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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상하자더니 암살 함정?”…이란이 못 믿는 트럼프의 손짓 [핫이슈]

    “협상하자더니 암살 함정?”…이란이 못 믿는 트럼프의 손짓 [핫이슈]

    미국이 이란에 종전 구상을 전달하며 협상 가능성을 띄우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진짜 대화가 아닌 ‘함정’으로 의심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강한 협상”과 “큰 선물”을 거론하며 진전 가능성을 강조했지만, 이란은 공개적으로 협상설을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에 15개 항의 종전 구상안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관련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미국은 이 구상안에 핵 프로그램 해체, 대리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요구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핵과 미사일, 호르무즈 문제를 한꺼번에 묶어 전후 질서를 다시 짜려는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비핵 분야, 특히 에너지와 호르무즈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매우 큰 선물”을 줬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협상 진전론과 달리 전장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습, 미사일 공격이 계속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당국자들과 아랍권 인사들을 인용해 이란이 휴전과 대면 협상 시도를 전략적 함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갈리바프 의장이 접촉 과정에서 암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부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강경파로 분류되지만 현 체제 안에서 드물게 협상 창구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인프라 추가 타격을 미루겠다고 한 조치 역시 국제유가를 낮춘 뒤 군사행동을 재개하려는 전술일 수 있다는 의심도 뒤따랐다. 이런 경계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BBC는 같은 날 미국과 이란 사이에 열린 외교의 문이 아직 “아주 작은 틈” 수준에 머문다고 분석했다. 본격 협상보다 제한적인 예비 접촉 단계에 가깝다는 의미다. 로이터도 이란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같은 중재국을 통한 간접 접촉만 인정할 뿐 직접 협상은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종전 보장과 재공격 금지, 전쟁 피해 보상, 호르무즈 해협 관련 요구를 내세우고 있으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은 거부하고 있다. ◆ “협상 중”이라는데…정작 전쟁 목표는 아직 미완 미국이 협상론을 키우는 배경에는 전쟁을 더 끌고 가기 어려운 현실도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전쟁 목표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미완 상태라고 짚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군사력에 큰 타격을 입힌 건 사실이지만, 이란은 여전히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핵심 농축 우라늄 비축분도 손에 쥔 채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교체를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가지만, 행정부는 이를 공식 전쟁 목표로 못 박지 않았다. 미국은 협상 카드를 흔들면서도 군사 압박은 늦추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이 이미 중동에 배치한 병력 외에 추가 병력 전개도 준비 중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원하더라도 이란이 미국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협상을 말하면서도 언제든 압박 수위를 다시 높일 수 있는 판을 함께 깔아두고 있다는 뜻이다.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이 동의할 경우 자국이 회담 개최국이 되겠다고 공개 제안한 점도 눈에 띈다. 다만 이 제안이 곧바로 돌파구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행동 이후 협상 신뢰가 크게 무너졌다고 보고 있고, 미국은 핵·미사일·호르무즈 문제를 한꺼번에 묶어 압박하려 해 양측 간극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 휴전 신호는 커졌지만, 진짜 종전은 아직 멀다 지금의 외교는 종전 직전 국면이라기보다 서로 요구를 높인 채 기 싸움을 벌이는 탐색전에 가깝다. 미국은 협상 진전을 강조하며 시장과 유가를 달래려 하지만, 이란은 이를 시간 벌기용 전술로 의심한다. 로이터는 종전 구상 보도 뒤 국제유가 상승 폭이 일부 줄었다고 짚었고,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닷새 유예 시한 이후를 새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결국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협상 카드를 내미느냐보다, 그 카드를 이란이 믿느냐에 있다. 지금으로선 “강한 협상”이라는 백악관의 자신감보다 “또 다른 함정일 수 있다”는 이란의 경계심이 더 크게 읽힌다. 이번 종전론이 기대감보다 불신을 먼저 키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사설] 北 “적대국”에도 인권결의 불참, 메아리 없는 구애 멈춰야

    [사설] 北 “적대국”에도 인권결의 불참, 메아리 없는 구애 멈춰야

    정부가 이달 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만 해도 유엔총회 차원의 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면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 협력을 강조했다. 이번의 불참 고려는 북한이 관계 복원을 완강히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대화 복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북한과의 대화는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대북방송을 중단하고, 최근에는 한미 야외 기동훈련도 지난해(51회)의 절반인 22회로 줄여 가며 대화 메시지를 발신해 왔다. 하지만 북한은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에 찬물을 끼얹듯 어깃장을 놓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제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 국가로 공인하고,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면서 다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다지며 대적 투쟁을 공세적으로 벌여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유엔 인권결의안은 2003년 처음 채택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채택됐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해 왔다. 노무현 정부는 기권과 찬성을 오갔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매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부터 불참으로 회귀했고, 윤석열 정부 때는 다시 공동제안국으로 복귀했다. 이제 다시 정부가 바뀌었다고 국제 공조에서 이탈한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 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보편적 가치를 위협하는 심각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해결 의지가 집약된 문명의 산물이다. 인권 문제만큼은 이념을 떠나 일관성 있게 지켜 나간다는 정부의 원칙을 보여 줘야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들의 신뢰도 더 높아질 것이다. 인권은 결코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할 때 원칙 있는 남북 관계도 비로소 가능해진다.
  • 김정은 “한국, 가장 적대적 국가”

    김정은 “한국, 가장 적대적 국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며 대남 적대 노선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적대적 언사는 평화 공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24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한다”며 “가장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면서 다루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 공화국을 건드리는 한국의 행위에 대해서는 추호의 고려나 사소한 주춤도 없이 무자비하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불퇴로 계속 공고히 다지며 적대세력들의 온갖 반공화국 도발 책동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대적투쟁을 공세적으로 벌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연설은 기존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전반적으로 지난달 9차 당대회에서 밝힌 대내외 기조와 입장을 재확인한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헌법 수정과 관련한 문제를 토의했다”고만 밝히며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헌법에 반영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공인’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헌법에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수령의 ‘공인’은 국가 근본 규범의 개정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한국을 ‘제1의 주적’으로 헌법에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 연설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적대적 언사가 지속되는 것은 평화공존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한반도에서 남북 모두의 안전과 번영을 담보할 수 있는 길은 적대와 대결이 아닌 대화와 협력을 통한 평화공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이 이번 회의에서 ‘정상국가화’를 시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서구식 행정 시스템인 ‘경찰 제도’를 차후 소집할 최고인민회의에서 정식으로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은 헌법 이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변경했다.
  • 환율 1517원… 중동발 복합위기 딜레마

