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정식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전시실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절대적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설명회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주민 항의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39
  • [커버스토리] 2015 추석 新풍속도

    [커버스토리] 2015 추석 新풍속도

    추석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 해를 시작하는 설도 민족의 명절이지만 풍성한 수확과 결실의 여유가 더해지는 음력 8월 15일 한가위가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더 푸근한 느낌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명절을 보내는 세태와 문화는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우리들이 잘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불과 10년 전에 비해서도 우리의 명절 풍속도는 상당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올 추석 명절을 맞는 사람들의 계획을 들어 보자. 명절에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아쉬움을 온라인 성묘·차례로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 육아와 직장 생활에 지친 젊은 부부들은 몸과 마음을 치유할 여유를 찾는 ‘힐링족’으로 변신한다. 직장인들은 친지들의 ‘명절 잔소리’를 피해 홀로 쉴 곳을 찾아 떠나거나 연휴를 이용해 변신을 꿈꾸기도 한다. 며느리들의 ‘시월드 스트레스’를 달래 주는 ‘귀경여행’부터 온 친척이 모두 모이되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모바일 성묘·차례… 먼 곳에 있어도 OK 국외 파견 근무 중인 직장인 박모(36)씨는 이번 추석에 온라인으로 차례를 지낼 계획이다. 건축기사인 그는 현재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발전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현장 공사 일정과 한국까지의 방문 거리를 생각하면 명절 고향 방문은 꿈도 못 꾸는 게 그의 현실이다. 그나마 스마트폰 영상통화 덕분에 지난주 고향인 부산 가족들의 성묘 현장을 지켜보고 영상을 통해 돌아가신 할아버지 묘에 절을 올릴 수 있었다. 충남도청은 지난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 성묘 사이트를 개설했다. 지번만 입력하면 영상으로 조상의 묘소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물론 이 시스템은 구제역이 창궐하던 때 더 멀리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내놓은 묘책이었지만 도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온라인 성묘와 차례라는 새로운 풍속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모바일 쇼핑… 간편하게 ‘정’ 나눠 올해 결혼 29년차인 자영업자 손모(57·여)씨는 설뿐만 아니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형제들과 주변 지인들에게 과일, 갈비, 견과류, 생선 등의 선물을 보내고 있다. 손씨가 애용하는 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모바일 쇼핑. 그는 “값도 싸고 품질도 좋아 선물을 보낼 때 애용하고 있다”면서 “여러 쇼핑몰 중 어느 곳이 가장 싼지 두루 살펴보고 고른다”고 말했다. 특히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로는 전북 익산, 경기 부천 등에 떨어져 살고 있는 형제들이 한곳에 모이기 어려워져 선물로 안부 인사를 대신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는 “옛날에는 모든 식구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미덕이었지만 지금은 각자 생업이 있고 전보다 많이 바빠졌기 때문에 모바일 쇼핑으로 정을 나눌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모여 건전 스포츠 대학원생 이모(28·여)씨의 외가는 매년 추석, 설 등 명절 연휴 때 100명 가까이 되는 친척이 전부 모여 ‘가족 골프대회’를 연다. 이씨는 “외할아버지 집안이 9형제인데 각 집안의 3대가 모두 모인다”며 “명절마다 각 할아버지 집안이 돌아가며 준비해 다 함께 성묘를 다녀오고 연휴 기간에 골프를 친다”고 말했다. 이씨 가족들에게는 명절 골프가 연례 행사다. 인원이 워낙 많다 보니 1~2개월 전부터 팀을 짜고 숙소를 정해야 한다. 온 가족이 모인다고 더 큰 ‘시월드’가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이씨는 “명절 음식을 집집마다 딱 한 종류씩 분담하는 데다 운동을 하는 게 목적이다 보니 적은 양만 준비해도 넉넉하다”고 말했다. ●양가 1박씩… 그 뒤엔 ‘먹방 투어’ “명절만큼은 아내의 손을 지켜주고 싶다”는 회사원 진삼열(32)씨는 오는 26~28일 서울의 본가와 경기 김포시의 처가에서 차례로 1박씩 명절을 보낸 뒤 28일 오후부터는 서울 근교의 유명한 맛집을 찾아다니며 ‘먹방 투어’를 할 계획이다. 평소 힘든 직장 생활과 육아를 함께 하느라 힘들었을 아내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28일엔 아들(2)을 처가에 맡기고 아내와 함께 영화를 한 편 보고 이태원에서 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먹방 투어는 다음날부터 아들과 함께한다. 마포구 홍대 입구의 라자냐가 유명한 식당에 예약을 해 뒀다. 저녁은 상암동 하늘공원을 거닌 뒤 근처의 유명 한정식집에서 먹을 계획이다. 진씨는 “남들보다 하루 더 쉬는 30일엔 요즘 ‘핫하다’는 H백화점 판교점에 가서 대거 입점해 있는 맛집을 탐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에게 주는 선물 ‘성형’ 결혼 6년차를 맞은 맞벌이 직장인 송모(37·여)씨는 추석 연휴에 코 성형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 송씨는 “6년 동안 아이 둘 낳으며 맞벌이를 해서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이뤘더니 요즘은 더욱 일할 맛이 안 난다”며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로 평소 콤플렉스였던 코를 성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송씨는 시댁에 갈 일이 걱정이다. 그는 “수술 후 시댁에 가면 어른들이 금방 알아보고 무슨 일이냐고 할 텐데 코골이 수술이라고 숨겨야 할지, 시댁에 가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해마다 명절 때면 회복 기간 등을 고려해 성형을 하는 사람들로 성형외과는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이번 추석은 연휴 기간이 짧아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예년 명절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 리프레시 여행…“나를 잊어주세요” 한 라디오 방송국의 6년차 프로듀서인 김우광(31)씨는 그동안 특집 프로그램 때문에 명절에 단 한 번도 쉬지 못했다. 평소 주말에도 제대로 쉬어 본 적이 별로 없는 그다. 직장인이 되고 처음으로 5일간 오롯이 쉴 수 있게 된 이번 추석 연휴엔 일본 오키나와의 작은 섬으로 가서 혼자 푹 쉬다 올 생각이다. 오키나와에 3년 전 처음 가 본 김씨는 일본 본토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와 넓은 들판, 맑은 바다에 흠뻑 빠져 최소 1년에 한 번씩은 찾아가 쉬고 온다. 그는 “아는 사람이라곤 한 명도 없는 곳에 가서 혼자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맥주를 마시며 자연을 즐기다 올 것”이라고 했다. ●시내 호텔에서 1박… 피로가 싹 공무원 박모(45)씨는 명절 때면 가족들과 함께 서울에 있는 호텔에서 연휴를 즐긴다. 올해는 서울의 H호텔과 P호텔에서 1박씩 할 계획이다. 아내가 호텔에서 근무하는 덕에 지인들을 통해 저렴하게 호텔을 예약할 수 있었다. 명절 당일에만 인천 본가에 가서 간단히 식사만 하고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그의 부모도 명절에 주로 해외여행을 가기 때문에 서로 이해를 해 주는 편이다. 박씨는 처음에는 집을 놔두고 서울에 있는 호텔에 가서 무엇을 하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몇 해 전 H호텔에서 숙박한 뒤로 마음이 180도 바뀌었다. 명절 때가 되면 오히려 손님이 적고 가격 할인도 받을 수 있었다. 회사에 급한 일이 있으면 바로 회사로 나갈 수도 있어 마음이 놓였다. 박씨는 “요즘엔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아졌는지 호텔에서 명절을 지내는 사람들이 전보다 많아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추석마다 전국 일주하네요 서울에서 만나 결혼한 직장인 장모(38)씨와 오모(37)씨 커플은 명절마다 양가 모두를 방문하기 위해 전국을 삼각형으로 도는 왕복 1500㎞ 이상의 대장정을 벌인다. 남편 장씨의 고향은 경남 거제시, 부인 오씨의 고향은 전남 완도군으로, 장씨는 “결혼할 때 ‘동서 화합 부부’라고 주변에서 치켜세워 주고 좋았지만 명절 때 오히려 피로가 쌓이게 되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장씨 부부는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인 25일 밤 늦게나 26일 새벽에 서울 집에서 출발해 경부고속도로, 대전통영간고속도로를 거쳐 거제시에 도착할 예정이다. 추석 당일인 27일 아침 차례를 지낸 뒤 다시 출발해 남해고속도로 거쳐 전남 목포시에서 배를 타고 완도에 도착한다. 28일엔 서해안고속도로 타고 서울로 돌아와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장씨는 “지난 설엔 아예 양가 부모님들을 모시고 가는 해외여행을 기획했지만 양쪽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못 간다고 해서 우리 부부와 아들만 여행을 즐기는 횡재(?)를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사회부 종합
  • 한 걸음에 무병을, 두 걸음에 장수를 얻는다는 고창읍성 둘레길

    한 걸음에 무병을, 두 걸음에 장수를 얻는다는 고창읍성 둘레길

    선인들이 조성한 옛 건축물을 따라 걷는 맛이 각별하다. 자연이 만든 숲이나 산길 못지않다.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 둘레길이 딱 그렇다. 성 자체의 고풍스러운 풍경도 일품이고 성 안에서 굽어보는 바깥 풍경도 넉넉하다. 고창읍성은 예부터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걷는 길로 이름났다. 두 바퀴만 돌아도 무병장수한다니, 말 다했다. 건강을 돌보고 행운까지 기대할 수 있는 둘레길인 셈이다. 이 계절, 고창을 찾는 외지인이라면 열에 여덟아홉은 선운사나 학원농장을 찾지 싶다. 선운사는 9월 말 꽃무릇이 선홍색 가을을 연 뒤 10월 중순쯤 단풍으로 또 한번 활활 타오를 터다. 학원농장은 순백의 메밀밭으로 가을의 서정미를 한껏 선사할 것이다. 한데 고창까지 와서 고창읍성 한번 밟아 보지 않는다면 이는 절반밖에 돌아보지 못한 것과 같다. 고창의 옛 지명은 모양현(牟陽縣)이다. 모는 보리, 양은 태양을 뜻한다. 글자 그대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고창읍성을 달리 모양성(牟陽城)이라 부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고창읍성이 언제쯤 세워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고창읍성 안내판에 따르면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입암산성과 연계해 왜구로부터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2㎞ 남짓한 성곽… 걷는이 마음따라 한 시간도, 서너 시간도 걸려 고창읍성은 높이 4~6m의 성곽이 약 2㎞ 정도 둘러친 형태다. 동·서·북문과 3개소의 옹성, 동헌, 객사 등의 건물들이 남아 있다. 빨리 걷자면 1시간도 길고 여유 있게 돌아보자면 서너 시간도 짧다. 고창읍성은 성곽도 예쁘지만 무엇보다 성곽길을 걷는 답성놀이 풍습이 인상적이다. 안내판은 성밟기 풍습에 대해 “머리에 작은 돌을 하나 이고 고창읍성을 한 바퀴 돌면 아픈 다리가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병 없이 장수할 수 있으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 승천한다”고 적고 있다. 기복의 뜻이 듬뿍 담긴 셈이다. ●해빙기 이탈된 성곽 다지고 전쟁 대비 슬기 담긴 ‘성밟기 풍습’ 보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해빙기에 이탈된 성곽을 밟아 줌으로써 성곽을 다지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머리에 돌을 인 것은 성을 돈 다음 한곳에 돌을 모아 전쟁 등 유사시에 대비하자는 뜻이 담겼다. 선인들의 슬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고창읍성에서는 매년 음력 9월 9일(중양절) 전후로 모양성제가 열린다. 이날 고창의 여성들은 한복을 입고 성밟기를 한다. 이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주민들은 마실 가듯 아침저녁으로 산책 삼아 성을 돈다. 고창읍성을 돌아보는 코스는 대략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고창읍성의 성곽 위에 만들어진 흙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외지인들은 대부분 이 코스를 따른다. 길 중간중간에 2008년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솔숲이나 맹종죽숲으로 가는 길이 나 있다. 두 번째는 고창읍성 밖에서 외벽을 따라 걷는 것. 세 번째는 성벽 안쪽의 솔숲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은 산책 삼아 이 코스를 즐긴다. 매표소가 있는 공북루를 들머리 삼아 성밟기에 나선다. 공북루를 지나면 옥사 옆으로 성곽길이 나 있다. 폭 1m 안팎의 성벽은 야트막한 산자락을 타고 오르다가 여인네의 허리춤을 연상시키는 곡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돌아 나간다. 성곽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히 반복된다. 동서남북의 풍광도 제각각이다. 성곽의 큼지막한 돌벽도 인상적이다. 세월에 닳았어도 원형은 그대로다. 성곽길을 돌다 보면 고창읍성이 천혜의 요새이자 전망대란 걸 단박에 알게 된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탁 트였다. 고창읍내는 물론 사방 백리 이내 풍경이 죄다 눈에 들어오는 듯하다. ●성벽 안쪽엔 그려 놓은 듯 황홀한 수백년 수령의 소나무숲 성벽 안쪽엔 솔숲이 울울창창하다. 적게는 50년, 많게는 수백년 수령의 적송들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소나무가 가장 많은 곳은 진서루에서 성황사까지 구간이다. 이 가운데 ‘아름다운 숲’ 상을 탄 곳은 작청 등 조선시대 관청 건물 뒤의 소나무숲이다. 이 지역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선인들의 수묵화에 등장하는 소나무가 떠오를 만큼 남다른 자태를 선보인다. 소나무 외에 배롱나무, 회화나무 등 다른 수종의 나무도 많다. 숲이 전체적으로 울창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건 이 때문이지 싶다. 솔숲 한가운데 대숲도 조성돼 있다. 1930년대에 한 스님이 작은 사찰을 세운 뒤 조경을 위해 심은 맹종죽림이다. 여기는 정말 인상적이다. 꼿꼿하게 뻗은 대숲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시원하고 하늘을 한 줌가웃 열어 두었을 만큼 빽빽한 수직의 세계는 마음 한 자락 내려놓기 충분하다. 성곽길에서 성 안쪽으로 들어오면 원님이 업무를 보던 동헌, 객사 등과 만난다. 하나같이 세월의 흔적이 더께로 쌓인 건물들이다. 원래 성내에는 22동의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잦은 병화로 불에 타 없어진 것을 1970년대부터 차근차근 복원해 오고 있다. 모양성 앞 광장에는 신재효 고택이 남아 있다.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심청가 등 판소리 6마당을 정리하는 등 조선 후기 판소리를 집대성한 인물이다. 고택은 조촐하다. 다만 보수공사 중이어서 공사가 마무리된 뒤에나 볼 수 있다. ●선홍색 가을 간직한 ‘선운사’·갯벌에 스며든 명품 노을 ‘하전마을’ 이 계절,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두 곳만 덧붙이자. 선운사는 고창의 랜드마크 같은 곳이다. 9월 말 꽃무릇, 10월 중순 단풍으로 전국의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는 명찰이다. 절집 뒤 도솔암과 도솔계곡까지는 가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다. 선운사는 보은염(報恩鹽)의 전설이 서린 곳이다.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할 당시 선운산 주변엔 산적들이 들끓었다. 검단선사는 이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도적질을 그만두게 했다. 양민이 된 산적들은 해마다 봄가을 두 차례 검단선사에게 보은염을 보냈다. 그때 소금을 운반했던 길이 바로 선운사길이다. 해마다 9월 하순 선운사 일대에선 이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심원면 하전마을은 광활한 갯벌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대 바지락 산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볼 것이라고는 소금전시관이 고작이지만 저물녘 풍경만큼은 빼어나다. 날물 때 맞춰 가면 정말 ‘끝내주는’ 해넘이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보은염을 만든 산적들도 이 갯벌 어딘가에 염전을 꾸려 놓지 않았을까. 글 사진 고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고창 나들목으로 나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고창읍내를 지나게 된다. 읍내 끝머리 오른쪽에 고창읍성과 신재효 생가가 보인다. 안내판이 잘돼 있다. 대중교통의 경우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호남선 터미널에서 고창까지 고속버스가 다닌다. 고창터미널에선 걸어서 10분 정도면 닿는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학원농장은 서해안고속도로→고창 나들목→15번 지방도→무장면→796번 지방도 순으로 간다. 564-9897. 선운사는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가 선운사 방면으로 좌회전하고 다시 삼인교차로에서 좌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선운산관리사무소 560-8681. →맛집:고창의 별미는 풍천장어다. 장어집은 고창읍성에서 20㎞ 정도 떨어진 선운사 관광단지부터 심원면 하전마을까지 빼곡하게 몰려 있다. 연기식당(562-1537), 용궁회관(562-6464), 신덕식당(562-1533) 등이 알려졌다. 조양식당(508-8381)은 한정식으로 이름났고 하전마을 수궁회관(564-5035)은 꽃게정식, 바지락정식을 잘한다. 구시포, 하전마을 등 갯벌 체험 마을 주변에 장어 재료를 사서 손님들이 직접 조리해 먹는 장어집이 몇 곳 있다. →잘 곳:고창읍성 옆에 한옥마을(563-9977)이 있다. 객실에서 취사도 가능하다. 모양성모텔(561-5009), 꿈의 궁전(561-6561) 등도 비교적 깨끗하다. 선운사 쪽에도 선운산 유스호스텔(561-3333) 등 깔끔한 숙박업소가 많다. 고창읍성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석정리 석정온천(564-4441)은 온천수에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됐다고 한다.
  • 한 걸음에 무병을, 두 걸음에 장수를 얻는다는 고창읍성 둘레길

