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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자 바뀔까… 매년 15만명 이름 바꾼다

    최순실 동명이인도 개명 신청 “교원 임용고시를 볼 예정인데 철학관을 찾은 어머니가 제 이름이 교사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새 이름을 받아 오셨어요. 사실 그 말을 믿는 건 아니지만 큰 시험을 앞두고 불안해서 이름을 바꿨죠.”-사범대학 4학년 김모(22·여)씨 “장사도 잘 안 되고 관두려 해도 직장도 안 잡혔어요. 이름 때문인가 싶어서 작명소에서 개명했죠. 사실 이름을 바꾸고 상황이 크게 나아지진 않았는데요. 그래도 마음은 편하니까요.”-자영업자 노모(35·여)씨 법원의 개명 허가를 받아 새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해마다 15만명이 넘는다. 작명소나 철학원 관계자들은 예전에는 놀림감이 되는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취업, 시험, 건강, 결혼, 진학 등 일신상의 이유로 개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청년층의 개명이 증가한 것도 새로 나타난 특징이라고 전했다. 20일 대법원에 따르면 2005년 7만 2833건이었던 개명 신청은 절차가 간소화된 2006년 10만 9567건으로 늘었고, 2009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15만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 10년간(2006~2015년) 제기된 151만 9523건의 개명신청 가운데 93.3%(141만 6956건)를 받아들였다. 서울에서 작명소를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예전에는 ‘김개똥’, ‘안테나’, ‘강도야’ 등 놀림감이 되는 이름을 바꾸겠다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이름 때문에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생각하는 젊은층이 많다”며 “특히 취직시험에 떨어졌다며 찾아오는 이들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와 주변 인물들이 개명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개명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크게 늘었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한 작명가는 “최순실 사건 때문에 개명 요청이 늘지는 않았다”며 “다만 연쇄살인범 강호순(2009년)이나 김길태(2010년)처럼 최순실도 기피하는 이름이 됐고, 동명이인이 개명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한글 이름은 유지하고 음이 같은 한자로 개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성명학이 사주, 운세, 별자리 등에 맞춰 획수와 음절이 맞는 한자를 고르는 것이어서 가능하다. 회사원 이진희(33·여)씨는 “단명수가 있다고 해서 이름에 사용하는 한자를 ‘빛날 희(熙)’에서 ‘기쁠 희(喜)’로 바꿨다”고 말했다. 김기승 한국작명가협회 이사장은 “많은 이름을 만들다 보니 결국 좋은 이름이란 부르기 좋고 발음이 정확해 혼동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개명 열풍은 최선을 다했음에도 시험 합격이나 취직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성된 것”이라며 “기복신앙에 기대는 심리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실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니 개명을 통해 현실을 도피하거나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완영·이만희에 최교일까지…커지는 청문회 위증모의 의혹

    새누리당 이완영·이만희·최교일 의원을 둘러싼 ‘최순실 청문회 위증 모의’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야당은 “정치공작”, “최순실 이중대”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고, 의혹의 당사자인 두 의원은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최순실씨와 가까운 정동춘 전 이사장이 지난 4일 ‘최순실 게이트’ 1차 청문회 이틀 전 이미 의혹이 제기된 이완영·이만희 의원에 더해 최교일 의원까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태블릿PC 도난으로 입을 맞추자는, 진실을 은폐하는 상의를 했다면 범죄행위에 가깝다”면서 국조특위 위원 교체를 새누리당에 거듭 요구했다. 김한정 원내부대표는 “이완영 의원의 위증 청부와 교사 문제는 단순한 국정조사 방해가 아니다”라면서 “이 의원의 윗선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은 이런 정치공작, 위증 교사 문제에 대해서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보도가 사실이라면 윤리위원회 징계와 함께 사법처리돼야 한다.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고 공세를 폈다. 이완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반드시 이번 국조특위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이런 일을 꾸민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만희 의원도 “하늘에 맹세코 위증을 교사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국조특위 새누리당 측 한 의원은 “청문위원들이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사전 조사를 위해 증인 측과 접촉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제기된 의혹이 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 김성태 위원장과 여야 3당 간사들은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방식에 대해 협의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21일 오전 9~12시 위증 모의 관련 별도 위원회를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야당 측은 오는 22일 예정된 5차 청문회 이후 별도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경제 블로그] “내년 2.8% 성장 어렵다” 못내 고백한 이주열 총재

    [경제 블로그] “내년 2.8% 성장 어렵다” 못내 고백한 이주열 총재

    트럼프 당선·최순실 사태 등 포함 “정부와 기싸움하느라 허송세월” 지난달 18일 서울 남대문 한국은행 본관. 이른 아침 이주열 한은 총재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등 9명의 시중은행장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통화정책 방향을 묻는 자리였죠. 이날 한 시중은행장은 이 총재에게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물었습니다.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야 하는데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2.8%)를 곧이곧대로 믿어도 되느냐”는 촌철살인의 질문이었죠. 이에 이 총재는 착잡한 표정으로 “내년 2.8%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은은 이미 지난 10월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2.8%로 수정해 발표했습니다. 연초 1월(3.2%)에 내놨던 내년도 전망치를 4월(3.0%), 7월(2.9%)에 이어 세 번째로 끌어내린 것이지요. 그런데 10월 전망치에는 오로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만 반영돼 있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었습니다. 10월 말 이후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 등 나라 안팎에서 대형 변수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죠. 설상가상으로 이달 들어서는 대통령 탄핵 국면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내수침체와 가계부채 부실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내년 1월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선 한은이 2%대 중반의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달 초 수정한 전망치는 2.4%였습니다. 어쩌면 정말 중요한 것은 숫자(전망치)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총재가 16일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부랴부랴 회동하는 모습을 바라본 한 금융권 인사는 혀를 끌끌 찼습니다. “열두 번은 더 만났어도 모자란데 그동안 기(氣) 싸움 하느라 11개월 만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것이죠. 정부가 손발을 맞춰 백척간두에 선 우리 경제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심어 주는 게 시급해 보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제주 516도로 기념비 붉은 글씨로 ‘독재자‘ 써서 훼손해

