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일관
    2026-01-21
    검색기록 지우기
  • 시범마을
    2026-01-21
    검색기록 지우기
  • 발사체 발사
    2026-01-21
    검색기록 지우기
  • 샌드위치
    2026-01-21
    검색기록 지우기
  • 첨단산업
    2026-01-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17
  • 노대통령 방일에의 기대 민단간부 좌담

    ◎“재일동포 「차별의 한」 풀어줄 계기로”/양국보호 못받는 1세지위 개선 더 절실/사죄 인색한건 일이 과거반성 안한 증거/70만 교민과 아픔 함께… 모국투자ㆍ교육의 문호 넓혔으면 21세기의 새로운 한일관계를 구축하게 될 노태우대통령의 일본공식방문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일왕의 사죄발언문제,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보장 및 처우개선문제 등 한일간에는 많은 현안이 걸려있다. 이처럼 한일간에 문제가 많으면 많을 수록 노대통령의 방일이 갖는 뜻은 크다. 특히 70만 재일교민들은 대통령의 방일로 재일한국인들이 받아온 수난과 차별의 한을 풀어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21일 도쿄 프린스호텔에서 거류민단 간부들을 모아 「재일교민은 무엇을 기대하는가」를 들어보았다. □참석자 박성우 이칠두 남경수 ▲사회=노태우대통령의 일본공식방문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재일 한국인의 입장에서 대통령의방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박성우실장=우리 민단간부들이 지난 4월말 서울에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일본방문을 기회로 우리 교민들의 한을 풀어주겠다』 바로 그것입니다. 외국에 사는 교민들에게 모국대통령의 방문은 큰 힘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교민들이 크게 고무될 것은 틀림없습니다. 특히 이번에 노대통령은 일본국회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특별연설의 기회를 가지며 오사카(대판)까지 방문키로 되어 있습니다. 오사카는 우리교민의 3분의1 이상이 거주하는 지역이어서 그 방문의 의의는 매우 큽니다. ○교민 생성 배경 이해를 ▲이칠두단장=어떻게 보면 우리 재일교포들은 그동안 일본에 거주하면서 받은 수모와 차별ㆍ고통에 대해 한번도 따뜻한 위로의 말을 못듣고 살아왔습니다. 재일교포는 미국이나 유럽의 교민들과는 그 생성과정이 다릅니다. 따라서 그만큼 더 조국지향형이며 애국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의 일원이라는 입장 이외에 한때는본국의 「기민정책」에 의해 가중된 설움을 받은 때도 있습니다. 지금은 세월이 변해 일본에 귀화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만 종전 당시 일본에 귀화하려고 마음 먹었던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 교민들이 본국에 섭섭하다는 말을 비추면 『일본에 귀화하면 되지 않느냐』고 쉽게 말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농담이라도 『귀화하라』는 말은 일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재일교포의 사기는 복돋워주지 못할 망정 감정적 상처를 주는 일은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슬픈 마음이 생깁니다. 그런 의미에서 방일을 앞둔 노대통령이 재일교포의 한을 풀어주겠다고 말한 것은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일입니다. ▲남경수단장=나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일본에서 자란 완전 2세입니다. 그동안 일본인들로부터 받은 민족차별은 표현을 못할 정도입니다. 88올림픽이후 일본인들이 한국과 한국인을 보는 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만 노대통령의 방일를 계기로 대한 인식은 더욱 일신되리라고 봅니다. ▲사회=지난 4월30일 한일외무장관 회담에서 「3세문제」에 대해대체적인 타결을 보았고 지금은 일왕의 사죄발언문제로 현해탄의 파고가 높아 있습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단장=「3세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우리 외교당국이 많이 힘을 썼다는 측면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재일교포의 입장에서는 이것은 법적지위 해결로 볼 수 없습니다. 강제징용돼 일본에 끌려온 사람은 1세이며 희생된 사람도 1세입니다. 그런 1ㆍ2세를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사실에 교민들은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이것은 바로 생활에 직결되는 권익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대한인식 일신 기대 ▲박실장=동감입니다. 서러움의 역사 체험은 1세들에게 절실합니다. 이들은 일본에서도 선거권이 없고 한국에 가도 선거권이 없습니다. 어느쪽으로부터도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나간 세대」가 아닙니다. 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오늘의 교민사회가 건설됐다는 사실을 한일 양국이 당국자들은 똑똑이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남단장=1ㆍ2세 여부를 따지지 말고 포괄적으로 해결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1ㆍ2세 문제를 추후 논의한다고는 하지만 교활한 일본인을 상대로 하는 협상이 어디 그리 쉽습니까. 이번 일왕의 사죄문제만 보더라도 일본인들의 속마음을 훤히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상징천황」이니까,헌법상의 제약이 있으니까라는 것은 구실에 불과합니다. 자신의 선대가 저지른 역사상의 과오에 대해 나는 이렇게 반성하고 있다라는 마음만 전달하면 충분한 것 아닙니까. 그런 기분을 나타내는 말이 어떻게 정치적인 발언입니까. 또 설사 정치적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사실상 일본의 국가원수인 일왕이 못할 것도 없지 않습니까. 요컨대 성의와 마음가짐이 문제라고 봅니다. ○「제약」은 구실에 불과 ▲이단장=일본은 경제적으로는 1등국이지만 국제화에는 3등국입니다. 전후 독일은 유태인을 비롯한 피해당사국에 깨끗하게 사죄하고 매듭짓지 않았습니다. 유독 일본만이 사죄에 인색한 것은 실제로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겠습니다. 이번 노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앞으로 두고두고문제가 될 것입니다. 일본이 현재 추구하고 있는 「국제사회에의 공헌」은 이 문제를 명쾌하게 매듭짓지 않고는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입니다. 과거 교과서 문제도 그랬습니다만 다시 거론되지 않도록 핵심을 찌르는 타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박실장=명치이후의 통제된 의식교육이 오늘의 일본을 이처럼 가슴터놓지 못하는 왜소한 존재로 만들었다고 보겠습니다. 일본인들의 단점중 하나가 「혼네」(본음)와 「다데마에」「건전」의 구별 아닙니까. 본심에서 우러나온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른 것,이것이 일본인들의 속성입니다. 『본심으로 한국인을 대하』는 것이 우리들의 요구입니다. ▲사회=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본국 정부에 바라는 것이 많이 있을 텐데요…. ▲박실장=재외국민,특히 재일교포에 대한 본국 국민들의 의식이 우선 고쳐졌으면 합니다. 문세광사건 교과서문제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이 미워질때 그 영향이 재일교포에게도 연쇄파급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재일교포가 한국말도 못한다. 그러니 미운존재다… 이런 식입니다. 그러나재일교민들에는 생존을 위해서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살아야만 했던 오랜 세월이 있었습니다. 모국어로 말하며 한구식의 제이름을 밝히면 일본땅에서 살지 못하는 기간이 있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과정을 본국 국민들이 이해해 주었으면 합니다. 본국에 가서 상거래를 할때 재일교민들은 한국민으로서 취급받기를 원합니다. 세법이고 무엇이고 떳떳한 국민으로 취급해 달라,왜 일본인에 준해서 취급하는가. 일본에 있으면 일본인으로부터의 차별,본국에 가면 또 그대로 본국차별이 있습니다. 재일교포들이 발붙일 곳은 어디입니까. 재일교민이 생기게 된 역사적 아픔을 같이 느껴주었으면 합니다. ▲이단장=재산반입규제문제만 해도 모순이 많습니다. 언제든 얼마든지 갖고 들어오라고 했다가 달러의 여유가 생기면 이제는 안된다 이런식입니다. 조령모개 정책에 지나지 않습니다. 돈을 조금만 가지고 들어가도 부동산 투기가 목적이 아니냐 이렇게 왜곡된 눈으로 봅니다. 일본에서 갖은 고생해서 번 돈을 조국의 발전을 위해 쓰겠다는 고귀한 정신을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고국에서 융자받을 때도 국내 거주자 보다 요건이 엄격합니다. 제도나 의식면에서 재일교민도 1백% 국민취급해주도록 바라고 싶습니다 ▲남단장=재외국민들을 위한 교육문호도 더 넓어졌으면 합니다. 교민의 자녀들이 모국어도 서툴고 학력이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생활환경이 달라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닙니까. 그러나 좋은 제도는 남겨서 장기적으로 재외국민을 고무해 주어야 합니다. 지금 한시법으로 되어 있는 호적특례법도 지속시켜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역사적 현상에 따라 제이름이 아닌 남의 호적으로 평생을 사는 잠재거주자의 구제문제와 직결되는 것인만큼 이 법은 더 지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현재 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격 데모,불법쟁의 등 사회현상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준법ㆍ질서 확립을 ▲박실장=우선 준법과 질서의식이 확립되어야 하겠습니다. 개선은 추구하되 그 절차는 적법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질서있는 개선이 중요합니다. 과도적인 현상은 빨리 탈피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길어지면 이미 「과도」가 아닌 「기정」의 것이 되고 맙니다. ▲남단장=근본은 도덕의 문제입니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보면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자리를 양보한다든가 가방을 들어주는 미덕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런 국민들이 공적으로 모였을 때는 왜 서로 아끼는 마음이 안나오는지 답답합니다. ▲이단장=우리 한국이 올림픽을 치렀다는 역사적 사실만 남아있고 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지는 못한 것이 아닌가 하고 재일 교민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자는 체험을 통해 배우고 현자는 역사의 교훈을 통해 배운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도 일일이 부딪치며 겪으면서만 배울 것이 아니라 시간을 단축해 역사를 통해 배우고 빨리 성숙해졌으면 하고 기원할 뿐입니다.