    한 걸음에 무병을, 두 걸음에 장수를 얻는다는 고창읍성 둘레길

    선인들이 조성한 옛 건축물을 따라 걷는 맛이 각별하다. 자연이 만든 숲이나 산길 못지않다.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 둘레길이 딱 그렇다. 성 자체의 고풍스러운 풍경도 일품이고 성 안에서 굽어보는 바깥 풍경도 넉넉하다. 고창읍성은 예부터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걷는 길로 이름났다. 두 바퀴만 돌아도 무병장수한다니, 말 다했다. 건강을 돌보고 행운까지 기대할 수 있는 둘레길인 셈이다. 이 계절, 고창을 찾는 외지인이라면 열에 여덟아홉은 선운사나 학원농장을 찾지 싶다. 선운사는 9월 말 꽃무릇이 선홍색 가을을 연 뒤 10월 중순쯤 단풍으로 또 한번 활활 타오를 터다. 학원농장은 순백의 메밀밭으로 가을의 서정미를 한껏 선사할 것이다. 한데 고창까지 와서 고창읍성 한번 밟아 보지 않는다면 이는 절반밖에 돌아보지 못한 것과 같다. 고창의 옛 지명은 모양현(牟陽縣)이다. 모는 보리, 양은 태양을 뜻한다. 글자 그대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고창읍성을 달리 모양성(牟陽城)이라 부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고창읍성이 언제쯤 세워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고창읍성 안내판에 따르면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입암산성과 연계해 왜구로부터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2㎞ 남짓한 성곽… 걷는이 마음따라 한 시간도, 서너 시간도 걸려 고창읍성은 높이 4~6m의 성곽이 약 2㎞ 정도 둘러친 형태다. 동·서·북문과 3개소의 옹성, 동헌, 객사 등의 건물들이 남아 있다. 빨리 걷자면 1시간도 길고 여유 있게 돌아보자면 서너 시간도 짧다. 고창읍성은 성곽도 예쁘지만 무엇보다 성곽길을 걷는 답성놀이 풍습이 인상적이다. 안내판은 성밟기 풍습에 대해 “머리에 작은 돌을 하나 이고 고창읍성을 한 바퀴 돌면 아픈 다리가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병 없이 장수할 수 있으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 승천한다”고 적고 있다. 기복의 뜻이 듬뿍 담긴 셈이다. ●해빙기 이탈된 성곽 다지고 전쟁 대비 슬기 담긴 ‘성밟기 풍습’ 보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해빙기에 이탈된 성곽을 밟아 줌으로써 성곽을 다지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머리에 돌을 인 것은 성을 돈 다음 한곳에 돌을 모아 전쟁 등 유사시에 대비하자는 뜻이 담겼다. 선인들의 슬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고창읍성에서는 매년 음력 9월 9일(중양절) 전후로 모양성제가 열린다. 이날 고창의 여성들은 한복을 입고 성밟기를 한다. 이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주민들은 마실 가듯 아침저녁으로 산책 삼아 성을 돈다. 고창읍성을 돌아보는 코스는 대략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고창읍성의 성곽 위에 만들어진 흙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외지인들은 대부분 이 코스를 따른다. 길 중간중간에 2008년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솔숲이나 맹종죽숲으로 가는 길이 나 있다. 두 번째는 고창읍성 밖에서 외벽을 따라 걷는 것. 세 번째는 성벽 안쪽의 솔숲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은 산책 삼아 이 코스를 즐긴다. 매표소가 있는 공북루를 들머리 삼아 성밟기에 나선다. 공북루를 지나면 옥사 옆으로 성곽길이 나 있다. 폭 1m 안팎의 성벽은 야트막한 산자락을 타고 오르다가 여인네의 허리춤을 연상시키는 곡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돌아 나간다. 성곽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히 반복된다. 동서남북의 풍광도 제각각이다. 성곽의 큼지막한 돌벽도 인상적이다. 세월에 닳았어도 원형은 그대로다. 성곽길을 돌다 보면 고창읍성이 천혜의 요새이자 전망대란 걸 단박에 알게 된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탁 트였다. 고창읍내는 물론 사방 백리 이내 풍경이 죄다 눈에 들어오는 듯하다. ●성벽 안쪽엔 그려 놓은 듯 황홀한 수백년 수령의 소나무숲 성벽 안쪽엔 솔숲이 울울창창하다. 적게는 50년, 많게는 수백년 수령의 적송들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소나무가 가장 많은 곳은 진서루에서 성황사까지 구간이다. 이 가운데 ‘아름다운 숲’ 상을 탄 곳은 작청 등 조선시대 관청 건물 뒤의 소나무숲이다. 이 지역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선인들의 수묵화에 등장하는 소나무가 떠오를 만큼 남다른 자태를 선보인다. 소나무 외에 배롱나무, 회화나무 등 다른 수종의 나무도 많다. 숲이 전체적으로 울창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건 이 때문이지 싶다. 솔숲 한가운데 대숲도 조성돼 있다. 1930년대에 한 스님이 작은 사찰을 세운 뒤 조경을 위해 심은 맹종죽림이다. 여기는 정말 인상적이다. 꼿꼿하게 뻗은 대숲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시원하고 하늘을 한 줌가웃 열어 두었을 만큼 빽빽한 수직의 세계는 마음 한 자락 내려놓기 충분하다. 성곽길에서 성 안쪽으로 들어오면 원님이 업무를 보던 동헌, 객사 등과 만난다. 하나같이 세월의 흔적이 더께로 쌓인 건물들이다. 원래 성내에는 22동의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잦은 병화로 불에 타 없어진 것을 1970년대부터 차근차근 복원해 오고 있다. 모양성 앞 광장에는 신재효 고택이 남아 있다.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심청가 등 판소리 6마당을 정리하는 등 조선 후기 판소리를 집대성한 인물이다. 고택은 조촐하다. 다만 보수공사 중이어서 공사가 마무리된 뒤에나 볼 수 있다. ●선홍색 가을 간직한 ‘선운사’·갯벌에 스며든 명품 노을 ‘하전마을’ 이 계절,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두 곳만 덧붙이자. 선운사는 고창의 랜드마크 같은 곳이다. 9월 말 꽃무릇, 10월 중순 단풍으로 전국의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는 명찰이다. 절집 뒤 도솔암과 도솔계곡까지는 가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다. 선운사는 보은염(報恩鹽)의 전설이 서린 곳이다.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할 당시 선운산 주변엔 산적들이 들끓었다. 검단선사는 이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도적질을 그만두게 했다. 양민이 된 산적들은 해마다 봄가을 두 차례 검단선사에게 보은염을 보냈다. 그때 소금을 운반했던 길이 바로 선운사길이다. 해마다 9월 하순 선운사 일대에선 이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심원면 하전마을은 광활한 갯벌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대 바지락 산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볼 것이라고는 소금전시관이 고작이지만 저물녘 풍경만큼은 빼어나다. 날물 때 맞춰 가면 정말 ‘끝내주는’ 해넘이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보은염을 만든 산적들도 이 갯벌 어딘가에 염전을 꾸려 놓지 않았을까. 글 사진 고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고창 나들목으로 나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고창읍내를 지나게 된다. 읍내 끝머리 오른쪽에 고창읍성과 신재효 생가가 보인다. 안내판이 잘돼 있다. 대중교통의 경우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호남선 터미널에서 고창까지 고속버스가 다닌다. 고창터미널에선 걸어서 10분 정도면 닿는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학원농장은 서해안고속도로→고창 나들목→15번 지방도→무장면→796번 지방도 순으로 간다. 564-9897. 선운사는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가 선운사 방면으로 좌회전하고 다시 삼인교차로에서 좌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선운산관리사무소 560-8681. →맛집:고창의 별미는 풍천장어다. 장어집은 고창읍성에서 20㎞ 정도 떨어진 선운사 관광단지부터 심원면 하전마을까지 빼곡하게 몰려 있다. 연기식당(562-1537), 용궁회관(562-6464), 신덕식당(562-1533) 등이 알려졌다. 조양식당(508-8381)은 한정식으로 이름났고 하전마을 수궁회관(564-5035)은 꽃게정식, 바지락정식을 잘한다. 구시포, 하전마을 등 갯벌 체험 마을 주변에 장어 재료를 사서 손님들이 직접 조리해 먹는 장어집이 몇 곳 있다. →잘 곳:고창읍성 옆에 한옥마을(563-9977)이 있다. 객실에서 취사도 가능하다. 모양성모텔(561-5009), 꿈의 궁전(561-6561) 등도 비교적 깨끗하다. 선운사 쪽에도 선운산 유스호스텔(561-3333) 등 깔끔한 숙박업소가 많다. 고창읍성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석정리 석정온천(564-4441)은 온천수에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됐다고 한다.
  • [자치단체장 25시] 하루의 시작은 민원현장서… ‘확인 행정’으로 현안 해결

    [자치단체장 25시] 하루의 시작은 민원현장서… ‘확인 행정’으로 현안 해결

    강대식 대구 동구청장은 공무원들이 올린 결재 서류나 보고서만 보고 정책 결정을 하지는 않는다. 직접 현장에 가서 눈으로 보고 판단한다. 특히 지역 현안 사업이나 민원이 발생한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현장을 찾는다. 그것도 관련 공무원이나 비서 등 수행인을 대동하지 않고 혼자서 둘러본다. 지난 1일에도 역시 강 구청장의 하루는 현장 ‘확인’ 행정으로 시작됐다. 오전 6시 그는 동네 목욕탕에서 간단히 샤워를 한 뒤 곧바로 민원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은 동호동 반야월 우체국 인근이었다. 일반 주택도 있지만 이곳은 지목이 공업 지역이다. 따라서 공장과 주택이 혼재해 있다. 공장을 드나드는 대형 차량으로 인해 주택가 주민들이 교통사고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대형 차량에 부딪히거나 차량 접촉 사고로 다친 주민들도 다수 발생했다. 교통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이 동구청에 쇄도했고 이런 보고를 받은 강 구청장은 현장을 확인하려고 아침 일찍 혼자 나섰다. 도로 폭과 유턴 지역, 횡단보도 위치 등을 파악한 뒤 혼자 고개를 끄떡였다. “도로 구조상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조만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 나름대로 주민들의 교통 대책 구상을 끝낸 것으로 보였다. 현장 확인 행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노점상 철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방천시장으로 향했다. 방천시장은 환경 정비와 상인들의 민원에 따라 노점상 철거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몇몇 노점상은 철거에 반발하고 있다. 현장을 직접 찾은 강 청장은 “노점상들의 생계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해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철거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악성 민원이라고 해서 다 해결사 노릇을 하지는 않는다. 동촌유원지의 한 식당에서 운전기사와 5000원짜리 순두부찌개로 아침 식사를 했다. 강 청장은 “한정식은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소고기와 회는 먹지 않고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편식하는 버릇은 가난 탓이다.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값비싼 소고기와 회를 많이 먹어 보지 못했던 탓에 좋아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매달 1일은 정례조회가 열리는 날이다. 출근하자마자 4층 대회의실로 향했다. 전체 직원 500여명 중 200여명이 조회에 참석했다. 강 청장은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직원들에게 5가지 당부를 했다. 그중 우선순위의 당부로 첫째, 추석 명절 종합 대책을 철저히 추진하라는 것이다. 지역을 찾는 귀향객들에게 고향의 넉넉함을 보여주는 것도 공무원들의 몫이라고 했다. 둘째로, 기습 폭우 등의 기상이변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것과 부서 간 소통을 강조했다. 셋째로, 공직 기강을 확립하고 올해 업무 추진 상황을 최종 점검할 것도 지시했다. 오전 일정은 숨 돌릴 새 없이 빡빡했다. 새로 임명한 동구청 고문변호사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위촉식 뒤에는 결재와 보고 서류들이 밀려들었다. 대구공항 앞 임시 주차장 조성, 시민생활대축전 개최, 골목형 시장 육성 사업 추진 계획 등 21건에 이르렀다. 강 청장은 결재와 보고 목록을 꼼꼼히 챙기고 일부 결재와 보고 서류에 대해서는 보완과 수정을 지시했다. 오전 11시에는 안심1동 주민 대표 10명이 청장실을 찾았다. 이들은 인근에 들어설 여관이 생활 환경을 침해하고 자녀들의 교육에도 큰 장애가 된다며 허가 반려를 요구했다. 강 청장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건축물 허가를 구청에서 무조건 거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건을 민원조정위원회에 상정한 뒤 건축위원회에 심의 의결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그 결과에 따라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물론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고, 주민들도 일단 수긍하고 돌아갔다. 오후에는 큼직한 외부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4시 혁신도시에서 열리는 한국정보화진흥원 개청식과 동구통합방위협의회 등이다. 외부 행사가 몰릴 때 단체장은 ‘뜻하지 않는 곤욕’을 치를 때가 있다. 대부분의 행사가 만찬을 곁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저녁 식사를 서너번 하기 일쑤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개청식에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정윤기 행정자치부 전자정부국장, 정태옥 대구시 행정부시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강 청장은 참석한 요인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한 뒤 청사 건물을 둘러보고 만찬도 함께 했다. 오후 7시에는 동구통합방위협의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아예 개최 장소가 식당이다. 40여명의 위원을 대상으로 인사말을 한 뒤 두 번째 저녁 식사를 했다. 행복한(?) 고통을 겪었다. 협의회가 끝난 시간은 오후 9시. 피곤해 보였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동네 헬스장이다. 자치단체장은 무엇보다 체력이 좋아야 한다. 매일매일 일정을 소화하려면 더욱 그렇다. 이곳에서 러닝머신과 근력운동 등을 1시간여 동안 한 뒤 집으로 돌아가면서 강 구청장은 내일 해결해야 할 민원이 무엇인지 머릿속으로 더듬어 보고 있었다. 자치단체장의 하루는 이렇게 ‘끝’이 없다. 글 사진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씨줄날줄] 풍석 서유구의 요리책/최광숙 논설위원

