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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대한민국 인삼한마당축제 성황리에 마무리

    2015 대한민국 인삼한마당축제 성황리에 마무리

    제철을 맞은 인삼이 한자리에 모여 열린 ‘2015 대한민국 인삼한마당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전국의 수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모은 이번 축제는 10월 22일 목요일부터 25일 일요일까지 4일간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진행된다. 건강먹거리인 우리 인삼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홍보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인삼 체험행사를 통해 인삼소비 확대와 농가소득 증대,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 이 행사에서는 우수인삼 선발대회와 직거래 특판행사 등이 열렸다. 미세먼지와 환절기로 인해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인삼은 인기 있는 대표 면역력 증진 식품이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기에 만성피로를 해소하고자 하는 시민들도 많아 항피로, 스트레스 해소 효능이 탁월한 인삼을 찾는 소비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또한 인삼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주고 두뇌건강과 기억력 개선에도 도움을 주며, 뛰어난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 예방 효과까지 탁월하다.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인삼의 효능에 인삼의 활용이 점점 대중화되면서 좋은 인삼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는데, 이번 행사에서는 주산지 인삼농협이 산지에서 직송한 품질 좋은 수삼을 시중가격보다 30%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여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전국에서 출품된 부문별 우수인삼 선발대회도 이목을 끌었다. 수확된 인삼 중 고품질의 인삼, 특별한 인삼들이 출품되었고, 부문별로 최고의 인삼을 선발하여 시상하였다. <수상자 대표 명단>체형우수삼 최우수상(인삼왕) : 김포파주인삼농협 민성웅대편삼 최우수상(미스터인삼) : 강원인삼농협 강구원특이모형삼 최우수상(스토리삼) : 안성인삼농협 이재용 농협중앙회 및 (사)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회장 김낙영)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고려인삼의 진가를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고자 전국 인삼농협의 조합원 및 인삼농협이 직접 참여하였다. 각지의 인삼농협 조합원이 직접 농사짓고 정성껏 재배한 6년근 인삼을 한자리에서 직접 보고 만지고 비교하여 구매할 수 있어 의미가 깊었다. 인삼떡 나눔행사 및 인삼우유 시음행사, 인삼주 담그기, 인삼 중량 맞추기 등 다양한 경품행사와 체험행사가 열렸으며 일정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사은품도 지급되는 등 인삼농협과 소비자가 서로 소통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또한 인삼관련 가공제품과 대한민국 고려인삼, 중국삼, 일본삼, 미국삼을 비교 전시하는 등 인삼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와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농협중앙회 이상욱 농업경제대표이사는 “인삼 수확기를 맞이하여 대한민국 인삼축제를 통해 인삼 경작인에게는 소득증대를, 소비자에게는 산지에서 직송한 질 좋은 인삼을 저렴하게 판매하여 상생의 장을 마련하게 되었다”면서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알리고 인삼산업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 김낙영 회장은 “대한민국 인삼축제의 우수인삼 선발대회 및 산지직송 특판행사를 통해 인삼경작 농업인과 소비자가 소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면서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안전인삼 생산 확대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이미지캡션문구: 자료제공 : (사)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
  • 배우고 익히고… 중장년 ‘꿈의 무대’ 열린다

    배우고 익히고… 중장년 ‘꿈의 무대’ 열린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어려운 형편에 꿈은 잊고 살았는데 자서전, 기사 쓰기 등 평생학습으로 꿈과 젊음을 찾고 있습니다.”(평생학습 참여자 천호동 김모(78·여)씨) 이처럼 평생학습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찾은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뽐내는 장이 펼쳐진다. 강동구는 오는 23~24일 명일동의 평생학습관에서 ‘제9회 평생학습축제’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배움, 즐거움의 시작’을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관 주도가 아닌 주민의 손으로 마련됐다. 그동안 평생학습 강사와 동아리 및 학습자 대표 등 평생학습의 주체인 주민들이 ‘평생학습축제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준비했다. 축제에서는 인물화, 자연염색, 옻칠, 자수공예, 도예 등 주민의 솜씨가 빛나는 작품 전시가 진행된다. 한지공예와 떡 공예, 꿀비누 만들기, 수지침 건강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아울러 중고책과 같은 학습자원을 알뜰하게 살 수 있는 ‘학습나눔장터’도 열린다. 평생학습관 야외무대에서는 지역 내 학습기관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배운 주민들의 무용, 기타 연주 등 공연이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이해식 구청장은 “평생학습축제를 통해 주민들이 한 해 동안 갈고닦은 솜씨를 공유하고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나누길 바란다”며 “소통하는 배움의 장으로서 평생학습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문화 축제장 모이는 금난새·이어령·유홍준

    문화 축제장 모이는 금난새·이어령·유홍준

    금난새(왼쪽) 지휘자, 이어령(가운데) 전 문화부 장관, 유홍준(오른쪽) 명지대 석좌교수. 이들이 한자리에 뭉친다. 오는 23~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부암동 일대에서 개최되는 ‘2015 자문밖 문화축제-문화가 힘이다’에서다. 자문밖은 ‘자하문의 바깥’이라는 뜻으로 평창·부암·구기·신영·홍지동 일대를 일컫는 옛 지명이다. 이곳은 다양한 갤러리와 박물관이 모여 있고 미술·음악·문학 분야의 문화예술인 200여명이 거주하는 자생적 문화예술마을이다. 종로구는 이 특징을 살려 문화예술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2013년부터 문화·예술인들의 재능 기부로 이 행사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사단법인 평창문화포럼이 주최한다. 23일 오후 오프닝 행사에서는 이어령 전 장관이 ‘정말 아시아의 시대가 오는가’를 주제로 특별 초청 강연을 연다. 다음날 오후 2시에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교수의 ‘자하문 밖 이야기’ 등의 강연이 진행돼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지식과 경험을 나눈다. 가을밤을 수놓을 공연으로는 남성 오케스트라 ‘이 마에스트리’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24일 오후에는 금난새 지휘자와 현악 11인조 오케스트라 ‘카메라타S’의 공연이 펼쳐진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31] 소리나지 않는 마애종의 역설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31] 소리나지 않는 마애종의 역설

