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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GSOMIA에 ‘강경 모드’로 선회… 수출 보복에 맞대응 시사

    靑, GSOMIA에 ‘강경 모드’로 선회… 수출 보복에 맞대응 시사

    일본이 한국을 향한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가운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여부와 관련한 청와대 입장이 ‘강공 모드’로 바뀌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이 예고한대로 다음달 수출에서 한국을 우대하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추가적인 보복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는 한국과 일본의 묵인된 ‘경제 동맹’이 사실상 깨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GSOMIA를 비장의 맞대응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년마다 연장하는 GOMIA가 다음달 23일까지 한국이나 일본 정부가 기싸움으로 서로 연장 요청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파기된다. 미국의 영향으로 파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향후 한일관계의 분수령은 GSOMIA 연장 연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간 청와대 회동에서 이 문제에 대해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자 청와대는 ‘상황에 따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오전에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연계돼 있는지 묻는 말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연계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오후에 같은 사안을 두고 강경해진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정 파기 가능성이 검토된 적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아무 결정이 내려진 적 없다”면서도 “우리는 모든 옵션을 검토한다”고 대답했다. 이 관계자는 “협정을 통해 일본과 교환하는 정보를 객관적 관점에서 질적·양적으로 살펴볼 것이고, 이 협정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들여다보겠다”면서 “이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입장 변화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날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징용 배상 문제를 다룰 중재위 구성에 응하지 않은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내놨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고노 외무상은 이날 남관표 주일 대사를 도쿄 외무성 청사로 초치해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중재위 구성 요구에 한국이 불응한 데 항의한 뒤 담화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일본이 한국 정부의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며 추가적인 경제보복 조치를 취하면 청와대 역시 ‘비상카드’로서 협정의 파기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본의 또 다른 경제보복에 이어 우리 정부가 실제로 협정 파기 수순을 밟아 긴장이 커지는 국면으로 들어가면 한일 간 갈등이 한 차원 높은 안보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이 경우 동북아 지역 내 한미일 안보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미국 측도 GSOMIA 연장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이메일 질의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서 중요한 수단”이라며 “연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GSOMIA가 파기되지 않으면 한일은 결정적 위기를 피하면서 정상 회담을 통해 타결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GOMIA가 파기되면 한일 관계는 당분간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보니 9월에는 유엔총회가, 그리고 아세안회의, 올해 12월 이전엔 중국이 개최 차례가 된 한중일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靑 “국제법 위반은 일본”··· 3가지 논지로 강경 반박

    靑 “국제법 위반은 일본”··· 3가지 논지로 강경 반박

    김현종 2차장 “국제법 위반의 주체는 日, 중재위 설치는 日 일방 주장” 협의의 문은 열려있다는 점도 강조. 일본의 추가보복 조치 여부가 관건 청와대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다룰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에 응하지 않은 한국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일본 외무성 담화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논지의 핵심은 3가지였다. 국제법 위반의 주체는 한국이 아닌 일본이라는 것, 중재위 설치는 일본의 일방적 주장으로 한국이 동의한 적 없다는 점, 마지막으로 협의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일본의 강경하게 나올 경우 맞대응 할수밖에 없겠지만, 상황 악화보다는 외교적 협의로 해결하는 게 서로에게 좋겠다는 의미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9일 브리핑에서 “우리가 국제법을 위반한다는 일본 측의 계속된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강제 징용자들에 대한 반인도적 범죄 및 인권침해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판결했고, 민주국가로서 한국은 이런 판결을 무시도 폐기도 못 한다”고 밝혔다. 또 김 차장은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일측과 외교채널을 통한 통상 협의를 지속했다”며 “그러나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소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은 일방적 수출규제 조치를 했고 이는 WTO(세계무역기구),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발언한 자유무역 원칙과 글로벌 밸류 체인을 심각히 훼손한 조치라는 점에서 국제법 위반 주체는 일본”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한국의 3권 분립에 개입하는 식의 발언이 이어지는 게 외려 내정 간섭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는 설명이다. 또 일본이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로 자유무역 원칙을 훼손하면서 역시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남관표 주일대사를 초치해 제3국 중재위원회’ 설치 요구에 최종적으로 응하지 않은데 대해 항의하고 “한국 측에 의해 야기된 엄중한 한일관계 현황을 감안해 한국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차장은 “일본은 청구권 협정상 중재를 통한 문제해결을 지속해서 주장하지만 우리로서는 일측이 설정한 자의적·일방적 시한에 동의한 바 없다”며 “일반적으로 두 국가가 중재 절차로 분쟁을 해결하려 할 경우 결과적으로 일부승소 또는 일부패소 판결이 많아 근본적으로 문제 해결이 힘들고 장기적 절차 과정에서 양 국민의 적대감이 커져 미래지향적 관계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사실 일본 정부은 1965년 청구권 협정상 갈등 해결 방안 1단계인 외교적 협상, 2단계인 중재위 설치, 3단계인 제3국 중재위 설치 등에 대해 한국 정부의 답변 없이 일방적으로 나아갔다. 게다가 지난 1월초에 1단계인 외교적 협상을 요청할 때도 청구권 협정에 없는 30일간의 답변시한을 둬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또 2차례의 중재위원회 설립 요청부터 수출제한 강화하는 경제적 보복 조치까지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19일 제시한 한국의 제안(한일 기업의 자발적인 강제징용피해자 기금 마련)을 받아들일 경우 1단계인 외교적 협상에 응할지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차장은 “그럼에도 우리는 강제징용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모든 건설적 제안에 열려 있다”며 “일측이 제시한 대법원판결 이행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포함해 양 국민과 피해자가 공감하는 합리적 방안을 일측과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의를 위해서는 일본이 경제보복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일측은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로 과거사 문제로 인한 신뢰 저하를 언급했다가 수출 관리상 부적절 사안이 발생했다고 했고 오늘은 강제징용 문제를 거론했다”며 “일본의 입장이 과연 무엇인지 상당히 혼란스럽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與일본특위 “日규제 지속시 한일관계 전면 재검토 필요”

    與일본특위 “日규제 지속시 한일관계 전면 재검토 필요”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는 19일 “향후 일본 수출규제가 철회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한일관계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위 간사인 오기형 변호사는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어떤 경우든 책임은 일본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간사는 “아베 정부가 말하는 수출규제는 자유무역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더구나 한국 기간산업인 반도체를 타깃으로 한 것은 경제침략”이라고 했다. 오 간사는 일본 후지TV의 히라이 후미오 논설위원이 문재인 대통령 탄핵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 “수출규제를 넘어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선동하는 것은 중단돼야 하고 정중한 사과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흔들고 친일정권 수립 선동은 내정 간섭을 넘어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정치적 공격”이라며 “이것이 지속되면 한일관계는 파국이 날 것이며 일본은 불량국가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위 위원인 권칠승 의원은 “국내 일부 언론이 2005년 8월 한일회담 문서 공개 후속 대책과 관련한 민관공동위 의견을 의도적으로 발췌·왜곡해 강제징용 배상이 한일협정에 포함됐다고 주장한다”며 “당시 보도자료는 위안부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선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할 수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아 있다고 기재됐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일 외무상 한국대사 불러 “잠깐만요” 말 끊고 ‘결례’…“조치 취할 것” 추가보복 시사

