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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이슈] 김한 조직위원장 “음악·사람·자연 하모니 이룬 잔치 자부”

    [이슈&이슈] 김한 조직위원장 “음악·사람·자연 하모니 이룬 잔치 자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이제 한국의 축제를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소리’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신명나는 국제음악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합니다.” 3년째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이끌고 있는 김한(JB금융지주 회장) 조직위원장은 29일 “소리축제는 다양한 음악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고품격 세계음악예술제”라고 말했다. 전통음악인 판소리에 근간을 두되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세계 음악과 벽을 허무는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는 설명이었다. “우리 소리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잘 담아내면서도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무대, 세계인과 교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레퍼토리의 공연을 마련했습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축제에 걸맞게 해외 뮤지션들도 대거 초청해 월드뮤직의 진수를 선보입니다.” 그는 이번 축제를 수준 높은 공연을 강화하고 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해 신명과 축원의 무대로 꾸몄다고 말했다. 또한 소리축제가 10년 이상 새로운 실험들을 지속해오며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축제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한국음악이 새로운 도전과 창조적 변화를 모색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한때 흔들렸던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면서 감동과 환희를 느낄 수 있는 축제로 승화시켜 다양한 계층에게 친밀감과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완성도 높고 깊이 있는 국악공연들이 풍성하게 펼쳐지고 다양해진 야외무대는 수준 높은 공연들로 가득 채워집니다.” 김한 위원장은 “이번 축제는 직접 참여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많아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거리, 볼거리가 풍성하다”고 소개했다. 한편 금융인으로서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부문에 대해서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가장 취약한 곳이 경영 부분인데 이 부분을 보완함으로써 지역 문화 발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화와 경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에 대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3년이 지난 현재 그 생각이 옳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JB금융지주는 소리축제에 전문 인력을 파견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등 전방위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기업의 사회공헌을 경영이념으로 삶고 실천하는 금융인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JB금융지주의 모태인 전북은행은 매년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환원하고 있습니다. JB금융그룹도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그는 “지역공헌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활성화하고 소리축제와 같은 문화예술 행사에 후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화보] 패셔니스타들의 한자리에 모인 쇼케이스

    [화보] 패셔니스타들의 한자리에 모인 쇼케이스

    24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2가 신라호텔에서 ‘나이키 테크팩’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열린 나이키 테크팩 출시기념 쇼케이스에는 빅뱅 지드래곤(GD), 태양, 양동근, 윤소이, 소녀시대 써니·티파니, 송지효, 이청아, 오지호, 오윤아, 이기우, 김지석, 정겨운, 션, 이지훈, 이현우, 이영은, 이진욱, 이천희, 홍종현, 오윤아, 최윤영, 클라라, 김성은, 에픽하이, 서지석, 박수진, 송지효, 송해나, 이상엽, 홍수아, 박재민, 권혁수, 이수혁, 정일우, 천정명, 박찬호, 한혜진 등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2) 자원의 보고, 북극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2) 자원의 보고, 북극

    북위 66도 33분, 23일 새벽(현지시간) 마침내 북극권(Arctic Circle)에 들어섰다. 북극항로 시범운항이 시작된 지 7일 만이다. 북극권을 넘어서면 육지에서는 더 이상 나무가 자랄 수 없다. 빠르게 기온이 내려가면서 갑판 위에서는 입김이 하얗게 나온다. 배는 12노트(22.2㎞) 속도로 바쁘지 않게 북쪽으로 올라왔다. 북극점이 가까워지면서 낮 길이도 많이 늘었다. 저녁 9시가 되어도 환한 낮이 이어진다. 북극점 쪽으로 올라갈수록 낮의 길이는 더 길어질 것이다. 빙하가 흘러내려 만들어진 복잡한 해안선의 노르웨이 서쪽 피오르(Fjord)를 따라왔다. 육지와 20~25마일(32~40㎞) 간격을 두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왔다. 고요한 발트해를 나와 북해로 접어들면서 너울성 파도가 심해졌다. 덩치 큰 유조선인데도 선실과 갑판에서 걷기조차 힘들다. 러시아 서부 우스트루가항을 출발한 유조선(스테나 폴라리스)은 그동안 남으로는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의 발트 3국과 폴란드, 독일을 바라보고 북으로는 핀란드와 스웨덴, 덴마크에 둘러싸인 발트해를 경유했다. 운항 중 덴마크 앞바다에서 안내 파일럿을 태우고 덴마크 해협을 지났다. 해협을 가로질러 놓인 장대한 그레이트 벨트 브리지를 빠져나와 발트해의 끝 지점인 스카우항 외항에서 닻을 내리고 한숨 돌렸다. 이곳에서 저유황 기름을 급유하고 부식을 채운 뒤 노르웨이 오슬로 앞바다에서 횡보하다 연안을 따라 다시 북으로 급하게 뱃머리를 돌려 올라왔다. 저유황 중질유 급유는 영국과 노르웨이, 덴마크를 사이에 둔 북해 운항 선박들에는 필수다. 이 지역을 지나는 선박들로부터 북해권의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아예 특별해역권(SECA)으로 정해 놓았다. 북해는 영국과 노르웨이의 석유시추선이 수도 없이 자리잡고 석유를 뽑아 내는 세계적인 석유 생산지다. 이런 곳을 지나는 선박들에 환경 지키기를 강요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들쭉날쭉한 노르웨이 서해안을 따라 운항하며 관광지와 어항으로 유명한 베르겐을 지났다. 예부터 이웃나라들과 한자동맹을 맺어 무역항으로 명성을 얻어 오던 곳이지만 지금은 어선들이 들락거리는 어항과 관광지다. 발트해와 북해를 지나오며 눈에 띄지 않던 어선들이 이곳 항구 입구에서는 분주하게 들락거리는 모습이다. 북으로 오르면서 세계적 관광지로 유명해 크루즈선이 오가는 송네 피오르(Songne Fjord) 입구도 만났다. 배와 거리가 멀어 망원경으로 피오르를 더듬었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노르웨이 피오르는 내륙에서 복잡하게 파이며 뻗어 나온 육지가 해안선에 이르러 절단된 듯이 경사가 급하다. 100만년 전의 북유럽은 1000m가 넘는 빙하로 덮여 있었다. 빙하는 차츰 그 두께가 늘어나다 해빙기에 접어들어 그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해안과 계곡 등으로 흘러내렸다. 그때 하천 바닥을 파 내려가 계곡을 칼로 절단한 것처럼 ‘U’자형으로 깎아냈고 그 자리에 바닷물이 들어와 현재의 피오르가 만들어졌다. 빙하의 무게에 비례해 피오르는 깊어졌다. 깊은 곳은 1000m가 넘는 곳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송네 피오르는 길이 204㎞, 깊이 1308m에 이른다. 북극권의 러시아도 무르만스크항에서 쇄빙선을 이용해 북극 빙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관광자원화했다. 척박한 북극권 나라들이 녹아내린 빙하지역과 빙산을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러시아 무르만스크를 포함한 인근의 야말반도 일대는 북극 자원의 보물창고로 알려진 곳이다. 무르만스크는 겨울이 길어 북극의 맹렬한 추위와 싸워야 하는 열악한 지역인데도 인구가 10만명을 넘는다. 옛 소련 시절 군사요충지였지만 요즘은 북극 자원의 전진기지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이곳 야말반도 페초라지역 일대는 석유와 천연가스, 광물 등 각종 지하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북극권 주변은 지하자원이 전 세계의 25~30%에 이를 만큼 어마어마한 양이 매장돼 있다. 무르만스크는 이런 지하자원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위해 최근 부두도 새로 건설했다. 얼어붙은 북극의 바다를 통한 자원 수출을 위해 쇄빙선 기지도 뒀다.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운영하는 이곳 쇄빙선 기지에는 원자력 쇄빙선 6척, 디젤 쇄빙선 4척 등 모두 10척이 있다. 러시아는 북극 카라해 대륙붕에 묻혀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기 위해 바닷속에 파이프라인을 설치 중이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석유와 천연가스를 육상으로 끌어올려 정제한 뒤 아시아권 국가에 수출할 계획이다. 2016년 완공을 앞두고 이미 상당한 설비가 완공 단계에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영향으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바렌츠해 쉬토크만섬에서도 세계 메이저 석유회사와 공동으로 무르만스크 쪽으로 해저 파이프라인을 건설 중이다. 노르웨이도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바렌츠해 대륙붕 해저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북서항로 쪽의 알래스카와 캐나다 보퍼트해 주변에도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이 불붙었다. 북극권에서 이미 개발 중인 석유와 천연가스 유전은 400개를 웃돌고 있다. 북극지역은 광물자원도 무진장으로 묻혀 있다. 무르만스크 쪽의 금과 다이아몬드, 니켈 매장량은 세계적이다. 특히 다이아몬드는 무르만스크와 랍테프해 연안에서 많이 생산된다. 이 밖에 철광석과 크롬, 주석, 알루미늄, 은, 백금, 수은, 몰리브덴, 망간 등을 포함한 희토류도 다량 묻혀 있다. 동시베리아 지역에서는 많은 목재가 유럽으로 수출되고 무르만스크와 랍테프해 연안에는 석탄이 엄청나게 매장돼 있다. 북극권 러시아에는 이런 다양한 자원을 수출하기 위해 크고 작은 항구가 72개나 있다. 이 가운데 무르만스크항을 비롯해 페백항, 딕시항, 카단가항, 이가르카항 등 9곳은 수출항으로 자리 잡았다. 어자원도 풍부하다. 북극 바렌츠해에는 멕시코 난류가 올라오면서 대구, 연어, 가자미류, 게의 생산이 세계적이다. 특히 대구는 연간 100만t 이상 생산돼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양이 상당하다. 북극 최대 항구도시인 무르만스크는 지하자원 외에 이같이 어자원도 풍부해 인근에 어장이 형성돼 있을 정도다. 러시아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북동항로(NSR)를 장차 수에즈운하에 버금가는 항로로 키우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남청도 한국해양대 교수는 “북극해의 얼음이 녹고 지하자원 개발이 쉬워지면서 풍부한 자원을 찾아 세계 각국들이 앞다투어 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북극 노르웨이 해상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하반기 채용 특징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하반기 채용 특징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시즌이 본격 개막됐다. 100 대 1이 넘는 살인적인 경쟁률 앞에서 취업 준비생들의 합격을 향한 염원은 필사적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은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권 합격 전략을 4회에 걸쳐 다룬다. 전반적인 채용 트렌드(1회)와 함께 은행(2회), 카드·보험(3회), 금융 공기업(4회)의 면접 등 노하우를 기업 채용 담당자들에 대한 직접 취재를 바탕으로 전달한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등 공공 부문을 필두로 금융권 하반기 채용 시즌의 문이 열렸다. 공공 부문은 대부분 모집원서 접수가 끝났고 은행·카드·보험 등 민간 부문은 원서를 받고 있거나 곧 공고를 낼 예정이다. 올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진 금융권의 상황을 반영한 듯 지난해보다 연간 기준으로 채용 인원이 30%가량 줄었다. 통상 4000만원 이상의 초봉에 안정적인 자리를 보장받아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권의 취업문 뚫기가 이전보다 한층 어려워진 것이다. 올해 금융권 채용의 특징은 크게 ‘탈(脫) 스펙’, ‘인문학’, ‘면접’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스펙(각종 공인자격증 등)을 전혀 보지 않거나 중요 요소로 따지지 않는 곳이 늘어나고 있고 문(文)·사(史)·철(哲) 중심의 인문학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 접목하고 있다. 면접은 점차 다양한 방식으로 강화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남북협력기금 부문 채용 서류전형에서 학력, 영어, 성적, 자격증 등 스펙을 보지 않는다. 업무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에세이 심사만으로 서류 전형을 대체한다. 수은 관계자는 “좋은 학교나 학점, 자격증을 따져서 시험 볼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합격자들의 업무 성과를 분석해 다른 부문에도 확대시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학력, 전공,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격증, 해외연수, 인턴경력 등을 써넣는 난을 입사지원서에서 삭제했다. 대신 입사지원서에 자신이 읽은 인문학 도서를 기재해야 한다. 인문학에 밝은 통섭(統攝)형 인재를 뽑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국민은행은 지원자가 읽은 인문학 도서를 주제로 토론형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 전형 전반에 걸쳐 지식과 풍부한 사고력이 필요한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문학적 소양과 소통능력, 팀워크, 창의력을 보유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문학적 소양 평가를 신입행원 채용에 적용한 결과 행원들이 영업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자기소개서 전형을 강화했다. 기입 항목을 5개에서 8개로 늘리면서 ‘감명 깊게 읽은 인문학 서적 3권과 느낀 점을 적으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아직 면접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인문학 서적과 관련된 내용이 반영될 예정이다. 또한 한국사, 국어, 한자 등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을 우대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자기소개서 평가 비중을 예년의 2배로 강화한다”고 말했다. 면접은 여전히 중요하다. 과거처럼 실무진 면접, 임원 면접에서 여러 명이 묻고 답하는 단순한 면접은 줄었다. 합숙을 하거나 실무자와 온종일 함께 생활을 같이하는 등 지원자의 능력, 인성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파악하기 위해 면접을 강화하는 추세다. 기업은행은 ‘당신을 보여주세요’라는 자기 PR 대회를 신설했다. 일종의 면접으로 이 단계를 통과하면 서류전형에서 우대 혜택을 받는다. 4분 동안 자신의 강점이나 가능성 등을 홍보하는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학벌 등의 배경보다는 개인 자체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면접 전형 중에 ‘역할 연기’ 분야가 있다. 거세게 항의하는 고객을 맞았을 때 어떻게 하면 될지 직접 연기를 해보이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하나로마트로 데려가 지원자의 기획력,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현장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하나로마트에 진열된 상품에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제를 준다. 국민은행은 ‘판매면접’을 실시한다. 상품을 판매하는 요령보다는 고객 서비스 마인드, 상황 대처 능력, 판매 잠재력 등을 평가한다. 신한은행은 온종일 차장급 이상 실무자가 함께 지내며 지원자의 능력과 품성을 파악하는 면접을 실시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 파주 북소리 28일 개막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 파주 북소리 28일 개막