    환율 1517원… 중동발 복합위기 딜레마

    유가·환율·물가 3중고에 경제 비상트럼프 유화 발언에 환율 ‘널뛰기’신현송 차기 한은총재 역량 시험대 중동 정세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1510원을 돌파했다. 단순한 환율 상승을 넘어 고유가·물가 불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 발언에 따른 패닉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적으로 태도를 바꾸자 환율이 하락하며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7원 오른 1517.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3월 9일(1549원)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KB국민은행 기준 공항 창구 환전 환율은 1578.3원으로, 1580원에 육박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영향 탓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 시설을 초토화하겠다고 예고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국 뉴욕 증시 개장을 2시간여 앞두고 ‘이란의 에너지시설 등에 대한 군사적 공격 유예’를 선언하자 조기 종전 기대가 높아졌다. 이에 환율은 오후 8시 50분 기준 1492원대까지 떨어지며 혼란이 이어졌다. 중동 전쟁 여파가 이어지며 고유가·고환율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충격 심화에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국제 유가도 치솟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브렌트유도 115달러에 근접했다. 이에 올해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2% 성장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늘어나고 있다. 물가는 뛰고 성장은 더뎌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계감이 커지는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331 오른 99.810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99선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1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처럼 중동 사태로 한국 경제가 복합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위기관리능력과 역량도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에선 신 후보자를 ‘실용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분류하지만,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이 상충하는 가운데 쉽사리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신 후보자는 최근 국제결제은행(BIS)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갈등이 얼마나 지속되느냐, 그리고 유가 상승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에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 향방이) 달려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공급 충격 등이 일시적이라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고 지켜볼 수 있다는 의미다.
  • 한은 차기 총재에 신현송… 인플레 선제 대응 ‘실용적 매파’

    한은 차기 총재에 신현송… 인플레 선제 대응 ‘실용적 매파’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지명했다. 신 후보자는 인플레이션 대응과 과도한 대출 방지를 위해 선제적인 금리 인상 등을 지지하는 ‘실용적 매파’로 분류된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 후보자는 학문 깊이와 실무 통찰력을 모두 갖춘 국제금융과 거시경제의 세계적인 권위자”라면서 “중동 사태로 인해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물가안정과 국민경제 성장이라는 통화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신 후보자는 1959년 대구 출신으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옥스퍼드대와 런던정경대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2006년부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직을 역임했다. 신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을 역임한 뒤 12년간 BIS에서 근무하면서 탄탄한 국제금융 인맥을 쌓았다. 신 후보자는 과거 강연과 발언을 통해 매파적 성향을 드러낸 바 있다. 신 후보자는 지난 2024년 7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불안해지면 이를 낮추기는 훨씬 어려워진다. 그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적일 때보다 훨씬 강력한 통화 정책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선제적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이에 신 후보자의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신 후보자는 2005년 와이오밍주 잭슨홀 콘퍼런스와 2006년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과도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사전 경고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가계대출을 통제해 과도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으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흐름에 상응한다는 평가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법제화를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일각에선 신 후보자가 국제기구에서 오래 근무해 국내 현안에 대한 이해는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중동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 경제와 국내 경제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신 후보자의 전문성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지명 소감을 통해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이끌게 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물가, 성장 그리고 금융 안정을 감안한 균형있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설립 23년 된 주금공, 내부 출신 부사장 0명… 그 ‘핵심 허브’의 흑역사 [경제 블로그]

    설립 23년 된 주금공, 내부 출신 부사장 0명… 그 ‘핵심 허브’의 흑역사 [경제 블로그]

    “부사장은 애초에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냥 위에서 정해져 내려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노동조합이 19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주장한 내용입니다. 내부에서는 “부장까지가 사실상 마지막 단계”라는 말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왜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걸까요. ●부사장은 인사·조직 총괄… 왜 외부서? 주금공은 보금자리론·전세자금보증·주택연금 등을 운영하는 정책금융기관입니다.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가 1032명으로 결코 작은 조직이 아닙니다. 이런 조직에서 인사와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부사장은 사실상 ‘핵심 허브’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상임임원 7명 가운데 내부 출신이 2명(28.6%)에 그치는 등 다른 금융공기업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부사장은 설립 이후 23년 동안 내부 출신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노조와 내부에서는 그 배경으로 ‘외부 중심 인사 관행’을 지목합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이미 위에서 정해져 내려오는 구조라 내부에서는 도전 자체가 불가능한 자리”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역대 부사장은 한국은행 등 외부 출신 인사들이 맡아왔습니다. 이 같은 구조는 최근 인선 지연 문제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2023년 9월 임명된 한은 부총재보 출신 이환석 부사장의 임기가 지난해 9월 종료된 상태지만 후임 인선이 지연되면서 부사장 자리는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직 내부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런 잡음은 조직 사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한 부장급 직원은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인식이 있다 보니 업무를 추진하는데 동기 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공공기관 특성상 일반 직무 인력은 민간으로 이직이 쉽지 않아 나가서 갈 곳도 마땅치 않은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외부 출신 임원의 한계도 반복적으로 거론됩니다. 조직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막상 이해할 즈음이면 임기가 끝나는 구조입니다. 내부에서 “문제 파악이 끝나면 임기가 끝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조직 파악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 거론 노조는 대의원대회 이후 금융노조와 연계해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와 금융당국을 상대로 추가 대응에 나설 계획입니다. 내부 출신 부사장 선임과 함께 상임 임원 중 내부 출신 비중을 최소 3명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갈 방침입니다. 23년간 이어진 ‘고정 좌석’이 이번에는 흔들릴지 주목됩니다.
  • [임혁백 칼럼] 트럼프의 전쟁과 한국 안보 레버리지 대전환