    일 외무상 한국대사 불러 “잠깐만요” 말 끊고 ‘결례’…“조치 취할 것” 추가보복 시사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9일 한국 정부가 징용배상 판결을 논의할 중재위원회 구성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남 대사의 모두발언 도중 말을 끊고 반박하는 결례를 저질렀다. 한일 무역 당국 간 ‘실무 협의’ 때 창고 수준의 회의실에 한국 측을 부른 데 이어 대놓고 무례한 행동을 한 것이다. 일본 외무상은 또 이날 곧바로 담화를 발표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면서 추가 보복을 시사했다. 고노 외무상은 19일 남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자국이 제안한 제3국 중재위원회의 설치 시한인 18일까지 한국이 답변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이날 초치 자리는 양측 합의로 모두 발언이 취재진에 공개됐다. 양측은 한 차례씩 모두 발언을 하기로 했다. 먼저 회의실에서 기다리는 남 대사에게 고노 외무상은 “이른 아침에 와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남 대사가 먼저 손을 내밀면서 둘은 악수를 하기도 했다. 이는 그나마 지난해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이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에 대해 강제징용 손해배상을 명령한 판결을 내린 직후 이수훈 당시 주일대사를 초치했을 때보다는 우호적인 모습이었다. 당시 고노 외무상은 악수도 하지 않고 이 전 대사를 자리에 앉으라고 한 뒤 자국의 입장을 읊었다.고노 외무상은 이날도 이례적으로 긴 모두발언을 하며 한국을 비판했다. 그는 한국이 중재위 개최에 응하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며 “(한국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문제”라고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어 “한국이 근래 판결을 이유로 해서 국제법 위반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 정부가 지금 하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를 뒤엎는 일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사님이 본국에 정확히 보고하고 한시라도 빨리 이 상황을 시정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 대사는 “우리 정부에 (고노 외무상의 발언을) 잘 전달하겠다”고 답한 뒤 “양국의 국민과 기업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가 한일관계의 근간을 해치고 있다.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대사는 일본의 중재위 개최 요청과 관련 “현안이 되고 있는 사안은 민사 사안으로 개인 간의 의지에 의해 어떻게 타결될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는 양국 관계를 해치지 않고 소송이 종결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정부의 구상을 제시한 바 있고 이 방안을 토대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양측이 함께 기대를 모아나가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일본 측에 강제징용 배상 해법으로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1대1로 기금을 마련해 피해자들을 돕는 방안을 제안했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남 대사는 이후 발언을 이어나가려 했지만 고노 외무상은 “잠깐 기다려주세요”라며 이례적으로 남 대사의 말을 끊었다. 그는 “한국의 제안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 측의 제안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전에 한국 측에 전달했다. 그걸 모르는 척하면서 제안을 하는 것은 극히 무례하다”고 면박을 줬다. 고노 외무상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양측이 한 차례씩 모두 발언을 하기로 한 합의에 어긋난 것이다. 여기까지 발언이 나온 뒤 외무성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회의실에서 나가 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남 대사는 취재진 앞에서 고노 외무상의 발언에 대한 재반박 기회를 놓쳤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 측의 제안은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는 것은 이전에 한국 측에 전달했다”며 “그걸 모르는 척하면서 제안하시는 것은 극히 무례”라고 거친 언사를 동원하기도 했다. 주일 한국 대사관이 낸 자료에 따르면 남 대사는 고노 외무상에게 “언론에 우리측(한국)이 징용공 문제와 경제 조치를 연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유감스럽다”고 항의했다. 남 대사는 “일본 측의 협정상 조치 요구(중재위 설치 요구)는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고 사안을 가볍게 보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는 사실이 아니며 일방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는 것(앞서 나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는 방안이 아니다”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초치시 고노 외무대신이 보인 태도야말로 무례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남 대사 역시 일본 측 태도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고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고노 외무상과 남 대사는 10시 15분부터 25분간 대화를 나눴다. 일본 정부가 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한 것은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배상 확정판결을 내린 지난해 10월 30일과 11월 29일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일본 정부는 대법원 배상 판결이 나온 뒤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경제협력협정(청구권협정)에 따라 모든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기업에 판결을 이행하지 못하도록 해 왔다. 그러면서 청구권 협정에 따른 분쟁 해결 절차로 외교 경로를 통한 협의,양국 직접 지명 위원 중심의 중재위 구성, 제3국 의뢰 방식의 중재위 구성 등 3단계(3조 1~3항) 절차를 차례로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사법부 판단에 개입할 수 없는 점과 협의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중재위를 가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일본 측 요구를 거부했다. 고노 외무상은 남 대사와 만난 직후 담화를 발표하고 “한국 측에 의해 야기된 엄중한 한일관계 현황을 감안해 한국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한 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이달 초 단행한 경제 보복 조치에 이은 추가 보복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며 한국을 압박한 것이다. 담화는 또 “한국은 거듭되는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면서“한국 정부에 이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즉시 강구하도록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고노 외무상은 또 약식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을 설명하며 “수출 관리는 일본 법령에 정해진 것이므로, (강제징용 관련) 대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행해진 것”이라고 기존 일본 정부의 주장을 반복했다. 외무성은 지난해 10월 이수훈 당시 대사 초치 때에도 고노 외무상의 발언이 끝난 직후 이 대사가 말을 시작한 상황에서 취재진의 퇴실을 요청하는 결례를 저지른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2일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한 한일 과장급 실무회의 자리에서도 대놓고 한국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었다. 당시 회의실은 테이블과 의자가 한쪽에 포개져 있고 책상과 의자만 덩그렇게 놓인 창고에 가까운 공간이었다. 일본 측은 한국 대표단이 입장하는데도 목례도 하지 않고 정면만 응시했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정치포커스] 한일, 맞대응이냐 시간끌기냐 극적 화해냐

    [정치포커스] 한일, 맞대응이냐 시간끌기냐 극적 화해냐

    日, 주일한국대사 초치, 중재위 불응에 “매우 유감”대응시간 위해 중재위 필요 vs 日 일방 요구일 뿐 日 추가보복, 韓 GSOMIA 카드 나올땐 ‘안보 갈등’볼턴 미 보좌관 방한 등 미국의 관여 여부가 변수한국 정부가 지난 18일 일본의 ‘제3국 중재위원회’ 설치 요구에 최종적으로 응하지 않은 가운데 일본의 일방적 요구에 끌려가면 안된다는 지적과 조금 늦었지만 중재위 구성에 응하자는 상반된 주장이 동시에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19일 “일본이 일방적으로 그리고 또 자의적으로 설정한 일자에 우리가 따라야 하나”라며 “강제징용 피해자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의 실질적 치유, 한일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은 그간 1965년 청구권 협정상 갈등 해결 방안 1단계인 외교적 협상, 2단계인 중재위 설치, 3단계인 제3국 중재위 설치 등에 대해 한국 정부의 답변 없이 일방적으로 나아갔다. 게다가 지난 1월초에 1단계인 외교적 협상을 요청할 때도 청구권 협정에 없는 30일간의 답변시한을 둬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또 두 차례의 중재위원회 설립 요청부터 수출제한 강화하는 경제적 보복 조치의 경우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지난달 19일 제시한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1단계인 외교적 협상에 응할지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반면, 전문가들은 중재위나 일본이 요구할 수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응하자는 견해를 전했다. 지난 18일 한국언론재단이 연 ‘일본의 경제보복과 한일관계’ 포럼에서 유의상 식민과냉전연구회 이사는 “중재위 구성에는 시간도 걸리고 한국어와 일본어로만 작성돼 있는 관련 자료들을 제3국가 위원이 검토할 수 있도록 하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며 “차분하게 대응할 시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양국 기업이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있지만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다퉈보는 것도 방법이 될수 있다”며 “양 정부가 공동제소하는 방식인데, 이는 역사전쟁을 본격화하자는 게 아니라 휴전하자는 의미다. 최종판결까지 4년이 필요하니 시간을 벌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본전범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를 마무리하면 돌이킬 수 없이 한일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으니 이 시점을 늦추는 식이다. 그간 한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외교적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형세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19일 오전 10시 10분쯤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초치해 일본 측이 정한 제3국 의뢰 방식의 중재위 설치 요구 시한(18일)까지 한국 정부가 답변을 주지 않은 것에 항의했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이 중재위 개최에 응하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며 “(한국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방치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악화 속도가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한국에 너무 직접적인 경제보복으로 각인된 것이 일본으로서는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일본 관광 취소 등 일본 경제에 직접적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날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한국에 긍정적인 대응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면서 “제3국 중재위 설치의 다음 조치로 거론했던 ICJ 제소는 일단 미루되 한국의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하면 그때 대항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일이 극적 화해를 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커보이지 않는다. 변수는 역시 미국의 개입 여부다. 전날 한일 언론 보도처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다음주 한일 양국을 연쇄 방문할 경우 한미일 안보실장의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 일본이 추가보복 조치를 할 경우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연장 여부를 카드로 꺼낼지도 관건이다. 이 경우 심각한 안보갈등이 펼쳐질 수 있다. GSOMIA는 한국 정부가 군사정보 분야에서 일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과 유일한 군사분야에 관한 협정이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이메일 질문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서 중요한 수단”이라며 “연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한일관계 관여 필요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日 규제조치는 경제 넘어선 ‘복합전술’…평화 프로세스·수소경제 저해 가능성”

