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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인사이드] 아직도 클럽가니?… 요즘 홍대앞은 북카페로 ‘북적북적’

    [주말 인사이드] 아직도 클럽가니?… 요즘 홍대앞은 북카페로 ‘북적북적’

    10여년 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설치미술가 이서(38)씨는 오랜만에 귀국해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을 거닐다 깜짝 놀랐다. 수천 권의 장서를 갖춘 쾌적한 분위기의 출판사 직영 북카페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한 달간 머물 숙소를 홍대 근처에 정한 그녀는 요즘 짬날 때마다 홍대 주차장 골목에 있는 문학동네 ‘카페 꼼마’에 간다. 차 한잔 마시며 몇 시간씩 앉아서 책을 읽기에 그만이다. 그는 “파리에도 북카페가 많지만 이렇게 규모가 큰 출판사 북카페는 처음 본다”면서 “서가에 꽂힌 책들을 맘대로 골라 읽을 수 있고, 또 정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도 있어서 유익하다”고 했다. 얼마 전 문을 연 다산북스의 24시간 북카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나나흰)에도 잠 안 오는 밤에 가끔 가볼 생각이라는 그는 “카페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홍대 일대가 출판사 북카페 명소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2011년 3월 후마니타스 출판사의 ‘책다방’과 문학동네의 ‘카페 꼼마’가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이래 문학과지성사의 ‘문지문화원 사이(KAMA)’, 자음과모음의 카페 ‘자음과모음’, 창비 출판사의 ‘인문카페 창비’ 등이 선보였다. 2년 사이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6호선 상수역을 잇는 서교동과 동교동 주변 삼각형 반경 안에 10여곳이 생겼다. 가장 최근엔 다산북스가 지난 7월 중순 ‘나나흰’을 열며 출판사 북카페 행렬에 가세했다. 홍대 주변에 출판사 북카페가 많은 것은 이 지역에 출판사들이 밀집해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출판사들이 사옥 공간을 활용해 임대료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음과모음은 서교동에 사옥을 마련하면서 1층 공간을 북카페로 만들었고, 창비도 서교동 창비빌딩 2층을 카페 겸 문화공간으로 활용했다. 후마니타스는 사옥은 아니지만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면서 편집부 사무실 공간의 절반을 카페로 만들었다. 다산북스는 서교동 사옥에 있던 사무실을 파주출판도시로 옮기면서 다른 공간은 외부 임대를 줬지만 2층은 출판사 직영 북카페로 꾸몄다. 한때 홍대를 비롯해 대학가 일대에서 유행했던 북카페는 비싼 임대료, 책값 구입비 등 비용은 만만치 않은데 혼자 와서 장시간 책을 읽거나 개인 작업을 하는 손님 때문에 수지가 맞지 않아 대부분 문을 닫았다. 하지만 출판사 직영 북카페는 애초 수익을 내기 위한 목적보다 출판사 콘텐츠 홍보와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문화공간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상권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구조란 점도 출판사 북카페가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경영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한 어느 정도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북카페를 직접 운영하는 것이 북 콘서트나 작가와의 만남 등 출판사 행사를 치를 때 매번 장소를 빌리는 것보다 낫고, 북카페 서가에 자사 신간들을 소개하면서 얻는 홍보 효과까지 따지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출판사 북카페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자음과모음의 정은영 주간은 “온라인 서점의 득세로 골목 서점이 없어져 신간을 홍보할 수 있는 오프라인 통로가 사라진 데다 대형 서점의 매대 진열도 돈 주고 사야 하는 현실에서 북카페 서가는 유용한 쇼윈도인 셈”이라고 말했다. 홍대 출판사 북카페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또 상업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사례는 ‘카페 꼼마’다. 하루 평균 400~500명이 몰리는 인기 카페로 소문나면서 1년 만에 홍대입구역에 2호점을 낼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2층 높이의 15단 책장은 이곳만의 자랑이다. 서가에 꽂힌 장서 7000여권은 전부 문학동네와 계열사에서 발간한 책이다. 장으뜸 ‘카페 꼼마’ 대표는 “신간은 서가에 2개월 동안 전시해 손님들이 맘껏 볼 수 있도록 한 뒤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서점에 출고됐다가 출판사로 반품된 리퍼브(재고·파손) 도서도 반값에 판다. 장 대표는 “한 달에 책 매출만 2000만원 정도 된다”면서 “리퍼브 도서는 출판사의 골칫거리였는데 북카페가 독자와 출판사 모두 윈윈하는 틈새 판매 통로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사 도서 6000여권을 전시하고 있는 자음과모음 북카페도 신간 이외의 책을 할인 판매하는데 한 달 평균 1000~1500권의 책이 팔린다. 반면 인문과학서가 중심인 출판사의 북카페들은 책 판매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인문카페 창비’의 경우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리퍼브 도서 판매나 할인 제도가 없다. 처음부터 창비 온라인 회원과 계간지 ‘창작과 비평’ 정기 독자를 위한 라운지 성격의 문화공간으로 기획한 만큼 회원에 한해 음료와 도서를 40% 할인해 주고 있다. 후마니타스의 ‘책다방’도 2000여권의 장서를 전시하고 있지만 판매되는 책은 많지 않다. 자사 책들만 전시하는 다른 북카페들과 달리 ‘책다방’은 교환이나 기증 방식으로 타 출판사의 책을 상당수 갖춘 점이 색다르다. 북카페를 운영하는 출판사들은 북콘서트나 작가와의 만남, 시낭송회 등 독자와 만나는 다양한 행사에 북카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문카페 창비’는 창비 행사뿐 아니라 시민단체 모임, 인문학 소모임 등 연간 70~80회의 행사를 진행한다. 정지연 매니저는 “출판사로서 이 정도 문화공간은 갖춰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사람들 마음에 불러일으켜야 책도 잘 팔리지 않겠냐”며 웃었다. ‘카페 꼼마’, ‘자음과모음’ 등도 작가 낭독회 등 한 달에 1~2회 행사를 진행한다. 출판사 북카페의 공통된 특징은 1인 좌석을 넉넉히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컴퓨터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좌석마다 콘센트와 스탠드 조명을 구비한 곳이 대다수고, 무료 인터넷 사용도 기본이다. 카페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바리스타를 고용하고, 고품질 원두를 쓰는 등 음료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추세다. 출판사 북카페가 늘면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노력도 보인다. 후발 주자인 다산북스의 ‘나나흰’은 올빼미 애서가를 위해 ‘24시간 운영’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다산북스 서선행 마케팅팀장은 “처음엔 잘 될까 불안하기도 했는데 의외로 새벽에 카페를 찾는 손님이 적지 않다”면서 “열대야 덕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출판 시장이 어려울수록 독자와의 직접 소통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카페의 젊은 고객을 출판사의 장기 독자로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집에서 서재가 사라지고, 골목에서 서점이 자취를 감춘 지금 ‘거리의 서재’가 영토를 넓혀 가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의료 현실 파헤친 ‘개념 의료’ 저자 박재영

    [저자와의 차 한잔] 의료 현실 파헤친 ‘개념 의료’ 저자 박재영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4대 중증 질환 100% 보장’은 이행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환상적인 얘기일까? 또 온 국민이 낸 보험료로 조성된 건강보험 재정을 암, 심장·뇌혈관·희귀 난치성 질환 등 4대 특정 질병에 걸린 환자들에게만 치우쳐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배분일까? 4대 질환 외에도 큰돈 드는 질병이 많은데? 의사 출신으로 건강 및 의료 전문 주간신문 ‘청년의사’의 편집주간이자 작가인 박재영(43)씨가 쓴 ‘개념 의료’(청년의사 펴냄)는 이런 문제를 포함해 한국 의료의 현실을 심도 있게 파헤친 책이다. “10여년 전 의약분업을 실시하면서 소위 ‘의료 대란’이 일어났을 때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는지 갈등을 일으키는 근원을 충분히 이해한 뒤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우리 의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면 문제 해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저자는 “의료 대란이 남긴 후유증으로 의사와 정부는 상대방을 믿지 않고 국민들은 의사도, 정부도 믿지 않는다”면서 “보건의료 정책을 입안하거나 집행하는 공직자들, 의사나 관련 학자들,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언론인이나 법조인들, 보건의료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읽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들이 보건의료 분야의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된다면 미래의 대한민국이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나라로 꼽힌다. 평균수명은 길면서 의료비 지출이 적다. 국민 1인당 연간 의료비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3233달러(약 363만원)인 데 비해 한국은 1879달러(약 211만원)로 OECD 평균의 58%에 불과하다. “의료비를 적게 쓰는데도 국민 1인당 연간 진료 횟수는 13회로 세계 두 번째입니다. 또 특정 의사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거의 ‘즉시’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취약점이 없겠는가? 그가 꼽는 대표적인 약점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다는 것이다. “우리는 의료비 총액의 42%를 환자가 부담합니다. OECD 평균치는 28%죠. 또 중증 질환보다 경증 질환에 대한 보장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가령 감기 치료에 1만원, 백혈병 치료에 1억원이 든다고 칠 때 감기 환자는 4200원을, 백혈병 환자는 4200만원을 부담하게 하면 과연 공평한 것일까요?” “의료 민영화가 나쁜 것이라고 단정하면 보건의료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진전될 수 없습니다.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 건강보험의 보장성 수준이 현재에서 멈춘 채 민간 의료보험이 활성화될 가능성은 있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끝으로 저자는 국민건강보험 출범과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준다. “1977년 7월 1일 의료보험 출범 직전까지도 당시 보건복지부는 보험 재정이 워낙 빈약하니 의료보험 가입자들에게 치료비(보험수가)를 ‘절반’만 받으라고 설득했으나 의사들은 말도 안 된다고 한사코 거부했습니다. 어떻게 해결했느냐고요? 의료계 대표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그런 의사를 전달하라고 보건사회부가 최후통첩했지요. 그때가 어떤 시댑니까? 유신시대인 데다 긴급조치가 연이어 발동되고 의문의 죽음이 꼬리를 물고…. 차마 그 말을 대통령에게 대놓고 하기 무서워 의사들이 굴복했습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북섹션, 피서 특집 마련했으면…/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옴부즈맨 칼럼] 북섹션, 피서 특집 마련했으면…/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여름은 ○○의 계절’. 이 동그라미 안에 어떤 단어를 채우고 싶은가. 7080세대는 ‘여름은 사랑의 계절, 젊음의 계절’과 같은 유행가 후렴구를 콧노래로 흥얼거릴지 모르겠다. 필자에게 ‘여름은 독서의 계절’이다. 불볕 더위에 사람들과 부대끼며 에너지를 충전하기는커녕 방전하기 십상인 피서지보다 서늘한 냉방시설이 된 커피전문점, 혹은 도서관이나 서점 등에서 책장을 넘기며 보내는 ‘독서휴가’가 필자에겐 최고의 호사이고, 피서법이다. 이는 수치로도 방증된다. 출판계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에 다른 계절보다 책 판매량이 15% 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흔히 가을을 등화가친(燈火可親) 운운하며 “책을 가까이하기에 좋은 계절”이라 말하지만 착각이란 지적이다. 가을엔 산으로 들로 소풍가기에 바빠 여름에 오히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리더들과 CEO의 여름휴가 계획엔 ‘다섯 수레’ 정도까진 아니지만 ‘한 보퉁이 책보따리’를 챙겨 읽겠다는 계획이 빠지지 않는다. 현명한 리더들은 아예 휴가를 독서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세종대왕은 촉망받는 젊은 인재들이 독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가독서’(賜暇讀書)제도를 시행했다. “각자 맡은 직무로 인해 독서에 전심할 겨를이 없으니, 지금부터 본전에 나오지 말고 집에서 글을 읽고 성과를 내어 내 뜻에 맞게 하라.” 일명 독서휴가제다. 완전 ‘공짜 휴가’는 아니어서 월과라고 독서 휴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고위 공직자들에게 3년에 한 번꼴로 유급 독서휴가인 ‘셰익스피어 휴가’를 줬다. 한 달가량 쉬면서 셰익스피어 작품 다섯 편을 정독해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다양한 인간관계가 잘 묘사된 셰익스피어 작품을 통해 민중의 심리를 엿보는 통찰력을 얻으라는 의미에서였다. 서울신문 주말판 북섹션 ‘책읽는 당신’은 필자가 제일 먼저 반갑게 펼치는 면이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간의 바다’에서 나름의 ‘전문가’ 혜안으로 걸러진 양서를 고르고 출판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톱기사로 다뤄진 책뿐 아니라 ‘당신의 책’에 다뤄진 3~6줄의 신간 소개들도 귀중한 정보를 전달해 준다. ‘저자와의 차 한잔’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저자에게 직접 조근조근 듣는 듯 감칠맛이 있다. 애독자로서 바라는 점은 북섹션도 피서, 방학 같은 시류를 반영한 특집을 마련했으면 하는 것이다. 비록 세종대왕에게 ‘독서휴가’를 받은 홍문관의 학자는 아니지만 휴가나 방학은 ‘집중’해서 정독할 수 있는 모처럼의 ‘싱크 위크’(Think Week)이다. 이 기간엔 신간뿐 아니라 심도 있는 독서 길잡이로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읽고 토론할 독서, 아니면 각계 전문가들이 부문별로 권하는 ‘피서철 추천도서’도 좋다. 경제경영부문은 평소 지면 배정이 인색한데 이때 특집을 배정해도 좋을 것이다. 제한된 지면에 ‘구간’(舊刊)을 소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신간 소개 때 관련 도서, 같이 읽을 만한 책을 소개하는 것도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또 ‘월과’와 같이 독서감상문 내지 보고서를 독자들로부터 온라인으로 받아 디지털 백일장을 여는 것도 ‘한여름 독서 삼매경’으로 인도하는 즐거운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름축제 하면 록페스티벌뿐 아니라 북페스티벌도 함께 연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북섹션이 앞장섰으면 한다.
  • 인비의 퍼트 멘토는 캐리 웹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자신의 퍼트 ‘멘토’는 캐리 웹(호주)이라고 밝혔다. ‘컴퓨터 퍼트’로 불릴 만큼 정확한 퍼트를 자랑하는 박인비는 이번 시즌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평균 퍼트 수 28.52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인비는 지난 16일 브리티시여자오픈 조직위와의 인터뷰에서 퍼트 비결에 대해 “특별한 것은 없다”면서 “그러나 어릴 때부터 웹의 퍼트 동작을 매우 좋아했고, 초등학생 때는 웹이 쓰는 것과 똑같은 퍼터로 바꿀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어 “미야자토 아이(일본)의 퍼트도 좋아한다”면서 “리듬을 잃었을 때 가끔 미야자토의 퍼트 스트로크나 리듬을 참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함께 골프를 치거나 차를 한잔하고 싶은 유명인으로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와 가수 싸이를 꼽기도 했다. 새달 1일 개막하는 브리티시오픈에서 메이저 4연승에 도전하는 박인비는 “대회가 무척 기다려진다”며 “기회는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박인비는 26일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으로부터 200돈짜리 순금 퍼터를 전달 받았다. 박인비는 “의미 있는 선물을 받아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며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최선을 다해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기생충 열전’ 펴낸 서민 교수

