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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실로 들어간 예산심사

    법정시한 넘겨… 비공개 소소위 심사 이틀째 감액·증액 깜깜이… 실세 의원 ‘예산잔치’ 우려 내년도 나라 살림 470조 5000억원이 헌법이 정한 심사기간을 넘겨 기록도 남지 않는 밀실 심사로 넘어갔다. 예산안 법정심사 시한인 지난달 30일까지 심사를 끝내지 못한 국회는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부의된 채 2일 소(小)소위 심사를 이틀째 이어 갔다. 소위원회보다 더 축약된 논의를 진행한다는 뜻의 소소위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3당 간사와 기획재정부 차관, 예결위 수석전문위원만 참석한다. 법적 근거가 없는 회의체라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고 아무런 감시도 받지 않는다. 시간과 장소를 비공개로 하고 서울 모 호텔에서 심사가 이뤄져 ‘호텔방 심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그나마 올해는 회의 장소를 국회 내 예결위회의장으로 제한했지만 ‘깜깜이 심사’ 관행은 고쳐지지 않았다. 지난 1일 오후 2시 30분 가동된 소소위는 자정을 넘겨 이날 오전 2시 30분 마무리됐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뒤 오후 1시 회의를 이어 갔다. 예결소위에서 보류된 446건의 감액 중 소소위 첫날 절반을 논의했고 둘째 날 나머지 절반이 테이블에 올랐다. 현재 가장 큰 쟁점은 남북협력기금과 일자리 관련 예산으로 알려졌다. 또 예결소위 파행 원인이 됐던 유류세 인하 4조원 세수 부족에 대해 기재부가 제시한 대안을 두고도 입장이 엇갈린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소소위 참석 전 “4조원은 세수 결손이 아니라 세수 변동”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장제원 자유한국당 간사는 “정부가 약속을 두 번이나 어겨 신뢰가 깨졌다”고 말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간사는 “협상이라는 과정이 남아 있고 협상이 끝날 때까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안에 아쉬운 구석이 많지만 정부가 예산을 다루는 입장에서 나름 고민했다고 인정한다”고 온도 차를 보였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소소위가 증액 심사는 손도 대지 못한 채 원내지도부 협상으로 넘길 가능성이 크다. 감액에 이어 증액 심사까지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진행되는 셈이다. 보통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 중 4조~5조원을 깎고 그만큼 예산을 증액하는데 이 과정에서 ‘실세 의원’이 지역구 선심성 예산을 끼워 넣는다. 매년 같은 지적이 쏟아지지만 예산 국회가 끝난 후 오히려 언론과 시민단체의 비판을 지역구 의정활동보고서에 홍보하기도 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까지 소소위 활동을 마무리하도록 3당 원내대표에게 요청했다. 소소위가 끝나면 3당 원내지도부가 예산안 최종 협상을 벌인 후 본회의 날짜를 다시 잡을 예정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文 “지구 반 바퀴, 두 계절을 건너왔다”… 아르헨 동포들과의 특별한 만남

    文 “지구 반 바퀴, 두 계절을 건너왔다”… 아르헨 동포들과의 특별한 만남

    1965년 8월 17일 부산항을 떠난 농업이민단 78명은 꼬박 두 달이 걸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그들이 품고 온 것은 농사지을 호미와 종자, 1인당 500달러가 전부였다. 앞서 6·25전쟁이 끝나고 정전협정을 체결할 당시 북한 송환을 거부하고 중립국 행을 택했던 북한군 출신 반공포로 중 12명이 당시로써는 이름조차 낯설었던 아르헨티나 땅에 첫발을 내디뎠다. 50여년이 흐른 뒤 아르헨티나 동포사회는 약 3만명 규모로 커졌다. 남미에서는 브라질(약 4만명)에 이은 두번째 규모다.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해외 곳곳에서 동포간담회를 가졌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감정이 남달랐던 배경일 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알베알 아이콘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비행기로 와도 짧지 않은 거리였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왔고, 두 계절을 건너왔다. 이민 1세대는 이 길을 배로 왔다”며 동포들의 지난했던 50년을 격려하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남북평화를 위해 축복과 기도를 여러 번 보내 주셨고 여건이 되면 방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셨는데, 한인 동포사회와의 깊은 인연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르헨티나 동포가 한반도 평화를 돕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고 했다. 이어 “교황님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보좌주교로 있던 시절 한인 동포사회와 귀한 인연을 맺었다”며 “교황님께서 병원 사목을 위한 봉사자를 찾을 때 한국 성가소비녀회 수녀님들이 달려와 그 역할을 기꺼이 맡았고 문한림 주교님과 동포사회가 다리 역할을 했다. 교황님께서 직접 해 주신 얘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후 한국 수녀님들은 20년 넘게 봉사하시며 현지에서 ‘올해의 사회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특히 빈민촌의 천사 세실리아 이 수녀님은 많은 아르헨티나인의 존경·찬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한인 동포사회가 대단한 것은 개척정신만이 아니라 나누고 돕고 함께 잘사는 정신”이라며 수익을 반으로 줄이면서 동포들에게 편물을 가르친 조화숙씨와 농작물을 동포에게 절반 가격으로 판매한 문명근씨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맨주먹으로 밭 갈고 집 짓던 힘든 시절에도 ‘혼자 잘살겠다’가 아닌 ‘우리 동포가 함께 잘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이런 헌신·희생을 가능하게 했다”며 “그렇게 109촌을 비롯한 빈민 지역 판자촌에서 시작한 아르헨티나 한인 동포사회는 현재 중심 상권인 아베쟈네다 상가 절반가량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고, 올해는 김홍렬 대표께서 외국인 최초로 아르헨티나 섬유재단 회장에 선출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동포사회에 또 하나 감탄하는 것은 다른 지역과 달리 2·3세들이 한국어를 매우 잘한다는 사실”이라며 “몸은 지구 반대편에 있지만, 마음에는 언제나 조국이 담겨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윤창호법’ 반대표 없이 통과… 음주운전 사망사고 최소 3년 징역

    ‘윤창호법’ 반대표 없이 통과… 음주운전 사망사고 최소 3년 징역

    故윤창호 친구 “원안 5년서 후퇴 아쉬워” 심신미약 상태 범죄 감형 조항도 개정 내년 8월부터 시간강사 1년 이상 임용 내년 예산안 처리 시한 내 통과 힘들 듯앞으로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하면 최고 무기징역, 최저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음주운전을 저지른 차량에 사망한 윤창호씨 사고에 들끓는 국민의 분노가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이끌어냈다.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고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위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 즉 윤창호법을 재석 의원 250명 중 248명 찬성, 2명 기권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에는 윤창호법 등을 포함해 60건의 법안이 처리됐다. 윤창호법이 통과되면서 앞으로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고 사람을 다치게 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다만 원안에는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 시 최소 형량이 5년 이상의 징역이었지만 가결된 안은 3년 이상의 징역으로 하향돼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윤창호법을 이끌어낸 윤씨의 친구들이 참석해 윤창호법 가결 과정을 지켜봤다. 이영광씨는 “윤창호법은 제가 형제처럼 사랑했던 창호의 목숨값으로 제정된 법안”이라며 원안 후퇴에 아쉬워했다.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한 감형 의무도 사라진다. 국회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 행위에 형을 ‘감경한다’는 의무조항을 ‘감경할 수 있다’고 바꾼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최근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가 심신미약을 주장하자 심신미약 감형 폐지를 촉구하는 여론 덕분에 통과될 수 있었다. 조선대 시간강사였던 서정민씨가 2010년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세상을 떠난 지 8년 만에 대학 시간강사의 신분을 보장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내년 8월부터 대학 시간강사의 임용기간을 1년 이상을 원칙으로 하되 재임용 절차를 3년까지 보장해야 한다. 리벤지 포르노를 포함해 몰카 처벌 강화법인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도 가결됐다.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30일 본회의 일정은 잠정 미뤄졌다. 국회선진화법의 예산안자동부의 조항이 시행된 2014년부터 국회는 대체로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해왔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일자리 부문 예산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면서 결국 스스로 약속을 어기게 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유엔, 김정은 벤츠·송이버섯 대북제재 위반 조사”

