담 당시부터 해상 군사분계선을 언급했다. 정전협정 체결 후 군사정전위원회에서도 육상의 군사분계선의 연장선 혹은 황해도-경기도 도계의 연장선을 해상 군사분계선으로 주장하였다. 또한 북한은 인접해면의 범위를 12해리로 주장하였고, 1955년에는 내각 결의로 12해리 영해를 선언하였다. 서해5도 수역에서 남북 어민들의 나포와 분쟁이 잦아졌고 군사적 충돌도 발생하였다. 마침내 1968년 박정희 정부는 어로저지선(어로한계선; 조업한계선)을 현재 수준으로 남하시켰다. 이후 국제해양법의 발전으로 12해리 영해는 물론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이 주장되면서 북한은 1977년 서해 5도 수역에 군사경계수역과 해상경계선을 선포하였다. 그에 맞서 남한 역시 12해리 영해와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을 공표하였으며, 북방한계선을 일종의 해상 군사분계선처럼 관철시켰다. 이렇게 서해 5도 수역은 남북의 배타적 관할 수역이 중첩되는 모순과 적대의 현장이 되어 버렸다. 3해리 영해를 제외한 수역에 ‘공해자유의 원칙’을 적용하여 남북이 모두 공유할 수 있게 한 원래의 정전협정 정신은 사라졌다. 서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결국 1999년 연평해전을 시작으로 남북의 군사적 충돌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남과 북은 다시 정전협정의 정신으로 회귀하여 평화의 해법을 찾으면 좋겠다. 서해 접경수역에서 남북의 배타적 구역을 3해리로 확인하고, 그 너머의 부분은 남과 북이 평화롭게 협력하여 함께 이용하는 수역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 평화협정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정태욱 인하대 법전원 교수 water@inha.ac.kr이석우- 수역 안정 유지하며 공간관리 인식 제고를 1982년에 체결된 유엔해양법협약은 해양에서의 모든 행위에 대한 법적인 구도를 형성하고 영토 및 영역을 이유로 주장될 수 있는 해양 구역을 규정하고 있다. 영해를 획정하는 일반규칙은 동 협약 제15조에 규정되어 있는데, 이 규정에 따르면 경계는 두 국가 간 중간선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동 협약은 배타적경제수역의 경계획정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대향국간 또는 인접국간의 배타적경제수역의 경계획정에 관한 협약 규정은 제74조에 규정되어 있는데, “‘공평한 해결’에 이르기 위하여 국제법을 기초로 하는 합의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상당한 기간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관련국은 분쟁해결 절차에 회부한다; 합의에 이르는 동안, 관련국은 이해와 상호협력의 정신으로 실질적인 잠정약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며, 과도적인 기간동안 최종 합의에 이르는 것을 위태롭게 하거나 방해하지 아니한다. 이러한 약정은 최종적인 경계획정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관련국간에 발효중인 협정이 있는 경우 경계획정에 관련된 사항은 그 협정의 규정에 따라 결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 협약에서 배타적경제수역의 경계를 획정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명시하지 않아 해양경계획정 관련 법규범은 일반적으로 국제사법기관을 통해 형성된 판례를 통해 발전하고 구체화되고 있다. 2009년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흑해(黑海) 해양경계 사건에서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적용한 해양경계획정의 소위 ‘3단계 접근법’은 그 이후 2012년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의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간의 벵갈만의 해양경계획정 사건과 2012년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니카라과와 콜롬비아 사이의 경계획정 사건 등 후속 판결들을 통해 일반적으로 해양경계획정에 있어서 실행가능한 통상적인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3단계 접근법은 첫째, 잠정적인 등거리선/중간선 설정, 둘째, 형평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등거리선/중간선에 조정을 요구하는 어떠한 요소들이 있는지의 여부 고려, 그리고 셋째, 조정된 경계선이 각국의 해안선 길이 비율과 각 당사국에 속하게 될 관련 해양 면적의 비율 간에 심각한 불균형으로 인해 형평하지 않은 결과를 도출하지 않도록 점검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3단계 접근법의 이론적 완결성에 대한 여러 비판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점에서 이 3단계 접근법을 배제하고는 현존하는 해양경계 미획정 지역에 있어 결과를 예측하여 협상에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 이론적인 적용 가치가 증대되고 있다. 즉, 해양경계획정 과정에 있어 예측가능성의 제고가 해양경계획정에 적용되는 동 3단계 접근법의 객관성을 보장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국제법에 당사국 간 공평한 경계 강조 서해5도 해상은 한중일 관할권 중첩 남북 관할권 미치는 수역 최소화하고 이해 조정해 통합 관리방안 강구해야 첫 번째 단계인 잠정적인 등거리선/중간선 설정에 있어 인접국 간 해양경계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등거리선이, 대향국 간 해양경계에 있어서는 양국 연안의 중간선이 잠정적 경계선이 되며, 이러한 등거리선 또는 중간선은 모두 해양경계획정을 위한 수단이므로 그 자체로 어떠한 법적 결과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서해5도 및 동해상 남북한 간의 가상중간선을 표시하면 첨부한 지도와 같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러한 가상중간선에 형평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잠정적인 중간선의 수정 또는 이동을 요하는 요소들이 존재하는지를 고려하는데, 연안길이 간의 불균형, 어업활동, 안보 등을 해양경계획정을 위한 고려사항으로 보고 잠정적인 중간선에 수정을 가한다. 실제 해양경계획정과 관련된 협상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이 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단계에서는 처음 설정한 조정된 중간선을 적용해 설정된 해양경계획정이 최종적으로 공평한 결과에 도달하였는지를 소위 비례성 테스트를 거쳐 획정한다. 그렇다면 3단계 접근법을 통해 최종적으로 획정될 서해5도 수역의 해양경계획정은 어떻게 될 것인가? 첫번째 단계에서 설정한 가상중간선이 두번째 단계와 세번째 단계에서 어떠한 변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획정될 것인가는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남한과 북한이 동 사안을 제3자 국제사법기관에 의뢰하는 경우에 해당 방식을 통해 분명해 질 것이다. 남한과 북한이 동 사안을 제3자 국제사법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양자간의 협상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3단계 접근법은 결과의 예측가능성을 담보하기에 원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서해5도 수역은 남북한만의 해양 문제가 아닌 한중일 3국의 관할권이 중첩되는 수역이라는 점이다. 남한과 북한간의 서해5도 수역에서의 해양질서의 법적인 지위에 변화를 가하는 어떠한 행위의 결과는 양자간에 해양경계획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한국과 중국, 북한과 중국과의 해양질서의 법적인 관계 설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해당 수역의 관리와 분쟁해결의 해법 강구에 있어 관할권 확보 및 해양경계획정을 위한 전통적인 접근에서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유엔해양법협약 체제는 영해, 접속수역, 배타적 경제수역, 공해 등으로 전 해역을 공간적으로 구분하여 각 공간에서 연안국과 비연안국의 권리를 기능적으로 분배하고 있는데, 서해5도 수역의 경우는 국가의 관할권이 미치는 수역을 최소화하고, 남북한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해당 수역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욱이 1974년 한일간 합의된 북부대륙붕경계선을 제외하고 주변국과 해양경계획정이 전무한 현재의 한국의 해양질서 유지는 주변 해양강국들간의 역학관계의 부산물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한국이 한반도 수역에서의 최소한도의 주도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해양질서의 안정적 유지 관리는 필수요건이다. 현재 서해 NLL을 포함하여 정전협정에서 유래한 남북한 간의 해양경계획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한반도 해양질서의 안정적 관리 및 한반도 평화체제의 정착을 위해서 서해5도 수역의 해양공간관리의 활용에 대한 인식의 전향적인 제고가 요구된다.  
  • 외교부 “방위비 합리적 타결로 한미동맹 안정 관리”

    외교부 “방위비 합리적 타결로 한미동맹 안정 관리”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한일관계 안정적 관리한중 교류협력 전면복원시진핑·푸틴 방한 추진외교부는 한미동맹을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 안정에 기여하는 ‘호혜적 책임 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정상 및 고위급 교류 조기 추진을 포함,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양 정부 간 정책적 공조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위비 분담 협상 등 주요 현안의 호혜적, 합리적 타결로 동맹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무산된 방위비 분담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동맹 복원의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앞서 미 CNN방송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3% 인상에 다년 계약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외교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함께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외교적 관여 공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북미 대화 조기 재개 및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한미 간 조율된 전략을 만들고 발전을 시키겠다고 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한 한미 간 이견을 최대한 좁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 번영’의 3대 원칙에 기반한 평화 외교 추진도 재확인했다.최악의 상황으로 평가받는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투트랙 기조를 견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한중일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삼아 한일 관계 개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해결 노력도 강조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주장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외교부는 ICJ 제소에 대해선 신중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고위급 교류, 한중 교류협력을 전면 복원해 양국 관계 도약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추진 의사도 밝혔다. 또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3국 협력에 대한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는 지난 9일 취임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출석해 주요 현안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정의용·왕이 “시진핑 방한 조속히 추진”