    “일본의 보복적 규제 조치를 고강도 단일전술로 오독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는 저강도 복합전술입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는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연 ‘일본의 경제보복과 한일관계’ 포럼에서 “상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일본의 보복 조치는 경제적 조치보다는 군사·안보·정치 등 복합적 의미를 갖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이유로 한국이 안전보장에 대한 다자적 협력시스템을 위해 노력을 안 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볼 때 대북제재 유지를 강요하는 수법으로 볼 수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일본이 개입하고 한국 국내 정치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남 교수는 “최근 출판된 일본의 전략보고서에는 역사문제가 냉각돼도 어쩔 수 없이 남북이 너무 앞서 나가면 미일이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식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보복 조치가 참의원 선거에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선거용’이라는 분석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향후 일본의 추가 조치도 복합전술 형태로 전개될 수 있다. 탄소섬유, 태양광 등에서 압박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방해하는 국제여론전에 나서거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이런 복잡한 사안을 고강도 단일전술로 잘못 이해해 국내 정권 비판이나 일본 때리기로 흐르지 말고 차분히 해결책을 찾자고 제안했다. 우선 일본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제여론전으로 맞대응을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남 교수는 “일본이 한국 정부에 대해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이 내정 간섭이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지난달 19일 제안한 ‘한일 기업의 자발적인 기금 마련안’과 일본이 주장하는 ‘한국 정부 및 한국 기업의 책임론’ 사이에서 절충점을 언급했다. 그는 “한일 기업이 민간 수준에서 자발적 노력을 하고 한국 정부는 대법원 판결의 이행과 별도로 대응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했다. 남 교수의 발제 후 토론에 나선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일본의 보복 조치는 동북아 6개국의 지정학적 시대가 재도래했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며 “최근 20~30년간 한국은 상대적으로 성장했고 일본은 줄었으며 중국은 슈퍼파워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화이트리스트가 조정된 뒤에는 문제를 풀기가 지금보다 10배는 더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외교적으로 빨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의상 식민과냉전연구회 이사는 “우선 정부가 배상에 나서고 청구권 협정으로 수혜를 받았던 국내 기업이 기금을 내야 한다”며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개방하면 대법원의 판결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문 대통령 “위안부 합의와 같이 잘못된 합의는 안 돼”

    문 대통령 “위안부 합의와 같이 잘못된 합의는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2015년 한일 양국이 체결한 위안부 합의는 ‘잘못된 합의’이며 이 같은 방식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위안부 합의와 같이 잘못된 합의를 하면 안 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며 회동에 배석했던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잘못된 합의의 전제는 2가지인데 피해자들의 수용 여부와 국민적 동의 여부”라며 “그런 것이 전제되지 않은 외교적 협상의 결과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고 강조했다. 또 “당시 정부에서 노력했지만 결국 합의 결과가 부정당했고, 피해자와 국민이 거부했다”면서 “그 결과 합의를 하지 아니함만 못한 결과가 발생해 그런 방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고 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서 “정부가 여러 외교적 대책을 마련하지만, 가장 중심적 판단 기초는 한일관계”라며 “한일관계는 당연히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하며 그 전제는 피해자의 수용 여부와 국민적 동의”라고 말했다고 홍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문 대통령-여야 5당 대표 “부당한 경제보복”…비상협력기구 설치

    문 대통령-여야 5당 대표 “부당한 경제보복”…비상협력기구 설치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은 18일 청와대에서 회동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자유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부당한 경제보복”이라며 “즉시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범국가적으로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협력기구를 설치하겠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청와대 및 여야 5당 대변인은 회동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발표문을 발표하면서 “(일본의 조치는) 한일 양국의 우호적, 상호 호혜적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 데 정부와 여야는 인식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특히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추가적 조치는 한일관계 및 동북아 안보 협력을 위협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여야 당 대표는 정부에 대해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차원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촉구했으며,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하고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는 문구도 들어갔다. 아울러 “정부와 여야는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국가 경제의 펀더멘털 및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이 발표문에 담겼다. 이 밖에도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비상협력기구를 설치하여 운영한다”, “정부는 여야와 함께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발표문에 담겼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2000자 인터뷰 22]남기정 “일본의 저강도 복합전술, 잘 읽어야”

    [2000자 인터뷰 22]남기정 “일본의 저강도 복합전술, 잘 읽어야”