    조선시대의 오이소박이(장황과)는 고춧가루로 버무려진 지금의 여름철 별미 김치와 완전히 다르다. 오이 가운데를 둥글게 홈을 파서 후추로 양념한 으깬 두부를 그 속에 박아 넣고 끓인 간장을 부어서 하룻밤 삭힌 것이다. 맛이 깨끗하고 고소하며 짭조름해 반찬으로 손색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 고급 한정식 상에 올라도 될 만한 이 ‘명품’ 오이소박이를 만드는 법은 놀랍게도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 풍석 서유구(1764~1845)가 쓴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중 ‘정조지’(鼎俎志)에 깨알같이 적혀 있다. 풍석은 18세기 말 다산 정약용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당대 최고의 실학자다. 벼슬에서 물러난 뒤 고향에서 농사짓고 어부로 지내면서 30여년간 쓴 책이 바로 임원경제지다. 이 책은 농사, 의류, 건축, 의료 등 16개 분야에 걸쳐 113권 52책 2만 8000여개 항목으로 구성된 방대한 생활백과서다. 그중 정조지는 음식 백과로 각종 음식과 술 만드는 방법 등을 다루고 있다. 정은 솥을, 조는 도마를 뜻한다. 출세의 길이 막혀 있던 몰락한 양반이나 중·서인 출신들이 실학을 연구하던 당시에 잘나가던 권세 가문의 후손인 풍석이 생활백과사전, 더구나 요리서를 냈다는 것이 놀랍다. 하지만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중시하던 그의 가문의 학풍과 분위기를 들여다보면 수긍이 간다. 풍석의 7대조인 서성은 약산춘이라는 술을 빚었을 정도로 그의 조상은 글 읽기에만 몰두한 책상물림 선비가 아니었다. 특히 그의 조부 서명응은 신혼 초 어머니한테 요리를 배웠다고 한다. 그의 부엌 출입을 아내가 걱정할 정도였단다. 조부는 규장각 설립을 주도해 정조로부터 ‘규장각의 실제 주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대제학까지 지냈다. 풍석의 어머니 한산 이씨 또한 “재료는 적게 쓰면서 많이 들어간 요리와 맞먹었고, 사람을 적게 부리면서도 많이 부린 요리와 맞먹었다”고 할 정도로 음식 솜씨가 뛰어났다고 한다. 무엇보다 지식은 개인의 입신양명이나 권력을 위해서가 아니라 민생을 위해 써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풍석이었기에 민초들의 삶에 필요한 실용서인 요리책까지 쓰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그는 노모를 위해 요리까지 직접 해 아침저녁 상을 차려 올렸다. 그러면 어머니는 “이 가득 차린 음식이 모두 자네 열 손가락에서 나왔구먼” 하면서 좋아했다고 한다. 최근 출판업계에서 ‘집밥’ 요리책이 인기라고 한다. 진짜 집에서 먹는 듯한 건강한 상차림을 위해 스타 요리사들과 요리책을 내려고 출판가에서는 경쟁이 붙을 정도라고 한다. 정조지에서 “교묘함을 뽐내고 재물을 낭비하여 산가(山家)에서 품위 있게 먹는 데 적합하지 않은 음식은 모두 수록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그의 요리는 소박하면서도 건강해지는 ‘생명 밥상’이다. 그러니 ‘집밥’ 요리책의 원조는 풍석이 아닐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남 담양군

    [新국토기행] 전남 담양군

    전남 담양군은 예부터 대나무가 많이 나서 ‘죽향’으로 불린다. 한때 죽제품과 죽물시장이 전국 상인을 불러들일 만큼 번창했으나 지금은 플라스틱 제품과 수입품에 밀리면서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군은 죽향을 널리 알리기 올가을 세계대나무박람회를 준비 중이다. 담양은 산과 물, 계곡이 어우러진 산자수려(山紫水麗)한 고장으로도 이름 높다. 주변을 둘러보면 호남정맥이 빚어낸 산성산, 추월산 등이 북서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산과 계곡 곳곳엔 조선조 가사문학의 산실인 누정들이 산재한다. 자연과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천혜의 조건이다. 먹거리 역시 풍부하다. 영산강 상류의 실개천 등에서 나오는 미꾸라지·메기 등 민물고기 요리와 대통밥, 떡갈비 등도 전통음식으로 자리잡았다. ‘10경’, ‘10미’, ‘10 정자’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풍광과 맛, 역사의 현장이 즐비하다. 광주광역시와 남서쪽으로 경계를 이루며, 이런 입지 조건 때문에 휴양과 전원생활 배후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담양은 1895년 이후 현재의 창평면인 창평군과 남원부 소속으로 양립하다가 1914년 담양군으로 통합됐다. 볼거리 ●연인들이 즐겨 찾는 대나무 정원 죽녹원 2003년 담양읍 향교리 성인산 일대에 31만여㎡ 규모로 조성된 대나무 정원이다. 주말엔 평균 2000여명의 탐방객이 찾는다. 블로그 등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면서 연인들이 많이 모여든다. 죽녹원에 들어서면 분죽, 왕대, 맹종죽 등이 자생하는 울창한 대숲이 펼쳐진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철학자의 길, 추억의 샛길 등 총길이 2.4㎞의 8개 테마별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산책로는 왕대숲에 가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죽림욕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전망대에 오르면 담양천과 수령 300년이 넘은 고목들로 이뤄진 관방제림과 담양의 명물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오는 9월 세계대나무박람회를 앞두고 생태전시관, 인공폭포, 생태연못, 야외공연장 등 시설물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정원 안에는 죽향정, 의향정, 예향정 등 한옥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주말마다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 시음 등 각종 체험 행사가 이어진다. 매년 5월엔 대나무축제가 열리는 등 전국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강과 숲이 어우러진 천연기념물 관방제림 영산강 상류인 담양천변에 쌓은 제방 숲이다.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돼 있다. 조선조 1648년(인조 28년)에 강 주변 마을의 홍수 방지를 위해 축조한 제방으로서, 당시부터 나무 식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엔 수령 350년의 느티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은단풍 등 177그루가 보호수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강과 숲으로 둘러싸인 관방제림은 아름드리 노거수 길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제방의 산책로는 사계절 가족 나들이 코스로 인기 만점이다. 벚꽃으로 가득한 봄과 매미 울음소리 자지러지는 여름 등 언제 찾더라도 운치가 넘쳐난다. ●담양의 상징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 메타세쿼이아 길 이 길에 들어서면 마치 동굴을 지나는 느낌이다. 길 양편으로 곧추 자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터널을 연상케 한다. 담양읍~전북 순창 경계에 이르는 24번 국도 8.5㎞ 구간에 펼쳐져 있다. 이 가운데 담양읍 학동리 2.1㎞ 구간이 전용 숲길로 조성됐다.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폐선된 구간을 산책길로 만든 것이다. 2007년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주인공 김상경이 택시를 타고 달리는 장면을 연출한 이후 방송국의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영화촬영 명소로 자리잡았다. 담양군이 1974년 가로수 조성사업을 하면서 선택한 수종으로서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높이가 30~40m에 이르는 아름드리 나무로 자랐다. 주변에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이 길이 한때 사라질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주민들이 나서 지켜냈다.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철 사미인곡 등 가사문학의 산실된 누와 정 담양읍~봉산면~고서면~남면 무등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계곡과 광주호 주변 곳곳엔 조선조 가사문학의 터전인 누(?, 누각)와 정자(亭子)가 즐비하다. 봉산면 면앙정은 송순(1493~1582)의 면앙정가가 탄생한 곳이다. 당대의 지식인 그룹인 고경명, 기대승, 임제, 정철 등이 송순을 사사하며 교류했던 현장이다. 이곳과 이웃한 고서면 송강정은 1548년(선조 17년) 송강 정철이 대사헌을 지내다 당쟁으로 물러나 머물며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지은 곳이다. 무등산 북동 끝자락인 남면 식영정은 1560년 서하당 김성원이 장인인 임억령을 위해 지은 정자이다. 송강이 이곳에서 성산별곡을 지었다. 인근엔 양산보(1503~1557)가 조성한 한국의 대표적 정원인 소쇄원이 자리하고 있다. 소쇄원 입구 계곡 건너편엔 행정구역은 광주 북구이지만 이들 시인과 묵객들이 풍류를 즐겼던 환벽당을 만날 수 있다. 고서면 명옥헌 원림과 남면의 독수정 원림 등 선비들의 자취가 담긴 누정이 널려 있다. ●푸른 호수 보며 절벽길 만끽할 수 있는 추월산·산성산 추월산(해발 731m)은 산봉우리가 보름달에 맞닿을 정도로 높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전북과 전남의 도계인 담양군 용면에 있다. 산 전체가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있고, 절벽 사이로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보리암이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정상에 서면 담양호 전경과 금성산성, 백암산과 내장산, 무등산 등 호남의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풍나무, 노송군락, 참나무류, 느릅나무 등 활엽과 침엽수가 숲 터널을 이룬다. 담양호 동쪽 편엔 산성산(해발 603m)이 자리하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축성과 중건과 보수를 거듭해온 성터는 역사 탐방코스로 인기가 높다. 정유재란 때 시체 2000구를 남문 아래 협곡에 옮겨 태웠다고 해서 이 계곡을 ‘이천골’(二千骨)이라 부른다. 이 산성은 시루봉(504m)을 정점으로 남문~노적봉~철마봉~서문~동문~운대봉~연대봉~북문~서문으로 계곡을 감싸는 포곡형이다. 외성과 내성으로 나뉘어 있으며, 특히 적이 침투하기 쉬운 서문 계곡은 옹성으로 쌓았다. 내성엔 동헌, 내아, 연환고, 보국사, 민가터 등이 남아 있다. 담양호를 사이로 우뚝 선 이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운무는 신비감을 자아낼 정도로 절경이다. 먹거리 ● 대나무 향기 그윽한 대통밥 읍내 웬만한 식당에서는 ‘대통밥’을 즐길 수 있다. 지름 10㎝의 왕대 속 부분에 쌀과 각종 씨앗류를 넣고 쪄내는 대통밥은 남녀노소가 좋아한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대나무 향기가 스며든 ‘대통밥’이 인기를 더하고 있다. 대통을 감싼 한지를 벗겨 내면 쌀과 밤, 대추, 은행, 잣 등과 함께 막 쪄낸 밥이 입맛을 돋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죽순 나물이나 산채류에 고추장을 더해 비벼 먹어도 일품이다. 한정식집이나 고깃집에서도 대통밥을 판다. 죽순 초무침과 산나물, 해물 등이 밑반찬으로 나오며, 특히 두부를 썰어 넣은 된장국과 잘 어울린다. ●혀끝에 달콤하게 달라붙는 떡갈비 청정지역에서 기른 한우를 엄선해 재료로 쓴다. 소고기를 갈아서 양파, 마늘 등 갖은 양념과 버무려 구워낸다. 식사 도중 잘 익은 고기가 식지 않도록 열에 달궈진 돌판 등에 얹어 내놓는다. 죽순 나물과 푸성귀 무침 등이 곁들여진다. 이가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도 맘껏 즐길 수 있다. 양질의 단백질 식품인지라 무더위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다. ●전국적 명물 담양식 숯불 돼지 갈비 점심이나 해질 무렵 담양읍 반룡리 일대를 지나다 보면 구수한 고기 굽는 냄새가 구미를 당긴다. 이 일대는 숯불 돼지갈비집이 즐비하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숯불 갈비집이 한 집 두 집 생기면서 한곳으로 몰렸다. 담양식 돼지갈비는 갖은 양념에 버무린 갈비를 겉이 거뭇거뭇할 정도로 숯불에 구워 내는 방식으로 밥상이 차려진다. 구울 때 진동하는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부추긴다. 바싹 구워낸 갈비는 기름기가 거의 없을 정도로 담백하고 쫄깃하다. ‘담양식’이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친 발길 사로잡는 창평 시골장터 국밥 슬로시티로 지정된 창평 전통시장은 국밥집 천지이다. 어느 시골 장터나 국밥집은 성업했지만 창평 시장처럼 명맥을 이어가는 곳은 드물다. 5일, 10일 열리는 장날이면 국밥을 먹기 위해 광주, 곡성 등 인근 지역 주민들도 차를 몰고 일부러 찾아 나선다. 평일에도 국밥을 찾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신선한 돼지 내장과 머리 고기, 암뽕순대 등을 이용한 푸짐한 국밥은 인기 만점이다. 몇 해 전부터 장터에 10여개의 국밥집이 자리하면서 ‘창평국밥거리’가 생겼다. 업소들끼리 원조를 내세우지만 맛은 엇비슷하다. 돼지 내장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한약재 등 각종 비법을 사용해 가마솥에 끓여 낸다. 찾는 손님이 많은 만큼 매일 공급되는 신선한 재료가 맛을 내는 비법으로 꼽힌다. 담양 투어를 마치고 들러 주린 배를 채우면 딱 좋다. 담양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씨줄날줄] ‘컬처버시아드’ 휴가/서동철 수석논설위원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가 열리는 광주시가 맛의 고장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U대회는 광주시뿐 아니라 목포, 무안, 영광, 장성, 나주, 화순, 보성, 순천, 구례 같은 전남 각 시·군에서도 나뉘어 열린다. 전북 정읍과 충북 충주에서도 일부 종목이 열린다고 한다. 광주와 하나의 ‘맛 문화권’을 이룬다고 할 수 있는 전남·북 지역의 각 고을은 그렇다고 해도 충주 역시 맛이라면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드높은 고장이다. 그제 서울신문이 ‘커버스토리’로 다룬 ‘남도 맛 기행’을 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광주의 유서 깊은 한정식을 비롯해 민어회, 홍어회, 짱뚱어탕, 갈낙탕, 곰탕 같은 대표 먹거리가 망라되어 있었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의 나비파이, 영광 읍내의 칼로리 적다는 치즈케이크, 화순시장의 팥죽이 남도 대표 먹거리 반열에 새로이 올라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충주의 메밀싹막국수집은 중앙탑 옆에 자리잡고 있던 시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시내로 옮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 U대회는 개막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완전히 퇴치되지 않는 바람에 참가를 주저하는 선수가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145개국의 1만 3000명 남짓한 대표단의 참가가 확정된 초대형 스포츠 제전이다.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국내외 스포츠 스타도 대거 참여하면서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전초전으로 스포츠 전문가들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스포츠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도 U대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푸드 투어’가 새로운 관광 형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상황에서 U대회와 ‘남도 맛 기행’을 묶는 일정은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광주 U대회는 ‘컬처버시아드’를 지향하고 있다고 한다. 짐작처럼 문화를 뜻하는 ‘컬처’와 ‘유니버시아드’를 합성한 신조어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개최국의 문화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광주의 매력이 담긴 개·폐회식으로 우리 문화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U대회를 명실상부한 청년 축제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2015 세계청년축제’를 대회기간 광주 전역에서 연다. U대회에 맞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가을 개관에 앞서 사전 개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 눈길이 모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산하 광주, 나주, 전주 박물관이 대회 기간 특별 기획 전시회를 갖는 것도 기억해 두면 좋다. 이 밖에도 흥미를 끌 만한 문화 이벤트는 쌓이고도 넘친다. 메르스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심각하다고 한다. U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짐을 꾸려 떠나는 것은 서민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커버스토리] ‘I ♥ U’ 광주 U대회의 맛, 사랑합니다