    정의용·왕이 “시진핑 방한 조속히 추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6일 취임 후 처음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한중 관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 장관과 왕 국무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양국 정상 및 고위급 간 교류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시 주석의 방한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두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왕 국무위원은 정 장관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두 장관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실질적 진전 여건 마련을 위해 양국 간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중 외교장관 첫 통화… 왕이, 정의용 중국 초청

    한중 외교장관 첫 통화… 왕이, 정의용 중국 초청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6일 취임 후 처음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한중 관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 장관과 왕 국무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양국 정상 및 고위급 간 교류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시 주석의 방한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두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해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키로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 방한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왕 국무위원은 정 장관의 중국 방문을 초청했다. 정 장관은 이에 사의를 표하고 구체적인 방문 시기 등에 대해 지속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 두 장관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의 구체적인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어 협력체의 지속 발전을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남북과 중국, 일본,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한 바 있다. 아울러 두 장관은 내년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올해와 내년으로 지정한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양국간 교류와 협력을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두 장관은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실질적 진전 여건 마련을 위해 양국 간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中 반대하면 가만 안 둬”… 물어뜯을수록 잘나가는 환구시보

    “中 반대하면 가만 안 둬”… 물어뜯을수록 잘나가는 환구시보

    “BTS, 중국 무시” “호주, 중국 신발 밑의 껌” 자극적 내용으로 갈등관계 국가들 맹비난해외는 물론 자국에서도 “부끄럽다” 외면 최고지도부 가려운 곳 긁어주고 ‘악역’ 자처 시진핑 등 선호… 하루 200만부 발행 매체로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이 확산되면서 ‘애국기사 제조기’로 불리는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하루 200만부 가까이 발행되는 환구시보는 대륙의 주요 매체로 성장했지만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등 중국과 갈등을 빚는 모든 나라를 적나라하게 비난해 식자층의 혐오도 상당하다. 중국에 반대하는 모든 대상을 ‘물어뜯어’ 지지자와 반대파를 동시에 양산하는 ‘환구시보의 정치학’을 살펴봤다. ●인민일보 잉여인력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서브 브랜드 1948년 공산당 기관지로 출발한 인민일보는 이제 하루 300만부가량을 찍어 내며 본토를 대표하는 일간지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부터 해외로 특파원을 보냈고 국제부 기사도 자연스레 늘었다. 그런데 인민일보는 지금도 평일 20면, 주말 8면에 불과할 만큼 지면이 적은 편이다. 전 세계로 나간 특파원 상당수가 기사를 쓰지 못하고 허송세월했다. 이에 회사는 “거액을 들여 각국으로 파견한 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고 회사 수익도 창출하자”며 1993년 1월 환구시보를 창간했다. 외신 기사에 특화된 인민일보의 ‘서브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환구시보는 작정하고 돈을 벌고자 만든 신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기본 철학을 따르지만 인민일보·신화통신 등 정론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문 1면은 한 건의 기사로 채워진다. 민족주의 정서가 가득한 제목을 달아 독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과거 한국의 지하철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무료 일간지와 구성이 비슷하다. 환구시보는 하루 발행 부수가 150만부를 넘어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4월부터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발행한다. 두 매체는 홈페이지 주소도 다르고 기사 내용 역시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있다. 환구시보가 국내 독자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글로벌타임스는 외국인을 위한 홍보에 중점을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민일보가 자사 국제 뉴스에 중국 정부의 의중을 담고자 두 종류의 ‘부캐’(부캐릭터·평소 모습이 아닌 새로운 성격)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당시 환구시보는 “한국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 “앞으로 한국인은 수많은 사찰과 교회에서 평안을 위해 기도나 하라”,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한국은 국가 지위에 악영향을 받을 것”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는 “환구시보는 인민일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황색언론 매체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한 외교 소식통은 “지분 구조에 관계없이 관영 매체로 보는 것이 맞다”면서 “주요국 정부들은 환구시보에 오보가 실리면 (신문사가 아닌) 중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다. 매체의 논조를 당국이 결정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후시진 편집인, 재산·여자 논란에도 승승장구환구시보가 지금의 유명세를 얻게 된 것은 후시진(61) 편집인(편집국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1960년 베이징에서 태어나 인민해방군 난징국제관계학원(학부)을 마치고 베이징외국어대에서 러시아학(석사)을 전공했다. 지금은 중국에서 극좌(우리나라의 우파) 언론인으로 분류되지만 1989년 6월 톈안먼 사태 때는 목숨을 걸고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을 정도로 개혁 성향이 강했다. 같은 해 11월 인민일보에 입사해 1991년 구소련 붕괴 당시 현장을 누볐고 1993년 유고슬라비아 특파원으로 발령받아 보스니아 내전도 목격했다. 해외 취재 경험을 통해 ‘아무리 대국이라도 통제력을 잃으면 한순간에 나라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한다. 1997년 환구시보 부편집인을 거쳐 2005년부터 편집인을 맡고 있다. 그는 본토에서 사용이 금지된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중국 외교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불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에게 전권을 부여했다’는 소문도 돈다. 중국 정부보다 앞서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 단독 기사를 내보내는 등 정보력도 상당하다. 하지만 그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보도와 논조로 많은 나라와 불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BTS)이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6·25전쟁은 한미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 “중국을 무시했다”고 호도했다가 전 세계에서 비난 받았다. 시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려고 ‘악역’을 자처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최근 그는 불륜 및 혼외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말 부편집인 돤징타오(45)가 “후 편집인이 오랫동안 전현직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2명의 혼외자를 두고 있다”며 공산당 감찰기구에 고발하면서부터다. 언론인으로서 모으기 힘든 거액의 자산을 축적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베이징 소식통은 “후 편집인의 개인적 명성에 타격이 있을 수 있지만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 중국 지도부는 능력·도덕성보다 당에 대한 충성도를 우선시한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도 그가 보여 준 성과를 감안해 덮고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공산당 매파 심중 엿보는 창구” vs “언론 품격 저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반중 정서가 강하게 퍼지자 환구시보와 후 편집인의 공격성도 비례해 커졌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이 외부 세계의 시선을 의식해 품위를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환구시보는 감염병 피해 국가들의 당연한 불만까지도 대놓고 비난하는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상대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국제조사를 요구하자 후 편집인이 “호주는 중국의 신발 밑에 붙어 있는 껌”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언론학계에서는 환구시보가 ‘돌격대장’ 역할을 맡아 중국 공산당 매파의 의중을 국제사회에 ‘질러 본’ 뒤 돌아오는 여론을 가늠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본다. 일종의 ‘간 보기’다. 그래서 중국 언론이 세계 각국에 ‘막말을 했다’고 하면 출처는 십중팔구 환구시보다. 과거 우리나라 종편 논객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반대 입장을 가진 이들에게 조롱과 분노를 쏟아 내는 것과 비슷하다. 중국에서도 환구시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상당수 오피니언 리더는 “이런 기사와 사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 신문을 읽지 말라고 권한다. 문제는 시 주석 등 지도부가 환구시보의 홍보 방식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전랑외교’(중국과 갈등을 빚는 국가를 강하게 맞받아치는 외교 기조)를 충실히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2019년 홍콩 명보는 소식통의 말을 빌려 “시 주석이 후시진을 칭찬하고 인정했다. 당국도 각 기관에 ‘환구시보 선전 방식을 본받으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 기사는 중국 내 매파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면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민족주의 성향으로 중국 언론 전체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크다. ‘중국은 늘 옳고 서방은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 논리가 중국의 건전한 발전에 악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더융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전랑외교는 자신의 관점을 상대방에게 억지로 주입하려고 한다.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이제라도 중국 외교 당국은 ‘다른 나라가 우리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반대하면 가만 안 둬”… 물어뜯을수록 잘나가는 환구시보