    외교부 “정상 간 선물은 제재와는 무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벤츠 수입 방탄차량과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남측에 보낸 2t의 송이버섯 등에 대해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송이버섯은 경제적 이익과 무관한 정상 간의 선물이기 때문에 제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태호 외교부 차관은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전문가패널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실무부서에서 파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에 관련 자료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이 “유엔 결의안 2397호에 보면 송이버섯은 공급, 매도, 양도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북한산 농산물이 이전되면서 대북제재위 조사를 받도록 한 것은 잘못된 거 아니냐”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관계자는 “보통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조사가 이뤄질 경우 통상적으로 관련국에 자료를 요청한다”며 “송이버섯, 문재인 대통령의 만수대 창작사 방문, 귤(북측에 보낸 답례품) 등에 대해 한국 정부에 자료 요청이 없었다”고 했다. 또 “기본적으로 대북제재는 농산물이 포함돼 있지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취해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경제적 이익과 관련 없는 정상 간 선물은 대북제재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해당 기사에는 제재위가 조사 중인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방문 시 탑승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엔 제재결의안 1718호(2006년)는 대북 사치품 수출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운송돼 방탄처리됐고, 중간 전달지인 중국으로 운송된 경로를 조사 중이며, 최종 수하인이 북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2016년 보고서의 내용”이라며 “제재위가 조사 중인 리무진은 과거 북한의 군사행진 때마다 확인된 것이기 때문에 평양 정상회담 때 이용된 차량과 같은 것인지는 정부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북한 개방되면 월드옥타 회원들이 北제품 전세계로 수출...이런 날이 빨리 오길”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북한 개방되면 월드옥타 회원들이 北제품 전세계로 수출...이런 날이 빨리 오길”

