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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국민 “정부 관계 개선 나서야”...과거사 문제엔 ‘간극’ 뚜렷

    한일 국민 “정부 관계 개선 나서야”...과거사 문제엔 ‘간극’ 뚜렷

    한일 두 나라 국민들은 한일 관계 개선이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양국 정부가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두 나라 국민들 사이에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뚜렷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두 차례 실시한 한일 국민 인식 조사 결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 정부가 노력해야 된다는 의견이 한국은 85.8%, 일본은 67.6%로 모두 과반을 넘었다고 11일 밝혔다. 또 한일 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내 여는 것이 양국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답변이 한국은 50.4%, 일본은 43.8%로 조사됐다. 민간 교류 확대가 양국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한국은 80.6%, 일본은 58.8%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적 교류를 늘리기 위해서는 무비자 입국을 확대하고 개별 관광 허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하지만 양국 국민들은 과거사 문제에서만큼은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과거사 문제를 바탕으로 한일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아보는 질문에 한국은 ‘양국 관계에서 미래를 추구해야 하지만 과거사 문제 해결도 동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51.1%로 가장 높았다. ‘과거사 해결이 선행되어야만 미래를 생각할 수 있다’는 의견이 27.6%,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과거보다 미래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응답이 21.3% 정도였다. 반면 일본은 ‘이미 사과를 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사과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60.8%로 가장 높았다. ‘과거사 해결을 위해 사과가 필요하나 한국이 정권 교체 때마다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32.4%에 이르며 2위를 차지했다.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독일 총리의 나치 관련 사과 사례처럼 추가 사과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6.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상호 교류 확대를 통해 인식의 차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단됐던 김포-하네다 간 항공 노선은 지난 6월 말부터 재개됐고 코로나19 방역 관련 입국 후 격리 의무도 해제됐다. 이번달 한달간은 한시적으로 일본인이 무비자로 한국 입국이 가능하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일부 인식 차이는 있지만 두 나라 국민 모두 관계 개선의 필요성과 정부 노력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 정부는 상호 민간 교류 증대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軍, 군사외교 시동… 29일 워싱턴서 한미 국방장관회담

    軍, 군사외교 시동… 29일 워싱턴서 한미 국방장관회담

    군 당국이 미중 패권 경쟁으로 달라진 동북아 안보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군사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오는 2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진행한다. 이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지난 5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 합의의 후속조치로서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등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이 장관 방미 계획을 설명하면서 ▲한반도 정세 ▲연합방위태세 ▲한미일 안보협력 ▲지역정세 및 범세계 안보협력 등 4가지 의제가 회담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확장억제 실행력 부분에서 EDSCG(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논의가) 많이 진전됐다”며 “2+2 협의로 외교부가 주도하지만, 논의의 핵심이 국방부와 관여되므로 오스틴 장관과 일정을 포함한 논의를 상당 부분 진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과 오스틴 장관이 양자 회담에 임하는 건 지난달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 참석 계기 회담 이후 두 번째다. 박웅 합동참모본부 차장도 김승겸 합참의장을 대리해 25~27일 호주에서 열리는 ‘인도·태평양 군 고위급(CHOD) 회의’에 참석한다. 이 회의는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고위급 군 인사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군사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연례 회의로서 역내 25개국과 나토의 군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한다. 올해 회의 안건은 ▲기후 변화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미치는 영향 ▲최첨단 기술이 인도·태평양 지역 개인과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 ▲우크라이나 분쟁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군은 또 일본과 초계기 사건 이후 4년 가까이 중단된 양국 고위급 국방정책회의체 복원에도 나선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일 외교관계 개선 노력과 함께 국방 및 군 회의체 정상화 노력이 구체화 되고 있는 것에 의미가 있다.
  • [사설] 한일 ‘셔틀외교’, 한중 고위급 대화 화두 던진 외교부

    [사설] 한일 ‘셔틀외교’, 한중 고위급 대화 화두 던진 외교부

    정부가 한일 정상의 ‘셔틀외교’를 복원하면서 중국과의 고위급 대화를 강화하는 국익 외교 방안을 제시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어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공동 이익에 기반한 동아시아 외교에 전력하겠다’는 보고를 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주축으로 글로벌 역할을 확대한다는 외교안보 정책을 발표했다. 어제 외교부 업무보고는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한일 관계 복원과 다소 소원해진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한 실천 구상을 담고 있다.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해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추구하고 중국과는 벌어진 틈새를 메운다는 게 핵심이다. 윤 대통령도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외교를 하라”고 박 장관에게 주문했다. 지난 19일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조기 해결”을 다짐한 강제동원 문제는 가을로 현금화가 임박한 만큼 피해자도 납득하는 해결책이 8월 말까지는 나와야 한다.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강제집행, 즉 현금화가 이뤄지면 정부가 대위변제를 할 것인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 또한 피해자들이 원하는 일본 기업의 도의적 책임에 대한 사죄는 어떻게 받아 낼지도 외교적 과제다. 이런 현안들이 해결되면 한일 정상이 양국을 오가는 셔틀외교도 재개될 수 있다. 한중 수교 30주년인 올해 최대 무역 교역국 중국과의 소통 강화도 시급하다. 박 장관의 8월 중국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국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가에 이어 미국, 한국, 일본, 대만의 ‘칩(반도체)4 동맹’ 참여도 검토하고 있어 중국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지가 관건이다. 미중 대결 구도가 한반도 평화 정착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 외교부 업무보고..“한일 정상급 셔틀 외교 복원 추진”

    외교부 업무보고..“한일 정상급 셔틀 외교 복원 추진”