    “中 반대하면 가만 안 둬”… 물어뜯을수록 잘나가는 환구시보

    “BTS, 중국 무시” “호주, 중국 신발 밑의 껌” 자극적 내용으로 갈등관계 국가들 맹비난해외는 물론 자국에서도 “부끄럽다” 외면 최고지도부 가려운 곳 긁어주고 ‘악역’ 자처 시진핑 등 선호… 하루 200만부 발행 매체로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이 확산되면서 ‘애국기사 제조기’로 불리는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하루 200만부 가까이 발행되는 환구시보는 대륙의 주요 매체로 성장했지만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등 중국과 갈등을 빚는 모든 나라를 적나라하게 비난해 식자층의 혐오도 상당하다. 중국에 반대하는 모든 대상을 ‘물어뜯어’ 지지자와 반대파를 동시에 양산하는 ‘환구시보의 정치학’을 살펴봤다. ●인민일보 잉여인력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서브 브랜드 1948년 공산당 기관지로 출발한 인민일보는 이제 하루 300만부가량을 찍어 내며 본토를 대표하는 일간지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부터 해외로 특파원을 보냈고 국제부 기사도 자연스레 늘었다. 그런데 인민일보는 지금도 평일 20면, 주말 8면에 불과할 만큼 지면이 적은 편이다. 전 세계로 나간 특파원 상당수가 기사를 쓰지 못하고 허송세월했다. 이에 회사는 “거액을 들여 각국으로 파견한 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고 회사 수익도 창출하자”며 1993년 1월 환구시보를 창간했다. 외신 기사에 특화된 인민일보의 ‘서브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환구시보는 작정하고 돈을 벌고자 만든 신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기본 철학을 따르지만 인민일보·신화통신 등 정론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문 1면은 한 건의 기사로 채워진다. 민족주의 정서가 가득한 제목을 달아 독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과거 한국의 지하철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무료 일간지와 구성이 비슷하다. 환구시보는 하루 발행 부수가 150만부를 넘어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4월부터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발행한다. 두 매체는 홈페이지 주소도 다르고 기사 내용 역시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있다. 환구시보가 국내 독자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글로벌타임스는 외국인을 위한 홍보에 중점을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민일보가 자사 국제 뉴스에 중국 정부의 의중을 담고자 두 종류의 ‘부캐’(부캐릭터·평소 모습이 아닌 새로운 성격)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당시 환구시보는 “한국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 “앞으로 한국인은 수많은 사찰과 교회에서 평안을 위해 기도나 하라”,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한국은 국가 지위에 악영향을 받을 것”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는 “환구시보는 인민일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황색언론 매체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한 외교 소식통은 “지분 구조에 관계없이 관영 매체로 보는 것이 맞다”면서 “주요국 정부들은 환구시보에 오보가 실리면 (신문사가 아닌) 중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다. 매체의 논조를 당국이 결정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후시진 편집인, 재산·여자 논란에도 승승장구환구시보가 지금의 유명세를 얻게 된 것은 후시진(61) 편집인(편집국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1960년 베이징에서 태어나 인민해방군 난징국제관계학원(학부)을 마치고 베이징외국어대에서 러시아학(석사)을 전공했다. 지금은 중국에서 극좌(우리나라의 우파) 언론인으로 분류되지만 1989년 6월 톈안먼 사태 때는 목숨을 걸고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을 정도로 개혁 성향이 강했다. 같은 해 11월 인민일보에 입사해 1991년 구소련 붕괴 당시 현장을 누볐고 1993년 유고슬라비아 특파원으로 발령받아 보스니아 내전도 목격했다. 해외 취재 경험을 통해 ‘아무리 대국이라도 통제력을 잃으면 한순간에 나라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한다. 1997년 환구시보 부편집인을 거쳐 2005년부터 편집인을 맡고 있다. 그는 본토에서 사용이 금지된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중국 외교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불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에게 전권을 부여했다’는 소문도 돈다. 중국 정부보다 앞서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 단독 기사를 내보내는 등 정보력도 상당하다. 하지만 그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보도와 논조로 많은 나라와 불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BTS)이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6·25전쟁은 한미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 “중국을 무시했다”고 호도했다가 전 세계에서 비난 받았다. 시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려고 ‘악역’을 자처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최근 그는 불륜 및 혼외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말 부편집인 돤징타오(45)가 “후 편집인이 오랫동안 전현직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2명의 혼외자를 두고 있다”며 공산당 감찰기구에 고발하면서부터다. 언론인으로서 모으기 힘든 거액의 자산을 축적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베이징 소식통은 “후 편집인의 개인적 명성에 타격이 있을 수 있지만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 중국 지도부는 능력·도덕성보다 당에 대한 충성도를 우선시한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도 그가 보여 준 성과를 감안해 덮고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공산당 매파 심중 엿보는 창구” vs “언론 품격 저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반중 정서가 강하게 퍼지자 환구시보와 후 편집인의 공격성도 비례해 커졌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이 외부 세계의 시선을 의식해 품위를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환구시보는 감염병 피해 국가들의 당연한 불만까지도 대놓고 비난하는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상대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국제조사를 요구하자 후 편집인이 “호주는 중국의 신발 밑에 붙어 있는 껌”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언론학계에서는 환구시보가 ‘돌격대장’ 역할을 맡아 중국 공산당 매파의 의중을 국제사회에 ‘질러 본’ 뒤 돌아오는 여론을 가늠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본다. 일종의 ‘간 보기’다. 그래서 중국 언론이 세계 각국에 ‘막말을 했다’고 하면 출처는 십중팔구 환구시보다. 과거 우리나라 종편 논객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반대 입장을 가진 이들에게 조롱과 분노를 쏟아 내는 것과 비슷하다. 중국에서도 환구시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상당수 오피니언 리더는 “이런 기사와 사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 신문을 읽지 말라고 권한다. 문제는 시 주석 등 지도부가 환구시보의 홍보 방식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전랑외교’(중국과 갈등을 빚는 국가를 강하게 맞받아치는 외교 기조)를 충실히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2019년 홍콩 명보는 소식통의 말을 빌려 “시 주석이 후시진을 칭찬하고 인정했다. 당국도 각 기관에 ‘환구시보 선전 방식을 본받으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 기사는 중국 내 매파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면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민족주의 성향으로 중국 언론 전체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크다. ‘중국은 늘 옳고 서방은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 논리가 중국의 건전한 발전에 악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더융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전랑외교는 자신의 관점을 상대방에게 억지로 주입하려고 한다.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이제라도 중국 외교 당국은 ‘다른 나라가 우리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미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참여를 제안한다/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열린세상] 미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참여를 제안한다/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코로나발 세계경제 침체의 와중에 들려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 소식은 낭보임이 틀림없다.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인 동아시아에서 지역가치사슬(RVC) 주역 간의 메가 FTA 체결은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에 족하다. 그렇다고 RCEP에 장밋빛 전망만 넘쳐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RCEP가 중국의 역내 자장을 확대시키는 기폭제가 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RCEP RVC의 최대 특성은 한국과 일본이 연결된 ‘중국의 주도성’이다. RCEP RVC상의 부가가치 기준 무역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출용 중간재의 수출(전방참여)이나 수입(후방참여) 상대국 중 1위가 모두 중국이다. 중국의 전방참여국과 후방참여국 1위는 모두 한국이다. 그러나 RCEP RVC의 또 다른 중요한 특성은 ‘글로벌가치사슬(GVC)과의 연계성’이다. RCEP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역내 수출 비중은 8.4%인데,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5.2%),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3.8%)은 더 낮아 세계경제를 동강 낼 기세의 메가 FTA도 실은 자기완결성을 결한 불안정한 통합체일 뿐임을 일깨워 준다. 지난 20년간 RCEP의 역내 수출은 대중 수출 증대에 힘입어 연평균 8.0% 늘어 같은 기간 역외수출 증가율(대미 5.1%, 대EU 6.6%)을 능가하나, 정작 중국은 전자(12.3%) 못지않게 후자(대미 11.6%, 대EU 13.2%)가 높거나 웃돈다. RVC상에서는 중국의 전방참여국 2위가 미국이고, 중국과 한국의 전방참여국 3위가 미 시장을 겨냥한 멕시코이며, 미국의 전방참여국 3위는 중국이다. 한중일 삼국의 후방참여국 2위는 공히 미국이며 미국의 후방참여국 1위는 중국이다.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조립한 뒤 미국에 수출하는 전형적인 교역 패턴이 RCEP RVC와 GVC의 연계성에 녹아 있다. 이는 사실 RCEP의 원산지 규정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RCEP의 품목별원산지규정 중 부가가치 기준 충족 시 요구되는 역내부가가치비율이 40%에 불과한 것이 그 증례다. 예컨대 한국에서 생산한 완제품의 부가가치 중 60%가 미국산 중간재 수입으로 발생해도 ‘메이드 인 RCEP’ 제품으로 인정돼 역내 수출 시 관세 혜택을 얻게 되는 것이다. RCEP RVC의 특성 중 ‘중국 주도성’은 RCEP RVC 효율화를 가로막는 높은 장애물이나 ‘GVC와의 연계성’은 이를 넘어서게끔 도와주는 유용한 장대가 될 수 있다. 그렇다. RCEP의 나아갈 방향은 역외 시장과의 연계 강화를 추구하는 ‘열린 지역주의’ 표방이다. RCEP 협정문 최종 규정에서 발효 18개월 뒤에는 가입 희망국 어디에든 문호를 개방한다고 밝힌 만큼 이를 외교적 수사가 아닌 실현 가능한 목표임을 표방해야 한다. 이는 미약한 자기완결성을 지닌 모든 메가 FTA에 요청되는 방향성이기도 하다. 메가 FTA는 다자무역주의 복원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돼야 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는 미국의 최대 우선순위가 국내 보건·경제·정치 위기 극복이므로 이후 어느 정도 여건이 성숙될 때 RCEP 참여를 제안한다. 영국이 RCEP 참여를 바라고 중국도 CPTPP 참여를 공표한 마당에 미국도 RCEP 참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GVC상에서 미국의 3위 전방참여국이자 1위 후방참여국인 중국을 GVC에서 떼어 놓으려는 디커플링 전략은 자칫 미국이 부재한 RCEP RVC에서 중국 주도성을 더 강화시킬 유인이 된다. 이것이 과연 미국 국익에 부합하는 것일까. 차라리 미국은 RCEP 규범에 기반해 중국을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유도하고자 한중일 FTA,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과의 양자 FTA, EU·중국투자협정(CAI)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려봄직하다. 미국이 RCEP RVC 중 민감도가 덜한 부문에서부터 RCEP RVC 효율화에 관여한다면 이는 중국 주도성 완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중국의 CPTPP 가입 역량 구축에도 일조할 것이다. 단 중국이 CPTPP 참여 시 기존 규범 준수를 바란다면 미국도 RCEP 참여 시 그리해야 한다. 미국의 RCEP 참여가 인도의 RCEP 참여보다도, 중국의 CPTPP 참여보다도 실현 가능성이 더 높을지 모른다. 한국의 CPTPP 참여와 미국의 RCEP 참여를 위해 양국은 공조해야 한다.
  • 어부들의 개밥그릇·재떨이로 ‘천덕꾸러기’… 700년 만에 보물로 깨어난 침몰선 도자기