     안양(安養)은 불자들이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서방정토, 곧 극락의 다른 이름이다. 그러니 경기도 안양시 역시 극락이다. 안양이라는 땅이름은 안양사라는 절에서 따온 것이다. 안양은 불국토(佛國土)라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존재를 하나 더 갖고 있다. 만안구 석수동에 있는 마애종(磨崖鐘)이다. 우리나라 전국을 통틀어 마애종은 이 것밖에 없다.  얕게 돋을새김되어있는 조각은 다분히 회화적이다. 종을 거는 고리 구실을 하는 용뉴와 음통을 포함한 높이가 126㎝, 종 몸통의 높이가 101㎝이니 아담한 느낌이다. 작은 화면에 화강암 재료의 한계 때문인지 흔히 범종에서 보이는 화려한 장식은 보이지 않는다. 양쪽에는 기둥을 세우고, 보를 가로질러 종을 매달아 놓았고, 왼쪽에는 당목(撞木)을 잡고 있는 스님의 모습을 형상화해놓았다. 종을 치는 순간이라기 보다, 스님은 종을 치고 나서 가만히 그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는 듯 하다.  종소리란 부처님이 가르친 절대적 진리를 상징한다. 범종을 만들고, 또 치는 것은 부처님의 진리를 널리 퍼져나가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니 마애종에서는 일년 사시사철, 하루도 쉬지않고 진리의 말씀이 시방으로 퍼져나간다. 범종이 가진 상징성을 명확하게 이해하여 과감하게 발전시킨 뛰어난 아이디어의 산물이 바로 마애종이다.  범종에서 울리는 소리를 흔히 법음(法音)이라고도 부른다. 부처의 진리가 불상의 입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범종도 쇠가 울리는 물리적인 소리로 중생이 번뇌를 끊을 수 있도록 제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실제 울리는 범종과 소리가 날리 없는 마애종의 본질도 다르지 않다. 관악산 산허리를 감싸고 도는 바위에 새겨진 조촐한 조각이 그런 원리를 꿰뚫고 있으니 놀랍다.  안양 마애종은 고려시대 초기 조성된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통일신라시대 만들어진 상원사동종이나 성덕대왕신종과 가까워 보이는 양식이지만, 외곽선이 유려하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단순한 것은 통일신라 범종을 모범으로 삼은 후대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고려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범종을 모델로 삼은 조각장(匠)의 솜씨라면 더 후대로 내려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마애종을 가만히 보면 좋을 치는 당목의 높이와 당목이 닿는 범종 당좌(撞座)의 높이가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각장은 물론 조각을 의뢰하고, 감수의 역할까지 맡았던 사람 조차 종의 상징성에는 능통했지만, 종 자체에는 능통하지 않은 흔적이 보이고 있다.  마애종을 조성한 주체는 아마도 이웃한 안양사일 것이다. 과거에는 중초사로 불렸지만 2007년 발굴조사에서 한자로 ‘안양사’라고 새겨진 기와조각이 수습됐다. 그런데 절터에 남아있는 높이 3.73m의 당간지주에는 신라 흥덕왕 원년(826) 8월 6일 돌을 캐서 이듬해 2월 30일에 세웠다는 내용의 명문이 남아있다. 중초사가 어느 시절 안양사로 이름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관악산을 조금 더 오르면 안양사라는 절이 또 하나 나타난다.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아시아 최대 핀테크 축제, ‘인사이드 비트코인 서울대회’ 킨텍스서 열린다

    아시아 최대 핀테크 축제, ‘인사이드 비트코인 서울대회’ 킨텍스서 열린다

    모바일, 온라인 결제가 대중화되면서 가상 화폐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2009년 처음 등장한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이미 미국, 유럽, 중국에서 수많은 스타 CEO들을 탄생 시켰으며, 그 작동 원리로 알려진 블록체인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도이치뱅크 등 세계 22개 주요 금융기관에서 1~2년 내 대고객 서비스를 목표로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이미 혁신적인 기술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블록체인의 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본 개념과 적용 범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반인 뿐 아니라 금융 전문가에게도 아직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올 12월 9일부터 11일까지, 총 3일간 개최되는 ‘인사이드 비트코인 국제 컨퍼런스’에서 많은 궁금증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2회 인사이드 비트코인 서울대회는 크게 비트코인, 블록체인 및 핀테크 기술을 직접 접해볼 수 있는 전문 전시회, 분야별 적용 가능성 및 전망에 대해 알 수 있는 국제 컨퍼런스로 나뉜다. 특히 12월 9일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 적용 범위, 투자 방법 등 세계적인 전문가들로부터 직접 배워볼 수 있는 교육 세션(Tutorial Day)이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글로벌핀테크연구원의 공식 후원으로 진행되는 핀테크 특별세션, 동일 장소에서 진행되는 전문 전시회 역시 국내외 핀테크 산업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 된다. 특히 올해 인사이드 비트코인 전문 전시회의 경우 작년 대비 양적, 질적인 성장이 주목된다. 케이코인(KCOIN), 코빗, 코인베스트, 코인피아, 코인플러그, 포인코 등 국내 유명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기업들이 참가를 기 확정지었으며, 더 많은 국내외 가상화폐 및 핀테크 기업들의 참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1회 서울대회에 약 1,800여명의 국내외 벤처 투자가(VC), 가상화폐 전문가, 학계 관계자, 경영 컨설턴트, 금융 전문가 등이 행사장을 찾은 데 이어, 올해에는 미국, 일본, 캐나다, 중국 등 세계 18개국 약 2천여명의 참관객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전망 된다. 행사 주최 측은 “올해에는 글로벌핀테크연구원, 한국핀테크포럼 등 국내 주요 유관기관의 후원으로 국내 정경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행사장을 찾을 것”이라면서, “세계 정상급 연사 및 스폰서, 국내외 투자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국내 가상화폐 및 핀테크 산업의 국제화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인사이트 비트코인 전시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 및 참가 문의는 홈페이지(www.insidebitcoins.co.kr)를 통해 가능하다. 사전 등록 시 20%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5명 이상의 단체, 학생은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 관련 문의는 서울대회 사무국(031-995-8075/8076, insidebitcoins@kintex.com)으로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롯데 ‘과장 고시’ 응원전

