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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황하는 과학영재] ② KAIST의 현주소

    ‘아시아 최고에서 세계 최고를 목표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구성원이면 누구나 이런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학부생의 3분의2가 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특별전형으로 진학한 영재들이어서 자긍심이 대단하다.수업·실험·연구,모두 세계 수준이다.1971년 설립 이후 30여년 동안 연구중심 교육으로 학문적 탁월성을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석·박사는 미국대학의 상위 10% 이내,학사는 30% 이내로 평가됐다. ●세계 최고를 꿈꾼다 최근 3년간 국제논문색인(SCI) 게재 실적은 4370건,교수 1인당 11.23건으로 미국의 MIT·스탠퍼드·버클리 등을 앞질렀다.연구수행 실적은 72년부터 지난해까지 1만 3325건(8582억원)으로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막강하다.일본 혼다사의 로봇 아시모를 능가할 만한 두 발로 걷는 로봇을 조만간 발표할 정도로 연구능력은 세계 최상급이다. 국내 이공계 교수 1만 5000여명 가운데 2000여명이 카이스트 출신으로 학계에도 널리 진출해 있다.벤처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연구분야엔 카이스트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카이스트 교수 390명 가운데 27.1%인 106명은 연구실적 인센티브를 받아 연간 수입이 1억원을 넘는다.특허등록실적은 설립 이후 국내 1167건,국외 336건 등이며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카이스트가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을 두루 보여주는 증거다. ●갈수록 줄어드는 지원 그러나 카이스트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학업에 몰두하면서도 장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과학자가 되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지만 정부는 거꾸로 각종 지원과 혜택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우수과학자 양성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지만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는 게 카이스트인들의 불만이다. 카이스트에 지원되는 정부예산비율은 해마다 줄고 있다.지난 91년에만 해도 정부의 출연금 비율이 80.7%에 달했지만 올해는 전체 예산 2342억원의 35.5%인 831억원에 불과하다.지난 96년,하루 2454원이던 급식보조비는 98년부터 1500원으로 줄었다.연간 17만 6000원이었던 학사과정 1인당 실험실습비 역시 98년부터 16만 7000원으로 감소했다. 남학생의 경우 예전에는 석사과정만 입학해도 병역특례 혜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박사과정부터 혜택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외국유학 등을 계획하는 경우 큰 걸림돌이 된다.장래에 불안을 느낀 카이스트인들 중에는 과학자의 길을 포기하고 의·치대나 한의대에 편입하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화두는 이공계 위기 외환위기 이후 카이스트인들 사이에서도 화두는 ‘이공계 위기’다.연구원과 기업에서 젊음을 불사르던 선배들이 구조조정의 칼날 아래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하는 것을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이들이 말하는 이공계 위기는 다른 대학과 사뭇 다르다.지방대학을 비롯한 일반대는 이공계에 지원하는 학생수가 줄어든 현상을 이공계 위기로 본다.카이스트 홍창선 총장은 “이같은 현상은 이공계 대학의 위기이지 이공계의 위기는 아니다.”고 못박았다.이·공학도 수의 문제가 아니라,우수한 인재들이 의·치대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질적인 저하’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카이스트 자퇴생수는 114명으로 2002년 78명보다 46% 늘었다.이중 박사과정 자퇴생수가 61명으로 2002년 34명보다 79% 증가했다.사유야 다양하겠지만 이공계 위기 현상과 무관치 않다. ●스타 과학자를 키워라 카이스트는 이공계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스타 과학자’ 육성을 제시한다.이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투자 확대도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국민의 혈세를 여러 대학에 무차별적으로 나눠주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마찬가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으로 이공계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영재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어 지속적으로 학업과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병역혜택과 연금이 주어지는 것처럼,국가사회 발전을 위해 밤낮 연구에 매달리는 과학자에게도 같은 수준의 혜택과 지원을 하고,과학자들의 직업 안정성도 강화해야 이공계가 산다는 주장이다. 대전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방황하는 과학영재] ① 과학고는 실패작인가 - 영재뽑아 범재 만드는 과학고

    순수 기초과학의 구축과 ‘21세기 과학입국’의 미래를 짊어질 과학영재들의 ‘외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과학고의 최상위 성적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사회적 지위와 안정된 수입이 보장되는 의학·한의학 계열로 진로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3학년이 되면 입시에 매달려 기초교육이 부실해지는 것은 물론 영재교육 본연의 수월성도 추구할 수 없게 된다. 과학고 학생들은 2004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진학에 초강세를 보였다.전북과학고의 경우 3학년 졸업생 21명 가운데 9명이 의대·치대·한의대에 진학했다.3학년 졸업생 27명을 배출한 대전과학고도 48%인 13명을 의·약학계열에 진학시켰다.이런 추세는 2003학년도에도 마찬가지였다.전국 16개 과학고 가운데 전남과학고와 제주과학고를 뺀 14개 과학고에서 서울대에 진학한 학생은 2학년 조기 졸업생을 포함, 모두 83명.이 가운데 35%인 29명이 의학계열을 택했다. 과학고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 과목에 한해 대학 신입생 수준의 고급과정을 배운다.실험시설은 웬만한 자연계 대학보다 낫다.하지만 이들에게도 대학입시는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다.이 때문에 2학년 1학기까지는 ‘영재교육’을 받지만 2학기부터 수능시험을 위한 ‘범재교육’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한성과학고 3학년 박지예(18)양은 “수학과 과학은 고급과정을 배워 처음 수능문제집을 대하면 쉽다고 느끼지만 실제 시험점수는 그렇게 나오지 않는다.”면서 “수능은 문제유형이 달라 실력과 별도로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2학년 홍유경(17)양은 “2학년 때 의대로 진학하는 학생들은 극소수”라면서 “3학년 가운데 상당수는 2학년 때 수능점수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아서 진학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홍양은 학부모들의 요구와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해 의대를 원하는 과학고 학생들이 상당수라고 덧붙였다.‘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는 이런 현실을 반영,과학고 학생들을 위한 특별반을 따로 편성한 입시학원이 있을 정도다. H학원에는 S과학고 학생들이 한 학년에 무려 40여명이나 다닌다.한 학년이 120∼130명 정도임을 고려하면 3분의1에 해당하는 수치다.한성과학고 3학년 오수현(18)양은 “과학고 학생들은 대다수가 수시와 특별전형으로 입학하기 때문에 내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면서 “과학·수학의 경우 학교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지만 수능점수를 잘 따려면 주말이나 방학 때 입시학원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이에 대해 한성과학고 수학과 전용주(46) 교사는 “학원에서는 짧은 기간에 문제를 푸는 기술만 전수해 기초가 취약해진다.”면서 “학교에서 기초교육을 다시 시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
  • [방황하는 과학영재] ① 고3생 KAIST 외면…의·치대 진하겡 열올려

