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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 1경기면 충분했던 김애나의 ‘쇼타임’… 좌절 이겨낸 준비된 ‘깜짝 스타’

    단 1경기면 충분했던 김애나의 ‘쇼타임’… 좌절 이겨낸 준비된 ‘깜짝 스타’

    존재감을 떨치기엔 단 1경기면 충분했다. 팀의 패배 속에서도 22분47초간 벌어진 ‘쇼타임’에 여자농구(WKBL)가 들썩였다. 인천 신한은행 김애나(26) 이야기다. 김애나는 지난 24일 아산 우리은행과의 홈경기에서 19득점 1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깜짝 스타가 됐다. 팀이 73-74로 아깝게 패했지만 농구팬의 시선은 김애나에게 쏠렸다. 165㎝의 작은 키로 선보인 화려한 아이솔레이션(일대일 돌파)은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27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만난 김애나는 “더 보여 줘야 할 것이 많다”며 “견제가 많아지겠지만 동료와 함께라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제 겨우 2년차에 불과하지만 나이는 신인급이 아니다. 6~7년차에 해당한다. 그만큼 인고의 세월을 견딘 사연이 있다. 재미한인 2세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김애나는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 캠퍼스를 졸업했다. 대학 토너먼트에서도 최우수선수(MVP)를 받을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어려서부터 고향 이야기를 들려준 부모의 영향을 받아 한국에서 농구하고 싶다는 꿈을 꿨다. 그러나 할머니가 한국인이라고 속이고 한국에서 활약한 뒤 귀화를 추진하다가 거짓말이 들통난 ‘첼시 리 사건’이 2016년 터졌다. WKBL은 재외동포 영입 관련 규정을 전면 폐지했고 김애나의 한국 진출도 막혔다. 김애나는 “그 사건 때문에 대학 졸업 후 워싱턴대에서 2년 동안 선수들을 가르쳤다”면서 “더이상 선수로 뛸 수 없겠다는 생각에 농구를 포기하려던 시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가슴 깊이 자리한 꿈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WKBL이 2019년 7월 동포 규정을 완화한 덕에 2019~20시즌 신입선수 선발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은 “당시 가드가 부족해 허예은 아니면 김애나를 뽑으려 했다”고 돌이켰다. 허예은을 청주 KB가 데려가며 김애나는 2순위로 신한은행 품에 안겼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데뷔전에서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김애나는 “어렵게 한국에 왔는데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나’ 싶어 너무 힘들었다”며 “그래도 ‘신이 나를 좋은 길로 인도하기 위해 주신 시련이라 여기고 성장하는 계기로 삼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할 정도로 어려웠던 재활을 거쳐 지난달 말부터 조금씩 코트에 나서고 있는 김애나는 WKBL 통산 다섯 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잠재력을 터뜨렸다. 그는 “키가 작아 어려서부터 드리블, 패스, 슛을 남들보다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면서 “한국의 수비 스타일을 분석해 어떻게 속일 수 있을지 연구하고 연습한 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깜짝 스타로 떴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앨런 아이버슨이 말한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란 문구를 새겨 왔다는 김애나는 “내 농구가 여자 농구를 재미있게 만들었으면 한다”며 “리그에서 인정받는 가드는 물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돼서 우승도 여러 번 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글 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北 납치·구금 추정 2만여건 DB 사이트 구축

    북한에 납치되거나 강제 구금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 2만여건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한 인터넷 사이트 ‘풋 프린트’(https://nkfootprints.info)가 28일 개설됐다. ‘풋 프린트’는 2017년 미 국무부 후원으로 비영리 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과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시작한 프로젝트로, 스위스 비정부기구 휴리독스 등 9개 인권단체가 참여했다. 사이트에는 6·25 한국전쟁 국군포로나 1969년 납북된 대한항공(KAL) 여객기 탑승자 등 1950년대부터 2016년까지 납북된 것으로 보고되거나 추정되는 2만여명의 자료가 연도별, 지역별 등으로 정리돼 있다. 유엔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과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 국제적십자위원회, 국제민간항공기구 등에 제출된 진정서와 북한 당국의 답변 기록 등도 수록됐다. 또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된 국내 정보기관과 경찰의 수사 기록, 정부 기관의 문서, 법원 결정문, 피해자 및 목격자 증언도 담겼다. 자료는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등 3개 언어로 제공되고 향후 중국어, 스페인어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현실성은 뒷전… 선거마다 재건축 공약 광풍

    현실성은 뒷전… 선거마다 재건축 공약 광풍

    부동산 시장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서울 강남 재건축에 대해 여당 후보가 찬성 입장을 밝히는 등 부동산 문제가 서울시장 선거판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장의 권한에서 벗어나는 공약이 난무하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나경원 후보는 23억원 은마아파트의 녹물은 안타까우면서, 23만 반지하 서민의 눈물은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라며 “오래된 은마아파트 상황도 안타깝지만 반지하에 사는 서민을 위한 주거 정책이 먼저”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나 전 의원이 전날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밝힌 ‘용적률을 높이고 35층 층고제한도 풀겠다’는 공약을 비판한 것이다. 야당 후보들은 용적률 완화, 층수 제한 폐지, 원스톱 심의 등을 공약하며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전날 라디오에서 강남 재건축에 찬성한다는 취지로 답하며 우 의원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우 의원은 “전면 허용은 반대한다. 신중해야 한다”며 “투기 방지, 개발이익 환수 대책 등을 고려해 낙후된 지역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여당 관계자는 “재건축 문제는 강남 3구 표를 좌우하기 때문에 여당 후보도 나몰라라 하기 어렵다”면서도 “기여금, 소셜믹스 등 대안을 제시하는 선에서 재건축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현실성 있는 공약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선거 때마다 뉴타운 등 개발 공약이 난무하지만 실행된 것은 많지 않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여야 후보들이 뉴타운 공약을 내세우며 당선됐지만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지정이 해제됐다. 강남구 구룡마을도 개발 방식에 대한 다양한 공약이 나왔지만 수십년째 그대로다. 특히 세금 인하, 분양가 상한제, 대출규제 완화 등 야당 공약은 서울시장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시장의 권한인 안전진단·층수 제한·용적률도 시의회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적률 완화도 시장이 할 수 있는 것은 최대 300%이고 국토교통부와의 협조가 필수”라며 “초과이익환수제, 세금 문제는 시장 권한 밖”이라고 꼬집었다. 여당 공약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개발이익 환수, 공공임대 등 공공성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부동산 시장 안정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재개발에 선정되고도 흑석 2구역이 사업성이 없다며 포기하지 않았냐”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미나리’ 윤여정, 美연기상 20관왕 ‘질주’…오스카상 안을까

