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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24시] 가락동 도축장/천대받던 ‘백정’ 옛말… 어엿한 ‘전문직’

    도축장은 일반인들에게 아직도 낯설다.낯설다기 보다는 왠지 거부감마저 주는 곳이기도 하다.하지만 이곳도 생생한 삶의 현장이며 우리 이웃이 일하는 일터다.과거 ‘백정’으로 불리며 천시되던 도축장의 달라진 오늘을 들여다본다. “5212,5212 차 빨리 대세요.” 11일,아직은 이른 새벽.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도축장)의 하루는 날카로운 확성기 소리로 열렸다. 밤길을 재촉해 소와 돼지를 가득 싣고 온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푸른색 작업복 차림의 현장 반장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흡사 기계와도 같았다.한기를 느낄 만큼 제법 쌀쌀한 새벽이지만 담배를 꼬나 문 그들의 모습에서는 추위보다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아침 7시가 가까워지면서 도축장 뒤편 소·돼지 계류장은 부쩍 분주해졌다.질서 유지를 위한 확성기 고음이 귓속을 찌르고 화물차의 엔진과 경적소리,돼지 울음소리가 뒤엉켜 순간 혼을 빼놓는다. ‘서덜레’(초보자를 일컫는 이곳의 은어)가 끼어들려 하자 “5472 안 나가요.”하는 신경질과 핀잔이 뒤따랐다. 도축장 경력 20년인 베테랑 오영환(55) 반장이 “왜 그러는 거여.그런다고 빠른 게 아녀.”라고 인상을 쓴다.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알아 차렸는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기사는 멋적은 웃음으로 ‘OK’를 표시한다. 순간 벌어진 이 광경이 무척 재미있었던지 옆에서 팔짱을 낀 채 낄낄거리고 웃던 화물차 기사 이용석(38)씨는 “저 놈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놈이구먼.처음 오는 가봐.”라며 혀를 찼다.“반장이 순번을 부르면 소와 돼지를 계량한 뒤 계류장에 내려놓고 나가면 되는데….”라며 말꼬리를 이었다. 그는 몇년 전만 해도 한차당 20만원 가까이 운임을 받았으나 화물차들끼리 경쟁이 붙어 차당 가격이 14만∼15만원으로 떨어졌다고 씁쓸해 한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바람에 운반비 하락을 가져왔고 축산농가에서도 ‘단골’보다 싼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운반을 맡기고 있다며 세태의 변화를 귀띔한다. 돼지콜레라가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 반장은 “쓸데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다.이곳은 농협이 직접운영하는 데다 철저한 검사과정을 거쳐야만 반입되기 때문에 돼지콜레라 발생 전이나 지금이나 반입량은 비슷하단다. 계류장의 모든 상황을 꼼꼼히 체크하는 김석원 현장 감독의 눈을 피해 ‘출하자 수면실’을 엿봤다.밤길을 달려온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쉬는 공간이다.4평 남짓한 방에는 무료함을 달랠 장기와 바둑판이 있고 목침과 꼬질꼬질한 이불이 널브러져 있다. 이곳도 어김없이 코끝을 찌르는 돼지와 소똥 냄새로 가득했다.먹다 만 밤참이 그대로 남아 있다.피로감이 입맛을 빼앗아간 듯싶다. 김 감독은 “대부분의 소·돼지가 충청도와 경기도에서 오기 때문에 운전사들도 장시간 운전으로 피곤할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시각.계류장을 한바뀌 돌았다.소·돼지를 실은 1∼4.5t트럭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한 화물차에 실린 50마리쯤 돼 보이는 돼지들은 추위가 싫은 듯 서로 몸을 비비며 ‘꽤∼액,꽥’ 소리를 질러댄다.흡사 겨울을 나기 위해 뱀들이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하다. 1t 트럭에 홀로 몸을 기댄 바싹 마른 ‘우공’이 큰 눈망울을사방으로 굴리며 콧김을 연신 뿜어내는 것이 ‘천당’에 가까이 왔음을 감지한 듯했다. 이같은 감상도 냉동창고 앞에 다다르면 현실에 부딪혀 산산조각난다.계류장 반대편에 위치한 냉동고는 하루종일 바쁜 현장이다.도축한 소·돼지고기들을 냉장시켜 정육점으로 배달하는 곳이다. 전날 도축한 200여마리의 소와 2000여마리의 돼지를 배달원들이 열심히 차에 싣고 있다.이들은 20대 건장한 청년부터 50대 후반의 ‘중늙은이’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검거나 붉은 비닐옷을 입고,잡은 고기를 옮기는 이들의 몸놀림은 ‘물찬 제비’처럼 빠르다.어깨에 돼지를 둘러메고 뛰는 폼이 운동회 때 모래주머니 나르기를 연상시킨다.‘딱통’(큰 돼지를 뜻하는 은어)을 메고 배달차로 향하는 한 배달원의 얼굴은 몹시 굳어 있다. 자신의 일에만 충실할 뿐 서로 대화가 없다.한 젊은이를 붙잡고 말을 걸었다.“지금 바빠요.특별히 얘기할 것이 없네요.”라며 무엇에 쫓기 듯 뛴다. “배달원은 오전과 오후 두탕 나갑니다.낮 12까지 오전 배달을 마치고 오후 1시30분부터 2차 배달에 들어가지요.”차량과 냉동고를 관리하는 이창규(35)씨가 말했다. 운전기사와 조수,2인1조로 된 배달차 80여대가 서울 전역의 정육점·백화점 등을 누비고 배달원만도 200명에 가깝다. 벽돌을 쌓듯 차곡차곡 고기를 실은 운전기사는 차에 올라 타 커피 한잔으로 피로와 잠을 쫓는다.옆에 탄 조수는 배달처를 적은 메모지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서서히 정문을 빠져 나간다. 5년째 이 일을 한다는 정모(41)씨는 “쓰려면 제대로 써 달라.”며 “돼지나 소고기를 정육점에 나르는 모습을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특히 여자들이 애써 외면하지만 우리도 어엿한 직장인”이라고 힘줘 말한다. 차에 쉴새없이 고기를 싣는 사이 냉장고에 들어가 봤다.싸늘한 냉기와 함께 끝이 날카롭게 다듬어진 갈고리에 주렁주렁 걸린 엄청난 물량의 고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딱통부터 규격돈까지 다양하다. 이제 도축현장이 궁금했다.관리부로 찾아갔다.협조를 받기 위해서.이 건물 2층에 있는 사무실은 도심에 있는 사무실 분위기와 다를 바 없었다.정식 농협 직원이라 그런지모두 말쑥한 차림이다. 도축작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차단된 곳이다.외부에서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결코 볼 수 없도록 돼 있다.마치 요새와 같다. 돼지들이 계류장에서 협소한 통로를 따라 한줄로 밀려간다.뒤에 있는 돼지가 앞에 있는 돼지를 미는 식이다.빠져 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진 ‘철제 통로’ 끝에서 돼지들은 엄청난 전기충격을 받고 황천길에 오른다. 해체작업은 파트별로 27명씩 54명이 맡는다.자신들의 일에만 열중할 뿐 역시 말이 없다.야릇한 적막감이 휩싸인다. 소 도축도 예전과 달라졌다.몇년 전까지만 해도 어른 엄지손톱 굵기의 둥근 쇠막대가 달린 해머로 소 정수리를 때려 잡는 무식한(?) 방식이었다.하지만 이곳에서는 이른바 ‘총’이라는 기구를 쓴다.현장을 안내한 조씨는 “소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 놓고 손으로 조그마한 버튼을 누르면 쇠막대가 정수리를 가격하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남박’(소머리를 지칭하는 은어)을 자르거나 소가죽을 벗기는 등 작업을 하는 20여명도 말없이 일만할 뿐이다. 김 반장은 “해체작업을 담당한 사람들은 모두 1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이라며 “모두 농협 정식 직원”이라고 강조했다.일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옛날 천대받던 ‘백정’이 아니라 엄연한 대한민국 직업인임을 강조하는 뜻이리라. 오전 10시쯤 돼지 경매에 이어 오후 1시가 조금 지나 소 경매가 이어졌다.경매는 오후 3시 넘어까지 계속됐다. 하루 온종일 귓가에 맴돌던 돼지 울음소리도 조금은 누그러졌다.사실상 하루일과가 마무리된 것이다. 하루의 열기가 식을 무렵,몸을 씻고 말쑥한 복장으로 정문을 빠져 나가는 이들은 영락없는 샐러리맨들이었다. 최용규기자 ykchoi@ ■매일 2700여마리 도축 서울시내 물량 30% 공급 이곳에서는 하루에 소 200∼250마리,돼지 2000∼2500마리를 도축한다.서울시내 공급량의 30%를 차지한다.관심거리인 한우는 이 가운데 60∼70%이다. 전자경매가 이뤄지고 있고 실제 도축량도 많아 국내 축산물 기준가를 제시하는 곳도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이다. 그러면 소·돼지들이 식탁에오를 때까지 어떤 과정을 거칠까. 축산농가에서 조합을 통해 출하를 신청하면 조합에서는 농가에 출하 물량을 배정해 준다.몇월,며칠,몇마리 하는 식이다.출하조합은 서울축산물공판장과 사전 협의를 거친다. 공판장에서는 계류-도축-경매과정 등을 거쳐 정육점에 공급하고 식탁에 오른다. 도축 이전에는 반드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생체검사를 받는다.유해잔류성물질 검사로 이상이 없으면 도축한다. 또 경매에 들어가기에 앞서 등급판정이 있다.소고기는 특상등급∼3등급,돼지고기는 A∼E등급으로 세분화된다. 등급판정기준은 근내지방도(筋內脂肪度)이다.‘꽃등심’은 특상등급에 해당한다. 최용규기자
  •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경찰관대상 200여회 ‘인권강의’