    ‘무한경쟁’이 세계 조류를 대변하는 화두가 된 지 오래다.그러나 우리나라 21세기 지식기반산업에는 ‘이공계 위기’라는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소수의 영재가 인류문명 발달을 주도해 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데,과학영재교육과 우수한 고급두뇌의 지속적인 양성은 늘 뒷전이다.노벨상에 도전하는 과학영재를 조기에 발굴하기 위해 설립된 과학고와 카이스트의 영재교육 실태를 짚어보고,방황하는 과학영재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주며,이공계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해 본다. 과학고등학교는 이상한 수업을 한다.2학년 1학기까지는 수준 높은 ‘영재(英才)교육’을 받다가 그 이후에는 ‘범재(凡才)교육’으로 뒷걸음친다.과학영재 조기 발굴과 잠재능력 개발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고가 일반대학 의대 진학 등을 위해 수능대비 수업을 하기 때문이다. 1983년,국내에서 처음으로 경기도 수원시 송죽동에 경기과학고가 설립된 이후 전국 16개 시·도에 과학고가 설립됐다.전국 과학고 한 학년 전체 정원은 1200여명.과학고생들은 2학년을 마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조기 진학해 20대 박사가 되는 꿈을 꾼다.그러나 실제로 카이스트에 조기 진학하는 경우는 3분의1인 400여명.나머지 학생들은 소수가 3학년때 카이스트에 재도전 하지만 대다수는 일반대학 의대·치대·한의대 진학 등을 목표로 공부한다. ●카이스트 합격한 65명중 25명 다른 대학으로 과학고 내신이 카이스트에 충분히 합격 가능한 상위권 학생들이 의·치대에 진학하기 위해 조기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과학고 3학년때 카이스트와 의·치대에 중복 합격할 경우 대부분 카이스트를 외면한다.2004학년도 입시에서 카이스트에 합격한 과학고 3년생 65명 가운데 25명은 다른 대학으로 갔다.이 때문에 과학고가 본래 설립 취지와 다르게 입시 위주의 교육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과학고는 실패작’이라는 혹평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과학고를 졸업하고 올해 서울대 의대에 진학한 이모(19)군은 “가난한 물리학자가 돼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느냐,신분과 수입이 보장되는 의사가 되느냐를 놓고 고민하다가 의대를 선택했다.”며 “과학자를 우대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과학영재들이 의대를 선택하는 바람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역시 과학고 출신인 경희대 한의대 1년 김모(18)군은 “카이스트에 갈 성적이 됐지만 부모의 권유로 한의대에 진학했다.”면서 “앞날이 막연한 이공계보다 장래가 확실한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과학고가 이렇게 된 것은 ‘흔들리는 교육정책’과 ‘부실한 과학기술 육성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다.과학고가 정상화되지 못하는 것은 우선 자치단체마다 앞다퉈 과학고를 설립하면서 정원이 크게 늘었기 때문.카이스트가 한해 선발하는 입학정원 600명보다 배 이상 많아 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이 때문에 우수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학고-카이스트 연계교육에 차질이 발생한다.특히 과학기술 인력에 대한 푸대접으로 이공계 위기가 몰아닥치면서 우수한 과학영재들이 의·치대 진학으로 발길을 돌리곤 한다.카이스트에 진학해 힘든 공부를 해도 장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불안 탓이다. 카이스트는 과학기술부 산하이고 과학고는 교육부 산하여서 정원조정,입시정책 등에서 손발이 맞지 않는 것도 과학고가 정부의 중장기 정책에서 소외되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더구나 과학고는 ▲고교평준화에 배치 ▲특목고 입시과열 ▲새로운 입시명문 등장 등을 이유로 1999년부터 수능성적이 내신으로 반영되는 비교내신제가 철폐됐다. 이 때문에 카이스트 대신 일반대 이공계를 진학하려는 과학고생들이 내신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급기야는 우수한 영재들이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르는 것이 일반화 됐다.매년 10월에는 과학고생들이 대거 자퇴하고 학원가로 몰리는 기현상이 반복된다.일부 학생들은 국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외국유학을 떠난다.불합리한 입시제도 때문에 서울대 등 국내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MIT를 비롯한 외국의 초일류 대학에 진학한 웃지 못할 경우도 적지 않다. ●비교내신 철폐… 검정고시·유학 눈돌려 과학영재교육발전방안을 연구한 인천대 박인호 교수는 “과학고 교육이 입시위주로 흐를 경우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미래는 없다.”면서 “과학고가 본래 기능을 회복하도록 범국가적 차원의 법적·행정적 지원과 협조체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과학고 정상화 방안의 하나로 1200여명인 과학고의 정원을 800명 수준으로 줄이고,카이스트 정원은 현재보다 100명 많은 700명으로 늘려 고등학교-대학교 연계교육을 활성화함으로써 고급두뇌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우수학생을 세계적인 과학자로 양성하기 위한 국비유학제도 시행,수학·과학 우수 학생의 이공계 진학시 수능면제 또는 가산점 부여 등 대안도 제시했다. 이같은 소수 영재를 위한 특별대책은 필요성을 인정받으면서도 사실상 시행되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대다수 학부모들이 시장경제와 경쟁사회 지향이라는 원칙에는 동의한다.하지만 능력에 맞는 특별교육은 반대해 영재교육이 발을 붙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최근 들어 이공계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우수한 인재들이 이공계로 진학하는 기폭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어설프고 실험적인 단기대책보다 이미 만들어진 학교를 잘 살려보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전과학고 최인화 교감은 “과학영재들이 우수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카이스트의 문호를 확대하고 이공계 입시와 장래보장 등에서 국가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원조 자장면 먹으러 갈까?

