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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째 산새 모이주는 김용운씨

    “산새들과도 함께 먹고 살아야죠.” 강원도 춘천의 삼악산 등선폭포 입구에서 20여년째 휴게소를 운영하는 김용운(65)씨는 아침 식사 후 산새들을 위한 또다른 아침밥을 준비한다. 잘게 부순 땅콩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김씨가 휘파람을 몇번 불자 곤줄박이 여러 마리가 어디선가 날아와 김씨 손에 놓인 땅콩을 물고 날아간다. 곤줄박이와 달리 수줍음을 많이 타는 박새들을 위해 들깨와 땅콩을 따로 먹이통에 담아 한쪽에 놓아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렇게 하루에 두번 산새들을 불러 먹이를 나눠주는 일은 8년째 계속해 온 김씨의 겨울 일과다. 겨울에 숲속에서 먹이 구하기가 어려워진 산새들이 휴게소 있는 곳까지 내려와 음식 부스러기를 주워먹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시작한 일이다. 겨울이 오면 하루 반되씩의 땅콩을 잘게 부숴 준비하고 추운 겨울에 매일 맨손으로 산새들을 불러 먹이를 주는 일이 성가실 법도 하다. 김씨가 바깥에만 나오면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들어 보채는 산새들 때문에 김씨는 다른 일을 하다가도 몇번이고 장갑을 벗은 채 손바닥 위에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땅콩을 올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등선폭포에서 오래 살다보니 산새도 다 한식구 같다.”는 김씨는 “귀찮다고 굶길 순 없잖아요.”하며 넉넉하게 웃는다. 겨울이면 아기자기한 산새들이 김씨 손바닥에서 먹이를 집어먹는 모습은 등선폭포를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또다른 명물이 되고 있다. 춘천 연합
  • [9일 TV 하이라이트]

    ●결정!맛 대 맛(SBS 오전 10시50분) 야들야들 명태살과 매콤새콤한 양념, 쫄깃한 면발에 백김치로 속살을 채운 북한식 만두의 조화 명태회 비빔냉면과 만두. 아삭아삭한 김치를 썰어서 고소하게 부친 녹두전과 얼음 둥둥 띄운 시원한 국물에 잘 만 국수의 진미가 입맛을 돋우는 김치말이 국수와 녹두전의 맛대결을 보여준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노동자, 농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 인도의 MKSS는 지역주민이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MKSS는 투명한 선거를 위해 입후보자들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공개한다. 세계 곳곳을 둘러보며 진정한 민주주의의 확립이 어디까지 왔는지 알아본다. ●청소년 원탁토론(EBS 오후 8시10분) 청소년들의 낮은 독서율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2007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생부터 교과별 독서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하도록 했다. 평가를 통해서라도 청소년들의 낮은 독서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독서능력은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강수 타령(MBC 오후 7시55분) 가영과 준호는 둘이서 자주 가던 학교 근처의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는다. 신률과 왜 헤어졌냐고 묻는 준호에게 가영은 신률이 좋은 사람이지만 편하지가 않았다고 말한다. 나영은 오디션에 합격하고, 소식을 들은 강수는 기뻐한다. 가영은 팀장에게 마지막 원고를 넘기며 사직서도 함께 낸다. ●부모님 전상서(KBS2 오후 7시55분) 옥화는 안 교감이 창수를 집에 들이는 것도 못마땅하고 애들을 스키장에 딸려 보내는 것도 미덥지 않기만 하다. 성미는 영화를 보겠다며 무작정 나서는데, 누구 하나 영화를 같이 봐 줄 사람이 없어 혼자 걷던 중, 채영과 형표가 차에서 내리는 장면을 목격한다. ●광복 60년 특별기획‘KBS 영상실록’(KBS1 오후 11시) 광복 60년을 맞이하여 1945년 이후 연도별로 영상 자료를 분류하여 환희와 감격, 슬픔을 주었던 사건과 당시 서민들의 삶을 보여준다. 영상, 또한 히트 가요·유행어·영화 등의 풍속을 보여주는 영상을 중심으로 해마다 벌어진 사회적 변천을 정리해 본다.
  • [우영희의 출동!요리구조대] 깐풍기 & 샐러드

    [우영희의 출동!요리구조대] 깐풍기 & 샐러드

    저는 결혼한 지 두어달 된 새댁입니다. 신랑이 증권회사에서 근무하는데, 제가 손수 도시락을 싸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일 도시락을 싸다 보니 메뉴가 걱정입니다. 저는 뉴욕에서 몇년간 거주했기 때문에 다양한 나라 요리들은 손수 만들 줄 알고, 특히 굴소스가 들어가는 요리를 잘합니다. 식어도 맛있고 모양새도 깔끔한 도시락을 선생님과 꼬옥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중식이나 한식을 원합니다. -남편 도시락을 챙기는 화곡동 새댁 여주영 올림 #장면 1(거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롯데아파트의 여주영씨네 집. 벽마다 걸린 웨딩사진과 새가구들, 신혼의 행복이 물씬 넘쳐났다. 새댁 주영씨가 깨끗한 앞치마 차림으로 우영희씨를 맞았다.“어머, 머리에 힘주셨네?”라며 우씨가 말문을 열었다.“네,TV에도 나오고, 신문에도 난다고 해서요, 아침 일찍부터 신경 좀 썼죠.” “역시∼. 아이들 도시락 싸기도 힘들어하는 요즘, 남편을 위해 매일 도시락을 만들다니, 정말 대단한 마음 씀씀이네요.”우씨의 칭찬이다.“도시락 싸는 것은 익숙해졌는데, 매일 어떤 메뉴를 쌀까 고민입니다.”주영씨가 속내를 털어놨다. #장면 2(부엌) “우리 신랑이 중국요리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깐풍기를 배우고 싶습니다.”주영씨가 부엌으로 안내하면서 재료들을 내보였다. “그러면 매콤한 맛의 깐풍기가 좋겠네요. 집에서 만들면 느끼하지도 않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거든요.”우씨의 강습이 시작됐다. “닭고기로 깐풍기를 만들 땐 허벅지 살이 좋아요. 아주 잘 샀어요.”칭찬에 주영씨가 으쓱했다. “닭살을 채썰듯이 길게 발라놓았네요. 이건 잘못이에요. 그냥 껍질째 한입 크기로 잘라 두면 되는데, 지방은 가위로 살살 잘라내고….”우씨의 지적,“어머나, 어쩌면 좋죠?”주영씨가 안달이 났다. “너무 걱정은 마세요, 튀길 때 둥글게 말아서 튀기면 되니깐요.”우씨의 번득이는 재치다. “닭고기를 맛술에 절였네요…, 이건 큰 실수예요.”맛술은 포도당 성분이 많아 튀길 때 속이 익기 전에 타버릴 수 있단다. 튀김에는 그래서 청주가 더 좋다고 귀띔했다. 청주가 없어서 화이트와인을 부었다. 우씨와 주영씨는 닭살을 주물럭거리며 튀김옷을 입혔다. 바삭거리는 것을 좋아하면 2번 튀기면 된다.“센불에서 ∼소리가 날 때까지 기름에 튀겼다가 먹기 직전 한번 더 튀기면 돼요.” “매콤한 맛을 낼 땐 마른 고추를 쓰세요.”더 매운 맛을 원하면 마른 청양고추를 쓰면 된다고 덧붙였다. 팬에 파·마늘·고추 등을 넣고 매운 소스를 완성했다. “소스와 튀긴 닭고기를 데칠 땐 살짝 해야 해요. 오래 끓이면 조린 느낌이 돼 오히려 맛이 떨어집니다.” 깐풍기가 완성되자 주영씨가 급히 도시락을 쌌다. #장면 3(증권회사) 주영씨가 허겁지겁 달려간 곳은 여의도의 한 증권회사 휴게실. 양복차림의 듬직한 남자가 나왔다. 주영씨가 깐풍기 도시락을 풀고 남편에게 먹여줬다. 닭살 돋는 신혼의 행복이다.“사내에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이 없어 혼자 먹지만요, 다른 동료들이 오히려 부러워하죠. 정말 행복해요.” ■ 깐풍기 재료 닭고기 400g(닭다리 2∼3대 분량), 마른 홍고추 2개, 청고추 2개, 달걀 ½개, 다진 마늘 1큰술, 파 1대, 녹말, 청주, 참기름 적당량, 후추 약간,소스(물 5큰술, 간장 2큰술, 굴소스 작은술 1큰술, 후춧가루 1/7작은술, 식초·설탕 3큰술씩, 녹말가루 ½큰술) ①닭다리를 한입 크기로 살을 발라내어 달걀 ½과녹말 2큰술을 넣고, 잘 주물러서 6∼8분 튀겨낸다. ②고추는 잘게 다지고 소스는 잘 섞어 놓는다. ③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파와 마늘을 볶다가 청주를 한술 넣고 마른 홍고추와 청고추를 넣고 매운 맛이 우러나게 볶는다. ④소스를 넣고 걸쭉해 지면 튀겨낸 닭고기를 넣고 재빨리 버무린다. ■ 샐러드 재료 양상추, 치커리, 당근, 샐러리 등 소스(다진 양파 ¼개, 올리브기름 ½컵, 설탕·식초 3큰술씩, 소금 1작은술, 후추약간) ①야채를 깨끗이 씻어 한입 크기로 잘라둔다. ②분량의 재료를 넣고 잘 섞어 소스를 만든다. ③먹기 직전 야채에 소스를 골고루 끼얹는다. 푸드채널 ‘우영희의 아름부엌’에서 복습하세요.1월10일 오전 10시20분 방송됩니다.
  • [이집이 맛있대] 이번 주말엔 뭘 먹지

    르네상스 서울호텔 한식당 사비루(2222-8655)는 이달 말까지 새해 한식 특선으로 궁중식 떡국과 신선한 생굴회·성게죽 등 7가지가 나오는 세트메뉴를 내고 있다.4만 7000원. 서울 파이낸스센터 이탈리아식당 메짜루나(3783-0003)는 이달 말까지 철갑상어 요리를 담백하고 감칠맛 있게 내놓는다. 철갑상어는 평균 수명이 100∼150년으로 물고기로는 드물게 장수하며 비타민·단백질이 많고 칼로리가 낮아 ‘황제의 물고기’로 불렸다.1만 6000∼6만 8000원. 롯데호텔서울(소공동) 이탈리아식당 페닌슐라(317-7121)는 15일까지 방문 고객이 새해 소망을 카드에 써내면 추첨을 통해 20명에게 피자 2판·토마토와 모차렐라 샐러드 등이 든 런치 박스를 배달해준다. 서울만 배달 가능. 피자 전문점 피자헛(1588-5588)은 다음달 말까지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아 전국 320개 모든 매장에서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스크래치 카드를 나눠준다. 선물은 스카이 핸드펀, 디지털카메라 등 20가지다.
  • [광복60주년 여론조사] (2)흡수통일이냐, 연방제냐

