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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문화를 누리고 교육을 생각하는 공간 확대해 주길/강용철 경희여자중학교 교사

    [옴부즈맨 칼럼] 문화를 누리고 교육을 생각하는 공간 확대해 주길/강용철 경희여자중학교 교사

    ‘언론 자유’와 ‘문화 향연’으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실시되고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연수에 참가하고 있다. 이번 연수는 전 세계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신문을 비롯한 정통 미디어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프랑스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본 부분은 바로 ‘언론과 교육의 연관성’이었다. ‘CLEMI’(클레미)라는 국립미디어센터에서는 미디어교육 전문가들이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구안하고 학교에서 쉽게 수업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신문을 만들고 라디오 방송을 제작할 수 있도록 저널리스트들이 지원하는 등 신문사, 방송사와 학교가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었다. 미디어 주간을 설정해 프랑스 전역에서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미디어 작품을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공개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 초등학교의 수업을 참관할 기회가 있었는데 1, 2학년 아이들이 정규 수업 시간에 신문을 읽으면서 기사 글의 의미, 사진에 담긴 내용에 대해 선생님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신문 문화의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교해 볼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첫째, 신문사들이 초·중·고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읽을 수 있는 다수의 신문과 잡지를 발간한다는 점 둘째, 정규 수업 시간에 종이신문 읽기를 통해 문식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 셋째, 신문의 내용에 대해 서로 토의하면서 학생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고양하고 있다는 점 넷째, 길거리에 키오스크라는 가판대가 활성화돼 지하철에서 신문과 잡지를 보는 국민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기 위해 신문사들은 학생들이 신문을 통해 교양과 문화정신을 높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단순히 미래의 예비 독자를 확보한다는 경제적 관점을 넘어 민주시민을 기르기 위해 중요한 교육적 기여를 하고 있었다. 프랑스 신문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신문들의 상황이 떠올랐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교육’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해야 할까. 학생용 신문을 발간하자는 이야기보다는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제안인 ‘교육’과 ‘문화’ 관련 내용의 비중을 높여달라는 요청을 하고 싶다. 특히 학생을 위한 인성 소양 내용, 한국적인 정신을 담은 기사, 밝고 모범적인 사례들을 소개해 학생들과 함께 읽고 싶은 내용을 지면에 더욱 많이 담아주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신문의 기사 내용에 대해 희망을 갖는다. 2013년 서울신문에서는 10월 9일 한글날 당일에만 3~4건 정도의 한글 관련 내용을 다루었다. 하지만 올해는 7일부터 9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한글 발전 공로자 훈장 수여, 우리말과 예술, 한글 사랑 인물, 한글날과 일본어, 훈맹정음 등 다채로운 한글날 관련 내용을 기사와 칼럼으로 다루었다. 물론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한글 관련 정책,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운동, 세대별 의사소통의 차이, 청소년들의 언어 오용 사례와 문제점, 관공서의 어려운 한자용어 개선, 한글 문식성 등과 같이 폭넓은 시야를 담은 내용이 부족한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많은 학생 독자들이 자주 볼 수 있고 문화를 누릴 수 있게 도와주는 서울신문의 교육적 고민을 기대해 본다.
  • “풍성한 혜택 가득”…듀오웨드, ‘대전 웨딩 박람회’ 개최

    “풍성한 혜택 가득”…듀오웨드, ‘대전 웨딩 박람회’ 개최

    한국 대표 웨딩컨설팅 ‘듀오웨드’(대표 박수경)는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듀오웨딩힐스에서 오는 18~19일 양일간 ‘듀오 웨딩·혼수 박람회’를 실시한다. 이번 웨딩 박람회에는 ‘쌍춘년’ 결혼 계획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위해 ‘2015 S/S 웨딩스튜디오’ 전시와 함께 ‘특별 체험전’이 진행된다. 한복, 예물, 가구 등 다양한 혼수 상품을 한자리에서 비교 관람할 수 있는 자리도 준비돼 있다. 또 웨딩스튜디오 세트장에서는 무료로 커플 사진을 촬영해 인화해주고, 선착순 30커플에게는 사진과 함께 액자도 선물한다. 매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하는 ‘타임 이벤트’에서는 ‘무료 네일 아트 서비스’가 증정된다. 웨딩 상품 할인 혜택도 다양하다. 현장 계약 고객은 웨딩 포토 테이블 액자, 웨딩 식전 영상, 무료 스파 체험권 등 40만원 상당의 특별 사은품과 2015 S/S 신상 웨딩패키지를 최대 45만원 할인한 가격으로 누릴 수 있다. 듀오웨드 김영훈 본부장은 “특히 내년은 ‘결혼하면 길한다’는 쌍춘년으로 벌써부터 많은 예비부부들이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며 “박람회를 통한 웨딩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남들보다 발 빠르고 실속 있게 결혼 준비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듀오웨드는 참가 신청자 전원에게 ‘아모레퍼시픽 바이오에센스와 퍼펙트리페어키트’, ‘롯데면세점 할인쿠폰’, ‘머그컵’, ‘웨딩 다이어리’를 증정한다. 박람회 현장 상담 고객 전원에게는 15만원 상당의 에센스가 포함된 ‘로얄네이쳐 럭셔리케어 세트’를 선물한다. 한편 대전 웨딩박람회는 수도권으로만 몰리는 웨딩서비스 불균형 해소를 위해 듀오웨드에서 매년 개최하는 박람회다. 이번 듀오웨드 대전 웨딩박람회의 무료 참가신청 및 관련 문의는 듀오웨딩힐스 홈페이지(www.duoweddinghills.com)나 전화를 통해 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무료 주례까지 더하면 5000여회…고맙다는 말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무료 주례까지 더하면 5000여회…고맙다는 말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2~3년 전부터는 아예 무료 주례만 서지요. 신랑·신부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 신혼여행 다녀와서 건네는 안부전화가 보람입니다. 주례대 앞에 설 수 있을 때까지 무료 주례 봉사를 계속하려고요.” ‘주례 달인’ 최대열(73·광희동)씨는 12일 “오늘도 강동구 천호동에서 예식을 올린 신랑·신부의 주례를 봐주고 오는 길”이라며 껄껄 웃었다. 최씨는 1999~2012년 주례 3147회로 한국기록원 공식 인증을 받은 것은 물론 세계 기네스북에도 주례 최다 기록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금까지 5000회를 훌쩍 넘겼다. 지난달 30일에는 이색 기록을 가진 인물로 뽑혀 ‘2014 중구 기네스’ 상패를 받았다. 그는 “한창 많이 할 때는 하루 8회의 주례를 선 적도 있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만큼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주류회사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던 최씨는 정년퇴직 후 전문 주례인인 지인의 소개로 일을 시작했다. 16년째 해오는 만큼 잊지못할 일도 많다. 최근엔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외국인 가족들을 위해 해당 국가 언어로 번역하는 주례를 하기도 한다. 최씨는 “외국인 신부 부모님이나 형제들을 위해 학원을 찾아가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영어 등 주례사를 해당 국가 언어로 번역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우리말로 두 줄 읽고 번역한 것을 다시 읽는데, 발음이 좋지 않지만 외국인 신부 가족들이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박수를 치는 걸 보면 뜻이 전달됐구나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며 또 웃었다. 이어 “암으로 투병 중인 신부 어머니가 결혼식 도중 병원으로 실려 간 일이나, 남산에서 진행된 야외 결혼식 땐 2000여명 앞에서 주례를 본 적도 있다”고 되돌아봤다. 때문에 주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주례를 보기 위해서 한자의 뜻을 찾아 공부하는 것은 물론 예절 교육, 옷차림이나 외모, 꼼꼼한 현장 실습도 필수”라며 “전문인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이제까지 단 한 차례도 실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형편이 어려운 예비 부부를 위한 무료 주례를 계속할 테니 필요한 경우 누구든지 연락(011-709-9343)하면 된다”고 끝맺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커버스토리] 전어의 경제학