    외식하면 떠오르는 ‘자장면’의 원조는 어디일까.지금까지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인천시 중구 북성동에 있는 차이나타운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인천역에서 차이나타운으로 올라가는 조그만 골목길 왼편에는 ‘공화춘’이라는 중국요릿집이 있었다. 1905년 세워져 우리나라 최초의 중국음식점인 이곳에서 당시 중국인 쿠리(하급 노동자)를 위한 간식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자장면이라는 것이다.이 업소는 1981년 문을 닫아 지금은 빈 건물로 방치돼 있지만 이곳에서 기술을 익힌 화교 하모(50)씨가 지난 15일 100여m 떨어진 곳에 ‘공화춘’이라는 음식점을 열어 원조의 대를 이었다고 자부하고 있다. ●1905년 중국인 노동자 간식용? 그러나 인천차이나타운에 있는 음식점들은 모두 자장면에 관한 한 ‘원조급’임을 내세운다.종류도 삼선자장,유니자장,사천자장,옛날자장 등 백가쟁명식이다.‘자장면의 날’이 있을 정도로 이곳 화교들의 자장면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자장면은 ‘면피용’에 불과하다.이 거리에는 불도장,짜춘궐,해삼관자,위기삼정,수초면 등 다른 중국음식점에서는 듣도 못한 음식들이 즐비하다 술은 한술 더 뜬다.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량주와 이과두주는 기본이고 수정방,주귀주,모태주,소흥주,공부가주,오량순 등 이름조차 야릇한 중국술들이 애주가들을 솔깃하게 한다.중국만두만 전문적으로 파는 만두집은 따로 있고 월병,오향 등 중국과자를 취급하는 점포도 있다.차(茶)를 파는 집에는 철관음,오룡차,감비차,용정차,국화차 등 중국 차들이 망라돼 있다. 이곳 음식점들은 건물 전체가 오리지널 중국풍이다.입구부터 중국인들이 ‘병적으로’ 좋아하는 빨간색 일색이고 내부에는 각종 중국 등(燈)과 복자(福字),재신(財神) 등으로 치장해 중국의 한가운데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중국의 한가운데 와 있는 느낌 거리 곳곳에는 중국 생활용품과 의상,문구류,잡화 등을 파는 점포들도 있다.‘양산박’이라는 다소 도전적인(?) 이름을 내건 점포는 골동품,고서화,공예품,희귀약재 등을 취급하고 ‘화국문화사’는 점잖은 명칭에 걸맞게 책과 사전류,문구용품 등을 팔고 있다..‘중화예원’은 중국식 의상과 액세서리 등을 파는 전문점이다. 차이나타운에서는 중국인 특유의 자존심을 반영하듯 호객을 하는 행위가 전혀 없다.‘오고 싶으면 오고,아니면 말고’라는 식이다.딱딱한 상술 같지만 거리를 다니기에 부담이 없어서 좋다. 주거리에서 인천역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에 ‘중화무술관’이 보인다. ●팔괘장등 중화 무술관도 차이나타운에서 유일한 도장인 이곳에서는 팔괘장,소림권,홍가권,영춘권,팔극권 등 다소 생소한 무술을 가르친다. 팔괘장은 청나라 궁중무술이고,홍가권은 남쪽지방 소림권,영춘권은 여성 호신술,팔극권은 만주족의 부락무술이라는 이곳 사범의 설명인데 대체로 동작이 특이하다.문하생 50여명 가운데 서너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인이다. 차이나타운에는 중국식 한약방도 두곳이 있지만 우리나라 한의대에서 학위를 딴 전문의들이 개업했다고 한다.한약방만은 ‘한국식’인 셈이다. 무엇보다 차이나타운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은 화교학교다.거리 중간 ‘중화당한의원’ 뒤편에 있는 화교학교에는 유치부 및 초·중·고 과정에 500여명의 화교 자녀들이 다니고 있다. 차이나타운에는 지난 70년대까지 3000여명에 달하는 화교가 있었지만 지금은 800여명에 불과하다. 거리에서 만난 화교 조원정(趙元貞·45·여)씨는 “이곳 화교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차이나타운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자주 찾아주어야 거리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학원수강 ‘봉쇄’ 보충학습 밤10시까지

    오는 3월 새학기부터 공교육 강화를 위해 학교 수업 및 평가 방식이 대폭 바뀐다. 서울의 중·고교에서는 방과후 보충학습 및 자율학습이 밤 10시까지 가능해진다.또 방과후 교육활동은 최대한 교사로 운영,사실상 ‘스타 강사’들을 교단에 끌어들이지 않기로 했다. 특히 서울과학고와 한성과학고 가운데 1곳을 구로·영등포로 이전해 2008학년도에 ‘기숙형 과학고’로 새로 문을 열고,입학전형 단계부터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만 선발할 방침이다.따라서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되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들어갈 ‘기숙형 과학고’에서는 의대나 한의대의 진학이 원천적으로 봉쇄된다.수행평가의 배점은 현행 총점 15%에서 교과별 30% 이상으로 대폭 늘어난다. 서울시교육청은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교육 정상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계획은 사안별로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유인종 교육감은 “사교육의 과도한 팽창으로 학교 교육이 약화되고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까지 떨어지고 있다.”면서 “학교 정상화를 위한 학교수업 방법의 혁신이 추진계획의 골자”라고 설명했다. 계획에 따르면 중·고교에서 주로 이뤄질 ‘방과후 수준별 보충학습’은 다음달부터 학생의 희망에 따라 학력차를 고려,수준별로 강좌가 개설된다.보충학습에서는 문제풀이나 교과진도는 금지되고,가능한 한 현직 교사들이 강의하게 한다.교육방송(EBS) 수능방송과 인터넷 강의도 적극 활용된다.초등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이 강화된다. 희망학교별로 우선 실시되는 ‘수준별 이동수업’은 영어와 수학의 경우 학생을 학력 수준에 따라 상·중·하 3단계로 구분하는 동시에 국어·사회·과학은 한 학급 안에서 ‘분단학습’ 위주로 이뤄진다. 수행평가는 주관식이나 단답형 문제풀이 성적보다 토론·주제발표·실험실습 등 학습활동 위주의 과정평가에 비중을 둬 내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목고 입시에서 부작용이 심했던 학력경시나 경연대회 입상성적의 가산점은 2006학년도부터 폐지된다.입학전형 때 영어듣기에서 독해형 평가나 면접에서의 수리형 문제,지필고사는 2005학년도부터 출제할 수 없다.학생 전원을 기숙사에 수용하는 기숙형 과학고는 2008학년도부터 입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유인종 서울교육감 “원하는 학생만 보충학습”