    ‘미나리’ 윤여정, 美연기상 20관왕 ‘질주’…오스카상 안을까

    배우 윤여정씨가 전미 비평가위원회(NBR)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미국 내 연기상 20관왕의 대기록을 썼다. 27일 배급사 판씨네마에 따르면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전미 비평가위원회에서 여우조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윤여정씨는 ‘미나리’로 연기상 20관왕을 기록했다. 윤여정씨가 거머쥔 미국 내 연기상은 전미 비평가위원회를 비롯해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샌디에이고, 뮤직시티,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캔자스시티, 디스커싱필름, 뉴욕 온라인, 미국 흑인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등이다.‘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로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이민자 가정의 고단한 삶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미국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미나리’는 미국 온라인 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뉴욕 온라인 비평가협회 작품상·여우조연상·외국어영화상, 노스텍사스 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외국어영화상을 추가해 지금까지 58관왕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하는 ‘2020년 올해의 영화’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아카데미 등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 전문 매체 골드더비는 AFI가 2010년 이후 오스카 역대 작품상 후보에 오른 88개의 영화 중 77개 작품을 올해의 영화로 선정해 87.5%라는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AFI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바 있다.‘미나리’는 또 26일(현지시간) 발표된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후보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주요 5개 부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다른 시상식에서는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한예리가 윤여정과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경쟁하게 됐다. 이에 대해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한예리는 아카데미에서는 여우주연상 후보를 위해 뛰고 있지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깜짝 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남우주연상 부문에서는 리즈 아메드(사운드 오브 메탈)와 채드윅 보즈먼(마 레이니즈 블랙 바텀)이 비평가 시상식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또 다른 사람을 언급하자면 ‘미나리’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스티븐 연”이라고 평했다.스티븐 연은 이번 노스텍사스 비평가협회에 이어 덴버 영화제, 골드 리스트 시상식까지 연기상으로 3관왕에 올라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스티븐 연은 이번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와 함께 총괄 프로듀서로도 참여하기도 했다.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한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는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에서 열린다. 지난해에는 ‘기생충’이 이 시상식에서 최우수 국제영화상을 받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범계 “겸손한 자세로 임명 기다려...검찰개혁 등 추진할 것”

    박범계 “겸손한 자세로 임명 기다려...검찰개혁 등 추진할 것”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가 27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으로 출근하며 “아직 임명이 되지 않았다. 첫 출근 때 겸손한 자세로 임명 과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인사 관한 구상이 없지는 않다고 말씀드렸고, 현재로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취임 이후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 묻자 그는 “그동안 청문회준비팀에 강조한 것, 그리고 청문회에서 말씀드린 것을 정리해보니 10개 정도의 과제가 있더라”며 “전부 검찰개혁, 법무행정 혁신 관련 과제들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느 것을 우선하는 등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들이었다”며 “취임하게 되면 잘 집약해 추진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이첩 발언에 대해서는 “청문회 전 과정을 복기해보시면 제가 법률상 해석과 현실의 수사 문제를 구분해서 잘 설명드렸다”며 “참작해달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 25일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는 “공수처법에 의하면 현재 상태에서 이첩하는 게 옳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수처법 25조 2항은 수사처 외의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하게 돼 있다. 박 후보자는 “오늘 청문준비단이 해체된다”며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참으로 고맙다”고도 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 이날까지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박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는 인사청문절차 마감 시한인 지난 25일까지 채택되지 않았다. 이에 국회가 이날까지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면 문 대통령은 야당 동의 없이 박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어준 턱스크’ 과태료 부과하지 않는다”

    “‘김어준 턱스크’ 과태료 부과하지 않는다”

    서울 마포구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 일행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수칙 위반 의혹에 관한 처리 방침을 서울시에 문의한 후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27일 마포구 관계자는 “당초 민원 형식으로 접수된 신고의 처리 기한인 26일까지 과태료 부과 여부와 대상 등을 결정하려고 했으나, 상급 기관인 서울시에 문의하는 등 법적 판단을 위한 조사가 끝나지 않아 결정이 미뤄졌다. 판단을 내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어준은 지난 19일 마포구 상암동 소재 카페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일행 4명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온라인에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당시 공개된 사진상에는 김씨를 포함해 5명이 포착됐지만 마포구는 현장조사를 통해 총 7명이 모인 것을 확인했다. 김어준의 행위가 위반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1인당 10만원씩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해당 매장에도 1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마포구는 다음 날인 20일 상암동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현장조사를 벌여 김씨를 포함해 7명이 회동한 사실을 확인했고, 이 모임이 ‘5인 이상 사적 모임금지’ 명령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마포구는 김씨가 카페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친 행동과 관련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장 적발 시 계도에 불응할 경우 과태료 부과가 뒤따르지만, 이번 경우는 사진으로 신고됐다는 이유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밝힌 기준에 따르면 회사 등에서의 업무상 회의는 사적 모임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 후 참석자들이 식사나 티타임 등을 하는 것은 업무와 관련 없는 사적 모임에 해당한다.한편 TBS는 의견문을 통해 “생방송 종료 직후 ‘뉴스공장’ 제작진이 방송 모니터링과 익일 방송 제작을 위해 업무상 모임을 했다”며 “사적 모임은 아니었지만, 방역수칙을 어긴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어준은 ‘뉴스공장’ 생방송을 통해 “(공개된) 사진과 실제상황은 조금 다르다”면서 “5명이 같이 앉은 게 아니고 따로 앉았는데 내 말이 안 들려서 PD 한 명이 메모하는 장면,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늦게 와서 대화에 참여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오스카에 한발 더 가까워진 ‘미나리’

    오스카에 한발 더 가까워진 ‘미나리’

    미국영화연구소(AFI)는 25일(현지시간) ‘2020 AFI 어워즈’에서 영화 ‘미나리’(2020)와 ‘DA 5 블러드’(넷플릭스 제작), ‘유다와 블랙 메시아’(워너브러더스) 등 10편을 최고의 영화로 선정했다. AFI 10대 영화는 ‘미리 보는 아카데미상(오스카)’으로 평가될 정도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어 ‘미나리’의 아카데미상 수상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3월 개봉하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로,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이민자 가정의 고단한 삶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호평을 받고 있다. 정 감독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채소 미나리는 그 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이 우리 가족과 닮았다”면서 “미나리는 가족 간의 사랑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미국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에 출연한 스티븐 연이 한국 배우 한예리와 함께 이민자 가정 부부 역할을 맡았고, 윤여정은 이 부부를 돕고자 한국에서 온 할머니를 연기했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AFI의 10대 영화 수상작들은 오스카와 골든글로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영화들의 첫 번째 지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버라이어티와 할리우드 리포터 등 미국 연예매체들도 ‘미나리’를 오스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연기상 후보 작품으로 꼽고 있다. ‘미나리’로 지난해 말부터 여우조연상 16개를 수상한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등 지역 비평가협회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었다. 또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흑인비평가협회 등에서도 같은 부문 상을 탔다. 윤여정은 극에 활력과 긴장을 함께 불어넣으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받는다. 시상식 예측 전문 사이트인 어워즈워치는 ‘더 프롬’의 메릴 스트리프 등과 함께 윤여정을 오스카 유력 여우조연상 후보 명단에 포함시켰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목사 아들 이승윤, 특별한 도전…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이슈픽]