    [커버스토리] 전어의 경제학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 좋아하는 전어는 값을 따지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錢魚)로 부른다.’ 조선 정조 때 실학자 서유구(1764∼1845)가 쓴 어류학에 대한 책 난호어목지(湖漁牧志)에 나오는 대목이다. 전어의 전자도 돈을 가리키는 한자로 쓴다는 얘기다. 요즘도 전어는 연간 100억~300억원의 소득을 어민들에게 안기는 인기 어종이다. 올가을엔 많이 잡히지 않아 고등어·갈치 값을 뛰어넘어도 사람들은 돈을 떠나 여전히 즐겨 먹는다. ●‘돈을 아끼지 않고 사 먹었다’는 가을 전어 전어는 7~8월에는 기름기가 적고 11월이면 잔가시가 억세져 먹기 어렵다. 따라서 9~10월에 맛이 최고다. 예부터 가을 전어는 돈을 아끼지 않고 사 먹었다. 하지만 나머지 계절에 나는 전어는 찬밥 신세였다. 한여름에 잡히는 전어는 돼지나 개도 먹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다.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던 난류성 어종인 전어는 수온 상승에 따라 서해안까지 확산됐고 최근 몇 년 새 동해안에서도 많이 잡힌다. 주산지인 경남지역 어민들은 “1990년대 서해에서는 전어가 거의 잡히지 않았고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잡혔다”며 “남해안 전어는 8월 중순부터 회 맛이 오르고 가을에 접어들면 기름기가 많아 회보다 구이가 적격”이라고 설명했다. 전어는 성질이 급해 잡히면 금방 죽는다. 그래서 전어회는 1990년대 초만 해도 전라도와 경상도 바닷가에서만 먹었다. 가을 전어는 2000년대 초 전어를 수족관에 보관하는 방법이 개발된 데 이어 2004년부터 양식이 가능해지면서 전국으로 유통됐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올 들어 8월 말까지 연간 적게는 4313t(2004년)부터 많게는 1만 1002t(2012년)의 전어가 남해·서해안 일대에서 잡혔다. 15년 평균 어획량은 7157t가량 된다. 전어 어획에 따른 어민 소득도 2010년(어획량 8282t) 212억 6052만여원, 2011년(5766t) 244억 874만여원, 2012년(1만 1002t) 197억 5348만여원, 2013년(8695t) 180억 9851만여원, 2014년(8월 말 현재 6111t) 77억 1541만여원에 이른다. 최근 산지 위탁 경매가는 ㎏당 2만원을 훌쩍 넘었다. 지난해 산지 평균 위탁가격은 1만 2524원에 거래됐다. 지난 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의창수협 용원위판장 경매가는 ㎏당 2만 5000원이었다. 올 들어 가장 높은 경매가를 기록했던 지난 9월 20일(3만원)에 비해 5000원가량 떨어졌지만 그래도 비싸다. 산지거래 가격이 올라가면서 횟집과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소비자 가격도 높아졌다. 올해는 어획량이 많지 않아 산지거래가가 2만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역 유통량 전국의 50~75% 차지 전어는 경남과 전남, 충남, 전북, 부산 등 남해·서해안에서 주로 잡힌다. 그 가운데 경남지역에서 잡히는 전어가 압도적으로 많다. 양식은 전북과 전남, 충남 등에서 주로 이뤄진다. 경남은 전국 유통량의 50~75%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어획량 8695t의 73%인 6355t을 경남지역에서 올렸다. 경남지역 전어 어획량은 2012년 7775t, 2011년 2533t, 2010년 5306t으로 조사됐다. 전국에 유통되는 물량의 절반 이상을 경남산으로 보면 된다. 김희용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전어는 1~3월(근해어업)과 9~10월(연안어업)에 많이 잡힌다”면서 “어획량이 해마다 들쭉날쭉한 것은 그 해 바다 환경과 1~3월 근해조업의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전어는 수온, 적조, 해파리 등 바다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산란기를 앞둔 1~3월 근해조업을 통해 전어를 많이 잡으면 가을 전어 어획량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경남은 회·서해는 구이 맛 최고 전어는 지역에 따라 맛도 조금씩 다르다. 경남산은 8월 중순 회 맛이 좋고 서해안산은 10월 구이 맛이 최고다. 창원시 진해의 ‘떡전어’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떡전어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마을에서 창원시 진해구 수도·연도·괴정 마을에 이르는 진해 앞바다에서 주로 잡힌다. 부산신항 연안을 포함해 영양분이 많은 이 일대의 갯벌은 물고기 서식과 산란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 떡전어가 일반 전어에 비해 크고 튼실한 것도 이런 서식환경 덕분이라는 게 어업인들의 주장이다. 전어가 남해와 사천 등에서 동해 쪽으로 이동하면서 굵어진 데다 겨울을 나려고 먹이를 많이 섭취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몸길이가 보통 20㎝ 정도로 고등어만 하다. 통상 8월 초 시작된 전어 잡이는 10월 말까지 이어진다. 살찐 떡전어만큼 어민과 인근 횟집도 풍요롭다. 요즘 제철을 맞아 전어축제도 한창이다. 전남 광양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3일간 개최됐고 경남 사천시 삼천포항 자연산 전어축제도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관광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전어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또 다른 측면이다. 김 연구사는 “맛이 좋은 가을 전어는 연안 내만에서 많이 잡힌다”면서 “물이 맑은 곳보다는 진해만처럼 유기물이 많은 곳에 전어가 많다”고 말했다. 또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전어는 대부분 자연산이다.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덧붙였다. 자연산 전어의 어획량이 들쭉날쭉하자 2004년 본격적인 전어 양식이 시작됐다. 그러나 자연산 선호도가 높은 데다 물량 과잉 공급으로 가격 파동까지 거치면서 쇠퇴하고 있다. 전어 양식은 2006년 181곳(어획량 2519t)으로 절정을 이룬다. 2007년에도 양식장 156곳이 1225t을 출하했다. 양식업자들은 이 기간 과잉공급으로 가격 파동을 겪으면서 서서히 어종 전환을 시작해 2010년에는 1곳으로 줄었다. 이후 2011년 9곳, 2012년 14곳, 2013년 8곳 등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 ●전어 양식어민 소득 4년간 10억원 ‘뚝’ 전어 양식장은 서해안을 중심으로 바다를 막아 전어를 기르는 축조식이 대부분이다. 어민들은 양식 전어가 사료값도 안 될 만큼 제값을 받지 못하자 새우 등 다른 어종을 양식하고 있다. 무분별한 전어 양식이 가격 폭락을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4년간 전어 양식어민의 소득을 보면 2011년 11억 9250만원, 2012년 9억 4930만원, 2013년 7억 9050만원, 2014년 1억 1000만원 등으로 현상 유지 수준이다. 양식 전어는 5월에 들여다 키워서 10~11월에 출하한다. 출하시기가 자연산 가을 전어(9~10월)보다 1개월 늦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진다. 가을 전어를 충분히 맛본 미식가들이 1개월가량 늦게 출하된 양식 전어를 많이 찾지 않기 때문이다. 김 연구사는 “자연산 전어로 국내 소비량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어 양식업이 쇠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산 전어는 1세어부터 3세어까지 잡히기 때문에 1년가량을 키운 양식보다 크고 맛있어 보여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연산 전어 가격이 폭등해 소비자들이 쉽게 사 먹을 수 없을 때 양식을 찾겠지만 그런 경우는 그다지 흔하지 않다”고 끝맺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한밤에도 불 켜진 한국 회사, 참 낯설더라”

    “한밤에도 불 켜진 한국 회사, 참 낯설더라”