    서울시교육청의 학교정상화추진계획에 대한 궁금증을 유인종 교육감과의 일문 일답을 통해 알아본다. 방과후 보충학습을 받지 않고 다니던 학원을 계속 이용하고 싶은데. -강제성은 전혀 없다.원하는 학생들만 보충학습에 참여하면 된다. 방과후 보충학습에 ‘스타 강사’가 오나. -보충학습 교사자격의 요건을 현직교사나 교사자격증이 있는 예비교사로 한정한다.교사자격증이 있더라도 학원강사면 강좌를 맡을 수 없다.학원강사가 오면 학교마저 학원화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강남지역의 이른바 ‘스타 강사’가 학교 교단에 서는 일은 없을 것을 보인다. 방과후 늦게까지 학교에 있으면 학생들의 저녁식사는 어떻게 하나. -현재도 일부 학교에서 야간 급식을 실시한다.기본 방침은 급식으로 해결할 계획이다.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야간 급식비는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될 것 같다. 2008학년도부터 과학고에 입학하면 한의대나 의대에 진학 못하나. -일단 구로·영등포쪽으로 옮겨갈 기숙형 과학고에만 해당된다.이 과학고는 입학전형 조건을 설립 취지에 맞춰 이공계 이외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학생은 아예 받지 않는다.따라서 기숙형 과학고를 졸업하기 전 의대나 한의대로 진로를 바꾸면 전학을 가야 하는 것은 물론 졸업한 후에도 장학금을 학교에 되돌려 줘야 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다른 과학고의 경우에는 별도의 대책이 마련된다. 수준별 이동수업을 받은 학생들의 학력평가는. -이동수업을 전면 시행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이다.수준별로 수업을 받은 학생들을 그에 따라 상대평가를 할 것인지 수업내용과는 상관없이 절대평가를 할 것인지 아직 지침이 서 있지 않다. 박홍기기자
  • 국립대 한의대 설치 ‘오리무중’

    “하겠다는 건지,안하겠다는 건지….” 서울대에 한의과대학의 설치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당초 지난 연말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지만,해를 넘겨 두달이 지나서도 답보상태다. 보건복지부가 국립대에 한의과대학을 신설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해 4월이다.이후 지방 국립대 10여곳이 경쟁하듯 교육부에 한의대 신설의사를 공문으로 보내왔다.그러나 복지부는 처음부터 서울대를 내심 최적 후보로 점찍어 두고 있었다. 국내 최고수준의 시설과 우수인재를 갖춘 만큼 한의학의 체계적인 연구·육성을 하기에 걸맞다는 판단에서다.한의학계에서도 서울대에 신설해야 한다고 줄곧 요구해 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복지부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대측에 유치 의사를 줄곧 타진해 왔고,늦어도 연말까지는 결론을 내리겠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서울대측은 지금까지도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복지부에 공문을 보내 “의대 교수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한의대 신설문제를)논의 중이니 시간을 더 달라.”는 의사만 전달했을 뿐이다.하지만 반대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그간 한의대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었던 지방 국립대들만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한의대 신설로 학교홍보에 나서고 지역 한방산업도 함께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정작 서울대로 결정되는 분위기로 인해 유치활동을 사실상 포기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대가 최종적으로 유치 불가 쪽으로 결론을 낸다면 다시 지방 국립대를 중심으로 한의대 유치경쟁은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김효섭기자 sskim@˝
  • 이공계 '생존의 엑소더스’

    올해 경희대 한의대 신입생의 30%가 이공계 대학 재학생 또는 졸업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달 치러진 편입시험에서 비의과대생에게 편입을 허용한 6개 한의대에 합격한 학생들 역시 50% 이상이 이공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 자체조사 결과 드러난 이같은 두 가지 현상은 이공계 학생의 이탈을 실증적으로 사실상 첫 확인해주고 있다.게다가 이공계에서 한의대로 진로를 바꾼 이들 학생 대부분이 서울대,포항공대,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예비 과학자들이어서 산업두뇌의 공동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서울신문이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올해 경희대 한의대 합격자 120명 가운데 연락이 되지 않는 12명을 제외한 108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 이공계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이 29.6%인 32명으로 집계됐다.이공계 대학 재학생이 21명이고,졸업생 또는 대학원 재학생이 11명이다. 이들 32명 가운데 서울대 이공계 출신이 17명으로 절반을 넘어섰다.이어 연세대 4명,고려대 3명,서강대 2명,포항공대·성균관대·이화여대·중앙대·영남대 각 1명씩이었다.1명은 출신 대학을 밝히지 않았다.전공은 전기공학,기계설비,생명과학,수학 등 이공계의 핵심분야들이었다.문과대·경영대 등 비이공계 출신은 108명 가운데 고작 6명으로 5.6%에 머물렀다. 지난해 서울대 공대 졸업자로,익명을 요구한 한 합격생(27)은 “서울대에 다닐 때 전공에 만족한 편이었다.”면서 “하지만 열정을 갖고 공부한 것에 비해 취업이나 승진 등이 너무 불안해 안정적인 전문직으로 진로를 바꿨다.”고 말했다.다른 합격생(25)은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공계 출신이 한의학과 등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서울대와 고려대,연세대 등 다른 대학 이공계에 동시 합격한 학생은 44명이었으나,이 가운데 이공계에 등록하겠다고 답한 학생은 단 1명밖에 없었다. 이같은 이공계 기피 현상은 전국 한의대 편입학생을 조사한 결과 거듭 확인됐다.한의학과가 개설된 전국 대학 11개교 가운데 비의과대 출신의 편입을 허용한 한의대는 모두 6개교.이들 학교의 올해 편입 정원 29명 가운데 과반수인 15명이 서울대,KAIST,고려대,연세대 등의 이공계 출신이다.이중 서울대·카이스트 출신은 각 4명씩,고려대 2명,연세대·이화여대·전북대·경상대·인하대 각 1명씩이다.29명 가운데 나머지 14명은 의대를 비롯해 영문과,법학과,사회학과 등이다. 올해 5명의 편입생 가운데 4명이 이공계 출신인 동국대 관계자는 “5명 모집에 270명이 모여 54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이공계 출신이 상당수를 차지했다.”면서 “명문대 이공계 출신이 몰리면서 합격자의 점수대가 무척 높았다.”고 밝혔다. 유영규 채수범기자 whoami@seoul.co.kr˝
  • 한의사 된 서울대 공학석사 김완희씨가 말하는 '현실’