    제주 516도로 기념비 붉은 글씨로 ‘독재자‘ 써서 훼손해

    제주시 산천단 인근 도로 도로변에 세워진 ‘5·16도로’ 기념비가 훼손된 사실이 확인됐다. 15일 제주시 아라동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 각하’( 朴正熙 大統領 閣下)라는 글씨가 새겨진 5·16도로 기념비 정면에 누군가가 빨간색 페인트로 ‘독재자’라고 써 놓았다. 또 옆면에는 한글로 ‘유신망령’, 반대편에는 다시 ‘독재자’라는 낙서가 새겨졌다. 도로를 향한 정면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낙서가 표시되는 등 표지석 전체가 낙서로 훼손됐다. 높이 2m의 이 기념비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건설된 516도로 개통을 기념하려고 1967년 세워졌다. 기념비 정면에는 한자로 오일육도로(五一六道路)라고 표기돼 있다. 당시 청와대를 찾은 제주도청 공무원이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받아 제주로 온 뒤, 이 바위에 음각으로 새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16도로는 제주시 남문로터리에서 남북을 가로질러 서귀포시 비석사거리까지 잇는 한라산 횡단도로로 정식 명칭은 ‘지방도 제1131호선’이다 이곳을 516도로라는 명칭을 누가 붙였는지는 대한 기록은 현재 남아 있지 않다. 당시 군사정권이 5·16쿠데타를 정당화 하고 기념하기 위해 5·16도로라는 명칭을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제주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인 516도로 명칭을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진 상태다. 서귀포신문이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SNS 등을 통해 도민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846명 가운데 87.3%가 ‘516도로명칭을 바꾸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아라동주민센터는 조만간 페인트 세척 작업과 함께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금요 포커스] 국민안전, 어떻게 책임져야 하나/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국민안전, 어떻게 책임져야 하나/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

    3개월 전 한국은 ‘남의 일’로만 여기던 지진을 경험했다. 사실 한반도는 통념과 달리 예부터 지진과 무관한 지역이 아니었다. 가장 오래된 지진 발생 기록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중종 때는 무려 400여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중종 재위 당시 거듭된 천재(天災)는 현 치세에 대한 하늘의 뜻이라 하여 왕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재상이 사직을 청하며 책임을 지고자 했고 임금은 스스로 부덕을 탓하며 백성 구휼에 힘을 쏟았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큰 재난이 일어났을 때 그 책임과 대책 마련에 대한 기대의 화살은 위쪽으로, 즉 국가와 리더십을 향하곤 했다. 최근의 삼성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에 대한 한국과 미국 정부의 대처는 국민안전을 위한 국가적 대응의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미국 연방교통부는 연이은 기기 폭발 사태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문제 기기의 항공기 반입을 금지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발표가 있은 뒤에야 한발 늦게 항공기 반입 금지 조치를 취했다. 국민 안전의 책임은 국가에 있다. 환경 변화와 새로운 기술의 발달로 우리 사회가 당면한 불확실성은 증가하고 있다. 재난의 규모와 파급력도 과거보다 훨씬 더 커졌다. 작은 실수가 커다란 사고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전 사회에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국가는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지녔지만, 100%의 예방과 완벽한 대처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안전사회를 만들려면 정부와 학계, 국민 등 전 사회, 각 분야의 노력과 협조가 필요하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반드시 수많은 징후와 작은 사고들이 일어난다. 이를 ‘하인리히 법칙’이라 부른다. 왜 여러 번의 경고신호가 여기저기서 울려도 사고를 막지 못할까. ‘여기’와 ‘저기’가 서로의 일을 알지 못하고 ‘한 번’이 ‘여러 번’이 되어 전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미 일어난 사고의 대응에 있어서도 손발이 맞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경우가 숱하다. 위험을 감지,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려면 각 부문이 긴밀히 협조하는 총체적 안전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융합적인 접근과 협업이 중요하며 민·관·학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시스템의 구축과 통솔은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지난달 한국행정연구원은 여러 국책연구기관의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재난안전 관련 정책 연구에 대해 토의하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각 분야의 연구기관들이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안전사회 구축을 위한 융합적 접근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모색하고 다각적인 안전정책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안전 문제의 적극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과 함께 다양한 주체들의 문제의식과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어린이 통학차량사고를 줄이고자 2015년 이른바 ‘세림이법’이 시행됐으나, 대폭 강화된 안전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꾸준한 보완이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실천이 미진해 쉽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정책과 규제의 ‘안전 테두리’를 만들면 이 안에서 관리할 책임은 통학버스 운영 기관과 담당자들의 몫이며, 어린이에게 주의를 기울이도록 안전에 대한 개념을 심어 주는 것은 교육자와 부모의 책임이다.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현실적인 지원과 점검, 관리자 및 실무자의 안전의식 제고 등 여러 방향에서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안전사회를 누리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안전의식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이 받치고 이끌어 주어야 한다. 안전을 확보하려면 각 주체가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안전사업이 제대로 수행되는지, 안전관리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는지에 대한 적절한 평가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능동적인 책임감이 자리잡을 때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의식이 높아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안전사회가 확립될 수 있다.
  • [말빛 발견] ‘사’와 ‘자’와 ‘장이’, 그리고 ‘쟁이’

