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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아름다운 건축물’ 6곳 선정

    ‘전남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은 어떤 것일까’ 전남도는 16일 건축문화 창달과 젊은 건축인 양성 등을 위해 주최한 ‘제1회 전라남도 아름다운 건축물’에 해남문화회관, 여수 소미헌 주택 등 6곳을 선정했다. 이밖에 ▲담양 삼인재 ▲함평다이너스티 컨트리클럽(CC) ▲담양 단독주택 ▲영광 보건소 등이 선정됐다. 특별상을 수상한 담양 삼인재는 전통의 한옥 양식으로 건축돼 눈길을 끌었으며 이 지역 전통한옥의 보급확대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선정 건축물은 도가 인증하는 동판이 제작, 부착돼 건축주와 설계자의 자긍심을 높여주게 된다. 아름다운 건축물은 그 해에 준공된 건축물을 대상으로 전문가의 현지확인 등을 거쳐 선정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아름다운 건축물 사진과 설계도면 등은 오는 6월까지 22개 시·군을 돌며 전시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부고]

    ●박형배(전 대한석재 회장)씨 별세 상철(대정사 대표)상진(에스제이트레이딩 〃)씨 부친상 황한석(삼성물산 토목사업부문 상무)씨 빙부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3410-6916 ●김용술(전 신한투자금융 대표)씨 상배 성오(안양에덴교회 목사)경오(동양제철화학 상무이사)씨 모친상 정병진(KGI증권 상임감사)씨 빙모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9시 (02)3410-6918 ●남치주(서울대 교수)호연(조흥은행 조사역)호현(남치과병원장)호선(동우건축 감리단장)씨 부친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6시 (02)3410-6917 ●류갑오(연세대 대외협력부장)씨 부친상 1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392-0299 ●박원훈(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원흥(주식회사 TST 부사장)원암(홍익대 무역학과 교수)씨 모친상 한옥수(단국대 명예교수)홍종화(숙명여대 음대교수)씨 시모상 이상현(삼성전자 상담역)씨 빙모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2)3410-6915,6925 ●김일주(진로발렌타인스 전무)씨 모친상 13일 보라매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2)831-2899 ●문영기(전 오메가월드 부사장)득웅(전 고려산업 상무이사)창린(전 고려대 부장)씨 모친상 은선(대전MBC 기자)씨 조모상 전해천(전 고려대 부총장)배중현(삼현직물 대표)윤영호(전 백림상사 〃)씨 빙모상 13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30분 (02)590-2538 ●정영환(전 건국학원 재단이사)씨 상배 재원(새화비나 부사장)재윤(명승건축 대표)씨 모친상 윤귀섭(금융결제원 상임고문)권오형(대성회계법인 대표)이광수(전남대 경제학부 교수)황흥주(충정회계법인 대표)씨 빙모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10시 (02)3410-6905 ●조성섭(충남대 농공학과 명예교수)씨 별세 관희(현대해상화재 대전지점 부장)씨 부친상 지석문(대한장류공업협동조합 전무)조규현(자영업)윤진용(삼성화재 대전보상센터 과장)씨 빙부상 14일 충남대학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42)257-6944 ●임호섭(파이낸셜뉴스 노조위원장)철민(LG서비스 직원)씨 부친상 13일 전주 금성장례예식장, 발인 15일 오전 9시 (063)276-4445 ●임정윤(평화섬유 부장)씨 모친상 14일 경희의료원, 발인 16일 오전 7시30분 (02)958-9547 ●조정연(상호저축은행중앙회 선임조사역)씨 부친상 14일 부여중앙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41)834-3699 ●한상기(건국대 교수)상효(재미사업)씨 모친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3010-2238
  • 청계천·북촌 도보관광코스 10월 신설

    청계천과 북촌 한옥마을에 해설자의 설명이 무료로 제공되는 도보관광코스가 신설된다. 서울시는 13일 6곳이던 ‘해설사와 함께 하는 4대문안 도보관광코스’에 오는 10월부터 청계천과 북촌 등 2곳을 새로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계천코스는 9월말 완공되는 청계천 복원공사에 맞춰 광교에서 동대문까지 이어지는 약 2.5㎞ 구간이다. 여기서는 청계천의 역사와 복원과정, 옛 다리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운현궁에서 시작돼 북촌문화센터, 불교미술관, 계동 31번지 한옥마을 등을 거치는 북촌 한옥마을 코스는 한옥의 유래와 역사에 대한 해설 외에도 이 일대 공방에서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과 북촌을 둘러보며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서울을 느끼도록 3∼4시간짜리 도보코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만여명이 6개 도보코스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가 운영중인 해설을 들을 수 있는 도보관광코스는 정동, 경복궁, 창경궁 일대 각각 2개씩 모두 6개. 코스에 참여하고 싶은 1∼20명의 국내외 관광객이나 시민들은 인터넷 홈페이지(www.visitseoul.net)를 통해 3일전에 예약해야 한다. 우리말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 서비스가 제공되며 안내는 코스별로 오전10시, 오후 2시, 오후 3시 등 하루 3차례로 궁궐 등의 입장료는 각자 부담해야 한다.(02)3707-9453.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 최명희 ‘혼불’의 배경 남원

    [문학이 머문 풍경] 최명희 ‘혼불’의 배경 남원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때때로 나는 엎드려 울었다. 그리고 갚을 길도 없는 큰 빚을 지고 도망다니는 사람처럼 항상 불안하고 외로웠다. 좀처럼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모아놓은 자료만을 어지럽게 쌓아둔 채 핑계만 있으면 안 써보려고 일부러 한눈을 팔던 처음과 달리 거의 안타까운 심정으로 쓰기 시작한 이야기 ‘혼불’은 드디어 나도 어쩌지 못할 불길로 나를 사로잡고 말았다.” ●혼을 담은 예술소설 ‘혼불’은 최명희(1947∼1998)가 지난 80년 4월부터 96년 12월까지 17년 동안 혼신을 바친 대하소설이다.20세기 말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연 기념비적 작품으로 유명하다. ‘혼불’은 일제 강점기인 1930∼40년대 전북 남원시 사매면의 유서깊은 ‘매안 이씨’ 문중의 무너져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宗婦)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상민마을 ‘거멍굴’사람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근대사의 격랑속에서도 전통적 삶의 방식을 지켜 나가는 양반사회의 기품, 평민과 천민의 고단한 삶과 애환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특히 우리 선조들의 세시풍속, 관혼상제, 음식, 노래 등 민속학적, 인류학적 기록들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아름다운 모국어로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혼불이 살아있는 마을 전북 남원시 사매면에서는 작가가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 같다.”고 글쓰기의 힘겨움을 호소했던 ‘혼불’의 주요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 서도리 노봉마을은 혼불의 주 무대이다. ‘혼불마을’로 이름 붙여진 동네 입구에는 ‘꽃심을 지닌 땅’‘아소 님하’라는 글귀가 새겨진 한쌍의 장승이 방문객을 맞는다. 그 옆으로 ‘최명희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노적봉을 병풍처럼 뒤로 하고 자리잡은 혼불마을은 아담하고 평화로운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마을 맨 위에는 청암부인, 율촌댁, 효원, 강모가 거주했던 ‘종가’가 자리잡고 있다. 마을을 굽어 보는 솟을대문에 들어서면 중마당에 매화고목이 양반가의 기상을 보여 준다. 지난해 마을 옆에 ‘혼불문학관’이 건립됐다. 연못과 잔디밭, 물레방아가 조성된 6000여평의 문학관은 공원을 연상케 한다. 고래등 같은 전통한옥으로 지어진 문학관에서는 작품일지와 유품, 소설속의 주요 장면을 인형극과 디오라마로 볼 수 있다. 몽블랑 만년필로 정성스럽게 써내려간 육필원고와 생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문학관 대청마루에 서면 소설의 중심무대였던 노봉마을이 눈 아래로 펼쳐진다. 멀리 남원의 주봉인 천황봉, 임실 성수산, 진안 운장산, 장수 팔공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문학관 옆에는 청암부인이 만든 ‘청호저수지’가 자리잡고 있다. 농사짓는 물이 부족해 청암부인이 실농한 셈치고 2년여에 걸쳐 만든 것이다. ●정겨운 문학적 공간들 노봉마을을 벗어나면 ‘구 서도역’이 눈에 띈다. 서도역은 작품의 중요한 문학적 공간이다. 종손 며느리 ‘효원’이 대실에서 매안으로 신행 올 때 기차에서 내리던 곳이고, 강모가 전주로 학교 다니면서 이용하던 장소다. ‘신 서도역’은 2002년 새로 역사를 지어 이전했다. 소설속의 서도역은 1932년 준공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옛 서도역이다. 녹슨 철로와 수동 신호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남원시는 조만간 이곳을 영상촬영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반촌의 외곽지대였던 ‘거멍굴’과 ‘고리배미’는 매안 이씨의 집성촌인 상신마을이다. 작가가 “소쿠리 안에 들만치 도래도래 모여 앉은 납작한 초가집들”이라고 표현한 거멍굴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천민촌이었다는 사실이 이곳 사람들을 떠나 보냈기 때문이다. 거멍굴은 무산마을, 고리배미는 인화마을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청암부인이 민촌에 있기는 아깝다고 말한 고리배미 ‘황장목 숲’은 여전히 푸르고 기운차다. 작품속에 강모가 안서방의 등에 업혀 면소재지 보통학교를 다닐 때 소피를 보기 위해 쉬어가던 ‘늦바우고개’ 떠꺼머리 노총각 춘복이가 신분상승을 위해 간절한 소망을 빌던 ‘달맞이 동산’ ‘당골네 집터’ 등도 옛모습을 떠올리며 살펴볼 수 있다. ●꺼지지 않는 혼불 정신 최명희는 1947년 10월 10일 전북 전주시 경원동에서 2남4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본적은 소설의 주 무대인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560번지. 작가는 학창시절부터 일찍이 빼어난 글솜씨를 인정받았다. 전주 기전여고 3학년때인 65년 전국남녀문예콩쿠르에서 수필 ‘우체부’가 장원으로 뽑혀 학생작품으로서는 처음으로 고교 작문교과서에 실렸다. 72년 전북대 문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모교인 기전여고에서 국어를 가르치다 74년 서울 보성여고 국어교사로 부임했다. 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쓰러지는 빛’이 당선돼 등단했다. 이때 작가의 나이 서른세살. 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2000만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에 ‘혼불’이 당선됐다. 그해 2월 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보성여고 교사를 사임하고 이후 17년 동안 ‘혼불’ 창작에 전념했다.84년 서울신문에 단편소설 ‘이웃집 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96년 12월 대하소설 ‘혼불’ 전5부 10권이 출간됐다. 생활이 어려운 작가를 위해 97년 9월 ‘작가 최명희와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 후원 모임이 창립됐다.97년부터 98년 사이에 단재문학상, 세종문화상, 전북애향대상, 여성동아대상, 호암상 등을 수상했다. 하지만 혼불이 완간된 지 2년이 채 못된 98년 12월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간다.’는 짧은 유언을 남긴 채 지병인 난소암으로 세상을 떴다. 향년 51세. 묘지는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동물원 입구에 마련됐다. 전주시는 이곳에 문학비를 세우고 ‘혼불공원’이라고 이름지었다.99년부터 전라문화연구소, 혼불기념사업회 등이 매년 ‘혼불문학제’를 열고 ‘혼불학술상’을 제정해 작가의 문학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司試합격자 ‘영감’대신 ‘형사’ 지원 늘어

    사법시험 합격자들이 대거 경찰로 몰리고 있다. 경찰청은 사법연수원 수료예정자를 대상으로 2005년도 경정특채를 실시한 결과 10명 모집에 89명이 응시해 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0.3대 1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1999년 6명을 뽑은 경정특채에 13명이 지원,2.1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4배 이상이나 높아졌다. 사법시험 합격자들이 경찰로 진로를 잡는 것은 취업난과 무관치 않다. 올해 수료예정인 제34기 사법연수원생 957명 가운데 법원과 검찰에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인원은 180명 선. 나머지는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한다. 보통 사시합격자가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판·검사로 임용되면 3급 공무원(부이사관)에 준하는 대우를 받지만 경정 계급장은 두단계 낮은 5급(사무관)에 해당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법연수원 수료자의 취업난도 한몫을 했겠지만 경찰에 투신하면 일선 경찰서 과장급으로 임용되어 치안일선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데다, 최근 경찰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도 지원자가 증가한 이유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오는 2월말 결정되는 특채 합격자는 12주 교육을 받은 뒤 일선서에 배치된다. 한편 현직경찰 가운데 사법고시 합격자는 모두 20여명에 이른다. 사법고시출신으로 경찰총수에 오른 사람은 1949년 이호,1960년 조인구,1960년 강서룡,1966년 한옥신 치안국장 등 모두 4명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해넘이 섬 강화도