    “경찰과 인권운동가 사이에 오해나 편견을 깰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인권운동가가 경찰관들에게 인권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吳昌翼·36) 사무국장이 주인공이다.그의 수첩 일정표를 보면 곳곳에 적힌 ‘경찰 인권교육’이라는 글씨가 눈길을 끈다.10월만 해도 충남 8곳과 서울 1곳 등 9곳의 경찰서에서 강의할 계획이 잡혀있다. 오 사무국장은 2000년 10월 이후 지금까지 200여 차례에 걸쳐 9000여명의 경찰관에게 ‘인권 강의’를 했다.이젠 경찰관 사이에서 ‘인기강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 99년 당시 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에게 “경찰의 인권의식은 국민의 인권과 직결된다.”며 인권강사를 자청했고,이 전 청장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오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학교나 단체를 돌며 많은 강의를 했지만,경찰관을 상대로 한 강의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그는 진지한 자세로 강의실에 앉은 경찰관들에게 “자신의 인권을 지킬 수없는 사람이 남의 인권을 지켜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먼저 경찰 자체의 인권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문을 연다고 했다.‘범죄자나 시민의 인권’을 강조할 줄 알았던 강사가 ‘경찰의 권리 찾기’를 얘기하면 뒷자리에서 졸던 경찰관까지 앉은 키를 세워가며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그는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국민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경찰관의 비애”라면서 “경찰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정권이 공권력을 오용해온 결과”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이제는 강의를 마친 뒤 상경길을 막으며 ‘소주 한잔 마시자.’는 ‘경찰형님’들 때문에 애를 먹는다며 활짝 웃었다.오 사무국장은 지난 93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서 일한 이후 10년 남짓 인권운동에 전념해 왔다. 유영규기자 whoami@
  • 아시안게임/ 럭비 - 15인 노장 ‘금빛투혼’

    한국 럭비가 대회 2관왕 2연패를 일궈냈다. 한국은 일본과의 럭비 15인제 최종전에서 45-34로 승리,3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이로써 한국은 98년 방콕대회에 이어 7인제와 15인제를 모두 석권,대회 2관왕 2연패의 대기록을 세웠다.럭비 15인제 우승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30대 노장들의 투혼이 밑거름이 됐다. 98년 방콕대회 우승의 주역인 용환명 박진배 백인성 김재성(이상 삼성SDI) 김광제 유민석 김동선(이상 한전) 성해경(포항강판) 등은 협회의 세대교체 방침에 따라 이번 대회를 끝으로 모두 대표팀을 떠난다. 이들은 마땅한 잔디구장이 없어 올들어서만 여관방을 전전하며 훈련장소를 10여차례 바꾼 일,생애 최고의 환희를 맛본 98년 방콕대회,지난 7월 안방에서 일본에 17-55로 참패한 뒤 후배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었던 때 등을 모두 뒤로하고 ‘아름다운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 징크스’를 깨기 위해 지난 여름 산악구보 등 지옥훈련을 견뎌냈고 결국 자존심을 되찾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주장 성해경은 “대표로서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나선 오늘 후배들에게 멋진 승리를 선물해 기분이 좋다.”고 감격스러워했다. 98방콕대회 2관왕의 조련사로 지난 8월말 대표팀에 다시 복귀한 민준기(50·상무) 감독의 감회도 남달랐다.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방콕신화’를 재현한 민 감독은 “그동안 너무 가혹하게 대했는데 묵묵히 따라준 선수들과 코치들이 너무 고맙다.”면서 “오늘 밤은 모든 걸 잊고 시원한 맥주나 한잔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
  • 두리아 NEWS/ 인공기 첫 게양… 북한 국가 연주