    1946년 제임스 윌리엄 풀브라이트 미국 상원의원은 전 세계 학생이 교류할 수 있는 장학금을 주창했다. 그렇게 시작된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19만명에 이르는 제3세계 학생이 미국에서 연구와 학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에서도 조순 전 부총리, 한승수 전 국무총리 등 1000명 이상이 혜택을 받았다. 미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고 학생들이 유학을 떠났던 나라 한국은 이제 장학금을 주고 외국 학생들을 불러 모으는 나라가 됐다. 우리 정부의 장학금을 받는 외국인 유학생은 1967년 6명으로 시작, 올해까지 146개국 5718명이 배출됐다. 몽골(260명), 베트남(235명), 인도네시아(176명), 말레이시아(147명) 등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권이 지역별 분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신문은 10일 각 나라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제3세계 수재 6명을 한자리에 모아 ‘비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한국에서의 경험, 미래의 포부 등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공부한 ‘국가 장학금 선배’ 금동화 전 KIST 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금동화 여러분을 보니 30년 전 내 모습이 떠오른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순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미국, 일본 대신 한국을 찾아온 이유가 있나. 무함마드 수하에리 자카르타의 빈민가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주변은 항상 범죄와 실업, 마약으로 들끓었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공부를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국립대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한국을 찾은 건 무엇보다 장학금 혜택이 좋았기 때문이다. 마무눌 하쿠 방글라데시 남부 쿨나에서 태어나 자랐고 학창 시절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금 여기 있는 학생들 모두 각 나라에서는 ‘수재’ 아닌가.(일동 웃음) 하쿠 사실 한국이 1순위는 아니었다. 터키 정부에서도 전액 장학금 제안을 받았다. 일단 한국에서 석사를 한 뒤 미국이나 유럽에서 박사를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박사도 한국에서 하고 있다. 아주 만족한다. 모하마드 마무드 알사니아 이집트에서 왔다. 하쿠가 성적 얘기를 했는데 난 대학에서 만점을 받고 졸업했다. 이집트 지도교수가 한국 정부 장학금을 추천해 줬다. 한국의 높은 경제성장 비결을 배워 오라는 당부도 있었다. 도 후앙 민 하노이공대를 졸업했고 기업에서 잠깐 일도 했다. 2012년 한국 정부 장학금을 받고 왔다. 한국은 가장 빠르게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치열하게 경쟁해 보고 싶었다. 라메시 수비아 KIST 외국인 학생회장이다. 인도 남부의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항상 ‘무지개 색깔은 왜 다양한가’, ‘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등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과학자가 됐다.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서 4년간 일했다. 아베리노 도스 산토스 다 코스타 마지막 독립국가인 동티모르에서 왔다. 우리 동네엔 전기가 없었는데, 끊임없이 그 문제를 생각하다 보니 과학을 공부하게 됐다. 동티모르 국립대에 다녔고 인하대를 거쳐 KIST에서 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을 택한 이유는 LG와 삼성 같은 기업이 동티모르에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해서다. 금 한국에 오기 전과 지금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는가. 다 코스타 한국인은 역동적이고 정말 열심히 일한다. 6·25전쟁 이후에 정말 힘들었다고 하는데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알사니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나라? 아시아의 호랑이? 뭐 이런 이미지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분위기는 이집트에선 낯선 풍경이다. 한국어에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워낙 어렵다고 들어서인지 생각보다는 늘었다고 생각한다. 수하에리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정말 그 나라를 알려면 와서 살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역동적인지, 왜 일을 열심히 하는지 와서 보니 나도 그렇게 움직이고 있더라. 민 어릴 때 아버지가 김우중 대우 회장의 저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선물해 줬다. 한국이 그 책에서 얘기한 대로 발전했다는 게 놀라웠다. 2000년대 한류 열풍이 불면서 ‘첫사랑’, ‘느낌’, ‘마지막 승부’ 같은 드라마를 열심히 봤다. 지금도 컴퓨터는 온통 한국 드라마로 가득 차 있다. 경희대 입구에서 마시는 ‘치맥’도 정말 사랑한다. 거기서 만난 한국 사람들한테 한국어도 배웠다. 수비아 20년 전만 해도 인도에서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모두 일제 아니면 미제였다. 이젠 모두 한국산이다. 그게 한국의 이미지다. 개인적으로 한국 드라마나 한국 음식 모두 좋아한다. 감자탕이나 추어탕은 없어서 못 먹는다.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을 보면서 가족 문화 같은 것도 이해하게 됐다. 금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 나 역시 미국에서 간혹 인종차별을 당했고 풍족하지도 않았다. 수비아 가끔 시선을 느낄 때도 있긴 하다. 예전에 성남 모란시장에 놀러 갔는데 갑자기 술 취한 한국 아저씨가 내 팔을 붙잡고 큰소리로 막 욕을 했다. 무서워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지나가던 한국 사람이 그 사람을 떼어 놓고 나에게 미안하다고 대신 사과하더라. 사람 나름 아닐까. 하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전거를 도둑맞고 나서 생각이 좀 바뀌긴 했다. 음식이 방글라데시랑 너무 달라서 정말 힘들다. 그래도 비빔밥은 좋아한다. 민 나도 어제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그것도 한국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KIST 바로 앞에서 말이다. 알사니아 겨울이 너무 추운 것 빼고는 괜찮다. 문화적 충격은 다른 어떤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 코스타 가장 큰 고민은 진정한 친구를 만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뭔가 벽 같은 게 항상 느껴진다. 도움을 주고받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금 한국은 1970~1980년대 미국에서 공부한 장학생들이 돌아와 경제성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돌아오지 않은 사람도 많다. 향후 계획들은 어떻게 되나. 민 대학교수가 돼 로봇을 가르치고 싶다. 베트남이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수하에리 한국이 왜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는지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알려 주고 싶다. 하지만 미래가 뚜렷하지 않다. 그게 걱정이다. 알사니아 알다시피 이집트의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정말 좋지 않다. 박사 학위를 마치더라도 당분간은 한국에 머물며 연구를 하고 싶다. 실력을 쌓고 연구하다 보면 언젠가 이집트에 기여할 날도 오지 않을까 한다. 하쿠 방글라데시에는 연구소가 2~3개밖에 없다. 정말 열악하다. 누군가는 시작해야 하지 않겠나. 그 역할을 하고 싶다. 다 코스타 동티모르가 가장 어렵다는 건 모두 인정할 거다. 지금은 실력을 키울 때라고 생각한다. 결국 동티모르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은 과학기술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비아 ‘죽을 때까지 연구하자’가 좌우명이다. 사람의 수명은 하늘에 달렸지만 최소한 50대 이전에 질병으로 죽는 사람은 없게 하고 싶다. 글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길섶에서] 붉은 달/문소영 논설위원

    지난 8일 밤 붉은 달이 떴다. 황사로 하늘이 뒤덮인 4월도 아닌데 10월에 휘영청 밝은 달이 어떻게 붉은 달이 되었나 싶겠지만, 개기월식(皆旣月蝕) 덕분이다. ‘만월이 이미 다 좀먹었다’는 뜻이지만, 한자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요즘 세대에게는 토털 루나 이클립스(total lunar eclipse)라는 영어 표현이 더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개기월식은 지구와 태양 사이에 달이 들어가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인데 만월에만 일어난다. 달 그림자에 가려진 태양은 검은 해가 되지만, 지구 그림자에 가려진 달은 붉은 달이 된다. 태양광이 지구 대기층을 통과할 때 굴절돼 주로 붉은빛이 달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서양 민담에 따르면 블러드 문(blood moon)이라 불리는 핏빛 붉은 달이 뜨면 늑대인간은 더욱 포악해진다고 한다. 동양에선 정변 등 불길한 징조였으나 이제는 우주쇼에 불과하다. 붉은 달을 보려고 지난밤에도 야외에서 술을 마셨건만 빌딩에 가려 보지 못했다. 누군가는 붉은 달을 하현달이 뜬 것으로 오해해 사진도 안 찍었단다. 2011년 이후 3년 만의 월식을 놓쳤으니, 내년을 기약해야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체납 세금 잡는다” 송파 부서 총출동

    “체납 세금 잡는다” 송파 부서 총출동

    송파구가 조세 정의를 실현하고 늘어나는 복지비 등으로 어려운 살림을 거들기 위해 지방세 체납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구는 오는 22일부터 12월 13일까지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체납 세금을 징수하는 ‘100일 작전’을 벌인다고 9일 밝혔다. 세무과뿐 아니라 모든 부서가 힘을 합쳐 강력한 징수 활동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구는 지난 8일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세외수입 체납자 징수 대책 보고회를 열었다. 세외수입 관련 28개 부서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 상반기 추진한 세외수입 징수 실적을 평가하고 돌출된 문제점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등 징수율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보고회를 주재한 김영수 부구청장은 “세외수입은 자치구의 중요한 재원으로, 다양한 세원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납자를 이해시켜 받아낼 수 있도록 체납액 징수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구는 100일 작전을 강온 양면으로 펼치기로 했다. 먼저 지방세 등 세금 납부의 중요성을 알리는 홍보 작업을 강화한다. 또 생계 곤란형 체납자에 대해서는 분할 납부 등을 통해 부담을 줄여 주기로 했다. 하지만 고질·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는 철저히 채권을 확보해 공매 처분 등 강력한 징수 활동을 추진한다. 구는 세외수입 체납액을 줄이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고질적인 체납자에 대해서는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올해 상반기 차량, 부동산, 예금 등 1852건 31억원에 이르는 채권을 확보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달 말 안전행정부 주최 ‘지방세외수입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체납 징수 관리 분야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동작 노점상·주민·구청 해묵은 ‘노점 갈등’ 대화로 푼다