    ‘사’(師)는 뒤에 붙을 때 ‘그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더한다. 요리사, 간호사, 사진사, 전도사 같은 말의 ‘사’가 다 그렇다. 한자가 다른 ‘사’(士)도 비슷한 구실을 한다.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조종사 같은 말에서 보인다. ‘자’(者)도 ‘사람’의 뜻을 더하긴 마찬가지다. 과학자, 교육자, 노동자, 기술자, 연기자의 ‘자’가 모두 ‘사람’이라는 의미를 덧붙인다. 또 있다. ‘장이’도 ‘사람’이라는 의미를 보탠다. 옹기장이, 칠장이, 대장장이, 간판장이, 미장이 같은 말들이 있다. 한데 이들은 모두 ‘기술’을 가졌다. 앞의 말과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본래 가진 말뜻 자체도 그렇다. ‘장인’, ‘기술자’를 뜻하는 ‘장’(匠)에 ‘사람’을 가리키는 ‘이’가 붙어서 만들어졌다. ‘장이’의 이러한 뜻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그렇지만 발음은 적힌 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장이]라 하지 않고 [쟁이]라고 한다. 뒤에 있는 ‘이’의 영향을 받은 결과다. 꼬챙이, 냄비, 신출내기 같은 단어들도 그래서 변했다. ‘장이’도 바뀔 뻔했다. 1988년 표준어 규정을 바꾸는 과정에서 ‘쟁이’로 가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논란 끝에 둘로 나뉘었다. ‘장인’의 뜻이 살아 있는 말은 ‘장이’, 그 외는 ‘쟁이’가 됐다. 글쟁이, 그림쟁이, 멋쟁이, 겁쟁이, 수다쟁이…. ‘쟁이’는 ‘그러한 특성을 가진 사람’과 ‘낮잡아 이르는’ 뜻을 더한다. 자신에게 ‘월급쟁이’라고 하면 겸손이 되지만, 남에게 그러면 실례가 될 수 있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 연탄 봉사 축구대표팀 “내년도 파이팅”

    연탄 봉사 축구대표팀 “내년도 파이팅”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 축구계 인사와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탄배달로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마을에서 ‘축구사랑 나누기 봉사활동’을 하며 이웃들에게 연탄을 배달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정 회장과 슈틸리케 감독, 차두리 대표팀 전력분석관, 윤덕여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등이 참여했다. 최근 강원FC에 새 둥지를 튼 이근호와 권창훈(수원 삼성), 곽태휘(FC서울),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또 첼시 레이디스에서 뛰고 있는 지소연과 여자축구 대표팀 이민아(인천현대제철) 등도 쌀쌀한 날씨 속에 연탄을 나르며 구슬땀을 흘렸다. 104마을은 주로 독거노인과 조손 가족 등 600여 가구가 거주하는 곳으로 대부분 연탄을 연료로 겨울을 나고 있다. 축구협회는 이날 1000장의 연탄을 배달하고, 2만장을 불우이웃에게 기부했다. 정몽규 회장은 “올해에는 한국 축구가 잘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내년에는 더욱더 잘될 것”이라며 “축구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면 좋은 일이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봉사활동을 마친 뒤 “내년에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의 목표를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흥이 있는 마을, 삶의 소리 엮다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흥이 있는 마을, 삶의 소리 엮다

