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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0) 경남 함양군 원산 약초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0) 경남 함양군 원산 약초마을

    폐병에 직효라는 산더덕, 간에 좋다는 인진쑥, 항암제인 겨우살이, 정력에 좋다는 청미래 넝쿨... 경남 함양군 병곡면 원산마을은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산약(山藥)이 지천으로 널린 ‘약초마을’이다. ●오갈피·산초 등 채취하느라 분주 명약(名藥)은 명산(名山)에서 난다고 했던가. 원산마을은 지리산 북동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예년보다 늦게 백두대간을 따라 내려 온 단풍이 약초마을 어귀부터 멀리 병풍처럼 둘러쳐진 괘관산을 농도 짙게 물들이고 있다. 봄이 산나물의 계절이라면 이곳 지리산 산골마을의 가을은 바야흐로 약초의 계절이다. 각종 약초를 채취하랴, 말리랴, 시장에 내다 파느라 주민들은 분주하다. 경주김씨 사람들 중심으로 30여가구가 약초를 캐며 알콩달콩 살고 있다는 마을에 들어설라치면 고불고불 나 있는 나지막한 돌담장길이 정겨워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가을볕에 말리기 위해 길게 널어 놓은 ‘나락’들 사이로 콩 타작을 끝낸 이야무치(여·56)씨. 물통이며, 도시락을 챙긴 걸망을 메고 허위허위 고샅길을 나선다. 가을걷이로 한창 바쁠 때지만 틈틈이 산에 올라 약초를 캐기 위해서란다. “아무리 바빠도 약은 캐야지예. 하무요. 이 달에도 자석들한테 부칠 돈이 있능기라예” 무작정 따라붙은 이방인이 귀찮으련만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곳곳에 자라고 있는 약초 성분이 있는 나무며 풀을 가리키며 잘도 설명해준다.“요건 오갈피 나무, 요건 산초…. 이건 인진쑥이라.”언뜻 보면 그냥 지나칠 풀숲과 잡목더미지만 숨어있는 약초를 기막히게 찾아낸다.50년을 산에서 약초만 캤다는 아낙네의 눈썰미와 해박함에 혀가 내둘린다. “교육은 무신…. 국민학교만 간신히 나왔지예. 일주일에 세 번 가믄 많이 간 기라요.” 못배운게 가슴에 맺혀서 자식들만큼은 약초캔 돈으로 교육을 마쳤단다. ●새콤달콤 오미자차 한잔에 산냄새 물씬 이곳 약초가 입소문으로 유명해지자 함양군이 100만평 규모의 약초작목단지를 조성해 지원에 들어간 것은 2003년이다. 마을 주민들도 공동작목반을 구성해 공동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처음에는 저게 언제 돈이 되겠나 하는 의심과 일손부족으로 서로 협동도 잘 안됐다고 한다.“올 봄 작목지에서 취나물, 고사리 등이 대규모로 소출이 나면서 돈이 되기 시작했습니더.” 마을 작목반의 박숙이(43)씨가 그간의 사정을 설명한다. 마을 앞 2000평의 밭에는 보라색, 흰색의 도라지 꽃이 만발해 있다. 대규모로 조성된 도라지 작목지이다.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던 시절에 산에 올라 값이 될 만한 약초를 캐다 팔아 겨우 생계를 이었던 옛날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쌀쌀해진 기온 탓인지 가파른 산길을 올라갔던 직후라 그런지 몇 번의 기침을 하는 기자에게 ‘약초 아주머니’가 감기에 좋다는 따뜻한 오미자차 한잔을 권한다. 새콤달콤한 차 한모금이 깔깔한 목구멍을 타고 넘을 때 산냄새가 물씬 느껴지나 싶더니 이내 가슴 속 깊은 곳에 서 따뜻한 기운이 퍼졌다. 맘씨 좋은 산골아낙의 미소처럼. 사진 글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길섶에서] 어느 꽃바구니

    10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그제 아침, 편집국에 화사한 꽃바구니 하나가 배달됐습니다. 신문 22면에 실린 구필화가 한미순씨 얘기가 어느 분의 심금을 울린 모양입니다.‘분당 독자’라고만 밝힌 이 분은 꽃바구니에 매달린 리본에 “내게 금지된 자유, 가슴이 저물어가는 이 가을을 생각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기사를 쓴 기자는 누군지도 모르는 분의 꽃바구니를 받고 흔감했습니다. 어찌 보답해야 할까 난감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가물에 단풍도 보잘 것 없어 추레해진 가을날, 이 꽃바구니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온전한 가을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누구신가요? 전화 한통 주시어 국화잎 띄운 막소주나 한잔 기울이게 해주소서.임병선 국제부차장 bsnim@seoul.co.kr
  • 폼페이 유곽 ‘루파나레’ 재개관

    2000년 전 쾌락에 빠진 로마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고대 폼페이의 유곽(遊廓) ‘루파나레’가 2년에 걸친 보수공사를 마치고 26일(현지 시간) 관광객들에게 다시 공개됐다. AP통신에 따르면 25만 3000달러(약 2억 4000만원)가 투입된 보수공사를 통해 벽에 그려진 에로틱한 프레스코벽화 색상이 복원됐고 관광객들에 의해 훼손된 건물 안팎의 구조물들이 보강됐다. 서기 79년 8월24일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한순간 잿더미 속으로 사라졌던 고대도시 폼페이는 매년 30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이탈리아 남부의 관광 명소로 이곳에서 관광객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곳이 루파나레였다. 폼페이가 체계적으로 발굴되기 시작한 것은 1748년부터이며 루파나레가 발굴된 것은 1862년의 일이다.‘루파나레’는 라틴어로 늑대를 뜻하는 ‘루푸스(lupus)’에서 유래된 것으로 당시의 직업여성들을 고대 로마인들은 ‘늑대들’이라고 불렀다. 루파나레는 2개 층에 각각 5개의 방이 있으며 귀족이나 부호들은 매트리스가 놓인 2층을, 평민이나 노예들은 돌침대가 딸린 아래층 쪽방을 이용했다.2층 고객들이 남들의 눈을 피해 드나들 수 있도록 1층에 별도의 출입구도 있었다. 특히 방문 위에는 여성들의 특기와 여러가지 서비스를 벽화로 남겨 놓았다. 폼페이의 유적 발굴과 보전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고고학자 피에트로 조반니 구조는 “폼페이가 쾌락의 도시라는 것은 부분적으로 맞지만 매매춘을 위한 장소는 극히 제한됐었다.”며 “루파나레는 이런 목적으로 특별히 지어진 곳”이라고 설명했다.고고학자들에 따르면 이 여성들은 주로 그리스 등에서 건너온 노예들이었으며 폼페이의 유곽이 외국에도 명성을 날려 외국의 선원이나 상인들도 즐겨 찾았다. 이용료는 포도주 한잔 값의 8배 정도였고 수입은 노예들의 주인이나 유곽 관리인에게 넘겨졌다.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고건이 서둘러 떠난 까닭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고건이 서둘러 떠난 까닭

    어제 영면한 고(故) 최규하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졌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지난 22일 차기 대권후보 ‘빅3’로 통하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빈소를 찾았다. 대권후보군 중에서 가장 먼저였다. 격동의 시기인 1980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서 최 전 대통령을 ‘모신’ 인연 때문이리라. 문상을 마친 고 전 총리는 그러나 상주들과 간단한 인사만 나눈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는 유력 인사들에게 의례적으로 따라붙는 언론사의 약식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조문객들이 상주나 최 전 대통령 측근들과 고인과의 일화 등을 화제 삼아 차 한잔하면서 다시 한번 애도의 뜻을 표시했음에도 말이다. 더구나 고 전 총리는 문상을 위해 구두를 벗는 순간부터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당시 청와대 의전수석이었던 정동열씨는 “고인에게 미안한 구석이 있는 모양이지.”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마도 80년 5·17 때 고 전 총리의 잠적 의혹을 빗대어 한 말 같았다. 당시 의전비서관이었던 신두순씨와 정기옥 전 주 싱가포르대사 역시 비슷한 뉘앙스였다.75세의 고령에다 골수암으로 병원 치료까지 받고 있는 정 전 수석은 4일간 빈소를 꼬박 지켰다.“그것이 어른을 모신 비서관의 도리 아니겠느냐.”고 했다. 자연히 고 전 총리는 정 전 수석을 비롯한 최 전 대통령 측근들과 자리를 함께하는 게 껄끄러웠을 수 있다. 그를 향한 최 전 대통령 측근들의 기류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배신’이란 말도 꺼냈다. 이는 곧 최 전 대통령의 생각일 수 있다. 그것이 고 전 총리가 문상을 마치자마자 황급히 빈소를 떠난 이유일 게다. 사실 고 전 총리의 5·17 행적은 그에게 악령처럼 따라다니는 사안이다. 고 전 총리도 이 문제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별도의 문건을 만들어 언론에 배포할 정도다. 핵심은 5·17 계엄 확대를 군정으로 판단한 고 전 총리가 군정에 찬성할 수 없어 사표를 냈느냐이다. 고 전 총리가 2003년 2월 참여정부 초대 총리후보로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섰을 때도 5·17 행적은 핫이슈였다. 고 전 총리의 주장과 일부 증인의 주장이 엇갈렸던 것으로 기억난다. 고 전 총리는 운전사를 시켜 당시 최광수 비서실장을 보좌하던 이송용(작고)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었다. 서울시장이던 시절에는 당시 정기옥 의전비서관에게 (사표를) 전달했다고 말한 적도 있다. 하지만 신두순 전 비서관은 청문회 증언에서 “최광수 비서실장은 물론 보좌관이나 비서관으로부터도 사표를 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기옥 전 비서관 역시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대권 행보를 본격화할수록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고 전 총리가 대통령후보가 된다면 예컨대 후보토론회 등에서 이 사안은 단골메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 전 수석은 “괜히 죽은 사람까지 들먹이니 우리로서는 불쾌하다.”면서 “우리쪽에서 어떠한 얘기도 않고 있는데 먼저 나서서 사표 얘기를 꺼내니…”라며 혀끝을 찼다. 비운의 대통령인 고인의 비망록 존재 여부는 그래서 관심이다. 누구 말이 옳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국민들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jthan@seoul.co.kr
  • 기초단체 서울사무소 개설 ‘붐’