    한일 총성없는 전쟁 본격화 7·4 조치, 고강도 단일전술로 오독 안돼 참의원 선거 후에도 대한국 공세 지속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日 존재 각인 의도 남북관계 개선 브레이커 역할 가능성 1+1 민간해결에 한국 단독의 피해자 보상돼야 65년 체제 안정화 위한 외교노력 필요“한국과 일본 양국이 백기를 들고 양보하는 일은 없다. 무기를 들지 않은 총력전에 대비해야 한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저강도 복합전술을 고강도 단일전술로 잘못 읽어서는 안된다”면서 “강제동원 문제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밀려난 일본이 존재를 각인시키고, 남북관계의 브레이커를 할 수 있음을 알리는 메시지도 포함된 포석”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남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강제징용 피해자 원고들이 법원에 신청한 일본 기업 국내 자산의 현금화가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일본 경제산업성이 7·4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기습적으로 단행한 배경은 무엇인가. A: 첫째 이유는 현금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조치를 취하면 빼도 박도 못하는 보복이기 때문에, 국제법 위반이 된다.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둘째는 7·4 조치를 보면 경제보복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 그레이존 같은 조치들을 던져 놓고는 강제동원 문제 등에 대해 일본 정부가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조치를 내렸고, 한국에는 위기의식을 갖도록 한 것이다. 실질적인 보복조치라기보다는 심리적 효과를 노린 게 아닌가 싶다. 포괄적 허가에서 개별적 허가로 넘어가는 데 90일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금화 되는 시기에 맞춘 조치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일본이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청한 상태에서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가져간다고 하는데 실은 일본 내부에서도 부담스러워 하는 소리가 있다. 일본으로서도 사태 해결을 한국에 촉구한 뜻도 담겨 있다. Q: 일본 외무성은 18일로 설정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중재위원회 구성 요청에 대한 답변이 한국 측에서 없을 경우, 대항조치를 취한다고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는 중재위 구성은 없다는 결론을 내려놓았다. 일본 측 대항조치가 예상되고, 거기에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까지 내달 이뤄지면 그야말로 한일의 총성없는 전쟁이 본격화된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이 최악의 파국을 달리고 있다. 향후 전망은. A: 양국이 백기 들고 양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타협의 가능성과 진전을 기대한다면 당사자 간 화해가 최선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현금화가 진행되고 일본이 보복으로 나서게 되면 무기만 들지 않은 총력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Q: 21일의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정권이 낙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대한국 공세는 어떨 것으로 예상하는가. A: 한마디로 ‘저강도의 복합전술’로 규정하고 싶다. 우리는 그것을 ‘고강도의 단일전술’로 오독(誤讀)하고 있다. 실질적인 위협보다 우리는 위협의 강도를 세게 보고 있고, 강제동원 문제에 국한해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일본은 저강도로 시작한 것이고,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 포석을 갖고 있다. 일본의 수를 읽어야 한다. 따라서 경제 뿐만 아니라, 외교·통일·여가·교육·복지부 등 관련부처가 다 모여 대응해야 한다. 참의원 선거라는 시점을 아베 신조 총리와 그 측근들이 고려했겠지만 결정적인 타이밍은 아닐 것이다. 한국 내의 ‘참의원 용’이란 해석은 단락적이다. 오히려 7·4 조치로 아베는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게 실상이다. Q: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 포석’의 의미는. A: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밀려난 일본이 동원가능한 자원을 가지고 일본의 존재를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고 본다. 대북 제재를 걸고 나왔고, 사린 가스를 들고 나왔다. 이런 대응은 치밀한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 아베와 아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평소 생각이 여과없이 분출된 측면은 있다.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와 관련한 일본의 메시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화이트리스트 유지에 필요한 통상협의에 한국이 성실하지 대응하지 않았다는 게 일본 논리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일본이 우리 측에 요청한 협의가 있었던 모양인데 대응하지 않은 것이 빌미가 되었던 것 같다. 과거 중유제공 거부 사례를 생각해보면, 일본이 남북미 협상 구도에 끼어들어 오면 껄끄럽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일본이 협의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여기에 우리가 응할 경우 일본은 대북 제재라든가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를 문제삼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 입장에서 봤을 때는 한국이 일본을 거치지 않고 남북화해로 갈 수 없다는 메시지, 앞으로 남북관계의 브레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런 의도는 2017년 미국과 일본의 안보경험자, 정치인, 학자들로 구성된 ‘후지산 모임’이 펴낸 전략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전에 나온 거지만, 한국이 한미일 공조체제를 깨고 너무 급속히 일방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면 미국과 협력해서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런 인식이 아베와 아베 측근에 있다. 여러가지 포석의 의미란 단기적으로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에 대한 일본식 메시지인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일본 존재를 각인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공세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경제적이면서도 군사안보적이고 정치외교적인 파장을 갖는 수를 구사할 가능성이 있으니 여기에 준비하고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 Q: 정부는 ‘1+1’(일본기업+한국기업의 출연금에 의한 배상) 방안을 내놓고 일본 측에 협의를 촉구하고 있다. 일본은 곧바로 거절했다. 지금의 한일 갈등을 푸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1+1 방안, 즉 6·19 제안은 한국 정부의 역할이 명시돼 있지 않다. 정부는 부인하지만 시중에 떠도는 ‘1+1+알파’는 한일 기업의 출연금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이것과 분리해서 한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귀속되는 책임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1+1이라는 민간 영역은 민간이 알아서 하도록 놔두고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년이란 역사 해석에 입각한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임시정부가 채택했던 임시헌법 1조에는 “대한민국은 대한인민으로 조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의 강점하에서 국민이 고통받고 있었고, 국가가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다해 임시정부의 명맥을 이으려는 현 정부가 책임을 다 하라는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는 일부분이다. 모든 피해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책임을 이행한다는 태도로 나간다면, 우리 스스로도 명예롭고 일본에도 떳떳할 것이다. 다만 일본이 공세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이런 방안은 마치 일본에 양보하는 모양새가 되어 곤란하다. 전세를 역전시키는 한 수가 있어야 한다. 일본은 청구권 협정 1조와 2조가 법률적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청구권 협정을 통해 지불된 자금은 한국의 독립축하금 명목의 경제협력이고, 이와는 별도로 대일 청구권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입장이다. 일본 측 요구를 읽어보면,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하는데, 그게 덫이었다. 왜 한국 정부가 이런 공세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지 의문이다. 반박 논리를 내세워 국제 여론전을 펼쳐야 한다. 2조 위반이라는 일본 논리를 잘 따져보면 사실 위반이 아니다. 오히려 일본 정부가 일본 기업에 빗장을 걸어놓고 화해에 응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이, 일본 스스로 포기한 외교보호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어서 2조를 위반하여 국제법 위반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Q: 지금의 제반 문제가 불완전한 1965년 체제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즉,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협정에 담지 못했는데, 65년 체제의 보완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보완이라기보다는 ‘65년 체제의 안정화’라고 말하고 싶다. 한일관계가 발전하면서 협력과 갈등이 동시에 증대되는 모순이 발생했다. 65년 체제, 즉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상 해석의 불일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식민지배의 합법, 불법을 놓고 ‘어그리 투 디스어그리’, 즉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봉합하는 형태로 불완전한 협정이 생겨났다, 한일이 결단해야 한다. 당시 협정 체결에 참가했던 당사자들조차도 이러한 불안정한 봉합 상태가 영구히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양국 관계가 성숙해지면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봉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봉합이든 미봉이든 언젠가는 터지는 건데, 지금은 하도 많이 기워서 더 기우지 못할 정도로 깊게 벌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조약을 만들거나 개정하는 게 아니다. 65년 체제를 안정화시켜야 한다. 즉 불일치했던 해석을 일치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협정 1, 2조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일본의 해석이 무엇인지 물어야 하고,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한다. 2010년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의 첫머리에는 ‘한국인들의 의사에 반해 행해진 식민지지배에 의해 나라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긍지에 깊은 상처를 냈다’라는 대목이 있다. 풀어쓴 말이긴 하지만 이 부분은 한일병합의 불법성을 증명하는 핵심 문장이기 때문에, 법률적인 용어로 ‘불법성’을 인정하도록 하는 외교적 압박을 가해 나아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조선·중앙 일본어판 때린 靑… 조국 “매국적 제목 누가 뽑았나”

    조선·중앙 일본어판 때린 靑… 조국 “매국적 제목 누가 뽑았나”

    靑 “국민의 목소리 반영한 것인지 의문” 조 수석 “국민으로 강력 항의… 답변을” 조선일보, 논란된 일부 기사 홈피서 삭제 조 수석 “신속히 처리” 페북에 글 남겨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6일 일본 경제보복과 한일 갈등을 다룬 조선·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 제목과 관련, “혐한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비판했다. 조 수석의 공개비판 뒤 조선일보 일본어판 홈페이지에서 논란이 된 일부 기사들이 삭제되자 조 수석은 17일 관련 보도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조선일보, 신속히 처리했다”는 글을 남겼다. 고민정 대변인도 이날 “(해당 보도가) 진정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현 정부 들어 특정 보도의 사실관계에 대해 정정보도 요청 등을 한 적은 있지만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가 이처럼 강한 톤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조 수석은 전날 페이스북에 MBC 시사프로그램(15일 방송)을 인용해 “한국 본사 소속 사람인가? 아니면 일본 온라인 공급업체 사람인가? 어느 경우건 이런 제목 뽑기를 계속할 것인가”라며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 있는 답변을 희망한다”고도 했다. 조 수석이 캡처한 화면에는 ‘관제 민족주의가 한국을 멸망시킨다’(3월 31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7월 4일), ‘북미 정치쇼에 들뜨고 일본 보복에는 침묵하는 청와대’(7월 3일·조선), ‘문재인 정권발 한일관계 파탄의 공포’(4월 22일),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5월 10일), ‘반일은 북한만 좋고 한국에 좋지 않다’(5월 10일·중앙) 등이 나열됐다. 고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이후 정부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신중하게 한 발 한 발 내디디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일본의 한국 투자 1년 새 마이너스 40%, 요즘 한국기업과 접촉도 꺼려’라는 기사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로 제목을 바꿔 일본어판 기사를 제공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일본인이 한국 기사를 번역한 이런 기사로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다”며 “모두 각자 자리에서 지혜를 모으려고 하는 때에 무엇이 한국과 우리 국민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한다”고 했다. 민정수석과 대변인이 연이어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정부 대응에 비판적 논조를 보여 온 조선·중앙일보의 보도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본격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보복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적전 분열’을 막는 한편 일본에 잘못된 ‘시그널’이 가지 않도록 왜곡 보도를 막아야 한다는 판단인 셈이다. 한편 고 대변인은 “참여정부 당시 민관공동위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반영됐다’고 발표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당시 보도자료의 일부 내용만 왜곡·발췌한 것으로 일본 기업 측 주장과 동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민관공동위는 ‘청구권협정으로 일본에서 받은 무상 자금 3억 달러에 강제징용 보상금이 포함됐다고 본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도 위원으로 참여했다”고 썼다. 이에 고 대변인은 “민관공동위는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조국 “조선·중앙일보 ‘매국적 제목뽑기’ 계속 할 것인가”

    조국 “조선·중앙일보 ‘매국적 제목뽑기’ 계속 할 것인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6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본판 기사제목을 향해 “매국적 제목”이라고 비판했다. 조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2’에서 방영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본판 기사제목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화면에 나온 조선일보의 일본판 기사제목은 ‘북미 정치쇼에는 들뜨고 일본의 보복에는 침묵하는 청와대’(2019.7.3),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2019.7.4) 등이었다. 중앙일보 기사제목은 ‘문재인 정권발 한일관계 파탄의 공포’(2019.4.22),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정책=한국(2019.5.10), ‘반일은 북한만 좋고 한국엔 좋지 않다‘(2019.5.10) 등이었다. 조 수석은 이같은 제목에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면서 “혐한(嫌韓)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 한국 본사 소속 사람인가? 아니면 일본 온라인 공급업체 사람인가?”라고 물었다. 조 수석은 “어느 경우건 이런 제목뽑기를 계속 할 것인가? 매국적 제목에 두 신문의 책임있는 답변을 희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삼성전자·하이닉스,국산 불화수소 생산라인 첫 적용…탈(脫)일본 본격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하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날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의 트윗에 반박한 페북 내용을 소개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文, 변호사로 첫 미쓰비시 상대 징용소송 참여…‘외교 해결’ 주목