    외교부가 2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한일 정상급 셔틀외교를 복원하는 등 한일 관계 개선 방안을 밝혔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사이 소통 정례화 등 한중 관계 강화 계획도 보고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미국·일본·중국과의 관계 발전 추진 전략과 북한 비핵화, 경제안보, 원전·방산외교, 부산세계박람회 등 7대 핵심 업무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한미 관계에선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2023년을 앞두고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도약을 위한 전략을 강조했다.또 박 장관은 지난 18~20일 일본 방문 성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한일 정상급 셔틀외교 복원 필요성을 심도 있게 언급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광복절이 있는 8월에는 해결 방안 모색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 보려 노력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한미동맹 강화로 민감해진 한중 관계에선 국가안보실장과 정치국원 간의 회담 정례화나 차관급 전략대화 신설 추진 등 고위급 소통 강화 계획을 제시했다. 외교부는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일인 다음달 24일 즈음 중국에서 한중 외교장관회의를 여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대북 정책에선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한 확고한 원칙을 강조했다. 다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담대한 계획’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다. 이날 예정됐던 통일부 대통령 업무보고는 22일 오전으로 순연됐다. 지난 20일 취소됐던 여성가족부 업무보고 일정은 미정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박 장관이 일본에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존중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합의는 무효”라며 “기만적인 합의를 왜 강요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외교부 관계자는 “박 장관은 합의의 정신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이미 분명하게 이야기했다”며 “계속 경청하고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오는 27~28일 윤 대통령 초청으로 공식 방한, 정상회담을 한다.
  • [특파원 칼럼] 오른쪽으로 기울고만 있는 일본/김진아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오른쪽으로 기울고만 있는 일본/김진아 도쿄특파원

    “참정당이 의석을 얻고 사민당이 낙선하면 허무맹랑한 사람이 심상정(정의당 전 대표)을 이기는 격인데 그게 현실이 될 것 같아요.” 지난 10일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 개표 중 한 일본 지인이 라인 메신저를 통해 보낸 메시지다. 집권당인 자민당이 얼마나 압승할지,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상에 명시하도록 개헌을 하기 위한 의석수가 확보될지에만 초점을 맞춰 개표 방송을 보고 있었는데 뜻밖의 관전 포인트였다. 지인의 우려를 뒤로하고 참의원 선거 최종 결과 참정당과 사민당은 비례대표에서 의석을 각각 1개씩 확보했다. 2020년에 창당된 이 새로운 정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가 첫 도전이었는데 비례대표 1석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다. 일본의 주요 언론은 선거 전까지만 해도 참정당에 대해 한 줄의 기사도 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참정당이 어떤 당인지, 당선자인 가미야 소헤이 사무국장이 누구인지를 조명하기 시작했다. 참정당은 자민당과 입헌민주당 등 거대 여야 정당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기성 정당에 불만을 가진 일본 국민의 마음을 끌었다. 다만 참정당의 원내 진출이 우려됐던 이유는 외국인을 노골적으로 차별하는 등 우익 성향을 담은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외국인 참정권 반대, 외국인 근로자 고용 억제 등을 주장했는데 176만명의 표를 끌어모았다는 것, 그것도 사민당(125만표)을 뛰어넘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사민당이라고 하면 1995년 일본의 식민 지배를 처음으로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를 배출한 대표적인 진보 정당이다. 한때 자민당을 견제했던 역사를 가진 사민당이 이번에 후쿠시마 미즈호 대표가 5선에 가까스로 성공하는 데 그치는 등 일본 유권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자민당보다 개헌에 더 적극적인 일본유신회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12석을 확보하며 전체 의석수가 이전보다 6석 많은 21석이 된 것 역시 일본이 더더욱 오른쪽으로 쏠려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사실상 자민당 1당 체제의 일본에서 참정당 1석, 사민당 1석, 일본유신회 21석 등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익 성향의 의석 하나하나가 모여 법안을 발의하거나 통과시킬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진보 정당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고, 우익 성향의 정당이 갈수록 일본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게 일본의 현주소다. 일본의 우경화에 우려되는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패전국의 반성을 잊고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상에 명시하려는 것, 안보 환경이 변했다며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것 등은 중국의 군사력 강화와 함께 동북아 지역에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익의 거점이었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암살되면서 개헌과 방위력 강화의 주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방위력 강화에 대한 찬성을 얻어 냈고, 참의원 선거 후 11일 가진 기자회견에선 아베 전 총리의 유지를 이어 개헌을 하겠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여전하고 일본이라는 운동장이 오른쪽으로 계속 기울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일 관계 개선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일본 정치·사회의 변화를 놓쳐선 안 될 이유이기도 하다.
  • 박진 “윤석열 대통령,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 가지고 있다”

    박진 “윤석열 대통령,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 가지고 있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18일 일본에서 4년 7개월 만에 열린다. 한일 간 최대 현안인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양국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부터 2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박 장관은 김포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양국 간 현안 문제와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 직접 조의를 표하고 일본 국민들에게도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 장관이 일본 외무상과 양자 외교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2017년 12월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오랜 시간 양국 외교수장이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올가을 예정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 최종 판결이 코앞으로 다가온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일본에서 성사될 수 있었다. 박 장관은 이날 하야시 외무상과 만찬을 겸한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19일쯤 기시다 후미오 총리 면담을 일본 정부와 조율 중이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 (일본을 상대로) 첫 번째 외교장관 방문이기 때문에 이러한 소중한 기회를 잘 활용해 한일 간 여러 가지 현안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함으로써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좋은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일본에 부임한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도 “부임 전날 당부 말씀으로 윤 대통령이 하루라도 빨리 가장 좋았던 시절로 한일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일 한국대사에 이어 외교부 장관까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잇따라 강조하고 나선 상황이다. 박 장관은 이번 일본 방문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비롯해 북한 핵·미사일 개발 대응,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한일 무비자 재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박 장관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한) 민관협의체 논의가 지금 진행 중”이라면서 “그 상황에 대한 설명을 (일본 측에) 하고 이 문제를 바람직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며 대법원 배상 판결에 대해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번 박 장관의 일본 방문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 일정은 논의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한일 정상회담은 이러한 현안들이 해결될 가닥이 잡히면 자연스럽게 편리한 시기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 [단독] “민주주의·권위주의 경쟁의 시대… 우크라를 보라, 공짜 자유란 없다”

