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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만 바뀐 아베의 시정연설

    겉만 바뀐 아베의 시정연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올해의 정책 방향을 밝히는 자리에서 한국에 대해 “약속(한일 청구권협정)을 지키라”며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을 재차 촉구했다. 다만 ‘한국은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표현을 다시 등장시키는 등 최근 조성된 다소간의 해빙 무드를 이어 가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정기국회 개원에 맞춰 국회의사당에서 행한 ‘시정방침 연설’에서 “한국은 원래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욱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켜 미래 지향의 양국 관계를 구축해 나아가는 것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이 ‘원래의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청구권협정을 토대로 징용배상 문제를 ‘한국의 국내 문제’로 보고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다만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자극을 자제하면서 자국이 원하는 것을 끌어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동북아시아의 안보환경이 엄중함을 더하는 가운데 주변국들과의 외교는 극히 중요해지고 있다”며 몇몇 나라를 열거하면서 한국을 중국, 러시아보다 먼저 언급했다. 특히 한국에 대한 ‘기본적 가치 공유’란 표현은 2014년 이후 6년 만에, ‘전략적 이익 공유’는 2017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꺼낸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월 시정연설에서는 한국에 대해 단 한마디도 별도의 문장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북일 관계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와 연계하겠다’는 대목에서만 단 한 차례 입에 올렸을 뿐이다. 아베 총리의 연설에 대해 도쿄의 한 외교 소식통은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기존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한일 관계가 지난해와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인식만큼은 보여 준 듯하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북한에 대해서도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일북 평양선언’에 기반해 제반 문제들을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을 붙이지 않고 나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주할 것”이라며 북일 정상회담 성사를 올해에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보통국가’ 꿈꾸는 아베의 외교, 실리 못 챙기고 빈 수레만

    ‘보통국가’ 꿈꾸는 아베의 외교, 실리 못 챙기고 빈 수레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베노믹스’(아베+경제) 못지않게 자신의 큰 치적으로 부각시켜 온 것은 ‘외교’였다. 그가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7년여 동안 국가와 대륙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외교 행보를 펼쳐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외교의 아베’는 그가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 재임 기록을 세우는 데 큰 보탬이 되기도 했다. 부활한 일본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방위 외교를 펼침으로써 전 세계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아가 전범국가의 ‘족쇄’를 벗어 버리는 것. 정식으로 군대를 보유한 이른바 ‘보통국가’로의 전환을 꿈꾸는 아베 총리의 욕망이다. 그러나 한일 관계를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간 데서 나타나듯 아베 외교는 실리가 결여된 빈 수레라는 평가도 끊이지 않는다.아베 외교의 골격은 미일 동맹과 한미일 3각 공조를 기축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인도·동남아·중동 등지를 포함한 아시아 전체 및 유럽과 유대를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한 해 동안에만 5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을 정도로 빈번한 접촉을 하며 결속 강화에 노력했다. 2012년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면서 관계가 냉각됐던 중국과는 어느덧 ‘셔틀외교’(정상 상호 방문)를 추진하는 단계로까지 호전됐다.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과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등 이른바 ‘전후 외교의 총결산’도 아베 정권이 설정해 놓은 중요한 외교과제다. 일본 외무성이 발간한 2019년판 외교청서는 첫머리에서 “세계의 안정과 번영을 떠받쳐 온 국제질서가 다양한 도전을 받고 있는 만큼 일본은 지금까지보다 더 큰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일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방위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베 정권은 ‘전 지구적 과제에 대한 대응’, ‘중동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 등을 중점 추진 분야로 설정했다. ●日 외교청서 “세계 안정·번영에 더 큰 역할”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자신의 업적으로 남길 수 있는 ‘아베표 외교 유산’을 만드는 데 강한 집착을 보여 왔다. 북한과 러시아를 둘러싼 전후 외교 총결산이라는 거창한 주제도 그런 강박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방팔방 동분서주하는 모습만 보이지 실제로 얻어낸 것은 거의 없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굴하다’는 말까지 들어 가며 갖은 공을 들였지만 오랜 ‘갑을 관계’의 굴레 속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움직임을 불안하게 주시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하다. 실제로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 미일 무역협상, 미일 안보비용 분담 등 이슈가 나올 때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업신여김이나 따돌림을 당하는 수모를 여러 번 겪었다. 미국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기술’을 알지는 모르지만 ‘아첨의 기술’에 관한 한 아베 총리가 한 수 위”라고 비아냥대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한 개인 관계로 어떤 부분을 얻어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현실론을 편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 닥칠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일본이 미국에 저자세 외교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대안 없는 비난에 불과하다”며 “미국과의 관계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연후에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201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명분으로 급격히 호전됐다. 올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양국 모두 외교·안보와 경제적 요인 등 복잡한 셈법이 바탕에 깔려 있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우방들에조차 공격적인 대외 정책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의 목적도 있다. 그럼에도 양국 갈등의 핵심인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경비정 등 중국 공선의 센카쿠열도 접속수역 진입 횟수가 1000회를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독자기술로 건조된 최초의 항공모함 ‘산둥’함이 공식 취역해 일본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테이블 위에서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으면서 아래로는 서로 발길질을 해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후 외교 총결산의 양대 과제인 북한과 러시아 문제는 둘 다 진전이 없다. 아베 총리는 2018년 후반부터 태평양전쟁 종전 당시 러시아에 의해 불법으로 점령당했다고 주장해 온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 분쟁을 해결한 뒤 일러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을 서둘러 왔다. 여기에는 일본의 경제협력이 절실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것도 이유가 됐다. 그러나 양국의 협상은 암초에 걸려 거의 꿈쩍도 안 하고 있다. 오히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해 8월 이곳을 직접 방문해 “여기는 우리 땅”이라고 쐐기를 박으며 당초 ‘4개 섬 전체 반환’에서 ‘2개 섬만 반환’으로 요구 조건을 낮추기까지 한 일본을 무색하게 했다. 나카무라 이쓰로 쓰쿠바대 교수는 “아베 정권은 북방영토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다 러시아에 약점을 잡혀 이용만 당하고 외려 손해를 봤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일관되게 북한을 압박해 오던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북한으로부터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는 원색적 비난만 들어야 했다. 이에 대해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외교에서 접근을 유연하게 바꿔 나가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갑작스러운 전환은 문제가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협상이 정체 상태에 빠지자 북한 쪽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미중 저자세 반감에 대한국 강경 외교로 상쇄 2018년 10월 대법원의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빌미로 본격화된 한국에 대한 초강경 자세는 1년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일본 보수층을 기반으로 하는 아베 정권의 근저에 한국에 대한 우월 의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국, 중국 등과의 저자세 외교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대한국 강경 자세를 통해 상쇄해 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아베 총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도 자신이 발로 뛰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이달 11~15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3개국을 순방했다. 그는 “일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평화외교를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순방의 의미를 말했지만 실질적으로 중동 정세의 안정을 위해 한 역할은 거의 없다.●“본인만의 성과 없어 조급증 커져” 지적 일본의 한 전략연구소 관계자는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운 아베 총리로서는 뭔가 ‘이것’이라고 말할 만한 가시적 성과에 대한 조급증이 커졌을 것”이라며 “그동안 장기 집권 총리들이 저마다의 외교적 이정표를 세웠던 것과 비교할 때 본인만의 성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외교관인 다나카 히토시 일본종합연구소 전략연구센터 이사장은 아사히신문에 “외교에서는 국내 정치에 대한 고려 등을 앞세우지 말고 객관적이고 치밀하게 국익에 근거한 전략을 취해야 하지만 현재 일본 외교에서 그런 부분이 감안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야케 구니히코 캐논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주간은 뉴스위크 기고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동아시아 외교·안보 환경에서 일본의 국익과 존재감을 높이려 노력했고 대체로 무난한 결실을 맺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미일 동맹 관계가 지금처럼 돈독했던 적은 없었다”면서 “잘 지내기가 어려운 버락 오바마, 트럼프 두 정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양국 동맹의 유지·확대를 이끌어 낸 공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속보] 일본 국민 67% “한일관계 개선되지 않을 것”

    일본 국민 3명 중 2명은 지난달 24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간 정상회담에도 한일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NHK는 이달 11~13일 18세 이상 남녀 1221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1년 3개월 만에 정상회담이 열린 것을 계기로 일한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7%가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은 17%에 그쳤다. 이는 한일 갈등 핵심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를 놓고 양국 간 견해차가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강제징용 해법은 피해자 동의가 최우선…한일 공동협의체에 참여할 의향도 있다”

    “강제징용 해법은 피해자 동의가 최우선…한일 공동협의체에 참여할 의향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 방안과 관련해 피해자 동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수교 이후 최악의 갈등을 겪는 한국과 일본이 핵심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에서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제징용 판결 문제를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는 해법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이를 염두에 두면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의 연장선이다. 당시 양국은 해법 모색에 나서자는 의지는 확인했으나 한국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피해자들의 동의가 최우선이라고 한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강제징용 피해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해결됐기 때문에 한국 내에서 풀어야 한다고 했다. 한일 갈등의 또 다른 변곡점인 일본 기업의 압류자산 강제 집행 절차가 상반기 시행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시간 여유가 있지 않아 한일 대화가 속도 있게 촉진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 측이 불참 의사를 밝힌 피해자와 대리인·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한일 공동협의체에 대해 “참여할 의향도 있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강제징용 해법을 도출하지 않는다면 한국이 수출 규제 철회를 조건으로 종료를 유보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설 수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은 추가 경제 보복을 원하지 않고 일본 역시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 하기 때문에 막판까지 힘겨루기가 예상된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신년회견 중계