    어부들의 개밥그릇·재떨이로 ‘천덕꾸러기’… 700년 만에 보물로 깨어난 침몰선 도자기

    1970년대 어부 그물에 도자기 자주 걸려당시 중요성 몰라 다시 바다에 던져 버려1976년 도굴꾼 유물 팔려다 존재 알려져 수중발굴 경험 없어 해군 등과 합동조사세계 수중고고학 사상 대규모 유물 나와금속품·도자기 등 2만 4000여점 찾아내 목간 글씨 연구 결과 원나라 국적 밝혀져당시 항로·유물 추정… 고려 거쳐 日향한 듯신안보물선 14세기 해양 실크로드의 실증1970년대 중반 보물선 신드롬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당시 발굴된 신안보물선에서 값진 고려청자와 송·원대 도자기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수중 발굴은 물의 흐름, 기상조건, 기압차이 등에 따라 매우 한정된 시간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까다롭기 짝이 없고, 고가의 발굴 장비와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수중고고학은 신안보물선 발굴 전까지 국내에서 매우 생소한 학문이었지만, 이 일을 기점으로 급속히 발전했다.●어부 그물에 걸린 도자기 6점의 가치 신안보물선은 1975년 8월 처음 확인됐다. 어부 최모씨 그물에 도자기 6점이 걸려 올라온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다른 어부들은 도자기가 올라오면 바다에 다시 던져 버리거나 집으로 가져가 개밥그릇이나 재떨이로 썼다. 최씨도 도자기의 중요성을 몰랐지만,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그의 동생은 달랐다. 동생의 관심으로 신안군청에 신고해 나온 감정 결과, 중국 송·원대의 도자기였다. 그 이듬해 침몰선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무려 700년 동안 깊은 바닷속에 잠들었던 보물선이 비로소 물 위로 떠올랐다. 이듬해 9월 도굴꾼이 잠수부를 고용해 유물을 건져내 팔려다 검거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에도 도굴이 잇달아 일어났고, 발굴 해역 주민들도 도굴에 가담했다.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했다. 관계 당국은 조사를 서둘렀지만 수중발굴 경험이 없던 탓에 유물을 건져 올릴 수 있는 도구나 장비도 딱히 갖추지 못했다. 문화재청의 전신인 문화재관리국, 국립중앙박물관과 해군해난구조대 등이 합동조사단을 꾸렸다.신안보물선의 발굴 위치는 전남 신안군 증도 해역이다. 증도는 전남 목포에서 서북 방향으로 약 40㎞ 떨어진 섬이다. 발굴 현장은 증도와 임자도에서 각각 4㎞ 떨어진 해역이었다. 여기서 1976년 10월 26일 우리나라 최초의 수중발굴이 시작됐다. 이후 약 10년 동안 조사가 이어진다. 밀물과 썰물의 차가 커서 물의 흐름이 바뀌는 정조 시간에만 발굴할 수 있었다. 수심은 평균 20m 정도였는데, 수중 시야가 좋지 않고 조류가 빨라 조사에 어려움이 상당했다. 1977년 제3차부터 바둑판 모양의 철재로 된 ‘그리드’를 설치해 육상 발굴처럼 조사 결과를 기록했다. 해군이 발굴하고, 학자들은 유물과 도면을 정리했다. 이렇게 해 선박과 송·원대 도자기 등 무려 2만 4000여점이 최종 출수됐다.신안보물선의 국적은 뜨거운 관심사였다. 고려냐, 중국이냐, 아니면 일본이냐로 의견이 속출했다. 연구 결과 중국 선박으로 최종 밝혀졌다. 신안보물선에서 나온 ‘지치삼년’(至治參年)이라고 새겨진 목간의 글씨가 중국 원 영종 3년(1323년)을 의미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가와 연대가 확인된 것이다. 선박의 구조는 어땠을까. 당시는 고려시대로, 우리나라에서 수중발굴된 선박은 모두 바닥이 평평한 평저선이었지만 신안선은 중국 선박으로 배 밑이 ‘V’자 모양인 첨저선이었다. 신안보물선은 중국 푸젠 지역 첨저선으로, 수심이 깊은 해역에서의 운항과 파도를 가르기에 적합하고, 배를 만들 때 무사 항해와 안녕을 기원하는 보수공이 있어 중국 선박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보수공은 선수·선미 용골재 연결부에 위치한다. 선수 수직접합면 원형 구멍에는 청동거울을 넣었고 선미에는 송대 화폐인 태평통보를 북두칠성 모양으로 배치했다. 선체는 모두 720여편(조각)으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20여년 동안 보존처리 후 복원했다. 추정 실물 크기는 길이 34m, 폭 11m, 깊이 3.7m이다. ●신안보물선에 고려인들도 승선한 듯 신안보물선의 유물은 도자기 2만여점, 금속품 1000여점, 자단목 1000여점, 향신료, 약제품, 석제품, 목제품, 유리·골각제품, 동전 28t(약 800만개) 등이다. 도자기는 길이 50~70㎝, 너비 40~60㎝, 높이 40~60㎝ 정도 나무상자에 10~20개씩 포개서 끈으로 묶어 적재했다. 배의 균형을 잡고자 자단목을 배 밑에 골고루 깔고 그 위에 28t이나 되는 동전을 쌓았다. 동전 상단에는 도자기와 칠기·금속제품 등을 수납했다.우리나라 유물은 청자 매병과 청자 베개, 선원들이 배 위에서 사용하던 청동숟가락 등이 있다. 고려청자는 12~13세기 강진 사당리요와 부안 유천리요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중국에서 수집했을 가능성도 있다. 고려인이 쓰던 것으로 보이는 숟가락이 나온 것으로 보아 고려인들도 승선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당시 신안보물선의 항로나 유물로 봐서는 고려를 거쳤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고려 왕실과 귀족들에게는 중국의 영향으로 차를 마시고, 향을 피우고, 꽃을 감상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 취향은 실용성과 예술성을 갖춘 공예의 발전을 이끌어 고품질 상감청자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본 유물로는 세토매병과 나막신, 칼코 등이 있다. 일본 가마쿠라시대는 중국과 외교 관계가 중단된 상태였지만, 중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교류는 활발했다. 차 마시고, 향 피우고, 꽃을 감상하는 문화가 선종사찰, 가마쿠라 막부의 주요 인사와 상급 무사들 사이에서 더 인기가 있었고 이런 문화를 즐기고자 관련 기물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이와 관련한 유물들이 향로, 향합, 꽃병, 잔, 주전자 등이다. 신안선에서 나온 유물 중 가장 많은 것은 도자기·토기류로, 2만 660여점에 이른다. 도자기는 청자와 청백자가 다수였는데 대부분 중국 용천요와 경덕진요계였다. 도자기 분류로 편년과 생산지 등도 밝혀냈는데, 이렇게 대량으로 출수된 도자기는 지금까지도 세계 수중고고학 사상 유례가 드물다. 금속 유물은 1000여점으로 분향구, 불교의식구, 주방용구, 생활용구, 금속정 등 다양했다. 금속덩어리인 금속정은 녹여서 불상이나 기타 기물 제작에 사용하고자 했을 터다. 주석정과 철정이 340여점으로 가장 많고 ‘왕구랑’(王九郞)이라는 장인의 이름이 새겨졌다. 특히 ‘경원로’(慶元路)가 새겨진 청동추 덕분에 선박 출항지가 중국 경원로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목제유물로는 목간, 목기발, 목제반, 칠기완, 자단목 등이 나왔다. 목간 360여점은 화물표이니만큼 화물주·적재품 단위 등을 밝히는 데 요긴하게 쓰였고 침몰연대를 분석하는 데에도 사용됐다. 이 중 목간에서 언급한 ‘도후쿠지’(東福寺)는 일본 교토시 도잔구에 있는 임제종 사찰을 가리킨다. 1319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1325년 가마쿠라 막부의 도움으로 재건됐다. ‘도후쿠지’ 목간은 1323년 도후쿠지 사찰 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는 신안보물선을 일본 가마쿠라 막부의 묵인 아래 파견된 무역선으로 보는 근거이기도 하다. 식물류는 후추, 은행, 빈낭(기호식품), 여지(과일) 씨 등이 나왔다. 이러한 식물은 한약재와 향료 등이 거래되거나 구급약, 혹은 식용이었을 가능성을 보여 주며 당시 해상운송의 규모와 교류 정도를 가늠케 한다.●출항한 신안보물선, 최종 목적지는 신안보물선의 항로는 두 갈래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추정은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항에서 연안 항로를 따라 온저우 등을 거쳐 칭위안으로 북상해 무역품을 싣고 고려, 일본으로 향하는 항로다. 중국 저장성 칭위안항을 출발한 배는 고려 개경을 중간 기착지로 삼았을 것이다. 배의 발굴 지점은 한중 항로인 서남해사단항으로, 기상재해 등 돌발 상황으로 인해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다른 추정은 중일 무역이 활발했던 일본 후쿠오카 하카다항이 목적지인 항로다. 중국에서 출발해 일본으로 직항하던 무역선이 남송·원대의 중국과 일본 간 주요 무역품이던 도자기와 동전들을 싣고 표류하다 침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물주는 일본인과 기관의 대리인 등이 많았으며 목간에 새겨진 ‘조자쿠암’(釣寂巖), ‘하코자키’(筥崎) 등은 규슈의 사찰로, 하카다항과 관련이 있다. 출항지는 청동추에 새겨진 대로 ‘경원로’이다. 칭위안은 현재 중국 저장성 닝보 지역으로 남송대에 광저우, 취안저우와 더불어 국제항으로 성장한 곳이다. ‘지치삼년육월삼일’(至治參年六月二日) 목간은 신안선이 6월 남풍 시기에 출항했음을 알려준다. 신안보물선과 유물은 14세기 전후 해양 실크로드 무역의 실증이며 고려·일본 유물도 출수돼 한중일 관련성도 증명한다. 당시 중국 범선의 무대는 고려·일본과 동남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였다. 신안보물선이 고려를 경유해 일본으로 갔는지, 아니면 바로 일본으로 갔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출수가 우리나라 해역인 것은 분명한 만큼 우리나라가 해양 실크로드의 일원이었음을 대변한다. 신안보물선 수중발굴은 우리나라를 아시아 수중고고학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했다. 복원된 신안보물선의 선체와 다양한 도자기, 자단목, 목간, 금속제품 등 유물은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전시하고 있다. 연구소를 방문하면 영상과 전시를 통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신안 증도 발굴해역은 현재 사적 제274호로 지정돼 안내판과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생생한 해양 실크로드를 보고 싶다면 직접 방문해 볼 만하다. 김병근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 한중, 초미세먼지 25% 이상 줄었다는데… 왜 하늘은 뿌연 걸까