    [임혁백 칼럼] 트럼프의 전쟁과 한국 안보 레버리지 대전환

    지난 2월 2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지휘부 제거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원인과 목표가 모호한 전쟁이었다. 이란 전쟁의 원인으로 핵무기 개발과 엡스타인 게이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정치폭력 등 미국 내 정치 리스크를 덮기 위한 꼬리 흔들기를 들 수 있으나 어느 한 원인도 지배적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의 목표로 지도부 제거, 정권교체, 핵 개발 능력 파괴 등을 들었다. 그러나 수시로 목표를 바꿈으로써 전쟁을 일관되게 수행할 수 없었다. 트럼프는 지도부를 참수하면 이란 국민이 봉기해 정권을 교체시킬 것이라고 오판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손쉽게 체포한 데서 얻은 과도한 자신감이 그를 오판하게 했다. 미군이 이란 지도부를 통으로 폭사시켜 하메네이를 순교자로 만들자 이슬람 신정독재체제에 저항하던 이란 국민들은 반정부 봉기를 하지 않고 새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중심으로 단결했다. 이제 “4주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던 트럼프의 공언은 지켜지기 어렵게 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에너지 공급망의 대혼란이 일어났고, 국제유가가 폭등했다. 해협 봉쇄 해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분열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국내외에서 트럼프와 미국의 위신과 신뢰를 떨어뜨렸다. 트럼프의 돈로주의 대외전략은 미국의 무력 개입을 서반구와 동아시아로 한정하고 다른 지역에는 개입을 자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트럼프는 해군력을 중동에서 인도태평양으로 이동시키는 오바마의 ‘아시아로의 회귀’를 발전적으로 계승했다. 그런데 트럼프가 다시 중동으로 귀환해 이란과의 전쟁에 나서자 미국 우선주의를 신봉하고 해외 개입을 반대하는 마가(MAGA) 지지층이 반발하고 있다. 유럽을 소멸될 문명이라고 조롱하다가 전쟁이 터지자 나토 동맹국들의 조력을 받겠다는 트럼프에게 스페인, 프랑스, 영국은 공군 기지 사용을 거부하거나 지연시켰다. 이란 전쟁에 대한 대내외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트럼프는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추진력과 정당성을 상실한 채 ‘이란의 늪’에 빠지고 있다. 이란 전쟁은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심각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이 미국의 다음 공격 목표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북한은 이란이 아니며, 북한은 미국의 공격을 견딜 수 있는 내구력과 체제 생존 능력이 있다. 첫째,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선제공격하기 힘들다. 둘째,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지정학적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와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공격을 받을 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셋째,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 시 가장 먼저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전쟁에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은 핵무기가 체제를 지켜줄 것이란 북한의 ‘핵 보검론’을 더욱 강화시켰다. 김정은은 미 본토를 겨냥한 핵능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방공자산 고도화, 지하 방공요새망 구축, 드론 방어 능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로부터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한다. 김정은은 ‘두 국가 전략’으로 한국과는 단절하면서도 트럼프와의 대화의 문은 열어 두고 있다. 이란 전쟁은 한국에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전략자산의 소모가 극심해지자 미국은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체와 같은 주한미군의 전략자산을 중동으로 이동시켰다. 더 나아가서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전략자산의 중동 반출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증대시켜 북한의 전술핵에 대한 한국 방어를 어렵게 할 것이다. 군함을 파견하면 이란 전쟁에 참전하는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한미동맹 전력의 ‘중동으로의 이동’이 일어나면서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압력으로부터 숨 쉴 공간을 얻게 된 반면 한국에서는 안보 공백이 일어나 북한의 전략자산에 대한 억제력이 약화됐다. 정부는 전략자산의 반환을 지렛대로 군함 파견 협상에서 국익을 최대화하는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 [기고] 적대성 해소를 위한 북한 바로 알기

    [기고] 적대성 해소를 위한 북한 바로 알기

    남북 관계는 모순적이다. 헌법 3조에서 불법적 세력이 대한민국의 영토 일부를 점거한 것이라고 하면서 헌법 4조에서는 그들과 ‘평화적 통일’을 지향할 것을 못박아 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남북 간 합의는 더욱 복잡하다.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남북 관계는 “나라 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인데 ‘통일 지향’이라는 목표도, ‘특수관계’도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동족’이면서 ‘적’이고, 평화로운 통일을 지향하지만 상대방의 체제는 위협으로 느끼는 모순이 80여 년 동안 켜켜이 쌓여 있는 것이 바로 남북 관계의 본질이다. 이러한 남북 관계는 지속되기 어려운 것이었다. 북한에 대한 적대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민족 통일의 정당성은 강화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목표인 까닭이다. 결국 분단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민족 동질성과 통일의 당위성은 약화했고, 적대성만이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 가게 됐다. 현실을 간파한 북한이 통일 포기와 ‘적대적 두 국가’를 주창하면서 ‘적대성’에 기반을 둔 ‘국가 대 국가’로 노선을 전환했다면, 이제는 남한도 모순적인 남북 관계 패러다임 재설정에 나서야 한다. 물론 큰 방향은 ‘적대성’ 약화를 통한 화해와 협력이어야 하고, 궁극적인 지향으로서의 통일은 그 형태가 어떤 것이든 분단 극복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목표로 남겨 둬야 한다. 북한이 남북 관계의 모순을 ‘적대적 국가 관계’로 해소하려 하더라도, 남한은 분단의 역사와 한반도 평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해 적대성 감소를 통한 관계 맺기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지금이라도 한국 내부에서 작동하는 북한을 향한 실체 없는 적대성과 위협감을 완화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본디 적대감과 두려움은 알 수 없는 존재를 향하게 마련이다. 핵무기와 가난에 찌든 북한 주민들의 얼굴이 아닌 다양한 북한의 모습에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정부가 북한 자료의 개방과 접근성 확대를 추진한 것은 단순히 국민의 알권리와 북한에 대한 객관적 이해 증진에 머물지 않고 평화적 남북 관계로의 전환을 위한 첫걸음이다.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북한 자료에 접근해 북한의 현실을 스스로 확인하고 해석할 때, 북한을 향한 근거 없는 억측이 사라지고 남북한 사람들의 평화로운 관계 맺기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자료 개방은 북한 내부의 변화를 끌어낼 수도 있다. 내부를 향한 ‘선전’과 ‘선동’에 집중한 북한 체제가 남한 시민이라는 독자를 쉽사리 무시하기는 어렵다. 북한 체제가 아무리 ‘적대적 두 국가’를 부르짖어도 남한 시민들 상당수가 자신들의 현실을 ‘그 자체로’ 알게 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체제의 안정적 존립을 위해서라도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정상 국가’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분단체제는 ‘적’과 ‘동족’을 넘나들며 지속되었다. 이토록 모순적 결합이 80여 년 동안 가능했다는 것은 남북 모두 서로를 향한 장벽을 높게 쌓고 상상 속의 상대방에게 매달려 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이 ‘적’임에도 불구하고 ‘동족’임을 강조하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적’이라는 허상의 면면을 인식하는 것으로 방향 전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언젠가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남북이 그때는 망설이지 않고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말이다. 김성경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
  • “북한, 핵 확장하며 실전 경험 축적…한미일에 위협”