    [전문] 문재인 대통령 신년회견 중계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내외신 출입 기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새해 국정구상을 공개했다.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이라는 부제로 열린 이번 회견은 오전 10시부터 진행됐고 TV로도 생중계됐다. 청와대 출입 기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사회, 민생·경제, 외교·안보 등 세 가지 주제로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다음은 문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Q.문재인 대통령의 신뢰에 대해서 묻겠다. 먼저 남북관계 관련한 신뢰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답방 여건의 마련을 위해 남북이 같이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북한은 사실상 거부했고 미국에서도 제재 완화와 관련해 앞서가지 말란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그리고 김 위원장 답방에 대해 여전히 신뢰하나. 아울러 검찰과 관련된 신뢰에 대해 묻겠다.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며 국민의 신뢰를 받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분이라 격려했다. 하지만 이후 항명 논란이 있었다. 여전히 대통령은 윤 총장을 신뢰하나. -두 가지 다 참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지금 남북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 모두 현재 지금 낙관할 수도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한 과정 때문에 논란이 좀 있었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한미일 3국 안보당국자 간 회의를 위해 방미 했을 때 사전 예정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로 불러서 김 위원장에게 생일축하의 메시지를 꼭 좀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물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생각했는지 별도로 친서를 똑같은 내용으로 북측에 보냈다. 저는 그 사실이 아주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많은 분들은 ‘뭔가 도발적 행위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염려까지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메시지를 보내면서 대화 메시지를 여전히 강조한 것은 대단히 좋은 아이디어였고, 높이 평가를 하고 싶다. 북한도 그 친서를 수령했고 또 그에 대한 반응을 즉각 내놨다. 두 정상 간 친분관계도 다시 한번 더 강조를 했고 북한의 요구가 수긍돼야만 대화할 수 있단 대화의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지금 북미 간 대화가 활발한 상태는 아니지만 여전히 대화를 이뤄가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양 정상 간 신뢰는 계속되고 있고 그런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남북 간도 마찬가지다. 남북 간도 외교란 것은 눈에 보이는 부분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더 많이 있다. 북미관계 대화의 교착 상태와 맞물리면서 남북관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러나 대화를 통해 협력을 늘려나가려는 노력들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충분히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면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윤석열 총장의 검찰은 어제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만 아니라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제도적인 개혁작업이 끝났다. 검찰의 권한이 과거보다 줄긴 했지만 검찰은 여전히 주요 사건들의 직접 수사권을 갖고 있고, 경찰이 직접 수사권 갖는 사건에 대해서도 영장청구권을 갖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 수사를 지휘 통제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검찰 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기소권도 공수처에서 판검사 기소권만 갖게 되고 나머지 기소권은 여전히 검찰의 손에 있기 때문에 검찰의 기소독점도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간 기소되는 판검사 수가 몇 명이나 되겠나. 거의 대부분 국민들은 여전히 검찰의 기소독점상태에 있다. 그래서 개혁 이 부분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리고 검찰의 개혁은 검찰 스스로 우리가 주체라는 그런 인식을 가져줘야만 가능하고 또 검찰총장이 가장 앞장서 줘야만 수사 관행 뿐 아니라 조정문화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찰의 수사와 검찰의 개혁이란 여러 가지 과정들이 청와대에 대한 수사와 맞물리면서 그것이 조금 무슨 권력투쟁 비슷하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아시다시피 검찰개혁은 그 이전부터, 정부 출범 이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작업이고 청와대 수사는 오히려 그 이후에 끼어든 그런 과정에 불과하다. 두 가지를 결부시켜서 생각해주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고, 검찰뿐 아니다. 우리 청와대, 검찰, 국정원, 국세청, 경찰 이런 모든 개혁기관들은 끊임없이 개혁 요구를 받고 있다. 그것은 자칫 잘못하면 이런 기관들이 원래 가진 법적 권한을 뛰어넘는 초법적인 권력이나 권한 지위를 누리기가 쉽기 때문에 그런 것을 내려놓으란 것이 권력기관 개혁요구의 본질이다. 검찰로선 아마도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자꾸 검찰을 보고 나무라느냐란 점에 대해서 억울한 점을, 그런 생각을 가질지 모르겠다. 검찰의 엄정수사 위해선 누구나 국민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바이고, 그런 과정에서 수사권이 절제되지 못한다거나 피의사실공표가 이뤄져서 여론몰이를 한다거나 초법적 권력 권한이 행사된다고 국민이 느끼기 때문에 검찰이 정의론 대한민국 위해 앞장서서 가장 많은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 점을 검찰이 겸허히 인식한다면 검찰개혁을 빠르게 이뤄나가는데 훨씬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평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나. -검찰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나 또는 과거의 권력에 대해서나 또는 검찰 자신이 관계되는 사건에 대해서나 항상 엄정하게 수사돼야 한다.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수사의 공정성에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은 검찰 스스로가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 어쨌든 윤석열 총장은 이른바 엄정한 수사,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 이런 면에서는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 점에 대해서 검찰도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조금 더 분명히 인식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는 검찰 조직문화라든지 수사 관행 이런 부분을 고쳐 나가는 부분까지 윤 총장이 앞장서 준다면 국민들로부터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게 되리라고 믿는다.Q.검찰 고위간부직 인사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윤 총장의 손발을 잘라내는 인사가 아니었느냐는 시각도 있다. 이 충돌을 문 대통령은 어떤 시각에서 보고 있는지.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는 것은 제가 말한 게 아니라 검찰청법에 규정된 것이고, 저는 그 규정을 말한 것이다.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은 항시 계속되는 것이지만, 그런 수사나 재판하고는 별개로 정기 인사는 항상 이뤄져 왔다. 이 부분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다. 수사권은 검찰에 있다. 그러나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 검찰 수사권이 존중돼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돼야 하는 것이다. 검찰청법에도 검사의 보직에 관한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돼 있고 법무부 장관은 그 제청에 있어 검찰총장 의견을 듣는 것으로 그렇게 규정돼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에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럼 총장은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인사의 어떤 큰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검찰 수사가 특수부로 너무 편중돼 있어서 형사부나 공판 여러 직역의 공평한 발탁이 필요하다는 말을 대통령이 여러 번 강조한 바 있기에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번 인사가 고검장과 지검장 승진인사였기 때문에, 어느 기수까지 승진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이런 의견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나아가선 인사대상자가 될 만한 사람들에 대한 인사평가 자료를 전달해 참고하게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사 때문에 특별한 문제 있다면 특별히 고려할 사안에 대한 의견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법무부 장관이 그 의견을 들어 인사안을 확정하고 그를 대통령에 제청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꾸로 보도에 의하면 법무부 장관이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보여줘야만 그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인사에 관해 의견을 말해야 할 총장이 법무부 장관이 와서 말해달라 그러면 그것도 얼마든지 따라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제3의 장소에서 명단을 가져와야만 할 수 있겠다라고 한다면, 그것도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만약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야말로 아까 제가 말씀드린 초법적 권한, 또는 권력을 누린 것이다. 아마도 과거에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검찰 선후배였던 시기에 그때는 서로 편하게 또는 밀실에서 그런 의견교환이 이뤄졌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진 세상인 만큼 내용은 공개되지 않더라도 총장의 인사개진, 법무부 장관의 제청 이런 절차는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한건으로 저는 윤석열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 인사위에서 제청을 하게 돼 있을 때 그 제청의 방식, 또는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돼 있을 때 말하는 방식이 정형화돼 있지 않다. 그리고 제청이나 의견을 말하는 게 어느 정도의 인사에서 비중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라는 점에서도 정립돼 있지 않고 애매모호한 점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 일은 그런 의견을 말하고 제청하고 하는 그런 식의 방식이나 절차가 아주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났던 일이라고 일단 판단하고, 이번을 계기로 의견을 말하고 제청하는 절차가 투명하게 국민이 다 알 수 있도록 분명하게 정립돼나가기를 바란다. Q.하명 수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 울산과 청와대, 검찰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울산 공공병원 등 각종 사업들이 검찰 수사와 맞물려 유관 부처에서 소극적으로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공공병원이라는 것은 산재모병원이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보다 융통성 있는 표현으로 공공병원이라는 표현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2012년 대선 때 공약했고, 2017년 대선 때 다시 한번 공약했고 실제로 지역에서 논의는 참여정부, 또는 훨씬 이전부터 논의돼왔다. 그 이유는 울산이 광역시인데 유일하게 광역시도 가운데 공공병원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병원이 타당성 평가라는 벽을 넘지 못했기에 오랫동안 이뤄지지 못하다가 국가균형발전사업 차원에서 각 지자체로부터 의견을 들어서 지자체당 평균 1조원 정도 규모의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을 허용했는데, 그 가운데 산재모병원이 포함돼 가능하게 된 것이다. 사업 취지는 검찰 수사와 무관하게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마 검찰 수사는 그 과정에서 뭔가 위법한 일이 있지 않았냐 하는 부분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검찰 수사는 엄정하게 되어야 할 것이다. 관계없이 산재모병원이라는 사업의 추진은 아무런 변동 없이 계속될 것이라는 약속을 드린다. Q.정세균 신임 총리가 협치내각 구성을 대통령에게 제안하겠다고 했는데 수용하실 의사가 있으신지 궁금하다. 또 취임 초반에 강력하게 드라이브 걸었던 개헌이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 같다. 여전히 의지를 갖고 계시는지 말씀해달라. -협치야말로 우리 정치에서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정세균 총리를 후보자로 지명할 때 저도 정 총리도 함께 고심을 많이 했는데 그 이유는 아시다시피 국회의장을 했기 때문에 삼권분립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당연히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분을 발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분이 국회의장을 하셨고 늘 대화하고 협력하는 데 역할을 많이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 사이에서 협치의 정치를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당연히 다음 총선 지나고 나면 야당 인사 가운데서도 내각에 함께 할 수 있을만 한 분이 있다면 함께하는 그런 노력을 해나가겠다. 내각제에서 하는 연정과는 다르기 때문에 정당별로, 일률적으로 배정되거나 특정 정당에게 몇석을 배정한다거나 하는 이런 식은 어려우리라고 본다. 그러나 전체 국정철학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해당 부처의 정책 목표에 공감한다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협치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방금 말씀드린 노력은 이미 제가 전반기에 여러 차례 했었다. 언론에 보도도 있었지만 야당 인사에 입각 제안했었고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비중 있는 통합의 정치, 협치의 상징이 될만한 분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모두가 협치나 통합의 정치라는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아무도 수락하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 우리의 정치 풍토, 우리의 정치 문화 속에서는 저는 그분들이 당적을 버리지 않고 기존 당적을 그대로 가지고 기존의 정치적 정체성 유지하면서 함께 해도 좋다고 제안했지만 그럼에도 우리 정부 내각에 합류하게 되면 자신이 속한 기반 속에서는 배신자처럼 평가받는 것을 극복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그 부분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그것은 바로 야당 파괴, 야당 분열 공작으로 공격받는 게 우리 정치 현실이다. 당연히 다음 총선 이후에 대통령이 그런 방식을 통한 협치에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총선 통해서 우리 정치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 책임총리라는 이런 카테고리와 별개로 예를 들어 외교조차도 대통령의 외교를 분담해서 할 수 있도록 그런 여러 번의 순방의 기회를 드리기도 하고 순방 때 대통령 전용기를 내어드리기도 하고 매주 국회의장을 만나면서 함께 국무총리를 만나면서 함께 국정 논의하는 노력을 해왔다. 그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Q.검찰개혁 입법이 국회에서 완료됐는데, 검찰개혁의 불쏘시개라 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여쭙고 싶다. 대통령께서 본 조국 전 장관은 어떤 사람이었나. 정치는 다수의 지지라 생각하는데, 대통령께서 끝까지 밀어붙인 배경을 허심탄회하게 말씀해달라. -공수처법과 검찰개혁,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국회 통과에 이르기까지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했던 기여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그분의 유무죄는 수사나 재판 과정을 통해서 밝혀질 일이지만,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조국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 그것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국민들께도 호소하고 싶다. 조국 장관의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인해서 국민들 간 많은 갈등과 분열이 생겨났고, 그 갈등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 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까지 다 통과됐으니 이젠 조국 장관은 좀 놓아주고, 그분을 지지하는 분이든 반대하는 분이든 앞으로 유무죄는 그냥 재판 결과에 맡기면 좋겠다. 이제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끝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국민들께 드리고 싶다. Q.변화의 핵심, 정점은 개헌이다. 남은 임기 동안 개헌 추진 계획이 있는지, 권력 구조가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는지. -개헌은 정말 우리 정치 구조, 또 우리 사회를 근원적으로 바꿔내려는 저나 우리 정부의 어떤 철학 같은 것이 다 담긴 것이었고, 지방선거 때 함께 개헌하는 것이 정말 두 번 다시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무산된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그렇게 됐기 때문에 개헌에 대해서 대통령이 다시 추진 동력을 가지긴 어렵다 본다. 개헌이 필요하다면 개헌 추진 동력을 되살리는 것은 이제 국회의 몫이 됐다고 본다. 지금 국회에선 어렵겠지만 다음 국회에서라도 총선 시기 공약 등을 통해 개헌이 지지를 받는다면, 그다음 시기에 그다음 국회에서 개헌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고, 당연히 대통령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인지 여부를 검토해서 대통령도 그에 대한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다. Q.대통령이 느끼는 국민들이 준 가장 큰 소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국회에서 굉장히 극한 대결이 펼쳐졌는데 이 부분을 협치의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여야정협의체를 다시 활성화할 계획이 있는가. -우리 정부의 소명은 촛불 정신이 정해줬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더 혁신적이고 또 포용적이고 공정한 경제를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 남북 간에도 이제는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의 시대 만들자는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시대와 국민이 부여한 소명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여야 협의 부분은 정말, 이번 국회를 보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과제다. 국회가 지금처럼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민생경제가 어렵다고 다 이야기를 한다. 민생경제가 어려우면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함께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말로는 민생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듯한, 이렇게 제대로 일하지 않는 것은 안된다고 본다. 국회와 정부가 (힘을) 합쳐서 국민을 통합의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해야지, 오히려 정치권이 앞장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다음 총선을 통해 그런 정치 문화가 달라지기를 바란다. 누차 강조하지만 손뼉을 치고 싶어도 한손으로는 칠 수 없다. 기억할지 모르지만 저는 (2017년) 5월 10일에 그냥 아무런 인수위원회 등의 과정 없이 약식 취임식을 했다. 그 전에 가장 먼저 한 일이 야당 당사들을 다 방문한 것이었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야당 대표와 야당 원내대표를 만났을 것이다. 야당은 끊임없이 변했다. 분당을 하고 합쳐지기도 해 대화 상대를 특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 속에도 가능하면 하고자 했다. 분위기가 좋으면 만나고, 안좋으면 안 만나지 않도록 아예 3개월에 한번씩 분위기가 좋든 나쁘든 무조건 만나자는 식으로 여야정 협의체에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조차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그에 대해서 대통령은 잘했는가, 책임을 다 한 것이냐고 말한다면 참 송구스럽기 짝이 없지만 어찌 되었든 협치의 어떤 의지를 갖고 있기에 국회에서 조금만 마주 손을 잡아 준다면, 또는 마주 손뼉을 쳐준다면 국민에게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려운 경제와 어려운 여건을 헤쳐나가는 길이고 하다. 현실적으로 지금 국회에서 되기는 쉽지는 않겠지만 남아있는 입법과제가 많은 만큼 최대한 유종의 미를 거둬주길 바란다. 다음 국회에서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Q.대통령은 지난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정부가 역량과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가진 듯하다. 현상 수준 유지인지, 취임 초 수준인지 부동산 안정화 정책의 목표를 말해달라. 이번 부동산대책 약효가 떨어질 때 보유세 강화로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닌지. -부동산 투기를 잡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지난번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시장은 상당히 안정되는 것 같다. 단순히 더이상 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일부 지역은 정말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만큼,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가격 상승은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될 때까지 노력을 기울이겠다. 지난번 부동산 대책으로 모든 대책이 다 갖춰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번 9억원 이상 고가 주택, 다주택에 대해 초점을 줘서 지금은 9억원 이하 주택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생긴다거나 또는 부동산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바뀌며 전세가가 또 오르는 식으로 정책에서 기대하는 것 이외의 효과가 생길 수 있어 그런 부분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언제든 보완대책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대책이 오랜 세월 동안 그대로 효과가 계속 간다고 볼 수 없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워낙 과잉상태고 저금리 상태기 때문에 말하자면 갈 곳 없는 투기자본이 부동산 투기로 모이고 있고, 그래서 세계 곳곳에 우리보다 훨씬 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나라들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도 똑같은 양상을 보여서 대책을 내놓으면 상당 기간은 효과가 먹히다가도 결국에는 다른 우회적인 투자수단을 찾아내고 하는 것이 투기자본의 생리이기 때문에 정부는 지금의 대책이 뭔가 조금 시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또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다. 어쨌든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보이고, 그 점에서는 언론도 협조를 바란다. 정부의 대책이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언론에서도 그 대책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봐주시면 효과가 먹힌다. 발표하자마자 언론에서 ‘안 될 것이다’라고 하면 그 대책이 제대로 먹힐 리가 없다. 언론에서도 서민 주거를 좀 더 보호하자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좀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크게 보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보유세는 실제로 강화되고 있다. 고가 주택과 다주택에 대한 종부세를 좀 더 인상하기로 했었고, 그 외 주택 보유세도 공시가격이 현실화하면서 사실상의 보유세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거래세 완화 부분은 길게 보면 맞는 방향이지만 당장은 취득세, 등록세가 지방재정, 지방정부의 재원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당장 낮추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양도소득세의 경우에는 부동산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양도차익, 불로소득 과세이기 때문에 그걸 낮추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 부분도 앞으로 부동산 가격의 동정을 보아가면서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겠다. Q.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인구통계를 보면 수도권 인구가 전체 인구의 50% 넘는다. 이는 역사적으로 처음이다. 연방제에 준하는 국가, 지방 잘사는 나라를 공언했는데 수도권 집중을 막지 못했다. 지역균형발전 평가와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지난 연말 주민등록상으로 수도권 인구가 50%를 넘었다. 주민등록인구가 실인구와 꼭 같지는 않다. 해외거주자도 있고, 실제 거주자는 50%를 조금 못 넘었을 것이라고 보는데, 그게 중요하진 않고 이러건 저러건 50%에 와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거 참여정부 때 이미 49.5%까지 오른 바가 있다. 그 이후 참여정부가 시행한 국가균형발전이 제대로 될 때는 수도권 인구증가가 상당히 둔화했다가 그것이 약해졌을 때는 다시 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지금 드디어 50%를 넘어섰고 이런 식으로 편중되어가다가는 지방은 다 도산하겠다는 것이 단순한 수사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균형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혁신도시를 발전시키고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그 자체는 다 완료됐다. 이제는 과거 균형발전 사업 연장선상에서 민간기업이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노력을 해나갈 것이다. 우리 정부는 2단계 국가균형발전 사업으로 전체적으로 23개 사업에 25조원을 배정해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국가균형을 도모하는 사업을 지방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 사회기반시설(SOC) 건설 사업도 올해 예산에 10조원 넘게 배정했다. 또한 올해 지방소비세율이 과거 부가가치세의 11%였던 것이 21%로 10%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상당히 획기적 변화다. 