    [저자와의 차 한잔] ‘기생충 열전’ 펴낸 서민 교수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애완동물이다. 그런데 ‘반려충’도 있다. 바로 기생충이다. 인류의 시작과 함께 지구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인간과 함께 살아갈 생명체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려동물의 대명사인 애완견을 기르는 집이 320만 가구라고 할 때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은 약 150만명에 이른다. 인간이라면 누구든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보여지듯 기생충은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막역한’ 사이다. 기생충은 알게 모르게 우리 몸을 숙주로 살아간다. 그중에는 나쁜 기생충, 착한 기생충, 이상한 기생충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착한 것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것일까.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흥미진진하게 답을 써내려간 책이 ‘기생충 열전’(을유문화사)이다. 사람에게 감염돼 병을 일으키는 기생충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면서 기생충이 어떻게 태어나 자라고, 어디로 이동하며, 어떤 경로로 감염되고 , 어떤 증상을 일으키는지, 감염 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치료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자료 조사차 인터넷을 뒤지다 발견한 블로그에서 ‘어떻게 된 게 일반인이 읽을 만한 기생충 책이 3권밖에 없냐’라는 글을 보는 순간 부끄러움이 생기더군요. 기생충 감염자가 150만명이 넘고 봄·가을로 구충제를 먹는 게 일상화된 나라에서 일반인을 위한 기생충 교양서가 이렇게 없다니 하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습니다.” 책의 저자인 서민(46)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는 요즘 기생충이 멸종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파리나 모기, 바퀴벌레가 그런 것처럼 기생충은 인간보다 더 오래도록 지구에 살아남는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생선회·간장게장·육회 등을 통해 기생충과 접촉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기생충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기생충들은 자신이 편안하게 살기 위해서라도 숙주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기생충이 얌전하고 착한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앞으로 계속 살아갈 숙주, 즉 종숙주가 아닌 잠깐 지나가는 중간숙주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중간숙주인 말라리아, 톡소포자충, 림프사상충들은 우리가 조심해야 할 나쁜 기생충들입니다.” 새끼를 낳을 때가 되면 다리 쪽으로 이동, 뜨겁고 아픈 수포를 만들어 물로 뛰어들게 해서 피부를 뚫고 나와 자손 번식의 업을 달성하는 무서운 기생충도 있고, 한쪽 다리나 한쪽 고환만 엄청나게 커지게 만드는 고약한 기생충도 있다는 것이다. 기생충 가운데는 쓸데없이 어렵게 인체 탐험을 하며 돌아다니다가 죽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십이지장에서 알 껍데기를 뚫고 나와 심장과 폐를 거쳐 기도 끝의 식도로 뛰어드는 회충류가 대표적이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살짝 아래로만 내려가면 될 일을 굳이 기도를 거슬러 올라가 빙빙 돌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간디스토마와 장디스토마에 많이 감염된다”면서 무엇보다 날것을 먹지 않는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서울대 의대 출신인 저자는 “수수께끼로 남은 기생충의 비밀을 밝히는 연구에 앞으로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여의도의 재구성