    목사 아들 이승윤, 특별한 도전…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이슈픽]

    ‘싱어게인’ 30호 가수 이승윤부친은 이재철 목사가수·변호사·유튜버·미술학도 4형제“목사 아들로 안 키워…자유 주고 싶었다” JTBC ‘싱어게인-무명 가수전’의 30호 가수 이승윤이 화제가 되자 그의 가족들도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그의 부친의 남다른 교육법에 관심이 쏠렸다. 가수 이승윤의 부친은 이재철 목사, 친형은 유튜버 이승국씨로 알려졌다. 이승윤의 아버지는 1974년 출판사 ‘홍성사’를 설립했고, 1985년 장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이재철 목사다. 이 목사는 1988년 주님의 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를 지냈고 10년 임기를 마친 뒤 1998년 스위스 제네바 한인교회 목사로 활동했다. 2005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담임목사 등을 지냈다. 이 목사는 신학생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목회자로 손꼽히며 담임목사 재직 시절 월급을 교인들에게 모두 공개하는 등 투명한 목회활동으로 존경받고 있다. 특히 2018년 한국기독교선교 100주년 기념교회 은퇴 당시 퇴직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경남 거창으로 낙향해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이재철을 철저히 버려라”며 후임 목사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승윤의 형은 ‘천재 이승국’으로 활동하는 유명 유튜버 이승국으로, 29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승국은 유튜브 채널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과 재치있는 말솜씨로 영화 및 드라마 리뷰, 일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할리우드 스타들과의 인터뷰로 화제가 됐는데 2019년 할리우드 배우 드웨인 존슨과 함께 한 영어 인터뷰는 조회수 570만회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 SBS 라디오 ‘김영철의 파워FM’에 고정 출연 중이다. 지난해 11월 JTBC스튜디오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약 중이다. 이승윤의 큰 형 이승훈씨는 대기업 퇴직 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막내 이승주씨는 예술로 유명한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네 아들 훌륭하게 키워낸 이재철 목사의 특별한 교육방식 네 아들을 모두 훌륭하게 키워낸 이재철 목사의 교육방식은 어땠을까. 이 목사는 1995년 저서 ‘아이에게 배우는 목사 아빠’에서 이승윤을 포함한 아들 넷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 목사는 “아이의 생김새가 다르듯, 재능이 다르다. 네 아들 모두 실수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하고 싶다”는 교육 철학을 밝혔었다. 그는 담임목사 시절 설교에서도 “아이들을 목사의 아들로 키우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단 한 번도 ‘너 목사 아들이 왜 그래’라고 말한 적 없다”며 “목사의 아들이기 때문에 어떤 것에 구속을 받지 말고 본인답게 살라고 가르쳤다”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가족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음을 드러냈다. 그는 설교에서 “금요일 저녁을 ‘가족의 날’로 정하고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고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가족 구성원 사이의 소통에도 힘썼다. 둘째 아들 이승국씨가 고등학생 시절 뛰어난 재능으로 영국 학교의 장학금 제의를 받았을 때 이를 거절한 것은 이 목사의 가치관에 자녀들도 동의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당시 이승국씨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으로 돌아온 바 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영화 ‘미나리’, 아카데미에 한발짝 더…AFI ‘올해의 영화’ 선정(종합)

    영화 ‘미나리’, 아카데미에 한발짝 더…AFI ‘올해의 영화’ 선정(종합)

    배우 윤여정씨가 북미의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는 영화 ‘미나리’가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하는 ‘2020년 올해의 영화’에 선정됐다. 25일(현지시간) AFI는 홈페이지를 통해 2020 AFI 어워즈 결과를 발표했다.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로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이민자 가정의 고단한 삶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미국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스티븐 연이 한국배우 한예리씨와 함께 이민자 가정의 부부 역할을 맡았고, 윤여정씨는 이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온 할머니를 연기했다. ‘미나리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전쟁영화 ‘다 5 블러즈’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맹크’ ▲베네치아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 ▲아론 소킨 감독의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등과 함께 ‘올해의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정 감독은 저예산으로 르완다에서 촬영한 데뷔작 ‘문유랑가보’(2007)로 AFI 영화제 대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바 있다. 정 감독은 ‘미나리’로 지난 15일까지 3개의 작품상과 4개의 각본상을 받았다. 또 미국 내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을 이어가고 있는 윤여정씨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와 세인트루이스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더하며 13관왕을 기록했다. ’미리 보는 아카데미상‘으로 평가받는 미국영화연구소 10대 영화에 ’미나리‘가 포함되면서 ’미나리‘의 오스카상 수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AFI의 10대 영화 수상작들은 오스카와 골든글로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영화들의 첫 번째 지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미나리’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각본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AFI의 ‘올해의 영화’에는 그밖에도 ▲다리우스 마더 감독의 ‘사운드 오브 메탈’ ▲배우 리자이나 킹의 감독 데뷔작 ‘원 나이트 마이애미’ ▲샤카 킹 감독의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조지 C. 울프 감독의 ‘마 레이니스 블랙 바텀’ 등도 올해의 영화에 포함됐다.올해의 영화 10편 중 ‘맹크’, ‘다 5 블러즈’, ‘마 레이니스 블랙 바텀’,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등 4편이 넷플릭스 영화다. 넷플릭스는 ‘올해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브리저튼’, ‘더 크라운’, ‘퀸스 갬빗’, ‘그리고 베를린에서’(Unorthodox) 등 네 편이 선정되며 우위를 점했다. 특별상은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 뮤지컬 ‘해밀턴’이 선정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구 조선은행에 폭탄… 일제 손에 죽는 치욕 대신 ‘옥중 자결’

    대구 조선은행에 폭탄… 일제 손에 죽는 치욕 대신 ‘옥중 자결’