    [뒷골목 맛세상]해넘이 섬 강화도

    한 해가 저문다. 한 해가 저문다고 해서 서녘 하늘에 곱게 지피는 노을이야 여느 때와 하등 다를 바가 없겠지만, 그러나 한 해가 저무는 무렵의 노을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만은 어쩔 수 없이 만감이 겹쳐 노을 못잖은 붉은 색감으로 켜켜이 타오를 터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감회도 감회려니와, 어쩐지 허송으로 보낸 것 같은 후회와 안타까움에 겹쳐 자칫 가슴을 에는 한 가닥 회한도 없을 수 없으리라. 아아, 나는 왜 그렇게밖에 못했을까. 조금만 더 정신을 차렸더라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텐데. 어차피 나는 그 정도밖에는 안되는 것일까. 나는 왜 좀 더 마음을 비우지 못했을까. ●자성과 다짐의 나들이 코스로 제격 한 해를 보내고 다가올 새해를 기다리는 순간에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가다듬어 자성(自省)의 기회로 삼는 정경은 얼핏 보기에 참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자성이 지나쳐 자칫 회한이며 자학에까지 이른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더욱 힘든 짐을 지우는 일이 되고 만다. 만일 그대에게 자성이 지나쳐 힘든 조짐이 보인다면, 그대는 과감히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 해넘이 여행길에 나서자. 이왕 한 해가 저무는 무렵이니, 가까운 서해안이라도 찾아 수평선에 펼쳐지는 낙조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서울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서해안으로는 역시 강화도가 제격일 터이다. 신촌로터리 어름에 있는 강화행 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면 불과 한 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는다. 아득한 옛 시절에야 서울에서 강화까지의 나들이가 걷고 배를 타는 일정으로 꼬박 이틀이 걸렸다는 사실이 얼핏 상상이 가지 않지만, 어쨌든 한 시간 거리에 섬이 있고 해넘이의 해안이 있다는 것은 서울에 사는 이들의 행운이지 않으랴. 강화읍에서 군내버스를 타고, 외포리에서 다시 석모도행 배를 갈아탄 다음에 보문사를 찾아가자. 보문사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예부터 강화 8경으로 꼽히는 명승(名勝)이지만, 특히 보문사의 눈썹바위에 있는 높이 7미터의 거대한 마애석불좌상 앞에서 내려다보는 서해의 낙조는 더 이상 언설이 필요 없는 장관이다. 강화도의 해넘이 장소로는 구태여 석모도며 보문사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강화도의 서쪽 해안선 일대에 널린 돈대를 위시하여 어디를 가든지 뛰어난 해넘이 장소가 아닌 곳이 없다. 또한 경관이 그럴 듯한 장소에는 이미 횟집이며 카페, 민박집, 그리고 요즘 들어 부쩍 유행하는 펜션들이 눈에 질리도록 저마다 입간판에 뛰어난 해넘이를 내세우고 있다. 황금빛 노을, 노을이 내리는 아름다운 집, 노을과 함께, 추억 속으로, 뱃고동, 추억여행…. 그러나 이왕 석모도까지 찾아온 길이라면 역시 보문사의 마애석불좌상 앞이다. 아름드리 고목의 가지 사이로 저녁 해가 기운다. 이윽고 저녁 해가 그대의 눈길 아래로 떨어지고 그렇게 가없는 하늘은 물론 잔잔한 겨울바다마저 붉게 물들이며 노을이 지피는 순간, 그대의 힘든 몸뚱어리 또한 서서히 노을 속에 함께 지피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어디 그대의 몸뚱어리뿐이랴. 그대의 몸뚱어리가 노을로 지피는 동안에 마음속의 회한이며 자학 따위도 함께 지펴, 마침내 그대를 새털처럼 가볍게 하리라. 그렇듯 새털처럼 가벼워진 그대가 무심코 눈썹바위에 서 있는 거대한 부처님을 돌아보면, 부처님 또한 노을 속에 함께 지피면서 그대를 향해 빙긋이 웃어보일지도 모른다. ●‘강화 8경’으로 꼽히는 보문사 낙조 불교에서는 세상에 하고많은 욕심 중에서도 가장 더럽고 끔찍한 욕심을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공부에 대한 욕심으로 규정하고 지극히 경계해 마지않는다. 자칫 공부란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현재의 나를 인정하지 못한 채, 좀더 밝고 아름다운 무엇으로 나를 바꾸려 한다면, 바로 그런 공부야말로 얼마든지 더럽고 끔찍한 욕심으로 꾸짖어 마땅하다는 식이다. 대저 공부란 무엇인가.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공부가 아닌가. 그렇듯 ‘지금 이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제자가 부처에 대해 물었을 때, 운문(雲門)선사는 서슴없이 대답한다.“똥막대기다!” 그렇다. 지금 이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 있는 무엇인가를 찾으면, 부처 또한 똥막대기인 것이다. 역시 ‘지금 이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제자가 부처에 대해 물었을 때, 백장(百丈)선사는 아예 호통을 친다.“이놈아, 어찌하여 소를 타고서도 소를 찾느냐?” 지난해를 돌아보는 자성에는 무언가 ‘지금 이 자리’에 서있는 자신을 혐오하거나 기피하여 좀더 밝고 아름다운 다른 자리로 자신을 옮겨가려는 어리석은 불제자들의 공부 욕심이 없지 않을 터이다. 지금 이 자리에 없는 것이 어찌 다른 자리라고 생길 것인가. 어쩌면 진정한 자성이란, 바로 ‘지금 이 자리’의 자신을 인정하고, 나아가 ‘지금 이 자리’의 힘들고 무거운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길일지도 모른다. 비록 간단없는 회한과 자학이 자신을 피폐(疲弊)하게 하더라도, 바로 그런 피폐마저 너그럽게 껴안을 일이다. 그렇듯 자신과의 화해를 이루면, 비단 저녁노을이 지피지 않더라도 그대는 분명히 새털처럼 가벼워지리라. 새털처럼 가벼워진 그대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막히는 일이 무엇이랴.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그대는 언제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자, 그대가 새털처럼 가벼워져서 돌아오는 길이다. 그대가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고 마시든지 맛있지 않은 음식이 있으랴. 그러나 그대가 혼자가 아니고 소중한 이와 함께라면 여행길의 한 끼 음식이라도 결코 소홀할 수는 없다. ●한자리서 50년 훌쩍… 고향냄새 물씬 먼저 강화읍의 중앙시장 안에 있는 ‘우리옥’(032-932-2427)을 권하고 싶다. 중앙시장에서 찬거리골목으로 30여m 안으로 들어가면 골목 안에 있는 듯 없는 듯 숨어 있는 평범한 백반집인데, 그러나 상차림을 보면 대뜸 머리가 좌우로 갸웃거려진다. 넉넉한 콩비지 한 대접, 조갯살을 넣은 미역국, 강화도순무김치, 꽁치조림, 고추장아찌, 숙주나물, 감자조림, 시금치, 고사리, 멸치볶음, 표고버섯볶음, 조개젓, 배추김치 등 갖은 반찬에다가, 장작을 때서 지은 강화쌀밥이 먹음직스럽게 김을 피워올리고 있다. 그런 풍성한 상차림인데 값은 고작 4000원이다. 소중한 이와 함께 한 그대가 어쩐지 4000원짜리 백반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면 거기에 3000원짜리 대구찌개를 더해도 좋다. 아니면 계절에 따라 병어회나 병어찜, 생굴, 불고기 등에서 하나를 안줏감으로 추가하여 강화도 특산인 인삼막걸리를 즐길 수도 있다. 추가되는 안줏감들은 각기 9000원에서 1만원을 넘지 않는다. 그대가 이제 막 수저를 드는데, 와락, 알 수 없는 친근감이 들어 다시 한번 상차림을 살펴보면, 자칫 오랜 만에 고향에 돌아와 늙은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순간적인 착각에 빠져든다. 실제로 주인 되는 방영숙씨는 힘들고 지쳐서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라면 누구든지 자식처럼 껴안아줄 것만 같은 넉넉하고 수더분한 고향 어머니의 인상이다. 거기에 더하여 납작한 한옥집의 대문부터 비롯하여 주방이며 방에 이르기까지 어쩐지 낡은 손때가 묻어나는 집안의 만만한 분위기마저도 주인 되는 이와 함께 정감을 더한다. 원래 우리옥은 방영숙씨의 고모 되는 방숙자 할머니가 1953년에 현재의 자리에 문을 열었으니 한 자리에서 50년을 훌쩍 넘긴 셈이다. 방영숙씨가 연로한 고모를 대신한 것도 벌써 20여년이니 2대에 걸친 음식이며 집에서 어찌 고향냄새가 아니 나랴. ●공해 없는 저수지서 건진 월척만 조리 만일 그대가 미식가라고 자처한다면, 별미로 강화도의 붕어찜을 빠뜨릴 수 없을 터이다. 강화읍에서 교동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송해면의 숭뢰저수지에는 ‘돌기와집’(032-934-5482)이라는 붕어찜 전문식당이 있다. 야트막한 야산 아래 숲으로 담장을 이룬 듯 아늑한 옛 한옥이 산수화 한 폭처럼 고풍스러운데, 주인 되는 구옥순씨 또한 종갓집 며느리처럼 단아한 품새에 말씨마저도 도란도란 음전하여서 한 잔 술이 없이도 저절로 풍류의 마음이 일어날 듯싶다. 강화도라면 대부분이 얼핏 생선이며 조개 같은 해물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강화도는 뜻밖에도 농경지가 넓은 곳이어서 1980년대만 해도 전체 면적의 거의 절반이 농경지에다가 농가도 전체 가구의 70%를 차지하여서 농업이 중심 산업을 이루었다. 그런 만큼 여기저기 유명한 저수지가 많은데, 눈치 빠른 낚시꾼들은 바다낚시가 아니라 바로 민물낚시를 위해 거리가 멀다 않고 강화도로 몰려든다. 원래 민물고기는 저수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인데, 낚시꾼들 사이에서 강화도의 민물고기가 맛에 있어서 으뜸으로 소문이 난 탓이다. 하기는 이렇다 할 공장이 드문 강화도에서는 여러 저수지마다 고기 맛을 헤칠 수질오염이며 공해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터이다. 돌기와집의 붕어찜은 무엇보다도 숭뢰저수지의 맛 좋은 참붕어 중에서도 월척붕어만을 재료로 하여,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조리법으로 요리해낸다. 다른 곳에서 하는 대부분의 붕어찜이 20,30분 만에 조림해 내는 데 비해 여기서는 2시간 이상을 조림해 내는 식이다, 그리하여 다른 곳의 붕어찜은 우선 가시며 뼈를 고르느라 수고로운데, 이곳은 머리에서 꼬리까지 가시며 뼈를 고를 수고가 없이 통째로 먹을 수가 있다. 자칫 어느 것이 살이고 어느 것이 뼈며 가시인지 전혀 분간이 가지 않게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드는데, 뼈와 살이 함께 어우러지는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은 과연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일품이다. 얼핏 생각하기로는 2시간 이상 붕어찜을 조리다 보면 형체는 물론 맛까지도 변질될 것 같은데, 붕어 자체의 모양이 전혀 손상되지 않을 뿐더러 맛 또한 붕어의 고유한 향취가 제대로 살아있다. 어쩌면 주인 되는 이의 정성이 아니면 그런 식의 요리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정성에 돌기와집만의 비법이 숨겨진 것인지도. 붕어찜은 대중소에 따라 3만원,2만 5000원,2만원으로 나누어지는데, 각기 붕어의 크기가 아니라 마릿수에 따라 4마리,3마리 2마리로 값이 다르다. 이밖에도 메기매운탕, 민물새우튀김, 추어탕이 있다. 돌기와집은 찾아가기가 약간 까탈스러운 편인데도 불구하고 한번만 맛을 들이면 단골이 된 손님들이 서울이며 인천 각지에서 할아버지에서부터 어린 손자까지 일가족이 동행하여 거리가 멀다하지 않고 찾아온다. ■ 제철 맞은 생선회 푸짐 그대가 회를 좋아하는 이라면 석모도에서 나오는 길에 외포리 선착장의 젓갈시장 옆에 있는, 얼핏 포장마차처럼 보이는 가건물을 놓치지 말일이다. 기실 강화도 일대의 해안선마다 한 집 걸러 한 집으로 죄다 횟집 아니면, 카페나 모텔이나 펜션이나 민박집들이어서 눈에 차일 지경이다. 그런 마당에 구태여 어느 횟집을 골라 권할 수 없지만, 그러나 나의 취향으로는 젓갈시장 옆의 포장마차식 가건물을 지나칠 수가 없다. 거기에는 값싼 횟집들이 서넛 사이좋게 함께 들어있는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가장 안쪽에 있어서 바다가 내다보이는 ‘풍년소라6호’(032-933-9223)라는 약간 엉뚱한 이름의 횟집을 권하고 싶다. 벌써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횟집을 해왔다는 30대 후반의 박미경씨가 주인인데, 우선 싱글벙글 잘 웃는 이여서 횟감을 고르기 전부터 그만 기분이 좋아진다. 요즈음 같은 겨울에는 숭어가 제철인데,1㎏에 2만 5000원이다. 어른 둘에 어린아이들이 딸린 네 명 한 가족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인데, 매운탕과 함께 밴댕이회며 멍게가 무료로 나온다. 이밖에도 삼식이가 역시 제철인데, 값은 숭어와 같다. 여기에 우럭, 광어, 노래미, 농어 등이 있고, 해삼이며 왕새우, 키조개, 개불 등 취향에 따른 갖가지 해물들이 여느 고급 횟집 못잖게 고루 준비되어 있다.
  • ‘애물단지’ 삼청각 어떻게 되나?

    ‘애물단지’ 삼청각 어떻게 되나?