  • 「사과」할 생각이 없는 일본/송정숙 논설위원

    ◎「일왕사죄 파문」 현지에서 일본 국비장학금을 받으며 유학중인 한국인 연구생 오양은 그의 일본 여성 동료에게서 「천황의 사과」문제에 대해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의 부모,특히 아버지가 『…너의 한국친구에게 우리 이름으로라도 사과를 해라,잘못한 게 분명한데 천황의 사과쯤 그 잘못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핑계 저핑계로 사과하기를 피하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다. 알고 있는 한국인 모두에게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고 꼬박꼬박 전하고 대신 사과하여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오양은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일왕의 사과문제로 여론이 분분한 시기의 일본에서 이런 위로라도 받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각성한 시민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도 생각했다. 노대통령의 방일을 열흘쯤 앞두고 일본에 조성된 「천황말씀 파동」을 현지에서 1주일쯤 목격할 기회가 있었다. 그 일정의 마지막 순간에 만난 오양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지난 며칠동안 만났던 많은 일본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그중에는 외교실무를 맡은 관사도 있었고 퇴역관리도 있었으며 「지한」을 자처하는 학자ㆍ언론인들도 두루 있었다. 개인개인이 피력하는 그들의 말과 행동은 오양이 말하는 「각성한 시민」의 수준에 거의 다 이르고 있었다.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당했던 다른 나라와는 다르다는 것을,그 이전에 완벽한 독립국인 상태로 식민지가 된 유일한 나라이므로 응분의 대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저 개인으로서는 누누이 말해 왔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여러분 아시다시피 학교에서도 일본에 있어서 세계란 무엇인가만 가르치지 세계의 시각에서 일본을 보는 역사는 가르치지 않는 나라입니다. 그게 문제라고 본인은 개인적으로 누누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자기를 낮춰가며 공손하고도 자상한 어투로 위로의 말을 아끼지 않는 전대사. 말끝마다 「노대통령각하」를 꼬박꼬박 받치며 『개인적으로 충분히 한국정부와 한국국민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강조하는 전총리,원로에서 젊은이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겉보기에 우리를 거스르는 논리는 조금도 펴지 않는다.그런무렵 자민당의 지도급 인사가 신경질적으로 『…너무한다.우릴보고 무릎을 끊으란 말이냐』라는 발언이 튀어 나왔다. 이 발언을 계기로,접촉하는 인사들의 말의 흐름은 조금씩 어느방향으로 모아지고 있었다. 이를테면 한 신문사의 논설위원이 『…천황을 일왕이라고만 발언하는 한국신문에 우리는 충격을 받았지만,어쨌든 한국의 주장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천황의 정치적 결정에 의해서 전쟁이라는 불행한 사태를 겪었던 일본 국민은,천황이 다시금 어떤 정치적 발언을 하게 하는 것을 대단히 경계한다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말해 두고 싶다』라는 방향의 말을 하자,그로부터 사람들의 말은 어순도 비슷하게 그런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관사는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신문논조도 그렇듯이 「천황」의 입장은 개인의 입장이 아니다. 사과에는 헌법상의 문제가 있다. 연두 기자회견조차 내각에서 심사 결정한다…. 「천황」의 정치적 행동을 국민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는 논리를 펼쳤다.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고,전혀 딴 자리에서 토론을 했지만 지내놓고 보면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한 줄기의 논란만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을 오래지 않아서 알 수 있었다. 이런 일사불란함은 큰 일에서나 작은 일에서나 마찬가지다. 그들이 잡아둔 일정이 너무 그들 본위인 것 같아서 몇번인가 바꿔보려는 시도를 했다가 한번도 성공하지 못한 경험도 따지고 보면 같은 맥락의 일이다. 이쪽에서 「바꾸고싶다」고 말했을때 그들은 한번도 「안된다」고는 하지 않았다. 담당자들이 땀을 뻘뻘흘리며 이리닫고 저리닫고,전화통에 매달리고 한동안 소동을 피웠다. 그러는 모습만 보고 있으면 「요청」이 받아들여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매양 한가지,처음과 변한 것은 없다. 마침내 이쪽이 감탄한 것은 「변화시킬 수 없는 사실」인줄 뻔히 알면서 담당자가 진땀이 나도록 노력한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비록 미리 그러기로 짜놓은 「연극」인 한이 있어도 보는 마음에는 흡족감과 미안한 마음이 들게 했다. 그들은 그렇게 그들의 사회를 이뤄온 것이라고짐작하게 한다. 정할때 깊이 생각하고 정해진 것은 쉽사리 무너뜨리지 않는 것은 이상적인 정책수행이다. 그것은 어느 국민이든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될때 안되더라도 땀을 뻘뻘흘리며 성의를 다하는 태도를 부가가치로 얹은 사회는 일본만한 나라가 없을 것 같다. 우리가 늘 당하는 것은 바로 이런 무기에 의해서가 아닌가 하는 심증이 든다. 그들은 언필칭 『한일관계도 그동안 많이 발전해 왔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사이의 「발전」은 두나라 사이의 외교적 교섭에 의해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힘이 어느 수준인가에 비해서 그들은 한일관계의 수준을 조절하고 있을 뿐이다. 「천황의 말씀」이라는 것을 가지고 온갖 논리를 총동원하는 그들의 일사불란함을 보며 마침내 우리 귀에 남는 잔성은 이런 것이었다. 『억울하면 훌륭하게 되렴!』 그러므로 방일하는 대통령을 통해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은 만만치 않은 나라다!』라는 것 뿐이다.