    기초단체 서울사무소 개설 ‘붐’

    “고향을 세일즈한다는 열정으로 일합니다. 사명감이 없으면 버티기 힘들죠.” 지방자치단체들이 다투어 서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중앙 부처를 상대로 각종 사업을 따내고 예산을 배정받는 등 자치단체의 ‘첨병’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광역자치단체만 운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초자치단체도 잇따라 서울사무소를 설치하고 있다. 직원들은 대부분 ‘애향심’으로 무장하고 열성을 다하지만, 팍팍한 도시생활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토로한다.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서울과 인천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사무소를 운영한다. 지역발전을 위한 자료수집에서부터 자치단체 홍보, 투자유치, 중소기업활동지원, 출향인사 관리, 국회로비, 중앙부처와 업무 협조, 특산품 판매, 관광유치 등 활동 폭은 끝이 없다. 보통 2∼1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서울사무소를 두고 있는 기초자치단체는 전북 남원시, 강원 평창군 등 18곳이다. 전남 여수시가 5명의 직원을 상주시키고 있을 뿐 대부분 1∼2명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적은 인원이지만 이들이 펼치는 활약은 기대 이상이어서 다른 기초자치단체들도 서울사무소를 설치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경남 밀양·창원, 전북 김제 등이 개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구 가락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강원 평창군의 박창운 서울사무소장은 “중앙부처와 업무협의에서부터 농산물 유통업무, 홍보·판매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지난 6월까지만 집계해도 서울사무소를 통해 도시민에게 판매한 농수산물이 모두 47억원어치”라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지역의 농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지역홍보에 적극 나선다는 사명감에 일하지만 예산이 없다 보니 손님이 와도 커피 한잔 대접할 여유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말한다.7년째 서울에서 일하고 있지만 후임으로 오려는 사람이 없단다. 여수시 서울사무소의 정숙이씨는 “다른 일도 하지만,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업무에 힘을 쏟는다.”면서 “지방에는 없는 것을 볼 수 있고, 중앙정부의 움직임을 빨리 파악해 벤치마킹할 수 있어 좋지만 생활비가 많이 들고 동료들과 떨어져 있다 보니 때로는 소외감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남원시 서울사무소의 김현태 팀장은 “제천·충주·영암 등 서울사무소를 둔 자치단체가 여럿 기업도시로 선정됐다.”면서 “활약상이 알려지면서 많은 자치단체가 서울사무소를 두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남 강진군은 현재 1명을 배치하고 있지만 팀 단위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강진군 강성일 서울사무소장은 “서울사무소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팀을 꾸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앙부처 접촉, 농산물 판촉, 관광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길섶에서] 꼴찌의 부활/우득정 논설위원

    시골 병원장인 K가 출몰하면 그날 밤 모임은 꼴찌들이 좌중을 휘어잡는다.K의 고교 성적은 63명 중 운동선수 2명을 뺀 61등.4수 끝에 대학 진학을 실패하고 군에 갔다 온 뒤 8개월 동안 죽기살기로 입시에 매달려 지방 의대에 진학했다. 고교 동기생보다 8년 늦게 대학 문턱을 넘어 4년째 공립병원장에 재직하고 있으니 이젠 누구를 만나도 당당하다. K가 늦더위와 가을 가뭄으로 올해엔 몹시도 귀해진 송이버섯을 구했다며 친구들을 모아 달랜다. 소주 한잔에 버섯 한송이씩을 입에 우겨넣으면서 “네가 어떻게 공부할 생각을 했냐.”고 아직도 못 믿겠다는 듯이 친구들이 묻는다.“군에서 소대장이 ‘야, 얼마나 농땡이를 쳤으면 대학도 못 갔나.’하며 머리를 쥐어박더군.”그때 속에서 불길이 확 치밀면서 반드시 꺾어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단다. 그러자 당시 K와 꼴찌를 다투던 녀석들이 앞다퉈 발언에 나선다.“고3때 남들이 공부하는 동안 우리는 다른 일로 조금 바빴던 것밖에 없잖아.”K가 “그때 부모님 심정은 어땠을까.”하고 되묻자 모두 입을 다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영화 ‘폭력서클’서 첫 주연 정경호

    영화 ‘폭력서클’서 첫 주연 정경호

    “고등학교 시절로 정말이지 다시 돌아가 보고 싶었거든요. 이번 영화 찍으면서 그 소원을 풀었어요.” 19일 개봉하는 ‘폭력써클’(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다다픽쳐스, 감독 박기형)의 정경호(23)에게 이번 영화는 데뷔 이후 첫 스크린 주연작.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열기가 뜨거운 해운대의 작은 카페에서 지난 14일 만난 그는 “10대 시절의 감수성을 되찾을 수 있는 영화여서 촬영 기간 내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며 환한 얼굴이었다. ‘폭력써클’은 남자 고등학교를 무대로, 폭력에 노출된 10대들이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하드보일드 액션. 그는 육사 진학을 목표로 공부든 운동이든 못하는 게 없는 모범 고교 1학년생 주인공 ‘상호’를 연기했다. 친구들과 축구모임을 만들어 리더가 된 상호는 불량서클 패거리와 뜻하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되면서 폭력서클로 오해받고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진다. 포스터에 ‘하드보일드 리얼액션’이라는 장르가 명기됐을 만큼 폭력수위가 높은 영화(18세 이상 관람가)가 됐다.“10대 주인공의 학원물인 만큼 10대 관객들이 많이 봐줬음 했는데, 관람등급이 높아져 너무 안타깝다.”는 그는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 관객들에게 학창시절의 향수를 퍼올려줄 거라서 극장을 나선 뒤 술 한잔 맛있게 들이킬 수 있을 영화”라고 자신했다. “아직은 뭐든 닥치는 대로 배우고 싶다.”는 말을 몇번이나 반복한 그에게 이 영화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김해와 부산 일대에서만 근 6개월을 붙박혀 영화를 찍는 동안 함께 출연한 또래 배우들과는 흉허물 없는 단짝친구가 됐다. 강렬한 액션으로 일관하는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감상적 멜로라인을 엮는 장희진, 극중 절친한 친구 이태성, 불량서클의 ‘짱’을 연기한 연제욱 등이 그들.“출연진이 모두 또래들이라 6개월쯤 가까이 지내다 보니 식구처럼 돼 버리더라고요. 모텔에 방을 잡아 놓고 숙식을 함께 해결했으니 왜 아니겠어요? 다들 방문도 안 걸어 잠그고 잤을 만큼 친해졌고 정도 무지 많이 들었죠.” 몸 만들기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각이 나오는 멋있는 싸움이 아니라 고교생들이 벌임직한 막싸움이라서 연습에 더 많이 애를 먹었다.”며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지 않는 그야말로 ‘리얼액션’이라 두달을 ‘싸움 연습’에만 꼬박 매달려야 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된 당구장 패거리 싸움 대목. 경기도 양수리 세트장에서 찍었는데, 그 장면을 뽑아내느라 무려 72시간을 갇혀 지냈다며 웃었다. “영화를 본 주변분들이 교복이 썩 잘 어울린대요. 그 다음엔 꼭 이렇게 물어봐요, 실제 고교시절은 어땠냐고. 모범생 축에 들었어요. 중앙대 연극학과 진학을 목표로 잡아놓고, 학교와 연기학원만 왔다갔다 하며 기숙사 생활을 했으니까요.” 아버지(KBS 정을영 PD) 영향으로 동화책보다 방송대본을 더 많이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덕분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연기자의 꿈은 자연스럽게 영글어갔다. 그토록 간절히 꿈꾸던 연기자로 연착륙한 지금,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이다.“너무 행복하죠, 하루하루가. 꾸미지 않고 자신있게 드러내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꾸밈없는 연기, 지금 제겐 그게 전부예요.”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게 바쁘다.7세 지능을 가진 20세 소녀의 성장영화 ‘허브’(감독 허인무·내년 1월 개봉예정)에서는 순진한 경찰관이 되어 여주인공 강혜정의 첫사랑을 연기했다.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조만간 TV에서도 만나게 된다. 부산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What’s on tap today?