    ◆1일 오후 여자역도 53㎏급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 리성희(24)에 대한 시상식이 열린 부경대체육관에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인공기가 게양되고 북한 국가가 연주됐다. 북한 응원단은 리성희의 금메달을 축하하며 ‘통일∼조국’과 ‘리성희’를 외쳤고 1000여명의 관중들은 “우승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가 연주되겠습니다.모두 자리에 일어나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해주십시오.”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오자 모두 일어나 게양되는 인공기를 향해 경의를 표했다. 북한 응원단은 북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거렸으며,일부 관객들은 어색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장내는 엄숙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체육관을 찾은 한 관객은 “전투적인 내용의 노래일 줄 알았는데 우리 애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면서 “북한 국가를 들으면서 통일이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전날 여자 역도 48㎏급에 출전한 최은심을 응원하기 위해 북한 응원단 30명만이 부경대 역도경기장을 찾았던 게 마음이 걸렸던지 1일에는 취주악대 등 150명 가까운 북한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았다.이에 보답하듯 53㎏급에 출전한 리성희는 대회 첫 세계신기록 수립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도착한 응원단은 북한가요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붉은색 꽃술 모양의 응원도구로 일사불란한 동작을 연출,갈채를 받았다.또 무용수 4명은 응원단 앞에 나와 한반도기를 손에 들고 발랄한 율동을 보여주기도 했다. ◆남자 역도 56㎏급 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시간 경과를 알리는 버저 소리에 놀라 바벨을 떨어뜨리면서 경기장을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네팔의 란제트 라케시는 용상 1차시기에서 120㎏에 도전,바벨을 들고 힘을 모았으나 시간 경과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놀라 바벨을 떨어뜨렸고,순간 경기장은 웃음바다로 변했다. 라케시는 버저음이 난 스피커쪽을 한참 동안이나 노려보고 퇴장하여 다시한번 웃음을 자아냈으나,2차시기에서는 120㎏을 가뿐하게 들어올려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남북 유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진한 우정을 과시했다.구덕체육관 옆 임시 연습장에서 몸을 풀던 한국 여자 선수들과 김도준 감독,이경근 코치,김미정 트레이너는 뒤늦게 도착한 북한의 리성철 총감독,류주성 여자감독과 반갑게 인사한 뒤 얘기꽃을 피웠다. 류 감독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남자 73㎏급에 출전했던 곽억철이 결혼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소식을 전했고 리 총감독도 전날 한국의 조수희가 금메달을 딴 것에 대한 축하인사를 건넸다.김 감독과 이 코치는 여자 57㎏급에 출전하는 북한의 지경선이 첫 경기에서 맞붙게 될 리슈팡(중국)의공격기술과 허점 등에 대해 조언해줬다. 김 감독은 “경기를 모두 마친 뒤 리 총감독과 선수촌에서 회포를 풀기 위해 대포 한잔을 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장윤경(이화여대)이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솔로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경기가 열린 사직수영장에는 기쁨의 환호성보다 이 종목의 미래를 걱정하는 한숨소리가 가득했다. 4년 전 방콕대회 때 최유진에 이어 2회 연속 솔로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2년 뒤 아테네올림픽 본선행도 기약할 수 없는 게 한국이 처한 딱한 현실이기 때문이다.대한수영연맹의 투자가 끊겨 세계와 담을 쌓은 지 오래인 데다 암담한 현실에 질린 어린 싹들이 속속 풀을 떠나 등록선수가 급감,60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 곽영완 조현석 이두걸기자 hyun68@
  • “”언론사 세무비리 자료 주면 봐주겠다”” 최순영씨 ‘검사가 딜 제의’ 주장

    최순영(崔淳永) 전 신동아그룹 회장은 24일 외화밀반출 사건 재판을 받기위해 서울지법 법정에 출석하기 전 기자와 만나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는 정부가 권력을 남용해 자격미달 기업에 넘겨준 위법행위”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최씨는 “부채비율이 200%가 넘는 한화에 매각대금을 2회 분납해주면서 대생을 넘긴 것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지분 51%의 매각대금을 일시에 내는 것도 아니고 25%만 내고 소유권 행사가 어떻게 가능하냐.”고 반문하면서 “회사채를 발행해 겨우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한화가 대생을 인수하고 나면 부실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씨는 또 “지난해 7월 서울지검 박영관 특수1부장이 모 언론사의 세무조사와 관련해 관련 자료를 제공하면 잘 봐주겠다.”면서 “바터(딜)를 제의했다.”고 주장했다.이어 “당시 박 부장이 ‘일간지 사람을 잡아넣기 위한 관련 자료를 달라.’고 제의했으며 그 언론사는 조선일보”라고 덧붙였다.최씨는 그러나 자신이 조선일보나 언론사 세무조사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이에 대해 박 부장검사는 “최 전 회장과는 지난해 7월 사전영장을 청구한 뒤 영장 발부를 기다리는 동안 내 방에서 변호사와 함께 차 한잔을 마신 게 전부”라며 최씨의 주장은 근거없다고 부인했다. 최씨는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金庸憲)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의 검찰 신문에서 “역외펀드 설립을 지시한 것은 사실이나 재경부장관에게 신고를 한 정상적인 해외투자”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는 외화밀반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지난 1월 2심에서 징역 3년 추징금 2192억원을 선고받았으며 지난 7월 외화밀반출 등의 혐의로 추가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한잔·한종류·1차…”절주3·1운동 이메일 화제

    “한 잔,한 종류,1차로 끝냅시다.” 오종남(吳鍾南·50) 통계청장이 전 직원들에게 절주를 권고하는 이메일을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오 청장은 지난 8일 직원들에게 보낸‘절주 3·1운동을 합시다’라는 제목의 메일에서 “전쟁의 총칼에 죽은 사람보다 술잔에 빠져 죽은 사람이 더 많다.”고 경고했다. 그는 “술은 인류와 함께 태어났고 적당한 음주는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면서도 “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과음으로 인한 폐해 또한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청장은 “지난 4월 여론조사 결과 성인 남성의 절반 이상이 1주일에 한번 이상,44%는 2차 이상 술을 마시고 있고 17%가 술 때문에 가정불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과음은 결근과 지각 등 근무기강 해이,주책에 따른 대외이미지 훼손,업무능률 저하 등 직장에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의 한 직원은 “정권 말기와 휴가철을 맞아 공직기강 해이를 우려한 메시지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박승기기자 skpark@
  • [2002 길섶에서] 열대야와 맥주