  • “소련은 이데올로기와 외교 분리”

    ◎소ㆍ북한대표,워싱턴 학술회의서 설전/평양­모스크바 동맹 “사실상 변질” 시사/한소수교 불가피성 강조에 북측 발끈 북한과 소련이 미국에서 언쟁을 벌였다. 한국은 입을 다문 채 지켜보았다. 18일 워싱턴의 조지 워싱턴대 주최 학술회의 석상에서 벌어진 이변이다.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소련간의 이견이 급기야 설전으로 번진 것이다. 발단은 소련 과학 아카데미의 한일관계 정책연구부장인 게오르기 쿠나제가 개진한 「한반도에 대한 소련의 시각」이라는 주제발표문의 내용. 쿠나제는 이 발표에서 소련의 대북한 동맹관계에 대해 『뚜렷한 이유없이 북한이 제3자로부터 침공을 받았을 경우 도와준다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의 주장은 소­북한 동맹관계가 사실상 변질돼 과거처럼 혈맹 운운하던 시대는 지나갔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다른 참석자들에게 이해되었다. 그는 또 한소관계에 언급,『남북한에 대한 주변 강대국들의 교차 승인절차가 완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수용하지 않는다』면서 『한소 수교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북한측 대표들은 『한반도 문제는 통일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한소수교는 한반도 문제 해결이나 통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론을 펴며 쿠나제가 역설한 한소 수교 불가피성에 대해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쿠나제는 『남한은 주권국가이며 자신의 영토를 효율적으로 통치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북한은 한국의 실체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경제성장을 계속 해온 한국과의 경제력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쿠나제는 특히 『동서독의 경우 유엔 동시가입과 교차승인이 통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며 북한측을 공박했다. 또 쿠나제가 시대변화에 따라 이데올로기와 외교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데 대해 북한측은 분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앞서 북한측 참석자인 허종(주유엔대표부 부대사)은 교차승인에 반대하는 북한의 입장을 분명히 했고,최우진(평화군축연구소 부소장)과 이형철(연구실장)은 「남북한 관계」 「북한의 대외정책」이란 주제발표를 통해한반도 통일의 전단계로서 고려연방제의 실시를 거듭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북한은 개방을 하려고 하는데 주위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일본측 참석자인 미카나기 전주한대사가 「한반도의 정치적 추세와 주변안보」라는 주제발표에서 북한의 권력이양 문제를 거론하자 북한측은 『왜 남의 나라 문제를 왈가왈부 하느냐. 지도자문제 토의는 사전 협의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어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 이날 토론에서 한국측 대표인 김경원(전주미대사) 한승수(민자의원 전상공장관) 김진현(동아일보 논설주간) 민병석씨(청와대 북방정책담당 비서관)등은 북한측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한측 참가자들의 어거지 주장에 대해 논평이나 반박을 일체 하지 않았으며 북한­소련 참석자간에 언쟁이 계속될 때도 이에 개입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18일 회의가 끝난 후 남북한 참석자들은 조지 워싱턴대 김영진교수의 안내로 한국음식점 우래옥에서 저녁을 함께 하며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 기회를 가졌다. 회의 마지막날인 19일 하오 북한대표들은 한국 특파원들과의 회견을 끝으로 워싱턴을 떠나 귀환길에 오른다. 「격동기의 아시아」라는 주제로 지난 17일 개막한 이번 학술회의에는 남북한을 비롯하여 미­중­소­일­말레이시아 등의 학자 언론인 경제인 정부요인 등이 참석해 주로 동북아의 평화 안보 경제협력 문제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 “외교는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종합”/한영구 외교안보연 교수

    ◎한일관계의 마찰음을 듣고… 5월24일에서 26일까지로 예정되어 있는 노태우대통령의 일본방문은 일왕의 사과발언문제를 둘러싼 찬반양론의 여론속에서 그 필요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로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진지 25년이 경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일 양국은 65년 국교정상화 당시로 되돌아간 인상을 짙게 하고 있다. 65년 한일기본조약과 함께 4개의 협정(청구권 및 경제협력협정 ㆍ문화재반환협정ㆍ어업협정ㆍ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한일병합에 이르는 모든 조약 및 협정은 무효임을 선언하고 양국간 국교를 정상화 했으며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배상이라는 의미에서 청구권 자금이 설정되고 문화재 반환에 합의했다. 그리고 당시 한일간의 현안이었던 어업문제,재일한국인의 법적 지위문제 등에 있어 정부간 협의에 의한 해결방식이 도입되었으며 양국간 경제협력관계가 공식화되었다. 이러한 기본적 틀의 설정하에 한일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일본의 안전에도 긴요하다는 기본인식하에서 우호,협력 관계를 추구하여 왔으며 무역역조의 심화에도 불구하고 긴밀한 경제 협력관계를 모색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간에 있어서 상호이해와 신뢰관계가 의문시되고 있는 것은 과거의 역사적 관계로 인한 국민감정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25년간의 한일협력관계가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것이라면 그 우호관계의 긴밀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일관계에 있어서는 과거의 역사적 관계에 근거를 두는 대일 불신의 태도가 뿌리깊게 작용하는 관계로 실제의 협력관계 조차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대일 불신의 태도는 일본측의 사과발언이 어떤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는가 하는 문제보다 그동안 일본정부가 과거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의식을 명백히 구체화하지 못한 측면이 강했던 점에 보다 근본적인 유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측은 1965년 한일기본조약과 4협정의 체결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은 일단 끝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법적인 측면에서 65년의 조약과 협정의 체결로 한일간 과거의 역사적 관계가 해결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나,한일간의 관계는 법적인 것 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특수한 상황하에 있다. 그런 점에서 법적인 측면에서의 기본관계의 설정은 정치ㆍ경제ㆍ사회적으로 제반후속조치가 동반될 것이 요청된다. 일본측은 이러한 후속조치를 취함에 있어서 (결국은 그 후속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색한 태도를 보여 왔으며 게다가 일본정부 각료 또는 고위관료에 의한 일본의 과거 침략행위 정당화발언이 심심찮게 나옴으로써 일본의 의도가 의문시되어 왔으며 이러한 점들이 한국민의 대일 불신태도를 증폭시켜 왔다고 볼 수 있다. 국가간의 관계는 과거의 역사적 문제만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관계를 명백히 규정하지 않고 현실을 뛰어넘을 수도 없다. 현재 과거의 역사적 관계로 파생된 문제로서 아직도 미해결상태로 남아 있는 문제도 많다. 재일한국인의 거주권문제ㆍ사할린교포 귀환문제ㆍ원폭피해자에 대한 치료 및 보상문제 등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일왕의 사과발언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일왕은 일본의 상징적 존재로서 일왕의 발언은 상징적 의미를 띠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겠으나 이와함께 실질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가 하는 점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 동시에 실질적인 사죄의 방법으로서 앞의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현실적 방안에 대한 고려가 결여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또한 한일간의 미래지향적 협조관계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협력문제ㆍ과학기술이전문제 등 현안의 해결도 시급하며 21세기 아시아ㆍ태평양시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공동의 번영과 계속적인 발전을 위한 동반자관계의 구축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의 외교는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금번 노태우대통령의 일본방문이 명분 또는 실리 그 어느 것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명분없는 실리는 굴욕적이 될 가능성이 크며 실리없는 명분은 공허한 것이 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1984년 전두환 전대통령의 방일시 일왕은 양국간의 불행했던 과거를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 발언은 분명히 미흡한 것이었으나 이번에 그 이상의 발언을 하느냐 안하느냐는 일본측이 결정할 문제이며 국제국가를 지향하는 일본정부의 양식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오히려 과거의 침략행위를 시인하고 역사의 책임을 통감하는 일본국회의 결의를 촉구하고 일본정부로 하여금 과거의 역사적 관계로 인하여 발생한 미해결의 문제를 개선하도록 요구하는 현실적 방안에 대한 고려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와함께 21세기 아시아ㆍ태평양시대의 도래에 대비하는 한일간의 진정한 선린우호관계의 정립에 대해서도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점에서 노대통령의 방일이 명분이나 실리 어느 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포괄적 차원에서 한일관계를 주시하는 냉정한 시각이 형성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일 자민간사장 대한발언 사과

    【도쿄=강수웅특파원】 일본 자민당의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간사장은 16일 국회내에서 개최된 정부ㆍ자민당 수뇌회의 석상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나의 발언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함으로써 일왕의 사죄발언 문제와 관련,”더이상 무릎꿇을 필요가 있는가』라는 등의 자민당 수뇌발언이 자신의 발언이었음을 인정하고 이 발언으로 한국측이 강력히 반발해 양국관계가 거북해진 데 대해 사과했다.