    전남 진도의 소포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8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진도 읍내를 지나니 가로등 하나 없이 사위가 칠흑같이 컴컴하다. 자동차 불빛에 의지해 겨우 소포리 전통민속전수관에 도착했다. 북 장단 소리가 울려 퍼지는 전수관 안으로 들어서니 30여명의 동네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다음날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열리는 공연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연습 시간이다. 예술단장이 연습장에 도착하지 않아 일단은 개별 연습들을 하고 있다. 눕거나 앉아서 쉬는 때에도 간간이 한마디씩 거든다. 김장 배추와 대파 또한 소포마을의 주요 작물이니 12월 초 이곳의 한낮은 등짝 한번 바닥에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바쁘다. 피곤이 몰려들기도 하련만 낯선 이에게도 경계보다는 반갑게 손을 내민다. 평균 연령 60~70세 어머님들의 사투리가 정겹고 푸근하다. 곧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됐다. 비스듬했던 어머님들이 느슨한 자세부터 바로 세운다. 언제 졸았나 싶게 소리를 내뱉는 어머님들의 목소리는 에너지가 가득하고 북채를 쥔 아버님들의 손길엔 힘이 실린다. 이내 전수관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뜨거워진다. 진도 소포마을은 진도 읍내 서쪽 소포만을 끼고 있는 전형적인 농어촌 마을이다. 1980년대 진도대교가 생기기 전 목포~진도를 왕래하던 나루터가 있던 곳으로 인구가 1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북적이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인구 300명이 조금 넘는 고즈넉한 마을이다. 소포 검정쌀마을로 불릴 정도로 고소한 풍미가 가득한 검정쌀이 유명하다. 드넓게 펼쳐진 논밭 사이로 포구의 바닷물이 들어와 풍부한 해산물도 제공한다. 바다를 바로 지척에 둔 터라 바람은 제법 거세지만 포구에 내리꽂히는 햇살이 따스하다. 들판과 나지막한 산, 부드러운 포구의 풍경이 눈에 담을수록 아름답고 평화로운 고장이다. 마을 규모는 작지만 예술에 관한 DNA는 최강이다. 마을 인구의 20%인 주민 50여명이 소포민속예술단원으로 정식 활동하고 다른 주민들도 마을 행사 때면 스스럼없이 소리 무대에 어울릴 만큼 예술적인 흥과 끼를 타고났다. 부모가 흥얼거리는 노랫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말을 익힐 무렵부터 자연스럽게 소리도 익혔다. 그렇게 익힌 소리는 커 가면서 갈고 닦인다. 기뻐도 슬퍼도 힘들어도 화가 나도 논밭에서든 집에서든 그 자리에서 소리를 풀어내며 감정을 나누고 추슬렀다. 이렇게 득도한 소리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어졌다. 예술단 최고령자인 한람례(84) 할머니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80여년의 삶이 그 소리에 담겨 있는 듯하다. 4~5분 짧은 순간이지만 할머니의 일생이 그 안에 있다. 그 덕에 소포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속문화 세 가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올라 있다. 걸군농악을 비롯해 아리랑, 강강술래가 주인공이다. 소포리 걸군농악은 거지 행세로 농악을 치며 적의 동태를 파악해 아군에게 알려 주었던 데서 기인한 민속문화다. 강강술래가 임진왜란 때 적에게 우리 군의 위용을 과장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으니 소포마을의 예술은 개인뿐만 아니라 마을과 나라를 살린 예술이기도 하다. 이렇게 일상에서 체화된 예술의 저력을 바탕으로 소포민속예술단을 출범시킨 것이 10여년에 이른다. 각종 상도 받고 진도나 광주는 물론 서울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다. 바다 저쪽 독도까지 가서 강강술래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소포마을 예술단이 국립남도국악원 극장에 올리는 공연 제목은 ‘철야’다. 김병철 단장을 중심으로 예술단에서 소포마을의 전통 민속문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짰다. 장례식장에서 마을 주민들이 모여 실제 북도 치고 소리도 하고 춤추며 왁자지껄 망자의 가는 길을 위로했던 소포의 전통문화를 하나의 이야기 속에 담았다. 40대 젊은 막내 이랑이 엄마의 북춤을 시작으로 최고령 한람례 할머니의 흥그레타령, 어머니들의 흥타령과 육자배기, 아재들의 병신춤과 상모돌리기 등이 걸쭉하게 이어진다. 걸군농악 북춤 전수자인 김내식 고수의 북춤은 소포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고수의 예술이다. 아낙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진을 짜며 부르는 강강술래는 때론 관람객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놀이 한마당이다. 상여를 메고 나가며 상여 소리가 극장을 가득 메운다. 인간의 희로애락이 소포마을 민속문화에 다 담겨 있다. 청년 때 밖에서 잠시 경험한 극단 생활을 바탕으로 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김병철 단장은 말한다. “공연 있다고 하면 어르신들이 알아서 모여요. 즐겁지 않으면 이렇게 못 혀요. 이게 행복이고 삶이지요. 어르신들이 계시는 동안 공연은 계속될 겁니다.” 현재 추진 중이라는 소포마을 어르신들의 서울 공연이 더욱 기다려진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진도대교를 넘어 관광레저로, 진도대로, 쉬미항로를 거친다. 진도대교에서 25㎞, 자동차로 약 30분 소요된다. 소포마을에서는 현재 상설 공연 계획은 없지만 개별 문의에 따른 맞춤 공연을 제공한다. 원하면 공연에 저녁 식사나 숙박을 포함해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공연장 부근에 40여명의 숙박이 가능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김병철 단장 010-4626-4556. →함께 들러볼 곳:진도타워는 세계 3대 해전으로 꼽히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무대가 된 울돌목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진도대교 옆 언덕에 있다. 운림산방은 예술의 섬 진도의 또 다른 면목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추사 김정희의 제자이자 한국 남화의 거목 소치 허련이 머무르며 작품을 남기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소포마을에서 차로 20분 남서쪽으로 향하면 진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세방낙조 전망대도 함께 들러볼 수 있다. →맛집:진도대교 부근 통나무집(542-6464)은 꽃게장이 맛있는 곳이다. 작은 꽃게로 담은 간장 꽃게장이 신선하다. 진도 읍내 고향해장국(544-2896)은 아침 식사로 사골, 북어해장국을 먹을 수 있다. 음식 맛이 담백하다.
  • ‘無’… ‘괴물 투수’ 오타니의 겸손함… “이룬 게 없다”며 선택한 올해의 한자

    ‘無’… ‘괴물 투수’ 오타니의 겸손함… “이룬 게 없다”며 선택한 올해의 한자

    올 시즌 투수로 10승, 타자로 22홈런을 친 일본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2·닛폰햄)가 올해의 한자로 “이룬 게 없다”는 의미의 ‘무’(無)를 꼽았다. 13일 일본 닛캇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는 전날 하와이로 우승 여행을 떠나기 전 “2016년을 압축할 한자를 꼽아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無’를 택했다. 오타니는 “팀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무척 기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겸손하게 이유를 설명했다. 오타니의 생각과는 달리 그는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를 지배했다. 오타니는 투수로 10승 4패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타율 .322, 22홈런 67타점을 올리며 팀을 10년 만의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오타니는 만장일치에 1표 모자란 압도적인 결과로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역대 최초로 투수와 지명타자 두 부문 베스트 나인으로 선정되는 진기록도 작성했다. 최고 시속 165㎞ 강속구를 던지고, ‘투고타저’의 일본프로야구에서 22홈런을 쳐내는 오타니에게 미국 메이저리그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오타니는 “아직 나는 꿈을 좇고 있다.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한 상태”라며 의욕과 겸손함을 보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민생안정 대책 마련 손잡은 광역단체장들