    밤새 몸을 뒤척이는 열대야가 찾아왔다.에어컨이라도 시원하게 틀어놓고 잠을 청할라치면 8초마다 철컥거리는 스페인의 택시 미터기처럼 전력요금 오르는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듯해 금방 리모컨으로 손이 간다.창문을 활짝 열고 선풍기로 후끈 달아오른 열기를 몰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문득 한잔의 시원한 생맥주가 그리워진다.취기와 함께 찾아올 열기는 다음의 문제다.이 때문에 5000년 전 맥주를 처음 만들어낸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들은 ‘즐거운 것은 맥주,괴로운 건 나그네길’이라고 했던가. 기원전 3000년 수메르인들은 엄청난 양의 보리를 생산했다.뿌린 씨앗의 80배나 수확했다고 기록돼 있다.풍성했던 보리 수확량은 맥주 생산으로 이어졌다.수메르인들의 식탁에는 항상 맥주가 올랐고,길을 떠날 때에도 빵과 맥주가 필수품이었다고 한다.기록에 남은 맥주 종류만 16종이나 된다. 수메르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밤으로의 긴 여로’를 ‘즐거운 맥주’와 더불어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우득정 논설위원
  • 中지도부 ‘베이다이허 회의’내주 개막/ 장쩌민 유임여부 분수령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장쩌민(江澤民·76) 국가주석 이후 중국 권부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중국 당·정·군 최고 지도부가 참석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의 다음주 본격적인 개막을 앞두고 현재 실무회의 성격의 의제별 분과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번 회의는 올 가을 장쩌민 주석의 3세대 지도부에서 후진타오(胡錦濤·60) 국가부주석의 4세대 지도부로의 권력교체가 예상되는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차 당대회)가 임박한 가운데 열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베이다이허는 베이징(北京) 동쪽 270여㎞쯤 떨어진 허베이(河北)성 보하이(渤海)만에 위치한 여름 휴양지.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등 역대 최고 지도자들이 매년 여름이면 이곳을 방문,더위를 식혀왔다.하지만 베이다이허는 단순한 피서지가 아니다.중국 지도부가 더위를 피하면서 국가의 중대사를 논의하는 기회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1958년8월 처음 시작됐다. 이후 중국 지도부는 매년 열리는 공산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회의를 개최,권력층의 인사이동 등 주요 의제에 대해 사전 조율작업을 벌여왔다. ◇회의는 어떻게 진행하나= 회의는 휴가지에서 개최되는 비공식 회의인 만큼 특별한 격식이 없으며,주로 오전에만 열린다. 장 주석이 아침에 “차나 한잔 합시다.”고 하면 회의는 시작된다. 회의의 시작은 느슨해도 회의가 진행되면 국가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여서 난상토론을 벌이는 등 매우 진지하게 진행된다.의사결정 방식도 리펑(李鵬)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전인대 대표로,주룽지(朱鎔基) 총리는 정부 대표로,리루이환(李瑞環) 정협 주석은 정협 대표로 참석해 소속 의견을 개진하는 탓에 권력을 장악한 장 주석도 독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어떤 의제가 다루어지나= 장 주석의 제3세대 지도부에서 후 부주석의 제4세대 지도부로의 권력승계 여부와 사영기업인의 입당을 허용하는 장 주석의 ‘3개 대표론(▲공산당이 선진 생산력 ▲선진 문명 ▲광범위한 인민 대중의 근본이익을 대표한다.)’의 당규약 삽입 문제 등이 최종 결정될예정이다. 특히 ‘3개 대표론’이 당규약에 삽입되면 장 주석은 자연스럽게 마오쩌둥과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르게 돼 ‘중국의 영원한 지도자’로서의 기틀을 마련하게 될 뿐 아니라,당총서기직 유임에도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강하다. ◇최대 관심사는 권력이양= 장 주석의 공산당총서기직의 유임 여부가 회의의 최대 초점이다.올초만하더라도 장 주석에서 후 부주석으로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그러나 지난달부터 장 주석의 유임설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일부 70세 전후의 정치국원들과 중앙군사위원들이 장 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물론 당총서기직도 유지해 후 부주석의 4세대 지도부를 뒤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적극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산당이 23일 정년제 등을 규정한 ‘당·정 지도간부의 선발임용 조례’를 사상 처음으로 공표,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세대교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담은 이 조례는 정년에 관해 ‘연령제한이나 퇴직연령에 이르렀으면 현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규정하고 있다.물론 장 주석 등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에도 정년이 적용될지는 미지수이지만,당대회 때 70세를 훨씬 넘긴 장 주석과 리 전인대 상무위원장,주 총리 등의 거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khkim@
  • [씨줄날줄] 우럭

    고급 어종인 우럭이 머지않아 군장병들의 식탁에 오를 것이라고 한다.해양수산부는 우럭 1500t을 군에 납품하는 방안을 국방부와 협의 중이다.납품 단가는 ㎏당 3120원.이 값이면 매운탕용으로 군에 납품되는 수입산 대구보다 싸다.해양부가 군납품을 계획한 것은 재고 누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양식어가를 돕기 위한 것.중국산 활어 수입이 급증해 6만여t의 재고가 쌓여 있다. 봄철 산란기에 서·남해안 일대의 바다낚시 명소마다 주말이면 꾼들이 몰려든다.바다낚시를 즐기는 꾼들에게 우럭은 최고의 표적이다.낚시를 바닥 가까이까지 내려 저층에서 떼지어 다니는 놈들을 건져 올릴 때의 기분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막 잡아 올린 놈을 즉석에서 얇게 떠 깻잎·쑥갓·풋고추를 곁들이면 쫄깃쫄깃 씹는 맛은 일품이다.여기에 소주 한잔을 더하면 금상첨화.예로부터 자연산 우럭은 넙치와 함께 ‘흰살 생선’이라 하여 횟감으로는 최상품으로 쳤다.그러나 넙치는 자연산이 거의 잡히지 않는데 비해 우럭은 꾸준히 잡히고 있다.지난 해 생산량은 약 2765t. 우럭은 어류로는 보기 드문 생태특성을 지니고 있다.새끼를 낳는 난태생이며,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는 포식성 어류이다.보통 9∼11월에 암수가 교미를 한다.수컷의 정자가 암컷의 생식소 안에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철에 난자를 만나 체내수정이 이뤄진다.수정란은 모체에 태반이 없어 난황을 먹고 자란다.한번에 6㎜ 정도 크기의 새끼 4만∼40만마리가 태어난다.자연산 암컷은 3년 걸려 35㎝,수컷은 2년 걸려 28㎝ 크기로 자라야 생식능력을 갖춘 어른이 된다.서해안의 태안반도에서 남해안의 거제도 사이와 일본의 홋카이도와규슈지방,중국 등 온대 해역에 분포한다.작은 어류와 오징어류 등을 잡아먹고 산다. 양식산이 시중에 공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대 초반.지난해에는 4만여t이나 생산됐다.서남해안 700여곳의 양식장에서 우럭을 키우고 있다.대개2년 걸려 0.5㎏ 무게로 자라면 내다 판다.국립수산과학원의 명정인 박사는“양식산을 1∼2㎏까지 키우려면 4년 정도 걸리는데 사료값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우럭은 쏨뱅이목 양볼락과의 바닷물고기.자연산은 넙치·도다리와 함께 3대 고급 횟감으로 꼽힌다.그러나 양식기술의 발달과 중국산 활어 수입이 늘면서 옛 영화를 잃어가고 있다. 염주영 논설위원
  • “친절한 민원처리에 감동받았어요”