    [단독] “민주주의·권위주의 경쟁의 시대… 우크라를 보라, 공짜 자유란 없다”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주의가 자못 자신감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길 것이다.” 허버트 R 맥매스터(60)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석좌(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더이상 자유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밝혔다. 미국에서 지난해 발생한 의회난입참사 사건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일들이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권위주의 중심의 세상이 오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해법으로 ‘군사력이 뒷받침된 외교’를 강조했고, 한미 연합훈련의 재개 등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접근법에 공감했다. 다만 우리나라 일각에서 나오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동북아 비확산 체제의 붕괴를 우려하며 ‘미국의 핵우산’을 강조했다. 인터뷰는 줌으로 40여분간 진행했다. -세계는 지금 위험한가. “우리는 지금 연쇄적인 위기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와 중국에 근간한 위기임을 잘 알고 있다. 중러는 올해 베이징올림픽 직전에 서로를 ‘영원히 가장 친한 친구’라고 불렀다. 또 2015년 아세안회의에 참석했을 때 중국은 자신을 대국으로, 다른 나라를 소국으로 칭했다. 이에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중러의 위협은 ‘자유와 주권에 대한 위협’이라고 본다. 한국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받았지 않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끝을 가늠할 수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 동기는 무엇인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매우 예측 가능했다. ‘블랙 스완’(Black Swan·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의 현실화)이 아니라 ‘핑크 플라밍고’(Pink Flamingo·매우 예측 가능한 사건)였다. 푸틴은 위대한 국가로 러시아를 복원시키려는 야망에 이끌려 왔기 때문이다. 이는 1990년대 구소련의 붕괴라는 굴욕감에 뿌리를 둔 야망이다. 푸틴은 유럽과 미국, 자유 세계에 대항할 힘과 자원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의 계획은 전쟁을 통해 모두를 끌어내리고 자신이 마지막 생존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푸틴이 미쳤냐고 자주 묻는데, 푸틴은 러시아의 영향력 회복에 집착하는 것이다.” -미국·유럽 대 러시아·중국 대립이 심화하는데 신냉전의 도래로 볼 것인가. “현재는 매우 중요한 경쟁의 시대다. 본질적으로 권위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의 경쟁이다.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공산당의 공격적인 행동들을 확실히 목도하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선택은 우리 자신을 정당하게 방어하거나 갈등을 억제하는 것이다. 권위주의 체제에 유리한 방식으로 세계를 바꾸고 싶은가.(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벌어지기까지 미국이 놓친 것은 없었나. “미국은 현실적인 세계관을 놓쳤다. 구소련의 붕괴와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 1991년 세계 4위 군사 대국인 이라크를 이겼고 미국 내 많은 이들이 지정학적 경쟁, 즉 강대국 간 경쟁은 끝났다고 봤다. 또 폐쇄적인 권위주의 체제에 대해 자유롭고 열린 사회가 우위를 보장받았다고 믿었고, 미국의 기술력이 경쟁 우위를 보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중국이 경제적으로 전 세계의 환대를 받는 가운데 중국은 곧 (민주적으로) 변하고 번영하며 경제자유화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은 민주주의 세력을 이끌며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할까. “그렇다. 물론 지금은 우리가 자신감을 잃은 시기인 것 같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자유세계 전역에서 우리는 민주주의 원칙과 제도, 절차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미국은 9·11 테러로 충격을 받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사용자에게 점점 더 극단적인 콘텐츠를 표출하면서 서로를 더 멀어지게 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회복력이 있다. 권위주의 정권은 겉보기에 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취약하다. 지난해 중국에서 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대대적으로 축하했지만 중국이 말하기 싫은 또 다른 행사도 있었다. 구소련 종말 30주년이다. 그래서 우리가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유세계 전역에서 우리의 자손들에게 자유사회에서 사는 것이 매우 운 좋은 것임을 가르쳐야 한다. 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감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그들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을 보면서 더이상 우리의 자유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미국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국가를 편 가르는 것이 외려 글로벌 대결을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는데. “인류를 위협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다. 또 국제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규칙을 재작성하려는 권위주의 정권도 문제다. 중국 공산당은 코로나19의 기원을 이해하려는 전 세계의 노력을 방해했고, 팬데믹 와중에 미국의 의료 및 연구시설을 대상으로 산업 스파이를 운영한다. 한국·일본 영공을 비행하는 것은 물론 대만 영공을 침범하며 대만을 위협하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곳의 (인공)섬을 무기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적 협력이 훨씬 더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한미동맹뿐 아니라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오커스(호주·미국·영국) 등이 있고,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한다는 것’의 인식을 확인했다. 중러의 위협 덕택에 우리는 현재 글로벌 경쟁의 본질과 자유세계에 대한 위협을 이해하게 됐다.” -북한 얘기로 넘어가자. 당신은 최근 저서 ‘배틀그라운드’(Battlegrounds)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데 회의적이었다고 썼는데. “북미 정상회담에 반대한다기보다 회의적이었다. 정상회담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았다. 과거를 보자. 미국과 남한은 협상을 외치며 대가를 치른다. 북한 정권과 협상할 수 있는 특권에 대한 대가로, 협상 과정에서 양보하고 또 양보한 뒤 느슨한 협정이 도출된다. 이를 새로운 일상인 ‘뉴 노멀’(New Normal)로 고정시키는 데 모두가 동의한다. 그러면 북한은 또다시 협의 사항을 파기한다. 그런 이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를 풀지 않은 것은 옳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전 세계가 (추가적으로) 대북 제재 부과를 중단했는데, 그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접근법에 대한 평가는. “새 정부가 하는 일이 정확히 맞다고 생각한다. 한미 군사훈련을 시작한 것이 특히 그렇다. 많은 이들이 외교적 접근법과 군사적 행동을 완전히 분리한다. 하지만 군사적으로 진행하는 일과 외교로써 이루려는 것을 통합해야 한다. 지난해 101세로 별세한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도 ‘협상 테이블에 힘(군사력)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는다면 그 협상은 항복의 완곡 어법’이라고 했다. 한미 군사훈련의 재개 목적은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한일 관계도 개선돼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때 한미일의 단합된 대북압박은 북한을 이용해 미국을 (한일로부터) 분열시키려는 중국에 북핵이 자신들의 이익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는 방법이다.” -한국의 일부에서는 미국 핵무기를 한국 영토에 배치하자는 주장도 나오는데. “그런 얘기를 들어 봤고 중국의 대규모 핵무기 축적과 북한의 핵무기 보유능력 확산이 원인일 것이다. 미국이 할 일은 핵우산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역시 미국의 핵능력과 재래식 무력을 감안할 때 중러가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자살무기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김정은(북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쓸 우려에 대해서는 (이를 압도할 정도로) 미국의 3대 핵전력(대륙간탄도미사일·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장거리폭격기)이 유능하다고 답하겠다. 만일 (한국의 핵무기 보유로) 동북아 비확산 체제가 무너지고 일본,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도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세계는 훨씬 더 위험해질 것이다.”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만큼 한국에도 제공해 달라는 여론이 있는데. “한국의 국방전문가들이 더 잘 알지 모르겠지만, 핵잠수함이 한국에 어떤 이점을 제공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 즉 (핵연료로) 장기간 잠수할 수 있는 핵잠수함이 한국에도 중요한 방위력인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물론 이 판단은 한국 국방부의 몫이며, 나는 미국이 모든 종류의 무기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장기적인 파트너십에 개방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은 지금 계층적 대공 방어 능력, 장거리 정밀 사격, 국방 현대화 노력 등을 우선시한다고 생각한다.”■ 맥매스터 누구인가 트럼프에 해고된 ‘Mr. 쓴소리’ 국가안보보좌관… 걸프·아프간전 승리 이끈 美육군 최고 전략가 1962년 한국전쟁 참전 군인이던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후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34년간 미 육군에서 복무했고, 도널드 트럼프 백악관에서 2017년 26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했다. 현역 장성이 해당 자리를 맡은 건 콜린 파월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었다. 쓴소리를 숨기지 않아 2018년 트럼프의 트윗 해고로 물러났고 중장으로 예편했다. 이후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석좌로 자리를 옮겼다. 현역 때 걸프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투 등에 참전해 지략을 바탕으로 큰 성과를 거둬 육군 내 ‘최고의 지성’으로 평가받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군사학 박사를 받았고 당시 논문을 바탕으로 낸 저서 ‘직무 유기’(Dereliction of Duty)를 통해 베트남전 당시 군 수뇌부를 통렬히 비판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북한·중국·러시아·이란 등과 미국의 끝나지 않은 전쟁 및 경쟁을 다룬 저서 ‘배틀그라운드’(Bettlegrounds)가 올해 초 한국에서 출판됐다.
  • 아베 분향소 찾은 尹 “한일 가장 가까운 이웃”