    대량살상무기 등 사용 의지 표출美·동맹국에 억지된 상태는 여전북한이 핵무기 등 전략 무기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한 실전 경험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미 정보당국이 평가했다. 미 국가정보국(DNI)은 18일(현지시간) 배포한 ‘2026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사일과 핵탄두를 포함한 전략 무기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며 “대량살상무기(WMD)와 재래식 군사력, 불법 사이버 활동, 비대칭 능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지 표출은 미국과 동맹국, 특히 한국과 일본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해 이익을 얻었고 북한군의 전투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2024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의 전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1만 1000명 이상의 병력을 파견했으며, 이 기간 러시아에 포탄, 군사장비, 탄도미사일을 제공했다는 사실도 담았다. 다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 동맹군에 의해 억지된 상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해 “미국 본토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며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함께 향후 5년간 자국 미사일 및 대우주 능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털시 개버드 DNI 국장은 이날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 정권이 점점 더 자신감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여전히 지역적, 전 세계적으로 우려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선 “중국은 현재로선 무력 충돌 없이 대만과의 통일을 위한 여건을 계속 만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통일을 위한 고정된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 생산적 금융에… 은행들 “엔지니어·변리사 모셔요”

    생산적 금융에… 은행들 “엔지니어·변리사 모셔요”