    文, 변호사로 첫 미쓰비시 상대 징용소송 참여…‘외교 해결’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로 2000년 피해자 6명과 함께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한국 법원에서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낸 첫 소송이었다. 해당 소송에는 법무법인 삼일, 해마루, 부산, 청률 등이 함께했고, 문 대통령은 당시 법무법인 부산의 변호사로서 소장 제출, 준비서면, 증거 자료 제출 등 재판 관련 업무를 도맡았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때인 2005년에는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일제강제동원희생자 지원대책 민관공동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강제징용 관련 소송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본 셈이다. 이 때의 경험과 법률가 출신으로서의 소신이 겹쳐 법원의 판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후 이 문제에 대해 발언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 왔다. 법률가 출신이자 헌법수호의 책무가 있는 대통령으로서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16일 문 대통령이 과거 직접 강제징용 손배소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직접 소송을 맡아 이 사안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이런 ‘원칙론’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는 바탕이 되고 있다는 해석도 일부에서 나온다.문 대통령은 올해 1월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일본도 한국도 마찬가지로, 삼권분립에 의해 사법부 판결에 정부는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조금 더 겸허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면서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그 문제(강제징용 판결)를 정치 쟁점화해서 논란거리로 만들고 확산시키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가 불거진 후에도 이처럼 원칙론적 입장을 고수하며 일본을 향해 연일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국정 전반을 운영하는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힘을 쏟는 등 변호사 시절과는 달라진 모습도 보인다. 우선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존중하면서도 원만하게 사태를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한일 기업의 자발적 기금으로 피해자에 위자료를 지급한다’(이른바 1+1 안)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문 대통령은 언론 합동 서면인터뷰에서도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면서 “이 문제를 포함해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두 정상 간의 협의에 대해 나는 언제든지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며 외교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이 제안을 거부한 뒤에도 한국 정부는 물밑에서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일제 강제징용피해자,미쓰비시중공업 재산 매각 추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위자료 지급 협상 요구를 3차례나 거부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압류 재산에 대한 매각을 서두르기로 했다. 16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협의를 통한 포괄적인 문제 해결을 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3번째 교섭요청서에 대해 마지막 시한인 전날까지 아무런 답변이나 조치도 없었다. 시민모임 측은 “오랜 시간 계속된 소송에서 결국 패소한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 정부의 뒤에 숨어 우리의 요구를 묵살했다”며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 대화를 통한 합리적 방법을 찾고자 했던 노력이 무산돼 깊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추가 소송에 참여했다가 전날 고령으로 세상을 떠난 이영숙(89) 할머니 등 피해 당사자들이 사망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우려하며 “법이 정한 절차를 더는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판결 확정 이후 반년이 넘도록 협의를 요청하면서 (강제) 집행을 늦춰왔지만 결국 마지막 시한까지 미쓰비시중공업은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았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해당 자산에 대한 매각 명령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앞서 압류해놓은 미쓰비시 소유의 한국 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의 매각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매각 명령을 내리면 압류 재산을 평가해 경매에 부치게 된다. 경매에서 낙찰받은 매수인이 대금을 입금하면 곧바로 피해자 측에 배상금이 지급된다. 통상적으로 내국인의 재산을 매각하는 절차는 3개월 정도 걸리지만 외국 재산인 만큼 매각까지는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변호인단은 보고 있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해 11월 양금덕 할머니 등 징용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 측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인당 1억~1억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선고하는 등 2건의 징용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모두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이후 강제징용 피해자 측은 미쓰비시중공업이 판결 이행을 거부하자 미쓰비시 소유의 한국 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을 압류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조국 “대통령 발언 한마디 한마디 중요”…잦은 페북글에 논란도

    조국 “대통령 발언 한마디 한마디 중요”…잦은 페북글에 논란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직접 메시지 전달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 이후 SNS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조 수석의 글은 나흘째 10여건의 글이 올라왔고 이에 비례해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죽창가’ 논란 등도 이어졌다. 조 수석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의 수석·보좌관 회의 발언을 올린 뒤 “이번 대통령님의 발언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하다”고 남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을 경고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 글까지 포함해 지난 12일부터 현재까지 나흘간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한 게시물 10여건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대부분 본인의 생각을 길게 쓰기보다는 청와대나 정부의 발표 자료 혹은 언론 기사 등을 링크하며 자신의 의견을 짤막하게 덧붙이는 형태를 취했다. 이 과정에서 해프닝도 발생했다. 조 수석은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작성한 ‘일본 수출규제 조치세계무역기구(WTO) 일반 이사회에서 논의 예정’이라는 보도자료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문제는 산업부가 이 자료를 공식 배포한 시간은 오후 5시 27분이었으나, 조 수석이 이를 공유한 시간은 그보다 빠른 5시 13분이었다는 점이다.이는 산업부 보도자료에 ‘즉시 보도’라는 공지가 돼 있어, 조 수석 측에서 이미 배포가 된 것으로 착각해 벌어진 일로 알려졌다. 통상 해당 부처의 보도자료는 청와대에도 사전에 알려지지만 부처보다도 더 빨리 청와대 직원의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자칫 주요 정책에 있어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수석이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노래인 ‘죽창가’를 소개한 것을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조 수석은 페이스북에 노래와 함께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고 소개했다. 죽창가는 유신 체제의 대표적 공안사건인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1979년) 사건으로 9년여를 복역한 고 김남주 시인이 작사했다. 녹두꽃과 죽창가 모두 구한말 내정간섭을 강화하던 일본과 맞선 민초를 다뤘다는 점에서 조 수석의 글 역시 일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조 수석의 ‘죽창가’ 게시글에 대해 “대일관계에서 감정적 표현보다는 우리 정부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반면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데 민정수석은 죽창가를 들먹인다”면서 “철없는 과일은 사람을 즐겁게 하는데 철없는 사람들은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조 수석은 지난 12일에는 페이스북에 한 언론의 칼럼 가운데 “남은 건 절치부심이다. 정부와 국민을 농락하는 아베 정권의 졸렬함과 야비함에는 조용히 분노하되 그 에너지를 내부 역량 축적에 쏟아야 한다”는 대목을 인용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 대통령 “일본, 우리 성장 가로막아…결코 성공 못할 것”

    문 대통령 “일본, 우리 성장 가로막아…결코 성공 못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에 경제 성장을 가로막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일본의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을 경고한다”며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3번째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제한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의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본이 이번 조치를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강력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판결을 조치의 이유로 내세웠다가 개인과 기업 간 민사 판결을 통상문제로 연결 짓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우리에게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제재 위반 의혹이 있기 때문인 양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4대 국제수출 통제체제를 모범적으로 이행할 뿐 아니라 유엔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제재 틀 안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동참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불신을 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그런 의혹을 실제로 갖고 있었다면 우방으로서 한국에 먼저 문제 제기하거나 국제 감시기구에 문제 제기하면 되는데 사전에 아무 말도 없다가 느닷없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논란의 과정에서 오히려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점에 대해서는 양국이 더는 소모적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일본이 의혹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정부가 제안한 대로 양국이 함께 국제기구 검증을 받아 의혹을 해소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과거 여러 차례 전 국민이 단합된 힘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했듯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며 “오히려 일본과의 제조업 분업 체계에 대한 신뢰를 깨뜨려 일본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 다변화나 국산화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번 일을 우리 경제의 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외교적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한편으로 기업이 이 상황을 자신감 있게 대응해 나가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왕 추진해오던 경제 체질 개선 노력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우린 어떤 경우에도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경제는 깊이 맞물려 있고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을 서로 도우며 경제를 발전시켰다”며 “특히 제조업 분야는 한국이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겪으면서도 국제분업 질서 속에 부품·소재부터 완성품 생산까지 전 과정이 긴밀하게 연결돼 함께 성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본의 조치는 상호 의존·공생으로 반세기간 축적해온 한일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를 엄중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더군다나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자국 산업 피해를 막기 위한 통상적인 보호무역 조치와는 방법과 목적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사 문제는 한일관계에서 주머니 속 송곳과 같아 때때로 우리를 아프게 찌른다”면서도 “그러나 양국은 과거사 문제를 별도 관리하면서 그로 인해 경제·문화·외교·안보 분야 협력이 훼손되지 않게 지혜를 모아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 역시 여러 차례 과거사 문제는 그 문제대로 지혜를 모아 해결해나가면서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일본이 이번에 전례 없이 과거사 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계시킨 것은 양국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거듭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한 대법원판결 이행 문제의 원만한 외교적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시했다”며 “우리 정부는 그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 양국 국민과 피해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 함께 논의해보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아무런 외교적 협의나 노력 없이 일방적 조치를 전격적으로 취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도 자신감을 갖고 기업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도록 힘을 모아 달라”며 “우리 국력은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키워온 것으로, 지금보다 더 어려운 도전을 이겨내면서 오늘의 대한민국 이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숱한 고비와 도전을 이겨낸 것은 언제나 국민의 힘”이라며 “저와 정부는 변함없이 국민의 힘을 믿고 엄중한 상황을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와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도 당부드린다”며 “지금 경제 상황을 엄중히 본다면 협력을 서둘러주실 것을 강력히 당부드린다. 그것이야말로 정부와 우리 기업이 엄중한 상황을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日왕실도서관에 있는 우리 最古 의서 보니 콧잔등이 시큰… 유네스코 등재로 반환 설득해야지요”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日왕실도서관에 있는 우리 最古 의서 보니 콧잔등이 시큰… 유네스코 등재로 반환 설득해야지요”