    [커버스토리] ‘I ♥ U’ 광주 U대회의 맛, 사랑합니다

    [광주 북부] ●아따, 숙취가 확 풀려부네… 문경정 짱뚱어탕 전문점 짱뚱어는 물속을 헤엄치기보다 뻘밭 위에서 뛰어다니는 걸 더 좋아하는 물고기다. 플랑크톤을 먹고 살며 오염된 곳에서는 살지 못한다. 서남해안 갯벌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으나 간척과 매립, 오염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연구기관에 따르면 짱뚱어는 칼륨과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노화 방지 효과가 있는 셀레늄, 항암 효과의 게르마늄 등을 함유한 고단백 스태미나 식품이다. 또 타우린 성분이 많아 해독에 도움이 된다. 전날 과음했다면 아침 해장으로 짱뚱어탕이 그만인 이유다. 상호는 20년 전 가게를 시작한 주인의 이름에서 따왔다. 메뉴는 짱뚱어탕 달랑 하나. 짱뚱어를 뼈째 갈아 들깨와 우거지를 듬뿍 넣어 마치 어죽처럼 걸쭉하다. 밑반찬으로 4년 된 묵은지가 나오는데 짱뚱어탕에 밥을 말아 묵은지를 곁들인 맛이 일품이다. 주로 보성 벌교 갯벌에서 짱뚱어를 가져온다. 겨울잠을 자는 짱뚱어의 특성상 여름에 물량을 확보해 대형 냉동실에 보관한다. 옛날에는 통째로 끓였는데, 영양분이 풍부한 머리와 지느러미를 버리는 게 아까워 가는 방법으로 바꿨다. 시래기 등을 넣어 구수하게 끓인 탕은 추어탕보다 그윽한 맛을 낸다. ●야들야들허니 애기 속살 같구마잉… 조림한상 갈치 정식 갈치에는 칼슘과 인이 풍부해 어린이의 성장과 중장년의 골다공증에 좋다. 갈치 정식을 시키면 조림과 구이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전채로 녹두죽이 나오며 양배추쌈, 양념게장, 가지무침, 콩나물 등 10여 가지의 밑반찬이 곁들여진다. 구이를 먼저 먹고 조림을 맛보는 게 좋다. 조림의 맛이 더 강렬하기 때문이다. 노릇노릇 구워진 두 토막의 구이는 크기는 작아 보이지만 살이 통통하다. 양념간장에 찍어 양배추쌈을 싸 먹어도 된다. 조림에는 무와 감자 외에도 고구마 줄기가 들어가 있다. 조림도 갈치 두 토막이다. 병어 정식, 병어회무침비빔밥(점심 특선), 고등어구이, 홍어삼합, 굴전(바지락전) 등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광주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광주 남부] ●탱글탱글 쫄깃쫄깃 그냥 지나치기 거시기 허요… 진식당 낙지볶음 매운맛은 맛이 아니라 혀에서 느끼는 통각(痛覺)이란 말이 있다. 광주 진식당은 캡사이신을 쏟아부어 무조건 맵게만 조리하면 맛집으로 소문나는 우리나라의 이상한 맛집 트렌드에 일침을 놓는 집이다. 주메뉴는 자극적이지 않은 낙지볶음과 아구찜. 볶음 요리는 대체로 조리하는 과정에서 열을 가하면 재료 본연의 식감이 사라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곳의 낙지볶음은 탱탱하고 쫄깃한 낙지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식객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결은 싱싱한 재료에 있다. 혼자 요리와 서빙을 도맡아 하는 주인아주머니가 하루에 두 번 근처 양동시장에 직접 나가 낙지를 들여온다. 주로 장흥, 목포, 무안산(産) 낙지를 쓰는데 꽤 큼직한 것들을 사용한다. 오전에 들여온 낙지는 점심시간에, 오후에 사온 낙지는 저녁때 동이 난단다. 저렴한 가격(중 2만원, 대 3만원)과 푸짐한 밑반찬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하다. 묵은지에 돼지등뼈를 넣고 찐 김치찜이 나오는데 김치를 찢어 공깃밥 위에 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다. 낙지볶음의 매운 정도는 손님의 취향에 따라 조절 가능하다. 허름하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가족, 친구들과 어울려 소주잔 기울이기에 그만이다. 사전에 예약하면 좀 더 일찍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워메, 이 달달하고 촉촉한 것이 다 뭐다냐… 궁전제과 나비파이와 팥빙수 정직하게 만들어서 정직하게 판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궁전제과가 살아남은 비결이다. 1973년 영업을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궁전제과는 기본을 중시한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많은 나비파이도 모든 제빵사가 만들 수 있지만 맛있게 만들기는 힘들다는 페이스트리다. 바게트 속을 파내고 으깬 계란, 채소 등으로 채운 공룡알빵, 국산 통팥을 직접 삶아 올리는 옛날식 팥빙수도 맛있다. 2층에 카페가 있는데 아메리카노가 1500원에 제공된다. 광주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목포] ●부레 맛이 이라고 고소한 줄 진짜 몰랐제… 영란횟집 민어회 목포역에서 5분만 걸으면 민어의 거리가 나오는데 골목 초입에서 이 가게가 눈길을 붙든다. 민어 요리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곳이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찾았던 곳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여름철 보양식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민어를 회로, 무침으로, 전으로 내온다. 민어 큰 것은 어른 상반신만 한 것도 있어 횟감으로 쓰이는 부위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접시에 담겨진 회의 붉은색 기운이 부챗살처럼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을 보면 황홀한 느낌마저 감돈다. 이 집을 민어 전문점의 으뜸으로 치는 건 잘 숙성시킨다는 점 때문이다. 부레와 껍질, 완자 등이 딸려 나오는데 서울 등의 음식점 주인들이 ‘부레 하나 먹으면 민어 한 마리 먹은 거나 진배없다’며 생색내듯 내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부레는 다소 질긴 감이 있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배어 나왔다. 서울 강남 등에서 엄청나게 돈 아깝게 여기며 사 먹는 민어탕이 이 집에선 작은 양이지만 그냥 서비스로 제공된다. 물론 제대로 맛보기 위해 따로 시키면 1인분에 5000원. 뻘낙지도 부드럽고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한우 맛에 낙지 맛 더한께 말이 필요 없당께… 독천식당 갈낙탕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게 안을 들여다보면 꽤 비좁아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설수록 으리으리한 공간에 놀라게 된다. 그만큼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집이다. 영암군 학산면에서 원래 가게를 시작했지만 목포 호남동에도 2호점이 있다. 육회를 곁들인 낙지비빔밥이 가장 인기 있다고 들었는데 한 그릇에 1만 9000원이나 받는 ‘갈낙탕’도 꽤 인기를 끄는 모양이다. 매일 아침 들여온 한우를 정성껏 손질해 발라낸 갈비와 낙지를 함께 끓여 내온다. 알맞게 익어 식감이 좋은 낙지보다 갈비맛이 정말 일품이어서 뜻밖이었다. 주인장은 한우가 원체 지방이 많아 손이 많이 가는데, 다른 집의 서너 배 정도는 더 손질하는 등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목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영광] ●서른 가지 반찬, 입이 떡 벌어지는구마잉… 동락식당 한정식 한정식은 전통 반상 차림을 현대식으로 개량한 것이다. 백반과 구분이 모호할 수 있는데, 한정식은 옛 대가들의 반상 차림이 변형된 것으로 해석하는 관점이 많다. ‘흰쌀로 지은 밥’이라는 뜻의 백반은 서민적인 상차림의 상업화로 본다. 곡창지대 전라도는 예부터 물산이 풍족했고, 사대부와 호족 등 대가들을 중심으로 격식 있는 상차림이 발달했다. 남도 한정식의 유래다. 과거 한정식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한 상 차려 대령했지만, 요즘은 음식을 하나씩 내오는 코스 요리 형태로 변형됐다. 모친에 이어 2대째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주인은 전통적인 방식,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을 내온다. 반찬 가짓수에 따라 7만원, 10만원, 12만원, 15만원 순으로 올라간다. 30여 가지 반찬이 가지런하게 놓인 7만원 상은 4명이 먹기에 딱이다. 12만원부터는 명물 영광굴비도 맛볼 수 있다. 서해와 남해안 진흙이나 갯벌에 서식하는 동죽조개를 회로 뜬 게 이색적이다. 고구마순의 맛이 감질나며 꽃게알무침과 간자미찜, 토하젓 등도 입맛을 돋운다.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온 돼지머리고기도 여느 음식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맛이다. 300년 넘은 한옥에 차려진 식당 안마당에서 태양초와 빨래를 말리는 풍경은 덤이다. ●어찌까잉, 설탕 뺀 착한 케이크가 다 있다냐… 남도땅 치즈케이크 달콤한 치즈케이크의 ‘적’은 칼로리다. 한 조각에 400㎉가 넘는 것도 있다. 한 시간 쉬지 않고 재빨리 걸어야 소모되는 열량이다. 21년째 운영 중인 카페는 딸기와 블루베리 등 10가지의 치즈케이크도 판매하는데, 한 조각이 40~50㎉에 불과하다. 지방을 빼고 과일로 단 맛을 낸 덕에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밀가루인 빵을 쓰지 않고 땅콩버터를 가공해 치즈를 받친다. 치즈와 섞는 과일은 인근에서 재배하고 유산균도 직접 만든다. 일제시대 양조장을 개조한 건물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낸다. 고속버스 화물 서비스를 통해 전국에 배송하는데, 주인 휴대전화에는 500여명의 고객 번호가 저장돼 있다. 영광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나주] ●껍데기 안 먹어봤으면 말을 말어… 영산포 강변홍어 홍어를 30여년 넘게 즐겼는데 이 집에서 처음 맛보며 깜짝 놀란 메뉴가 있었다. 마침 한여름 소나기가 퍼붓는 차에 영산포 홍어거리를 찾았는데 몇년 전까지만 해도 즐비하던 홍어음식점들이 택배 업소로 바뀌어 있었다. 손님과 실랑이할 일도 없고 이문도 많이 남아 그런 것 아닌가 여겨져 씁쓸했다. 한 가게를 찾아 잘하는 집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이 집을 소개했다. 원래 자리에서 옮겨와 새로 지은 건물이라 아늑한 데다 여주인이 밝고 편안하게 손님을 맞는 게 인상적이었다. 깜짝 놀란 메뉴란 다름 아닌 홍어껍데기 절편. ‘웬 홍어 음식에 떡이 나오지?’ 싶었는데 주인이 뼈를 먼저 한소끔 끓이다가 큰 뼈를 건져내고 말린 껍데기를 넣어 푹 고은 뒤 눌러 만든 절편이라 했다. 처음엔 오만상을 찡그릴 정도였는데 입 안에서 돌리며 느끼는 맛과 향의 조화가 빼어났다. 물론 홍어애도 나오는데 타지에서 먹던 것보다 훨씬 신선하고 담백했다. 노란색 튀김옷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던 홍어전도 특유의 알싸한 맛이 좋았다. 흑산도 홍어삼합을 시켰는데 보리애국이 덤으로 나왔다. 좋은 재료로 맛을 냈으니 당연히 맛있었고 다른 곳보다 매콤한 점이 기억에 남는다. ●맑은 고기 육수, 여까정 와서 곰탕 안 먹을랑가… 나주 곰탕거리 나주를 찾는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금성관, 나주목사 내아 등이다. 내아 앞 주차장에 차를 대면 곰탕 냄새가 진동하며 코를 자극한다. 기자가 찾은 것은 토요일 점심 때였는데 어느 집이나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얀집과 노안집이 서울과 광주 등에 분점을 내는 등 지명도가 높다. 하얀집은 4대째 100년이 넘었다고 하고, 노안집은 3대째 55년 넘게 영업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남평할매집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뼈를 고아 삶는 여느 곰탕과 달리 나주곰탕은 고기로 우려낸 육수를 써서 담백하고 깔끔하다. 도톰한 수육도 쫄깃한 맛이 빼어나다. 나주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화순] ●뽀얀 국물에 콕! 피부에 겁나게 좋아부러… 약산흑염소가든 예로부터 흑염소는 여성들의 보양식으로 사랑받았다. 지방 축적률이 좋아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소화가 잘 되고, 필수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고, 비타민A, 칼슘, 철분이 많다. 대신 콜레스테롤은 적다. 주위의 가축들 가운데 야생성이 가장 많이 남아 있고,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는 까닭에 인적이 드문 섬이나 고산지대 등의 청정지역에서 사육된다. 약산이란 상호는 완도 약산면에서 따왔다. 이곳에서 방목하던 흑염소를 썼지만 이제는 섬 지역에서도 흑염소 방목이 쉽지 않아 전북 장수와 순창에서 키운다고 했다. 약용으로 쓰던 흑염소를 식용으로 품종 개량을 하는 한편, 암컷을 쓰지 않고 수컷도 거세가 되지 않은 것만 쓴다. 또 적당히 가둬 키우기도 하면서 야성을 죽인다고 주인은 귀띔했다. 누린내가 날 것이란 선입견을 깨뜨리듯 깔끔한 맛이다. 일행은 샤브샤브로 먹었는데 뼈로 우려낸 육수가 깔끔하기 이를 데 없고 고기도 부드럽게 넘어갔다. 특히 직접 담근 된장은 감칠맛이 빼어났다. 특히 이 집은 삼지구엽주를 작은 잔으로 네 잔쯤과 천엽 삶은 것을 안주로 서비스하는데 손님이 원하면 목이 긴 조막병 하나를 5000원에 판매한다. ●뚝심으로 팔팔팔 100% 국산 팥이랑께… 화순시장 봉순이네 팥죽 원래 나주 영산포 살던 여주인이 이곳으로 옮겨온 지 10년 만에 이제는 화순시장 들르는 이들이 찾는 맛집 일번지로 변모했다. 부부가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부터 질 좋은 국산 팥만 사용해 맛을 내는 칼국수와 팥죽(동지죽)을 손님들에게 내놓자고 약속해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첫술을 뜰 때부터 마지막 술을 뜰 때까지 입 안에 팥 특유의 맛과 향이 남아 있어 정말 좋은 팥으로 맛을 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국산과 외국산 가격에 별로 차이가 없지만 10년 전만 해도 차이가 상당했을 텐데 주인의 뚝심이 손님들의 사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흐뭇했다. 화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장성] ●기름 좔좔 입에선 사르르 이것이 한우지라… 불태산 진원성 숯불구이 소고기 시장이 완전 개방된 지 벌써 14년이 흘렀지만, 한우는 프리미엄 고기로 대접받으며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외래 품종과 혼혈 없이 사육된 우리 고유의 소 한우는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아미노산은 피를 맑게 하고 위장 기능을 좋게 해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 또 한우에는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아연이 있다. 한우 부위는 39가지로 나뉘는데, 8년째 불태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 집은 갈비가 주 메뉴다. 소고기 등급판정은 마블링이라고 불리는 근내지방도가 중요하다. 마블링이 적당히 있어야 입에서 부드럽게 녹고 고기 맛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갈한 접시에 담겨온 고기에는 선명한 마블링이 보인다. 도자기 화로에 숯불을 올려 고기를 굽는 게 독특하다. 반찬으로 나오는 전은 소 허파를 부친 것이다. 해파리냉채는 시원한 맛을 내고, 생간과 처녑은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이곳은 원래 축사였으나 주인이 현대식 한옥으로 개량했다. 고기는 광주에서 가져온다. 구이 대신 고소한 맛을 내는 생고기비빔밥(8000원)도 한끼 식사로 적당하다. ●낚시꾼 손맛 보고 입맛 돋우러 온당께… 풍미회관 ‘2층 한정식’ 장성댐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한정식(4인 8만원)을 시켜 한 상 가득 접시를 올려놓으며 먹을 수 있고, 가볍게 생고기정식과 불낙정식(이상 1인 1만 5000원), 불백정식(1인 1만원)을 택해도 된다. 한정식은 상 바닥이 모자라 접시를 2층으로 쌓아야 한다. 다른 정식을 시켜도 삼합과 게장, 고등어호박조림, 보쌈 등을 함께 맛볼 수 있다. 한정식이나 백반 외에도 오리요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게 눈에 띈다. 유황오리한방탕, 훈제·생오리로스, 생오리주물럭, 생오리탕이 있다. 산성인 다른 고기와 달리 오리는 알칼리성으로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고,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리는 또 대사조절기능을 높여 체내의 독을 없앤다. 장성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충주] ●하버드·예일大 학생들도 충주 물맛에 반하겄지유?… 황금가든 메기매운탕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답게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조정 종목에서는 치열한 라이벌 관계로 이름난 미국 하버드 대학과 예일 대학 조정팀의 경쟁을 ‘직관’할 수 있다. 전남 장성호는 국제적 관전 수준에 미달해 최첨단 관람 시설을 갖춘 충북 충주 탄금호국제조정 경기장에서 이번 대회가 치러진다. 조정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거나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라면 5일부터 사흘 동안만 펼쳐지는 탄금호로 향하자. 조정 경기를 지켜본 뒤 충주호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가히 매운탕 거리라 할 정도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황금가든은 오랜 전통과 뛰어난 맛으로 이웃하는 교리가든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황금가든은 호수에서 100m쯤 안쪽에 세워진 1호점과 수변에 바로 인접해 있는 2호점이 있다. 2호점에서도 매운탕을 맛볼 수는 있지만 여기는 떡갈비로 더 유명하다. 1호점에서 인기 있는 메뉴는 송어회와 메기매운탕, 쏘가리매운탕 등이다. 메기매운탕은 다른 곳과 달리 기름진 느낌이 전혀 없고 양도 푸짐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었다. 대회 기간 산란철과 겹쳐 쏘가리를 맛보기 어려운 점이 아쉽기만 하다. ●예약은 안 받아유 어서들 오셔유… 원조중앙탑막국수 메밀싹막국수 손님이 워낙 많아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명함에 새길 정도다. 원래 중앙탑 근처에 있었던 가게를 충주시 단월동으로 옮겼다. 다른 막국수집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메밀싹이 고명으로 얹어져 나오는 게 돋보인다. 밝은 보랏빛을 띠는 메밀싹을 국수와 함께 말아 입안에 넣었더니 첫맛이 달콤하면서도 메밀 특유의 향이 전해져 좋았다. 하지만 젓가락 수가 늘어날수록 여느 집과 다를 게 없다는 얘기를 하는 이도 있다. 물과 비빔 모두 6000원, 곱빼기는 7000원. 메밀로 빚은 만두와 찐빵, 부추전, 막걸리가 있으며 겨울에는 만둣국, 수제비, 칼국수전골 등이 판매되는 메밀전문음식점이다. 모든 메뉴를 포장 판매하는데 국수는 20분 안에 드실 수 있는 분만 사가라고 권한다. 충주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사진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기대된다, U와 함께할 너