    서울 북악산 자락에 위치한 전통문화공간인 삼청각(三淸閣)이 애물단지가 됐다. 삼청각 소유주인 서울시가 누적적자를 감당못해 민간 위탁운영업체를 모집했지만 적합한 업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잣대로 문화를 평가하지 말라는 목소리와 문화공간에도 경영마인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위탁운영 민간업체 공모 물거품 서울시는 2001년 삼청각을 인수한 뒤 공연부문은 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회관에, 식음료부문은 프라자호텔에 운영을 각각 맡겼다. 그러나 매년 10억∼20억원가량의 적자가 쌓이자 서울시는 내년부터 민간업체에 아예 경영을 위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지난달 사업자를 공모했었다. 공모 결과 사업설명회 단계에서 국내 유명호텔 등 20여곳이 관심을 보였던 것과 달리 방송프로그램 제작업체인 S프로덕션만 신청서를 냈다. 이에 대해 문화전문가, 시의원 등으로 이뤄진 ‘삼청각 위탁업체 심사위원회’는 3차례 회의를 갖고 지난 20일 만장일치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심사위원회 관계자는 “단일 업체가 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삼청각 임대비용에 대한 가격 협상의 여지가 없어 예상수익이 적었고, 사업계획서 일부는 삼청각이 상업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비춰질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내년초 위탁업체를 재공모하거나, 세종문화회관에 당분간 경영을 맡기면서 경영효율화 과정을 거친 뒤 위탁업체를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가비용을 들여 삼청각을 다시 단장하지 않는 이상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시민들의 세금을 투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익성과 공공성의 딜레마 실제로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의 지원만 믿고 경영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삼청각은 ‘삼청별곡’,‘애랑연가’ 등 가무악극(歌舞樂劇)을 공연하며 우리 문화를 잘 살려낸다는 평을 듣는데도, 객석점유율은 절반을 넘지 못했다. 지난 3일 서울시가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삼청각에 가봤다.’는 응답자는 457명 가운데 3명(0.6%)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이중덕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 지부장은 “민간 위탁업체 공모는 삼청각 개관 당시 전통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애초의 계획과는 다른 것”이라며 “문화·예술 부문은 수익성의 잣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공공성의 시각으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70,80년대 ‘요정정치’의 산실이었던 삼청각은 2001년 리모델링을 거친 뒤 ‘숲속의 전통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5800여평의 산자락에 자리잡은 삼청각에는 6채의 한옥이 있다. 일화당(一和堂)에는 공연장, 한식당, 전통찻집이 들어섰고 청천당(聽泉堂)과 천추당(千秋堂)은 다례, 도자기, 규방공예 등 전통문화체험장으로 쓰이고 있다. 유하정(幽霞亭)은 명인들의 국악 상설강좌, 소규모 국악무대가 열리는 정자이고, 취한당(翠寒堂)과 동백헌(東白軒)은 안방 사랑방 마루 등을 갖춘 전통 한옥이다.(02)3676-3456.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종로구 삼첨동

    [우리동네 이야기] 종로구 삼첨동

    삼청동(三淸洞)은 서울에서 손꼽히는 ‘문화동네’이다. 이곳에서는 수백년 된 전통 한옥과 서구의 전위예술 전시관이 담을 맞대고 있는 게 익숙한 풍경이다.‘현대와 과거’가 한데 어우러진, 한국 문화의 ‘비빔밥’이 삼청동 거리에 펼쳐져 있는 셈. 거기다 맛집 거리까지 조성돼 있어 연령과 성별, 국적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삼청동은 북악산 남동쪽에 자리잡고 있다.1.49㎢ 면적에 1838세대 4480명이 거주한다. 동 이름은 조선 시대 때 여기에 도교(道敎)의 태청(太淸)·상청(上淸)·옥청(玉淸) 3위(位)를 모신 삼청전(三淸殿)이 있었던 데서 유래됐다. 이곳의 산과 물, 인심이 맑고 좋아 삼청이라 불렸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행정동인 삼청동은 삼청동·팔판동(八判洞)·안국동(安國洞)·소격동(昭格洞)·화동(花洞)·사간동(司諫洞)·송현동(松峴洞) 등 7개 법정동을 끼고 있다. 팔판동은 조선시대에 8명의 판서(判書)가 살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안국동은 조선 초부터 불리던 안국방(安國坊)이란 호칭에서 따왔다. 화동은 조선시대에 화초를 기르던 관아인 장원서(掌苑署)가, 사간동은 사간원(司諫院)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졌다. 삼청전의 제사를 지내는 소격서(昭格署)가 있던 곳은 소격동,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섰던 곳은 송현동이라 불린다. 삼청동의 ‘꽃’은 삼청동 문화거리. 청와대 후문에서 팔각정 쪽으로 향한 길이다. 경복궁 등 고궁을 둘러싼 거리와 함께 화랑과 박물관, 골동품 가게들이 뿜어내는 호젓한 아취가 일품이다. 국제갤러리, 금산갤러리, 학고재, 금호미술관 등 각종 미술관이 경복궁 맞은 편에 몰려있다. 동십자각 근처에는 외국인들을 위한 책·DVD 카페 서울셀렉션, 청와대 후문 근처에는 야외 테라스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진선북카페가 거리의 멋을 북돋운다. 진선북카페부터 삼청공원 근처까지는 ‘맛거리’. 수제비로 명물이 된 삼청동 수제비, 홍합밥으로 유명한 청수정, 개성 한정식을 맛볼 수 있는 용수산 등이 대표 음식점이다. 스파게티 전문점 수와레, 정통 이탈리아 음식점 빵앤빵, 김치말이국수가 일품인 눈나무집 등은 젊은 층의 단골집.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에서는 단팥죽을, 와인바 까브와 재즈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바 클레 등에서는 술 한잔도 기울일 수 있다. 삼청동 거리 구석구석에도 ‘문화의 보석’이 숨어있다. 삼청동길에서 헌법재판소 쪽으로 걷다 보면 정독도서관 맞은 편에 미술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아트선재센터가 나온다. 또 정독도서관 옆 서울교육사료관은 삼국시대 이후의 수천여점의 도서와 옷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 정독도서관 맞은 편 골목길로 올라가면 티베트박물관이 있다. 라마승려의 의상과 복장, 사람가죽과 두개골로 만든 북 등이 전시돼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빌딩 X파일] 아트선재센터

    [빌딩 X파일] 아트선재센터

    서울은 인구 1000만의 ‘글로벌 시티’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내놓을 만한 고급문화 공간은 손에 꼽을 정도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는 미술과 영화, 사진,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척박한 서울의 토양에 뿌리내리고 있는 작지만 굳건한 ‘문화 나무’다. 아트선재센터는 경북 경주 선재미술관의 분관. 건축가 김종성씨의 작품인 아트선재센터는 기하학적인 4분원 형태로 설계됐다. 당초 개조한 한옥으로 문을 열었지만 전시공간을 넓히고 관람 편의를 높이기 위해 지난 1998년 현대식 건물로 지어졌다. 지하 3층 지상 3층의 아담한 크기. 연면적은 1500여평(4500여㎡)으로 꽤 넓은 편이다. 아트선재센터의 얼굴은 2·3층에 위치한 전시장. 박물관과 미술관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미술장르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공간으로 운영되면서 미술전문가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높이 3.9m,225평 넓이로 단일 공간으로 만들어져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주요 행사는 유화·조각·판화 등 국내외 현대작가의 작품전시. 주로 실험적인 현대예술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지닌 젊은 작가들을 주로 초대한다. 지난 5일까지는 제5회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 작품전시회를 가졌다. 이밖에도 주차장프로젝트, 카페프로젝트 등 다양한 기획 전시도 열린다. 아트선재센터의 또 다른 자랑은 지하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아트시네마. 지난 2002년 5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주도로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개관했다. 희귀 필름을 보존·상영하는 서울 유일의 시네마테크. 국내외 독립영화·실험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물론 국제노동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까지 열려 서울의 영화 애호가들에게는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 광화문 시네큐브와 함께 일종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내년 2월까지 장 피에르 멜빌 회고전, 발칸영화전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영화팬들을 맞는다. 다만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2월 이후에는 다른 곳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높다. 아트선재센터에서는 문화 예술뿐 아니라 정통 인도요리도 즐길 수 있다.1층에 있는 인도음식점 ‘달’이 그곳이다. 인도의 전통 장식품으로 꾸며진 이곳은 서울 시내에서 각종 카레, 케밥, 탄두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음식점 가운데 하나다. 가격은 1만 5000원에서 2만원 선. 또 1층의 카페 아트선재에서는 2000원 선의 커피를 마시며 아기자기한 문구 용품도 ‘눈요기’ 할 수 있다. 인근의 현대화랑, 국제화랑, 국립중앙박물관 등도 둘러볼 만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마니아] 한지 공예 푹 빠진 외국여성들

    [마니아] 한지 공예 푹 빠진 외국여성들

    “It’s very nice lamp.Cut this blue paper and put on a right side.”(“등을 예쁘게 잘 만들었네요. 이제 파란색 한지를 오려 등 오른쪽에 붙여보세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이태원의 한지공예 작업실 ‘Song’s studio’.5명의 외국인 여성들이 등과 쟁반 등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문양을 붙이고 있었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한지공예가 송수정(30·여)씨와 이들의 다정한 대화는 10평 남짓한 공방을 밝게 감싸고 있었다. 이들은 혈통과 국적은 다르지만 그 순간은 ‘문화적 한국인’이었다. ●미·호주·레바논·남아공인·대사부인등 수강생 다양 송씨가 외국인들에게 한지 공예 강습을 시작한 것은 1998년. 그동안 송씨 손을 거친 외국인만 벌써 200여명이다. 방학과 휴가철을 제외하고 40여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수강생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대부분은 미국과 호주 등 영미권 국가와 아시아, 유럽 출신들. 그러나 레바논, 남아공, 헝가리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기업인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가정 주부가 대다수. 각국의 대사 부인들도 종종 수업에 참여한다. 한지 공예에 어느 정도 ‘물’이 오르기 위해서는 6개월 정도 걸린다. 그러나 송씨의 공방에는 2년 가깝게 수업을 들은 외국인들도 많다. 예술미와 실용성을 겸비한 한지 공예의 매력은 한번 ‘맛’을 들이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 캐나다 출신의 영어 강사 캐서린 무노즈 스미스(26·여)는 “한지로 온갖 색깔의 실용품을 만드는 재미에 1년 반 가까이 배웠다.”면서 “한국 문화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은 물론 각국의 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격찬했다. 송씨는 “한지만의 따뜻한 질감은 세계 각국의 어느 종이도 따라오지 못한다.”면서 “더구나 비교적 짧은 시간에 스스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작품을 실생활에서 쓸 수 있다는 실용성에 외국인들이 매료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따뜻한 질감·성취감·실용성에 매료 송씨의 전공은 미술이 아닌 무역학(강남대 93학번)이다. 대학 4학년 때인 지난 97년에야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뒤에는 여행사와 헤드헌터 회사에 다녔다. 그러나 늦게 접한 한지공예에 매료된 송씨는 결국 한지공예 전문가의 길로 나섰다. “원래 영어 회화에는 자신이 있었어요. 외국인을 상대로 한지공예를 가르치면 희소성도 있고 우리 문화도 알릴 수 있겠다 싶었죠.” 하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서울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창고를 어렵사리 빌려 작업실 겸 강의실을 차렸지만 처음에는 수강생이 네덜란드 출신 주부 한 명에 불과했다. 집에서 용돈을 받는 생활이 한동안 계속됐다. 문화적 차이도 큰 벽으로 다가왔다. 송씨는 “외국인들은 새로운 것을 배울때면 ‘왜 이렇게 해야 하냐.’라고 이유를 꼭 묻는다.”면서 “선생님의 지시에 일단 따르는 우리 문화와는 달라 처음에는 애를 먹기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송씨의 수업이 입소문을 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거의 유일한 한지공예 영어 강습이었기 때문. 어느새 송씨의 강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명물’이 됐다. 지난 2002년에는 재경 외국여성 단체인 시와(SIWA·Seoul International Women’s Association)에 송씨가 한국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가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대화식 영어강습… 한국문화 이해의 폭 넓혀 송씨의 수업은 강의식이 아닌 대화식. 외국인들은 송씨와 함께 한지 공예뿐 아니라 서울에서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외국인들이 송씨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쌓는 것은 당연한 일. 또 1주일에 서너 시간 동안 1년 넘게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수강생들과 친구가 되곤 한다. 그러다 보니 가장 힘든 일은 수강생 친구들을 떠나 보내는 일. 송씨는 “가장 가까운 친구도 일본, 헝가리 등 외국 출신”이라면서 “가끔씩 해외 여행이나 인터넷 화상 채팅으로 이들을 만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미소지었다. 송씨는 한지공예 선생님 이전에 어엿한 한지공예가이다. 지난 1월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주위 동호인들과 함께 한지공예 작품전을 갖는 등 해마다 전시회를 거르지 않는다. 이태원 등 전통제품 매장에서 작품을 팔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에 ‘외국인과 함께하는 우리한지공예’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주말마다 국내 동호인들에게도 한지공예를 가르치고 있다. 송씨의 계획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강생들이 꾸준히 한지공예를 접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 화상 수업도 하면서 한지공예 재료를 저렴하게 팔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조만간 구축할 생각이다. 전통 한옥에 작업장 겸 강의실을 마련하는 것도 또 다른 목표. 송씨는 “한지공예 등 뛰어난 우리의 문화 유산들이 중국이나 일본의 문화보다 세계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면서 “우리 것을 세계화하는 한국 문화의 ‘전도사’로 계속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한지공예 ?? 한지(韓紙)는 보통 조선 종이로 불린다. 닥나무(楮)나 삼지닥나무(三枝楮) 껍질을 원료로 우리만의 기법으로 제작한 독특한 종이다. 한지공예는 천연 염료로 물들인 한지를 다양한 기법으로 등이나 쟁반, 차받침 등 실용품과 인형, 가면 등 장식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적, 청, 황, 흑, 백 등 다섯 가지 색깔이 쓰인다. 한지공예의 기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먼저 지승공예(紙繩工藝)는 한지를 실처럼 꼬아 엮은 뒤 옻칠을 해 바구니, 망태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지호공예(紙湖工藝)는 물에 불려 찹쌀풀과 반죽한 한지를 그릇의 골격에 붙여 말린 뒤, 골격을 떼어내고 옻칠로 마무리하는 기법. 반짇고리, 접시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혼례용 꽃을 만드는 지화공예(紙花工藝)는 한지를 여러 번 접고 오리는 기법. 지화공예(紙畵工藝)는 한지 위에 민화나 글씨를 그려 집안을 꾸미는 데 사용됐다. 이밖에 다양한 색깔의 한지 위에 여러 무늬를 오려 붙이는 전지공예(剪紙工藝) 등 다양한 기법이 있다. 찻잔이나 접시 등 기초 수준의 한지 공예는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편. 기본 요령은 인터넷의 한지공예 사이트에 비교적 자세히 설명돼 있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인사동 한지공예 매장에서 재료는 쉽게 구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DIY’(Do It Yourself) 붐을 타고 모양대로 잘린 골격과 한지도 등장했다. 집에서 접착제 등으로 붙이기만 해도 어엿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등이나 반짇고리 등 비교적 까다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좌를 들어야 한다. 각종 문화센터나 서울 인사동에 한지공예 강좌가 많이 개설돼 있다. 강좌료도 한 달에 10만원 안팎으로 저렴한 편. 종이를 이용한 장식품은 세계적으로는 한지공예보다 일본의 오리가미가 널리 알려져 있다. 영어인 페이퍼폴딩(Paper folding) 대신 미국에서도 통용될 정도. 현재 일본 초등학교 정규 교과과목에도 채택돼 있다. 그러나 장식품 이상의 기능은 하지 못한다. 실용성의 면에서는 한지공예를 따라오지 못한다. 한지공예에 합리성을 중시하는 서구인들의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의 작은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의 작은 맛집들