    “변리사·엔지니어·회계사 모십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가 은행 채용 기준도 바꾸고 있다. 공채 규모는 그대로인데,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판별할 수 있는 심사 인력 확보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생산적 금융이란 혁신기업과 성장 산업에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려는 정책 방향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110명 규모의 신입행원 공채를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신입·경력·보훈 특별채용 등을 포함해 180명을 선발하고, IBK기업은행은 160명을 채용해 전년보다 소폭 줄였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며 우리은행도 상반기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공채 규모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분위기다. 은행권 신입 채용은 2024년 이후 축소된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4대 은행 기준으로 보면 2024년 상반기 650명대에서 지난해 550명 안팎으로 줄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채용의 초점은 ‘규모’에서 ‘전문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변리사, 엔지니어 등 외부 전문가 영입에 나섰고, 신한은행은 공인회계사(CPA) 30명 규모 특별채용과 산업분석 인력 확보를 병행하고 있다. 반도체·바이오·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을 평가하려면 기존 제조업 중심 심사 경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의 핵심은 대출 규모가 아니라 기업을 선별하는 능력”이라며 “산업 이해도가 높은 인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내부 역량 강화도 병행하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첨단 산업 여신 취급 시 성과평가(KPI)를 강화하고 전담 심사역을 육성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첨단전략산업 교육과 포럼 등을 통해 내부 심사 역량을 높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AI 등 혁신기업 대응을 위한 전담 심사 인력을 운영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단순 여신(대출) 확대에서 벗어나 산업별 리스크를 정교하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인력 구성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 공민왕 숨결 서려 있는 ‘임영관’…잉어가 이어준 사랑 ‘월화거리’[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공민왕 숨결 서려 있는 ‘임영관’…잉어가 이어준 사랑 ‘월화거리’[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강릉, 고려·조선 때 대도호부 지위강릉읍성, 남대천 북쪽에 자리잡아 객사 ‘임영관’ 현판은 공민왕 친필읍성 내부 한은 등 공공 건물 밀집명주동, 카페·식당 등 문화의 거리영동선 노선은 예국고성 훼손 피해 ‘월화거리’ 무월랑·연화 이야기 담겨 왕릉 방불케 하는 ‘명주군왕릉’ 명소 강원도 평창에서 강릉으로 넘어가는 대관령이라면 곧 아흔아홉 굽이를 떠올린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사람도 없지 않을 듯하다. 오늘날 영동고속도로는 인천에서 강릉을 잇는 명실상부한 동서횡단길로 기능한다. 이 고속도로는 1971년 신갈에서 새말을 잇는 왕복 2차로로 초라하게 시작했다. 대관령을 넘어 강릉까지 전 구간이 개통된 것은 1975년이다. 대관령 옛길 일부를 고속도로로 활용했으니 아흔아홉 굽이 분위기는 어느 정도 남아 있었다. 지금처럼 산악도로 답지 않게 4차로의 큰 길이 된 것은 2001년이다. 이제는 ‘대관령을 넘어간다’보다 ‘대관령을 지나간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국사성황신·대관령산신 기리는 단오제 여유로운 가족여행이라면 한번쯤은 아흔아홉 굽이로 유명했던 경강로(京江路)로 대관령을 넘어 봐도 좋을 것이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나들목에서 대관령양떼목장을 지나가는 456호 지방도다. 일부는 2차로 시절 고속도로로 쓰던 길을 지방도로 되돌린 것이니 이것도 새로운 경험이 되겠다. 무엇보다 경강로 주변엔 강릉단오제 주신(主神) 범일국사를 모신 국사성황사가 있다. 대관령산신당엔 강릉을 위협하던 말갈을 물러가게 했다는 김유신 장군이 민간신앙의 대상이 되어 자리잡고 있다. 강릉단오제는 새로 빚은 신주(神酒)를 국사성황신과 대관령산신에게 올리며 영동 지역이 근심을 떨치게 해 달라고 비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강릉(江陵)이라는 땅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시대다. 고려사에는 1194년 ‘좌도병마사 최인이 정예 군사 수천 명을 이끌고 남적(南賊)을 공격했는데, 강릉성에 이르러 복병을 설치하고 기다렸다’는 내용이 보인다. 강릉성의 존재도 여기서 처음 나타난다. 남적이란 당시 남부 지방 곳곳을 휩쓸었던 반란세력을 일컫는데 이들이 동해안까지 진출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고려는 강릉을 동원경, 명주, 하서부, 경흥도호부 등으로 불렀다. 고려사는 ‘1308년 강릉부로 고쳤다. 1389년 대도호부로 승격시켰다. 별호는 임영(臨瀛)’이라고 적었다. 강릉의 고구려 시대 이름은 하슬라(何瑟羅)다. 토착어를 음차해 한자로 표기했지만 순수한 우리말 어감이 살아 있다. 하슬라의 ‘하’는 바다나 태양을, ‘슬라’는 땅이나 나라를 의미하는 것이라 한다. 그러니 바닷가 고을이나 해돋는 고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신라는 고구려로부터 이 땅을 빼앗은 이후에도 하슬라라는 이름을 한동안 쓰다가 742~765년 재위한 경덕왕이 한자식 이름인 명주(溟州)로 바꾼다. 명주는 글자 그대로 바닷가 고을이라는 뜻이다. 옛 이름 하슬라의 의미를 그대로 살린 것이다. 임영 역시 바닷가 고을이라는 뜻이다. ‘강변의 언덕’이란 뜻을 가진 강릉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짐작한다. 당나라 시인 이백(701~762)의 ‘아침에 백제성(白帝城)을 떠나며’에 강릉이 나온다. ‘아침에 무지개 구름 사이로 백제성을 떠나 / 천 리 밖 강릉을 하루 만에 돌아온다’는 대목이다. 백제성은 중국의 장강 삼협에 있었다고 한다. 문학작품에서 강과 바다는 ‘끝없이 이어진다’거나 ‘넓고 아득하다’는 이미지로 혼용되곤 한다. 우리 땅이름이 중국화하는 과정에서 장강 북안 징저우(江陵)가 힌트가 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강릉은 고려시대 대도호부의 지위를 조선시대에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대도호부사는 종3품으로 지방관으로는 위계가 높았다. 강릉읍성은 대도호부사가 행정과 군사를 총괄하던 치소(治所)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고려시대 토성으로 처음 쌓은 것으로 보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은 ‘1512년(중종 7년) 석성으로 고쳐 쌓았다. 문을 4곳에 두었고 우물이 14곳, 연못이 2곳’이라고 적었다. 개축한 읍성의 둘레를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1134.6m인데 실제는 1826m라고 한다. 지대가 높은 북쪽과 서쪽 일부는 토성을 그대로 유지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임영관 삼문·칠사당만 옛날 그대로 강릉읍성은 남대천(南大川) 북쪽에 남북이 긴 마름모꼴 모양으로 자리잡았다. 남대천이라는 이름도 강릉대도호부 관아 남쪽에 있는 큰 하천이라는 뜻에서 지어졌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이 기록한 대로 강릉읍성은 동서남북에 가해루(駕海樓), 망신루(望宸樓), 어풍루(馭風樓), 빙허루(憑虛樓)의 누각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읍성 내부 지역은 지금도 관아를 중심으로 한국은행, 기상청, KBS 방송국, 우체국, 과거엔 전화국이었을 KT 지점,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공공성 있는 건물이 밀집한 모습이니 역사는 이어지고 있다. 강릉대도호부 관아는 939년(고려 태조 19년) 세워졌다는 조선시대 기록이 있다. 모두 83칸의 건물이 있었다지만 지금은 객사 정문인 임영관 삼문과 수령의 집무공간인 칠사당만 옛날 것이다. 대도호부 정문과 동헌, 서쪽 언덕 위 의운루(倚雲樓)와 객사 임영관은 최근 복원한 것들이다. 배흘림기둥이 인상적인 임영관 삼문은 강원도에서 유일한 고려시대 건축물이다. ‘증수임영지’에 따르면 염양사(艶陽寺)가 폐사되면서 옮겨 지은 것이다. 임영관 현판은 공민왕의 친필이라고 한다. 공민왕이 1366년 낙산사에 관음 기도를 드리러 가다 강릉에 들렀다. 그런데 큰비가 내리며 강릉에서 열흘 동안 머물렀을 때 임영관 편액을 썼다는 전설이 있다. 삼문 뒤편의 객사 임영관은 일제강점기 초기엔 보통학교로 쓰였다. 하지만 1930년대 이 자리엔 콘크리트로 경찰서 건물이 지어졌다. 수난은 광복 이후에도 이어졌다. 동헌과 칠사당 사이엔 1955년 강릉시청이 들어섰다. 동헌은 강릉시장 사택으로 쓰이다 1967년 헐렸다. 관아에서 길을 건너면 명주동이다. 개성 있는 카페와 음식점, 공연장이 들어서면서 문화의 거리로 발전하고 있다. ‘시나미 명주길’이라는 이름도 붙여졌는데 시나미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을 뜻하는 강원도 사투리라고 한다. 차분하고 품위 있는 골목이라는 인상이었다. ●옛 남대천 철교, 도보다리 ‘월화교’로 강릉시내 중심부에는 또 다른 옛 성터가 남아 있다. 동예(東濊)의 중심이던 시절의 예국고성이다. 동예라면 ‘삼국지’ 동이전을 떠올리게 된다. ‘같은 성끼리 혼인하지 않았고, 호랑이를 섬겨 신으로 여겼다. 살인자는 죽였고, 도적이 없었다. 10월에는 하늘에 제사 지내고 밤낮으로 마시고 춤추고 노래 부르며 즐겼는데, 이 축제를 무천(舞天)이라 했다’는 대목이다. 월화거리는 강릉읍성 동쪽에 있다. 월화거리는 중앙시장과 더불어 강릉을 대표하는 먹거리 타운으로 떠올랐다. 조선총독부가 1925년 수립한 ‘조선철도 12년 계획’에는 부산과 안변을 잇는 동해선도 들어 있다. 일제는 동해선 노선을 정하는 과정에서 1938년 예국고성을 조사한다. 1962년 동해선의 일부로 개통된 영동선 노선이 남대천을 건넌 이후 역(逆) 기역자(ㄱ)자 모양으로 크게 꺾어진 것도 예국고성 성벽의 훼손을 피하려 했기 때문으로 짐작한다. 옛 남대천 철교는 이제 월화거리와 월화정을 잇는 도보다리 월화교로 탈바꿈했다. 대신 KTX 강릉선은 지하터널로 남대천을 건너 강릉역으로 진입한다. 월화거리는 흔적도 찾기 어려운 예국고성의 서쪽 성벽을 따라 조성한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남대천에서 가까운 예국고성 주변은 지대가 낮은 듯 보인다. 예국고성을 버리고 강릉읍성을 새로 세운 것도 상습적인 수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높은 지대를 선택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월화거리는 ‘무월랑과 연화 부인’의 사랑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월화거리에서 조명이 아름다운 월화교를 건너면 월화정이다. 짐작처럼 무월랑과 연화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은 이름이다. 월화정 설화는 강릉 출신 문인 교산 허균의 ‘별연사고적기’에 자세히 실려 있다. 무월랑은 강릉에 머물던 시절 연화와 사귀었는데 경주로 돌아간 뒤 연락이 없었다. 연화는 잉어를 잡아 뱃속에 편지를 넣은 뒤 다시 놓아 주었는데, 이튿날 경주의 무월랑 집에서 음식재료로 사들인 물고기가 바로 그 잉어였다는 내용이다. 강릉 김씨 시조가 되는 김주원의 부모가 곧 두 사람이다. 김주원은 신라하대 진골귀족으로 강릉에서 독자적 세력을 형성해 명주군왕에 봉해졌다. 강릉에는 왕릉을 방불케 하는 김주원의 무덤 명주군왕릉도 있으니 한번 찾아가 봐도 좋을 것이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케데헌의 매력은 K리얼리즘”… K담론을 말하다