    하용화 신임 월드옥타 회장이 말하는 취임 각오“북한에 대해서는 우리 한인 무역인의 할 일이 아주 많을 겁니다. 지금도 합법적인 범위에서 북한과 생활필수품 교역을 하는 우리 교포들이 많습니다. 북한이 개방되면 국가나 대기업이 주도하는 중공업이나 큰 규모를 빼고 가내 수공업 내지 경공업 분야에는 우리의 역할이 자주 클 겁니다. 우리도 여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통하면 북한 내부 소식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기대나 역할에 비해 우리 조직이 너무 과소평가돼 있어 안타깝습니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74개국 146개 도시에 지회를 두고 있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의 하용화(62) 신임 회장의 포부다. 그는 지난달 월드옥타 회장으로 뽑혀 11월 1일부터 2년 임기가 시작됐다. 세계 금융의 ‘전쟁터’인 미국 뉴욕에서 굴지의 보험중걔회사인 솔로몬 보험그룹을 이끌고 있다. 회사 창립 25주년 행사를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 홈구장 경기를 스폰서하면서 성황리에 열기도 했다. 지난달 말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23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차 귀국한 하용화 회장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 출국 직전 가까스로 인터뷰에 응했다. “1986년 영어 공부하고자 도미70군데 원서 넣어도 취업 실패7년간 가방들고 나가 보험 팔아곰팡이 피는 반지하서 생활했죠” 그는 “뉴욕에서 기업을 운영하며 먹고 살만하고, 월드옥타 회장까지 됐으니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맞습니다”며 말문을 열었다. “제 이름이 ‘물하(河), 용용(龍), 될화(化)’이니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이름대로 증명됐지요.” 그의 고향은 충남 부여군 세도면으로 ‘오지’로 치부된다. 경기대를 마치고 ‘영어 회화’를 익히고자 미국으로 넘어갔다. “안병욱 교수님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21세기에 살려면 세 가지 즉 운전면허, 컴퓨터, 영어회화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영어회화 한 3개월 하면 될 줄 알고 1986년 1월 미국에 넘어왔는데…. 남들은 1년 반 만에 마치는 MBA를 4년이 걸렸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졌으니.” ‘어떻게 미국에서 사업을 크게 일구게 됐느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하 회장은 잠시 뜸을 들였다. “1986년 미국에 올 때 아무 연고도 없었습니다. 롱아일랜드대학에서 MBA를 마친 한국 동문 대다수는 한국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경기도 좋았고.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등 집안 형편상 돌아가지 못하고 …. 입사원서를 미국 회사 70군데에 넣었습니다. 영주권이 없으니 다 떨어지고, 마지막에 보험회사에서 ‘일 해보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열심히 일해 성과가 좋으면 ‘그린 카드’(영주권을 지칭)를 받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그래서 들어가 일한 거지요.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겁니다.”“1992년 설립한 솔로몬보험연간 1억달러 수신고 기록‘100대 중개사’ 진입 목표동남아인 보험가입 권유하면?” 미국에서의 사업 성공 비결을 묻자 그는 “처음엔 한 7년 동안 가방 들고 한인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보험을 팔았던 거죠. 사람을 많이 알게 되고, 바닥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사회에서 한국인의 한계는 분명하죠. 그래서 유대인, 팔레스타인인, 이탈리아인, 중국인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찾아다녔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면 죄송하지만, 한국에서 동남아 출신 사람이 찾아와 ‘보험 가입하라’고 하면 들겠습니까. 미국은 그게 가능한 나라입니다. 아시아인인 이 얼굴로 가능합니다.” 그의 회사는 직원 70여명 정도지만 연간 수신액이 지난해 기준 1억달러(한화 1126억원 상당)를 넘었다고 한다. 직원당 약 15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을 한 셈이다. 미국에 보험 중개사가 수십만개 회사가 있지만 그는 회사를 ‘100대 중개사’에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다. 회사 직원의 절반 이상이 비(非)한국인, 수신고를 올리는 이들의 95%가 미국인이다. 지난해 5월 창립 25주년 기념행사를 뉴욕 메츠 홈구장인 플러싱에서 가진 것과 관련해 하 회장은 ‘쿨’하게 이야기 했다. “예약만 하면 다 가능합니다. 시구도 할 수 있고요. 직원들 사기는 굉장히 올라갔습니다.” “버핏, 5만달러 주면서 만찬 초청주빈 테이블서 농담도 교환버핏, 돈 잘 쓰는 철학 보여줘다양한 사람 만나는 게 버킷리스트” 초창기 미국 생활을 이야기해 달라는 말에 하 회장은 “보험 가입하라고 명함을 건네면 그 자리에서 제 명함을 쓰레기통에 넣는 사람도 봤습니다. 곰팡이 핀 반지하에서 살기도 했고 …. 처음엔 한인들을 중심으로 만났지만 나중에 세계 각국의 사람을 다 만났습니다.” 그러다 1992년 솔로몬보험 회사를 설립했다. 그 회사가 성장해 미국 재계가 주목하게 되면서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88)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5년 6월 하 회장에게 5만달러(약 5600만원)를 주면서 만찬에 초청하기도 했다. 버핏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은 보험회사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손꼽히는 중개사 최고경영자(CEO)이자 뉴욕한인회장이었던 그를 초대한 것이었다. ‘워런 버핏 회장과의 만남 뒷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하 회장은 “버핏 회장과 한 테이블에 앉았는데, 금언이 되는 말씀을 들려 주셨습니다. 버핏 회장은 자신의 버킷리스트 첫 번째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꼽았습니다. 기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음미해볼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언이 필요할 때 누구를 찾느냐’고 질문하니 그는 ‘당신보다 나은 점이 있는 사람과 어울리고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들려줬습니다. 자신은 사람을 만나는 것, 특히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첫번째 버킷리스트이고, 거래가 크면 클수록 만족도가 높아진다며 직접 투자하는 것을 권했습니다. 취직하면 처음엔 다른 사람을 위해 돈 벌어주고, 다음엔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돈을 벌어주지요. 마지막엔 돈이 돈을 벌어들입니다. ” ‘기부 왕’인 버핏 회장은 돈을 쓰는 철학에 대해서도 하 회장이 전해줬다. “버핏 회장은 ‘돈을 버는 건 자신 있지만 돈을 잘 쓰는 것은 어렵다’고하더라며 돈을 잘 쓰는 사람에게 자신의 재산을 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가 말하는 돈을 잘 쓰는 것은 경로당이나 고아원 같은 불우이웃 시절에 거액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면서도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것’이라고 하 회장은 나름대로 해석했다. 그런 결과로 버핏 회장은 5개의 비영리 재단을 만들었다고 봤다.하 회장은 버핏을 만나면서 만찬 비용을 낸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로 5만달러를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그리고 살짝 말했다. “초청을 받은 저는 왕복 항공권과 숙박권뿐만 아니라 그가 소유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백화점 상품권도 받았습니다.” 매일 신문 6~7개를 읽는 버핏 회장은 또한 유머가 굉장히 뛰어났다고 그는 기억했다. 그가 들려준 유머다. “내 친구 존이 귀가 안 들린다고 이야기하길래 내가(버핏이) 친구랑 같이 주치의를 찾아갔지요. 병원 의사는 나랑 친구를 몇 걸음 떼어 등을 돌리고 서 있으라고 한 뒤 나에게 궁금한 것을 친구에게 물어보라고 했어요. 내가 ‘GM 주가 어떻게 돼?’를 여러 번 갈수록 큰 소리로 외쳤던 겁니다. 아무 소리도 안들려 의사에게 ‘친구 존이 정말로 귀가 먹었나보다. 내가 큰 소리로 몇 번이나 물었는데도 답이 없다. 큰일이야.’고 하자, 의사는 ‘사도 괜찮다며 친구는 다 답을 했다.’라고 했죠. 하하. 실제로 대화해보니 버핏 회장은 잘 듣고, 대답도 잘 하시더라고요.” 그는 재외동포 중심의 경제단체인 월드옥타가 그 역할에 비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옥타 위상의 재정립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해외 750만 동포의 경제 중심 단체로서 모국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4세대까지 내려간 동포들에게 정체성을 일깨우고 무역실무를 가르치는데 방점을 찍겠다고도 했다. “지난달 창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수출 계약금이 6200만달러(약 700억원)였습니다. 수출대국 한국에선 ‘그게 무슨 큰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한 번도 수출해보지 못한 작업 기업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출이라는 큰 발을 내디딘 것이라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중국이 처음 개방했을 때 전세계 화상(華商)들이 중국 물건을 보따리 장사로 수출했던 것처럼 머지않아 월드옥타 회원들이 한상(韓商)으로서 북한 제품을 수출할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에 최근 이와 관련된 조직을 정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 제품을 우리가 수출하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우리 월드옥타 회원들은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그가 장밋빛 성공 가도만 달렸을까. 참척(慘慽)의 고통에 대해서도 되풀이되지 말자는 뜻에서 담담히 털어놨다.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이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숨겨 가족끼리만 (장례를) 하려고 했죠. 그래서 실명 대신 ‘H’씨로 보도됐는데 뉴욕지역의 유력 신문이 ‘전 뉴욕한인회장의 딸 투신 자살’이라고 1면 톱으로 보도한 거예요. 그 신문 사장과 ‘x새끼, x새끼’하고 전화로 싸워봤자 이미 다 터져버린거죠. 어쩔 수 없이 빈소를 차리니 조문객이 1200명이 오신 거예요. 부의금이 10만달러였는데 이를 어쩔까 고민하다 3개월이 지나 조문객들을 모아 논의했지요. 그때 마음의 병도 생명을 다투는 병이니 경각심을 주자는 의견이 모였고 그래서 2014년 딸의 이름을 따서 정신건강 비영리단체인 ‘에스더 하 재단 설립했습니다. 자살이나 우울증과 같은 심리 문제에 대해 상담과 소통, 치유 등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에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지 않고 운동과 햇빛이 좋다는 인터넷 이야기는 미친 짓이란 걸 절절이 깨달았습니다.” “갑작스러운 딸 죽음 불행에이름 딴 ‘에스더 하 재단’ 설립한류 열풍에 동포들 자긍심 높아해외 우리 유물 알기 운동도 계획” 이 재단을 만들고서도 뒷말이 많았단다. “재단을 알려야겠기에 처음엔 ‘아이와 사연’ 있는 한국 가수들을 초청해 공연도 했지요. 그랬더니 ‘딸을 팔아서 가수 부른다’고 수군수군했습니다. 이젠 많이 알려졌고, 많은 이들이 재단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어 더는 가수들을 초청하지 않습니다. 또 재단에 연간 20만달러 정도 소요되는데 제가 절반쯤 냅니다만, 재산을 빼돌리려고 재단을 만들었다는 등 뒷말들이 많았는데, 이젠 조용해졌습니다. 진심이랄까 진정성이 통했던 거죠. 지난달 25일엔 뉴욕의 그레이터플러싱 상공회의소로부터 ‘동네 영웅(Neighborhood Hero) 상을 받았습니다.” “딸 아이 때문에 많이 힘들었겠다”고 하자 하 회장은 “처음엔 지옥이었습니다. 사회생활에 무척 바빴던 저는 가정에 소홀했다는 회한, ‘머리가 이상하다’는 딸의 말을 무시하고 강하게 푸시했던 무지, 서로 ‘당신 탓’이라며 원망과 비난으로 끝없는 부부 싸움, 학교를 그만두고 술만 마시며 나이트클럽만 전전한 딸, 아무런 말도 않고 안으로만 들어갔던 아들 … 모든 게 엉망이었고,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죠. 이런 것을 극복하는데 기독교 신앙의 힘이 컸죠. 부의금을 재단의 시드머니로 삼았습니다. 재단을 잘 운영해 한 명의 목숨이라도 건지는 것이 21살, 대학교 2학년 때 간, 가슴에 묻은 딸을 기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의 가족의 상처를 다시 건드릴까봐 쓰지 말까 생각하다 비슷한 고통에 처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해서 기사화했다. 그도 이런 부분을 기사화하는데 동의했다). 그리고 이같은 그의 아픔과 치유 스토리는 미국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에 ‘딸의 이름으로’라는 제목으로 지난 9월 29일 심층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애국가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해외 동포들이 요즘엔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다고 한다.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과 한국 음식, 한국 문화 등 한류 열풍에 힘입은 것이다. “한국 문화가 세계화되면서 현지에 있는 우리 문화재 내지 유물에 관심도 높아진 거죠. 당장 무슨 환수운동을 벌인다기보다는 우리 유물이 어디에 어떤 게 있는지 파악하고, 현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그 문화재가 한국 것이라고 후세들에게 알려주는 거죠. 그런 것을 통해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주고, 정체성도 일깨워주는 것도 우리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해외 동포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면 그곳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다시 한번 찾아가보고 조사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외 취업 ‘전쟁터’라는 각오로아이들 연약하게 키운 부모 책임” 한국의 실업률과 관련해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하 회장은 “청년들이 국내에서 취업이 어려우니 외국에 눈을 돌리는데, 그게 해외는 도피처가 아니라 ‘전쟁터’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전쟁터에 나간다는 마음의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고 말하며 잠시 쉬었다. “한국 청년들, 소위 말해서 스펙은 무척 좋습니다. 자격증도 많고 토익 점수도 900점대로 아주 높고…. 그러나 인재를 뽑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것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이거나 아주 특이한 분야를 전공한 사람을 찾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취직을 하겠다고 하면 환상을 깨야 합니다. 미국만 해도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전쟁터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영국·일본 등 선진국만 찾습니다만 이런 나라에는 야심만마난 전세계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나라입니다.”하 회장은 쓴소리를 이어갔다. “한국의 부모가 자녀를 연약하게 키운 책임이 큽니다. 자라면서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아이들이 험한 데서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도 베트남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합니다. 몇 년 열심히 투자하면 저보다 몇 배나 더 큰 부를 일굴 수 있을 겁니다. 베트남 등 동남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이 한국보다 잘 사는 나라, 좋은 기업, 많은 연봉을 주는 곳만 찾으니 이런 나라에 갈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류 열풍에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요가 무척이나 많습니다. 한국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 호텔리어, 헤어·의상 디자이너 등등에 수요가 아주 많습니다. 행운이라는 것은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만났을 때 생기는 것이지 하늘에서 곶감 떨어지듯 하는 건 아닙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총선 공천 개입’ 징역 2년…박근혜 재판 첫 확정 판결