    한중, 초미세먼지 25% 이상 줄었다는데… 왜 하늘은 뿌연 걸까

    韓, 5년 새 27% 개선… ‘좋음’ 154일로 최다中, 기업배출관리·석탄 소비 줄여 28% 감소“코로나발 경제·이동 제한 영향 분석 빠져”지난해 한국과 중국의 대기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의 저감 대책 및 대기질 개선을 위한 협력을 통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활동 위축 및 이동 제한 등이 반영되지 않은 데다 지난 주말 대기질이 악화되면서 개선 체감도가 떨어진다. 중국의 개선 효과가 우리나라의 농도 저감으로 이어지면서 중국발 영향을 입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와 중국 생태환경부가 10일 합동으로 공개한 미세먼지 대응 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는 19㎍/㎥로 전국 단위 관측을 시작한 2015년(26㎍/㎥) 대비 26.9%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초미세먼지 ‘나쁨’(36㎍/㎥ 이상) 일수는 총 27일로 2015년(62일)보다 56% 감소했다. ‘좋음’(15㎍/㎥ 이하) 일수는 154일로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해 중국 337개 도시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3㎍/㎥로 전년(36㎍/㎥) 대비 8.3%, 2015년(46㎍/㎥) 대비 28.3% 감소했다. 한국은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등을 통해 대형 사업장과 석탄화력발전소 배출량이 줄고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이 감소했다. 굴뚝원격감시체계(TMS)가 부착된 635개 대형사업장의 지난해 12월 초미세먼지 관련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1만 3518t으로 2018년 12월(1만 9894t) 대비 32% 감소했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소(60기) 배출량도 3527t으로 2018년 12월(8781t)과 비교해 60% 줄었다. 배출가스를 많이 내뿜는 5등급 차량(노후 경유차) 중 저공해조치를 하지 않은 차량은 134만 7000대로 2년 만에 약 100만대가 줄었다. 중국 정부는 ‘람천보위전’(푸른 하늘을 수호하는 전쟁)을 대기오염관리정책(오염방지공견전)의 중점과제로 정해 산업구조 최적화와 산업 친환경 발전, 오염 배출이 심한 기업 관리 등을 통해 철강 생산용량 2억t, 저급철강재 1억 4000만t을 줄였다. 에너지 구조조정 등으로 2019년 전국 석탄 소비 비중이 57.7%로 전년 대비 1.5% 포인트 감소한 반면 청정에너지는 23.4%로 1.3% 포인트 늘었다. 한중 양국은 대기질 개선이 공통 현안이라는 점에서 ‘각자 또 함께’ 전략을 강화한다. 상호 배출을 줄이는 데 노력하면서 대기협력사업인 ‘청천계획’ 등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합동 발표는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양국의 협력 관계를 상징한다”며 “동북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중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린치핀’ 한국 vs ‘코너스톤’ 일본…바이든 첫만남 물밑 외교전