    인사동은 흔히 ‘거리의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화랑에서부터 공예품이며 골동품을 파는 가게에 이르기까지 고급스러운 문화의 향취가 풍겨난다. 더군다나 얼마 전부터 관광특구로 지정돼 거리 미화작업이 진행되고, 기다렸다는 듯이 문화자본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인사동은 더욱 세련되고, 멋들어졌다. ●음식점 상호엔 멋들어진 우리말 화가나 도예가, 공예인, 문인 같은 예술인들이 터전을 삼아 노니는 곳에 어찌 멋이 뒤따르지 않겠는가. 그들의 발자취가 두루 머무는 곳에 멋이 빠진다면 그야말로 속빈 강정에 다름 아닐 터이다. 멋스러운 거리에 자리를 잡은 먹고 마시는 맛집들 또한 어찌 멋들어지지 않겠는가. 인사동의 맛집들은 우선 상호에서부터 맛이 다르다. ‘오늘같이 좋은 날,千강에 비친 달, 바람 부는 섬, 소금인형, 황금비늘, 두레멍석, 오 자네 왔는가, 툇마루, 놀부가 기가 막혀, 흥부가 기가 막혀, 북치구 장구치구, 사람과 나무, 우리 그리운 날은, 평화만들기, 달고둥, 보릿고개추억, 조각하늘, 좋은 씨앗, 달새는 달만을 생각한다, 뜰 앞에 잣나무, 아빠가 어렸을 적에, 낮에 나온 반달, 완자무늬, 머시 꺽정인가, 모깃불에 달 끄슬릴라, 풍경소리….’ 얼핏 둘러봐도 가히 그 멋들어짐은 시인의 상상력을 넘어선다. 멋들어진 것이 어디 상호뿐이랴. 다양한 먹을거리 또한 멋들어져서, 은정이나 선천, 사천, 이모집 같은 전통 한정식에서부터 재첩 요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섬진강, 다슬기 요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풍류사랑, 홍어만을 전문으로 하는 홍어가 막걸리를 만났을 때, 홍어천하, 사찰음식 전문의 산촌, 녹차대나무쌈밥이며 녹차너비아니 등 밥이며 요리에 녹차를 이용한 차이야기, 야채 커리나 마살라 같은 인도 요리의 작은 인디아, 된장비빔밥의 툇마루에 이르기까지 불쑥 어느 집에 들어가도 멋들어지지 않은 요리가 없다. 어쩌면, 인사동에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바로 그 멋들어짐이 너무 지나치다는 데에 있는지도 모른다. 멋이 멋으로만 머물지 않고 멋 자체가 상품화되어 거리에 넘쳐난다면 그런 멋은 이미 멋이 아니다. 멋들어짐이 지나치면 곧바로 건들거리는 법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건들건들, 건들거리면 자칫 사람 냄새를 잃고 만다. 만약 인사동 거리가 죄다 사람 냄새를 잃고 건들거리고 있다면? 인사동에 언제부터인가 40대 언저리의 중년여인이 있는 듯 없는 듯 모습을 드러냈다. 그이는 인사동 네거리에서 안국동 방향으로 10미터쯤 오르는 왼편 골목에 역시 있는 듯 없는 듯 조그만 맛집을 냈다. 작은 뜨락(02-739-2218)이라는 상호인데, 원래 건물 옆에 버려진 골목이었던 것을 위는 차양으로 가리고, 건물 벽에 의지해 폭 1미터에 길이 5미터 남짓한 공간을 마련했다. 폭이 너무 좁아 일반 탁자를 놓을 수가 없어서 벽에 긴 나무판대기를 붙이고, 바닥에는 겨우 엉덩이를 걸칠 만한 간이의자를 놓았다. 이 집에서 먹고 마시기 위해서는 한껏 몸을 웅숭그린 채 본의 아니게 면벽을 해야 한다. ●인사동 풍류객들의 ‘참새 방앗간’ 한 마디로 멋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맛집에다가 주인 되는 노인자씨도 멋하고는 아예 담을 쌓은 이였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한 주먹 움켜잡아 뒤통수에 질끈 동여맨 꽁지머리, 아무렇게나 차려입은 차림새. 한 술 더 떠, 먹고 마시는 소위 물장사가 난생 처음이어서 음식을 마련하고 상을 차리고 셈을 헤아리는 일도 서툴다.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손님이 “여기 얼마요.”하면 “몰라요. 먹은 만큼 알아서 주세요.”가 대답이고, 대구와 동태라는 생선을 구별하지 못해 대구를 동태로 파는가 하면 손님이 계산을 않고 나가도 숫제 알아내지를 못했다. 멋대가리라고는 없는 작은 뜨락의 진가를 인사동의 눈 밝은 이들이 못 알아볼리 없었다. 툇마루의 바깥주인이자 ‘집도 절도 주민등록증도 없이’ 떠도는 시인 박중식, 동숭동에서 작가폐업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예사롭지 않은 작가 배평모, 누구나 알아주는 시대의 낭만주의자인 시인 김사인, 한국판 비용으로 통하는 시인 김신용, 인사동 화단의 마당발 화가 장경호,588여인들의 사진전으로 이름을 날린 사진작가 조문호, 십수 년에 걸쳐 인도를 헤맨 끝에 ‘우리는 지금 인도로 간다’는 인도 안내서를 내고 아울러 ‘인도로 가는 길’이라는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인도전문가 정무진 등 소위 인사동의 풍류객으로 통하는 이들이 마치 고양이가 생선냄새를 맡고 찾아오듯 차례로 작은 뜨락에 모여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노인자씨는 물장사만 난생 처음인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일 또한 처음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돈이라고는 벌어본 적이 없는 노인자씨는 돈을 쓰는 일에는 누구보다도 화려한 이력이 붙은 이였다. 일찍이 불교계의 내로라하는 큰스님 아래서 포교사 비슷하게 아시아 각국이며 유럽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돌아다녔는데, 세 번이나 말라리아에 걸려가며 아프리카를 종단하여 굶주린 현지인들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썼다. 이를테면 몸과 마음 전체를 바쳐 30년 가까이 중생구제라는 보살행을 해온 셈이었다. 그런 그이가 어느 날 획하고 머리가 돌아 그만 맛집을 차려 돈을 버는 일을 하고 말았다. 인사동의 눈 밝은 풍류객들이 맨 먼저 알아본 것은 다름 아닌 주인 되는 이의 사람냄새였을 터이다. 그런 그이들로서는 적어도 작은 뜨락이 그대로 망하는 꼴은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이들은 주인을 대신하여 나름대로 작은 뜨락을 살리는 일에 나섰다. 이를테면 셈이 어두운 주인을 대신해 모자를 돌려 자신들이 먹고 마신 만큼 돈을 거두어 스스로 셈을 헤아리고, 한 접시에 5000원을 넘지 않는 한도에서 입맛에 맞는 안주를 개발해내고, 무엇보다도 작은 뜨락을 연락처 삼아 주인이 있든 없든 하루에 한 두 번은 꼭꼭 들렀다. 그리고 그이들은 마침내 작은 뜨락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술과 안주는 한 사람이 1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1차를 마감한다. 만일 차수를 변경하여 2차로 넘어가면 다시 모자를 돌려 1만원을 추가하는데, 절대로 외상은 없다. ●사찰음식 전수받은 된장찌개·들깨탕 작은 뜨락은 4000원짜리 우거지 해장국이 있어서 식사도 할 수 있다. 술안주는 서산에서 이틀에 한번 꼴로 택배로 부쳐오는 어리굴젓과 자연산 생굴이 있는데, 배춧속에다가 생굴을 쌈 싸먹는 맛이 신선하다. 그밖에 조기며 자반고등어 같은 생선구이며 생선찌개도 있다. 작은 뜨락에 처음 가는 이라면 마땅히 조심해야 할 것은 자칫 요술 같은 시간의 흐름에 휘말리는 일이다. 우연히 합석하게 된 풍류객들과 잠시잠깐 웃었는데, 낮술 한 잔이 어느 새 2차,3차를 넘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다. 인사동 네거리에서 종로 2가 쪽으로 몇 걸음 걷지 않으면 덕원 갤러리 옆 골목 깊숙이 고샅길(02-734-3371)이라는 한식 전문집이 역시 있는 듯 없는 듯 멋 부리지 않고 있다. 한옥의 사랑채를 개량한 듯 주방까지 합쳐 10평 남짓한 실내에 대여섯 개의 식탁이 있는 작은 집이다. 출입문 쪽의 벽을 터서 통유리창을 달고 거기에 진열해놓은 종발 같이 앙증맞은 도기들이 무슨 꽃들이라도 재잘거리며 피어나듯이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 매달아놓은 화분들이며 실내장식들은 어디에서나 주인의 깔끔하고도 섬세한 손길이 그대로 묻어나와 은은한 향기를 풍긴다. 고샅길 주인 되는 이는 박진숙·경숙 두 자매인데, 이중에서 언니 되는 박진숙씨가 도예가여서 이들 종발이며 요리에 쓰이는 접시와 그릇들을 모두 포천에 있는 작업실에서 직접 구워낸 것이다. 동생인 경숙씨는 식품영양학과 출신으로 원래부터 음식 솜씨가 뛰어났는데, 솜씨를 아낀 언니의 권유로 인사동까지 나서게 되었다. 고샅길의 특징은 요리에서 밑반찬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정갈하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고샅길된장찌개(5000원)와 산사들깨탕(1만원)이 일품이다. 메주를 쓰지 않고 알콩 자체를 띄워 만드는 절에서만 전해오는 비법으로 담근 된장을 원료로 한 된장찌개는 한 입 넣는 순간, 어떻게 이런 맛이 날 수 있을까 싶게 그 정갈하면서도 깊은 맛에 대뜸 매료된다. 스님들의 보양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산사들깨탕 또한 예사로운 맛이 아니다. 곱게 간 들깨에 배추, 호박, 버섯, 두부, 거두절미한 콩나물을 넣고 약간 되직하게 끓인 산사들깨탕은 육식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특히 별미일 터이다. 얼핏 보면 지극히 평범하지만 먹을수록 감탄사가 나오는 이 두 가지 요리는 실제로 쌍계사에 있던 무산스님으로부터 전수받았다는데 무산스님은 출가하기 전에는 한의사 출신으로 평소에도 사찰음식에는 깊은 조예가 있는 이였다. 이밖에도 5000원짜리 동태찌개와 야채비빔밥이 있고, 술안주로는 버섯전골(2만원)이며 닭매운탕(2만원)이 있는데, 서너 명이서 너끈히 즐길 수 있는 양이다. ■ 인정으로 우려내는 전통찻집 인사동 네거리에서 안국동 방향으로 한참을 올라와 쌈지박 어름에서 왼편 길로 접어들면 산타페 입구 옆에 초당(02-738-4154)이라는 전통찻집이 또한 있는 듯 없는 듯 멋 부리지 않고 있다. 탁자 세 개가 전부인 작은 공간의 한 쪽에 주인 되는 최정해씨가 평생을 바로 그 자리에 있었던 듯 그림 같은 자세로 신비한 미소 지으며 앉아 있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와는 상관없이 곱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자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향기와 빛깔이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듯한 자태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마치 오랜 세월을 잊혀졌다가 어느 날 불쑥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고려청자나 이조백자처럼 정지된 시간 속에서 깊어진 향기며 빛깔이다. 삶의 무엇이 한 여인을 저렇듯 깊게 만들었을까. 참으로 막막한 무슨 기다림 같은 것은 아닐까. 손님이야 하루에 한 명이 들든 두 명이 들든 별로 개의치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바로 최정해씨가 지키고 있는 자리이다. 벌써 20년 가까이 그 자리에서 어쩌다 든 손님들에게 깊은 손길로 차를 만들고 차를 따른다. 아주 잊혀진 듯 참으로 오랜만에 오는 손님이면 연꽃 모양의 작은 촛불을 물이 담긴 자기 잔에 켜서 차와 함께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촛불에 어둑한 실내가 일순 은은하게 밝아지면서, 그것을 지켜보는 손님의 어둑한 마음 또한 어쩔 수 없이 밝아지기 마련이다. 그렇듯 밝아진 마음으로 차를 들어 한 모금 입안에 넣으면 저 안으로 깊이 흘러들어가는 것은 비단 차만은 아니다. 홍삼말차라는 초당만의 특이한 차가 있다. 녹차 가루에 홍삼가루를 섞어서 약간 되직하게 물을 넣은 흡사 맑은 죽 같은 느낌의 차인데, 이것을 사발에 넉넉하게 마시고, 다음에 바위에서 나는 대나무의 어린 순으로 만든 연둣빛 석죽차와 석류빛 오미자차를 마시고, 이어 솔바람차며 매실차까지 마신다. 차를 바꾸는 틈틈이 편강, 쥐눈이콩강정, 오미자 양갱으로 입가심을 해가며 대여섯 가지의 차를 마시고 나면, 삶의 무엇이 우리를 그다지 애면글면 안타까워하게 하랴. 이런 식으로 차를 순례하고 초당을 나설 때 잠자코 1만원짜리 한 장을 식탁에 놓아두는 것을 잊지 말 일이다.
  • 전통의 멋 살려 관광자원으로