    2016년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으면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국정농단을 비롯해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 중 첫 확정 판결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고법의 항소 기각 판결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박 전 대통령은 상고 기한인 이날까지 서울고법에 상고장을 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부터 모든 재판을 보이콧해온 박 전 대통령이 이번에도 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4·13 총선에서 비박 성향 의원들을 배제하고 친박계 인사들을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이른바 ‘친박 리스트’를 관리하고 불법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지지도 현황을 파악하도록 관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았다. 1·2심에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 만큼 검찰 역시 상고를 제기하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문 대통령, 프라하에서 청산리대첩 ‘소환’한 까닭은?

    문 대통령, 프라하에서 청산리대첩 ‘소환’한 까닭은?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자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의미 깊은 해다. 체코는 독립운동과도 아주 깊은 인연이 있다. 1919년 극동지역에서 볼셰비키 전투 중에 있던 체코슬로바키아 군대가 우리 임정 대표들과 여러 차례 교류했다. 1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체코로 돌아갈 때 그들이 가진 무기를 우리 독립군들에게 매도를 해줬다. 그때 한국 독립군이 체코 군대로부터 매입한 무기를 사용해 크게 이긴게 청산리 대첩(1920년)이다.” 고교 시절부터 역사학도를 꿈꿀 만큼 남다른 관심을 지닌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체코 동포·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이처럼 체코와 청산리대첩의 남다른 인연을 끌어냈다. 1920년 10월 청산리대첩에서 독립군이 10여 회의 전투 끝에 일본군 연대장을 포함 1200여 명을 사살하는 등 빛나는 승리를 거둔 이면에는 체코 무기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프라하 힐튼호텔에서 열린 동포·기업인 간담회에서 “청산리대첩이라는 항일운동에서 가장 유명한 그 승리도 체코 무기의 우수성에 도움을 받은 바가 크다. 그런 사실이 청산리전투 참여했던 이범석 장군의 ‘우둥불’이라는 회고록에 기록돼 있다”고 설명하자 참석했던 20명의 교민은 ‘그런 사실이 있었냐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3·1운동도 여기 체코 신문에 아주 크게 보도가 돼서 중유럽과 동유럽에 3·1 독립운동을 알리는 아주 큰 역할을 했다”며 “정부는 내년에 3·1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남북이 공동으로 하는 온겨레의 축제로 준비하고 있다”며 재외 동포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서 “원래 역사를 전공하고 싶었다…처음 변호사 할 때 ‘나중에 돈 버는 일에서 해방되면 아마추어 역사학자가 되리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할 만큼 해박한 역사 지식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또한 “체코는 아시아 국가 중에 최초로 우리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며 “그런 만큼 체코는 우리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히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체코는 한국전 이후에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위원국으로 이렇게 참여한 인연도 있어서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도 아주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와 별도로 현지 기업인과도 만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간담회에 기업인들을 초청해 한꺼번에 행사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체코한인회 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체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 주재원,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 감독, 체코국립극장과 국립발레단 단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포 20명이 참석했다. 양동환 현대자동차 체코 법인장, 박현철 두산 인프라코어 유럽 법인장 등 체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 등 경제인들도 함께했다. 최춘정 세계한인경제인협회 프라하지회 부회장은 “중유럽 문화의 중심지인 체코에 한국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진출했다“며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어, k-pop, 한국 영화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며 체코인들에게 한국 문화, 역사, 예술을 알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한섭 프라하 한글학교 교장은 “교민 자녀들이 한-체코 간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문화.역사와 한국어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합창단원으로 활약 중인 조원배 테너는 문 대통령 내외를 환영하는 마음을 담아 ‘벚꽃엔딩’과 ‘희망의 나라로’를 부르기도 했다. 프라하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공천개입 징역 2년…박근혜 재판 첫 확정 판결