지방분권의 핵심이 재정 분권에 있다고 보면 국세 지방세의 비중이 8 대 2에서 75 대 25로 높아질 것이고, 우리 정부 말에는 7 대 3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정부에도 계속해서 지방세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기관 이전 이후에 새롭게 생겨난 공공기관 이전이라든지 충남, 대전 지역에서 나오는 혁신도시 추가 지정 요구 등은 총선을 거치면서 검토해나가겠다. Q.임기 반환점을 돌아서 후반기로 돌아가고 있다. 여러 가지 일들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국민들은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좋지 않은 뒷모습을 보아야 했고 그것이 상처로 남는 경우가 많았다. 문 대통령께서 임기가 끝난 후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은가. 또 어떤 대통령으로 남기 위해 노력해왔나. -저는 대통령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 대통령 임기 이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이라든지, 현실정치와 연관을 계속 갖는다든지, 그런 것은 일체 하고 싶지 않다. 일단 대통령 하는 동안 전력을 다하고, 대통령 임기 후에는 그냥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 솔직히 구체적인 생각은 별로 안 해봤다. 임기 끝난 이후 좋지 않은 모습은 아마 없을 것이다. Q.올해 경제 성장률, 물가 실업률 등과 관련한 계획과 목표를 말해달라. 또한 ‘타다’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있다. 이해관계 충돌을 푸는 방법 마련하겠다 했지만 쉽지 않다. 복안과 구상을 말해달라. -제가 지난번 신년사에서도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많이 말씀드렸다. 제가 경제에 대해서 조금 긍정적인 말씀을 드리면 ‘우리 현실경제의 어려움을 모르고 안이하게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경제지표는 늘 긍정적 지표, 부정적 지표가 혼재한다. 제가 지난번 신년사 때, 신년사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지표를 보다 많이 말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제가 말한 내용은 전부 사실이다. 부정적 지표를 말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제가 말한 내용에 대해선 전부 사실이다. 그 점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있다면 지적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경제의 부정적인 지표는 점점 적어지고 긍정적인 지표는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하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전망도 국내외적으로 일치하다. 아마 이달 하반기쯤 되면 추정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 정도 될 것이라고 정부는 판단한다. 과거 지난 우리 경제성장에 비하면 성장률이 많이 낮아진 것이지만, 전체 세계를 놓고 보면 비슷한 3050클럽, 국민 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천만 이상 정도의 규모를 갖춘 국가들 가운데서는 미국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한 결과다. 아주 어려움 속에서 선방했다 생각한다. 신년에는 그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국제경제기구나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을 비롯한 경제연구소의 분석이 일치한다 실제로 작년 12월 정도 기점으로 수출이 좋아지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달도 1월 1일부터 1월 10일까지의 수출은 모처럼 5.3% 증가했다. 물론 1월 설 연휴가 있기 때문에 월간 기록이 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일별 평균 수출액은 분명 늘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도 연초에 기분 좋게 출발하고 있다. 주가가 많이 오른다는 것은 결국 주가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미래 전망을 외국 투자가나 국내 투자가들이 밝게 본다는 뜻이다. 거시경제가 좋아진다고 해서 국민들 개개인의 삶에서 체감하는 경제가 곧바로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거시경제가 좋아지는 이 계기에 실질적인 삶의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타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규제 혁신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규제혁신에서 속도 내고 있다. 실제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타다 문제처럼 신구산업 간의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문제를 아직 풀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런 문제 논의하는 사회적 타협기구들이 건별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통해 기존의 혁신하는 분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타다 같은 보다 혁신적인 사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임명에 대해 노조와 시민단체가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기업은행장 인사에 대해 당시 민주당은 관치금융의 폐해라고 지적해 인사가 무산된 바 있다. 그때는 반대하고 지금은 왜 낙하산 인사를 하는지에 비판이 있는데. -과거에는 민간 금융기관과 민간 은행장들까지 인사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개입을 했었다. 그래서 관치금융이니 낙하산 인사니 하는 평을 들었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투자한 국책은행이고 정책금융기관이다. 일종의 공공기관과 같다.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수혈하고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 윤 행장은 자격이 미달하는 인사라면 모르겠지만, 경제금융 분야에 종사해왔고 과거 정부 때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도 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도 역임했다. 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 되는 바가 없다. 그냥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내부 발탁 기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기업은행의 발전과 기업은행이 해야 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역할을 얼마나 더 활발히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인사를 봐달라고 노조에 부탁하고 싶다. Q.지난 한 해 인구 증가 수가 2만 3802명이다. 인구절벽은 국가소멸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저출산·고령화 정책에 많은 열정 보였는데,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저출산·고령화 문제, 인구의 수도권 집중 문제를 재점검하고 재설계할 의향은 없는지. -실제로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는 것은 단순히 사람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돈, 기업 등 경제력이 다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방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지방이 어렵다는 것이 그냥 말로만의 어려움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지방의 기초자치단체들은 지역 인구가 줄어나가면서 기초자치단체로서의 인구요건에 미달되는,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돼야 하는 그런 상황에 처한 기초자치단체들이 많다. 심각한 문제다. 지역이 수도권보다 출산율이 높다. 그래서 출산율이 낮아서 인구가 주는 것은 전혀 아니고, 지역의 출산율이 높지만, 젊은이가 희망 가질 수 있는 일자리가 적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서울로, 서울로 유출되면서 지방 인구가 줄어든다. 이 흐름을 반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국가비상사태를 말했는데 꼭 그렇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런 마음으로, 자세로 하자는 뜻으로 이해하겠다. 그렇게 노력해나가겠다. Q.북한은 그간 리비아, 이라크 등 여러 국가 사례를 자신들의 핵 보유 정당화를 위해 사용해왔다. 현재 이란 사태를 북한이 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살한 이후 미국이 북한 핵을 포기하게끔 어떻게 설득할 수 있고 북한과 맺게 될 합의가 변경되지 않는다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제가 높은 평가를 한다고 한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 당시 미국은 국내적 상황도 있지만 이란 문제도 있고 여러 복잡한 일들이 많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미국이 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외교 상대방으로 여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정상 간 친분을 유지하며 대화를 계속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한다. 북한이 연말이라는 시한을 설정한 바가 있어서 그 시한을 넘어가면 북미 간 대화 관계가 파탄 나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분이 많았지만, 북한은 그 시한이 넘어서도 여전히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 물론 ‘북한의 요구 조건을 미국이 수긍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대화 조건을 강조하긴 했지만, 그건 북한의 종전 주장과 달라진 바 없다. 북한 역시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고 대화를 하고 싶다는 뜻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문제는 미국이 국내적으로도 대선이 본격적 국면에 들어서게 되면 이젠 북미 대화를 위해서 시간 자체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북미 간 많은 시간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화가 단절된 것은 아니지만 대화가 여전히 진전되지 못하고 있고 교착상태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대화 교착이 오래된다는 것은 결국은 상황을 후퇴시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북미 간 최대한 빨리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 정부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년사에서 밝힌 것은 이제 북미 대화만 바라보고 있을 게 아니라 교착상태에 놓인 만큼 남북 간에서도 이 시점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현실적 방안을 찾아서 남북관계를 최대한 발전 시켜 나간다면 그 자체로도 좋은 일일 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에 좋은 효과를 미치는 선순환적 관계를 맺게 될 것이란 뜻을 말씀드렸던 것이다. 아직은 북미 대화의 성공 가능성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싶다. Q.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하셨는데, 유엔을 필두로 한 대북 제재가 지속되고 있다. 제재 완화에 조건이 부과될 수 있는지, 북한과의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서 제재 일부를 완화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대북제재는 대북제재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대북제재를 통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에 제재의 목표가 있다. 그래서 북한이 비핵화에 있어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당연히 미국이나 국제사회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 조치 속에는 대북제재 완화도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할 때 어떤 정도의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있을지 또는 대북제재 완화의 조건으로 북한이 어디까지 비핵화 조치를 취할 지라는 서로 간의 상응 조치를,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지라는 것이 지금 북미 대화의 과제다. 북미 간에 이 필요성, ‘북한의 비핵화와 상응조치’라는 원론에 대해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교착상태에 있는 것이다. 교착상태를 돌파하기 위해서 미국도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나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누차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북미 대화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남북 관계에서도 할 수 있는 최대한 협력 관계를 넓혀나간다면 북미 대화를 촉진할 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 북한에 대한 제재에 대해서 일부 면제나 예외조치를 인정하는 데 대한 국제적 지지를 넓힐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본다. Q.얼마 전 대통령께서 중국을 방문했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방한 예정이라고 말씀하셨다. 올해 한중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가. 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리게 되는데, 그때는 리커창 총리께서 오시기로 예정돼 있다. 중국의 두 분 국가지도자들의 방한은 한중관계를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또 한국과 중국은 2022년 수교 30주년을 맞게 된다. 이를 계기로 한중관계를 한 단계 더 크게 도약시켜나가자는데 양국 지도자들의 생각이 일치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2021년과 2022년을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해 보다 활발한 문화 교류와 인적교류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과 한국 정부가 역점을 두는 신남방정책·신북방정책의 접점을 찾아 함께해나가는 데도 속도를 낼 것이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실제로 중국은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줬다. 거기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이 하루아침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 오랜 적대 관계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평화를 찾아 나가는 여정은 긴 여정이라서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할 때까지 중국이 끊임없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저희가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다. Q.대통령께서는 평창올림픽 당시 한미군사훈련 중단 가능성을 말씀했다.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많이 변했다. 미국 쪽에서 한미군사훈련이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 재검토·재협의를 하자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 한국 정부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우선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미동맹은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 또 한미 간에 긴말한 소통과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가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 그리고 북미 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되돌아보면 2017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을 통해 한반도가 완전히 위기상황이었을 때 저는 2017년 한 해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3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7차례 통화를 하면서 평창올림픽에의 북한 참가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유예할 수 있다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그것을 통해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대화가 봇물 터지듯 터진 것이고 남북 간 대화는 곧바로 북미 간 대화로 이어졌다. 북미 간 대화가 본격화하고 난 이후에는 남이나 북 모두 북미 대화의 진전을 지켜봤다. 왜냐하면 북미 대화가 타결되면 남북 협력의 문이 더 활짝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들어가서 한편으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되살리는 한편 남북 간에도 북미 대화만 쳐다보는 게 아니라 남북 간 할 수 있는 최대한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이견이 없으며,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에 대해 충분히 협력할 것이다. 구체적 문제에 대해 답변 드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Q.작년 말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해 나가자고 한 것은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양국 간 갈등 문제가 놓여 있다.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어떤 해법을 구상하고 있는지. 또 대통령은 임기 안에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의 관계 개선을 낙관하는지.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고 아베 총리와 만날 생각이 있는지. -일단 한일 간에 강제징용 판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의 문제가 있고, 그 문제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문제가 생겨났고, 그 때문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로 연결됐다. 크게는 세 가지 문제이다. 그 문제들 외에 한일관계는 대단히 건강하고 좋은 관계라고 말씀드린다. 한일관계를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겠다는 의지, 한국이 일본을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 여기고 있다는 자세들은 확고하다고 말씀드린다. 지금 국제경기가 어렵다. 그래서 양국이 오히려 힘을 합쳐 어려운 국제경기에 대응해 나가야 할 시기인데, 이런 어려운 문제들, 특히 수출규제를 통해서 한국기업뿐 아니라 일본기업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게 생각된다. 우선 일본의 수출규제, 지소미아 문제 등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빨리 해결한다면 양국 간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강제징용 판결도 한국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 입법부도 법안을 발의하는 등 입법부 차원에서 노력했다. 원고 대리인단이었던 한일 변호사들, 한일 시민사회들도 공동협의체 구성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 정부는 그 협의체에도 참여할 의향 있다. 어쨌든 일본도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한국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본다. 한국 측이 제시한 해법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의 수정 의견이 있다면 수정 의견을 내놓고 한국이 제시한 방안과 일본이 수정 제시한 방안들을 함께 놓고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나간다면 충분히 해결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 해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는 해법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동의 없인 한일 간 정부가 아무리 합의해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위안부 합의 때 아주 절실히 경험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점에 좀 충분히 염두에 두면서 방안을 마련하면 양국 간에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고, 지금 강제집행 절차에 의해서 강제 매각을 통한 현금화가 이뤄지는데, 많은 시간의 여유가 있지 않기 때문에 한일 간 대화가 더 속도있게 촉진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선 한국 정부가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도쿄올림픽은 남북 간에 있어서도 일부 단일팀 구성이 합의돼 있고 공동입장 등의 방식으로 한반도를 위한 평화 촉진의 장으로 만들어 갈 수도 있다. 한일관계 개선과 교류를 촉진하는 그런 기회로도 삼을 수 있다. 평창올림픽 때 아베 총리가 개막식에 참석했듯 도쿄올림픽에도 한국에서 고위급 대표가 참석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역시 한일관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좋은 계기가 되기 바란다. Q.신년사에서 남북관계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북한은 지금도 남한 불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남북관계 증진을 위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안이 있나. 또한 미국이 압박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방위비분담금 협상 문제에 대한 견해는. -외교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훨씬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외교는 당장 내일의 성과만을 바라보고 하는 것은 아니다. 1년 후, 2년 후, 긴 미래를 바라보면서 하는 것이다. 북한의 메시지를 잘 보더라도 비핵화 대화는 북미 간의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고, 남북관계의 발전이나 남북 협력을 위한 남북 대화를 거부하는 메시지는 아직 전혀 없는 상태다.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 협력을 조금 증진하면서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제 제재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에 있어서 여러 가지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한된 범위 안에서 남북 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우선 접경지역 협력을 할 수 있다. 또한 관광, 개별 관광 같은 것은 국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아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스포츠 교류도 있다. 도쿄올림픽 공동 입장, 단일팀 구성뿐 아니라 나아가 2032년 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도 이미 합의한 사항이다. 그 부분을 추진할 구체적인 협의도 필요하다. 남북관계에 대해 협력해 나가는 데 있어 유엔 제재로부터 예외적인 승인이 필요하다면 그 점에 대해서 노력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남북 관계는 우리 문제라서 우리가 조금 더 주체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다. 우리가 가장 중요히 여길 것은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의 안전 문제일 것이다. 또한 원유 수급이나 에너지 수송 문제도 관심을 가질 대상이다. 한미동맹도 고려해야 하고 이란과도 외교관계가 있어서 그 전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진전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거리가 많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으로서는 기존의 방위비 분담 협상의 틀 속에서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다. 또 방위비 분담 협상안은 국회 동의받아야 하는 데 국회의 동의도 그 선을 지켜야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어쨌든 미국과 점점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고 서로의 간격도 좁혀지고 있어 빠른 시일 내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혁신도시 추가 지정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관련해서 총선을 거치며 검토하겠다고 했다. 검토 방식을 말하는 것인지 시기를 말하는 것인지. -원래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혁신도시를 지정하며 수도권은 제외했다. 수도권은 혁신도시라는 추가적 발전 방안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경기도 쪽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혁신도시가 지정됐지만 충남·대전 쪽은 제외됐다. 그 이유는 그 당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이전한다는 개념이 있었기에 충청·대전은 신수도권 지역이 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정수도는 실현되지 않았다. 더 현실적으로는 세종시가 커지면서 세종시 쪽으로 인구 등이 흡입되는 것이 충남과 대전 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들이 있다. 그래서 충남과 대전에서는 추가로 혁신도시를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오래전부터 해왔고, 그를 위한 법안도 국회에 계류돼있다. 그 법안이 통과되면 그에 따라서 최대한 지역에 도움 되는 방향을 찾아 나가려 한다. Q.부동산과 관련해 ‘가격 상승은 원상 회복돼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기준이 언제라고 생각하시는 건지. 대통령이 원상 회복하시겠다고 하면 집 없는 서민들은 집을 안 사고 마음 놓고 기다려도 되는 것인가. -대답이 불가능한 질문이다. 그런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해달라. 서울의 일부 특정지역, 일부 고가주택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주택 가격은 정말 많은 국민에게 상실감을 준다. 그런 문제를 반드시 잡겠다는 것이다. 너무 이례적으로 가격이 오른 지역, 아파트에 대해서 가격을 안정화하는 정도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이해해달라. 궁금증이 충분히 해소됐는지 모르겠다. 늘 이렇게 짧다. 지난해와는 다르게 신년사와 별도로 기자회견을 구분해서 진행했는데, 신년사에 더해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국민과의 소통을 더욱더 늘리려는 의지로 봐주기 바란다. 아까 협치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사실 우리 정치를 보면 우리의 현실이 어려운 만큼 소통과 협치, 통합과 같은 것이 참으로 절실한데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거꾸로 가고 있다. 정말 대통령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물론 그 가운데 상당한 부분은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다 미루려는 뜻은 없다. 어쨌든 대통령으로서도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중 한 방향은 우선 국민과 더 많은 소통을 해야겠다는 것이다. 다음에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면 새로운 국회와도 더 많은 소통을 통해 협치의 노력을 해나가고, 이를 통해 우리 경제를 살려 나가는 더 강력한 힘을 얻어내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 오늘 좋은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늘 다짐하는 바지만 이렇게 기자들과도 소통하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 감사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日아베 “강제동원 자산 매각, 청구권 협정 명확한 위반”

