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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자의 심장에 스며든 온기…삶의 의미를 일깨우다

    살인자의 심장에 스며든 온기…삶의 의미를 일깨우다

    65세. 여성. 살인청부업자. 짤막한 설명만으로도 도무지 평범하지 않을 것 같은 삶의 기운이 풍긴다. 무대 한쪽에서는 조용히 방역(살인)이 이뤄지고 좁은 골목길을 겨우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처럼 한쪽에서는 따뜻한 보통의 삶이 슬몃슬몃 비친다. 삶과 죽음, 빛과 어둠이 한데 뒤엉킨 현실 세계의 수많은 찰나가 스쳐 가는 동안 살인청부업자는 비로소 못다 했던 삶의 쓸모에 대해 생각한다. 심장에 서서히 스며든 온기와 함께. 구병모 작가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파과’는 보기 드문 캐릭터인 늙은 여성 청부업자가 등장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변화를 마주하게 된 살인청부업자 ‘조각’의 삶을 긴장감 있게 좇으며 인생의 의미를 일깨운다. 살인청부업자로서 늙어버린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당혹스럽지만 그보다 조각을 당황하게 하는 건 마음의 태도다. 평생 정(情)이라고는 모르고 살았던 차가운 심장을 지녔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조금씩 주기 시작하면서 부정하고 싶은 변화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타인을 죽여야만 자신이 사는 인생을 평생 살아온 조각에게 이런 상황은 낯설고 난감하기만 하다.조각의 삶에는 두 축의 세계가 엮여 있다. 20년 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조각을 쫓는 투우를 포함한 방역업자들과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강 박사와 그의 가족이다. 강 박사네 가족을 통해 조각의 마음에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삶에 대한 그리움이 번지고 그들의 삶을 자신의 것처럼 지켜주려고 나선다. 투우는 어릴 적 마주했던 조각이 남긴 어지러운 감정들의 퍼즐을 맞춰야 하지만 자신의 기대와 달리 점점 변해가는 조각을 보고 실망하게 된다. 뮤지컬은 소설의 흡인력 넘치는 문장들을 무대 예술로 탄탄하게 바꿔놓으면서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원작 소설이 조각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것을 뮤지컬에서도 내레이션 등을 통해 조각의 목소리를 극대화했고 어린 조각과 늙은 조각을 같은 무대에 등장시키면서 관객들이 조각의 내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무대 장치를 다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원작의 풍성한 서사를 담아낸 동시에 실감 나는 영상이 작품의 배경을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한다. 강렬한 음악 역시 귀를 사로잡는 요소다. 살인청부업이 직업인 늙은 여성을 통해 ‘파과’는 삶과 죽음, 존재의 의미에 대해 다른 작품보다 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가 전하는 ‘착하게 남을 돕고 살자’는 주제는 어찌 보면 뻔하지만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이 뻔하지 않아 작품성이 돋보인다. 살인청부업을 소재로 하는 만큼 긴장감 있는 액션도 볼거리로 꼽힌다.제목 ‘파과’는 한자에 따라 부서진 과실(破果)이나 여자 나이 16세(破瓜)를 의미한다. “우리 모두 깨지고 상하고 부서져 사라지는 ‘파과’(破果)임을 받아들일 때, 주어진 모든 상실도 기꺼이 살아내리라 의연하게 결심할 때 비로소 ‘파과’(破瓜)의 순간이 찾아온다”는 설명처럼 삶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이 관객들에게 쉽게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어떤 삶을 살든 사람이기에 지니게 되는 온기가 관객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감싸는 작품이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주인공 조각은 차지연·구원영, 투우는 신성록·김재욱·노윤, 강 박사는 지현준·최재웅·박영수가 맡았다.
  • “모두의 가슴에 살아있는 뭉크… ‘절규’ 넘어 영감 얻는 전시 될 것”

    “모두의 가슴에 살아있는 뭉크… ‘절규’ 넘어 영감 얻는 전시 될 것”

    “에드바르 뭉크는 노르웨이 사람뿐 아니라 전 세계인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화가입니다. 누구나 그의 감정을 함께 나눌 수 있어요.”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 노르웨이대사는 지난 2일 서울신문과 만나 “‘노르웨이의 자랑’ 뭉크의 수많은 작품을 서울에서 한국과 노르웨이 수교 65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에 만날 수 있어 정말 큰 기대가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뭉크의 작품 ‘다리 위의 소녀들’(1901)이 그려진 목걸이를 걸고 왼쪽 가슴에 태극기와 노르웨이 국기가 교차하는 배지를 달았다. 서울신문사가 창간 120주년을 맞아 오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Beyond the Scream)’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주한 노르웨이대사관이 공동 후원한다. 오빈 대사는 “전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 개인 소장품까지 다양한 뭉크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며 많은 사람이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뭉크는 단연 노르웨이의 자랑이다.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 극작가 헨리크 입센과 함께 노르웨이를 세계에 알린 대표적인 예술가로 꼽힌다. 오빈 대사도 “우리의 문화예술사에 없어선 안 될, 매우 상징적이고 자랑스러운 존재”라며 “어릴 때부터 뭉크를 배우고 그의 다양한 감정과 정서를 접하며 자라기 때문에 노르웨이의 문화 정체성을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의 자랑 ‘뭉크’인간의 내면 그리며 ‘인류애’ 서사국적 무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 물론 오빈 대사가 한껏 기대를 불어넣는 이유가 뭉크의 국적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이번 전시의 주제인 ‘비욘드 더 스크림’을 언급하며 “가장 대중적인 ‘절규’(1895)를 넘어 다양한 뭉크의 작품을 통해 그가 그려 낸 인간 내면과 감정을 마주하면 누구든 공감하고 감동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치밀하고도 강렬하게 표현한 인간의 다채로운 감정을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자리라는 얘기다. 죽어 가는 누이와 그 옆에서 고개를 푹 떨군 이모의 모습을 기억한 ‘아픈 아이’(1886), 금단의 사랑이 빚어낸 ‘질투’ 시리즈 등 그의 척박하고 힘겨운 삶의 경험은 사랑과 아픔, 슬픔, 고독, 절망 등을 깊은 색채로 투영한다. 삶을 살아가는 누구나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기도 하다. 게다가 뭉크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의 찬란한 빛이 캔버스를 가득 채우기도 하고(‘태양’·1910~1913), 삶의 기쁨을 자화상에 비추기도 하며 시간에 따른 변주도 훌륭하게 빚어낸다. 오빈 대사는 “뭉크는 결국 인간의 내면을 그리며 인류애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적과 국경에 관계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오빈 대사의 남편인 톰 오빈도 함께했다. 부부는 즐거운 소풍을 다녀온 아이처럼 지난여름 오슬로의 뭉크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과 뭉크의 작품을 해석한 서적 등을 보여 줬다. 톰 오빈은 “이번 전시가 한국 국민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이 알려졌지만 정작 많은 사람이 ‘절규’를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거나, 영화 ‘나홀로 집에’나 ‘스크림’ 속 장면처럼 우스꽝스럽게 기억하기도 한다”며 “‘절규’ 안에도 여러 색깔이 서로 다른 감정들로 엉켜 있고, 많은 선과 색이 자연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절규’의 다채로운 면모를 발견하듯 뭉크의 다소 어둡고 암울한 느낌의 작품뿐 아니라 밝고 섬세한 후기 작품들까지 한자리에서 제대로 느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숨결을 더한 뭉크의 작품을 서울에서 만난다는 게 오빈 대사에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서울시극단이 지난 3월 말 세종문화회관에서 입센의 작품 ‘욘’을 무대에 올렸다. 올여름에는 인천국제공항~오슬로 직항 항공편도 뚫린다. 양국 수교 65주년을 맞는 올해 많은 과제를 풀어내고 있다. 서울에서 만나는 ‘뭉크’밝고 섬세한 후기작까지 한자리에양국 수교 65주년 맞아 더 뜻깊어 2022년 9월 한국에 부임한 오빈 대사는 “이미 끈끈했지만 양국 간 교류가 모든 분야에서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컨트리 대회에 출전할 만큼 수준급인 그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등 겨울 스포츠에 대한 양국의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며 “정보기술(IT), 전자제품, 자동차, 화장품 등 한국의 많은 산업이 노르웨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오빈 대사는 “노르웨이 사람의 80%가 해안가에 살다 보니 언제나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저 넓은 세상 끝에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늘 궁금했던 것처럼 한국도, 양국 관계도 늘 기대된다”고 밝혔다.
  • 철길·도로 한복판서 ‘찰칵’…인생샷 찍다 인생 끝날라