    2016년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으면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국정농단을 비롯해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 중 첫 확정 판결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고법의 항소 기각 판결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박 전 대통령은 상고 기한인 이날까지 서울고법에 상고장을 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부터 모든 재판을 보이콧해온 박 전 대통령이 이번에도 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4·13 총선에서 비박 성향 의원들을 배제하고 친박계 인사들을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이른바 ‘친박 리스트’를 관리하고 불법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지지도 현황을 파악하도록 관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았다. 1·2심에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 만큼 검찰 역시 상고를 제기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징역 10년 미만의 사건에 대해서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고, 검찰의 상고로 지난 9월 사건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에 배당됐다. 이와 함께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로도 1심에서 징역 6년과 33억원의 추징금이 선고됐고 역시 검찰의 항소로 사건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에 계류돼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 ‘임정 지원’ 입증자료 확인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 ‘임정 지원’ 입증자료 확인

    100년 전 프랑스에 정착한 한인 1세대 37명이 전후복구 노동을 해 번 돈으로 임시정부를 지원한 정황이 구체적 자료로 확인됐다. 26일(현지시간)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1898∼1960)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안(76)씨가 보관 중인 기록물에 따르면 당시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이던 황기환은 1920년 9월 2일 홍재하에게 보낸 서한에서 “보내주신 혜함과 금 220불을 접수하였소이다. (중략) 윤 선생에게 1만불을 전하였소이다”라고 적었다. ‘혜함’은 은혜로운 편지라는 뜻으로 여기서 언급된 화폐단위 ‘불’은 당시 프랑스 화폐 ‘프랑’을 가리킨다. 편지에 등장하는 ‘윤 선생’은 1차 대전 후 전후질서를 논의하는 파리평화회의 참석차 프랑스로 온 독립운동가 윤해를 말한다. 편지에서 언급된 금액은 홍재하와 함께 1919년 프랑스로 흘러들어와 1차 대전 전사자 시신 안치와 묘지 조성 등 작업에 투입된 한인 노동자 30여명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추정된다. 이 돈을 윤해가 받아 유럽에서의 임시정부 외교활동 자금에 보탠 것으로 보인다. 홍재하 선생의 삶을 추적 연구해온 온 재불 사학자 이장규씨(파리7대 박사과정)는 언론에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의 살림과 행정을 책임진 황기환에게 홍재하가 독립운동 자금을 모아서 보낸 것을 보여주는 직접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미 국무부, 2차 북미정상회담 전에 재미 이산가족 상봉 가능성 언급”

    “미 국무부, 2차 북미정상회담 전에 재미 이산가족 상봉 가능성 언급”

    미국 국무부의 고위 관리가 2차 북미정상회담 전 재미교포 이산가족의 전화나 영상 상봉 성사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보도했다. 이차희 전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민 2세대 주축의 재미 이산가족연합인 ‘DFUSA’(Divided Families USA) 대표가 이달 중순쯤 미 국무부에서 북한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관리와의 통화 내용을 알려왔다며 이처럼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국무부의 고위 관리가 DFUSA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대북정책의 우선 과제로 재조정했다고 말했다고 한다”면서 “다음 ‘핵무기 회담’ 전에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 고위 관리가 언급한 ‘핵무기 회담’을 내년 초 개최가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국무부 관리가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되면 영상이나 전화 상봉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도 전했다. 이 사무총장은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와 함께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측과 회담을 하기 전에 가족과의 상봉을 희망하는 재미 이산가족의 1차 명단을 작성해 국무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FA에 따르면 이 고위 관리는 이달 중순 워싱턴을 방문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도 만나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남북 협상의 진전과 재미 이산가족이 북한 가족과 만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 서로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명균 장관은 지난달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재미교포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된 질의에 대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에 함께 포함해서 해결하자는 제의를 북측에 공식적으로 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14일 방미 기간 워싱턴의 한인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조명균 장관이 “기본적으로 해외에 계신 동포들의 이산가족 상봉, 서신 교환, 최근에는 화상 상봉이 (남북 간에) 합의가 됐고, 영상 편지 교환도 합의가 되어서 이런 것에 재미 이산가족도 포함하는 것을 한국 정부가 제안했고 북한도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고 RFA는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미스터 션샤인’ 고애신 몰래 도운 유한양행·교보생명 창업주

    ‘미스터 션샤인’ 고애신 몰래 도운 유한양행·교보생명 창업주

    최근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주인공 고애신(김태리 분)이 의병을 조직해 활동하는 데 도움을 준 숨은 독립운동가를 조명해 더욱 인기를 얻었다. 특히 민족기업은 당시 일제에 의한 파산 위험을 무릅쓰고 독립운동 자금을 몰래 지원했다. 국가보훈처가 내부 문헌 자료 및 해당 기업 등을 조사해 100년 전 군자금을 댄 3개 기업을 확인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26일 “독립유공자 공훈록 등을 확인한 결과 유한양행, 동화약품, 교보생명을 각각 세운 유일한, 민강, 신용호 선생이 독립운동을 지원하거나 실제 독립투사로 활동했다”고 밝혔다.1894년 평양 출생인 유일한 선생은 1905년 미국으로 건너가 한인소년병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았고 1919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인자유대회에서 ‘한국 국민의 목적과 열망을 석명하는 결의문’을 작성·낭독했다. 제너럴일렉트릭사의 회계사로 근무하던 그는 1926년 연희전문학교 교수 초청으로 귀국해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그의 신념은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였다. 이후 미국 내 모든 한인 단체를 통합한 재미한족연합위원회의 집행부 의원으로 일명 ‘맹호군’으로 불린 한인국방경위대를 편성하는 데 후원했다. 지속적으로 군자금을 출연해 독립운동을 후원한 것도 확인됐다. 1944년에는 미군의 한국침투작전을 위해 특수공작을 주임무로 하는 한인훈련부대가 설치되자 이곳에 입대해 1조 책임자로 임명됐다.민강 선생은 1883년생으로 14세 때 선친이 세운 동화약방의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1909년 각계 인사 80여명과 비밀결사단인 대동청년당을 조직해 국권회복운동에 나섰다. 1910년 경술국치 후에는 남대문 밖에 학교를 세워 교육사업에 매진했다.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고 한성임시정부 수립과 국민대회 개최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동화약품을 연락 거점으로 자금조달 활동을 펼치다 옥고를 치렀다. 당시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후 비밀 연락기관이었던 서울연통부의 책임자도 겸했는데 1921년 연통부가 발각되면서 또다시 1년 6개월간 감옥에 갇혔다. 출옥 후 상하이에서 교민단의사회의 학무위원 등을 역임했지만 1924년 일본 경찰에 체포돼 다시 옥고를 치렀고, 출소 직후 순국했다.1917년생인 신용호 선생은 독립운동 가문에서 태어났다. 맏형은 전남 영암의 항일농민운동의 주동자였고, 셋째 형도 일본 도쿄에서 항일 학생운동에 가담한 독립운동가였다. 20살 때 중국으로 떠나 사업을 시작했고 1941년 북일공사를 설립해 미곡 유통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직간접적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이후 30살 때 광복된 조국으로 돌아와 민주문화사를 설립했다. 자원이 없는 국가의 대안은 교육과 자본이라고 생각해 1958년 대한교육보험회사(교보생명)를 창립했다. 특히 자녀가 진학하면 보험금 전액을 돌려받는 진학보험은 일제시대와 6·25전쟁 이후 인재 양성에 기여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4조 세수 결손 충돌… 2野 “예산 심의 중단” 민주 “고의 거부”