    일본서 향약구급방·의방유취 실물 본 박완수 교수“일본 왕실도서관에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과 의방유취(醫方類聚) 실물 원본을 처음 만났을 때 콧잔등이 시큰거리고 마음이 애잔하였습니다. 궁내청 서릉부(書陵部) 직원이 의방유취를 작은 나무 상자에 받쳐 들고 나왔는데, 한국에 있었다면 국보급 대우를 받았을 텐데 …, 돌봐 드리지 못한 조상을 오랜 만에 뵙는 느낌, 죄송한 마음이 울컥 들었습니다. 슬픈 마음, 안타까운 마음이 든 것은 제가 한국인이거나 한의사이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겠지요.” 5월 열람신청에 6월 열람가능 회신, 7월 방문궁내청 서릉부서 2시간 열람… 실물 촬영금지 한일 관계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던 지난 4일 일본 궁내청 서릉부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의학 서적을 보고 돌아온 박완수(50) 가천대 한의과대 교수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털어놓았습니다. “질병과 아픔으로 고통받는 백성을 불쌍히 여기고 치료해주겠다는 애민정신이 들어 있는 귀중한 우리 문화재입니다. 국방이나 안보, 자기애를 과시하는 그런 문화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모든 사람의 고통을 해방시켜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그런 마음이 녹아있는 의학서적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실물 사진을 찍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박 교수는 “서릉부는 사진 촬영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열람실에 입장할 때 카메라와 휴대폰은 두고 들어가게 했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없습니다.”고 답합니다. 이어 필사는 허용하고, 소정의 비용을 내고 복사와 마이크로필름 신청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의방유취 252책 가운데 1~4책, 향약구급방 1책을 2시간 동안 보았습니다. 시간이 되면 의방유취 전부를 읽어보면서 시중에 나온 책들과 비교하며 연구하고 싶었습니다.” 박 교수는 지난 5월에 서릉부에 열람신청을 인터넷으로 했더니 열람 가능하다는 회신은 6월 중순쯤에 왔다고 했습니다. 회신받고 방학이 되자마자 열람하러 갔습니다. 그는 자신이 한의사이자 한의학 교수였기에 열람이 허용되지 않았나 하고 믿습니다. 서릉부가 이 책들이 비장(秘藏)하고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한의학계는 알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향약구급방·의방유취 국보급… 대우받지 못해1~2쪽엔 그동안의 소장처 빨간 도장 6개 찍혀백성의 질병과 고통 불쌍히 여긴 애민정신 발로600년 흘러 훼손 시작… 향약구급방 글자 번져”보관 상태를 물었더니 박 교수는 조금 뜸을 들였습니다. “정말 안타까웠던 것은 1~2쪽에 빨간 도장이 6개쯤 찍혀 있었습니다. 제국대학교 등의 낙관 비슷한 소장처의 도장이었습니다.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닌 이력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서릉부에서 비바람과 화마를 피했지만, 일본인의 입장에서는 고서의 하나로 취급할 뿐 귀하게 여기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600년 세월의 무게에 훼손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의방유취보다 더 오래된 향약구급방은 더 낡고, 글자는 더 번지고 해서 상태가 안 좋아 보였습니다.” 향약구급방은 고려시대인 1236년(고종 23년) 팔만대장경을 만들던 대장도감에서 처음 간행 한의학 서적입니다. 현재 전해지는 것들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습니다만 원본은 안타깝게도 전하지 않습니다. 서릉부가 보관한 향약구급방은 조선시대인 1417년(태종 17년) 중간된 것이지만, 이를 기준으로 삼아도 현존하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한의학 서적입니다.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말이지요. 박 교수는 “이 책의 제목인 ‘향약’이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약재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의약을 우리 사정에 맞게 자주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학 자립정신이 녹아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의방유취, 임진왜란때 왜장이 약탈금속활자… 강화도조약때 조선에 기증“향약구급방, 일본 전래 과정 불투명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우리’ 의학서”박 교수는 한의학 측면에서 의방유취를 더 높게 평가합니다. 세종대왕이 당시까지의 의학 지식을 집대성해 편찬한 책으로 264책에 이릅니다. 첫 발간은 1477년(성종 8년)에 30질을 했습니다. “의방유취가 밝힌 인용도서가 164종입니다. 그런데 현재 전하지 않는 40여종의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사라진 의학서적의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의학지식 보존과 전수 차원에서 귀중하지요.” 향약구급방이 목간본이라면 의방유취는 을해자(乙亥字)로 유명한 금속활자본입니다. 실록에도 그 기록이 나온답니다. 문화사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박 교수는 설명합니다. “의방유취는 동의보감이 나오기 전까지 가장 훌륭한 의학 백과전서입니다. 임진왜란 때 서고를 약탈한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평양성에 머물다 철수하면서 가져간 것이 확실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담긴 역사의 아이러니가 가슴 아프게 합니다. 시간이 흘러 1876년 강화도조약을 체결하면서 일본 정부가 조선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일본에서 만든 의방유취 목간본 2질을 조선정부에 기증하는 것이지요. 현재 서릉부는 252책을 보관하고 있지만 당시 조선에 기증한 목간본은 원본과 같은 264책입니다. 12책이 사라진 것입니다. 일본이 기증한 의방유취 한 질은 연세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고, 다른 한 질은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의방유취 한글판을 북한이 먼저 번역해 냈거든요. 의방유취는 중국 상하이에서도 간자체로 옮겨 쓸 정도로 유용한 의서입니다.” 박 교수의 설명이 계속됩니다. “그런데 향약구급방은 어떻게 일본으로 건너갔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조선 조정이 선물한 것인지, 아니면 임진왜란 때나 일제강점기에 약탈한 것인지는 이를 소장한 일본 측이 그 경로를 밝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의 취득 경로는 그 소장자가 규명하는 것이 요즘 국제사회의 규약입니다.” “日, 韓과 기후·풍토 달라 한의학 처방 안맞아日한의학 맥 끊겨, 연구도 상태… 반환 바람직한의학계 ‘반환’ 정치 문제라며 나서기 꺼려해최악의 한일관계에 반환, 휘발유 뿌릴까 조심”“일본도 자기 나라 백성의 고통과 질병을 치유하고자 당시로써는 한의학 지식이 총망라된 이 책들을 가져갔을 겁니다. 그러나 한의학 전공자들은 다 아는 것인데, 일본과 한국의 기후와 풍토가 많이 달라서 약재의 성분도 다릅니다. 이들 책의 처방이나 효능이 일본 사람에겐 잘 맞지 않습니다. 또 현재 일본에선 한의학 맥이 끊어진 상태여서 당연히 의방유취의 연구도 거의 안 되는 거죠. 그래서 한의학 연구가 왕성한 한국으로 돌려주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요?” “한의학계가 일찍 반환문제에 나섰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동안 한의학계는 연구만 하지 반환문제는 정치적인 문제여서 나서기를 꺼렸습니다. 백성을, 더 나아가 인류를 질병에서 구하고자 하는 애민정신이 담겨 있으니 지금이라도 반환받아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설득하면 일본이 응하지 않을까요? 한의학은 중국에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데서 보듯 여전히 인류를 위해 유용합니다. 일본 정부가 2011년 조선왕실 의궤 등 조선왕실 도선 1205권을 반환하였습니다. 당시에 이 두 의학 서적이 빠져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박 교수는 한의학계가 힘을 모아 향약구급방·의방유취 반환문제를 강하게 주장하고 싶어합니다. “최악인 요즘 한일관계에 오히려 휘발유를 뿌리는 격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만 그래도 반환되어야겠지요.”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chuli@seoul.co.kr
  • 양정철 “정부, 한일문제 조심스럽겠지만…당은 달라야”