    철길·도로 한복판서 ‘찰칵’…인생샷 찍다 인생 끝날라

    “오르막길 도로 중간인데 자전거를 세워 놓고 셀카를 찍고 있더라니까요. 자전거 코앞에서 겨우 급브레이크를 밟아 멈췄는데 사진 찍던 사람들이 저보고 되레 ‘운전 똑바로 하라’며 역정을 내더라고요.” 직장인 이모(28)씨는 서울 종로구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차를 몰다가 최근 가슴을 쓸어내렸다. 북악 팔각정으로 향하던 중 도로 중간에서 인증샷을 남기던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과 갑작스레 마주해서다. ‘자전거 성지’이기도 한 북악스카이웨이에는 자전거를 타는 동료의 모습을 서울 시내 전경과 함께 담으려는 이들이 유독 많다. 일부 자전거 운전자들은 액션 카메라 장비를 착용해 다운힐 영상을 촬영하면서 과도하게 속도를 내기도 한다. 특히 자전거 도로가 별도로 구분돼 있지 않은 터라 사고 우려가 큰데도 ‘인생 사진’을 건지기 위해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이 도로로 출퇴근하는 김민혁(40)씨는 “사진이나 영상을 찍느라 뒤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켜도 모르는 이들도 있다”며 “사진을 찍으려 갑자기 속도를 줄이거나 뒤를 돌아보기도 해 아찔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전했다. 윤병영 대한자전거연맹 안전교육 강사는 “자전거를 타면서 뒤에 오는 동료의 모습을 찍어 주는 것은 자동차를 운전하다 말고 뒤를 돌아 사진을 찍는 것과 같을 만큼 위험하고 무리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15일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새 북악스카이웨이 인근에서 발생한 사망·중상·경상 등 교통사고는 모두 5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전거가 포함된 사고는 9건, 오토바이 등 이륜차는 11건을 차지했다. 다른 도로에 비해 자전거, 이륜차 사고가 유독 많은 것은 이러한 안전불감증이 한몫한다는 지적이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전거 운전자의 경각심을 심어 주기 위해 과속방지턱 등 도로안전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촬영지 등으로 입소문이 난 서울 용산구 삼각 백빈 건널목의 경우 운행을 하는 곳인데도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지난 14일 찾은 건널목에서는 셀카를 찍는 관광객뿐 아니라 전문적인 장비와 촬영 인력을 동원해 웨딩 촬영까지 하는 이들도 있었다. 최근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230만 크리에이터 ‘도티’가 이 철길에서 촬영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지만 안전 관리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철로 인근에 통제 인력은 없었고, ‘철로에 무단으로 출입할 시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현수막만 걸려 있었다.이곳을 찾은 김모(21)씨는 “따로 출입을 막는 인원이 없어 들어가도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인근 철로에서 근무하는 관리인은 “사람들이 철로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경우에는 용산역 상황실에서 폐쇄회로(CC)TV를 보고 지원을 부탁하기도 한다”며 “현장에서 적발해 실제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철도안전법에서는 선로 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철도시설에 철도운영자 등의 승낙 없이 출입하거나 통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안전 관리를 위한 현장 인력 배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실시간으로라도 CCTV 감시·안내 방송 등을 통한 경고가 필요하다”며 “과태료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인기폭발 뉴진 스님 “행사비 관리는 쌍둥이 동생 윤성호가”

    인기폭발 뉴진 스님 “행사비 관리는 쌍둥이 동생 윤성호가”

    뉴진 스님이 행사비 관리는 쌍둥이 동생 윤성호가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개그맨 윤성호의 ‘부캐’인 뉴진 스님은 15일 오후 SBS라디오 ‘두시 탈출 컬투쇼’에 나와 행사비 관련 질문을 받고 “전 잘 모른다. 쌍둥이 동생 윤성호씨가 한다. 윤성호씨가 욕심이 많다. 전 전혀 모르고 윤성호씨가 안다. 전 윤성호씨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냅둔다”고 답했다. 이날 스페셜 DJ로 나온 개그맨 곽범이 그의 법명에 대해 “혹시 뉴진스 연관검색어 혹은 알고리즘을 노린 것 아니냐”고 묻자 “영어와 한자, 한글을 섞어서 한 것”이라고 답했다. 뉴진 스님은 ‘new’에 ‘나아갈 진’을 합친 것이라고 한다. 최근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뉴진 스님은 “제주도에서 행사하다가 근육 파열이 왔다”면서 “많은 중생이 즐거워하고 기뻐한다면 제 몸이 부서진들 상관없다. 어제는 대구에 있는 향락에 빠진 클럽에서 노는 어린 중생을 구하러 다녀왔다”고 말했다. 중생은 불교에서 생명체를 일컫는 용어다. 이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뉴진 스님은 “영원한 건 없다. 이 세상은 돌고 돈다”면서 “어차피 영원한 건 없고 좋은 일이 생기면 나쁜 일이 생기고 나쁜 일이 생기면 좋은 일이 생기니까 긍정적으로 잘 견디면서 살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 ‘인생샷’ 찍으려고 인생 건 사람들…기차 다니는 철길 위 웨딩사진

    ‘인생샷’ 찍으려고 인생 건 사람들…기차 다니는 철길 위 웨딩사진

    “오르막길 도로 중간인데 자전거를 세워놓고 셀카를 찍고 있더라니까요. 자전거 코 앞에서 겨우 급브레이크를 밟아 멈췄는데 사진 찍던 사람들이 저보고 되려 ‘운전 똑바로 하라’며 역정을 내더라고요.” 직장인 이모(28)씨는 서울 종로구 북악 스카이웨이에서 차를 몰다가 최근 가슴을 쓸어내렸다. 북악 팔각정으로 향하던 중 도로 중간에서 인증샷을 남기던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과 갑작스레 마주해서다. ‘자전거 성지’이기도 한 북악 스카이웨이에는 자전거를 함께 타는 동료의 모습을 서울 시내 전경과 함께 담는 이들이 유독 많다. 일부 자전거 운전자들은 액션 카메라 장비를 착용해 다운힐 영상을 촬영하면서 과도하게 속도를 내기도 한다. 특히 자전거 도로가 별도로 구분돼 있지 않은 터라 사고 우려가 큰데도, ‘인생사진’을 건지기 위해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이 도로로 출퇴근하는 김민혁(40)씨는 “사진이나 영상을 찍느라 뒤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켜도 모르는 이들도 있다”며 “사진을 찍으려 갑자기 속도를 줄이거나 뒤를 돌아보기도 해 아찔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전했다. 윤병영 대한자전거연맹 안전교육 강사는 “자전거를 타면서 뒤에 오는 동료의 모습을 찍어 주는 것은, 자동차를 운전하다 말고 뒤를 돌아 사진을 찍는 것과 같을 만큼 위험하고 무리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15일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새 북악 스카이웨이 인근에서 발생한 사망·중상·경상 등 교통사고는 모두 53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전거가 포함된 사고는 9건, 오토바이 등 이륜차는 11건을 차지했다. 다른 도로에 비해 자전거, 이륜차 사고가 유독 많은 것은 이러한 안전불감증이 한몫한다는 지적이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전거 운전자의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과속방지턱 등 도로안전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드라마 촬영지 등으로 입소문이 난 서울 용산구 삼각 백빈 건널목의 경우 운행을 하는 곳인데도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지난 14일 찾은 건널목에서는 셀카를 찍는 관광객뿐 아니라 전문적인 장비와 촬영 인력을 동원해 웨딩 촬영까지 하는 이들도 있었다. 최근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230만 크리에이터 ‘도티’가 이 철길에서 촬영했다가 여론 뭇매를 맞고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지만 안전 관리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철로 인근에 통제 인력은 없었고, ‘철로에 무단으로 출입할 시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현수막만 걸려 있었다. 이곳을 찾은 김모(21)씨는 “따로 출입을 막는 인원이 없어 들어가도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인근 철로에서 근무하는 관리인은 “사람들이 철로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경우에는 용산역 상황실에서 폐쇄회로(CCTV)를 보고 지원을 부탁하기도 한다”며 “현장에서 적발해 실제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철도안전법에서는 선로 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철도시설에 철도운영자 등의 승낙 없이 출입하거나 통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안전 관리를 위한 현장 인력 배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실시간으로라도 CCTV 감시·안내 방송을 통한 경고가 필요하다”며 “과태료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 [마감 후] 평화누리도 단상