    Bartender: May I help you? (메이아이 헬프 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ustomer: What’s on tap,today? (왓츠 온 탭, 투데이) 오늘, 이집의 맥주가 무엇입니까? Bartender: We have Albrown on tap today.(위 해브 알브라운 온 탭 투데이) 오늘은 알브라운맥주가 있습니다. Customer: I‘ll have a round of your Albrown.(아일 해브 어 라운드 어브 유어 알브라운) 알브라운맥주 한잔 주세요. In an hour,(한 시간 후) Customer: Give me a refill,please.(기브 미 어 리필, 플리즈) 한잔 더 줘요. Bartender: You’ve had three refills already,sir.(유 브 해드 쓰리 리필즈 올레디, 썰) 벌써 3잔을 더 마셨는데요. Customer: Come on.Give me just one more for the road.(컴 온 기브 미 저스트 원 모얼 퍼 더 로드) 그러지말고, 마지막으로 한잔만 더 줘요. *May I help you?:안녕하세요와 마찬가지로 손님을 처음 만날 때 *What is on tap:맥주집에서 생맥주를 담을 때를 말하듯 그날 제공되는 생맥주 *Albrown: 맥주의 일종, 갈색빛의 견과로 만든 약간 고소한 맛 *a round of:한잔씩 돌릴때 쓰임 *refill: 한잔 더 *one more for the road:마지막으로 한잔 더 *for the road: 작별의 표시로 세종외국어학원 영어담당:이종화(02)725-8034
  •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하산길 한상 가득, 산아래 맛집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하산길 한상 가득, 산아래 맛집

    주말이면 가벼운 배낭에 단풍을 만나러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붉은 바다의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정상에서 탁 트인 파란 하늘과 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해 내려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시원한 막걸리와 맛난 밥이다. 산 주변에 큼직한 간판이 걸린 식당에서 한두 번은 실망을 하고 나온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주는 전국의 단풍으로 유명한 산 아래 맛집을 찾아나섰다. 붉은 단풍을 안주 삼아 ‘벌컥벌컥’들이켜는 시원한 막걸리, 오색나물에 보리밥을 썩썩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 등 별미와 함께하는 가을산행과 특별한 맛을 느껴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파스텔로 칠한 듯한 오대산 강원도 토박이들이 제일로 치는 단풍이 바로 오대산이다. 붉은 단풍뿐 아니라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여러 색들의 은은하고 소박한 어울림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오대산 입구에는 산채정식을 하는 식당들이 수십 군데가 모여 있다. 그중에서 오대산식당(사진(1)·033-332-6888)이 원조격이다. 주인 이문화(72)할아버지가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채정식을 주문했다. 신선초, 참두릅, 참나물, 나물취 등 이름 모를 산나물들이 20여 가지 나온다. 거기에 더덕, 버섯과 구수한 된장찌개까지 그야말로 한상 가득이다. 나물들은 제철의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구수하고 때론 담백한 감동이 입에서 전해온다. “나물을 말려서 보관하면 편하기는 하지만 제 맛을 쉽게 잃지.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염장’이야. 생나물로 보관을 해서 이런 맛이 나는 거야. 많이 먹어. 다 오대산의 정기를 머금고 있는 자연산 나물이야.”라는 이문화 할아버지. 참 오래간만에 정갈하고 깔끔한 밥을 먹었다. 특히 곰취장아찌의 맛과 향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1인분에 1만 3000원. # 불타는 듯한 지리산 지리산의 단풍은 강렬한 빨간색으로 우리나라에서 소문이 나 있다. 이런 지리산 화엄사 자락에 있는 이시돌(사진(2)·061-782-4015)의 맛있는 한방갈비가 기다리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 방목한 한우고기를 와인과 매실 진액에 8시간을 재운 뒤 십전대보탕에 기초한 13가지 한약재로 숙성시킨 갈비다. 달콤하면서 그윽한 한약재의 향과 부드러운 고기의 어울림이 가히 ‘예술’이다. 구례의 한우 생산 농가에서 직접 선별해서 고기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여러 명이 갈 때는 꼭 전화로 예약을 해야 맛을 볼 수 있다.1인분에 3만 5000원. 또 김장아찌, 머위, 돌나물 등 10여 가지의 정갈한 밑반찬이 나오는 재첩국(6000원)이나 산채정식(1만원)도 별미다. 패션디자이너이기도 한 주인 염대수씨가 별채에 내셔널지오그라피에서 확보한 구한말의 희귀사진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재미난 식당이다. # 만산홍엽의 속리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나무 정이품송이 버티고 있는 속리산. 단풍이 시작되고 있는 중부권 산의 대표주자이다. 속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유명한 경희식당(사진(3)·043-543-3736)은 박정희, 전두환 등 전직 대통령들이 한번씩 거쳐 간 식당으로 100여가지 넘는 음식들을 제철에 맞게 꾸며내고 있다. 2인 기준 5만원,2인 이상 2만 3000원으로 좀 부담이 되지만 속리산에 왔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식당임은 틀림없다. 커다란 교자상에 정갈하게 놓인 음식들이 가득하다. 각종 나물들은 기본이고 굴전, 소라, 생선뿐 아니라 불고기까지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온다. 물론 남도의 한정식보단 차림이 화려하지 않지만 심심하면서 담백한 충청도의 손맛이 그대로 배어나온다. 특히 집장(충청도식 된장)의 구수한 맛에 밥 한 그릇은 뚝딱이다. # 단풍과 억새의 치악산 가을 산행의 맛은 단풍과 억새이다. 동시에 두 가지를 느낄 수 있는 명산이 바로 치악산이다. 구룡사쪽의 단풍과 고둔치 고개의 억새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땀을 흠뻑 흘리고 향로봉에 올랐다면 가슴까지 시원한 돌모루 산장(사진(4)·033-731-5310)의 막국수를 권한다. 꿩으로 육수를 내서인지 잡냄새가 없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육수 또한 시원해서 산행을 마치고 먹기에 좋다. 쫄깃한 꿩고기가 고명으로 올라 있는 막국수는 비록 볼품은 없지만 어른, 아이의 입맛에 맞게 새콤달콤한 육수와 원주 메밀로 만든 면발의 조화가 일품이다.4000원. 또한 고기로 만든 만두(5000원)를 곁들이면 좋다. # 가장 편하게 단풍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덕유산 덕유산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정상인 향적봉까지 약30분에 오를 수 있어 가족 단풍 나들이로 아주 제격이다. 덕유산 자락에 자리한 명가(사진(5)·063-322-0909)의 흑돼지구이는 돼지고기를 한차원 높인 맛이다. 진안의 명물인 까만 돼지고기만을 써서 쫄깃함이 살아 있다. 또한 아주 두툼하게 썬 흑돼지를 야외에서 특수 제작한 참나무 화덕에 애벌로 구워 내놓는데 은은한 참나무 향에 배어서 ‘햄’을 먹는 기분이다(9000원). 꼬막, 버섯, 조림 등 깔끔한 밑반찬도 명가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또 2년 묵은 김치와 흑돼지의 살코기로 끓인 김치 전골(7000원)도 시원하다. # 수도권 단풍의 명소, 가평 명지산 경기도 가평은 강원도 산골 못지않게 험한 계곡과 산들이 둘러싸인 곳으로 수도권 단풍 나들이로 최고 지역이다. 명지산, 인연산, 운악산 등 좋은 산들이 즐비하다. 물 맑고 산세 좋은 가평에 들렀다면 산수녹원(사진(6)·031-582-6475)의 그윽한 청국장에 빠져보기를 권한다.28년째 청국장을 가평의 콩으로 띄우고 있는 지영옥 할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조그만 뚝배기에 두부 몇 점과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을 따뜻한 밥과 비벼 먹으면 옛날 어머니의 집에서 만들어주신 바로 그 맛이다.5000원 # 계곡 단풍의 참맛 소백산 희방사계곡의 단풍이 아름다운 소백산.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단풍이 참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산이다. 소백산 단풍 구경을 마치고는 단양읍에 있는 장다리식당(043-423-3960)의 마늘돌솥밥정식(1~2만원)을 추천한다. 마늘이 몸에 좋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마늘을 넣고 바로 지은 돌솥밥도 일품이고 갖가지 밑반찬에 막걸리 한잔이 잘 어울린다. 싱싱한 생굴, 도토리묵, 고소한 감자버벅, 고등어, 고소한 돼지수육은 물론 감자떡, 쑥버벅, 고추장떡 등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가장 압권은 누가 뭐래도 다양한 마늘 반찬. 식초에 절인 쪽마늘, 새콤한 고추장 마늘무침, 마늘쫑 무침 등 잘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이 허기진 배를 채우고도 남는다. 또한 한우비빔육회(2만 5000원)도 추천한다. # 천년 고찰을 두개나 품고 있는 조계산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에 품고 있는 전남 조계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푹신한 육산(흙산)이라 트레킹하기에 아주 좋은 산이다. 붉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은 천년 고찰의 여유를 느끼기에도 그만이다. 조계산의 7부 능선인 해발 600m의 굴목이재에 있는 조계산보리밥(사진(7)·061-754-3756)은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간판은 식당이라고 걸려있지만 변변한 식탁 하나 없다.7∼8명이 올라 갈 수 있는 평상에 10개가 있다. 손님들은 등산화를 풀고 평상에 걸터앉아 커다란 쟁반에 내 온 음식을 먹는다. 상추, 무청, 돈나물, 미나리, 깨잎, 고추 등과 구수한 된장국이 나온다. 커다란 양푼에 보리밥과 나물을 넣고 비벼 먹는데 그 맛은 참 별나다. 파란 하늘을 지붕 삼아, 붉게 물든 단풍과 졸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벗 삼아 먹는 웰빙 음식이다. 게다가 주인이 직접 담근 동동주를 한잔 걸칠라 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보리밥, 동동주 5000씩. # 파란 바다가 보이는 천관산 파란 하늘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쪽빛 남해 바다가 흘린 땀뿐 아니라 가슴에 남아있던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산, 넘실대는 억새의 은빛 물결이 아름다운 산, 바로 전남 장흥의 천관산이다. 물론 전남 장흥은 먹거리가 풍성하지만 바다하우스(사진(8)·061-862-1021)의 바지락회를 권하고 싶다. 전어, 농어, 하모(갯장어) 등 제철에 바다에서 나는 음식 모두가 맛나지만 쫄깃하고 쌉쌀한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4인기준 3만원)가 압권이다. 막걸리로 담근 자연 식초와 고추장에 살이 통통한 바지락의 속살 무침은 산행의 수고를 한번에 날려주고도 남는다. # 민족의 영산 태백산 겨울 산행으로 유명한 태백산에도 어김없이 붉은 물결이 치기 시작했다. 정상인 천제단은 물론이고 입구까지 수놓고 있는 단풍은 전국의 어느 산 못지않다. 태백은 한우로 유명하다. 비록 사육하는 수가 많지 않아 전국적으로 유명세는 타지 못하고 있으나 그 맛은 예술이다. 태백 시내에 한우를 전문으로 하는 고깃집이 많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아 꼭 한번 맛보기를 권한다. 그 중에서 태성실비식당(사진(9)·033-552-5287)의 고기는 특별하다. 마블링(고기에 포함된 하얀 지방)이 적은 빨간 살이 특징이지만 쫄깃하면서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그만이다. 고기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 집이니 꼭 전화를 해보고 가는 편이 좋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60~70년대 ‘국민가수’로 명성 오기택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60~70년대 ‘국민가수’로 명성 오기택 씨