    동작 노점상·주민·구청 해묵은 ‘노점 갈등’ 대화로 푼다

    공시족들의 ‘컵밥’ 등으로 잘 알려진 동작구 노량진로 노점 문제는 늘 ‘뜨거운 감자’다. 유동인구가 많은 학원가와 주거·상가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노점이 무질서하게 난립했지만 구의 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과 동떨어졌다는 달갑잖은 평가를 받았다. 단순 규제 위주의 정책을 펴거나 민원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철거 및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고작이라 단속과 재발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입장이 부딪쳐 해결책을 찾기 어려웠다. 인근 점포주들은 상권 침해와 형평성 문제를, 관리자인 구에서는 노점의 안전·위생상 문제점과 전기·가스 이용에 따른 안전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근처 주민들은 도로 통행 불편 등 민원을 쏟아낸다. 노점을 자주 이용하는 학생과 공시족은 찬성한다. 이에 이창우 구청장은 얽히고설킨 노점 문제의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구는 10일 오후 4~6시 청사 기획상황실에서 노점정책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연다고 8일 밝혔다. 토론회엔 이 구청장을 비롯해 박준호 전국노점상총연합 남부지역장, 양용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노량진지역장, 노량진 및 사당동 주민 2명, 김종철 노동당 동작구위원장, 강우철 통합진보당 동작구위원장, 구의원 등 14명이 참석한다. 구는 토론회를 통해 단순 규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도시 관리 차원의 새로운 정비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참석자 전원의 자유토론에서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구는 노점들의 도로 점용 기준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구는 이를 통해 시민불편구역에 대해 자율 정비를 유도하고 기업형 노점을 정비하며 생계형 노점엔 도로점용 허가를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책 추진방향을 마련한다. 이 구청장은 “단 한 번의 토론회로 당장 해결책을 찾겠다는 게 아니라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원인을 되짚고 대안을 함께 고민하고 주민 공감을 끌어내는 자리”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문화마당] 한글날과 일본어/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한글날과 일본어/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한글날을 맞아 15년 미국 생활을 접고 2008년에 귀국했을 때 겪은 한국말 경험이 떠오른다. 1990년대부터 한국은 참으로 격변의 세월을 겪었다. 냉전 기간 내내 하나의 섬처럼 고립되다시피 한 한국이 이제는 세계 속의 한국으로 완전히 개방되었음을 피부로 느낄 정도의 변화요, 세계화였다. 그 사이에 새로운 한국어 단어도 많이 생겨나 귀국해서 처음 듣고는 무슨 뜻인지 모를 생소한 한자어가 적지 않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택배’라는 말이었다. 처음에 소리만 듣고는 무슨 뜻인 줄 몰랐다. 앞뒤 문맥에 맞춰 생각해보고 택배(宅配)라는 한자를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다쿠하이’라는 일본어 단어가 떠올랐다. 일본식 한자어를 그대로 들여와 발음만 한국식으로 바꾼 것 같았다. 그래도 그저 그러려니 했는데, 이뿐이 아니었다. ‘착불’이라는 단어도 처음엔 몹시 생소했다. 문맥 없이 이 단어를 처음 보고는 그 뜻을 선뜻 알 수 없었고,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한국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주문을 하다가 그 단어를 다시 접했다. 여전히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지 않았는데, 검색을 하고서야 그것이 물건을 받은 후에 비용을 지불한다는 뜻임을 알았다. 그러나 동시에 마음이 못내 씁쓸했다. 일본어 ‘차쿠바라이’가 바로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한자로 표기하면 착불(着拂)이니, 이 또한 일본 단어를 들여와 발음만 한국식으로 바꾼 게 분명해 보였다. 귀국 초기에 어떤 백화점 식품코너에서는 ‘생물’이라는 단어를 보았다. 이것도 1993년 한국을 떠나기 전에는 못 보던 단어이기에 낯설었다. 가까이 다가가 이리저리 둘러보고서야 그게 냉동하지 않은 육류나 생선 따위를 뜻하는 단어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 슬퍼졌다. 일본어 “나마모노”가 즉각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자로 쓰면 생물(生物)로, 역시 일본 한자어를 그대로 들여와 그 발음만 “생물”로 바꾼 게 뻔했다. 같은 백화점에서 ‘유럽향‘이라는 광고판도 보았다. 이제는 더 이상 고민할 것도 없이 그 또한 일본말 어원임을 순간적으로 감지했다. ‘요로파무케’라고 할 때 요로파는 유럽을 가리키고, 뒤에 붙은 ‘무케’의 한자가 바로 한국어 발음으로 향(向)이기 때문이다. 외국어를 들여와 외래어로 쓰는 일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전근대 한국어에 중국식 한자어가 압도적인 것이나, 근대 한국어에 일본식 단어가 넘치는 것은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의 상호관계가 그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일본 한자어를 그대로 가져와 발음만 한국식으로 바꿔 쓰는 태도는 수긍하기 어렵다. 외국의 어떤 제도나 형식을 수입하더라도 그것을 우리말로 바꾸어 개념화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없이, 이 땅에 일본식 한자어를 따발총 갈기듯 퍼부어 대는 현실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식민지 시절에야 그럴 수밖에 없었다 치더라도 21세기에 접어든 지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왜 그럴까. 식민지의 향수를 못 잊어서인가. 일전에 중국은 동네방네 떠들면서 동북공정을 추진하다가 한국인의 강한 반발을 샀다. 그런데 일본은 소리조차 내지 않는데도 생각 없는 한국인들이 앞장서서 한반도를 향한 ‘언어의 서북공정’을 스스로 만들어주고 있는 꼴이다. 그나마 한글날이 부활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날을 맞을 때마다 마음은 썩 편치 않다.
  • “추사 김정희는 한류의 원조… 지금도 ‘법고창신’ 의미 되새기게 해”

    “추사 김정희는 한류의 원조… 지금도 ‘법고창신’ 의미 되새기게 해”

    #1. “나는 옥에 갇혀 있고 바다 밖으로 귀양 가 있으나 아직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지금 한낱 부인의 죽음에 놀란 가슴이 무너져 마음을 겉잡을 수 없으니 어찌 된 까닭입니까.” 3년간 제주의 됫박만 한 한칸 방에 갇혀 지낸 추사 김정희(1786~1856)는 급작스러운 부인 예안 이씨의 죽음을 편지로 접하고 땅을 치며 통곡한다. “홀로 부인만 죽음이 있지 않을 수 있으리오”라면서도 죽음 곁으로 달려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통한을 속으로 삭여야 했다. ‘세한도’나 ‘고사소요’ ‘서원교필결후’ 등 9년의 제주 유배 생활이 남긴 작품들이 뼈대만 남은 앙상한 등걸처럼 거칠고 굳센 이유다. 최완수(72)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장은 “당시 60세를 바라보는 추사의 작품들은 한티끌도 군더더기를 용납하지 않는 지고의 경지를 보여준다”며 “이렇게 창안해낸 고예체는 조화롭고 변화무쌍할 뿐”이라고 말했다. #2. “난을 치는 데 세 번 궁글리는 것으로 묘법을 삼아야 하는데 붓을 한번 쭉 뽑고 끝내 버렸구나.” 말년의 추사는 유일한 혈육인 서자 김상우에게 난초 치는 법을 가르쳤다. 이렇듯 추사의 가문인 경주 김씨는 정절을 앞세웠다. 고려 말 충청 관찰사를 지낸 김자수는 조선 개국과 함께 고향 안동으로 내려가 은둔하다 태종이 형조판서로 징소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이후 경주 김씨는 왕가와 혼인을 거듭하며 외척으로 위세를 누린다. 추사의 아버지 김노경 대에 이르러 풍양 조씨 가문과 손잡고 순원왕후의 섭정에 맞설 정도였다. 이런 집안 배경 속에서 ‘천재 소년’으로 불리며 성장한 추사는 23세에 생원시에 합격하고 이듬해 호조참판인 아버지를 따라 청나라 연경으로 떠난다. 옹방강 등 명망 있는 고증학자와 그 무리를 만나 친분을 쌓으며 금석학을 배워 온다. 추사는 북학의 대가인 박제가를 스승으로 모시고 있던 터였다.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만난 최완수 소장은 “간송이야말로 한류의 원조”라고 말문을 뗐다. 청나라의 옹방강을 비롯해 그의 제자들이 추사의 글씨를 접한 뒤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며 앞다퉈 작품을 받고자 했기 때문이다. 최 소장은 “비록 한자는 중국에서 들어왔으나 유라시아 대륙의 종착역인 한반도에서 동양문화의 정수를 융합해 새롭게 예술 세계를 완성한 이가 바로 추사”라고 힘줘 말했다. 최 소장과 추사의 인연은 남다르다. 첫 만남은 1972년 봄 보화각(간송미술관의 옛 이름)에서 열린 추사전. 보화각은 1971년 가을 겸재 정선의 작품들로 개관전을 연 뒤 이듬해 봄, 가을에 걸쳐 온통 추사로 전시를 도배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추사의 종가가 충남 예산에 자리해 같은 고향이란 생각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서체를 보면 볼수록 빠져들었어요.” 이 화려한 전시는 32세의 젊은 미술사학자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4년 뒤 추사의 후손인 김익환이 1934년 펴낸 ‘완당선생집’을 처음으로 번역하도록 이끈다. 추사의 글과 작품을 담은 ‘추사집’(현암사)이다. 이후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으로 재직한 그는 평생 추사의 생애와 작품을 연구해 왔고, 최근 새 책 수준으로 재구성한 개정판을 38년 만에 내놨다. 금석학, 경학, 불교학 등을 아울러 애초 393쪽이던 분량이 768쪽으로 곱절 가까이 늘었다. “사실은 출판사가 귀찮게 해 절판을 선언했어요. 당시 함께 책을 냈던 동갑내기 출판사 회장님은 이미 고인이 됐습니다. 연보와 도판을 보충하고 초판에 없던 해제 논문 등을 추가했어요.” 최 소장은 간송미술관에서 오는 12일부터 26일까지 ‘추사정화’(秋史精華)전을 연다. 추사체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기획전이다. 87회 정기전으로 올 3월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외부 전시를 여느라 반년간 건너뛴 정기전을 재개한다는 의미도 지녔다. 전시에는 36세 추사가 옹방강의 서체를 따라 중후하게 써 내려간 행서대련을 비롯해 정치적으로 은둔해 지내던 49세 때 선사가 보낸 차에 대한 보답으로 굵직하게 써 보낸 ‘명선’, 70세로 사망하던 해 봉은사에 은거하며 썼던 행서대련에 이르기까지 굴곡진 일생을 통해 완성된 작품 40여점이 등장한다. 최 소장은 “추사는 중국 고대 상형문자부터 전한을 거쳐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수천년간 이어져 온 중국 서법을 다 섭렵한 뒤 법고창신을 통해 추사체를 만들었다”며 “추사체는 서예적 의미를 넘어 지금 이 시대에도 법고창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북미 제네바합의 20년 북핵리포트] “北 비핵화 허송세월 20년… 북핵 정책 패러다임 바꿔라”