    “국민의 신성한 의무인 군 복무를 장교로 마치고도 행정착오로 30여년간 불편을 겪었는데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지난 11일 정부대전청사에 있는 최돈걸(崔燉傑) 병무청장 앞으로 낯모를 편지 1통이 도착했다.편지는 부산 부암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정병우(58)씨가 편지지 4장에 빼곡히 적어 보낸 사연으로,정부청사내 ‘병무민원상담소’기능직 여직원 안순임(安順任·사진·37)씨의 헌신적인 업무수행으로 속썩이던 병적 민원을 깔끔하게 처리하게 돼 고맙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편지 봉투에는 10만원 수표 한장도 함께 들어 있었다.정씨는 그 10만원에 대해 “청장님,적은 돈이지만 안순임씨에게 큰 도움을 받았으니 차나 한잔 사주시면서 칭찬 좀 해 주세요.”라고 적었다. 여직원 안씨는 최근 정씨로부터 “병적증명서가 잘못됐는지 가끔 예비군 훈련통지서를 받는 등 매우 곤혹스럽다.”는 전화상담을 받았다.점심식사마저 포기하고 사연을 들은 뒤 관할 지방병무청과 육군본부 등의 확인을 거쳐 병적증명서를 완벽하게 정리해 주었다.정씨는 지난 68년 경희대출신 학군사관후보생(ROTC) 6기로 입대,외과병원약사장교로 복무했다.정씨는 편지에서 “요즘 병적이 사사건건 문제가 되는데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진행 사항을 전화로 알려주는 친절함에 감동받았다.”며 고마워했다. 병무상담소에는 15년이상 경력의 고참 직원 70명이 전화(1588-9090) 및 인터넷을 통해 하루 평균 6000여건의 병무상담을 하고 있다.병무청은 12일 10만원을 정씨에게 돌려주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소규모 양조장 제조 맥주 국내 첫 출시

    소규모 맥주제조장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맥주를 다음달부터 맛볼수 있다. 국세청은 7월1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내 조선호텔이 경영하는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에서 국내 처음으로 소규모 시설을 이용해 생산한 맥주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곳에서 시판될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4.6%,연간 생산량은 170㎘(500㏄잔 기준 34만잔)다.값은 500㏄ 한잔에 6000원이다. 서울 서초동 ‘뮌헨 브라우하우스’도 조제시설의 적합여부에 대한 국세청기술연구소의 기술적 점검이 끝나면 다음달 중순부터 자체 생산한 맥주를 시판하는 등 7월 중 5개 업체가 자체 생산한 맥주를 선보인다. 육철수기자 ycs@
  • 월드컵/“샴페인 한병은 4강을 위하여”

    “마지막 샴페인 한 병은 남겨 두자.” 22일 스페인전 승리를 위해 대표팀이 비장의 카드(?)를 숨겨 놓았다.우승 축하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샴페인 한 병이다. 대표팀은 이탈리아전이 끝난 지난 18일 밤 11시30분쯤 대전 숙소에서 조촐한 축하파티를 가졌다.이날의 수훈갑인 골키퍼 이운재가 대형 케이크의 촛불을 끄자 선수들이 호텔측에서 준비한 샴페인 3병을 일제히 터뜨렸다. 선수들은 그동안 친형처럼 자신들을 돌봐준 박항서 정해성 김현태 등 코치진에게샴페인을 뿌리며 8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이 자리에서 박코치는 “스페인전도꼭 이겨서 다시 한번 샴페인을 터뜨리자.”고 제의했고 주위에서는 자연스레 “한병은 4강 축하용으로 남겨두자.”는 의견이 나왔다. 대표팀은 지난 4일 폴란드를 이긴 뒤 맥주 한잔을 마시며 첫 승을 축하했다.16강진출이 확정된 14일 밤에도 간단한 맥주파티를 즐겼지만 샴페인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전 류길상기자
  • [씨줄날줄] 히딩크와 와인 한잔

    거스 히딩크 감독이 또 와인 한 잔을 마셨다.우리나라 축구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술을 거의 즐기지 않는다.어쩌다 와인 한 잔을 들 뿐이다.그나마 경기에서 이겼을 때 등으로 한정돼 있다고 한다.그런 그가 지난 14일 밤 비록 여러 사람과 함께였지만,와인 한 병을 모두 비웠다. 우리나라 축구팀이 강호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역사적인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그날 히딩크 감독이 숙소인 인천 파라다이스 올림포스 호텔로 돌아온 시간은 0시20분쯤이었다.인터뷰 등 공식일정을 끝내느라 선수들보다 한 시간 이상 늦게 돌아온 것이다.히딩크 감독은 프라이드에그 3개,스파게티 1접시,카푸치노커피 1잔을 방으로 갖다 달라고 룸서비스에 주문했다.호텔측은 히딩크 감독이 국민의 숙원을 풀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프랑스 보르도 산 포도주 한 병을 선사했다.그 포도주는 98년산 ‘샤토 탈보’로 국내에서 시가 30만원쯤 한다.룸서비스가 음식과 포도주를 갖고 방으로 들어섰을 때 히딩크 감독은 혼자 TV를 보면서 경기결과를 분석하고 있었다.히딩크 감독은 와인을 보고 매우 고마워했고 조금 있다가 스태프들이 방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은 매우 대담한 측면이 있다.강호 포르투갈을 맞아 싸우기 전날에도 언론에 “정면으로 승부를 하겠다.”고 밝혔다.이전에도 “약체와 싸워 승수를 올리기보다 강호와 맞붙는 게 좋다.”는 견해를 수차례 피력한 바 있다.이런 대담성은 의외성이 상존하는 축구팀의 감독으로서는 예외적이라 할 수 있다. 혹시 그의 대담성은 와인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연구에 따르면 와인은 심장에 좋은 것으로 밝혀져 있다.와인을 조금씩 마시면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는 포도껍질에 많이 함유돼 있는 플라보노이드와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항(抗)산화물질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프랑스 사람들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지만 와인을 즐기는 덕에 심장병이 적다고 한다.이 현상은 ‘프렌치 패러독스’라고 불린다.히딩크 감독도 음식 가운데 생선전과 치즈를 좋아한다고 한다.여기에 프랑스 와인을 곁들인다.전형적인 ‘프렌치 패러독스’의 식사 스타일이다.히딩크 감독이 ‘튼튼한 심장’을 지킬 수 있도록 와인을 마시는 날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박재범/ 논설위원
  • 월드컵/승장 히딩크 인터뷰/고집과 열정… 히딩크 신화 창조