    기대된다, U와 함께할 너

    ‘빛고을’ 광주에서 오는 7월 하계유니버시아드가 열린다. 광주와 전남·북, 충북 등에서 분산 개최될 이번 대회엔 세계 150여개국에서 2만여명의 선수단과 운영진이 참가할 예정이다. 대회를 앞두고 경기장 주변의 관광 명소와 맛집 등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질 터.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협력지사의 도움을 받아 참가자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할 명소들을 찾아냈다. 글 사진 광주·화순·담양·나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광주] 남도의 손맛, 떡갈비에 녹는 피로 광주 시내에선 옛 전남도청을 찾아가야 한다. 현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변신 중이다. 현대적인 건축물들이 옛 도청 아래 납작 엎드린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변에 독특한 모양새의 조형물들도 설치됐다. 이른바 ‘어번 폴리’(Urban Folly)로, 세계 여러 작가가 다양한 의미를 담아 광주 곳곳에 조성한 설치미술 작품들이다. 옛 도청에서 광주천을 향해 두 블록쯤 지나면 양림동이다. 광주에서 가장 먼저 개신교 선교사들이 발을 디딘 곳. 양림교회 뜨락의 오웬 기념각, 호랑가시나무 언덕의 우일선(Wilson) 선교사 사택, 연세대 창립자 언더우드 박사의 손자가 살았던 호랑가시나무창작소 등 볼거리가 많다. 호랑가시나무 언덕 너머 수피아여중고 쪽에도 커티스 메모리얼 홀 등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남아 있다. 모두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들이다. 무등산(1187m)은 광주의 아이콘이다. 2013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천연기념물 제465호인 서석대·입석대 등 주상절리대와 특유의 너덜지대 등 희귀한 지형·지질 덕에 지난해 국가지질공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광산구청 앞에는 ‘송정리 떡갈비 골목’이 형성돼 있다. 200여m 거리에 16개 떡갈비 식당이 늘어서 있다. 송정동 떡갈비는 소고기에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생긴 현상이다. 한정식집으로는 동명동의 황톳길(226-1550), 상무지구의 조선한정식(365-6822) 등이 이름났다. [화순] 30년 만에 허락된 화순적벽 데이트 화순에서 요즘 가장 ‘뜨거운’ 여행지는 이서면의 화순적벽이다. 동복호가 휘돌아 나가며 만든 기암절벽으로, ‘삼국지’ 적벽대전(赤壁大戰)의 현장인 중국 후베이성의 적벽에서 이름을 따왔다. 1980년대 초 상수원으로 지정돼 출입이 통제되다 지난 3월 30년 만에 개방됐다. ‘노루목적벽’이라고도 불린다. 화순적벽은 관람 예정일 최소 2주 전 오전 9시부터 인터넷(tour.hwasun.go.kr/cmd)에서 예약해야 한다. 수·토·일요일에 셔틀버스를 타고 돌아본다. 요금은 5000원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따라 21일까지 개방이 잠정 중단된다. 천불천탑이 있는 운주사는 반드시 둘러봐야 할 코스다. 주류 문화와 양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형태의 불상, 불탑들로 가득 찬 이단(異端)의 공간이다. 현재는 조계종 송광사의 말사로 등록돼 있다. 1000개의 탑이 세워지고 와불이 일어서는 날 천지개벽이 온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화순엔 흑염소 요리로 알려진 집들이 몇 곳 된다. 현지에선 ‘양탕’이라 부른다. 지리산 아래 우리들목장(371-0492), 너와나목장(373-2202) 등이 알려졌다. 유난히 두부집도 많다. 색동두부집(375-5066), 달맞이흑두부(372-8465) 등이 알려졌다. 둥근지붕(371-3333)은 갈치조림과 꽃게장으로 이름났다. 명승지를 둘러본 뒤엔 화순온천·도곡온천에서 피로를 풀어도 좋겠다. [나주] 반남고분에 올라 나만의 역사 ‘찰칵’ 나주에선 반남고분군을 먼저 찾자. 자미산 아래 낮은 구릉에 고분 30여기가 늘어서 있다. 영산강 유역의 들판을 경작하던 마한 등의 고대 문화가 발 아래 잠겨 있는 흔적이다. 국내 문화재로는 드물게 고분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부드러운 능선의 고분 위에 올라서면 이른바 ‘사진발’이 잘 받는다. 고분군 바로 앞은 국립나주박물관이다. 유적과 첨단 기술이 결합된 빼어난 건축미의 박물관이다. 박물관 뒤 오토캠핑장에서는 ‘뮤지엄 스테이’도 진행한다. 박물관 홈페이지(naju.museum.go.kr)에서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밤엔 ‘달빛 역사 기행’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330-7837. 전남산림환경연구소 진입로 앞의 메타세쿼이아 숲길도 명소로 꼽힌다. 담양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견줘 짧지만 폭이 좁고 안온해 ‘사진발’을 잘 받는다. 영산포 홍어의 거리는 영산포 등대와 적산가옥(옛 일본식 건물)들이 즐비한 원정통이 인근에 있어 산책하며 둘러볼 만하다. 영산포 홍어(337-5000), 홍어1번지(332-7444) 등이 홍어 맛집으로 이름났다. 홍어로 시큰해진 입맛은 커피로 잡는다. 영산나루(332-2131)는 옛 동양척식회사 문서고와 한 울타리에 있는 찻집인데 고풍스런 분위기가 일품이다. 영산포 등대 바로 뒤에 있다. 나주곰탕은 시내 목사 내아 일대에 몰려 있다. 하얀집(333-4292), 노안집(333-2052), 남평식당(334-4682) 등이 유명하다. [담양] 정철 노닐던 식영정에 누워 시 한수 무등산이 북동쪽으로 흘러가 만나는 곳이 담양 지곡리 일대다. ‘자미탄’(백일홍 개울)이라 불리는 광주호에 인접한 지역으로, ‘호남 정자 문화의 보고’라 할 만큼 풍치 좋은 정자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중 소쇄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정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조선 중종 때 양산보가 자연에 숨어 살겠다며 꾸민 곳이다. 초록빛 대숲과 배롱나무들이 둘러친 계곡 안쪽에 광풍각이 있고, 그 뒤로 제월당이 내려다보고 있다. 송강 정철이 노닐던 식영정과 송강정도 빼어나다. 특히 소쇄원과 이웃한 식영정은 ‘그림자도 쉬어 가는 정자’라는 뜻의 이름만큼이나 운치가 넘친다. 봉산면 제월리의 면앙정은 강호가도(江湖歌道)의 선구자로 꼽히는 송순이 퇴계 이황 등과 학문을 논하고 후학들을 길러 내던 곳이다. 1533년(중종 28년) 건립됐다. 명옥헌 원림(鳴玉軒 苑林)은 한여름 배롱나무꽃 핀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관방제림도 ‘강추’할 만하다. 200여년 전 관방천을 따라 조성된 숲이 2㎞가량 운치 있게 이어졌다. 관방제림 끝자락의 영산강변에 국수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옛 담양장이 활기를 띠던 시절 장터를 찾은 이들에게 국수를 말아 주던 집들이 하나둘 늘면서 이제는 20여개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삼지내 마을 초입에는 국밥집이 몰려 있다. 창평시장국밥(383-4424)이 그중 유명하다. 대나무에 밥을 지은 대통밥은 읍내 박물관앞집(381-1990)이, 소고기 떡갈비는 덕인관(381-7881)이 각각 이름났다.
  •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대기업회장이 에어컨까지 달아줌” 대박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대기업회장이 에어컨까지 달아줌” 대박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맛집 “대기업회장이 에어컨까지 달아줌” 대박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수요미식회’에서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 간장게장 맛에 반해 에어컨까지 놔줬다는 간장게장집이 화제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수요미식회’에는 전현무, 신동엽, 이현우, 강용석, 홍신애, 황교익과 강남이 출연해 한국 간장게장의 역사와 함께 ‘문 닫기 전 가야 하는 간장게장집’을 주제로 미식토크를 펼쳤다. 간장게장 맛집으로 가장 먼저 소개된 곳은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진미식당이다. 정갈한 한정식 느낌이 특징으로, 게장 위에 잘게 썬 고추와 깨를 뿌리고, 감태(미역과의 해조)를 함께 낸다. 4~5월에 꽃게의 고장인 충남 서산 서해안 일대를 직접 돌며 암게를 공수해 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요리 연구가 홍신애는 “알이나 살보다 게딱지 상태부터 먼저 확인하는 데 이 집은 알이 끝까지 꽉 차 있다”고 말했다. 강용석은 “이 집 간장게장은 제 인생의 간장게장”이라며 “게딱지에 밥 두숟가락을 넣어 먹으면 그보다 맛있는 밥은 없다”고 표현했다. 반면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청양고추의 맛이 게 맛을 흐린다”라고 지적했다. 간장게장, 게국지, 감태가 일품으로 알려진 이 집에 대해 수요미식회 제작진은 SNS페이스북에 “대기업 회장이 이 집 간장게장과 사랑에 빠져 에어컨까지 달아줌”이라고 소개했다. 간장게장 정식 가격은 3만 1000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맛집 “대기업회장이 에어컨 달아줌” 대박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맛집 “대기업회장이 에어컨 달아줌” 대박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맛집 “대기업회장이 에어컨까지 달아줌” 대박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수요미식회’에서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 간장게장 맛에 반해 에어컨까지 놔줬다는 간장게장집이 화제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수요미식회’에는 전현무, 신동엽, 이현우, 강용석, 홍신애, 황교익과 강남이 출연해 한국 간장게장의 역사와 함께 ‘문 닫기 전 가야 하는 간장게장집’을 주제로 미식토크를 펼쳤다. 간장게장 맛집으로 가장 먼저 소개된 곳은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진미식당이다. 정갈한 한정식 느낌이 특징으로, 게장 위에 잘게 썬 고추와 깨를 뿌리고, 감태(미역과의 해조)를 함께 낸다. 4~5월에 꽃게의 고장인 충남 서산 서해안 일대를 직접 돌며 암게를 공수해 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요리 연구가 홍신애는 “알이나 살보다 게딱지 상태부터 먼저 확인하는 데 이 집은 알이 끝까지 꽉 차 있다”고 말했다. 강용석은 “이 집 간장게장은 제 인생의 간장게장”이라며 “게딱지에 밥 두숟가락을 넣어 먹으면 그보다 맛있는 밥은 없다”고 표현했다. 반면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청양고추의 맛이 게 맛을 흐린다”라고 지적했다. 간장게장, 게국지, 감태가 일품으로 알려진 이 집에 대해 수요미식회 제작진은 SNS페이스북에 “대기업 회장이 이 집 간장게장과 사랑에 빠져 에어컨까지 달아줌”이라고 소개했다. 간장게장 정식 가격은 3만 1000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강용석 “제 인생의 간장게장” 얼마나 맛있길래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강용석 “제 인생의 간장게장” 얼마나 맛있길래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맛집 “대기업회장이 에어컨까지 달아줌” 대박 수요미식회 간장게장 ‘수요미식회’에서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 간장게장 맛에 반해 에어컨까지 놔줬다는 간장게장집이 화제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수요미식회’에는 전현무, 신동엽, 이현우, 강용석, 홍신애, 황교익과 강남이 출연해 한국 간장게장의 역사와 함께 ‘문 닫기 전 가야 하는 간장게장집’을 주제로 미식토크를 펼쳤다. 간장게장 맛집으로 가장 먼저 소개된 곳은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진미식당이다. 정갈한 한정식 느낌이 특징으로, 게장 위에 잘게 썬 고추와 깨를 뿌리고, 감태(미역과의 해조)를 함께 낸다. 4~5월에 꽃게의 고장인 충남 서산 서해안 일대를 직접 돌며 암게를 공수해 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요리 연구가 홍신애는 “알이나 살보다 게딱지 상태부터 먼저 확인하는 데 이 집은 알이 끝까지 꽉 차 있다”고 말했다. 강용석은 “이 집 간장게장은 제 인생의 간장게장”이라며 “게딱지에 밥 두숟가락을 넣어 먹으면 그보다 맛있는 밥은 없다”고 표현했다. 반면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청양고추의 맛이 게 맛을 흐린다”라고 지적했다. 간장게장, 게국지, 감태가 일품으로 알려진 이 집에 대해 수요미식회 제작진은 SNS페이스북에 “대기업 회장이 이 집 간장게장과 사랑에 빠져 에어컨까지 달아줌”이라고 소개했다. 간장게장 정식 가격은 3만 1000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물 좋고, 산 좋고, 맛 좋네