    [북미 제네바합의 20년 북핵리포트] “北 비핵화 허송세월 20년… 북핵 정책 패러다임 바꿔라”

    1993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촉발된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한 1994년 10월 21일 북·미 제네바합의는 2002년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개발로 파기됐다. 그 이후에도 북핵 협상은 2005년 9·19 공동성명, 2007년 2·13 합의, 2012년 2·29 합의 등을 도출했지만 도발→제재→합의→파기→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탈피하지 못한 채 표류해 왔다. 서울신문은 6일 신성택 GK전략연구원 핵전략연구센터 소장과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의 대담을 통해 지난 20년간의 북핵 현상의 실체를 진단하고 새로운 북핵 패러다임을 모색했다. 박 교수는 “최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으로 남북 간 관계 개선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북핵 문제의 해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 20년간 한·미 양국 모두 진보와 보수 진영이 번갈아 당근과 채찍을 모두 써봤지만 북핵 폐기는 성공하지 못해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핵 문제를 미·중 양국에 의존하는 우리의 ‘핵 내성’ 인식도 우려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육군 예비역 대령 출신의 핵무기 전문가인 신 소장은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핵개발을 은폐할 수 있는 ‘커튼’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이 이미 핵탄두를 실전배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4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북한은 고급 기술인 ‘캐비티 방식’(cavity method)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북한의 핵무기 기술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조차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캐비티 방식은 핵탄두의 폭발 위력을 인위적으로 줄어들게 보이게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남북 대화 국면 전환 시 북핵 문제 대응은. -박 교수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기대감이 현저히 낮아진 상황에서 하나의 돌파구로 이뤄진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핵과 경제 병진 노선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는 데다 남북관계의 개선과 북핵을 연계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신 소장 남북 간 이뤄질 2차 고위급 접촉 성과에 따라 관련국들이 북핵 문제를 모색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초기 조건이 성숙될 수는 있다. 그러나 남북이 현재의 경색 국면을 탈피하기 위한 탐색전 상황에서 핵문제를 의제화하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제네바 합의 평가는. -신 소장 당시 합의문을 보면 두 주역인 강석주 북한 노동당 비서와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가 22차례나 만나 합의했던 만큼 여느 기업의 합병계약서만큼이나 세밀하고 정교하다. 북한이 핵시설을 동결·해체하는 대신 중유·경수로를 지원받는다는 최초의 핵 합의였고, 우리는 북핵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고 믿었지만 이뤄진 조치는 아무것도 없었다. 북한이 200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요원들을 축출할 때까지 핵개발 시간만 벌어줬다. 북한이 제네바합의를 핵을 은폐하는 커튼으로 쓴 셈이다. -박 교수 제네바합의는 북한이 외부 세계와 외교적으로 핵문제 해결을 합의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다. 하지만 핵이라는 건 과학기술적인 성격과 북한 정권의 생존이라는 정치적 측면이 공존한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잘된 협상이지만 정치적 담판의 측면에서는 미국의 대북 접근이 순진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미국이 낙관하지 않았나 싶다. 북한은 당시 미국이 NPT 체제를 영구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를 간파하고 어떤 요구를 해도 들어줄 것이라는 정세를 악용했다. 제네바 합의의 실패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북한에 있지만 미국의 전략적 대응 역시 안이했다. →지난 20년간 한·미의 북핵 정책을 총평하자면. -신 소장 결과적으로 허송세월이었다. 다섯 번이나 우리 정권이 바뀐 건 북핵 정책도 다섯 번 바뀐 것과 마찬가지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thinking)는 우리말로 하면 예의주시, 즉 뾰족한 대안이 없을 때 쓰는 정책이다. 북한이 3차례 핵실험을 했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성공한 마당에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핵이라는 암이 온몸으로 전이되고 있는데 소화제를 찾고 있는 격이다. -박 교수 북핵 해결은 실패했다. 우리 정부가 지난 20년간 보수·진보 정권을 10년씩 거치며 북한을 상대로 적극적 관여정책(포용정책)과 억압·봉쇄정책을 번갈아 썼지만 어떤 정책도 해결하지 못했다. 이는 북핵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핵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할까. -박 교수 북한이 합의와 파기를 반복해 온 만큼 이 악순환을 끊을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 북핵 문제에 적극 참여하지 않았던 국제적인 경제·금융기구와 유럽 국가 등의 행위자를 포섭하고 참여시켜야 한다. 6자회담 등 다자적 틀은 정비하되 북·미와 남북 간 양자 협상도 공존해야 한다. 비핵화 개념 자체를 바꿔야 한다. 지난 20년 동안 핵을 포기하라고만 요구했다. 이제는 북한 스스로 핵무기가 무용하거나 사용 불가능한 군사적 수단이라고 인식하도록 안보 환경을 만드는 방식의 북핵 전략이 필요하다. 또 북한 권력 내부의 행위자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포섭 정책도 펴야 한다. 동시에 북한 사회 등 내부로 우리의 DNA, 한류나 종교 등을 침투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 -신 소장 북핵에 대한 군사적 옵션은 서울이 인질이 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하지만 북한을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 북한에 전 세계로 핵기술을 파는 ‘핵 비즈니스’ 면허증을 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할 수 있지만 현 정세에서 뚜렷한 묘안이 보이지 않는다. →북한 핵능력 평가와 4차 핵실험 전망은. -신 소장 2006년 1차 핵실험 당시 폭발위력은 1㏏(킬로톤)이었고 2009년 2차 때는 4~5㏏으로 늘었다.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 때의 위력은 6~10㏏으로 평가된다. 1·2차 핵실험은 국제사회에 핵무기 제조 능력을 확인시켜준 것이고, 3차 때는 기술 진전을 보여준 셈이다. 그럼에도 4차 핵실험 시 그 위력은 (표면상으로는) 10㏏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핵실험장의 콘크리트와 철판, 물 등의 매질을 바꿔 폭발 위력을 실제 보다 적은것 처럼 보이게 하는 ‘캐비티 방식’의 고급 기술을 보여줄 개연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그 기술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북한은 언제든 4차 핵실험을 할 수 있고, 가까운 시기에 소형·경량화, 다종화된 성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박 교수 북한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을 실제로 군사적으로 위협하기 위해 핵을 개발한다면 이에 대한 정치·경제적 부담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정권의 생존을 목표로 한다면 적절한 수준에서의 핵능력을 보유하는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 →북·중 기류의 변화 징후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은. -신 소장 핵개발 초기 북한에 기술적으로 도움을 준 국가가 중국이다. 중국이 핵실험할 때마다 북한 과학자들이 참관했다. 이제 북핵을 중국도 이익을 침해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고, 중국이 등 돌리는 순간 북한이 매우 어려워진다. 우리 정부는 중국을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다. -박 교수 중국의 대북 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화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시진핑(習近平) 집권기에 실제적인 대북 전략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특히 중국이 김정은을 포기하는 게 북한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와 인식을 강화하고, 통일 한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에 피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신시켜야 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효과는. -신 소장 북한의 핵기술 자립도는 매우 높다. 제재만으로 핵개발을 막는 건 어렵다. 제재를 강화하면 북 정권이 불편할지는 몰라도 핵개발 속도 자체를 줄이는 수단은 되지 못한다. -박 교수 성공적인 제재가 되려면 두 조건이 필요하다. 경제적 제재 이외의 다른 수단(군사 행동)이 가세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분명하거나 제재 대상국이 외부와의 경제적 결합도가 높을 때다. 중국과 같은 특정 국가와만 교류하는 북한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제재만으로는 북핵 대응의 한계가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다음카카오] 혼맥 아닌 꿈으로 일군 ‘IT 새 세상’… 벤처 1세대 인맥 ‘화려’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다음카카오] 혼맥 아닌 꿈으로 일군 ‘IT 새 세상’… 벤처 1세대 인맥 ‘화려’