    경복궁 창덕궁 한옥마을 등 우리 고유의 멋을 고스란히 간직한 서울 종로구가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켜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한 공로로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최한 제5회 자치행정혁신전국대회에서 관광 활성화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종로구는 특히 인사동 거리와 대학로를 문화지구로 지정해 전통에 대한 관심을 문화관광자원화한 점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통의 거리 인사동 지난 2002년 국내 최초 문화지구로 지정된 인사동 거리는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한국 방문 때 직접 찾기도 한 곳으로 한국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거리다. 상주인구는 380가구 800여명에 불과하지만 유동인구는 평일 2만명에서 휴일에는 10만명을 넘어선다. 종로구는 이같은 인사동 거리에 3개의 관광안내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공연이 가능한 인사 문화마당 1곳, 돌화분 58개, 텃밭 6개, 기타 수목과 조경시설물을 설치했다. 또한 관광객의 주차편의를 위해 148억여원을 들여 ‘서인사 마당’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나 고사성어를 돌 벤치에 새긴 시석거리 조성과 거리화가 운영 등으로 관광객들의 흥미를 돋우고 있으며, 매주 휴일에는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전통문화+젊은문화=대학로 종로구는 인사동 거리에 이어 지난 5월 혜화동 로터리에서 이화동 로터리까지 1.5㎞ 구간의 대학로를 문화지구로 조성했다. 대학로는 창덕궁과 창경궁에 인접하고 있으며 성균관대학교와 방송통신대학교가 주변에 위치해 특히 젊은층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에 따라 종로구는 대학로 일대를 전통문화와 젊은층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꾸몄다. 우선 주변 보도를 새롭게 포장하고 조경시설을 단장해 도입·행복·공연·리듬·색채·만남·체험·역사의 장 등 8가지의 테마가 있는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했다. 동시에 국내외 유명 작가의 조각품과 조형물 50점을 거리에 설치해 문화의 거리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기도 했다. 매주 일요일에는 약 1㎞ 구간의 마로니에 길을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인사동 거리와 대학로 문화지구외에도 종로구는 북촌길과 계동길 탐방로를 연계해 북촌 한옥마을 관광코스를 만드는 등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쳤다. 구는 현재 보물 1412호인 ‘문묘’와 사적 143호인 ‘일원’, 중요 무형문화재인 ‘석전대제’등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시도하고 있다. 김충용 구청장은 “청계천이 복원되면 종로지역과 청계천 지역을 하나의 벨트로 만들어 문화관광특구로 지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종로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잘먹고 잘살자] 우~아하게 잔~잔하게 찬찬찬

    [잘먹고 잘살자] 우~아하게 잔~잔하게 찬찬찬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와인이 시나브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국산 햇 포도주가 나왔는가 하면 프랑스의 보졸레 누보는 더이상 새삼스럽지도 않다. 국내 한 대학은 ‘포도주 개론’이란 강의도 개설했고, 한정식집에서도 와인을 갖추고 있다. 명절이나 결혼 집들이 선물로 와인을 안길 정도로 친숙해졌다. 와인을 서비스하고 추천·관리하는 소믈리에는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떠올랐다.많이 친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와인 테이블 매너는 여전히 어렵게 여겨진다.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와인 테이블 매너가 필수조건이 됐다. 국내 최초의 와인경매사 조정용씨는 “마을 이름이 곧 포도주 이름”이라며 “전통적인 유럽 와인은 서양의 일상문화가 녹아 있어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는 만큼 즐길 수 있고 알수록 재밌고 매력적인 게 와인”이라고 덧붙였다. ■ 분위기 좋은 와인바 ●라포도-서울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544-7636)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바 중에서도 라포도는 다양한 와인을 적당한 가격에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정장 차림보다는 캐주얼이라도 불편하지 않은 밝고 깨끗한 분위기다. 홀 중간에 벽처럼 칸을 지은 와인셀러(와인보관창고)가 세련됐다. 야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테라스도 있다.250여종의 와인을 3만원부터 마실 수 있다. 주종은 비교적 저렴한 편인 5만∼6만원선. ●라비뒤뱅-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맞은편 (3446-3375) 최고급 케이크로 유명한 ‘카페 라리’의 최순길 사장이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로 오픈한 고품격 와인바다. 프랑스말로 ‘포도주 인생’이란 뜻이다.180평 규모의 와인바에는 동호회 모임 등을 할 수 있는 6개의 룸과 6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홀이 마련돼 있다. 구비하고 있는 와인은 300여종.4만원대부터 2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프랑스에서 공부한 소믈리에와 뉴욕과 도쿄에서 오랫동안 요리 경력을 쌓은 주방장이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을 낸다. 식사로는 양갈비 스테이크와 안심스테이크 등이 있다.2만원부터. 포도주를 처음 접하는 아마추어부터 까다로운 입맛을 갖춘 마니아까지 즐길 수 있다. ●살롱뒤뱅-서울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뒤쪽 (546-1970)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뒤쪽 ‘포도주 골목’의 살롱뒤뱅(546-1970)은 한국 와인의 대명사인 마주앙을 개발하고 공장장을 지낸 김준철 부녀가 운영하는 와인바다. 그의 딸 역시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 스쿨 카파(CAFA)에서 정규 소믈리에 과정을 마친 제대로 된 소믈리에다. 와인을 향한 부녀의 애착만으로도 내놓는 와인에 대한 신뢰가 가는 곳이다.600여종의 와인을 3만∼250만원에 팔고 있다. 포도주 소매도 한다. 와인과 잘 어울리는 치즈 안주가 풍성하다. 아담한 실내에서 흐르는 샹송이 아늑하다. ●카페 티롤-삼청동 총리공관 맞은편 (732-7005) 삼청동 총리공관 맞은편의 카페 티롤(732-7005)은 한옥을 개조한 카페 분위기다. 색다르게 와인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이다.50여종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예약하면 리스트에 없어도 찾아 준비해 준다. 와인에 어울리는 치즈도 5가지가 푸짐하게 나온다. 저녁 시간에는 포도주 애호가들을 위해 저녁 메뉴가 따로 준비된다. ●이곳도 가보세요 이밖에 한때 입구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까사델비노(542-8003), 개인셀러를 갖춘 샤토21(517-3338)은 인터넷(www.wine21.com)을 통해 예약하면 1400여종의 와인을 즐길 수 있다. 강북쪽 와인바의 터줏대감격인 삼청동 까브(739-1788)는 와인창고 카브를 본떠 만들었다. 세종문화회관 뒤쪽의 매드포갈릭(722-4580)도 50여종의 와인을 갖춘 레스토랑이다. 홍대앞에 있는 비나모르(02-324-5152)는 국가별로 450여종의 와인을 부담없는 가격대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호텔도 잘 이용하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손님이 포도주를 들고가서 마실 수 있는 BYOB(Bring Your Own Bottle)를 실시한다. 양식당에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매주 목요일, 롯데호텔은 월요일에 BYOB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은 음식값만으로 호텔의 세련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들 와인이 음식과 궁합이 잘맞으면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음식의 풍미를 복돋워준다. 프랑스 음식에는 프랑스 포도주가, 이탈리아 음식에는 그 나라산 포도주가 잘 어울린다. 서양 요리에서 거위간 요리에는 소테른 화이트와인이, 달팽이 요리엔 부르고뉴 화이트와인, 철갑상어알 요리는 샴페인이 잘 맞다. 와인에 가장 무난한 안주는 치즈. 둘 다 발효식품인 까닭이다. 신세대들은 삼겹살이나 순대와도 같이 먹을 정도로 와인을 즐긴다. 하지만 식초가 많이 든 샐러드를 먹을 땐 와인을 피한다. 식초의 신 맛은 와인의 천적이다. 조정용씨는 “진한 맛이 나는 젓갈이나 김치를 제외한 한식은 대부분 재료의 맛을 살린 가벼운 소스로 요리되는 것이 특징이므로 백포도주가 무난하다.”고 말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우리의 나물은 리즐링,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같은 화이트와인이 잘 어울린다. 하지만 명절에 먹는 쇠갈비 등 묵직한 고기 요리에는 프랑스 보르도산이나 호주 쉬라즈와인 등 적포도주가 잘 맞다. 그러나 맵고 짠 양념과 국물류에는 맞는 와인을 찾기 힘들다. 붉은색 살코기와 양고기는 드라이한 레드와인 즉 카베르네 소비농, 바롤로,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가 어울리고, 닭고기·돼지고기 등 흰살 육류에는 샤르도네와 피노 블랑이 어울린다. 해물류와 생선에는 상쾌한 맛의 화이트와인 즉 피노 그리지오 등을 권할만하다. ■ 와인경매사 조정용씨와 우아하게 와인 즐기기 ●조정용씨는 국내에선 생소하면서도 유일한 와인 경매사다.2000년까진 ‘잘나가던’ 은행 대리였던 그가 미국에 국제금융 연수차 갔다가 와인 경매로 방향을 바꿨다. 와인이라곤 ‘마주앙’밖에 몰랐던 그는 원서를 사서 매일 공부하고, 혀로 끊임없이 익혔다. 와인 관련 지식이나 품평이 웬만한 소믈리에를 뺨칠 정도의 전문가로 거듭났다. 이후 전문 와인경매회사인 아트옥션(02-2163-3126) 대표를 맡고 있다. 국내 최초의 와인 경매사 조정용씨가 들려주는 와인 테이블 매너다. 와인 주문이 까다롭다던데요? -음식점에서 와인을 잘 모를 경우 와인 전문가 소믈리에게 물어보면 된다. 단맛인지 텁텁한 맛인지의 기호와 음식, 가격 등을 말하면 된다. 주문한 와인은 호스트가 제일 먼저 맛보고 ‘좋아요.’라고 말하면 된다. 좋은 포도주를 고르는 비결은. -전문 숍에선 점원에게 물어보거나 안내 가이드를 찬찬히 훑어보면 된다. 포도주 병에 붙은 라벨이 바랬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은 피한다. 누워있는 와인을 고르면 좋다. 오래 서있어 코르크 마개가 말랐거나 코르크가 튀어나온 것은 피한다. 코르크가 마르면 틈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어 와인이 산화되기 쉽고, 코르크가 튀어나온 것은 보관할 때 심한 온도 변화로 압력이 높아진 탓이다. 레드와인은 붉은 빛이 연하면서 갈색 기운이 도는 것, 화이트와인은 색깔이 진해져 갈색 느낌이 나는 것은 변질된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와인을 따를 때의 에티켓이 있습니까? -포도주 병이 잔이 닿지 않게 따른다. 와인을 막 쏟아붓지 말고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듯 경쾌하게 따른다. 대개 잔의 변곡점이 있는 부분 대략 3분의 1 정도 따른다. 마무리 할때 병을 살짝 돌려주면서 따르면 와인 방울이 테이블에 떨어지지 않게 된다. 와인은 첨잔을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병을 흔들지 않는다. 흔들면 와인 침전물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잔을 받을 때의 매너는. -서양에선 호스트가 따를 때 와인잔을 잡고 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연장자나 상사가 따를 땐 무언가 잡지 않으면 2%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 잔의 다리를 잡는 시늉도 무난하다. 그러나 편하고 안전하게 따르게 하기 위해 잠자코 지켜보는 것이 좋다. 대체로 레드와인 잔은 둥글고 넓은데 반해 화이트와인 잔은 좁고 깊다. 그러면 건배를 해야지요. -잔의 다리 부분을 잡고 중앙 부분을 가볍게 부딪치며 건배한다. 잔을 돌리듯이 부딪치면 울림이 좋고, 깨질 염려도 없이 안전하다. 건배는 대개 호스트가 먼저 제안한다. 그냥 마시면 되나요? -받자마자 원샷하거나 벌컥벌컥 마시지 않는다. 먼저 색깔을 보고, 향을 맡아 와인의 풍미를 감상한 다음 한 모금 정도 입에 머금고 여운을 감상하는 게 순서다. 와인은 주량을 자랑하지 않으며, 식사할 땐 1∼3잔 정도가 적절하다. 폭탄주로 원샷하며 취해야 마셨다고 생각하는 중년들에겐 감질나는 주법이다. 와인을 보관하는 방법은. -직사광선을 피하면서도 보관 온도가 일정해야 한다. 또한 흔들림이나 진동이 있어서는 안된다. 김치 등 냄새가 강한 것 주위에 보관하는 것은 삼가야 된다. 마개를 땄을 경우 이삼일 가량은 괜찮다. 이후엔 남은 와인은 음식을 조리할 때 쓰면 된다. 오래 숙성된 와인이 좋은가요, 단맛이 나는 와인은 싸구려라고 하던데? -모든 와인이 오래 숙성되지 않는다. 보르도 등급 와인처럼 몇 십년 보관하는 것이 있고, 보졸레 누보는 금방 마셔야지 오래 보관하면 상해서 낭패를 본다. 와인은 타이밍이다. 그리고 단맛이 나는 와인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편견이다. 단맛이 풍부한 디저트 와인 중에는 최고급이 많다. 식후 와인으론 단맛이 잘 어울린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대딩들과 캠퍼스 미리보기