    ‘린치핀’ 한국 vs ‘코너스톤’ 일본…바이든 첫만남 물밑 외교전

    靑 “규모 최소화 방미 추진하되 6월 G20前 비대면도 고려”日 스가, 2월 방미 불투명… 쿼드정상회의로 첫 대면 가능성DJ 제외하면 역대 미일 정상회담이 한미보다 먼저 이뤄져백악관의 새 주인이 누구와 먼저 통화하고, 만나는지는 향후 미국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와 방향을 점칠 수 있는 판단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정상외교를 재개하는 시점에서 한·일은 물론, 각국의 물밑 외교전이 불붙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28일 오전 0시 45분이라는 이례적인 시간에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첫 통화를 관철시킨 것도 북미(캐나다·멕시코)와 유럽(영국·프랑스·독일), 러시아에 이어 아시아 최초라는 상징성에 집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 역량이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온데다 코로나 확산으로 도쿄 올림픽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해져 궁지에 몰린 일본으로선 바이든 대통령과의 신뢰 구축과 함께 확고한 미일 동맹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란 얘기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역대급 ‘브로맨스’를 연출했다는 평가를 스가 총리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통화에서 두 정상은 서로를 ‘요시’, ‘조’라고 부르게 됐다”는 NHK 보도를 통해 일본 정부가 친분을 부각시키려 애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일 정상 통화가 먼저 성사되자 불똥은 청와대로 튀었다. 특히 보수진영에서는 지난달 26일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를 백악관이 불편해했다는 식의 분석과 함께 정부의 외교력을 폄훼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통화 순서에 의미를 담을 필요는 없으며, 한중 통화와 한미 정상통화는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 예산안과 폭설 등 미국 측 사정에 의해 미뤄졌던 한미 정상통화는 지난 4일 오전 8시부터 ‘32분간’ 이어졌다. 청와대는 두 정상 모두 두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란 공감대를 바탕으로 교황과의 통화 경험 등을 공유하는 등 “코드가 맞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꼭 직접 만나서 (현안을) 협의하길 기대한다”면서 ‘서로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도 했다. 취임 축하를 위한 첫 통화임에도 ‘밀도’가 높았다고 강조한 셈이다.그렇다면 한미, 한일정상회담이 언제 열릴까.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1월)하면, 통상 상반기 중 회담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지 50여일 후인 2009년 4월 2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출범 47일 만인 2001년 3월 7일 김대중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첫 회담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에는 취임 약 5개월 만인 2017년 6월 30일 백악관에서 열렸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기준으로는 53일만이었다. 물론 그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 때의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겠다고 했다. 미국 외교안보라인 주요인사들의 청문 과정이 매듭지어지고, 앞서 한미 정상통화에서 언급됐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한 협의가 일단락되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6월 영국에서의 만남은 ‘상수’로 보인다. 남서부 콘월의 휴양지에서 예정된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문 대통령을 초대했다. ‘지구의 날’인 4월 22일쯤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기후 정상회의를 열겠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대면 개최는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도 “정상통화 때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기 전에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청와대로선 6월까지 시간을 흘려보낼 여유가 없다. 임기 1년여를 남기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에 외교역량을 올인한 문 대통령으로선 어느 때보다 한미 정상회담이 절박하다. 앞서 통화에서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는 등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6월 G20 정상회의도 100%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전에 수행원을 포함해 30~40여명 정도로 최소화한 형태로 워싱턴을 가는 방안과 함께 화상으로라도 두 정상이 소통하는 방안을 모두 열어놓고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정상이 직접 만난 적이 없다고는 해도 여러 차례 화상회담을 해본 결과, 충분히 심도깊은 소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스가 총리는 지난 해 말부터 2월 중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양국 모두 코로나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있어 연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사상 첫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담이 비대면 방식으로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일본발(發)로 나온 것도 흥미롭다. 인도 정부가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할 것을 우려해 확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또한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2000년 이후 정상회담 순서를 보면 미국은 아·태 지역의 번영과 발전의 ‘초석’(cornerstone)으로 표현해온 일본을 ‘핵심축’(linchipin)이라 부르는 한국보다 먼저 만났다. 2017년은 탄핵 상황과 맞물려 있지만, 미일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월 10일에 먼저 열렸다. 5월 10일 취임한 문 대통령은 일본보다 넉 달 늦은 6월 30일 워싱턴을 찾았다. 2013년에도 비슷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2월 22일 만났지만, 박근혜 대통령과는 5월 7일에 회담을 했다. 2009년에도 아소 다로 총리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2월 24일에 만났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6월 16일에 만났다. 한국이 일본을 앞선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유일하다. 김 대통령은 3월 7일 부시 대통령과 만나 3월 19일에야 회담에 성공한 모리 요시로 총리를 12일 앞섰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日산케이 “文대통령, 중국의 속셈에 놀아나선 안돼”…또 주제넘은 훈수

    日산케이 “文대통령, 중국의 속셈에 놀아나선 안돼”…또 주제넘은 훈수

    일본의 주요 일간지 중 가장 노골적으로 반한(反韓)·반중(反中) 성향을 보이는 산케이신문이 8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한미일 동맹구조를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의도에 넘어가면 안된다며 타국 외교에 훈수를 두고 나섰다. 산케이는 이날 ‘한국의 미중외교: 동맹분단의 속셈에 놀아나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사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첫번째 전화회담을 갖고 일한(한일) 관계 개선과 일미한(한미일) 협력이 지역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서두를 꺼낸 뒤 “(그러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앞서 1월 하순에 열린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한(한중) 전화회담”이라며 딴죽을 걸었다. 산케이는 “시 주석은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은 중한 공통의 이익이라고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하는데, 북한과 융화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문 대통령에게는 지원성 발언으로 기분좋게 들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도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중국의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은 날로 강해지고 있다’며 시 주석에 찬사를 보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발언은 홍콩이나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탄압을 강화하는 중국공산당을 민주주의 국가의 정상이 옹호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미국에서도 의문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중국에는 미한(한미) 정상회담이 실현되기 전에 대중 포위망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도록 압박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최전방에 있으면서 자국의 안전보장을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이 중국에 경도되는 것은 아무런 이익도 가져오지 않는다”고 했다. 사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중국과 ‘밀월’로까지 불렸던 관계를 일시적으로 구축했지만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사드) 도입 결정 이후 중국 측으로부터 호된 경제보복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미중과 등거리를 유지한다는 편의주의 외교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행동에 대항하겠다고 밝혔다”며 “문 대통령은 중국이 획책하는 동맹분단을 배제하고 일미한 결속을 실현할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고 맺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신융아의 외교통일수첩] ‘한반도 비핵화’ 백악관 발표문에는 왜 없을까

    [신융아의 외교통일수첩] ‘한반도 비핵화’ 백악관 발표문에는 왜 없을까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14일 만인 지난 4일 한미 정상 간 첫 전화통화가 이뤄졌다. 약 일주일 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며 선수를 친 데다 그 사이 한중 정상 통화가 이뤄지면서 늦어지는 한미 정상 통화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던 참이었다. 어쨌든 이날 문재인·바이든 두 대통령이 통화하며 ‘세 차례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는 것까지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북한 문제는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으니 첫 전화통화로서는 무난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외교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전화 외교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자연히 통화 순서만 놓고도 묘한 경쟁이 벌어진다. 미일 통화 후 일주일 가까이 한미 통화가 이뤄지지 않자 일각에서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이 가까운 캐나다와 멕시코부터 시작해 유럽, 아시아 국가 순으로 통화를 이어 가고 있는 것을 보면 한미 정상 통화는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심야 통화도 마다하지 않으며 순서를 대폭 앞당긴 일본은 스타트는 빨랐으나 밤 12시 넘어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를 받기 위해 출근한 스가 총리의 모습에서 도쿄올림픽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다급한 사정도 읽혔다. 흥미로운 점은 통화 후 각국 발표 내용이다. 여기에는 각국 우선순위에 따른 교집합과 여집합이 드러난다. 우리 발표엔 있지만 상대 쪽엔 없는 것도 있고, 순서나 단어 선택에도 차이가 보인다. 이번 한미 정상 통화 후 백악관 발표문은 네 문장에 그친다(앞서 일본과의 통화 발표문은 일곱 문장이었다). 내용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인 한미동맹 강화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긴밀한 협력 △미얀마(버마)의 즉각적인 민주주의 회복 필요성 △다양한 국제 현안 논의와 코로나19·기후변화 등 협력이 전부다. 우리 브리핑에서 나온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나 양 정상이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전략을 함께 마련하자”고 했다는 내용은 백악관 발표에는 빠졌다. 같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우리의 제1현안인 북한 문제에 대한 시급성이나 중대성 인식엔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미 있는 언급은 오히려 일본과의 전화통화에서 찾을 수 있다. 발표문에서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 필요성을 함께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이 나온 데 주목했다.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비핵화 방법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보다 완화된 표현으로, 2018년 6·12 싱가포르 합의서에 담긴 내용이기도 하다. 그동안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던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라고 한 것도 이례적이다. 미국의 한미 정상 통화 발표문에서 눈에 띄는 점은 미얀마와 북한에 대한 명칭이다. 미얀마에 대해서는 공식 국가명 대신 민주화 세력이 부르는 옛 이름인 버마로 표기한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North Korea’ 대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는 공식명을 사용했다. 미국이 북한을 공식 국가명으로 부른 건 2018년 북미 정상회담 때나 있던 일로, 북한이 먼저 도발하기 전까진 최소한의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뤄진 싱가포르 합의의 계승을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도 이런 노력을 알고 상당히 신경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가급적 조속히”를 강조한 것과 별개로 협력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존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이 북한 억제 차원에서 동맹을 강조하면 우리의 한반도 정책을 수용하겠지만, 중국 견제 차원에서 동맹을 강조하며 한미일 협력,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안보회의체) 등으로 확장되면 우리는 미중 사이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yashin@seoul.co.kr
  • 코로나 세상에 알린 리원량, ‘통곡의 벽’에서 뜨거운 추모