    “이공계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회사간부만 봐도 대부분 인문사회계 출신들입니다.” 올해 제59회 한의사 자격시험에서 수석합격을 차지한 김완희(31·세명대 한의학과 졸업예정)씨의 이력은 특이하다.김씨는 지난 92년 서울대 섬유고분자공학과에 입학,2000년 2월 이 대학 대학원 과정까지 마친 공학석사다.그러나 김씨는 같은 해 3월 곧바로 세명대 한의학과에 편입해 한의사의 길을 걸었다. ●“과기원 연구원도 고민하는 데 놀랐다” 김씨는 이공계 공부를 하다가 진로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김씨의 학과 동기 45명 가운데 10여명이 이공계 공부를 하다가 중간에 이탈,공인회계사·변리사·의사 등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고 있다.유학까지 가서 진로를 바꾸는 친구들도 있다고 김씨는 전했다. 그는 “공대시절 동기들이 축하와 함께 은근한 부러움을 표시하는 것을 보면 ‘이렇게 흐름이 바뀌었나.’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KAIST 정식연구원인 한 동기도 ‘수능을 다시 봐서 한의대에 가겠다.’고 진지하게 말해 놀랐다.”고 말했다. 무엇이 공학도들을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할까.김씨는 ‘불확실한 미래’를 가장 주요한 이유로 꼽았다.이공계를 졸업하면 보통 연구소에서 청춘을 보내는데 연구직으로는 소장이 사실상 마지막이라는 것이다.김씨는 “현장 연구직은 새로 들어온 젊은 사람들에게 밀리고,고위 간부 사이에서는 경영·경제 등 인문계열 출신들에게 밀려 ‘샌드위치’ 신세가 된다.”고 토로했다.이공계 출신 선배들의 이같은 경험담은 학생들에게 위기의식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온다고 했다.그는 또 “공대 동료들사이에도 ‘의사·변호사를 하는 고교친구보다 못한 게 뭐가 있느냐.’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초 이공계가 적성에 맞아 공대를 지원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아닌데.’라는 회의가 들었다고 밝혔다.“공장 등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이 공학으로 만들어진 부(富)의 혜택을 좀더 받게 되고 이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데에 무력감을 많이 느꼈다.”는 것이다.김씨는 이달 초부터 학교 선배가 운영하는 경기 안산의 한 한의원에서 임상경험을 쌓고 있다.오는 3월에는 세명대 대학원에 진학한다. ●“걱정만 하지 말고 실질적 대책 내놓아야” 올해 실시된 한의사 시험 합격자 가운데 김씨처럼 이공계를 졸업한 뒤 한의대에 편입한 사람이 7명이나 된다. 김씨는 이에 대해 “이공계 학생들이 학문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위 향상과 함께 연구에 대한 지원이 절박하다.”고 주장했다. 이공계는 연구와 실험이 중요한데 공부를 하다 보면 기자재 부족과 형편없는 연구지원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반면 유학을 가면 실험과 실습을 마음껏 할 수 있어 이공계 공부에 만족을 표시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밝혔다.김씨는 “이공계 이탈을 걱정만 하지 말고 이를 막아줄 사회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영규 채수범기자 lokavid@˝
  • [사설] 이공계 대책, 실업 구제만으론 안 돼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 장관이 공동으로 이공계 핵심 연구인력 양성 대책을 내놓았다.공기업 과학기술전공자 채용목표제 도입,이공계 대학 및 석·박사과정 미취업자 채용 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10대 성장동력 산업 연구인력 1만명 양성 등이 기본 방향이다.과학기술 관련 장관 전원과 경제 5단체장이 한 자리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고 결과물을 내놓은 것은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다.그러나 정부가 내놓고 있는 인건비 지원 등 단기적 대책만으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개선될 수 있을지는 극히 의문스럽다. 정부는 이미 연간 수백억원을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주고 있지만 우수 학생들이 의대·한의대를 찾아 학교를 떠나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기업 채용 지원금도 일시적인 실업 해소 효과는 있겠지만 이를 바라보고 우수 인력이 이공계로 발길을 돌리리라고 보기는 어렵다.결국 단기적 지원에 의존한 인력 유인 대책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고 말 공산이 크다. 해결책은 이공계 직업 자체를 매력있게 만드는일이다.이를 위해서는 먼저 이공계 인력에 대한 수요조사를 통해 과감한 공급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과거 산업구조에 의거한 대학 정원 및 전공 제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 산업계 등에 꼭 필요한 인재를 공급한다면 취업난을 걱정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다음으로,의대·한의대 등에 빼앗기고 있는 우수인력 확보 대책에 나서야 한다.성과에 상응한 사회적 인정과 경제적 보상,직업 안정성은 필수적이다.병역혜택 확대,연금제 도입 등은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과학기술 홍보 강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이공계 대책은 근시안적인 실업구제 대책으로는 안 된다.
  • 대학총장에 듣는다/홍기삼 동국대 총장

    오는 2006년 건학 100주년을 맞는 동국대 홍기삼(洪起三·63) 총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래 “공부를 많이 시키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얼핏 들으면 당연한 말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홍 총장의 인식은 남다르다. 한국의 대학생들은 제도적·구조적으로 공부를 많이 할 수 없다는 것이다.일례로 커리큘럼의 경우 학생 중심이라기보다는 교수쪽에 비중이 더 실려 있다는 게 홍 총장의 진단이다. “학생의 학습량 증대를 위해 대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방침입니다.단과대학별 책임제도 실시할 계획입니다.” 현재 70여개의 학과들은 학생들의 학습량을 늘리기 위해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목표 설정은 기본이고 취업까지 신경써야 한다.학과에 따라 교육과정의 개편뿐만 아니라 통·폐합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선택과 집중’의 논리다.대학의 견인차 역할을 맡을 미래지향적인 학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다.모든 과정은 단과대학 차원에서 조정된다.대학 본부측은 학문지상주의·기능주의·실용주의에 기반을 둔 큰 틀만정해주고 단과대·학과의 프로그램에 대한 심사와 평가만 시행한다. “학과별 프로그램의 추진 결과는 가혹하지만 교수들에게 ‘급여성 인센티브제’로 나타날 것입니다.연공서열제에 따른 연봉제를 적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학생들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가에서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하고자 했던 마음가짐과 노력도 비중있게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업무집행과 관련,정치권에서 쓰는 ‘분권화’라는 표현은 싫지만 어쨌든 단과대학장 등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했다고도 말했다. 홍 총장은 바른 정신으로 무장하고 풍부한 지식을 가진 젊은이로 동국인을 키울 각오다.진중하고 너그럽고 용감한 동국인의 배출은 홍 총장의 꿈이다. 홍 총장은 교육 환경개선에도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학생들에게 많은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는 교수의 충원과 함께 시설의 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올해부터 3년 동안 300명의 신규 교수를 채용하기로 했다.교수의 채용 기준은 첫째도 교육적 역량,둘째도 교육적 역량이다.다른 논리가 필요없다는 게 홍 총장의 지론이다.IT분야와 이공계의 실습기자재도 지속적으로 바꿔 첨단연구에 지장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또 2005년 3월1일 일산불교병원이 개원되고 2006년 2월 150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도 완공된다.나아가 미국에 설립된 한의대인 동국로얄대학을 교두보로 2005년부터 학생과 교수 교류 등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홍 총장은 “행정 부총장 이외에 학교의 대내외 경영을 책임질 전문 CEO를 영입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건학 100주년 기념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는 ‘100만등 달기 운동,1000억 기금 조성 운동’에도 여념이 없다.연등을 매개로 동문이나 기업,일반인,불교신자들로부터 학교기금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1000억원은 한 등에 10만원씩을 기부받는 것을 기준으로 어림잡은 목표액이다. 동국대 국문과 출신인 홍 총장은 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경영과 출신이 아니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학교의 경영뿐만 아니라 기업인들을 만나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적극 설파하기 때문이다.홍 총장의 인사는 불교의 합장이다.학교 안에서 만나는교직원들에게는 합장으로 대신한다.자신을 높이지 않고 낮추면서 존중하기 위해서다. 홍 총장은 “일제 강점기에 두 차례나 폐교를 당하면서도 민족의 교육을 맡았던 ‘동국인’들의 자긍심을 더욱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라면서 “동국인들이 한마음으로 갈 수 있는 평탄한 길을 닦고 있다.”며 말을 맺었다. 박홍기기자
  • [마당] 인재가 떠나는 이유