    1929년 12월 28일자 신문 1면에 “근래에 보지 못한 대음모”, “미증유의 대사건” 등의 부정적인 수식어를 단 큰 사건이 대서특필됐다. 바로 장진홍 의사의 대구 폭탄 투척 의거이다. 일제는 사건이 발생한 뒤 2년 2개월이 넘도록 보도를 통제하다 장 의사를 비롯한 관련 인물들을 검거한 뒤에야 공개했다. 폭탄을 던져 일제 기관들을 폭파하기로 계획한 장 의사는 1927년 6월 일본인 고바야시로부터 다이너마이트 30개와 뇌관 30개, 도화선 등을 15원을 주고 구입해 폭탄을 만들기로 했다. 폭탄 투척 대상으로 삼은 곳은 경북도청, 경북경찰부, 조선은행 대구지점,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 등이었다. 의사는 냄비와 솥 등 쇠붙이를 부수어 파편을 만들고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해 폭탄을 제조했다. 동지를 규합하려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단독으로 거사를 치르기로 하고 경북 칠곡군 봉화산 골짜기에서 폭탄 성능 실험에 성공했다.1927년 10월 18일 아침. 대구 덕흥여관에 투숙한 의사는 나무상자 4개에 폭탄을 넣어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신문지로 포장했다. 11시 30분쯤 여관 종업원에게 소포 4개를 주면서 “나는 몸을 다쳐 걸을 수 없으니 이 벌꿀 선물 상자를 조선은행, 도청, 식산은행의 순서대로 급히 배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종업원은 친절한 의사의 말에 의심하지 않고 소포를 받아 먼저 조선은행으로 가서 4개 중 1개를 전달했다. ●안동·영천경찰서 폭파 제2 거사는 실행 못 해 바로 이때 포병 출신 일본인 은행원이 화약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나무 상자를 열었다. 은행원들은 화들짝 놀라며 두려움으로 얼굴이 창백해졌다. 벌꿀 선물이라던 상자 속에는 불이 붙은 도화선이 2㎝밖에 남지 않은 폭탄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당황한 은행원들은 상자의 도화선을 끊고 다른 상자 3개는 건물 앞 공터에 갖다 놓고는 경찰에 연락했다. 대구경찰서 일경 10여명이 출동해 폭탄 3개를 은행 옆 길에 옮겨 놓았다. 채 2분이 지나지 않은 11시 50분쯤 폭탄이 굉음과 함께 잇따라 폭발했다. 현장에 있던 은행원과 일경 등 5명이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었고 은행 창문 70여개가 부서졌다. 유리 파편이 대구역까지 날아갈 정도로 폭탄의 위력은 엄청났다. 장 의사는 1895년 6월 6일 칠곡군 인동면 문림리(현 구미시 인동)에서 태어났다. ‘충효’를 가훈으로 하는 집안 분위기 속에서 의사는 애국심과 효심을 중히 여기며 성장했다. 1907년 인명학교(현 인동초등학교)에 입학해 의사의 독립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 장지필 선생의 가르침을 받고 졸업했다. 장지필은 청년들에게 항일의식을 심어 주는 애국계몽운동에 일생을 바칠 것을 결심하고는 인명, 협성 등의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제자들에게 민족의식을 깨우쳐 준 우국지사였다. 의사는 1914년 3월 조선보병대에 들어갔다. 1910년 한일병합 후 대한제국 친위대를 개편한 부대였다. 조선보병대 입대는 독립운동을 위한 군사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다. 중도에 보병대를 그만두고 광복단에서 활동하던 의사는 일경의 감시가 심해지자 1918년 만주 봉천(현 선양)으로 갔다. 만주에서 의사는 조선광복단 이국필, 김정묵 등을 만나 과감한 무장투쟁을 벌이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러시아 하바롭스크로 넘어간 의사는 한인 100여명을 규합해 조선보병대 경험을 살려 ‘보병조전’(步兵操典)을 설치하고 군사훈련을 시켰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적군(赤軍)과 백군(白軍)의 내전이 격화되고 있었는데 하바롭스크가 백군에 점령되고 일본 관동군이 출병하자 귀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귀국 후 의사가 착수한 일은 3·1운동 과정에서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었다. 집안의 전 재산인 전답 5두락(약 1000평)을 몽땅 팔아 조사 비용을 마련했다. 의사는 서적 행상으로 가장,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제가 자행한 학살, 방화, 고문 등을 상세히 조사해 문건으로 만들었다. 마침 1919년 7월 미국 군함이 인천항에 입항했는데 함대에는 경북 출신 승무원 하사관 김상철이 있었다. 의사는 김상철에게 조사서를 전달하고 세계 각국에 배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사는 일제에 항거할 최종 수단으로 폭탄 투척을 생각하고 있었다. 1927년 4월 무렵 일본인이면서도 한국의 독립을 염원하는 폭탄 전문가 호리키리를 만난 것은 의사의 의지를 불태우게 된 계기가 됐다. 호리키리는 의사에게 다이너마이트와 철편 등을 이용한 폭탄 제조법을 가르쳐 주었다. ●일경의 혹독한 고문에도 동지 이름 발설 안 해 의사는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후 인상착의를 바꾸고 도피해 경북 선산에 은신했다. 폭파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의사는 경북 안동과 영천에서 경찰서 등 주요 기관을 폭파하는 제2의 거사를 계획했지만 일경의 감시망이 좁혀지는 바람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신변의 위험을 느끼자 의사는 1928년 2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경시청과 중의원에 폭탄을 던질 계획을 세우면서 오사카에서 안경점을 하는 동생집에 머물렀다. 한편 일제는 의사의 폭탄 투척을 중대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망을 좁혀 갔다. 수사 과정에서 관련이 없는 이정기 등 8명을 검거해 악독한 고문으로 자백하게 만든 뒤 진범으로 꾸며 재판에 넘기기도 했고, 폭탄 상자에 쓰인 글씨체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민족저항 시인인 이육사를 투옥시키기도 했다. 일경은 이런 엉뚱한 수사 끝에 마침내 의사가 벌인 일임을 알아내고는 체포에 혈안이 됐다. 그러다 일본에서 귀국한 노동자로부터 의사를 오사카에서 본 적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결국 동생집에 숨어 있던 의사는 일본으로 급파된 일제 형사들의 간교한 계략에 체포되고 말았다. 1928년 2월 19일 의사는 대구로 압송됐다. 의사는 “일본이 멸망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며 이번 거사는 야만 일본을 타도하기 위하여 정의의 폭탄을 던진 것인데 성공하지 못하고 너희들의 손에 붙들린 것이 천추의 유한이다”라고 일경들을 호통쳤다. 또 조선인 경관들에게는 “한민족의 피를 받고도 일제 경찰의 주구가 되어 동족의 해방운동을 이다지도 방해하는 악질 조선인 경관의 죄상이야말로 나의 죽은 혼이라도 용서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일제는 공범을 대라며 혹독한 고문을 했지만, 의사는 어느 누구의 이름도 대지 않고 혼자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930년 2월 17일 1심에 이어 4월 24일 복심에서도 사형이 선고됐다. 의사는 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웃은 다음 주먹만 한 돌을 주머니에서 꺼내 재판장에게 던지고 큰소리로 “대한독립만세”를 삼창한 다음 다시 의자를 집어던지며 항거했다. ●張의사 자결에 재소자 1300명 만세·단식투쟁 최종심에서도 사형이 확정되자 의사는 일제의 손에 치욕스런 죽음을 당하느니 깨끗이 죽기로 결심했다. 1930년 6월 5일(음) 무더운 밤 11시쯤 의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순국했다. 의사의 나이 35세였다. 의사의 자결 사실을 안 대구형무소 재소자 1300여명은 만세를 부르고 단식투쟁을 하며 농성을 벌였다. 의사의 부모는 충격을 받고 세상을 떴다. 일경은 의사의 장례도 방해했다. 의사의 시신은 제대로 장례식을 치르지도 못하고 칠곡 석적면 남율의 언덕에 쓸쓸히 묻혔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의사는 순국하기 전 옥중에서 간수를 통해 조선 총독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너희들 일본제국이 한국을 빨리 독립시켜 주지 않으면 멸망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내 육체는 네놈들의 손에 죽는다 하더라도 나의 영혼은 한국의 독립과 일본 제국주의 타도를 위하여 지하에 가서라도 싸우고야 말겠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추미애, 일부 반발 속 광복회 ‘최재형상’ 직접 수상