    아시아 최대 북페스티벌을 표방하는 ‘파주북소리 2013’이 오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린다. 3회째인 올해 행사는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를 주제로 특별전과 국제교류 행사, 시민참여 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는 특별전시 ‘고지도, 상상의 길을 걷다’가 열린다. 조선 초기의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와 18세기 후반 제작된 ‘도펠메이어의 천문도’를 포함해 국내외 고지도, 천문도, 지리·역사 관련 고문헌 등 80여점이 전시된다. ‘아시아 작가와 도시’ 국제문학 심포지엄에는 황석영·김미월 등 한국 작가와 베트남의 바오닌, 티베트의 망명 시인 체링 왕모 돔파 등 16개국 30여명의 작가가 한자리에 모여 아시아의 도시가 어떻게 문학의 배경이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작가들이 글과 사진, 음악,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도시를 소개하는 문학콘서트와 각국 이야기 구연전문가들이 전래동화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아시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출판인들 간 소통과 교류의 장인 국제출판포럼에선 경계를 넘어서 책으로 소통하는 협력 방안에 대해 모색한다. 일본의 대표적 지성인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동북아 지역의 위기와 극복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오카모도 아쓰시 이와나미 서점 대표와 방재석 도서출판 아시아 대표 등 7개국 17명의 출판인이 아시아 각국의 화합과 공존을 위한 출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시민 참여행사도 풍성하다. 스마트 백일장, 스토리텔링 콘서트 등 글짓기 대축전과 전국 독서동아리를 대상으로 한 독서모임 대축전이 올해 새로 마련됐다. 출판도시 내 출판사들이 주도하는 ‘지식난장’ 행사에는 24개 출판사가 참여해 저자와의 대화, 강연, 워크숍 등 100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국내외 조명 디자이너들이 지난 1일부터 출판도시 내 9개 건물을 아름다운 조명으로 물들이고 있는 파주라이트페스티벌도 행사 기간 내내 펼쳐진다. 아시아 출판의 발전에 기여한 출판인과 저자, 출판미술인에게 수여하는 ‘파주 북어워드’시상식도 열린다. 파주북소리조직위원회는 앞서 올해 수상자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저작상), 중국의 북 디자이너 류샤오샹(출판미술인상), ‘왕실문화총서’(돌베개)를 기획한 김문식·박정혜·김재우(기획상)씨를 선정했다. 또 특별상에는 ‘기적의 도서관’을 건립하는 등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한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을 뽑았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구봉서 ‘코미디 인생 60년’ 한눈에

    구봉서 ‘코미디 인생 60년’ 한눈에

    한국 코미디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구봉서(87)씨의 연기 인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중구와 중구문화원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중구문화원 예문갤러리에서 ‘구봉서의 코미디 인생 60년’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2013 청계천예술제’의 첫 번째 기획전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악단배우에서 영화배우, 방송인으로 활약했던 구씨를 기념하는 축제마당 형식으로 진행된다. 전시회에서는 구씨가 출연한 영화, 코미디 관련 소품을 비롯해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84편의 포스터를 만나 볼 수 있다. 또 추억의 코미디 영상전과 한국 코미디언 명콤비, 명장면을 소개하는 코너도 마련됐다. 평양 출신인 구씨는 1945년 대동상고를 졸업한 후 태평양가극단 악사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1956년 영화 ‘애정파도’ 데뷔로 연기자 길에 들어섰다. 특히 1969년부터 1985년까지 15년 8개월 동안 MBC에서 방송됐던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고 배삼룡씨와 콤비를 이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전시회 기념식은 다음 달 1일 오후 4시 예문갤러리에서 진행되며 오후 7시부터는 국립중앙극장 하늘극장에서 축하공연이 진행된다. 송해, 임희춘을 비롯해 엄용수, 유재석 등 그를 존경하고 따르는 코미디언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관람은 행사 당일 선착순으로 가능하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극장마다 영어 제목…도통 무슨 소리인지

    극장마다 영어 제목…도통 무슨 소리인지

    영어가 극장을 점령했다. 외화 중 열에 아홉은 영어 제목을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어의 한국어 잠식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제목의 영어 편중은 영화에서 유독 심각하다. 이달 극장에서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외화의 제목만 살펴봐도 이 같은 현상은 확연히 드러난다. ‘킬링 시즌’(Killing Season)과 ‘스트릿 오브 블러드’(Streets of Blood), ‘컨저링’(The Conjuring), ‘브랜디드’(Branded), ‘애프터 루시아’(After Lucia) 등이 모두 영어 제목을 그대로 가져왔다. 이달 개봉 외화 44편 중 한자 언어권인 일본 및 중국 영화 13편을 제외하면 순수 한국어 번역 제목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Medianeras) 등 5편에 그친다. 앞서 개봉한 영화들도 마찬가지다. ‘송 포 유’(Song for You), ‘실버라이닝 플레이북’(Silver Linings Playbook), ‘애프터 어스’(After Earth), ‘테이크 쉘터’(Take Shelter) 등 예는 무수히 많다. 원제를 그대로 옮기는 것도 아니다. ‘마스터’(The Master)나 ‘킬링 소프틀리’(Killing Them Softly), ‘사이드 이펙트’(Side Effects)처럼 관사나 목적어, 복수형은 생략되기 일쑤다. ‘섹슈얼 어딕션: 꽃잎에 느껴지는 쾌락과 통증’(Pleasure or Pain)이나 ‘아메리칸 오지’(A Good Old Fashioned Orgy), ‘테이크 다운’(Welcome to the Punch)처럼 원제와는 다른 영어 제목을 억지로 붙인 경우도 있다. ‘월드 워 Z’(World War Z)는 ‘세계대전 Z’라는 원작 소설이 알려져 있는데도 굳이 영어 제목을 썼고, ‘레드: 더 레전드’(Red 2)는 원제에도 없는 영어를 덧붙였다. “너무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면 영어 원제를 유지하는 것이 영화계의 분위기”라는 한 영화 수입사 관계자의 말처럼 영어 제목은 이제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이 됐다. 이유가 뭘까. 영화 수입사에서 꼽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작품이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 미리 알려졌거나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우 원제가 가지고 있는 후광 효과를 고려할 수밖에 없고, 영화의 분위기를 훼손하지 않는 좋은 한국어 제목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제목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쉽고 명확하게 관객에게 기억되느냐인데 이미 알려진 원제를 바꿀 경우 인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외화마다 적게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한국어 제목 안을 내지만 원제의 느낌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우디 앨런 감독의 ‘Vicky Cristina Barcelona’가 막장 드라마 느낌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로 바뀌면서 두고두고 영화 팬들에게 비판받았듯 “괜한 한국어 제목은 안 만드느니만 못하다”는 것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가 “원제를 번역하면 영화의 느낌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관객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일종의 절충안으로 최근 크게 늘어난 것이 콜론(:)을 사용해 부제를 다는 방식이다.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Now You See Me), ‘포가튼: 잊혀진 소녀’(Forgotten)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는 ‘해리 포터’ 시리즈처럼 작품이 여러 편으로 이뤄진 경우 각 편을 구분하기 위해 쓰였지만 지금은 ‘레드: 더 레전드’에서처럼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추세다. 한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원제를 살리면서 원제의 불명확한 의미도 부연하는 방식”이라면서 “10~40대까지 다양한 영화 관객을 타깃으로 삼기 위해 한국어와 영어를 병용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어 제목이 ‘대세’로 굳어진 상황에서도 좋은 한국어 제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영화 팬들이 적지 않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원제를 한국어로 직역한 것도 반드시 좋은 제목이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파리는 안개에 젖어’(La Maison Sous Les Arbres·1971)처럼 한국어를 사용하면서도 영화의 의미와 느낌을 살리는 것이 좋은 제목”이라고 말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세상의 끝까지 21일’(Seeking a Friend for the End of the World) 정도를 제외하면 올해 괜찮은 번역 제목은 찾기 어렵다”면서 “수입사에서는 영어 제목을 쓰는 것이 세련됐다고 여기는 것 같지만 번역 제목을 붙인다고 해서 관객들이 볼 영화를 안 보거나 안 볼 영화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古, GO!… 종로구 전통과 현대의 한판 축제