    중국 전국시대의 평원군 조승은 여러 공자들 가운데 어질고 빈객을 좋아하여 그의 밑으로 모여든 빈객이 수천 명이나 되었다.식객(食客)이라고도 불리는 빈객들은 일종의 두뇌집단 혹은 지식인 그룹으로 상대 제후국들에게 빈객의 자질에 따라 섣불리 공격할 생각을 단념하게 만들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평원군은 혜문왕과 효성왕 2대에 걸쳐 무려 세 차례나 재상 자리를 떠났다가 세 차례 다시 재상 자리에 올랐던 인물이다.이 시대의 4공자로서 천하에 이름을 떨쳤던 그였지만,그는 그렇게 비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본래 비교적 평범한 인물이었던 그가 사마천에게 “평원군은 혼탁한 세상에서 지혜와 재능이 하늘 높이 나는 새와 같다.”는 호평을 받은 데는 사연이 있었다. 그의 집 누각은 민가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평원군의 애첩이 누각에 올라가서는 민가에 사는 절름발이가 절뚝거리면서 물을 긷고 있는 모습을 내려다보고 큰소리로 비웃었다.그 웃음소리를 듣고 난 절름발이는 이튿날 평원군의 집 문 앞에 와서이렇게 말했다.“저는 공께서 선비를 좋아한다고 들었습니다.선비들이 천 리를 멀다 하지 않고 찾아오는 것은 공께서 선비를 소중히 여기고 첩을 하찮게 여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저는 불행히 다리를 절뚝거리고 등이 굽은 병이 있는데,당신의 첩이 저를 내려다보고 비웃었습니다.원컨대 저를 비웃은 저자의 목을 베어 주십시오.“ 평원군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알았으니 가 보시오.” 그러나 평원군은 절름발이가 돌아가자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저 놈 좀 보게.한 번 웃었다는 이유로 내 애첩을 죽이라고 하니 너무하지 않은가?” 평원군은 첩을 죽이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그 뒤 1년 남짓한 사이에 주위의 사람들이 몇명씩 떠나가더니,어느새 빈객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평원군은 이를 이상히 여겨 말했다.“나는 여러분을 예우함에 있어 이렇다 할 만한 실수를 한 적이 없는데,어찌하여 떠나가는 자가 이처럼 많은 것이오?” 어떤 한 사람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당신이 절름발이를 비웃은 자를 죽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선비들은 당신이 여색을 좋아하고 선비를 하찮게 여기는 인물로 생각하여 떠나는 것입니다.”평원군은 절름발이를 비웃은 애첩의 목을 베고,직접 절름발이가 사는 집의 문 앞까지 가서 그녀의 목을 내주면서 사과했다.그러자 그 뒤 그의 문하에 다시 선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평원군이 자신이 그토록 아끼는 애첩의 목을 베면서까지 인재를 아끼려 한 것은 그가 다른 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일 만한 아량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어떤 조직이든지 유능한 인재가 모여들지 않거나 잘 있던 인재도 떠난다면 그 조직은 와해될 수밖에 없다. 21세기는 어떤 대기업 회장의 말처럼 한 명의 인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다.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서울대 교수직을 사임하고 연구기관으로 자리를 옮기는가 하면 공과대를 그만두고 의과대나 한의대로 다시 진학하고 과학고나 외국어고의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관계없는 의대로 진학하려고 한다.어떤 조직이든 그 조직을 지탱하는 힘은 적재적소의 인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과 무관한,심지어 문외한들이 조직을 장악하기도 한다.훌륭한 인재를 붙잡아 둘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이른바 자기 사람이니 측근이니 하는 이들을 멀리하고 객관적이며 이성적인 시각에서 일을 처리할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다. 김 원 중 건양대 교수 중문과
  • ‘엽기’ 과기부 / 홍보책자에 동해를 일본해 표기 박장관 ‘이공계 기피 과장’ 물의

    과학기술부가 외국기업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제작한 영어 홍보책자에 우리나라 동해를 버젓이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해 빈축을 사고 있다(위 사진). 21일 과기부에 따르면 박호군(朴虎君) 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조찬강연에 참석해 정부의 ‘외국 연구개발(R&D)센터 유치 지원정책’을 적극 홍보했다.그런데 강연자료로 배포한 20쪽짜리 책자가 사단이 됐다.책 19쪽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구 모양의 지도가 버젓이 실린 것.국호도 정식 명칭이 아닌 ‘남한(South Korea)’으로 적혀 있어 참석자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과기부측은 “홍보책자를 급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잘못된 지도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이 책자를 전량 수거했다.박 장관도 곧바로 대국민 사과성명서를 내고 사죄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 날 강연에서 이공계기피 현상이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 장관은 “우수학생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을 언론에서 도와주려고 문제점을 자꾸 부각시키다 보니 (학생들이)더 기피하는 역작용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실제로는 (이공계)우수학생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 50여명이 의대·한의대 진학을 위해 자퇴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KAIST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자퇴학생수는 6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과기부의 과학기술인력양성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황우석 서울대 교수는 “이공계 기피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최소한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반박했다. 누구보다 과학기술 인력 유치에 앞장서야할 주무부처 장관이 안이한 현실인식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박 장관은 “이공계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미현기자 hyun@
  • 대입 특집 /소년소녀가장·만학도·어학 우수자… 다양한 특별전형 노려볼만