    롯데 ‘과장 고시’ 응원전

     18일 서울 광진구 능동로 건국대학교 캠퍼스가 이른 아침부터 떠들썩했다. 롯데그룹 대리가 과장이 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간부승진 자격시험’ 때문이다. 각 계열사에서 ‘수험생’을 응원하려고 5000여명의 응원단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건설 등 47개 계열사 2400여명의 직원이 시험을 치렀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경영전략, 조직행동, 회계원리, 핵심가치 등 4가지 과목의 문제를 풀었다.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와 임원진이 격려차 시험장을 찾았다. 롯데그룹은 지난 1983년부터 과장직급 이상 간부 승진대상인 3년차 대리직급을 대상으로 매년 승진자격시험을 치렀다. 올해로 33회째다. 매년 응원전이 치열하다. 새벽부터 좋은 자리를 맡으려 경쟁하다 보니 추첨을 통해 응원석을 배정한다. 일부 계열사는 수험생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특별 휴가를 준다. 올해 시험을 치른 2400명 대리 가운데 여성은 580명이다. 여성 수험생의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여성 대리의 합격률이 남성 합격률보다 더 높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10대를 위한 눈높이 고전

    10대를 위한 눈높이 고전

    고전이라고 하면 머리가 지끈거리며 일단 고개부터 젓고 본다. 지금 상황과는 전혀 관계없어 뵈는 옛사람들의 이야기이니 고리타분할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테고, 한자로 돼 있는 것을 번역했다손 치더라도 딱딱하기 그지없으니 여전히 ‘하얀 것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자’인 식이다. 그나마 고전을 접하는 건 오로지 시험을 위한 준비일 뿐이다. 사정이 이러니 애꿎게 중고생들 탓만 할 수도 없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이를 ‘어여삐 여겨’ 중고생의 눈높이에 맞는 고전 4권을 내놨다. ‘이충무공전서 이야기’는 이충무공전서를 둘러싼 책과 당대 삶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익히 알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영웅적 면모뿐 아니라 영화 ‘사도’ 속 비극의 주인공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의 명으로 이충무공전서가 만들어지던 시기, 18세기 말 조선 사회의 모습이 빼곡히 담겨 있다. ‘척독, 마음을 담은 종이 한 장’은 요즘으로 치면 엽서 또는 장문 문자메시지 정도에 해당되는 척독(尺牘) 속 옛사람들이 주고받은 우정이 풍기는 멋을 짐작하게 한다. 익히 이름을 들어 본 허균, 박지원, 정약용, 이덕무 등 멋쟁이 실학파들의 짧고 정갈한 글이 들어 있다.‘최고의 소리를 찾아서’는 교과서 속 한 줄 암기 대상이었던 성현의 ‘악학궤범’, 혹은 안정복의 ‘동사강목’을 각각 소설 형식으로 풀어내거나 선생님의 친절한 강의체로 담아냈다. 성현이 ‘악학궤범’을 만들기 위해 악보, 악기, 악공, 악기장, 무동 등을 만나 보고 들은 얘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소설은 유쾌하기까지 하다.또한 ‘조선역사학의 저력’은 우리 삶과 역사 속 고전의 관계성을 차분히 설명하며 지루한 것으로 여겨지는 고전에 ‘지금, 여기’에서 느낄 수 있는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정종섭 행자부 장관이 고창으로 간 까닭

    정종섭 행자부 장관이 고창으로 간 까닭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한 읍성인 데다 수려한 풍광으로 유명한 전북 고창군 고창읍성에 있는 객사(客舍) 마루에 15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박우정 고창군수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0여명이 둘러앉았다. 정 장관이 취임 이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장관실’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서 정 장관은 전국 77곳에 이르는 인구 10만명 미만 군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조직·인사 제도의 애로 사항을 듣고 해법을 모색했다. 박 군수는 “인구 10만명 미만 시·군·구 부단체장 직급을 4급에서 3급으로 상향해 지자체 간 업무 협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고창군 자치행정과 민병운 주무관은 “농업 지역이라 인구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행정수요는 계속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해 행정수요 대응인력을 기준인건비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환경위생과에 근무하는 보건직렬 노정숙 주무관은 “공무원으로 근무한 지 30년이 됐지만 지금도 7급에 머물러 있다”면서 “소수직렬의 승진 적체 해소와 사기 진작을 위해 연 1회 시행 중인 근속승진을 2회로 확대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참석자들은 직무 난이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직급을 책정하는 복수직급제 확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일하는 방식 개선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고창군은 귀농·귀촌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이날 자리에는 고창군으로 귀농한 주민대표 2명도 참석했다. 귀농귀촌협의회 김한성 회장은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성공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 확산하는 게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젊은여성귀농인공동체 전은선 대표는 “귀농·귀촌 지원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우수 지역인재 채용을 활성화하고 농촌근무자 수당을 신설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건의 사항을 청취한 정 장관은 “활력 있고 생산적인 지자체가 되도록 현장 공무원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조직·인사 제도를 탄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자체 공무원들과 현장에서 만나 소통하는 시간을 자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창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길섶에서] 책 주인께 드리는 글/송한수 기자