    양정철 “정부, 한일문제 조심스럽겠지만…당은 달라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의 정책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DC를 찾았다. 양 원장은 14일 존 햄리 CSIS 회장과 만찬을 하고 민주연구원과 CSIS 두 기관의 교류 협력 및 정책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5일에는 CSIS 인사 등과 함께 조찬 미팅을 한 뒤 귀국한다. 양 원장은 이날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관계 등으로 민감한 시기에 메시지를 가져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민주연구원장이 무슨 정치적 메시지 가지고 오면 바람직한 건 아니지 않느냐”면서도 “지금 한미관계는 특별히 불편하거나 꼬여있거나 현안은 없고 주로 한일관계 문제인데 그런 문제는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하되), 그런데 당은 기조가 좀 달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은 훨씬 더 청와대나 정부의 조심스러움보다는 국민들의 여론에 맞게 조금 더 다른 기조를 택할 수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한일, 북미 관계 관련 미국 측에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공직을 맡고 있는 게 아니고 당의 싱크탱크 책임자로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를 갖고 온 입장도 아니며, 그런 것을 전달할 위치도 아니다. 그런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싱크탱크 수장으로서 한미관계, 남북관계에 도움이 될만한 얘기들을 전달할 수는 있어도 공적으로나 정치적인 메시지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양 원장은 일본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일정이 안 나왔고 나오더라도 지금은 피차가 좀 부담스럽다”며 “일본 쪽은 공공사이드에 있는 싱크탱크들이라 저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남북관계는 김(현종) 차장이 잘 알죠”라고만 했다.  양 원장은 해외 싱크탱크들과 정책 네트워크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우리 당이 집권당으로서 훨씬 더 무겁고 멀리 보는 정책 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정책 네트워크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관계나 동북아·남북 관계에 있어 기본적으로는 한국과 미국이 같은 축으로 가야 하는데, CSIS가 국제질서나 국제정치 쪽에서 상당히 축적된 연구성과가 많은 곳이어서 이번에 햄리 회장하고 만나 보다 긴밀하게 양 기관이 함께 정책협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미 기간 미 의회 및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남 계획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일정이 길지 않아 따로 그럴 만한 시간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햄리 회장이 ‘한일 관계에 있어 양국이 모두 책임이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만큼, 불편한 얘기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는 “햄리 회장도 그동안 한미 관계에 대해 굉장히 관심 있게 천착해왔던 분이니 본인도 솔직하게 얘기해줄 수 있을 것이고, 저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한미 관계는 오래된 친구니까 한미관계에 관련된 얘기들은 서로 솔직하고 편하게 하는 게 진솔하고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해리스 美대사 “지금은 미국이 한일관계 중재나 개입할 때 아냐”

    해리스 美대사 “지금은 미국이 한일관계 중재나 개입할 때 아냐”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무역 갈등과 관련,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12일 “지금은 미국 정부가 한일관계를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12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이렇게 언급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금은 미국이 두 나라 관계에 개입할 때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모두 성숙한 국가인 만큼 각자 정부면 정부, 의회면 의회, 비즈니스면 비즈니스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해리스 대사에게 “한일관계가 악화하는 것은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평화, 경제 발전에 좋지 않고 미국의 국익에도 반한다”면서 “여야 모든 의원이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이해를 표명했다고 하는데 이는 ‘외교적 멘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지난 11일 외교부는 강 장관이 지난 10일 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통화하고 한일관계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통화에서 “일본의 무역제한 조치가 한국 기업에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 체계를 교란시킴으로써 미국 기업은 물론 세계 무역 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는 한일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 및 한미일 3국 협력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강 장관은 한국 정부는 일본의 이번 조치 철회와 함께 더는 상황이 악화하지 않기를 희망하며, 일본과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외교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해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양 장관이 한미·한미일간 각급 외교채널을 통한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폼페이오 장관과 강 장관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전념, 한미일 3자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양 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통 과제를 다루는데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면서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보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인 한미동맹의 힘을 보장하는 것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해리스 美 대사 “지금은 미국이 한일관계 개입할 때 아냐”