    아베 분향소 찾은 尹 “한일 가장 가까운 이웃”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주한일본대사관에 마련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윤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 영정 앞에서 잠시 묵념했다. 윤 대통령은 조문록에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님의 명복을 기원한다”며 “유족과 일본 국민들께도 깊은 위로를 표한다”고 적었다. 이어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에게는 “서거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조문한 것은 그동안 강조해 온 한일 관계 개선 의지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한일 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尹, 세계 정상 오면 추도식 갈 수도 정부는 일본 정부와 자민당이 합동으로 여는 아베 전 총리의 공식 추도식 일자가 정해지면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중진 의원들로 구성된 조문사절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은 이날 도쿄 내 사찰인 조조지에서 가족장으로 열렸다. 공식 추도식은 올가을쯤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한 총리의 파견을 결정한 것은 일본 헌정사상 최장 기간 재직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예우를 갖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동안엔 일본 전직 총리 사망 시 주일대사나 외교부 장관이 조문했다. 다만 2000년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장례식에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각별한 사이였던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직접 일본을 방문해 조문했다. 반면 일본 정부가 역대 한국 대통령의 장례식에 보낸 최고위 인사는 전직 총리였다. 1979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 국장에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조문사절로 왔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에도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다. 다만 아베 전 총리의 공식 추도식에 세계 각국의 지도자가 모이게 된다면 윤 대통령이 직접 방일하는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오부치 전 총리의 장례식에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뿐만 아니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등이 참석해 연쇄 정상회담을 열었다. ●권성동·이재용 등 정재계 조문 행렬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아베 전 총리의 국내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날 오후 5분간 머물며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고 방명록에 서명을 남겼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하범종 LG 사장 등도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 ‘피격 사망’ 아베 전 총리, 한일관계에선 야스쿠니 참배 등 대립