    [마감 후] 평화누리도 단상

    한때 잊을 만하면 오던 메일이 있었다. 필자가 기사에 쓴 한자어나 외래어, 일본식 표현을 바꿔 써야 한다는 주장을 쓴 어떤 단체의 메일이었는데, 귀담아듣지 않는 것을 알았는지 언제부터인가 더는 보기가 어렵게 됐다. 어렴풋한 기억에 당시 메일은 그들의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을 통해 ‘네티즌’을 ‘누리꾼’으로 부르게 됐다고도 소개했다. 메일을 읽을 때마다 좋은 취지는 알겠는데, 다소 억지스럽다는 느낌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웰빙’을 ‘참살이’로, ‘올인’을 ‘다걸기’로 바꾸자는 등의 수많은 제안 가운데 결국 그나마 대중들에게 익숙해진 게 ‘누리꾼’ 정도뿐인가도 싶었다. 세상의 옛말이라는 ‘누리’는 일상생활에서는 잘 쓰이지 않지만, 새로운 이름을 짓는 각종 공모전에서는 빠짐없이 등장한다. 대표적으론 대국민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있다. 현 정부 초기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 뒤 대통령실의 새 이름을 공모했을 때도 ‘바른 누리’라는 후보작이 ‘국민의집’, ‘민음청사’ 등과 함께 최종 5개 후보군에 들기도 했다. 무려 3만개가 넘는 공모작 가운데 선정된 ‘파이널 5’였다. 집무실 이름을 이왕이면 순우리말로 짓자는 의도였을 텐데, 당시 대통령실이 ‘바른 누리’뿐만 아니라 나머지 후보까지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당분간 기존대로 ‘용산 대통령실’로 부르기로 한 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년 전 대통령실 새 이름 공모전에서는 ‘바른 누리’ 같은 이름이 후보작까지 올랐다가 사라졌지만, 경기도의 ‘경기 북도’ 새 이름 공모전에서는 ‘누리’라는 단어가 포함된 이름이 당당히 대상을 차지했다. 바로 대구에 사는 90대 할머니가 응모했다는 ‘평화누리특별자치도’다. 부르기에 어감도 좋은 ‘누리’를 비롯해 ‘평화’, ‘특별’, ‘자치’ 등 좋은 뜻은 다 담았는데, 정작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불만과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굳이 네티즌들의 반응만 볼 필요도 없다. 파주에서 출퇴근하는 한 회사 동료는 “서울 출퇴근도 힘든데, 이제는 ‘평누도’ 주민, ‘평민’으로 불려야 하냐, 진짜 90대 할머니가 온라인 공모전을 알고 참여한 게 맞느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이대로라면 대통령실 새 이름 공모전처럼 경기 북도의 새 이름 찾기 역시도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번 논란으로 경기 분도 공약까지 흔들리게 됐으니 이름 한번 짓겠다고 나섰다가 더 큰 화만 부른 셈이 됐다. 좋은 뜻이 모두 담긴 작명에 사람들은 왜 거부감을 보일까. 대중은 정치적·도덕적으로 아무리 올바르더라도 이를 지나치게 강요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 전쟁보다 평화가 좋고, 정체불명의 외국어보다 우리말 쓰기가 좋은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고유명사인 행정 지명에까지 특정 이념을 연상하게 하는 것은 다분히 작위적이고 지나치다. 경기 북도 주민 가운데 우리가 북한과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순진한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름에서 경기 북부 지역의 오랜 역사성은 찾을 수 없고, 공모전마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누리’까지 다시 나오니 식상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평화누리도 논란은 단순히 네이밍의 실패 사례만은 아닌 것 같다. 안석 전국부 기자
  • “신선한 일렁임 선사하겠다” 조형아트서울 23일 개막

    “신선한 일렁임 선사하겠다” 조형아트서울 23일 개막

    회화 위주인 국내 미술시장에서 입체작품(조각, 부조, 유리 등)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조형아트서울(PLAS)이 찾아온다. 14일 조형아트서울 운영위원회는 오는 23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26일까지 4일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 1층 B홀에서 제9회 조형아트서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850여명 작가의 작품 3800여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국내 85개 갤러리, 해외 2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이번 주제는 ‘뉴 웨이브’(NEW WAVE)로, 새로운 물결로 관람객의 마음 속 신선한 일렁임을 선사하겠다는 전시의도를 담고 있다. 전시는 해외 갤러리 부스를 나라별로 배치해 각 나라의 새로운 작품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게 했다. 또 입체작품을 크기와 가격별로 나눈 3가지 특별전(대형 조각전, 신진작가 조각전, 캐릭터 조각)과 한국적인 정서와 문양으로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작가를 조망하는 권순익 특별전, 젊은 작가 특별전 등으로 구성됐다. 김영원, 고성희, 박승모, 김선영, 유선태 등의 작가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특히 11인 작가가 참여하는 대형조각 특별전에는 3m 이상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신준원 조형아트서울 대표는 “대형 조각 작품을 전시장 안에 설치해 웅장한 볼거리를 선사할 뿐 아니라 관람객이 3차원적인 작품을 접함으로써 예술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조형아트서울 10주년을 기념해 일본 오사카 아트페어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 유인촌 “광화문 현판 당연히 한글로 쓰여야”

    유인촌 “광화문 현판 당연히 한글로 쓰여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27돌 세종대왕 나신 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복궁 수정전 앞에서 열린 ‘세종 이도 탄신 하례연’ 기념사에서 한자로 된 광화문 현판 한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유 장관은 “경복궁 정문의 광화문 (현판)이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한글로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고증을 거쳐 옛날 쓰인 현판을 그대로 재현해야 한다는 문화재 전문위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그대로 됐지만, 오늘 이후 다시 한번 불을 지펴보겠다”고 말했다. 광화문 현판은 지난해 10월 월대와 함께 복원되면서 검은 바탕에 금색 글씨로 한자로 쓰인 지금의 형태로 복원됐다. 광화문에는 1968년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쓰인 한글 버전이 유지되다가 2010년부터 흰색 바탕에 검은 글자로 된 한자 현판으로 교체됐다. 한글 관련 단체에서는 이와 관련해 한글 현판을 걸어야 한다고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 “조례 속 한자어 그만” 한글 조례 만들기 나선 세종시

    “조례 속 한자어 그만” 한글 조례 만들기 나선 세종시

    세종시가 법제처와 손잡고 조례에 사용된 한자어와 외래어 정비에 나선다. 시는 14일 한글사랑 책문화센터에서 최민호 시장과 이완규 법제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글 조례 특화 도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조례는 지방자치단체 운영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법규범이다. 이번 협약은 한자어와 외래어가 사용된 조례를 한글로 정비해 한글문화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를 한글 조례 특화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다. 협약은 ▲조례 속 한자어·외래어 등 우리말로 정비 ▲조례 제정 시 한자어·외래어 등 사전 차단 ▲아름다운 한글 문장 조례 만들기 등을 담고 있다. 올해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동·청소년 분야 일부 조례를 시작으로 ‘아름다운 한글 문장 조례’를 정비한다. 문화·복지 분야 조례에도 사용된 한자어와 외래어도 우리말로 바꾼다. 최민호 시장은 “이번 협약으로 시민의 한글 조례에 대한 이해도와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세종시가 한글문화 수도 역할을 확고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전국적으로 모범이 될 수 있는 한글 조례를 만들고, 이를 통해 시민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 독일 브란덴부르크문 세계 최대 골대로…유로2024 개최 베를린서 다양한 이벤트