    “정말 너무 행복하다.묵묵히 훈련을 따라준 선수들,전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민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4700만 국민의 성원을 이뤄낸 거스 히딩크 한국 대표팀 감독의 일성은 감격으로 벅차 올랐다. 자신의 장담처럼 “반만년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을 이룩한 히딩크 감독은 관중을 향해 예의 허공을 향해 내지르는 특유의 주먹질 대신 손바닥을 하늘 높이 내지르는 ‘손바닥 키스’를 날렸다. 놀랄 만큼 예리한 분석으로 거함 포르투갈호를 격침시킨 이 승부사는 비기기만 해도 올라갈 수 있는 경기에서 왜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섰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적극적인 공격을 하는 아름다운 팀”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이 프랑스·잉글랜드 등 강팀과 경기를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고 그 결과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히딩크 감독은 “16강에서 맞붙게 될 이탈리아가 옛날에 북한에 무릎을 꿇은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16강전에 대한 준비까지 한 상태로 오늘 밤은 일단 좋은 포도주 한잔을 마시겠다.”며 여유를 보였다. 그는 전후반 내내 별다른 승부의 분수령은 없었다며 포르투갈의 주공격수 핀투가 퇴장함으로써 경기의 주도권을 우리가 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그는 “우리 팀은 매우 개방적이고 무엇이든 빨리 배우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경기를 치를 때마다 자라나는 것 같다.”면서 “외국에서 뛴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 빠른 시간에 이런 성적을 올린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그는 “우리 팀은 거의 무(無)에서 시작했고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믿지 않았지만 우리끼리는 이제 서로 굳게 믿고 있고 이런 믿음이 오늘의 승리를 가져왔다.”며 “한국 팀의 놀라운 발전,이것이 한국의 역사”라고 힘주어 말했다. D조 조별리그가 진행된 지난 열흘 동안 히딩크는 순간순간 다른 모습을 보였다.심각한 얼굴,환호하는 얼굴이 교차됐고 때로는 여유가 넘쳐 흘렀다.엄지와 검지로 입술을 쥐고 노려볼 때는 먹이를 덮치기 직전 사자에게서 풍겨나오는 긴장이 엿보이기도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의 진정한 얼굴은 16강 진출이 확정된 14일 밤 인천문학경기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그의 말마따나 ‘순수하고 열정적인’23인의 제자에게 둘러싸인 그의 얼굴에 스친 자부심,그것이 그의 얼굴이었다. 인천 류길상기자 ukelvin@ ■히딩크 누구인가 ◇생년월일= 1946년 11월8일 ◇출생지= 네덜란드 위시 ◇선수경력= 데 그라파샤프(67∼70년),PSV아인트호벤(70∼71년),데 그라파샤프(71∼77년·이상 네덜란드 1부리그),워싱턴 디플로매츠(76년),산호세 어스퀘이크(77년·이상 미국 프로리그),NEC니메가(77∼81년),데 그라파샤프(81∼82년·이상 네덜란드1부리그) ◇코치경력= PSV아인트호벤(86∼90년),페네르바체(90∼91년),발렌시아(91∼93년),네덜란드 국가대표팀(95∼98년),레알 마드리드(99∼2000),한국 국가대표팀(2001년∼)
  • [2002 길섶에서] 선거 인심

    시골 노인네가 오랜만에 읍내로 나갔다.그런데 웬일인가.아는 척도 않던 정미소 주인이며,심지어 읍사무소 서기까지 깍듯했다.“농사는 어떻느냐.” “시집간 딸소식은 자주 듣느냐.” 살갑게 안부를 묻는다.그리곤 막걸리나 한잔하자며 소매를 잡는다.주막을 나서자 한약방 주인이,그리곤 종묘사 사장이 붙잡는다.술잔엔 이번 선거에 누굴 밀어야 한다는 당부가 담겼다. 지는 해를 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노인네는 기분이 좋았다.발걸음은 흐트러졌다.마을입구 전신주를 잡고 속삭였다.“선거야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릴 적 들은 선거 풍속도다.분위기는 달라졌지만 선거 인심이 지금이라고 다를까.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 입구에서 쑥스러운 인사 받기는 예전의 읍내 장터와 다를 바 없다.노골적인 막걸리 향응이 없어진 게 다르다면 다를까.그런다고 마음에 없는 후보를 찍을까 싶지만,선거란 사람 접촉에서 시작된다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후보측과 유권자의 접촉 기회는 많을수록 좋을 듯 싶다.불법이 거래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최태환 논설위원
  • 월드컵/ 日 “아쉽지만 잘했다”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사이타마(埼玉) 경기장을 푸른색으로 가득 메운 울트라 닛폰 응원단 5만여명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건만 감동에 겨운 듯 한동안 선 채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2-2.유럽의 강호 벨기에와 무승부로 경기를 끝낸 일본은 ‘해낼 수 있을까.’하는 경기 전 막연한 기대감을 어엿한 자신감으로 바꿨다. ●들뜬 일본 열도= 4일 오후 6시부터 2시간.월드컵 두 번째 출전 첫 경기에서 일본이 첫골을 기록하자 열도는 환호,환호였다. 도쿄 도심의 사무실 곳곳에서는 퇴근도 미룬 채 회사원들이 삼삼오오 TV 앞에 몰려 앉아 일본 전사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전반 29분 첫골을 선제당하자 시민들은 “역시 졌다.”고 낙담했으나 곧바로 동점골을 넣자 일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퇴근길 직장인들이 한잔하러 많이 모이는 신바시(新橋) 등의 가게에는 ‘TV 시청가능’이라는 벽보를 붙여 놓고 손님을 끌기도 했다. 한 시민은 “9일의 러시아전에서는 일본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흥분하기도 했다. ●사이타마 경기장 주변= 경기가 끝난뒤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 나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경기의 여운을 즐기려는 듯 바깥으로 나올 줄 몰랐다. 우라와(浦和)에 사는 회사원 미사와 마사코(62·여)는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은 이나모토의 골은 정말로 유감이지만 일본팀이 지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도쿄에서 온 30세의 한 회사원은 “일본은 첫 경기에서 언제라도 득점할 수 있다는 근성을 보여줬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경기가 끝난 뒤 벨기에 응원단과 일본 응원단은 사이좋게 사진을 찍는 등 서로의 선전을 축하하며 “결승에서 만나자.”고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 주변= 대형 화면이 설치된 도쿄 요요기(代代木) 국립경기장에는 이날 일본팀을 응원하는 대규모 이벤트가 열렸다.4만 8000명이 운집한 이날 행사에서 일본이 전반 동점골을 기록하자 감격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후반 들어 이나모토가 역전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은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닛폰 차차차’가 울려퍼지며 지축이 흔들리는 듯했다. 경기 종료.아쉬움의 탄성이 일제히 이곳저곳에서 터진다.한 대학생은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은)일본팀의 3점째 골은 확실히 들어간 것”이라면서 “한국팀도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 줬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김 현·간노 도모코 객원기자·사이타마 신인하 객원기자 marry01@
  • 꼬이는 인생뒤엔 가문의 원죄가…24일 개봉 ‘쉬핑 뉴스’