    ‘피격 사망’ 아베 전 총리, 한일관계에선 야스쿠니 참배 등 대립

    8일 선거 유세 중 총격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재임 시절 야스쿠니 참배 등 과거사에 대한 강경한 입장으로 한국과 대립각을 세운 일본의 전 지도자다. 2018년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판결에 대해 아베 전 총리가 ‘1965년 한일 협정으로 이미 해결됐다’고 반발하면서 형성된 한일 관계 경색 국면은 여전한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최근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이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아베 전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8년 9개월 총리로 재임하면서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4명의 한국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6년 9월부터 시작된 1차 집권기엔 한일 관계를 중시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취임 2주도 안된 시점에서 서울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당시 아베 전 총리는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는데, 일본 총리 사상 처음이었다. 그러나 건강문제로 1년만에 총리직을 그만둔다. 2012년 재집권한 아베 전 총리는 과거사 문제 등 한일 현안에서 본격적으로 극우적 행보를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2013년 2차 세계 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이후엔 야스쿠니에 공물만 봉납했지만 퇴임 이후 다시 신사를 참배했다.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5년 말엔 한일 위안부 합의가 도출되기도 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배제됐다는 이유로 정당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 총리는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아베 전 총리는 ‘위안부에게 사과 편지를 보낼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털끝만큼도 보낼 마음이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2018년에는 우리 대법원이 일본 전범 기업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아베 정부가 반발하면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었다. 아베 정부는 대법원의 판결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의 위반상태라면서 “국제법에 따라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수출심사 우대국 목록(화이트리스트)에서도 제외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제소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일방적 종료 통보로 맞섰다가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지소미아는 ‘조건부 종료 유예’로 사실상 개점 휴업인 상태고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도 풀리지 않았다. 다만 아베 전 총리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대해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그는 지난 5월 진행된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안보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3국 뿐만 아니라 한일 협력 중요성을 이해하는 듯하다”며 “얼마 전 한국 정책 협의단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토대로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하면서 관계 개선 계기가 마련될지 관심을 모았지만 일본 우파의 구심점인 아베 전 총리 사망으로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지면서 외교 일정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오는 10일 참의원 선거가 끝난뒤 일본 방문을 검토했지만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아베 전 총리는 역대 가장 긴 재직기간으로 일본의 외교와 경제에 큰 영향을 끼쳐 왔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현직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한일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8개월 만에 만나는 블링컨·왕이 우크라 전쟁·대만해협 두고 격돌

    8개월 만에 만나는 블링컨·왕이 우크라 전쟁·대만해협 두고 격돌

    7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양자 회동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대만 문제 등을 두고 격돌한다. 한미일 3국도 지난달 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이어 다시 한번 북핵 문제에 머리를 맞댄다. 이번에도 한일 간 별도 회담은 열리지 않는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5일(현지시간) 콘퍼런스콜(전화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장관이 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가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난다”고 전했다. 그간 두 사람은 전화통화로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로마 G20 정상회의 이후 8개월여 만이다.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중국과의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외교를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양국 경쟁이 오판이나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도 논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나토 등을 동원해 ‘중국 포위망 구축’을 최일선에서 이끌었다. 지난 5월 대(對)중국 전략을 발표할 때도 베이징을 ‘국제질서의 가장 심각한 위협이자 도전’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왕 국무위원은 늘 “우리는 미국의 공갈과 협박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두 사람은 이번 회담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해협 안보 등을 두고 재차 서로를 비난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이 머지않아 열리는 만큼 양측이 의제 조율을 위해 극단적인 대립은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과 블링컨 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3국 외교장관 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되면 지난 2월 미 하와이 회담 이후 5개월 만이다. 6일 교도통신은 “이들 외교장관은 지난달 말 나토 정상회의 때 3국 정상회담에서 협의한 북한 대응책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한국·중국과 별도 회담을 갖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1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내 보수층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앞서 나토 정상회의 때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따로 회담을 갖지 않았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외교장관이 비공식 회담을 갖거나 (만찬장 등에서) 서서 대화를 나눌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을 모았던 미러 외교장관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과 러시아 외교장관 간 만남을 기대해선 안 된다”며 “이유는 간단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잔혹한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 발리에서 만나는 한미일 외교장관…한일 회담은 또 없다