    종로구는 조선 건국 이후 600여년에 걸쳐 서울의 중심이라고 자부한다.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 종묘, 사직단 등 여러 문화유산이 자리 잡았다. 북악산, 인왕산 등을 병풍 삼은 전통 한옥도 잘 보존돼 있다. 덕분에 전통미와 현대미가 공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는 전통과 현대가 하나되는 ‘고고(古GO) 종로 문화페스티벌 2013’을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한자 ‘옛 고’(古)와 ‘가다’를 뜻하는 영어 GO를 함께 써 옛 문화를 체험해 보고 전통을 바탕으로 미래를 열어가자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구는 2011년부터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크고 작은 축제를 통합했다. 개막행사는 27일 오후 5시 마로니에공원에서 공원 재개장과 함께 열린다. 사물놀이, 마임, 코레아나 클래시카 오케스트라 축하공연 등이 이어진다. 인사동 일대에서는 다음 달 1일까지 전통 공예·다도·전통악기·김치 담그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시민과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130여개 문화업소가 참여하는 고미술·현대미술·공예품 전시인 ‘인사동전통명가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28~29일 청계천에서는 조선시대 독점적 상업권을 부여받은 여섯 종류의 큰 상점인 ‘육의전’을 체험할 수 있다. 다음 달 1~2일 운현궁에서는 궁중과 사대부가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대학로에서는 다음 달 4일부터 20일까지 극장공연, 거리예술 학교 등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소극장 축제’가 기다린다. 이 밖에도 삼청로 문화축제, 아름다운 종로박물관 나들이, 북촌축제, 전국 활쏘기 대회, 국제 꽃 장식대회, 별 헤는 밤 음악회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잇따른다. 구 관계자는 “올해 3회째를 맞지만 구민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호응을 얻는 축제”라며 “특색 넘치는 종로의 문화를 축제 기간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직업체험부터 진로특강까지

    전국 138개 전문대학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2013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 행사가 오는 26일부터 3일간 개최된다.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전대미문’(전문대학, 미래의 문을 열다)이란 슬로건 아래 입시 정보뿐 아니라 전문대학 진학 뒤 얻을 수 있는 기회, 학업을 마친 뒤 진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대미문관(역사관), 진로상담관, 직업체험관, 대학홍보관 등이 개설된다. 특히 직업체험관은 학과에서 배우는 내용을 먼저 경험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직업체험관은 7개 구역(뷰티, 식품, 공학·기술, 관광, 문화·예술, 의료보건, 공공·복지)으로 나뉘어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뷰티 구역에서는 네일아티스트, 미용전문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직접 머리나 손톱 등을 손질해 보도록 하는 식이다. 특별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글로벌 지식 콘서트 ‘테드’(TED)의 형식을 빌린 강연 및 토크쇼, 전대미문 프레젠테이션 경진대회 등이 준비돼 있다.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진로특강도 학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전문대학 입시설명회 역시 전문대학 입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빼먹지 말아야 할 프로그램이다. 엑스포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노덕주 한양여대 총장은 “이번 엑스포는 학생들에게 전문대학에서 미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해 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18일(水) 케이블 하이라이트]

    ■유령(캐치온 밤 11시) 세 명의 대학생 벤, 패트릭, 리디아는 1973년에 파라노말 심리학자들이 시도하였던 일명 ‘찰스 실험’을 최신 과학 기술 장비들을 이용해서 진행한다. 그들은 결국 미지의 존재 유령을 불러들이게 되고 리디아가 실험 도중 벽 속으로 사라지는 일을 당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벤과 그의 여자친구 켈리는 새집으로 이사하는데 그곳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섬마을 쌤(tvN 밤 12시) 샘 해밍턴, 브래드, 아비가일, 샘 오취리 등 한국 거주 평균 7년의 외국인 연예인 4인방이 뭉쳤다. 이들은 섬마을 분교 초등학생들에게 방과 후 원어민 교사가 돼 영어를 가르친다. 4박 5일간 섬마을에서 홈스테이하며 주민들과 벌이는 유쾌한 에피소드 등 외국인 연예인 4인방의 섬마을 적응기를 엿본다. 첫 방송을 시작으로 4주간의 리얼버라이어티가 시작된다. ■2인 2색 레슨(J골프 밤 9시) 개성도 성격도 전혀 다른 동갑내기 골프 선수 김혜윤(24·KT)과 정하늘(24·KT)의 원포인트 레슨이 시청자를 찾아간다. 이들은 서로 다른 자신만의 실전 노하우를 공개할 예정이다. 시청자들은 단 하나의 레슨이 아니라 프로 2인의 실전 감각이 담긴 여러 가지 원포인트 레슨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신상해탄(중화TV 밤 8시) 1930년 상하이는 암흑가의 패권을 잡고자 목숨을 건 사나이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배신으로 가득하다. 상하이의 권력과 부를 쥔 풍경요의 예순 살 생일을 맞이하는 날, 그에게 상납금을 바치던 횡삼은 풍경요의 딸 풍정정을 납치하고 만다. 한편 상하이에 첫발을 들인 허문강이 우연히 풍정정을 구해주면서 운명의 소용돌이는 시작된다. ■월드스테이지, VMA 2013 emd(MTV 오전 11시) 최고의 아티스트가 펼치는 화려하고 열정적인 콘서트를 12시간 내내 연속으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마련된다. 원디렉션과 저스틴 비버의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해외에서 펼쳐진 록 페스티벌 공연과 최고의 음악 시상식인 MTV VMA 2013까지. 해외 뮤직 마니아를 위한 최고의 추석 선물을 준비했다. ■추석특집 테로베스트(올리브 오후 1시) 추석을 맞아 그동안 ‘테이스티로드’에서 소개된 맛집을 테마별로 순위를 매겨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만원 이하의 맛집’을 주제로 저렴하지만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가 가능한 맛집을 소개하고 ‘불금 최고의 맛집’에선 추석 연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불금 맛집도 소개한다.
  • [글로벌 시대] 경제 이웃, 문화 이웃 베트남/배종하 주베트남FAO대표

    [글로벌 시대] 경제 이웃, 문화 이웃 베트남/배종하 주베트남FAO대표

    하노이 시내 중심에 있는 호안끼엠 호수는 늘 관광객으로 붐비고 하노이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호안끼엠은 ‘환검’(還劍)의 베트남어 발음인데 여기엔 이름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15세기 중국 명나라가 베트남을 침입했는데 당시 베트남의 레로이 왕은 이 호수의 거북이에게서 칼을 한 자루 받았고 그 칼로 싸워 명나라를 이겼다고 한다. 승리한 왕은 거북이에게 승전 소식을 전하기 위해 호수를 찾았고 거북이는 그 칼을 되돌려 받아 갔다고 한다. 그래서 ‘검을 돌려주었다’는 ‘환검’, 즉 호안끼엠이 호수 이름이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야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설과 비슷하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라 호안끼엠처럼 한자에서 유래된 단어는 우리와 발음이 비슷한 단어가 많다. 곧 추석이 다가오는데 여기도 추석은 큰 명절이고 중추(仲秋)의 베트남식 발음은 ‘쭝투’이다. 11세기에 생겼다는 옛날 교육기관이 시내에 있는데 그 한자 이름이 ‘국자감’(國子監)이고 ‘사서오경’(四書五經)을 즐겨 익혔다는 설명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제일 안쪽에 자리 잡은 공자 모신 사당에는 입시철이 되면 아들딸 합격하게 해 달라고 향 피우고 기도하는 학부모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우리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아 소득이 낮음에도 사교육이 대단하다. 오랜 전쟁으로 모든 산업 기반이 붕괴된 베트남이 1980년대 중반 도이머이 정책으로 대외 교류를 확대하고 경쟁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도입해 놀랄 만한 경제발전을 이룩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세안(AEAN) 중에서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은 후발 국가로 분류되는데 그중에 베트남은 단연 독보적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농수산업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80년대 초에는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었던 국가이나 지금은 세계 제1의 쌀 수출국이며 제2의 커피 수출국이고 고무, 수산물 수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오늘날의 베트남이 있기까지에는 베트남 국민의 근면하고 부지런함, 풍부한 양질의 노동력 등이 큰 원인이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국가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국은 베트남 개발 협력의 중요한 파트너로 의료, 교육,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원조를 해 왔다. 우리 기업들도 신발·의류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많은 투자를 했고, 최근에는 IT산업까지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수교한 지는 20년밖에 되지 않지만 경제협력은 급속히 신장하고 있다. 양국 간의 교역 규모는 매년 20%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8년 100억 달러를 돌파한 후 불과 4년 만인 2012년에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5년쯤이면 3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미 베트남은 이미 우리의 여섯 번째 수출시장이며 앞으로도 밀접한 교류가 확실한 미래의 시장이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고 내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릴 것이다. 베트남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한국 교민이 10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한국에 시집 온 베트남 여성이 6만명에 달한다. 우리 교민의 경제활동은 나날이 커지고 있고 한국에 시집 온 외국 여성 중 베트남 여성이 제일 잘 적응한다고 한다. 베트남은 문화 이웃인 동시에 경제 이웃이다.
  • “홍상수는, 맘에 거슬리는 게 없는 상태를 최고로 여겨”

