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대통령 ASEM 여로연쇄 정상회담 의미
◎漁協·위안부 우회않고 ‘正攻’/韓·中北 문제·경협 구체 논의 “신뢰 확대”/韓·英문화·투자 교류 역점… 실속형 외교
【런던=梁承賢 특파원】 金大中 대통령의 2일 하오(이하 한국시간) 주룽지(朱鎔基) 중국총리,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일본총리,토니 블레어 영국수상과의 연쇄 개별정상회담은 두나라간 현안을 실질적으로 협의한 자리였다고 볼 수 있다.구체적인 성과와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례적인 정상간의 대화 차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중 정상회담◁
새 지도부 출범이후 처음 열린 회담에서 두나라는 상호친분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정책방향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특히 동반자적 관계를 바탕으로 두나라 정상은 ‘한국의 중국인에 대한 여행자유화 지역’ 지정이라는 실무적인 현안까지 논의한 점은 성과로 꼽힌다.
두나라 정상은 우리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중국측의 지지와 이해를 재확인하고,자동차 부품·전전자교환기·고화질 TV와 같은 산업협력을 확대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나아가 두나라 경제·통상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 교류 확대도 양국 관계를 한단계 끌어올릴 군사분야 인사의 교류로 가는 징검다리로 풀이된다.
▷한·일 정상회담◁
金대통령이 일본측에 한일간 현안의 ‘포괄적인 해결’을 제의한 것은 진정한 선린 우호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특단의 구상으로 이해된다.일본이 군대위안부 등 과거사를 진정으로 반성하고 우리도 일본의 전후 50년 민주주의와 비핵화선언,평화헌법,후진국 원조,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정당하게 평가하자는 내용이다. 그래야만 일본이 요구하는 한일간 실질적인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가장 가까운 나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논건인 셈이다. 金대통령이 하시모토 총리에게 “일본은 독일에서 과거 반성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한일어업협정은 물론 일본 대중문화 수입개방,월드컵 공동 개최,아키히토 일왕의 한국방문 등 공동현안을 이러한 연장선에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흉금을 털어놓고 과거사에서 부터 대한 무역역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다 얘기하자는 양국간 별도의 정상회담 합의는 한일관계를 현상태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읽혀지는 부분이다.이번 회담이 평가를 받는 것은 두정상이 한일간 현안해결의 돌파구를 열였다는 점을 것 같다.
▷한·영 정상회담◁
두나라 정상은 한영 관계를 한단계 높였다고 볼 수 있다.특히 선진국 정상회담인 G7의 한 축이자 유럽연합(EU)의 주요 회원국인 영국과의 교류,특히 문화협력 분야의 확대를 통해 두나라의 협력시대를 열기로 합의한 점은 나름의 성과로 꼽힌다.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의 올해안의 방한을 재확인하고,블레어 총리의 방한을 공식 요청한 데서도 이러한 기류는 감지된다.특히 제2차 ASEM 주최국인 영국과 제3차 주최국인 우리와 협력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방한 투자유치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한 대목은 이번 회담의 의의를 넘어 향후 두나라의 관계를 가늠하는 단초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