    日아베 “강제동원 자산 매각, 청구권 협정 명확한 위반”

    NHK TV토론 출연…기존 입장 변화 없이 되풀이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는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조만간 강제 매각(현금화)될 가능성에 관해 “정말로 청구권 협정에 명확하게 위반되는 행위”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사전 녹화를 거쳐 12일 오전 방송된 NHK의 프로그램 ‘일요토론’에서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 속에서 일한(한일) 관계를 쌓아왔다. 일한(관계)의 기초인 일한 기본조약과 청구권 협정을 확실히 우선 지키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베 총리는 “청구권 협정이 지켜지지 않는, 국가 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확실히 바꾸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나라 대 나라로 교제함에 있어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교제할 수 없으니 그런 계기를 확실히 만들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싶으며, 앞서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그것을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은 강제동원 문제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5년 체결한 한일 청구권 협정 등에 따라 완전히 해결됐기 때문에 일본 기업이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23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서 “나라와 나라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12일 방송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더욱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나는 일한 관계를 어떻게든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일 관계에 대한 방침을 함께 밝혔다. 그는 북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납치·핵·미사일 등 여러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 문제를 청산해 일조(북일)관계를 정상화한다는 (북일)평양선언(2002년 9월)에 따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독자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조건 김정은 위원장을 마주 대할 결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2020 경제, 새로운 돌파구 마련해야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이 전년 대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수출액 5424억 1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0.3% 줄었다. 수출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3.9%) 이후 10년 만이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반도체 경기침체 등 대형 대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출동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중 수출이 16%나 급락했고, 홍콩 사태, 브렉시트,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도 수출 악재로 작용했다. 대내 상황도 우려할 만하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0.4% 상승에 그쳤다. 1965년 소비자물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보다도 낮다. 내수 경기의 체온계 역할을 하는 근원물가지수도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무엇보다 1년 내내 0%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는 점에서 수요 부진에 따른 저물가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명목성장률 1%대의 낮은 경제성장률과 다른 실물지표의 부진이 결합된 저물가는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해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 경제가 회복하기 힘든 장기 부진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해 들어 대외 여건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오는 15일 미중 양국이 워싱턴에서 무역협상 1단계 서명을 하는 등 미중 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섰고, 한일 갈등도 지난해 말 정상회담 이후 해소를 위한 동력이 양국에서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5G 투자 확대로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외부 환경의 개선에 더해 투자 확대, 수요 진작 등 내부 체질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정책적 지원도 집중돼야 한다. 규제혁파 등으로 혁신성장 동력을 키워 기업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에 몰렸던 자금이 기업, 특히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 쪽으로 흐르도록 물꼬를 대전환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안팎의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제 체질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올해는 반드시 찾아내야만 한다.
  • [사설] 화합과 협치의 새 정치를 새해에 기대한다