    “홍상수는, 맘에 거슬리는 게 없는 상태를 최고로 여겨”

    ‘우리 선희’에서 말들은 맴돈다. 영화과 졸업생 선희(정유미)는 최 교수(김상중)에게 유학 추천서를 부탁하기 위해 학교에 들렀다가 문수(이선균)와 재학(정재영)을 차례대로 만난다. 그러나 최 교수의 추천서도, 오고 가는 문수와 재학의 말도 선희라는 대상 위에서 엇갈리고 미끄러진다. 말의 한계를 드러내는 영화를 두고 홍상수(52) 감독에게 말로 설명을 청하는 것은 무용한 노력으로 보인다. “정리하고 정의하지 않을 수 없지만, 우리의 그런 정의 내리기가 또 우리의 한계가 되는 것 같다”는 홍 감독을 서면으로 만났다. →말로 하는 인터뷰에 피로감을 느껴 서면으로 응했다고 들었다. “말을 경계한다”고 밝힌 적도 있는데 글로 표현하는 것이 말보다 낫다고 여기나. -아니다. 둘 다 다른 한계들이 있을 것이다. 서면으로라도 관심을 보여주신 것에 감사하다. →“영화는 언어적인 속박을 벗어나 어딘가로 가보려는 일”이라고 한 적이 있다. 영화가 언어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나. -논리적인 말이나 글은 그대로 또 필요한 때가 있겠지만, 예술이 제대로 작동할 때 예술이 수용하는 삶의 폭이 더 크고, 그 폭 안의 ‘어떤 하나의 본질’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그 폭 전체를 동시에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르치던 학생이 추천서를 부탁한 일 등의 경험에서 영화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자전적 요소를 얼마나 반영하는 편인가. -영화를 보고 후기를 읽으면 알겠지만, 이 영화에선 둘(작품과 감독) 사이의 관계가 딱 그만큼이었다. 영화마다 좀 더 가깝기도 하고, 좀 더 멀기도 하고 다르게 관계 지어진다. 만드는 사람이 하는 일은 세상에 한 번도 없었던 재료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 직간접으로 경험한 재료들(어디서 읽은 소설의 한 구절, 어떤 그림에서 얻은 하나의 감흥, 아침에 나눈 처와의 대화, 오랜만에 찾아온 옛날 학생의 부탁 등등)을 새로운 배열을 통해 하나의 독립적인 구체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 선희’에서도 장소를 가장 먼저 정했나. -맞다. ‘아리랑’이란 카페를 우연히 알게 되면서 거기가 처음 정해졌고, 그다음은 ‘학교에 와서 추천서를 받는 선희’란 게 촬영 직전에 정해지면서 학교 캠퍼스가 정해졌다. →우연과 직관에 기대어 영화를 찍지만 선희를 빼고 세 남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마지막 장면은 미리 염두에 두었을 법하다. -그날이 고궁 신인데 그때까지 인물들이 영화 안에서 다 모인 적이 없었고, 촬영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네 배우에게 모두 대기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보신 그 구체적인 신들은 그날 아침 대본을 쓰면서 정해졌다.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옥희의 영화’ 등에 출연했던 이선균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름만 달라졌지 같은 인물이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희란 이름은 전에 정유미씨가 나온 ‘옥희의 영화’의 옥희란 이름 때문에 좀 힘들게 지었다. 옥희란 이름의 힘이 좀 저한테 셌던 것 같다. 문수는 쉽게 좋게 나왔고, 재학도 나오고 나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정유미씨와 이선균씨가 같이하기로 정해지면서 두 사람의 인물로서의 관계가 전에 같이 나온 영화 ‘첩첩산중’이나 ‘옥희의 영화’와 완전히 다른 관계가 될 것인가 저한테 물어봤다. 그런데 그럴 필요도 없었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른 것들이 다르니깐, 그건 그대로 혹은 비슷하게 가도 상관없다, 그런 맘이었다. →‘다른 나라에서’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만 해도 꿈 장면이 등장하는데 ‘우리 선희’에는 꿈이 등장하지 않는다. -글쎄. 그냥 꿈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고, 그때 나오는 거라서. 잘 모르겠다. 필요는 하여간 그때그때 다른 필요였던 것 같다. →재학과 키스를 한 선희가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비춘다. -선희가 바쁘게는 돌아다니지만 선희 혼자 있는 신은 그때까지 별로 없었다. 재학과 헤어지고 나서 일단 세 남자 사이를 한 바퀴를 돈 거니깐, 그때쯤 선희 혼자의 모습을 길게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덕을 내려가는 선희를 보면서 선희가 많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내게는. →‘홍상수’에 대해 추천서를 쓴다면. -그냥 간단히 쓰겠다. “맘에 거슬리는 게 없는 상태를 최고라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2) 종로(상)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2) 종로(상)