    아빠가 있다. 늘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준다. 하지만 어느새 멀어지기 시작했다.1997년 외환위기(IMF)때였다. 고개 숙인 아빠들이 늘어났다. 며칠동안 방황하다 힘없이 돌아오는 아빠들이 많았다. 이무렵 생겨난 동요가 새삼 생각난다. ‘딩동댕 초인종 소리에 얼른 문을 열었더니/그토록 기다리던 아빠가 문 앞에 서 계셨죠/너무나 반가워 웃으며 아빠 하고 불렀는데∼/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시계바늘을 40년 전으로 돌린다.6·25전쟁의 후유증, 배고픔과 가난으로 아빠들은 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자식들에게만큼은 가난을, 무지를 물려주지 않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꾹꾹 참고 견뎠다. 한(恨)도 그리 많아 두다리 쭉 펴고 잠을 제대로 자본 날이 얼마였을까. 그런 1966년에, 노래 하나가 툭 튀어 나왔다. ‘이 세상의 부모마음 다같은 마음/아들 딸이 잘 되라고 행복 하라고/마음으로 빌어주는 박영감인데/노랭이라 비웃으며 욕하지 마라/나에게도 아직까지 청춘은 있다/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부라보 부라보 아빠의 인생’ 이 노래는 당시 아빠의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듯 전국적으로 급속히 퍼졌다. 이른바 국민가요로 애창됐다. 이심전심, 세월이 지난 IMF때에도 자주 불렸다. 지금도 회갑잔치나 40대 이상의 남성들이 거나하게 술한잔 마시면 단골로 나오는 노래 메뉴 중 하나다. ●해남서 내년부터 ‘오기택 가요제´ 개최 특유의 저음 가수 오기택(64). 분명 한 시대를 풍미했다. 지난 63년이었다. 밤깊은 서울 마포에서 바라본 영등포는 불빛만 아련했다. 은방울자매가 부른 ‘마포종점’의 가사 중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처럼 영등포는 먼 곳이었다. 또 있다. 오죽하면 ‘진등포’였을까. 사람마다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할 정도로 늘 땅이 젖어 있었다. 이럴 때 스무살의 젊은 청년 오씨가 불현듯 나타나 ‘영등포의 밤’을 구성지게 불렀다.‘궂은 비 하염없이 쏟아지는 영등포의 밤/내가슴에 안겨오는 사랑의 물결∼/아 영원히 잊지 못할 영등포의 밤이여’ 한자락 쫙 깔린 바리톤 목소리로 가슴을 후벼 팠다. 당시 영등포 사람들은 거의 ‘애국가’처럼 불렀다. 고단한 민초의 삶을 토해냈고 미래의 꿈과 사랑을 위한 이중주였으니….3년 뒤에는 남궁원·엄앵란 주연으로 같은 제목의 영화가 나왔고 노래를 부른 오씨까지 출연하면서 ‘영등포의 밤’은 공전의 히트를 쳤다. 뿐만 아니다. 오씨는 66년도에만 ‘아빠의 청춘’에 이어 ‘고향무정’‘충청도 아줌마’‘마도로스 박’을 연이어 불러 히트치면서 단숨에 국민가수로 떠올랐다.‘구름도 울고 넘는 저 산아래∼’로 시작되는 ‘고향무정’은 타향살이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향수의 리얼리즘으로 다가갔다. 지금도 명절때 가족끼리 만나면 즐겨 부른다. 또 명사들을 만나 18번이 뭐냐고 물으면 ‘고향무정’을 꼽는 사람이 많다. ‘충청도 아줌마’ 역시 지금의 40대 이상에겐 한두 소절의 가사를 중얼거릴 정도로 친숙해져 있다.‘와도 그만 가도 그만 방랑의 길은 먼데 충청도 아줌마가 한사코 길을 막네∼’ 두번에 걸쳐 10대가수상을 받은 오씨는 그렇게 60∼70년대를 풍미했다. 일본까지 원정갈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가 녹음한 노래만 무려 1000곡이 넘는다. 지금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모든 부와 영예, 인기를 뒤로 하고 외롭게 혼자 재활치료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노래말처럼 ‘아련한 불빛’과 ‘쓸쓸한 여의도 비행장’을 생각하며 회한에 빠져 있다. 이런 그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 두가지가 날아들었다. 첫번째는 전남 해남군에서 내년 10월부터 ‘오기택 가요제’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충청도 아줌마’의 노래비가 곧 세워진다는 것. ●바다낚시 갔다 뇌출혈로 죽을 고비 오씨를 만나기 위해 아파트 문을 노크했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한손으로 벽을 기대며 애써 맞이한다. 오씨는 10년전 6시간의 뇌수술을 받고 깨어나 언어장애와 왼쪽 팔·다리 마비증상이라는 고통을 안고 살아야 했다. 그러니까 1996년 12월30일이었다. 낚시광인 그는 제주 추자도로 혼자 낚시를 떠났다.10일간 낚시할 수 있는 야영 준비물을 챙기고 도착한 곳은 상(上)추자의 ‘염섬’이라는 무인도. 이날 오후 50㎝ 크기의 감성돔 3마리를 기분좋게 낚고 상추자 주민들과 새해 첫날을 맞이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 내일은 폭풍주의보라는 라디오 뉴스가 흘러나왔다. 철수 준비를 서둘렀다. 하지만 오기로 돼 있던 배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루가 지난 31일에도, 그 이튿날에도 배는 오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없어 연락할 방법조차 없었다. 1월2일 아침. 폭풍주의보가 해제됐다는 뉴스를 들었다. 배가 곧 오겠지 하며 다시 짐을 꾸렸다. 이때였다. 갑자기 어지러움 증세와 함께 왼쪽 팔·다리의 힘이 쭉 빠지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운이 없게도 바다쪽으로 경사진 낭떠러지 바로 앞이었다. 게다가 솔잎이 바닥에 널려 있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미끄러져 바다에 떨어질 판이었다. 겨우 오른손을 뻗어 옆에 있는 소나무 가지를 잡았다. 설상가상, 팔에 힘이 점점 빠졌다. 바지의 허리띠를 겨우 풀어 오른손을 소나무에다 칭칭 감았다. 캄캄한 밤이 됐다. 배가 고프면 솔잎으로 허기를 채웠다. 입술이 덜덜 떨릴 정도로 진눈깨비의 추위까지 엄습했다. 아무 노래나 마구 불러댔다. 부처님과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몸 전체가 꽁꽁 얼었다. 낚싯배가 온 것은 1월3일 오전 10시였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오씨는 제주경찰청 헬기로 긴급 후송돼 제주 한라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4일 오후에는 대한항공편으로 서울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다. “뇌출혈이지요. 평소 혈압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했습니다. 해병대에서 고된 훈련을 받았기에 24시간을 버텼다고 생각합니다.” 오씨는 손목의 흉터를 보여준다. 당시 소나무에 감겨진 자국이다. 침이란 침은 다 맞아보고 약이란 약은 다 써봤다고 했다. 독자로 태어나 세살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마저 일찍 작고해 오랫동안 혼자 살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년동안 재활치료하느라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혼을 안 한 후회도 많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향인 해남에서 먹을 것을 조금씩 보내주는 훈훈한 인정이있었다. 치료비는 잘나가던 시절 벌어놓은 것으로 충당했다. ●날마다 헬스클럽서 걷는 연습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체력과 강한 의지로 언어장애는 약간 극복했지만 노래 부를 정도는 아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하루에 한번 동네 헬스클럽에 가서 힘겹게 걷는 연습을 하며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매년 그랬듯이 올겨울에도 쑤셔오는 몸 때문에 태국에 가서 요양할 예정이다. “그때 ‘영등포의 밤’을 불러 영등포 지역의 땅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노래요? 어릴 때부터 잘한다고 했지요. 고복수 선생님이 운영하는 동아예술학원에 들어가면서 가수가 됐습니다.” 오씨에겐 두가지 이력서가 있다. 가수와 골프.80년부터 시작한 골프실력은 88년 제5회 광주CC 챔피언 등 각종 아마추어대회에서 10여차례나 우승을 거머쥐었다. 뭐든지 열심히 해야 한다는 특유의 성미 덕분이다. 나이가 비록 60대 중반이지만 가수로서의 재기의욕도 그만큼 강하다. 노래가 좋아 결혼도 못했다는 그는 잠시 창너머 한강쪽을 바라본다.“정말 아까운 노래들이 많아요. 생전에 팬들에게 보답하는 기회가 꼭 한번 왔으면 좋겠네요.” ■ 오기택이 걸어 온 길 ▲1943년 해남 출생 ▲59년 서울 성동공고 졸업 ▲62년 동아예술학원 2년 수료 ▲61년 제 1회 KBS 주최 직장인 콩쿠르대회 1등입상 ▲63년 ‘영등포의 밤’‘가버린 영아’로 데뷔 ▲65년 해병대 만기제대 ▲67년 제2회 부산문화방송 10대 가수상 수상 ▲75년 한국연예인협회 이사 ▲79년 동협회 가수분과위원장 ▲86∼91년 일간스포츠 초청 연예인 자선골프대회 연속 우승 ▲90년 싱가포르 렉스오픈 아마추어 1위 ▲97년 1월 추자도 인근 무인도에서 낚시 도중 뇌출혈로 쓰러짐 ▲2006년 반야월 가수예술공로상 수상 # 주요 히트곡 ‘아빠의 청춘’‘영등포의 밤’‘고향무정’‘충청도 아줌마’‘찾아온 고향’‘비내리는 판문점’ 등. 현재까지 1000여곡 발표 km@seoul.co.kr
  • 논·밭 관광상품으로 겹풍년 들었네