    민생안정 대책 마련 손잡은 광역단체장들

    1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긴급간담회에 참석한 광역단체장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도지사들은 탄핵 정국 속에 민생안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경제 활성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 재해·재난 등 시·도 간 공조 강화 방안도 협의했다. 왼쪽부터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낙연 전남도지사, 권선택 대전시장, 윤장현 광주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In&Out] 헌법재판소의 위엄/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In&Out] 헌법재판소의 위엄/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일본어에 ‘마보로시’(幻)라는 단어가 있다. 한자로 유추한 우리말의 환상이나 환영이라는 뜻보다는 ‘꿈’이라는 의미를 가리킬 때가 있다. 그것도 ‘간절히 바라는 꿈’의 의미가 내포된다. 우리에게는 철천지원수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에서는 마보로시를 좇아 삶을 살아가다 종내 이를 실현시킨 영웅으로 추앙된다. 제2공화국 당시 법까지 만들어졌으나 실제 설립되지는 못했던 헌법재판소가 한국의 법학자들에게는 ‘마보로시’였다. 이런 연유로 1987년 6월 항쟁 끝에 지금의 헌법을 만들면서 자연스레 헌법 속에 헌법재판소가 들어서게 되었다. 그 이후 우리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숱한 업적을 쌓았으며 국외에서도 큰 명성을 얻었다. 일본의 공법학자들은 이슬람교도들이 일생에 한 번 이상 메카를 순례하듯이 우리 헌재를 반드시 찾는다. 최근의 일본 헌법 개정 논의에서는 자기들도 헌법재판소 제도를 마련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서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진다. 그중에서도 헌재 재판관들이 한 사람 빼고는 전부 보수적인 성향이라고 하는데, 과연 6명 이상의 재판관이 찬성해 탄핵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가 주류를 이룬다. 헌재 재판관들은 한국의 법조인 중에서 법적 식견이 가장 뛰어나고, 헌법의 정신을 재판으로 실현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해 선발된 사람들이다. 우리 공동체에 대한 순수한 애정과 애국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압도적인 다수의 국민이 대통령 탄핵을 원하고 있는 현실을 누구보다 엄중하게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 다음으로 헌재가 과연 얼마나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까 하는 질문이 많이 나온다. 박한철 헌재소장의 임기가 내년 1월 31일에 만료되고 이정미 재판관이 3월 13일 퇴임한다. 탄핵 심판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 이 재판관 퇴임 이후엔 어떻게 할 것인가. 원래 있어야 할 9인이 아니라 7인으로 재판관 수가 줄어든 상태이니 탄핵 결정이 어려워질 것이 아니냐 하는 걱정이다. 재판관의 결원으로 헌재의 인용 결정이 지장을 받는 것을 ‘부당한 보수화의 함정에 빠진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 소장의 후임자를 임명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권한 대행자의 직무범위는 기본적으로 ‘현상 유지’에 그쳐야 한다는 점에서 그가 최고 헌법기관의 장인 헌재소장을 임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면 선임자인 이 재판관이 헌재소장 대행자가 되는데, 그가 3월에 퇴임하는 경우 그 후임자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명하게 된다. 그 사람을 황 권한대행이 임명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2월부터는 8명의 재판관이 심리를 하게 될 것이다. 탄핵 심판 절차가 길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 나는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다. 자칫하면 격한 풍랑 속에서 국가가 절단 나게 생겼는데 어찌 헌재 재판관들이 태연하고 무심하게 심판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높은 식견이나 공동체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미루어 볼 때 늦어도 이 재판관의 퇴임 전에 결론을 낼 것이 아닌가 한다. 대통령 탄핵으로 빚어지고 있는 엄청난 현상들을 바라보며, 그래도 우리가 힘들여 키워 온 이 나라가 그대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망을 함께 가슴에 품었으면 한다. 헌재는 제2공화국 이후 긴 세월을 돌아 우리가 얻은 ‘마보로시’이자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기관이다. 국내외적으로 큰 아우라를 그리는 헌재의 빛나는 위엄을 믿어 보자. 헌재는 결코 우리의 소망과 기대 그리고 민주공화국의 이념과 국민주권주의를 배반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 [월요 정책마당] ‘총리·부총리 협의회’로 내각 팀플레이 살렸다/최병환 국무조정실 국정운영실장