    ■ 늙은 종가 며느리 같지만 위풍 여전… 우리에게 종로는 무엇인가. 불과 30년 전만 해도 ‘종로는 서울이고, 서울은 종로’라는 말에 토를 달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인구 2500만 명이 드나드는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의 중심도시로 급팽창한 서울의 중심이 더는 종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종로는 600년 가까이 서울 유일의 도심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도심 중 하나로 ‘내려’ 왔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종로는 번성하던 문중을 지키며 늙어가는 종갓집 며느리 같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보신각 타종행사는 여전히 서울의 중심이 종로라고 외치는 듯하다”라고 종로의 흥망성쇠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 비록 사람이 구름처럼 모인다는 운종가(雲從街)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종로는 여전히 한민족의 핏줄에 새겨진 대표거리이다. 광화문~숭례문까지 남북축선이 정치적 중심이라면, 광화문~동대문까지 동서축선을 이루는 종로는 생활의 중심이었다. 도성의 하루를 열고 닫는 종루(보신각)와 팔도의 물자가 모이는 시전행랑(市廛行廊)이 그 중심에 있었다. 수많은 것이 스쳐 지나가고 땅속에 묻혔지만, 종로에는 조선 초부터 지금까지 600년 가까이 서울을 지키는 ‘다섯 가지’가 건재하다. 종각과 종묘, 원각사지 10층 석탑과 흥인지문(동대문) 그리고 시장이 그것이다. 개항 이후 종로의 변천사를 짚어보자. 보신각 종소리에 따라 성문 여닫는 제도는 1908년 폐지됐다. 1899년 5월 전차가 개통돼 성문 안으로 전차가 드나들면서 문을 여닫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900년 4월 전기 가로등 3개가 종로의 밤거리를 대낮처럼 밝힌 이후 가장 아름답고, 활기차고, 제일 좋은 상점과 시장이 있는 곳으로 군림했다. 1931년 지금의 종로타워 자리에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 화신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장안의 모던(Modern)보이와 자유부인은 화신에서 쇼핑하고, 르네쌍스 다방에서 클래식음악 감상하고, 단성사에서 영화 보고, 청일집에서 대폿잔을 기울이면서 담론을 즐겼다. 대중문화의 본거지였다. 주단 거리, 양복점 거리, 서점·출판사·학원, 포목점, 귀금속 상점의 성쇠가 거듭됐다. 육의전(명주·종이·어물·모시·비단·무명)의 명맥이 살아있었다. 근래 들어 국내 최대의 귀금속거리로 우뚝 서게 된 데에는 배경이 있다. 종로4가 예지동은 예로부터 돌이나 옥을 다듬는 공인들이 모여 살았다고 해서 석수방골, 옥방골로 불리던 곳이었다. 6·25전쟁 이후 단성사와 종묘 뒤편을 중심으로 시계노점상이 한 곳 두 곳 모이기 시작하더니 자연스럽게 세공업소와 귀금속 상가, 공방이 상권을 형성했다. 1980년 한국귀금속보석기술협회의 봉익동 이전은 영역확대의 신호탄이었다. 종로의 풍경은 귀금속의 메카로 바뀌었다. 서울YMCA는 1903년부터 종로의 터줏대감이었다. 이 땅에 시민사회운동과 사회체육의 씨앗을 뿌렸다. 종로서적은 1963년 문을 연 이래 2002년 문을 닫을 때까지 출판문화의 대명사였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종로서적 앞’은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약속장소였다. 종로는 학원 일번지이기도 했다. 경복학원, 대성학원, 양영학원, 신성학원, 금자탑학원, 종로학원, 정일학원, YMCA학원, 제일학원 등이 학생들을 불러모았다. 탑골공원은 연산군 때 폐사된 원각사 터에 조성됐다. 1895년 고종이 황실음악연주회장으로 팔각정을 짓기 전까지 원각사지 10층 석탑과 원각사비는 민가 안에 방치돼 있었다. 1919년 3·1 독립선언문이 낭독돼 민족운동의 성지가 되었지만 원각사 백탑은 또 유리집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종로라는 길 이름을 낳은 종루는 탑골공원 옆 인사동 입구에 있었다. 태종(1413년)이 한양의 동서대문을 연결하는 종로와 광통교~남대문이 만나는 곳에 누각을 세우고 큰 종을 달았다. 오늘날 종로 네거리 한가운데이자 사대문 한복판이다. 종을 쳐서 도성문을 여닫고 통행금지(人定)와 해제(罷漏)를 알렸다. 보신각(普信閣)이 된 것은 1885년 고종이 중건하면서 사액을 내린 데서 이름 붙여졌다. 종루는 모두 3번 불타고, 8번 다시 짓고 옮기는 수난을 겪었다. 지금의 종은 ‘보신각종이 수명을 다했다’는 1984년 1월 15일자 서울신문 보도가 나가자 거국적인 국민성금운동이 벌어진 끝에 8억 원의 성금을 거둬 만든 새 종이다. 종로(鐘路)인가 종로(鍾路)인가. 종로의 한자표기를 놓고 한바탕 혼선이 일었다. 쇠 북 종(鍾)인가 아니면 (술을 담는) 쇠그릇 종(鐘)인가의 논쟁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옳다. 강희자전을 보면 ‘고이자 통용’(古二字通用)이라 하여 서로 통용되었다고 풀이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혼용해 썼다. 일제강점기인 1943년 종로구 표기를 ‘종로구’(鍾路區)라고 표기하면서 쇠 북 종으로 굳어졌을 뿐이다. 쇠 북 종이면 어떻고 쇠그릇 종이면 또 어떤가. 종로는 그만큼 이중적이고 역설적인 곳이다. 모든 이질적인 것을 녹여버리는 용광로 같은 곳이다. 1953년부터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이 울리면서 한국의 새해는 보신각에서 맞는 세밑풍속도가 생겼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타종행사가 계속되는 한 종로의 흥행은 이어질 것이다. ■ 지금의 삼성전자 같았던 화신백화점 화신백화점은 1930~50년대의 삼성전자였고, 박흥식은 당대의 이병철이었다. 화신은 식민시기 서울의 신화요, 대표 브랜드였다. 1937년 신축한 지하 1층 지상 6층의 화신백화점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고 첨단빌딩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엘리베이터와 옥상 전광뉴스판이 설치됐다. ‘화신 가서 엘리베이터 타고 6층 식당의 비빔밥을 먹은 것’이 화젯거리였다. 6·25전쟁 이후 지금의 SC제일은행 자리에 신신백화점을 추가로 지어 전성기를 누렸다. 풍운아 박흥식을 빼고 화신백화점을 이야기할 수 없다. 계열사 흥한화섬의 자금난으로 부도가 나 1980년 그룹이 해체됐고, 1987년 백화점도 철거됐다. 이후 바람처럼 사라져버려 한때 그의 이름이 인명록에서 빠진 적도 있었다. 지금도 포털에서 ‘박흥식’을 치면 동명의 프로야구 선수와 비슷한 비중의 인사로 취급받지만, 그를 제외하고 일제강점기를 거론할 수 없다. 본정통(충무로)에 있던 미쓰코시(신세계백화점), 조지아(옛 미도파백화점) 등 일본계 4개 백화점을 따돌리고 조선 최대의 백화점, 백화점 왕으로 군림한 식민지 조선의 자랑이었다. 상품권을 발행하고, 재고정리, 할인행사, 주택을 내건 경품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전국 350여 곳의 화신 연쇄점이 화신 왕국의 수족이었다. 해방 후 반민특위는 친일부역인사 1호로 박흥식을 체포해 구속했다. 풀려난 것도 1호였다. 법원은 “일제하에서 겨레의 상권을 수호했고 한민족의 긍지와 명예를 떨쳤다”라며 무죄를 언도했다. 1961년 박정희 군사정권에 의해 부정축재자로 구속됐다가 풀려나면서 제출한 ‘남서울 신도시계획안’은 10년 후 강남개발의 모델이 되었다. 오늘의 강남지역 2410만 평에 11년간 270억 원을 들여 32만~48만 명을 거주케 한다는 엄청난 프로젝트였다. 친일기업가에 특혜를 준다는 여론을 의식한 정권이 등을 돌리면서 박흥식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구설수도 끊이지 않았다. 당시 화신백화점 선전 노랫말에는 ‘종로 십자가 봄바람 부는데 웃음꽃 피는 화신의 전당/안으로는 융화 밖으로는 신용 그 이름도 아름답다 화신이여’라고 하여 ‘융화’의 ‘화’ 자와 ‘신용’의 ‘신’ 자를 따서 작명한 것처럼 홍보했다. 일부에서는 친일사업가 박흥식이 일본의 정신을 상징하는 화(和)자에 믿을 신(信)자를 덧붙여 ‘일본을 믿는다’는 뜻으로 백화점 이름을 작명했다고 몰아붙였다. 백화점 외벽에 초대형 ‘和’ 자를 새긴 것도 시비 삼았다. 일본의 건국정신이 대화혼(大和魂)이고 ‘일본’이라는 나라이름이 야마토(大和)의 한자표기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사진으로 남아있는 화신백화점의 모태가 된 ‘화신상회’라는 간판으로 미뤄볼 때 박흥식이 1931년 화신상회를 인수하면서 그 이름을 딴 것이 확실해 보인다. 화신백화점 자리를 화신그룹의 뒤를 이은 국내 최대 재벌 삼성이 인수해 종로타워를 지은 것도 흥미롭다. 이 나라 최고의 요지를 탐내지 않을 회사가 있겠냐마는 두 회사의 소유권 이전은 우연이라고 치기엔 공교롭다. 다만 ‘종로의 전설’ 화신백화점 자리에 백화점이 아닌 오피스빌딩을 지어 종로상권의 위축을 불렀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건축가 라파엘 비뉼리가 설계한 종로타워는 ‘화신백화점의 역사와 종로의 도시적 맥락을 무시했다’(영남대 이우종 교수), ‘도시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혼자 군림하는 건물’(건축가 우대성)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광복 이후 지어진 최악의 건물 3위에 올랐다. 정체성 불명의 구멍 뚫린 건물이 종로의 전통과 풍광을 괴이쩍게 만들었다. joo@seoul.co.kr
  • 응답하라 1994 포스터 공개…1997 영광 재현하나?

    응답하라 1994 포스터 공개…1997 영광 재현하나?

    tvN ‘응답하라 1997’에 이은 시리즈 2탄 ‘응답하라 1994’의 포스터가 공개됐다. 12일 케이블채널 tvN은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의 포스터 공개와 함께 첫 방송 편성을 알렸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고아라, 정우, 유연석, 김성균, 손호준, 바로, 민도희 등이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90년대 패션을 재연해 방송 전부터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가운데 서 있는 배우 고아라는 이번 드라마로 파격 변신을 예고했다. 극중 농구선수 이상민의 열혈 팬으로 등장하는 나정은 역을 맡은 고아라는 촬영을 위해 긴 머리를 자르고 단발머리를 시도했다. 이 드라마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지방 출신들이 모인 하숙집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농구대잔치, 서태지와 아이들 등 1994년 신드롬을 일으킨 사회적 이슈를 다루며 추억을 자극한다. 앞서 지난 달 공개된 대본 리딩 현장 사진에는 고아라, 정우, 유연석, 김성균, 타이니지 도희, B1A4 바로, 손호준, 윤종훈 등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끈 바 있다.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1994’는 경남 마산 출신부터 전남 순천, 충북 괴산, 전남 여수 등 전국 팔도에서 올라온 청춘들의 서울 상경기로 무궁무진한 사건과 예측불허 스토리로 가득하다”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응답하라 1994는 다음달 18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토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신HSK 중국어 우수자 유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신HSK 중국어 우수자 유리

    가을로 접어들면서 국내 주요 그룹사들의 본격적인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시작되었다. 특히 30개 공기업 중 절반 이상이 올해 하반기에 정규직 신입사원 공개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대기업 공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에 있어 공통적으로 외국어 능력 보유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채용 시 중국어 자격보유자, 공인한자능력 자격보유자를 우대하며, 한화그룹 역시 서류전형에서 영어∙중국어 능력 우수자를 우선시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어가 영어에 뒤이어 중요한 외국어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구직자들의 눈길이 HSK(중국한어수평고시)에 쏠리고 있다. EBSlang은 HSK를 준비하고 있는 구직자들을 위해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HSK 강의를 마련했다. EBSlang의 ‘누구나 들으면 합격하는 신 HSK(이하 누들신HSK)’는 신HSK 5,6급 최다 수강생, 최다 합격자 배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리우 강사가 강의를 맡아 듣기, 독해, 쓰기 3가지 영역에 대한 유형별, 내용별 완벽 가이드를 제공한다. 신규 오픈한 3급을 포함, 4,5,6급 등 총 4가지 과정으로 나뉜다. 3급 강의는 9주 코스 총 45강이며, 정답 찾는 비법을 중심으로 고득점 스킬을 익히고, 빈출 어휘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4급 강의는 신 HSK 기초어법 정리와 어휘 완성을 중점으로 학습한다. 특히, 단어와 숙어를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특징이다. 5~6급 강의에서는 다양한 문장을 통한 반복 학습과 연상 학습으로 자연스러운 중국어 실력 향상을 유도한다. 또한, 쓰기 영역 작문에 대해 원어민 강사의 꼼꼼한 무료첨삭이 이루어지므로 오프라인 학원 못지 않은 관리를 받을 수 있다. 누들신HSK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평생학습계좌제 인증을 획득했기 때문에 수강 인정 및 증명서 발급이 가능하고, e-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어 취업 준비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현재 전 강의 출석 및 과제 제출 시 수강료의 50%를 현금 환급해주고 있어 수강생의 학습의욕 고취와 학습동기 부여에도 도움이 된다. 누들신HSK 전 코스 모바일강좌 무료 제공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EBSlang홈페이지(www.ebslang.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1) 남산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1) 남산