    수능 점수에 자신이 없다면 자기만의 능력이나 경력을 활용해 특별전형에 도전해볼 만하다.대학들은 독자적 기준전형을 통해 다양한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군산대는 선행·효행상 수상자 21명을 뽑는다.소년·소녀가장,봉사상 수상자,고교 3년 개근자 등에게도 문호를 열었다.서강대와 서울시립대 등 15개교는 소년·소녀가장을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선발하기로 했다.서울기독대는 환경미화원으로 10년 이상 재직 중인 자를,광신대와 서남대·경주대 등 26개교는 전업주부와 만학도를 선발한다.경북대는 수능 해당영역 원점수가 1등급인 학생 101명을 수능 특정영역 우수자로 선발,수능 점수가 좋지 않더라도 특정 과목의 수능성적만 좋으면 진학 기회를 준다. 부경대와 한밭대,서울기독대는 학생부의 특정 교과목의 성적 우수자를 내신성적 우수자 전형으로 선발한다.계명대와 대구대,남부대 등 11개교는 각종 경시대회 입상자를 뽑는다.협성대는 부모가 문화관광부에 등록된 전통공예·가구와 관련이 있는 자녀를 가업 승계자 자녀로 특별전형에 포함시켰다.충주대는 중소기업청이 지정한 벤처기업 창업자를 9명 선발하며,경주대는 초·중·고교 12년 개근자를,단국대는 장기복무 군인과 경찰관·소방관·유공자 자손을 특별전형으로 뽑는다. 인천가톨릭대는 교육부에서 인정받은 대안학교 졸업자나 졸업예정자로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을,포천중문의과대는 포천군 거주자와 구미시 거주자를 우선 선발하는 특별전형을 실시한다. 외국어만 잘 해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대구외국어대는 토익 700점,토플 500점 이상을 받은 외국어 능력 우수자를 10명 선발한다.충주대는 텝스 415,토익 530,토플 480점,중국어는 HKS 4급 이상,CPT 450점 이상인 자를 선발한다. 실업계 고교 출신자도 동일계 정원의 3% 이내에서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지난 83년 폐지됐던 실업계고 졸업자의 동일계열 진학 혜택 제도가 21년만에 부활했다.실업계고 졸업 예정자나 졸업자라면 대학에서 실업계고에 설치된 학과와 동일계열이라고 인정하는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있다.종합고 보통과 출신은 지원할 수 없다. 가야대와서남대·호서대 등 11개교는 정원 내에서 430명을,강릉대와 광주대·원광대 등 103개교는 정원 외로 5003명을 선발한다.대구한의대와 대불대 등 6개교는 실업계 고교 출신자 중 자격증 소지자를 199명 뽑는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대리시험 의뢰학생 ‘가짜 서울대생’

    지난 5일 친구에게 수능 대리시험을 부탁했다가 적발된 차모(24)씨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서울대 공대생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7일 수도권 A대 1학년에 재학중인 차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차씨는 “한의대에 가고 싶다.”며 고교 동창인 K대 한의대생 신모(23)씨에게 대리시험을 치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그러나 신씨에 대해 신청한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법원은 “차씨는 달아날 염려가 있어 영장을 발부했지만,신씨는 차씨에 비해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적고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어 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차씨가 고교 졸업 이후 계속 서울대생으로 속여와 신씨를 비롯한 친구들이 모두 차씨를 서울대생으로 알고 있었지만 서울대 학적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대리시험 잇단 적발

    K대학 한의대생이 명문 S대 공대에 다니는 고교동창을 위해 대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5일 대리 수능시험을 부탁한 차모(22·S대 2학년)씨와 대신 시험을 본 신모(23·K한의대 3학년)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차씨는 지난 10월 초 광주 S고등학교 동창인 신씨에게 대리 시험을 부탁하고,신씨는 5일 차씨의 수험표와 주민등록증을 소지한 채 서울 망우1동 S고등학교 수능시험장에서 차씨를 대신해 시험을 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차씨는 한의대나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2002학년도 수능 시험에서 거의 만점을 받고 외모가 비슷한 신씨에게 대리 시험을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차씨는 이날 밤 경찰 조사에서 “전망도 없고 적성에도 안 맞는 공대 대신 의대나 치의대를 가려고 수능을 다시 보려고 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강남경찰서는 이날 동생 대신 강남 Y고등학교에서 1교시부터 4교시까지 대리시험을 치른 H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조모(24)씨를 시험감독관 신고로 적발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이공계출신 사실은 잘나가” 서울대, 개교 첫 입학설명회

    서울대가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공계 기피 현상에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공개적인 수험생 유치에 나섰다. 최근 수년 동안 공대·자연대 지원율이 급감하고,재학생마저 자퇴 후 다른 대학 의대·한의대 등으로 재입학하는 사례가 늘자 기존의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차원의 자구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공대·자연대·농생대 새달 8일 개최 서울대 공대·자연대·농생대는 다음달 8일 교내 문화관 대강당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학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그동안 공대가 전국 일선 고등학교를 돌며 개별 홍보활동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전국단위의 공식 입학설명회는 처음이다.이들 3개 단과대는 전국 고등학교와 입시학원 등에 공문을 보내 입학설명회 참가를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자연대는 이번 입시설명회에 미국 대학에서 일하는 자연대 출신 40대 젊은 교수들이 직접 찍어보낸 동영상과 사회 각 분야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졸업생의 모습을 담은 홍보물을 보여주기로 했다. 농생대도 관악캠퍼스 이전사실을 홍보하는 등 입학설명회에적극 참여할 계획이다.공대는 지난해 일선 고교 홍보에 이용했던 책자 등을 이용할 예정이다.자연대 국양(52) 기획실장은 “‘사오정‘,‘오륙도’ 운운하며 모든 이공계 출신자들에 대해 전망이 없다고 하는 사회적 인식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설명회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美대학교수로 활약 40명 동영상등 홍보 교수와 학생·전문가들은 공개입시설명회의 불가피성을 인식하면서도 최고 학부에 걸맞은 내실화만이 이공계 기피 현상을 치유하는 지름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과대 주종남 기획실장은 “과거에는 이공계열이 전국에서 1% 미만의 학생들만 입학했는데,지금은 8% 수준으로 전락했다.”면서 “‘계란으로 바위치기’격이지만 정부와 학교측이 나서서 공대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이 이공계 기피현상의 근본 치유책”이라고 강조했다. 정창원(24·재료공학부 석사2기)씨도 “보기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실제 공대의 부족한 모습은 감추는 ‘수박겉핥기’식 홍보행사는 이공계 기피 현상의 근본 해결책이 되지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00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공학계열과 경희대 한의대에 동시 합격했지만,경희대를 선택한 조융기(20)씨는 “공대를 졸업해도 공부한 만큼,일한 만큼 대우하지 못하는 사회분위기와 열악한 학업 실태 등이 바뀌지 않는 한 우수한 학생들은 계속 공대를 외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연 이유종기자 anne02@
  • 韓方미인/얼굴에 바르는 칡 인삼 당귀 한방화장품 춘추전국시대