    여의도의 재구성

    한강 위에 뜬, 알고 보면 엄연한 섬. 수상 레포츠와 63시티, IFC에서의 몰링까지, 극과 극 피서가 가능한 곳. 땡볕 더위와 열대야를 이겨낼 강력한 처방전으로 여의도를 추천한다. ■River 여의도 한강공원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공원, 밤이 오면 뜨거워지는 반전 있는 공원! 여의도 한강공원을 즐기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섬 둘레를 자전거로 돌아보거나 요트나 유람선을 타고 여유를 즐겨 보자. 선선해진 밤이면 잔디밭 위에서 재즈 선율에 빠져 보는 것도 좋다. 자전거 하이킹 즐기기 여의도는 한강에 떠 있는 제일 큰 섬이다. 섬 반쪽 면은 샛강에, 나머지 반쪽 면은 한강 물길에 접해 있고 공원 역시 샛강생태공원과 한강공원으로 양분돼 있어 풍광이 사뭇 다르다. 한강 자전거족들이 여의도를 사랑하는 이유도 이런 다양한 매력 때문. 두 공원을 거쳐 여의도를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자전거는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밑에서 빌릴 수 있다. 여의도역으로 오는 경우 여의도공원에서 대여하고 반납해도 된다. 원효대교에서 시작해 63빌딩을 바라보며 달리면 곧 좁은 샛강이 나온다. 노량진과 여의도를 사이에 두고 흐르는 샛강은 제법 길게 이어지는데, 빌딩숲 사이로 억센 생명력을 자랑하는 무성한 갈대숲이 놀랍다. 또 습지 속으로 들어가 야생초 화원, 버들숲, 여의못 등을 데크 위로 걸어 볼 수 있어 좋다. 샛강 생태공원은 여의도 둘레의 절반인 3~4km에 달하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는 것이 좋다. 물길이 모인 방문자센터 앞 여의못을 걸어 본 후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달리거나, 여의도 공원을 가로지르면 다시 한강공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마포대교 아래에는 시원한 분수와 물이 흐르는 ‘물빛광장’과 ‘피아노물길’, 한강공원에서 가장 넓은 잔디밭인 ‘너른 광장’, 시원한 음료로 해갈할 수 있는 ‘빛의 까페’와 편의점이 있다. 여의도한강공원┃찾아가기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도보 3분, 지하철 5, 9호선 여의도역에서 도보 10분 여의도한강공원 주차장 마포대교남단, 순복음교회 앞, 샛강 성모병원 앞, 샛강 여의 2교 밑 등 5개 구역 운영시간 오전 9시~밤 11시 주차비 1일 1만5,000원(공휴일 무료) 자전거 대여소 마포대교 남단 1개소, 원효대교 남단 1개소, 여의도공원 5개소 대여비 1인용 3,000원(1시간 기준, 초과 15분당 500원), 2인용 6,000원(1시간 기준, 초과 15분당 1,000원) 문의 02-416-4440 강변의 밤, 낭만 만끽하기 여름이면 여의도 한강공원은 늦은 밤까지 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저녁 노을이 번진 잔디밭 위에 앉아 곳곳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를 듣고 강바람을 맞고 있으면 마음마저 시원해진다. 한강의 노을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유람선이다. 매일 저녁 7시30분 ‘라이브유람선’과 ‘디너뷔페크루즈’가 원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선상에서 라이브공연 또는 호텔식 뷔페를 즐기며 밤섬과 선유도, 서울의 야경과 반포대교의 달빛 무지개 분수를 볼 수 있어 운치가 있다. 7월 말부터 8월에는 매주 토요일 저녁 7시30분, 환상적인 불꽃을 쏘아 올리는 ‘불꽃유람선’도 운항한다고. 유람선을 타기 어려운 경우에는 마포대교 위에 있는 무료 해넘이 전망대에 가보자. 서강대교 방면으로 탁 트여 있는 공중 전망대라 스포츠 중계석 못지않은 넓은 시야를 자랑한다. 해질녘이면 사람들은 물빛무대 앞으로 속속 모여든다. 물속에서 떠오르는 물방울을 형상화한 반돔형 무대에선 매주 수, 금요일과 토요일, 실력 있는 밴드들의 라이브 재즈 공연이 펼쳐진다. 금요일에는 재즈공연 후 영화 상영도 이어져 여름밤 시민들의 감성을 채워 줄 예정이라고. 밤이면 여의도에 밀집한 방송국들의 야외 촬영도 심심찮게 진행된다. 물빛무대 공연┃일정 매달 홈페이지 게재 www.floating-stage.com 여의도 한강 유람선┃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40분 이용요금 1만2,000원(일반)~6만5,000(디너뷔페) 문의 02-3271-6900 www.elandcruise.com ▶travie info 여의도에서 ‘물빛’ 프러포즈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무대 위 공개 프러포즈. 일반적으로라면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는 무료로 가능하다.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hangang.seoul.go.kr)에서 미리 신청하면 매주 목, 금, 일요일 저녁 8시 혹은 9시에 프러포즈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청자는 추억이 담긴 커플 사진과 프러포즈 영상, 세레나데를 준비하면 되고, 한강사업본부에서는 영상 만들기부터 당일 공원에 사람들을 모아 축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수상 레포츠 도전하기 여유 있게 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너른 강 위로 가 보자. 수상보트와 웨이크보드는 짜릿한 스피드로 보는 사람마저 시원하게 만든다. 운전사와 함께 보트에 탑승하는 수상보트는 주로 여성들이 즐긴다. 시속 40km로 물 위를 바람처럼 달리다가 순식간에 유턴하는 기술은 묘기에 가까울 정도. 웨이크보드는 수상스키의 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물속에 빠져가며 온몸으로 한강을 느끼는 조금은 과격한 스포츠지만 균형 감각만 있으면 하루 만에 쉽게 배울 수 있다. 바다에서 주로 보던 요트도 여의도 앞 한강변에는 심심찮게 떠다닌다. 요트를 빌려주고 교육도 시켜 주는 ‘서울마리나 클럽 & 요트’가 국회의사당 앞에 위치해 있기 때문. 한강은 바다처럼 파도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쉽게 입문할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하다. 무동력 1인 요트인 딩기요트부터 8인용 크루저 요트까지 다양하게 배울 수 있으며,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기본기를 익히고 직접 강 위로 나가 실습해 볼 수 있다. 딩기요트의 경우 일정시간 동안 교육을 이수하고 나면 면허가 없어도 대여해서 스스로 운항해 볼 수 있다. 바람의 방향이나 강도에 따라 움직여 윈드서핑처럼 스릴 만점이다. 여러 명이 같이 타는 크루저 요트는 돛을 피고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지만 입출항시 약한 마력의 보조엔진을 사용한다. 크루저 요트의 경우 선장이 운항하는 배 자체를 임대하거나 개인적으로 승선해 볼 수 있다. 요트나 수상보트보다는 얌전하고 유람선보다는 다이내믹한 것으로 수상 콜택시도 있다. 여의도공원 내 3군데에서 탑승할 수 있는데, 미리 예약하면 태워서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말 그대로 물 위의 택시다. 방화대교에서부터 잠실까지 총 18개 선착장 중 원하는 곳에서 타고 내릴 수 있어 편리하다. 1시간 내외로 한강을 유람하는 코스 상품을 이용하거나 한 대를 통째로 빌려 개인 유람선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개인 장비를 이용한 낚시나 카약 등도 가능하다. 단 캠핑을 할 땐 주의가 필요하다. 한강공원에서 천막 이외 텐트로 캠핑하는 것은 사실상 불법이라고. 파라다이스 수상레저┃이용요금 모터보트 3만원부터(1~3인, 10분 내외), 수동 오리배 1만5,000원(2~4인, 40분), 자동 오리배 2만원(2~4인, 40분) 이랜드크루즈 수상스키·웨이크보드┃대여료 2만5,000원(10분) 강습+대여비 6만원(4시간), 수상오토바이(5만원, 10분 *조정 자격증 소지자 본인이거나 동승만 가능) 문의 02-3271-6948 서울마리나 클럽 & 요트┃이용요금 체험프로그램 3만원(1인, 2시간), 크루저 요트 승선 1만5,000원(1인, 1시간), 크루저 요트 렌탈 12만원(8인, 1시간) 문의 02-3780-8400 www.seoul-mariina.com 수상택시┃이용요금 여의도~잠실 기준 9만원(7인, 40분) 탑승장소 여의도119, 여의나루역, 서강대교남단(국회의사당 앞) *탑승 전 예약 필수 문의 1588-3960 www.pleasantseoul.com ■City 여의도 안의 또 다른 도시 63시티 학창시절 한 번쯤은 가봤을 법한 63시티. 아쿠아리움과 전망대를 갖춘 63시티는 바다와 하늘이 가진 가장 낭만적인 요소들을 한데 모아놓은 곳이다. 63스카이아트, 왁스뮤지엄, 씨월드. 이중 하나만 보더라도 일상의 지루함을 날려 버리기 충분하다. 바다의 신비, 63씨월드 63씨월드는 1985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수족관이다. 당시 여의도 한가운데에서 들여다본 바다 속 세계는 많은 이들에게 경이로움과 충격을 안겼다. 400여 종 2만여 마리에 달하는 해양생물을 볼 수 있어 여전히 서울 구경 일번지로 꼽힌다. 국내 여러 아쿠아리움 중에서도 63씨월드는 관객과 가장 가까운 아쿠아리움이다. 하루 종일 기발한 이야기와 캐릭터로 웃음을 주는 다양한 수중 공연이 펼쳐진다. ‘매직 물범 해리와 로니’(1일 4회)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농구를 하는 물범을, ‘슈퍼 물개 오디션’(1일 3회)은 캘리포니아 물개들이 흥겨운 음악에 맞춰 깜찍한 율동을 선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가대표 출신 연기자의 ‘수중 발레’(1일 6회)도 놓쳐선 안 될 공연이다. 이외에도 수조 위가 뚫려 있어 눈앞에서 펭귄을 볼 수 있는 터치풀장, 투명 강화 수조 위를 걸으면 발아래에서 상어와 가오리가 노니는 모습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이는 ‘스릴워터’도 재미있다. 공중에서 맛보는 힐링, 63스카이아트 63빌딩 최고층인 60층에는 63스카이아트가 있다. 해발 264m에 자리잡은 자타공인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미술관’이라고. 63시티 개관 때부터 전망대였던 공간을 2008년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는데, ‘Kitty S’전, ‘13세기 그림으로 떠나는 여행’전 등 팝아트부터 순수 회화 전시까지 매년 3개의 테마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미술관으로 바뀌었지만 전망대의 기능도 여전하다. 사방이 전면 창으로 되어 있어 여의도와 한강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시간을 내어 미술관 옆 스카이아트 카페에서 차 한잔을 즐겨 보자. 인천 앞바다까지 이어지는 한강의 아름다운 물길과 서울의 부감을 보고나면 스카이아트가 지닌 가장 진귀한 소장품은 바로 이 풍광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오바마와 어깨동무, 왁스뮤지엄 63왁스뮤지엄은 국내에서 최초로 개관한 밀랍인형 박물관이다. ‘명예의 전당’, ‘최후의 만찬’, ‘화가의 방’, ‘스타 리뷰’, ‘공포체험관’, ‘스포츠 스타’ 등 총 10개의 섹션에 약 70여 점의 밀랍인형이 전시돼 있는데, 순간순간 움찔하게 될 정도로 손가락 마디 위의 털 하나, 눈동자 동공마저 진짜 사람 같다. 이곳은 거의 ‘인증샷’을 위한 박물관이다. 평소 흠모하던 세계적인 지도자들과 슈퍼스타들, 예술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 가장 흥미로운 곳은 ‘최후의 만찬관’이다. 3년에 걸쳐 제작한 이 작품은 2000년대 초, 베를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밀랍인형 역사인물전’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렇게 감쪽같은 작품들을 만든 사람은 세계적인 밀랍인형 제작자 ‘마자쓰키 사토루’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그의 손에 자신의 밀랍인형이 제작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길 정도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아티스트로 현재까지 1,00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제작했다. 최근 만든 김수환 추기경의 밀랍인형도 만나 볼 수 있다. 놀라운 임팩트, 63아트홀 63빌딩 지하 1층에 위치한 63아트홀은 공연장 겸 영화관이다. 거대한 아이맥스 스크린이 펼쳐진 극장에서 초대형 뮤지컬과 3D 아이맥스 영화를 상영한다. 현재 비보이 뮤지컬 <마리오네트>가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심장을 가진 인형과 이들을 보살피는 인형사, 그리고 악한 마법사의 이야기인데,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꼭두각시 인형(마리오네트)의 몸짓을 비보잉을 통해 사실적으로 표현해냈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음악, 비보이 그룹 익스프레션 크루Expression Crew의 안무가 인상적이다. ▶travie info 63시티를 방문할 때는 패키지 티켓을 구입하면 훨씬 저렴하다. big3 3만3,000원(씨월드, 스카이아트, 아이맥스, 왁스뮤지엄 중 3가지 선택), big4 3만8,000원(씨월드, 스카이아트, 아이맥스, 왁스뮤지엄), big5 4만8,000원(big4+뮤지컬) ■Mall 여름에는 역시 몰링malling! 여름 더위에 정공법으로 맞서는 야외 스포츠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선호한다면 여의도에서 IFC몰 만한 곳이 없다. 지난해 8월에 오픈해 개장 1년을 앞두고 있는 여의도 IFC몰은 쇼핑, 외식, 영화 관람이 한꺼번에 가능한 복합쇼핑공간. 하루 종일 있어도 지겨울 틈이 없다. 인터내셔널쇼핑몰인 IFC몰에는 국내외 유명 패션 브랜드, 화장품 브랜드 등 110여 개 상점이 입점해 있다. 바나나리퍼블릭, 마시모두띠, 스트라디바리우스, 버쉬카, 풀앤베어 등 백화점에만 입점하는 해외 패션 브랜드도 많다. 특히 패션 피플들의 발길을 끄는 곳은 국내 1호 매장으로 문을 연 홀리스터. 캘리포니아 해변의 바에 와 있는 듯한 독특한 인테리어, 화려한 컬러와 무늬의 여름 옷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쇼핑이 있는 곳에 먹거리 또한 빠질 수 없다. IFC몰 지하 3층에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대기 줄이 문 밖까지 이어지는 ‘제일제면소’, 일본식 화로구이 전문점 ‘와세다야’, 아시아 퓨전 레스토랑 ‘어니스트 키친’, 파스타와 피자가 있는 ‘꼬또’는 특히 인기다. 지하 3층에 위치한 엠펍MPUB은 영국펍을 표방하는 세계맥주 전문점이다. 점심에는 런치뷔페를 즐길 수 있고, 저녁에는 다채로운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IFC몰 CGV에는 국내 최초로 시도한 ‘시네마 스트리트’가 있다. 9개 상영관이 마치 가게처럼 늘어서 있고, 펍과 서점, 인터넷존, 영화마니아들을 위한 가게가 있어 영화 관람 외에도 여유롭게 쉬며 문화를 즐길 수 있다. IFC몰 | 주소 여의도동 국제금융로10 찾아가기 지하철 5호선, 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과 무빙워크로 바로 연결 개관시간 오전 10시~밤 10시 문의 02-6137-5000 www.ifcmallseoul.com ■Education 당일치기 여의도 유학 국회의사당과 방송사,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한국의 맨해튼 여의도. 여의도에는 숨겨진 교육의 장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 견학하기 좋다. 미래의 에디슨을 꿈꾼다면? LG사이언스홀은 국내 최고 수준의 민간 과학관이다. 지난 2010년 전시물을 첨단 아이템으로 전면 교체하며 업그레이드를 마쳤고, 과학기술처의 공식 과학관으로도 등록됐다. 아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 주기 위해 설립한 곳인데 LG의 사업 분야를 토대로 전자, 화학, 통신 등 과학시설을 아이들이 쉽게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사이언스드라마’ 존에서는 마치 교육방송을 보는 것처럼 연극 배우들이 무대에 나와 과학 실험을 보여 주며, ‘바디스토리’ 존에서는 세포만화경, DNA퍼즐, 아들딸 게임 등을 통해 세포와 유전에 대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관람을 위해서는 방문 2주 전까지 반드시 인터넷 예약을 마쳐야 한다. 평소에는 13인 이상 단체만 관람 가능하며 매월 1, 4주 토요일 전일, 1, 3, 5주 토요일 오후, 방학기간(7월19일~8월16일)에는 개인 관람도 가능하다. 7세부터 13세까지 입장 가능하며 관람 시간은 2시간 내외다. LG사이언스홀 | 주소 여의도동 20 LG트윈타워 서관 3층 이용요금 무료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6시(평일), 오전 9시~오후 5시(주말) 문의 02-3773-1053 www.lgscience.co.kr 참고 체험활동지 발급 가능 우리나라 정치의 현장이 궁금하다면? 국회의사당은 여의도를 대표하는 건물 중 하나다. 지하 1층 지상 7층, 석조건물인데 단일 의사당 건물로는 동양에서 제일 커, 남북통일이 되더라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국회의사당 견학은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이상에 적합하다. 뉴스에서만 보던 국회의사당을 직접 눈으로 보고,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우리나라의 주요 법과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 국회 활동에 관해 공부할 수 있다. 국회 입구의 헌정기념관을 먼저 방문한 후 국회의사당으로 가면 좀더 이해하기 쉽다. 헌정기념관은 역대 국회, 국회의장의 활동, 세계 여러 나라의 국회 모습을 전시하고 있으며 국회 모습을 배경으로 가상체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20인 이상 단체는 미리 신청하면 직접 국회의원이 되어 법을 만드는 ‘의정활동’을 체험해 볼 수 있다. 헌정기념관은 자유 관람이며 국회의사당 견학을 위해서는 국회 홈페이지에서 방문 3일 전까지 예약을 마쳐야 한다. 개인별로 견학이 가능하며 주말에는 10명 이상이 모일 경우에만 국회의사당 관람이 가능하다. 단,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날은 국회의사당을 관람할 수 없다. 국회의사당 | 주소 여의도동 의사당대로 1 참관시간 오전 9시~오후 6시(평일), 오전 9시~오후 5시(주말) 문의 02-788-3656 memorial.na.go.kr 참고 체험활동지 발급 가능 *무료 셔틀버스 운행 오전 9시~오후 4시20분(12시20분, 12시40분, 공휴일은 운휴), 배차간격 20분, 여의도역 3번 출구 앞→국회의사당 안내실 앞 <1박2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면? 장래 프로듀서나 아나운서를 꿈꾼다면 KBS 방송체험관(KBS On) 방문은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 KBS 본관에 마련된 방송체험관과 방송역사박물관을 직접 둘러보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4층 방송체험관에서는 KBS 주요 프로그램들을 멀티 터치스크린으로 감상하고 가상 스튜디오, 9시 뉴스 앵커코너, 3D 입체영상관 등을 관람하게 된다. 블루스크린이 준비된 가상스튜디오에 들어가면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 속에 등장한 듯 합성이 된 사진을 찍어 본 후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어린이들은 후토스, 유후 등 평소 좋아하던 캐릭터와 촬영도 해보고, 구름빵 3D 애니메이션을 보고 직접 더빙도 해볼 수 있다. 9시 뉴스 앵커 코너에서 근사하게 뉴스 원고를 읽어 보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된다. 5층 방송역사박물관은 1927년부터 시작된 한국방송의 역사를 담고 있다. 또한 스튜디오 시창을 통해 라디오와 TV프로그램 제작과정도 직접 관찰할 수 있어 유익하다. 개인의 경우 예약 없이 자유관람이 가능하며, 11인 이상 단체일 경우 인터넷에서 예약한 후 해설원의 인솔을 받아야 한다. KBS 방송체험관 | 주소 여의도동 18 이용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문의 02-781-2224~5 office.kbs.co.kr/hall 참고 전시관 관람 스태프만 인증 가능 ■Restaurant 여의도 미식 탐험 땅값 높고, 물가 높기로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여의도. 하지만 주머니 사정 따라 알뜰하게 또는 품격 있게 선택이 가능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구름 위 로맨틱한 식사 레스토랑 겸 와인바 ‘워킹온더클라우드’는 63시티의 스카이라운지 역할을 한다. 워킹온더클라우드 최고의 메뉴는 59층에서 보는 서울의 야경. 유러피언 레스토랑인 ‘가든레스토랑’에서는 유럽 정원의 아늑함을, 창가를 향해 좌석을 배치한 ‘와인바’에서는 300여 종이 넘는 세계 와인을 즐길 수 있다. 환상적인 전망뿐 아니라 맛으로도 뒤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지 <자갓 서베이>와 국내 미식 가이드북 <블루리본 서베이>에 우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후 5시까지는 바에서 차와 음료도 판매하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밤 12시까지 운영한다. 드라마틱한 프러포즈를 계획 중이라면 패키지를 추천한다. 63빌딩 관람 후 코스요리와 와인을 즐기고, 빔프로젝터로 영상 프러포즈를 할 수 있는 ‘씨크릿 프러포즈’, 코스요리에 꽃다발과 와인, 케이크를 준비해 주는 ‘러브패키지’ 등 미리 예약하면 이용 가능하다. 실제로 <내조의 여왕> 등 드라마 속 프러포즈의 단골 명소라고. 워킹온더클라우드 |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60 63빌딩 59층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밤 10시 가격대 런치코스 6만3,000원부터, 런치파스타세트 3만2,000원부터 문의 02-789-5904 갈비가 만두를 만났을 때 마포만두에서는 특허까지 받았다는 갈비만두를 맛볼 수 있다. 만두소는 양념한 갈비살을 참나무숯으로 직접 구워 만들었다고. 숯불갈비 특유의 향과 육즙, 간장 양념이 잘 배합돼 느끼하지 않다. 김치만두나 잔치국수와 같이 먹으면 좀더 개운할 듯. 또 다른 특별 메뉴는 계란밥이다. 계란에 참기름, 양념간장, 깨소금을 얹은 추억의 음식. 직장인들을 위해 아침메뉴로 팔기 시작한 것이 인기를 얻게 됐다고 한다. 마포만두 | 주소 | 여의도역점 여의도동 26-19 서여의도점 여의도동 17 영업시간 24시간 가격대 갈비만두 3,000원, 계란밥 3,000원 문의 여의도역점 02-783-5159, 서여의도점 02-782-2014 벨기에인이 운영하는 본토 와플 빠뜨릭스Patrick’s 와플은 이미 여의도 일대에는 맛 좋기로 소문이 파다한 집. 간이매점 같은 조그만 가게이지만 벨기에인 형제가 직접 운영한다. 벨기에 와플 기계로 즉석에서 구워내는데, 겉은 바삭하고 달콤하면서도 속의 빵은 결이 살아 있어 매력적이다. 와플은 오리지날 벨지안 와플, 아이스크림 와플, 생크림와플 세 가지를, 음료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핫쵸코를 판매한다. 포장만 가능하다. 빠뜨릭스Patrick’s 와플 | 주소 | 1호점 여의도동 53-11 상아빌딩 1층 2호점 여의도동 37 아일렉스상가 1층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7시(주말 휴무) 가격대 와플 2,100원부터 문의 1호점02-3775-0608, 2호점 070-4111-4548 프랑스의 맛과 분위기에 취하는 수많은 팬들을 거느린 여의도 유명 베이커리 ‘폴Paul’이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1층에 ‘브리오쉬 도레Brioche Doree’로 재탄생했다. 고풍스런 테이블과 의자, 샹들리에, 높은 파티셰 모자를 쓴 직원들을 보면 ‘프렌치’한 분위기에 흠뻑 빠진다. 크로와상 등 기본적인 빵에서부터 산딸기, 사과 등을 넣어 만든 타르트와 길쭉한 모양의 케이크 에끌레흐 등까지 달콤한 디저트로 입맛을 돋우기 좋다. 브리오쉬 도레 | 주소 여의도동 28-3 메리어트호텔 1층 영업시간 오전 7시~밤 10시 가격대 크로와상 2,300원, 사과 타르트 8,500원 문의 02-2070-3000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도선미
  • [저자와의 차 한잔] ‘군주의 조건’ 펴낸 스피치 라이터 김준태