  • 반성론…명분론…두얼굴의 일본 “대변”/「대한사죄」…일본인의 목소리

    ◎분명한 역사적 죄과 책임인정을 찬/정치적 발언은 국사행위 아니다 반 한일관계를 냉각시키고 있는 일왕의 사죄문제는 지금까지 나타났던 그 어느 현안보다 근본적인 문제이다. 그것은 「과거청산」의 시발점이며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대전제」이다. 한일협정의 체결,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보장과 처우개선,교과서 왜곡사건,사할린간류 한국인 귀환문제와 원폭피해자문제등 전후처리문제,무역불균형 시정과 기술이전문제등 한일간에는 많은 현안이 부침했으며 현재도 걸려있으나 일왕의 사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것은 한일간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전제라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견해는 도쿄(동경)주재 외교관계자들과 재일 한국인들은 물론 일부 정치인과 관료층을 제외한 많은 일본인들도 갖고 있다. 16일자 아사히(조일)신문 3면에 게재된 각계인사들의 코멘트는 이같은 사실을 대변한다. JR윤락죠(유락정)역 근처에서 만난 여행사 직원 난부 사치요(남부상대ㆍ31)씨는 이렇게 말한다. 『역사적으로 볼때 확실히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일차 분명하게 사죄해야 한다. 거기서부터 새로운 신뢰관계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유감」이라는 말은 관료적이며 모호하다. 분명한 사죄를 하더라도 지금의 일본으로서 잃을 것은 없지 않은가』라며 사죄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자민당수뇌의 『무릎 꿇고 빌라는 말인가』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지금까지 멸시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은 아닌가. 한국측은 「무릎을 꿇라」고 말한 일이 없지 않은가』라고 비판적이었다. 기계 메이커 차장인 가와바타 요시히코(천단의언ㆍ49)씨는 『머리를 얻어 맞은 쪽은,때린 쪽에서는 옛날에 잊어버렸다고 하더라도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법이다. 그러나 한일 새시대라는 말도 생겨났으며 전후 새로운 우호의 기초도 다져진 마당에 옛일을 다시 문제삼을 것은 없지 않은가. 자민당 일부에서 말하듯 「경제협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는 청산됐다」는 것은 이상하지만 한국측이 언제까지나 「사죄」에 계속 구애되고 있는 것은 대인답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법학계의 대세는 보다 더 부정적이다. 학습원대 아시베노부요시(노부신희ㆍ66)교수는 『헌법이념은 일왕을 정치의 세계로부터 격리시키려 하는 것이다. 정치적 의미를 갖는 발언은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치적 발언인가의 여부는 발언할 때의 상황에 따라서도 좌우된다. 이번처럼 발언내용이 외교적인 문제가 되어 있을 경우에는 발언이 정치적으로 되지 않을 수 없다. 한일관계의 역사적 연혁은 이해할 수 있으나 예외를 인정하면 그것이 선례가 된다. 역시 일본전체의 대표로서 총리가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자들 사이에도 견해의 차이는 많다. 일본ㆍ아시아관계론을 전공하는 우쓰미 아이코(내해애자ㆍ48)조교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재한피폭자 및 일본군에 징용된 사람에 대한 보상등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초래했던 문제가 남아있다. 일본은 지금까지 져야만 할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같은 문제의 실태를 정확히 조사,보상해야 할 것은 보상하고 사죄해야만 할 것은 사죄한다는제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방위대교장이며 평화ㆍ안전보장연구소회장인 이노키 마사미치(저목정도ㆍ75)씨의 견해는 더욱 분명하다. 그는 『(소화일왕의 발언은) 어느쪽이 가해자이며 피해자인지 알 수 없다. 일본은 말로 할 수 없을만큼 나쁜 짓을 한국에 저질렀다. 일본은 과거를 청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화일왕의 발언에 「일본의 책임에 의해」라는 문언을 삽입했더라면 좋았겠다』고 말했다. 이노키회장은 특히 일왕이 말할 내용에 관해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정치성을 띠게 된다』고 지적하고 『일본인은 역사에 대한 반성이 불충분하다. 현대사의 무지로부터 오는 것이다. 자민당수뇌의 발언은 역사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가를 나타내고 있으며 대정당의 간부로서 한심스럽다』고 통박했다. 나아가 이노키회장은 「상징일왕」은 국가원수라는 해석에 입각,『일왕이 외국원수에 사죄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회결의로는 서푼의 가치도 없다』며 도이다카코(토정다하자) 사회당위원장이 제창한 「국회결의」안을 일축했다. 반면 국제대 다카노 유이치(고야웅일ㆍ73),사상사 전공인 다케다시미코(무전청자ㆍ72) 교수 등은 『일왕이 국민을 대표해 사죄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 일왕은 헌법상의 상징이라는 입장을 넘어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은 안된다』고 반론을 편다. 문제는 일왕의 헌법상의 제약과 그의 발언이 과연 정치적이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일본헌법상 일왕은 헌법에 규정된 국사행위만을 행한다. 국사행위란 정치적 기능에 의한 것이 아니라 헌법개정ㆍ법률ㆍ명령의 공포,국회의원 총선거의 시행공포,외국사절의 접견등 형식적ㆍ의례적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일왕의 국사행위 중에는 총리와 최고재판소장관의 임명과 중의원해산과 같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도 포함되고 있다. 따라서 국사행위의 성격해석을 둘러싸고 학설이 대립되어 있는 실정이다. 나아가 일본국왕은 일본국민들의 정신적 구심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일왕이 행하는 국사행위에는 내각의 조언과 승인이 필요하며 일왕의 국사행위에 관하여내각은 책임을 진다. 이렇게 볼때 일본의 경우 행정권만을 관장하는 총리를 국가원수로 보기는 힘들며 「국민의 대표」라는 입장은 역시 일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또 일왕의 발언이 「정치적」이냐의 해석도 일률적으로 규정할 수 없을만큼 미묘하다. 이원경 주일대사가 15일 하오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전대장상과의 면담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의 발언의 정치성여부를 떠나 자신의 심경만을 피력하면 족하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소화일왕은 헌법에 근거하여 전쟁을 수행하는가. 시대와 인물은 바뀌었더라도 일왕의 이름아래 수행된 전쟁은 일왕의 이름으로 사죄되어야 한다. 상징일왕이라면 그 상징에 맞는 내용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결자해지의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다. 헌법의 제약은 구실이며 역사인식은 초법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도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 솔직한 사과와 새 한일관계(사설)

    노태우대통령의 일본 방문시 있어야 할 일본국왕의 일제대한만행 사죄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와 일부 정치인들의 잘못된 인식과 오만무례한 자세에 당혹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당초 우리가 노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하는 일본국왕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대한 사죄를 기대한 것은 이번 방일이 21세기를 지향하는 앞으로의 바람직한 새 한일 관계정립에 그 근본 목적이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명확한 과거의 청산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었고 일본 국왕의 사죄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방일시 한차례 사과라는 명목아래 「유감」 표명이 있었으나 누구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가 분명치 않아 불만이 많았고 한일 양국이 공히 필요로 하는 과거의 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노대통령의 방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본정부는 당초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이고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ㆍ캐나다 방문이 연기될 정도로 분주한 상황에서도 일본 방문만은 성사가 되었던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제 방일 10여일을 앞두고 일본쪽에서 한국민으로 하여금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발언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본국왕은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죄는 안되고 그래서 총리가 진심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죄,그것도 한국 뿐 아니라 전체 아시아를 상대로 하겠다는 소리가 나오더니 이번엔 국왕의 사죄가 전 전대통령 방일시 히로히토 전 일본국왕이 했던 수준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일본 집권자민당의 당론으로 결정되었다는 보도다. 