    [월요 정책마당] ‘총리·부총리 협의회’로 내각 팀플레이 살렸다/최병환 국무조정실 국정운영실장

    요즘 출시되는 자동차에는 차체자세제어장치(VDC)라는 기능이 있다. 빗길 등으로 인한 차량의 갑작스러운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차체의 자세를 제어하여 안전 주행을 가능케 하는 기능이다. 최근 대한민국도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 활력이 저하되고 안보 불안이 가중되는 시기에 정치적 상황까지 겹쳐 자칫 국정이 표류하는 초유의 국가위기가 닥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긴급 차체자세제어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엄중하고 어려운 국정 여건을 감안해 지난 10월 29일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은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국정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국정 운영의 공백을 막기 위해 부총리와 주요 현안 관계장관이 참가하는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과거 다른 정부에서도 ‘부총리·책임장관회의’를 운영했고 현 정부에서도 총리와 부총리 간 협의체가 가동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부정기적으로 열린 데다 논의 내용도 정책 현안을 공유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지금 운영 중인 협의회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초기에는 매일, 11월 7일부터는 매주 2차례 개최하고 있다. 또한 총리와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 외에 외교부·국방부·행정자치부 장관과 그때그때 현안을 담당하는 장관까지 참석자를 확대했다. 협의회에서는 경제·사회·외교안보 등 국정 전반을 망라하면서도 시급한 현안을 밀도 있게 논의해 오고 있다. 그간 총리·부총리 협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살펴보면, 우선 수시로 발생하는 시급한 현안을 내각이 신속히 공유하고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협의회를 통해 미국 대선 결과 대응, 조류 인플루엔자(AI) 방역대책, 2017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지원 대책 등 여러 부처의 협력이 필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상황을 공유한 뒤 부처별로 역할을 나누고 공동 대응토록 조치했다. 특히 AI 방역대책의 경우 부처 간 협력을 바탕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방역조치를 선제적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결정한 바 있다. 둘째,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민생대책’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주택시장, 가계부채, 청년일자리 등 국민이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끼는 민생현안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추진 상황과 대책을 논의해 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생 대책을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매주 ‘민생대책 관계차관회의’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3차례의 관계차관회의를 열어 보다 세부적으로 민생 현안을 챙기고 있다. 셋째, 단순히 안건 논의만이 아니라 주요 정책의 추진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보완 대책도 강구토록 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 미세먼지 특별대책, 기업구조조정 대책 등 국민이 관심을 가져 온 주요 정책들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성과는 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했다. 그래서 자칫 이완되기 쉬운 공직사회를 다시금 다독이고 정책의 추동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미세먼지 특별대책의 경우 지난달 10일 협의회에서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1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공공기관 차량 2부제, 공공사업장 공사 중지 또는 가동률 조정 등 상황별 보완 대책을 확정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내각의 팀워크를 강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도 경제·사회 부총리 주재로 분야별 장관회의가 열리지만 그 역할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하지만 협의회가 본격 운영되면서 분야별 장관회의도 활성화되고 있다. 경제·사회 분야별로 부총리가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관련 현안을 수시로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협의회를 개최함으로써 총리, 부총리, 부처 장관이 얼굴을 맞대고 논의하는 시스템이 갖춰지고 내각의 팀워크도 크게 강화됐다. 어느덧 12월 중순이다. 거리를 붉게, 노랗게 물들였던 단풍잎도 다 떨어지고 마른 나뭇가지만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세한송백’(歲寒松柏)이라는 한자성어가 말해 주듯이 소나무와 잣나무는 추운 계절에도 그 잎이 지지 않는다. 엄중한 위기상황이지만 국정 운영에는 한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지난 9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라는 보다 엄중한 상황이 된 만큼, 정책현안과 민생을 점검하고 조율하는 이런 메커니즘의 순기능은 더욱 강화시켜 나갈 것이다.
  • [2016 공직박람회] “다양한 직종 공직체험관·채용 정보 큰 도움”

    [2016 공직박람회] “다양한 직종 공직체험관·채용 정보 큰 도움”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보람에다 안정적인 직업이라 미리 대비하고 싶어서 박람회를 찾았어요.” 주말인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공직박람회’에서 만난 고교생 허모(17)양은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모든 정보를 한자리에서 접하니 좋았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박람회는 9일 시작해 이날 막을 내렸다. 행사를 주최한 인사혁신처는 ‘대한민국 공무원 되기’ 홈페이지(www.injae.go.kr)에 관련 정보를 올린다. 7000여명을 수용하는 7290여㎡(2206평) 넓이의 코엑스 D홀은 인파로 북적였다. 이틀에 걸쳐 연인원 8만 2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인사처는 집계했다. 1~3회 행사를 기획했다는 한 인사처 간부는 “초기엔 잘 알려지지 않아 일부 방문객을 동원한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후엔 학교에서, 가정에서 손에 손을 잡고 긴 시간을 머물다 간다”고 소개했다. 입구엔 ‘공직 가치와 명예’라는 제목으로 공무원들이 포부를 밝히는 영상을 올려 손님을 맞았다. 한 일반행정직은 “건전한 자부심에서 나오는 공직자로서의 사명을 떠올리며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어린 참가자일수록 제복을 입고 근무하는 직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국민안전처 중앙소방학교 부스는 교복 차림에 심폐소생술(CPR)을 익히는 학생들로 붐볐다. 한 공무원은 “취업을 눈앞에 둔 사람보다 길게 인생을 설계할 나이에 직업으로 선택하는 셈이니 공직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김우호 인사처 인재채용국장은 “올해 박람회 주제를 ‘희망의 씨앗’으로 삼았다”며 “공직 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취업포털 인크루트를 참여시켜 범위를 한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인사처가 마련한 ‘대한민국 공무원 되기’ 부스는 소리 없이 인기를 누렸다. 2017년도 직급별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시험 일정과 선발 예정 인원에 대한 사전예고 안내문을 배포한 덕분이다. 예년의 경우 12월 30일에야 일정을 공개하는데, 올해는 20일이나 일찍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어서 분초를 다투는 수험생들에겐 적잖은 시간을 벌도록 도움을 줬다. 면접 특강에서 한 강사는 “잘못 회자되는 비결, 특히 학원을 이용하면 선입견을 갖게 돼 조심해야 한다”며 “진실하고 뚜렷한 국가관을 정립하도록 노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신설 부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간선택제 코너에선 전문 분야 및 채용 규모를 늘렸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쏟아졌다. 경력단절여성이나 육아 등으로 일을 중단한 사람이 경험을 살리기 위해 사정에 맞춰 근무시간을 선택하도록 한 유형이다. 스펙을 대체할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안내하는 코너도 공기업 지망생에게 능력 중심 채용을 알리는 역할을 해 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정치뉴스 테이크아웃] “무효표 고의냐” 탄핵표결 오점