    “흐드러지게 피어난 메밀꽃 구경오세요.”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 지난봄 ‘청보리밭 축제’가 열려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렸던 이곳에는 청명한 가을 햇살 아래 하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백설을 흩뿌려놓은 듯 펼쳐진 18만 7000평의 메밀밭은 가산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7∼8월에 심은 메밀은 황토구릉을 따라 꽃망울을 터뜨려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메밀밭 사이로 난 산책길을 걷노라면 살랑거리는 메밀꽃 향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메밀밭 가운데 아담한 주막은 길손을 유혹한다. 자리를 잡고 메밀국수, 메밀전, 메밀묵에 막걸리 한잔을 걸치면 가을은 어느새 가슴속에 둥지를 튼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2006 경관농업 메밀꽃 잔치’에는 가을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줄을 잇고 있다.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에는 가족, 연인, 친구, 사진작가 등이 몰려 목가적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이곳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것은 지난해 이 일대가 경관농업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 경관농업은 농민들이 일반 농사 대신 경관이 좋은 작물을 심어 길러 놓으면 정부가 일정 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농민들은 정부로부터 300평당 17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작물도 수확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 특히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음식물과 특산품을 팔아 짭짤한 소득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8만여명이 메밀밭을 찾아 7억 5000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전북지역에는 이같은 경관농업지역이 모두 네곳 98㏊나 된다. 전국 경관농업지역 470㏊의 21%에 이른다. 고창군 부안면 송현리 미당 시문학관 주변은 25농가가 2만 4000평의 농지에 들국화를 심었다. 이달 말쯤이면 노란 감국이 피어나 관광객들을 유혹할 전망이다. 지난 2004년 처음으로 5000평을 심었다가 반응이 좋아 지난해에는 2만평, 올해는 2만 4000평으로 참여 농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메밀밭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들국화 꽃가루, 국화차, 국화주, 토종두부, 복분자, 막걸리 등을 팔아 적잖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올해는 이달 하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열리는 들국화 축제에 7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무대인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혼불문학관 주변 3만 4000평과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석불산영상랜드 주변 3만 9000평에는 추수가 끝난 뒤 유채를 심을 계획이다. 이들 두 곳은 내년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뒤덮이게 된다. 농민들은 경관농업직불금을 받고 유채를 거름으로 사용, 고품질 쌀을 생산하게 된다. 전북도는 경관농업이 예상 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자 자체사업으로 20㏊ 정도를 추가로 추진할 방침이다.전북도 관계자는 “경관농업은 전원생활에 향수를 느끼는 도시민들과 농산물수입개방,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좋은 제도”라면서 “앞으로 도내 모든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창 들국화 경관농업지구 추진위원장 국지호(49)씨는 “경관농업이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직불보조금이 평당 1000원은 돼야만 농가소득을 제대로 보전해줄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달라지는 한가위] 추석때 직장 상사에 선물 “옳지 않아”

    [달라지는 한가위] 추석때 직장 상사에 선물 “옳지 않아”

    수확의 계절,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게 추석의 의미일 게다. 그래선지 연초의 설 때보다도 더 활발하게 선물이 오고 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 직장 동료끼리의 선물 교환은 찾아보기 힘들다. 설사 있더라고 공개적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직장 내 추석 선물에 대한 2030세대의 생각을 들어봤다. # 1. 직장상사가 뭐 선생님이라도 되나 “솔직히 말해 직장에 좀 먼저 들어온 것 뿐이지 선생님은 아니잖아요. 일로 맺어진 인연일 뿐이죠. 그 속에서 존경심이 우러나기는 힘들어요. 요즘 세상은 과거보다 이직도 잦아서 언제 헤어질지도 모르는데….” 대기업 김모(39) 팀장은 직장생활 13년차가 되도록 단 한 번도 회사 상사에게 명절이라고 선물을 해 본 적이 없다. 그에게 상사는 명절 때 정을 주고 받는 상대가 아니다. 그 역시 후배들로부터 선물 받은 기억이 없을 뿐 아니라 기대를 해 본 적도 없다. 김 팀장은 “만날 보는 사이끼리 명절 때 선물 주고 받는 게 얼마나 어색한 일이냐.”면서 “씁쓸하긴 해도 영원한 원수도 친구도 없다는 현실의 반영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30대 후반의 생각이 이럴진대 20대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외국 생활을 오래한 직장인 김모(28)씨는 “명절이라고 상사한테 선물을 보낸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사내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거래업체와 추석이나 설이라고 해서 선물을 주고 받아선 안 된다고 했다.”면서 “마찬가지로 직장 내부에서도 선물을 주고 받는 데 아무런 대가가 없기는 힘들기 때문에 선물 주고받기는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했다. # 2. 선물은 연말에 한다 대기업 과장 차모(38)씨는 직장 상사와 무언가를 나눌 수는 있겠지만 그 시점으로 추석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연말쯤 간소한 선물로 상사를 포함한 팀원들과 정을 표시하고 있다.“추석이란 게 사실 미국 추수감사절처럼 한해 농사 잘 된 것 자축한다는 의미가 강하잖아요. 농사짓는 분들에겐 의미가 크겠지만, 요즘 직장인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회사의 한 해를 마무리짓는다는 차원에서 직장인들에게 의미있는 때는 사실 연말이죠. 한해 동안 수고했다는 표현으로 작은 메모와 함께 재미있는 선물을 주고 받으면 서로 부담없고 좋더군요.” # 3. 솔직히 정말로 돈이 없다 경제적인 이유도 크다. 샐러리맨들의 주머니 사정이 가멸었던 적이 언제 있었겠는가마는 오랜 경기침체도 직장인들의 선물 인심을 더욱 박하게 만든다. 중소기업 직원 황모(28·여)씨가 딱 그런 경우다. 황씨는 상사가 여러 명이다 보니 누구에게는 하고 누구에게는 안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다. 그는 “가족과 친지의 선물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벅찬 마당에 직장 선배들까지 챙기다 보면 지갑이 거덜난다.”면서 “이번 추석도 그냥 이메일이나 한통 보낼까 하는데, 추석 보너스도 안 나온 사정을 주위 분들이 이해해 줄 것”이라고 했다. # 4. 아부하는 걸로 비쳐지면 어떡해요 남의 시선에 대한 의식도 작은 것 하나 건네는 걸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바닷가가 고향인 최모(31)씨는 “평소 고향에서 부모님이 미역이나 김 등 해산물 좋은 것이 나오면 직장 상사들에 드리라며 보내시는데 보는 눈도 많고 해서 회사에 갖고 오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아부형 인간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작은 정성 하나 건네는 데도 장애물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3년차 대리 정모(29·여)씨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적이 신경 쓰인다. 그는 “굳이 나만 따로 선물을 해서 ‘잘 보이려고 한다.’는 식의 눈총을 받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래도 명절을 그냥 넘어가기는 좀 뭣해서 팀 전체적으로 돈을 모아 지난 주말 팀장에게 넥타이핀을 선물했다.“따로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개인적인 관계를 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무리 개인적인 존경심이나 애정에서 우러난 것이라고 해도 자칫 ‘왕따’가 되는 수가 있어요.” # 5.“그래도 할 사람은 한다” 그래도 하는 사람도 있다. 공무원 6년차인 조모(32)씨는 집안 어른들 선물보다 직속 상사의 선물에 더 신경을 쓴다.“추석은 묘하게도 인사고과 평가시즌과 맞아 떨어집니다. 한해 풍년 자축하는 추석 때 잘못 했다가는 정말로 직장에서의 한해 농사 망치게 되는 거죠. 다들 서로 ‘난 안한다’고 하지만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가 있어야죠.”공무원들은 통상 10월 말이 인사고과를 정리하는 시점이다. 조씨는 “옛날처럼 전입 순으로 진급하던 시절도 아닌 상황에서 승진을 초월한 사람이 아니라면 추석인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렇게 살풍경스러운 상황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도 적잖다. 중소기업 직원 김모(37)씨는 처음 입사했을 때가 그리워지기도 한다.“10여년 전 입사 때만 해도 추석이나 설날이면 오후 느지막이 부장 댁에 모든 부원들이 작은 선물 하나 사들고 가서 음식을 함께 하며 술도 한잔 걸쳤던 기억이 난다.”면서 “그 정도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회사 직원들간 명절 나는 풍습은 이래저래 비인간적인 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규 서재희기자 whoami@seoul.co.kr ■ 추석선물 변천사 알아보니 추석 때 선물을 주고 받는 일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신세계백화점이 1965년 이후 추석 선물세트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선물용 상품´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것은 70∼80년대 사이다.50년대와 60년대 초만 해도 추석선물은 계란, 찹쌀, 고추, 소고기, 돼지고기 등 수확한 농축산물을 직접 방문해 전달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상품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65년 라면 50개들이 한 상자, 맥주 한 상자, 세탁비누 30개 세트, 전기냄비, 다리미 등이 선물로 팔리면서부터다. 특히 ‘삼백(三白)산업’의 하나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설탕이 고급 선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그래-뉴설탕’이라는 이름의 6㎏(780원),30㎏(3900원) 상품이 최고급품으로 꼽혔다. 70년대 들어 식생활과 무관한 화장품, 여성 속옷, 양산 등이 추석 선물로 각광을 받았다. 동서식품의 ‘맥스웰 커피세트’는 다방문화, 커피문화의 신호탄이었고 라디오와 흑백TV, 콜라와 과자가 선물로 보편화됐다. 70년대에는 학용품이 당시 국민학생용 추석선물로 인기를 끌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배달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방문해 선물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이용 선물도 준비를 해가야 했던 이유가 큰 것으로 보인다.76년 가격으로는 연필세트가 150∼300원, 연필·필통세트가 350∼400원, 가방이 2200∼3000원에 판매됐다. 추석 선물세트가 본격적으로 다양해진 것은 80년대 들면서다.70년대까지 1000여종에 불과했던 게 3000여종으로 확 늘었다. 식생활의 고급화를 보여주듯 200여종에 불과하던 식품 선물세트가 1000여종으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넥타이·지갑벨트세트·스카프·와이셔츠 등 신변 잡화용품이 700여종으로 증가했다. 90년대의 추석선물은 고가제품과 실용적인 중저가 선물세트로 양극화됐다. 저가 ‘할인점 선물세트’가 보급된 반면 96년 이후 고가의 수입양주는 선물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등극,130만원을 넘는 ‘레미마틴 루이14세’ 양주와 100만원을 넘는 영광굴비 등 호화 선물들도 나왔다. 선택성, 간편성, 편의성 등 이유로 선물 대용이 된 상품권이 94년 4월 본격 발행돼 점차 이용도가 높아졌다. 2000년대 추석선물은 양극화 현상의 연장으로 분석된다. 고가 백화점 상품과 할인점 중저가 선물세트가 주류가 되고, 상품권이 대표적인 선물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와인 세트가 위스키 세트를 물리친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전통적인 한국 명절에 와인은 물론 치즈나 트러플(송로버섯) 등 세계적인 진미상품이 선물로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IQ 210의 천재소년서 야학교사로 김웅용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IQ 210의 천재소년서 야학교사로 김웅용씨