그런가 하면 『땅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릴 필요는 없다』 『반성하고 있으니까 협력도 하고 있는 것이다』는 등의 망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일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당혹감을 떨칠 수가 없다. 일본국왕은 상징적 존재여서 외교 등 국사에 끌어들여선 안된다면 전 왕은 어떻게 끌어들였는지 묻고 싶다. 그때의 표현에서 진전되어서는 안된다면 왜 다시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그정도의 사죄라면 다시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은 핑계요 구실일 뿐이란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일제의 그 만행들이 불가피한 것이었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사죄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다만 주변의 눈도 있고 해서 사죄의 흉내만 내겠다는 소리요 움직임으로밖엔 이해가 안된다. 누가 일본국왕의 사죄를 요청했는가. 그것은 일본의 문제다. 「엎드려 머리를 조아릴 것인가」의 여부는 일본이 결정할 문제이며 우리는 그런 일본을 보아가며 우리의 행동을 할 뿐인 것이다. 일본국왕의 사죄보다 더 바람직한 사죄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의 반성이요 사죄다. 그리고 그것은 요구나 강요로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다. 국왕의 사죄는 그것이 바로 스스로 우러나오는 사죄의 증거라고 보기 때문에 바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지금 일본정부와 일부 정치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언동은 그것이 헛된 기대임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한일간에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해결하고 완충역을 해야 할 일본의 이른바 지한파ㆍ친한파 정치인이란 분들이 전혀 도움이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불을 지르고 있는 사실에 더욱 분노를 느낀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 일왕의 사죄(사설)

    노태우대통령의 일본방문을 계기로한 일제의 한반도침탈과 식민지통치 등 과거역사에 관한 일본의 대한사죄를 일본국왕은 형식적인 선에서 적당히 하고 대신 총리가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행하기로 일본정부의 방침이 정해졌다고 한다. 일본국왕은 상징적인 존재이며 정치적발언을 할 경우 헌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표면상의 이유다.그리고 실제로는 현 일왕은 부왕의 경우와는 달리 한반도 침탈의 역사를 경험하지 않았고 또 한국에 구체적인 사죄를 할 경우 중국 등 아시아각국이 동일한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운 일본 우익세력들의 반발여론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움직임을 보면서 우리는 일본인들의 생각과 자세의 옹졸성과 한일관계에 대한 그릇된 기본인식에 새삼 놀라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일왕의 사죄불가의 이유라는 것이 우리가 보기엔 사죄필요의 이유로 인식된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죄란 상징적 의미가 큰 것이며 현재의 일왕은 오늘의 일본 뿐아니라 과거의 일본도 대표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서 뿐 아니라 중국 그리고 피해를 입힌 아시아각국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분명한 사죄를 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죄란 원래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쳐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사죄다. 때문에 그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의미가 있고 행동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은 한국이나 아시아 각국이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사죄를 했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순전히 일본의 문제이지 한국이나 기타 아시아 각국이 요구할 문제가 아닌 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일본국왕의 명확한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일본이 스스로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구해서 받는 사죄 그것도 하기 싫어서 궁색한 이유와 핑계 끝에 마지못해 하는 사죄는 그 본래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지금 일본이 하고 있는 행동을 보면 노대통령의 방일시 일본이 하게될 사죄란 것이 그런 사죄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지않을 수 없다. 그런 사죄라면 할 필요는 물론,받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죄는 성의와 자세의 문제이며 새로운 시작의 약속이다. 일본국왕의 솔직하고 구체적인 사죄는 일본을 위해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로 하여금 일본을 경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존경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역사적인 질서 재편의 전환기에 있다. 구미에선 이미 일본을 소련보다 더 경계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로 눈을 돌려야 할 시대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일본도 그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총리의 동남아,서남아 순방이 빈번해지고 있고 노대통령의 방일도 성공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일본을 보는 아시아의 눈길은 차갑다. 그것은 일본의 지난날의 만행과 그 이후의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행동이 자초한 결과다. 국왕이냐 총리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진심에서 우러나는 행동의 사죄를 우리는 바란다. 그런 사죄가 어떤 것인지는 일본이 더 잘 알 것이다.
  • 노태우대통령의 일본 방문(사설)

    과거가 지나간 현재이고 미래가 앞으로의 현재라면 우리에게 있어 과거 현재 미래는 언제나 소중한 것이다. 특히 미래가 소중하다면 과거는 그만큼 의미가 더 크고 더욱 교훈적일 것이다.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따라서 과거도 깨끗해야 하지만 현재도 맑아야 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일본과 한국이 지금 그런 계제에 있다.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은 그런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한일국교정상화이후 국가원수로는 두번째이지만 그 이후 일왕 아키히토(명인)의 방한도 예정돼 있는 만큼 이번 대통령의 방일은 한일간 관계를 새롭게 전개,정립시킨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더욱 부각된다고 할 것이다. 새로운 한일협력 시대의 정립을 두고 요즈음 두나라가 겪고 있는 혼선과 갈등은 그런 점에서 보면 「비온 뒤」와 「땅 굳기」에 비유해도 그르지 않다고 본다. 일본쪽으로 보면 지금 한국문제및 재일동포 법적지위와 관련하여 이른바 4대악이란게 있다. 지문날인ㆍ강제퇴거ㆍ재입국허가ㆍ외국인등록증 상시휴대가 그것이다. 여기에 요즘엔 동포3세에 대한 영주권부여문제가 걸려 있다. 물론 일본으로서는 이런 문제들이 악의 요소가 아니다. 일본측으로는 자국거주 외국인에 대한 통상적인 정책에 속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에 있어 또 그들 과거와 관련하여 재일한국인이 어떤 존재이며 어떤 역사와 범죄적 과거의 소산인가를 조금만 인식한다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지 않은 것이다. 재일동포3세문제만 하더라도 한일간 실무협상에서는 물론 그들 국회에서까지 논의가 됐지만 그들 당국자들은 이상한 명분과 논리를 내세워 앞뒤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점진적인 영주권부여니 또는 특수호적제니 등록증 상시휴대 완화니 해서 겉으로는 그럴 듯한 안들을 얘기하지만 근본문제의 개선보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노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한일간 불편한 관계의 깊이를 구태여 지적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강조하건대 오늘날 한일문제의 출발은 일본이 일제가 저지른 식민수탈과 전쟁의 역사적 죄과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치 않고 있는데서 시작됐다. 그들은 일본이 저지른 전쟁의 희생물이다. 또 3세는 그들의 후손이다. 그런 일본은 한일관계사에 관한 한 지금까지 그들의 과거에 대한 것으로는 「불행했던 과거」에 대한 「유감표명」이란 표현으로만 호도해왔다. 사과는 커녕 뒷전에서나마 시인하는 일도 하지 않았다. 무책승차라는 말이 있다. 안보에 관한 한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을 빌려 쓰고 미국의 안보호에 동승하고 있다. 부와 힘을 구사하는 풍요로운 그 사회에 「대동아전쟁긍정론」이 대두된지는 벌써 오래 됐다. 재일동포문제ㆍ무역 역조시정ㆍ첨단기술 이전 등 현안들도 중요하다. 그러나 일본은 역사를 인식하고 과거를 청산하는 겸허함을 지녀야 한다. 전쟁에서 희생된 수많은 군인ㆍ군속과 그 유족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물론 생존해 있는 수만명의 원폭피해자들에 대해 최소한 일본인 보상수준과 같은 보상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일왕의 방한문제는 별도로 언급코자 한다. 그러나 역시 과거청산없는 한일관계의 진정한 개선은 어렵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 노대통령 일본만 방문 24∼26일/국내사정 감안