    [광복60주년 여론조사] (2)흡수통일이냐, 연방제냐

    우리 민족에게 ‘광복’의 다른 이름은 ‘분단’이다. 광복의 주년(周年)과 분단의 주기(周忌)는 정비례한다. 광복 60주년에 우리는 그래서 환호할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식민(植民)이 광복을 부르고 광복이 다시 분단을 낳은 급반전의 현대사를 발가벗고 관통한 우리는, 다음 무대에 통일이라는 해피앤딩의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음을 온몸으로 직감한다. 광복→분단→통일의 변증(辨證)적 해몽을 우리는 믿는다. 우리는 감격적인 통일의 순간에 지하의 애덤 스미스가 환생해 “남북한의 통일을 완성한 ‘보이지 않는 손’이 이제 한민족의 번영을 이끌 것”이라며 ‘통일 국부론’을 설파하는 장면을 꿈꿔 본다. 동시에 우리는 카를 마르크스가 살아나와 “분단은 그 자체의 모순으로 파국을 맞았고, 한민족 모두가 주인되는 통일이 도래한 것”이라며 ‘통일 선언문’을 뿌리는 광경을 꿈꾼다. 우리는 스미스와 마르크스가 통일된 한반도에서 화해하길 희망한다. 하지만 꿈은 아직 꿈일 뿐이며, 만져지는 현실은 냉엄하다.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공동기획한 신년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은 남한식 자유민주체제에 대한 강한 애착과 동시에 북한식 공산주의 체제와의 공존에 큰 거부감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신문은 국민들이 선호하는 ‘통일의 방식’을 최대한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아주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문항1▶민주적이면서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이어야 한다. ▲문항2▶남북한이 합의하면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에 의한 통일도 무방하다. 문항1의 ‘흡수통일’은 북한이 심하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용어이고, 문항2의 ‘북한이 주장하는’이라는 표현 역시 상당히 직설적이다. 응답자 입장에선 심리적 압박감이 느껴질 만큼 솔직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이다. 결과는 눈동자를 크게 하기에 충분했다. 예상보다 문항1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것이다. 조사 대상자의 65.6%가 민주적 흡수통일을 찬성한 반면, 반대한 사람은 20.5%에 그쳤다. 반면 조사대상자의 절반 이상(50.7%)이 연방제 통일에 반대했고 27.4%만이 지지했다. 민주적 흡수통일은 예컨대 ‘독일식 통일’을 말한다. 북한을 남한식 자유민주체제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북한 체제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연방제 통일’은 남북한이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각자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조사에 참여한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의 김형준(국민대 교수) 부소장은 “정치권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밑바닥 민심의 변화속도는 늦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며 “우리 국민의 다수는 통일에 관한 한 아직 보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흡수통일 방안을 지지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우리 체제에 대한 자신감과 북한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전 연령에 걸쳐 고르게 나타났다. 50대의 69.1%가 지지했지만 20대도 10명 중 6명 이상(61.7%)이 흡수통일 방안을 지지했다. 반면 연방제에 대해서는 40대의 지지율이 29.8%로 가장 높았으며, 오히려 20대(23.4%),30대(27.3%)가 약간 더 낮았다. 김 부소장은 “20대의 경우 30∼40대보다 보수적이며 이념적 마인드가 흐린 편”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것은 스스로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의 태도다. 자신을 ‘매우 진보적’이라고 한 응답자 가운데 단지 22.6%만이 흡수통일에 반대했다. 반면 이 사람들 중 40.9%가 연방제 통일에 반대했다. 진보든, 보수든 통일국가의 체제가 자유민주주의가 돼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이론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흡수통일에 대한 지지 의견을 ‘적극 동의’와 ‘대체로 동의’로 분리할 경우, 대구·경북(TK)지역에서 흡수통일에 ‘적극 동의’한다는 비율이 56.7%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다른 지역(서울 37.2%, 호남 34.9%)에 비해 ‘완고한 보수성’을 보여준다. 반면 같은 영남권이면서도 부산·경남(PK)지역 응답자는 ‘적극 동의’가 29.5%에 그쳐 TK에 비해 훨씬 ‘리버럴한’ 성향을 보였다. 연방제에 대한 반대의견을 ‘전혀 동의하지 않음’과 ‘별로 동의하지 않음’으로 나눠볼 때도 역시 대구·경북의 ‘전혀 동의하지 않음’이 38.5%로 강원·제주(40%)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부산·경남(19.7%), 호남(23.9%)과 차이가 컸다. 정리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北은 어떤 대상인가 분단 이후 북한은 우리에게 위협의 대상이면서도 화해의 상대였다. 이런 양면성의 딜레마가 여전히 우리를 고민스럽게 하고 있음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북한을 무서워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북한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팽팽하게 갈렸다. 양 집단의 차이가 10%포인트를 넘지 않았다. 북한에 위협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36.9%)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43.1%)이 약간 더 많았고, 북한에 대한 지원을 가능한 한 많이 해야 한다는 의견(43%)이 그렇지 않은 사람(37.3%)보다 조금 많았다. 우리 체제에 대한 자신감이 확고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는 국민이 적지 않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최근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것도 이같은 심리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북한을 위협의 대상보다는 지원의 상대로 보는 시각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은 의미있는 추세라 할 만하다. 정치권이 대북 화해협력정책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가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연령이 낮고 학력이 높은 국민일수록 위협을 덜 느끼며, 대북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북한이 위협적이다.”고 답한 의견은 50대 이상에서 절반에 육박(48.1%)했으나,20대에서는 30.3%에 그쳤다. 중졸 학력 이하에서는 43.5%가 위협을 느끼지만 대학 재학 이상은 35.1% 정도만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 ■서울·40대 “못했다” 호남·20대 “잘했다” 노무현 정부의 미국에 대한 동맹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는 긍정과 부정이 비슷하게 나타났다.“잘못했다.”(37%)는 응답이 “잘했다.”(34.9%)보다 약간 많았으며,“보통이다.”는 의견도 28%를 점했다. 한·미동맹에 있어서도 역시 연령이 낮을수록, 그리고 진보 성향이 강할수록 긍정 평가가 좀더 많은 편이다.20대의 경우 응답자의 40%가 “잘했다.”고 대답,“잘못했다.”(38.3%)는 의견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런 현상이 30대 이상으로 넘어가면 살짝 역전된다.“잘했다.” 대 “잘못했다.”의 비율이 30대(37.1% 대 37.9%),40대(33.1% 대 41.4%),50대이상(31.5% 대 32.2%)로 분석됐다. 호(好)·불호(不好)가 이처럼 비등하게 나타나는 것은 노무현 정부의 대미정책이 절묘하거나, 아니면 일관성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현 정부가 주한미군 문제와 대북정책에 있어 전에 비해 목소리를 키우기는 했지만, 이라크 파병과 같은 결정적 사안에서는 미국에 적극 협조하는 등 상반된 태도를 보인 것이 국민의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어쨌든 일부 보수세력의 우려와는 달리,50대 이상의 상당수가 노무현 정부의 대미정책을 긍정평가한 대목은 눈길을 끈다. 한·미동맹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는 학력별·소득별·지역별 편차가 크지 않고 고르게 나타났다. 다만 지역적으로 서울의 경우 “못했다.”(44.9%)는 응답이 “잘했다.”(31.1%)는 대답을 비교적 큰 격차로 앞섰다. 반면 호남은 “잘했다.”(44.1%)는 평가가 “못했다.”(31.2%)는 평가보다 많았다.
  • [본지 ‘술자리 女 vs 男 워스트 5’ 조사] ‘송년회 2차까지가 적당’ 71%

    [본지 ‘술자리 女 vs 男 워스트 5’ 조사] ‘송년회 2차까지가 적당’ 71%

    직장인들은 올해 2∼3차례 송년회를 갖고 있으며, 송년회는 2차에서 끝내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100명의 남녀 직장인에게 설문지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50%를 넘는 직장인이 올해 2∼3차례 송년회를 이미 가졌거나, 연말까지 가질 계획이라고 응답했다.18%는 4차례,12%는 5차례 이상의 송년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송년회 횟수는 직장경력에 비례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20대는 8.5%,30대는 14.3%만이 5차례 이상 송년회를 갖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40대 이상은 5차례 이상 계획했다는 응답이 3분의 1을 넘었다. ‘송년회는 몇 차까지 가는 것이 적당한가.’라는 질문에는 71%가 2차라고 응답했다. 남성 응답자의 9.4%는 3차,5.7%는 차수에 구애받지 말고 끝까지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성은 4.3%만이 3차까지 간다면 참석하겠다고 답했다. 여성보다 남성이 차수를 더해가며 이어지는 송년회에 애착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만 하고 헤어져야 한다고 답한 여성 응답자는 전체의 21.3%를 기록해 17%를 차지한 남성보다 높았다. 한식·중식·일식 가운데 송년회 음식으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은 한식이었다. 여성의 68.1%, 남성의 56.6%가 송년회 1차의 적당한 메뉴로 삼겹살, 빈대떡 등을 꼽았다. 일식은 남녀 모두 2위를 차지했지만 21.3%인 여성보다 34%인 남성들이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많을수록 송년회 씀씀이도 커졌다.20대 응답자의 64.4%는 한 사람이 1만∼3만원을 쓴다고 응답한 반면,40대의 66.7%는 3만∼5만원을 지출한다고 답변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애물단지’ 삼청각 어떻게 되나?

    ‘애물단지’ 삼청각 어떻게 되나?

    서울 북악산 자락에 위치한 전통문화공간인 삼청각(三淸閣)이 애물단지가 됐다. 삼청각 소유주인 서울시가 누적적자를 감당못해 민간 위탁운영업체를 모집했지만 적합한 업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잣대로 문화를 평가하지 말라는 목소리와 문화공간에도 경영마인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위탁운영 민간업체 공모 물거품 서울시는 2001년 삼청각을 인수한 뒤 공연부문은 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회관에, 식음료부문은 프라자호텔에 운영을 각각 맡겼다. 그러나 매년 10억∼20억원가량의 적자가 쌓이자 서울시는 내년부터 민간업체에 아예 경영을 위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지난달 사업자를 공모했었다. 공모 결과 사업설명회 단계에서 국내 유명호텔 등 20여곳이 관심을 보였던 것과 달리 방송프로그램 제작업체인 S프로덕션만 신청서를 냈다. 이에 대해 문화전문가, 시의원 등으로 이뤄진 ‘삼청각 위탁업체 심사위원회’는 3차례 회의를 갖고 지난 20일 만장일치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심사위원회 관계자는 “단일 업체가 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삼청각 임대비용에 대한 가격 협상의 여지가 없어 예상수익이 적었고, 사업계획서 일부는 삼청각이 상업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비춰질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내년초 위탁업체를 재공모하거나, 세종문화회관에 당분간 경영을 맡기면서 경영효율화 과정을 거친 뒤 위탁업체를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가비용을 들여 삼청각을 다시 단장하지 않는 이상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시민들의 세금을 투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익성과 공공성의 딜레마 실제로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의 지원만 믿고 경영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삼청각은 ‘삼청별곡’,‘애랑연가’ 등 가무악극(歌舞樂劇)을 공연하며 우리 문화를 잘 살려낸다는 평을 듣는데도, 객석점유율은 절반을 넘지 못했다. 지난 3일 서울시가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삼청각에 가봤다.’는 응답자는 457명 가운데 3명(0.6%)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이중덕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 지부장은 “민간 위탁업체 공모는 삼청각 개관 당시 전통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애초의 계획과는 다른 것”이라며 “문화·예술 부문은 수익성의 잣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공공성의 시각으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70,80년대 ‘요정정치’의 산실이었던 삼청각은 2001년 리모델링을 거친 뒤 ‘숲속의 전통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5800여평의 산자락에 자리잡은 삼청각에는 6채의 한옥이 있다. 일화당(一和堂)에는 공연장, 한식당, 전통찻집이 들어섰고 청천당(聽泉堂)과 천추당(千秋堂)은 다례, 도자기, 규방공예 등 전통문화체험장으로 쓰이고 있다. 유하정(幽霞亭)은 명인들의 국악 상설강좌, 소규모 국악무대가 열리는 정자이고, 취한당(翠寒堂)과 동백헌(東白軒)은 안방 사랑방 마루 등을 갖춘 전통 한옥이다.(02)3676-3456.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토종웰빙을 찾아서 대구 연근