    발리에서 만나는 한미일 외교장관…한일 회담은 또 없다

    한국과 미국, 일본 3국 외교장관이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담을 맞이해 3국 외교장관회담을 여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6일 교도통신은 “한미일 외교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지난달 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협의한 북한 대책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항하고 핵개발을 저지와 안보 협력 강화에 뜻을 모은 바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 외무상 등이 참석하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은 지난 2월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한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박 장관이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한일 외교장관회담이나 일중 외교장관회담은 개최는 보류하기로 했다. 나토 정상회의 때도 한일 정상회담은 없었는데 1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상황은 피하고 싶어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이번에도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꺼리는 데는 같은 이유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다만 한일 외교장관이 비공식 회담을 하거나 서서 대화를 나눌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 [특파원 칼럼] 2022년, 외국 기자들이 한국에 대해 물은 것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2022년, 외국 기자들이 한국에 대해 물은 것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과거 외국 기자를 만날 때마다 받는 질문은 바로 ‘북한’이었다. 북한이 정말 핵무기를 사용할 것인지, 북한 경제는 자멸할 것인지, 서방의 대북 제재는 제대로 작동하는 것인지, 한국의 젊은 세대는 통일을 원하는지 등 질문은 다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만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나, 결국 결렬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만난 외교 분야 기자들은 물론 2020년 워싱턴DC에서 만난 미국 내 문제를 취재하는 기자들도 단연코 북한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반면 지난주 미국 호놀룰루 하와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뢰 없는 세계에서의 연결’ 콘퍼런스(미 동서센터 주최,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에서 만난 외국 기자들의 질문은 크게 달랐다. 기자가 패널로 참석한 ‘한반도의 떠오르는 이슈’ 세션에선 예상과 달리 단 한 번도 북한 관련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 올해 들어 북한이 잇달아 미사일을 발사했고,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중이라는 점에서 큰 변화로 느껴졌다. 객석을 채운 50여명의 세계 각국 기자와 학자들은 오히려 한국의 정치·사회적 상황에 관심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배경은 무엇인지, 그가 소득 불평등을 완화시킬 정책적 수단을 갖고 있는지, 한류 확산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등을 물었다. 외교 분야에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일 관계가 진전될 가능성을 궁금해했다. 베트남에서 온 기자는 윤석열 정부가 법인세 완화를 관철시킬 수 있을지, 급등한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등 구체적인 질문을 해서 한국을 전문적으로 취재한 적이 있냐고 되물어 보았다. ‘그냥 한국 자체에 관심이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 리셉션에서 ‘나의 아저씨’ ‘이태원 클라쓰’ 같은 드라마나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싸이 등 가수, ‘기생충’ ‘미나리’ 등 영화를 화제에 올리는 기자들이 많은 것도 예전과 달라진 점이었다. 펜데믹으로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못했던 지난 3년간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했다. 북핵 위주의 외교에서 탈피해 문화, 기술, 환경, 경제 등 다양한 분야로 역량을 확장해야 한다는 외교관들의 발언이 어떤 맥락이었는지도 이해가 됐다. 이에 이른바 ‘국뽕’의 환희도 느꼈지만 그 이면, 즉 외국 기자들은 왜 북한에 대한 관심을 잃었는지 궁금했다. 여러 기자들이 “북핵 문제는 더이상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는 실망감을 표출했다. 워싱턴DC에서 미국 행정부 관리들에게서 듣던 언급과 같은 맥락이었다. 북한에 대한 질문이 사라진 건 국제 무대에서 역량이 커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과 동시에 북한 문제는 이제 해법이 없다는 좌절이 동시에 작용했을 테다. 이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인 북한 이슈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것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이런 생각을 나누던 대만 기자는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고 공론화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미국은 자신의 국익을 저버리면서까지 타국을 돕지 않는다는 것을 우린 배웠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이를 공론화하고 세계의 관심을 끌어내는 지루하고 외로운 싸움은 오로지 한국 정부의 몫이라는 의미다. 한국의 화려한 국제 무대 부상 뒤에는 여전히 북핵이라는 짙은 그림자가 있었다.
  • 3년 만에 마주앉은 한일 재계… “수출규제 폐지·무비자 입국 부활을”

    3년 만에 마주앉은 한일 재계… “수출규제 폐지·무비자 입국 부활을”

    “한일 관계 개선의 답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있다. 이 취지에 따라 양국 정상회담이 열려 상호 수출 규제 폐지가 해결되길 바란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한일이 미래를 지향하며 함께 전진하는 게 소중하다. 일본 경제계에서도 한일 정상과 각료 간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길 바란다.”(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게이단렌 회장) 한일 관계 경색,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3년 만에 마주 앉은 한일 경제계가 양국 관계를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일본 기업인 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과 함께 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서다. 회의에서는 상호 수출 규제 폐지,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발전을 위한 한일 공동 협력 등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오갔다. 특히 양국 경제인들은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를 되살려 인적 교류를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지금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한일 정상회담이 빠른 시일 내에 열려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한국의 CPTPP 가입 등 현안이 한꺼번에 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극심해진 글로벌 경쟁 속에서 앞으로도 한일 양국 기업들이 절차탁마하며 공조해 나가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양국은 에너지 안전보장, 저출산, 고령화 같은 공통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양국은 1998년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을 존중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공동 선언문에는 한일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민간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과 민간 교류의 시급한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내용 등 8개 조항이 담겼다. 두 단체는 내년에는 도쿄에서 제30회 한일재계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허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 등 4대 그룹 사장들도 자리했다. 4대 그룹 사장들은 2016년 전경련을 탈퇴한 것과 별개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협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장을 찾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게이단렌 대표단을 접견하고 “양국은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앞으로 있을 경제안보 시대에 협력 외연이 확대되도록 양국 기업인들이 계속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 3년만에 만난 한일 재계...“관계 개선 답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3년만에 만난 한일 재계...“관계 개선 답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한일 관계 개선의 답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있다. 이 취지에 따라 양국 정상회담이 열려 상호 수출 규제 폐지가 해결되길 바란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한일이 미래를 지향하며 함께 전진하는 게 소중하다. 일본 경제계에서도 한일 정상과 각료 간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길 바란다.”(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게이단렌 회장) 한일 관계 경색,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3년 만에 마주 앉은 한일 경제계가 양국 관계를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일본 기업인 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과 함께 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서다.회의에서는 상호 수출 규제 폐지,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발전을 위한 한일 공동 협력 등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오갔다. 특히 양국 경제인들은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를 되살려 인적 교류를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지금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한일 정상회담이 빠른 시일 내에 열려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한국의 CPTPP 가입 등 현안이 한꺼번에 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극심해진 글로벌 경쟁 속에서 앞으로도 한일 양국 기업들이 절차탁마하며 공조해 나가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양국은 에너지 안전보장, 저출산, 고령화 같은 공통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양국은 1998년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을 존중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공동 선언문에는 한일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민간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과 민간 교류의 시급한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내용 등 8개 조항이 담겼다. 두 단체는 내년에는 도쿄에서 제30회 한일재계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이날 회의에는 허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 등 4대 그룹 사장들도 자리했다. 4대 그룹 사장들은 2016년 전경련을 탈퇴한 것과 별개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협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장을 찾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게이단렌 대표단을 접견하고 “양국은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앞으로 있을 경제안보 시대에 협력 외연이 확대되도록 양국 기업인들이 계속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양국 관계의 현안 해결을 위해 한일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제는 경제’…바이든 유럽·인태 외교 성과에도 지지율 최악