    코로나 세상에 알린 리원량, ‘통곡의 벽’에서 뜨거운 추모

    공식행사 금지·관련 단어 SNS서 삭제마지막 글 남긴 웨이보에 댓글 100만개날마다 수천개씩 글 올리고 대화 나눠“1년 지났지만 병원 간부들은 그대로”“친구들아. 최근 우리 병원에서 7명이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았어. 10여년 전 없어졌던 병이 다시 나타난 것이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네. 암튼 다들 조심해라.” 2019년 12월 30일 중국 우한중심병원의 젊은 안과의사가 의대 동창들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대화방에 경고의 글을 올렸다. 이를 본 의사들이 화들짝 놀라 이를 지인에게 알리면서 후베이성에서 괴질이 퍼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중국에서 퍼진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사 리원량(1986~2020)이 지난해 2월 7일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됐다. 중국 정부는 민심 동요를 우려해 ‘호루라기를 분 사람’으로 불리는 그에 대한 공식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누리꾼들은 그가 생전에 쓰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모여 그를 조용하지만 뜨겁게 기리고 있다.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 설치 미술가 왕펑은 리원량 1주기 추모 전시회를 준비했다가 당국으로부터 “국가에 먹칠을 하지 말라”고 경고를 받았다. 그의 작업실도 경찰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대만 중앙통신도 “요즘 중국에서 ‘휘슬블로어’(내부고발자) 등 민감한 단어들이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빈번히 삭제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리원량 애도를 꺼리는 이유는 감염병 확산 초기 은폐·축소에 급급했던 중국 공산당의 과오를 떠올리게 해서다. 지난해 1월 3일 그는 공안에 소환돼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훈계서에 서명하고 처벌을 받았다. 이 때문에 리원량 사망 직후 베이징 지식인들은 중국 최고지도부를 강하게 비난하며 언론의 자유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당국은 리원량 추모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그의 웨이보 계정에서 댓글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가 병상에 있던 지난해 2월 1일 마지막으로 남긴 웨이보 글에는 지금까지 100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지금도 하루 수천개씩 새 글이 올라온다. 사람들은 이를 ‘통곡의 벽’이라고 부른다. 한 누리꾼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던 당신 병원의 간부들은 여전히 그대로다. 이 세계는 어지러움으로 가득 차 있어 아무것도 투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다른 누리꾼은 “리원량을 가장 잘 기리는 길은 무슨 발언을 했더라도 그 사람이 처벌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이웃국가 일본’…외교백서는 격상,국방백서엔 격하

    ‘이웃국가 일본’…외교백서는 격상,국방백서엔 격하

    단순 ‘이웃국가’→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동반자’→‘이웃국가’ 국방백서와 대비 외교부는 5일 2019년 한 해 동안의 외교활동을 기록한 ‘2020 외교백서’를 발간했다. 일본에 대해 전년도엔 ‘이웃 국가’라고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라고 명명한 부분이 눈에 띈다.이번 백서에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지속 추진, 주변 4국과 균형 있는 협력외교 강화, 신남방·신북방 정책의 내실화, 국민외교 강화 등의 외교 성과가 담겼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백서는 한미관계에 대해 2019년 3차례 정상회담 등 정상 차원의 활발한 소통과 공조가 이뤄졌으며, 정상외교를 통해 민주주의·인권·법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한 관계를 재확인했다고 기술했다. 일본에 대해선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라고 표현했다. 2018년 상황을 기술한 ‘2019 백서’에서는 일본을 단순히 “이웃 국가”라고만 했다. 앞서 나온 ‘2020 국방백서’에서 전년도에 사용했던 ‘동반자’라고 표현을 지우고, 일본을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라고만 표현해 거리감을 보였던 것과 대비된다. 2019년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반발해 수출규제를 단행하는 등 2018년보다 양국관계가 나빠졌지만, 외교백서에서 관계가 격상된 것으로 나타난 것은 관계 회복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관계에 대해선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형성된 양국관계 회복에 대한 공감대에 기반해 고위급의 활발한 교류와 더불어 안정적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기록했다. 강경화 장관은 발간사에서 “2019년 한반도 정세는 2018년부터 이어온 평화의 흐름 속에서 진전과 소강 국면을 반복하며 빠르게 변화됐다”면서 “우리는 긴밀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남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정의용, 文 정부 외교실패 지적에 “절대 동의 못해”

    정의용, 文 정부 외교실패 지적에 “절대 동의 못해”

    野 “문 대통령 정치 일정 고려해 외교 추진” 정 “국익 위한 노력을 부당하게 폄훼” 반박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이 실패했다는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외교정책에 대한 총괄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며 외교부 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질의하자,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이 실패했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의 평화가 일상화됐다고 평가한다”며 “북한의 도발이 일체 없었다는 점만 해도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생활할 수 있었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국내 정치 일정과 관련해서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도 받아들일 수 없다. 절대 그런 일이 없다”면서 “그렇게 말씀하는 것은 우리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의 국익을 위한 외교의 여러 가지 노력을 아주 부당하게 폄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3년전 한중관계 단절 상태...겨우 복원해 여기까지” 정 후보자는 한중 관계와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안정적으로 관리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중관계도 우리 정부가 출범할 당시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불투명한 절차를 통한 국내 배치로 인해서 한중관계는 완전히 거의 단절된 상태였다”면서 “그것을 차근차근 복원해서 한중관계를 이 정도까지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실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책임자로서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실패했다는 판단은 전혀 공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피력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 출범 당시) 한반도 외교안보 상황은 매우 엄중했다”면서 “지난 3년동안 대북정책 뿐만 아니라 방위력 개선에도 엄청나게 노력해서 한반도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후보자는 향후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미 대화를 조기에 재개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그는 모두 발언에서 “새로 출범한 미국 행정부와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북미대화의 조기 재개를 통한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겠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에 기반한 평화외교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 주도로 출범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에 대한 북한의 참여를 위한 견인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허허허” 웃음 주고받은 文-바이든…“코드 맞네요! 한미동맹 업그레이드”

    “허허허” 웃음 주고받은 文-바이든…“코드 맞네요! 한미동맹 업그레이드”

    바이든 “둘다 가톨릭신자, 교황과 소통하자”文 “교황과 대화했는데 동북아 평화 기원해”靑 “수레 함께 탄 업그레이드된 한미동맹”유대감 형성 등 ‘우호적 코드 맞추기’ 주력중국 등 민감한 현안은 언급 안 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4일 오전 한미 정상통화에서는 세 차례나 웃음이 나오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였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는 “두 정상은 다양한 현안에서 코드가 맞았다”면서 “한미동맹이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이 오늘 통화의 의미”이라고 자평했다. 文 “취임 후 분주할텐데 전화 감사”바이든 “文 통화 못 할 만큼 바쁘진 않아” 文, 신년회견서도 “바이든 정부와 코드 같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양 정상이 모두 가톨릭 신자라는 점도 공통 코드가 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모두 가톨릭 신자이니 교황과 소통하자”는 취지의 언급을 하자, 문 대통령은 “저도 교황과 대화한 일이 있다. 교황은 동북아의 평화안정을 기원하고 기후변화를 우려했다”고 소개했다. 또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분주한 가운데 전화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과 통화를 못 할 정도로 바쁘지는 않다”고 답하는 등 유머가 오가며 통화 도중 세 차례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 또 “한미동맹을 표현하는 말인 ‘린치핀’은 수레에서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핵심축을 의미한다”면서 “그런데 오늘 두 정상은 린치핀 수준을 뛰어넘어 수레 위에 함께 올라가 업그레이드된 대화를 나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 간 첫 소통이었던 만큼 유대감을 형성하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 정부는 코드가 같다”고 밝혔었다.‘한중 정상통화로 한미 정상통화 지연된 게 아니냐’ 묻자 “고려대상 아냐” 다만 양 정상은 민감한 현안은 논의 대상에서 가급적 피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한일관계, 중국 정세, 한미군사훈련 등이 논의됐느냐는 물음에 “구체적인 현안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해 나가자는 정도의 얘기만 했다”고 전했다. 대신 이 관계자는 ‘한중 정상통화가 한미 정상통화 시기를 지연시킨 요인이 됐다’는 일부 지적에는 “한중 정상통화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인영 “中도 한반도 비핵화 찬성, 미중 협력계기 될 것”

    이인영 “中도 한반도 비핵화 찬성, 미중 협력계기 될 것”

    외신기자들 대북전단금지법·北인권문제 질의 이인영 “北 제재 성과 점검하고 유연화 고려해야”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3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미·중이 갈등을 넘어 서로 협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간담회에서 향후 미·중 관계가 한반도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최근 한중 정상 통화를 통해 시진핑 주석이 남북, 북미 대화에 지지 의사를 밝힌 것처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평화공존의 뜻을 함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김대중-클린턴 정부 시기 남북미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 진전을 이뤄냈고, 주변국도 신뢰를 바탕으로 이러한 흐름을 지지하고 함께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미중 관계가 모든 면에서 경쟁으로만 가는 건 바람직하지도 않을 뿐더러 다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비핵화 관련해서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 장관은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그동안의 제재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 평가할 시점이 됐다”면서 제재 완화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재 강화와 완화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나 주민들이 그들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들도 중요하다고 말한 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제재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비핵화협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대북전단 금지는 112만명 주민 생명 보호 위한 것” 북한인권재단·기록물 공개엔 “더 고려해야” 소극적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 의회 청문회가 예정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비롯해 북한 인권에 관한 질문들이 많이 나왔다. 대북전단법이 표현의 자유와 충돌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 장관은 “이 법의 기본적 문제의식은 112만명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 보호가 일차적 목표”라며 “표현의 자유 제약하는 건 이 법의 주된 목적 아니다”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대북전단법을 밀어붙인 것과는 상반되게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무한정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통일부 일방의 의지만으로 안 되기 때문에 국회 논의나 합의 과정이 진전돼야 한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북한인권기록물을 공개적으로 발간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고려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 장관은 “북한 인권 증진과 남북관계 발전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우리가 기록한 것이 실제로 그러한 것인지, 일방적인 의사를 기록한 것인지 검증하는 과정이 부족하다”면서 “바로 공개하는 것이 좋을지, 독일처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공개하는 것이 좋을지 검토중이다. 지난해 탈북민 중심으로 북한 인권 상황 기록하는 것을 주력해 보겠다”고 설명했다.이 장관은 “평화가 더 큰 인권을 만들고 인도주의 협력이 더 실질적인 인권 개선을 이룰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 등 인도주의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독도·수출규제로 악화된 한일… 日, 주일 무관 불러 항의