    ◎미ㆍ가ㆍ멕시코 가을로 연기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6월4일까지로 예정된 노태우대통령의 일본ㆍ캐나다ㆍ미국ㆍ멕시코 등 4개국 순방계획을 전면 재조정,일본만 방문하고 나머지 3개국 방문은 연기키로 4일 결정했다. 정부는 이에따라 노대통령이 24일부터 26일까지 2박3일간 일본만 방문하고 나머지 3개국은 올가을께나 방문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관계당국에 이날 하오 늦게 통보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날 『노대통령의 4개국 순방은 장기적인 국가이익을 고려할 때 꼭 필요한 것이었지만 「총체적 난국」 상황을 맞고 있는 국내사정을 감안,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들이 민자당과 행정부 일부에서 제기돼 왔다』고 말하고 『노대통령이 이같은 당의 의견을 토대로 약 10일전부터 청와대비서실과 외무부 등에 재검토지시를 내려 일정 일부조정이 바람직하다는 건의를 받고 이날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일본의 경우 노대통령의 방문계획이 그동안 두차례나 연기됐고 일본총리가 두차례 방한한 점과 재일한국인 법적지위문제ㆍ무역불균형시정ㆍ첨단기술이전문제 등 새로운 한일관계구축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많아 일본방문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의 4개국 순방계획은 그동안 외교경로를 통해 추진,관계국과 공식일정 발표단계만 남겨 두었으나 최근의 노사분규재연,경제난국문제 등을 노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재조정됐다. 한일 양국정부는 오는 8일 노대통령의 방일일정을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 요시다ㆍ구보타ㆍ후지오…/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사명대사에게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가 여쭈되 『조선에 보물이 있습니까』하니 스님이 『보물은 일본에 있을 뿐 조선에는 없다』고 대답했다. 다시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고 묻자 『지금 조선에서는 당신의 목을 베기만 하면 천금의 상을 받게 되므로 당신의 머리가 곧 보물인 것이다』라는 호통이 나왔다. 가토는 간담이 서늘했다. 조선 선조 27년(1594년)4월에 사명스님이 울산 서생포에서 왜장가토를 만났을 때 얘기다. 허균이 지은 자통홍제존자사명송운대사 석장비명으로 전해 온다. 이승만은 생래적으로 반일주의자였다. 1952년말 한일회담이 교착상태에 들자 도쿄의 미군당국은 중재를 해줄양으로 이승만을 도쿄에 초대했다. 당시 일본총리는 노회하기로 소문난 요시다 시게루(길전무)였다. 먼저 미국대사 머피가 마련한 오찬에 요시다가 불참하는 결례를 저질렀다. 이어 다음날 미군사령관 클라크가 초대한 만찬에서 두 노인은 냉랭한 표정으로 만난다. 요시다가 묻고 노대통령은 대답했다. 『듣건대 산자수명한 한국엔 아직도 호랑이가 많다던데요』,『한국엔 이제 호랑이가 없소』『그럴리가…. 예로부터 백두산 호랑이가 유명하지 않습니까』『당신들 일본사람이 마구 잡아 가죽까지 벗겨간 터에 이제 호랑이는 씨가 말랐소』 한일간에 가로놓인 넓은 강과 깊게 드리운 그늘의 연원이 역사적으로 대개 이러하다. 요시다가 이어 한일간 지난날에 언급,『우리의 군국주의자들에게 책임이 있습니다』고 하자 드디어 이승만의 참았던 분노가 폭발했다. 『귀하는 군국주의자들에 책임을 돌리지만 그런말은 아직도 한국을 지배하려는 일본의 야망과 그 시도를 의심하는 한국인들에게 확신을 줄지 모른다』고 쏘아붙인 것이다. 요시다는 대답대신 묘한 미소를 지었을 뿐이다. 한일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모순과 갈등으로 가득차 있다. 증오와 불신감 또한 뿌리깊다. 양쪽의 여론조사는 언제나 서로를 「가장 싫어하는 국가군」속의 첫째로 꼽고 있다. 최근에도 일본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첫 인상은 「간사하다」로 나타났고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의 대표적인 느낌은 「감정적」이라고 지적됐다. 40년의 강점과 식민수탈을 단 한마디 「불행했던 과거」라는 표현으로 호도하고 「유감」을 표할지언정 결코 시인 사과는 하지 않는 그들이다. 그런 일본은 요즘 안팎으로 눈부신 변신을 거듭하는 소련을 배울 필요가 있다. 소련은 얼마전 지난 1940년의 카틴숲 학살사건이 당시 그들 내무인민위원국(NKVD)의 주도아래 저질러진 범죄라고 시인하고 폴란드 정부에 사과하는 곰의 재주를 부렸다. 43년 소련을 침공한 나치독일이 스몰렌스크 동쪽 카틴 숲속에서 4천3백구의 유해를 찾아냈을 때 소련은 시침을 뗐었고 지금까지 그랬다. 소련이 과거의 전쟁적 범죄를 시인하고 사과하는데 50년이 걸린 것이다. 그것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이며 사실은 영원히 사실이라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지난 37년 중국군이 완강하게 버티던 남경시를 함락시킨 일본군은 부녀자 겁탈과 약탈은 물론 닥치는 대로 학살한 양민이 30만을 넘는다. 한국에서의 경우도 그러하다. 태평양전쟁기간중 39년부터 45년까지 6년동안 일본 등지에 노무자로 끌려간 한국인은 1백37만명,국내에서의 강제노역4백50만,군인 군속 소위 여자정신대 등으로 연행된 37만 등 모두 6백만명이 일제에 의해 동원되거나 학살됐다. 「불행했던 과거」에 대한 「유감」표명만으로는 절대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일본당국은 연전에 교육용으로 일본역사상 10명의 「위인」을 선정한 바 있다. 그중 근대편에는 길전송음ㆍ서향륭성ㆍ이등박문 등 조선침략의 원흉들이 망라됐다. 군국주의 잔재에 젖어 있는 일본 지도층의 의식의 단면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오래전에 「일본의 한국병합」이라는 책을 쓴 야마베 겐타로(산변건태랑)는 이들 소위 근대화주역들의 행적을 분석한 뒤 『일본의 내셔널리즘은 시대에 따라 그 형태는 다르지만 본질은 언제나 정한론이었다』고 갈파했다. 바로 그것이다. 53년 한일회담 당시 일본대표였던 구보타(구보전관일랑)는 『한일평화조약이 체결되기전에 한국이 독립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다』라고 흥분하더니 끝내는 한술 더 떠 조선통치를 「시혜」라고까지 망발을 해 한일관계사에 이른바 「구보타 망언」을 남긴다. 『이등박문의 길을 따라 우리는 한국에 뿌리를 심어야 한다』고 말한 자는 요시다였고 마지막 수석대표였던 다카스기(고삼진일)는 『일본이 한국을 20년은 더 지배했더라면…』하고 아쉬워했다. 30년후인 86년 당시 문부상이던 후지오(등미정행)는 『식민지지배니 하고 떠들어 대지만 일본은 좋은 일을 하지 않았는가』고 근성을 드러냈다. 섬나라 지도층의 한국에 대한 착시와 오만이 이와 같다. 지금도 일본 도처에는 그때보다 더 많은 요시다,구보타,다카스기,후지오들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이 일본에 임한 기본자세는 정신적이며 도덕적이었다. 「정신적 화해」였기도 하다. 반면 일본은 법적ㆍ실무적이었고 경제동물적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지금 막강한 부와 힘을 갖고 있다. NTT(일본전신전화) 한 회사의 주를 팔면 서독의 전 회사주식을 살 수 있고 도쿄를 처분한다면 그 돈으로는 미국 하나반을 살 수 있다. 미국의 핵우산을 빌려 쓰고 풍요를 구가하는 그 사회에 「대동아전쟁긍정론」이 대두된 지는 오래다. 급기야는 군국일본과 일왕찬미의 상징이었던 일장기와기미가요의 사용이 공식화되기에 이르렀다. 패전후엔 그토록 믿었던 힘을 버리고 조심조심 부지런하기 30년만에 졸부가 된 그들이 이제 다시금 축적된 힘에 대한 자신과 오만을 갖고 그것을 활용하고 싶어한다. 그러한 그들이 과거에 저지른 전쟁범죄와 관련된 피해보상문제와 재일동포문제에 있어서는 그렇게 간교하고 이중적이고 인색할 수가 없다. 그래가지고는 한일에 가로놓인 강과 그늘은 영원히 걷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일은 그들의 앞날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재일동포 3세는 누구인가(사설)

    세상의 인간관계가 그러하듯이 나라끼리 사귀고 친목을 돈독히 하는데는 오랜 시일과 우여곡절이 따르게 마련이다. 각자 국가이익과 견해 차이로 해서 밀고당기는 때는 있어도 대체로 큰 테두리 안에서 적대하지 않고 협조해 나가는 데는 이해와 협동이 필요한 것도 그 까닭이다. 그런데 요즘의 한국ㆍ일본 사이에는 많은 모순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올해는 한일합병조약이 체결된 지 80년이 되는 해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한반도 지배가 끝난 지 45년이 되고 또 한일관계를 정상화한 국교를 맺은 지 25주년이 된다. 오는 5월중에는 노태우대통령이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두번째로 일본을 공식방문하기로 되어 있다. 한일관계는 그러나 지금 대단히 불편하다. 재일동포 3세의 법적지위 문제논의가 일본측의 표리부동한 태도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그쪽의 몇몇 각료가 과거 일본의 과오와 그들 선배들의 행적을 놓고 이상한 발언을 해대고 있다. 우리는 이제 다시금 그들의 역사 왜곡자세와 본말을 전도한 무책임한 발언을 시비하고자 아니한다. 다만 재일동포 3세의 법적지위보장 문제는 한일관계의 앞날을 위해서도 말끔히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할 뿐이다. 일본에 거주하는 동포 1세와 2세는 65년의 한일국교정상화와 더불어 체결된 법적지위협정에 따라 영주권을 얻었으니 그들 후손인 3세에게도 영주권을 부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사실 그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조차 없다. 더욱이 동포3세가 성인이 되는 것은 대개 서기 2000년 후의 일이기 때문에 91년 1월부터 발효하게 될 3세 이후의 법적지위협정에서는 그들의 영주나 인권을 규제하는 각종 제약이 완화돼야 하는 것이다. 일본의 관계당국자들은 지금 재일동포3세 문제에 대해 종래의 완고한 입장을 허물지 않고 있다. 