    “꿈으로 끝내지 말고, 꿈을 끝내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가는 길을 찾고, 가는 길이 어렵다고 해서 포기하면 안 된다는 김범수(48) 다음카카오 의장의 단골 멘트다. 꿈은 김 의장의 삶을 관통한다. 좌우명도 ‘꿈꾸는 자만이 자유로울 수 있다’다. 한게임, 네이버, 카카오를 거쳐 매머드급 정보기술(IT) 기업인 다음카카오의 최대 주주가 된 김 의장은 가(家)맥, 혼(婚)맥의 덕을 톡톡히 보는 재벌 기업인들의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의장은 할머니 손에 자랐다. 본적은 전남 담양이다. 김 의장은 어린 시절을 ‘가난과 모성에 대한 트라우마’로 정의한다. 김 의장의 모친은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했고 지방에서 식당일을 하며 2남 3녀를 키웠다. 담양에서 서울로 갓 상경한 부친 김진용(76)씨는 중졸로 막노동과 목공일을 번갈아 했다. 부친 김씨는 2003년 아내와 사별한 뒤 한상분(67)씨와 재혼했다. 대학을 나온 것도 김 의장뿐이었다. 단칸방에서 재수를 하면서 흐트러질 때마다 혈서를 쓰며 마음을 다잡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렇게 김 의장은 1986년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입학한다. 그는 1991년 봄, 같은 대학 석사 논문 준비 중에 우연히 들른 후배 자취방에서 당시에는 생소했던 전자게시판(BBS)을 보고 본격적인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는 1992년 석사 졸업 후 대학 동기들이 삼성전자나 삼성물산 등에 지원할 때 삼성SDS에 특례 보충역으로 들어가 컴퓨터 언어를 본격적으로 팠다. 그해 양식편집기 ‘폼 에디터’를 개발했고 1993년 호암미술관 소장품 화상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1996년에는 PC통신 유니텔을 개발해 유니텔 에뮬레이터 유니윈2.0, 유니윈98의 설계와 개발을 맡았다. 1998년 정식으로 연구소 생활을 시작한 그는 삼성SDS에서 평생 가는 동지들을 얻었다. 문태식 마음골프 대표, SDS 입사 선배이자 네이버컴과의 합병을 제의했던 김정호 전 NHN 글로벌 게임사업 총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문 대표는 한게임 창업을 준비하며 동고동락한 끈끈한 ‘절친’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연세대 전산과학과 89학번이다. 그는 한게임을 시작으로 NHN게임스 대표, 미국 법인 대표를 지내며 네이버의 미국 진출 기반을 닦았다. 2007년에는 사내 게임제작센터를 분리해 엔플루토를 설립했다. 김 의장은 삼성SDS에 재직 중이던 1998년 6월 서울 행당동 한양대 앞에 전국 최대 규모의 PC방인 ‘미션 넘버원’ 을 부업으로 열었다. 그는 한자리에서 모든 컴퓨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6개월 만에 5000만원을 벌었고 1998년 9월 삼성SDS를 나왔다. 김 의장은 그해 연말 강남구 삼성동에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차려 본격적으로 사업의 닻을 올린다. 이 시절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관리하며 함께 꿈을 키워 갔던 이상곤 전 미디어웹 대표이사와의 진한 우정도 눈에 띈다. 한게임을 공동 창업한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이자 전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삼성SDS 후배다. 그는 김 의장의 공동 창업 제안으로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네이버에서 김 의장과 오랜 인연을 맺는다. 서강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그는 2009년 CJ인터넷 대표이사를 지냈다. 박성찬 다날 창업자도 김 의장과 가까운 사이다. 1990년대 말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에 뛰어든 박 창업자가 한게임에 휴대전화 결제 서비스 제안을 하기 위해 김 의장과 만나면서 인연이 싹텄다. 박 창업자는 고려대 건축공학과 82학번이다. 김 의장과 평생의 라이벌로 맞붙게 된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인연도 특별하다. 대학 동기이자 직장도 같은 두 사람은 2000년 각각 한게임과 네이버컴을 합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 뒤 NHN 공동대표가 됐다.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일어선 김 의장은 일을 벌이는 스타일이었다. 반면 부친이 삼성생명 대표를 지낼 정도로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이 의장은 이를 잘 다듬는 성격이었다. 성격과 성장 배경이 사뭇 달랐지만 두 사람은 훌륭한 파트너십을 주고받았다. 김 의장의 인맥은 굵직굵직한 서울대 벤처 1세대 인물들과 관련이 있다. 이 의장을 비롯해 김정주 NXC 넥슨 대표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김 의장과 서울대 동문이다. 김 의장은 김정주 대표, 이해진 의장과 산업공학과 86학번 동기이고 김택진 대표는 전자공학과 85학번으로 1년 선배다. 서울대 경영학과 90학번인 나성균 네오위즈홀딩스 대표와도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대학 이전부터 직장까지 이어진 인맥으로는 천양현 코코네 대표이사가 있다. 둘은 NHN 한게임의 창립 멤버인 데다 초등학교, 중학교는 물론 건대사대부고 3회 졸업생이다. 두 사람의 영문 이니셜을 따 공동 입주한 건물도 있다. 서울 역삼동 소재 8층짜리 빌딩인 ‘씨앤케이타워’가 그곳이다. 두 사람은 모교인 건대사대부고에 장학금을 함께 전달하기도 한다. 김 의장은 화를 잘 내지 않고 인화력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는다. 스스로도 최고경영자(CEO)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을 ‘유비 정신’이라고 짚을 정도로 좋은 사람을 곁에 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소신을 가졌다. 김 의장은 카카오 경영 전반에 나설 때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업계 인사들과 골프장을 찾을 정도로 인맥 형성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균형 있는 삶’을 기치로 가족을 살뜰히 잘 챙기는 아버지이도 하다. 그는 1993년 2월 부인 형미선(46)씨와 연애결혼을 했다. 일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던 그가 180도 바뀌게 된 건 10년 전 첫째 아들 상빈(23)씨가 자신을 외면한다는 느낌을 받고 충격에 빠진 이후부터다. 그는 그때부터 상빈씨, 딸 예빈(21)씨와 함께 매일 오락 게임을 1시간씩 할 정도로 자상한 아빠로 변했다. 김 의장은 2004년 NHN 단독 대표이사를 거쳐 2006년 NHN 해외사업담당 공동 대표이사, 2006년 NHN 미국 법인 대표이사 사장을 1년간 거친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꿈을 꾸는 김 의장은 2007년 따뜻한 보금자리인 NHN을 떠났다. 그는 아이위랩에 이어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체류하던 2008년 3월과 6월에 소셜북마킹 서비스 ‘부루’와 ‘위지아’를 내놨지만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의 비전과 꿈은 꺾이지 않았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의 인생은 그 정도의 시련은 감내할 수 있었다. 김 의장은 PC웹의 시대가 저물 것이라는 가정 아래 모바일 공략에 나섰다. 2009년 10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는 것을 보며 모바일 시대가 올 것을 확신했다. 2010년 3월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카카오톡’을 시장에 내놨다. 모바일 시대를 선점한 셈이다. 카카오를 창업하면서 네이버 때부터 인연을 이어 온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및 이제범 대표와의 인연이 깊어진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이석우 대표는 김 의장의 제안으로 2004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이후 김 의장을 따라 2011년 카카오에 부사장으로 입사, 공동대표직을 수락해 카카오 대외업무를 도맡았다. 카카오톡 기술 개발은 서울대 과 후배인 이제범 대표가 책임졌다. 이제범 대표는 97학번이다. 김 의장의 가족과 친척들은 다음카카오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처남인 형인우(42)씨는 다음카카오 통합법인의 2.8%를, 형씨의 부인 염혜윤(35)씨는 1.2%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김 의장의 부인 형미선씨는 김 의장의 개인투자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의 사내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김 의장의 막내 동생 화영(44)씨는 한때 케이큐브홀딩스 대표를 맡기도 했고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구 카카오사옥에서 ‘카페톡’을 운영했다. 여동생으로는 행자, 명희, 은정씨가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한자·영어 공세 속 우리글 5000년 생존사