    엄중한 국내외 현실 속에서 경자(庚子)년 새해를 맞았다. 정치, 외교, 국방, 경제 가운데 어느 하나도 순탄하게 보이지 않는 비감한 상황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러나 위기와 맞닥뜨리면 더 강해지는 대한민국이었기에 지레 실망할 필요는 없다. 국민과 정부, 기업이 힘을 합쳐 하나가 된다면 어떤 난관도 돌파할 수 있다. 4월 총선 앞두고 여야 ‘물갈이 공천’ 해야 올해는 4월 15일 총선에 여야가 명운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여의도 지형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집권 후반기 정국 주도권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정치사회의 개혁도 일부 이뤘다. 지난 연말 정부 여당은 개정 선거법을 통과시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고, 선거 연령을 18세로 낮췄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도 통과시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남았지만, 한국 사회의 오래된 숙제였던 검찰개혁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큰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과반 승리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려면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물갈이 공천’이 필요하다. 앞으로 4년을 관통할 새로운 정치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1월 1일자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역 의원을 뽑지 않겠다’는 답변이 42.6%로 다수였다. 이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의 문제이기도 하다. 각 당은 국민의 공복이 될 만한 추진력과 전문성을 지닌 인재를 유권자들에게 추천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올해 당청은 선거의 승패와 상관없이 야당과의 협치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민심은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로 갈라졌고 정치권에서는 대화와 타협, 협치가 설 공간을 잃었다. 물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해처럼 장외투쟁에만 매달린다면 유권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고, 무엇보다 준비된 수권 정당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깨달아야 한다. 총선 이후 구성된 국회에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합리적 야당으로서 정부 여당을 견제해야 할 것이다. 비핵화 위해 남북·북미·한중 대화해야 2020년 올해 한국 외교는 그 어느 해보다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2019년 외교안보 과제들이 고스란히 이월됐고, 북핵 등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탓이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어그러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제 궤도에 다시 태우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말에 중앙당 전원회의를 이례적으로 4일이나 이끄는 만큼 ‘새로운 길’로 나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은 대화의 문을 열어 두고 북한이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모라토리엄)을 유지하도록 손짓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절차와 11월 대선 등으로 김 위원장이 원하는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럴 때일수록 한반도 정세가 2017년의 군사적 초긴장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정부가 북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지난해 단절된 남북 당국 간 협의도 재개할 만한 창의적 발상을 내놓아야 한다.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현안이다. 미국은 주한미군 분담금 50억 달러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협상은 불가능하다. 이참에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을 재정의해야 한다. 한일 관계도 중대 기로에 섰다. 2018년 10월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을 두고 한일은 경제·군사적으로 갈등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일 정상회담으로 대화의 물꼬는 텄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부 판단 존중’과 ‘피해자 중심주의’가 아베 신조 총리의 ‘한국의 책임하에 해결’과 충돌하는 개념이라 ‘신(神)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중국과도 마찬가지다. 수교 30주년을 2년 앞두고 올봄 한국을 방문하게 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앙금을 털어내고 ‘한한령’(한류금지령)의 완전한 해제를 이뤄야 할 것이다. 저성장 해소하고 혁신경제용 규제개혁을 올해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벽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정부 재정을 상반기에 70% 이상 집행해 경기 활성화에 기여해야겠지만, 가장 핵심적 경기 활성화 방안은 혁신경제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걷어 내는 것이다. 기업과 자영업자 등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좌절과 절박함에 귀를 기울여야 마땅하다. 특히 20대 국회는 ‘데이터 3법’ 등 혁신경제를 지원하는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정부가 지난해 ‘규제입증책임제’와 ‘규제샌드박스’ 등을 도입한 만큼 새해에는 제도의 정착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경기침체 등으로 한쪽에서는 ‘돈맥경화’ 현상이, 다른 한쪽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유동자금 블랙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시중 유동성이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경기 활성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또 정부가 18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부동산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라 정책에 대한 신뢰만 곤두박질치는 만큼 ‘시장을 이기는 정책은 없다’는 명제에 귀 기울여 수요·공급이라는 경제 논리에 바탕을 둔 냉정한 부동산 정책을 제시하길 바란다. 공급을 어디에 얼마나 늘릴지, 세금을 어느 수준까지 올릴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 [글로벌 In&Out] 한일이 국제 공공재가 되는 날/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일이 국제 공공재가 되는 날/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지난 연말 15개월 만에 회담한 한일 정상은 예상대로 서로의 인식 차를 드러내면서도 대립을 격화시키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데 합의했다. 강제동원 판결과 관련해 일본은 한일 청구권협정 준수를, 한국은 수출 규제의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가 미칠 파국적 영향에 대해서도 한일 정상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았는가 추측해 본다. 이런 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새해 한일 관계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파국으로 치달을지도 모르는 한일 관계에 다시 한 번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한일이 수교하기 전인 1960년만 해도 통일은 북한이 주도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한국이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거치면서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승리했고 이제 통일은 남한 주도가 상식이 됐다. 한국의 현명한 선택이 그런 결과를 가져왔지만, 한국이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일본의 힘을 발전에 효율적으로 이용했다는 점도 감안됐으면 한다. 이런 한일협력의 성과를 토대로 과거 청산이라는 과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 협력의 역사는 과거의 일이라고 반론할지도 모른다. 과연 그럴까. 북핵 하나만 보더라도 미국과 중국의 대립 속에서 한일이 협력하지 않고 단독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 한일 간에는 북핵을 다루는 방법에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일은 이해를 공유하는 만큼 상호협력이 양국의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한일 협력은 눈앞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는다. 세계 속에서 한일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동양적 가치관과 서양적 가치관 모두를 가장 잘 이해한다는 점이다. 글로벌화 속에서 동서양이라는 구분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가치관의 차이는 존재한다. 밀려드는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동서양을 종합한 새 가치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서양 가치를 겸비한 한일이야말로 현대의 과제를 풀 적임자라고 본다. 한일 사회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매우 대조적이다. 정치면에서 한국 사회는 국가에 저항하면서도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반면 일본 사회는 국가에 저항하지도 않고 국가에 대한 의존도도 높지 않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한일 간 대립이 커질 위험도 있지만 협력만 하면 동서양이라는 가치관을 넘어선 제3의 가치관을 창조할 잠재력이 있다. 한일이 갈등에만 집착하다가 협력의 기회, 협력이 가져다줄 공공적 이익을 지나쳐 버리는 것은 한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대한 손실이다. 한일 관계가 국제 공공재가 될 수 있음을 양국 정부와 사회는 함께 인식하고 행동해야 한다. 세계가 직면하는 곤란한 여러 과제에 협력·경쟁하면서 대처하고, 해결을 모색하는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더 자각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선다면 한일 간에 존재하는 문제는 절대 풀지 못할 게 아니다. 예를 들어 한일 간에 가시처럼 걸린 위안부 문제는 최근 상대방의 주장을 서로 부정하는 뜻에서 한일 간 ‘역사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결과 소녀상은 일본을 도덕적으로 공격하는 수단이 됐고, 일본도 민감하게 반격 자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일이 경험한 전시 여성 인권 문제로서 과거의 잘못을 끌어안고 세계의 전쟁터에서 지금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는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를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면서 과제 해결을 위한 공동 작업을 해나갈 수는 없을까 상상해 본다. ‘미투운동’ 등으로 최근 급격히 신장하고 있는 한국의 인권 의식, 그에 비하면 약간 뒤처져 보이지만 오랜 세월 축적된 일본의 인권 의식, 그 두 개를 결합해 전시 여성 인권 문제를 현대의 과제로 인식하고 해결 방법을 함께 생각할 수 없을까. 그것이 국제 공공재로서 한일 협력을 살린다는 발상으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게 새해 바람이다.
  • ‘12·16 대책’ 갈등·불안감 조장 아쉬워… 인용구 제목 확 줄어 긍정적

    ‘12·16 대책’ 갈등·불안감 조장 아쉬워… 인용구 제목 확 줄어 긍정적

    서울신문은 최근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한중일 정상회의, 국회 필리버스터 등 각종 현안을 다룬 한 달 동안의 보도 내용을 주제로 3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제124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위원장을 비롯해 홍영만(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김재영(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준영(변호사),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독자권익위원이 참석했다. 아래는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영 언론의 취재보도 관행과 관련해 인상적인 칼럼 두 개를 봤다. 하나는 12월 4일자 서울광장 박록삼 논설위원의 ‘진짜 문제는 언론의 선택적 ‘받아쓰기’’였고, 다른 하나는 18일자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열린세상 ‘맹장과 반론권’이다. 이제는 사회적 현안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해 전달하는 데 신문의 가치가 있다. 파편적인 사실보다 총체적인 사실을 규명하지 않으면 신문산업의 미래가 없다. 이와 관련해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한 후속 보도에서 아쉬운 일곱 가지 성향이 드러났다. 정리해 보면 갈등이나 불안감을 조장하는 보도, 계급 편향성, 부정적이고 단정적인 표현, 흠집 내기, 억지 논리, 자기중심적 접근, 마지막으로 경마저널리즘이다. 부동산 대책뿐 아니라 서울신문의 보도 전반에서 이 같은 양태가 보여 우려스럽다. 예컨대 5일자 1면 ‘靑경고 하루 만에… 文정권 심장부 찌른 檢’이라는 제목은 극단적인 갈등 구도에 입각한 표현의 예다. 또 16일자 10면 ‘“아기 돌도 안 지났는데…” 30대 아빠도 블랙아이스에 당했다’는 제목도 굳이 아기의 어린 나이를 언급하면서 ‘참사의 상품화’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박준영 공수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관련해 법안 내용 자체가 매우 어렵다. 법조계 전문가 중에서도 법안의 내용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법안에 대한 논쟁이 지나치게 선악 구도로 그려져 우려된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정보의 부족으로 올바른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정보 제공 역할을 언론이 해야 하는데 과연 사법개혁과 관련해 심층적으로 관련 내용을 충분히 다뤘는지 아쉽다.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보다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졌으면 한다. 김숙현 2일자 8면 ‘일제 징용해법 ‘문희상안(案)’ 세계 시민모금 추진한다’는 기사의 제목을 보고 놀랐다. 추진한다는 게 아니라 추진을 검토한다는 내용인데,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큰 제목을 달았다. 또 17일자 8면 ‘10시간 마라톤회의… 日 수출규제 해제 가시적 결론은 다음으로’ 기사의 ‘공손해진 日’과 같은 소제목은 굳이 상대국에 쓸 필요가 없는 부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었다. 다만 기사 내용은 한일 간 대화 및 일본 수출규제 문제의 맥락을 적절하게 정리했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스코프’ 코너는 정치외교적 측면이 아닌 중국 사회에서의 트렌드나 전망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사다. 이번 달에 가장 좋았던 기사는 면머리 ‘한·중·일 ‘손익계산서’’로 정리된 26일자 6면 기사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각국이 생각하는 게 달랐는데 이에 대해 명쾌하게 짚어 줬다. 아쉬운 기사는 25일자 4면 ‘아베보다 위… 인민일보 톱기사 배치된 文대통령’이다. 한중 정상회담을 먼저 했기 때문에 기사가 위에 배치된 것이지 중요도의 문제가 아닌데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느낌이다. 홍영만 18일자 24면 ‘가계살림 더 쪼그라들었다… 정부 지원에 소득 격차는 감소’ 기사의 경우 단순히 숫자만 나열하지 않고 친절한 해석을 담아 좋았다. 23일자 21면 ‘정부 ISD 첫 패소… 론스타·엘리엇 소송 비상’ 기사도 일반 독자들은 큰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이슈를 다뤄서 긍정적이었다. 같은 날 ‘씨줄날줄’에 전경하 논설위원이 “국내 규정이 미비하지는 않은지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유의미했다.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문제는 독자들이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보도하고 지나가기 쉽지만, 국익 차원에서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정부가 갖고 있는 투자협정이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ISD를 유발하는 조항들이 뭐가 있는지 등을 심층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키코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등의 입장만 다루고 실제 은행이나 금융권의 목소리는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 또 19일자 22면 ‘예타면제 SOC사업 ‘지역의무 도급제’… 21조짜리 표심 잡기 정책인가’ 기사는 표심 잡기가 아니라 과연 안전문제와 직결된 공사의 질이 보장될 것이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더 적절했을 것 같다. 서울신문에는 정책과 지방자치단체면이 별도로 있는데, 콘텐츠가 차별화되지 못하고 사실상 홍보 페이지에 그치고 있다. 같은 주제이더라도 해당 정책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면 더 관심 있게 읽히지 않을까 싶다. 유승혁 연일 국회, 북한 관련 기사만 보도되던 중 2일자 2면 ‘어른도 홀린 ‘엘사 마법’… 규제 없는 스크린 왕국서 1000만 눈앞’ 기사의 존재가 반가웠지만, 스크린 독점 문제는 찬반 양측의 활발한 논쟁 거리가 있는 주제임에도 너무 한쪽의 주장을 빈약한 근거로 다뤄서 기사의 깊이가 없었다. 이날 신문 1~6면 중 2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회 기사였는데 저마다 비슷한 내용을 이렇게나 많은 면을 할애해야 하나 의문이었다. 또 9일자 8면에서는 ‘안전 울타리 없는 컨베이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에 스러집니다’ 기사를 통해 김용균씨 1주기를 다루면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환기해 줘 의미가 컸다. 좀더 전면에 배치해도 좋았을 것 같다. 또 13일자 25면 ‘엄마가 된 6개월 아빠… 넷째 보며 철들다’는 기사는 기자의 경험을 살린 내러티브 기사로 육아휴직 문제라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독자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줘 전달력을 높였다. 심훈 1면 편집과 관련해 한눈에 쉽게 들어오는 ‘황금 공식’을 찾은 느낌이었다.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지적한 부분을 내부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노력이 느껴졌다.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코너는 수회에 걸쳐 국산 무기와 관련한 명과 암을 깊이 있게 다뤘다. 국방부나 정부 부처의 보도자료가 아니라 오랜 기간 쌓아 온 식견과 발로 뛴 취재가 드러난 기사였다. 이번 달에는 특파원 기사도 두드러졌다. 9일자 18면 ‘이번주 구찌, 다음주는 루이비통 가방… 월 7만원이면 골라 든다’는 기사가 대표적인 예다. 현지 언론을 해석하는 데 그치는 대부분의 특파원 기사와 달리 기자가 직접 취재해서 독자들이 알고 싶은 현지의 실생활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김태균 도쿄 특파원의 9일자 특파원 칼럼 ‘나카소네와 고토다 ‘적과의 동침’’도 일본 상황의 맥락을 잘 짚어 공부가 많이 됐다. 반면 11일자 17면 ‘잘나가던 하이패스, 왜 ‘먹통패스’ 되었나’라는 기사는 본문 내용과 달리 제목에 지나치게 부정적인 어휘를 사용했다. 11일자 25면 ‘文정부 2년 반… 서울 아파트값 40% 폭등’이라는 기사도 본문 내용과 맞지 않게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는데, 당장은 관심을 끌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언론사의 신뢰도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김만흠 인용구 제목을 지양하라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있었는데, 실제로 두드러지는 변화가 보여서 고무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제목에 서울신문의 시각이 들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26일자 1면 ‘협치 없는 패트, 의미 없는 필버, 민심 없는 연말’과 같은 제목이 좋은 예다. 16일자 1면 편집도 멋있었다. 메인 사진을 적절히 사용했다. 정치 분야의 경우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 관련한 역사적인 분석만 추가해도 차별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발탁과 관련해 역대 국회의장을 거쳐 총리를 역임한 사람이 있었는지, 반대의 경우는 있었는지 등을 짚어 주는 기사가 없어 아쉬웠다. 정리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아베 “후쿠시마 배출수 방사능, 韓원전 100분의1”