    4조 세수 결손 충돌… 2野 “예산 심의 중단” 민주 “고의 거부”

    6일 남기고 파행… 또 시한 넘길 가능성 文의장, 2일 처리 제안… 김성태 “어렵다”470조원 규모의 슈퍼예산을 심사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가 26일 4조원 세입 결손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파행했다. 야당이 내년도 예산안 심의 잠정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일주일도 남지 않은 예산 시한을 못 맞출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예결소위 의원들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4조원의 세수가 결손이 난 상태에서 기획재정부가 제대로 된 해결 방안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심사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한 예결소위는 오후 6시쯤 야당 의원들의 요구로 중단됐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세수 결손 해결방안을 가지고 온다고 했는데 막상 현재까지 국회에서 감액을 얼마나 했는지만 적어 왔다”며 “세출 씀씀이를 어떻게 줄일지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무대책이라는 것은 결국 더 빚을 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은 지방소비세 인상과 유류세 한시 인하 정책 등으로 원래 계획보다 4조원 정도 덜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소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5일간 심사를 한 결과 작년 예산안 심사 과정과 비교했을 때 절대 지체됐다고 볼 수 없다”며 “정부 여당은 구체적 방안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도 “오늘까지 정부안 제출을 전제로 심사해 왔지만 정부가 가져온 것은 한 장짜리 종이가 전부였다”며 “세수 결손에 대한 안을 정부가 마련할 때까지 심사를 진행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의 중단 선언을 ‘의도된 파행’이라고 반발했다. 일단 예산 심사가 진행되어 세수 감소분 등이 확정되어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측에서 고의적으로 예산심사를 거부한 것”이라며 “30일 자정까지 예결위는 모든 활동을 종료해야 하는데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은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세수 결손에 대해선 “기재부에서 좀더 종합하고 내놓겠다고 했는데도 당장 내놓지 않으면 소위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한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여야 3당 교섭단체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 시한인 다음달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소위에서 예산심사가 다 안 끝났는데 휴일에 본회의를 소집하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러시아서 2억원 상당의 달러 밀반출하려던 북한인 검거”

    “러시아서 2억원 상당의 달러 밀반출하려던 북한인 검거”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서 신발포장용 박스에 담아 반출 시도20만 달러 상당의 외화를 밀반출하려던 북한인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세관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극동 지역 매체인 프리마미디어(PrimaMedia)에 따르면 이날 공항 세관이 미화 19만 2300 달러(약 2억 1600만 원)와 1000 유로(약 128만원) 현금을 신고 없이 반출하려던 북한인을 체포했다. 러시아 당국은 북한인의 체포 날짜를 밝히지 않았지만 언론에 공개한 사진에 나타난 컴퓨터 모니터에는 11월 16일로 표시돼 있다고 NK뉴스가 전했다. 평양행 항공편을 이용하려던 이 북한인은 현금을 담은 신발 포장용 종이상자를 가방에 넣어 신고 없이 세관을 통과하려다 붙잡혔다. 당국은 검거된 북한인을 외화 밀반출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북한인은 불법 반출 금액의 5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고,최대 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러시아 세관법은 미화 1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반출하거나 반입할 경우 반드시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러시아 극동 지역 세관에선 몰래 외화를 반출하려는 북한인이 세관에 붙잡히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로 은행을 통한 외화 송금이 어려워지면서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벌어들인 돈 등을 직접 들고 나가다 적발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단독]‘미스터 션샤인’의 그들, 드라마 보다 극적인 활약상 찾았다

    [단독]‘미스터 션샤인’의 그들, 드라마 보다 극적인 활약상 찾았다

    유일한·민강·신용호 선생, 100년전 독립자금 지원민강 선생은 직접 나서 독립운동하다 투옥 후 순국 최근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은 주인공 고애신(김태리 분)이 의병을 조직해 활동하는 데 도움을 준 숨은 독립운동가를 조명해 더욱 인기를 얻었다. 특히 민족기업은 당시 일제에 의한 파산 위험을 무릅쓰고 독립운동 자금을 몰래 지원했다. 국가보훈처가 내부 문헌 자료 및 해당 기업 등을 조사해 100년 전 군자금을 댄 3개 기업을 확인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26일 “독립유공자 공훈록 등을 확인한 결과 유한양행, 동화약품, 교보생명을 각각 세운 유일한, 민강, 신용호 선생이 독립운동을 지원하거나 실제 독립투사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1894년 평양 출생인 유일한 선생은 1905년 미국으로 건너가 한인소년병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았고 1919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인자유대회에서 ‘한국 국민의 목적과 열망을 석명하는 결의문’을 작성·낭독했다. 제너럴일렉트릭사의 회계사로 근무하던 그는 1926년 연희전문학교 교수 초청으로 귀국해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그의 신념은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였다. 이후 미국 내 모든 한인 단체를 통합한 재미한족연합위원회의 집행부 의원으로 일명 ‘맹호군’으로 불린 한인국방경위대를 편성하는데 후원했다. 지속적으로 군자금을 출연해 독립운동을 후원한 것도 확인됐다. 1944년에는 미군의 한국침투작전을 위해 특수공작을 주임무로 하는 한인훈련부대가 설치되자 이곳에 입대해 1조 책임자로 임명됐다.민강 선생은 1883년생으로 14세 때 선친이 세운 동화약방의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1909년 각계 인사 80여명과 비밀결사단인 대동청년당을 조직해 국권회복운동에 나섰다. 1910년 경술국치 후에는 남대문 밖에 학교를 세워 교육사업에 매진했다.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고 한성임시정부 수립과 국민대회 개최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동화약품을 연락 거점으로 자금조달 활동을 펼치다 옥고를 치렀다. 당시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후 비밀 연락기관이었던 서울연통부의 책임자도 겸했는데 1921년 연통부가 발각되면서 또다시 1년 6개월간 감옥에 갇혔다. 출옥 후 상하이에서 교민단의사회의 학무위원 등을 역임했지만 1924년 일본 경찰에 체포돼 감옥에 갇혔다. 이후 출소 직후 순국했다. 1917년생인 신용호 선생은 독립운동 가문에서 태어났다. 맏형은 전남 영암의 항일농민운동의 주동자였고, 셋째 형도 일본 도쿄에서 항일 학생운동에 가담한 독립운동가였다. 20살 때 중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했고 1941년 북일공사를 설립해 미곡 유통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직·간접적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이후 30살 때 광복된 조국으로 돌아와 민주문화사를 설립했다. 자원이 없는 국가의 대안은 교육과 자본이라고 생각해 1958년 대한교육보험회사(교보생명)를 창립했다. 특히 자녀가 진학하면 보험금 전액을 돌려받는 진학보험은 6·25전쟁 이후 인재양성에 기여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韓유학생 집단폭행에 英경찰 출동도 안해…교민들 촛불 시위 예정