    대딩들과 캠퍼스 미리보기

    수능 준비로 정신없이 보낸 가을. 시험을 마치고 보니 어느덧 겨울과 맞닿아 있는 가을 끝자락에 서 있다. 마냥 신나게 놀기엔 입시 전쟁이 아직 끝나진 않았다. 그렇다고 책상 앞에 그대로 앉아 있을 순 없다. 남은 전형기간 동안 지치지 않기 위한 자극제도 필요하다. 대학으로 가자. 친구들과 삼삼오오 캠퍼스를 걸으며 아직 남아 있는 가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여기서 그동안 지친 심신을 달래고 대학생이 될 모습도 머릿속에 그려보자. ●건국대학교-최자윤(국제무역학과 03학번) 저희 학교에 오시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가장 먼저 발길이 가는 곳은 ‘일감호’라는 인공호수일 겁니다. 전국 대학내 인공호수 중 최대 규모로 1만 9000여평이나 됩니다. 호수를 끼고 형성돼 있는 ‘청심대’는 학생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쉼터랍니다. 또 하나의 명소는 ‘상허박물관’이죠. 서울시 건축상을 받은 적이 있는 곳으로 낙원동에 1900년대 초 독립운동을 위해 지어진 건물로 저희 학교의 전신이라 할 수 있죠. 학교 안에는 건국햄 전시장이 있답니다.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싶으시다면 그 곳에서 파는 햄치즈 샌드위치(2500원)를 맛보세요. 제대로 밥을 먹고 싶다면 학교 근처 남도쌈밥집을 강추합니다. 만원이면 두명이서 주물럭 쌈밥에 냉면까지 든든해집니다. 맛은 기본이랍니다. ●경희대학교-박현주(의류학과 02학번) 대학교 하면 흔히들 상상하는 굵은 기둥의 높은 건물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저희 학교랍니다.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평화의 전당’은 저희 학교의 자랑이죠. 드라마 속 멋진 캠퍼스 장면이 대부분이 이곳에 촬영된답니다. 며칠 전에는 이곳에서 대학가요제도 열렸죠. 정문으로 들어와 언덕을 지나면 보이는 왕관 모양의 ‘크라운관’에도 꼭 들러보세요. 크라운관에서 아랫길로 조금 내려가면 ‘희랑’이라고 불리는 건물이 나오는데 이곳의 학생식당 밥맛이 좋습니다. 매일 메뉴가 바뀌는데 1500∼2000원 정도 가격으로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답니다. 정문에서 나와 오른쪽에 있는 피나피니의 런치타임(오전 11시30분∼오후 4시)에 8000원 안팎으로 무한정 나오는 빵을 비롯해 패밀리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답니다. 피자돈가스가 인기 메뉴. ●성신여대-맹소영(식품영양학과 02학번) 학교 안에는 작고 운치가 넘치는 곳이 많아요. 도서관인 우정관 옆과 수정관으로 향하는 운동장 옆 잔디밭은 돈암동을 바라보며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여유를 갖기에 제격입니다.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건물들 사이에 잔디와 아름드리 나무가 많아 강의를 끝내고 몸을 달래는 휴식을 가질 수 있어요. 메인건물인 ‘수정관’을 꼭 들러보세요. 학교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곳곳에 푹신한 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얘기를 나누는 대학생의 일상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도서관 옆 제1학생식당은 한식이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제가 식품영양학을 전공하잖아요. 그래서 다른 곳과 비교할 기회가 많았는데 역시 이곳이 반찬도 골고루 나오고, 맛도 최고더라고요. 이중 참치김치찌개가 으뜸이에요. 찌개가 나오는 날이면 식당엔 발 디딜틈이 없죠. 주로 1300∼1400원대. 분식을 주로 내는 제2학생식당에선 면발 좋고 국물이 얼큰한 우동을 맛보세요. ●성균관대학교-최혜민(영어영문학과 03학번) 성균관대학교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성균관’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장소는 바로 명륜당이죠. 정문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옛기와건물로 들어오면 옛모습 그대로의 명륜당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넓은 마당의 뒤편에 성균관대학교의 상징인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답니다. 이 은행나무에는 전설이 있는데 가을마다 은행에서 나는 냄새 탓에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지장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은행이 열리지 않게 해달라는 제사를 지냈고 그 후로 지금까지 은행이 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학교 내에는 식당이 다섯 곳이 있는데 그중에서 600주년 기념관 지하 1층에 자리잡은 ‘은행골’이 최고랍니다.‘육백년의 맛’이라는 한식,‘성균면옥’에서는 면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죠. 또 ‘비볶’에서는 비빔이나 볶음류,‘프랜즈’에서는 양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중 프랜즈의 바비큐 폭찹이 인기랍니다. 정문을 나서면 성대학생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명륜골의 불백은 그 맛이 일품이랍니다. 돼지불백에서 치즈불백까지 맛도 다양하니 꼭 한번 들러보세요. ●한국외대-민희창(일본어과 01학번) 저희 학교는 캠퍼스만 보자면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외국어 대학인 만큼 관련 시설에서 만큼은 최첨단을 자랑한답니다. 저희 학교의 ‘멀티플라자’에서는 미국부터 인도까지 세계 각국의 130여개 방송 채널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이곳의 ‘국제 PC 카페’에서는 세계 각국 언어를 통한 PC 사용이 가능하죠. 학생식당에서는 신당동 떡볶이를 연상시키는 즉석 떡볶이를 맛보실 수 있답니다. 가스 버너가 비치되어 있어 직접 떡볶이를 요리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큰 냄비속에 각종 야채와 떡, 어묵, 라면 사리가 푸짐하게 들어갑니다. 여기에 주방방 아저씨가 비결을 절대 공개하지 않는 특제 고추장 양념이 들어가 환상적인 맛을 냅니다. 가격은 놀라지 마세요. 단돈 1500원이랍니다. 학교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싶다면 오르페우스 블랙을 강추합니다. 스파게티 전문점으로 각종 파스타와 돈가스를 맛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메뉴는 돈가스 위에 피자가 올려져 있는 ‘홍콩돈가스’와 느끼하지 않으면 특이한 크림소스가 곁들여진 ‘알프레도 새우스파게티’가 있습니다. ●서울대학교-한지훈(언론정보학과 02학번) 학교를 제대로 다 둘러보고 졸업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만큼 넓은 게 일단 저희 학교의 특징이자 매력이죠. 다 가보지 못해도 어느 곳에서든 탁 트인 공간에 멋진 단풍과 낙엽이 어울린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많은 대학내 명소 가운데 ‘자하연’은 연인들의 필수 코스. 예전에는 수영도 할 수 있었다는 소문이 있지만 믿기엔 수질이 조금 떨어지죠. 하지만 분위기는 만점이랍니다. 연못 근처의 벤치에 앉아있다 보면 우정도 사랑도 새록새록∼. 학교가 넓다 보니 그만큼 학생식당도 많습니다. 그중에서 카페테리아식으로 원하는 음식을 골라먹는 음미대 식당이 괜찮습니다. 학내 언론에서 설문조사한 결과 만족도 1위를 차지했으니 믿을 만하겠죠?학교 밖을 나오면 녹두거리라는 번화가가 나오는데 이곳의 우동촌은 몽골리안우동(5000원)과 같은 볶은 우동과 치즈치킨가스(6500원)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중앙대학교-우정화(아동복지학과 02학번) 중앙대의 여러 명소 중 단연 으뜸은 본관 앞 청룡 호수입니다. 저희 학교를 상징하는 청룡이 여의주를 물고 펜을 들어 지구를 품에 감고 있는 모양이죠.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학교가 아닌 또 다른 자연 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죠. 햇살이 맑은 날에 이곳의 벤치에 앉아 있으면 특히 무지개가 청룡상을 감싸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사진을 찍으면 행운이 온다는 얘기도 있죠. 학교 내에서 가장 유명한 먹을거리는 바로 ‘CAU버거’랍니다. 중앙대의 영문이니셜이 붙은 이 햄버거는 시중가의 절반에 2배 이상을 맛을 자랑한답니다. 신선한 재료와 독특한 소스로 많은 중앙대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아울러 함께 판매하는 ‘김치전’의 인기도 만만치 않죠. 학교 밖을 나서면 3000원 안팎의 돈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단비분식을 찾아보세요. 중앙대학교에서 모르면 간첩소리를 듣는 이곳은 저렴한 가격에 집에서 밥을 먹는 듯한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각종 찌개류부터 생선구이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답니다. ●고려대학교-김대규(통계학과 99학번) 학교의 전통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을 가장 추천하고 싶네요. 본관 석조건물은 말이 필요없는 학교 역사의 교과서죠. 마치 중세시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달까. 한국학관은 한옥건물로 고궁에 와있는 운치가 느껴지고, 중앙광장 분수대는 파란 잔디와 본관건물이 한폭의 그림이에요. 고대의 코엑스로 ‘고엑스’라고 불리는 ‘중앙광장’은 중간에 통로를 두고 양쪽으로 열람실과 편의점, 행정부서들이 있어요. 학생회관식당 감자커틀렛(1500원)은 이 메뉴가 나오는 날이면 학생들로 북적거릴 정도로 인기죠. 고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정경대 후문 영철버거는 넉넉한 인심으로 학생들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이화여대-김가진(인문학부 04학번) 학교를 방문한 학생들을 데리고 꼭 가는 곳이 이화포스코관에 있는 ‘이화사랑’이에요. 공부하는 사람, 담소를 나누는 사람, 간식을 먹는 사람 등 학생들의 일상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죠. 헬렌관의 아름뜰에서는 야외테이블에서 공부하면서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어요. 울창한 숲속에서 공부하는 분위기, 생각만해도 멋지죠?학생문화관 앞 겨움터도 딱 그런 곳이에요. 부지런한 학생들이 아침부터 이곳에 앉아 공부하죠. 생활관·헬렌관 학생식당 모두 좋지만 가장 추천하는 곳은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기숙사 식당. 너무 멀어 힘들지만 꼭 찾아가 먹을 만큼 1700∼1800원 하는 백반의 맛이 최고예요. 정문 앞 식당 밥의 순두부 정식(5000원)은 집에서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먹는 것 같은 정성과 맛으로 넘버 원! ●연세대학교-손령(인문계열 03학번) 그 어떤 캠퍼스보다 가을이 물씬 묻어나는 저희 학교에 오셨다면 ‘광혜원’은 꼭 들러보셔야 합니다. 정문에서 쭉 들어오다 보면 오른편에 작은 한옥지붕이 보이는데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광혜원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자 연대 세브란스 병원의 모태기도 합니다. 이제 광혜원을 본관쪽을 향해 가다보면 ‘윤동주 시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시비에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서시’가 새겨져 있으며, 오늘날에도 그를 추억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좀더 올라가면 저희 학교가 자랑하는 광대한 녹지 공간인 ‘청송대’(聽松臺)’가 나옵니다.‘소나무 소리를 듣는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곳은 연세대 캠퍼스 아름다움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식당은 학생회관 지하 1층의 ‘맛나샘’과 지상 1층의 ‘부를샘’ ‘고를샘’이 대표적입니다.2000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밥을 즐길 수 있죠. 정문을 나서면 수많은 신촌의 맛집들을 만날 수 있지만 연세대인들이 손꼽는 집은 바로 아침나무입니다. 무쇠솥밥으로 유명하죠. ●숙명여대-가애란(인문학부 01학번) 우리 학교에서 가장 예쁜 공간을 하나 꼽으라면 대부분 분수대를 꼽겠죠. 분수대 앞으로는 나무가 작은 숲을 이루고, 숲속 벤치에는 삼삼오오 우정을 나누는 학생들이 사시사철 떠나지 않죠. 학교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랄까요. 국제화시대에 걸맞게 사회교육관에는 ‘영어카페’가 있어요. 주문할 때부터 카페를 나설 때까지 모두 영어로 하는 곳으로 나의 영어실력을 뽐내보는 것도 좋아요.‘스노카페’에도 들러보세요. 세련된 분위기, 푹신한 의자, 다양한 식음료는 몸을 풀기에 적격이죠. 학교 앞 진이분식은 참치김치찌개와 김치수제비로 유명한 곳이죠. 양은냄비에 내는 칼칼한 순두부칼국수가 일품인 가미원도 강추. ●홍대앞엔 특별한 게 있다 젊음의 거리 홍익대 앞에서 수능준비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보자. 수능을 마친 청소년들을 위해 오는 21일 ‘제1회 유스(Youth) 홍대클럽데이’가 열린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열리는 클럽데이는 홍대 앞 14개 클럽을 입장권 한 장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날. 올해 처음 열리는 유스 홍대클럽데이에는 엠투(M2), 흐지부지, 엔비(NB), 디디(dd), 코스모, 조커레드 등 7개 클럽이 참가했다. 입장권은 1만원.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며 수험표를 지참하면 50% 할인된다. 각각의 클럽에서 영화 ‘발레교습소’의 시사회, 엠씨 스나이퍼·불독맨션 등 인기그룹 공연, 비보이(B-boy) 댄스 배틀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열릴 예정. 포털 네이버(naver.com),YMCA, 하자센터, 아하성문화 센터 등이 공동주관하며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된다. 청소년이 함께하는 행사인 만큼 술 담배는 절대 금지. 부모님도 안심시킬 수 있다. 예매는 티켓링크(ticketlink.co.kr)에서.
  • [자문위원 칼럼] ‘화장실 정상회담’서 배워라/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서울신문은 지난 11일자 주말매거진 We의 ‘세상에 이런 일이’란 코너에서 미국, 일본 등 19개국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각국의 화장실 문화와 관리방법에 대해 정상회의를 연다고 보도했다. 필자는 일주일전쯤 미국 마이애미헤럴드지에서 흥미로운 ‘화장실 정상회의(www.worldtoilet.org)’에 대한 풍자칼럼을 읽었다. 그러고 나서 국내신문 가운데 어느 곳에서 가장 먼저 이 ‘재미있는 이벤트’를 다루는지 살폈다. 수도권 10대 일간지 중에는 서울신문이 유일하게 이 기사를 보도했으며, 그런 점에서 뉴스선택의 안목을 높이 평가한다. 화장실 하면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하나쯤 있을 법하다. 필자에겐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이 떠오르곤 한다.IMF 경제체제 속에서 대학의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분이 바로 김 총장이었다. 그가 취임 후 벌인 최초의 사업이 바로 화장실을 개조하는 일이었다. 수리가 어렵거나 관리가 되지 않는 화장실은 모두 없애고 새로운 모습의 화장실을 하나씩 만들어 나갔다. 화장실 개조에서 시작된 고려대의 모습은 그 후 몰라보게 달라졌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한국의 근대화과정에서 사회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람으로 우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는다.1970년대 중학교를 다니던 우리는 ‘잘 살아보세’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사회변화의 중요성을 은연중에 배웠다. 종례시간에 국민교육헌장을 외우지 못하는 사람은 여지없이 ‘냄새나고 지저분한’ 화장실을 청소해야만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토의 맥인 경부고속도로를 내고 초가집을 개량한옥으로 바꾸어 나갔다. 하지만 재래식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바꾸는 데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만큼 화장실 문화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박 전 대통령은 근대화 운동을 지붕을 바꾸는 데서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국민의식을 개혁하려고 했다. 세계 화장실 정상회담이 왜 베이징에서 열릴까.13억 중국인들의 절대다수가 지금 한국의 1960∼70년대와 같은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한다. 우리가 오래 전에 개량지붕이 절실했듯이, 중국은 지금 그만큼 수세식 화장실이 필요하다.“화장실 개조는 중국인의 삶의 변화요, 의식의 변화”라는 어느 중국 전문가의 말이 새롭게 들린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그 많은 회담을 두고 굳이 ‘화장실 정상회담’을 유치한 데는 숨은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리더들은 사고방식의 변화 없이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없고, 발상의 전환 없이 사회개혁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은 것은 아닐까. 한국의 집권 여당도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4대 개혁입법’에 매달려 시간만 소비할 게 아니다. 차라리 이 기회에 화장실 정상회담에 참석해 사회개선에 필요한 교훈을 배워 오는 게 어떨까. 거기서도 노하우를 얻지 못한다면, 전남 순천 옆에 있는 조계산 선암사의 해우소를 찾아가 보기를 권하고 싶다. 정호승의 시에서처럼,“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그리고 그 곳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왜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사회개혁이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실컷 울어보기 바란다. 그러다 보면 카타르시스가 생겨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물론 삶의 질을 높인다고 경치가 좋고 국내에서 가장 통풍이 잘된다는 선암사 해우소까지 없애려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개혁에도 순서가 있다. 민감한 사회이슈를 유연하게 다루어 중산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여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 청계천의 ‘마지막 그늘’