    한자·영어 공세 속 우리글 5000년 생존사

    한글전쟁/김흥식 지음/서해문집/520쪽/1만 7500원 독일의 실존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문화와 역사, 사유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 우리를 우리이게 하는 것이 말인 탓이다. 저자는 수천년을 이어온 우리의 말글살이를 단호히 ‘전쟁’으로 규정짓는다. 한글 대 한문의 전쟁이 500년 동안 지속됐고, 그 전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글 전용과 한자 혼용의 전쟁으로 형태를 바꿔 열전과 휴전을 반복하며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기에 ‘영어 공용어화’ 주장까지 등장해 한글과 우리말에 전쟁을 걸어오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다. 문화폭력적인 표준어의 힘 등에 의해 시대 뒤쪽으로 스러져가는 소중한 언어들, 방언들이 전쟁터의 전사자처럼 속출하고 있다. 우리의 말과 글이 거쳐온 5000년의 시간을 ‘전쟁’이라는 틀 안에 넣고 바라보는 통시적 접근법을 큰 줄기삼았다. 또한 명멸해간 다른 언어와 비교 연구하는 시각을 덧붙였다. 말과 글을 둘러싼 숱한 논쟁들의 핵심 맥락을 객관성을 놓지 않은 속에서 쉽게 풀어낸다. 숱한 역사 속 사례들은 언어와 문자의 상실이 국가와 민족의 비극으로 바로 이어짐을 증명한다.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은 중국 대륙을 300년 동안 세계 최대 국가 지배자로서의 위용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언어와 문자를 사실상 상실하고 중국의 한족이 보호해줘야할 대상으로 전락했다. 하와이의 왕 카메하메하 4세는 1855년 몰려드는 무역상과 거래하기 위해, 또 외국인과 대등한 관계에 서고자 ‘영어교육의 보편화’를 강조했다. 그 결과 왕이 바라던 대로 하와이에서 영어는 보편화됐고 미국 본토로 편입까지 됐지만, 정작 대부분 하와이 사람들은 저임금 노동자가 될 자유만 얻었을 따름이다. 책 말미 즈음에서 저자는 “대한민국에 영어가 본격적으로 흘러들어온 시기는 1945년 이후로 잡아도 고작 70년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향후 100년 이상 영어 침략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뒤에도 우리말이 남아있을 거라고 믿는 것이 오히려 특이한 생각이 아닐까”라고 스스로 묻는다. 568돌 한글날을 핑계 삼아 음미해서 읽다 뜨끔해지는 경고들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홍콩 우산혁명] “일국양제”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모처럼 한자리에 총출동해 단결된 모습으로 ‘일국양제’(一國兩制)를 강조해 주목된다. 시 주석은 신중국 건국 65주년 기념일(10월 1일)을 맞아 지난달 30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중앙정부는 앞으로 흔들림 없이 일국양제 방침과 (홍콩)기본법을 관철하고 홍콩, 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일 보도했다. 그는 “일국양제를 부단히 추진하는 것은 국가(본토)의 근본 이익과 홍콩, 마카오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우리는 조국이라는 대가정 속에서 홍콩과 마카오 동포들이 반드시 더욱더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이날 일국양제와 기본법을 강조한 것은 친중(親中) 인사로 출마를 제한한 중국 당국의 홍콩행정장관직선제법이 홍콩 내 고도의 자치를 약속한 일국양제의 대원칙을 파기한 것이라며 지난달 28일부터 도심 점거에 나선 홍콩 시위대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콩인들이 갈망하는 일국양제 원칙 수호를 천명함으로써 시위대를 진정시키는 한편 시위 지도부를 향해선 당국이 통과시킨 법안을 고수하겠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는 최근 ‘사망설’까지 나돌던 장 전 주석과 대외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던 후 전 주석이 모습을 나타냈다. 신장(新疆) 테러에 이어 홍콩 시위로 분열 조짐을 보이는 중국이 단결해 나아갈 것임을 보여주는 행보로 분석된다. 홍콩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야당 유감/문소영 논설위원

    ‘야당’(野黨)은 ‘재야정당’(在野政黨)의 준말로, 여당(與黨)에 대구를 이룬다. 여당은 흔히 대통령이나 시장 등이 소속된 정당으로 같은 편, 행정부와 한 패거리인 만큼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정부의 정책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철학을 구현한다. 그래서 영어로 여당은 지배하는 정당(ruling party, government party)이라고 부른다. 한자로 표현된 야당은 모호하지만, 영어로 표현하면 야당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실하다. 반대하는 당(opposition party)이다. 즉 여당의 정치철학이나 정책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일이 야당이 하는 일이다. 야당은 여당과 다른 각도에서 국민의 관심을 파악하고, 정책의 개선책을 내놓으며 여론을 환기해야 한다. 여당에 협조하는 야당은 야당일 수 없는 이유다. 흔히 야당이 정부·여당에 협조해야 한다고 보수언론들이 강조하는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야당시절에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4대 악법 폐지’ 등을 정부예산안과 연계해 12월 31일 자정 무렵까지 끈질기게 반대하고도 여당이 됐다. 즉 야당이 여당에 협조했는지의 여부가 정권 재창출이나 재집권의 전제조건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쳐다본 이유는 이런 여야의 역할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일어난 참사인 만큼 해결의 책임도 현 정부에 있지만, 6·4지방선거를 앞둔 터라 여당은 정부의 잘못을 축소·은폐하기 쉽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여당인 새누리당의 권은희 의원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 중 선동꾼이 있다”고 하는 등 막말을 하였고,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세월호 국조특위’는 90일 동안 단 한 차례의 청문회도 열지 못하고 끝났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여당을 믿고 의지할 수가 없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돌아보니 야당은 6·4지방선거나 7·30 재·보궐 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할 생각만 했던 것인가 의심할 수준의 활동만 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약 170일인데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야당의 협상 과정과 결과를 보면 정권 재창출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 같다. 야당에 협상을 위임한 세월호 유가족은 야당이 3차례나 자신들의 뒤통수를 쳤다고 생각한다. 여야타협안이 두 차례나 부결됐는데 선수교체도 없이 3차 협상을 하면서 어떤 추동력이 있었겠나 싶다. 식물국회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리기사 폭행사건까지 터지자 야당이 먼저 세월호 유가족의 손을 놓아버린 것은 아닌가. 2016년 총선에서도 130석의 현 야당이 존재할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마을기업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웃는다

    전국에 있는 마을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상품을 홍보하고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마을기업 박람회가 개막했다. 박람회는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주민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를 돕는 마을기업들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됐다. 안전행정부는 경남도, 진주시와 공동으로 1일부터 3일까지 경남 진주 남강 둔치에서 ‘전국마을기업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박람회에서는 전국의 우수 마을기업 168곳이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전시, 판매한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 축제인 남강 유등축제와 연계해 열리는 박람회는 경남 지역 마을기업들이 참여해 마을기업인의 축제 한마당으로 꾸몄다. 지난달까지 전국에 설립된 마을기업은 1258곳으로 지난해 마을기업이 올린 매출은 737억원이다. 여기서 일자리 1만여개가 새로 생겼다. 안행부는 앞으로 마을기업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마켓과 옥션 등 온라인쇼핑몰과 지역 유통업체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이날 개막식에서 안행부는 올해 우수마을기업으로 지정된 10개 마을기업 대표자에게 우수마을기업 인증서를 수여하고 축하했다. 우수기업에는 상금과 함께 내년에 추가 사업비를 지원한다. 우수마을기업에 선정된 부산 영도구 조내기고구마㈜는 조내기고구마 캐러멜과 젤리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주민과 학생을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제화 생산업체인 대구 중구의 ㈜편아지오는 수제화 관련 마에스트로 과정을 운영해 15명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등 청년일자리창출에 기여했다. 또 전북 정읍의 농업회사법인 콩사랑은 곡물가루류 생산업체로 17가구가 사는 작은 농촌마을에서 마을 기업을 운영하면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화본마을 영농조합법인은 마을을 농촌문화탐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농어촌휴양마을로 발전시켰다. 제주 서귀포시의 무릉외갓집 영농조합법인은 농산물꾸러미 패키지 판매를 통한 가격 안정화와 카페 운영으로 관광객을 유치했고 울산 북구 ㈜엄마의 다락방은 유아용 의료 대여업체로 경력 단절 여성에게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했다. 이 밖에 경기 이천시 어름골쪽빛마을, 강원 춘천시 섬배정보화마을 영농조합법인, 충남 예산군 협동조합 느린손, 인천 남동구 협동조합 꿈꾸는 놀이터 등도 지역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우수 업체로 선정됐다. 개막식에서는 마을기업 홍보대사로 위촉된 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출연자 도희(본명 민도희·20)의 사인회가 열렸다. 2일에는 재즈·탱고 피아노 연주와 비보이 공연이 열리고 마지막 날인 3일에는 가수 남진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박경국 안행부 1차관은 “마을기업은 주민이 지역의 자원과 문화, 전통과 풍습, 역사적 배경과 이야기 등을 사업 아이템으로 발굴해 마을을 발전시키고 주민들의 꿈을 키우는 곳”이라며 “이번 박람회가 마을기업을 널리 알리고 판로가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전교 357등에서 1등, 에듀플렉스가 전하는 이것이 진짜 공부다