    해리스 美 대사 “지금은 미국이 한일관계 개입할 때 아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12일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무역 갈등과 관련해 “지금은 미국 정부가 한일관계를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윤 의원이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금은 미국이 두 나라 관계에 개입할 때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한 뒤 “한국과 일본은 모두 성숙한 국가인 만큼 각자 정부면 정부,의회면 의회,비즈니스면 비즈니스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해리스 대사에게 ‘한일관계가 나빠지는 것은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평화,경제 발전에 좋지 않고 미국의 국익에도 반한다’고 말했다”며 “여야 모든 의원이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원한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이해를 표명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외교적 멘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4회] 임종헌 지시로 ‘강제징용 재판’ 시나리오 쓴 판사… “적절한가” 고민 담은 보고서 속 흔적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4회] 임종헌 지시로 ‘강제징용 재판’ 시나리오 쓴 판사… “적절한가” 고민 담은 보고서 속 흔적들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기관으로 실체적 판단에는 관여할 수 없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사건 재상고심을 청와대·정부와 ‘거래‘를 한 정황으로 지목된 문건을 작성한 심의관이 보고서에 포함시킨 문구다. 당시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에 따르면서도 일부 상황들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보고서에 소극적이고 우회적으로나마 자신의 생각을 남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10일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3회 공판기일에서는 정식 재판이 시작된 지 44일 만에 첫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핵심 증인으로 꼽힌 정다주·박상언·김민수·시진국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현직 부장판사)들이 모두 재판 일정 등을 이유로 불출석하면서 이 재판의 첫 증인은 행정처 사법정책지원실 심의관이었던 박찬익 전 부장판사(현 변호사)가 됐다. 박 전 심의관은 2012년 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사법정책심의관으로 일하며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판 관련 보고서들을 작성했다. 대부분 임 전 차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앞서 4월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도 그렇게 진술했다. 그런데 이날 재판에서는 박 전 심의관이 스스로 판단해 몇몇 보고서에 있던 문구를 빼거나 새로운 문구를 추가한 정황들이 확인됐다. ●“외교부 오해할까봐”… ‘재판 독립’ 우회적 강조 2013년 9월 30일자 ‘강제동원자 판결 관련-외교부와의 관계(대외비)’. 이 문건을 작성하기 전 임 전 차장은 그보다 일주일 전인 9월 23일 ‘일제 강제징용사건 판결 요약 검토’ 보고서를 쓴 박 전 심의관에게 추가적인 사항에 대해 다시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 사람 얘기를 들어보니 대법원 결론이 외교적 문제다.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가면 우리가 질 거라고 한다”, “심리불속행으로 바로 끝내기는 어려운 사건 아니겠느냐. 한 번 정리를 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덧붙였다고 한다. 특히 “외교부에 대한 절차적 배려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이어졌다. 박 전 심의관은 “국제법적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임 전 차장이 외교부 의견을 듣고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셨기 때문에 보고서에 외교부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검토한 내용을 담았다”면서 “같은 결론을 내리더라도 외교부 의견을 경청했다는 게 필요하지 않느냐는 취지에 맞춰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심의관은 보고서 가운데 ‘3. 외교부를 배려하여 절차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안’의 가장 앞부분에 ‘가.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기관으로 실체적 판단에는 관여할 수 없음에 대한 이해 구함’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검찰은 보고서를 완성하기 전날인 9월 29일 오후 9시쯤 문서에는 ‘가’항의 이 문구가 없었다면서 “보고서를 거의 완성하는 단계에서 포함했느냐”고 물었고 박 전 심의관은 “시간상 그렇다면 그게 맞을 듯하다”고 답했다. “임 전 차장의 지시가 없었는데도 첫번째 방안으로 이 내용을 포함시킨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찰 질문에 박 전 심의관은 “외교부가 혹시나 오해할 수 있는,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기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고서에는 ‘나. 외교부의 입장을 받아들여 서면으로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제출하는 규정을 신설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임을 설득’, ‘마. 간접적 방법을 통한 사실상 의견제출에 협조 가능. 상고이유서나 외교부의 입장을 담은 각종 서류를 간접 제출하는 방안’, ‘바. 현재 사건처리 절차사항 등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정보 제공, 관련 사건 정보 제공’등이 적혔다. 박 전 심의관은 이 부분들은 임 전 차장이 전해준 방안들이었다고 한다. 이 중에서도 ‘마’항과 관련해 검찰이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의 피고 소송 대리인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주선한다는 의미인가“라고 물었다. 박 전 심의관은 “주선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사실 이 무렵 외교부에서 이런 요구를 하는 게 맞는 건지 하는 생각이 있었고 실현되기 어려운 안이긴 하지만, 다른 건 제도상 불가능하고 사실상 가능하지만 외교부에서 실제로 할 수 없는 거라 생각하고 기재했다”면서 “처음에 이것 저것 썼다가 다 안 되니까 사실상 가능한 걸 써보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의견 반영되도록… ‘참고인 서면 의견서 제출제도’ 마련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의 협조를 얻고, 법관들의 해외공관 파견을 늘리기 위한 외교부의 협조를 얻으려고 일제 강제징용 사건 재상고심을 정부의 입장에 맞게 결론이 날 수 있도록 지연시킨 이른바 ‘재판 거래‘를 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당시 법원행정처는 재상고심에서 배상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한일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고 심각한 외교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외교부의 입장이 재판에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고, 사건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참고인도 서면으로 의견서를 재판부에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대법원 규칙개정안으로 참고인 서면 의견서 제출제도가 만들어졌다. 박 전 대법관은 이전 보고서를 통해 “전원합의체나 소부에서 공개변론을 열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의견 진술을 하는 것은 매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임 전 차장이 외교부를 절차적으로 배려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란 지시를 다시 내리자 9월 30일자 보고서 ‘나’항에 참고인이 서면으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점을 외교부에 설득하는 방안이 있다고 적었다. 2013년 11월 8일자 ‘강제동원자 검토(대외비)’ 보고서에도 박 전 심의관만의 소심한 표시가 있었다. 이 보고서는 임 전 차장이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등 4개 단체가 강제징용 관련 입장표명한 기사를 언급하고 외교부 문건을 주며 이를 반영해서 이전의 보고서를 업데이트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외교부에서 작성한 2013년 9월 23일자 ‘강제동원피해자 문제 관련 설명자료’를 전달받은 박 전 심의관은 외교부 문건에 있던 우리 외교부의 입장과 일본 측 움직임,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의 강제동원 피해조사 결과 20여만건의 피해자들이 잠정적으로 인정된다는 점 등의 내용을 11월 8일자 보고서에 담았다. 특히 박 전 심의관이 작성한 대외비 보고서 가운데 ‘외교부 입장’ 부분에 ‘대법원 상대로 외교적 문제 설명, 신중한 판결의 필요성을 알려 조기 선고되지 않도록 노력’이라며 외교부에서 선고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했다. 이어 ‘선택할 수 있는 방안’과 ‘심리불속행 기간을 넘긴 뒤 판단’ 등의 표현을 담았다. 그는 법정에서 “심리불속행은 접수한 지 4개월 내에만 할 수 있는데 당시 국외송달로 송달이 되지 않았고, 상고이유서 제출기한이 20일이고 제출 후 대법관이 검토하고 판단하는 데 적어도 10일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당시 한 달밖에 안 남은 상태였는데 한달 이내에 송달이 이뤄져 상고이유서 제출, 검토 및 판단까지 내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객관적 상황을 기재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전범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최종 확정돼선 안 되고 판단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정부 측 입장과 같은 맥락이었다. ●임종헌, ‘심리불속행 기간 지나고 판단’ 보고서 재판연구관 전달 지시 박 전 심의관은 다만 임 전 차장이 이 보고서를 대법원 민사총괄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하자 “보내드려도 될까요”라고 되물은 뒤 결국 ‘선택할 수 있는 방안’과 심리불속행 관련 문구들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임 전 차장에게 그런(전달) 지시를 받았을 때 어떤 의견을 표했느냐”는 질문에 박 전 심의관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곤 “대부분의 보고는 행정처 내에서만 이뤄졌던 거라 연구관실에 보낸 경험이 없어 제가 보내드려도 될지를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증인은 임 전 차장에게 ‘민사총괄재판연구관이 부담 느낄 수도 있는데 이거 보내드려도 되나요?’라고 물었느냐”고 재차 확인했고 박 전 심의관은 “제가 임 전 차장에게 직접 했는지 그 당시 그 말이 제 마음 속에 있었던 건지 기억이 안 난다. 보내드려도 되냐고 여쭸던 건 기억나고 앞부분에 민사총괄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임 전 차장은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이 (민사총괄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동기니 그를 통해 보내라”고 했다고 한다. 동기 판사들끼리 참고자료를 건네주는 방식으로 주라는 것이다. 박 전 심의관은 “민사총괄재판연구관에게 보고서를 직접 전달하길 꺼린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는 검찰의 물음에 “ICJ나 조약에서의 중재 내용에 대해서는 별 부담이 없을 것 같은데 심리불속행에 대해서 검토한 부분이 있어서 이런 건 연구관실에 보내드리는 게 예의에도 어긋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주저했다”고 설명했다. 또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도 “심리불속행 검토 부분을 보내면 그런 영향이 있을 것 같아 주저돼 그 부분은 삭제했다”고 답했다. “결론이 나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사건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부분과 연관된 것”이라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을 삭제했다는 것을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 제도와 관련된 내용 외에 행정처 심의관이 작성한 보고서가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박 전 심의관도 자신이 재판연구관으로 재직하면서 행정처로부터 보고서를 전달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심의관이 작성해 재판연구관에 보내진 보고서에는 ‘대법원에 신중한 판결의 중요성을 알려 조기 선고되지 않도록 노력’이라는 외교부 입장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박 전 심의관은 “그 당시 심리불속행에 대해 검토한 부분을 삭제해야겠다는 게 최우선이었던 것 같고 이 부분은 깊게 생각을 못했다”고 했다. ●양승태 측 “보고서 전달한 게 범죄는 아니지 않느냐” 이후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보고서를 재판연구관실에 전달할 때 일부를 삭제하고 나머지를 전달한 것을 보면 보고서를 전달해도 이것이 꼭 위법한 범죄가 된다는 생각을 안 가졌을 것 같은데 맞느냐”, “‘심리불속행’을 뺀 것도 그 부분이 들어간 상태에서 전달되면 위법하지만 빼면 괜찮다는 게 아니라 재판연구관 입장에서 기분 나쁠 수 있겠다는 정도가 아니었는지” 등의 질문을 하며 단순히 사건과 관련된 검토 보고서를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박 전 심의관은 “예의도 아니었고 적절한 건지 의문이 있었다”고 부적절한 상황이었음을 거듭 설명했다. 박 전 심의관은 이밖에도 ‘독일의 기억책임 미래재단 검토’, ‘장래 시나리오 축약’ 등 강제징용 사건의 예상 시나리오를 담은 보고서들을 다수 작성했고 대법관들에게 대면보고도 했다. 2013년 11월쯤 권순일·차한성 대법관에게 보고서를 대면보고한 상황에 대해 박 전 심의관은 “권순일 대법관은 기억나지 않고 차한성 대법관은 보고드리러 갔을 때 강제징용사건이라고 하니 ‘이 사건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면서 소멸시효를 얘기하니 ‘대법원 판결이 확정돼야 시효가 진행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주셨다”고 회상했다. 당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너무 많다며 “언론에서도 이게 문제라 머리가 아프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차한성 대법관은 그해 12월 1일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관에서 열린 소인수회의에 참석해 재판 지연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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