    청계천의 ‘마지막 그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우리가 당장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어디서 마련합니까.” 서울 종로구 숭인동 삼일아파트 11동 403호에 사는 이경숙(60·여)씨는 요즘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무릎이 유난히 더 시리다. 이씨는 지난달 25일 종로구청으로부터 “12월에 아파트를 허물 예정이니 11월2일까지 모두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벌써 몇번이나 비슷한 통보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통보 당일부터 철거반이 아파트를 기웃거리는 것을 보고 단순히 엄포만은 아닌 것 같아 영 불편하다. 불안감 때문에 이씨는 한달 20만∼30만원 정도 수입을 얻어오던 파출부 일도 나가지 못하고 철거민 대책위원회 천막을 지키고 있다. ●임대 보증금 1000만원도 어려운 극빈층만 남아 청계천 7가에서 8가 사이에 있는 삼일아파트 철거촌의 극빈층 세입자 50여가구,150여명은 유난히 추운 겨울을 맞게 됐다. 창문 밖에서는 청계천 복원공사가 한창이고, 주변에서는 ‘청계천 조망권’을 내걸고 새로운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으로 요란하지만, 이들은 철거가 시작되는 12월이면 당장 갈곳이 없는 처지다. 이들은 지난 7월 공공 임대아파트 신청권을 어렵사리 따냈지만 임대아파트 보증금 1000만원이 없어 발을 구르고 있다. 삼일아파트는 지난 1969년 서울시가 최초로 지은 ‘시민형 아파트’다. 벌써 1990년대말에 안전등급 위험수준인 D등급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재개발대상이 됐다. 아파트 12개동에 280여가구가 살았으나 아파트 주인들은 종로구청이 지급한 500만∼600만원씩의 이주비를 받아 떠나고, 세입자들만 남았다.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받은 세입자 가운데 전세로 보증금을 묻어뒀던 사람들은 지난 7월 새 보금자리로 떠날 수 있었다. 현재 남은 세입자 50여가구 가운데는 월세로 들어있어 1000만원의 보증금을 꿈도 꿀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씨도 1989년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한 남편 한병만(65)씨의 병원비 탓에 3000만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어 10평짜리 아파트의 월세 30만원도 제대로 내기 어려운 처지다. 이씨는 “재개발 지역 한쪽 구석에 임시 거처라도 만들어 없는 사람들 살 길을 좀 열어줄 수는 없느냐.”면서 “이제 곧 겨울도 다가오는데 집을 허물면 거리로 나앉을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7동 705호에 살고 있는 이강일(70)씨도 임대아파트를 꿈꿀 만한 여건이 안 되기는 매한가지다. 이씨는 평생 목공 일로 생계를 이어오다 경기불황으로 일거리가 끊어진 데다 몸도 점점 불편해져 지금 하고 있는 종이상자를 모아 파는 일로는 쌀값을 마련하기도 벅차다. 20만원의 월세를 못 낸 지도 몇 개월이 지났고 가스, 전기, 수도도 3개월 전에 끊겨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밥을 지어먹고 있다. 한기가 도는 집에서는 하루종일 이불을 덮고 지낸다. 이씨는 서대문쪽에 살고 있는 아들(35)도 넉넉지 않아 신세를 질 수 없지만,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호대상자가 될 수 없다. 이씨는 “임대아파트 입주권이 있어도 보증금 1000만원은 언감생심”이라면서 “결국 거리로 나앉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지붕 두 세입자는 신청권 하나만 그런가 하면 공공 임대아파트 입주권이 1가구당 1개만 제공되는 바람에 어렵게 보증금을 마련하더라도 이주하지 못하는 세입자들도 있다.6동 309호에 사는 송학수(24)·선순(22·여)씨 남매는 임대아파트 신청권이 없다. 다른 방에 함께 먼저 세들어살고 있는 40대 부부에게 신청권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아파트 상가에서 전자제품 수리소와 슈퍼를 운영하던 부모의 사업이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의 한파와 청계천 상권 악화로 완전 붕괴되면서 이들은 부모와 떨어져 살고 있다. 학수씨는 낮에는 막노동, 밤에는 야간대학 공부를, 선순씨는 낮에는 대학 공부, 밤에는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왕십리의 작은 공장 한쪽 단칸방에서 살고 있는 어머니 원한옥(43)씨는 “전세 보증금 1000만원을 돌려받아도 우리 부부나 자녀의 일터에서 가까운 곳에 방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청,“붕괴 조짐 있어 철거하지 않을 수 없어” 그러나 구청측은 지금까지 철거민의 요구 조건을 충분히 들어줬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7월 세입자에게 임대아파트 신청권을 준 것도 ‘남는 임대주택이 있으면 시장 임의로 처분방법을 정한다.’는 서울시 조례를 적극 해석한 배려였다는 것. 종로구청 주택과 이재덕(56) 주택계장은 “주민과 수차례에 걸쳐 충분히 대화했지만, 요구조건이 너무 많아 모든 것을 배려하긴 어렵다.”면서 “곧 무너질 조짐이 보여 위험하기 때문에 12월에는 철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도심 미관해치는 전깃줄] 뒷골목 전봇대 뒤엉킨 전기·통신선 ‘흉물’

    [도심 미관해치는 전깃줄] 뒷골목 전봇대 뒤엉킨 전기·통신선 ‘흉물’

    “수도 서울, 그것도 도심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니 말이나 됩니까” “말끝마다 국가경쟁력을 들먹이는 정부는 도대체 뭘 하는지….”9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충무로4가 돈화문로 뒷골목. 인쇄업체, 영화산업 관련 단체 등이 몰려 한때는 ‘문화 특구’로 이름 높았던 곳이다. 주민들은 하늘을 뒤덮을 듯 둘러쳐진, 까맣고 굵은 전기선을 손가락질하며 혀를 내둘렀다. 그럴 만한 까닭은 한눈에 보였다. 흔히 전봇대로 일컬어지는 전신주에 줄이 어지럽게 내걸렸다. 과연 이곳이 국민소득 2만달러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모습인지 의구심이 들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버스에 닿을락 말락 위험천만 전깃줄은 5∼6m 높이로 건물 한층 반에 걸쳐 바로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언뜻 살펴봐도 열 가닥은 되는 듯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몇 가닥만 아래로 축 처져 내렸거나, 둘둘 말린 채 전신주에 내걸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도 많았다. 돈화문로 인근 충무로3가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강모(49)씨는 “바로 옆에 있는 전신주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불안하기 그지없다.”면서 “마음이 안 놓여 건물 전체를 화재보험에 들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인근 상인으로부터 언젠가 옆으로 기울어지는 바람에 와이어로 끌어당겨 붙들어 맸는데도 어느 새 비스듬해졌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광경은 진양상가 쪽에서 돈화문로를 가로질러 서울중앙우체국까지 300여m나 이어졌다. 밤의 치맛자락도 이같은 부끄러움을 감추지는 못했다. 같은 날 오후 7시쯤 돈화문로를 지나다니는 시내버스의 지붕과 전선이 닿을락 말락 곡예를 하듯 지나가고 있었다. 한국영화의 메카임을 알리는 ‘영화의 거리’ 현수막이 둘러쳐진 충무로3가 번창1길 쪽부터 전깃줄은 3∼4m쯤 더욱 낮아져 덕수중 앞 소공원 아름드리 나무들을 관통했으며, 수표다리4길에 이르러서는 금방이라도 네온사인을 터뜨려버릴 기세였다. 다른 한 상인은 “혹시 전신주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나 하고 한국전력에 문의한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고,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공기업으로 국민안전 지키는 일이 본연의 임무인 한전 등에서 나서야 할 텐데 왜 방치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웃었다. 또 “단골로 찾아오는 일본인들이 가게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봤는데, 그들이 무슨 얘기를 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처럼 대도시의 경우 영화 속 한 장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하게 전깃줄이 얽히고 설켜 거미줄같이 뻗어나가기는 강남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인근에 시민의 숲이 자리한 서울 서초구 양재근린공원 옆 양재동 271의7 서초 꿈나무 보금자리에도 스파이더맨이 날아다닐 법한 거미줄 같은 전선이 건물을 위협하고 있다. ●충무로 지중화 사업비부담 커 골치 서울 중구는 한국영화산업의 메카였던 충무로의 옛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영화의 거리를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극장과 명보극장, 스카라극장, 중앙극장을 비롯한 영화 관련 업체, 단체가 밀집한 충무로 2·3·4가 일대를 청계천, 남산골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구조로 조성된다. 그러나 간단히 말해 각종 전선을 땅에 묻는 ‘공중선 지중화’ 사업 때문에 엄청난 골치를 앓고 있다. 그냥 쳐다보기에도 심상찮은 전깃줄을 그대로 둔다면 영화의 거리 조성이 의미를 잃어버릴 것이고, 지중화하자니 돈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사업비는 주택가냐, 도심 번화가냐에 따라 다른데 충무로의 경우 100m당 1억 3000만원∼1억 6000만원이라는 거액이 들어간다. 이 가운데 자치단체가 적어도 3분의1을 내야 한다. 그나마 충무로와 같이 자치단체에서 긴급히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절반을 도맡아야 겨우 착수할 수 있다. ●지하화 비용 10배 더 들어 애로 따라서 영화의 거리만 1.6㎞에 이르는 공중선 구간엔 최소한 20억 8000만원, 많게는 25억 6000만원이 든다는 얘기가 된다. 중구청 부담은 지중화 구간이 아니라 공중선 기준으로 해도 6억 9400만∼12억 8000만원이다. 영화의 거리 사업을 위한 1차 모금액이 20억원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중선에 대한 점용료 규정도 간단찮은 문제다. 쉽게 말해 전봇대 하나에 한전 등이 내는 점용료는 1350원이다. 반대로 땅에 묻을 경우 전선 175㎜짜리 기준으로 대략 1만 7500원이다. 지상에 두는 것보다 10배 이상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대기업인 한전은 그렇다 치더라도 같이 공중선을 이용하는 케이블방송, 컴퓨터 관련 업체 등에서 지중화 공사를 달가워하지 않는 까닭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남산 한옥마을서 김치대축제

    서울시 중구 필동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13∼14일 이틀간 김장대축제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8도 김치 70여종과 생활 속에서 변화된 퓨전김치, 고저리를 비롯한 궁중김치 등 각양각색의 김치가 선보인다. 주한 외국대사, 유학생 등 외국인과 관람객들이 직접 김치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주최측은 마당 한가운데에 가마솥을 걸어놓고 고구마를 찌거나 직접 순두부와 겉저리를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다듬이질 시연과 새끼꼬기, 맷돌 돌리기, 가마니짜기 등 우리조상들의 옛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특설무대에서는 13일 오후 2시 경기민요가,14일 오후 2시 ‘풍장21 예술단’의 사물놀이 공연이 잇달아 펼쳐진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쌀쌀한 날엔 ‘어머니맛 청국장’