    인생에 있어서 숫자란 과연 무엇일까. 태어나고 죽음이 다들 같을진대 굳이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을 가려내는 것도 틀에 박힌 숫자의 장난은 아닐까. 문득 생각해본다. 묘비의 글을 ‘진달래가 만발한 봄날 태어났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어느 청명한 가을날 조용히 잠들다.’라고 하면 어떨지. 지능지수(IQ) 210, 흔치 않은 숫자다. 그래서 사람들은 천재라 했다.1980년도판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의 지능지수로 등재될 정도였다.5세에 4개국어를 구사하고,6세때 일본 후지TV에 출연, 수학 미적분을 척척 풀어냈다.7세까지 청강생으로 한양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고 8세때 미국 항공우주국(NASA) 초청으로 콜로라도 주립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12세부터는 5년간 NASA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당시 언론은 연일 ‘신동’‘대단한 천재소년’으로 보도했다. 그러던 78년, 갑자기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한 천재는 81년 지방대인 충북대에 입학했다. 언론과 주위에서는 ‘실패한 천재’로 표현했다. 전공 역시 물리학에서 스스로 토목공학으로 바꿨다. 그뒤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다 현재는 충북개발공사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낸다. 최근 그는 세계 3대 인명사전, 즉 미국인명연구소(ABI)의 ‘21세기 위대한 지성(Great Minds of the 21st Century)’에, 미국 마퀴스 세계 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3판과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가 선정하는 ‘21세기 우수 과학자 2000’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그러자 언론은 ‘60년대 신동’이 ‘세계의 지성’으로 인정받았다고 보도했다. 김웅용(44)씨. 귀국하기 전까지 천재라는 ‘박제’ 속에 살았다. 주위 시선도 내내 부담스러웠고 인명사전 등재도 정작 본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저 ‘보통 사람’이고 싶었고 그렇게 사는 게 행복이라고 했다. 알고 보니 그는 3년째 야학교사로 남모르게 봉사활동하고 있다. 직장인으로, 아이 둘을 키우는 평범한 가장으로 살면서 미처 배움의 기회를 놓친 50∼60대의 아주머니들을 위해 아름다움을 베풀고 있는 것. 쇄도하는 언론 인터뷰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거부하는 그에게 ‘진실한 인생 얘기 한번 해보자’며 설득했다. 지난달 27일 낮 그가 다니는 직장 근처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청주시 사창동에 위치한 ‘성암야학’입니다. 중학과 고교과정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나이든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이죠.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2교시를 가르치는데 과학과 수학을 맡았습니다.” 야학교사가 된 동기가 궁금했다. 충북대학에 다닐 적에 ‘청심회’라는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대학 졸업후에는 이 대학에서 시간강의를 맡게 됐는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야학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지원했다. 그러나 야학교사의 기준이 ‘대학 재학생’으로 정해져 있어 탈락했다.3년 뒤 어느날 규칙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어 다시 지원했다. 자신이 초·중·고교과정의 검정고시를 거쳤기에 누구보다 그 심정을 잘 알고 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됐다. 그렇게 시작된 지 3년. 나이든 제자들도 많다. 그는 “합격한 아주머니가 휴대전화 메시지로 ‘소주 한잔 사겠다.’는 연락이 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면서 어른들도 영어나 수학 등 암기과목을 싫어하더라며 빙그레 웃는다. 아울러 야학교사들 중에는 대학 제자들도 있으며 비록 열악한 환경일지라도 만학의 자세가 다들 진지하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어른 분들을 가르치다 보면 오히려 배우는 것도 많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화제를 바꿔 ‘천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무엇이냐고 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숫자로 성적 매기는 것, 그리고 공부를 얼마만큼 빨리 하느냐 등등 자꾸 비교하는 것, 또 천재가 왜 그 대학에 안 가고 지방대학에 갔느냐 하는 시선들이 정말 싫었다.”고 털어놨다. 충북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그 자체로 봐줘야지 자꾸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느낌이 못마땅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일부 사람들이 “연세대 나온 부인이 충북대 졸업한 사람과 어떻게 결혼했느냐.”고 질문할 때는 정말 황당했단다. 자신은 현재 가정적으로나 직장에서 행복과 보람을 만끽하며 지내는데 그런 식의 편견을 접할 때마다 많은 실망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숫자나 성적순이 결코 행복이 아닐 텐데 왜 자꾸 이상한 잣대로 평가하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영재교육과 관련,“우리나라의 영재학교는 자기실력을 계발하는 곳이 아니라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수단이 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다 보니 영재학원이 난립하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소질이 어디에 있는지 관찰하고 기다려주지도 못한 채 그저 박제된 틀에 밀어넣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이를 무조건 소문난 피아노학원에 보내면 한두달 뒤 아이는 ‘손가락 아파서 못하겠다’는 광경이 그렇다고 했다. 또 “1∼100까지 써오라는 숙제를 왜 그렇게 많이도 주는지….”라고 덧붙였다. 김씨 자신도 뼈저리게 경험했듯이 또래 집단과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시킨다고 될 일이 아니며 오히려 역효과만 초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영어단어 암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배워야 하는 까닭을 알려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끔 똑똑한 아이들이 자살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김씨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초·중·고교 과정을 거치지 않고 미국에 건너갔다. 주위의 부추김과 화려한 시선에 짓눌려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어린 나이에 홀로 된다는 것도 그렇지만, 매일 쳇바퀴처럼 꽉 짜여진 일정 속에서 대학원 공부를 해야만 했다. 이어 NASA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할까’ 하는 회의감에 빠졌다.NASA에서는 ‘계산과 예측’에서 천재성을 발휘하는 그의 재능을 필요로 했다. 결국 미국에서의 모든 ‘특권’을 포기하고 스스로 귀국결심을 했다. 이후 끌려다녔던 시절을 뒤로 하고 다시 처음부터 목표를 세워 진정한 자신의 길을 걸었다. 초·중·고 검정고시를 연이어 치렀다. 이때에도 천재가 검정고시를 보느냐며 언론에서는 카메라를 들이댔다. 이 때문에 20점 만점에 13점밖에 못받았다고 했다. 어린 시절 학교를 건너 뛰다 보니 검정고시 보면서 생소한 것을 많이 접했다. “노천명의 시 중에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은 어느 동물인가요’ 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사슴과 기린 중 기린에 동그라미를 쳤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사슴이더군요.” 이런 과정을 거친 후 김씨는 자신을 특별하게 봐주지 않는 지방대에서 비슷한 또래들과 어울리고 봉사활동하며 모처럼 인간다운 참맛을 체험했다. 김씨는 요즘 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직장에서의 무한한 기대감, 그리고 8명의 팀원들과 동고동락하는 생활이 무척 만족스럽다고 했다. 천재라는 말도 잊은 지 오래고, 또 잊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주위에서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부러웠다.”고 했다. 충북대 재학시절 원주고 출신들과 자주 어울렸는데 나중에는 동창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허용해줘 너무 고마웠단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원주고 교가를 배웠고 원주고 25회 모임에 나갈 자격증(?)까지 땄다며 밝게 웃었다. 부인이 연세대 연구교수(인지과학)로 재직 중이어서 주말부부로 청주에서 지낸다. 충북대 봉사활동 중에 부인을 만났으며 슬하에 아들만 둘을 두었다. 초등 2년생인 첫째는 운동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라고 귀띔한다. 건국대와 이화여대 교수였던 부모는 정년퇴임하고 서울에서 살고 있다. “어떤 맞춰진 틀에 사는 것이 과연 인생일까요? 지금 이대로가 진실이고 가장 행복합니다.” ■ 그가 걸어온 길 ▲1962년 서울 출생 ▲66년 한양대 물리학과 특별입학 ▲69년 건국대 4년 편입 ▲70년 콜로라도대학원 물리학과 입학 ▲74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선임연구원 ▲78년 귀국, 이후 초·중·고교 검정고시 합격 ▲81년 충북대 토목공학과 입학 ▲85년 동대학 졸업 ▲91년 육군병장 만기제대 ▲98년 동대학원 토목공학 박사학위. 이후 충북대 시간강사, 카이스트 대우교수,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위원 근무 ▲2006년 7월∼현재 충북개발공사 근무 km@seoul.co.kr
  • ‘꽃뱀’과 동업한 교감선생님