    독일 브란덴부르크문 세계 최대 골대로…유로2024 개최 베를린서 다양한 이벤트

    UEFA 유로2024를 앞두고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이 세계 최대 골대로 변한다. 베를린 장벽 붕괴 35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베를린 관광청은 13일 저녁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이름은 ‘베를린 하이라이트 2024-축구와 자유’다. 유럽 최대 축구 이벤트 중 하나인 유로2024 개최와 독일 통일을 상징하는 베를린 장벽 붕괴 3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 유럽의 통일과 평화를 상징하는 건축물인 브란덴부르크 문 앞엔 세계 최대 골대가 설치된다. 브란덴부르크 문이 다 담길 정도로 규모가 큰 조형물이다. 이 골대는 설치 미술 작품일 뿐만 아니라 유로2024 경기가 생중계되는 스크린 역할도 한다. 이번 행사를 위해 내한한 부르크하르트 키에커 독일 베를린관광청장은 “전 세계 손님들을 위해 브란덴부르크 문 주변의 녹색 잔디밭을 개방할 것”이라며 “브란덴부르크 문 주변에 여러 개의 대형 팬 존(fan zone)을 조성해 유로2024 경기장 입장권이 없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구 경기를 관람하며 베를린의 밤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올해는 베를린 마라톤 50주년, 베를린 TV타워 55주년 등 다양한 기념일이 몰린 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자유의 소리’ 베를린 테크노를 비롯해 각종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다채로운 문화예술 이벤트를 벌인다. 키에커 베를린관광청장은 “독일은 분단국가로서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남북이 분단된 한국에 각별한 애정이 있다”며 “올해는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35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많은 한국인이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럽을 달굴 유로2024는 6월 14일~7월 14일(이하 현지 시간) 독일 9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베를린에선 결승전을 포함해 6경기가 치러질 예정이다. ‘베를린-하이라이트 축구와 자유’의 공식 오프닝 행사는 새달 12일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열린다.
  • [포토] 머리카락 엮은 미투리까지…신발의 역사

    [포토] 머리카락 엮은 미투리까지…신발의 역사

    백제 왕비의 무덤에서 나온 금동 신발, 혼롓날 신었던 화려한 꽃신, 큰 스님과 함께한 검정 고무신…. 땅을 딛거나 설 때, 걷거나 뛸 때 늘 함께하는 신발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거에는 신분에 따라 다른 신발을 신었고, 오늘날에는 패션의 한 부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낡고 닳은 신발에서는 누군가의 삶이 오롯이 반영돼 있다. 두 발로 선 인류와 함께해 온 신발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부터 오늘날 다양한 종류의 신발까지 우리 신발의 역사·문화를 조명한 첫 전시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이달 14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박물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 ‘한국의 신발, 발과 신’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총 316건 531점의 유물을 아우르는 전시는 말 그대로 신발의 역사다. 짚신과 나막신, 가죽신, 금동신발, 왕실에서 신은 신발, 신발이 있는 풍속화·초상화 등 다채로운 자료를 한자리에 모았다. 보물 23점과 국가민속문화재 12점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짚으로 만든 짚신과 마로 만든 미투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엮은 이 신발들은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널리 신었다. 1998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미투리는 머리카락으로 삼을 꼬아 만든 신발로 주목받은 바 있다. 남편을 향한 애절한 마음이 담긴 ‘원이 엄마’의 흔적이다.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 권력을 나타냈던 다양한 신발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의례용 신발인 석(舃)은 왕이 입던 구장복(九章服)과 함께 전시했고, 신하가 신던 발목 높은 가죽신 화(靴)는 보물 ‘남구만 초상’·‘이하응 초상’ 등과 함께 둬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화가 포함된 보물 ‘안동 태사묘 삼공신 유물 일괄’은 보존 처리를 마친 뒤 처음 공개한다. 꽃무늬를 수 놓은 비단, 허리띠, 검은색 관모 등 총 12종 22점의 유물을 볼 수 있다. 망자를 떠나보내며 무덤에 둔 각종 신발도 시선을 끈다.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서 출토됐다고 전하는 고구려 금동신발과 백제 무령왕비의 금동신발, 전북 고창 봉덕리 1호 무덤 출토 금동신발, 경주 식리총 금동 신발 등을 선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금동신발 유물을 통해 당대 금속 공예 기술과 죽은 이에 대한 추모, 내세관 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인사들의 신발을 직접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선승(禪僧) 성철 스님(1912∼1993)의 고무신,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 고봉 16좌를 등정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등산화 등이 공개된다. 이 밖에 비 오는 날 신었던 나막신, 돌이 많고 비가 많이 오는 제주에서 신은 11자 형 나막신, 기름을 먹인 가죽신인 징신, 눈 오는 날 신는 설피 등 다양한 신발이 흥미를 더한다.
  • 처음 마주 앉은 의사·정부·환자… “의료개혁 상설기구 만들자”

    처음 마주 앉은 의사·정부·환자… “의료개혁 상설기구 만들자”

    의대 증원과 필수·지역 의료 문제를 논의할 상설기구를 만들자는 제안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그동안 ‘원점 재검토’를 제외하면 하나 된 목소리를 내지 않던 의료계에서 나온 전향적 의견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 회의실에서 공동 주최한 의료개혁 좌담회에서다. 정부와 의료계 당사자들이 의료대란 이후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지낸 김성근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의사들도 개원의, 전문가, 환자단체가 모여 합의점 찾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의료계에 대표성 있는 회의체가 있어야 하고, 사회적 모임도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5년짜리 위원회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상설위원회를 만들어 의대 증원과 필수·지역 의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도 “정부에서 하는 모임에 의대 교수들이 들어가 상설 기구를 제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의료계는 정부가 만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참여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의개특위는 중장기 과제를 다루는 곳이다. 당장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할 순 없다”고 한계를 밝혔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도 노연홍 의개특위 위원장이 관료 출신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란 점을 언급하며 “의사들이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보여 주기식으로 의개특위를 만든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 보강해 활용했으면 한다”고 했다. 반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개특위에 6개 부처 장이 정부 위원으로 참석한다. 지역의료, 실손보험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라며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은 “의료개혁 특위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하겠다”며 “특위를 하면서 소위원회나 간담회를 통해 (의료계의) 여러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 “반성 없는 정부·의료계…보여주기식 의개특위론 갈등 못 풀어”

    “반성 없는 정부·의료계…보여주기식 의개특위론 갈등 못 풀어”