    토종웰빙을 찾아서 대구 연근

    ‘사각사각 삭사각.’ 입속에서 씹는 소리가 유별난 연근(蓮根). 연근만큼 웰빙 바람의 덕을 본 작물도 드물다. 격식을 차린 전통한식 밥상에 찬거리로 간간이 올랐던 연근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식물로 알려지면서 웰빙이라는 훈풍을 만나고 있다. 어느 날 석가가 중생들을 모아 놓고 설법 대신에 난데없이 연꽃 한송이를 들어 보였다. 모두들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제자 가섭만이 ‘연꽃은 진흙속에 살지만 꽃이나 잎에는 더러운 것이 묻지 않듯이 불자 역시 세속에 처해 있어도 세상의 추함에 물들지 말고 오직 선을 행하라.’라는 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 이심전심과 같은 의미를 가진 불교의 대표적인 화두 가운데 하나인 염화시중 또는 염화미소란 말의 유래다. 이처럼 연은 그동안 식용작물보다는 불교의 상징물로 더 알려져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웰빙 바람을 타고 연근은 불교의 상징물만이 아닌, 농약에서 해방된 안전한 먹을거리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대구라고 하면 빼곡한 섬유공장으로 인해 공업도시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연근의 국내 최대 집산지다. 대구사람들조차 국내에서 유통되는 연근의 절반 정도가 대구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대구에서 연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곳은 동구 사북·금강·대림동 일대의 속칭 반야월. 이곳은 토질이 비옥한데다 부근에 안심습지가 있고 금호강을 끼고 있어 연근 재배의 적지로 꼽힌다. 금호강 주변 늪지대에 아무렇게나 자생하던 연을 1950년대 중반, 부자들만 먹는 고급음식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부 농가들이 소득증대를 위해 재배에 나서게 됐다. 반야월 연근단지는 재배면적이 95㏊에 이르며 국내 생산량의 절반인 연간 3000t의 연근을 생산한다. 연은 연꽃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이집트가 원산지. 매년 4월 중순 파종해 그해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거의 연중 내내 수확된다. 식용뿐만 아니라 수질정화 능력이 뛰어나고, 제초제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재배가 가능하다. 좋은 연근은 몸통에 흠이 없고 통실통실하며 마디가 굵고 일정하면서 잎 크기가 균일해야 한다. 반야월 일대는 유기질이 많이 함유된 점토가 널리 분포돼 있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연근보다 당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한방에서는 연근은 열을 내리고 피를 서늘하게 하며 출혈을 막아주는 약효가 있어 열병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입이 마르며 피를 토하거나 코피가 나는 것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인다. 코피가 자주 나는 어린이에게 연근즙을 내어 먹이면 잘 낫고 눈에 열이 나고 핏발이 서는 것도 가라앉혀 준다. 연근즙은 소변을 볼 때 화끈거리며 시원스럽게 나오지 않을 경우에도 좋다. 연근 30g을 강판에 간후 생강즙을 한숟갈 넣은 다음 뜨거운 물을 부으면 된다. 연근을 익혀서 먹으면 비·위장을 건실하게 해 소화기능을 돕고 오래 먹으면 화내는 것을 가라앉게 하는 효과도 있다. 연근을 이용한 요리도 다양하다. 깨끗이 씻은 연근의 껍질을 벗기고 얄팍하게 썰어 끓는 물에 데친 후 물에 불린 쌀과 연꽃 열매를 넣고 약한 불에 끓여서 소금으로 간을 하면 담백한 연근죽을 맛볼 수 있다. 또 연근을 강판에 갈아 찹쌀가루와 반죽해 새알심을 빚어 놓은 후 미역과 들깨가루를 넣어 끓이면 연근 찹쌀수제비가 된다. 연근을 4㎜정도 두께로 썰어 식초물에 살짝 삶아 물기를 빼둔 후 육수, 진간장, 청주, 설탕, 커피, 물엿, 후추를 넣고 윤기가 나도록 졸여 참기름을 넣어 버무려 내면 맛있는 연근조림이 된다. 연근 구멍에다 물에 불린 찹쌀과 당근 등 채소를 다져 넣고 찜통에 쪄내는 연근밥은 한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최근에는 대구농업기술센터가 연근을 이용한 음료수 개발을 진행중이다. 소비자들이 흙에 묻은 연근을 구입해 껍질을 벗겨야 하고 쓰레기가 나오는 번거러움을 덜어주기 위해 연근을 세척후 진공포장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대구 반야월농협 (053)962-2881.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민주주의에 대한 北의 오해/박영호 통일연구원 통일안보 선임연구위원

    북한에서 2005년은 대대적인 행사가 연속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조선노동당 창건 60돌, 조국광복 60돌,‘선군정치’ 10돌,‘3대혁명 붉은기 쟁취운동’ 개시 30돌,6·15 공동선언 5돌 등 이른바 꺾어지는 해이다. 앞의 두 행사가 김일성과 연결되는 행사라면, 뒤의 세 행사는 김정일의 ‘치적’과 관련된 행사이다. 지금 북한에서는 내년 2월초 평양에서 개최할 ‘선군혁명총진군대회’의 준비에 여념이 없다. 북한은 내년에 내부적으로 ‘선군정치’의 사상과 노선을 더욱 강조하면서, 남한에 대해서는 ‘민족공조’의 공세를 드높일 것이다. ‘민족공조’가 남북한의 화해·협력과 평화공존을 통한 21세기형 선진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기여하면, 그처럼 좋은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민족공조’ 공세 이면에는 한국민주주의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력사적인 6·15 북남공동선언 발표 이후 남조선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대하여’(노동당출판사,2003.9)라는 긴 제목의 ‘간부 및 군중 강연자료’에서 북한은 “남한에서 ‘친북련공세력’이 ‘반공보수세력’에 비해 역량상 우세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도력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한국 사회에서 과거에 “그나마 우리(북한)의 사상에 공감하고 우리를 따르고 동조했던 세력들이 지하의 소수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 반대로 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남한 사회에서의 “모든 변화들이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6·15 북남공동선언을 마련하시어 남조선에서 진보세력의 활동공간을 넓혀 주시고 극소수 반공보수분자들을 철저히 고립시키신 결과”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 사회에서 북한식 표현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그러한 변화의 예로 지적하고 있다. 자료의 용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강연 자료는 북한 노동당이 당 간부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상 교육에 사용하기 위해 발간한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지도자를 ‘칭송’하고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려는 목적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의 남한 정세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평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한국 사회에서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참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한은 1972년 7·4 공동성명에서 시작하여 1992년 2월 남북관계를 포괄하는 ‘남북기본합의서’의 발효를 거쳐,6·15 남북공동선언을 만들어냈다. 동 선언은 남북한이 대립·갈등의 관계에서 벗어나 화해·협력의 관계로 나가자는 약속이었다.4년여가 지난 지금 개성공단에서 첫 상품이 출하되었다. 그처럼 남북관계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 발전에 진정성을 부여하려면, 이제는 남북한이 서로의 사정을 바르게 알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각각의 내부적 차원에서도 남북한의 주민들이 서로에 대한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는 1990년을 전후하여 국내정치의 민주화와 더불어 ‘북한바로알기’ 운동이 일어났다. 그것은 단편적이고 제한된 지식으로 북한을 보기보다는,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이후 한국 사회에서의 민주주의의 심화는 학문적으로나 정책적으로 북한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북한에 관한 정보와 지식의 홍수라고 할 만큼, 한국 국민들은 각종 정보 및 지식 매체를 통하여 북한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한국 사회에서는 자유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북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고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친북’적 시각도,‘반북’적 시각도, 그리고 제3의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북한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반영하고 있음을 이해할 때만이, 비로소 북한은 이 시대에 맞는 그들 체제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통일안보 선임연구위원
  • [건강칼럼] 술·밤참 그리고 뱃살

    밤샘 모임이 늘어나는 연말이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술에 곁들인 밤참이다. 살찐다며 참아오던 식욕도 이때만큼은 허리띠와 함께 풀어놓는다. 그러나 이것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문제가 된다.‘야간식이증후군’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의 양 중 저녁 때 먹는 양이 절반을 넘는 경우 이를 ‘야간식이증후군’이라고 한다.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이 요주의군(群)이다. 이 증후군을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이 스트레스인 탓이다. 당분은 체내에 들어가 뇌를 안정시키는 세로토닌이라는 뇌신경 물질을 자극한다.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불안정해진 뇌를 안정시키기 위해 습관적으로 당분이 든 음식을 찾아 먹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같은 음식이라도 밤에 먹으면 낮에 먹는 것보다 더 많이 살이 된다는 사실이다. 낮에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교감신경의 작용이 활발해 섭취된 음식의 열량 소모가 비교적 쉽다. 반면 밤이 되면 에너지를 축적하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하면서 먹는 족족 지방으로 쌓이게 된다. 더구나 밤에는 복부비만을 유발하는 효소인 리포프로테인 리파제가 활성화된다. 따라서 연말 핑계로 일주일만 기름진 음식으로 밤을 새우면 뱃살 한 꺼풀 더 붙는 것은 일도 아니다. 술자리를 피하기 어렵다면 칼로리가 적은 메뉴를 공략하는 게 우선이다. 이런 점에서 고열량의 기름진 중식이나 양식보다 한식이 훨씬 유리하다. 갈비나 삼겹살을 먹더라도 야채를 듬뿍 얹어 쌈을 싸 먹는다. 야채와 함께 나오는 드레싱은 피하는 게 좋다. 술 역시 칼로리가 높아 물과 섞어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생선과 해산물 메뉴는 칼로리가 높지 않아 연말 메뉴로 적당하며 숙취 해소에 도움이 돼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평소 식이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생체리듬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나 이미 늘어난 체중을 줄이겠다고 식사를 거르는 것은 금물이다. 세 끼를 제때 먹고도 생체리듬이 규칙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주말화제] 주5일제­-웰빙열풍…요리 남성 급증

    [주말화제] 주5일제­-웰빙열풍…요리 남성 급증

    “가족에게 따뜻한 음식 접시를 내미는 순간의 기쁨과 행복을 아내에게만 양보할 수는 없죠.” LCD부품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박주환(36·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씨는 주말이면 부인 이경재(34)씨와 두 아들 하림(7)·찬(4)군에게 떡볶이며 잔치국수를 만들어 준다. 생선조림이나 배추겉절이처럼 손맛이 중요한 음식도 척척이다. 박씨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뭔가를 같이 한다는 느낌이 너무 좋다.”면서 “‘맛있다’는 말 한마디면 피곤이 싹 풀린다.”고 환하게 웃었다. 주5일제 근무와 웰빙열풍을 타고 주말요리사로 변신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인터넷 요리동호회와 요리학원에도 남성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맞벌이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중학생 때부터 자주 음식을 만들었다는 박씨는 “어머니의 손맛을 아내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직접 그 맛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면서 “요리를 함께 하며 대화를 많이 한 덕인지 결혼생활 8년 동안 부부싸움을 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30대부터 60대까지 손맛으로 행복 만끽 인터넷에서 조리법을 알아내 새로운 요리도 시도한다. 같은 요리라도 가족 입맛에 맞게 변형하다 보면 ‘나만의 비법’을 얻게 된다는 것.“아빠가 해주는 치즈떡볶이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큰아들 하림이를 위한 ‘아빠표 크림소스 스파게티’도 개발하고 있다. 부인 이씨는 “엄마가 열번 해주는 것보다 아빠가 한번 해주는 것을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경희대 홍보팀에 근무하는 김광순(32·동대문구 회기동)씨는 ‘국수의 달인’이다. 결혼 초 ‘설거지를 하느니 차라리 요리를 하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으로 주방을 드나들었다. 이젠 명절 때마다 음식 장만을 맡을 정도로 실력파가 됐다. 스파게티에서 냉면까지 국수 종류라면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뭐든 자신있다는 김씨의 주특기는 김치말이 국수다.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학원을 다니며 더욱 적극적으로 요리를 배우는 남성도 많다. 제주랜드여행사에서 경영이사로 일하는 허강호(40·강동구 천호동)씨는 지난 7월 집 근처 요리학원에 등록했다. 한식 과정은 이미 마쳤고, 지금은 양식을 배우고 있다. 특기는 오징어볶음과 잡채. 허씨는 “요리는 같은 재료와 조건으로도 천가지 맛을 내는 것이 매력적”이라면서 “여성만 요리를 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의료장비 기사로 일한 권규소(62·노원구 중계동)씨는 부엌에 얼씬도 하지 않던 전형적인 한국 남성이었다. 그러나 4년 전 퇴직하면서 “뭔가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어” 요리학원에 등록한 뒤 한식·중식·일식 등 조리사 자격증 7개를 따낸 프로 요리사가 됐다. 권씨는 “미국에 유학중인 큰아들 부부가 올 때면 한 상 차려주는 것이 낙”이라면서 “시아버지가 ‘바치는’ 밥상에 며느리가 감동할 때면 나도 덩달아 행복하다.”고 좋아했다. ●요리 동호회에 학원 수강까지 회원이 10만명을 넘는 인터넷 요리사이트 푸드나라(www.foodnara.com)는 남성 회원이 20%대에서 최근 40%로 급증했다. 웹기획자 김소은(30·여)씨는 “초기 남성회원은 주로 자신이 경험한 맛집을 소개하는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자신만의 요리비법을 공유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혼 남성이 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솔요리학원의 안정호(35) 과장은 “지난해 20%에 그치던 남성 수강생이 최근 40% 정도로 늘었다.”면서 “주5일제와 웰빙 열풍, 경기 불안 등으로 퇴근 후 수강하는 직장인도 많다.”고 밝혔다.2년째 요리 동호회 ‘386 쿠킹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명성(35)씨는 “핵심멤버 200명 가운데 남자가 절반이 넘는다.”면서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을 해결하고 가족과 친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요리의 즐거움’을 설명했다. 이효용 이재훈기자 utility@seoul.co.kr
  • 크루즈 타고 한라산 올라볼까