    韓유학생 집단폭행에 英경찰 출동도 안해…교민들 촛불 시위 예정

    “교민 생존 위협 느껴”…공정 수사·사회 변화 촉구 계획영국 런던 시내 한복판에서 최근 한국인 유학생이 집단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한인 여성 커뮤니티가 촛불 시위를 통해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재영 교포인 A씨 등은 일요일인 오는 25일(현지시간) 런던 중심가인 옥스퍼드 서커스의 마크스 앤 스펜서 앞에서 촛불 시위를 열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곳은 영국 캔터베리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 B양이 지난 11일 영국인으로 추정되는 10명가량의 청소년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곳이다. 당시 청소년들이 길을 걷던 B씨에게 쓰레기를 던지며 시비를 걸었고, B씨가 이에 항의하자 바닥에 쓰러트린 뒤 구타했다. 특히 외국인 여성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증오범죄 논란이 일었다. 주변에 수많은 행인이 있었지만 겨우 2명만 이들 청소년을 막아섰을 뿐 대부분 휴대전화로 이를 촬영하기만 했고, 현지 경찰에 신고했지만 런던 경찰은 아예 출동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영국 브라이턴 중심가에서 현지 한국인 유학생 C씨(당시 20세)가 영국인 10대 2명으로부터 샴페인 병으로 얼굴을 가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다만 C씨 사건과 달리 B씨 사건은 인종차별 범죄인지 여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A씨 등은 이번 사건을 전해 듣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촛불 시위를 제안했다. 런던 중심가에서 동양인 소녀가 폭행을 당하는데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은 데다, 영국 경찰 역시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영 한국대사관의 초기 대응에도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는 “이러한 사건이 계속 이어질 여지가 많아 많은 교민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면서 “사회 약자인 어린이와 여성, 장애인, 노인들이 범죄로부터 보호받기를 원하고, 영국 정부가 인종과 종교, 신체적 장애 여부에 따른 증오 범죄를 강력히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시위에 촛불을 동원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이에 LED 촛불이나 종이 촛불, 피켓 등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A씨는 “저를 비롯해 이번 시위를 준비 중인 이들은 모두 자녀가 있는 여성들”이라며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사회 및 경찰의 변화와 함께 주영 한국대사관,재영 한인의 인권보호를 위한 기관 등에서 교민이나 유학생 안전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 국무부 “북한 인권침해 책임 규명·처벌 계속 촉진할 것”

    미 국무부 “북한 인권침해 책임 규명·처벌 계속 촉진할 것”

    미국 국무부가 북한 내 인권 침해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면서 이에 대한 책임 규명과 처벌을 계속 촉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22일 VOA에 따르면 국무부 당국자는 지난 20일(현지시간)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 정부가 자행하는 인권 침해와 유린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런 ‘극악무도한’ 행동들에 대한 북한 지도자들의 책임을 규명하고 처벌하는 일을 계속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인권 유린과 침해를 집중 조명하며, 독립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을 촉진하기 위해 유엔 등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인권 분야를 담당하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 침해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즉각적인 중단과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국회 보이콧한 야당, 민생 볼모로 뭘 얻겠다는 건가

    고용은 재난 수준이고 경제는 밑바닥인데 이를 극복한다며 짠 470조 5000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환경부 장관과 경제부총리 등의 개각을 둘러싸고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더니 급기야 자유한국당이 그제 ‘공공기관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한 데 이어 바른미래당까지 여기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여야가 어제 원내외 대책 회의를 열어 타개책을 논의했지만, 서로 상대방의 양보만 주장하며 벼랑끝 대결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여야는 연내 처리에 합의한 음주운전 처벌 강화법, 이른바 ‘윤창호법’ 등 90개의 비쟁점 법안을 심사조차 못 하고 있다. 예산안도 법정 처리시한인 12월 2일을 11일 남겨 두고 있어 일정이 빠듯하지만, 비교섭단체 몫 1명 증원 문제를 놓고 의견이 맞서면서 예산안조정소위조차 구성하지 못한 상태다. 이렇게 여야가 기싸움만 하다가는 막판에 ‘졸속 심사’와 ‘나눠 먹기’로 예산 심사가 끝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올 예산은 450조원을 넘긴 사상 초유의 슈퍼예산이다. 이 중에는 일자리 예산 23조 5000억원과 취약계층 복지 예산 33조원이 들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꼼꼼한 심사가 필요하지만, “퍼주기” 와 “초단기 일자리” 예산이라며 예산 심의 때 보자고 벼르던 야당이 결국 판을 걷어차 버린 것이다. 여야 지도부는 평소 ‘민생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외치지만, 예산 심의와 법안 심사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이를 무시하곤 했다.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지금 상태로라면 조속한 국회 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예술이라고 했다. 여야 지도부는 즉각 대화를 복원하고 쟁점 사안에 대한 논의를 해 양보할 것은 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치력이다. 야당의 주장에 다소 억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국을 리드하는 집권당이라면 야당이 국회 일정에 협조할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 장외 공방만 벌일 게 아니라 얼굴을 맞대고 타개책을 논의하는 게 맞다. 조사 대상을 좁힌다면 고용세습 국정조사도 논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아니면 개각과 관련된 유감 표명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야당도 무조건 여당의 양보만 요구할 게 아니라 양보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민생을 볼모로 한 정치 공세는 당장은 이득이 될지 모르지만, 부메랑이 돼 큰 손실로 돌아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美 불법체류 한인, 로즈장학생에 선발

    美 불법체류 한인, 로즈장학생에 선발

    어린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불법체류 신분이 된 하버드대생 박진규씨가 세계에서 영예로운 장학금으로 꼽히는 로즈장학생에 선발됐다.박씨는 버락 오바마 전 정부가 2012년부터 시행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제도’(DACA)의 수혜자를 뜻하는 ‘드리머즈’로, 이들 중 로즈장학생이 나온 것은 미국에서 처음이다. 반(反)이민 정책을 고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DACA 프로그램의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올해 로즈장학생으로 최종 선정된 32명 중 박씨가 포함됐다. 박씨는 2014년 하버드대를 비롯해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캐나다의 맥길대 등에 합격한 인재로, 하버드대에 입학해 분자생물학을 전공하며 학부 연구저널의 편집장을 지냈다. 2014년에는 불법체류 학생들의 대학 등록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하이어 드림스’를 설립해 약 6만여명의 학생들을 도왔다. 올해 선발된 로즈장학생 중 박씨와 같은 이민자 출신은 절반을 웃돌았다. 장학생들은 앞으로 2~3년간 영국 옥스퍼드대의 학비·생활비를 지원받게 된다. 박씨는 “미국에서 불법체류자로 살면서 내 재능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방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석사과정에서 이주학 및 국제보건과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장학재단의 엘리엇 거슨 미국 사무총장은 “미국을 규정하는 특별한 다양성이 이번에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1902년 영국의 자선사업가 세실 로즈의 유언에 따라 설립된 로즈장학금은 국제 학문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을 비롯해 에릭 가세티 현 로스앤젤레스(LA) 시장, 한국계로는 20년 만에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앤디 김(뉴저지) 등이 로즈장학생 출신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주민 물음에 단체장 답하다] “아동수당 지역화폐·병원비 상한제… 아이가 존중받는 성남으로”

    [주민 물음에 단체장 답하다] “아동수당 지역화폐·병원비 상한제… 아이가 존중받는 성남으로”