    의과대학 정원 2000명 확대로 촉발된 의정(醫政) 갈등이 13일로 85일째를 맞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은 얽히고설킨 난맥상을 풀어낼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 의료계, 의료소비자 등 핵심 당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김성근(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 윤명기 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공의, 조승연 인천의료원장(가나다순)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의 한 회의실에서 만났다. 숙의토론 전문가인 이병덕 코리아스픽스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의사 집단행동 이후 핵심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좌담회를 한 것은 처음이다.의정 갈등의 본질 이병덕 코리아스픽스 대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어떻게 보는가.” 윤명기 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공의 “젊은 의사들의 필수의료 지원율이 급감하고 환자가 수도권 대형병원에만 몰리는 등 의료 전달체계 붕괴가 심각하지만 그렇다고 의대 증원이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의정 신뢰가 견고했다면 의사들이 정부 정책을 믿고 따랐을 것이다. 숫자부터 정한 뒤 ‘엄정 대응’이란 말을 써 가며 전공의들을 협박하는데 어떻게 따르겠나.” 조승연 인천의료원장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의대 증원 여부나 규모가 아니다. 국민 대다수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것은 보건의료의 문제점을 체감해서다. 민간의료·영리 중심의 의료 시스템을 고쳐야 사태가 해결된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부터 누적된 의정 갈등이 폭발했다. MZ세대와 기성세대 간 갈등도 한몫을 했다. 책임은 정부와 의료계에 있지만 양쪽 모두 반성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국민 앞에서) 반성부터 해야 한다.” 김성근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의료서비스 관리 체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반감이 커지고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깨졌다. 우리나라는 전공의 수련 과정이 표준화되지 않은 이상한 교육제도를 갖고 있다. 의대 증원도 마찬가지다. 몇 명을 늘려야 하는지 구체적인 연구가 없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이번 사태로 의료 환경이 얼마나 ‘환자 중심’과는 거리가 멀고 ‘의사 중심’이었는지 전 국민이 알게 됐다. 생명과 직결된 진료과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났고, 의대 교수들도 환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수련병원 병상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병원은 적자라며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다.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의사들이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환자 모두 중요한 정책 대상이다. 의정 갈등으로만 치닫는 상황이 안타깝다. 현재의 문제와 미래의 의사 양성 과제를 해결하려면 의료인력, 전달체계, 전공의 수련 문제가 같이 해결돼야 한다.”필수의료 붕괴 대책 이병덕 대표 “필수·지역 의료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승연 원장 “10년 전 의대 증원을 시작했다면 서울에서 ‘응급실 뺑뺑이’가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 의대 정원을 늘려도 10년 뒤에나 의사가 배출되고, 그 후로도 몇 년이 더 지나야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에 가까워진다. 2000명은 과도한 숫자가 아니다. 나도 의사이지만 도대체 왜들 그렇게 분노하는지 의사들에게 되묻고 싶다. 의사들은 국민이 왜 의사집단을 싫어하는지, 정부는 전공의들이 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지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 박민숙 부위원장 “일은 험한데 의료사고 확률이 높고 보상은 낮은 데다 장시간 근무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가(의료행위의 대가)까지 낮으면 의사들이 필수과에 갈 동기부여가 안 된다. 국비를 넣어서라도 수가를 높여야 한다.” 안기종 대표 “수가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 흉부외과 수가가 낮고 영상의학과 수가가 높다면 당연히 조정해야 한다. 의대 교수들조차 월급은 적은데 일은 힘드니 개원을 한다. 정부가 기금을 조성해 필수·지역의료를 지원하겠다는데 이와 관련한 기금이 조성되는 걸 본 적이 없다. 반드시 재원을 확보해 의료개혁의 밑바탕을 깔아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단순히 수가만 올려선 필수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수가를 올리면 의사들이 일하던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게 아니라 개원을 한다. 무너진 의료체계를 동시에 바로잡아야 한다. 경증 환자는 의사 소견서 없인 응급실에 오지 못하게 하고, 중증외상센터를 만들어 국가가 운영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결국 시설과 투자의 문제다.” 권용진 교수 “재정 원칙도 정해야 한다. 정부가 의료계와 협상해 수가를 정하고 보험료 인상분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무원칙한 재정 집행을 하니 국민은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의료서비스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올릴 것인지 사회적 합의를 하고,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고 어떤 재정을 투입할 것인지 원칙을 정해야 한다.” 유정민 과장 “재정 투입이 원칙 없이 이뤄지진 않는다. 다만 정부의 무한책임에는 동의한다. 병원은 이익을 얻고자 진료량을 늘렸고, 일이 늘어난 교수들은 전공의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없었다. 전공의들은 불만이 쌓여 폭발했다. 수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의료를 보장하고 의료의 질과 성과에 근거해 차등 보상하는) 공공정책수가와 대안형 지불제도를 활성화하려고 한다. 병상은 늘었지만 인력이 확충되지 않는 문제도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확대로 필수진료과 의사보다 개원의가 돈을 더 많이 벌게 됐다. 개혁 없이는 바꿀 수 없다.” 윤명기 전 전공의 “전문의 중심 대학병원을 만들지 못한 이유도 결국 수가 때문이다. 전공의들은 최저시급에 가까운 돈을 받으면서도 전문의들보다 일을 많이 한다. 전공의를 채용하는 게 이득이니 병원들은 전문의를 뽑지 않았다.” 기형적 전공의 수련제 이병덕 대표 “전공의 수련체계는 어떻게 고쳐야 하나.” 박민숙 부위원장 “환자를 떠난 전공의만 비난할 순 없다. 정부도, 병원장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병원들은 인력 충원을 거의 하지 않고 ‘고유목적 사업준비금’만 수백억원씩 쌓았다. 전공의들을 얼마나 착취했으면 고작 한 달 반 만에 재정난에 허덕이겠는가. 30~40%인 수련병원 전공의 비율을 1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제도만 가져오고 전공의 책임지도 제도, 전공의 1명당 환자 제한 제도 등 정작 중요한 요소는 가져오지 않았다. 미국은 전공의 1인당 10~15명의 환자를 보게 하고 진료지원(PA) 간호사 등이 공백을 메운다. 전공의 교육 시간도 확보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교수가 환자를 보느라 전공의를 가르칠 여력이 없다. 산부인과 전공의가 고위험 산모 분만을 할 수 없다면 제대로 수련받은 게 아니다. 충분한 임상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안기종 대표 “환자가 전공의들의 수련 대상인데도 정작 환자에 대한 보호 장치는 없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환자 인권 보호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대신 개원하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영국은 환자에게 사고가 발생하면 국가가 배상한다. 우리도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을 전액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수련병원에 이런 제도가 확대 시행돼야 한다.” 권용진 교수 “연차별 수련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공의 1년 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2년 차는 전북대병원에서 수련받게 하는 식이다. ‘빅5 병원’에서만 수련하면 암 수술은 잘하는데 정작 맹장 수술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전공의 복귀 어떻게 풀까 이병덕 대표 “전공의들은 사직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을까.” 윤명기 전 전공의 “우리는 사직 전까지 열심히 일했다. 근로시간을 줄여 달라거나 돈을 더 달라고 얘기한 적도 없다. 성명을 통해 계속 의견을 냈는데 정부가 무시하고 협박부터 하니 사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박민숙 부위원장 “보건의료노조는 전공의들처럼 바로 환자 곁을 떠나지 않고 수개월 이상 교섭한다. 파업은 마지막 수단이다. 파업을 하더라도 응급·수술·분만·중환자실에 필수인력을 배치한다. 전공의들도 국민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적어도 한 달 정도는 병원에 남아 국민을 설득했어야 한다.” 윤명기 전 전공의 “외래 초진이 막힌 것은 사실이지만 응급 진료와 수술 모두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교수님들이 환자를 잘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고 나왔다. 물론 외래 초진이 막힌 것은 환자들에게 죄송하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사직하지 않았다면 우리 목소리를 정부와 사회가 들어 보려고나 했을까.” 김성근 비대위원장 “전공의 일부라도 복귀할 명분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복귀 얘기가 오갈 때마다 정부에서 계속 ‘원투펀치’를 날렸다. 이젠 이들이 돌아오게 만드는 과정을 열린 마음으로 얘기해야 한다.” 유정민 과장 “필수의료 의사의 근로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그들의 기회비용을 줄이고 상처를 치유하면서 잘 봉합해 가야 한다. 다만 이슈를 제기할 목적으로 환자 곁을 떠났다는 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사직이 미칠 영향을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 권용진 교수 “정부와 의료계가 사과해야 할 시점인데도 아무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의료계도 잘못한 것이 없고 정부는 더 잘못한 게 없다는 식이다. 정책에 관한 독점적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의료계도 더 좋은 대안을 내면서 정부와 대화해야 한다. 물론 전공의들도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중장기적 거버넌스 구축 이병덕 대표 “어떻게 접점을 찾아가야 할까.” 권용진 교수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에 기대를 걸었지만, 관료 출신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에게 위원장을 맡기면 의료계는 들어오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전공의들이 돌아온다. 전술적으로 절반이라도 복귀시키고 협상해야 한다. 의대 교수들이 지쳐 무너지면 되돌리기가 어렵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면 상시로 의료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의개특위와 같은) 4~5년짜리 위원회로는 안 된다. 상설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박민숙 부위원장 “의협과 전공의 단체 없이 정부가 의개특위를 개문발차했다. 양대 노총도 빠졌다. 보여 주기식 논의 구조를 만든 게 아닌가. 의사들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8월까지 합의를 이뤄야 한다.” 조승연 원장 “역설적이지만 의정 갈등이 너무 쉽게 풀려선 안 된다. 이참에 잘못된 의료체계를 재건축 수준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정부는 수십 년간 지속된 잘못을 반성하고 의사단체도 성찰을 해야 한다. 전공의는 속히 돌아와 건설적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는 아무런 힘이 없다. 교수들이 정부에서 하는 모임에 들어가 상설기구를 제안했으면 한다.” 안기종 대표 “의료 공백 기간에 암이 재발해 다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생겼다. 최근 의개특위 회의에 참석했는데 6개 부처에서 장관이 왔다. 교육부는 의대 증원, 행정안전부는 지역의료 때문에 왔다고 하더라. 의사결정 주체들이 들어온 것이다. 의개특위를 활용해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의개특위는 중장기 과제를 다루는 곳이다. 당장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할 능력은 없다. 전공의들의 주장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다. 한 명도 증원해선 안 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1000명, 2000명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2025학년도부터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이유를 모르겠다. 너무 급하게 하는 바람에 이 상황까지 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의료체계를 뒤집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결단을 내렸으면 한다.” 유정민 과장 “의개특위에선 단기부터 중장기 대책까지 논의하려고 한다. 특위 위원장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다. 걱정 없도록 해 나가겠다. 의개특위를 하면서 소위원회나 간담회를 통해 수용하겠다.” 윤명기 전 전공의 “신경과에 지원할 때 여러 사람이 나를 말렸다. 늘어난 의사들이 나처럼 부담을 안고 필수과를 선택하길 바라지 않는다. 보여 주기식이나 정치적 의도를 갖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책을 폈으면 한다.”■공공의 창 2016년 문을 연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다.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PD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4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 분석 기관이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하고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출범했다. 정부나 기업 의뢰를 받지 않고 매달 ‘의뢰자 없는’ 조사 분석을 한다.
  • 법원 ‘늑장 대응’ 화 키워… 무슨 정보 털렸는지 99.5%는 ‘깜깜’