    독도·수출규제로 악화된 한일… 日, 주일 무관 불러 항의

    日초계기의 韓함정 위협비행 등 언급“한국은 협력 손상 없도록 대응” 요구 ‘사드 갈등 삭제’ 中과는 정상화 노력 국방부가 ‘2020 국방백서’에서 일본을 ‘동반자’가 아닌 ‘이웃국가’라고 표현한 것은 악화일로의 한일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다. 안보 측면에서 일본의 전략적 중요도가 떨어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2일 공개된 국방백서에서 일본은 주변국과의 국방교류협력 관련 설명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기술됐다. 일본에 대해선 “양국 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국가”라고 소개돼 있다. 2018년 백서에는 동반자란 문구가 들어가 있는데 경색된 한일 관계 국면 속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백서에서는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독도 도발, 2018년 일본 초계기의 한국 함정에 대한 근접 위협비행과 이에 대한 ‘사실을 호도하는 일방적 언론 발표’로 한일 양국 국방 관계가 난항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또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미래지향적 발전에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고 했다. 백서에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 상황도 언급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19년 수출규제 이후 (한일 간) 여러 가지 불편한 관계가 있어 ‘이웃국가’로 정의하는 게 가장 타당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이날 주일본 한국대사관 무관을 초치해 국방백서에서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독도 도발, 2018년 일본 초계기의 한국 함정에 대한 근접 위협비행’을 언급한 데 대해 항의했다. 이시카와 다케시 방위성 보도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둘러싼 상황을 포함해 일한, 일미한의 협력은 중요하다. 협력을 손상하는 일이 없도록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협력을 기술한 부분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2016년 상황은 삭제됐다. 반면 2017년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 양국 관계의 정상화 노력이 나와 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어느 나라와의 전략적 협력을 우선순위로 둘 것인지를 정해서 그 기준에 따라 기술하고 표현의 강도를 정해야 한다”면서 “감정적 대응보단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국방백서에 ‘북한=적’ 또 빠져…일본 ‘동반자→이웃국가’ 격하

    국방백서에 ‘북한=적’ 또 빠져…일본 ‘동반자→이웃국가’ 격하

    ‘2020 국방백서’…문재인 정부 두번째 백서 문재인 정부의 두번째 국방백서에서도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빠졌다. 특히 악화한 한일관계를 반영한 듯 일본은 ‘동반자’ 대신 ‘이웃국가’로 표현이 격하됐다. 한미관계에 대해선 굳건한 한미동맹을 부각한 가운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가속화’ 문구가 추가됐다. ‘적’ 포괄적 개념 이번에도 유지 2일 국방부가 발간한 ‘2020 국방백서’를 보면, 직전 판과 마찬가지로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적시됐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 문구도 2018년과 동일하게 남겨뒀다. 현 정부 들어 처음 발간된 2018 국방백서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했던 문구를 공식 삭제하고, ‘적’을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규정한 바 있다. 두번째 백서에서도 기조가 유지된 것이다. 집권 5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올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다시 시동을 걸어 마지막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1995∼2000년 국방백서까지 북한에 대해 주적이란 표현이 사용됐지만, 2004년 국방백서부터 주적 대신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바뀌었다.그러나 북한이 2019년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지난달 조선노동당 8차 당대회 등을 계기로 신형 전술·전략무기를 잇달아 공개한 상황에서 너무 안이한 현실 인식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계기로 그해 발간된 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재등장한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권까지 유지됐다. 다만 당시에도 ‘주적’이란 표현은 사용되지 않았다. 일본, ‘이웃국가’로 격하…중국 ‘사드 갈등’ 삭제한편 이번 국방백서에는 악화한 한일관계가 그대로 반영됐다. 국방백서는 주변국과의 국방교류협력 관련 기술에서 올해도 일본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기술하며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 국가”라고 표현했다. 이전 백서에서 “한일 양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기술한 것과 비교하면 격하된 것이다. 특히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독도 도발, 2018년 일본 초계기의 한국 함정에 대한 근접 위협비행과 이에 대한 ‘사실을 호도하는 일방적 언론 발표’로 한일 양국 국방관계가 난항을 겪었고,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미래지향적 발전에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고 백서는 지적했다. 백서는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대화를 조건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 상황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일본의 역사 왜곡,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 현안문제에서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는 한편, 공동의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 방위성도 지난해 7월 내놓은 ‘2020 방위백서’에서 한국을 기술하며 ‘폭넓은 협력’이란 표현을 삭제한 바 있다.중국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2016년 상황은 삭제된 대신 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 한중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 양국 관계 ‘정상화’ 노력이 기술됐다. 전작권 전환 가속화‘ 추가…“방위역량 조기 확충” 강조국방부는 이번 백서에서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국력과 군사력에 걸맞은 책임국방 실현‘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방위역량을 조기에 확충하면서, 주기적인 준비상황 평가를 통해 전작권 전환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임무수행능력 검증을 위한 3단계 연합검증평가 시행 진행 상황도 별도 꼭지로 편성해 비교적 상세히 기술했다. ’전작권 조기 전환‘ 목표는 이전 백서에서도 기술된 것이지만, ’가속화‘라는 표현이 두 차례 추가되며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연합검증평가가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전작권 전환 추진 속도를 둘러싸고 한미 간 ’미세한 온도차‘가 잇달아 감지되는 등 계획대로 추진하기 쉽지 않은 현 상황을 반영한다는 시각도 있다.백서에는 ’전시 작전수행능력 향상‘ 관련 기술에서 ’연합야외기동훈련(FTX)‘과 관련, “’연중 균형 되게 연합준비태세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 하에…다양한 추가 훈련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연합작전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설명도 새로 등장했다. 2018년 북한의 비핵과 여건 조성을 위해 독수리(FE) 훈련 폐지 등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이 사실상 실시되지 않으면서 제기되는 일각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서는 또 지난해 국내 실시 기준으로 육군 29회, 해군 70회, 공군 66회, 해병대 7회의 한미연합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이번 백서에 ’9·19 군사합의 의의와 이행성과‘를 비롯해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자 도입‘, ’일과 후 병 휴대전화 사용‘, ’우리 군의 코로나19 대응‘ 등 국방성과로 자체 평가하는 사안들은 ’특별부록‘으로 구성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철구 작곡가, 한국음악협회 제24대 이사장으로 재선임

    이철구 작곡가, 한국음악협회 제24대 이사장으로 재선임

    사단법인 한국음악협회 24대 이사장에 작곡가인 이철구 이사장이 재선임됐다. 이 이사장은 대한민국 음악계의 활성화를 통해 ‘음악이 존중받는 나라’를 위해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29일 한국음악협회는 대한민국예술인센터 로운쇼홀에서 제60차 정기총회를 열고 신임 이사장을 선출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이 이사장이 단독 후보로 출마해 재선임됐으며, 임기는 4년이다. 이철구 이사장은 국내에 머물러 있던 한국음악협회를 해외 기관과의 사업으로 확장시켰으며, 중국 국가 당 소속 중국음악가협회와 주한중국문화원 등과 2018년 MOU(양해각서)를 맺고 한·중간 문화 교류 행사를 국가 차원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한·중수교 30주년 행사도 협회 주관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대만 홍콩, 마카오, 일본, 베트남 등 많은 나라와도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 공연업 회생 프로젝트를 통해 175개 단체에 공연을 위한 지원사업과 문체부 공연예술분야 인력지원사업을 통해 1000명의 인력을 협회 직원으로 고용, 코로나19로 힘들어하던 음악단체와 음악인들에게 다소나마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음악협회는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음악예술계 활성화에 도움을 줬다고 자평했다. 신인들의 무대를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특히 국외에서 뛰어난 우리 음악가를 위한 발판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4년 전 ‘음악인을 위한 젊은 음협’ 슬로건을 내세워 음악인들의 복지와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협회 발전을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젊은 이사장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이사장은 “클래식 무대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연일 국제 콩쿠르를 휩쓸고 있다는 뉴스가 평범한 보도가 돼 버릴 정도로 우리 클래식 음악은 가히 세계적 수준”이라며 “이런 추세를 몰아 앞으로 우리 음악가들의 국내외적인 무대에 보다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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