    물 좋고, 산 좋고, 맛 좋네

    요즘 맛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예전엔 사람의 온기 드물었던 대도시 주변의 허름한 골목에까지 식객들이 불원천리 찾아가는 형국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봄 관광주간을 맞아 걷고, 먹고, 즐기기 좋은 ‘5월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길따라, 맛따라’ 만나는 도시의 맛집들이 테마다. ●설악의 봄을 맛보다-강원 속초 설악산에 봄이 당도할 무렵, 밥상 위에도 산 내음이 가득 찬다. 학사평 콩꽃마을 일대의 80여 개 식당에선 매일 순두부를 만들어 여행객을 맞는다. 학사평 순두부는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한다.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점봉산산채식당’ 등 곰취와 석잠풀, 맥문동 뿌리, 헛개나무 열매 등 산야초로 건강한 식탁을 차리는 집도 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내 순대골목에는 차진 순대가, 건어물 상가에는 황태 등 건어물이 즐비하다. 닭전골목의 닭강정도 맛있다. 설악산자생식물원은 설악산에 자생하는 꽃과 나무로 조성한 곳이다.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도 구경한다. 속초등대전망대, 영금정 등이 어우러진 동명항에서 봄 바다를 느끼고, 척산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를 푼다. ●웅녀를 사람 만든 마늘-충북 단양 단양은 마늘로 유명한 고장이다. 석회암 지대의 비옥한 토양과 일교차가 큰 기후 덕에 튼실한 육쪽마늘이 난다. 단양 곳곳에 마늘을 이용한 약선 음식과 한정식, 떡갈비 등을 내는 집들이 많다. 단양구경시장에서는 마늘순대, 마늘만두, 흑마늘닭강정 등을 맛볼 수 있다. 단양은 깨끗한 자연만큼이나 풍경도 아름답다. 양방산에서 보는 단양 읍내와 주변 산수는 한 폭의 그림이다. 양방산 활공장에서의 패러글라이딩 체험도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도담삼봉과 사인암 등의 단양팔경, 민물고기 수족관인 다누리아쿠아리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금강과 올갱이국의 앙상블-충북 옥천 옥천은 흙길과 물길이 어우러진 고장이다. 금강 따라 수려한 산책로가 이어지며, 그 강에서 건져 올린 ‘올갱이’(다슬기)가 봄의 향취를 더한다. 옥천의 옛 번화가인 구읍에서 시작해 장계국민관광지를 거쳐 금강 변을 아우르는 여정은 호젓한 봄날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시 ‘향수’를 쓴 정지용의 생가가 있는 구읍은 상점 간판조차 시구로 단장했다. 골목길만 유유자적 걸어도 시심이 솟구친다. 장계국민관광지는 시와 예술, 호수, 산책이 어우러진 가족 쉼터다. 올갱이 요리는 옥천 여행의 덤이다. 식당들이 금강에서 직접 잡은 올갱이를 식탁에 내는데, 올갱이국과 무침의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춘향의 고향에서 맛보는 별미 한정식-전북 남원 5월 말 ‘남원 춘향제’가 광한루원과 요천 춘향테마파크 등에서 열린다. 주무대인 광한루원은 우리나라 정원의 진수다. 광한루, 오작교, 영주각, 방장정 등이 호수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 버드나무 고목이 물에 비쳐 신록을 실감케 한다. 지리산허브밸리와 이어진 바래봉은 봄날의 향취를 느끼기에 맞춤하다. 산을 뒤덮은 연분홍 철쭉은 전국에서 손꼽힌다. 지리산 들꽃을 만날 수 있는 지리산허브밸리도 봄의 향기로 여행자를 부른다. 남원은 추어탕이 유명한 곳. 바래봉이 있는 운봉읍은 지리산 흑돼지가 별미다. ‘지리산고원흑돈’ 등의 식당들에서 해발 400~600m 고랭지에서 기른 버크셔 순종 흑돼지를 낸다. ●떡갈비 먹고 걷는 무등산 옛길-광주 이른바 ‘광주오미’의 하나로 꼽히는 송정 떡갈비는 봄철 나들이를 즐기며 맛보기 좋은 별미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네모나게 빚어 굽고, 채소에 싸 먹는데, 뼛국이 곁들여지는 게 특징이다. 육회가 푸짐한 육회비빔밥도 맛있다. 무등산 자락엔 보리밥거리도 조성돼 있다. 무등산옛길은 역사와 문화를 배우며 산책하듯 걷기 좋다. 서양식 옛 건축물과 전통 한옥이 어우러진 양림동도 빼놓으면 아쉽다. 옛 전남도청 건물을 중심으로 건립 중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필수 코스다. 광주시청 측에서 5월부터 문화해설사가 동행하는 건축물 투어도 기획하고 있다. ●장어에서 서대까지, 남도음식의 수도-전남 여수 여수의 5월은 장어와 서대회 덕에 한결 풍성해진다. 붕장어를 이용한 장어탕과 장어구이, 여름 보양식으로 유명한 경도의 갯장어샤부샤부도 이때부터 맛볼 수 있다. 서대는 5∼6월에 가장 많이 잡힌다. 여기에 간장게장 한 접시면 밥 한 공기가 뚝딱이다. 해 질 무렵 등장해 새벽까지 불을 밝히는 여수교동시장 풍물거리의 포장마차도 여행의 낭만을 선물한다. 요즘 여수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은 바다를 횡단하는 여수해상케이블카다. 국내 최대 단층 목조건물인 여수 진남관(국보 304호), 오동도, 고소동 천사벽화골목, 여수수산시장 등도 꼭 찾아봐야 할 곳들이다. ●가족이 걷기 좋은 고분군과 닭똥집 골목-대구 잊힌 것들 사이에서 새롭게 가치를 발견하는 예가 간혹 있다. 대구 불로동 고분군이 그렇다. 삼국시대 토착 세력의 분묘로 추정되는 고분은 210여 기다. 1500여 년 전에 조성된 고분 사이로 시대를 넘나드는 오솔길이 나있다. 길이 완만해 아이 손잡고 거닐기 좋다. 고분군을 지나 단산지에 이르는 구간은 대구올레 팔공산 6코스 ‘단산지 가는 길’이다. 옻골마을에선 서당 체험, 전통 가마 타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고택 숙박 등이 가능하다. 은은한 조명이 빛나는 아양기찻길은 폐철교를 관광지로 탈바꿈시킨 공간이다. 여행의 마무리는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 제격이다. 고소하고 쫄깃한 튀김 ‘똥집’ 등 다양한 닭모래집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걷고, 먹고, 즐기고-경북 포항 뱃사람들이 즐겨 먹던 물회는 포항의 대표 음식이다. 굵직한 전복에 고소한 참기름으로 맛을 낸 전복죽과 죽도시장 칼제비도 포항의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1971년 문을 연 구룡포 제일국수공장에서는 아직도 해풍에 국수를 말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구룡포 토속 음식인 모리국수도 별미다. 근대문화역사거리의 일본식 찻집에서 마시는 차 한잔이 여행의 낭만을 더한다. 포항은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가 풍성한 지역이다. 계곡 따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내연산계곡, 봄꽃이 앞다퉈 피는 기청산식물원, 영일대해수욕장, 죽도시장, 운치 가득한 포항운하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경남 창원 진해구 벚꽃이 진 5월, 경남 창원 진해구는 가려졌던 구도심의 다양한 매력을 드러낸다. 중원로터리(진해8거리)에 자리한 진해군항마을역사관은 진해 근대 여행의 시작점이다. 여덟 개 도로를 따라 오랜 세월을 간직한 공간들이 자리한다. 속천항의 창원국동크루즈,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도 함께 돌아보면 좋은 볼거리다. 먹거리도 다양하다. 역사관에서 만나는 ‘경화당제과’의 진해콩과자, 커피 한잔하며 음악과 그림을 즐길 수 있는 ‘흑백’, 구 진해해군통제부 병원장 사택(등록문화재 제193호)에 자리한 ‘선학곰탕’ 등이다. 현재의 진해를 대표하는 ‘진해제과’ 벚꽃빵까지 더해지면 온 가족을 만족시키는 여행지가 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 [길섶에서] 춘천 막국수/서동철 논설위원

    지금은 은퇴한 춘천의 회사 선배는 들를 때마다 막국수를 사 주었다. 시내에서도 한참을 나가야 하는 변두리 막국수집이었다. 두 사람이 두부 안주와 옥수수 막걸리에 막국수 한 그릇씩 먹어도 1만원이 넘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의 기억이기도 하지만, 당시에도 비교적 싼 집이었다. 그후 이 집이 제1회 막국수축제에서 1등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난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후배를 안내한 선배가 고맙기 마련이다. 하지만 같은 집에 다녀와도 모두 같은 마음은 아니라는 게 선배의 이야기였다. 춘천을 찾는 손님 가운데는 굳은 표정을 짓는 사람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자기를 뭘로 보고 겨우 1만원어치 막국수냐며…. 그러니 ‘서울 손님’이 오면 먼저 막국수쯤 즐길 줄 아는 사람인지 살핀다. 또 미식가는 아니라도 성의를 받아들일 만한지를 살핀다고 했다. 둘 다 해당 사항이 없으면 값만 비싼 한정식집으로 가야 뒷말이 없다는 것이다. 입맛도, 인간성도 별로인 사람이다. 서울에 돌아온 어느 날 친한 다른 선배가 춘천에 다녀왔다고 했다. 무엇을 먹었느냐고 했더니 한정식 집에 갔단다. 내가 왜 웃었는지 그 선배는 지금도 모른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무심코 오르다, 마음이 머물다