    크루즈 타고 한라산 올라볼까

    “인천에서 제주까지 배를 타고 간다고?” “아니, 비행기로 한시간이면 가는데 왜 13시간씩 배를 타?” 인천~제주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물었다. 이제 그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한시간만에 비행기를 타고 휙 제주도에 도착한다면 바다와 파도, 여유가 있는 크루즈의 낭만을 어찌 알겠느냐고. 제주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떠나자, 크루즈여행 금요일 오후 7시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제주행 오하마나호에 올랐다. 에스컬레이터까지 있는 오하마나호는 6322t으로 정원은 695명,50대의 승용차를 나를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여객선 규모다. 객실은 로열실과 1·2·3등실로 구분된다.1·2등실은 침대가 놓여 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마룻바닥에 이불이 제공되는 3등실에서 간단한 게임을 해도 좋겠다.13시간이나 배를 탄다는 말에 멀미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 김동일(58) 선장은 “오하마나호는 필리핀의 전통 선박인 벙커처럼 수면 아래로 날개 같이 생긴 핀이 나와 4m 이하의 파도에는 꿈쩍도 않는다.” 걱정 말라고 큰소리쳤다. 금요일 저녁 출발인 만큼 저렴한 비용에 시간도 아껴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산악동호인들은 물론 직장단위의 등산객과 젊은층의 얼굴도 보였다. 세계일주 크루즈와 비교하면 소박하지만, 레스토랑, 커피숍, 영화관 등 오밀조밀한 재미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노래방 시설도 있다. 한식으로 저녁을 먹고난 후 승객들은 끼리끼리 모여앉아 생맥주를 걸치며 여유로운 저녁을 보낸다. 방실이와 이름과 목소리만 같은 여가수의 낭창낭창한 노래를 안주삼아 그렇게 밤이 깊어갔다. ●비오는 한라산의 멋 다음날 제주도에 도착할 즈음. 선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들떠 이른 아침 눈을 떴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통에 일출구경은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몰려든 갈매기떼에게 과자를 먹이는 것도 큰 재미”라던 선배 여행객의 말을 듣고 준비한 과자는 할 수 없이 내가 먹어야만 했다. 토요일 아침 8시에 제주에 도착하자 버스로 한라산 입구까지 이동했다. 한라산에는 영실, 어리목, 관음사, 성판악 등 4개의 등반 코스가 있다. 백록담 정상에 오르려면 총 8.7㎞로 5시간이 걸리는 관음사 코스나, 9.6㎞로 역시 5시간 정도 소요되는 성판악 코스를 택해야 한다. 두 등반코스 모두 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다. 관음사는 겨울 설경이 아름다우며, 성판악은 등산로가 길고 완만해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한라산은 비에 갇혀 있었다. 할 수 없이 백록담을 보리라던 계획을 접고 3.7㎞로 가장 짧은 영실 코스를 택했다.1시간30분 코스. 일행들의 섭섭함을 눈치챈 등반대장 박인철(57)씨는 “영실코스는 짧지만 오백나한상이라고도 불리는 기암절벽인 영실기암의 장관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달래줬다. 해발 1700m의 윗새오름이 가장 높이 오를 수 있는 곳. 윗새오름 대피소 못미쳐 노루샘에서 맛본 시원한 물맛이 한라산의 청정함을 느끼게 했다. 윗새오름에서는 어리목 코스로 한라산을 내려갈 수 있다.4.7㎞로 하산까지 2시간 정도 걸렸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한라산은 그만의 운치가 있었다. 자욱한 안개로 시야가 막히는 아쉬움은 있지만 오히려 등산로는 고즈넉했다. 등산로 양쪽에 수북한 대나무 일종인 조릿대 잎새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심신에 잠긴 도시의 때를 벗겨준다. 초가을에 성판악 코스를 타고 백록담까지 올랐다는 최성회씨는 “정상에 이르는 동안 발아래 끝없이 뭉실뭉실 펼쳐진 구름바다 위를 한라산 초입에서 만난 큰 까마귀가 되어 날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하며, 한라산에 푹 빠지면 주말마다 근질근질하다고 너스레를 떤다. 겨울 비치곤 양이 많아 겉옷과 신발에 비가 스며들었다. 마침 영실 휴게소의 인심 넉넉한 주인장이 제공한 난로 앞에서 서로 김을 풍겨가며 양말과 바지를 말렸다. ●느껴봐, 제철 방어의 맛 올해 4회째인 최남단 모슬포항의 방어축제를 보기 위해선 서둘러야 했다. 축제의 압권은 맨손으로 방어잡기. 참가비 1만원만 내면 4평 남짓 대형수조에서 잡은 방어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한마리 5000∼1만원 하는 방어가 잡히는 만큼 내것이라니. 마음만 앞선 탓인지 면장갑만을 껴서는 잡기가 쉽지 않다. 녀석들의 헤엄치는 속도는 또 어찌나 빠른지. 주부들은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4∼6마리씩 방어를 잡아 즉석에서 회를 떠가기도 했다. 제주도의 방어는 11월에서 이듬해 3월이 제철. 마라도의 거센 물살에서 자라난 방어회의 붉은살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올해 최남단 모슬포 방어축제는 지난 5일 막을 내렸다. 청해진해운의 김형자 주임은 “내년 3월까지 오후 3∼6시에 모슬포항에 들르면 어선에서 갓잡은 제철만난 방어를 싼값에 살 수 있다.”고 귀띔했다. ●13시간 항해의 여운 토요일 저녁 7시 오하마나호는 인천을 향해 출발했다. 제주항에서도 제주공항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면세점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매장규모는 작지만 담뱃값이 시중보다 보루당 5000원 가까이 저렴해 애연가들의 구미를 당겨 금연열풍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사려는 줄이 길었다. 선실의 창밖으로 잊을 만하면 하나씩 나타나는 서해안의 섬들을 구경하니 마음이 고요해졌다. 일요일 아침 8시, 인천항에 도착했다.13시간의 항해는 그렇게 바다 위에서 미끄러지는 배처럼 흘러갔다. ■ 한라산 여행이 9만9000원 제주도 한라산 여행이 9만 9000원? 인천에서 오하마나호를 이용한다면 가능하다. 청해진해운(032-889-7800,www.cmcline.co.kr)에서 매주 월·수·금요일에 출발하는 2박3일 제주 크루즈 상품이 9만 9000원이다. ●주말에 즐기는 한라산 일정 첫째날 오후 7시 인천항에서 출발, 둘째날 오전 8시 제주에 도착한다. 한라산을 오른 뒤, 셋째날 오전 8시 다시 인천항에 도착하게 된다. 서해안의 낙조와 갈매기와의 데이트, 밤하늘의 은하수와 제주 일출을 선상에서 즐길 수 있다. 객실은 카펫이 깔린 마룻바닥에 담요와 베개가 제공되는 3등실이다.1인당 2만원을 추가하면 2등실을 이용할 수 있다. 2등 가족실은 2층 침대 2개가 구비돼 있어 4인 가족에 안성맞춤. 한편에는 작은 화장실과 소파, 탁자도 있다.1등실은 17만 3000원. 식사는 오하마나호 안 레스토랑(한식 한끼당 5000원)과 매점을 이용할 수 있다. 미리 음식을 준비해서 가족끼리 선실에서 식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라산을 오를 때 도시락은 무료로 제공한다. 한라산에 오르지 않을 경우 2만원을 추가해 제주도 일일관광으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도깨비도로~성읍 민속마을~미천굴~섭지코지~해녀촌~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성탄절 전날인 24일과 새해 첫 일출을 선상에서 맞을 수 있는 31일에 출발하는 배편은 지난 3월부터 판매, 이미 매진됐다. 내년을 기약하려면 일찌감치 예약해야 한다.24,31일에는 특별히 선상에서 불꽃놀이 축제도 벌어진다. 음력 설연휴에는 윷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한다. ●크루즈여행, 이것이 궁금해요 제주 크루즈 여행을 즐기기 위해 멀미약은 따로 준비할 필요 없다.4m이하의 파도에서는 특별한 요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바다의 상태는 예측불가능하므로 여행 일정은 하루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일요일에 돌아온다고 월요일 아침부터 중요한 일정을 잡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도록 한다. 등산 후 땀에 젖은 몸은 오하마나호 내에 작은 욕실을 이용해 씻을 수 있다. 휴대전화 통화는 출항후 1∼2시간은 가능하나 이후에는 배가 먼바다로 빠지면서 불가능하다. 애완견을 데리고 탈 수는 있지만 여객실에 함께 있을 수는 없고, 별도의 장소에 둬야 한다. 자전거는 별도 요금없이 가져갈 수 있다. 오토바이는 크기별로 1만 6000∼9만 8000원선, 자동차는 크기별로 11만 5000∼65만 4000원선의 운임을 내야 한다. 자동차를 싣고 가서 당일여행을 할 수도 있다.
  • 베이징 北외화벌이 식당 ‘카페’ 변신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중국 내 북한식당이 크게 줄어들고 대신 ‘북한카페’가 새롭게 등장했다. 베이징(北京)의 한궈청(韓國城·코리아타운)으로 불리는 왕징(望京)에 위치한 ‘평양 대성산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외화벌이 창구인 무역성에서 직영하고 있다. 지난 10월 초 문을 연 평양 대성산관은 한국의 80년대식 레스토랑 인테리어에다 북한 술과 양주, 포도주는 물론 이탈리아식 커피까지 다양한 메뉴를 갖췄다. 중국에서 유명한 칭다오(淸島)·버드와이저 생맥주도 팔고 있어 제법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노래방 기기가 설치돼 있고, 여자 종업원들이 손님들을 위해 노래까지 선사한다. 대성산관측은 “독일과 프랑스에서 공부한 특급 요리사가 음식을 만들고 각종 건강차와 최신 이탈리아 커피 기계도 준비해 놓았다.”고 자랑한다. 북한 소식통들은 “북한식당들이 과당경쟁을 겪으면서 외화벌이가 시원치 않자 새로운 상품으로 ‘북한카페’를 내세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카페 1호점이 외화벌이에 성공할 경우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식당들은 철퇴를 맞고 있다. 지난 10월 말 철수명령이 떨어진 때문이다. 북한식당은 베이징에 14곳을 비롯, 중국 전역에 41곳이 있다. 북한 소식통들은 “내년 봄까지 해당화와 평양관, 유경식당 등 4∼5개를 남겨놓고 모두 철수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북한식당 철수는 해외 외화벌이 사업체의 일제 정비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 소식통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가 제대로 북한에 송금되지 않고 일부에서 ‘배달 사고’가 나는 등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oilman@seoul.co.kr
  • [교육in] 서울영어체험마을을 가다