    헌 책 하나 샀습니다. ‘골목 책방’에 살짝 들렀죠.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영천시장입니다. ‘한석봉서천자문’(韓石峰書千字文)에 눈길이 꽂히지 뭐예요. 가물가물 자꾸 잊히는 한자를 떠올려서랍니다. 먼지를 떨고 펼치니 쪽지가 툭 떨어지네요. ‘2001년도 9월 23일(일요일) 오전 7시경 사망 어머니 제사 9월 22일(음 8·6)’이라 적혔습니다. 까만색으로 굵직하게 또박또박 꾹꾹 눌러쓴 모양입니다. 한 뼘쯤 되는 쪽지를 가득 채웠습니다. ‘집 063-823-7XXX’라고도 썼습디다. 주인장은 전라북도 어디에 살았던 듯합니다. ‘호남고속버스 6282-0600, 20분 간격’이라는 정보가 믿음을 굳혔습니다. 제법 연로하시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효성은 또렷합니다. 글씨만큼이나 말이지요. 두 번째 쪽지를 읽습니다. 내리사랑도 그득히 묻어납니다. 아드님 여자 친구 연락처까지 남긴걸요. 글쎄, 단박에 코끝이 찡해집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하긴 쪽지 갈피엔 가뜩이나 곰팡이가 피어오른 통에 더합니다. 머릿속엔 그리운 얼굴이 겹칩니다. 마음 깊숙이 사무칩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가을 길섶에서.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사절단 166명 등 320명 사상 최대 참석…고부가가치 ‘한·미 경제동맹’ 업그레이드

    사절단 166명 등 320명 사상 최대 참석…고부가가치 ‘한·미 경제동맹’ 업그레이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한국과 미국의 대표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첨단 고부가가치 분야의 경제동맹 강화를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코트라, 전미제조업협회와 공동으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러드 호텔에서 ‘한·미 첨단산업 파트너십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통상적인 비즈니스 포럼이 아닌 첨단산업에 초점을 잡아 이뤄졌다. 정보기술(IT), 정보보안 기업 35개사와 플랜트·엔지니어링, 보건의료·바이오 부문 등 국내 고부가가치 산업을 이끄는 기업인들이 대거 모였다. 포럼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과 최태원 SK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등 사상 최대 규모로 이뤄진 경제사절단 전원(166명)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페니 프리츠커 상무부 장관, 제이 티먼스 전미제조업협회 회장, 헬렌 그라이너 사이파이 최고경영자(CEO)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도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양국 간 첨단산업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용만 회장은 환영사에서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전통산업을 융합하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글로벌 불황을 타개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한상의는 전미제조업협회와 제조혁신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미 간 교역과 투자 확대를 위해 상호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자리에 모인 교육감들도 ‘국정교과서 충돌’

    한자리에 모인 교육감들도 ‘국정교과서 충돌’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놓고 진보 교육감과 보수 교육감이 15일 설전을 벌였다. 또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계와 교육계의 움직임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하나의 교과서가 국론 분열을 부르는 모양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15일 강원 강릉시 라카이 샌드파인에서 15개 시·도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자리는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교육감 협의회와는 달리 강릉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간담회 형태로 열린 것이다. 협의회장인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인사말에서 “지난 12일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를 국정화한다는 정부 발표 이후 각계각층에서 뜨겁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이어 “역사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시선은 더 높은 수준의 역사관을 수립할 수 있는 데 비해 일방적으로 확정한 하나의 교과서는 획일적인 역사관을 작성하는 것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동기 대구교육감이 장 교육감의 인사말이 끝나자 “왜 오늘 의제에도 없는 이야기를 하느냐”고 사과를 요구하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주변이 술렁이자 김복만 울산교육감이 “이 사안에 대해 굳이 이 자리에서 갑론을박할 필요는 없지 않으냐”고 중재에 나섰다. 우 교육감은 “협의회장인 장 교육감의 지금과 같은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간담회를 비공개로 진행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한국사 교과서와 관련한 논의가 더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교육감 일부가 국정교과서에 대한 논의보다 누리과정 예산 관련 논의를 마무리하자는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날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출장 등으로 불참했다. 앞서 한국외대·성균관대·서울시립대·중앙대 등 4개 대학 사학과 교수 29명은 이날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국정교과서의 집필 참여를 거부할 뿐 아니라 국정교과서 제작과 관련한 어떠한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화여대 교수 74명과 서울여대 교수 62명, 부산대 역사 관련 전공 교수 24명, 전남대 교수 19명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정종섭 행자부 장관이 고창으로 간 까닭

    정종섭 행자부 장관이 고창으로 간 까닭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한 읍성인 데다 수려한 풍광으로 유명한 전북 고창군 고창읍성에 있는 객사(客舍) 마루에 15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박우정 고창군수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0여명이 둘러앉았다. 정 장관이 취임 이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장관실’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서 정 장관은 전국 77곳에 이르는 인구 10만명 미만 군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조직·인사 제도의 애로 사항을 듣고 해법을 모색했다. 박 군수는 “인구 10만명 미만 시·군·구 부단체장 직급을 4급에서 3급으로 상향해 지자체 간 업무 협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고창군 자치행정과 민병운 주무관은 “농업 지역이라 인구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행정수요는 계속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해 행정수요 대응인력을 기준인건비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환경위생과에 근무하는 보건직렬 노정숙 주무관은 “공무원으로 근무한 지 30년이 됐지만 지금도 7급에 머물러 있다”면서 “소수직렬의 승진 적체 해소와 사기 진작을 위해 연 1회 시행 중인 근속승진을 2회로 확대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참석자들은 직무 난이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직급을 책정하는 복수직급제 확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일하는 방식 개선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고창군은 귀농·귀촌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이날 자리에는 고창군으로 귀농한 주민대표 2명도 참석했다. 귀농귀촌협의회 김한성 회장은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성공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 확산하는 게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젊은여성귀농인공동체 전은선 대표는 “귀농·귀촌 지원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우수 지역인재 채용을 활성화하고 농촌근무자 수당을 신설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건의 사항을 청취한 정 장관은 “활력 있고 생산적인 지자체가 되도록 현장 공무원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조직·인사 제도를 탄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자체 공무원들과 현장에서 만나 소통하는 시간을 자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창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오나귀’팀 끈끈한 의리 과시… 조정석 특급 응원 나서