    추미애, 일부 반발 속 광복회 ‘최재형상’ 직접 수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광복회가 수여하는 ‘독립운동가 최재형상’을 일부 단체의 반발 속에서 25일 직접 수상했다. 광복회에 따르면 추미애 장관은 이날 오후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김원웅 광복회장으로부터 최재형상을 수상했다. 광복회는 추미애 장관이 일제 후작 작위를 받은 친일파 이해승의 땅 등 공시지가 520억원(시가 3000억원) 상당의 친일재산 171필지의 국가귀속을 위해 재임기간 중 노력한 점을 인정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이에 사단법인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이사장 문영숙)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최재형상을 후손과 본 사업회의 승인 없이 수여하는 것은 최재형 선생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이미 자신들이 ‘최재형상’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복회가 별도로 협의도 없이 상을 만들고, 특정 정치권 인사 등에게 상을 줘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고 독립운동 정신도 퇴색시키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사업회는 “여야를 초월해 국민적 존경을 받는 최재형 선생의 이름을 빌려 상을 수여하는 것은 광복회 정관에 금지된 정치활동”이라며 “김원웅 광복회장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문영숙 이사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광복회를 직접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고 최재형(1860~1920) 선생은 러시아 한인사회 독립운동의 대부로 재산 대부분을 항일 투쟁 지원에 쓴 인물이다.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지원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광복회는 최재형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자 지난해 이 상을 만들었다. 같은 해 5월 첫 수상자인 고 김상현 의원에 이어 12월에는 유인태 전 국회사무처장이 상을 받았고, 추미애 장관이 세 번째 수상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포대곶 컨테이너서 중국국적 북한인 추정 40대 숨진 채 발견

    김포대곶 컨테이너서 중국국적 북한인 추정 40대 숨진 채 발견

    경기 김포경찰서는 지난 24일 오전 8시 40분쯤 대곶면 한 공장 앞 컨테이너에서 중국 국적 A(41)씨가 숨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에 나섰다고 25일 밝혔다. 이웃의 컨테이너 거주자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공장 사장 겸 컨테이너 주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이를 확인한 사장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에서 공장사장은 “창문 틈으로 컨테이너 안을 살펴봤는데 A씨가 전혀 움직임이 없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김포경찰 관계자는 “A씨는 중국 국적의 국내 불법체류자로 국내에 거주하는 형수가 북한 여권을 가지고 온 것으로 봐 북한사람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씨는 2002년 중국 국적 여권으로 한국에 왔으며 2019년까지 이 공장에서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공장 일을 그만두고 특별한 직업 없이 사장이 제공한 컨테이너에서 홀로 생활한 것으로 파악됐다. 홀로 지낸 A씨는 국내에 중국국적의 조선족인 형수와 조카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형수는 이전에 공장사장이 임금을 일부 주지 않았다고 주장해 경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A씨는 공장을 그만둔 뒤 은둔생활을 하고 할일이 없어 술을 마시며 지냈다. 컨테이너 내부는 한 사람이 겨우 생활할 정도로 좁고 악취가 심해 숨쉬기가 어려웠다. 또 술병과 쓰레기 등이 방치돼 있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외상이나 컨테이너 외부침입 흔적 등이 없어 A씨가 타살됐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광복회 ‘최재형상’ 받는 추미애… 기념사업회 반발

    광복회 ‘최재형상’ 받는 추미애… 기념사업회 반발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인 광복회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딴 상을 수여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광복회에 따르면 추 장관은 25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열리는 ‘독립운동가 최재형상’ 시상식에 참석해 해당 상을 받을 예정이다. 광복회는 “(장관 재임 기간) 일제로부터 후작 작위를 받은 이혜승의 친일재산 등 총 171필지 공시지가 520억원(시가 3000억원)의 국가귀속 노력이 인정된다”며 추 장관의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광복회는 지난해 러시아 한인사회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1860~1920) 선생의 정신을 기린다는 취지로 해당 상을 만들었으며 그해 5월 첫 수상자로 고 김상현 의원을, 12월에는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사단법인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는 입장문을 통해 “최재형상을 후손과 본 사업회 승인 없이 수여하는 것은 최 선생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이미 자신들이 같은 이름의 상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의 없이 상을 만든 데다 특정 정치권 인사 등에게 상을 줘 독립운동 정신을 퇴색되고 있다는 취지다. 이에 광복회는 “최재형상뿐만 아니라 ‘단재 신채호상’, ‘이육사상’ 등을 만들어 독립운동가들을 더 잘 알리고 선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상의) 남발이나 정치적 목적을 노린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반격 나선 이재명계 “유승민, 돈풀기라니 상스럽게…이낙연, 뭐가 ‘깜빡이’냐”(종합)

    반격 나선 이재명계 “유승민, 돈풀기라니 상스럽게…이낙연, 뭐가 ‘깜빡이’냐”(종합)