    쌀쌀한 날엔 ‘어머니맛 청국장’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면서 따끈한 청국장 찌개가 그립다. 다소 거칠고 질박한 맛이 나는 청국장은 구수한듯 퀴퀴하다. 중년 이상의 세대에게 청국장은 고향의 냄새이자 어머니의 냄새이다. 어릴 적 코를 싸쥐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의 음식’이다. 그래서 냄새없는 청국장은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 정도라면, 추억의 소중함을 아는 나이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청국장은 추억과 함께 먹는 음식이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냄새 때문에 싸구려 음식으로 청국장이라면 손사래를 치게도 한다. ■ 쌀쌀할땐 어머니맛 청국장 요즘 청국장이 건강식품으로서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청국장 전도사’ 김한복(호서대 생물정보학과) 교수는 “청국장은 인체에 유익한 균이 무척 많이 들어있어 약보다 효능이 우수한 식품이다.”라고 예찬했다. 콩 단백질을 98%까지 흡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슬로푸드’인데다 건강을 지키는 신토불이 웰빙식품으로 주목받는 까닭이다. 비만과 당뇨 등의 성인병을 다스리기 위해 생청국장을 먹는 사람도 많다. 처음엔 여간 비위가 강하지 않으면 먹기 힘들다. 하얀 실이 끈적끈적하는데다 오동통한 콩알은 퍼석거린다. 씹어보면 미끌거리면서 특유의 냄새가 강한 까닭이다. 생청국장을 말려 믹서기 등으로 갈아 요구르트나 우유 등에 타서 마시는 사람도 많다. 건강도 지키면서 맛을 챙길 수 있는 청국장은 우리 민족이 1400년 이상 먹어왔던 음식이다. 한반도가 콩의 원산지이자 콩 농사의 종주국이다. 기마생활을 했던 선조들은 콩을 삶아 말안장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먹었다고 하는데 말의 체온에 의해 삶은 콩이 자연 발효된 것이 청국장의 원조라는 것. 삼국사기엔 청국장이 ‘시()’로 등장하다 조선시대엔 ‘전쟁이 났을 때 빨리 먹을 수 있는 장’이란 뜻으로 전국장(戰國醬)이 쓰였다. 그러나 요즘 우리가 부르는 청국장(淸國醬)이란 용어는 아직까지 한·중·일 문헌에는 보이지 않는다. 전국장이 발음이 변하면서 청국장으로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하튼 한민족에겐 청국장을 즐기는 유전자가 생겨나지 않았을까? 역사가 유구한 청국장은 실크로드를 따라 네팔, 인도네시아 등으로 퍼져갔다. 일본의 낫토도 청국장의 일종이다. 요리 연구가 우영희씨는 “청국장 하면 찌개를 떠올리는데 비빔밥이나 샐러드 등으로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다.”며 “청국장 발효기기가 좋아 요즘엔 집에서 얼마든지 청국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방배동 요리 전문학원 벨라쿠치나에서 서양요리 연구가 임종현(36)·오경옥(35)씨에게 청국장 샐러드와 카나페 등 요리 몇가지를 지도했다. 이에 임씨는 청국장을 갈아 수프를 만들거나 이탈리아식 만두인 라비올리도 될 듯하다고 제안했다. 우씨는 청국장 찌개를 끓일 때 요즘은 무가 달고 맛있다며 무를 넣거나 묵은 김치를 넣어도 좋다고 제안했다. 청국장은 찌개가 끓을 때 한소끔 끓은 다음 넣어야 영양을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청국장 좀 하는 집 ●진주청국장(785-6918)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 편 한국신용평가건물 지하 1층의 진주청국장은 한정식집을 연상케 하는 깔끔한 인상처럼 그다지 냄새가 강하지 않다. 그러나 뻑뻑하면서 부드러운 것은 청국장 본래의 맛이다. 뚝배기에 담아낸 청국장 찌개(6000원)에는 통콩이나 콩조각 등 알갱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청국장을 모두 절구에 빻아 넣기 때문이란다.‘띠포리’로 불리는 밴댕이를 넣고 끓인 국물에 바지락·붉은 고추·호박·두부 등을 넣어 팔팔 끓여 냈다. 저녁에는 정찬(1만원)를 권할만 하다. 돼지보쌈·야채쌈·오색나물·모둠전·생선찜 등이 나온다. 여기에 한우석쇠불고기와 홍어회무침 등이 추가되는 상찬코스는 1만 8000원. 청국장만 포장 판매도 한다.(2인분·3000원) ●사직분식(736-0598) 서울 사직공원옆 사직파출소 맞은편에 있는 사직분식은 문턱을 넘는 순간, 청국장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진동한다. 그릇에 담아낸 청국장 찌개(4000원)는 절구에 찧지 않고 통째로 넣어 끊인 탓에 누르죽죽한 국물에 두쪽 난 콩이 가득하다. 풋고추와 파를 큼직하게 썰어 넣었다. ●별궁식당(736-2176)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뒤쪽 골목에 있지만 눈보다 코를 킁킁거리며 찾은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청국장집이다. 청국장은 초가집이 어울릴 법하지만 깔끔한 한옥집인데도 분위기가 괜찮다. 뚝배기에 내오는 청국장 찌개(5000원)의 냄새가 그리 심하지 않은 편이다. 느타리버섯·팽이버섯·호박·두부·파 등을 넣고 하얗게 보글보글 끓여냈다. 청국장 콩알은 토실토실한데 급히 먹으면 입을 델 정도로 뜨겁다. 이외에도 공평동 제일은행 본점 뒤쪽 하나로식당(733-0678)에서 가정식백반(5000원)을 주문하면 무·배추를 듬뿍 넣은 청국장 찌개가 나온다. 묽은 듯 담백하다. 동교동 제일은행 뒤쪽의 전주식당(334-8500)은 한식 전문이지만 바지락과 두부 호박을 넣은 청국장 찌개(4500원)가 개운하다. 필동 고향식당(2264-0240)의 청국장 찌개(4000원)는 묵은 우거지를 삶아 썰어넣고 돼지고기 사태 몇점과 매운 고추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낸 것으로 맛이 깊다. ■ 도전!!! 청국장 만들기 (1) 콩고르기:대두를 주로 쓴다. 수입콩보다 국산콩이 발효가 잘 된다. (2) 불리기:콩을 깨끗이 씻어 물에 불린다. 물은 콩의 3배 이상이며 12시간가량 불리면 된다. (3) 삶기:불린 콩을 솥에서 끓인 다음 은은한 불에서 연한 갈색이 날 때까지 3∼4시간가량 푹 삶는다. (4) 균 접종:소쿠리에 밭쳐 물기를 빼며 60℃까지 식힌다. 안전한 종균이 없으면 깨끗한 볏짚을 잘라 콩 사이에 넣는다. 냉동 청국장이 있다면 조금만 물에 풀어 삶은 콩에 뿌려도 좋다. (5) 발효:40℃에서 80%의 습도를 유지해 2∼3일 둔다. 용기는 면이나 삼베 등 공기가 통하는 천으로 봉해야 한다. 랩을 씌울 경우 5㎝간격으로 작은 구멍을 내 준다. 콩 표면의 갈색이 진해지고 하얀 실이 생기면 발효가 잘 된 것이다. 너무 오래 발효하면 암모니아 냄새가 심해진다. (6) 가공:발효가 끝난 청국장을 나무 주걱으로 고루 섞고 절구에서 찧는다. 이때 소금·마늘·고추장 등으로 양념하면 된다. 생으로 먹을 경우 양념을 안해도 좋다. 발효기계를 이용해도 방법은 비슷하다. 시간을 맞춰 주기 때문에 숙성 시간이 짧아지고, 냄새도 덜 난다. 종균을 따로 팔기도 한다. 하비비의 종균은 1봉지에 1만 5000원. ●청국장 비빔밥 재료 밥 1공기, 콩나물·시금치나물·고사리나물·도라지나물 적당량씩, 청국장 (½)컵, 비빔고추장 적당량,나물 양념(다진 파·깨소금 4큰술씩, 다진 마늘·참기름 2큰술씩, 소금·통깨 적당량씩) 만드는 법(1) 콩나물은 다듬어서 냄비에 담고 물을 조금만 부어 소금과 다진 마늘을 넣고 익힌다. 콩나물만 건져서 한 김 식으면 다진 파·참기름·깨소금을 넣어 무친다.(2) 도라지 나물은 도라지를 길게 채를 썰어 찬물에 다듬어서 냄비에 담고 물을 조금만 부어 소금과 다진 마늘을 넣고 뚜껑을 덮어 익힌다. 도라지만 건져 다진 파·참기름·깨소금을 넣어 무친다.(3) 고사리는 억센 줄기는 잘라내고 너무 길지 않게 잘라 다듬는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뜨거워지면 다진 마늘을 볶다가 고사리를 넣고 볶으면서 국 간장으로 간을 하고, 참기름·다진 파를 넣어 무르게 볶는다.(4) 시금치는 다듬어서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짠 다음 다진 파·다진 마늘·소금·참기름·깨소금을 넣어 무친다.(5) 따뜻한 밥에 (1)∼(4)의 나물을 적당량씩 올리고 그 위에 잘 뜬 청국장을 올린 다음 비빔 고추장을 올려낸다. 달걀이 있으면 황·백 지단으로 나눠 부쳐 올려내도 좋다. 팁 비빔밥은 숟가락보다 젓가락으로 비비면 고루 잘 섞인다. 또 밥알도 으깨지지 않아 더 맛있다. ●청국장 멸치볶음 재료 꽈리고추 100g, 지리멸 1컵, 청국장 1컵, 다진 마늘 1큰술, 통깨 약간, 홍고추 1개, 식용유 적당량,소스(간장·맛술·청주 2큰술씩, 설탕·물엿 1큰술씩) 조리법 (1)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다가 멸치를 넣고 함께 볶는다.(2) 꽈리고추를 넣고 2∼3분간 뚜껑을 덮어준다.(3) 소스를 넣고 저어주면서 조리듯이 볶는다.(4) 준비된 청국장을 넣고 홍고추를 채썰어 넣어 마무리한다.(5) 완성된 접시에 담고 통깨를 뿌려낸다. ●청국장 카나페 재료 식빵 또는 시퐁케이크 6∼8조각, 마요네즈 1컵, 다진 땅콩·건포도 2큰술씩, 모차렐라 치즈(또는 파마산 치즈) 약간, 청국장 1컵 조리법 (1) 준비된 빵을 2㎝ 두께로 잘라 지름 5㎝의 원형 또는 사각형으로 만든다.(2) 청국장에 다진 땅콩을 넣어 버무린다.(3) 빵위에 마요네즈를 바른다.(4) 모차렐라 치즈를 얹고 그 위에 청국장과 땅콩 버무린 것을 보기 좋게 올린 다음 건포도로 장식한다. ■ 우영희의 청국장 요리조리 ●요리연구가 우영희씨는 홍대 미대 공예과를 다니다 그만두고 1983년 도미, 중국요리와 케이크 데커레이션 과정을 마쳤고, 그후 한식 조리사 자격증도 땄다. 각종 문화센터와 TV프로그램에 출연했고, 현재 푸드채널에서 ‘우영희의 아름부엌’을 진행하고 있다. 우씨는 “좋은 음식은 가족끼리 먹을 것이 아니라 친척이나 친구들을 초대해 나를 알리는 기회로 삼자.”고 주부들에게 역설했다. ●청국장 샐러드 재료청국장 1컵, 양상추 (¼)통, 오이 (⅓)개, 파프리카 1개,드레싱(올리브 오일 (½)컵, 다진 마늘 1큰술, 소금 (½)큰술, 설탕·식초 2큰술씩) 만드는 법 (1) 야채는 깨끗이 씻어 찬물에 담갔다가 건진다. 양상추는 한입 크기로 손으로 뜯어둔다. 파프리카와 오이는 한 입크기로 둥글게 썬다.(2) 드레싱 재료를 그릇에 담아 저어 잘 섞는다.(3) 넓은 야채 접시에 (1)의 손질한 야채를 보기 좋게 담고 그 위에 잘 뜬 청국장을 올린 다음 드레싱을 뿌려낸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이종원·강성남기자 jongwon@seoul.co.kr
  • 충무로 “옛 영광 다시 한번”

    대한민국 ‘영화 1번지’인 충무로에서 영화축제가 열린다. 신성일과 남궁원, 윤일봉, 엄앵란, 김가인, 박상민, 박준규 등 ‘신·구 청춘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서울 중구는 ‘충무로 영화의 거리 추진협의회’와 한국영화인협회, 한국영화배우협회와 함께 5일 오후 4∼8시 충무로 3가 극동빌딩 뒤 은막길에서 ‘충무로 영화의 거리 페스티벌’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경찰청 악단의 축하공연과 영화계 원로들의 축사, 퍼포먼스 등이 펼쳐지며 전문 엔터테이너가 펼치는 마술쇼와 매직쇼, 스타들과 함께 하는 영화퀴즈 등의 공연도 다양하게 선뵌다.OB,YB스타들의 팬 사인회와 배우들이 열창하는 노래자랑 무대도 준비됐다. 한국영화 85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영화 기자재, 궁궐의상 등 영화 의상 및 소품, 한국영화 명작 포스터 등을 감상할 수 있는 ‘한국영화 100년사 전시회’도 식전행사로 열린다. 영화의상과 소품을 직접 착용하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191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제작된 한국영화 5400여편 가운데 명작 100선과 키스 명장면 100선을 담은 영상물도 선보인다. 중구는 한국영화 산업의 메카였던 충무로의 옛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대한극장과 명보극장, 스카라극장, 중앙극장을 비롯한 영화관련 업체, 단체가 밀집한 충무로 2,3,4가 일대를 ‘영화의 거리’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청계천∼충무로∼남산골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구조로 조성된다. 주요 도로에는 회화나무 등 다양한 가로수를 심고 조경도 설치하며 극동빌딩 옆 대형벽면에는 핸드프린팅 조형물과 영화관련 홍보전시장도 설치할 예정이다.20년 이상 된 전통 영화관련 업소에 인증마크를 수여해 전통명가로 육성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충무로는 한국영화의 개화기인 1955년 한국전쟁 직후 영화인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기 시작해 ‘춘향전’이 수도극장(현 스카라극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뒤 영화계의 메카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후 충무로 3가의 대원빌딩∼극동빌딩 앞거리에 영화관련 단체가 밀집했으나 80년대 이후 이들 단체들이 서울 강남지역 등으로 옮겨가면서 퇴락의 길을 걷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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