    [저자와의 차 한잔] ‘군주의 조건’ 펴낸 스피치 라이터 김준태

    “리더로서 최고의 덕목은 수신(修身)입니다.” 조선 왕들의 결단과 행적을 추적해 ‘군주의 조건’을 낸 스피치 라이터 김준태씨는 이렇게 말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천착해 온 그는 조선 군주들의 리더십을 수신, 의리(義利·명분과 실리), 용현(用賢·용인술), 공효(功效·공을 들인 성과), 건저(建儲·후계) 등 다섯 개로 압축했다. “리더는 장점과 강점, 약점과 단점 등 자신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야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된다”고 배경설명을 한다. 이익집단 간의 갈등 조정 등이 날로 어려워지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도덕적·인격적 완성체로서의 이상적 군주론은 공허해 보인다고 하자 “그래도 리더가 어떤 마음을 먹고 결정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여전히 도덕성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이상론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올바름의 이치를 뜻하는 ‘의리’(義理)가 아니고 올바름과 이로움이 결합된 ‘의리’(義利)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에서 이를 읽을 수 있다. ‘의’(義)와 ‘리’(利)는 명분과 실리, 이상과 현실, 동기와 결과를 가리키는 다소 대립적이고 상충되는 개념이어서 하나로 묶기가 쉽지 않다. 그는 “명분과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일정한 거리가 있기 마련”이라며 “그럴 때는 명분과 현실을 조율하여 지금 바로 이 상황에 알맞은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명분을 선택하더라도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명분과 의욕만 앞세워 청과 승산 없는 전쟁을 한 인조는 무모했다고 지적한다. 현실에서는 올바름과 이로움이 충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숙종 때 흉년이 계속되자 조정에서는 청으로부터의 식량 도입을 논의한다. 그러나 아직도 삼전도의 굴욕이 생생한 사대부들 사이에서는 반대의견이 높다. 하지만 숙종은 황제에게 감사인사만 표시하면 양식을 공급하겠다는 청의 제의를 받아들여 구호양식인 ‘서곡’(西穀)을 들여온다. 비록 원수의 나라라 하더라도 백성의 굶주림을 면하게 하는 이로움이 우선이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조선 중기 이후 사림파는 지나치게 교조적으로 흘러 현실을 도외시했다며 비판한다. “국가의 가장 큰 명분은 국가의 자존심이 아니라 구성원 자체입니다. 구성원들을 지켜내기 위해 어떠한 일도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군주의 도리이고 바로 진정한 명분을 따르는 일입니다.” 국가는 법(제도)과 사람(인사)의 양축으로 통치되고 법을 운영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그래서 흔히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세종의 통 큰 용인술은 오늘의 우리들에게도 울림이 크다. 집현전의 초대 책임자로 자신의 장인인 심온을 죽이는 데 앞장선 박은을 임명하고 사사건건 반대하는 허조에게 이조판서, 영의정을 맡기며 함께 간다. 세종이 고집불통이라고 불평하면서도 허조를 계속 요직에 중용한 것은 그의 반대를 통해 발생 가능한 문제들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정책이 더욱 튼튼해지며, 정치가 더욱 건전해지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한다. 포용력 있는 인사는 수신이 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공(功)을 들여 효험(效驗)을 내는 공효는 개혁과 연관된다. 그는 “리더는 시대상황에 맞게 제도를 적절하게 변화시켜야 하며 공은 나누고 책임은 짊어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아파트 단지 문제점 지적한 ‘아파트’ 펴낸 박철수 교수

    [저자와의 차 한잔] 아파트 단지 문제점 지적한 ‘아파트’ 펴낸 박철수 교수

    “대한민국의 아이콘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는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한국사회를 대변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마티)를 펴낸 박철수(54)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에게 이 말을 좀 더 쉽게 설명해 달라고 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서로 안 하려고 합니다. 또 대학의 각 학과 학생 대표도 하지 않으려고 기피합니다. 사람들이 공익은 피하고 사적인 이익에 열의가 있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겁니다.” 그는 한국에서는 아파트가 문제가 아니라 아파트 단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는 어린이 놀이터, 근린생활시설, 유치원, 주민운동시설, 경로당, 주민공동시설 등 공공재인 도시 기반 시설이 ‘입주자들의 돈’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박 교수는 아파트 단지 내 기반시설을 주민들의 돈으로 해결함으로써 이웃 주민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담장을 치고 자동차 출입 차단기를 설치하는 등 이웃과의 접촉이나 소통을 차단하게 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경우 경로당이 필요하면 누가 짓습니까? 지방 정부죠. 또 어린이 놀이터나 가로등의 설치 및 유지·수리비 등은 공적인 주체가 부담합니다. 공공시설비를 주민이 직접 부담하지 않죠.” 그는 외국의 사례도 들었다. “파리나 바르셀로나의 도시 풍경을 대표하는 나지막한 도시주택들은 나홀로 아파트들입니다. 또 번화가의 주택 역시 대부분이 나홀로 주상복합아파트입니다. 이들 주택의 입주민들은 자신들이 돈을 들여 놀이터 등 단지 내 편의시설을 만들지 않습니다. 공적인 서비스는 공공기관들이 제공하고 있지요.” 따라서 담장 같은 울타리가 없어 집 앞의 길이 주민들의 담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오래된 찻집, 잘 알려진 빵집, 지역 병원이 곳곳에 들어서 있으며 우체부를 만나 안부를 묻는 것이 일상적 풍경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웃과 소통이 된다는 얘기죠.” 박 교수는 공공의 재원으로 충당되어야 할 도시 기반 시설을 아파트 단지 만들기 방식으로 입주민들이 비용을 부담케 해 확충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자기 돈을 들여서 편의시설 등을 만들다 보니 남들이 그 시설이나 공간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얘기했다. “최근 아파트 단지가 거주자들의 무리지음과 서열화를 나타내는 수단이 되었다는 비난이 일면서 주택정책 입안자들은 아파트 문제의 해결책으로 타운하우스와 블록형 단독주택 등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주택들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입주민들이 공공시설 설치비를 부담한 ‘단지’라는 점에서 결코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박 교수는 아파트 단지와 같은 폐쇄적인 공간을 벗어날 주택 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런 사례의 하나가 될 곳으로 과천의 단독 주택지를 주목했다. “그곳의 나이 든 가구주들은 아파트에 들어가기 싫어합니다. 이들에게는 단독 주택지 서너 곳을 한데 묶어 원룸과 투룸, 스리룸을 적정하게 배정해 개발해야 합니다. 원룸과 투룸은 젊은이들을 불러들이고 주인은 임대수익을 올리면서 거주지에서 사는 거죠. 다양한 연령대가 살아서 좋고 소규모니 소통도 잘될 겁니다.” 그는 앞으로의 주택정책은 이웃과의 폐쇄적인 문화를 유발하는 단지로는 안 된다는 방향으로 처방을 새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른 유형의 주택들이 아파트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이효리 결혼발표 “이상순과 결혼한다..열심히 살겠다”