    김병욱 “유승민, 이재명만 원색 비난하기 전에 주변 자영업자·청년부터 챙겨라”정성호, 이낙연 겨냥 “근거 대고 지적하라”정 “당심은 민심 따라가게 돼 있다”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1위에 올라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여야 잠룡들이 일제히 맹공에 나서자 이재명계 여당 의원들이 적극 반격에 나섰다. 이 지사 측 인사들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 지사의 정책을 ‘돈 풀기 정책’이라 혹평하자 “상스럽다”고 맞받아쳤고 여당 내 대선경쟁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 표현을 쓰자 “근거를 대고 지적하라”고 날을 세웠다. 김병욱 “‘귀족 정치인’ 유승민,국민 외면하고 이재명만 공격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이 지사는 코로나19로 피해 받은 수많은 자영업자를 비롯해 청년 아르바이트생, 문화예술인을 돕고 이분들이 적극적으로 출산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확장재정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상스럽게 돈풀기라뇨”라고 되물었다. 이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외면하고 유력 대권주자인 이 지사만 공격하는 유승민 (전) 의원은 역시 귀족 정치인”이라면서 “겁박이라뇨? 합리적 토론을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주문하는 이 지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에 앞서 주변에 고생하는 자영업자와 청년들부터 챙기는 게 어떨까”라고 비꼬았다. 유승민 “이재명 모두 돈풀기, 재정얼마 필요한지는 들어본 적이 없어” 유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의 평소 주장을 보면 모든 정책이 돈 풀기”라면서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도 모든 국민에게 돈을 주고 국가가 주택을 지어주고 국가가 저금리 대출까지 해주는 돈 풀기 정책인데, 여기에 얼마나 재정이 필요한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지사의 정책은 민주당보다 정의당이나 (허경영 총재의) 국가혁명당에 가깝다”면서 “이 지사는 국토보유세 신설을 제외하고는 주요 세금을 얼마나 올리겠다는 건지 설명이 없으니 국가혁명당에 더 가깝다”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이 지사가 돈 풀기를 위해 경제부총리를 겁박하는 태도는 비겁하다”면서 “이 정부의 경제정책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으면, 경제부총리를 임명한 문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말하고 따지라”고 쏘아붙였다.정성호 “이낙연 ‘깜빡이’ 발언, 우리 지지자들에게 상처 준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종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낙연 대표가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을 주장하는 이 지사를 향해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우리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때 당시 야당이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 정책을 비판할 때 그런 표현을 많이 썼다”며 친노·친문계를 자극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정 의원은 “어떤 게 ‘좌측 깜빡이’고 어떤 게 ‘우회전’인지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분명한 근거와 나름대로 정책의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지적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이 대표가 제안한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사면, 이익공유제에 대해서도 평가절하했다.정성호 “이재명이 당내 기반이 약해?일종의 프레임, 아무도 부정적 표현 안해” “이낙연, 이익공유제 내용이 없다”“사면, 文 권한인데 충분한 논의 부족” 정 의원은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데 충분한 사전 논의라든가 사면의 수혜자들과의 조율, 피해를 봤던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한 사전 작업 등이 부족했다”면서 “이익공유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어떤 개념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내용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이 지사가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에 대해서 “일종의 프레임”이라면서 “어느 의원들을 만나도 이 지사에 대해 부정적이고 직접적인 견제 의사를 표현한 분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심도 민심을 따라가는 것 아니겠냐”면서 “친문 그룹도 민심의 큰 흐름에 따라가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 지사의 성격이 돌출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정책을 얘기할 때 법적 근거가 있는지 철저하게 따져보고 핵심 간부들과 논의한다”면서 “돌려서 얘기하지 않고 시민들이 알아듣기 쉬운 용어로 하다 보니 오해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낙연 “독하게 말해야만 선명한 건가” 이낙연 “당정 간 얘기하면 되지 언론 앞에서비판한게 온당한가? 같은 정부 내서 의아”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낙연 대표는 전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책을 놓고 재정당국을 압박하는 또다른 대권주자 이 지사를 향해 “기획재정부 곳간지기를 구박한다고 무엇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이 지사가 당정 간 논의할 수 있는 일을 언론에 대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의아하다”며 “온당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지상파 심야토론에 출연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라고 한 홍남기 부총리 발언을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 지사가 강력 비판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독하게 얘기해야만 선명한 것인가”라면서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영업제한 지침에 따른 손실보상 제도화와 관련, 확장 재정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당정 간에 얘기하면 될 일이지, 언론 앞에서 비판하고 다니는 것이 온당한가”라면서 “하물며 같은 정부 내에서 좀 의아하다”고 꼬집었다.이재명 “기재부, 돈 적게 쓰는게 능사냐”이낙연 “대외적으로 구박할 필요 있나” 이낙연 “재정 문제는 정치적 결단 필요한 것” 이 대표는 “그런 문제는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당정간 대화를 서둘러야 하고, 그 과정에서 대외적으로 구박할 필요가 있을까, 내부적으로 충분히 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모든 경기도민에게 1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이 지사 방침을 두고 “시도지사협의회 의견을 보면 대다수는 선별지원을 원한다고 한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라면서 “국민이 함께 가야 한다는 가치가 있어서 고민스러운 것”이라고 재차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 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정 건전성을 외치면서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능사냐”며 기재부를 또 정조준했다. 이 지사는 ‘집단자살 사회에서 대책 없는 재정건전성’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 세계가 확장재정정책에 나서는데 재정건전성 지키겠다고 국가부채 증가를 내세우며 소비 지원, 가계소득 지원을 극력 반대하니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 빚에 의존하지만 않는다면 정부의 적자는 곧 민간의 흑자이고 나랏빚은 곧 민간의 자산이다. 미래 세대는 길게 보면 채권, 채무를 모두 물려받으니 국채가 이들의 부담을 늘리는 원인은 아니다’라는 하준경 교수님의 주장을 기재부와 야당, 보수 경제지들은 반박할 수 있으면 해 보시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하준경 한양대 교수가 2017년 11월과 2019년 6월 한 언론사에 기고한 ‘집단자살사회와 재정 건전성’이라는 글을 링크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연말에는 한국의 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작은 것을 거론하며 홍남기 기재부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향해 “전쟁 중 수술비를 아낀 것은 자랑이 아니라 수준 낮은 자린고비임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광복회, 추미애에 ‘독립운동가 최재형상’ 수여키로…다른 단체 반발

    광복회, 추미애에 ‘독립운동가 최재형상’ 수여키로…다른 단체 반발

    “법무장관 재임 중 친일재산 국가귀속 노력 인정”최재형사업회 “광복회장 정치활동…불필요한 혼란”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이자 김원운 회장이 이끄는 광복회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독립운동가 이름을 딴 상을 수여하기로 하면서 해당 독립운동가 관련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광복회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독립운동가 최재형 상’ 시상식을 연다. 광복회는 지난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일제로부터 후작 작위 받은 이해승의 친일재산 등 총 171필지 공시지가 520억 원(시가 3000억원)에 대해 (추미애 장관 재임기간 법무부의) 국가귀속 노력이 인정된다”고 수상자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광복회에 따르면 추미애 장관은 직접 시상식에 참여해 수상할 예정이다.고 최재형(1860~1920) 선생은 러시아 한인사회 독립운동의 대부로 재산 대부분을 항일 투쟁 지원에 쓴 인물이다.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지원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광복회는 지난해 고인의 이런 정신을 기린다는 취지에서 ‘최재형 상’을 만들어 같은 해 5월 첫 수상자로 고 김상현 의원을, 12월에는 유인태 전 국회사무처장에게 각각 수여했다. 이후 한 달 만에 추미애 장관을 세 번째 수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식에 사단법인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는 입장문을 내고 “‘최재형상’을 후손과 본 사업회 승인없이 수여한다는 것은 최재형 선생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이미 자신들이 ‘최재형 상’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복회가 별도로 협의도 없이 상을 만들고, 특정 정치권 인사 등에게 상을 줘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고 독립운동 정신도 퇴색시키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사업회는 “여야를 초월해 국민적 존경을 받는 최재형 선생의 이름을 빌려 상을 수여하는 것은 광복회 정관에 금지된 정치활동”이라며 “김원웅 광복회장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복회 관계자는 “최재형 상 뿐만 아니라 ‘단재 신채호 상’, ‘이육사 상’ 등을 만들어 독립운동가들을 더 잘 알리고 선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엄정하게 내부 심사 기준에 의해 시상하고 있으며 남발이나 어떤 정치적 목적을 노리고 수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훈장 거부한 전쟁영웅 ‘김영옥’을 아십니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훈장 거부한 전쟁영웅 ‘김영옥’을 아십니까