    전교 357등에서 1등, 에듀플렉스가 전하는 이것이 진짜 공부다

    에듀플렉스 자기주도학습으로 8개월만에 전교 최하위권에서 1등으로 성적이 수직상승한 학생이 화제다. 에듀플렉스는 체계적인 자기주도학습법을 통해 성적이 급상승한 사례가 수 없이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학교 3학년 정채우 학생은 전교 357등의 일명 ‘꼴등학생’이었다. 그는 “공부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보니 음악공부만 하고 공부는 늘 뒷전이었다”고 고백했다. 정채우 학생은 수업시간에 잠만 자기 일쑤였다. 무단 외출 등의 교칙 위반이 계속되면서 벌점도 누적됐다. 그러다 음악에서 재능을 찾았던 그는 실용음악학원을 다니며 예고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학시 내신점수가 상당수 반영된다는 사실을 알고 걱정이 쌓이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반 1등 친구의 추천으로 에듀플렉스를 방문, 부모님을 설득한 끝에 공부를 시작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상담 끝에 에듀플렉스 매니저와 공부계획을 잡고 난생 처음 체계적인 학습을 실천했다. 얼마 남지 않은 기말고사에서 결과를 내는 것이 목표였다. 3주의 노력 끝에 정채우 학생은 평균 30점을 올렸다. 잠도 자지 않고 에듀플렉스 매니저와 함께 죽기살기로 공부한 결과다. 방학에는 공부시간을 늘리기 위해 에듀플렉스 무한도전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는 90점 이상을 목표로 텀스케줄러에 학습 컨디션을 맞췄다. 공부에 방해가 되는 스마트폰은 스스로 반납하고 음악연습을 병행하며 한자급수시험, 독서록 작성, 영단어 암기 테스트 등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다. 힘들었지만 목표가 명확했고, 에듀플렉스 매니저의 믿음이 있어 정채우 학생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다. 이렇게 8개월간의 노력 끝에 정채우 학생은 평균 30대였던 자신의 성적을 평균 98.2점의 점수로 끌어 올렸고 드디어 전교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제 음악은 취미가 됐고, 서울대 건축학과를 목표로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을 앞두고 있다. 정채우 학생은 “스스로에게 공부를 해야한다는 동기부여를 놓치지 않았고,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는 습관을 들였다. 학습분량을 최대한 많이 잡으면서 욕심을 내고, 노트필기법 등 에듀플렉스가 제시하는 방법을 몸소 실천하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해준 에듀플렉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에듀플렉스 관계자는 “정 군은 에듀플렉스를 만나 tvN ‘이것이 진짜 공부다’에서 소개됐던 공부비법으로 놀라울 정도의 성적변화를 경험했다”며 “현재 많은 학생들이 에듀플렉스 자기주도학습으로 정채우 학생처럼 성적이 수직 상승하는 결과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에듀플렉스는 tvN에서 방영된 ‘이것이 진짜 공부다’에서 소개되지 않은 공부 실전편 ‘진짜 공부를 알면 입시 성공 비법이 보인다!’ 무료 세미나를 실시한다. 신청은 전국 에듀플렉스로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에듀플렉스 홈페이지(www.eduplex.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 푸른빛에 물든 청화백자

    아~ 푸른빛에 물든 청화백자

    조선시대 백자는 왕실의 그릇이었다. 금보다 비싼, 페르시아에서 수입한 청화(코발트)를 안료로 만든 탓에 사치의 대명사로 인식됐다. 영·정조 때는 아예 ‘청화백자’(靑華白磁)를 임의로 만들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율했다. 청화백자는 중국 원대에 처음 등장한 뒤 유럽에 수출돼 ‘시누아즈리’란 중국풍을 일으켰다. 조선 청화백자가 등장한 것은 15세기 무렵으로 중국의 청화백자를 모방한 뒤 점차 특유의 멋과 맛을 표현해 나갔다. 왕실은 경기도 광주에 자리한 왕실 주도의 ‘관요’(官窯)를 직접 관리하며 이곳에서 생산된 백자에 왕실 도화서 화원들이 사군자나 산수, 인물, 화초, 동물 등을 그리도록 했다. 최고 수준의 공예와 회화가 결합된 왕실 미의식의 정수라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다. 서울 용산구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같은 청화백자를 주제로 무려 500여점의 도자가 등장하는 특별전 ‘조선청화, 푸른빛에 물들다’를 30일 개막한다. 오는 11월 16일까지 이어지는 역대 최대 규모의 특별전에는 국보·보물급 도자 10점을 비롯해 국립고궁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호림박물관 등 14개 기관이 손꼽는 조선 청화백자 대표작이 한자리에 모인다. 진귀한 조선 전기의 청화백자부터 원숙미를 뽐내는 19세기 작품 등을 망라했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이데미쓰미술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 소장된 조선 청화백자 명품들과 중국 명대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영락·선덕제 시기의 청화백자, 일본 이마리 자기 등도 함께 선보인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들은 일제강점기 이후 공개되지 않고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온 청화백자 150여점이다. 박물관 측이 수장고에 소장한 30만점의 유물 가운데 일부다. 전시 관계자는 “그간 이렇다 할 기회가 없어 일반에 미처 공개하지 못했던 유물들”이라고 설명했다. 19세기 청화백자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일반에 보급됐던 실용기들이란 박물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처음 공개되는 유물들은 화려함을 뽐낸다. 괴석 꽃무늬 사각 합, 당곡이란 글씨가 쓰인 넝쿨무늬 병, 모란무늬 발, 산수 인물무늬 항아리, 물고기와 십장생무늬를 지닌 세반, 포도무늬 화분받침대, 산수무늬 사각병 등이다. 정조가 죽은 뒤 사대부 명문가를 중심으로 청화백자 제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향락적 풍토가 확산됐다는 학설이 굳어질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를 마련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기획자들은 수장고에 어느 정도 규모의 청화백자가 보관돼 있고, 또 전체 도자는 몇 점이나 되는지 등을 여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체 전시의 초점도 기존 명품들에 쏠려 있어 ‘옥에 티’가 됐다. 새롭게 세상에 모습을 내민 150여점의 청화백자들이 어떤 사연을 갖고, 어느 정도 가치를 지녔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이 따르지 않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꿈꾸는 노년’ 무대에 서다

    서울 송파구는 새달 1일과 2일 구민회관에서 ‘제1회 씨어터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꿈꾸는 노년은 아름답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 5개의 시니어 연극단체가 함께 공연을 준비했다. 구는 세상과 적극 교감하는 노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널리 퍼뜨리는 데 의미를 뒀다. 행사는 1일 오후 1시 김영아 교수(극단 그림연극)의 기조강연으로 막을 올린다. 첫날 송파시니어청춘극단의 ‘써니’와 그림책 인형극단 푸른숲의 ‘강아지 똥’, 그림책 인형극단 민들레의 ‘황소와 도깨비’ 등이 무대에 오른다. 2일엔 탑골문화예술학교의 ‘멋진 인생’, 커튼콜시니어 연극단 ‘엄마의 마음’이 관객을 맞는다. 한 연극인은 “경험과 실력을 두루 갖춘 시니어 극단들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라며 “창작극의 경우 어르신들의 경험을 소재로 삼아 또래들의 공감대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행사에선 송파실버합창단과 송파실버난타스, 판소리 등 축하공연과 민화 및 캐리커처 그리기 등 부대행사도 만나볼 수 있다. 선착순 무료 입장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개막식 사회 문소리·와타나베 겐…갈라 프레젠테이션 탕웨이

    개막식 사회 문소리·와타나베 겐…갈라 프레젠테이션 탕웨이

    영화제의 쏠쏠한 재미는 좀처럼 한 곳에 모이기 힘든 국내외 스타들과 유명 감독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화려한 레드카펫은 물론 각종 행사를 통해 관객과 직접 만나는 자리가 많다. 운이 좋다면 해운대 백사장에서, 부산 시내 어느 거리에서 스타와 감독을 문득 마주칠지도 모른다. 새달 2일 오후 6시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수놓는다. 최근 몇 년간 불거진 노출 패션 논란을 막기 위해 참여 스타들을 엄선하기로 했다. 일단 여배우 문소리, 일본 배우 와타나베 겐이 공동 진행하는 개막식에는 중국의 톱스타 탕웨이가 갈라 프레젠테이션(해외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섹션) 초청작인 ‘황금시대’의 여주인공 자격으로 레드카펫을 밟는다. 한국의 김태용 감독과 결혼해 숱한 화제를 뿌리며 ‘한국 며느리’라는 별명까지 얻은 만큼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한국 독립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우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인 자격으로 김희애·유지태가 부산을 찾는다. 올여름 관객들을 웃고 울린 화제작의 흥행 주역들도 부산에 집결한다.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김남길·박철민, ‘명량’의 최민식·조진웅·이정현·오타니 료헤이, ‘해무’의 박유천·한예리·문성근 등이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정우성, 박해일, 유연석, 이솜, 조정석, 염정아, 주원 등 하반기 흥행 전쟁을 벌이게 될 영화의 주연 배우들도 부산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화제작 ‘화장’의 임권택 감독과 주연 배우 안성기·김규리도 부산을 찾는다. 한편 해외의 유명 감독들도 대거 부산을 찾아 BIFF의 달라진 위상을 엿보게 한다. 올해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란의 거장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대표적이다. 그는 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는 쉬안화 감독은 신작 ‘황금시대’로, 중국 영화계 거장 장이머우 감독도 ‘5일의 마중’을 들고 부산을 방문한다. 영화 ‘토리노의 말’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헝가리 출신 예술영화의 거장 벨라타르 감독은 영화 인재 발굴 프로그램인 아시아영화아카데미 교장 자격으로 온다. 이탈리아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딸인 감독 겸 배우 아시아 아르젠토도 신작 ‘아리아’를 들고 찾아온다. ‘생 로랑’을 연출한 프랑스의 중견 감독 베르트랑 보넬로도 처음 부산을 방문해 관객과의 대화(GV)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내 남자’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일본의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도 주연 배우인 아사노 다다노부와 함께 온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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