    ‘문제는 경제’…바이든 유럽·인태 외교 성과에도 지지율 최악

    바이든 5월 한일·6월 유럽 방문해 동맹 결집러시아에 대응하고 중국 견제 등 성과 거둬국내선 경제 문제에 대법원 보수화에 무력  국정지지율 38%대로 취임 후 취저 수준 유지지난 2개월간 한일 방문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데 성과를 거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부터 내치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간 거둔 외교 성과에 국내 문제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치르겠다는 취지이나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40%에도 못미치는 바닥권이다. ‘결국 문제는 경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3일(현지시간) 유럽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낙태권을 뒤집은 대법원의 판결, 계속되는 경제 문제, 주요 법안의 입법 난항 등 많은 국내 문제”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에 한일을 방문한 계기에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의 새 아시아 경제통상전략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켰다. 6월에는 G7 정상회의와 나토 정상회의 등에 참석해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끌어내고, 나토의 전략개념에 처음으로 중국을 ‘도전’으로 명시하는 등 꽤 많은 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미국이 주도해 민주주의 동맹을 결집시켜 중러를 압박하는 구도를 만든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국정지지율 설문조사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지난달 29일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인 38.0%였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에는 38.1%, 이달 1일에는 38.5%로 최저 수준은 지속되고 있다.문제는 역시 경제다. 인플레이션 심화를 막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파른 긴축에 나섰지만 물가 급등세는 쉽사리 꺾이지 않고, 외려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1일 하버드대·해리스 설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21%로 취임 후 최저치였다.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답변이 38%였고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응답이 49%나 됐다. 경기침체를 걱정하지 않는 이들은 불과 12%뿐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의 보수화로 낙태권 보장 판례가 뒤집힌 데 대해 의회 입법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지만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원에서 50석씩 양분한 상황이어서 오는 11월 중간에서 민주당이 2석을 더 확보한 뒤 낙태권 보호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지만 중간선거 승리 자체가 불투명하다. 최근 각종 설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뒤지는 한편 민주당 역시 공화당보다 지지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오고 있어서다.
  • 尹, “한미일 정상, 북핵 안보협력 재개 원칙론에 합의”

    尹, “한미일 정상, 북핵 안보협력 재개 원칙론에 합의”

    윤석열 대통령은 1일 “한미일이 북핵 대응을 위해 상당기간 중단됐던 군사적인 안보협력을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론에 합의를 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 일정을 마치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에서 나토 계기 한미일 정상회담 후 ‘진전된 북핵 공조방안이 나왔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스페인 출국 직후 열린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주로 등장한 각국 정상들이 언급한 주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핵에 관한 문제였다”면서 “실제 회의장에서 각국 정상들이 언급하는 그 수위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대단히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고, 또 한반도의 엄중한 긴장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 순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정으로도 한미일 정상회담을 꼽았다. 한국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따른 대중관계 악화 가능성에는 “한미일 3자회담이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저는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국내 사회 규범이든 국제관계의 규범이든 다함께 지켜야 하는 규범과 이 가치를 지켜야 된다고 하는 정신을 갖고 국제문제나 국내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첫 대면대화를 나눈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관련 질문에 “과거사 문제가 양국간에 진전이 없으면 현안과 미래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없다는 그런 사고방식은 지양돼야 한다”면서 “전부 함께 논의할 수 있고, 우리가 한일 양국이 미래를 위해 협력할 수 있다면 과거사 문제도 충분히 풀려나갈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 세일즈외교 행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신규 원전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높은 관심을 언급하며 “(이들에게) 우리 한국 원전이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가장 안전하고, 그리고 가장 신속하게 빠른 시일 내에 시공을 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이 아마 참모에게 보고를 받는다면 대한민국의 제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설명했다”고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낮 성남 서울공항에 귀국해 3박 5일의 나토 일정을 모두 마쳤다. 귀국길 공항 영접에는 여당 측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 尹·기시다, 5차례 만나 ‘톱다운’ 의지… 과거사 문제는 최대 걸림돌

    尹·기시다, 5차례 만나 ‘톱다운’ 의지… 과거사 문제는 최대 걸림돌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5차례 만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공식 정상회담은 없었지만 양 정상이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면서 ‘톱다운’(하향식) 방식의 계기가 만들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강조하고 기시다 총리를 ‘파트너’로 평가하는 등 신뢰감을 드러냈다. 양국 정상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모두 5차례 대면했다. 28일(현지시간) 스페인 국왕 주최 환영 갈라만찬에서 약식회동에 가까운 4분간 대화를 시작으로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나토 동맹국·회원국 정상회의에서 만났다. AP4 및 나토 사무총장 기념촬영도 함께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 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언급했는데, 한일 관계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 해법을 모색할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보텀업’(상향식)이 아니라 ‘톱다운’ 분위기”라며 “한일 정상끼리는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에 대해선 “한국에 대해 기대도 크고 잘해 보려고 하는 열의가 표정에서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겨진 과제는 참모와 각 부처가 얼마나 마음을 열고 진솔한 대화를 발전시킬 것인가이다”라고 했다. 특히 환영 갈라 만찬에서 성사된 ‘깜짝 회동’에 대해서는 “(한국이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만나 실무협의를 풀어 나갈 자세가 됐다는 것을 일본 측이 깨달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앞서 나토 정상회의 출발 전엔 한일 정상 간의 약식회담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4년 9개월 만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는 “한미일 안보협력이 오늘로서 복원됐다”고 했다.  양국 정상의 우호적인 첫 만남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 정부가 관계 개선 움직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다음달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일본 방문 일정을 협의 중이다.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를 논의하는 민관협의회를 다음달 4일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 의욕에도 과거사 문제 등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일본 측은 과거사 문제에 있어 1965년 한일협정으로 책임은 끝났다는 기본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충분한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고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추진한다면 반일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측은 일본 기업의 사실 인정이나 사과 등 상응 조치가 포함되지 않는 배상 문제 해결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모금·출연을 통한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대위변제’ 방식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며 “이는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며 피해자의 마지막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 기시다 “일관된 日 입장 토대로 대화”… 한일관계 여전히 ‘신중모드’