    이효리 결혼발표 “이상순과 결혼한다..열심히 살겠다”

    가수 이효리(34)가 공개적으로 교제해 온 기타리스트 이상순(39)과 결혼한다고 4일 팬카페를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효리는 이날 자신의 팬카페인 효리투게더에 “결혼하는 것이 맞다”며 “9월쯤에 하는 게 좋겠다고 서로 얘기만 했고 아직 부모님께도 말씀 못 드린 상태였다. 물론 상견례나 청첩장 아무 것도 준비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때가 되서 예쁜 방식으로 알리고 싶었는데 우리 팬들에게 미안하다”며 “기왕 이렇게 된 거 이제 잘 준비해 보겠다”며 “’결혼해서 잘 살게요, 예쁘게 살게요’ 이런 말은 다 하는 거니까. ‘축복해주세요’ 이런 말도 강요하는 것 같고. 열심히 한번 살아보겠다”고 덧붙였다. 또 팬들에게 “아직 저를 보낼 준비가 안된 우리 팬들 오늘 소주나 한잔 할까요”라며 “사랑합니다”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문단데뷔 40년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

    [김문이 만난사람] 문단데뷔 40년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

    그의 집은 ‘와초문학뜰’이다. 뜰 바로 아래에는 조용히 출렁이는 탑정호(塔亭湖)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잔디 마당에는 조각가 류훈의 작품 ‘오늘 저녁 술 한잔 어때요’가 있다. 이 조각은 세 명의 인간형상이다. 하나는 담배를 피우며 시름에 빠진 중년의 노동자이고 나머지 둘은 서로 떠들다가 ‘술 한잔 하자’는 자세를 취하며 어른을 바라보는 젊은 노동자이다. 집 뒤에는 작은 정자가 있다. ‘흐르고 머무니 사람이다’(流留亭)라는 문패가 그럴듯하게 걸려 있다. 그가 직접 쓴 글씨로 새겨넣었다. 얼핏 보아도 붓글씨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의 부인은 10년 동안 서예공부를 했다. 부인이 그가 쓴 ‘흐르고 머무니~’를 보더니 “10년 공부한 사람보다 더 잘쓰면 어떡하느냐”며 한동안 삐쳤다(?)고 한다. 정자 바로 앞에는 앙증맞은 작은 계곡이 있다. 물이 졸졸 흐르고 붕어새끼들이 이리저리 뛰놀기에 딱이다. 정자에서 몇 발짝 걸어가면 텃밭이 있다. 상추와 고추 등 푸성귀들이 자라고 있다. 글을 쓰다가 소일거리로 잠깐씩 들러 자라는 식물과의 대화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곳이다. 시간과 공간이 흐르는 곳,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홀로 가득 차고 따뜻이 비어 있는 집’이다. 이 집은 팬들을 위해 ‘행복한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1년에 봄, 가을 두 번 공개한다. 그럴 때면 전국 각지에서 200여명이 찾아온다. 글을 써서 인세로 장만한 집일까. “논산시에서 임대해 준 것이고 임대료는 내지 않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집필실은 1층과 2층에 있다. 1층은 정자가 바라보이는 곳이고 2층은 호수가 내려다보인다.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 최근 ‘와초문학뜰’에서 문단 데뷔 40년이 되는 해에 40번째 장편소설 ‘소금’을 썼다. ‘은교’ 이후 홀연히 고향 논산으로 내려간 그가 2년여의 침묵 끝에 발표한 작품이다.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와 ‘비즈니스’로 연결되면서 자본의 폭력성에 대한 ‘발언’을 모아 펴낸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거대한 자본의 세계 속에서 가족들을 위해 ‘붙박이 유랑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그래서 가출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달 26일 고향에서 첫 작품을 쓴 박씨와 와초문학뜰에서 만났다. 늘 그렇듯이 편하고 허름한 옷차림이다. 마당에서 만남이 이루어지다 보니 정자 얘기부터 먼저 나왔다. “원래는 마음 심(心)자를 써서 ‘심유정’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뻥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머무는 적은 없어요. 그래서 흐를 유(流)자로 바꿨더니 뻥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지요. 원래 붓글씨를 배워 본 적이 없는데 제가 직접 먹을 갈고 화선지에 쓰고 현판에 새겨 달아놓았습니다.” 머물고 흐르는 것이 곧 마음에 있는 것은 아닐까. 그는 잠시 후 배도 고픈데 식당으로 가자고 했다. 미리 와 있던 두 명의 손님과 함께 인근 민물고기 매운탕집으로 옮겼다. 식당 주인이 그를 단골손님처럼 반긴다.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닭도리탕’과 ‘매운탕’을 주문하고 “막걸리 두 병과 소주 한 병 주세요”라고 했다. 주종과 주량을 물었더니 “오늘은 속이 별로 안 좋아 막걸리 두어 잔만 하겠다”고 말한다. 술은 많이 마시지 못하지만 잠자기 전 소주 반 병 정도나 과실주를 주로 마신다고 했다. 2년 동안 고향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원래는 고향으로 내려올 생각을 안 했는데 하루는 40대의 젊은 시장이 ‘형님, 고향으로 오시죠’라고 해요. 그 형님 소리가 듣기 좋더라구요.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여기에서 2년 동안 살면서 금강문화권을 다시 공부했습니다. 탑정호수 건너편에 황산벌이 있습니다. 계백이 깨진 곳이지요. 이 금강문화권은 또 백제와 후백제의 멸망, 그리고 동학군이 최후를 맞이한 곳이기도 합니다. 원혼이 많아 한밤중에 귀신이 자주 나타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단다. 밤에 술을 마시고 마당에 앉아 있는데 누가 절뚝거리며 다가오더라는 것. 누구냐고 했더니 ‘계백 장군 똘마니 장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왜 안 가고 그러고 있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장수는 ‘계백 장군을 버리고 갈 수 없어서’라고 했단다. 얘기를 흥미롭게 듣다가 웃으면서 패망한 군인들의 원혼과 함께 있어서 외롭지 않겠다고 했더니 “뼛골만 있어도 생명을 불어넣고 그런 것이 작가가 아니냐.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묻혀 있는 곳이다. 2년 동안 고향사랑을 많이 했다”고 말한다. 술 한 잔을 마시고 담배 한 대를 입에 문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추억만 가지고 있어서 고향에 오기가 싫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며 잠시 창밖을 바라본다. 40번째 장편소설 ‘소금’에 대해 얘기한다. “과거에는 어머니들이 희생했다면 요즘은 아버지들입니다. 베이비부머 시대의 아버지들이 쓸쓸하고 외롭습니다. 가부장의 권위도 해체되고, 아버지는 늘 자식을 위해 과실을 따오고 30대의 장성한 자식조차 여전히 아버지 등에 빨대를 꽂아 과실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거대한 소비문명이 자식들을 빼앗아 갔습니다. 이것은 건강하지 못한 사회입니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은 어디에서 부랑하고 있는지, 지난 반 세기동안 무엇을 얻었고 잃었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들이 젊었을 때에는 자식을 위해 수시로 돈을 뺄 수 있는 통장 역할을 하고 나이 들어서는 보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 소설은 가족을 버리고 끝내 ‘가출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거대한 폭력과 쓸쓸함을 비판하면서 특정한 아버지가 아닌 동시대를 살아온 ‘아버지1~아버지10’을 다루고 있다. 애당초 젊은이들에게 읽히고 싶어 시작한 소설인데 정작 젊은이들에게 반발을 일으킬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며 웃는다. ‘은교’의 경우 시간의 반란을 그리기 위해 남자 주인공을 원래 77세로 설정했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젊은이들이 읽지 않는다며 65세로 해달라고 했다. 겨우 타협점을 찾은 것이 70세. 뚜껑을 열었더니 예상과 달리 20대 여자들이 책을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번에 쓴 ‘소금’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소금’은 지금까지 7만부를 찍었다. “요즘 글을 쓰는 사람은 많고 독서 인구는 그에 비해 적어요. 예를 들어 문학책이 10만부가 팔렸다고 할 때 문학을 알고 사는 사람은 2만명, 나머지 8만명은 사회적 이슈이거나 자극적인 데서 책을 구입합니다. 5만 독자를 유지한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문학은 작업”이라고 말하면서 우리 수준이 문화적으로 높아져야 잘못된 제도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소설이란 마라톤과 같으며 빈틈없는 전략으로 뒤집기를 잘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요즘 작가들은 스타트는 좋으나 체력이 문제라면서 “소설이란 걸어갈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하며 달의 뒷면, 어두운 면까지 가는 것이 문학”이라고 설명한다. 정신적인 끈기와 투지가 있어야 하며 작가의 뒷심이 약하면 시대를 바라보는 뒷심 또한 약한 것이라고 한다. 요즘 젊은 작가들은 정보에 의존해 쓰다 보니 이야기를 확실히 장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그는 신문을 잘 안 본다고 했다. 나머지 인생을 굳이 정보에 의존해서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순간 달의 뒷면을 볼 수 있는 직관력으로 살아가려고 한단다. “30대에는 사랑받고 싶어 넓이에 정체성을 두고 글을 썼고 40대를 넘기면서 깊이를 추구했습니다. 치열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글을 써오는 동안 벌써 40년 연애한 것처럼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저 자신에게 아직도 순정주의 문학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연애한다고 생각하니 행복합니다.” 그는 히말라야 등정을 15차례나 했다. 존재의 등반이다. 자신의 내면 속으로 걷기, 초월적인 세계를 실감하기, 인간의 갈망이 있는 그곳에서 불멸과 순간, 현세적 삶과 초월적 삶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 ‘비우니 향기롭다’, ‘나마스테’, ‘촐라체’ 등이 이 같은 산악 세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금도 걷는 것은 누구보다도 자신있어 한다. 앞으로 그의 ‘문학적 걷기’는 어떻게 될까. “여기 올 때 고전소설 몇십 권을 가져왔는데 다시 틈틈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밀란 쿤데라 작품도 읽어봤고, 아마 다음은 역사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조선 후기 노론의 기반이 되는 곳이 바로 논산이거든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생활의 모토에 대해 물었더니 ‘가난한 밥상’과 ‘쓸쓸한 배회’라고 했다. 달랑 물에 만 밥과 김치를 먹으며 육체와 정신의 기름기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범신은 누구 194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원광대 국문과와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8년까지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단편 소설을 발표하며 문제작가로 주목받았다. 1979년 장편소설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등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주요 장편소설로는 ‘불의 나라’, ‘더러운 책상’, ‘나마스테’, ‘촐라체’, ‘고산자’, ‘은교’,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비즈니스’ 등이 있다. 김동리문학상(2001년), 만해문학상(2003년), 한무숙문학상(2005년), 대상문학상(2009년) 등을 수상했다. 현재 상명대 석좌교수로 있다.
  • 대구 두류공원에서 치맥 한잔 할까요?

    대구 두류공원에서 치맥 한잔 할까요?