    지난 9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7개에 달하는 무효표에 대한 비판이 잇따라.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짓는 헌정사의 중대한 표결에 오점을 남겼기 때문. 당시 투표 결과는 재석 299명 가운데 찬성 234표, 반대 56표, 무효 7표, 기권 2표. 투표용지에는 한글과 한자로 찬성 시 ‘가·可’로, 반대 시 ‘부·否’로만 적게 돼 있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의원총회에서 표기 방식을 여러 차례 공지했고, 투표 당시에도 본회의장 대형 화면과 의석 단말기에 올바른 표기법과 잘못된 예시를 함께 게시. 그러나 검표위원들에 따르면 투표용지에 ‘㉮’, ‘가.’, ‘가부’ 등으로 적은 무효표가 속출. 한 의원은 ‘가’를 썼다 두 줄을 그은 뒤 ‘부’를 쓰고 다시 두 줄을 긋고서 ‘가’를 쓰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나머지 한 의원은 반대 뜻을 밝히면서 ‘否’가 아닌 ‘不’라고 적어. 이는 모두 무효표. 검표위원들조차 “고의로 무효표를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분석. 물론 7표가 어느 당 소속 의원의 것인지 정확한 확인은 불가능. 다만 새누리당 특히 친박근혜계 주류 의원들이 고의로 무효표를 만들려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난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나중에 탄핵 반대파라는 역풍을 우려해 ‘가’를 적은 무효표를 만들어 면피를 하려고 한 것 아니냐”고 지적. 무효, 기권표 9표에 대해 민의(民意)를 대변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자신의 책임을 소홀히 여긴 것이라는 비판이 쇄도.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조국 “탄핵 무효 7표, 최고의 기회주의자들 이름 떠오른다”

    조국 “탄핵 무효 7표, 최고의 기회주의자들 이름 떠오른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무효표가 나온 것과 관련해 “최고의 기회주의자들 것이다”라고 질타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난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은 투표용지 299개 가운데 찬성표 234개, 반대표 56개, 기권 2개, 무효 7개로 집계됐다. 조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단 ‘가’에 표기해 부결대비 알리바이용 인증샷 찍고, 바로 다른 표기를 해 무효표를 만들었다. 7명의 이름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일부가 혹시라도 있을 상황을 대비해 ‘가’를 쓴 후 인증샷을 찍고, 동그라미를 얹어 무효표로 만드는 등 정당치 못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이에 시민들은 댓글을 통해 “소신도 없고 눈치만 보는 놈들 국회의원 자리가 아깝다”, “속임수로 가부를 사용하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모독하는 행태다”라고 분노했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는 당시 검표(檢票)위원들의 증언을 통해 “한 의원은 반대 의사를 보이면서 한자로 ‘否’ 대신 ‘不’를 적었다. 다른 의원은 투표용지에 인쇄된 ‘가 또는 부’의 ‘가’에 동그라미(㉮)를 그렸고, ‘가’를 적고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가’를 썼다가 두 줄을 긋고 ‘부’를 쓰고, 다시 두 줄을 긋고 나서 ‘가’를 써 갈팡질팡한 흔적을 남긴 의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표위원은 “투표 전 본회의장 의석 단말기에 기표 방식을 안내했는데도 무시했거나, 일부러 틀린 것 같다”고 말했다. 7개의 무효표를 누가 만든 건지, 어느 당 소속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과 무소속 의원 172명은 전원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는 “결국 새누리당 의원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이나 고민 끝에 일부러 무효표를 만들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황 권한대행 , 靑비서실장으로부터 업무보고 받아

    황 권한대행 , 靑비서실장으로부터 업무보고 받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10일 오전 10시부터 약 40여분 동안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것으로 권한대행으로서의 첫날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등 총리실 간부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와대와 총리실은 권한대행 체제 출범에 따른 양측의 업무 분장 방안과 의전·경호 문제 등 실무적인 업무내용에 대해 협의를 했다 . 특히 양측은 지난 2004년 3월 고건 전 권한대행의 전례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의 업무는 청와대에서, 총리 업무는 총리실에서 보좌를 받기로 대략적인 틀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권한대행은 이어 이날 오전 11시 서울청사에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가졌다.국무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9일 오후 5시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와 오후 7시 권한대행 자격으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교육부·외교부·국방부·행정자치부·문화체육관광부·국무조정실장·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방·외교·치안 등의 분야에서 흔들림 없는 경계 태세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에는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촛불집회 등의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며, 정국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누리 의원 128명 중 최소 62명 찬성… 친박도 20여명

    새누리 의원 128명 중 최소 62명 찬성… 친박도 20여명

    “탄핵은 국정 혼란” 최경환 불참… 가·부 동시 표기, 백지 등 무효 7표 촛불민심이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반영됐다.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299명(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불참)이 투표에 참여해 234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새누리당 의원 128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최소 62명이 탄핵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찬성표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탄핵안 가결 정족수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2인 200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21명, 국민의당 38명, 정의당 6명, 무소속 7명 등 야권 성향 의원 수가 172명이기 때문에 가결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최소 28명의 표가 반드시 필요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216명 찬성’ 전망이 나돌았다. 야권 성향 의원 수를 제외하면 새누리당 의원 44명이다.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주류(비박근혜계)의 비상시국회의에는 김무성·심재철·정병국·강길부·김재경·나경원·유승민·이군현·주호영·강석호·권성동·김성태·김세연·김영우·김학용·여상규·이종구·이학재·홍문표·홍일표·황영철·박인숙·오신환·유의동·장제원·정양석·정용기·하태경·박성중·송석준·윤한홍·정운천·김현아 의원 등 모두 33명이 참석했다. 지난 7일 ‘박근혜 퇴진 서울대 동문 비상시국행동’에 따르면 33명을 포함해 김종석·이혜훈·이은재·이진복·이현재·김기선·이철규·경대수·김규환·김성태(비례) 의원 등 모두 10명이 탄핵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친박인 비례대표 신보라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44명을 넘어 더 많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탄핵을 찬성했다는 것은 친박계 의원들도 상당수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 20여명에 가까운 친박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6차례 촛불집회로 확인된 박 대통령 탄핵을 바라는 민심, 지난 6·7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의 위법 행위,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 3위 추락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따져봤을 때 친박계 의원들이 끝까지 탄핵을 반대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또 친박 의원들의 의원실과 지역사무소, 개인 휴대전화로 탄핵 찬성을 압박하는 등 촛불이 여의도로 향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 중의 친박으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은 표결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해 왔다”면서 “탄핵 표결은 가로 결론이 나든 부로 결론이 나든 극심한 국정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효표 7표는 한글이나 한자로 가(可) 혹은 부(否)로 표기하는 방법을 몰라 실수했다기보다는 일부러 무효표를 만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감표위원으로 참여한 새누리당 정태옥 의원은 “‘가·부’를 동시에 적은 표, ‘가’를 쓰고 동그라미나 점을 찍은 표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백지로 내 무효 처리된 표가 2표였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불참 1, 찬성 234, 반대 56, 무효 7…탄핵안 절묘한 표심