    [교육in] 서울영어체험마을을 가다

    ‘영어의, 영어에 의한, 영어를 위한 서울영어체험마을.’영어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서울영어체험마을(Seoul English Village)이 지난 7일 개관 행사를 갖고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연 서울영어체험마을에 쏠린 기대와 관심은 대단하다. 바람직한 영어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앞서 운영을 시작한 경기도의 ‘영어마을 안산 캠프’에서 이미 확인됐기 때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투어 영어마을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영어체험마을의 첫번째 ‘손님’인 원묵초등학교 어린이들의 5박6일에 걸친 체험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지난 6일 오전 9시 원묵초등학교 6학년 학생 300명이 서울영어체험마을에 들어섰다. 오로지 영어만을 써야 하는 낯선 곳에서의 ‘서바이벌 체험 교육’이 시작된 것이다. 영어마을에 들어오려면 반드시 출입국사무소(Immigration Office)를 거쳐야 한다. 아이들은 국적과 이름, 방문 목적을 묻는 원어민 강사의 질문에 영어로 답해야 한다. 그렇지만 막상 입국 심사대 앞에 선 임수민 양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첫과제 영어로 입소심사 통과의례 수민이는 기억나는 영어단어를 모조리 동원해 원어민 강사의 질문에 간신히 대답하고 나서야 신분증을 받을 수 있었다. 마치 여권처럼 생긴 영어마을 신분증은 일종의 출석증명서와 같은 용도로 쓰인다. 첫 관문을 통과한 수민이는 “영어로만 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골치가 아프지만, 외국에 나온 기분이 들어 앞으로 일정이 기대된다.”며 다시 들뜬 표정으로 돌아갔다. 둘째날인 7일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이주희 양과 김준호 군은 뉴질랜드 출신 베스 토머스(27)선생님이 진행하는 방송(Broadcasting)수업에 들어갔다. 호주방송 ABC(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의 가상 스튜디오에서 퀴즈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형식이다. ‘오늘의 게스트’ 주희와 준호는 방청객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들이 영어로 내는 문제를 맞혀야 한다. 이 모습은 그대로 카메라에 담겨져 모니터에 생생하게 비춰진다. 방청객들은 더듬거리는 영어로 “한국에서 가장 큰 도시는?”,“한국 전통 음식으로 가장 매운 요리는?”,“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주희는 “내 생각을 완전히 영어로 표현할 수 없어 답답하긴 했지만 그래도 알고 있는 단어를 써서 대화를 시도하면 뜻이 통한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며 영어마을의 교육방식에 흥미를 보였다. ●셋째날부터 강사에 먼저 인사 셋째날인 8일, 학생들은 영어로 말하는 것이 처음보다 자연스러워 보였다.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거리에서 만나는 원어민 강사들에게 “하이(Hi).”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허민영 양은 뉴질랜드 출신인 캐럴 카메론(45)선생님이 진행하는 요리(Cooking)수업에 들어갔다. 직접 과자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부터 설렌다. 만들어볼 음식은 ‘영어마을표 초콜릿칩 쿠키’. 민영이는 반죽으로 쿠키의 모양을 만들고 초콜릿을 얹었다. 쿠키를 오븐에 굽는 동안 아이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이야기했다. ●“아는 단어만 써도 뜻통해 신기” 쿠키를 만드는 45분 동안 음식재료, 주방기구, 요리과정에 관한 말하기·듣기 연습이 저절로 된 셈이다. 민영이는 “영어 공부를 한다는 부담없이 듣고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어 정말 좋다.”면서 “강의 중간에 모르는 단어가 종종 나와도 전체 의미를 파악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퇴소를 하루 앞둔 10일, 아이들은 오랫동안 영어마을에 살아온 주민처럼 모든 행동이 익숙했다. 김혜미 양은 다음날이면 영어마을을 떠날 것이 벌써 아쉽다고 했다. 혜미가 가장 기대하는 오늘의 수업은 과학 실험. 한국말로 들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수업을 영어로 한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도나 던컨(27)선생님이 진행하는 과학 실험은 치약만들기. 혜미는 막자사발에 글리세린(glycerine), 탄산칼슘(calcium carbonate), 박하오일(peppermint oil)등 재료를 넣고 섞었다. 치약에 들어가는 재료의 영어 이름을 확인하고 치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 보았다. ●“외국인 말 걸어와도 자신있어” 혜미는 완성된 치약 맛을 보곤 신기하다는 듯 활짝 웃어 보인다. 혜미는 “학교로 돌아가면 영어가 전처럼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제 길거리에서 외국인이 갑자기 말을 걸어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엉어마을 방식의 영어교육 시스템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일로 비쳐졌다. 가족체험 수업을 맡고 있는 캐나다 출신 션 해밀튼(25)선생님은 “영어마을의 수업은 다양하고 독특한 방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강사에게도 지루하지 않고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부산에 있는 영어학원에서 3년 동안 영어를 가르쳤다는 카메론 선생님은 영어마을의 교육 시스템을 극찬했다. 그는 “학원에서는 학생들이 단어를 암기하는데 최선을 다하는데 사실 말을 배우는 것은 암기하는 것과는 다르다.”면서 “현실과 똑같은 상황에서 말하는 법을 익힐 수 있는 것이 영어마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커리큘럼·학습공간 구성은 시리즈로 이루어진 두꺼운 영문법 책, 발음기호와 우리말 뜻을 가득 적어둔 단어장, 수도 없이 영어단어의 철자를 반복해서 쓰던 연습장…. ‘영어공부’하면 흔히 떠올렸던 이런 ‘필수품’이 서울영어체험마을에는 없다. 영어를 공부나 학습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익힐 수 있도록 커리큘럼과 공간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서울영어체험마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체험’이다. 말은 피부로 느끼고 깨닫는 것이지 무작정 외우거나 논리적인 규칙을 익혀서 문제의 정답을 맞히려는 태도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체험은 상황·학습·놀이 세가지로 구성된다. 상황 체험은 외국에 나온 듯한 상황을 연출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것이다. 출입국관리소, 호텔, 은행, 병원 등 외국에 나가면 거쳐야 하는 곳을 그대로 재현해 실제 생활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또 매점, 우체국, 영화매표소, 가족식당체험실, 공용세탁실, 방송국 등을 가상으로 만들어 살아있는 표현을 익힐 수 있게 했다. 학습 체험은 말 그대로 공부하며 영어를 배우는 것이다. 미술, 과학, 컴퓨터 등을 영어로 공부하면서 학생들은 영어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것을 느낀다. 영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다른 과목을 배우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놀이 체험은 주로 쉬는 시간이나 정규 수업 시간 이후 영화관, 노래방, 오락실 등에서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영어로 된 만화영화를 보고, 영어노래를 부르며,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영어에 흥미를 붙인다. 영어의 재미를 더해주기 위해 힙합과 마술도 정규 수업시간에 들어있다. 서울영어체험마을은 모든 것이 학생들의 자율에 따라 움직인다. 한 반 인원은 12명으로 수업 시간이 되면 학생들이 강의실을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보통 원어민 강사 한 사람과 한국 문화를 잘 아는 내국인 강사 한 사람이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영어마을에 들어오기 전에 간단한 설문으로 영어 실력을 측정받고 단계별로 5개 등급,25개 반으로 나눠진다. 이들은 5박6일 동안 34개 체험실에서 42개 과목을 배운다.45분 수업에 15분 휴식으로, 쉬는 시간은 산책을 하거나 매점에 가는 등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마을안에서는 영어만 쓸 수 있는 것은 물론 영어권 소도시를 그대로 연출했기 때문에 마을의 표지판과 안내방송도 모두 영어로 되어 있다. 또 마을 안에서는 영어마을 화폐 SEV(Seoul English Village)달러를 사용한다. 영어마을 은행에서 한국돈 1000원을 내면 SEV 1달러로 환전해 준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누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서울 송파구에 있는 풍납토성이 영어교육의 대변화를 예고하는 역사의 현장으로 다시한번 주목받게 됐다. 서울영어체험마을은 최근의 발굴조사 결과 초기백제 시대 왕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적 제11호 풍납토성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영어마을은 서울시가 80억원을 들여 옛 외환은행 연수원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외환은행이 연수원을 헐고 직원들을 위한 조합주택을 지으려 했지만, 백제시대 유물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건물신축은 허용되지 않았다. 대신 기존 건물을 손보아 연면적 3868평, 건물 4개동으로 이루어진 영어마을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서울영어체험마을은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5∼6학년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5박6일 동안 영어마을에서 숙식하며 ‘영어 세계’를 체험한다. 현재 2005년 1월3일부터 2월26일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할 어린이들을 모집하고 있다.15일 오후 8시까지 서울영어체험마을 홈페이지(www.sev.go.kr)에 들어가 회원에 가입한 뒤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한 차례 교육에 300명이 참여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240명은 컴퓨터로 추첨을 하여 뽑는다. 나머지 60명은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를 선발한다. 각 지역교육청에서 추천한 소년소녀가장·생활보호대상자의 자녀들이 대상이다. 1인당 참가비는 12만원이며, 저소득층 자녀의 참가비는 전액 서울시가 낸다. 내년 2월 26일 이후 참여학생 선발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어마을에 들어가는 어린이들은 거의 일주일 동안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숙박에 필요한 기본 세면 도구를 챙겨야 한다. 세탁실이 있어 간단한 세탁물은 직접 빨 수도 있지만 여벌의 옷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숙소는 4평 남짓한 크기로 침대, 책상, 스탠드, 옷장 등이 있고 냉·난방 시설도 완벽하다. 방은 2인용이며 세면대와 화장실은 4명이 함께 쓴다. 상당수 교사들도 이곳에서 함께 숙식한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등에서 온 원어민 강사 35명 가운데 33명과 내국인 강사 25명 가운데 14명이 이곳에서 살고 있다. 식사는 급식전문업체가 맡고 있다. 아침과 점심은 주로 양식이고 저녁은 한식이다. 핫도그나 쿠키, 음료수 등을 사먹을 수 있고, 문구점에서는 기념품도 팔고 있어 1만원 정도의 용돈을 챙겨가도 좋다. 휴대전화, 전자게임기,PDA 등은 가져갈 수 없다. 외부 차량은 마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주변은 길이 좁은 주택가로 교통 혼잡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마을에 들어오고 나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480-4800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
  • [13일 TV 하이라이트]

    ●건강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4년 전, 나이 쉰여덟에 대장암과 신장암 선고를 받았던 산부인과 의사 홍영재 박사. 치열했던 암과의 투쟁과 그 후 암을 극복하고 다시 사는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강남 경희한방병원 이경섭 박사와 함께 골다공증이 왜 위험한지, 이에 대한 치료법 및 예방법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현대사회는 지식 경쟁사회, 아이디어와 발명에 관한 독점권 확보가 치열하다. 따라서 특허권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데 특허청은 오는 2006년까지 특허심사기간을 22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특허 심사기간 단축에 따른 준비사항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10시10분) 태초의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기 이전부터, 지구의 생성과 함께 그리고 지금까지도 지구의 보이지 않는 지배자로 살아왔던 생명체는 바로 미생물이었다. 과연 그들은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인류와 공존해 온 미생물, 그들의 존재와 역할을 우리의 생활 속에서 찾아본다. ●쇼킹월드 돌발사태 발생(iTV 오전 9시) 최악의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한 사람들이 털어놓는 생생한 이야기.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소풍 나온 일가족들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진다. 차가운 얼음호수에 빠진 아이들 누가 이들을 구할 것인가. 비행하던 여객기가 고압선과 접촉해 폭발하는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했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일국은 관리부장이 되어 대한물산의 조미료 공장 건설을 맡아 일을 하는데 자재 수급에 애를 먹는다. 그리고 제대한 이국은 세기건설의 잡역부로 취직하고 삼국은 군대에 간다. 조미료 공장 건립을 맡고 있는 국철민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설탕 값을 여러 번 인상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교복에 책가방을 맨 모습은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수많은 학생들 사이에 섞여 있어도 튀는 노에미. 기말고사를 보고 집에 온 노에미는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같은 시간 막내 가브리엘은 한식 일색인 급식을 깨끗이 비운다. 노에미는 막내 가브리엘의 공부를 도와준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정우와 인경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한 홍기는 정우나 정우의 식구가 한 번만 더 눈에 띄는 날엔 신문사에 찾아가서 모든 걸 폭로하겠다고 말한다. 그런 후 술을 마시던 홍기는 결국 치밀어 오르는 분을 참지 못하고 정우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은 무서울 것도 없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 걸음마 뗀 ‘희망가게’ 1, 2호점