    무심코 오르다, 마음이 머물다

    전남 고흥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대한민국 우주기지’ 정도이지 싶다. 고흥반도 끝자락의 나로도에 우주를 응시하는 우주센터가 들어선 이후 생긴 변화다. 이런 표현이 그리 틀린 것도 아니다. 고흥반도를 관통해 우주로(路)가 놓이고, 우주해수욕장에다 우주카센터까지 들어섰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몇 음절의 수사로 고흥 전체를 규정할 수는 없다. 고흥은 넓다. 남북 간 길이가 약 95㎞에 이른다. 가도 가도, 캐도 캐도 끊임없이 경이로운 풍경을 내준다. 고흥 들녘에 따스한 봄 햇살이 퍼지던 날, 바람에 실린 풍경 소리를 따라 숲을 거슬러 오르다 뜻밖에 보석 같은 풍경과 만났다. 금탑사와 천등산이다. 단아한 절집은 늘 푸른 비자나무 숲과 동백꽃 붉은 카페트로 기품을 더했고, 우지끈 솟은 천등산은 남성미 물씬 풍기는 자태로 절집을 품고 있었다. 애초 목적은 천등산(554m) 산행이었다. 하늘(天) 향해 솟구친(登) 산이니, 봉우리 끝에 서서 봄물 오른 남녘 바다를 굽어보기 딱 좋겠다는 기대에서였다. 한데 정작 이방인의 시선을 낚아챈 건 산행 들머리에 있는 절집 금탑사였다. 보다 정확히는 금탑사와 주변 숲의 봄 풍경에 발목 잡혔다고 표현해야 옳겠다. 포두면 봉림리 마을 어귀에서 금탑사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곧 숲길이 이어진다. 푸조나무와 굴참나무, 느티나무 등이 숲그늘을 이룬 길은 누구라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만큼 깊고 서늘하다. 숲길 끝에서 만나는 금탑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이다. 신라시대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여러 차례 전란을 겪는 동안 소실과 중건을 반복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금탑사라는 이름은 창건 당시 경내에 있던 금탑(塔)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절집은 단아하다. 수행도량이라기보다 여염집에 가깝다. 비구니 스님들의 꼼꼼한 손길이 닿았을 장독대와 꽃담, 텃밭 등에 나른한 봄이 매달렸다. 금탑사의 자랑은 비자나무숲(천연기념물 제239호)이다. 3300여 그루에 달하는 비자나무들이 절집 들머리와 주변을 빼곡하게 감싸고 있다. 계절보다 이르게 절집 주변이 푸르렀던 건 늘 푸른 비자나무 이파리 덕이었을 게다. 금탑사 비자나무는 1700년대쯤부터 식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령 300년을 훌쩍 넘긴 나무들은 높이가 9∼14m, 둘레가 1m가 넘는 거목으로 자라났다. 비자나무의 미덕은 여느 나무들과 달리 볕을 독점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봄볕은 비자나무의 빗살 같은 나뭇잎을 통과해 땅 위로 퍼진다. 한 줌 볕을 쫓아 현호색 등의 봄꽃들도 고개를 삐죽 내밀었다. 절집 뒤쪽에서 만난 숲은 그야말로 봄이 선사한 보석이다. 판타지 세계와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다. 아름드리 비자나무가 만든 초록세상 한켠엔 동백나무의 영토가 깃들여 있다. 이른 봄 피었을 동백꽃은 빼어난 자태 그대로 낙화해 산자락을 붉게 물들였다. 수십 그루 나무에서 떨어진 수백, 수천 송이 동백꽃이 산비탈 한 면을 빨갛게 붓칠한 모습, 어디서도 쉬 볼 수 없는 장관이다. 대개의 경우 지나치면 천박해지기 마련이다. 개량 동백에서 목격하지 않았던가. 수없이 많은 꽃을 매단 개량 동백은 헤픈 웃음 흘리는 노류장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백꽃은 다르다. 땅에 떨어졌어도 꽃 하나하나에서 여전히 단단한 결기가 느껴진다. 그 덕에 한 치 이지러짐 없는 풍경이 숲 한 켠에 만들어졌다. 천등산 산행도 모자람 없는 풍경을 선사한다. 등산로는 금탑사 초입에서 시작된다. 참나무 숲을 지나 1시간 30분 정도 바삐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천등산 정상은 풍경 전망대다. 남녘 바다 위로 물수제비 뜨듯 올망졸망 떠 있는 섬들과 내륙에서 내달려 온 산군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등산이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이라도 천등산 주차장까지는 가봐야 한다. 정상 8부 능선까지 임도가 나 있어 차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임도 중간중간 만나는 암벽들의 기세가 등등하고, 주차장에서 맞는 풍경도 빼어나다. 풍양읍 율치리 사동마을회관을 지나 5.5㎞ 남짓한 임도를 따라간다. 험한 구간도 있지만 승용차도 무난히 오를 수 있다. 도로폭은 좁다. 승용차 두 대가 아슬아슬하게 교행할 정도다.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20~30분 걸린다. 정상 못미처 깔딱고개라 부를 만한 된비알도 있지만, 정상에서 맞는 장쾌한 풍경은 그간의 노고를 보상하고도 남는다. 꼭 발품 팔아 다녀오길 권한다. 24~26일엔 ‘고흥우주항공축제’가 박지성 종합운동장 등에서 열린다. 과학 교육과 우주 체험이 연계된 에듀테인먼트 축제로,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나로우주센터 발사기지 견학, 모형로켓 발사체험, 등 체험행사와 우주항공 홍보관, 스페이스 매직쇼, 유등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고흥반도 끝자락의 나로도는 우주를 향한 전진기지답게 우주 관련 교육·체험시설이 많다. 내나로도 덕흥리엔 국립고흥청소년 우주체험센터, 외나로도 끄트머리의 나로우주센터에는 우주과학관이 각각 조성돼 있다. 특히 우주체험센터의 스페이스 투어가 인기 높다. 하루 4회 운영되는데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도양읍 용정리엔 우주천문과학관이 들어섰다. 대형 천체망원경과 천체 투영실, 전시관 등이 조성됐다. 시호도(尸虎島)는 ‘원시체험 섬’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일면 구룡마을 앞의 무인도로, 원시 움막 8동과 체험뗏목, 원시산책로, 고기잡이 체험장 등을 갖췄다. 뭍에서 배를 타면 불과 5분 안쪽에 닿을 거리지만 섬에 들어서는 순간 문명과는 이별해야 한다. 원시인 복장으로 갈아입고 낚시 체험, 사냥꾼 체험 등으로 원시 부족생활을 경험한다. 섬에는 실제 물과 전기가 없다. 발전기를 돌려 밤 10시까지만 전력을 공급한다. 물은 운영업체 측에서 제공한다. 식사는 지급된 식량으로 해결하거나, 체험객 각자가 준비해 와야 한다. 홈페이지(sihodo.goheung.go.kr) 참조. 글 사진 고흥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익산 갈림목에서 익산~포항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완주에서 다시 완주~순천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순천 초입의 해룡교차로에서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을 타고 벌교나들목으로 나간 뒤 15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면 고흥반도다.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KTX로 순천까지 간 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순천에서 고흥까지 차로 약 1시간 거리다. 금탑사는 고흥 읍내에서 포두·노화방면 15번 국도를 타고 포두사거리까지 간 뒤 우회전하면 된다. →맛집:도화면 중앙식당(832-7757)은 한정식으로 이름난 집. 굴을 껍질째 삶은 피굴 등 토속음식이 곁들여진다. 제철은 약간 지났지만 저 유명한 ‘나로도 삼치회’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삼치 선어를 묵은 김치에 싼 뒤 김에 얹어 초고추장이나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다도해회관(834-5111)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소록대교 가기 전 녹동항 일대에 장어통탕집들이 늘어서 있다. 장어를 통째 얼큰하게 끓여 낸다. 진미횟집(842-3111), 영성횟집(835-5303) 등이 이름났다. 고흥의 들머리 구실을 하는 보성 벌교 쪽에는 꼬막 정식 거리가 조성돼 있다. →잘 곳:고흥 읍내에선 W호텔(835-0707)이 깔끔하다. 나로2대교 초입의 하얀노을모텔펜션(833-8311~3), 발포의 빅토리아호텔(832-3711), 남열리 해안도로 부근의 전망좋은창펜션(835-9978)은 전망이 좋은 숙소들이다. 거금도의 거금도한옥민박(282-5327)은 너른 바다를 마당 삼은 집. 공룡알 해변이 코앞인 하얀파도 펜션(844-1232)과 익금해변 쪽 아마존모텔(842-4117), 녹동항 썬비치호텔(844-7661) 등도 추천할 만하다.
  • [씨줄날줄] 정치인의 밥집/최광숙 논설위원

    지난해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63빌딩 인근 냉면집 ‘한주면옥’에 나타났다. 이곳에서 이 전 대통령은 최금락 전 홍보수석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진과 청와대 출입기자 등 40여명과 함께 냉면과 삼겹살을 즐기며 망년회를 가졌다고 한다. 함흥냉면으로 유명한 이곳은 이 전 대통령이 종종 다녀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 냉면집의 주인은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 출신인 김재윤 전 국정홍보비서관이다. 그는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부터 이 식당을 운영했는데 그러다 보니 이 냉면집은 친이계 인사들의 회합 장소로 자주 애용된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강철 전 청와대 정무특보가 시민사회수석에서 물러난 뒤 2006년 4월 청와대 인근에 낸 횟집 ‘섬마을’도 정치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곳은 보통 횟집보다 다소 비쌌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 주인이다 보니 권력에 줄을 대려고 하는 이들의 출입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유력 정치권 인사와 고위관료들이 평소 잘 가던 한정식집을 마다하고 너도나도 이 횟집에서 식사 약속을 잡았다. 노 전 대통령도 유인태·원혜영 의원 등 7명과 함께 1996년 15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강남에 고깃집 ‘하로동선’(夏爐冬扇)을 개업한 적이 있다. ‘풀무원’ 창업자인 원 의원이 당시 “주인 없는 장사는 반드시 망한다”고 반대했지만 이들은 의기투합해 각자 2000만원씩 투자금을 내 창업했다. 하지만 결국 2년 만에 망했다. 문을 닫으면서 7명의 주주들이 돌려받은 돈은 450만원이었다고 한다. 정치인들의 밥집 역사는 문교부 장관 등을 지낸 고 민관식 국회부의장의 부인 김영호씨가 1980년 중구에 낸 한식당 ‘담소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성 출신으로 음식 솜씨가 좋았던 그는 이후 이화여대 후문 쪽에 ‘마리’, 삼청동에 ‘용수산’도 열었다. 그때 “장관 마누라가 무슨 음식 장사를 하느냐”는 말도 들었지만 한 상 푸짐하게 내놓는 한식을 서양요리처럼 코스로 내놓은 선구자다.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의 부인 박현숙씨는 1989년부터 영등포 롯데백화점 내 돈가스 전문점 ‘오메가’를 운영하다 3년 전 접고, 현재 2000년 개업한 대치동 롯데백화점의 비빔밥 전문점인 ‘예촌’을 운영하고 있다. ‘정윤회 동향’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최근 서교동에 해물 음식점 ‘별주부’를 개업해 화제다. 그는 “변호사나 공무원 같은 정신노동을 하는 게 무서웠다”면서 “정직하게 몸으로 때우고 살자는 결심으로 음식점을 차렸다”고 창업의 변을 밝혔다고 한다. “서비스업을 하면서 ‘을’(乙)의 생활을 하겠다”는 그의 말마따나 식당 경험을 통해 민심을 제대로 읽고, 을의 아픔도 느껴보길 바란다. 무엇보다 식당은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길.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군항제 대표 먹거리는…

    군항제에서 벚꽃과 함께 즐길 만한 먹거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축제 주 무대인 중원로터리 일대에 향토음식과 패스트푸드 등을 판매하는 먹거리 장터가 운영된다. 일반 음식점 가운데 근화동 가정장어한식은 장어국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석동에 있는 못대 음식점은 생선구이 요리가 전문이다. 갈치, 삼치, 꽁치 등의 생선구이가 밑반찬과 신선한 제철 나물반찬 등과 함께 나온다. 석동 산채한정식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한정식을 먹을 수 있는 맛집으로 갖가지 산나물과 된장찌개를 비롯해 정갈하고 다양한 토속 반찬을 낸다. 삼계탕 요리는 자은동에 있는 생과방, 곰탕은 근화동에 있는 선학 곰탕집이 소문나 있다. 선학곰탕 음식점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 해군 통제부 병원장 사택이었던 건물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이동에 있는 이동장터국밥은 소·돼지 국밥을, 칠봉돼지국밥은 돼지 국밥을 잘하는 집으로 꼽힌다. 해초비빔밥 전문 음식점인 진상은 2003년 세계음식박람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덕산동 감로수 식당은 시원한 생선국으로 소문난 집이다. 이동 동방식당은 회와 가오리 찜, 태평로 옥돌은 곱창전골과 육회 요리, 자은동 마당있는 집은 유황오리 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60년 전통의 중화요리집으로 광화동에 원해루가 있으며 충무동 목화냉면은 2대째 이어가는 냉면 전문 음식점이다. 진해구 관계자는 “군항제 기간에 음식점에 대해 철저한 지도·점검을 해 관광객들이 음식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진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감사원 공무원 2명 성매매 현행범 체포

    공직기강 감찰에 앞장서야 할 감사원 공무원 두 명이 성매매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감사원 4급 김모씨와 5급 김모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10시 5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M모텔에서 유흥주점 여직원 2명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단속 도중 40대 남성 두 명이 한 한정식집 겸 유흥업소에서 나온 뒤 2차로 모텔에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후 현장을 덮쳐 이들을 체포했다. 경찰과 여성가족부의 합동 단속 과정에서 이들이 적발됐다. 이들은 적발 후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신원을 밝히지 않다가 경찰의 신원 조회 결과 감사원 공무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감사원에서 내부 감찰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속에 참여한 여가부 관계자는 “이들이 모텔에 들어간 이후 한정식집에서 예약한 방을 확인하고 카운터 장악 후 비상보조키로 문을 따고 들어가 검거했다”고 말했다. 김씨 등은 감사원 내부 조사에서 술을 같이 마신 것은 맞지만 성매매는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이들에 대해 직위해제 및 징계위원회 회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일 밤 이 지역에서 국세청 간부 2명의 성매매 현장을 급습해 이들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세청 직원들이 단순 성매매를 했는지 속칭 스폰서가 있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감사원 공무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살랑살랑 봄바람 머무니 울긋불긋 달아 올랐네~