    기시다 “일관된 日 입장 토대로 대화”… 한일관계 여전히 ‘신중모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만남을 놓고 한일 발표가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나토 정상회의 당시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보면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분석했다. 우선 한일 정상의 짧은 대화에 대한 양국의 발표에 차이가 있다. 한국 측은 기시다 총리가 “한일 관계가 보다 건전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고 발표한 반면, 일본 측은 “매우 엄중한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힘써 줬으면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측의 발표는 한일 쌍방이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이지만 일본 측의 발표는 한국이 먼저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기시다 총리가 전날 한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윤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 측과 긴밀히 의사소통하겠다”고 말한 대목에 집중했다. 여기서 나온 ‘일본의 일관된 입장’이란 강제동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으니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한국 측이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해법을 만들기 위한 민관협의체를 7월 4일 출범시키고 300억원대의 기금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서울신문 6월 29일자 1·3면>하는 데 대해 이소자키 요시히코 관방 부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내 움직임에 대해 언급하는 건 삼가겠다”며 관망적인 태도를 취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어떤 해결책이 나올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국이 먼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원칙으로만 밀어붙여서는 양국 간 타협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처럼 일본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기시다 총리가 외무상이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파기되면서 같은 상황을 반복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했다. 총리관저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한국 측에서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는 한 한일 정상회담은 어렵다는 게 총리의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 尹·기시다, 5차례 만나 ‘톱다운’ 의지… 과거사 문제는 최대 걸림돌

    尹·기시다, 5차례 만나 ‘톱다운’ 의지… 과거사 문제는 최대 걸림돌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5차례 만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공식 정상회담은 없었지만 양 정상이 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면서 ‘톱다운’(하향식) 방식의 계기가 만들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강조하고 기시다 총리를 ‘파트너’로 평가하는 등 신뢰감을 드러냈다. 양국 정상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모두 5차례 대면했다. 28일(현지시간) 스페인 국왕 주최 환영 갈라만찬에서 약식회동에 가까운 4분간 대화를 시작으로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나토 동맹국·회원국 정상회의에서 만났다. AP4 및 나토 사무총장 기념촬영도 함께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 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언급했는데, 한일 관계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 해법을 모색할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보텀업’(상향식)이 아니라 ‘톱다운’ 분위기”라며 “한일 정상끼리는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에 대해선 “한국에 대해 기대도 크고 잘해 보려고 하는 열의가 표정에서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겨진 과제는 참모와 각 부처가 얼마나 마음을 열고 진솔한 대화를 발전시킬 것인가이다”라고 했다.  특히 환영 갈라 만찬에서 성사된 ‘깜짝 회동’에 대해서는 “(한국이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만나 실무협의를 풀어 나갈 자세가 됐다는 것을 일본 측이 깨달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앞서 나토 정상회의 출발 전엔 한일 정상 간의 약식회담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4년 9개월 만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는 “한미일 안보협력이 오늘로서 복원됐다”고 했다.  양국 정상의 우호적인 첫 만남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 정부가 관계 개선 움직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다음달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일본 방문 일정을 협의 중이다.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를 논의하는 민관협의회를 다음달 4일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 의욕에도 과거사 문제 등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일본 측은 과거사 문제에 있어 1965년 한일협정으로 책임은 끝났다는 기본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충분한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고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추진한다면 반일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측은 일본 기업의 사실 인정이나 사과 등 상응 조치가 포함되지 않는 배상 문제 해결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모금·출연을 통한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대위변제’ 방식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며 “이는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며 피해자의 마지막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 글로벌 연대 강화… ‘경제·안보’ 실리외교

    글로벌 연대 강화… ‘경제·안보’ 실리외교

    윤석열 대통령의 첫 해외 출장인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한국은 경제와 안보를 두 축으로 미국·유럽 주도의 글로벌 외교 질서 재편에 적극 편승하고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별도 일정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복원했으며 처음 만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관계 개선의 단초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나토가 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에 맞선 서방 진영의 연대로 요약되는 새로운 ‘전략개념’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한국으로서는 중국·러시아와의 갈등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도 정상 간 공감대를 토대로 한 톱다운 방식의 한계를 넘어 각론에서 양국 여론의 호응을 끌어내야 하는 난제와 본격적으로 마주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 대유럽 경제 행보를 본격화하며 원전, 방위산업,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급망과 미래성장 산업을 위한 ‘세일즈맨’을 자처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2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방산과 원전에 대한 정상 세일즈외교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특히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산 무기의 폴란드 수출이 가시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원전 부문에서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폴란드, 체코를 비롯해 네덜란드, 영국 등에 한국과의 원전 협력을 적극 제안했다. 영국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관계의 미래 비전을 포괄하는 ‘한영 프레임워크’도 채택됐다. 윤석열 정부 첫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는 북미·서방 정상들이 총집결한 마드리드에서 한층 격상된 한미동맹과 한일 관계의 복원을 기반으로 강력한 대북억지책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일 회담을 포함해 윤 대통령이 나토에서 기시다 총리와 다섯 차례 만나며 한일 관계 복원에 대한 정상 간 공감대가 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미일 정상회담 직후 취재진에 “한미일 안보 협력이 오늘로서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나토 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일곱 번째로 나선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서방의 지지를 호소했다. 연설에서 그는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참가의 의미는 가치와 규범의 연대, 신흥 안보 협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었다”라며 “이 세 가지 목표를 기대 이상으로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일각에서는 나토가 향후 10년간 목표를 담은 새 전략개념에 ‘중국의 위협’ 문제를 처음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나토 행보로 사실상 서방의 반중 노선에 동참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중국이 나토에 연일 불쾌감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한국의 친서방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일 등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중국은 앞으로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같은 날 한국정치학회 학술대회에서 한국을 향해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웃으로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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