    주식에서 1억원을 잃은 현직 교감이 ‘꽃뱀’을 동원해 동료교사로부터 수천만원을 뜯어냈다가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동료 남자교사를 유인해 성 관계를 맺게 한 뒤 6000여만원을 갈취한 김제 모초등학교 교감 K모(57)씨와 일당 3명 등 4명에 대해 공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K씨는 지난 6일 전주 모 식당으로 친구처럼 지내던 교사 A모(54)씨를 “술 한잔하자.”며 불러내 공범인 B모(36·여)씨를 동석시켜 술에 취한 A씨와 모텔에서 성관계를 갖도록 유도했다. K교감은 남자 공범 2명을 모텔 방으로 보내 불륜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한 뒤 A씨에 접근,“상대편 남편이 7000만원을 요구한다.”며 6000만원을 받아냈고 이 중 1800만원을 가로챘다. 경찰은 ‘현직교사가 꽃뱀에 걸려 수천만원을 뜯겼다.’는 정보에 따라 수사에 들어갔었다.전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길섶에서] 그리운 금강산/우득정 논설위원

    ‘누구에 주제런∼가 맑고 고운∼산’ 잠결에 목이 말라 눈을 뜬 순간 창 너머로 ‘그리운 금강산’ 노래가 들린다. 머리맡 시계바늘은 새벽 2시30분을 가리킨다. 한잔 걸친 듯 노래가락은 중간중간 이어졌다 끊어진다. 다음날 출근길에 아파트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건너편 동에 홀로 사는 50대 중반 아저씨란다. 낮에는 누구와 마주치기만 해도 먼저 눈길을 피할 정도로 수줍음을 타는데 술만 한잔 들어갔다 하면 아파트 단지 입구부터 집에 다다를 때까지 그리운 금강산을 불러제친다고 했다. 그것도 가을부터 겨울까지. 어느 공휴일 그 아저씨가 산다는 동 앞에 자리를 잡고 감시하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간밤의 숙취가 채 가시지 않은 꾀죄죄한 모습의 50대 남자가 현관 입구에서 나온다. 직감적으로 그 주인공임이 느껴졌다. 거리를 두고 어슬렁거리며 따라가니 놀이터의 그네에 엉덩이를 걸친다. 그러곤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곤 하늘을 향해 긴 한숨과 함께 연기를 내뿜는다. 슬그머니 다가가자 이유를 안다는 듯 먼저 내뱉는다.“내 집사람이 생전에 무척 좋아했던 노래라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위대한 유산(XTM 낮12시 30분) 이보다 더 좋은 캐스팅이 없다 싶을 정도로 임창정과 김선아의 매력이 듬뿍 묻어나는 영화. 혼자서도 잘 놀지만(?) 두 배우의 앙상블도 기대 이상이다. 미심쩍은 상황도 두 배우가 연기해버리면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덜그덕거리는 대목이 아주 없진 않지만 그 정도만 해도 단순 ‘조폭 코미디’수준은 훌쩍 뛰어넘는다. 각자의 집에서 형수와 언니로 출연한 신이와 조미령의 감초 연기와 김선아에게 마음을 품고 있던 중국집 배달원 공형진의 맹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우아한 백수와 백조를 ‘참칭’하는 세력 창식(임창정)과 미영(김선아)은 하루하루가 바쁘다. 하는 일 없이 노닥거리니, 좋을 턱이 없는 주변 시선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디오 가겟집 딸 미영은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배우를 꿈꾼다. 창식은 조금만 눈높이를 낮추면 일할 수 있는데도 눌러붙기, 빈대붙기로 허송세월이다. 그러니 얼마나 주변 시선이 따가울까. 버티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품은 절대 기 죽지 않는 배짱. 이것 하나는 그 누구보다 단단하게 품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조폭이 저지른 뺑소니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곧 이어 증인을 인멸하려 드는 조폭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선 심각하다기보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만발한다. 인터넷 소설 ‘백조와 백수’를 모티프로 삼았다는데 단순한 코미디로도 볼 수 있지만 빈털터리에 눈칫밥이나 먹고 살아야 하는 청년실업자에 대한 페이소스가 보통은 넘는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로 가면서 출생의 비밀과 ‘위대’하다기보다 ‘거대’한 유산에 집착하는 쪽으로 두 배우들의 동선이 쏠리는 것은 ‘로또 열풍’이나 ‘바다 이야기’ 같은 퇴행적인 한탕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찜찜함도 남긴다. 오상훈 감독의 데뷔작. 오 감독은 후속작 ‘파 송송 계란 탁’에서도 임창정과 호흡을 맞췄다.2003년작,11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머시니스트(KBS2 밤 12시25분) ‘아메리칸 싸이코’의 연쇄살인범,‘이퀄리브리엄’의 건카터 액션으로 눈에 익은 크리스천 베일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 1년 정도 불면증에 시달린 기계공 트레버 역을 소화하기 위해 하루 사과 한알, 커피 한잔으로 30㎏가량 감량했다. 이런저런 스토리도 있고 반전도 있지만 뭐라해도 영화의 압권은 산업화사회 육체노동자의 모든 것을 몸뚱이 하나로 드러내보이는 트레버라는 캐릭터 그 자체.2004년작,101분.
  • [이현세 만화경] 하늘에서 외치다

    [이현세 만화경] 하늘에서 외치다

    비행기는 빠르다. 빠르기도 하지만 막힐 일이 없어서 제 시간에 도착한다. 그래서 바쁘거나 명절이면 사람들은 기차나 자동차 대신 비행기를 탄다. 그러나 비행기 사고는 터졌다 하면 제로게임이 된다. 그래서 비행기가 하늘에서 헤매고 다니면 정말 무섭다. 내가 아는 유명인사 한 분은 평생 비행기나 배를 타지 않는다. 배는 깊은 곳으로 임할까봐 두렵고, 비행기는 낮은 곳으로 임할까 무서워하는 것인데, 당연히 해외여행은커녕 그 흔한 제주도 여행 한번 해보지 못했다. 그뿐이 아니다. 이 분은 장거리 자동차 여행도 노생큐다. 부산 출장을 갈 때면 이 분은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시고 운전기사는 혼자 날듯이 고속도로를 달려서 부산역에서 이 분을 모셔야 한다.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가끔은 이분의 마음이 정말 이해될 때가 있다. 얼마 전에 경주에 갈 일이 있었다. 일요일 당일 오전 급한 약속. 금요일에 일요일 당일 8시25분 K항공 김포발 울산도착 비행기를 예약했다. 그런데 금요일 밤에 시작된 비는 월요일 아침까지 전국을 공습할 것이라고 방송 3사 일기예보는 호들갑을 떨며 겁을 팍팍 주고 있었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아파트 밖을 보니 과연 가는 빗줄기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걱정이 되어서 KTX를 탈까 하고 공항에 예약취소 전화를 하니 비행기는 걱정 없이 잘만 뜨고 내린다니 할 수 없다.6시30분.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7시20분. 공항도착. 택시요금은 2만 8000원. 가볍게 식사를 하고 다시 확인했지만 비행기의 출발과 도착은 이상 무! 모처럼 만나는 경주 친구는 새벽잠도 마다하고 1시간이나 걸리는 울산공항까지 마중을 나온다 하니 모든 것이 너무도 행복했다.8시30분. 비행기는 하늘을 차고 올랐다. 안전벨트 매고 커피 한잔 얻어먹고 설친 잠에 몇 번 기지개를 펴니 15분후 울산공항도착이라는 기내방송이 있었다. 역시 비행기는 빠르다. 창밖을 보니 맑은 하늘 아래 짙은 구름이 두꺼운 솜이불처럼 깔려있다. 드디어 비행기는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좋지 않다. 이상기류 탓인지 계단에서 헛발 딛는 곰처럼 비행기가 뚝뚝 뛰어내리더니 곧 기체가 와드드드… 정신없이 흔들린다. 창밖을 보니 쏟아지는 비와 안개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하늘로 살기 위해 숨 가쁘게 온 몸을 경련하며 솟구친 비행기는 상공을 허우적대며 몇 바퀴 돌더니 결국 기장의 뚱한 기내방송이 나왔다. 본 비행기는 울산공항의 갑작스러운 이상기류와 폭우로 부득불 대체 공항인 김해 공항으로 향하고 있으니 승객 여러분들의 이해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승객여러분의 안전을 위해서라는 친절한 해설과 함께. 갑작스러운 이상기류라니? 금요일부터 일기예보를 했는데.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니? 누가 강제로 뜨라고 했나. 눈을 감고 겨우겨우 열을 식히고 있는데 다시 기체가 투둑툭 떨어지더니 “와드드드… 덜컹 덜컹!” 시골 소달구지처럼 기체가 인정사정없이 흔들리고 빨간 비상등이 급하게 번쩍이며 죽는다고 울부짖는다. 어이쿠, 결국 예서 죽는구나! 급히 창밖을 보니 역시 폭우 속에 구름인지 안개인지 비행기 날개를 허연 귀신들이 사정없이 휘감는다. 승객들은 완전히 쫄아서 하얗게 질린 얼굴에 누구하나 말이 없다. 이때 구원처럼 다시 기장의 기내방송이다.“김해 공항 역시 착륙이 불가능해서 이 비행기는 다시 서울 김포 공항으로 갑니다. 아울러 이 조치는 오로지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 미안한 기색은 별로 없다. K항공도 여기까지 기름값 날린 것 아니냔 말이다. 새벽 6시30분에 집을 나와서 구만리 하늘을 헤매다 다시 김포에 도착하니 시간은 10시30분이 넘었다. 퉁퉁 불어서 비행기문을 나서는데 스튜디어스는 안녕히 가시란다. 미안합니다라고 무릎을 꿇어도 시원찮을 판에… 죽다 살아난 승객들은 완전히 기가 죽어서 가방 챙겨 내리기 바쁘다.15번 매표창구였던가? 환불하러 가니 이번엔 잔돈이 없으니 1번에서 10번 창구에 가서 바꾸란다. 이번엔 그래도 미안하다는 말은 덧붙였다.10번 창구까지 걸어가는 길은 10리나 되었다. 다시 집까지 돌아오는데 또 택시비 2만 9000원. 부랴부랴 내차에 올라타고 시동을 거니 오후 1시였다. 미친놈처럼 차를 몰아 경주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약간 넘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항공기 회사는 무법자다. 그날 K항공은 이렇게 얘기해 주었어야 정상이다. 타기 전 공항에서는 “ 오늘 악천후가 예상되어 비행기가 결항될 수도 있으니 손님께서는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물론 페널티는 없습니다.” “지금은 괜찮지만 일기예보상 비행기가 많이 흔들릴 수도 있으니 노약자와 심약자는 탑승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라고 얘기해야 하고 또 회항했을 때는 “저희 불찰로 기내에서 많은 불편을 드려서 죄송하고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리지 못해서 참으로 더욱더 죄송합니다.” 정도는 해야 한다. 그리고 날아간 시간까지는 그렇다 치더라고 최소한 왕복 택시비는 지불해야 하지 않느냐 말이다. 앞으로 비바람 일기예보가 있으면 가능한 한 비행기를 타지 않을 셈이다. 안개 낀 날이나 눈보라치는 날에도 가능하면 기차를 탈 생각이다. 그러나 제주도를 갈 때는 어떡하나 걱정이다. 배는 괜찮을까요, 여러분. 해외를 갈 때면 또 어떡하나. 혹시 나도 이것저것 다 피하다 보면 그 유명 인사처럼 되지나 않을까 정말 걱정이다. 만화가
  • “너무 배고파 햄버거 사러가다…”