    대구는 치킨의 본고장이다. ‘교촌치킨’, ‘땅땅치킨’, ‘호식이 두 마리치킨’, ‘멕시카나’, ‘처갓집 양념통닭’, ‘스모프’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구에서 창업한 토종 업체이다. 이들 업체 중 교촌, 호식이 두마리, 땅땅치킨, 멕시카나 등 4곳이 전국 상위 30개 프랜차이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같이 대구가 치킨 프랜차이즈의 산실이 된 것은 양계업의 발달 때문이다. 대구와 인근 경북에는 양계장들이 많다. 이들 양계장은 치열한 생존경쟁을 통해 좋은 품질의 닭고기를 시중에 내놓는다. 이런 닭고기를 앞세워 대구의 치킨프랜차이즈들이 전국을 호령하고 있는 것이다. 치맥페스티벌이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대구 두류공원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치킨의 ‘치’와 맥주의 ‘맥’을 뜻하는 축제다. 18개 치킨 프랜차이즈와 2개 맥주회사 등 모두 23개 업체가 참가하고 80여개 부스가 설치된다. 대구시는 전국에서 1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한다. 18일 오후 7시 전유성씨가 대표로 있는 철가방극단의 ‘닭 위령제’로 행사가 시작된다. 이어 화려한 개막공연댄스동아리 배틀, 대구·경북 대학밴드 대행진, 힙합DAY, 취중진담 프러포즈 등이 이어진다. 또 치킨요리 경연대회와 치킨과 맥주 시음행사를 비롯해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국내 인기가수 10여팀이 참여하는 치맥 힙합 & 폭 콘서트는 물론 대북공연, 남사당줄타기, 봉산탈춤 등 지역전통문화 공연, 게릴라 콘서트, 아줌마 팔씨름대회, 어린이 댄스대회, 코스프레 경연대회, 길거리 마술 등도 마련돼 있다. 참가 업체들도 할인판매와 경품제공 등으로 축제분위기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역프랜차이즈인 치킨에너지㈜는 치맥페스티벌 참가를 기념해 행사 기간 동안 행사장 부스에서는 물론 가맹점에서도 1만 5000원짜리 메뉴를 5000원에 할인 판매한다. 치킨주문 시 페스티벌 초대권도 증정한다. 땅땅치킨은 경품으로 ‘BMW 미니쿠페’ 자동차를 내걸었다. 응모권은 땅땅치킨 전국 매장에서 받을 수 있으며 치맥축제장에서도 응모할 수 있다. 이 행사는 무료이며 맥주와 치킨을 무료로 시음, 시식할 수 있다. 교촌치킨은 10t의 시식용 닭을 준비한다. 일부 메인무대에서 진행되는 공연은 지정좌석제이므로 초대권이 필요하다. 초대권은 각 참가 업체들로부터 받을 수 있다. 치맥을 즐길 수 없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위해 별도로 치킨과 콜라 파티를 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치킨의 본고장인 대구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치맥페스티벌이 열린다”면서 “앞으로 이 페스티벌이 대구를 대표하는 행사가 되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눈 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 펴낸 인문학자 김경집

    [저자와의 차 한잔] ‘눈 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 펴낸 인문학자 김경집

    우리 사회에서 종교의 표류는 새삼스러운 화제가 아니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우려한다’는 비아냥은 일상의 명제가 된 듯하다.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지만 대형 교회를 비롯해 이른바 어긋난 공동체를 이끄는 목회자·성직자들의 끊임없는 일탈과 무신경에 묻히기 일쑤다. 그래서 요즘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자주 들먹거려진다.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시공사)을 펴낸 김경집(54)씨도 그 하층부터의 개혁을 강조하는 독특한 인문학자다. “종교는 이제 단순한 신앙에 머물지 않습니다.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일상의 영역이지요. 인간의 가치있는 삶을 연구하고 천착하는 인문학자라면 종교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서강대에서 영문학,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한 인문학자.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나 한때 수도원 입회를 꿈꾸었다는 김씨는 당당하게 ‘기독교 신자’라고 말한다. 학부시절 부전공으로 신학에 관여한 게 제도권 신학 공부의 전부지만 독학으로 기독교 공부를 계속했고, 그런 천착으로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가톨릭대 인간학교육원에서 인간학과 영성 과정을 가르쳤다. 올해 초 서울서 충남 서산시 해미로 옮겨 지역사회의 문화운동과 공동체적 삶에 매달리면서 생활의 많은 부분을 기독교 관련 공부와 저술에 할애하고 있다는 김씨. ‘눈먼 종교를’은 이른바 공관복음이라고 하는 4대 복음서 바로보기에 초점을 맞춰 오랫동안 고민해 온 글쓰기의 결실이다. “4대 복음서는 예수의 출생과 공생애, 죽음, 부활까지 모두 담은 표준의 텍스트라 할 수 있지요. 4대 복음서만 제대로 읽고 그 속에 담긴 교훈을 오롯이 실천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에 이르진 않았을 것입니다.” 복음서를 비롯한 성경에는 온갖 비유가 넘쳐난다. 그 비유는 사랑과 희생을 실천했던 예수님 교훈의 폭넓은 암시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그 비유의 보고인 복음서를 왜곡하고 있고 거기서부터 눈먼 종교의 일탈이 시작된다고 김씨는 거듭 말한다. “우리 기독교계에 뿌리깊은 문자주의와 성경무오설에 바탕한 근본주의 복음이 원인입니다.” 성경 속 비유는 너른 시야와 근거 있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그 가치와 교훈을 제대로 새길 수 있단다 “성경 문구에서 단 한 자도 벗어나선 안 된다는 고집과 강요는 예수님 말씀의 본뜻인 사랑과 희생의 실천과는 달리 그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무모한 전도로 치닫기 마련이지요. 도처에 흔한 ‘예수천당 불신지옥’식 강요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고집과 불통의 큰 원인은 서구 숭상 일변도의 신학과 교회체제란다. “우리 개신교계의 뿌리인 미국 근본주의 복음신학과 천주교의 중심인 로마 가톨릭에 너무 매달려 있어요. 우리 천주교만 하더라도, 오죽하면 ‘로마보다 더 로마 같다’는 말을 들을까요.” 개혁운동이 있다고 해도 교회를 이끌고 주도하는 목회자, 성직자의 힘에 주눅들고 마는 지금의 공동체 생리에선 변화를 기대하기란 요원한 실정. “이제 본격적인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시작은 바로 성경 속 예수님 말씀을 제대로 읽고 실천하는 신자들의 결집일 것입니다.” 지금 종교가 우선 치중해야 할 것은 신앙 이전에 도덕적 우월성의 회복이라고 흔히 말한다. “예수가 금지한 것을 예수의 이름을 팔아서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김씨는 성경 바로 읽기의 연장 작업으로 창세기와 한국 교회사에 관련한 책을 조만간 세상에 내놓겠다며 벼른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협동조합의 오래된 미래 선구자들’ 펴낸 한살림 윤형근 상무

    [저자와의 차 한잔] ‘협동조합의 오래된 미래 선구자들’ 펴낸 한살림 윤형근 상무

    요즘 협동조합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뒤 협동조합 신청은 1000여건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앞다퉈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고 있지만 자발적이고 자치적인 협동으로 전개돼야 할 운동이 자칫 법과 제도의 지원만을 바라며 사회적 의미를 잃어버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협동조합의 올바른 정신은 무엇이며,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할까.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이 ‘협동조합의 오래된 미래 선구자들’(윤형근 엮고 씀, 그물코 펴냄)에 담겼다. 제목에서 시사하듯 역사 속의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고 21세기의 협동조합은 어떻게 전망해야 하는지 등을 살피고 있다. “협동조합이 세상에 등장하던 시절부터 최근까지 선구자들이 협동조합운동을 통해 무엇을 성취하려고 했는지, 그들의 생각과 사상, 실천 등을 추적해 보고자 했습니다.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사상을 도출해 내고 협동조합의 참다운 가치를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책을 쓰게 됐지요.” 따라서 이 책은 협동조합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 학생 등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과거의 사례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200년 전 영국의 로버트 오언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협동운동의 내용을 인물 중심으로 촘촘하게 엮고 있는 것.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일어난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북미대륙의 협동조합 선구자들을 소개하면서 21세기 새로운 협동조합의 새 장을 연 스페인 몬드라곤의 호세 마리아 신부, ‘서기 2000년의 협동조합 보고서’를 쓴 레이들로 박사, 우리나라 협동운동의 중심인 원주의 무위당 장일수 등 역사 속 발자취를 따라간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협동조합운동의 선구자들이 등장할 때마다 협동조합의 역사가 새로 쓰이고 그들의 사상과 실천을 통해 전개돼 온 맥락을 흥미롭게 되짚어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우 극단적인 경쟁사회, 고령화와 양극화 등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생겨나고 있지요.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이 협동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협동운동의 정신과 실천을 통해 사회적 균형과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협동과 나눔, 호혜와 공생의 시스템 속에 진정한 삶의 질과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협동조합의 첫 출발이 산업혁명이 초래한 ‘문명화된 야망’을 극복하는 것이었듯 21세기 양극화, 식량위기, 기후변화가 초래한 삶의 위기, 문명의 디스토피아 속에서 협동조합은 현대인들에게 희망의 가능성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는 1980년대 중반 생활협동조합 ‘한살림모임’에서 일을 시작한 뒤 30년 가까이 협동조합 한복판에서 협동운동의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끊임없이 협동조합의 사상과 정신, 뿌리를 탐색했고 이번에 그 결실의 하나로 책을 펴냈다. 196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에 입학해 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생명 있는 것들의 새로운 문명을 꿈꾼 한살림모임’에서 일했다. 이후 소비자협동조합중앙회, 계간 ‘대화’ 편집장, 바람과물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을 거쳐 2002년부터 다시 ‘한살림’으로 돌아와 현재 ‘한살림용인성남’ 상무로 일하고 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통일장관, 5년 만에 6·15행사 참석… 北에 유화 제스처?

    통일장관, 5년 만에 6·15행사 참석… 北에 유화 제스처?

    김대중평화센터(이사장 이희호)는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정전을 넘어 평화로’를 주제로 6·15남북정상회담 13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정치권 인사 1000여명이 참석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통일부의 수장으로서 5년 만에 6·15 기념 행사에 참석, 축사를 했다. 통일부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피격돼 사망하고 북한이 잇따라 천안함, 연평도 도발을 자행한 기간에는 차관을 참석시켰다. 이날 통일부 장관의 참석은 남북 대화 분위기가 당국회담 무산으로 다시 꼬인 상황에서 이뤄져 북한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통일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기념식은 류 장관과 정갑영 연세대 총장의 축사, 도널드 존스턴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의 특별강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문재인 민주당 의원, 안철수 무소속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의 유력 정치인 3명도 나란히 참석했다. 문 의원은 안 의원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더운 날씨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언제) 소주나 한잔하자”고 제안했고 안 의원이 “알겠다”고 대답해 ‘소주 회동’을 예고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의 국력 차가 30배에서 80배에 이른다며 “남북 관계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갑이다. 북이 내민 손을 넉넉히 잡아 준다고 해서 누구도 북에 굴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6·15정신은 한마디로 포용이다. 한반도 평화는 우리 국민의 재산과 안전,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6·15공동선언 발표 13주년 기념 행사는 정부의 공동 행사 불허 방침에 따라 남과 북에서 따로 열린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남측위)는 이날 6·15 남측, 북측, 해외 측 위원회가 지역별로 행사를 분산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남측위는 15일 오후 2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기념식을 개최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나무와 풍경으로 본 옛 건축 정신’ 펴낸 도시학자 최종현