    걸음마 뗀 ‘희망가게’ 1, 2호점

    겨울비가 내리던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미재연’의 유리문을 열자 십 수년전 유행했던 최성원의 ‘제주도의 푸른밤’의 따뜻한 선율이 10평 남짓한 가게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벽 한쪽에는 캄보디아 여성이 새긴 목각새(木刻鳥)가 사장 김모(38)씨와 함께 반갑게 맞았다. “장떡이 좀 짜지 않을까 모르겠네요.”잠시 뒤 김씨가 내 온 새싹비빔밥을 한 숟가락 배물었다. 이내 봄을 알리는 향긋한 풀냄새가 입 안 가득 스며들었다. 지난 8월 문을 연 미재연은 시민사회단체 ‘아름다운재단’에서 모자 가정의 자립을 돕는 공동 매장인 희망가게 1호점이다. 아름다운재단에서 대출받은 9000만원과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아담한 한식전문점으로 태어난 미재연은 아스팔트 위의 고단한 삶에 지친 시민들에게 6개월째 단아하고 풍성한 먹을거리로 초록색 봄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헌재 재판관과 영화배우도 단골 미재연은 ‘아름답고 재미있고 자연이 있는 식탁’이라는 조어. 창업자인 김모, 이모(38), 박모(29) 등 세 명의 모자 가정 아주머니 이름에서 한 자씩 따 왔지만 풀어보니 더 그럴싸했다. 미재연은 음식점으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데다 불경기의 여파로 하루 손님은 100명을 채우지 못한다. 건물임대료와 재료비를 빼면 세 아주머니들의 생계비로도 빠듯한 형편. 결국 한 배를 탔던 박씨는 지난달 가게에서 손을 뗐다. 처음 장사에 뛰어든 터라 각종 세금과 서류를 내는 것도 아직 낯설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희망의 ‘새싹’을 틔우고 있다. 소박하지만 온갖 정성이 담긴 미재연의 식탁이 입소문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주고객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20·30대 직장인들. 헌재 재판관과 유명 영화배우 등 저명 인사들도 단골이 됐다. 이씨는 “멀리 지방은 물론 일본인 관광객들까지 찾아오곤 한다.”면서 흐뭇해했다. ●수입금으로 장애아동 도울 것 아주머니들의 가장 어려운 문제는 육아. 이씨는 친정엄마가 10살 된 아들을 맡아주지만 김씨는 아침마다 세살배기 딸을 보육원에 보내야 하는 게 가슴 아프다. 방송통신대에 재학까지 하고 있어 하루에 딸과 함께 지내는 시간은 고작 1시간 남짓이다.“돈을 벌면 딸과 단 둘이 여행을 가는 게 꿈”이라고 털어놓을 정도다. 매상이 시원치 않다 보니 다른 모자 가정의 자립을 위한 기부를 거의 못 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얼마 전 한 할아버지가 질 낮은 휴지를 팔아달라고 오셨어요. 그래서 식사 대접을 하면서 ‘우리도 힘들다. 될 수 있으면 오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렸죠. 받은 만큼 많이 돌려드리지 못하니까 어쩔 땐 마음이 ‘짠’ 해서 도망가고 싶을 정도예요.” 그러나 미재연 아주머니들은 이미 희망가게의 ‘맏언니’다. 지난달 30일 개업한 희망가게 2호점 아주머니들에게도 온갖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국제적인 나눔도 시작했다. 가게 한 켠에서 제3세계의 가난한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수입·판매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대안무역’도 펼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 계속 생길 희망가게의 ‘굄돌’이 되는 것. 희망가게 창업을 준비하는 어머니들을 위해 식당을 실습 장소로 개방하는 것은 물론, 한달에 한 번씩 희망가게 아주머니들이 함께 기댈 수 있는 ‘희망가게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이다. 이씨는 “수입이 생기면 적은 돈이라도 신경계통 장애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싶다.”면서 “지금은 미재연에서 사람들이 ‘녹색 먹을거리’를 먹고 건강하고 편안히 산다면 바랄 게 없을 것”이라면서 밝게 웃었다. ●중계동에 2호점 문 열어 노원구 중계동에 문을 연 한식집 ‘얼큰한게 땡기는 날’은 희망가게 2호점. 공동사장 이미경(38), 고정희(35)씨가 아름다운재단에서 지원 받은 6000만원으로 가게를 차렸다. 개점 당일 수익인 23만 4000원을 성매매 피해 여성 쉼터인 ‘막달레나의 집’에 기부하는 등 문을 열자마자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씨는 “일산에서 김밥집을 한 경험이 있지만 제대로 장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이 태산”이라면서도 “가게가 자리를 잡으면 저소득 모자 가정과 인근 공부방을 돕는 등 받은 것의 몇 갑절을 갚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풍성한 녹색 먹을거리 미재연의 주 메뉴는 새싹비빔밥과 버들영양돌솥밥. 푸드 스타일리스트 오정미씨의 작품인 새싹비빔밥은 적·삼색 무순과 적양배추싹 등 6가지 새싹이 들어간다.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는데다 고기도 뺄 수 있어 향기롭고 담백한 새싹의 맛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버들영양돌솥밥은 미재연에서 개발한 음식. 돌솥 안에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넣어 지은 밥에 표고버섯과 시금치, 느타리를 얹었다. 이밖에 김치전골과 된장비빔밥, 각종 파전 등 다양한 한식을 즐길 수 있다. 가격도 6000원을 넘지 않는 등 저렴한 편. 후식인 오미자감잎차, 꽃차 등도 자랑거리다. ‘얼큰한 게 땡기는 날’의 대표 음식은 매운맛의 진수를 보여주는 매콤 칼국수. 아주머니들이 직접 개발했다. 도토리전, 해물파전 등을 안주 삼아 동동주도 한 잔 걸칠 수 있다. 유기농 배추와 충북 음성의 고춧가루로 만든 김치와 김치찌개도 빼놓을 수 없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후견기관과 지원 실태 ‘자립매장운동’은 말 그대로 저소득층이 자립할 수 있는 매장을 마련해 주는 운동이다. 자립매장운동은 기존 사회복지 운동이 가난한 사람들을 시혜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자립매장운동은 빈곤층에게 일자리를 주고 급여를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스스로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게 사업자금을 빌려준다. 물고기를 주는 대신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셈이다. 자립매장운동의 시초는 1973년 브라질에서 시작된 ‘액션(Accion)’.4년 동안 885명에게 융자를 제공하는 성과를 올린 액션은 이후 남미 14개국으로 전파됐다.1991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7개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되는 등 선진국의 빈곤층에게도 자립매장운동이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아프리카에도 진출한 액션은 2002년 현재 60만명에게 5억 7000만달러의 대출 혜택을 주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Grameen)은행도 대표적인 자립매장운동.1983년 교수 출신인 무하마드 유누스에 의해 설립됐다. 빈곤층 여성을 주 고객으로 지금까지 1만 200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프랑스, 캐나다 등 선진국에도 진출했다. 이밖에도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도 자립매장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는 90년대부터 생겨난 자활후견기관이 자립매장운동의 씨앗을 뿌렸다. 관악자활후견기관 등 전국적으로 모두 200여개가 있는 자활후견기관은 직영 사업체에서 빈곤층에게 일정 기간 경험을 쌓게 한 뒤, 창업 지원을 한다. 그러나 영세한 규모에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못한 탓에 실제로 창업한 경우는 미비한 편이다. 본격적인 자립매장운동 기관은 2000년 그라민은행의 한국 지사 격으로 만들어진 ‘신나는 조합’. 또 2002년에는 국민, 조흥 등 시중 은행이 출자한 사회연대은행이 출범했다. 그러나 신나는 조합은 대출금이 평균 100만원 선에 그치고, 사회연대은행은 대출 조건이 까다롭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올해 첫 선을 보인 아름다운재단의 희망가게는 1인당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사업의 성공 가능성보다는 모자 가정의 자립에 중점을 둔다는 게 장점이다. 재단은 내년부터는 대출 규모를 확대, 매년 4∼5군데의 희망가게를 열 계획이다. 또 음식점 뿐 아니라 미장원, 수공예전문점 희망가게도 생길 예정이다.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세상 기금사업팀 정경훈(28) 팀장은 “자본금 50억원의 이자로 창업 지원을 하기 때문에 계속 희망가게를 낼 수 있다.”면서 “희망가게가 일종의 네트워크화가 되면 사회적 약자들이 서로 보듬으며 살 수 있는 일종의 ‘대안 사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의 작은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의 작은 맛집들

    인사동은 흔히 ‘거리의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화랑에서부터 공예품이며 골동품을 파는 가게에 이르기까지 고급스러운 문화의 향취가 풍겨난다. 더군다나 얼마 전부터 관광특구로 지정돼 거리 미화작업이 진행되고, 기다렸다는 듯이 문화자본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인사동은 더욱 세련되고, 멋들어졌다. ●음식점 상호엔 멋들어진 우리말 화가나 도예가, 공예인, 문인 같은 예술인들이 터전을 삼아 노니는 곳에 어찌 멋이 뒤따르지 않겠는가. 그들의 발자취가 두루 머무는 곳에 멋이 빠진다면 그야말로 속빈 강정에 다름 아닐 터이다. 멋스러운 거리에 자리를 잡은 먹고 마시는 맛집들 또한 어찌 멋들어지지 않겠는가. 인사동의 맛집들은 우선 상호에서부터 맛이 다르다. ‘오늘같이 좋은 날,千강에 비친 달, 바람 부는 섬, 소금인형, 황금비늘, 두레멍석, 오 자네 왔는가, 툇마루, 놀부가 기가 막혀, 흥부가 기가 막혀, 북치구 장구치구, 사람과 나무, 우리 그리운 날은, 평화만들기, 달고둥, 보릿고개추억, 조각하늘, 좋은 씨앗, 달새는 달만을 생각한다, 뜰 앞에 잣나무, 아빠가 어렸을 적에, 낮에 나온 반달, 완자무늬, 머시 꺽정인가, 모깃불에 달 끄슬릴라, 풍경소리….’ 얼핏 둘러봐도 가히 그 멋들어짐은 시인의 상상력을 넘어선다. 멋들어진 것이 어디 상호뿐이랴. 다양한 먹을거리 또한 멋들어져서, 은정이나 선천, 사천, 이모집 같은 전통 한정식에서부터 재첩 요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섬진강, 다슬기 요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풍류사랑, 홍어만을 전문으로 하는 홍어가 막걸리를 만났을 때, 홍어천하, 사찰음식 전문의 산촌, 녹차대나무쌈밥이며 녹차너비아니 등 밥이며 요리에 녹차를 이용한 차이야기, 야채 커리나 마살라 같은 인도 요리의 작은 인디아, 된장비빔밥의 툇마루에 이르기까지 불쑥 어느 집에 들어가도 멋들어지지 않은 요리가 없다. 어쩌면, 인사동에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바로 그 멋들어짐이 너무 지나치다는 데에 있는지도 모른다. 멋이 멋으로만 머물지 않고 멋 자체가 상품화되어 거리에 넘쳐난다면 그런 멋은 이미 멋이 아니다. 멋들어짐이 지나치면 곧바로 건들거리는 법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건들건들, 건들거리면 자칫 사람 냄새를 잃고 만다. 만약 인사동 거리가 죄다 사람 냄새를 잃고 건들거리고 있다면? 인사동에 언제부터인가 40대 언저리의 중년여인이 있는 듯 없는 듯 모습을 드러냈다. 그이는 인사동 네거리에서 안국동 방향으로 10미터쯤 오르는 왼편 골목에 역시 있는 듯 없는 듯 조그만 맛집을 냈다. 작은 뜨락(02-739-2218)이라는 상호인데, 원래 건물 옆에 버려진 골목이었던 것을 위는 차양으로 가리고, 건물 벽에 의지해 폭 1미터에 길이 5미터 남짓한 공간을 마련했다. 폭이 너무 좁아 일반 탁자를 놓을 수가 없어서 벽에 긴 나무판대기를 붙이고, 바닥에는 겨우 엉덩이를 걸칠 만한 간이의자를 놓았다. 이 집에서 먹고 마시기 위해서는 한껏 몸을 웅숭그린 채 본의 아니게 면벽을 해야 한다. ●인사동 풍류객들의 ‘참새 방앗간’ 한 마디로 멋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맛집에다가 주인 되는 노인자씨도 멋하고는 아예 담을 쌓은 이였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한 주먹 움켜잡아 뒤통수에 질끈 동여맨 꽁지머리, 아무렇게나 차려입은 차림새. 한 술 더 떠, 먹고 마시는 소위 물장사가 난생 처음이어서 음식을 마련하고 상을 차리고 셈을 헤아리는 일도 서툴다.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손님이 “여기 얼마요.”하면 “몰라요. 먹은 만큼 알아서 주세요.”가 대답이고, 대구와 동태라는 생선을 구별하지 못해 대구를 동태로 파는가 하면 손님이 계산을 않고 나가도 숫제 알아내지를 못했다. 멋대가리라고는 없는 작은 뜨락의 진가를 인사동의 눈 밝은 이들이 못 알아볼리 없었다. 툇마루의 바깥주인이자 ‘집도 절도 주민등록증도 없이’ 떠도는 시인 박중식, 동숭동에서 작가폐업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예사롭지 않은 작가 배평모, 누구나 알아주는 시대의 낭만주의자인 시인 김사인, 한국판 비용으로 통하는 시인 김신용, 인사동 화단의 마당발 화가 장경호,588여인들의 사진전으로 이름을 날린 사진작가 조문호, 십수 년에 걸쳐 인도를 헤맨 끝에 ‘우리는 지금 인도로 간다’는 인도 안내서를 내고 아울러 ‘인도로 가는 길’이라는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인도전문가 정무진 등 소위 인사동의 풍류객으로 통하는 이들이 마치 고양이가 생선냄새를 맡고 찾아오듯 차례로 작은 뜨락에 모여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노인자씨는 물장사만 난생 처음인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일 또한 처음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돈이라고는 벌어본 적이 없는 노인자씨는 돈을 쓰는 일에는 누구보다도 화려한 이력이 붙은 이였다. 일찍이 불교계의 내로라하는 큰스님 아래서 포교사 비슷하게 아시아 각국이며 유럽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돌아다녔는데, 세 번이나 말라리아에 걸려가며 아프리카를 종단하여 굶주린 현지인들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썼다. 이를테면 몸과 마음 전체를 바쳐 30년 가까이 중생구제라는 보살행을 해온 셈이었다. 그런 그이가 어느 날 획하고 머리가 돌아 그만 맛집을 차려 돈을 버는 일을 하고 말았다. 인사동의 눈 밝은 풍류객들이 맨 먼저 알아본 것은 다름 아닌 주인 되는 이의 사람냄새였을 터이다. 그런 그이들로서는 적어도 작은 뜨락이 그대로 망하는 꼴은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이들은 주인을 대신하여 나름대로 작은 뜨락을 살리는 일에 나섰다. 이를테면 셈이 어두운 주인을 대신해 모자를 돌려 자신들이 먹고 마신 만큼 돈을 거두어 스스로 셈을 헤아리고, 한 접시에 5000원을 넘지 않는 한도에서 입맛에 맞는 안주를 개발해내고, 무엇보다도 작은 뜨락을 연락처 삼아 주인이 있든 없든 하루에 한 두 번은 꼭꼭 들렀다. 그리고 그이들은 마침내 작은 뜨락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술과 안주는 한 사람이 1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1차를 마감한다. 만일 차수를 변경하여 2차로 넘어가면 다시 모자를 돌려 1만원을 추가하는데, 절대로 외상은 없다. ●사찰음식 전수받은 된장찌개·들깨탕 작은 뜨락은 4000원짜리 우거지 해장국이 있어서 식사도 할 수 있다. 술안주는 서산에서 이틀에 한번 꼴로 택배로 부쳐오는 어리굴젓과 자연산 생굴이 있는데, 배춧속에다가 생굴을 쌈 싸먹는 맛이 신선하다. 그밖에 조기며 자반고등어 같은 생선구이며 생선찌개도 있다. 작은 뜨락에 처음 가는 이라면 마땅히 조심해야 할 것은 자칫 요술 같은 시간의 흐름에 휘말리는 일이다. 우연히 합석하게 된 풍류객들과 잠시잠깐 웃었는데, 낮술 한 잔이 어느 새 2차,3차를 넘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다. 인사동 네거리에서 종로 2가 쪽으로 몇 걸음 걷지 않으면 덕원 갤러리 옆 골목 깊숙이 고샅길(02-734-3371)이라는 한식 전문집이 역시 있는 듯 없는 듯 멋 부리지 않고 있다. 한옥의 사랑채를 개량한 듯 주방까지 합쳐 10평 남짓한 실내에 대여섯 개의 식탁이 있는 작은 집이다. 출입문 쪽의 벽을 터서 통유리창을 달고 거기에 진열해놓은 종발 같이 앙증맞은 도기들이 무슨 꽃들이라도 재잘거리며 피어나듯이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 매달아놓은 화분들이며 실내장식들은 어디에서나 주인의 깔끔하고도 섬세한 손길이 그대로 묻어나와 은은한 향기를 풍긴다. 고샅길 주인 되는 이는 박진숙·경숙 두 자매인데, 이중에서 언니 되는 박진숙씨가 도예가여서 이들 종발이며 요리에 쓰이는 접시와 그릇들을 모두 포천에 있는 작업실에서 직접 구워낸 것이다. 동생인 경숙씨는 식품영양학과 출신으로 원래부터 음식 솜씨가 뛰어났는데, 솜씨를 아낀 언니의 권유로 인사동까지 나서게 되었다. 고샅길의 특징은 요리에서 밑반찬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정갈하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고샅길된장찌개(5000원)와 산사들깨탕(1만원)이 일품이다. 메주를 쓰지 않고 알콩 자체를 띄워 만드는 절에서만 전해오는 비법으로 담근 된장을 원료로 한 된장찌개는 한 입 넣는 순간, 어떻게 이런 맛이 날 수 있을까 싶게 그 정갈하면서도 깊은 맛에 대뜸 매료된다. 스님들의 보양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산사들깨탕 또한 예사로운 맛이 아니다. 곱게 간 들깨에 배추, 호박, 버섯, 두부, 거두절미한 콩나물을 넣고 약간 되직하게 끓인 산사들깨탕은 육식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특히 별미일 터이다. 얼핏 보면 지극히 평범하지만 먹을수록 감탄사가 나오는 이 두 가지 요리는 실제로 쌍계사에 있던 무산스님으로부터 전수받았다는데 무산스님은 출가하기 전에는 한의사 출신으로 평소에도 사찰음식에는 깊은 조예가 있는 이였다. 이밖에도 5000원짜리 동태찌개와 야채비빔밥이 있고, 술안주로는 버섯전골(2만원)이며 닭매운탕(2만원)이 있는데, 서너 명이서 너끈히 즐길 수 있는 양이다. ■ 인정으로 우려내는 전통찻집 인사동 네거리에서 안국동 방향으로 한참을 올라와 쌈지박 어름에서 왼편 길로 접어들면 산타페 입구 옆에 초당(02-738-4154)이라는 전통찻집이 또한 있는 듯 없는 듯 멋 부리지 않고 있다. 탁자 세 개가 전부인 작은 공간의 한 쪽에 주인 되는 최정해씨가 평생을 바로 그 자리에 있었던 듯 그림 같은 자세로 신비한 미소 지으며 앉아 있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와는 상관없이 곱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자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향기와 빛깔이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듯한 자태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마치 오랜 세월을 잊혀졌다가 어느 날 불쑥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고려청자나 이조백자처럼 정지된 시간 속에서 깊어진 향기며 빛깔이다. 삶의 무엇이 한 여인을 저렇듯 깊게 만들었을까. 참으로 막막한 무슨 기다림 같은 것은 아닐까. 손님이야 하루에 한 명이 들든 두 명이 들든 별로 개의치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바로 최정해씨가 지키고 있는 자리이다. 벌써 20년 가까이 그 자리에서 어쩌다 든 손님들에게 깊은 손길로 차를 만들고 차를 따른다. 아주 잊혀진 듯 참으로 오랜만에 오는 손님이면 연꽃 모양의 작은 촛불을 물이 담긴 자기 잔에 켜서 차와 함께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촛불에 어둑한 실내가 일순 은은하게 밝아지면서, 그것을 지켜보는 손님의 어둑한 마음 또한 어쩔 수 없이 밝아지기 마련이다. 그렇듯 밝아진 마음으로 차를 들어 한 모금 입안에 넣으면 저 안으로 깊이 흘러들어가는 것은 비단 차만은 아니다. 홍삼말차라는 초당만의 특이한 차가 있다. 녹차 가루에 홍삼가루를 섞어서 약간 되직하게 물을 넣은 흡사 맑은 죽 같은 느낌의 차인데, 이것을 사발에 넉넉하게 마시고, 다음에 바위에서 나는 대나무의 어린 순으로 만든 연둣빛 석죽차와 석류빛 오미자차를 마시고, 이어 솔바람차며 매실차까지 마신다. 차를 바꾸는 틈틈이 편강, 쥐눈이콩강정, 오미자 양갱으로 입가심을 해가며 대여섯 가지의 차를 마시고 나면, 삶의 무엇이 우리를 그다지 애면글면 안타까워하게 하랴. 이런 식으로 차를 순례하고 초당을 나설 때 잠자코 1만원짜리 한 장을 식탁에 놓아두는 것을 잊지 말 일이다.
  • [우영희의 출동!요리구조대] 버섯전골