    “케데헌의 매력은 K리얼리즘”… K담론을 말하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면서 골든글로브, 그래미상 수상에 이어 대중문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K팝, 영화, 드라마를 넘어 문학, 공연예술, 게임, 음식문화 등 문화 영역 전반에서 전 세계가 소위 ‘한국앓이’를 하고 있다. 계간지 ‘창작과비평’ 2026년 봄호(211호)는 창간 60주년을 기념해 K 담론의 거점 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감당하겠다는 선언적 차원에서 ‘K 담론의 성취와 미래’라는 특집을 마련했다. 박여선 서울대 학부대학 강의 교수는 ‘인간해방의 논리를 구현하는 K문화’라는 글에서 케데헌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성공 요인을 들여다보며 K문화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분석했다. 박 교수는 “케데헌의 문화적 성과는 (일부 평론가들이 설명하듯) 혼종의 이상적 구현이나 로컬-글로벌의 융합이기보다는 감독의 현실 이해에 기초한 리얼리즘에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가 시작하고 처음 1분 동안의 장면은 단순히 한국적 요소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K팝이 현재 한국인과 세계인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가장 한국적 맥락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여준다. 케데헌 속 귀마는 자본주의가 사람들 속에 만들어 놓은 마음의 지옥이며, 잘살고 싶은 마음에 가족을 버린 진우의 수치심과 한은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평범한 대중의 원한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공지능(AI)과 같이 첨단을 달리는 기술 문명이 극성을 부릴수록 불안한 사람이 늘어나고, 존재의 근원과 영혼의 안식, 평온을 갈망하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깨달음이 문화적 욕구가 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사회 구조의 변혁과 동시에 인간해방을 말하며 이를 위한 연대를 노래하는 K문화야말로 지금 세계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 인천시청역 더블 역세권에 GTX 호재까지

    인천시청역 더블 역세권에 GTX 호재까지

    한화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 1140-1번지(인천시청 인근)에 조성되는 ‘포레나더샵 인천시청역’의 견본주택을 지난달 초에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갔다. 올해 인천에 처음 공급되는 2000가구 이상 대단지이자 대형 건설사 컨소시엄 브랜드 아파트다. 단지는 상인천초등학교 인근 간석동 311-1번지 일대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4개동, 총 2568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이 가운데 73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5%(1차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60%, 잔금 35%로, 수분양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췄다. 인천은 비규제 지역으로 취득세·양도세 규제가 없고 실거주 의무도 적용되지 않는다. 전매 제한은 12개월이며 중도금 전액 대출이 가능하다. 단지는 인천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인천시청역과 1호선 간석오거리역을 걸어서 다닐 수 있으며, 차량으로는 경인로를 통해 수도권 제1·2순환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향후 인천시청역에는 GTX-B 노선이 개통 예정돼 있어 서울역,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아질 전망이다. 또한 스마트홈 플랫폼 ‘홈닉’을 도입해 조명·가전 제어와 관리비 확인, 커뮤니티 예약 등을 앱으로 할 수 있으며, 주차장에는 천장형 전기차 충전 시스템 ‘EV 에어스테이션’이 설치된다. 단지는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설계로 조성된다.
  • [씨줄날줄] 공습당한 세계유산

    [씨줄날줄] 공습당한 세계유산

    이란에 간 때는 2008년이지만 기억이 다 희미한 것은 아니다. 리터당 100원에 불과했던 휘발유값을 잊는 것은 불가능하고, 페르시아 왕조의 이란 문화도 생생하다. 경주와 같은 문화유산의 보고 이스파한은 특히 매력 있었다. 이스파한은 흔히 ‘세상의 절반’이라 불린다. 사파비 왕조의 압바스 1세가 1598년 수도로 삼은 이후 전 세계 상인이 모이는 국제무역 중심지로 떠올랐다. 여행자들은 ‘이슬람 세계 최고의 건축 도시’라고 입을 모았다. 이스파한은 인구 수십만을 헤아리는 세계 최대 도시로 번영했다. 이스파한 중심에는 길이 560m·폭 160m의 광장이 있다. 모스크와 궁전, 왕실 부속 시장으로 이루어진 회랑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며 유네스코는 이맘 광장(Meidan Emam)이라 적었다. 하지만 택시는 ‘나크셰 자한’이라고 해야 데려다 준다. ‘세상의 원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세상의 절반’을 뛰어넘는 자부심이다. 체헬 소툰은 압바스 2세가 외교사절을 맞이하는 접견실로 지은 궁전이다. 페르시아 전통에 기반했지만 이슬람 미술의 특징이 진했다는 기억이 있다. 사파비는 시아파 이슬람을 국교로 정착시킨 왕조라고 한다. 체헬 소툰은 ‘40개의 기둥’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궁전의 기둥은 20개다. 궁전 앞에 펼쳐진 연못에 비친 그림자까지 40개라는 것이다. 체헬 소툰의 정원은 8곳의 다른 페르시아 정원과 함께 세계유산에 올랐다. 이스라엘이 이스파한의 유적 여러 곳을 공습하면서 이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피해 목록에 체헬 소툰 궁전과 알리 카푸 궁전도 있으니 더욱 유감스럽다. 알리 카푸 궁전은 이맘 광장의 회랑을 이루는 건축물 중 하나로 사파비 왕조의 접견 및 연회 시설이었다. 이스파한은 이란의 핵 연구기지로도 유명하지만 관련 시설은 15㎞나 떨어져 있다. 유네스코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분쟁 당사자 모두에 세계유산 좌표를 미리 알려 주었다지만 마이동풍이었다.
  • 수수료 1000억, 과징금은 조 단위?