    [저자와의 차 한잔] ‘나무와 풍경으로 본 옛 건축 정신’ 펴낸 도시학자 최종현

    건축에서 주가 되는 것은 궁궐이나 집 등 건축물 자체이지 나무와 풍경은 뒷전이다. 최종현 전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런 고정관념에 일침을 가한다. 그는 최근 펴낸 ‘나무와 풍경으로 본 옛 건축 정신’에서 “옛 사람들은 인공물을 자연(나무, 풍경)과 조화시키는 경지를 보여 줬다”고 말한다. 서양 건축이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켰다면 중화문화권의 건축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건축이 하나가 됐다는 것이다. 저자가 조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주 보문단지를 설계하면서 일본인으로부터 나무를 모른다고 타박을 받았고, 이게 계기가 돼 조경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됐다. 고구려인들은 영원불멸을 믿어 왕이 죽으면 생전의 모습을 벽화로 남겼다. 4세기 무용총 고분벽화는 나무로 인해 수렵도(狩獵圖)와 우교차도(牛橋車圖)로 분할된다. 저자는 “이 나무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우주목(宇宙木)이자 신목(神木)으로, 국가와 부족 간 활동영역의 경계를 표시하는 장치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퇴계 이황이 만든 도산서원은 단순히 서당이 아니라 그의 학문세계와 평생의 수도정신이 담겨 있다. 도산서원은 ‘하늘이 명을 내려 부여한 것이 성(性)이며, 성을 따르는 것이 도(道)이며, 도를 수양하는 것이 교(敎)’라는 중용의 경구에 따라 나뉜다. 천연대와 천운대 등은 성, 즉 천리를 깨우치는 장치이고 도산서당과 농운정사 등은 성을 따르는 도의 공간이다. 전교당, 상덕사 등은 도를 익히는 교육의 공간이다. 건축물 주변의 원림은 중요한 요소부터 배치하고 비중이 작은 것을 배치하는 ‘근접성의 사고’를 적용했다. 도산서당에서 정우, 절우, 몽촌 등의 순으로 연못과 뜰, 개울, 나무 등을 배치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건축에서 조경은 배경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왜 배경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 그는 “주변을 아우르면서 총체적으로 사물을 봐야 건축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며 “폭넓은 시각을 갖게 되면 모든 게 더욱 풍성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배경의 철학적 바탕이 된 주역, 논어 등은 우리 것이 아니고 모두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다. 이론을 제기하자 그는 “우리나라는 깊이 들어가면 막히지만 중국은 막힘이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도 취사선택하는 등 변형시켰다”고 답변한다. 도산서원은 주변의 자연을 받아들여 원림을 확장했다. 천연대와 천운대에서 마주 보이는 금계산은 80여리나 떨어져 맑게 갠 가을에만 보일 정도다. 퇴계는 이를 두고 ‘차경(借景)의 의(義)’라고 설명했다. 먼 곳의 경치까지 끌어들이는 차경은 중국에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더욱 발전했다. 경복궁 경회루나 영주 부석사도 차경법을 활용한 것이다. 문화나 문명이 교류를 통해 더욱 풍성해진다는 것을 말해 준다. 경치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주변 것들과 어울려 더욱 빛이 난다. 아름다운 풍광이 아지랑이나 노을, 밤비와 어울려 운치를 더하고, 또 이를 묘사한 시나 글로 묘미가 더해진다. 소동파가 왕유를 칭송했던 ‘시 안에 그림이 있고, 그림 안에 시가 있다’(詩中有? ?中有詩)는 글귀처럼 글과 그림은 서로를 보완하면서 공간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간과 지리, 건축을 연구하면서 글과 그림을 가까이 하며 공부해야 하는 이유”라고 저자는 말한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행복 스트레스’ 펴낸 철학자 탁석산

    [저자와의 차 한잔] ‘행복 스트레스’ 펴낸 철학자 탁석산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된 자살 사건들의 유서에 ‘난 행복하지 않아. 우울하다’는 내용들이 나오더군요. 또 이혼의 사유로는 ‘행복하지 않아. 난 인생의 실패자같애. 우울하다’는 말들을 하더군요.” 철학자 겸 저술가인 탁석산(57)씨는 행복이란 게 대체 뭐길래 자살하고 이혼하게 하는지 그 정체를 찾아보고 싶었다고 ‘행복 스트레스’(창비)를 펴낸 동기를 밝혔다. 그는 행복이란 어떤 의미인지 알 필요가 있고 절대불변의 가치인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복이 뭡니까. -그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는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칸트, 프로이트 등 수많은 학자들이 행복에 대해 언급했지만 행복은 개인적 취향처럼 각 개인마다 다르며 주관적입니다. 심지어 악행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있다면 과연 행복에 대해 어떤 정의를 내리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래도 우리는 “행복하다. 불행하다”고 말하고 있으니 나름대로 뜻을 가지고 있지 않겠습니까. -행복이란 단어의 역사는 200년 조금 넘었습니다. 벤담이 1789년 출간한 ‘도덕과 입법의 원리에 관한 서설’에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장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 책에서 벤담은 최대 행복이라는 표현에서 ‘행복’을 ‘쾌락’(유쾌하고 즐거움)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일본에서 쓰인 지는 150년 됐고, 20년 뒤 우리나라에 수입돼 1886년 ‘한성주보’ 기사에서 행복이라는 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행복하고 싶어하지 않습니까. -사람들에게 “여러분, 왜 사나요?”라고 물으면 십중팔구 ‘행복해지기 위해서요’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말도 같이 들려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행복하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남들은 나를 보고 행복할 거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정말 행복한 걸까요?” →하긴 그런 말도 들리죠. -1등을 해도, 승진을 해도 스트레스가 기다리고 있죠. 1등을 유지해야 하고 한 단계 승진해도 계속 승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행복 추구도 스트레스죠. 행복은 인생의 목적이기에 버릴 수 없고, 행복해지는 걸 포기할 수 없습니다. 설사 얻었다 해도 지속하기 매우 힘듭니다. 그뿐인가요? 행복한 사람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모두 행복해야 한다고 외쳐댑니다. 행복에 대한 강박에 빠져 있는 이런 상황이 ‘행복 스트레스’입니다. 이런 말이 아니면 달리 뭘로 표현하겠습니까. →그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나요. -행복(쾌락)이 모든 가치에서 우선이라는 생각은 역사가 200여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인간이 심신의 유쾌함과 즐거움만을 좇는 존재는 아니거든요. 이런 점을 살펴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좀 더 설명이 필요한데요. -저는 행복한 삶보다는 좋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좋은 삶이란 자신, 가까운 사람, 사회에 좋아야 하는 삶입니다. 예를 들자면 100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되었을 때 당첨금의 3분의1은 자신을 위해, 3분의 1은 가족과 친구· 친척을 위해, 3분의 1은 사회를 위해 기부한다면 이민을 가거나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오히려 감사와 칭송을 받으면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잘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걸 3분의 1원칙이라고 부릅니다.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사회적 평등, 공동의 부, 예의, 공중도덕 등 사회환경도 좋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

    [저자와의 차 한잔]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

    “북핵과 일본 아베 총리의 극우 행보 탓에 격랑에 휩싸인 한반도 정세가 어디로 흘러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안보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선택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일본이 핵무기가 들어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김경민 교수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가나북스)를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정치학과)는 31일 위험천만한 일본의 핵무기 제조능력과 핵 보유 속셈을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연구했지만 핵물리학자처럼, 군사전문가처럼 ‘핵의 모든 것’을 씨줄과 날줄로 풀었다. 일본의 잠수함 전력과 미사일 방어체제, 우주항공 능력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박근혜 정부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얻어내려는 핵 재처리권을 일본은 25년 전인 1987년에 어떻게 얻어냈는지 ‘설득의 논리’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처음 밝혀낸 일본의 사용 후 핵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확보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김 교수는 이공계 출신 과학자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문학의 문체’로 핵 개발의 모든 과정을 ‘류현진의 돌직구’처럼 뿌려준다. 4년 전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과학과 사회 소통상’ 제1회 수상자로 그를 뽑은 이유를 알 만하다. 연구생활 20여년 동안 연구실과 교단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구를 빙빙 돌며 마치 신문기자처럼’ 에너지안보 분야를 취재했다. 외국인으론 처음으로 일본 방위청 방위연구소 객원연구위원으로 들어가 일본 자위대를 경험한 것도 큰 소득이었다. 9권의 저서 제목에 ‘일본’이 빠지지 않는 까닭이다. ‘군사대국’ 일본의 가공할 핵 능력, 대륙간 탄도탄과 요격미사일로 직결되는 우주항공력, 아시아 해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잠수함력, 한반도를 손금 보듯 지켜보는 첩보위성의 실체를 샅샅이 파헤쳤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면 아무리 길어도 2년 이상은 걸리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의 핵폭탄보다 훨씬 소형화된 양질의 핵폭탄을 한꺼번에 여러 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 교수는 점잖게 에둘러 표현했지만, 일본의 국내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안에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뒷골이 당기는 대목이다. 일본의 핵무장을 미국이 그냥 두겠느냐고 질문하자 “미국과 일본은 서로 필요에 의해 군사 일체화된 지 오래여서 일본이 일을 저지르고 나서는 미국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3차례의 핵실험과 은하 3호 로켓 발사에서 보듯 북한의 핵과 미사일 결합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북한’이라고 기록된 역사책을 읽게 될 겁니다”라고 답했다. 이미 일본은 북한의 위협을 내세워 2차대전 이후 금기시한 ‘비핵 3원칙’을 깨버렸다. 아베의 일본은 마지막 남은 평화헌법 제9조의 개정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북핵을 막지 못한 미국이 일본의 핵 개발을 저지할 명분이 없다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곁들인다. “우리의 선택지는 우주 개발과 잠수함 전력 극대화입니다. 미사일과 로켓 개발에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강점이 있습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 중국 마우쩌둥 주석, 일본 나카소네 총리가 자국 우주 개발의 초석을 놓은 미래 비전의 지도자입니다. 더 늦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력을 모아야 문이 열릴 것입니다.” 노주석 선임기자 joo@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소설로 읽는 중국사 1·2권 펴낸 조관희 상명대 교수

    [저자와의 차 한잔] 소설로 읽는 중국사 1·2권 펴낸 조관희 상명대 교수

    “중국인들은 ‘삼국지’는 사람을 노회하게 하고, ‘수호전’은 폭력적으로 만든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치가 저평가된 중국소설을 꼽으라면 ‘홍루몽’을 들겠습니다. 읽을 때는 지루하고 어렵지만 두고두고 심오한 사상체계가 떠오르죠. 그게 강점인 책입니다.” 천하의 패권을 다퉜던 항우와 유방. 소설 ‘초한지’를 통해 익히 알려진 이름이다. 그런데 정작 중국에선 이런 제목의 소설이 없다. 중국 소설 ‘서한연의’를 ‘통일천하’란 이름으로 국내 일간지에 연재하던 팔봉 김기진이 단행본을 펴내며 ‘초한지’란 이름을 붙였다. ‘삼국지’도 우리와 중국이 서로 이해를 달리하는 고전이다. 우리와 다르게 중국에서는 천서우가 집필한 정사를 일컫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는 역사를 소설 형식을 빌려 기술한 ‘연의’의 일종인 ‘삼국지통속연의’다. 중국인들은 시대를 따지지 않고 ‘연의’에 열광해 왔다. ‘열국지’(춘추전국시대) 이후 진·한·삼국시대, 당·송·명·청을 거쳐 쑨원의 중화민국까지 각 시기를 다룬 ‘연의’ 형태의 소설이 있을 정도다. 오랜 기간 가필이 덧대어져 저자를 구분할 수 없다는 게 ‘연의’의 특징이다. 상명대에서 중국문학을 가르치는 조관희(54) 교수가 중국소설에 투영된 중국인의 속내와 역사적 흐름을 책으로 풀어 냈다. ‘소설로 읽는 중국사’(돌베개 펴냄) 1~2권에서다. 열국지·초한지·삼국지·서유기·수호전·금병매·유림외사·홍루몽 등 고전을 빌려 당대 사회 구석구석의 면모를 두루 끄집어 냈다. “명나라 때 쓰여졌지만 당나라를 배경으로 한 ‘서유기’에선 당나라의 개방성이 드러납니다. 손오공으로 상징되는 도교와 삼장법사로 알려진 불교가 혼재해 있어요. 당시 수도인 장안에는 유교, 불교 말고도 기독교 일파인 경교까지 온갖 종교가 뒤섞여 있었습니다.” 조 교수는 “유명한 청대 학자인 장쉐청은 소설 삼국지를 놓고 7할은 사실, 3할은 허구라고 이야기 했다”며 “어차피 역사의 객관적 서술은 불가능하기에 중국인들은 역사와 문학작품을 결합한 ‘사전문학’ 형태를 즐겼고, 사실과 허구를 굳이 따지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1권에서는 고전들을 소개했고, 2권에서는 근현대 문학작품들을 동원했다. 모두 25편 가량이다. 아큐정전, 부용진, 청춘의 노래 등은 현대 중국인의 슬픈 자화상과 역사의 아이러니를 조명했다. 문화대혁명의 상처를 다룬 루신화의 ‘상흔’, 덩샤오핑 체제의 반작용을 담은 다이허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 등이다. 그는 국내 출판계의 상술이 멀쩡한 고전을 망쳐 놨다는 신랄한 지적도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에서 삼국지의 인기는 중국에서보다 더 높아요. 초한지처럼 단순하지도, 열국지처럼 복잡하지도 않은 삼각구도가 인기 비결이죠. 삼국지는 고문이지 구어로 전해져온 백화소설이 아닌데, 국내에서 개인·정치적 성향으로 윤문된 삼국지들(140여종)은 솔직히 화가 나서 못 읽겠습니다.” 번역팀을 꾸려 이전의 번안을 참고해 유명 작가의 이름만 얹는 식의 출판 풍토를 몇 번이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정원기의 ‘정역 삼국지’(2008)가 원문에 가장 충실한 책이라고 꼽았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중국 고전의 독서감상법도 친절히 제시했다. 예컨대 명대의 도덕적 붕괴를 엿볼 수 있는 ‘금병매’. 그는 “적나라한 중국어 의성어 표현만 띄엄띄엄 따로 읽지 말고 제대로 통독해야 진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상하이, 베이징 정도만 둘러본 뒤 중국을 안다고 말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미국에선 북부와 남부 소도시의 맥도널드 햄버거 맛이 같지만 중국에선 가는 곳마다 우육면 맛이 제각각이란다. 그가 정의하는 중국은 “과거와 현재가 나란히 삶 속에 병존해 흐르는 묘한 공간”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③바하르다르, 청나일폭포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③바하르다르, 청나일폭포