처음엔 비교적 완화하는듯 하다가 절차만을 간소화한 채 현행제도를 고수하겠다고 나오는 것은 아무리 안팎이 다르게 움직인다는 그들이지만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재일동포문제뿐 아니라 한일간 모든 현안에 대한 그들의 성실성을 의심하게 된다. 현행제도의 절차만을 간소화한다면강제추방조건ㆍ지문날인ㆍ재입국조건ㆍ외국인등록증 상시휴대 등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법적 차별은 물론이거니와 동포들의 인권과 생활권 침해 요인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고서도 일본 당국이 한일우호관계가 제대로 지속되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거듭 묻거니와 재일동포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대부분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한 동안 이른바 「국민동원계획」「조선징용령」「국민징용령」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당사자들이거나 바로 그 후손들이다. 그들은 일제의 전쟁목적에 혹독하게 이용당했다. 일본은 그들을 부당하게 대우하거나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 일본에겐 역사적ㆍ도덕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거듭 강조한다. 일본이 과거의 전쟁 범죄와 과오를 「불행했던 과거」에 대한 「유감」표명으로만 넘기려 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들의 국제적 체면과 도덕성도 큰 상처를 입을 것이다.
  • 한일관계 「새레일」 놓을까/다케시타 전총리의 「서울나들이」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관계 다져/일의 대북한정책 변화 설명할듯 다케시다 노보루(죽하등)전일본총리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오늘 서울을 방문한다. 그의 표면상 방한목적은 한ㆍ일의원 연맹의 일본측 회장으로 선출된데 따른 「신임인사차」라고 알려져 있으나 서울에 머무는 동안 노태우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등 한국의 정계요인들과 만날 계획이어서 일본정계에서는 그의 이번 방한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오는 5월24일로 예정되어 있는 노태우대통령의 방일 및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보장ㆍ처우개선등 현안이 걸려있는 상황에서의 일본 전직 총리의 한국방문은 남다른 뜻이 있는 것으로 정계에서는 분석한다. 지난 3월9일 개최된 한ㆍ일의원연맹 간부회의에서 후쿠다 다케오(복전부부)전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회장에 선출된 다케시타 전총리는 3월13일 방미중 워싱턴에서 방한의사를 밝혔는데 일본정계에서는 그의 한국방문발언이 미국체재중에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다케시타 전총리가 미국의 부시정권과 충분한 협의끝에 한국방문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것은 앞으로의 일본의 한반도정책에 중요한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정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다음 3가지 사항이다. 첫째,다케시타 전총리의 방한은 한국과의 관계를 보다 확고히 다진 뒤에 앞으로 21세기에 이르기까지의 한ㆍ일관계의 레일을 부설하기 위한 중대한 임무를 띠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시 노부스케(안신개)ㆍ후쿠다 다케오 전총리 등으로 대표되는 바와 같이 지금까지의 한ㆍ일관계는 전통적으로 아베(안배)파의 인물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으나 이제부터는 집권 자민당내 최대 파벌영수인 다케시타 전총리가 직접 맡고 나섰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고 일본정계에서는 분석한다. 다케시타 전총리도 회장취임 인사말을통해 『중대한 시기여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한ㆍ일관계에 공헌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다케시타 회장은 총리시절인 지난 88년 노대통령 취임식과 서울올림픽 개막식 등 2번에 걸쳐 한국을 방문,노대통령과 회담을 가짐으로써 개인적 우호ㆍ신뢰관계를 돈독히 쌓아 왔다. 두번째는 이같은 한ㆍ일관계를 발판으로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일본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세번째는 일본의 한반도정책은 한국에 대해서는 물론 북한에 대해서도 다케시타파가 중심이 되어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는 점이다. 위와같은 3가지 관점 어느 것이나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이며 이에따라 다케시타 전총리의 방한발언이 미국체재중에 나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견해로는 1990년이라는 해는 한ㆍ일관계에 있어서 여러가지 의미부여를 할 수 있는 연대라는 지적이다. 올해는 한ㆍ일합병조약이 체결된지 80년을 맞는해이며,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끝난지 45년째에 해당한다. 나아가 한ㆍ일국교 정상화 25주년이 되는 해여서 한국측으로 볼때는 한ㆍ일관계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의미가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다케시타 회장의 방한이 「전총리」라는 직함 외에 「자민당 최대의 실력자」로서특히 노대통령 방일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국측 체면을 충분히 살려줄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는 것이다. 더구나 노-다케시타 회담내용도 노-가이후(해부)총리 회담을 능가하는 중요성을 가질 수 있어 앞으로의 한ㆍ일관계의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서 다케시타 전 총리의 방한은 단순히 한-일의원연맹 회장의 한국방문이라는 이상의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고 본다. 나아가 다케시타 전총리의 방한이 한ㆍ일관계 안정화에 기여하게 된다면 다음 단계는 자동적으로 대북한관계 개선을 향하게 된다고 보고 있으며 북한측으로서도 다케시타파에 대해 접근해 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다케시타 전총리의 방한이 갖는 의미는 정치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일본정가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 한소수교와 선결문제/한종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일행의 방소활동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둔데다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간에 주고받은 친서및 답신내용이 공개됨에 따라 한소양국간 수교가 목전에 다다른 느낌이다. 양국관계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남북관계개선과 이에따른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구조정착이라는 점을 인식할때 이같은 움직임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정부는 또 소련측과 정부차원의 공식수교접촉을 갖기위해 대표단을 5월께 모스크바에 보낼 계획으로 알려져 한소관계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급진전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북한과 함께 「불구대천의 원수」로 취급했던 소련과 어느새 수교협상을 벌이게 됐으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방」이 되는 냉엄한 국제정치적인 현실은 차치하고라도 화해와 협력의 신데탕트기류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소간의 수교가 양국간의 보다 성숙한 관계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수교이전에 몇가지 문제에 관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전쟁의 공동책임자인 소련은 당시 그들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1천만 이산가족에 대한 책임이 있다. 따라서 소련은 이산가족들에 대한 응분의 유감표시를 해야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83년 KAL기 격추사건의 희생자및 유가족에 대한 소련측의 유감표명도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소련이 85년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추진하면서 동구권에 대한 군사지원을 격감시켰음에도 불구,오직 대북한군사지원만은 계속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적절한 해명이 있어야할 것 같다. 또 북한의 철저한 폐쇄정책을 개방으로 유도하지 못해 긴장이 지속되고 북한주민생활이 피폐화된데 대해서도 소련은 일종의 공동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 여하튼 지난 65년 한일기본조약체결당시 그때까지 양국간에 걸려있던 현안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지금까지도 재일동포3세의 법적지위문제,사할린교포송환,원폭피해자및 태평양전쟁희생자에 대한 보상문제등 중요현안들로 골치를 썩이고 있는 한일관계를 교훈삼아 한소관계의 개선에 너무 서두르다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정부관계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이같은 문제해결은 양국외무부를 통한 정통외교로 차분하게 추진했으면 한다.