    ‘오나귀’팀 끈끈한 의리 과시… 조정석 특급 응원 나서

    배우 곽시양이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출연진들과 함께 찍은 인증샷을 공개했다.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을 공개한 곽시양은 “반가워 오나귀 식구들, 특종시사회 정석이형 대박, 오나귀 썬레스토랑 훼밀리, 오나의정석님 특종 대박”이라는 글과 함께 2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곽시양은 ‘오 나의 귀신님’에 출연한 배우들과 함께 조정석 주연의 영화를 응원하기 위해 나섰다. 조정석, 이대연, 최민철, 신혜선, 이학주 등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어 훈훈함을 자아내는가 하면, 변함없이 가족 같은 모습으로 드라마를 그리워했던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특히 곽시양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 등 바쁜 스케줄에도 조정석의 영화 시사회에 참석해 여전히 돈독한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오 나의 귀신님’ 출연진들은 영화가 끝난 후 함께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웃음꽃을 피웠고 조정석의 대기실에 찾아가 영화를 응원하는 등 끈끈한 의리를 과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與 “野, 이념정쟁 몰고 가… 민생 볼모 구태 멈춰라”, 문재인 사흘째 장외투쟁…野 연석회의 구성 박차

    역사교과서 국정 전환과 관련해 여당은 ‘민생 대 이념투쟁’ 프레임을 앞세워 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야당은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한편 무소속 천정배 의원 및 정의당과 합의한 국정화 반대 공동대응을 위한 연석회의 구성에 박차를 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4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야당이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과 예산안에 비협조로 일관하겠다는 계획마저 밝혔다”며 “민생을 정쟁의 볼모로 삼는 구태를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야당은 역사교과서 문제를 이념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국사편찬위원회에 맡기고, 정치권과 국회는 민생현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1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역사교과서 논란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추진한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위안부 사진을 두고 ‘일본군을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아베 정권과 같은 시각으로 왜곡 기술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분노가 아베와 박근혜 대통령을 동시에 겨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200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석하는 등 사흘째 장외 투쟁에 앞장섰다. 새정치연합은 또한 정의당 및 천 의원 측과 이번 주 안에 시민사회진영을 포함한 연석회의의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20일의 행정예고 기간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홍보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새누리당은 국정화를 홍보하기 위해 여덟 종류의 현수막을 제작했다. 새정치연합은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만들고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바꿉니다’라는 현수막을 당대표 회의실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 내걸었다. 영화 ‘암살’의 스틸컷을 이용한 카드뉴스를 제작, ‘국정교과서 때문에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배포하기도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올해의 합격자] 국가직 9급 검찰직 유가람씨