    법원 ‘늑장 대응’ 화 키워… 무슨 정보 털렸는지 99.5%는 ‘깜깜’

    ①어떤 정보 빠져나갔나개인회생 관련 0.5%만 유출 확인피해 파악도 상당 시간 걸릴 듯②정부 자료도 유출?수사기관·대통령실 제출 자료도유출됐다면 범정부 대책 불가피 ③北 침입 경로·목적은해킹 시점 추정 자료 이미 지워져뭘 노렸는지 의도 찾기 쉽지 않아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로 추정되는 집단이 법원 전산망에 침투해 탈취한 자료는 1000GB(기가바이트)인데, 자료 삭제로 99.5%는 어떤 내용인지조차 파악이 어려울 전망이다. 나머지 0.5%(4.7GB)는 개인회생 사건과 관련한 문서로 드러났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가 유출됐고 피해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까지 파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유출된 정보로 인해 금융사기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신속하게 피해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 전산망에는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기업과 정부 부처 등이 제출한 자료가 모여 있어 이런 정보까지 유출됐는지도 규명돼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해킹 조직의 침입 경로와 목적 등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전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안내문을 통해 “유출된 법원 자료에는 상당한 양의 개인정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구체적인 개인정보 내역과 연락처 등을 즉시 전부 파악할 수는 없다”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현재까지 파악된 개괄적인 사실을 공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청으로부터 해킹 조직에 의해 유출된 파일 5171개(4.7GB)를 전달받았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의 ‘어떤’ 정보가 빠져나갔는지 확인되지 않아 일단 공지 형식의 안내문만 올린 것이다. 유출된 파일은 개인회생 사건과 관련한 자료로 주민등록번호와 금융정보, 혼인관계증명서, 병원 진단서 등의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법원행정처는 조속하게 피해자와 유출 정보를 파악하고 이들에게 2차 피해 예방책과 필요한 조치 등을 직접 알려 줘야 한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별도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경찰로부터 전달받은 파일에 포함된 개인정보를 추출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피해자와 연락처가 파악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히 개별 통지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찰로부터 건네받아 유출 당사자 등을 파악하고 있는 파일이 전체 해킹 규모(1014GB)의 0.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수사 착수가 늦어지면서 유출된 나머지 99.5%가 무엇인지는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법원 전산망에는 악용되면 국내외 파장이 커질 수 있는 기업과 검찰·국가정보원 등 수사기관,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금융당국 등 각종 기관에서 제출한 자료도 있기에 실제로 빠져나갔다면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나머지 유출 분량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내역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회생 절차를 밟는 이들의 자료만 노렸는지, 전방위적인 정보 탈취를 목표로 했는지 파악해야 피해 예방책과 재발 방지책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해킹 조직의 침투 시기와 경로를 추정할 자료는 이미 지워진 상태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유출된 자료의 실체를 0.5%만 확인했기에 정확한 해킹 의도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과거 북한의 해킹 사례를 고려했을 때 이번 사건도 타깃을 먼저 정하고 여기에 접근하기 위해 주변 관계인들부터 단계별로 해킹하는 방식인 ‘지능형 지속위협’(APT) 공격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정부 기관은 보통 해킹 시도가 있으면 외부망과 내부망을 분리하는데, 북한 해킹 조직은 법원 권한자에게 접근해 이 같은 망 분리가 이뤄져도 내부망 자료에 대한 접근이 유지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법원행정처는 “사법부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보안 인력을 추가로 배치해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처음 마주 앉은 의사·정부·환자… “의료개혁 상설기구 만들자”

    처음 마주 앉은 의사·정부·환자… “의료개혁 상설기구 만들자”

    의대 증원과 필수·지역 의료 문제를 논의할 상설기구를 만들자는 제안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그동안 ‘원점 재검토’를 제외하면 하나 된 목소리를 내지 않던 의료계에서 나온 전향적 의견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 회의실에서 공동 주최한 의료개혁 좌담회에서다. 정부와 의료계 당사자들이 의료대란 이후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지낸 김성근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의사들도 개원의, 전문가, 환자단체가 모여 합의점 찾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의료계에 대표성 있는 회의체가 있어야 하고, 사회적 모임도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5년짜리 위원회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상설위원회를 만들어 의대 증원과 필수·지역 의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도 “정부에서 하는 모임에 의대 교수들이 들어가 상설 기구를 제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정부가 만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참여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의개특위는 중장기 과제를 다루는 곳이다. 당장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할 순 없다”고 한계를 밝혔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도 노연홍 의개특위 위원장이 관료 출신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란 점을 언급하며 “의사들이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보여 주기식으로 의개특위를 만든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보강해 활용했으면 한다”고 했다. 반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개특위에 6개 부처 장이 정부 위원으로 참석한다. 지역의료, 실손보험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라며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은 “특위 위원장에 대한 우려는 잘 알고 있다”며 “의개특위를 하면서 소위원회나 간담회를 통해 (의료계의) 여러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 전남도, 전남 의대 신설 공모 ‘5인 회동’ 재차 제안