    “0세에서 18세까지 아이들 모두가 동등하게 존중받고 사랑받는 사회를 일궈야죠. 그런 변화를 이루는 데 지방자치단체장의 역할은 구체적이고 섬세하고 즉각적입니다. 아주 소중하다는 얘기입니다.”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은 20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선거공약 1호 사업인 아동수당의 지역화폐 지급에 대해 체크카드로 변경한 뒤 전국 최고의 신청률을 뽐낸 데 대해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다양한 복지 정책을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지역 정체성을 찾아 ‘하나 된 성남’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은수미가 꿈꾸는 사회 변화는. -미래사회를 위해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30년째 달라지지 않은 생각이다. 양극화와 불평등이 줄어든 긍정적인 세상을 가리킨다. 부잣집에서 태어나든 가난하게 태어나든, 다문화가정 아이든 아니든 동등하게 대우를 받는 사회다. 성남시장은 성남시민을 위한 공공재라는 것을 깨우쳤다. 사람들을 위해 작지만 구체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시장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질병으로 괴로운 아동의 의료비를 지원해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치료율을 높여 어린이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은수미표 복지정책을 실현하겠다. 18세 미만 병원비 100만원 상한제는 18세 미만 어린이의 입원, 외래, 약제비 등의 본인부담 상한액을 100만원으로 설정하고, 초과비용은 시에서 전액 부담하는 제도다. 성남시의 경우 15만 6000명이 혜택을 받는다. →아동수당과 지역화폐에 관심이 많은데. -성남시 아동수당 체크카드 신청률은 98.7%에 이른다. 조기에 안착해 기쁘게 여긴다. 소상공인 4만 3000여명이 혜택을 입는다. 대형마트 등 2000여곳은 쓸 수 없게 막았다. 불편함을 감수해 주신 부모님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상위 10%를 가려내려면 전국을 통틀어 1600억원이 소요된다. 그 돈으로 아동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국회에 아동수당 100% 지급하자고 호소문을 보냈는데, 다행히 이제 야당에서도 100% 지급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반갑게 받아들이고 있다.더불어 선순환 경제구조를 갖는 자족기능 강화를 위해 지역화폐를 2020년까지 1000억원으로 확대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아동수당 체크카드를 먼저 실천했다. 나아가 사용 편의성을 늘리려고 모바일 결제도 가능한 지역화폐 도입를 모색하고 있다. 내년이면 지역화폐 발행 규모가 800억원으로 늘게 된다. →성남시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인구 96만명인데 100만명 이상인 곳보다 재정자립도가 높고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문화기술(CT) 등 첨단 산업단지 조성으로 지방세 징수 규모도 크다. 실질적 행정수요를 140만명으로 잡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100만명 도시에 준하는 조직 확대가 불가피하다. 행정안전부에 실질적 행정수요를 포괄할 새로운 기준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12만명의 강제이주로 도시를 일궜고 원도심과는 무관하게 분당 신도시가 들어섰다. 그래서 지역별 격차가 크다. 예컨대 분당구 건강수명은 75세로 226개 기초지자체 중 1위다. 중원구는 65세로 155위다. 격차를 줄일 방법 중 하나가 아시아 실리콘밸리 구축이다. 기존 첨단산업단지에선 지역과 기업이 무관하게 작동했다면, 이제 지자체가 기업을 지원하고 기업은 이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7일 출범한 벤처펀드를 통해 1360억원을 조성했다. 판교 제1~3 테크노밸리의 2500여개 기업 활동을 지원해 기반을 마련하겠다. 2022년까지 3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 →시정 4년 청사진을 소개해 달라. -공약 우선순위를 주거 문제에 두겠다. 고령화율이 높아지고 있다. 신혼부부들을 위한 공공주택을 적극 개발해 노인과 젊은층이 함께 살고 아이들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는 도시를 만들겠다. 2020년 6월 공원 일몰제 기한인데 공원은 포기할 수 없다. 선진국의 1인당 녹지율은 20㎡인 반면 우리는 8㎡에 불과하다. 수정구 4㎡, 분당구는 12㎡다. 그래서 여름에 분당구가 더 시원하다. 생활녹지는 중요하다. 시민들에게 더 많은 녹지를 돌려드리겠다. 공원을 지키려면 2020년까지 3458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그만한 돈이 없다. 국비를 지원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3458억원 규모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공원을 지킬 것이다. →‘시민 청원제’를 도입해 눈길을 끈다. -5000명 이상 동의를 받는 온라인 청원이 있으면 30일 이내에 시장 또는 실·국장이 시의 공식적인 입장을 답변하는 제도다. 시청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행복소통청원’ 게시판을 신설했다. 시민 누구나 사회적 이슈, 시정 관련 쟁점사항, 정책 건의사항 등의 청원 글을 올릴 수 있다. 시민과의 새로운 소통 창구 역할을 해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시정, 열린 시정을 이뤄 나가는 발판이 될 것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법관 탄핵 결의에 김명수 대법원장 ‘침묵 모드’

    법관 탄핵 결의에 김명수 대법원장 ‘침묵 모드’

    국회 고유권한·내부 반발 등 부담 커 입장표명 전례 없어… 사법개혁 ‘암초’ 징계절차 13명 탄핵대상에 추가될 듯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 필요성을 제기한 전국법관대표회의 결의를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은 일단 침묵했다. 1표 차이로 결정된 전국법관대표회의 논의만큼 사법부 전체도 팽팽한 긴장감에 놓여 수뇌부의 고심 또한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출근길에 각급 법원 대표판사들이 법관 탄핵소추 필요성에 의견을 모은 데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전날 법관대표회의 소속 판사들과의 만찬 뒤에도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법관대표회의의 ‘재판독립침해 등 행위에 대한 우리의 의견’ 선언문은 이날 오후 김 대법원장에게 전자문서 형태로 공식 제출됐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이 당장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회의 고유 권한인 법관 탄핵소추에 대해 대법원장이 직접 나서서 국회에 촉구하는 방식이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내부적으로도 탄핵에 반대하는 판사들의 반발을 사는 등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선언문이 대법원장에 대한 건의가 아니라 의견표명 형식”이라면서 “법관대표회의의 논의 및 의결 과정은 알고 있지만 판사들의 의견 표명에 대법원장이 입장을 낸 전례는 없다”고 말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3차 특별조사단의 단장이었던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도 이날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특정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기 위한 ‘사법부 블랙리스트’가 실재했던 것으로 속속 드러났다. 이는 특조단의 조사 결과를 뒤집는 것으로, 법관 탄핵 필요성에 공감대를 넓히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의 개혁 의지와는 별개로 잇따라 외부에 주도권을 넘기게 되는 사법부의 상황에 수뇌부 속내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특히 사법농단 사건을 심리할 특별재판부와 법관 탄핵소추는 모두 국회가 ‘키’를 쥐고 있어 입장을 전달하기도 쉽지 않다. 여당은 전날 법관대표회의 결의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법관 탄핵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부터 탄핵 대상 법관들을 가리기 위한 실무 검토에 돌입했다. 박주민 의원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거론된 6명 외에 법원에서 징계절차를 밟고 있는 13명 등 탄핵 대상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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