    ‘한국사람 피부는 한방(韓方)으로 다스려라.’ 가히 한방화장품 춘추전국시대다.국내 화장품업체들은 마치 지령이라도 받은 듯 잇따라 한방화장품을 출시하고 있다. 색조·기초화장품에서도 수입 브랜드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자 ‘한방’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내세운 것이다.실제로 태평양 ‘설화수’는 출시 5년 만인 지난해 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고,유명백화점에서 브랜드 단독매장을 여는 것을 검토하는 등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코리아나 관계자는 “한방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은 부작용이 적고 피부와 건강 모두에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2005년에는 최고 8000억원의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 효과면에서는 어떨까.금산스킨클리닉 한승섭 박사는 “한방 재료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천연성분으로 약리 작용과 함께 미용 효과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예컨대 칡뿌리는 모공수축 보습 미백 등의 작용을 하고,녹두는 살균 독소제거 등의 효과가 있다.당귀는 모세혈관의 탄력을 강화하고 피부조직을 재생한다.또 오미자는 수렴 향균 작용을 하며,인삼은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고 피부에 윤기를 준다. ●어떤 제품이 나왔나 지금까지 나온 제품은 태평양 ‘설화수’,한국화장품 ‘산심’,코리아나 ‘한방미인’,로제 ‘십장생’,나드리 ‘상황’ 등.여기에 최근 몇달사이 새로운 한방브랜드가 속속 시장에 진입했다.LG생활건강은 올초 백화점용 한방화장품 ‘더 후’를 출시하고,이달들어 더욱 저렴한 ‘수려한’을 선보였다.고급브랜드인 ‘더 후’에는 피부를 촉촉한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공진단 당귀 녹용 산수유 사향초 오가피 등 다양한 한방 원료가 들어 있다. ‘수려한’은 백옥처럼 희고 고운 얼굴로 꼽히는 중국 4대 미인 ‘서시’의 피부처럼 만들어 준다는 동의보감의 처방 ‘서시옥용산’을 따랐다.30대초반 이후 여성들을 위한 것으로 피부 트러블을 완화하는 녹두,보습 작용이 있는 천화분,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백지,피부에 탄력을 주는 조각자로 구성됐다. 코리아나는 지난달 말 ‘자인’을 내놓았다.코리아나 R&D센터와 경희대한의대가 공동으로 개발,피부 재생 효과가 있는 ‘천정기보단’을 성분으로 하고 있다.한방제품으로는 드물게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주름개선 기능성 제품에 대한 인증을 땄다. 한국화장품 ‘산심’은 110년근 산삼을 조직배양한 추출물을 이용해 피부에 산삼 고유의 효능을 그대로 표현한다.특히 동양여성이 원하는 미백효과가 뛰어나다는 설명이다.최근에는 천연벌꿀을 추가해 피부건조 현상을 개선하는 마사지팩을 출시,한방화장품 라인을 강화했다.로제도 십장생에 이어 최근 ‘천심’을 출시해 수입브랜드에 도전장을 냈다.가시오가피 영지버섯 인삼 녹용 등에서 추출해 낸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 트러블을 최소화하고 탄력,모공수축,재생 등의 효과를 낸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불은 3년 이상의 개발을 거쳐 ‘비원’을 출시했다. ●효과를 내려면 아무리 뛰어난 효과를 지닌 화장품이라 해도 올바른 사용법을 따르지 않으면 효과를 느낄 수 없다.화장품의 사용량과 사용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또 한약을 먹을 때 체질을 고려하듯이 한방화장품도 사용자의 체질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코리아나 한방미인 ‘단액 에센스’는 태음인 피부에 적합한 ‘호산단’과 소양인 피부에 맞는 ‘음청단’,소음인에 좋은 ‘양난단’으로 나뉘어 있다. 최여경기자 kid@
  • 藥大 6년제 추진에 한의사 강력 반발/‘제2 韓 - 藥분쟁’ 번지나

    제2의 한-약(韓-藥)분쟁으로 번지나. 보건복지부가 최근 약사들의 숙원인 ‘약대 6년제’ 전환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히자 한의사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자칫 지난 1993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한-약분쟁에 이어 해묵은 분쟁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약사의 질적 수준 높인다 복지부는 지난 8일 오후 예정에 없던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06년부터 약대학제를 6년제로 2년 연장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이날 오전 대한약사회장이 김화중 장관을 면담한 뒤 약대6년제 개편안을 조속히 매듭지어달라고 요구한 이후 이뤄진 일이다. 복지부는 약대 6년제 전환은 시대적 추세임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유럽의 선진국 대부분이 6년제로 운영하고 있고,일본도 내년부터 6년제안을 시행키로 결정했다는 점을 예로 들고 있다. 무엇보다 약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약사의 배출은 결국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교육부와의 협의절차가 남아 있지만 (약대 6년제 전환은)사실상 성사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방안이 발표되자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약대 6년제 전환을 요구해왔던 대한약사회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만큼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지난 17일에는 전국 20개 대학 약대학장들이 시내의 한 호텔에 모여 약대 6년제 전환 이후 교과목 배정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한의사협회,‘수용 불가’ 선언 예상은 했었지만 한의사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대한한의사협회는 약대 6년제 논의 자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의사협회 김동채 이사는 “약대 6년제 추진은 결국 1993년 한-약분쟁의 원인이었던 한약조제권을 약사들이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면서 “한의약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논쟁과는 별도로 복지부가 추진 중인 국립대 한의대 설치방안에 대해서는 약사회가 결사반대하고 있다.의료일원화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결국 약사회나 한의사협회나 상대방의 숙원사업에 대해서는 똑같이 ‘딴죽’을 걸고 있는 셈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밝은세상 의료봉사단’ 구미서 활동

    밝은세상 의료봉사단(단장 허성우)이 경북 구미시에서 대규모 의료봉사를 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7월 30일 시작해 오는 3일까지 구미시 고아읍 현일고등학교에서 계속되는 의료봉사에는 동국대학 한의대 침구학회와 민족의학연구소 등에 소속된 한의사와 구미지역 개인택시기사 등 2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지병을 앓으면서도 평소 병원에 갈 엄두를 못냈던 농민과 근로자들이 첫날부터 몰려들었다.신경통,중풍,초기 치매 등 증상에 대해 침술과 뜸으로 진료하며,약도 무료로 주고 있다. 구미 한찬규기자 c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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