    [올해의 합격자] 국가직 9급 검찰직 유가람씨

    오는 17일 지방직 7급 시험을 마지막으로 올해 예정된 국가직·지방직 7·9급 시험이 마무리된다. 올해 합격 관문을 넘지 못한 수험생은 내년 시험에 대비해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지난 4월 국가직 9급 시험부터 이어진 수험생활에 대한 피로감과 불합격으로 인한 무력감, 불안감이 겹치면서 학습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신문은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을 위해 올해 국가직·지방직 시험 등 공무원 시험 합격자 수기를 싣는다. 첫 번째로 올해 국가직 9급 검찰직에 합격한 유가람(24·여)씨의 합격기를 들어 봤다. 꼬박 1년 10개월을 준비했어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죠. 물론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10개월 정도 준비한 첫 번째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학습법부터 공부량, 생활습관까지 모든 것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 만큼 좌절감도 컸어요. 첫 번째 시험에서 떨어지고 3개월 정도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떨어졌고, 무엇을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일주일 중 일요일 하루는 푹 쉬었어요” 정신을 차려 보니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오전 6시쯤 일어났어요. 일찍 일어나는 대신 일요일은 항상 쉬었어요. 일주일 중 단 하루라도 공부에서 잠시 벗어나는 시간이 필요했으니까요. 오전 6시에 일어나면 항상 헬스장으로 향했습니다. 수험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체력이 약했던 터라 공부에 지장이 있을까 싶어서였죠. 1시간 정도 운동을 한 뒤에는 곧장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오전 시간에는 가장 취약했던 영어 과목을 공부했죠. 주로 시간에 맞춰 모의고사를 풀고 채점해 오답을 체크하고 다시 한번 복습하는 순서였죠. 점심을 먹기 전까지는 다른 과목의 기본서를 읽으면서 주요 개념을 계속 체크했어요. 오후 시간에도 학원 강의와 동영상 강의, 모의고사 풀이를 반복했죠. 수험생활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건 시간 활용이었습니다. 밥 먹는 시간, 이동하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아침 식사는 주스로 간단히 해결하고 점심도 기다리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학원 인근 식당에서 해결했어요. 저녁도 과일이나 고구마를 싸와서 학원 휴게실에서 간단히 먹었어요. 그리고 헬스장, 학원, 집 외에는 웬만하면 이동하지 않았어요.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고 한자리에서 집중하기 위해서였어요. 또 밤늦게까지 공부하지는 못했던 터라 깨어 있는 시간을 제대로 활용해야 했기 때문이죠. 일찍 일어나서인지 오후 11시쯤 항상 잠들었어요. 기본적으로 하루를 이렇게 보냈지만, 1주일 또는 한 달 단위의 계획도 필요했어요. 하루하루 어떤 과목을 공부할 것인지를 정하고 일주일 단위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빡빡하게 계획을 짜다 보니 조금씩 지키지 못하더라도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었어요. 가끔씩 정말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은 과감하게 공부를 포기하고, 집에서 쉬거나 바람을 쐬기도 했죠. 억지로 책상에 앉아 있는다고 해서 책 속의 개념이 머리로 들어오지는 않더라고요. 계획표를 지키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못 지켰다고 해서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어요. ‘내가 오늘은 이 정도밖에 공부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만 하고 자극제로 삼았죠. 그렇게 1년 10개월을 보내다 보니 과목별로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과목별 공부법은 특별할 게 없었습니다. 단순하게 공부했어요. 국어는 수험생활 초창기 문법책만 붙들고 있었던 게 후회가 됩니다. 결국은 기본서를 얼마나 마르고 닳도록 읽느냐가 합격의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비문학이나 한자성어, 독해 분야가 문법보다는 비중이 적지만 게을리해서는 안 되죠. 영어는 매일매일 공부했습니다. 심지어 공부를 하지 않았던 일요일에도 영어 모의고사는 풀었을 정도예요. 독해를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는 게 가장 어려웠는데,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매일 문제를 푸는 방법밖엔 없었어요. 알고 맞힌 게 아닌 문제는 2~3차례 이상 다시 봤습니다. 한국사는 국어와 비슷하게 기본서를 자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신 꼼꼼하게 읽어야 합니다. ●“5분 스피치·직무능력면접 스터디로 뚫었죠” 검찰직은 형법을 공부해야 하는데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암기’와 ‘이해’가 가장 중요합니다. 판례는 눈으로 익히고, 조문은 암기하고, 두 가지를 토대로 개념을 이해하니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필기시험 합격 이후 면접시험도 만만치 않았어요. 올해 새로 도입된 5분 스피치와 직무능력면접 등을 준비하려다 보니 압박감이 심했습니다. 학원에서 스터디를 구성해 매일 모의면접를 보고, 스터디원끼리 조언을 주고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시험은 노력과 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1년 10개월 동안의 수험 기간은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순간이에요. 노력에 운까지 더해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시험 끝난 뒤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 놓은 다이어리를 보면서 버텨냈어요. 그리고 합격한 이후에는 다이어리에 적은 일을 하나둘씩 하고 있는 중입니다.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수험생들에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정리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예종 출신 스타 무용수 함께 오르는 무대

    한예종 출신 스타 무용수 함께 오르는 무대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등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스타 무용수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이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14∼19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여는 공연 ‘점프 20, 플라이 20’에서다. 기념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14∼15일 ‘무용원을 빛낸 졸업생들의 갈라공연’에서는 현역으로 활동하는 유명 무용수들이 대거 무대에 선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리회·박슬기·이재우, 객원 수석무용수 김현웅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나은·황혜민·이동탁 등 한국 양대 발레단의 간판스타들이 무대에 선다. 국내의 대표적 현대무용단인 LDP 무용단을 이끄는 김동규 대표와 전임 대표인 신창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TV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으로 얼굴을 알린 차진엽 등 현재 한국 현대무용계를 주도하는 무용가들도 참여한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안덕기, 국립무용단 조재혁 등 한국무용수들도 함께한다. 이어 17∼18일에는 실기과 재학생들의 ‘제36회 K-Arts 무용단 정기공연’이, 19일에는 무용원 부설 세계민족무용연구소의 ‘세계무형문화재 초청공연’이 펼쳐진다.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은 “개원 20년을 맞이하여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되돌아보고 더욱 빛나는 미래를 다짐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다”면서 “한국을 이끄는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몸짓을 통해 세계 무용으로 뻗어가는 한국 무용의 현재를 느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연은 무료이며 예매는 한예종 홈페이지(www.karts.ac.kr)에서 할 수 있다. (02) 746-9074.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내 치마에 적은 교훈… 베일 벗는 다산의 훈육첩