  • 「교포3세 지위」 결단 촉구/김영삼최고위원,가이후 일 총리와 회담

    ◎어제 방소 출국 【도쿄=강수웅특파원】 소련방문길에 도쿄(동경)에 들른 민자당 김영삼최고위원은 19일 하오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일본총리와 만나 한일간의 현안인 재일교포 3세의 법적지위 보장및 차별철폐,노태우대통령의 방일문제 등에 관해 폭넓게 협의했다. 김최고위원은 이날 『한일관계는 세계적인 시야에서 새롭게 발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재일한국인 3세의 법적지위문제는 한국측의 요구대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이후일본총리는 『재일 한국인의 법적지위 보장문제에 관하여는 일본측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한일관계 발전을 희망한다』고 밝히고 『노대통령의 방일에 관해서는 현재 외무성에서 좋은 시기를 선택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최고위원은 20일 상오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사회당 위원장과 조찬을 함께 하며 도이위원장의 한국방문 초청을 새롭게 제의하고,재일한국인 3세문제ㆍ원폭피해자 보상문제 등 현안해결에 협력을 요청할 방침이다.
  • 재일3세의 신분과 권리보장(사설)

    최근 한일 양국간에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재일교포 법적 지위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다시금 일본이 한국에 과연 어떤 존재인가 하는 강력한 물음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양국의 실무자회담에서도 일본측의 성의와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총리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그 말 속에도 구체적인 성의와 각오는 담겨 있지 않은 것같다. 재일 한국인의 법적지위,특히 교포 3세의 문제는 이미 당사자와 그 가족의 이해에 직결되는 문제로서만이 아니라 68만 전교포,모든 국민의 감정,그리고 한일 양국의 장래문제와도 연결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본 당국은 우리측의 각별한 관심과 함께 지난번 노태우대통령이 『한일간 재일교포 3세 문제는 과거의 불행한 역사의 가장 뚜렷한 흔적이므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방일을 재검토하겠다』고 언명한 사실에 거듭 유의해야 할 것이다. 68만 재일동포는 일본 사회에서 아직도 철저한 차별과 질시속에 살고 있다. 게다가 지난 65년 체결된 「재일 한국인 법적 지위와 대우에 관한 협정」에서는 교포 3세의 지위보장 문제가 제외되고 있다. 협정 발효일로부터 5년 후인 71년 1월17일 이후 태어난 동포(2세)의 자녀 즉 3세부터는 그나마 법적 지위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없는 상태이다. 일반 외국인처럼 3년 이내의 특별체류허가를 받아야 하는등 신분상 극히 불안정한 상태에 놓일 우려가 있는 것이다. 재일교포 1세는 징용 징병이나 일제의 식민수탈의 결과로 일본에 살게 된 사람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일본내의 어떤 외국인과도 다른 시대적 특수성과 역사적 인과를 지니고 있다. 그들과 그 후손들은 잔학했던 일제식민통치의 산물이며 피해자들이다. 결코 자의가 아닌 그들의 현 위치와 신분에 대해 책임질 쪽은 일본 이외에 달리 없다. 일본은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수행하면서 그들을 전장으로 내몰고 전쟁에 지자 국적과 자격을 박탈하고 단순한 「외국인」으로 처리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아직도 전시의 징병 징용자,여자 정신대,전사자와 그 가족 등에 대한 어떠한 정신적 물질적 보상도 하지 않고 있다. 『재일동포들은아직 해방되지 않고 있다』는 말은 68만 재일동포들의 처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지만 일본은 아직껏 한국에 대한 전쟁책임과 전후 처리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물론 정부가 65년 협정체결 당시 오늘과 같은 사태가 생겨나지 않도록 재일교포 문제를 확실히 해두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 그렇더라도 이 문제에 대한 인과와 해결 책임은 모두 일본측에 있다. 일본은 지난해 소화시대를 벗어남으로써 과거를 청산했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은 실질적으로 지나간 시대 불행한 역사의 유물과 과오와 상처를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 그것이 한일관계의 진정한 우의와 협력을 다지는 길이다. 일본 정부당국은 아직 남은 기간 동안 재일한국인 문제 전반에 대해 도덕적 책임과 법적권익 보호의 측면에서 새로운 시각을 갖고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 “교포3세 지위 4∼5월께 타결”/한ㆍ일외무회담때 “정치적 결단”

    ◎노대통령 방일전 현안해결 합의/이 주일대사­나카야마 외무회담 【도쿄=강수웅특파원】 이원경 주일한국대사는 21일 상오 일본 외무성으로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 외상을 방문,노태우대통령의 방일문제와 양국간의 현안이 되고 있는 재일한국인3세의 법적지위문제등에 관해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일 두 나라 외무장관은 재일한국인3세의 법적지위 보장문제를 오는 4∼5월경 서울에서 개최될 한일 정기 외무장관회담에서 정치적 결단을 통해 마무리짓는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2ㆍ18 총선거에서의 자민당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이날 외무성을 방문한 이 대사는 3세문제에 대해 『일본 정국이 안정되었기 때문에 일본측의 결단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4∼5월의 정기 외상회담전에 이 문제에 관한 원칙을 결정,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므로 나카야마외상의 협조를 바란다』고 강조,일본정부내의 관계부서간에서 의견조정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이 문제에 관해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이에대해 나카야마 외상도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현안해결에 노력하겠다. 4∼5월경의 외상회담전에 국장급 협의에서 결정,최종적으로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겠다』고 답변했다. 또 나카야마외상은 노대통령의 방일과 앞으로의 한일문제에 관해 『노대통령의 방일은 한일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앞으로는 파트너로서 아시아지역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 대사도 『노대통령도 자신의 일본 방문이 재일한국인문제를 비롯,양국간 현안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일본 신문들은 노대통령의 방일이 5∼6월경 실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