    한국·유럽·미국서 훈장받은 유일한 군인과감한 결단력으로 독일군 포로 생포장군이 부관 계급장 떼어내 달아주기도6·25전쟁 휴전선 60㎞ 북상시킨 주역 한국 고아 돌보고 美한인 권익 위해 애써세상엔 수많은 영웅이 있습니다. 특히 치열한 전투 속에선 영웅이 더 많이 탄생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영웅은 많지 않습니다. 부풀려진 전공에 도취해 높은 자리에 앉고,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들이 더 흔합니다. 그런데 이 군인은 좀 달랐습니다.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했고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모두 훈장을 받은 유일한 인물. 전투에선 누구보다 용맹했지만, 권력을 쥐기보다 사회봉사에 앞장섰던 휴머니스트. 고(故) 김영옥(1919~2005) 대령입니다. ●피사의 사탑에 처음 오른 연합군 24일 김영옥 평화센터와 일대기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저자 한우성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에 따르면 김영옥은 독립운동가 김순권씨의 아들로, 1919년 1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병사로 입대했다가 장교가 됐지만, 그가 배치된 곳은 일본계 미국인으로 구성된 100보병대대였습니다.진주만 공습을 당한 미군은 이들을 ‘일본놈’이라고 공공연하게 멸시하고 조롱했지만 김영옥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심지어 일본계 부대원들도 그를 탐탁치 않게 여겼지만, “우리는 같은 미국인으로, 같은 목표를 위해 싸운다”고 감쌌습니다. 1943년 100대대는 유럽을 나치 독일로부터 해방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상륙했습니다. 독일군은 이탈리아 중남부 지역에 방어선인 ‘구스타프 라인’을 치고 있었습니다. 연합군은 적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포로가 절실했습니다. 대대 작전참모인 김영옥 중위는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계가 느슨한 아침에 적진을 돌파해 포로를 잡아오겠다”고 나섰습니다. 실제로 부대원 1명만 데리고 갈대밭을 기어가 적 2명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이탈리아 주둔군 사령관 마크 클라크 중장은 그의 초인적인 성과와 낮은 계급에 놀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특별무공훈장 수여식에서 부관의 대위 계급장을 떼어내 김영옥에게 전달하고 직접 진급을 지시했습니다. 그는 피사와 로마 해방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피사의 사탑에 처음 오른 연합군으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이어 프랑스로 건너가 브뤼에르, 비퐁텐느 지역을 해방시켰습니다. 비퐁텐느 마을 성당 동판에는 지금도 ‘김 대위’를 칭송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동판에는 “100대대 영웅들중 1명인 김영옥 대위, 이 성당 문 앞 왼쪽에서 부상했으나 치넨(의무병 이름)과 함께 성공적으로 탈출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는 기관총탄 3발을 맞고 사경을 헤매다 항생제 처치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고,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프랑스·한국에서도…수많은 공적 쌓아 박갑룡 송원대 교수가 쓴 ‘휴머니스트 전쟁영웅 김영옥 대령의 리더십 연구’ 논문에 따르면 100대대 부대원들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리더십을 잊지 못해 그를 따랐습니다. 직접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쏘며 달리는 등 늘 선봉에 섰기 때문입니다. 나베 다카시게는 “그는 항상 전선에 있었고, 선봉에 있었다”며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환준 김영옥 평화센터 사무국장은 “일본계 미국인들이 훗날 그의 휠체어를 끌며 존중하고 따랐다. 그의 인생은 말 그대로 겸손·헌신·용기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활약은 전쟁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 리처드 윈터스 예비역 소령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는 이런 공로로 이탈리아에서 ‘동성무공훈장’과 최고훈장인 ‘십자무공훈장’을, 프랑스에서 십자무공훈장과 최고훈장인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습니다. 한국군은 물론 미군 중에서도 이렇게 많은 훈장을 받은 이는 없습니다. 그는 강력한 포병 화력을 바탕으로 한 전술을 자주 써 미군 전술 교본 변화에도 공헌했습니다.더 놀라운 사실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부모님의 나라를 구하겠다’며 예비역 대위로 자원입대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정보 수집 업무를 맡으며 ‘한국인 유격대’를 조직했습니다. 1951년 5월 중공군 2차 춘계공세 때는 구만산·탑골 전투와 금병산 전투에서 참전해 사기가 떨어진 부대원을 독려해 승리로 이끌었고, 북상한 유엔군 부대 중 가장 빠른 진격으로 ‘캔자스선’(38도선 인근의 전술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그가 이끈 부대는 휴전선을 60㎞ 위로 밀어올리는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부하에게 주라” 훈장 거부한 군인 진격이 너무 빠른 나머지 미군의 오폭을 받고 부상했지만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료받고 다시 전선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공로로 미국에서 동성무공훈장, 은성무공훈장 등을 받았고, 한국·유럽에서 받은 훈장까지 합하면 주요 무공훈장만 19개나 됐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공적을 뽐내지 않았습니다. 6·25 전쟁 당시 특별무공훈장을 주려는 연대장에게 “훈장은 받을만큼 받았다. 부하들에게 주라”며 거부했습니다. 일대기를 쓴 한 전 이사장이 취재차 무공훈장을 몇 개나 받았는지 물어보자 “잊어버리고 세어보지도 못했다”며 차고 구석 종이상자에 넣어둔 은성무공훈장을 꺼내 보여줄 정도였습니다.그는 수많은 고아들을 도운 ‘휴머니스트’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도착한 부산역에서 1000명이나 되는 남루한 차림의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이에 그는 미군 장교들에게 “나는 한국인 2세다. 여기 굶주린 아이들이 우리만 보고 있다. 우리는 미 육군 장교다. 한두끼쯤 안 먹어도 굶어죽지 않는다”며 전투식량을 나눠주도록 했습니다. 전투 중에도 장병 1인당 50센트씩을 모아 ‘경천애인사’라는 고아원에 전달했습니다. 유엔군 중 특정 고아원에 지원금을 준 부대는 김영옥의 부대가 유일했다고 합니다. ●美 한인 동포 돕는데 여생을 바치다 1972년 대령으로 전역한 그는 정치권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을 돕는데 여생을 바쳤습니다. 미국 최대 소수인종 비영리 보건기관인 ‘한인건강정보센터’와 ‘한미연합회’를 설립했습니다. 일본계 미국인을 설득해 미 캘리포니아주 의회 위안부 결의를 돕고, 미군의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 조사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늘 “나는 100% 한국인이자 미국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그렇게 원했던 ‘참군인’이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부 “위안부 해결 노력하겠지만…日에 추가 청구하진 않을 것”