    아베 “후쿠시마 배출수 방사능, 韓원전 100분의1”

    日 핵연료 냉각 오염수… 왜곡 가능성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2011년 폭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물에 함유된 방사성물질의 양이 한국 원전 배출수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의 100분의1 이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에서 아베 총리의 설명은 2016년 기준 후쿠시마 원전 서브드레인(지하배수장치)의 트리튬(삼중수소) 배출량이 연간 1300억 베크렐인 반면 한국 월성 원전이 방출한 트리튬은 약 17조 베크렐로, 차이가 130배에 이른다는 일본 정부 소위원회 자료 등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산케이는 “국제 조류에 역행하며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비롯해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를 고집하는 한국에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을 요구하기 위해 양국 데이터를 비교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론 등은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는 한일 정상회담 이튿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논의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일본의 폭넓은 정보공유 등을 요구했고 아베 총리는 이에 응할 뜻을 밝힌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아베 총리가 제시했다고 알려진 양국 비교 자료는 문제의 핵심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가 일본에 대해 주시하고 있는 ‘처리수’는 서브드레인 배출수가 아니라 과거 원전 폭발 당시 핵연료를 냉각할 때 발생한 고농도 방사능 관련 오염수로 성격이 다른 물질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지난 28일 “아베 총리가 전날 녹화된 TV도쿄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태도가 매우 부드러운 신사’라고 말한 뒤 ‘좀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 노력을 이어 나가기를 바라는 희망이 일정 수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택환 “이 정부, 브란트 같은 국가전략도 담대한 비전도 없다”

    김택환 “이 정부, 브란트 같은 국가전략도 담대한 비전도 없다”

    뭣하나 제대로 정리되는 것 없이 2019년이 저물고 있다. 남북은 물론, 북미·한일·한중 관계 모두 뒤엉킨 가운데 새해를 맞게 됐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정권이나 정당 테두리를 벗어난 담대한 국가의 비전과 전략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가비전 및 4차 산업혁명 전문가인 김택환(61) 경기대 특임교수를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마치고 1983년 독일로 떠나 본 대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학위를 따고 카셀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10년 만에 귀국해 언론연구원(현 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으로 일하다 1994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2000년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타운 대학 객원교수로 있다가 홍 회장의 스카웃 제의로 2002년 귀국,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전문기자로 중앙선데이 창간, JTBC 창업 기획을 하고 경기대 특임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광주광역시 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을 기획해 조직위원장을 맡아 일주일 동안 10만 명이 찾는 대성공으로 이끌었다.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2012년부터 올해까지 약 300회 이상 국회, 지방자치단체, 경제단체 및 기업 등에 특강하고 있다. 또한 정치인, 기업인들과 선진국 정부나 기업 등을 탐방하면서 미래 국가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부러움으로 독일 통일의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독일 정치인들의 탁월한 리더십을 탐구했다. 중앙일보 시절 북한도 여러 차례 다녀와 한반도 통일에 대한 비전을 세우고 있다. Q. 2019년을 패권전쟁의 각도에서 정리한다면. A. 2017년에 꽉 막힌 것을 지난해 풀어냈는데 올해 더 뚫어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두 차례 좋은 기회를 놓쳤다. 리더십이 축적돼 있지 않고, 스케일도 작아 그랬다. 미국과 북한, 중국과 일본과 연결된 한반도 국제정세를 주도적으로 풀어내지 못하고 종속 변수로 전락됐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크게 실망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여러 차례 한미 정상회담에도 북한이 원하는 일정한 제제 해제를 이끌어내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실망도 엿보인다. Q. 두 가지 기회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A. 지난해 첫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왜 야당 대표들과 함께 오지 않았느냐’고 얘기했다. 우리도 세게 나갔어야 했다. 김구 선생이 염원했던 남북연석회의를 했어야 했다. 미국이나 다른 누구가 아닌, 남북이 힘을 합쳐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줄 수 있는 첫 기회였다. 또한 지난해 6월 문재인-김정은-트럼프 3자 정상회담이 우리 ‘안마당’에서 열렸기 때문에 주도권을 잡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각각 설득해 성과를 이끌어냈어야 했다.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같은 이들은 해냈다.Q. 우리 지도자들이 글로벌 시각과 판을 읽고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로 들린다. A. 결국 지도자 리더십이 문제다. 대한민국은 성공한 역사지만 미완이다. 평화통일을 달성한 독일과 비교하면 우리 정치지도자들의 스케일이 너무 작다. 중요한 국가 과제들을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Q. 남남 화해도 안 됐는데 남북통일이냐는 시비도 있다. A. 우리는 말로는 통일을 떠들지만 조건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독일은 통일 노래를 부르지 않고 조건을 만들어갔다. 이 점이 우리와 독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남북 지도자들은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인기 영합으로, 우려먹은 면이 있다. 통일에 이르기 위해 우선적인 두 가지, 경제적 교류 및 협력과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2차 세계대전이란 인류의 원죄를 갖고 있는 독일에 견줘 우리는 미국, 일본을 활용해 돌파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여지가 있었다. 그걸 해내지 못했다. 그나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외교역량을 보였지만 독일이 50년대 중도 보수인 기민당이 선보인 ‘올림픽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 정도에 그쳤다. 개성공단은 큰 의미가 있다. 브란트 전 총리는 기민당식 보여주기를 끝내고 이산가족 교류 및 서신 교환, 상호 방문, 경제 지원 등 통일 기반을 다졌다. 그가 ‘통일의 시조’로 평가받는 이유다. 1970년 최초 동서독 정상회담 때도 와인 한잔 마시지 않고 냉철하게 서로의 요구를 주고받아 ‘실핏줄’을 이어갔다. 전후 독일은 여덟 명의 총리가 그 시대에 요청되는 비전을 제시하고 실적을 보였다. 그들은 평균 10년씩 집권하면서, 본인, 자녀, 친인척 중 단 한 명도 비리에 연루되지 않았다. 역사 반성과 성찰을 삶의 교훈으로 체득했다. 탄탄한 경제구조를 만들고, 사회보장 제도를 닦았고, 노사가 협력하는 공동 결정권을 제정하고, 평화 통일을 했다. 그리고 유럽 공동체를 주도하고 있다. 2011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인더스트리 4.0’(4차 산업혁명)을 국가 그랜드 플랜으로 채택해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때 삽질에 여념이 없었다. Q. 너무 비관적이다. A.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말 위대했다. 정말 일 열심히 하고, 전 세계 디아스포라(유민)가 유대인보다 더 많다. 우리 국민 개개인은 어쩌면 독일인보다 빼어나다. 문제는 정치지도자 수준이 형편없다는 점이다. 보수인 메르켈도 난민 100만명 이상 받았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제주의 예멘 난민 몇 백명 갖고 쩔쩔 맨다. Q. 태영호 전 공사는 통일이 15년 후 가능하다며 장마당 등 자본주의의 숨결, 세대교체를 근거로 꼽았는데. A. 맞는 말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스위스에서 공부한 것도 ‘신의 한 수’다. 그러나 폐쇄적 북한체제에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이들이 바뀌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미국, 중국, 일본을 활용해야 한다. 시진핑의 장기집권으로 중국이 위기를 맞을 수 있는데 그 때 우리 민족에게 기회가 열린다고 본다. 결국 거대 국제자본이 북한에 들어가는 게 중요한다. 트럼프 말대로 북한에 투자할 나라는 일본과 남쪽 밖에 없다. 한반도 및 동북아 역학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다. 독일과 프랑스가 협력해 유럽의 질서를 새로 짜듯 일본의 관심을 북돋아 북한 시장에 투자하게 만들어야 한다. 북한은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선 핵 폐기’는 리비아 모델로 북한을 두 손 들고 항복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하노이 결렬과 더불어 북미관계가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Q. 그런 생각을 문재인 정부의 생각할 줄 아는 이들에게 전달한 적이 있는지. A. 권력을 쥐면 달라지고 권위적이게 된다. 아직도 제왕적인 대통령 권력을 누리고 싶어하는 속성이 강하게 또아리를 틀고 있다. 메르켈은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전문가들을 초빙해 얘기를 듣고 토론해 국가비전을 다듬는 데 활용한다. 아베도, 마크롱도 그렇게 한다. 또한 선진국 지도자들은 실용적인 정상외교를 한다. 메르켈은 중국과 일본을 방문하더라도 와인 마시지 않고 실무 회담을 한다. 아데나워 총리는 드골 프랑스 대통령을 사저로 초청해 신뢰를 쌓았다. 우리 외교는 형식적이다. 외교 통해 이룬 것 없이 와인 잔만 부딪힌다. 국민의 세금 한 푼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지 못해서다. 지난달 우리 기업인들과 아데나워와 브란트, 두 독일 지도자의 생가를 찾았는데 모두들 놀라워했다. 아주 소박한 삶을 살면서도 거대한 독일의 변화를 앞장서 이끌었기 때문이다. 메르켈은 총리관저가 아닌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출퇴근하고 주말에 시장 보고 요리한다. 빌 클린턴은 자신이 일하던 조지타운 대학의 바로 외국 지도자들을 초청해 맥주 마시며 인간적으로 교류한다. 집권층이 자기 지갑을 열어야 서민경제가 돌아가게 도울 수 있는데 우리 정부는 예산을 아직도 토건산업에 펑펑 집어준다.Q. 내년을 전망한다면. A.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중요하다. 아마 4~5월이 결정적 시기가 될 수 있다. 희망을 가져 본다. 김정은 위원장도 선대가 잡지 못한 기회를 놓치기 싫을 것이다. 트럼프는 적대국 정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재선에 활용하고 싶어한다. 어찌됐든 지금보다 더 나빠질 일은 없다고 보고 문재인 대통령은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국회가 큰 문제다. 자기 밥그릇 싸움만 하고 남 탓만 하지 나라와 국민은 안중에 없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깨어있다. 내년 총선에 표심을 통해 절묘하게 정치권이 나아갈 바, 새 비전을 정리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낡은 누룽지 긁어 먹으려 다투는 형국을 끝내야 한다. 젊은 세대와 새 인물에게 기회를 주는 정당이 사랑 받을 것이다. Q. 우리의 국가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A. 당연히 4차 산업혁명에 앞서가야 한다. 한반도는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진입해야 한다.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철도 얘기가 나왔고, 러시아는 유라시아 대륙을 얘기한다. 평화의 시대를 상징하는 것으로 유라시아 철도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다. 우리로선 미국과 일본의 ‘호랑이등’을 확실히 타고 넘는 게 중요하다. 가뜩이나 중국에 기울어지려 한다는 의심을 미국이나 일본으로부터 받고 있다. 우리는 미·중·일·러와 다면외교를 펼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전략전술을 강구해야 한다. 한국의 자본과 기술력, 북한의 노동력과 지정학적 위치, 미국과 일본의 자본을 버무려 만주 땅과 연해주까지 우리 경제영토로 가꿔내는 것을 꿈꿔본다. 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아베 “후쿠시마 원전수 방사성 물질, 월성의 100분의1”