    살랑살랑 봄바람 머무니 울긋불긋 달아 올랐네~

    섬진강은 대한민국 ‘꽃전선’의 북상 경로다. 남해를 휘휘 돌아온 봄바람이 발 디딘 자리마다 매화와 산수유, 벚꽃, 배꽃 등이 줄지어 핀다. 전남 광양과 구례, 경남 하동 등 해마다 울긋불긋 꽃 대궐을 차리는 곳들이 섬진강 자락에 몰려 있는 건 이런 이유다. 올해 산수유와 매화는 다소 늦다. 21일 이후에나 볼만하고, 이달 하순께 절정에 이를 듯하다. 먹거리도 덩달아 풍성해진다. 참게들이 소상하고, 재첩잡이가 기지개를 켠다. 벚굴(강굴)이 제 몸피를 한껏 키우는 것도 이맘때다. 눈이 즐겁고 입은 행복하니, 영화 제목처럼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싶다. 섬진강에 봄 소식을 알려주는 꽃은 산수유다. 봄의 전령 자리를 두고 매화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투며 핀다. 산수유 감상 1번지로 꼽히는 구례에서도 가장 이름난 곳은 산동면 상위마을이다. 만복대 자락에서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이 산수유와 어우러져 풍경화를 그려낸다. 마을 안쪽의 오래된 돌담길과 어우러진 풍경도 빼어나다. 이웃한 반곡마을은 계류와 어우러진 정취가 일품이다. 산수유 마을 전경을 보려면 상위마을 위쪽의 팔각정이나 산수유 사랑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한적한 꽃동네를 찾는다면 계천리 현천마을이 제격이다. 마을 입구 연못에 산수유꽃이 반영되는 풍경이 백미다. 계척마을은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마을이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떨어져 있다. 화엄사 각황전 옆의 홍매화도 놓칠 수 없다. 조선 숙종 때 각황전을 중건한 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심었다고 전해진다. 색이 검붉어 ‘흑매’라고도 불린다. 국보 35호인 4사자 삼층석탑 주변에는 동백꽃이 만개했다. 베풂의 정신을 실천한 99칸짜리 운조루, 구례 최고의 전망대 사성암 등도 잊지 말고 돌아보자. 구례를 지난 섬진강은 하동을 지나 바다 냄새를 맡으면서 한껏 그 폭을 넓힌다. 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이쯤부터 재첩이 익어간다. 재첩은 민물에서 자라고 바닷물에 맛이 든다. 기수역 위쪽에도 재첩은 있지만 어민들의 손길이 이르지는 않는다. 하동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인상적인 풍경 중 하나가 야생 차밭이다. 꼭 푸른 융단을 깔아놓은 듯하다. 특히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始培地)로 알려진 화개면 일대에 야생차 재배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쌍계사 주변에 처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머지않아 차 애호가들의 ‘로망’ 우전차(곡우 전에 따는 차)가 나온다. 첫 수확한 찻잎을 덖을 때면 손 데는 줄 모르고 향기에 환장한다던 바로 그 차다. 남도 먹거리로 배를 채웠다 해도 차 한 잔 들어갈 여유는 그래서 남겨 둬야 한다. 쌍계사 인근에 차 시배지 비석이 있다. 화개골 끝자락엔 가야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성불했다는 전설이 얽힌 칠불사가 있다. 한번 불을 때면 온기가 49일이나 간다는 신비의 온돌 아자방(亞字房)도 만날 수 있다. 화개장터를 지나 차로 십분 쯤 하동 방면으로 내려가면 평사리 최 참판댁이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기와집으로, TV드라마 ‘토지’ 세트장이었던 초가 20여 채와 더불어 마을을 이루고 있다. 사랑채 대청마루에 올라 앉으면 평사리 너른 들녘이 한눈에 들어온다. 담장 주변엔 영춘화(迎春花)와 매화, 산수유가 흐드러질 채비를 마쳤다. 최 참판댁에서 섬진교를 건너면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이다. 봄철 매화 꽃놀이의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홍매는 벌써 빠알갛게 익었고, 청매는 이제 막 꽃망울이 터져 나오는 중이다. 지구 온난화에 꽃들이 일찍 핀다고 호들갑이지만, 정작 자연의 시계는 더디거나 이르지 않게 꽃소식을 전하고 있다. 광양 끝자락의 망덕포구는 섬진강의 끝이자 남해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맘때면 한적했던 포구가 외지인들의 발걸음으로 들썩대기 시작한다. 벚굴 때문이다. 이른바 벚꽃 필 무렵 맛이 최고조에 달한다는 녀석으로, 크기가 건장한 남도 사내의 손바닥에 견줄 정도다. 보통 15∼30㎝, 큰 놈은 40㎝까지 자란다. ‘강굴’이라고도 불리는 벚굴은 남해와 만나는 섬진강 하구에서 자생한다. 하동 쪽에서는 고전면 전도리의 신방, 선소, 전도마을, 광양 쪽에서는 망덕포구 일대가 주산지다. 제철은 2월부터 4월까지다. 5월 초까지도 먹는데, 그 이후는 독성이 생기기 시작해 채취를 하지 않는다. 망덕포구에선 정병욱(전 서울대 국문과 교수) 가옥을 찾아야 한다. 윤동주 시인의 친필 유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발견된 고택이다. 2007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안내판은 “윤 시인이 일본 유학을 떠나면서 건네준 육필 원고를 연희전문 후배 정병욱이 마루 밑에 숨겨 두었던 집”이라 적고 있다. 글 사진 구례·하동·광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구례·광양 061, 하동 055)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익산분기점에서 익산~포항간 고속도로를 탄 뒤 완주분기점에서 다시 완주~순천간 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구례나들목으로 나와 19번 국도를 따라 산수유와 만난 뒤 하동, 광양 순으로 돌아본다. 광양 망덕포구를 먼저 가겠다면 순천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진월나들목으로, 하동 끝자락인 남해대교에서부터 되짚어 오겠다면 하동나들목으로 각각 나온다. 남해대교 주변에 신노량항, 남해 충렬사 등 볼거리가 많다. 하동 최참판댁은 입장료가 어른 1000원이다. →맛집:구례 사람들은 이맘때 참게를 ‘영등게’라 부른다. 음력 2월 영등철에 잡히는 참게를 이르는 말이다. 다리마다 살이 꽉 찬 참게는 주로 탕으로 먹는다. 섬진강 참게에 겨우내 말린 시래기 넣고, 된장 풀어 끓여낸다. 구례읍내에서 곡성으로 가는 섬진강변에 맛집들이 늘어서 있다. 지리산회관 (782-3124), 노고단식당(782-2171), 노고단산장(782-1877) 등이 그중 유명한 참게탕집들이다. 구례읍내 영실봉(782-2833)은 갈치조림만 40년 넘게 해 온 집이다. 구례터미널 인근의 동아식당(782-5474)은 가오리찜과 족발탕이 유명하다. 하동에선 아무래도 재첩 잘하는 집을 찾게 된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쪽으로 올라가다 만나는 청송회식당(883-2485)과 혜성식당(883-2140)은 이십년 넘는 라이벌 맛집이다. 1990년대 화개장터에 이어 현 위치로 이사 온 뒤에도 대문을 마주한 채 영업을 하고 있다. 부흥재첩식당(884-3903)과 하옹촌(883-8261), 부두횟집(883-8288), 금양가든(884-1580) 등도 이름난 재첩 맛집들이다. 한국 3대 차 생산지로 꼽히는 화개 지역은 찻잎 파는 가게만 많고 정작 찻집은 보기 쉽지 않다. 산유화(884-5262)와 다우찻집(883-0765) 등이 정갈하다. 광양에선 벚굴(강굴)이 제철 음식이다. 주로 2~4월을 제철로 치는데, 망덕포구 일대 식당 십여 곳에서 구이와 찜 등을 낸다. 이름이 조금 알려지면서 가격은 많이 뛰었다. 광양읍사무소 뒤편 금목서(761-3300)는 등심과 생고기, 달달한 불고기 등으로 이름난 집. 반찬을 ‘남도 한정식 급’으로 가득 차려낸다. 도선국사마을 아래 옴서감서(762-9186)는 피리(피라미)탕을 잘한다. 예약해야 한다. 시내식당(763-0360), 대중식당(762-5670) 등도 광양불고기로 이름난 집들이다. →잘 곳:구례 쪽에선 지리산 화엄사 초입의 한화리조트, 산동면 산수유마을 맞은편의 지리산온천호텔(783-8100) 등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묵어가기 좋은 숙소다. 마산면의 전통 한옥 쌍산재(www.ssangsanje.com)도 이름난 한옥 스테이다. 하동 화개면의 쉬어가는 누각(884-0151∼2)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 스테이’ 숙박업소이다. 건물 앞쪽으로 섬진강 상류의 계곡물이 흐르고, 맞은편 산자락에는 야생차밭이 펼쳐져 있다. 수류화개(882-7706)는 한옥 펜션이다. 화개장터에서 5분 거리다. 광양읍내 필레모 호텔(761-8700)은 깔끔해서 가족단위 투숙객들이 묵기 좋다.
  • [新 국토 기행] 광주 동구

    [新 국토 기행] 광주 동구

    광주시 동구는 구도심이다. 옛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금남로, 충장로 일대의 중심상권이 한때 쇠락의 길을 걸었다. 대인시장, 남광주시장 등 대형 전통시장도 활력을 잃었다. 그러나 대인시장 별장 프로젝트와 예술의 거리 활성화, 충장축제 등 옛 도심 되살리기 정책이 뿌리를 내리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오는 9월이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문을 연다. 옛 전남도청 자리에 둥지를 튼 문화전당은 규모 면에서는 세계적 문화복합시설로서도 손색이 없다. 아시아 문화의 모든 콘텐츠가 담기고 연중 창작활동이 이어진다. 광주의 랜드마크 역할이 기대된다. 운림동 일대는 무등산(해발 1187m) 주 진입로인 증심사지구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서 외지 탐방객이 크게 늘고 있다. 무등산은 광주 역사의 터전이자 그에 걸맞게 수많은 문화재와 유적을 품고 있다. 증심사와 문빈정사, 약사암, 의재미술관 등 사찰과 문화재가 즐비하다. 시인과 묵객들이 ‘수정병풍’이라 이름 붙인 정상의 서석대, 입석대(주상절리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남해의 풍부한 해산물을 재료로 차려지는 각종 요리와 맛깔스런 음식은 외지인의 발길을 끌어모은다. 싱싱한 횟감이 넘쳐나는 학동 남광주시장 일대 등 어디를 가거나 남도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 [볼거리] 항쟁의 기억 위에 숨쉬는 예술 ●무등산 따라 흐르는 조선조 가사문학의 산실 동구 운림동 증심사 입구를 거쳐 중머리재~장불재~규봉암~원효사 계곡을 지나면 조선조 시가문화권에 도달한다. 무등산 북동쪽 끝 지점으로 행정구역상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일대엔 시가문화 유적지가 즐비하다. 소쇄원, 식영정, 환벽당, 독수정 등 조선조 정자들을 둘러보며 선조들의 풍류와 낭만을 엿볼 수 있다. 소쇄원은 우리나라 대표 민간 정원으로 꼽힌다. 양산보(1503∼1557)가 스승인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사약을 받고 세상을 뜨자 벼슬을 마다하고 고향에 은둔하면서 지었다. 이후 김인후, 송순, 정철, 송시열, 기대승 등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드나들며 시를 짓고 교류하면서 조선조 가사문학의 산실이 됐다. 바로 아래쪽엔 송강 정철(1536~1593)의 ‘성산별곡’이 탄생한 식영정이 자리하고 ‘자미탄’(백일홍 개울)으로 불리는 광주호 상류 계곡 건너편엔 환벽당이 서 있다. 최근에 조성된 ‘무돌길’도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10년 지도를 바탕으로 복원된 광주 동구~ 전남 화순~담양 등 무등산 자락을 에두르는 총 51㎞의 탐방로이다. 이 가운데 동구지역은 용추길~용연마을~제2수원지~ 교동~ 선교동정자~광주천길~옛 남광주역~푸른길~광주역에 이르는 10.8㎞ 구간이다. ●예술·창작의 복합문화센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중심 도시권에 들어오면 옛 전남도청이자 5·18 민주항쟁의 중심지였던 금남로 시작 지점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섰다. 오는 9월 개관한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처럼 예술과 창작을 한데 묶은 복합문화센터다. 문화전당은 7000여억원을 들여 13만 4000여㎡ 부지에 전체 면적이 16만 1000여㎡, 지상 4층·지하 4층 규모로 건립됐다. 전당에는 민주평화교류원, 아시아예술극장, 문화창조원, 아시아문화정보원, 어린이문화원 등이 배치됐다. 문화전당은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시작됐으며, 이를 포함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2023년까지 20년간 모두 5조 3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거대한 프로젝트이다. 오는 7월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때의 ‘프레 오픈’ 행사를 위해 대형 공연과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전당은 ‘광주의 랜드마크’이자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 발전소’로 거듭날 전망이다. ●각종 공연·전시로 제2 전성기 맞은 ‘젊음의 거리’ 충장로 문화전당과 맞닿은 충장로는 옛 광주의 중심 상권이었다. 한때 백화점과 옷가게, 음식점, 술집 등이 밀집해 있고, 전국 패션을 선도했던 곳이었다. 충장로 1가의 전남체신청(우체국)은 우다방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장소였다. 그러나 2005년 전남도청 이전과 외곽 신도시 개발 탓에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동구는 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해 2004년 충장축제를 창설했다. 이후 매년 10월 ‘추억과 향수’를 주제로 난장을 펼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 도심 거리축제로 발돋움했다. 1970~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각종 공연·경연·전시·체험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된다. 이런 축제와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등에 힘입어 젊은이들이 다시 몰려드는 거리로 변했다. 지금 충장로 골목길은 평일에도 사람의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문화전당 개관은 충장로의 제2 전성기를 앞당기는 신호탄으로 점쳐진다. ●폐철길따라 조성된 숲 ‘푸른길’·이색 건축물 ‘광주 폴리’ ‘푸른길’은 광주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2000년 폐선된 경전선 도심 통과 구간을 폐선하고 나무를 심어 가꾼 도심 공원이자 산책로이다. 광주역~조선대~남구 진월동 8㎞ 구간이다. 2002년부터 광주시와 시민단체, 민간기업 등이 폐 철길따라 31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서 숲길이 조성됐다. 동구 계림·산수동 구간은 일부 기찻길을 복원해 놨다. 푸른길을 따라 올망졸망한 옛 주택과 골목길을 돌아볼 수 있다. 동명동 구간엔 카페와 아트숍, 갤러리 등이 들어섰다. 충장로 등 도심 곳곳에 설치된 ‘광주 폴리’ 건축물들도 이색 볼거리 중 하나다. 광주 폴리는 도심 재생을 위해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설치를 주도하고 있다. 폴리는 2011년 11개, 2013년 8개 등 19개 작품이 설치됐다. 폴리는 도시를 상징하는 ‘Urban’과 장식용 건물을 뜻하는 ‘Folly’를 따 ‘어번 폴리(도시를 상징하는 건물이나 건축물)’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표 작품으로는 구 시청사거리에 놓인 황금색 박스 구조물(The Open Box)이 있다. 문화전당 서쪽 벽면엔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기다리며 쉬거나 소공연을 할 수 있는 ‘사랑방‘이란 폴리도 만날 수 있다. ●예술품 판매점·갤러리 등 갖춘 대인시장 ‘별장프로젝트’ 문화전당과 맞닿은 동구 궁동 광주동부경찰서~중앙로 300m 구간은 ‘예술의 거리’로 조성됐다. 서울 인사동 거리처럼 갤러리와 화방, 표구점, 골동품점, 소극장, 고서점, 전통 찻집 등이 90여개 들어서 있다. 거리의 야외무대에선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며 골동품, 미술품 등의 경매가 이뤄진다. 예술의 거리 끝자락에서 중앙로를 건너면 대인시장에 이른다. 최근 별장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매월 말 시장 상인들과 2008년부터 이곳에 둥지를 튼 예술인들이 펼치는 별난 장터이다. 예술품 판매점과 카페, 갤러리, 복합 문화 공간, 오픈 스튜디오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펼쳐지는 별장 프로젝트는 도심 전통 시장 축제로 자리잡았다. [먹거리] 남도의 손맛으로 버무린 참맛 ●아시아 음식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인근인 동구 광산동 구 시청사거리 일대가 아시아음식문화 거리로 떠오른다. 최근 외국 음식 전문점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파스타, 베트남 쌀국수, 터키 케밥 등을 즐길 수 있다. 이자까야(일본식 주점)류 업소와 이탈리아 음식점, 인도 음식점 등 10여곳이 영업 중이다. 밤이면 젊은층이 몰려든다. 파히타, 브리토,타코,케사디야 등 멕시코 전문 음식도 맛볼 수 있다. 동구는 이곳 일대를 아시아 각국의 음식문화를 체험하고 맛볼 수 있는 ‘아시아음식 문화지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전당 개관에 맞춰 세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아시아 요리전문가 교육 등을 추진한다. ●지산동 보리밥집 지산동 무등산관광호텔 아래쪽엔 보리밥집이 즐비하다. 요즘은 기호에 따라 나물류를 골라 먹는 뷔페식으로 운영하는 곳도 생겼다. 보리밥과 풍성한 푸성귀는 봄철 입맛을 돋운다. 열무청과 돈나물, 도라지 무침, 고사리나물, 호박무침, 냉이나물, 달래무침 등 10여가지 나물류와 보리밥·참기름을 듬뿍 넣고 비빈다. 수십년 전부터 등산객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보리밥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10여곳이 성업 중이다. 파전과 도토리묵, 막걸리도 빠질 수 없는 메뉴이다. ●남광주시장 수산물 남광주역과 맞붙은 남광주시장 일대는 수산물 요리집이 즐비하다. 이곳은 경전선이 폐선된 2000년까지는 열차를 통해 전남 보성과 고흥의 득량만 일대에서 올라오는 싱싱한 수산물의 집산지였다. 요즘도 꼬막, 바지락, 굴, 키조개를 비롯해 막 건져 올린 싱싱한 어류의 새벽장이 열린다. 시장 주변엔 자연스레 이런 수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점이 생겼다. 가을철엔 전어, 겨울철은 붕장어, 간재미 등이 주 메뉴이다. 요즘은 새조개와 꼬막 등 패류가 주종을 이룬다. 서대와 준치 등을 미나리 등 푸성귀와 버무려 새콤한 회무침으로 내놓는 음식점도 많다. 철 따라 바뀌는 생선과 조개구이 등도 맛볼 수 있다. 동구청과 문화전당 주변엔 고급 한정식도 산재해 있다. 갈치, 새고막, 낙지 등의 요리가 일품이다. ●증심사지구 닭요리집 증심사지구는 무등산 주요 등산로 입구이다. 연일 등산객으로 붐비는 만큼 음식점도 다양하다. 도토리묵, 파전, 동동주, 칼국수, 보리밥집도 많다. 증심사집단시설지구가 새롭게 조성되기 이전부터 닭백숙 요리집이 즐비했다. 일부 음식점은 닭고기를 이용한 코스요리도 개발해 내놓고 있다. 닭을 부위별로 튀기거나 삶아 채소와 함께 내놓는데 특히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췄다. 전통 닭찜과 백숙을 내놓는 음식점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