    남산 하면 벼슬길 진출을 위해 ‘열공’하던 딸깍발이 선비와 그들이 살던 낭만적인 남촌 풍경이 떠오른다. 조선 신궁과 통감부, 헌병사령부, 일본인 거주지 같은 좋지 않은 상념도 꽈리를 튼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라는 애국가 구절이나 한때 ‘남산’으로 불리던 옛 중앙정보부의 추억도 있다. 케이블카와 도서관, 어린이회관, 서울타워도 빠지지 않는다. 한강과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기에 이렇게 다양한 이미지가 겹쳐 떠오르는 것이리라. 남산은 사대문 안에서 고개만 들면 보이는 산이기에 익숙하고 친근하다. 풍수지리학상 342m 높이의 백악(북악)이 조선 한양의 주산(主山)이었다면 265m의 남산은 안산(案山)이었다. 쉽게 풀면 나라(임금) 앞에 놓인 밥상이나 책상 같은 개념의 산이다. 팔도에서 올리는 봉수대의 마지막 종착점이어서 남산 5개 봉수대에서 피어오르는 한 줄기 연기가 태평성대를 의미하는 평화의 산이기도 했다. 남산 위에 오르면 도성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기에 오르지 못하도록 금했다. 덕분에 산림이 우거지고 울창해 서울의 허파가 되었다. 서울의 팽창에 따라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자연지리적인 요건을 갖췄다. 우리가 남산에 대해 꽤 안다고 생각하지만 잘못 아는 것도 있다. 일례로 남산 소나무이다. 산림청에 등록된 4440개의 우리나라 산 이름 중 남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31개에 이른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마을 앞산을 남산 또는 앞산이라고 불렀다. 남(南)자를 ‘남녘 남’ 자가 아닌 ‘앞 남’으로 썼다. 남산은 앞산을 한자로 쓴 것이다. 목멱(木覓)의 유래도 흥미롭다. 남산의 다른 이름은 ‘마뫼’였다. 마뫼의 ‘마’는 ‘앞’, 뫼는 산의 우리말이다. 독립지사이자 역사학자였던 안재홍에 따르면 목멱은 이두식 표기다. 목(木)은 ‘마’를, 멱(覓)은 ‘뫼’를 적었다는 얘기다. 남산=앞산=마뫼=목멱이 같은 뜻 다른 이름이다. 방방곡곡 동네 앞산의 소나무가 모두 ‘남산 위의 저 소나무’인 셈이다. 샌님이 살던 남촌에 언제부터 왜색의 기운이 드리웠을까. 남산과 일본의 악연은 뿌리 깊다. 조선 초부터 임진왜란(1592~1598) 이전까지 일본 사신이 머물던 동평관이 남산 기슭 인현동 2가에 있었다. 남산은 7년 전쟁기간 동안 왜군 진지였다. 마스다 나가모리 등 왜장이 살았다고 해서 왜장터(왜성대)라고 불렸다. 그들의 진지는 지금의 정동에까지 이르렀다. 일제는 그로부터 292년이 지난 1884년 갑신정변을 틈타 남산 기슭 녹천정 자리를 영사관자리로 제공받아 화려하게 ‘컴백’했다. 이곳에 일본공사관, 통감부, 총독부가 속속 들어섰다. 지금의 예장동, 주자동, 충무로1가인 진고개(본정)일대는 일본인 거주지였다. 진고개를 거점으로 남대문, 회현동, 명동(명치정), 을지로(황금정)쪽으로 주택가와 상가가 확장됐다. 화려한 남촌 일본인 상가는 북촌 조선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오늘날 일본인 관광객이 유독 명동을 즐겨 찾는 까닭도 그들이 누렸던 옛 영화를 그리워하는 회귀본능이 아닐까. 해방 직후 본정(本町)을 일본인이 두려워하는 이순신 장군의 호를 딴 충무로(忠武路)로 바꾼 것은 이를 차단하려는 속뜻이 작용한 것 같다. 남산과 남촌은 조선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일본인촌으로 변했다. 종로 우미관을 주름잡던 김두한 패가 청계천을 경계로 진고개 일본 건달과 세력을 다투던 시절이다. 19가구 89명(1885년)에 불과하던 일본인은 러일 전쟁에서 승리하자 1986가구 7677명(1905년)으로 늘었다. 강제병 탄이후 8794가구에 3만 4468명(1910년)으로 무서운 팽창세를 보였다. 일제의 남산 잠식은 치밀한 계획에 따라 이뤄졌다. 1898년 예장동에 대성궁(경성신사)이라는 작은 신사를 세우더니, 1904년에는 2만여 평을 임대해 필동에 헌병대사령부를 구축했다. 1908년에는 30만 평을 영구 무상임대, 한양공원을 조성하고 조선 신궁을 세웠다. 그들이 잠식한 땅이 현재 남산공원(87만 6000평)의 3분의 1을 넘는다. 일제가 열도를 창조했다는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天照大神)와 명치 천황을 모신 조선 신궁은 한반도 전역에 있는 일본 신사의 총본부였다. 신궁은 사대문 안 어디에서나 보이는 남산 꼭대기에 있었으며 시내에서 전차가 신궁 밑을 지나갈 때는 승객 전원이 일어서서 묵념을 올려야 했다. 1918년 남산중턱 13만평의 수목을 베어내고 조성에 들어가 1925년 완공됐다. 지금의 남산식물원 자리이다. 일본의 성지 조성을 위해 남산은 깔아뭉개졌다. 남산 중턱 힐튼호텔에서부터 384개의 계단을 만들어 올라가도록 꾸몄다. 남대문에서 조선 신궁에 이르는 참배로를 조성하려고 남대문에서 남산을 잇는 성곽을 부수고 자동찻길을 냈다. 지금의 소월로이다. 남산생태계를 파괴한 주범이다. 조선신궁과 황국신민서사탑은 광복 직후 서울시민들이 가장 먼저 달려가 파괴할 정도로 원성이 높았다. 남산의 동쪽 기슭 장충단은 명성황후시해사건(1895) 당시 일본자객에 맞서 순직한 호국영령을 기리는 곳이다. 장충단(奬忠壇)이란 글씨는 고종의 친필이다. 일제는 창경궁, 덕수궁과 함께 이곳을 공원으로 희화화하고서 장충단 동편 지금의 신라호텔 영빈관 터에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박문사를 세웠다. 일본 1000엔권 지폐에 얼굴이 등장하기도 한 이토의 업적을 영구히 기념한다는 구실로 내선일체를 꾀했다. 당시 여행안내책자에서 경성 제일명소로 칭송했다. 총독부를 지을 때 헐어낸 경복궁 선원전을 부속건물로, 경희궁의 정문 흥화문을 정문으로, 광화문 양옆 궁성벽 석재를 가져다가 담으로 쌓았다. 박문사 건물은 해방 후에도 동국대 기숙사로 쓰였고 흥화문은 신라호텔 정문으로 쓰이다가 1988년에야 제자리로 돌아왔다. 중구 필동 남산한옥마을은 악명 높은 헌병통치의 본산인 조선헌병대사령부 터였다. 조선 초 박팽년의 사저였던 한국의집은 조선총독부의 2인자 정무총감의 관저로 쓰였다. 이들은 남산 중턱 왜성대에 총독관저를 세우고 그 아래 조선헌병대사령부를 뒀다. 서울유스호스텔은 일본공사관과 통감관저,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통감부와 총독관저가 각각 자리했었다. 남산은 경복궁 안에 총독부와 총독관저를 지어 옮겨가기 전까지 일본 식민통치의 심장부였다. 남산꼭대기 N타워 옆 팔각정은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평범한 정자에 불과하지만, 내력은 간단치 않다. 이 자리는 조선 태조가 한양을 도읍으로 정할 때부터 천하의 명당이었다. 태조가 남산의 산신을 모시려고 지은 국사당(國師堂)이 있던 자리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무속사당이었다. 대한민국 대표 민속신앙 터인 국사당이 일본 토착신앙의 대표인 신궁에 쫓겨 인왕산으로 강제로 옮겨진 것이다. 일제는 ‘일본 최고 신과 살아있는 신인 천황을 모시는 신궁에 식민지 나라의 굿 집이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1925년 오백년 내내 있던 자리에서 내쳐버렸다. 한국의 무속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신도(神道) 역시 원시종교에 가깝지만, 정부나 국민이 대하는 태도는 극과 극이다. 일본 정치인들의 정치생명을 건 야스쿠니 신사참배 행렬에서 엿볼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국사당을 원상회복시키자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잘못 얘기를 꺼냈다간 종교전쟁이 일어날 판이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보고 싶어하는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명동을 거쳐 남산타워에 오른 일본인 관광객들이 국사당 축출 사연을 듣는다면 무엇이라고 할까? 광복 후 이승만, 박정희 독재정권도 남산을 그냥 두지 않았다.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이승만은 국사당 터에 국사당을 되돌리기는커녕 자신의 호를 딴 우남정을 만들었고, 당시 세계최대 규모의 동상을 세웠다. 조선 신궁 터를 국회의사당 신축부지로 결정해 1959년 기공식까지 가졌지만 2년 뒤 5·16 쿠데타로 백지화됐다. 3500가구 2만 5000명이 정착한 서울 최초의 판자촌인 해방촌이 남산의 북쪽 기슭 12만 6000평을 차지하도록 사실상 허가해 남산의 피폐를 가속화했다. 이런저런 압력과 로비를 통해 숭의학원, 리라학교, 동국대학교가 남산에 틈입했다. 박정희 정권을 거치면서 가장 집중적으로 훼손된 곳은 장충단공원이었다. 장충체육관, 신라호텔, 자유센터, 타워호텔(반얀트리), 국립극장, 국립국악원, 옛 재향군인회(동국대), 옛 중앙공무원교육원(동국대) 등이 줄줄이 들어선 것이다. 장충단공원은 21만평이 넘던 서울시내 최대 근린공원에서 9만평의 평범한 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1984년 남산공원으로 흡수합병당하는 신세가 됐다. 1994년 외인아파트 2동이 폭파 철거되는 등 남산제모습찾기운동이 시작됐고 2009년 남산르네상스를 내세운 오세훈 전 시장이 찢어진 남산녹지축 연결을 시도했지만 마무리짓지 못했다. 남산에는 지금도 동상 10기, 기념비 14개를 비롯한 각종 시설물 28개, 체육시설 269개가 촘촘하다. 그러나 남산은 이들에게 마른 품을 기꺼이 내주고 있다. 아! 남산이여…. joo@seoul.co.kr
  • 지방직 9급 평균 12.2대 1… “영어·수학 어려워”

    지방직 9급 평균 12.2대 1… “영어·수학 어려워”