    아베 “후쿠시마 원전수 방사성 물질, 월성의 100분의1”

    日 오염수와 월성 배출수 비교 오류 지적도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이 한국 원전 배출수의 100분의1 이하라고 주장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 후쿠시마현 주변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는 한국 정부 조치를 염두에 두고 과학적인 논의를 하자고 요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산케이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제시한 자료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건물로 흘러 들어가는 지하수를 줄이기 위해 건물 부근에 설치된 지하배수장치(서브 드레인)에서 퍼 올린 물로 추정된다. 이 물은 정화처리 후에 방사능 오염도가 기준치를 밑도는 것이 확인되면 해양에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일본 정부 소위원회의 자료 등을 근거로 2016년의 후쿠시마 원전 서브 드레인의 트리튬(삼중수소) 배출량이 연간 1300억 베크렐인 반면에 한국의 월성 원전이 같은 해 액체 상태로 방출한 트리튬 양은 17조 베크렐로 130배에 달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 해역과 외부 해양 상황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방사성 물질 농도는 상승하지 않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TO)의 음료수 기준치 범위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바레인, 콩고민주공화국, 브루나이가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 조치를 철폐하는 등 국제적인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일부 방사성 물질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런 IAEA 평가에 대해 설명하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제기하는 한국 정부를 겨냥해 “과학적으로 냉정한 논의가 행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아베 총리가 “국제 조류에 역행하는 형태로 막무가내로 수입규제를 계속하는 한국에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을 요구하기 위해 굳이 한일 양국의 데이터를 비교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론을 포함한 반응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의 청두 회담 다음 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논의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한일 정상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아베 총리가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의 중대성에 비해 일본의 정보공유나 투명한 처리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일본 정부에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논란이 될만한 발언도 나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아베 총리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할 용의가 있다”는 답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자료를 제시하며 언급했다는 배출수와 한국 정부나 국제환경단체 등이 문제를 제기하는 오염수는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 자체가 오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는 오염수는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 앞에서 거론한 서브 드레인에서 퍼 올린 물이 아니기 때문이다.일본 정부가 ‘처리수’라고 규정한 오염수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냉각할 때 발생하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처리한 물이다. 이 물은 인체에는 큰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트리튬(삼중수소)을 제외한 방사성 물질(62종) 대부분을 제거한 상태이긴 하지만 여전히 인체에 치명적인 세슘-137, 스트론튬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반면 아베 총리가 제시한 자료상의 배출수는 치명적인 오염원인 원자로 내 핵연료에 닿기 전의 지하수를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이 지하수가 사고 원자로 주변으로 유입돼 진짜 오염수와 섞이는 것을 줄이기 위해 차수벽을 강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거론한 후쿠시마 원전 배출수와 월성 원전 배출수가 같은 성격이라고 해도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해 각종 오염물질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큰 배출수와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원전에서 나오는 배출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판깨스트]한일 위안부 합의에 사법부 “피해자 진정으로 위해야”

    [판깨스트]한일 위안부 합의에 사법부 “피해자 진정으로 위해야”

    헌재 위안부 합의 위헌소송 ‘각하’“법적구속력있는 조약 아냐”사법부 “피해자 존엄·명예 회복해야”민변 등 “정부 외교적 권리행사해야”지난 2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머무는 나눔의 집에선 ‘서운하다’는 탄식이 터져나왔습니다. 이날 헌법재판소가 피해자와 유족들이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일본 정부와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가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각하란 해당 사건이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내리는 처분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헌재가 해당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피해자가 한국 정부에 재협상을 요청하거나 일본 정부에 법적 배상 등을 청구할 근거가 마련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전날 진행됐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소송에서와 마찬가지로 정부에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회복을 진정으로 위하라”고 주문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헌재 “공식적 약속이지만 ‘조약’이라 볼 순 없어” 헌재는 2016년 3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9명과 유족 12명이 제기한 헌법 소원 사건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기 위해 2015년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합의에 주목합니다. 당시 한일 합의는 양국의 외교장관들의 구두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됐습니다. 이미 2014년 3월 25일 핵안보 정상회의중 한미일 정상회담 과정에서 추진이 시작됐고 국장급 회의와 비공개 고위급 협의가 수차례 진행돼 왔었습니다. 합의를 한달 여 앞둔 11월 2일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되며 양국 정상은 한일관계정상화 50주년을 감안해 빠른 시일 내 위안부 문제를 타결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였습니다. 두 정상은 외교장관이 구두로 확인하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것을 전화통화로 추인했습니다. 헌재는 위안부 합의가 공식적인 약속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면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 ▲통상적으로 조약에 부여되는 명칭이나 주로 쓰이는 조문 형식을 사용하지 않은 점 ▲합의의 효력에 관한 양 당사자의 의사가 표시돼 있지 않다는 점 ▲구체적인 법적 권리·의무를 창설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일 양국은 해당 합의를 각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한국은 ‘기자회견’으로, 일본은 ‘기자발표’로 표현하며 일반적인 조약의 표제와는 다른 명칭을 붙였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양국 외교장관이 발언한 것과 각국 홈페이지에 기재된 표현조차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또 합의의 효력과 관련해 국제법상 구속적 의도로 미루어 판단할 만한 표현 역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모호하거나 일상적인 언어로만 표현됐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헌재는 한일 양국이 첨예한 갈등을 벌이던 사안임에도 국무회의 심의나 국회의 동의 등 헌법상의 조약체결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합의를 조약으로 볼 수 없는 근거로 들었습니다.●헌재 “피해자 권리구제 위한 합의 아니야” 헌재는 무엇보다 해당 합의가 피해자를 위한 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합의 중 일본 총리대신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표시하는 부분은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지 여부가 드러나지 않아 법적 의미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또 위안부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원인이나 국제법 위반에 관한 국가책임도 적시돼 있지 않을 뿐더러 일본군의 관여의 강제성이나 불법성 역시 명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이 합의 이후에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해결됐으므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조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가 됐습니다. 헌재는 아울러 합의 이후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이나 일본 정부의 출연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이나 의무 이행의 시기·방법, 불이행의 책이 정해지지 않아 합의의 법적 구속력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주한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견해 표명도 ‘노력한다’고 표현했을 뿐 양국의 권리과 의무를 구체화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합의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국제사회에서의 비난·비판 자체’라는 양국의 언급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꼬집었습니다.●‘위안부 피해자 위하라’는 사법부의 주문 사법부가 한일 합의가 피해자를 위한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전날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 신숙희)는 강일출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9명과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조정기일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에 반한 것으로 피해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을 국가가 겸허히 인정하고, 합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일 합의가 이뤄진지 꼬박 4년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렇지만 헌재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한일 합의를 위헌으로 판단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인 이동준 변호사는 헌재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일 합의 후 수년 간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았다”면서 “어르신들이 받았던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을 헌재가 해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사법부가 정치적·외교적 판단을 내리는 곳이 아니라 헌법에 근거한 판단을 내려야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헌재는 정치적·정무적 판단을 하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위헌 판결을 내릴 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한일 합의를) 법적 구속력없는 외교적 합의에 불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합의에 구애받지 않고 일본에 배상청구할 길이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시민사회도 이러한 사법부의 주문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양새입니다. 헌재가 이날 결정문에서 지난해 1월 9일 정부가 내놓은 위안부 합의 후속조치에 대해 언급하며 정부가 한일 합의를 근거로 피해자에 대한 외교적 보호권한의 행사를 포기했거나 포기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면서 “일본이 스스로 국제보편기준에 따라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명예·존엄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노력을 계속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일본군 위안부 문제대응 태스크포스(TF)와 일본군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성명문을 통해 “정부는 헌재의 판단을 존중해 피해자들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외교적 보호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일본 정부를 향해서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운운하며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당장 범죄 사실 인정,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요구했습니다.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지 28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0명으로 줄었습니다. 사법부의 주문에 따라 정부가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해결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속보] 아베 “문 대통령, 언행 부드러운 신사…자주 만나길”

    [속보] 아베 “문 대통령, 언행 부드러운 신사…자주 만나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매우 언행이 부드러운 신사”라며 자주 만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한일정상회담 이후 아베 총리의 태도가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녹화된 TV도쿄(BS테레비도쿄)의 한 프로그램에서 문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한 뒤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이러한 언급은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문 대통령과 15개월 만의 정식회담을 연 지 사흘 만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외신 등은 아베 총리의 발언이 대화를 통해 현안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한 청두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00자 인터뷰 28]양기호 “강제동원, 먼저 피해자 수용가능한 안 국내서 만들어야”

    [2000자 인터뷰 28]양기호 “강제동원, 먼저 피해자 수용가능한 안 국내서 만들어야”