    은행권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제재 수위를 두고 금융당국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과징금 규모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통해 2조원에서 1조 4000억원으로 30%가량 감경됐지만 은행권은 노동조합까지 나서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라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18일 정례회의에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의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과 과태료, 기관제재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 제재심에서 결정된 과징금 규모는 국민은행 8000억원, 하나은행 2400억원, 신한은행 2300억원, 농협은행 1600억원, SC제일은행 9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기관제재 수위도 일부 영업정지에서 기관경고로 낮아졌다. 과태료는 기존과 동일한 1600억원이다. 공은 금융위로 넘어왔지만,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와 안건소위 검토가 길어지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일각에서는 18일 회의에서 과태료를 비롯한 일부 제재만 먼저 확정 짓고 쟁점 사항은 다음달로 연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5개 은행은 홍콩 ELS 가입 고객 가운데 약 97%를 대상으로 자율배상을 마쳤으며, 최근 진행된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강조한 점을 부각하며 과징금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과도한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생산적 금융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앞서금감원은5개 은행이 불완전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부당이득 규모를 1000억~11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사측을 대신해 벌어들인 이득에비해수조원의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정치권 등을 상대로 전방위 공세에 돌입했다. 16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ELS 과징금 부당 제재 중단을 촉구하는 3차 회견을 열 예정이다.
  • [사설] 군함 보내라는 트럼프… 동맹 비용·국익 사이 절묘한 균형을

    [사설] 군함 보내라는 트럼프… 동맹 비용·국익 사이 절묘한 균형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석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은 직접 항로를 책임져야 한다”며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군함을 파견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이 공식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동맹국인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에 국익이 걸려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참전은 간단한 문제일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에 이란은 어제 곧바로 “분쟁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삼가라”고 엄포를 놓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기였던 2020년에도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당시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한 직후 해협 안정화 작전에 한국의 동참을 요구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임무 구역을 확장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상선의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미국 요구를 수용, 이란의 위협을 피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미국이 다국적군 형식의 파병을 요구할 경우 ‘독자 파견’ 방식의 우회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별도의 국회 비준 동의까지 필요할 수 있다. 더욱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적으로 정당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크다. 그런 데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며 통행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어 위험 부담은 훨씬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그제 동해상으로 1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주한미군 기지에서 패트리엇 미사일과 사드 일부가 중동으로 빠져나가며 대북 억제 능력의 손실이 걱정되는 시점이다. 이번 전쟁이 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거라는 전망이 미국 내에서도 제기된다. 그렇다고 파병을 거부하면 한미 관세협상 후속 합의, 방위비 분담금 등 군사안보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국제 해상교통로 안전과 항행의 자유는 모든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법의 보호 대상이란 점에서 거부 명분도 마땅치 않다. 두부모 자르듯 성급한 결론을 짓지 말고 중동 정세와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의 대응을 지켜보며 평화유지군 방식의 참여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미국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JD 밴스 미 부통령과 만나 핵추진잠수함·원자력 등 안보 분야 합의 사항의 조속한 이행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미 간 정상회담 후속 협의와 함께 조선업·방산 등 한미 상호 간 경제안보의 실질적 협력 기반 확대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 ‘최대 20조’ 추경안, 이달 신속 제출… 에너지 바우처 등 추진

    ‘고유가·고환율’ 등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가 한국을 타격하기 시작하자 정부는 경제를 지탱할 재정 방파제 마련에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초점은 ‘민생 안정’에 맞춰지고 규모는 2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당국 관계자는 15일 “법인세 신고·납부 시한인 3월 말 이전에 조속히 추경안을 마련해 국회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오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통과하면 직접 추경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임기근 기획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동 상황 점검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국민 부담을 하루라도 빨리 덜기 위해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추경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초고속 추경’의 핵심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을 완화하는 데 있다. 기획처는 주요 추경 사업으로 ▲물류·유류비 부담 경감 ▲서민·소상공인·농어민 등 민생 안정 ▲수출기업 지원 등을 꼽았다. 정부는 정유사의 공급가격 상한을 제한하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손실 보전 재원과 에너지 바우처 등 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추경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추경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20조원 안팎이 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조~20조원 정도가 적정한 규모”라고 내다봤다. KB증권 등 민간 연구기관도 ‘10조~20조원’을 제시했다. 역대 추경 사례와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 세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20조원 안팎이 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재명 정부의 지난해 첫 번째 추경 규모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 12조원을 포함한 31조 8000억원이었다. 임 차관은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활용해 편성함으로써 국채·외환시장 등의 영향은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추경으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추경 편성이 수요 측 압력을 통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잠재성장률보다 낮다는 점을 꼽았다. 현재 경제 성장세가 기초 체력에 미달한 상황이어서 돈을 풀어도 물가를 끌어올릴 만큼의 소비·투자 활성화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의미다.
  • 남한 방공망 틈 노린 北… 방사포 10발 동시 도발