    고교 이수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추가되고 선발 예정 인원도 지난해보다 많아지면서 올해 지방직 9급 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에 역대 최다 인원인 27만 3542명이 몰렸다. 지난달 24일 서울시를 제외한 전국 시·도 16곳 226개 시험장에서 치러진 지방직 9급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 응시를 위해 원서를 접수한 인원만 16만 3149명이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방직 9급 필기시험 응시 원서를 낸 인원(서울시 제외) 중 실제로 응시한 수험생 수는 11만 2797명으로 집계됐다. 응시 기준으로 평균 1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이번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을 두고 학원가에서는 일부 과목이 지난 7월 27일 시행된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보다 전반적으로 난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창욱 에듀윌 강사는 올해 지방직 9급 시험 국어 과목의 특징으로 한문과 문학 영역 출제 비중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총 20문제 중 문학 영역에서는 5문제, 한문 영역에서는 4문제가 나왔다. 조 강사는 “국가직 9급 국어 시험에서 한 문제에 그쳤던 문학 영역 문제가 이번 지방직 9급 시험에서는 5개 출제됐다”면서 “한문도 평소 1~2문제가 출제됐는데 이번엔 특이하게 많이 나왔다. 앞으로는 한자어 쓰기 문제, 한자성어 의미 등도 학습 필수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비록 비문학 문제가 적게 출제됐지만 그동안 6~8문제 정도가 꾸준히 나왔고, 최근 풀이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가 다수 출제되고 있다. 매년 비문학 영역에서 국어 과목 합격 당락이 결정됐던 만큼 수험생 입장에서는 결코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제석강 에듀윌 강사는 지난해보다 올해 영어 과목 난도가 올랐다고 평가했다. 이는 최근 독해 지문이 길어지고 있는 출제 경향을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 제 강사의 분석이다. 영어 과목에서 문법 및 영어 작문 영역과 독해 영역 문항 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다. 그만큼 문법과 독해는 수험생들이 고득점을 위해 반드시 뛰어넘어야 하는 장애물이다. 제 강사는 “영어 지문을 대할 때 글의 주제와 논지 전개 방식을 파악하면서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면서 “독해를 통해 어휘 실력을 꾸준히 확장하고 기출 문제 등을 활용해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문법 내용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사 과목의 경우 문제 길이가 지난해보다 길어졌을 뿐 문제에 인용된 자료는 수험서에서 자주 본 것이라 체감 난도는 낮았을 것이라고 신형철 에듀윌 강사는 진단했다. 신 강사는 “기본서와 문제집을 중심으로 충실히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90점 이상 얻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한국사가 어렵지 않았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지엽적인 내용을 묻는 방식으로 언제든 까다로워질 수 있는 과목이 한국사이기 때문이다. 신 강사는 “이번 한국사에서는 중상주의 실학자, 대동법 실시 등 조선 후기와 관련된 문제의 비중이 높았다”면서 “앞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 독도 영유권 분쟁 등 시사적인 내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종전 출제 경향과 문제 유형을 고려하면 행정법총론 역시 크게 어렵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광원 공단기 수험본부장은 “이번 행정법총론 시험은 이행강제금, 행정행위 형식, 행정소송법에 명시된 소송 종류 등 기본적인 개념을 묻는 문제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등 수험생에게 익숙한 내용이 출제됐다”고 총평했다. 이 본부장은 행정쟁송과 법률유보, 행정대집행 등 총론 내용 전반에 걸쳐 판례 문제가 지난해보다 많았다는 점이 이번 시험의 특징이라고 설명하면서 “새로운 판례가 아닌 영역별 기축판례가 주를 이룬 만큼 평소 기본서를 틈틈이 복습한 수험생이라면 고득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행정학개론에서는 기초이론, 정책론, 행정조직론, 인사행정론, 지방행정론 등 행정학 전 영역에 걸쳐 골고루 문제가 출제됐다. 올해 눈에 띄는 점은 지방자치단체 권한, 지방의회 의결사항, 특별 지방행정기관 관련 내용을 포함한 지방행정 분야의 출제 비중이 다소 높아졌다는 것이다. 법령 문제가 많았다는 점도 수험생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남진우 에듀윌 강사는 “지자체 권한과 지방의회 의결사항은 지방자치법에 명시된 법 조문 내용이고, 재무행정론 분야의 예산심의 관련 문제 역시 국회법과 관련한 내용”이라면서 “행정 관련 법령을 정확히 숙지해야 함은 물론 행정학 이론을 바탕으로 실제 일어나는 행정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이해하면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선택과목으로 새로 추가된 사회, 수학, 과학 과목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이용재 윈플스 강사는 “공직선거법 내용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 등이 나와 사회 과목을 고른 수험생들은 매우 당황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법, 정치, 경제 관련 단원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수학의 경우 박정호 윈플스 강사는 “미적분 개념 응용 문제가 많이 나와 수험생들이 문제 풀이 방법을 생각하는 데 적잖은 시간을 썼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함수 및 확률통계 단원 공부는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과학 과목을 담당한 김성재 윈플스 강사는 “올해 과학 과목이 처음 도입되다 보니 국가직 시험에서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지만 지방직 9급 과학시험 문제는 적정 난이도를 유지했다”면서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을 통틀어 특정 단원에서만 집중적으로 문제가 나오지는 않으므로 전 범위의 중요 내용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직 9급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일은 지역마다 다르다. 서울시를 포함한 광역자치단체 6곳은 다음 달에 합격자를 발표하고, 나머지 시·도 10곳은 이달 안에 발표한다. 면접 시험 날짜도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수험생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 초·중학교 100여곳 이달부터 방과후 한자교육

    서울 시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100여곳에서 한자교육이 시행된다. 서울시교육청은 문용린 교육감의 추진 과제인 한자교육 강화 방안의 하나로 퇴직 교원과 한자·한문 교사 자격 소지자 등으로 구성된 재능기부단이 이달 초부터 방과후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친다고 3일 밝혔다. 시교육청이 지난달 말 재능기부단 지원을 원하는 학교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는 101곳, 중학교는 11곳이 신청했다. 수강학생은 학교당 20명 정도다. 시교육청은 “재능기부단과의 협의를 거쳐 한자교육을 할 학교를 최종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광주디자인비엔날레 6일 개막

    제5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6일 개막, 의재미술관 등 시내 곳곳에서 2개월간의 전시에 들어간다. ‘거시기, 머시기’란 주제로 오는 11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는 ‘미학적 개념’보다는 ‘산업화’에 무게를 뒀다. 디자이너와 산업체의 공동 브랜드, 공예가와 디자이너의 협업 등을 통해 실제 판매 가능한 상품을 기획·개발하고 유통까지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20개국에서 358명(기업 19개)의 디자이너가 참여, 600여 작품을 선보인다. 행사는 본전시, 특별전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특별전 ‘디자인산업화’에서는 광주 지역 의류업체인 전남방직과 디자이너들이 협업으로 수건, 침구류 등 생활용품에 대한 공동 브랜드 및 디자인을 개발했다. 또 ‘전통 공예디자인’에서는 공예 회사와 디자이너가 제품을 공동 생산해 전시한다. 본전시인 ‘공예의 산업화’에서는 장인과 디자이너 20명이 협업으로 호텔 등에서 실제로 판매할 공예품을 내놓는다. 광주의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디자인이 선보인다. 그동안 밋밋하고 개성 없던 광주 지역 5개 자치구 쓰레기봉투는 새로운 디자인이 입혀진 ‘예술 쓰레기봉투’로 변신한다. 택시 유니폼, 쌀 포장용 디자인 등도 선보인다. 세계적 거장들과 신진 디자이너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건축계의 세계적 거장인 일본의 구마 겐코, 저명한 건축 비평가이자 런던 디자인미술관장인 영국의 데얀 수딕, 호주 국제디자인어워드 대표 브랜든 기언 등이 참여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진도-해海 그리고 서화가무書畵歌舞