    한일정상회담, 해법 논의 안한 절반의 성공 문희상 안은 여러가지 한계 있어 아쉬워 승소판결 난 피해자 보상 해결에 집중해야 국가가 책임지거나, ICJ에 가는 것은 반대한일관계 전문가인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27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인터뷰를 갖고 한일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판결 문제와 관련 “지금이라도 정부, 피해자 원고단, 강제동원 단체, 민족연구소 등이 민간공동위원회를 만들어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논란이 되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기억·화해·미래 재단 법안’은 “문제가 많다”면서 실패한 위안부합의, 아시아여성기금의 한국판이 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양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은 1년 3개월만에 양국 정상이 만났다는 데 의의가 있었을 뿐 현안 해결에 큰 진전은 없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A. 이낙연 총리의 10월 방일로 양국 사이에 모멘텀은 만들어졌다. 정부가 11월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유예를 결정하면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지소미아 문제와 강제동원 문제를 분리시킨 것은 잘한 것이었다. 이번 회담은 보도를 볼 때 강제동원이 메인이었다. 회담에서는 양자 간 입장 차를 확인하고 끝났다. 구체적 해법은 물론 문희상 국회의장의 ‘기억·화해·미래 재단 법안’도 논의하지 않았다. 다만 올해 초부터 한일이 대립하는 극단적 갈등에서 벗어나 연말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문제를 현안으로 인식하고 대화로 풀어나가자 한 것은 잘 한 것이라고 본다. 간단히 정리해 대화 분위기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해법은 진전이 없었으니 절반의 성공이었다. Q. 회담에서 수출규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7월 1일 이전으로 되돌리자고 한 데 대해 아베 신조 총리는 당국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하자고 했다. 아베 총리의 이런 말은 강제동원 판결 문제를 한국 측이 책임을 지고 해결하기 전에는 수출 규제 해제는 없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A. 내가 알기로는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은 처음부터 수출규제와 경제보복을 연동시키는 것에 반대했다. 경산성은 전략물자통제를 한일이 상호검증하고 한국 측에 신뢰가 생기지 않는 한은 수출 규제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이 전략물자관리위원회 인원을 확충했고, 양국이 함께 검증하자고 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 수출된 전략물자가 제3국으로 유출된다는 증거가 없는 한 원상복귀할 수 있다는 게 경산성의 생각인 것 같다. 현금화에 따른 경제보복의 카드로 여기는 총리 관저와는 약간 결이 다른 셈이다. 다만 현재 우리 정부 내에서 내년 3월 말까지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철회를 하지 않으면 다시 지소미아 종료를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모양인데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며 지소미아 카드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Q. 논란이 되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강제동원 문제 해법인 ‘1+1+알파’에 대해, 일제강제동원희생자유족협동조합은 조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으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죄없이 청구권을 소멸시키려는 것이라 반발하고 있다. 조합 측은 피해자는 우리들인데 왜 시민단체가 나서서 반대하느냐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문희상 안’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A. 문희상 안은 큰 결함이 있다. 최소한의 마지노선인 대법원 판결 이행이 빠져 있다. 특정 원고와 특정 피고가 존재하는 민사소송이다. 게다가 법안은 기부금을 강제 못한다는 조항이 있다. 현재 판결이 난 3개 일본 피고 기업이 나는 기부에서 빠지겠다고 하면 할 말이 없게 돼 있다. 대법원 판결에는 피고 기업에 사죄하라는 주문은 없다. 법안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재확인으로 사죄를 얘기하고 있어 사실상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사죄 부분이 누락돼 있다. 과거사 반성이 없는 상황에서 돈 주면 끝난다는 점에서 제2의 위안부합의 나아가 실패한 일본 정부·민간의 아시아여성기금 한국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여성기금은 모금이란 형식을 취했지만 결국 일본 정부가 80~90%를 댔다. 문희상 안의 ‘기억·화해·미래 재단’ 또한 기금이 모자라면 정부가 메워나가는 건데 그 또한 앞뒤가 맞지 않는다. Q. 청와대가 문희상 안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문희상 안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정부가 6월 19일 일본에 제시한 ‘1+1’안보다는 진전된 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청와대가 생각하는 피해자의 범주는 무엇이며, 그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 것인가. A. 정부의 6·19안은 대법원 판결이 난 부분에 대해서 피해자가 동의할 경우 한일 기업이 기금 모아서 지급한다는 것이다. 보상 판결이 난 일본 3개 기업, 그리고 청구권 자금을 쓴 한국 16개 기업이 대상이지만 일본은 그날 즉각 거절했다. 문 의장은 1500명에 대한 보상을 얘기하고 있다.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990명과 현재 살아계신 피해자 본인 500명 이 추가로 소송할 것으로 전제로 해서 1인당 2억원씩, 3000억원을 얘기한 것이다. 피해자 단체 중 일부는 문 의장을 직접 만나 법안에 찬성을 했지만 문제는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은 이춘식씨 등이 반발하니. 이들의 동의가 포함돼야 한다. 피해자는 21만명 혹은 27만명이라고 하는데 일단은 승소 확정 판결이 난 분에 대해 한일양국이 판결이 이행되도록 집중할 필요가 있다. 승소한 분들이 현금화해 버리면 끝난다. 65년 청구권협정 깨지는 것이다. Q. 2018년 10월 판결이 65년 협정의 불완전성, 즉 식민지배의 합법·불법의 역사인식, 청구권 소멸 부분을 애매하게 정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본다면 판결은 사실 65년 체제를 수정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현재 진행되는 것을 보면 65년 체제를 보완할 기회는 놓쳤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 A. 대법원 판결 등은 청구권 협정을 준수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은 정신적 위자료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65년 체제와 상충되는 게 아니다. 일본 정부는 간 나오토 총리 담화 등을 통해 식민통치에 대한 사죄반성을 말하고 있고, 위안부합의 등을 통해 65년 체제를 스스로가 보완해 왔다. 그 연장선상에서 추가적인 정신적 위자료 보상이 있는 것이다. 일본 기업은 빨리 끝내고 장사하고 싶은데 아베 총리가 협정으로 다 끝났다면서 보상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다. 북한이나 동남아에서 식민시대 개인보상 관련 소송이 제기되면 일본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런 것 같지만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것에 대해 거부하는 것은 지나치다. 18년간 이어온 소송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보상을 가로막는 것은 부적절하다. Q. 외교 당국간 협의가 내년부터 활성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이 주장하는 국제법 위반 상태의 원상복귀와 한국 측이 모든 책임을 지고 해결하라는 것, 그리고 한국이 말하는 피해자중심주의, 사법부 판단 존중은 충돌할 수 밖에 없는 개념인데, 해결책을 내년에는 찾을 수 있을까. A. 어떻게 생각하면 강제동원은 국내 문제다. 피해자가 수용하지 못하는 안은 절대 안 된다. 첫째 한국 정부, 피해자 원고단, 강제동원 지원단체, 민족문제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민간공동위원회를 만들어서 토론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피해자 원고단과 얘기를 해야 한다지만 지금 부정기적으로 얘기하고 연락하는 정도로는 안 된다. 제도화를 해야 한다. 국내에서 해법이 나오지 않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 누구한테 어떻게 얼마를 보상할 것인지, 피해자들이 사죄를 원하는데, 사죄는 어떻게 받아내야 하는 건지, 논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 둘째는 대법원 판결이 이행되는 과정이 보증돼야 한다. 특정 기업이 특정 개인에 보상하는 게 보장돼야 한다. Q.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은 것 자체가 국가의 책임이라고 한다면, 국가가 식민시대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고난에 몰아넣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맞으며, 그런 점에서 피해자들이 제기해 판결이 나온 것은 별도로 하고 향후 제기될 소송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을 지고 해결하는 게 맞다는 국내 의견도 있다. A. 그런 주장의 연장선상에 가보면 한국 정부가 다 보상하고, 도덕적 우위에 서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정부는 7000억원 보상을 했다. 적지 않은 액수이며 국가가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Q.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냐 아니냐, 식민지배가 합법이냐 불법이냐는 외교당국 간, 혹은 정상회담에서도 해결하기 힘든 난제이기 때문에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물어보는 게 양국 간 대립의 불씨를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방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A. 반대다. 한일 간 특수 사안을 국제무대로 갖고 가져 가서는 안 된다.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은 대략 3년 걸린다. 피해자들은 80~90대이다. 매년 1000명 단위로 돌아가신다. 지난해 봄 5200명이던 것이 올해 4000명이 안되는데 3년 지나면 생존자가 1000명도 채 남지 않을 수도 있다. 인도적인 면에서 옳지 않다. 이 문제를 ICJ에 묻고 일본이 그럼 독도를 ICJ에 걸어보자고 한다면 우리가 거부할 명분이 없게 된다. 그리고 ICJ에서 식민지배 합법불법 문제가 가려지지 않거나 합법이라고 나왔을 경우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반하는 판결이 되므로 ICJ에 갖고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文발언 끊고 기자단 퇴장시킨 日… 외교부, 유감 표명

    文발언 끊고 기자단 퇴장시킨 日… 외교부, 유감 표명

    정부가 지난 24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측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개 모두발언 도중 한국 기자단을 철수시킨 것에 대해 일본 정부에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26일 “외교 채널을 통해 일본 측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며 “일본 측은 의도적이 아니었다고 1차적으로 해명했고,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파악해 한국 측에 알려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던 도중 주최 측인 일본의 당국자가 한국 기자단의 철수를 요구하면서 회담장에서 소란이 일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발언을 잠시 중단했고, 이후 발언을 이어 갔지만 한국 기자단의 퇴장으로 정확한 문장이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정상회담이 예정보다 5분가량 늦게 시작됐고, 문 대통령이 두 정상의 모두발언에 할당된 10분을 넘겨 발언을 이어 가자 일본 당국자가 취재진의 퇴장을 요구한 것 같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상대국 정상이 모두발언을 마치지도 않았는데 주최측 당국자가 상대국 기자단의 철수를 요구하며 정상의 말을 끊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외교적 결례’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부, 文대통령 발언 중 취재진 퇴장시킨 日에 ‘강한 유감’ 전달

    정부, 文대통령 발언 중 취재진 퇴장시킨 日에 ‘강한 유감’ 전달

    한일정상회담 日 외교 결례 논란日 “의도적인 것 아니었다” 해명외교부는 지난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일본 측이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 중 취재진을 퇴장시켜 외교 결례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일본에 강한 유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해당 상황에 대해 일본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우리 뜻을 전달했다”면서 “일본은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으며 (경위를) 알아봐서 추가로 해명할 내용이 있으면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아직 추가적인 해명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한일정상회담장에서 “(한일은) 잠시 불편한 일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다”라는 문 대통령 말이 통역되자마자 일본 측 관계자가 취재진에게 밖으로 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정상회담에서 언론에 공개되는 모두발언이 끝나기 전에 취재진을 퇴장시키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어서 ‘외교 결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외교부는 문 대통령이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홍콩과 신장 문제는 모두 중국 내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측이 발표한 데 대해서도 정확한 한국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우리 입장은 (홍콩·신장 문제 관련) 중국 측 언급이 있었고 우리는 이를 잘 들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것”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이 같은 입장을 중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한일, 조만간 국장급 대화

    한일, 조만간 국장급 대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1년 3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한일 수출규제 사태 해법 찾기가 다시 통상당국 실무진에게 바통이 넘어왔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문제 해결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여전한 입장 차이를 확인한 만큼 실무진급에서 어떻게 간극을 좁혀 나갈지 주목된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통상당국 국장급 대화(제8차 수출관리정책대화)가 조만간 서울에서 열린다. 앞서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7차 정책대화에선 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관이 우리 측 대표로 나섰고, 일본에선 이다 요이치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나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 정책관과 이다 부장은 당초 예정시간보다 긴 10시간 넘게 회의를 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수출규제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지속하기로 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에서 제8차 정책대화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정도만을 공식 발표했다.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만큼 양국 통상당국 대화 준비가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8차 정책대화 개최 시기는 특정하지 못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회담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르면 다음달 중 정책대화가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에 대한 규제도 완화할 경우 양국 간 대화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일본은 지난 20일 또 다른 핵심소재인 포토레지스트에 대해선 개별 허가 대상에서 덜 엄격한 특정포괄허가 대상으로 변경하는 등 규제를 낮췄다. 우리 정부는 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칭가스 등 3대 핵심소재가 수출규제 이전인 일반포괄허가 대상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 경산성 관계자는 최근 가진 한국 외교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3개 품목 중 일반포괄허가 대상으로 전환이 가능한 품목이 있냐는 물음에 “아직 없다”고 답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靑 “문 대통령, ‘징용판결 관여 불가’ 日에 강하게 설명”

    靑 “문 대통령, ‘징용판결 관여 불가’ 日에 강하게 설명”

    문 대통령 “문제 해결에 속도 내야 한다” 강조중국 청두에서 전날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는 대법원 판결에 관여할 수 업다”는 입장을 강력히 전달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한일 정상은 또 회담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한일 정상회담 논의 내용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기본입장인 ‘대법원 판결에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강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해결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해법 찾는 일”이라며 “본질을 둘러싸고 논쟁하는 것은 문제를 더 어렵게 할 뿐이다. 해법을 찾도록 지혜를 모아나가가자”는 당부를 했다고 이 관계자가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안한 ‘1+1+α안’(한일 기업 기금과 국민 성금)에 대해서는 “한일 양쪽에서 모두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 안이 해법이 되려면 아이디어를 숙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제 한일 간 회담이 이뤄진 것 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가 얘기했는데), 정상들이 서로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며 훨씬 더 높은 단계에서 논의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앞으로 대화의 장은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지금 ‘어떤 것이 해법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교정상화의 기초가 된 일한(한일)기본조약, 일한청구권협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나라와 나라의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나라와 나라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그러면서 “한국의 책임으로 (징용 관련)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는 계기를 한국 측이 만들도록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징용 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한국 정부가 책임을 지고 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한편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한 논의도 있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한국 측은 “이 문제의 중대성에 대해 일본의 정보공유나 투명한 처리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일본 정부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논란이 될만한 발언도 나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할 용의가 있다”는 답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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