    꼭 보들레르가 아니더라도 젊은 날 어느 언저린가에선 누구나 한번쯤 ‘혹 내가 저주받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자괴감에 방황해 봤을 것이다.‘쉬핑 뉴스’(The Shipping News·24일 개봉)는 아직도 ‘터널’을 통과중인 당신에게권해주고픈 따끈한 위로주 한잔,모세혈관 곳곳을 데우는해독제 같은 영화다. 무심하다 못해 어리숙해 보이는 쿼일(케빈 스페이시)의반생은 ‘머피의 법칙’의 연속.아버지의 학대에 시달린유년기를 벗어나 겨우 기를 펴나 싶더니 이내 악질 사기꾼 아내의 포로가 되고 만다.아내가 기둥서방과 도망치다 사고사한 것은 인과응보라 쳐도,엄마 손으로 고아원에 팔려갔다 되돌아온 어린 딸 아이는 무슨 죄로 밤마다 유령을보고,식은땀 나는 악몽속을 헤매야 하는지.쿼일은 상처뿐인 뉴욕을 미련없이 등지기로 하고 조상의 고향 뉴퍼들랜드로 향한다.아그니스 고모(주디 딘치)를 뒤따르는 그의눈빛엔 일말의 희망마저 증발한 뒤다. 뉴퍼들랜드 작은 어촌을 포착해내는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카메라워크는 친화적이기가 이루말할 수 없다.낮게 깔린 하늘아래 바다를 향해 납작 엎드린 이름없는 어촌마을에 감독은 놀랍도록 붙임성있는 손길로 입체적 때깔을 입혀나간다.스크린에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어촌풍광.그런데 그걸 감상하는 건 때때로 눈물겨운 체험이 된다.그렇게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 깃든 인간들의 삶은 정작평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사 꼬이기만 하는 쿼일이 ‘저주’의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다 보니 그건 결국 가문의 원죄와 맞닿아 있다.학살,노략질,근친상간….쿼일은 오래 전 조상들이 난자해 놓은현장에 와서야 하나하나 그걸 깨우치게 된다. 삶이 공정함을 재는 저울추란 사실이 가혹하게 느껴지기마저 한다.얼굴도 못 본 조상의 부채까지 업이 되어 어깨를 찍어누르는 걸 보면.그런데도 냉정한 삶을 대면해 내는 쿼일은 종내 군소리 한마디 없다.얽힌 매듭을 풀어내리는 첫 수순은 그렇게,있는 그대로의 누추한 삶을 품어 안아버리는 수 밖에 없다고 영화는 말하는 듯 하다. ‘길버트 그레이프’‘개같은 내인생’‘초콜렛’ 등을통해 선보여온 감독 특유의 고즈넉한 휴머니즘은 여전히호소력 있다.‘유주얼 서스펙트’에서 관객을 놀라게 하는 대반전을 연출했던 케빈 스페이시가 이번엔 갖은 암초에굴하지 않는 강인한 남성으로 매력을 발산한다. ‘반지의 제왕’의 케이트 블란쳇이 악녀 아내 페탈로,연기파 배우 줄리언 무어가 역시 인생의 횡포에 속앓이 해온,쿼일의 새 연인 웨이비로 호흡을 맞춘다. 손정숙기자 jssohn@
  • [씨줄날줄] 포도주와 감기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고혈압 등 성인병발생률은 엇비슷한데도 유독 프랑스인의 심장병 사망률은다른 나라 사람들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포도주 덕분이란 주장이 정설화되어 있다.프랑스인들은 미국인의 6배에 달하는 1인당 연간 약 60ℓ의 포도주를 마신다. 포도주속의 폴리페놀 화합물은 인체에 생긴 유해산소를제거해 심장병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포도주속의 식물성 색소인 플라보노이드는 동맥경화증을 △포도주 발효 화합물은 복통과 설사를 각각 막는 효과가 있다. 얼핏 ‘포도주 만병통치약’처럼 들리는 터에 최근 미국하버드 보건대학의 한 박사는 또다른 포도주 효능에 대한연구 결과를 제공했다.남녀 대학교수 42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주 14잔 이상의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이감기에 걸릴 확률은 포도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40%나 낮다는 것이다.특히 적포도주의 감기 예방효과가 높았다고 한다. 포도주는 고대부터 좋은 식품으로 통했다.포도주 속에 들어있다는400가지 이상의 합성물이 여러 효과를 발휘하는것이다.우리나라에서도 포도주가 건강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수년전부터 포도주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사람들이 즐긴다고 한국사람들까지 덩달아 포도주를 따라 마실 일은 아니다.체질적으로 알코올을 제대로 분해시키지 못하는 한국사람은 전체 인구 가운데 20∼30%정도로 서구인보다 2∼3배 많다고 한다.포도주 한잔에얼굴이 빨개지는 한국사람에게 서구인 음주 기준은 무리다. 포도주는 생산된 지방,사용된 포도품종과 품질 등급 등을 알고 마셔야 하는 ‘까다로운’ 술이다.양조회사 상표만다를 뿐 품질이 균일화된 소주와 막걸리보다 훨씬 문화적소양이 필요하다.적포도주를 중국 배갈과 섞어 ‘드라큘라주’로 벌컥벌컥 들이키는 한국의 주당들에게 한마디로 비싼 포도주는 낭비일 뿐이다. 구태여 심장병과 감기 예방효과를 거두고 싶다면 마늘소주도 좋고 인삼도 있다.프랑스 여성의 심장병 사망률은 채식을 위주로 하는 중국,일본 여성과 같은 수준이라지 않는가.포도주를 마시지 않더라도 채식 위주의 우리 식사가 바로 건강식이다.다만 부러운 것은 서구가 내놓는 다양한 포도주 연구이다.우리도 한국식품과 인삼의 효능을 더 연구하고 이를 월드컵 때 외국인들에게도 적극 홍보했으면 좋겠다. [이상일 논설위원bruce@
  • ‘녹취록’ 당사자 해명/ 이종찬 최씨 구속지시 안했다, 이강래 접근 막아 나한테 감정