    전남도, 전남 의대 신설 공모 ‘5인 회동’ 재차 제안

    전남도가 순천대와 순천시의 거부로 무산된 전남 국립 의대 신설 공모를 위한 ‘5인 회동’을 재차 제안하고 나섰다. 전남도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와 목포시, 목포대, 순천시, 순천대가 12일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공동간담회를 요청했으나 일부에서 참석이 어렵다고 밝혀, 추후 개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에서 의혹을 제기한 전남도가 2021년 추진한 ‘전라남도 국립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설립·운영 방안 연구’ 용역 공개 요청에 대해 양 대학 총장이 용역보고서를 열람하고, 공개 여부까지 직접 결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5인 회동’ 관련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 일정은 전남도와 목포대, 목포시, 순천대, 순천시와 협의를 거쳐 정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정부에서 5월 중 확정하는 대입 전형 시행계획에 2026학년도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신설 정원 200명을 배정받기 위해 지역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정부에 지속 건의할 방침이다. 한편 순천시와 순천대는 용역 결과 공개 등 3가지 조건을 제시하면서 5인 회동 불참을 결정하고 대통령비서실 복지부 교육부에 정부 주관 공모 추진을 요구하는 등 전남도의 공모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 김춘곤 서울시의원, 예선 심사와 함께 ‘대학가요제’ 부활 예고

    김춘곤 서울시의원, 예선 심사와 함께 ‘대학가요제’ 부활 예고

    서울시의회 웰니스 서울 정책연구 포럼 대표의원 및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의정활동 중인 김춘곤의원(국민의힘, 강서4)은 9일 서울특별시청 본관 6층에서 열린 ‘2024 한강대학가요제 예선 및 발대식에 참석해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모두 함께 다짐했다. 이날 예선 심사 및 발대식에는 주관기관으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본부장이 참석했고 공동주관사인 에듀동아 홍성철 대표가 참석했다. 가수·작가·작곡가로 구성된 전문 심사위원들과 심사를 총괄하는 박상원 심사위원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또한 한강대학가요제의 집행을 준비하는 집행위원들과 행사의 자문 역할을 담당하는 자문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거 국민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대학가요제로 부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발대식 후 예선 심사에서는 참가 신청한 264개 팀의 노래 중 선별된 38개 노래를 한 곡씩 심사위원들이 듣고 면밀하게 평가하는 예선 심사가 진행됐다. 15개 팀으로 압축된 예선 결과는 개별 공지 후 5월 25일 한강 본선 무대에서 참가자들이 실력을 겨루게 된다. 김춘곤 집행위원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힘을 모아 2024 한강대학가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라고 과거 창작가요의 산실인 대학가요제 명성이 화려하게 부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초록의 품에 안겨… 붉게 저무는가, 봄

    초록의 품에 안겨… 붉게 저무는가, 봄

    보릿고개. 요즘은 일상에서 거의 들을 수 없는 단어다. 늘 먹거리가 부족했던 과거의 세대에게 보리가 곤궁의 상징이었다면 요즘 세대에겐 풍경의 일부로 소비될 뿐이다.전북 고창에 아름다운 보리밭이 있다. ‘보리나라 학원농장’이다. 보리밭은 이삭이 팰 무렵 가장 아름답다. 류근 시인의 표현에 따르면 “바람의 길을 따라 보리밭이 저희의 몸매를 만들 때”(‘두물머리 보리밭 끝’)가 바로 요즘이다. 고창은 신록의 계절에 더 볼거리가 많은 고장이다. 명찰 선운사에 들러 신록의 초록 샤워를 맞아도 좋고, 세계인들이 감탄한 고창의 너른 갯벌을 보며 일상의 시름을 탈탈 털어내도 좋겠다. 그래서 간다, 고창으로. 초록의 품에 안기러.고창의 옛 지명은 모양현(牟陽縣)이다. 모양성 등 유적지나 고창 일대의 상점 등 간판에서 ‘모양’이란 글자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바로 여기서 따온 표현이다. 한자로 모는 보리, 양은 태양을 뜻한다. 글자대로라면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겠다. 청보리는 보리 이삭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누렇게 여물어 가는 ‘보리누름’ 전까지의 푸른 빛 보리를 말한다. 미풍에 살랑살랑 물결치는 모습이 싱그러워 특별히 청보리라 부른다. 고창에는 유난히 보리밭이 많다. 대표적인 곳은 공음면의 ‘보리나라 학원농장’이다. 비산비야(非山非野)의 구릉 위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 청보리밭이 파란 하늘과 맞닿아 이색적인 풍경을 그리는 곳이다. 실제 농작물 재배도 하지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경관농업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봄에는 청보리, 여름엔 해바라기, 가을엔 메밀을 심어 사철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ASMR로 즐기는 보리와 바람의 합창소금기 머금은 갯바람이 보리밭을 휩쓸고 지날 때면 튼실한 이삭을 매단 청보리들이 물결처럼 춤을 춘다. 바람이 보리밭과 밭고랑에 부딪치며 내는 소리는 ASMR(자율감각 쾌감반응)로 손색이 없다. 일교차가 큰 날이면 새벽안개가 앉았다 간 보리 알갱이마다 이슬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그 풍경이 보석처럼 아름답다. 꼭 안개 때문이 아니더라도 청보리밭은 이른 아침 찾는 게 좋다. 그래야 명징한 푸름과 만날 수 있다. 조만간 보리는 노랗게 물들겠지. 그때쯤이면 농장에선 보리를 베고 메밀과 해바라기를 심을 테고. 푸름에 ‘유통기한’이 있는 게 못내 아쉽다. 그렇게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또 가을이 올 터다. 학원농장 옆은 심원면이다. ‘마음 심(心)’ 자에, ‘으뜸 원(元)’ 자를 쓴다. 마음이 으뜸이란다. 불교에서는 이를 ‘일체유심조’라 했다. 그러니까 희로애락과 길흉화복이 모두 인간의 마음에서 온다는, 웅숭깊은 뜻을 지닌 마을인 셈이다.심원은 이름만큼이나 골골마다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가진 동네다. 흥미로운 인물도 만난다. 진채선과 검단선사다. 먼저 진채선(1842~?)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국창이다. 국창, 명창이란 칭호가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시기에 ‘와장창’ 유리천장을 깬 이다. 조선 최고의 소리꾼이긴 해도 그에 대해 알려진 건 적다. 고창 읍내 판소리박물관에 가야 귀동냥이나마 할 수 있다. 그의 삶은 신재효(1812~1884)와 두텁게 얽혀 있다. 신재효는 판소리 이론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이론가이자 작가다. 태어난 시기는 달라도 둘의 고향은 같다. 진채선이 심원 검당포에서, 신재효는 읍내에서 태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둘은 사제 간이다. 진채선을 캐스팅한 이는 물론 신재효다. 검당포 무녀의 딸이었던 진채선은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어깨 너머로 소리를 익혔다.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던 진채선은 17세 무렵 신재효 문하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소리를 배웠다. 당시 판소리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고 한다. 최고의 이론가에게 지도받은 진채선은 쑥쑥 자랐고, 남자 명창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이 무렵 그의 일생을 또 한번 바꾸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대의 세도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눈에 띄게 된 것이다. 흥선대원군은 남달리 소리를 즐겼다고 한다. 많은 판소리 명망가들과도 인연을 맺었는데, 신재효도 그중 하나였다.●조선 최초 여류 국창의 삶과 소리 신재효는 1867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경회루를 새로 지으며 베푼 낙성연 자리에 애제자 진채선을 데려가 데뷔시킨다. 진채선은 고운 외모와 청아한 소리로 단박에 좌중을 휘어잡았다. 그중 가장 넋을 빼앗긴 이가 흥선대원군이었다. 이 공연을 계기로 진채선은 운현궁에 들어가 살게 된다. 흥선대원군의 대령(待令) 기생으로 지내게 된 것이다. 이 일로 가장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이는 스승 신재효였다. 절대 권력자의 애기(愛妓)가 된 제자를 함부로 만날 수 없게 되다 보니 그에 대한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신재효에게 진채선은 이미 단순한 제자가 아니었던 거다.제자에 대한 정이 사랑으로 변해 있다는 걸 확인한 그는 흥선대원군이 내린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제자를 향한 마음을 담아 판소리 단가 ‘도리화가’(桃李花歌)를 지었다. 이 이야기는 동명의 영화(2015년)로 제작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아쉽게도 심원엔 그를 기억할 만한 공간이 거의 없다. 검당포에 그의 생가터를 조성해 놓았는데, 차마 찾아가 보라 권하기도 민망할 만큼 옹색하다. 심원면에서 2021년부터 9월 1일을 ‘진채선의 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는 것에 비춰 보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고창 읍내 판소리박물관에 진채선의 코너가 자그마하게 조성돼 있다. 그에 얽힌 대략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시각적 볼거리로는 두암초당이 그중 낫다. 거대한 암벽 아래 들여 지은 정자다. 두암초당이 있는 암벽에서 진채선이 연습을 거듭해 득음했다고 전해진다.검단선사는 선운사를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백제시대 고승이다. 당시 선운산 주변엔 산적들이 들끓었다. 검단선사는 이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도적질을 그만두게 했다. 이들이 정착한 곳이 검당마을이다. 양민이 된 산적들은 해마다 봄가을 두 차례 감사의 마음을 담아 검단선사에게 소금을 보냈다. 이를 보은염(報恩鹽)이라 부른다. 당시 이들이 소금을 생산했던 ‘소금 벌막’을 재현한 건물이 검당마을 소금전시관 앞에 세워져 있다. 선운산 뒷자락 화산마을엔 원불교를 일으킨 소태산 대종사의 이야기가 전한다. 화산마을 연화봉 자락에 초막을 짓고 3개월 정진했는데, 이는 훗날 대각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연화저수지 앞에 이를 기념하는 ‘연화삼매지’가 조성돼 있다. 심원면 앞은 저 유명한 고창 갯벌이다. 람사르습지(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201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2021년)에 등재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갯벌이다. 면적이 얼추 60㎢에 달할 만큼 거대하다. 한눈에 담을 수 없는 너른 갯벌이 막힌 가슴을 뻥 뚫어 준다. 만돌마을 계명산 아래에 서해안바람공원이 조성돼 있다. 계명산은 ‘닭 계(鷄)’ 자에 ‘울 명(鳴)’ 자를 쓴다. 만돌마을에서 닭이 울면 중국에서 들린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한다. 높이라야 고작 해발 29m에 불과하지만 정상에 서면 만돌마을 일대와 너른 갯벌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고창엔 읍성이 두 곳 있다. 모양성이라 불리는 고창읍성과 무장읍성이다. 이번 여정에선 비교적 이름이 덜 알려진 무장읍성을 찾아간다.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1417년(태종 17년) 세워진 석성이다. 꼬박 130년 전인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엔 농민군이 이 읍성에서 승전보를 올리기도 했다. 전국적 봉기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이른바 무장기포(茂長起包) 후 세를 불린 농민군은 무장읍성을 향해 진군했고, 이들의 기세에 화들짝 놀란 관군들이 줄행랑을 친 덕에 무혈입성할 수 있었다. 무장읍성을 장악한 농민군은 옥문을 부숴 동학교도 40여명을 풀어 주고 군기고를 파괴해 무기를 확보했다. 3일간 머물며 전열도 정비했다. 농민군 숫자도 1만여명까지 불어났다. 무장읍성이 일종의 교두보 구실을 한 셈이다. 지금도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해마다 열린다. ●선운사 들러 신록의 ‘푸름’도 만끽 무장읍성은 야트막한 구릉을 마름모꼴로 감싼 평지성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견줘 무척 큰 규모다. 성이 축조될 당시 이 일대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 곳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정문은 남문인 진무루(鎭茂樓)다. 둥근 옹성 안에 2층 누각으로 세워졌다. 무장읍성 복원 전에는 무장초등학교의 교문으로 쓰였다고 한다. 당시 학생들은 세상 가장 멋지고 든든한 문으로 등하교를 했을 터다. 진무루를 넘어서면 숱한 세월을 살아낸 노거수들 사이에서 거대한 옛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송사지관(松沙之館)이라 불리는 객사다. 옛 무장현의 위용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건축물이다. 선조 14년(1581년)에 지었다니 400년이 넘었다. 객사 뒤는 사두봉(蛇頭峯)이라는 작은 구릉이다. 풍수지리적으로 뱀의 눈에 해당하는 지점이라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선운사는 고창 여정의 디폴트값 같은 곳이다. 절집 뒤란의 동백꽃(천연기념물)은 지고 없지만 신록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신록의 빼어남은 단언컨대 어느 계절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선운사만큼이나 유명한 곳이 절집 옆 도솔계곡(명승)이다. 이 계곡을 따라 다양한 나무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작은 이파리들이 물위에 비치면 물빛마저 신록처럼 푸르다. 이즈음 찾을 만한 명소 두 곳 덧붙이자. ‘책마을 해리’는 고창의 ‘핫플’ 중 하나다. 폐교를 활용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입장료는 책을 사는 것으로 대신한다. 해리면 월봉마을에 있다. 고창 중산리 이팝나무(천연기념물)는 ‘모든 순창 이팝나무의 어머니’라 불러도 좋을 만큼 수형이 거대하고 아름답다. 이번 주말께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알처럼 희디흰 작은 꽃들이 모여 흰 구름 같은 풍경을 펼쳐낸다.
  • 아름다운 4일장 ‘아트부산’ 오늘 개장