    아내 치마에 적은 교훈… 베일 벗는 다산의 훈육첩

    ‘효와 형제 간 우애는 인(仁)의 근본이다. 부모를 돋보이게 하고 형제를 아름답게 하는 일이다.’ ‘삶을 넉넉히 하고 가난을 구제할 수 있는 두 글자를 주노니 소홀히 여기지 마라. 한 글자는 근(勤)이요 또 한 글자는 검(儉)이다. 이 두 글자는 좋은 전답이나 비옥한 토지보다도 나은 것이니 평생 써도 다하지 않을 것이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이 유배시절 아내와 두 아들을 그리며 적은 ‘정약용 필적 하피첩’(보물 제1683-2호)이 세상에 알려진 지 9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와 내년 2월 일반에 공개된다. 개인 수장고에 묻혀 있던 하피첩을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달 경매를 통해 구입하면서 국가 소유가 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대국민 공개에 앞서 13일 박물관 1층 영상채널 스튜디오에서 언론 공개회를 갖고, 하피첩 소장 경위와 내용, 보존처리 방향 등을 설명했다. ‘하피첩’(霞帔帖)은 노을빛 치마로 만든 첩을 의미한다. 다산이 1810년 7월 전남 강진 유배시절 한양에 있던 부인 홍혜완이 보내준 치마를 재단해 서첩을 만들고 두 아들 학연·학유에게 삶의 지침이 될 글을 적었다. 선비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남에게 베푸는 삶의 가치, 삶을 넉넉하게 하고 가난을 구제하는 방법 등 다산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다산은 하피첩을 만들게 된 이유와 의미를 서문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병든 아내 시집올 때 입었던 낡은 치마를 보내, 천리 먼 길 애틋한 마음 부쳤네. 오랜 세월에 붉은빛 이미 바래니, 늘그막에 서글픈 생각뿐이네. 마름질해 작은 서첩을 만들어 자식들 일깨우는 글귀를 써 보았네. 부디 두 어버이(치마를 보낸 어머니, 글을 남긴 아버지) 마음 잘 헤아려, 평생토록 가슴에 새겨 두기를.’ 본래는 네 첩이었지만 하나는 사라지고 세 첩만 전한다. 각각 34면(가로 14.4cm, 세로 24.2㎝), 28면(가로 15.6㎝, 세로 24.9㎝), 30면(가로 15.6㎝, 세로 24.8㎝)으로 이뤄져 있다. 세 첩 중 한 첩의 표지는 박쥐문이 장식된 푸른색 종이로 돼 있고 두 첩은 미색 종이로 돼 있다. 하피첩엔 다산의 전서(篆書·한자의 고대 서체 중 하나)가 유일하게 남아 있다. 하피첩은 오랜 세월 존재 여부만 전해졌다. 다산이 1813년 시집가는 딸에게 준 ‘매조도’와 다산시문집에 하피첩이 언급돼 있다. 수원의 한 아파트건설 현장 소장이 폐지 줍던 할머니의 폐지더미에서 발견, 2006년 한 방송사의 진품명품에 의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2010년 보물로 지정되면서 내용 원문이 공개됐다.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 예금보험공사가 2011년 파산한 부산저축은행 전 대표로부터 압류해 지난달 14일 서울옥션 경매에 내놨다. 박물관은 경매에 출품된 보물 고서적 18점 가운데 최고가인 7억 5000만원에 낙찰받았다. 현재 하피첩은 표면 곰팡이, 물 얼룩, 접착제 약화로 발생한 들뜸, 회장(가장자리를 가늘게 돌아가며 꾸밈) 분리 등이 나타나고 있어 여러 곳의 보존처리가 필요하다. 박물관은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내년 2월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하고, 폭넓은 활용을 위해 복제도 할 계획이다. 이문현 학예연구관은 “다산 ‘친고본’은 간찰이 몇 개 있을 뿐 거의 없다. 보물로 지정된 건 개인 소유의 다산사경첩과 하피첩 두 점뿐”이라고 말했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하피첩은 물질화되고 가족 간 유대도 약해진 오늘날 우리 사회와 가정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어머니의 치마에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평생 교훈이 될 만한 글을 적었기에 민속학적으로 스토리텔링도 가능하다”고 의미 부여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20년 새 노벨경제학상 7명 배출… 학제간 연구 美 프린스턴대의 힘

    [world 특파원 블로그] 20년 새 노벨경제학상 7명 배출… 학제간 연구 美 프린스턴대의 힘

    “내 연구를 전폭 지원해준 학교와 동료 교수들, 학생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노벨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빈곤학의 대가’ 앵거스 디턴(69) 미국 프린스턴대 우드로윌슨스쿨 경제학·국제학과 교수는 12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 학교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 및 리셉션에서 몰려드는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렇게 말했다. 백발에 나비 넥타이를 맨 디턴 교수는 수상의 모든 영광을 학교와 관계자들에게 돌렸다. 총장부터 학부생까지 한자리에 모여 축하연을 벌인 프린스턴대는 지난 20년 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만 7명을 배출하게 됐다. 다른 분야 노벨상 수상자까지 모두 합하면 13명이나 돼 노벨상의 산실이라 부를 만하다. 미국 내 최고 명문으로 손꼽히는 프린스턴대가 유독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비결은 무엇일까. 이는 디턴 교수의 이날 수상 소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학교가 나를 위해 해준 모든 것과, 내가 연구에 몰두하도록 공간을 제공해준 데 감사한다”며 “프린스턴이 잘 보여주는 가장 큰 기쁨은 사회과학이 최근 몇 년 새 융합해온 넓은 폭에 있다. 이제 경제학은 사회학은 물론 정치학, 인구학, 철학과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이 대학이 추구하는 자유로운 학제 간 연구와 이를 위한 지원이 그의 노벨상 수상의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학풍 속에서 30여년간 빈곤과 복지 등을 연구해온 디턴 교수는 항상 열정과 위트가 넘치며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최고의 인기 멘토였다.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디턴 교수는 엄격함과 상상력, 대담함으로 큰 질문들을 공격하는 선구자적 연구를 해온 최고의 경제학자”라고 평가했다. 그의 수많은 제자는 디턴 교수 덕분에 박사 과정을 시작했고, 불가능한 연구도 가능해졌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 학생은 “디턴 교수는 언제나 접근할 수 있는 너그러운 성품에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가득 찬 훌륭한 멘토”라며 “학생들이 최선의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하고 분명하게 설명하는 놀라운 학자이자 리더”라고 말했다. 이런 교수가 있기에 훗날 그의 제자들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29] 용미리석불입상이 상징하는 고려시대 사회안전망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29] 용미리석불입상이 상징하는 고려시대 사회안전망