    청와대 전·현직 관계자들은 7일 최규선(崔圭善)씨가 검찰에 출두하기 전 남겨 놓은 녹음테이프에 대해 “최씨의 일방적 주장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관계자들의 해명은 다음과 같다. [김현섭(金賢燮) 민정비서관] 대통령 친·인척 관리업무를맡고 있는 민정비서관으로서 수시로 사실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규선씨와 (전화)접촉한 것은 사실이다.지난 3월 말최씨의 운전기사였던 천호영씨가 경실련 게시판에 띄운 글에 대통령의 3남과 관련된 부분이 포함돼 있어 최씨와 처음 통화를 했다. 최씨도 때때로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는 전화를 해왔다.그러나 한 번도 그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최 박사’라고 호칭했다. 지난 4월14일 각 언론에 “검찰이 최규선을 15일 출두토록통보했다.”는 보도가 일제히 나간 뒤 최씨가 오전 전화를걸어왔다.최씨는 수표전달 운운하며 “검찰의 소환을 늦춰달라.”고 요청해 “검찰의 소환문제는 청와대가 간여할 수있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분명히 거절했다. 나머지 최씨의 녹취록은 모두 일방적 주장이다.다만 최씨가흥분을 잘하고 말을 함부로 하는 성격이어서 “흥분을 하지말라.”고 당부한 적은 있다. [이만영(李萬永) 정무비서관] 쓰레기 같은 ×의 입에서 내얘기가 나오는 것이 불쾌하다.밀항의 ‘밀'자도 얘기한 적이없으며,대책회의를 가져본 적도 없다.지금이 50년대도 아니고,어떻게 밀항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 최성규(崔成奎·전 총경)씨가 청와대에 온 것은 내가 아닌다른 사람(노인수 사정비서관)을 만나러 온 것이었고,나와는 차 한잔도 안마시고 2∼3분 얘기만 나눴다.녹음테이프 내용을 보도한 일부 신문사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하겠다. 사기꾼이 자동차 안에서 80분 동안 육성녹음한 것을 어떻게그대로 보도할 수 있는가.아니라고 하면 아닌데 매우 악의적이다.구속된 최규선씨에 대해서도 형사고소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전담 변호사와 상의 중이다. [이종찬(李鍾贊·전 국정원장) 민주당 상임고문] 최규선씨가 지난 98년 자신에 대한 구속을 지시한 사람으로 나를 지목한 것 같은데 그런 사실이 없다. [김홍일(金弘一) 의원] 최성규씨가 친·인척 빙자 사기사건등과 관련해 몇차례 찾아와 만난 적은 있지만 후견을 하고말고 할 관계는 전혀 아니다. [이강래(李康來·전 정무수석)] 의원 국정원 기조실장으로있을 때는 국정원 조직개편과 인사 문제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마이클 잭슨과 관련한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최규선씨는 나한테 감정이 있을 것이다. 97년 대선 전에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의 딸을 데리고 왔는데 옆에서 보니까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어서 대선 캠프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박주선(朴柱宣·전 법무비서관)] 의원 내가 청와대 법무비서관 재직시 경찰에 최규선씨의 영장청구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 나는 이강래,이종찬씨의 지시를 받아본 적이 없고,대통령도이 문제와 관련해 지시한 적이 없다.최규선씨는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고,알지도 못한다.또 내가 지시를 했다면 왜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겠느냐. [이재만(李在萬) 전 행정관] 최규선씨와의 통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오풍연홍원상기자 poongynn@
  • 금강산 2차상봉/ 또 생이별…한숨·통곡

    3일 오전 남측 이산가족 466명과 북측 가족 100명의 작별상봉이 벌어진 금강산 온정각휴게소 옆 운동장은 또 다시눈물바다로 변했다.남측가족들은 이날 오후 속초항으로 귀항했다.이로써 지난달 28일부터 두차례 나눠 진행된 제4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남북 이산가족 848명(남 565명,북 283명)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게 진한 혈육의 정을 안겨주었다. ●“이제는 하직이다.내가 몇 살인데 다시 만날 수 있겠니.” 남측 가족중 최고령인 안순영(93) 할머니는 52년만에만난 북측 아들 조경주(71)씨와 또 헤어져야 한다는 아득함에 온몸을 떨며 통곡했다.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을 감추던 경주씨는 “어머니,정신만 차리면 다시 볼 수 있습니다.곧 통일이 돼요.”라며 20여분 만에 상봉을 마치려 서둘렀다.여동생 순주(55)씨는 오빠의 심사를 헤아리면서도 “어머니 말도 좀 들어 보세요.”라고 쏘아 붙였다. ●북측 맏아들 이춘식(70)씨의 손을 꼭 잡은 김분달(87)씨는 “어째,떼버리고 갈꼬.”라며 한숨만 쉬었다.밤새 울어 눈이 충혈된 춘식씨는 남측 동생들에게 “어머니 잘 모시고,나를 대신해 아버지 산소에 술 한잔 올려드려라.”라고 울부짖었다. ●북측 오빠 전선풍(79)씨는 “언제 다시 만나겠느냐.”면서 여동생 선례(67)씨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선례씨는 ‘엉엉’ 울면서도 허리가 아프다는 오빠의 호주머니에 신경통약을 넣어 주었다. ●북측 형 성하(77)씨를 만난 김민하(69)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오열하는 형제들을 달래며 “우리 형제는 처절한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성스러운 평화통일 운동에 어느 정파,어느 나라도 반대해선 안된다고 선언한다.”고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작별상봉 도중 운동장 한쪽에선 남북 적십자사 관계자들이 말싸움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북측 요원들이 이산가족들에게 “너무 울지 말고 차분하라.”고 하자,우리측 적십자사 관계자들은 “우는 것을 막지 말라.”고 항의,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그러나 오전 9시45분쯤 버스에 오르라는 안내방송에 이어 오전 10시쯤 남측 가족들이 탄 버스가 출발하자 작별 상봉장은 통곡의 장으로 변했다.북측가족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잘 가세요,다시 만나요.”라는 노래를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버스에 탄 남측 가족들은 차창 밖으로 목을 내민 채 “형님,아버지,오빠” 등을 외치며 오열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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