    Bahar Dar 바하르다르 호수 위 비밀의 수도원 느긋하게 휴양을 즐길 만한 곳으로, 에티오피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바하르다르Bahar Dar’만한 곳이 없다. 지중해변을 연상시키는 타나호수Lake Tana와 청나일폭포Blue Nile Falls로 가기 위한 관문 도시인 바하르다르는 이제껏 거쳐 왔던 다른 에티오피아 도시들과는 전혀 다르다. 여유로운 풍경이 펼쳐지는가 하면, 종교적으로 곤다르 왕국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어 여행객들이 절대 놓치지 않고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호수변에 자리한 리조트에서 오찬을 마치고 에스프레소를 한잔 마시며 여유를 만끽하는 사이, 보트 한 대가 여행객을 태우기 위해 슬며시 다가왔다. 서울의 약 6배(3,500km2)에 달하는 광대한 타나 호수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에티오피아 정교회 수도원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보트는 수도원을 찾아 북쪽으로 힘차게 내달았다. 호수 안의 작은 섬들과 호반에는 10여 개의 정교회 수도원이 있는데 뱃머리는 가장 아름답다는 ‘케브란 가브리엘Kebran Gabriel’ 수도원이 있는 섬을 빗겨갔다. 여성의 출입이 금지된 까닭이었다. 정교회 수도원이 궁벽한 호숫가에 자리잡은 것은 17세기 포르투갈의 지원을 받은 예수회가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들을 강제로 개종시키려 했고, 무슬림의 공격도 거셌던 터라 이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당시부터 일부 수도사들은 결혼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여성과 마주치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 한 시간여쯤 달려 ‘제게 반도Zege Peninsula’에 정박했다. 여러 수도원과 교회가 몰려 있고, 여성의 출입도 가능해 여행객의 발길이 가장 많은 곳이다. ‘성 조지 수도원Beta Giorgis’이 먼저 나타났다. 이 수도원은 에티오피아에서도 아름다운 성화들을 간직한 곳으로 유명하다. 유럽 성당의 으리으리한 성화에는 예수와 성경의 인물들, 성자들이 마냥 성스럽게 묘사됐다면, 에티오피아 성화 속 인물들은 어딘가 친근하다. 서양 미술을 기준으로 보면 신체 비율, 이목구비 등은 엉성하기 짝이 없고 색은 과장된 듯이 보이지만 에티오피아 토착 미술 양식이 반영된 이 그림들이야말로 낮은 자에게 가까이 다가간 예수를 더 잘 묘사한 것이 아닐까? 중동의 사나이인 예수를 금발머리 영화배우처럼 묘사한 유럽의 그림들이 더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이곳 수도사들은 관광객에게 호의적이다. 수도원 옆에는 화려한 금관과 에티오피아 고대어인 기즈어로 쓰인 성서도 전시돼 있다.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한 수도사는 능청스럽게 노란 가운을 걸치고 십자가를 손에 쥐더니 포즈를 취해 주었다. 수도원을 둘러보고 바하르다르로 돌아올 때는 일몰시간을 맞췄다. 푸른 호수가 점점 붉게 물들어 갈 무렵, 해를 등지고 유유히 노를 저어가는 돛단배 한 척이 나타나 한 폭의 그림을 완성시켜 주었다. 파피루스로 만든 조각배를 타고 낚시를 하던 어부였다. 타나 호수에는 펠리칸, 플라밍고 등 다양한 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어 새를 관찰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운이 좋으면 호수변에서 하마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Blue Nile Falls 청나일폭포 흐르고 흘러서 지중해까지 바하르다르에서 차를 몰아 1시간여, 붉은 먼지를 일으키는 비포장도로를 지나 청나일폭포Blue Nile Falls에 다다랐다. 아프리카에서 빅토리아 폭포 다음으로 크다는 폭포를 보기에 앞서 가이드는 “지금은 건기니까 너무 큰 기대를 갖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느다란 청나일강의 지류를 따라 폭포가 있는 곳까지 약 30분을 더 걸었다. 무덤 같은 모양의 가지런한 산봉우리, 너른 들판, 양과 소를 몰고 있는 꼬마 목동들까지 폭포를 마주하기 전부터 눈앞에 펼쳐진 풍경만으로도 가슴 속이 시원해졌다. 순진한 눈망울의 어린이들은 ‘헬로우’ 하며 흔들었던 손을 뒤집어 이내 “헤이, 미스터! 머니! 펜! 초콜릿!”을 외치며 성가시게 따라붙었지만 이방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받아들이면 될 일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이윽고 폭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언덕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폭포는 가문 계절의 그것이라고는 믿기 어렵게 장쾌한 소리를 내며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폭포 앞에서는 소와 양, 염소들이 촉촉히 젖은 풀을 뜯기에 여념이 없었다. 폭포 위로 파랑새가 날아 다니는 풍경은 에덴동산처럼 평화로웠다. 이번 에티오피아 여행 시기가 건기였기에 아쉬움이 가장 컸던 것은 바로 이곳에서였다. 대부분의 여행객은 여행하기 좋은 11~1월 사이를 선택하지만 경천동지의 청나일폭포 풍경을 보려면 우기가 끝난 9, 10월이 최적기다. 2003년 수력발전을 위해 폭포에 댐을 만들어 수량 조절을 하고 있지만 우기에는 400m 너비의 위용 넘치는 폭포를 볼 수 있다. 폭포가 흘러 이룬 청나일강은 빅토리아호수에서 흘러온 백나일강과 만나 이집트를 관통해 지중해까지 5,000여 킬로미터의 대여정을 치른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 02-790-9766,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② Veneto 베네토주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② Veneto 베네토주

    Veneto 베네토주 베네토의 행복학 실습 언젠가 들은 ‘행복론’ 강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이것이었다. ‘기대했던 것을 보여주면 만족하지만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줄 때 행복해진다’고. 그런 의미에서 파도바Padova와 트레비조Trevizo는 행복을 준 도시였다. 이 도시의 모든 것은 의외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오리엔테이션이람?’ 그런 마음으로 스크로베니 예배당Scrovegni Chapel로 달려갔다. 관람 전에 반드시 동영상을 시청하는 일은 ‘알고 보라’는 뜻 외에도 그 시간 동안 관람자들의 체온이나 배출하는 땀 등을 조절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들이 이토록 소중하게 보존하려는 것은 조토Giotto di Bondone·1266년(추정)~1337년의 프레스코화(1303~1305년)였다. 사람들을 꾸벅꾸벅 졸게 했던 동영상과 달리 눈앞에 펼쳐진 예수와 마리아의 생애, 최후의 심판 등은 사람들을 빨아들였다. 입체적으로 표현된 인물들은 내면의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고 있었고, 그 기쁨, 절망, 고통, 환희는 성서 속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했다. 관람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야 했지만 조토의 화풍은 동시대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 파두아와 근교 도시에서는 지오토 스타일의 프레스코화를 종종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전날부터 여전한 비를 뚫고 팔라조 보Palazzo Bo에 들어섰을 때도 ‘웬 대학이람?’ 이라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이런 투덜거림은 원형경기장을 연상시키는 세계 최고最古, 1594년의 해부실과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의학대학부속 식물원 앞에서는 가당치 않은 것이었다. 파두아 대학은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전세계적으로는 볼로냐, 파리 다음으로 3번째) 대학이다. 교황의 영향력이 컸던 볼로냐에 비해 파도바는 학문의 자유가 인정되는 분위기였고, 학생들은 단테, 갈릴레오 갈릴레이 등의 실력 있는 선생들을 모셔서 직접 수강료를 지불했다. 회장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세계 여러 도시와 가문의 문장은 당시 이 대학으로 유학을 왔던 명문가의 자제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증명한다. 선생들의 열정도 대단하여 제자들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실습용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지금도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실습실은 원형의 나무 난간들이 촘촘하게 둘러쳐진 형태였다. 참관 중에 기절하는 사람의 추락을 막기 위한 것. 악취를 배출하기 위한 창문이 필수였고, 그나마 겨울 동안에만 가능했다. 해부학의 발달 덕택인지 모르지만 유럽의 대성당은 성인들의 유해를 보물로 간직하고 있다. 파도바 성안토니오 대성당에는 안토니오 성인의 성대와 혀, 아래턱이 보존되어 있다. 자녀를 위한 수호성인이기도 한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기적의 증표들도 남아 있어서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곳이다. 이탈리아 여행 내내 계속 비가 내렸지만 트레비조Treviso의 비오는 풍경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잔잔히 물결치던 운하와 세차게 돌아가던 물레방아 때문인 것 같다. 중세의 수채화 같은 도시 풍경은 실레강으로부터 뻗어 나온 브라넬리 운하로 인해 마치 작은 베니스를 연상케 한다. 운하 주변의 집들은 창가에 꽃을 내놓거나 석상 등을 진열해 놓았다. 작은 다리를 건너 회랑을 지나고 또 로마시대 그대로인 듯한 골목들을 걷다가 도착한 곳은 신전을 연상케 하는 두오모였다. 티치아노의 ‘성모 수태고지’와 지롤라모 다 트레비조의 ‘꽃의 성모’ 등이 증명하듯 트레비조는 놓쳐서는 안 될 작품들을 품고 있었다. 트레비조의 프레스코화에 최초로 안경을 쓴 인물이 등장하고, 그런 이유로 지금도 트레비조의 안경이 유명하다는 소소한 사실들이 트레비조의 작은 상점 하나하나를 달라 보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문득, 시뇨리 광장 근처의 베네통 매장이 다른 어느 도시보다 크다고 느꼈다면, 그건 이 도시가 베네통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일행이 쇼핑을 간 사이 노천카페에 앉아 트레비조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발포성 와인인 프레스코를 한잔 마셨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베네토 지방의 두 도시를 여행하며 느꼈던 행복감이 잔 속의 공기방울처럼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는 그런 행복이었다. ▶travie info 카페 페드로키 1831년에 문을 연 카페 페드로키Caffe Pedrocchi 는 오스트리아에 대항하는 청년 운동이 시작되었던 역사적인 장소다. 건축가의 이름을 딴 이 카페는 녹색, 빨강, 백색의 소파천 색으로 구별되는 3개의 홀로 이뤄져 있다. 그중 가운데 홀이 카페고 그린홀은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내어 주던 곳이었다. 대표 메뉴인 페드로키 커피는 에스프레소 위에 차가운 민트 아이스크림을 얹은 것으로 색다른 맛이다. 주소 Via VIII Febbraio, 15-Padova 문의 +39 049 8781231 www.caffepedrocchi.it트레비조의 베네통 본사 트레비조는 부유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거리의 작은 상점들조차 예사롭지 않다. 그중에서 가장 반가운 브랜드는 역시 베네통이다. 트레비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베네통은 톡특한 컬러감으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캐주얼 브랜드가 됐다. 루치아노 베네통이 아직도 새로운 사업구상을 하고 있다는 베네통 본사 건물은 작고 아름다운 정원을 끼고 있었다. 주소 Via Villa Minelli, 1 31050 Ponzano Veneto Treviso 문의 +39 0422 519111 www.benettongroup.com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이탈리아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5-8806,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02-3789-6110, 맥아더글랜 한국사무소 02-55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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