    정부 “위안부 해결 노력하겠지만…日에 추가 청구하진 않을 것”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한국 법원의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가 반발하자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과 상의하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지만, 일본 측 또한 스스로 표명했던 책임통감과 사죄·반성의 정신에 입각하여 피해자들의 명예·존엄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진정한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23일 발표한 ‘위안부 판결 관련 일본 측 담화에 대한 입장’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가 한일 양국 정부 간의 공식 합의임을 인정한다”면서 “동시에 피해 당사자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정부 간의 합의만으로 진정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추가적인 청구도 하지 않을 방침이나, 피해 당사자들의 문제 제기를 막을 권리나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세계에서 유례없는 전시 여성의 인권 유린이자 보편적 인권 침해의 문제로서, 국제인권규범을 비롯한 국제법을 위반한 것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이날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이 확정된 직후 담화를 내고 “(이 판결은) 국제법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며 “즉각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재차 강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등 한국 법원의 판결에 대항할 방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8일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일본 정부가 항소 기한인 이날 0시까지 항소장을 내지 않아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위안부 피해자 1억 배상’ 일본 정부 항소 포기로 판결 확정

    ‘위안부 피해자 1억 배상’ 일본 정부 항소 포기로 판결 확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승소한 판결이 23일 확정됐다. 일본 정부는 항소 기한인 이날 0시까지 항소장을 내지 않아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 판결에 불복하는 당사자는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 항소할 수 있는데 그 기한이 만료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8일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전날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소송 1심에서 패소한 것에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그간 일본 정부는 주권 국가가 다른 나라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국제법상 ‘국가면제’(주권면제) 원칙을 내세워 소송 과정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공시 송달을 통해 소장을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고 변론 기일을 열어 사건을 심리했고, 이 사안이 국가 차원의 반인도적 범죄 행위라는 점에서 한국 법원에 재판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해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공시 송달이란 일반적인 방법으로 송달이 이뤄지지 않을 때 공개적으로 송달 사유를 게시하면 송달이 이뤄진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재판부는 판결문 역시 공시 송달했다. 판결은 확정됐지만,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로부터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 정부가 자발적으로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피해자 측이 압류할 수 있는 일본 정부의 재산을 찾아내 법원에 강제 처분을 신청해야 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日 외무상, 위안부 배상 판결 확정에 “매우 유감...韓 시정하라”

    日 외무상, 위안부 배상 판결 확정에 “매우 유감...韓 시정하라”

    일본 정부를 피고로 한 서울중앙지법의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이 확정된 것과 관련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이 23일 한국 정부 주도의 시정을 요구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이날 모테기 외무상은 담화를 통해 “(이 판결은) 국제법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책임으로 “즉각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재차 강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번 판결이 1965년의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의 한일 외교장관 간 ‘위안부 합의’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8일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일본 정부는 주권 국가가 다른 나라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국제관습법상의 ‘국가면제’(주권면제) 원칙을 내세워 이 소송의 각하를 주장하면서 재판에 처음부터 불응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위안부 사안이 국가 차원의 반인도적 범죄 행위라는 점에서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고 판결을 강행했다. 재판 자체를 거부해온 일본 정부는 항소 시한인 22일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아 23일 0시를 기해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원고들은 배상금 확보 수단으로 일본 정부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압류·매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주한 일본대사관 등의 자산은 외국 공관에 대한 불가침을 정한 빈 협약의 보호를 받아 압류가 어렵다. 이에 원고 측은 압류할 수 있는 일본 정부의 한국 내 자산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자발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경우 배상금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판결 직후 일본 외무성은 남관표 당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집권 자민당 내 조직인 외교부회는 지난 19일 모테기 외무상에게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일본 국내의 한국 자산 동결, 금융제재 등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 조치”를 검토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전달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K5만큼 화려했던 K3(강경화 3년), 정의용에게 남긴 유산은

    K5만큼 화려했던 K3(강경화 3년), 정의용에게 남긴 유산은

    문재인 정부 첫 외교부 장관으로 임기 5년을 함께 할 것이라며 ‘오경화’, ‘K5’(강경화 5년)라는 별명을 가졌던 강경화 장관이 ‘K3’로 물러나게 됐다. 비록 K5는 되지 못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최장수 장관이자 역대 외교부 장관 중 최고의 인지도를 누렸던 강 장관의 3년은 후임 장관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후임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강 장관의 유산을 계승,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장관은 10여년 유엔 근무를 통해 축적한 다자외교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중·일러 4강과 정치·안보 분야에 치중됐던 한국 외교를 다변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순방하고, 2019년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신남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는 데는 강 장관의 공이 컸다는 후문이다. 여성 인권 외교에 관심을 쏟았던 강 장관은 분쟁하 성폭력 대응 및 예방을 위한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국제회의를 출범시켜 국제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를 환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강 장관의 국제적 네트워크와 인지도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K방역의 성공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고 인정받는다. 강 장관은 외신 매체와 인터뷰에서 유려한 영어로 K방역을 홍보했고, 세계 각국 장관들과의 전화 외교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협력을 이끌어냈다. 강 장관은 외교부 조직 혁신에 주력, 외시 출신·남성 위주의 외교부 조직 구성을 다양화했다. 강 장관 임기 동안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양자외교 담당 국장과 요직으로 꼽히는 북미1과장, 북핵정책과장에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됐다. 외교부 고위공무원의 여성 비율은 2017년 3월 3.8%에서 지난해 3월 6.8%, 본부 내 과장급은 13.1%에서 39%로 대폭 확대됐다. 폐쇄적이고 수직적이었던 외교부의 조직문화도 단기간에 개방적·수평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게 외교부 내 시각이다. 강 장관은 2017년 취임사에서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의견교환’과 ‘업무와 개인생활 간 균형과 조화’를 강조한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장관 앞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데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격의 없이 소통하며 업무를 논의하는 조직문화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한계도 있었다. 강 장관은 북한인권법에 규정된 북한인권대사를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지 않고 3년간 공석으로 놔둬 북한 인권에는 무관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가 만든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에 대해서도 남·북한의 인권을 저해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했고 미국 의회는 청문회까지 준비하면서 한국 인권 외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강 장관은 조직 내 성비위 사건에 불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재임 기간 재외공관에서 성비위 시간이 잇따르면서 강 장관의 공언이 무색해졌다. 강 장관이 다자외교와 외교부 조직 혁신과 달리 북핵 외교에선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 장관이 4강 외교와 북핵 문제에 대해선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시각과 청와대가 북핵 문제를 전담하다시피 했기에 강 장관이 움직일 공간이 없었다는 반론이 엇갈린다.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지휘했던 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외교부 장관에 취임하면 북미·남북 관계 복원에 주도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강 장관이 성과를 거둔 다자·공공외교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강 장관과 달리 외시 출신이자 외교부 직원들보다 최소 20년 선배인 정 후보자가 외교부 조직을 외부의 시선으로 혁신하고 조직문화를 사회의 기준에 맞게 변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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