    진도-해海 그리고 서화가무書畵歌舞

    진도에선 알게 된다. 왜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왜 소리꾼이 창을 하고, 왜 시인이 시를 쓰는지를. 씹어도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 응어리를 진도 사람들은 ‘예술’이라 했다. 바다도 울고 칼도 울고 해海 용산역에서 KTX로 3시간을 달려 목포에 내렸다. 호남선의 시작과 끝을 찍는 목포역은 개청 10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다. 1913년 태어난 목포역은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겪으며 1세기를 무던히 견뎌냈다. 목포에서 다리 하나만 넘으면 진도다. 진도대교를 넘는 순간, 바다가 흐느껴 울었다. 생명줄을 잡고 있는 존재만이 운다. 그래서 진도대교가 길게 누워 있는 ‘울돌목’은 그냥 바다가 아니다. 좁고 깊은 골짜기를 낀 울돌목의 파도는 제 존재를 증명하고자 부지런히 온몸을 비틀고 꼬았다. 바다의 연주에 맞춰 칼의 노래가 들렸다. 충무공 이순신이 울돌목을 굽어봤다. 순우리말 울돌목을 한자로 대치하면 ‘명량鳴梁’이 된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명량을 이용해 이순신은 왜구의 배 330척을 물리쳤다. 그가 거느린 배는 고작 13척뿐이었다. 영웅담은 과대 포장되기 마련이지만, 이순신의 이야기에선 왠지 모를 진정성이 느껴졌다. 허깨비를 좇는 정치에 죽을 뻔하고, 백의종군하던 중 모친상을 당하고, 전쟁 도중 아들을 잃었다. 그건 할리우드 영화 속에 나오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버지로 피눈물을 흘린 인간의 이야기였다. 매년 울돌목에선 명량대첩일인 음력 9월16일을 기점으로 ‘명량대첩축제’가 열린다. 올해 9월27일부터 9월29일까지 울돌목에선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마음으로 싸운 이순신을 만날 수 있다. 진도의 바다는 우는 것도 모자라 시커먼 제 속을 드러냈다. 검게 타들어 간 진도의 가슴은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를 잇는 바닷길이다. 길이 2.8km, 폭 40m의 이 길을 멀리서 바라보면 푸른 바다 위에 갈색 뱀이 구불구불 기어가는 것만 같다. 뱀의 비늘이 알록달록해 보이는 건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 때문이다. 진도군은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35번이나 치렀다. 지난 4월 나흘간 개최된 올해 축제에는 무려 51만명이 다녀갔다. 매년 4~5월경 잠깐 열렸다가 닫히는 ‘찰나의 길’인지라 여름에 찾은 바닷길은 행방불명이었다. 바닷길을 지켜본 동상 두 개가 ‘기적을 믿어라’고 했다. 목격자는 멀리서 바닷길을 지켜보는 피에르 랑디 동상과 다른 하나는 축제 현장을 지키고 선 뽕할머니 동상이다.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였던 피에르 랑디는 진도의 바닷길을 보고서 ‘모세의 기적’이라 프랑스에 전했고, 그 덕분에 프랑스 신문에 진도가 소개될 수 있었다. 피에르 랑디는 실존 인물이지만 뽕할머니는 전설 속 인물이다. 호랑이가 득실거리는 빈 마을에 혼자 남겨진 뽕할머니가 이웃 섬으로 도망간 가족을 그리워하자 용왕이 ‘길’을 내주었다는 전설은 신비의 바닷길의 모태가 됐다. 신비의 바닷길┃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신비의 바닷길 74 홈페이지 miraclesea.jindo.g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풍경 앞에선 붓이 춤춘다 서화書畵 진도의 바다 옆에는 늘 논이 따라다녔다. 바다 너머 논, 논 너머 바다…. 물과 흙이 진도 사람을 빚어냈을 것이다. 진도에선 보이는 대로 툭 찍어내는 사진이 아니라 뭉툭한 연필로 쓱쓱 그리고 고운 물감으로 덧칠한 풍경화가 갖고 싶었다. 사물 하나 제대로 스케치하지 못하는 아둔한 손을 원망했다. 재주 없는 외지인의 마음이 이러한데, 진도에 살았던 사람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진도의 미술관은 진도 출신의 작가와 진도의 풍경이 담긴 그림 위주로 전시를 꾸리고 있었다. 서예가 장전 하남호 선생이 사비를 들여 만든 남진미술관은 아늑하고 소담했다. 미술관 정원에는 색이 고운 토기와 조각품이 가득 메워져 있고 별관에는 분청사기, 백자, 청자 등이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다. 미술관 본관으로 들어가면 책에서 봤던 역사 속 인물들이 걸어 다닌다. 이름만으로 무게가 느껴지는 추사 김정희와 한호 한석봉의 글씨를 알현하고, 대원군 이하응의 박력이 느껴지는 글씨도 볼 수 있다. 율곡 이이, 우암 송시열, 무정 정만조, 고균 김옥균, 계정 민영환 등의 작품도 미술관 곳곳에 촘촘하게 박혀 있다. 미술관의 벽면 한쪽을 크게 메운 그림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렸다. 다산 정약용의 ‘홍매도’다. 다산의 유배지는 진도가 아니라 강진이건만 정약용이 그린 매화 그림은 진도에까지 진한 향을 내뿜고 있었다. 진도의 그림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조선시대 남화의 대가로 불리는 소치 허련의 흔적을 밟아야 한다. 운림산방은 진도 출신의 허련이 여생의 끝자락을 보내던 화실이다. 이곳을 지키는 건 연꽃이 동동 떠 있는 호수와 의젓한 소나무, 하늘거리는 배롱나무 등이다. 운림산방은 배우 배용준과 전도연 주연의 영화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허련은 평생 한 스승를 우러러봤다. 허련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 준 추사 김정희 말이다. 추사는 중국 원나라의 4대 화가로 손꼽힌 ‘대치’ 황공망과 견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린다 하여 제자의 호를 ‘소치’라 지어 주었다. 소치 허련이 운림산방에 기거하게 된 결정적 계기도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추사의 죽음 때문이었다. 허련은 스승을 만나러 제주도까지 찾아가곤 했다는데, 스승을 향한 사랑은 운림산방에서도 느껴진다. 심지어 운림산방은 뜻밖의 선물을 내어 놓았다.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인 세한도를 본 것이다. 메마른 소나무와 잣나무가 마주 보고 꼿꼿하게 선 세한도에는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는 글씨가 숨어 있었다. ‘서로 오래 잊지 말자’는 이 말은 귀양살이 중이던 추사가 중국에서 책을 구해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게 띄우는 감사의 인사다. ‘예술 혼’은 세월의 바람 앞에서도 쉽게 꺼지지 않는다. 소치 허련에 이어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임인 허림, 임전 허문, 허진 등 소치의 집안은 5대에 걸쳐 화가를 배출했다. 호수 오른편에 보이는 소치 기념관에선 소치 집안의 가계도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피는 같을지언정, 각자 그려낸 그림의 느낌은 천차만별이었다. 한집안에서 태어난 작가들의 그림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보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남진미술관┃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하미길 39 문의 061-543-0777 운림산방┃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315 문의 061-543-0088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진도 Q&A Q.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갤러리가 있다? 그림을 전시하고 커피와 케이크를 파는 갤러리형 카페는 봤어도 그림을 전시하며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곳은 생전 처음 봤다. 진도니까 가능한 일이다. 우초 박병락 선생이 운영하는 ‘작은 갤러리’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이자 음식점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수제비와 파전. 진도의 바다를 표류하던 각종 해산물이 수제비와 파전에 들어 있다. 노란 색감이 퍼지는 막걸리도 진도의 특산품인 ‘울금’으로 만들어져 독특하다. 울금은 생강과 식물로 울금의 주성분인 커큐민은 카레의 주원료가 된다. 우초 선생의 그림은 진도스럽다. 진한 먹으로 그려낸 작품에선 검정빛 개펄이 살아 있다. 소나무 너머의 바다, 갯벌의 변화, 낙조 등 작품의 주제는 진도를 비켜가지 않는다. 작은 갤러리┃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죽림리 300 문의 061-544-0071 Q. 진도개? 진돗개? ‘진도개’는 진도를 알리는 일등공신이다. 1993년 5살짜리 진도개 백구가 대전으로 팔려갔으나 주인을 잊지 못하고 7개월간 팔백리길을 달려 옛 주인에게 돌아갔다는 얘기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진도개 테마파크에서는 똑똑한 진도개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명연기부터 조련사의 어깨 위에 올라가는 고난이도 묘기도 부린다. 여기서 잠깐! 진돗개와 진도개 중 어느 것이 맞을까? 사이시옷 맞춤법을 따르자면 ‘진돗개’가 맞지만 진도 사람들은 진돗개를 ‘진도개’라 부른다. 1963년 진도개가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될 당시 진돗개가 아니라 진도개로 등재됐기 때문이란다. 진도개라는 단어에는 ‘진도개’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진도 군민의 자부심이 배어 있는 셈이다. 진도개 테마파크┃주소 전남 진도군 진도읍 동외리 홈페이지 dog.jindo.go.kr Q. 홍주는 섞어야 맛있다? 진도의 특산품은 헤아리기 어렵다. 꼬들꼬들하고 튼실한 돌미역, 불로장생의 명약으로 불리는 구기자, 한겨울에도 잘 자라는 대파 등…. 수많은 특산품을 비집고 진도 토속주인 ‘홍주’가 무형문화재 26호로 지정됐다. ‘지초’라는 약초를 가미해 색을 낸 홍주는 이름 그대로 새빨갛다. 도수가 무려 40도를 웃돌기 때문에 주당이 아니라면 그냥 마시기 쉽지 않다. 맥주잔에 맥주를 70% 가량 채운 뒤 홍주를 약간 부으면 마치 맥주 위에 해가 뜬 것 같은 ‘일출주’가 된다. 맥주가 든 맥주잔 안에 홍주가 든 소주잔을 넣으면 ‘일몰주’. 또한 투명한 사이다와 홍주를 섞으면 접점 부분이 분홍빛으로 바뀌어 상당히 곱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핏방울 터트리듯 노래하더라 가무歌舞 “진도 앞에선 서화가무를 자랑하지 마시오”라는 충고는 허풍이 아니었다. 예술이라는 향수를 얼마나 뿌린 것인지, 나중에는 예술이라는 말만 들어도 특유의 진도 내음이 풍겨 왔다. 아리랑마을 관광지 내 아리랑체험관에서 아리랑은 물론이고 사물놀이, 진도씻김굿 등을 간접 체험했다. ‘지잉’ 징이 울면 바람이 불고, ‘둥둥’ 북이 울면 구름이 따라왔다. ‘꾕꾕’ 꾕과리가 소리치면 천둥이 밀려왔고, ‘덩기덕’ 장구가 움직이면 비가 쏟아졌다. 논밭을 일궈 살기 위해 그들은 악기를 쳤다. 자연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드는 우리 민족의 지혜다.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에서 전승된 ‘남도 들노래’는 아예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남도 들노래 하면 지산면 인지리의 조공례 할머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소리에 미친 조공례 할머니의 윗입술은 “노래하지 말라”는 남편의 돌팔매에 찢겼다. 책 <곽재구의 포구기행>에서 곽 시인은 입술이 찢기던 순간을 “그날 흘린 피가 꼭 매화꽃잎처럼 송이송이 서럽고 고왔는디”라 묘사한다. 윗입술이 찢기고도 ‘핏방울 터트리듯’ 노래한 그녀는 남도들노래 창 기능 보유자중요무형문화재 51호가 됐다. 농사지으랴, 밥하랴, 아이 키우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진도의 부녀자들은 때론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남도들노래와 함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강강술래의 탄생기다. 이곳저곳 정처 없이 진도를 염탐하다 보니, 해日와 이별할 시간이 오고 있었다. 해와 만나고 헤어지는 건, 먹고 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이 아니던가. 그러나 진도에선 해조차 특별했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듯 진도의 해는 애잔하게 바다의 품에 안긴다. 떠나가는 해를 보려 세방낙조 전망대로 달렸다. 일몰까지 시간이 꽤 남았다. 공백기를 달래 준 건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의 공연이었다. 중중모리 가락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관람객의 몸 사위를 따라 흘렀다. “고초장, 된장, 간장, 뗏장, 아이고 아니로구나. 초장화, 초장화, 초장화, 장화초, 장화초 아이고 이것도 아니로구나….” <흥부가> 중 화초장 대목. 부자가 된 동생 흥부에게서 ‘화초장’을 빼앗아 온 놀부가 화초장을 ‘고초장’이라고 했다가 ‘초장화’라고도 했다가 정신없이 소리 질렀다. 흥부가가 끝나기 무섭게 북을 맨 세 사람이 등장했다. 양손에 북채를 쥐고 북을 장구처럼 양쪽으로 치는 ‘진도북놀이’는 잔가락이 많기로 유명하다. 두 손에 북채를 들고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심장도 북의 장단에 맞춰 쿵쿵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쩌렁쩌렁 울리던 소리가 자취를 감출 무렵, 해가 서서히 움직이는 게 보였다. 숨을 멎을 듯 말듯 해가 어느 순간 바다에 스며들었다. 아리랑마을 관광지┃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아리랑길 95-5 문의 061-544-8839 세방낙조┃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세방낙조로 문의 061-544-0151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진도군청 www.jindo.go.kr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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