    아름다운 4일장 ‘아트부산’ 오늘 개장

    ‘아름다운 4일장’, 상반기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부산 2024’가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올해 13회째로 전 세계 20개국 129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이번 아트부산에서는 글로벌 미술계가 집중하는 아시아 미술시장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주연화 홍익대 교수가 감독으로 선임돼 ‘아시아 아트신(Scene)의 연대’와 ‘현시대 여성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구성된 총 9개 전시를 선보인다. 특히 아시아 현대미술 1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를 조명한다. ‘허스토리’(HERSTORY) 섹션에서는 구사마 야요이(일본), 정강자(한국), 샤오루(중국) 등 동아시아 대표 작가들과 함께 신디 셔먼, 제니 홀저(이상 미국)와 같은 서구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서 소개된다. 국제갤러리는 박서보, 하종현, 김윤신 등 국내를 대표하는 작가와 아니쉬 카푸어, 칸디다 회퍼 등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23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PKM갤러리는 ‘2024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대표 작가인 구정아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학고재 갤러리는 이배, 전광영 등 국내 중견 작가를 집중 조명한다.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 13명을 초청해 미술계 주요 이슈를 소개하고 아티스트와 함께 미술 담론을 나누는 장도 마련된다. 아트부산은 또 올해 최초로 ‘아트라운드’ 앱(애플리케이션)을 첫선 보인다. 현장에 가지 않아도 출품작에 대한 정보를 간편하게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작품 문의까지 가능하다.
  • 전남도, 목포·순천과 국립의대 설립 간담회 개최

    전남도, 목포·순천과 국립의대 설립 간담회 개최

    전라남도가 목포대와 순천대, 목포시, 순천시에 공문을 보내 전남 국립의대 설립 관련 합리적 방안 논의를 위한 5자 공동간담회 개최를 제안했다. 이번 간담회 제안은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양측의 공모 참여를 기다리겠다는 원칙을 밝힌 상황에서 두 대학과 두 시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것이다. 간담회는 오는 12일 목포와 순천의 중간지역인 보성군청에서 공동간담회를 개최될 예정이다. 전남도의 이번 간담회는 ‘지역 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고, 절차에 따라 신청이 이뤄지면 정부가 신속히 검토해 전남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한 정부의 뜻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전남도는 지난 4월 15일 목포대 총장, 목포시장, 목포시의회 의장, 16일 전남도의회 의장단, 18일 순천대 총장, 순천시장, 순천시의회 의장을 잇따라 면담하고,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지난 1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공문을 보내 ‘도민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수렴해 정부에 추천할 대학을 선정하고, 늦어도 9~10월께 추천 대학 선정 결과를 보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와함께 ‘정부에서 5월 중 각 대학 의대 증원 수요조사를 반영해 확정하는 대입전형시행계획 마련 과정에서 2026학년도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신설 정원 200명이 배정되도록 조치해줄 것’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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