    세계적 호텔 체인인 ‘힐튼가’의 상속녀이자 할리우드의 사고뭉치인 패리스 힐튼(25)이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오전 0시30분쯤 할리우드 지역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SLR맥라렌을 몰다 경찰에 적발됐다고 전했다. 그녀의 혈중 알코올농도 수치는 0.08%. 힐튼은 곧바로 구금됐다가 동생 니키 등이 보석금 5000달러를 낸 뒤 석방됐다. 힐튼은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하루종일 식사를 하지 못했고 자선파티에서도 마가리타 한잔만 마셨다.”면서 “너무 배가 고파 햄버거를 사러가다 과속하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힐튼은 90일 동안 면허가 정지되며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에 참석해야 한다. 섹스비디오 공개, 과다 노출, 동료 연예인과의 불화 등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힐튼은 지난주 앨범을 발매했지만 현재까지 판매량은 7만 5000장에 불과하다.열렬한 ‘파티광’인 힐튼은 올해 초 한 파티기획자에게 분노의 전화를 퍼부은 혐의 등으로 법원의 접근 금지명령을 받기도 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女談餘談] 386 의원에 보내는 한 선배의 고언/구혜영 정치부 기자

    오랫동안 재야운동에 몸 담았던 한 50대 선배가 “요즘 가슴이 먹먹하다.”며 ‘서글픈’ 심경을 전했다. 저문 강이 내려다 보이는 9월 초가을, 서울 마포의 한 커피숍에서 선배는 간간이 눈물마저 보였다. 개혁 세력이 이처럼 통째로 거부당한 적이 없다는 것이 ‘슬픔’의 실체였다. 저 엄혹했던 80년대를 지나치면서 마른 빵으로 끼니를 때우던, 칠흑 같이 어두운 시절을 말할 때도 “이렇게 좋은 날이 빨리 올 줄은 몰랐다.”며 환하게 웃던 선배였다. 지금은 아침에 눈뜨면 “오늘 하루도 얼마나 슬프게 살아야 하나.”는 생각부터 든다고 한다. 연이은 선거 패배와 바닥까지 내던져진 지지율. 초로의 선배는 개혁세력의 현주소를 하나하나 짚어내려 갔다. “그래, 집적된 실패도 있지. 앞선 정부가 주문만 해놓고 계산서는 모두 참여정부에 던져진 탓도 있을 거야. 옳은 길도 많아. 자기 팔 잘라가며 정경유착 고리끊고 폭압적인 권위도 무장해제시켰지.” “근데 국민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니야. 빵 달라는데 도덕 교과서 주고, 살기 힘든데 공자 같은 소리만 하고, 사려깊지 못한 말로 오장육부나 뒤틀어 놓는데 어떻게 마음이 가겠냐고. 쫓기는 수배자 손에 돈 쥐어주고, 안방 내주며 ‘386’이라는 이름을 쥐어준 그 국민들 생각하면 젊은 정치인들, 적어도 골프장 안 가면 안 되나.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땅에서 큰 차 굴리며, 하루종일 허비하고 골프 치는 거, 그거는 말이야,‘나는 민주화의 세례만 받았다.’는 항변이나 마찬가지야. 그 시간이면, 오징어가 흉작기라는데 동해안 가서 배도 타고, 허리 굽혀 벼베기도 하면서 막걸리 한잔 마실 수 있잖아. 이 정도라도 해야 구정치와 다르게 상큼한 정치한다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도리를 못하는 거야, 도리를….” 선배는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단다. 건강하라는 당부와 함께 “최악의 정치는 형벌로 백성 다스리는 거고 좀 덜 나쁜 정치는 물질적 이익으로 유인하는 거야. 마음으로 다스릴 줄 알아야지.”라는 말이 던져졌다. 사마천의 ‘사기’에만 나오는 경구가 아니길 바라는 선배의 심경이 가슴을 흔들었다. 구혜영 정치부 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합의제식 국정운영 필요하다/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오륙도 사오정’에서 시작해 지난봄 부장 승진의 의미와 배경을 풀어내던 녀석이 전화를 받은 것은 계곡물에 담가 놨던 소주 한잔하고, 막 끓어오르기 시작한 어죽을 한 술 뜬 때였다. 잠깐 다녀가야겠다는 사장님의 긴급호출이었다. 한밤중이 돼서야 돌아온 친구의 표정은 예상과 달리 득의양양이었다. 별것도 아닌 일로 휴가 망쳤다는 투덜거림이 오히려 명랑했고, 그래도 내가 없으니 뭔가 차질이 있는 것이 고맙고 반갑더라는 취지의 장광설이 한참이나 이어졌다. 엊그제 신임 교육부장관이 내정됐다. 사실상 공석 상태가 시작된 7월21일부터 치면 거의 한달 반 만이다. 부총리직으로 격상된 2001년 1월 이후만을 보면 약 9개월(전체는 약 14개월)이었던 평균 재임기간이 참여정부 들어서는 6개월도 채 안 된다. 관료들은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이 들리기도 하지만, 이 정도면 겁나는 상황이 아닌가? 설마 ‘백년대계’를 도모하는 그 큰 장관직과 그 누구든 장관이 있으나 없으나 별 문제가 없지는 않을 터이고, 오너가 아닌 월급쟁이들, 특히 공무원들에게 제일 민감한 부분이 ‘자리’인데 말이다. 대통령의 인사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야당과 언론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통령과 여당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모습은 안쓰럽기조차 하다. 선거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여당은 국민 정서와 여론을 이유로 극구 반대하고, 청와대는 늘 적정한 인사라는 해명과 함께 장관 임명은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속한다는 명분을 제시하면서 강행하는 분란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장관 임명권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인가? ‘원래부터 특정한 대상 또는 주체에게만 주어져 있는’이라는 국어사전적인 뜻에 따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고유권한’을 여당을 포함해 누구와도 협의할 필요도 없고, 어떤 견제도 받지 아니하는 독점권한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군주제 하에서라도 적절한 개념이 될 수 없다. 대통령 중심의 정부 형태에서 대통령 단임제는 ‘민주적 정당성과 권한 및 정치적 책임의 크기 간의 비례관계 유지’라는 민주주의 원리의 핵심 명령을 헌법 규범과 제도에 의해 담보하지 못한다. 많은 부분이 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구도나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등의 유동적인 정치상황에 달려 있다. 인사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결정권한은 제도적으로 확정돼 있는데, 대통령의 권력자산과 정치적 책임의 주체로서의 위상은 임기가 지남에 따라 급격하게 위축되고, 결국 단임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은 개인의 인격화된 책임과 역사에 대한 책임으로 변화된다. 국정운영의 공과에 대한 평가와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여당의 몫이다. 또한 선거를 통해 확보한 민주적 정당성의 크기가 임기 중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하는 것도 대개는 낙관적인 가정이고 희망사항일 뿐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요즘같이 집권 후반기에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극히 저조한 상황에서는 더욱 심화되고, 이 경우 여당의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다음 두 가지뿐이다. 장관 등 요직에 대한 인사권을 포함해 권력을 공유하는 일종의 합의제식 국정운영 방식을 도모하거나, 아니면 책임의 단절과 분리를 위해 공조체계를 파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이 강요되는 정국이 헌법의 예상범위 안에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현재의 정치 현실에 맞추어서 민주헌정제도의 운용방향을 고민해 보면 답은 자명하다. 국정의 안정성과 효율성만을 고려해도 전자가 더 나은 것은 물론이다. 더욱이 대통령 스스로 소위 레임덕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여당이 장관 인사와 관련해 적극 반대의견을 개진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정치적 책임의 크기에 부합되는 당연한 권한지분의 행사다. 이에 대한 반박의 논거로 주장될 수 있는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권한’은 없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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