    [우영희의 출동!요리구조대] 버섯전골

    전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요, 한식 조리사 자격증도 땄습니다. 요리에 무척 관심이 높아 친구들 사이엔 ‘요리짱’으로 통했습니다. 그런데 평소 쉬운 요리라고 생각했던 버섯전골 때문에 고민이 생겼습니다. 친구들 모임에서 버섯전골을 내놓았는데요, 다른 음식은 다 맛있는데 전골의 맛이 밋밋하다고 하더라고요. 육수가 잘못된 것인지, 다대기가 맛이 없는 것인지…. 다양하게 바꿔 봤지만 전골을 하면 할수록 맛이 안 나와 슬럼프에 빠지는 것처럼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어찌해야 될까요? -경기도 안산에 사는 정연희가. 버섯전골 고민으로 요리에 자신감을 잃은 정연희씨가 ‘만능 요리선생’ 우영희씨에게 한수 지도를 청했다. “선생님, 제가 만든 육순데요, 맛을 보세요.”집을 찾아가자마자 정씨는 자신이 만든 육수부터 내밀었다. “고기육수는 느끼하고, 야채육수는 밋밋해 ‘바로 이 맛이다!’는 느낌이 오지를 않아요.”우씨의 평이다. 풀죽은 모습의 정씨는 “그래요.”라며 푸념섞인 하소연이다. 육수의 비법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우씨는 육수의 맛을 살려주는 비법으로 모시조개를 몇개 꺼냈다.“모시조개가 육수의 맛을 시원하면서 개운하면 만든다.”고 귀띔했다.“조개를요?”라고 반문하던 정씨는 “조개는 상상도 못했습니다.”라며 놀란 모습이다. 우씨는 “모시조개보다는 동죽(꼬막)을 넣으면 국물의 뒷맛이 한결 개운해지지요, 가격은 싸면서.”라며 비방을 털어놨다. 부엌에서 이들은 함께 버섯전골을 만들었다.“버섯전골은요, 좋아하는 버섯을 넣으면 됩니다. 버섯은 흐르는 물에 재빨리 씻어야 하는 것 아시죠?버섯을 물에 오래 씻으면 영양은 씻겨나가고, 버섯에 물이 흡수돼 맛이 반감됩니다.”라며 우씨의 설명이 어어졌다. 버섯은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줘 건강음식이란다.“버섯전골은 한가지 요리로 순한 맛과 얼큰한 맛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지요.” “어떻게 하면 수제비를 쫀득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정씨의 계속된 질문이다.“물 한 컵에 밀가루 두컵반과 소금 반숟가락을 넣고 계속 치댑니다. 밀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요. 반죽한 다음 랩에 씌워 30분가량 두면 밀가루의 글루테인이 숙성돼 차집니다.”그리고 소고기는 등심을 권했다. 전골은 전골 냄비에 재료를 골고루 넣은 다음 익혀 샤부샤부식으로 양념에 찍어먹으면 된다. 그런 다음 얼큰한 맛을 살려 식사를 하고 싶으면 얼큰한 양념장을 풀고 수제비를 넣으면 된다. 완성된 버섯전골을 맛보던 정연희씨.“버섯전골과 얼큰한 수제비로 다시 한번 친구들을 초대하겠습니다.”라며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버섯전골&얼큰수제비 재료 버섯 200g(느타리·표고·새송이 등 기호대로), 쇠고기(샤부샤부용) 200g, 소금 약간, 파·미나리·두부 적당량씩(취향대로)육수 5컵(물 6컵, 무 100g, 다시마 1장, 다시멸치 15마리, 모시조개 10마리:5분간 끓여 채에 밭쳐 쓴다.)소스(간장·설탕·식초·물·양파즙2큰술씩),얼큰한 양념장(고춧가루·다진 홍고추 2큰술씩, 된장·다진 마늘·다진 파 1큰술씩, 다진 생강 ⅓작은술, 혼다시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쫀득한 수제비 만들기(밀가루 2½컵, 소금 ½작은술, 물 1컵:모두 섞어 잘 반죽한다.) 만드는 법 (1)버섯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2)쇠고기는 샤부샤부용으로 썰어 키친타월 위에 올려 핏기를 빼둔다.(3)전골냄비에 육수를 넣고 준비한 재료들을 번갈아 가며 익혀내어 소스에 찍어 먹는다.(4)고기와 버섯 등을 거의 다 먹으면, 전골 냄비에 수제비를 떠넣고 얼큰한 양념장을 풀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5)개인용 그릇에 수제비를 담아 낸다. ●요리연구가 우영희씨는 홍대 미대 공예과를 다니다가 1983년 미국으로 건너가 중국요리와 케이크 데커레이션 과정을 마쳤다. 그후 한식 조리사 자격증도 땄다. 각종 문화센터와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현재 푸드채널에서 ‘우영희의 아름부엌’을 진행하고 있다.
  • [시론] ‘한반도식’ 북핵해법 찾아야/전봉근 평화협력원장·정치학박사

    [시론] ‘한반도식’ 북핵해법 찾아야/전봉근 평화협력원장·정치학박사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북핵문제에 대한 많은 발언은 정부의 절박한 심정을 보여 준다. 북핵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남북경협이 제약 받고, 우리 경제가 피해를 보고 있으며, 엄청난 외교적 비용까지 치르고 있다. 북핵 협상은 정체되고 북한은 더 많은 핵물질을 축적하였다.2차 북핵문제가 불거진 이후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이 동조한 ‘리비아식’ 북핵 해법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부시 2기 행정부의 공식출범에 앞서 북핵 접근방식을 전면 재점검하고 새로운 북핵 해법을 찾을 것을 제안한다. 북핵문제가 불거진 지난 15년간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었으나, 아직 성공한 방식은 없다.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1991년)에 나타난 ‘상호사찰’ 해법은 ‘아르헨티나-브라질식’을 모방하였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우,1950년대부터 치열한 핵 경쟁을 벌였으나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 핵통제위원회(ABACC)’를 설립, 상호사찰을 실시하고 핵투명성을 보장했다. 그러나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는 상호사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단되었다. 둘째, 대북 협상파들이 선호하는 ‘우크라이나식’이 있다. 소련의 해체로 2000여기의 핵탄두를 계승한 우크라이나는 1994년 초 미국·러시아와 3국협정을 체결하고 핵을 포기한 대가로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보상받았다. 핵과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교환하는 ‘우크라이나식’은 북·미 제네바합의(1994년 10월)로 현실화되었으나,2002년 10월 북한의 핵농축 의혹이 불거지면서 폐기되었다. 미 부시행정부가 근래 북핵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리비아식’이다. 대량살상무기 확산국이며 테러지원국으로 지명된 ‘불량국가’ 리비아가 영국의 중재로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관계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리비아는 핵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내리고 이를 신속히 집행하였으며, 미국은 정권교체 불(不)추구, 관계정상화, 경제지원 등으로 보상했다. 그런데 북한에 ‘리비아식’ 해법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분명히 내려야 하고, 북·미 양측의 신뢰를 얻는 중재자가 있어야 하며, 북·미간 비밀대화도 필요하다. 북핵의 경우, 이러한 조건들이 성숙되었다는 징후가 없다. 이외에도 ‘남아공식’과 ‘파키스탄식’ 해법 등을 상정할 수 있다. 우리에게 최선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남아공식’으로 스스로 핵을 포기하는 것이나, 과거 북한의 행태로 보아 기대하기 어렵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파키스탄’식으로 북한이 비공식 핵국으로 묵인되는 것이나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결국 북핵 해법에 왕도는 없다. 위의 해법들이 개별적 특수 상황에 따라 만들어진 ‘맞춤식’이듯이 우리도 ‘한반도식’ 또는 ‘북한식’을 찾아야 한다. 그 내용은 리비아식과 우크라이나식의 절충이 될 것으로 본다.‘우크라이나식’도 제네바합의 실패의 교훈에 따라 재도입하기 어렵지만,‘리비아식’도 북한의 반발로 그대로 도입하기 힘들다.‘한반도식’의 핵심은 북한의 핵포기에 대한 전략적 결정과 신속한 집행, 그리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이 될 것이다. 새 해법은 일방적 선행조치보다는 상호 등가의 조치를 동시 교환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상호조치에 대한 신뢰와 이행의 보장이 관건이다. 제네바합의의 맹점으로 알려진 핵사찰과 폐기 일정에 대한 모호성을 제거하고, 이행 보장 장치를 강화하고, 집행 가능한 약속을 담아야 한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여부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큰 이해관계를 갖는 우리 통일안보팀은 지난 15년간의 시행착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더욱 정책역량을 증대하고 외교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전봉근 평화협력원장·정치학박사
  • 내년 특성화고 탈바꿈 4개교