     혜음령은 경기 고양시 고양동과 파주시 광탄면을 잇는 고개다. 지금은 자유로와 통일로가 서울과 개성을 간선도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고려나 조선 시대에는 혜음령을 지나는 의주대로가 한양에서 개성은 물론 평양, 의주를 잇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삼국시대 한강과 임진강 일대는 치열한 격전장이었다. 고구려와 신라가 한강유역을 차지하려 각축을 벌이던 당시 임진강을 넘나드는 통로는 오늘날의 적성·연천 일대였다. 임진강에서 갈수기에는 걸어서도 건널 수 있는 최남단 지역이다. 옛 장단 땅인 연쳔 장남면에 고구려의 호로고루, 적성에 신라의 칠중성 등 국방 유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려시대가 되면 남북 통행로는 당연히 수도인 개경, 즉 개성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고려는 장단대로에 위치해 갈수록 규모가 켜져가던 양주를 문종 21년(1067)에 남경(南京)으로 승격시킨다. 이후 남경의 중심이 한양 일대에 자리잡으면서 상당한 거리를 돌아야 하는 장단길보다 개성에서 임진나루를 거쳐 곧바로 남하하는 ‘의주대로’를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된다.  혜음령은 고양향교가 있는 고양동에서 흔히 용미리공동묘지로 불리는 서울시립용미리공원묘지로 넘어가는 고개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의주대로는 지금 고양시와 파주시의 협력으로 조선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게 정비되어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경계를 이루는 고양시 삼송동에서 임진강과 만나는 임진나루까지는 걸어서 탐방할 수도 있다.  혜음령과 광탄면 사무소 사이에는 혜음원(惠陰院)터와 용미리석불입상이 있어 의주대로의 역사를 알려준다. 혜음원은 고려시대 개경과 남경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예종 17년(1122) 세운 국립 숙박 시설이다. 왕의 행차를 위한 별원(別院)과 사찰도 있었다. 발굴 조사에서는 한자로 ‘혜음원’이라고 새겨진 암막새 기와가 출토됐고, 동서 104m, 남북 106m에 걸친 9개 석단의 27개 건물터와 연못터를 비롯한 놀라운 규모의 유구가 확인됐다.  혜음원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나타나는 장지산 기슭에 높이 17.4m의 우람한 석불입상이 세워진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2구로 이루어진 용미리석불입상은 일반적으로 고려시대 불상으로 알려지고 있었지만, 불상에 남아있는 명문을 토대로 성화 7년(1471) 조성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성화(成化)는 명나라 헌종의 연호다. 명문에는 시주한 사람들의 이름도 줄줄이 면면도 적혀있으니 석불입상의 조성과 연관짓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석불입상에 얽힌 구전설화와 혜음사 창건 배경을 담은 김부식의 글을 찬찬이 읽다보면 석불입상의 고려시대 조성설(說)에 다시 마음이 기운다. 설화에 따르면 고려 선종이 자식이 없어 원신궁주를 맞이했는데, 여전히 태기가 없었다. 궁주가 어느날 꿈을 꾸었는데, 두 도승(道僧)이 나타나 ‘매우 시장하니 먹을 것을 달라’고 하고는 사라졌다. 궁주의 말을 들은 왕이 그들이 있다는 곳을 찾아가게 했더니 과연 큰 바위 둘이 나란히 서 있었다. 왕이 바위에 두 도승을 새기게 하고 불공을 드렸더니 왕자인 한산후(漢山候)가 태어났다는 것이다.  김부식은 ‘혜음사 신창기’(惠陰寺 新創記)에서 이 길을 두고 ‘산이 깊고 초목이 우거져 범과 이리가 떼 지어 모이고, 도둑의 무리도 숨기 쉬워 통행하는 사람들이 무리를 모으고 병기를 휴대해 (혜음령을) 지나가는데도 죽음을 면치 못하는 자가 한해 수백 명’이라고 탄식했다. 이런 실상을 파악한 신하가 ‘허물어진 절을 새로 지어 중을 모으고, 그 옆에 집을 지어 노는 백성들을 정착시킨다면 짐승과 도둑의 해는 절로 멀어져 통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질 것’이라고 진언하고, 왕이 그대로 따르자 ‘무서운 길이 평탄한 길이 되었다’는 것이다.  용미리석불입상 창건 설화와 혜음사 신창기는 의주대로 주변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구제한다는 면에서 일맥상통한다. 단순히 산도적을 토벌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빈민의 배고픔을 막아 도둑의 길에 빠져들지 않게 한다는 적극적 사고는 오늘날에도 배울 만하다.  석불입상의 창건 설화는 상징성의 강한 설화의 특성상 구구절절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신창기 방식의 사고를 함축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용미리석불입상은 의주대로의 안전을 위해 비슷한 시기 혜음원과 일종의 세트로 조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세조와 정희왕후가 일시에 깨달을 것을 미륵에 기원했다’는 명문에서 비롯된 조선시대 창건설(說)은 아무런 감동이 없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시리즈 전체보기
  • 공동체 ‘희망 마차’ 도봉 곳곳 달린다

    공동체 ‘희망 마차’ 도봉 곳곳 달린다

    도봉구는 지역 마을카페 등에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 마을공동체 등이 생산한 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판매하는 ‘사회적경제 마차’, 일명 도봉SE마차를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사회적경제 마차는 올해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서 사회적경제 판로지원분야 특화사업에 선정되면서 3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추진되는 사업이다. 구는 일단 올 연말까지 마차를 운영하고 반응이 좋으면 점차 사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아직 주민들이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 무엇을 하는 것인지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프로그램은 제품을 통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창하게 ‘마차’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작은 수레 사이즈다. 구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의 경우 유통망을 확보하기 힘들어 주민들이 어떤 물품이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면서 “판매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물품 홍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마차는 총 5군데 배치됐다. 배치 장소는 창동역 1번 출구의 마을북까페 행복한이야기, 도봉동 도봉산4길의 새동네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우리동네카페, 도봉구평생학습관 로비 등이다. 전시되는 제품은 머그컵, 차, 천연조미료, 육포, 젤리, EM비누, 자개 손거울, 에코백, 카드지갑, 문구류, 종이접기 등 30여 종이다. 구 관계자는 “일단 생활에서 많이 쓰고, 경쟁력이 있는 상품들 위주로 전시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이후 자리가 잡히고 나면 좀 더 다양한 물품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통해 주민들이 마을기업 등에서 만든 제품의 우수성을 느껴보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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