    불참 1, 찬성 234, 반대 56, 무효 7…탄핵안 절묘한 표심

    국회 본회의에서 9일 가결 처리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표결에는 여야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유일하게 1명이 참여하지 않았다. 찬성표는 234명, 반대표는 56명이 각각 던졌고 무효표가 7명으로 집계됐다. 나란히 열거하면 ‘1,234,56,7’이 되는 셈이다. 유일하게 표결에 불참한 의원은 새누리당 친박(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최경환 의원이다. 최 의원 측은 “가결이든 부결이든 극심한 국정 혼란을 초래한다고 봤기 때문에 불참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효표가 비교적 많이 나온 것은 의원들 상당수가 무기명 투표 경험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이라고 적힌 투표용지에 자필로 찬성이면 ‘가’ 혹은 한자로 ‘가(可)’를, 반대면 ‘부’ 혹은 한자로 ‘부(否)’를 써야 하는데 일부 의원이 동그라미를 그리는 등의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찬성표 234명은 ‘광장민심’을 대의민주주의 대표기구인 국회가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5~6일 전국의 성인 1천4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78.2%로 집계됐다고 밝혔는데, 이를 국회의석수(300명)에 대비하면 234명이 나온다. 또 지난주 말 제6차 촛불집회의 주최 측 추산 참가자인 ‘232’만 명과 찬성표의 숫자 ‘234’도 엇비슷하다. 이날 탄핵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는 오후 3시 2분에 개의돼 4시 13분에 산회됐다. 1시간 11분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된 셈이다. 지난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 당시 오전 11시 22분 개의해서 11시 56분에 산회에 34분 걸린 것에 비해서는 길어진 것이지만 당시에는 전날 밤부터 여야가 본회의장에서 철야 대기하면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당시에는 여야가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몸싸움까지 벌어졌으나 이날 표결은 시종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돼 ‘질서있는 표결’로 역사에 기록됐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탄핵 표결 가결…조선일보 ‘오늘의 운세’ 의미심장

    박근혜 탄핵 표결 가결…조선일보 ‘오늘의 운세’ 의미심장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9일 가결된 가운데 이날 조선일보 ‘오늘의 운세’가 화제다. 12월 9일자 조선일보 B6면 ‘오늘의 운세’ 코너에 따르면 1952년생 용띠의 운세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음’으로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1952년 2월 2일생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10월 25일자 B11면 ‘신문으로 배우는 실용한자’ 코너에서 ‘하야(下野)’라는 한자어를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1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최순실의 국정 개입을 일부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 전날 JTBC가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친 흔적이 담긴 태블릿PC에 대해 첫 보도를 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다음날인 26일에도 ‘입에 착착 붙는 일본어’ 코너를 통해 ‘~이 교체되다’라는 표현을 소개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00명 컬처디자이너 한자리에…‘2016 컬처디자이너 어워즈’ 개최

    500명 컬처디자이너 한자리에…‘2016 컬처디자이너 어워즈’ 개최

    국제 문화교류 네트워크 월드컬처오픈이 12월 10일부터 11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2016 컬처디자이너 어워즈’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500가지 이야기’라는 주제로 컬처디자이너 500인을 위한 시상식과 컬처디자이너展, 컬처디자이너 작품展, 월드컬처오픈展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2016 컬처디자이너 어워즈는 사회 곳곳에서 문화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컬처디자이너들의 활동을 알리는 한편, 컬처디자이너들의 활동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컬처디자이너란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창의적으로 펼쳐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공감과 소통, 공익과 나눔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활동가들을 말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컬처디자이너 500인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전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우선 무대 중앙홀 우측에 마련될 컬처디자이너展은 컬처디자이너 500인의 얼굴과 활동 모습을 미디어아트와 다양한 영상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예술로 사회와 활발히 소통하는 이민희 사진작가, 한부열 그림작가, 행복을 모티브로 작품 활동을 전개하는 김주영 작가 등 개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구현된 활동 및 작품들이 전시된다. 월드컬처오픈展은 지난 17년 동안 월드컬처오픈이 전개한 여러가지 문화사업을 일러스트 및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문화로 벽을 허물자는 의미에서 핸드 프린팅 행사도 진행된다. 이밖에 ‘고래’ 일러스트 김형주 작가와 ‘도시와 문화’ 일러스트 박은주, 김홍선 작가가 작업에 참여하고, 김형주 작가와 김홍선 작가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드로잉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또 업사이클링 전시를 비롯해 행복한 마을 만들기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공미술프리즘의 도시재생활동, 어르신들의 행복을 위한 실버극장인 ‘미림극장’ 등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시상식은 11일 개최된다. 이 자리에선 컬처디자이너 500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고,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소통하는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주제공연, ‘듣는 뮤지컬’을 모토로 재능 나눔 기부공연을 펼치는 뮤직할팀의 축하공연 등이 기다리고 있다. 2016 컬처디자이너 어워즈를 기획한 김관수 총감독은 “예술, 봉사, 나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컬처디자이너”라며 “이번 행사가 컬처디자이너와 대중이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의 축소판이 되리라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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