    내년 특성화고 탈바꿈 4개교

    “화려했던 옛날이여 돌아오라.” 실업계 고교들이 인문계 고교에 밀려 냉대받아 왔던 긴 암흑기를 버텨내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서울 지역 특성화 고교로 지정돼 2005년부터 탈바꿈하는 실업계 고교는 4곳. 이 학교들은 앞으로 3년간 시교육청으로부터 특성화 고교 지원금 15억원을 받는다. 재단 역시 5억원을 투자해야만 하기 때문에 총 20억원의 지원을 받는 셈이다. 한반 정원도 25명으로 더욱 내실 있는 교육이 기대된다.8일(수)∼10일(금)200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는 특성화고교 지정학교들은 부푼 꿈을 안고 새내기들을 기다리고 있다. 실업계 고교의 화려했던 전성기 부활을 다짐하며 재개교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로봇고(옛 강남공고), 이대병설 미디어고(옛 영란여자정산고), 서울관광고(옛 관악여자정산고), 미림여자정보과학고를 찾았다. ■ 서울로봇고(seoulrobot.hs.kr) ‘세계 RT(Robot Technology)산업의 30%를 석권할 인재는 우리가 키운다.’ 차세대 핵심 산업인 로봇 산업의 인재를 양성할 서울로봇고등학교가 우리나라 최초로 내년에 문을 연다. 김휘권 교장은 현재 다양한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가 우리 생활에 보편화돼 있듯 10년 후면 휴대용 로봇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로봇고 개교를 준비했다. 로봇 계열 175명, 디자인 계열 50명 등 총 225명을 선발한다. 신입생은 계열별로 선발한 후 2학년 때 전공을 결정한다. 로봇을 조립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로봇 계열은 자동 로봇과 2학급, 로봇 제어과 2학급, 마이크로 로봇과 1학급, 로봇 재료과 2학급으로 4개과다. 디자인 계열은 인테리어 디자인과 하나로 시각 디자인, 가구 디자인,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등을 배운다. 남녀 구분 없이 성적순으로 선발한다.3학년 때는 기업체 연수와 대학연계 수업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프로젝트는 세계 200여개 로봇경진대회 참가를 목표로 진행된다. 전문적인 로봇 교육이 가능하도록 10개의 실험 실습실을 증축할 계획이며 전기·전자·기계를 담당할 교사들의 겨울 방학 집중 연수도 실시된다.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전기·전자·재료공학 등 동일계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중학교 내신 55∼70%.2226-2141. ■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ewhamedia.hs.kr) ‘멀티미디어 콘텐츠 분야의 여성 전문인 양성의 메카를 꿈꾼다.’ 장차 대학에 진학해 방송·영상·미디어·그래픽 디자인 분야를 전공하고 싶거나 관련 분야에 취업하고 싶은데 인문계 고교에 진학하기엔 중학교 내신 성적이 다소 떨어진다면 미디어 고등학교를 눈여겨 보자.TV·영화·인터넷 등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가르친다. 인터넷 미디어과 6학급, 영상미디어과 2학급, 미디어 디자인과 2학급으로 총 250명을 선발한다. 인터넷 미디어과에서는 컴퓨터 일반, 전자상거래, 멀티미디어 기획, 웹프로그래밍 등을 공부한다. 영상미디어과에서는 영상 특수효과, 뮤직비디오,3D그래픽, 인터넷 방송 제작 실무 등을 익힌다. 미디어디자인과에서는 영상디자인, 그래픽디자인, 웹디자인, 광고디자인 등을 배운다. 10여개의 교실 규모로 학교 2층에 종합 영상스튜디오를 구축할 예정이며 영상분야 전문가를 수시로 초빙해 현장 실습 중심의 교육을 실시한다. 또 한국언론재단, 한국기술교육대 등과 연계해 교사 연수도 실시한다. 졸업 후에는 언론정보학부, 신문방송학부, 사진학과, 미디어관련 학부 등에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영상프로덕션과 디자인·출판·인터넷 관련 업체에 취업이 가능하다. 중학교 내신성적이 20%안에 드는 학생은 3년 장학금을 받는다. 중학교 내신 45∼60%.2209-0146∼7. ■ 서울관광고(seoul-tour.hs.kr) 서울에서 첫번째, 전국에서 아홉번째로 문을 여는 서울관광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적인 관광 관련 산업에 종사할 자질과 능력을 갖춘 전문인을 육성하는 것이 이 학교의 목표다. 관광경영과 2학급, 관광이벤트과 2학급, 관광조리코디과 2학급, 관광홍보미디어과 4학급 총 남녀 학생 250명을 선발한다. 관광경영과에서는 서비스 마케팅, 여행·호텔 업무, 비즈쿨(창업교실) 등을 공부한다. 관광이벤트과에서는 레저 스포츠·레크리에이션 실무, 카지노 실습, 이벤트 기획 등을 공부한다. 관광조리과에서는 한식·양식·일식 조리법과 제과·제빵, 음식 데코레이션을 집중적으로 배운다. 관광홍보미디어과에서는 여행 업무에 필요한 PR와 광고, 팸플릿 제작과 영상물 기획·제작법 등을 익힌다. 내년에는 카지노, 칵테일, 골프 실습실 등 10여개 실습이 확장, 신설된다.㈜빵굼터와 산·학 교류협력을 이미 체결해 조리과는 상당 부분 수업협조를 받을 수 있다. 힐튼·프레지던트·프리마·풍전 호텔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어 풍부한 실습 중심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세종대·경희대 등과도 자매결연을 추진해 대학과의 연계 수업도 기대된다. 학교 차원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의 창업도 지원한다. 현재 관광조리과의 제빵·제과 기술을 이용한 제빵업체 창업을 기획 중이다. 졸업 후에는 호텔·여행사·항공사 등에 취업할 수 있으며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호텔경영·음식조리·광고홍보 등 관련 학과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중학교 내신 50∼60%. 886-9161(내선2) ■ 미림여자정보과학고(e-mirim.hs.kr) “디지털 콘텐츠 분야의 사관학교는 미림이다.” 휴대전화를 통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모바일(mobile)콘텐츠 기획·제작을 담당할 여성 인력 양성이 미림의 교육 목표다. 게임 애니메이션과 2학급, 멀티미디어과 2학급, 웹 미디어과 2학급 총 150명을 선발한다. 게임 애니메이션과에서는 휴대전화로 할 수 있는 각종 게임 기획과 프로그래밍 등을 공부한다. 멀티미디어과에서는 모바일 서비스에 필요한 영상과 소리를 만드는 콘텐츠 개발을 배우며 웹 미디어과에서는 모바일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구축을 중점적으로 공부한다. 모바일 콘텐츠 기획, 제작, 서비스까지 전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학과가 모두 개설돼 있기 때문에 학교 차원의 벤처 기업 창업이 가능하다. 현재 동아리 미벤(mivenshop)은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의류업체와 계약을 맺고 홈페이지(www.miveneshop.com)에 신상품을 소개하고 제품 주문과 배송까지 소화하고 있다. 게임제작 업체 쉐도우비젼과 산·학협력 체결도 맺어 내년부터는 게임 제작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고 직접 실습에 참여할 수도 있다. 졸업 후에는 삼성, 현대,LG 등 대기업과 이동통신사 컴퓨터 관련 업체에 100% 취업할 수 있다.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미디어·홍보·컴퓨터 그래픽·정보통신 계열로 대학에도 진학할 수 있다. 중학교 내신 35∼55%.886-1811∼3.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실업계고 진학 성공모범 3인 우리의 선택이 옳았어요 “자존심이나 체면 때문에 인문계 고교를 택했다면 3년 내내 들러리처럼 학교 생활하다가 지금쯤 가슴을 치며 후회하고 있었을 겁니다.” 내년 2월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는 우수 졸업예정자 3명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들은 실업계 고교는 ‘열등생’이 가는 학교라는 잘못된 편견을 깨고 당당하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돼 실업계 고교 재학생들에게 훌륭한 역할 모델이 돼 주고 있다. 일신여상 사무자동화과 3학년 이희형(17)양은 한국외대 경상계열 최종합격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이양은 수시 2학기 모집에 정원외 3%를 선발하는 실업계 특별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이번 수능에서 지정 과목이 최소 4등급만 넘으면 05학번 새내기가 된다. 직업탐구 영역 가채점 결과 2∼3문제를 빼곤 정답을 맞혀 무난히 최저 학력기준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정중학교를 졸업한 이양의 중학교 내신은 50% 정도. 한 반 정원이 40명이라면 20등 정도하는 학생이었다. 이양이 중학교 내신 성적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면 내신 60∼70%대 수준의 학생으로 사실상 대학 진학이 어려웠을 것이다. 이양은 자신보다 네살 위인 언니가 일신여상에 진학해 대기업에 취업도 하고 2년제 대학에 진학한 선례를 따라 미련없이 실업계 고교를 택했다. 고교 재학 중에는 사무자동화과 100명 중에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었다. 이양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자신도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다. 컴퓨터활용능력 2급, 펜글씨 3급, 인터넷 정보검색사 2급, 정보처리기능사 등 고교 3년 동안 딴 자격증만 8개. 인문계고 재학생들처럼 국·영·수 과외를 따로 받거나 치열한 입시전쟁을 치를 필요는 없었다. 이양은 “대학을 졸업하면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면서 “후배들이 남들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진과학기술고(옛 신진공고) 인터넷과 3학년 이현택(18)군은 지난 수시 1학기 모집에서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인하대 나노시스템공학부에 합격한 예비 대학생이다. 영락중학교를 졸업한 이군의 중학교 내신성적은 76%. 스스로도 공부에 취미가 없다고 인정했던 ‘열등생’이었다. 이군은 중3 때 친구들이 인문계고에 진학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인문계고에 가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과 성적을 냉정하게 판단해 신진과기고를 택했다. 고교 재학 3년 동안은 내신 성적 상위 10%대를 유지해 ‘우등생’이 됐다. 고등학교를 마치면 취업하는 것이 이군의 목표였지만 누구나 열심히 하면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군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한 것이 결국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면서 “아들이 대학에 갈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던 부모님에게 큰 선물을 안겨드려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덕수정보산업고 정보처리과 3학년 이상희(18)양은 대졸자 초봉을 훨씬 웃도는 연봉 2800만원을 받는 신입사원이다. 지난 8월 서울보증보험에 취업이 확정돼 수습기간을 마치고 현재 경리·회계 부서에서 정식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세륜중학교 출신인 이양은 중3때 내신이 40%였다. 인문계고에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상위 2∼3%안에 드는 우등생들의 들러리 역할만 하느니 명문 상고에 진학해서 취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부모님 역시 이양의 뜻을 헤아렸기 때문에 큰 고민없이 상고에 진학했다. 이양은 고교 3년 내내 정보처리과에서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 되었다.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얼마든지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이양은 취업을 택했다. 남들보다 더 빨리 사회 경험을 쌓은 후 나중에 대학에 진학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양은 2∼3년 후 산업체 특별전형으로 야간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다. 이양은 “남들이 뭐라 해도 소신껏 판단하고 행동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면서 “후배들이 실업계 고교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영향받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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