    남한 방공망 틈 노린 北… 방사포 10발 동시 도발

    북한이 지난 14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주한미군 자산이 반출되며 방공망이 약화된 틈을 노린 의도적 행동으로 평가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0㎞ 사정권 안에 있는 적들에게 불안을 줄 것”이라며 이번 도발이 대남 위협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김 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관한 가운데 인민군 서부지구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격 타격훈련이 전날 진행됐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600㎜ 초정밀 다연장 방사포 12문과 2개의 포병중대가 동원됐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1월 27일 이후 47일 만이며 올해 들어 3번째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우리 군은 이날 오후 1시 20분경 북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0여발을 포착했다”며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약 350㎞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훈련을 지켜본 김 위원장은 해당 무기가 대남 타격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에 대한 적대심을 가지고 있는 세력, 즉 420㎞ 사정권 안에 있는 적들에게는 불안을 줄 것이며, 전술핵무기의 파괴적인 위력상에 대한 깊은 파악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무기는) 철저히 방위를 위한 것”이라면서도 “외세의 무력도발과 침공을 예방하지 못할 경우 이 방위 수단들은 즉시에 제2의 사명, 즉 거대한 파괴적 공격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방어 성격이지만, 유사시 타격용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다. 이번 도발은 일차적으로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FS) 기간에 진행된 점에 비춰 연합훈련에 대응하는 성격으로 평가된다. 다만 한꺼번에 10여발의 발사체를 날린 점은 이례적이다. 주한미군의 패트리엇(PAC-3) 등 방공 무기체계가 반출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위협의 강도를 더욱 높인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타격 범위를 직접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420㎞는 수도권과 경기 평택 주한미군 기지 등을 모두 타격할 수 있는 범위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평택, 오산, 군산 등 주요 주한미군 비행 기지와 한국군의 비행 시설을 정밀 타격권 내에 두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면서 “약 60~80발이면 한국 내 핵심 공군 전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적들’이라는 표현으로 주한미군까지 위협 대상임을 시사했지만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에 연합 연습에 대한 반발 및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무력시위를 펼치면서도 메시지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을 앞둔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북미 대화에 대한 관심을 표한 상황까지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 홍 위원은 “420㎞ 내 적수들이라고 복수로 말한 것은 미국을 칭해서 자극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 내용적으로는 미국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이 정도 수준에 있는 북한을 상대하려면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압박하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협상하는 ‘통미봉남’ 전략을 재확인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로 못박으면서 트럼프와 직거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주한미군 자산을 자국 이익에 따라 언제든 뺄 수 있는 트럼프의 ‘거래적 동맹관’을 확인한 북한이 앞으로 더 공세적인 시험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고] 공직의 품격은 절제에서 나온다

    [기고] 공직의 품격은 절제에서 나온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 헌법 제7조 제1항이 밝히는 공직의 원칙은 분명하다. 공직사회는 국민의 신뢰 위에 서 있으며 그 신뢰는 정책의 성과 이전에 조직 내부의 공정에서 비롯된다.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것이고 직위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의 자리다. 이 기준이 흔들리면 정부에 대한 신뢰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공직사회에서 이른바 ‘간부 모시는 날’과 같은 관행이 지적된 것은 공직자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계기다. ‘간부 모시는 날’은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사비로 상급자의 식사 비용을 부담하는 관행을 뜻한다. 팀마다 특정 요일에 국·과장 등 상급자와 함께 식사하고 막내나 팀 총무가 미리 선호 메뉴를 확인해 식당을 예약해 동행하기도 한다. 식사 이후 커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하급자가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과 노동까지 떠안게 된다. 이 같은 관행은 공정과 신뢰의 기준에 부합하기 어렵다. 겉으로는 자발적 배려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암묵적인 압력을 낳고 조직의 위계적 문화를 강화할 수 있다. 간부는 배려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먼저 책임을 감당하고 솔선수범해야 하는 자리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그간 두 차례 실태조사를 통해 현황을 점검하고 근절을 추진해 왔다. 중앙·지방정부 대상 대책회의와 현장 간담회를 통해 기관별 후속 조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애로사항과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또한 ‘간부 모시는 날’ 근절 우수사례와 홍보물을 전 기관에 공유해 공직사회 전반에 개선 분위기가 확산되도록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최근 1년 내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했다는 응답 비율은 2024년 18.1%에서 2025년 11.1%로 감소했다. 분명 의미 있는 변화지만 여전히 일부 현장에는 관행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행안부는 이달 중 추가 점검을 통해 현장의 변화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화는 실태조사나 지침만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제도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힘은 결국 현장의 선택에서 나온다. 상급자가 먼저 직원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고 상급자가 먼저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된다. 관행은 스스로 멈출 때 비로소 사라진다. 이는 단순한 식사 문화 개선을 넘어 공직사회가 어떤 기준 위에 설 것인가의 문제다. 공정과 신뢰는 외부를 향한 약속이기 이전에 내부의 규범이어야 한다. 조직 내부에서도 납득되지 않는 기준으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작은 불공정이 누적되면 조직은 무감각해지고 그 영향은 행정의 품질과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관행이라는 관성을 끊어내는 실천이다. MZ세대 저연차 공무원의 이탈은 또 하나의 중요한 신호다. 보상과 근무 여건 개선도 중요하지만 존중과 공정의 문화 없이는 유능한 인재를 지키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젊은 공무원들이 체감하는 공정은 거창한 구호보다 사소한 부담을 강요하지 않는 조직문화에서 시작된다. 공직사회 내부의 공정이 바로 설 때 국민 신뢰도 더 단단해진다. ‘모시는 관행’을 깨고 책임과 존중의 기준이 자리잡을 때 공직은 다시 국민의 신뢰 위에 굳건히 설 것이다. 행안부는 관행의 잔재를 면밀히 점검하고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끝까지 살필 것이다. 공직의 품격은 특권이 아니라 절제에서 나온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 DL이앤씨, 10개 금융사와 ‘압구정5구역’ 업무협약

    DL이앤씨, 10개 금융사와 ‘압구정5구역’ 업무협약

    DL이앤씨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과 5대 증권사(KB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등 총 10개 금융기관과 ‘압구정5구역을 위한 하이엔드 금융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압구정5구역 재건축 과정에 금융 서비스인 ‘더 리치 파이낸스’ 파트너스를 도입한다. 단순 대출 지원을 넘어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한 자산 관리부터 세무 컨설팅, 상속·증여 등을 아우르는 통합 금융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인 DL이앤씨의 재무 안정성과 국내 최상위 금융기관의 자본력을 결합해 조합원들에게 하이엔드 금융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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